통합대장경

起世經卷第八

ABC_IT_K0660_T_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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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경 제8권
019_0318_b_01L起世經卷第八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등 한역
019_0318_b_02L隋天竺三藏闍那崛多等 譯

8. 삼십삼천품 ③
019_0318_b_03L三十三天品第八之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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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만약 또 어떤 때에 외도들 가운데 파리파라사가(波利婆羅闍迦)이거나 혹은 다시 다른 이가 너희에게 와서 이렇게 질문한다고 하자.
‘여러 장로들이여, 어떤 인연으로 어느 한 부류의 사람은 비인(非人)에게 두려움을 갖게 되고, 어느 한 부류의 사람은 비인에게 두려움을 갖지 않습니까?’
그 여러 외도들이 이런 질문을 하면, 너희들은 이렇게 말해야 한다.
‘여러 장로들이여, 이런 인연이 있습니다. 왜냐 하면 세간에서 어느 한 부류의 사람은 비법(非法)을 익혀 행하고 안으로 삿된 소견과 뒤바뀐 소견을 지녀서 그들은 오로지 열 가지 선하지 않은 법을 행하며, 선하지 않은 법을 말하며, 선하지 않은 법을 생각하며, 삿된 소견으로 뒤바뀌어서 이와 같이 열 가지 선하지 않은 법을 짓기 때문에 삶을 보호하는 여러 신들이 차츰 그를 버리고 떠납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그 숫자가 백 명이거나 천 명이 되어도 오직 하나의 신이 남아서 이들을 전체 수호합니다. 마치 소 떼나 양 떼가 백 마리이거나 천 마리가 되어도 곁에서 오직 한 사람이 지켜 보는 것처럼 이것도 그와 같습니다. 보호하는 신이 적기 때문에 항상 비인에게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한 부류의 사람은 바른 법을 익혀 행하고 삿된 소견을 행하지 않으며, 뒤바뀐 소견을 지니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이미 이와 같이 열 가지 선을 행하고, 바른 소견과 바른 말로써 선한 업을 지었기 때문에 그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모두 한량없는 백 명이나 천 명의 신들이 지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이 사람은 비인에게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마치 국왕과 왕의 대신에게 낱낱 사람들이 따르는 것과 같이 백천 명의 삶을 보호해 주는 여러 신들의 수호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019_0318_b_04L諸比丘若復有時諸外道等或波利婆羅闍迦或更餘者來詣汝所問汝等言是諸長老何因何緣有一色人爲諸非人之所恐怖有一色人不爲非人之所恐怖彼諸外道若作是問汝等應當如是報言諸長老等此有因緣何以故於世閒中有一色人行非法內有邪見及顚倒見彼等專行十不善法說不善法念不善法見顚倒以作如是十不善故護生諸漸漸捨離如是等人若百若千留一神摠守護之如牛群羊群或百或千其傍唯置一人守視此亦如是以護神少故恒爲非人之所恐怖一色人習行正法不行邪見不顚倒彼人旣行如是十善正見正語善業故是一一人皆有無量若百若千諸神守視以是因緣此人不被非人恐怖譬如國王若王大臣隨一一人則有百千護生諸神之所守護
비구들아, 만약 인간에 이러이러한 성자(姓字)가 있다면, 비인 가운데도 이와 같은 온갖 성자가 있다. 비구들아, 인간의 처소에 산ㆍ숲ㆍ내ㆍ늪ㆍ도시ㆍ마을ㆍ성황(城隍)ㆍ촌락과 모여 살고 있는 곳이 있으면, 비인 가운데도 이와 같은 산과 숲, 도시와 집들의 이름과 여러 왕과 대신들의 이름과 앉고 일어나는 처소가 있다.
비구들아, 모든 길거리와 네거리 가운데 굽어진 곳이나 거리ㆍ도살장 및 바위의 굴에도 다 빈 곳이 없이 모두 여러 신들과 비인들이 의지하고 있다. 또 시체를 버리는 숲이나 무덤 사이, 언덕과 골짜기와 온갖 사나운 짐승이 다니는 길에도 모두 비인이 그 가운데 살고 있으며, 온갖 숲의 나무 가운데 높이 1심(尋)이고, 둘레가 한 자[尺]를 채우는 것까지에도 신이 있어서 위에서 의지하여 살며 집을 삼고 있다.
019_0318_c_02L諸比丘人閒若有如是姓字非人之亦有如是一切姓字諸比丘人閒所有山林川澤國邑城隍村塢聚落居住之處於非人中亦有如是山林城邑舍宅之名諸王大臣坐起處所諸比丘一切街衢四交道中屈曲巷屠膾之坊及諸巖窟竝無空虛有衆神及諸非人之所依止又棄死尸林塚閒丘壑一切惡獸所行之道悉有非人在中居住一切林樹高至一尋圍滿一尺卽有神祇在上依住以爲舍宅
비구들아, 모든 세간의 남자와 여인에게는 태어나서부터 여러 신들이 항상 따라다니되 버리고 떠나는 일이 없으며, 다만 여러 악을 익히고 행하거나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만 비로소 버리고 가버리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019_0318_c_14L諸比丘一切世閒男子女從生已後卽有諸神常隨逐行曾捨離唯習行諸惡及命欲終時乃捨去如前所說
019_0319_a_01L비구들아, 염부제주에는 다섯 가지의 일이 있어 구타니주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다섯인가 하면, 첫째 용감하고 씩씩한 것이며, 둘째 바른 생각을 지닌 것이고, 셋째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신 곳이며, 넷째 이곳은 업을 닦는 땅이며, 다섯째 범행(梵行)을 행하는 곳이다. 구타니주에는 세 가지의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소[牛]가 넉넉한 것이고, 둘째 양이 넉넉한 것이고, 셋째 마니보가 넉넉한 것이다.
염부제에는 다섯 가지 일에 있어 불파제보다 뛰어난데, 앞과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한다.
불파제주에는 세 가지 일에 있어 염부제 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섬이 가장 넓고 큰 것이며, 둘째 널리 여러 모래섬을 포함한 것이며, 셋째 섬이 매우 훌륭하고 묘한 것이다.
염부제주에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울단월보다 뛰어난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울단월주에는 세 가지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그곳의 사람은 나와 나의 것이 없는 것이며, 둘째 수명이 가장 긴 것이며, 셋째 그곳의 사람은 훌륭하고 으뜸가는 행(行)이 있는 것이다.
019_0318_c_17L諸比丘閻浮提洲有五種事勝瞿陁尼何等爲五一者勇健二者正念三者佛出世處四者是修業地五者行梵行處瞿陁尼洲有三種事勝閻浮提何等爲三一者饒牛二者饒羊三者饒摩尼寶閻浮提有五種事勝弗婆提略說如前婆提洲有三種事勝閻浮提何等爲一者洲最寬大二者普含諸渚者洲甚勝妙閻浮提洲有五種事鬱單越如上所說鬱單越洲有三種勝閻浮提何等爲三一者彼人無我我所二者壽命最長三者彼人有勝上行
염부제주에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염마의 세상보다 뛰어난데, 역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염마의 세상에는 세 가지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목숨이 긴 것이며, 둘째 몸의 형체가 큰 것이며, 셋째 저절로 옷과 밥이 생겨나는 것이다.
염부제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온갖 용과 금시조들보다 뛰어난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모든 용과 금시조들에게는 세 가지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수명이 긴 것이고, 둘째 몸의 형체가 큰 것이고, 셋째 궁전이 넓은 것이다. 염부제에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아수라보다 뛰어난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아수라에게는 세 가지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수명이 긴 것이고, 둘째 모양과 빛깔이 훌륭한 것이며, 셋째 누리는 즐거움이 많은 것이니, 이와 같은 세 가지 일이 가장 훌륭하고 뛰어나다.
019_0319_a_07L閻浮提洲有五種事勝閻摩亦如上說閻摩世中有三種事閻浮提何等爲三一者壽命長二者身形大三者有自然衣食閻浮提人有五種事勝一切龍金翅鳥等如前所說諸龍及金翅鳥有三種事勝閻浮提何等爲三一者壽命長二者身形大三者宮殿寬博閻浮提中有五種事勝阿修羅如前所說阿修羅中有三種事勝閻浮提何等爲三一者壽命長二者形色勝三者受樂多是三事最爲殊勝
019_0319_b_01L비구들아, 사천왕천에 세 가지 일이 있으니, 첫째 궁전이 높은 것이고, 둘째 궁전이 묘한 것이고, 셋째 궁전에 훌륭한 광명이 있는 것이다.
삼십삼천에 세 가지 훌륭한 일이 있으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오래 사는 것이고, 둘째 빛깔이 훌륭한 것이고, 셋째 즐거움이 많은 것이다.
