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雜事卷第三十八

ABC_IT_K0893_T_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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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제38권
022_0881_a_01L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雜事卷第三十八


의정 한역
022_0881_a_02L三藏法師義淨奉 制譯


제8문 자섭송⑩의 4
022_0881_a_03L第八門第十子攝頌說涅槃之餘

그때 구시나성에 출가한 외도가 있었으니, 이름은 선현(善賢)[범어로는 소발타라(蘇跋陀羅)라고 한다.]이며 나이는 120이었는데 형용이 노쇠하였었다.
구시나성의 장사들이 이 선현에게 모두 공경심을 내어 존중 공양하기를 아라한에게와 같이 하였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큰 꽃이 핀 못이 있는데 이름을 만타지이(曼陀枳爾)라고 하였다. 이 못 언덕 위에 우담발나무가 있는데, 선현 바라문이 항상 여기에 와서 놀았다.
022_0881_a_04L爾時拘尸那城有出家外道名曰善梵云蘇跋陁羅年百二十形容衰朽俱尸那城所有壯士於善賢處悉生恭敬重供養如阿羅漢去斯不遠有大花池名曰曼陁枳你於池岸上有烏曇跋樹善賢梵志常遊於此
예전에 보살이 도사천에서 흰 코끼리의 모양으로 모태에 들 때에 저 우담발나무에 꽃이 처음으로 생기더니, 탄생할 때 점차로 빛이 있었으며 동자가 되었을 때 그 꽃이 피려고 하였다. 노ㆍ병ㆍ사를 싫어하고 멀리 산림에 의탁하였을 때 차츰 커져서 까마귀 부리와 같았고, 고행을 닦을 때는 시드는 모양을 나타내었다. 고행을 버리고 나서 기식(氣息)이 소통되고 모든 음식을 잡숫고 내지 등정각을 이루니, 그 꽃이 피었다.
022_0881_a_10L往昔菩薩在睹史天作白象狀入母胎時彼烏曇樹花始新出降誕之始漸有光色爲童子時其花欲發厭老病死遠託山林其花稍大狀如鴉嘴修苦行時現萎萃相捨苦行已氣息疏通噉諸飮食廣如前說乃至成等正覺其華開敷
범왕이 와서 청하여서 바라니사에서 법 바퀴를 굴릴 때는 그 나무와 꽃이 빛나고 번성하고 묘한 향기가 모든 곳에 두루 퍼졌다. 부처님께서 큰 자비로 널리 세계의 인연이 있는 중생들을 제도하시고는 구시나로 가셔서 최후로 누우시니, 이 꽃과 나무의 형색이 마르고 시들어서 보는 자들이 놀라워했다.
022_0881_a_17L梵王來請於婆羅痆斯轉法輪時其樹及花光色榮盛妙香芬馥遍諸方界然佛大悲普於有緣所在世界廣濟度已詣拘尸那爲最後臥此花樹形色枯萃見者驚歎
022_0881_b_01L이때 선현이 이 변이를 보고서, 구시나성에 반드시 흉화(凶禍)가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때 호국천신(護國天神)이 큰 소리로 사람들에게 알렸다.
“오늘 밤중에 여래께서 반드시 무여의 묘한 열반계에 들으신다.”
022_0881_a_21L是時善賢觀斯變異而作是念拘尸那城必有凶禍爾時護國天神發大音聲告諸人曰今日如來於中夜時必入無餘妙涅槃界
선현이 그 말을 듣고는 생각하였다.
‘슬프고도 괴롭다. 저 대사문 교답마가 반드시 오늘 밤에 열반에 드시는구나. 그런데 내가 매양 스스로 얻은 바 법에 의혹을 품고 있어서 항상 생각하기를, ≺내가 언제나 무슨 방편으로든지 저 사람을 만나서 깨닫지 못한 것을 물을까≻ 하였더니, 아깝게도 법의 눈이 곧 없어지겠구나. 이제 마땅히 빨리 가서 물어야겠다. 만약 대비를 입어 가르쳐 주시면 모든 망설이던 것이 아주 풀어지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구시나성 쌍 숲으로 나아갔다.
022_0881_b_03L善賢梵志聞其說已如是念哀哉苦哉彼大沙門喬荅摩必於今夜當般涅槃然我每於自所得法有懷疑惑常自思惟我於何時因何方便得見彼人諮啓未悟法眼不久將滅今宜速往親自啓若蒙大悲垂哀爲決於諸猶豫永得開解作是念已出拘尸那城詣雙林所
이때 아난타가 불일(佛日)이 장차 질 것을 보고 절 문밖에서 근심을 하면서 거닐고 있었다.