이와 같이 야마천ㆍ도솔타천ㆍ화락천ㆍ타화자재천ㆍ마신천 등에게 모두 세 가지 훌륭한 일이 있는 것이 삼십삼천과 같아서 염부제보다 뛰어나다고 한 말과 같음을 알아야 한다.
염부제주에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여러 하늘과 용보다 뛰어나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줄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019_0319_a_18L諸比丘四天王天有三事勝一者宮殿高二者宮殿妙三者宮殿有勝光三十三天有三事勝何等爲三者長壽二者色勝三者多樂如是夜摩天兜率陁天化樂天他化自在天魔身天等應知皆有三種勝事如三十三天勝閻浮提中所說閻浮提洲有五種事勝諸天龍如上所說汝等應知
비구들아, 삼계 가운데 서른여덟 가지 중생 종류가 있는데, 무엇이 서른여덟 가지인가. 비구들아, 욕계(欲界)에 열두 가지가 있고, 색계(色界)에 스물두 가지가 있고, 무색계(無色界)에 또 네 가지가 있다.
비구들아, 어느 것이 욕계의 열두 종류인가 하면, 이른바 지옥ㆍ축생ㆍ아귀ㆍ인간ㆍ아수라ㆍ사천왕천ㆍ삼십삼천ㆍ야마천ㆍ도솔타천ㆍ화락천ㆍ타화자재천과 마신천이니, 이것이 열두 가지이다.
어느 것이 색계의 스물 두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범신천(梵身天)ㆍ범보천(梵輔天)ㆍ범중천(梵衆天)ㆍ대범천(大梵天)ㆍ광천(光天)ㆍ소광천(少光天)ㆍ무량광천(無量光天)ㆍ광음천(光音天)ㆍ정천(淨天)ㆍ소정천(少淨天)ㆍ무량정천(無量淨天)ㆍ변정천(遍淨天)ㆍ광천(廣天)ㆍ소광천(少廣天)ㆍ무량광천(無量廣天)ㆍ광과천(廣果天)ㆍ무상천(無想天)ㆍ무번천(無煩天)ㆍ무뇌천(無惱天)ㆍ선견천(善見天)ㆍ선현천(善現天)과 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 등이니, 이것이 스물 두 가지이다.
무색계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이른바 공무변천(空無邊天)ㆍ식무변천(識無邊天)ㆍ무소유천(無所有天)과비상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이니, 이것이 네 가지이다.
019_0319_b_04L諸比丘於三界中有三十八種衆生種類何等名爲三十八種諸比丘界中有十二種色界中有二十二種無色界中復有四種諸比丘何者欲界十二種類謂地獄畜生餓鬼修羅四天王天三十三天夜摩天率陁天化樂天他化自在天魔身天此名十二何者色界二十二種梵身天梵輔天梵衆天大梵天光天少光天無量光天光音天淨天少淨無量淨天遍淨天廣天少廣天量廣天廣果天無想天無煩天無惱天善見天善現天阿迦膩咤天等此等名爲二十二種無色界中有四種者謂空無邊天識無邊天無所有天想非非想天此名四種
019_0319_c_01L비구들아, 세간에 네 가지 구름이 있으니, 이른바 흰 구름과 검은 구름과 붉은 구름 및 누런 구름이다. 비구들아, 이 네 가지 구름 가운데 빛깔이 흰 것은 지계(地界)를 많이 지니고 있고, 빛깔이 검은 것은 수계(水界)를 많이 지니고 있고, 빛깔이 붉은 것은 화계(火界)를 많이 지니고 있으며 빛깔이 누런 것은 풍계(風界)를 많이 지니고 있으니, 너희들은 그렇게 알아야 한다.
019_0319_b_20L諸比丘於世閒中有四種雲謂白雲黑雲赤雲黃雲諸比丘此四雲中白色者多有地界若黑色者多有水若赤色者多有火界若黃色者有風界汝等應當如是識知
비구들아, 세간에는 또 네 가지 대신(大神)이 있느니라. 무엇이 넷인가 하면, 이른바 지대(地大) 대신ㆍ수대(水大) 대신ㆍ화대(火大) 대신과 풍대(風大) 대신이다. 비구들아, 일찍이 어느 때 지대 대신은 이와 같은 나쁜 소견을 일으켰다.
‘지계 안에는 수계ㆍ화계ㆍ풍계가 없다.’
비구들아, 나는 그때 그 신에게 가서 말하였다.
‘대신아, 네가 진정 마음으로 〈지계 안에는 수ㆍ화ㆍ풍의 세 가지 대계(大界)가 없다〉는 나쁜 소견을 지니고 있는가?’
그가 나에게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나는 다시 말하였다.
‘대신아, 너는 이제 그와 같은 나쁜 소견을 일으키지 말아라. 왜냐 하면 이 지계 안에는 실제로 모든 수계ㆍ화계ㆍ풍계가 고루 있으며, 다만 그 중에 지계가 더 많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 인연 때문에 지대(地大)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비구들아, 나는 저 지대 대신이 그와 같은 생각을 낸 줄 잘 알고, 그 나쁜 소견을 끊어 기쁨을 내게 하였다. 그는 여러 번뇌[垢] 안에서 법눈[法眼]의 청정함을 얻어 과위를 증득하고, 도를 깨달아 헷갈림이 없이 의심의 저 언덕을 건너서 다시는 번뇌가 없고,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법과 행을 수순하고서 나에게 아뢰였다.
‘대덕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가르침에 귀의하고 승가에게 귀의하겠습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부터 언제나 우바이 계율을 받들어 지니며, 나아가 목숨이 다하기까지 다시는 살생과 도둑질이며, 법답지 못한 일을 하지 않겠으며,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에게 귀의하여 청정하게 보호하며 지니겠습니다.’
019_0319_c_02L諸比丘世閒復有四種大神何等爲四所謂地大大神水大大神火大大神風大大神諸比丘曾於一時地大大神是惡見心自念言於地界中無水風界諸比丘我於爾時詣彼神所告之言大神汝心實有如是惡見地界中無水風三大界也彼答我實爾世尊我復告言大神汝今莫起如是惡見何以故此地界中實皆具有水風界但於其中地界偏多以是因緣得地大名諸比丘我能知彼地大大神發如是念斷其惡見生歡喜於諸垢中得法眼淨證果覺無有結惑度疑彼岸無復煩惱隨他教隨順法行而白我言大德世我今歸依佛歸依法歸依僧大德世尊我從今後常當奉持優婆夷戒乃至命盡更不殺盜及非法等歸佛淸淨護持
019_0320_a_01L비구들아, 다시 어느 때 수대 대신이 나쁜 소견을 내어 역시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수계 안에는 지계ㆍ화계ㆍ풍계가 없다.’
나는 그의 뜻을 알고 그곳에 가서 물었다.
‘네가 참으로 그런 생각을 일으켰는가?’
대답하였다.
‘참으로 그렀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다시 말하였다.
‘너는 이제 그와 같은 나쁜 소견을 짓지 말아라. 이 수계 안에는 지계와 화계와 풍계가 모두 있는데, 수계가 더 많기 때문에 수계라는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
이와 같이 하여 화신과 풍신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런 소견을 지녔기에 부처님께서 그것을 아시고서 그들에게 가서 힐문하셨더니, 다 부처님에게 ‘참으로 그렀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대답하였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그 뜻을 열어 주셨더니, 모두 깨닫고 이해하여 삼보에 귀의하고, 모두 다 행을 수순하였으니, 앞서 지대 대신이 의혹을 끊어 없애고 나의 처소로 나아온 것과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한다. 비구들아, 이들을 4대 대신이라 한다.
019_0319_c_21L諸比丘復於一時水大大神生於惡亦如是念於水界中無有地界風界我知其意往詣彼所而問之汝實爾不答言實爾我復告言今莫作如是惡見此水界中具有地界及火風界以偏多故得水界名是乃至火神風神俱有此見佛旣知悉往詰問竝答佛言實爾世尊開其意皆得悟解歸依三寶悉隨順略說如前地大大神斷除疑惑詣我所諸比丘此等名爲四大大神
비구들아, 세간에는 구름이 있는데 지상에서 올라가서 허공 가운데 있는데, 혹은 1구로사(俱盧奢) 높이에 이르러 머물러 있기도 하고, 혹은 2ㆍ3구로사에서 머물러 있기도 하고, 나아가 6, 7구로사에서 머물러 있기도 한다.
비구들아, 또 구름이 있는데, 허공 중의 1유순 높이로 올라가 머무르기도 하고, 혹은 2ㆍ3ㆍ4ㆍ5ㆍ6ㆍ7유순에서 머무르기도 한다.
비구들아, 또 구름이 있되 허공 중에서 백 유순을 올라가 머무르기도 하고, 나아가 2ㆍ3ㆍ4ㆍ5ㆍ6ㆍ7백 유순에서 머무르기도 하며, 다시 구름이 있되 땅으로부터 허공의 천 유순을 올라가 머무르기도 하고, 2ㆍ3ㆍ4ㆍ5ㆍ6ㆍ7천 유순에서 머무르기도 하고, 이에 겁진(劫盡)의 높이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019_0320_a_09L諸比丘世閒有雲從地上昇在虛空或有至一俱盧奢住或二或三俱盧奢住乃至六七俱盧奢住諸比丘復有雲上虛空中一由旬住或二七由旬住諸比丘或復有雲上虛空中百由旬住乃至二七百由旬住或復有雲從地上空千由旬住七千由旬住乃至劫盡
019_0320_b_01L비구들아, 어느 때 외도 파리파라사가(波利婆羅闍迦)가 너에게 와서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장로들이여, 무슨 인연으로 허공의 구름 속에서 이런 소리가 나는 것입니까?’
그러면 너희 비구들은 이렇게 대답하라.
‘세 가지 인연이 있어 서로 부딪치기 때문에 구름더미 속에서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장로들이여, 혹 어느 때는 구름 안의 풍계와 그 지계가 서로 부딪치기 때문에 곧 소리가 납니다. 왜냐 하면, 마치 나뭇가지가 서로 스치고 서로 비벼지면 불이 생기는 것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합니다. 장로들이여, 이것이 바로 소리 나는 첫 번째 인연입니다.
다음에 장로들이여, 혹 어느 때는 구름 안의 풍계와 그 수계가 서로 부딪쳐닿기 때문에 곧 소리가 나는 것이니, 앞의 설명과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리나는 두 번째 인연입니다.
또 장로여, 혹 어느 때는 구름 안의 풍계와 그 화계가 서로 부딪쳐 닿기 때문에 곧 소리가 납니다. …… (설명을 생략함) …… 마치 두 나무가 서로 스쳐서 불이 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리 나는 세 번째 인연입니다.
비구들도 이렇게 자세히 분별하여 알아야 한다.
019_0320_a_18L諸比丘或時外道波利婆羅闍迦來詣汝所作如是問諸長老何因緣故虛空雲中有是音聲諸比丘應如是答有三因緣更相觸於雲聚中有音聲出何者爲三長老等或復一時雲中風界與其地界相觸著故便有聲出所以者何如樹枝相揩相磨卽有火出如是如諸長老等此是第一出聲因緣長老或於一時雲中風界與彼水界相觸著故卽便出聲亦如上說是第二出聲因緣復次長老或於一雲中風界與彼火界相觸著故便出聲略說乃至譬如兩樹相揩火此是第三出聲因緣應如是答比丘亦應如是廣分別知
019_0320_c_01L비구들아, 어느 때라도 외도 파리파라사가가 너희에게 와서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장로들이여, 어떤 인연 때문에 허공의 구름 안에서 갑자기 번갯불이 생깁니까?’
그러면 비구들아, 너희들은 이렇게 대답하라.
‘장로들이여, 두 가지 인연이 있어 허공의 구름 가운데서 번갯불이 생기는 것입니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하면, 첫째 동방에 항후(亢厚)라는 번개가 있고, 남방에 순류(順流)라는 번개가 있고, 서방에 타광명(墮光明)이라는 번개가 있고, 북방에 백생수(百生樹)라는 번개가 있습니다.
장로들이여, 혹 어느 때에는 동방에서 나온 항후 큰 번개와 서방의 타광명 번개가 서로 부딪치고 맞서고 갈리고 때립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 허공의 구름 더미에서 큰 빛이 생기는데, 이것을 번갯불이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번갯불의 첫 번째 인연입니다.
또 다음에 장로들이여, 두번째 인연은, 혹은 다시 남방의 순류 큰 번갯불과 북방의 백생 큰 번갯불이 서로 부딪치고 맞서고 서로 갈리고 때립니다. 이렇기 때문에 번갯불이 생겨나니, 마치 나무 두 그루에 바람이 불어 서로 맞부딪치면 갑자기 불이 생겨났다가 도로 본래의 곳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번갯불의 두 번째 인연으로서 구름 더미에서 광명이 나오는 것입니다.’
019_0320_b_10L諸比丘或時外道波利婆羅闍迦詣汝所作如是問諸長老等何因緣虛空雲中忽生電光諸比丘汝等應當作如是答諸長老等有二因緣虛空雲中出生電光何等爲二一者東方有電名曰亢厚南方有電名曰順流西方有電名墮光明北方有電名百生樹諸長老等或有一時東方所出亢厚大電與彼西方墮光明電相觸相對相磨相打以如是故從彼虛空雲聚之中出生大明名曰電光此是第一電光因緣復次諸長老等二者或復南方順流大電與彼北方百生大電相觸相對相磨相打以如是故出生電光譬如兩木風吹相著忽然火出還歸本處此是第二電光因緣從雲聚中有光明出
비구들아, 허공에서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 비를 막으니, 기후를 점치는 이가 측량하지 못하고 알지 못해서 더욱 헷갈려 하늘에서 꼭 비가 내리라고 기약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 것이다.
무엇이 다섯인가 하면, 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허공에서 구름이 일어나고 우레가 진동하여 가다가다(伽茶伽茶), 구주구주(瞿廚瞿廚) 등의 소리를 내면서 혹은 번개도 치기도 하고, 혹은 또 바람이 불어서 차가운 기운이 이르기도 하니, 이와 같은 종류가 모두 비가 올 조짐이므로 날씨를 점치는 이들이나 천문사(天文師)들은 모두 다 틀림없이 이 때는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때 라후라 아수라왕이 그 궁에서 나와 문득 두 손으로 그 비구름을 움켜잡아 바다 속에 던져 넣는다. 비구들아, 이것이 바로 비를 막는 첫 번째 인연으로서 천문사나 기후를 점치는 이들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마음에 의혹을 일으켜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내 비는 오지 않는 것이다.
019_0320_c_04L諸比丘於虛空中有五因緣能障㝵令占候師不測不知增長迷惑天必雨而更不雨何者爲五諸比丘或有一時於虛空中雲興雷動作伽茶伽茶瞿廚瞿廚等聲或出電光復有風吹冷氣至如是種種皆是雨諸占察人及天文師等悉剋此時必當降雨爾時羅睺羅阿修羅王其宮出便以兩手撮彼雨雲擲置海諸比丘此是第一雨障因緣而天文師及占候者不見不知心生疑惑記天必雨而竟不雨
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허공에서 구름이 일어나며, 구름 속에서 역시 가다가다 등의 소리가 나며, 번개도 치고 바람이 불어서 차가운 기운이 오기도 하므로 이때 천문사와 날씨를 점치는 이는 이런 조짐을 보고 틀림없이 이 때는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그때 화계(火界)의 왕성한 힘이 일어나면 곧 그때에 구름이 저절로 타서 없어지니, 이것이 비를 막는 두 번째 인연인 것이다. 그 천문사와 기후를 점치는 이는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마음이 헷갈려서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내 비는 오지 않는다.
019_0320_c_16L諸比丘或復有時虛空起雲雲中亦作伽茶伽茶等聲亦出電光亦復有風吹冷氣來天文師及占候者是相已剋天此時必當降雨爾時界增上力生卽於其時雲自燒滅名第二雨障因緣彼天文師及占候不見不知心生迷惑記天必雨而遂不雨
019_0321_a_01L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허공에서 구름이 일어나며 구름 속에서 역시 가다가다 등의 소리가 나며 번개도 치며, 또한 바람이 불어서 차가운 기운이 오면 이때 천문사와 날씨를 점치는 이는 이런 조짐을 보고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기약한다. 그러나 이때 풍계(風界)의 왕성한 힘이 일어나 구름을 불어서 가릉가(伽陵伽) 자갈밭에 던져 놓거나, 혹은 단다가(壇茶迦) 자갈밭에 던져 놓거나, 혹은 마등가(摩登伽) 자갈밭에 던져 놓기도 하고, 혹은 여러 넓은 들판에 던져 놓거나, 혹은 마련나(摩連那) 자갈밭 땅에 던져 놓기도 하니, 이것이 비를 막는 인연이라 한다. 그 천문인과 날씨를 점치는 이는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마음이 헷갈려서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끝내 비는 오지 않는다.
019_0321_a_01L諸比丘或復有時虛空起雲雲中亦作伽荼伽茶等聲亦出電光亦復有風吹冷氣來天文人及占候者是相已記天此時必當作雨以風界增上力生則能吹雲擲置於彼伽陵伽磧中或復擲置壇茶迦磧中或復擲置摩登伽磧中或復擲置諸曠野或復擲置摩連那磧地此名第三雨障因緣彼天文人及占候者不見不知心生迷惑記天必雨而遂不雨
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허공에서 구름이 일어나 그 구름 속에서 역시 가다가다 등의 소리가 나며 번개도 치고 바람이 일어나 차가운 기운이 불어오기도 하므로 날씨를 점치는 이들은 하늘에서 꼭 비가 올 것으로 기약한다. 그러나 비를 내리는 여러 신들이 이따금 게을러진다. 그들이 게으름을 피기 때문에 그 구름이때 맞추어 비를 내리지 못하며, 때 맞추어 비를 내리지 못하므로 구름은 저절로 스러져 흩어지니, 이것이 비를 막는 네 번째 인연이다. 이런 이치 때문에 천문인들이 마음이 헷갈려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내 비는 오지 않는 것이다.
019_0321_a_11L諸比丘或復有時虛空起雲於彼雲亦作伽荼伽茶等聲亦出電光有風起吹冷氣來諸占候者記天必然行雨諸神有時放逸以放逸故彼雲不得依時降雨旣不時雨雲自消散此是第四雨障因緣以是義故諸天文人心生迷惑記天必雨而遂不雨
019_0321_b_01L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공중에서 구름이 일어나며 구름 속에서 역시 가다가다 등의 소리가 나며 큰 번개가 치고 차가운 기운이 불어오기도 하므로 여러 천문인들은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기약한다. 그러나 이 염부제의 모든 인민들 중에는 법답지 못한 행으로 여러 욕심에 빠져 마음껏 즐기며, 간탐과 질투와 삿된 소견에 얽매인 이들이 많다. 그 여러 사람들이 악한 행을 하기 때문이며, 법답지 못한 것을 익히기 때문이며, 즐겨 욕심에 집착하기 때문이며, 간탐과 질투 때문에 하늘에서는 비가 오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비를 막는 다섯 번째 인연이다. 여러 천문인과 날씨를 점치는 이들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마음이 헷갈려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끝내 비는 오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비를 막는 다섯 가지 인연이다. ”
이 중에 우타아나가 있다.
019_0321_a_19L諸比丘或復有時空中起雲雲中亦作伽荼伽茶等聲出大電光吹冷氣諸天文人記必當雨然此閻浮一切人民其中多有不如法行耽樂諸欲慳貪嫉妒邪見所纏彼諸人等以惡行故習非法故樂著欲故貪嫉競故天則不雨諸比丘此名第五雨障因諸天文人及占候者不見不知生迷惑記天必雨而遂不雨諸比丘是名五種雨障因緣此中有優陁那偈