선현이 보고 가까이 가서 말하였다.
“그대 아난타여, 내가 들으니, 사문 교답마는 온갖 지혜를 갖추고 모든 중생에게 평등히 제도하신다고 하오. 그런데 나는 매양 스스로 얻은 법에 망설임을 품고 있어서 요즈음 항상 듣지 못한 것을 듣고자 원하였으나, 마침내 얻지 못하였나이다. 이제 하늘이 우리에게 알리는 소리를 듣고 여래가 오늘 밤에 결정코 열반에 드실 것을 알았나이다. 대덕이여, 나를 위하여 여쭈어 주오. 내가 직접 뵙고 의심나는 것을 말씀드리게 하여 주오.”
022_0881_b_11L于時阿難陁見佛日將沒在寺門外身心憂慼露地經行善賢見已近而告曰汝阿難陁我聞沙門喬荅摩具一切智於諸衆生平等濟拔我每於自所得法有懷猶豫比常希願聽受未聞竟不果遂今聞天聲遍告我等如來今夜定入涅槃大德頗能爲我諮啓容我面奉申述疑情
022_0881_c_01L아난타가 말하였다.
“선현이여, 그대는 그런 말을 하여서 세존을 괴롭히지 마오. 우리 큰 스승님께서 등이 아파서 이제 편안치 못하시오.”
선현이 이렇게 재삼 청하였으나 마침내 아뢰지 않으니, 또 말하였다.
“아난타여, 내가 예전에 일찍이 들었소. 옛 신선 바라문이 나이 많고 덕이 있고 법에 맞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말하기를, ‘모든 부처님의 출세하심은 우담발꽃과 같아서 억백만 겁에 어쩌다가 한 번 나타나신다’고 하였소.
그런데 여래께서 오늘 틀림없이 열반에 드실 것이니, 내가 품은 미혹을 원컨대 여쭙게 하여 주오. 대덕이여, 나를 위하여 아뢰어 주오. 내가 부처님만 뵙는다면 진실로 감사하겠소.”
022_0881_b_18L難陁言善賢汝今不應作如是語故惱世尊然我大師今見背痛未能安善賢如是再三諮啓竟不爲白告曰阿難陁我昔曾聞古仙梵志耆年有德軌範人說諸佛出世如烏曇億百萬劫時乃一現如來今日定入涅槃我懷迷惑願見諮問唯希大德爲我諮白我得見佛誠爲幸甚
아난타가 다시 말하였다.
“선현이여, 이제 우리 큰 스승님께서 몸에 병이 있으셔서 몹시 편안치 않으니, 제발 괴롭히지 말아 주오.”
선현이 여전히 두 번, 세 번 간곡히 청하였으나 존자가 그 뜻을 받지 않으니, 아난타와 선현이 절 문밖에서 옥신각신하였다.
이때 부처님께서 청정하고 인간ㆍ천상을 초월하신 귀로 낱낱이 들으시고는 아난타를 불러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저 선현을 막지 말아라. 마음대로 와서 나를 보고 묻게 하여라. 저 선현은 내가 마지막으로 외도를 위하여 법을 설하여서 바른 믿음을 내게 하고, 친히 잘 왔다고 불러서 내 제자를 삼을 것이다.”
022_0881_c_03L難陁告言善賢今我大師身有乖違甚不安隱勿故相惱善賢再三如前苦請尊者不允其志阿難陁與善賢於寺門外共言論時佛以淸淨耳超越人天一一聞說告阿難陁曰汝今不應遮彼善賢任來見我隨其請問何以故此善賢者卽是我於最後爲外道說法令生正信親命善來爲我弟子
이때 선현이 부처님 세존께서 자비로 허락하심을 듣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곧 세존께 나아가서 수인사를 드리고 한쪽에 물러서서 아뢰었다.
“교답마여, 내가 여쭙고자 하는 것을 들으시고 내게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대로 물어보아라.”
022_0881_c_12L于時善賢聞佛世尊慈悲容許心生歡喜不勝抃躍詣世尊所共申種種往復言談卻住一面白言喬答我欲諮問願垂聽許爲我解說告梵志隨汝所問
그가 곧 물었다.
“교답마여, 내가 일찍이 모든 외도들을 두루 보니 각기 따로 종파를 세웠는데, 이른바 포라나가섭파자, 말색갈리구이자, 산서이비라지자, 아시다계사감발라자, 각구타가다연나자, 니계란타신약저자이옵니다. 이들 모든 스승이 각기 세운 다른 종파에 누가 옳은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선현을 부르시고 다음 게송을 설하셨다.
022_0881_c_16L彼卽問曰喬荅摩我曾遍觀諸外道類各別立宗所謂晡剌拏迦攝波子末塞羯利瞿梨子珊逝移毘剌知子阿市多雞舍甘跋羅子腳俱陁迦多演那子昵揭爛陁愼若低子此等諸師各述異宗未知誰是爾時世尊卽命善賢爲說伽他曰