꽃과 색(色)과 수명과
의복과 사고 파는 일과
혼인과 삼마제와
네 가지 음식
019_0321_b_07L花法色壽命衣服及賣買
嫁聚三摩提
幷四種飮食

두 가지 행과 포사타(晡沙他)와
위와 아래를 삼계라 하며
구름 빛깔과 여러 하늘들과
구로사(俱盧奢)와 우레와 번갯불이다.
019_0321_b_09L 二行晡沙他
上下名三界
雲色諸天等
俱盧舍鳴電

9. 전투품(戰鬪品)
019_0321_b_10L起世經鬪戰品第九
019_0321_c_01L
“비구들아, 나는 옛날 어느 때 여러 하늘과 아수라들이 큰 싸움을 일으킨 것을 기억한다.
그때 제석은 그가 거느리는 삼십삼천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어진 이들아, 그대 여러 하늘들이 아수라들과 전투를 하려면 좋게 장엄하고 무기를 잘 지녀야 된다. 그리하여 만약 하늘들이 이기고 아수라들이 지면, 그대들은 함께 비마질다라(毘摩質多羅) 아수라왕을 산 채로 붙잡아 다섯 겹으로 포박해서 여러 하늘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 앞으로 데리고 오라.’
삼십삼천은 제석의 명령을 듣고 분부대로 받들어 행하였다.
그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도 그와 같이 아수라들에게 말하였다.
‘하늘들과 아수라들이 전투해서 만약 하늘이 지거든 여러 아수라들의 칠두회처로 데리고 와서 내 앞에 세워 놓아라.’
여러 아수라들도 분부를 받아 행하였다.
비구들아, 그때에 제석천왕이 싸움에서 이겼다. 그리하여 곧 아수라왕을 산 채로 붙잡아 다섯 겹으로 포박해서 여러 하늘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 앞으로 데리고 나와 제석을 향하여 세웠다.
그때 만약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만약 이런 생각을 하되, ‘원컨대 여러 아수라들이여. 부디 각자 잘 있어라. 나는 이제 아수라들이 필요 없다. 나는 여기에서 삼십삼천들과 한 곳에 같이 살면서 함께 즐겁게 지낼 것이니 내 마음에 아주 흡족하다’라고 생각하면서 자기의 몸을 본다면, 곧 다섯 겹의 포박이 모두 풀리고 여러 하늘의 갖가지 5욕 공덕이 모두 그 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혹은 또 어떤 때는 ‘나는 지금 삼십삼천이 필요 없다. 여러 하늘들이여. 부디 각자 잘 있어라. 나는 다시 아수라 궁전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생각하면 그 몸을 다섯 겹으로 묶었던 포박이 도로 묶이고 5욕의 공덕도 갑자기 흩어지고 없어진다.
019_0321_b_11L諸比丘我念往昔有時諸天與阿修起大鬪戰爾時帝釋告其所領三十三天言諸仁者汝等諸天若與修羅共爲戰鬪宜好莊嚴善持器仗諸天勝修羅不如汝等可共生捉毘摩質多羅阿修羅王以五繫縛之到善法堂前諸天會處三十三天聞帝釋命依教奉行爾時毘摩質多羅阿修羅王亦復如是告諸修羅言諸天衆共阿修羅鬪戰之時天若不卽當生捉帝釋天王以五繫縛之將詣諸阿修羅七頭會處立置我前諸修羅衆亦受教行諸比丘當於彼帝釋天王戰鬪得勝卽便生捉阿修羅王以五繫縛之將詣善法堂前諸天集處向帝釋立爾時毘摩質多羅阿修羅王若作是念願諸修羅自安善我今不用諸阿修羅我當在與三十三天一處共居同受娛樂甚適我意其毘摩質多羅阿修羅王興此念時卽見自身五縛悉解諸天種種五欲功德皆現其前或復有時作如是念我今不用三十三天願諸天等各自安善我願還歸阿修羅宮起此念時其身五繫卽還縛之五欲功德忽卽散滅
019_0322_a_01L비구들아,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에게 이와 같은 미세한 결박이 있는데, 여러 악마의 결박은 이보다 더 미세하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삿되게 생각할 때는 결박을 당하고, 바르게 생각할 때는 곧 해탈하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비구들아 나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은 삿된 생각이고, 나가 없다고 생각하여도 이 또한 삿된 생각이다. 이에 나는 항상하다, 나는 무상하다, 색(色)이 있다, 색이 없다, 상(想)이 있다, 상이 없다, 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라는 등의 견해에 이르기까지 이것은 모두 삿된 생각이다.
비구들아, 이 삿된 생각은 바로 종기이고, 부스럼이며, 독 화살과도 같은 것이다. 그 중에 만약 많이 듣고 거룩하게 통달한 지혜로운 사람이 있다면 이는 삿된 생각으로서 병과 같고 부스럼과 같고 종기와 같고 화살과 같은 줄 알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마음이 바른 생각에 매이고 마음대로 행하지 않으며,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되며 이익되는 바가 많아진다.
비구들아, 만약 나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은 삿된 생각이며, 이것은 유위(有爲)이며, 이것은 쓸모 없는 이론이다. 만약 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것도 쓸모 없는 이론이다. 나아가 색이 있다, 색이 없다, 상이 있다, 상이 없다, 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까지도 모두 쓸모 없는 이론이다.
비구들아, 모든 쓸모 없는 이론은 전부가 병이니, 종기와 같고 부스럼과 같고 독화살과도 같다. 그 중에 많이 듣고 거룩하게 통달한 지혜로운 사람은 이것은 쓸모 없는 이론이며, 허물과 근심들인 줄 알아서 쓸모 없는 이론을 좋아하지 않으며, 마음을 지켜 고요히 하여 수행하는 바가 많다.
019_0321_c_14L諸比丘毘摩質多羅阿修羅王有如是等微細結縛諸魔結縛復細於此所以者何諸比丘邪思惟時卽被結正憶念時卽便解脫何以故諸比思惟有我是爲邪思思惟無我是邪思乃至思惟我是有常我是無有色無色有想無想及非有想非無想等竝是邪思諸比丘此邪思惟是癰是瘡猶如毒箭其中若有多聞聖達智慧之人知是邪思如病如瘡如癰如箭如是念已繫心正憶不隨心行令心不動多所利益諸比丘若念有我則是邪念則是有爲則是戲論若念無我亦是戲論乃至有色無色有想無想非有想非無想悉是戲論諸比丘所有戲論皆悉是病如癰如猶如毒箭其中所有多聞聖達智慧之人知此戲論諸過患已樂無戲守心寂靜多所修行
019_0322_b_01L비구들아, 나는 기억하니, 제석천왕이 아수라와 전투를 벌이고자 할 때, 하늘 제석은 그 사방의 삼십삼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어진 이들아, 몸과 무기를 잘 장엄하라. 지금 여러 아수라들이 전투하러 올 것이다. 만약 하늘들이 이기면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을 산 채로 붙잡아 다섯 겹으로 포박하여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 앞으로 와서 그를 내게 보여라.’
그때 삼십삼천은 명을 내렸다. 제석의 명을 받아 분부대로 받들어 행했으며, 아수라왕도 그와 같이 명을 내렸다.
비구들아, 그들이 전투를 벌이자 여러 하늘들이 이겼으므로 곧 아수라왕을 다섯 겹으로 묶어서 선법당 앞으로 데리고 왔다.
그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다섯 겹으로 묶여서 하늘들의 앞에 있다가 하늘 제석이 선법당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 것을 보자 곧 나쁜 말을 하며 온갖 욕을 퍼부으면서 천주(天主)를 헐뜯었다.
그러자 마다리(摩多離)라는 이름의 하늘 제석을 시종하는 이가 있다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대중에게 욕질하고 천주를 헐뜯는 것을 보고 게송으로 제석에게 말하였다.
019_0322_a_10L諸比丘我念往昔有釋天王與阿修羅欲興戰鬪天帝釋告其四面三十三天作如是言諸仁者宜善莊嚴身及器仗今諸修羅欲來戰鬪若諸天勝可生捉取毘摩質多羅阿修羅以五繫縛之將詣諸天善法堂前集會之處令其見我三十三天受帝釋命依教奉行阿修羅王亦如是諸比丘當爾戰時諸天得勝卽以五繫縛阿修羅王將詣善法堂前毘摩質多羅阿修羅王旣被五繫在天衆前見天帝釋入善法堂就座而坐卽出惡言種種罵詈毀辱天主天帝釋有執御者名摩多離見毘摩質多羅阿修羅王對衆惡言毀罵天主卽便以偈白帝釋言

제석천왕은 부끄럽고 두려워하며
힘이 없기 때문에 참고 견딥니다.
이렇게 추악한 말 들으면서도
참고 견디며 도무지 말이 없으십니다.
019_0322_b_03L帝釋天王爲羞畏
爲無勢力故懷忍
聞如是等麤惡罵
含受耐之都不言

그때 제석이 곧 게송으로 마다리에게 대답하였다.
019_0322_b_05L爾時帝釋還以偈答摩多離言

부끄럽고 두려워서 참는 것이 아니며,
아수라보다 힘이 없어 그런 것도 아니다.
누가 능히 나와 같은 신기로운 꾀를 지닐 것이며,
어찌 저 무지한 자와 같을 수 있겠느냐.
019_0322_b_06L我非羞畏故懷忍
亦非無力於修羅
誰能如我神策謀
豈得同於彼無智

그때 마다리는 다시 게송으로 천주에게 아뢰었다.
019_0322_b_08L摩多離復更以偈白天主言

만약 엄중하게 꾸짖지 않는다면
어리석음만 더욱 성하고 점점 불어갈 것이니
무지한 사람을 굴복시키면
매를 무서워하는 소가 달아나듯 할 것입니다.
019_0322_b_09L若不嚴加重訶責
愚癡熾盛轉更增
若當折伏無智人
猶如畏杖牛奔走

지금 만약 내버려 두어 즐거움을 얻게 하면
제 살던 곳으로 가서는 더 교만을 부릴 테니
그러므로 명지(明智)께선 위엄으로써
씩씩함을 나투시어 미련한 이 누르소서.
019_0322_b_11L今若縱之令得樂
至其本處更自高
是故明智當以威
示現勇健制愚騃

그때 제석이 다시 게송으로 마다리에게 대답하였다.
019_0322_b_13L爾時帝釋復以偈答摩多離言

이 같은 일 내가 안 지 오래거니와
뭇 사람의 어리석음 굴복시키기 위하여
그가 성내고 미워하며 욕질하여도
나는 듣고 참고 견디며 마음 누른다.
019_0322_b_14L如此等事我久知
爲伏衆人愚癡故
彼以瞋嫌而罵詈
我聞堪忍自制心

그때 마다리는 다시 게송으로 제석에게 아뢰었다.
019_0322_b_16L摩多離更復以偈白帝釋言

제석천왕이시여, 잘 생각하소서.
이렇게 참으시면 근심이 하나 생기리니
저 어리석은 자는 이런 욕질 하고서도
두려워서 감히 덤비지 못하리라 여깁니다.
019_0322_b_17L帝釋天王願善思
如是含忍有一患
彼愚癡者作是罵
謂生怯畏不敢酬

그때 제석이 거듭 게송으로 마다리에게 대답하였다.
019_0322_b_19L爾時帝釋重復偈答摩多離言

저 어리석은 이들은 제 마음대로
무서워서 내가 잠자코 있다 할 것이나
만약 영원히 몸이 이롭고 편안해지려면
그들에게 언제나 참는 것이 좋으리라.
019_0322_b_20L彼愚癡輩隨其意
謂我畏之而默然
若求益身永利安
宜於彼等常懷忍

나의 생각 같아서는 그에게 모욕을 당해도
화낸 자에게 다시 화내는 일은 마땅치 않다.
화낸 데에 화냄으로 만약 갚으면
이와 같은 싸움은 이기기 어렵도다.
019_0322_b_22L如我意者見彼罵
不應於瞋復起瞋
若於瞋處報以瞋
如是戰鬪難得勝
019_0322_c_01L
만약 남에게서 괴롭힘을 당하면
뜻을 지녀 능히 참기란 지극히 어렵지만
이 참음이 강력해지는 줄 알아야 하니
이렇게 참는 이는 찬미받아야 한다.
019_0322_c_01L若爲他人所嬈惱
有志能忍極爲難
當知此忍爲强力
如是忍者應讚美

나거나 남이거나 무릇 마음 일으켜
크게 두려운 곳 모두 멀리 떠나라
다른 이가 화를 내며 나를 욕해도
그를 원망해서는 안 된다.
019_0322_c_03L若我若他凡起心
皆求遠離大畏處
他人旣已瞋罵我
不應於彼復起怨

자기에 대해서나 남에 대하여
두 곳에 모두 이익을 지어야 하니
이렇게 알고 나면 남에게서 분노와 모욕 받아도
오히려 자신의 분노를 사라지게 해야 한다.
019_0322_c_05L若於自己若他人
二處皆應作利益
旣知已被他瞋罵
當使自瞋轉得消

이와 같은 두 곳의 이익된 마음이
나에게나 남에게나 모두 이루어지지만
저 사람들 뜻으로는 어리석다 생각하니
이는 모두 법을 모른 까닭이다.
019_0322_c_07L如是二處利益心
若自若他皆成就
彼人意念是愚癡
此皆因於不知法

만약 어떤 힘이 센 대장부라면
힘 없는 이 위하여 참을 것이니
힘 없는 사람에게 참고 성 안 내면
이와 같은 참는 이를 사람들은 찬미하리라.
019_0322_c_09L若有大力諸丈夫
能爲無力故含忍
於無力人忍不瞋
如是忍者他所讚

그 사람은 지혜의 힘이 없어서
어리석은 힘만을 힘이라 여기니
어리석은 맘 때문에 법을 버리는
이와 같은 사람들은 바른 행이 없다.
019_0322_c_11L彼人無有智慧力
唯以愚癡力爲力
愚癡心故棄捨法
如是等人無正行

그는 어리석음으로 나를 이기려고
성내고 욕질하며 거친 말을 하지만
그의 악을 참으면 언제나 이기니
이 참음은 훌륭하여 이루 말하기 어렵다.
019_0322_c_13L彼以愚癡求我勝
瞋恚罵詈出麤言
能忍彼惡則常勝
是忍增上難具說

힘센 이가 하는 말이 무서움은 물론이며
나와 동등한 이는 원망할까 두려워서 참으며
아랫사람 말을 듣고 참을 수 있는 사람이면
이 참음은 모든 지혜로운 이가 찬미하는 바이다.
019_0322_c_15L勝人出語畏不論
於等恐生怨故忍
聞下人言能忍者
此忍爲諸智所讚
019_0323_a_01L
비구들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그 때의 제석은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다. 나는 그때 몸소 삼십삼천왕이 되어 자재로이 다스리고 교화하여 훌륭한 복의 과보를 받아 마음껏 쾌락을 누리되 언제나 인욕[忍]하였으며, 또한 인욕을 찬탄하였고, 잘 어울리고 유순하게 행동하며 성내지 않았으며, 또한 성내지 않는 이를 언제나 찬탄하였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수행하는 가운데 믿고 이해하는 마음을 지녀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힘써 부지런히 하고 게으르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말한다. 너희들이 만약 다른 중생들에게 몸소 인욕을 행하며 인욕을 찬탄하고, 그들을 순조롭게 따르고 자비심을 품으며, 언제나 안락한 행을 하고 성냄을 없애 버리며, 성내지 않는 이를 찬탄하고자 한다면, 너희들은 역시 이렇게 닦고 배워야 한다.
019_0322_c_17L諸比丘汝等當知爾時帝釋則我身我於彼時身作三十三天王自在治化受勝福報縱任快樂而常懷忍亦讚歎忍樂行調柔無復瞋恚亦恒讚歎無瞋恚者諸比丘汝等自說修行中有信解心捨俗出家精勤不汝等若欲於餘衆生身行忍辱歎忍辱調順慈悲常行安樂滅除瞋讚不瞋者汝亦應作如是修學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옛날 여러 하늘들과 아수라들이 저마다 무기를 엄중하게 갖추고 맞서 전투하려 할 때, 그때 제석은 하늘들에게 말하였다.
‘어진 이들아, 아수라와 하늘들이 싸우다가 하늘이 이기면 너희들은 다섯 겹으로 그를 묶으라.’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하니, 하늘들은 분부를 받았고, 아수라왕도 그와 같이 자신의 군사들에게 명령하였다.
비구들아, 그 때의 전투에서 아수라가 이기고, 제석천왕은 졌으므로 퇴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부는 바퀴살이 천 개인 현조어거(賢調御車)를 돌려 하늘 궁전으로 향하려 하였다. 마침 거타사마리(居吒奢摩梨) 나무 한 그루에 금시조왕이 그 위에서 깃들다가 알들을 낳았는데, 제석이 이것을 보고서 수레를 몰던 마다리에게 일렀다.
019_0323_a_03L諸比丘我念往昔諸天衆等與阿修各嚴器仗欲與鬪戰爾時帝釋告天衆言諸仁者若阿修羅與諸天鬪天得勝時汝等可以五繫縛之如前所說諸天奉教阿修羅王亦復如是勅其軍衆諸比丘爾時鬪戰阿修羅帝釋天王不如退還是時馭者千輻輪賢調御車欲向天宮有一居咤奢摩梨樹金翅鳥王巢於其上生諸卵帝釋見已告摩多離執馭者言

나무 위에 알이 있다, 마다리여.
나를 위해 수레 돌려 멀리 피해 보호하라.
차라리 아수라에게 목숨을 잃을지언정
이 새의 보금자리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
019_0323_a_14L樹上有卵摩多離
爲我迴轅遠避護
寧爲修羅失身命
勿令毀破此鳥巢
019_0323_b_01L
그때 능숙한 마부 마다리는 제석천왕의 이와 같은 칙명을 듣고, 곧 바퀴살이 천 개인 하늘의 현조어거를 오른편으로 돌려 도로 아수라 궁전으로 곧장 나아갔다.
비구들아, 이때 여러 아수라들은 제석의 수레가 갑자기 돌아오는 것을 보고 모두 말하였다.
‘제석이 따로 기묘한 꾀를 내어서 다시 와서 싸우려는구나.’
그리하여 아수라들은 그대로 다 물러나 각자 자기 궁전으로 도망쳤다. 비구들아, 그때 제석의 자비심의 인연 때문에 도리어 하늘들이 이기고 아수라는 졌던 것이다.
비구들아, 그 때의 하늘 제석을 알고 싶으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때에 대천주왕(大天主王)이 되어 삼십삼천을 거느렸는데 자재롭게 다스리고 교화하여 훌륭한 복의 과보를 받으면서도 오히려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겨서 그 목숨을 위하여 이익을 짓고 자비한 마음을 일으켰던 것이다. 너희들 비구는 믿음으로 집을 버렸으니, 일체 중생을 이익되게 해야만 한다.
019_0323_a_16L摩多離善執馭者聞釋天王如是勅已卽便右迴天千輻輪賢調御車還復直指阿修羅宮諸比丘爾時阿修羅衆見帝釋車忽然迴還咸謂帝釋別有奇策更來合戰阿修羅衆因卽大退各趣本宮諸比丘爾時釋以慈因緣諸天還勝修羅不如比丘欲知爾時天帝釋者卽我身是諸比丘我於爾時爲大天主王領三十三天自在治化受勝福報猶能憐愍一切衆生爲其壽命而作利益慈悲心汝等比丘以信捨家應當利益一切衆生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옛날 하늘과 아수라가 맞서 전투를 벌이려 하였는데, 그때 제석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어진 이여, 우리들이 설령 여러 가지 무기를 지니기는 하였으나 하늘과 아수라 중에는 각각 지혜가 밝은 이도 있을 터이다. 그들은 우리들 두 편에서 말하는 법의 이치가 선한지 악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니, 오직 선한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승리를 갖는 것으로 하자.’
그리하여 천주과 아수라는 서로 먼저 말하도록 미루었다. 이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곧 먼저 하늘 제석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019_0323_b_06L諸比丘我憶往昔天阿修羅欲共戰爾時帝釋告毘摩質多羅阿修羅王言仁者我等且攝種種器仗天及修羅其中各有明智慧者彼悉能知我等二家所說法義若善若惡但以善言長者取勝於是天主與阿修羅相推前說爾時毘摩質多羅阿修羅卽便在先向天帝釋而說偈言

어리석음이 아주 치성한 이에겐
반드시 중하게 꾸짖어야 하고,
지혜 없는 이를 꺾어 복종시키면
마치 소가 매 무서워 달아나듯 하리라.
019_0323_b_14L愚癡猛盛者
必須重訶責
折伏於無智
猶牛畏鞭走

어리석은 이는 지혜가 없어
다루거나 길들이기 어려우니
그 때문에 엄하게 매질을 하여
어리석고 교만함을 빨리 끊어야 한다.
019_0323_b_16L愚癡無有智
所在難調制
是故用嚴杖
速斷其癡慢

이렇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하늘 제석을 향하여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아수라들과 그 권속들은 모두 크게 좋아하며 찬탄하면서 기쁨에 뛰어올랐지만 제석을 비롯한 하늘들과 그 권속들은 잠자코 서 있었다.
그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제석에게 말하였다.
‘그대 대천왕이여, 게송으로 말하시오.’
그러자 천왕은 아수라를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019_0323_b_17L爾時毘摩質多羅阿修羅王向天帝說此偈已阿修羅衆幷諸眷屬大歡喜稱歎踊躍帝釋諸天及其眷默然而住爾時毘摩質多羅阿修羅王告帝釋言汝大天王便可說偈爾時天王向阿修羅而說偈言
019_0323_c_01L
내가 밝게 이 일을 보았으므로
똑같이 어리석은 이가 되고 싶지 않노라.
어리석은 이는 제 스스로 성을 내거늘
지혜로운 이가 누구와 싸우겠느냐.
019_0323_b_23L我明見此事
不欲共癡同
愚者自起瞋
智者誰與諍

그때 제석천왕이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삼십삼천과 그 권속들은 모두 역시 찬탄하며 기쁨에 뛰어올랐지만 아수라들과 그 권속들은 잠자코 서 있었다.
019_0323_c_02L爾時帝釋天王說此偈已三十三天幷諸眷屬皆亦稱歎踊躍歡喜諸阿修羅及其眷屬默然而住
그때 제석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에게 말하였다.
‘어진 이여, 다시 선한 말을 하라.’
그러자 아수라는 다시 천왕을 향하여 이와 같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019_0323_c_05L爾時帝釋告毘摩質多羅阿修羅王仁者更說善言阿修羅復向天說如是偈

조용히 인욕하는 뜻은
제석이여, 나 역시 아노라.
어리석은 그대가 이기는 때는
내가 두려워서 참는다고 말한다.
019_0323_c_08L寂然忍辱意
帝釋我亦知
愚癡若勝時
言我畏故忍

그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이 게송을 말하자, 여러 아수라와 그 권속들은 모두 기뻐 뛰어오르며 찬탄하며 좋아하고, 제석을 비롯한 하늘들과 그 권속들은 잠자코 서 있었다.
그때 아수라왕이 또다시 제석에게 말하였다.
‘어진 이 천주여, 다시 법다운 선한 말을 해 보시오.’
그러자 하늘 제석은 아수라들을 향하여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9_0323_c_10L爾時毘摩質多羅阿修羅王說此偈諸阿修羅及其眷屬皆悉踊躍歎歡喜帝釋諸天幷其眷屬默然而阿修羅王亦告帝釋言仁者天可更辯說如法善言爾時天帝釋向阿修羅衆復說偈言

어리석은 이는 제멋대로
그가 무서워서 참는다고 말하면서
이로써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만
그에게는 이익이 없다.
019_0323_c_16L愚者自隨意
謂忍爲畏彼
以此求自益
於彼則無利

나는 그가 나쁜 짓을 한다 해도
성내는 이에게 성내면 안 된다고 말한다.
성을 내는 이에게 고요히 대할 수 있으면
이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할 것이다.
019_0323_c_18L我謂彼作惡
不應瞋其瞋
於瞋能默然
此鬪則常勝

혹시 남에게 괴로움을 받아도
힘 있는 이 그것을 능히 참나니
이 참음이야말로 참음 중에서
가장 으뜸인 줄 알아야 한다.
019_0323_c_19L若爲他所惱
有力能忍之
當知此忍者
忍中最爲上

나와 남을 가리지 말고
두려운 곳을 떠나기를 모두 구한다.
혹시 남이 자기를 싫어하는 줄 알아도
그에게 성을 내지 말아야 한다.
019_0323_c_20L無問自與他
皆求離畏處
若知他嫌己
於彼不應瞋

두 곳에 이익을 지어야 하니
이른바 자기와 남을 말한다.
다른 이가 성을 내며 욕질 해도
자기의 분노를 능히 소멸시켜라.
019_0323_c_22L二處作利益
所謂若自他
他若瞋罵者
自瞋能消滅

자기와 남에게
모두 이익이 이룩되거늘
그의 뜻과 생각이 어리석음은
이는 법을 모르는 까닭이다.
019_0323_c_23L若自若於他
二皆成其利
他意念愚癡
斯由不知法
019_0324_a_01L
만약 어떤 힘이 센 사람이라면
힘 없는 그를 위해 참을 것이니,
이 참음이야말로 가장 훌륭하니,
이보다 더 나은 인내는 없다.
019_0324_a_01L若有强力人
爲彼無力忍
此忍爲最勝
餘忍更無過

그에게는 지혜의 성품이 없고
오직 어리석음의 힘만이 있다.
어리석어서 법을 버리기 때문에
자연히 바른 행을 잃게 되는 것이다.
019_0324_a_03L彼無智慧性
惟有愚癡力
愚癡捨法故
自然失正行

어리석어서 스스로 이겼다는 자랑하며
성내고 나쁜 말을 하고 있지만
만약 능히 그 괴롭힘을 참아 낸다면
이것이 바로 언제나 이기는 것이다.
019_0324_a_04L愚癡自矜勝
瞋恚出惡言
若能忍其惱
此則常有勝

힘센 이에겐 두려워서 참고
같은 이에겐 원망을 살까 두려워서이며,
아랫사람에게 능히 참을 수 있으면
이 참음만이 지혜로운 이가 칭찬하는 바이다.
019_0324_a_05L勝者畏而忍
等者恐生怨
於下能忍之
斯忍智所讚

이렇게 제석천왕이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삼십삼천과 그 권속들은 찬탄하고 좋아하며 한없이 기뻐 뛰어올랐고, 아수라들은 모두 저마다 잠잠히 있었다.
그때 여러 하늘 중에서 지혜 있는 이와 아수라 중에서 지혜 있는 이가 각각 한 곳에 모여 함께 이 게송들을 자세히 살피고 생각하고 관찰하며, 그 뜻을 헤아려 보다가 같이 칭찬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019_0324_a_07L爾時帝釋天王說此偈已三十三天及諸眷屬稱歎歡喜踊躍無量阿修羅衆咸各默然諸天中有智慧者阿修羅中有智慧者各集一處皆共量議此等諸偈詳審思念觀察推尋同稱讚已作如是言
019_0324_b_01L‘여러 어진 이들이여, 지금 하늘 제석천은 좋은 말과 좋은 뜻을 말씀하였습니다. 그 다스리고 교화한 곳에는 칼과 몽둥이, 원한도 없고, 송사나 원수도 없습니다. 다시 생사 중에 싫어하고 근심하는 바가 있어 탐욕에서 떠나고자 하니 적멸을 위해서이며, 적정을 위해서이며, 신통을 얻기 위해서이며, 사문의 과보를 얻기 위해서이며, 정각을 성취하여 열반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어진 이들이여,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말한 게송에는 이와 같이 선하고 묘한 말이 없습니다. 거기에는 전부 칼과 몽둥이와 채찍으로 혹독하게 치는 것과 헐뜯고 모욕을 주고 싸우고 송사하며 원수를 갚는 일만 있습니다. 또 생사의 세계에서 오래도록 살아 싫어하거나 근심함이 없고, 여러 욕심에 탐착하여 적정과 적멸의 행을 생각지 않고, 신통과 사문의 과위도 바라지 않으며, 정각과 대열반도 구하지 않습니다.
어진 이들이여, 제석천왕이 말씀하신 게송은 선한 말씀이라 하겠으며,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말한 게송은 선한 말이 아닙니다. 어진 이들이여, 제석천왕이 말씀하신 게송은 정말로 선한 말씀이며,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말한 게송은 정말로 선한 말이 아닙니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그 때의 제석은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때에 도리천왕이 되어 자재롭게 다스리고 교화하여 복락을 누리면서도 오히려 선한 말을 하여 전투의 도구로 삼았으며, 선한 말로 말미암아 전투에서는 언제나 이겼었다.
너희들 비구는 나의 선한 설교 중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세속을 여의어 집을 버리고 출가하여 정진행(精進行)을 닦고 있다. 너희들이 만약 교법 중에서 선한 말과 악한 말을 구하여 이치를 취하려면 이렇게 알아야 한다.
019_0324_a_13L諸仁者等今天帝釋善說言義其所治化一切無有刀杖鞭撻亦無諍鬪毀辱怨讎亦無言訟及求報復於生死中有所厭患離於欲爲寂滅故爲寂靜故爲得神通故爲得沙門果故爲成就正覺得涅槃故諸仁者毘摩質多羅阿修羅王所說之偈無有如是善妙之語彼等一切唯有刀杖鞭打楚毒毀諍鬪言訟怨讎求於報復長養生死無有厭患貪著諸欲不念寂靜寂滅之行不悕神通及沙門果不求正覺及大涅槃諸仁者帝釋天王所說之名爲善說毘摩質多羅阿修羅王所說之偈非是善說諸仁者帝釋天王所說之偈善說善說毘摩質多羅阿修羅王所說之偈非是善說非是善說諸比丘汝等應知爾時帝釋卽我身是諸比丘我於彼時爲忉利天自在治化受於福樂尚說善言爲戰具由善言故鬪戰常勝汝等比旣能於我善說教中淨心離俗家出家修精進行汝等若求善說惡說於教法中欲取義者應如是知
019_0324_c_01L비구들아, 나는 기억하노라. 옛날 여러 천왕들과 아수라가 서로 전투할 때 제석천왕이 아수라를 쳐부수고 전투에서 이긴 뒤에 훌륭한 전각을 세웠는데, 동서로 5백 유순이었으며, 남북으로 250유순이었다.
비구들아, 훌륭한 전각 밖에 1백 곳의 망루가 있었고, 하나하나의 망루 사이마다 각각 일곱의 다락이 있었는데, 모두 칠보로 이루어졌다. 하나하나의 다락 안에는 각 일곱 개의 방이 있었고, 하나하나의 방마다 일곱 개의 걸상이 놓여져 있었고 하나하나의 걸상 위마다 일곱 명의 옥녀(玉女)가 있었으며, 옥녀 하나하나에 또 각각 일곱 명의 여인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
제석천왕은 여러 옥녀와 시녀들과 함께 하되 하는 일 없이 그저 뛰어난 쾌락만을 누리며, 필요한 음식과 향ㆍ꽃ㆍ의복ㆍ완구와 온갖 악기는 모두 옛날의 업을 따라 그 복의 과보를 받은 것이다.
비구들아, 삼천대천세계 안에 있는 하늘 궁전 가운데 이 제석천왕의 훌륭한 궁전에 비할 만한 것은 다시 없다.
019_0324_b_13L比丘我念往昔諸天王等與阿修羅共相戰鬪釋天王摧破修羅戰旣勝已造立勝殿東西五百由旬南北二百五十由旬諸比丘勝殿之外一百卻敵一一敵閒各有七樓皆七寶成一一樓內各置七房一一房中安施七榻一一榻上有七玉女一一玉復各別有七女爲侍帝釋天王諸玉女幷侍女等更無所爲唯受勝所須食飮香花服玩一切樂具隨往業受其福報諸比丘三千大千世界之內所有天宮更無有此帝釋天王勝殿比類
019_0325_a_01L그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생각하였다.
‘나는 이렇게 위신력와 덕의 힘이 있다. 해와 달의 궁전과 삼십삼천이 비록 내 위에 있으면서 운행하고 주행하여도 나의 힘으로 잡아다가 귀걸이를 삼고 곳곳을 놀러다녀도 방해되거나 걸리적거리지는 않을 것이다.’
일찍이 어느 때에 라후라 아수라왕은 내심 몹시 분노가 차오르면서 번민하고 괴로워하며 뜻이 즐겁지 않다가 문득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을 생각하였다.
그러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이내 ‘라후라 아수라왕이 지금 나를 생각하는구나’라고 알고서, 이어 그가 거느리는 작은 아수라왕과 그 권속들과 작은 아수라들을 생각하였다. 그때 그 작은 왕과 아수라들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생각을 알고서 이내 각기 갖가지 무기를 엄히 갖추고 그에게 나아가 도착한 뒤에 그의 앞에서 잠자코 섰다.
그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도 몸소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서 수레를 장식하여 그의 작은 왕과 여러 군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라후라 아수라왕의 처소로 나아갔다.
그때 라후라 아수라왕은 다시 용약(踊躍)과 환화(幻化)의 두 아수라왕을 생각하였다. 그때 두 왕은 그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곧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생각한 것과 같이 자신의 작은 왕과 여러 부하들을 생각하니, 역시 저마다 알아차리고 무기를 엄히 갖추고서 그 왕을 향하였으며, 도착한 뒤에 모두 같이 라후라 아수라왕 처소로 왔다.
그러자 라후라 아수라왕은 몸소 여러 가지로 몸을 장식하고 무기를 들고서 비마질다라ㆍ용약ㆍ환화의 세 아수라왕과 그 세 왕의 작은 왕과 권속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라의 성을 나와 서로 인도하고 따르며 나아가 도리천의 하늘들과 큰 전투를 일으키려 하였다.
019_0324_c_03L爾時鞞摩質多羅阿修羅王作如是我有如是威神德力日月宮殿及三十三天雖在我上運轉周行我力能取以爲耳璫處處遊行不爲妨㝵曾於一時羅睺羅阿修羅王內心瞋忿熾盛煩毒意不歡喜便念鞞摩質多羅阿修羅王爾時鞞摩質多羅阿修羅王卽作是念羅睺羅阿修羅王今念於我便復自念其所統領小阿修羅王及諸眷屬小阿修羅等小王及諸修羅知鞞摩質多羅阿修羅王念已卽各嚴備種種器仗往詣其所到已在前默然而住爾時鞞摩質多羅阿修羅王自服鎧甲持仗嚴與其小王幷諸軍衆前後圍遶詣羅睺羅阿修羅王所羅睺羅阿修羅王復念踊躍幻化二阿修羅王爾時二王知其念已還如鞞摩質多羅阿修羅王所念念其小王幷諸所亦各知已嚴備器仗向其王所皆共來詣羅睺羅阿修羅王處羅睺羅阿修羅王自服種種嚴身器仗與鞞摩質多羅踊躍幻化三阿修羅王幷彼三王小王眷屬前後圍從阿修羅城導從而出欲共忉利諸天興大戰鬪
019_0325_b_01L이때 난타(難陀)와 우파난타(優波難陀) 두 용왕은 그 궁전에서 나와 저마다 몸으로 수미산을 일곱 바퀴 돌면서 일곱 겹 감싼 뒤에 한꺼번에 흔들었다. 흔든 뒤에 다시 흔들고 크게 흔들고 두루 흔들었으며, 진동한 뒤에 또 진동하고 크게 진동하고 두루 진동하였으며, 솟구치고 다시 솟구쳤으며, 크게 솟구치고 두루 솟구친 뒤 꼬리로 바다를 후려쳐 한 덩이의 물이 허공으로 튀어올라 수미산 꼭대기에 있게 하였다.
비구들아, 이때에 천주 제석은 하늘들에게 말하였다.
‘너희 어진 이들이여, 이 대지가 이렇게 흔들리는 것이 보이느냐? 공중엔 구름이 자욱한 것이 마치 비구름과 같고, 또 진한 안개와 같다. 그러나 나는 지금 분명하게 아니, 이것은 아수라들이 하늘과 전투를 벌이려는 것이다.’
이에 바다 속에 살던 용들은 저마다 자신의 궁전에서 여러 가지 무기를 들고 위엄 있게 갖추고 나와서 아수라 앞으로 나아가 그들과 맞서 싸웠다. 그리하여 이기면 쫓아 물리치며 곧장 그 궁전에 이르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면 겁에 질려 도망치다가 다시 함께 지거(地居) 야차를 보러 가서 이른 뒤에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아셔야 합니다. 아수라들이 하늘과 전투를 벌이려 하니, 그대들은 지금 우리와 함께 그들에게 나아가서 서로 도와 쳐부숩시다.’
그러면 야차들은 이 말을 듣고, 또 무기를 위엄 있게 갖춘 뒤 용을 따라서 함께 아수라와 맞서 싸웠다. 그리하여 이기면 그들을 쫓아 버리지만, 지면 곧 물러나 겁에 질려 도망친다. 그러나 다시 함께 발수(鉢手) 야차를 만나러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발수 야차 어진 이들은 아십니까? 아수라들이 하늘과 전투를 벌이고자 하니, 그대들은 우리와 함께 나아가 서로 도와서 역습하여 물리칩시다.’
그러면 발수는 이 말을 듣고서 역시 무기를 위엄 있게 갖춘 뒤 함께 가서 …… 뒤로 물러나 도망친다.
019_0325_a_06L爾時難陁優波難陁二大龍王從其宮出各各以身遶須彌山周迴七帀一時動之動已復動大動遍動震已復震大震遍震涌已復涌大涌遍涌以尾打海令一段水上於虛空在須彌頂上諸比丘卽於是時天主帝釋告諸天衆作如是言汝等諸仁見此大地如是動不空中靉靆猶如雲雨又似重霧我今定知諸阿修羅欲與天鬪於是海內所住諸龍各從自宮持種種仗嚴備而出當阿修羅前其戰鬪勝則逐退直至其宮若其不恐怖背走復共往見地居夜叉已告言汝等當知諸阿修羅欲與天汝等今可共我詣彼相助打破叉聞已復嚴器仗與龍相隨共修羅勝則逐之不如便退恐怖而走共往見鉢手夜叉到已告言鉢手夜仁等知不諸阿修羅欲與天鬪等可來共我相助逆往打之鉢手聞亦嚴器仗相隨而去乃至退走
019_0325_c_01L다시 다 함께 지만(持鬘) 야차에게 몰려가서 말하는데 …… (자세한 설명은 앞에서와 같음) …… 물러나 도망치다가 상취(常醉) 야차에게 가서 말하면, 역시 무기를 위엄 있게 갖추고서 지만 야차들과 힘을 합쳐 싸운다. 그리하여 만약 이기게 되면 그들을 쫓아내어 그 궁전까지 따라 가지만, 만약 지면 겁에 질려 도망치다가 다시 다 함께 사대천왕을 만나러 가서 도착한 뒤에 사천왕에게 아뢰었다.
‘사왕은 아십시오. 여러 아수라들이 지금 하늘들과 전투를 벌이고자 오고 있습니다. 왕들은 우리를 도와서 저들을 쳐부수어야 합니다.’
그때 사천왕은 상취의 말을 듣고, 곧 저마다 여러 가지 무기를 위엄 있게 지니고 수레를 타고 가는데 …… 뒤로 물러나 도망친다. 항복시킬 수 없으면 이때 사왕은 곧 여러 하늘들이 모여 의논하는 곳인 선법당에 같이 올라가 제석에게 아뢰었다.
‘천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여러 아수라들이 지금 모여서 하늘과 전투를 벌이려하니, 거기에 가서 그들과 맞서 싸워야겠습니다.’
그러자 하늘 제석은 사천왕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뜻을 열어 허락하고는 즉시 하늘 마나파(摩那婆)를 불러 말하였다.
‘천자여, 이리 오너라. 그대는 지금 수야마천(須夜摩天)과 산도솔타천(珊兜率陀天)과 화자락천(化自樂天)과 타화자재천에게 가야겠다. 그곳에 도착하면 나를 위하여 여러 천왕에게 〈어진 이들 하늘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지금 아수라가 하늘과 전투를 벌이려 하니, 어진 이 천왕들께서는 서로 도와 함께 그곳에 나아가 그들과 싸우셔야 합니다〉라고 전하라.’
그때 마나파는 제석의 말을 듣고, 즉시 수야마천에 나아가 자세히 이 일을 알렸다.
019_0325_b_04L共往告持鬘夜叉具說如前退走告常醉夜叉亦復嚴仗共持鬘等力合鬪若得勝者逐到其宮若不如恐怖退走復共往見四大天王已諮白四天王言四王當知諸阿修今者欲來與諸天鬪王等應當與我相助打令破散四天王聞常醉卽各嚴持種種器仗駕馭而往至退走不能降伏是時四王便共上昇詣善法堂諸天集會議論之處白帝釋說如是言天王當知諸阿修今者聚集欲與天鬪宜應往彼其合戰天帝釋從四天王聞是語開意許之卽召一天摩那婆告言汝天子來汝今可往須夜摩天珊兜率陁天化自樂天他化自在天至已爲我白諸天王作如是言仁等諸天自當知之今阿修羅欲與天鬪仁等天王宜應相助俱詣其所與其戰鬪摩那婆聞釋語已卽便往詣須夜摩天具白是事
수야마천왕은 제석천의 사자 마나파로부터 이 말을 듣고, 즉시 마음을 일으켜 수야마천 안의 모든 하늘들을 생각하였다. 그러자 그 하늘들은 천왕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저마다 갖가지 갑옷과 병기를 위엄 있게 갖추고 하늘의 온갖 수레에 올라타고 그 천왕에게 함께 모여 와 도착한 뒤 그 앞에 엄숙히 섰다.
그때 수야마천왕 역시 몸소 하늘에 있는 갖가지 보배로 장엄한 갑옷을 입고 여러 보배 무기를 지니고 그 한량없는 백천만 수의 여러 천자들에게 둘러싸여 내려와 수미산 꼭대기에 이르러 산의 동쪽에 새파란 색의 항복시키기 어려운 번기를 세우고 봉우리를 의지하여 섰다.
그때 천사 마나파는 다시 도솔타천에 이르러 곧 도솔천왕에게 아뢰었다.
‘천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제석천왕께서 〈아수라들이 하늘과 싸우려 하니, 원컨대 여러 하늘께서는 모두 오시어 서로 힘을 합하여 싸워서 그들을 물러가게 해주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도솔타천은 이 말을 듣고 바로 자기의 여러 하늘 대중을 생각하였다. 그 하늘들도 알아차리고 대천왕의 처소에 모두 와 모였는데, 도착하여서는 저마다 무기를 위엄 있게 지니고, 수레를 타고, 서로 인솔하여 내려와 한량없는 백천만 대중이 한꺼번에 수미산 꼭대기에 운집하여 그 남쪽편에 샛노란 색의 항복시키기 어려운 번기를 세우고 봉우리를 의지하여 섰다.
019_0325_c_02L爾時須夜摩天王從釋天使摩那婆聞是語已卽起心念須夜摩中一切天衆彼天衆知其天王心所念各嚴種種鎧甲器仗乘彼天中種種騎乘竝共來詣彼天王所到已在儼然而立須夜摩天王亦自身著天中種種寶莊嚴鎧持衆寶仗其無量百千萬數諸天子俱圍遶來至須彌山王頂上在山東面豎純靑色難降伏幡依峯而立爾時天使摩那婆復更上詣兜率陁天到已還白兜率天王作如是言天王當知釋天王有如是啓(諸阿修羅欲共天唯願諸天咸來相助倂力鬪戰其退走)兜率陁天聞是語已卽自念其諸天大衆彼天知已悉來集會大天王所到已卽各嚴持器仗乘諸騎相率來下與無量百千萬衆一時雲集須彌山頂在其南面豎純黃色難降伏幡依峯而立
019_0326_a_01L그때 천사 마나파는 다시 화락천에 나아가 그 천왕에게 아뢰었다.
‘천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제석의 사자가 와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아수라들이 하늘과 전투를 하려고 하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생략함) …… 그 하늘에서도 한량없는 백천만 수의 천자들이 저마다 무기를 위엄 있게 갖추고 갖가지 수레를 타고 함께 내려와 수미산 꼭대기에 이르러 그 서쪽에 새빨간 색의 항복시키기 어려운 번기를 세우고 봉우리를 의지하여 섰다.
타화자재천왕에게 이와 같이 올라가서 역시 앞의 설명과 같이 아뢰니, 그 하늘들도 무기를 위엄 있게 지니고 화락천보다 갑절이 되는 그 한량없는 백 천자, 한량없는 천 천자, 한량없는 백천 천자에게 둘러싸여 내려와 수미산에 이르러 그 북쪽편에 새하얀 색의 항복시키기 어려운 번기를 세우고 봉우리를 의지하여 섰다.
019_0325_c_22L爾時天使摩那婆復更往詣化樂天白彼天言天王當知帝釋使來如是語(諸阿修羅欲共天鬪)具說如乃至彼天與其無量百千萬數諸天子衆各嚴器仗乘種種乘咸共來至須彌山頂在其西面豎純赤色難降伏幡依峯而立如是上白他化自在天王亦如前說彼天衆嚴持器仗倍化樂天與其無量百天子量千天子無量百千天子圍繞來下至須彌山在其北面豎純白色難降伏幡依峯而立
그때 제석은 위의 여러 하늘들이 모두 다 운집한 것을 보고, 다시 마음을 일으켜 허공 야차를 생각하였다. 그러자 허공 야차들은 모두 말하였다.
‘제석천왕께서 우리들을 생각하시는구나.’
이렇게 알아차리고 서로 경계하며 알려서 갑옷을 입고 무기를 지니고, 장신구를 꾸며 모두 저마다 입고, 여러 가지 수레를 타고 제석의 앞에 나아가 한편에 섰다.
그때 하늘 제석은 또다시 그 여러 작은 천왕과 삼십삼천의 모든 권속들을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하자 그때 저마다 갑옷을 입고 무기를 위엄 있게 지니고, 여러 가지 수레를 타고 천왕의 앞에 나왔다.
이에 제석도 몸소 갖가지 갑옷과 병기를 입고 온갖 수레를 타고, 허공 야차와 여러 작은 왕과 천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라와 맞서 큰 전투를 일으키고자 하늘 궁전에서 나왔다.
019_0326_a_11L爾時帝釋見上諸天竝皆雲集復起心念虛空夜叉爾時虛空諸夜叉衆咸作是言帝釋天王意念我等如是知已卽相誡勅著甲持仗莊嚴身具皆各服之乘種種乘詣帝釋前一面而立天帝釋又復念其諸小天王幷三十三天所有眷屬如是念時著鎧甲嚴持器仗乘種種乘詣天王於是帝釋自著種種鎧甲器仗種種乘與空夜叉及諸小王三十三前後圍遶從天宮出欲共修羅興大戰鬪
019_0326_b_01L비구들아, 이 여러 하늘들이 아수라와 전투할 때에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무기들이 있으니, 이른바 칼ㆍ화살ㆍ작은 창ㆍ몽둥이ㆍ쇠뭉치ㆍ방망이ㆍ금강쇠꼬챙이살[金剛鈹箭]ㆍ얼굴살[面箭]ㆍ끌살[鑿箭]ㆍ살촉[鏃箭]ㆍ송아지잇살[犢齒箭]ㆍ가릉가잎살[迦陵迦葉鏃箭]ㆍ아주 가는 살촉[微細鏃箭]과 쇠뇌[努箭]이니라.
이와 같은 무기들은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사랑스럽고 사랑할 만하며, 모두가 금ㆍ은ㆍ유리ㆍ파리ㆍ적주ㆍ차거ㆍ마노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이 칼이나 무기를 멀리서 아수라 몸을 향해 던지면 그 몸을 뚫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상처가 나지 않으며, 그 몸에도 상처의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오직 닿는 것만으로 고통을 느낀다.
비구들아, 여러 아수라들이 하늘과 싸울 때에 지닌 무기들도 종류가 서로 비슷하며, 역시 칠보로 이루어졌고, 여러 하늘의 몸을 뚫으면 또한 다 꿰뚫지만 상처 자국은 없고, 오직 닿는 것만으로 고통을 느낀다.
비구들아, 욕계의 여러 하늘들과 아수라들이 전투할 때도 오히려 이와 같은 갖가지 무기가 있거늘 하물며 세간 사람들의 무기이겠느냐.”
019_0326_a_23L諸比丘是諸天衆與阿修羅戰鬪之有如是等諸色器仗所謂刀箭䂎椎杵金剛鈹箭面箭鑿箭鏃箭齒箭迦陵伽葉鏃箭微細鏃箭努箭如是等器雜色可愛皆是金琉璃頗梨赤珠 ((玉*車)) 瑪瑙等七寶所成此刀仗遙擲阿修羅身莫不洞徹不爲害於其身上亦復不見瘡痕之唯以觸因緣故受於苦痛諸比丘諸阿修羅所有器仗與天鬪時色類相似亦是七寶之所成就穿諸天身亦皆徹過而無瘢痕唯以觸因緣故受於痛苦諸比丘欲界諸天與阿修羅戰鬥之時尚有如是種種器仗復世閒諸人器仗
起世經卷第八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