내 나이 스물아홉에
출가하여 법을 구하였고
또 50여 년을
오로지 계ㆍ정ㆍ혜를 행하였다네.
022_0881_c_22L我年二十九
出家求善法
又五十餘年
專行戒定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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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음으로 산란함이 없이
오직 바른 진리를 구하니
이 참 법을 제외하고는
따로 사문이 없느니라.
022_0882_a_01L一心無散亂
唯求於正理
除斯眞法外
無別有沙門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는 다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모든 부처님께서 잘 말씀하신 여덟 가지 성도지(聖道支)로서 아주 희유하며, 만나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을 제외하고는 1ㆍ2ㆍ3ㆍ4의 사문의 도과를 구하여도 마침내 얻지 못하리라. 이러므로 잘 말씀하신 법률 8성도지에서 사문의 과보를 구해야만 반드시 얻게 되리라.
022_0882_a_02L爾時世尊說此頌已復告善賢曰是諸佛善說八聖道支甚爲希有難可値遇除此已外欲求一四沙門道果終無可得是故能於善說法律八聖道支求沙門果必定當得
또 선현아, 8성도법을 여의고 모든 외도 바라문 등이 각기 제 소견을 고집하여, 혹 삼세에 인(因)도 없고 과(果)도 없다고 하며 복(福)과 선(善)을 닦아도 다 헛일이어서 유익함이 없다고 한다. 이러므로 나는 사문ㆍ바라문들 가운데서 큰 사자후로 이렇게 말한다.
‘대체로 수행이 있으면 그만한 과보를 얻는 것이다.’”
022_0882_a_07L善賢離八聖法諸有外道婆羅門等各執己見或說三世無因無果修福善皆空無益是故我於沙門婆羅門衆中大師子吼而作是言凡有修行皆獲果報
이 법을 말씀하실 때 선현 바라문이 먼지와 때를 멀리 여의고 청정한 법안(法眼)을 얻었으며, 모든 진리에 변괴하지 않는 믿음을 얻어서 애욕의 강을 뛰어넘고 모든 의심의 그물을 끊었으며, 자연히 모든 미묘한 법을 통달하였다. 그리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깃을 바로잡고 합장하고 아난타를 향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큰 스승님께서는 높고 중하셔서 무엇을 여쭙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보니 대덕은 대단히 좋은 이익[大善利]을 얻었습니다.
다행히 모든 스승 중에 최상의 관정(灌頂)을 하신 위없는 법왕을 만나서 스승님의 힘으로 나도 또한 좋은 증득을 하였습니다.
내가 이제 거듭 선한 말씀 법률 가운데에 출가하여서 구족계를 받고 비구 성품을 이루어 사문의 행을 닦기를 바랍니다.”
022_0882_a_12L說此法時善賢梵志遠塵離垢得法眼淨於諸諦實得不壞信超越愛河斷諸疑網自然通達諸微妙法卽從座起整衣合掌向阿難陁作如是語大師尊重事難諮請我觀大德獲大善利幸得値遇無上法王於諸師中灌頂最上由師力故我亦善證我今重希於善說法律而爲出家求受近圓成苾芻性修沙門
022_0882_b_01L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선현이 법을 듣고 깨달아서 마음으로 출가를 좋아하고 비구 성품을 이루고자 원하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가엾이 여기시어 구제하여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 곧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잘 왔다. 비구야, 범행을 잘 닦으라.”
022_0882_a_21L時具壽阿難陁白佛言世尊今此善賢聞法悟解心樂出家廣如前說乃至成苾芻性唯願世尊哀愍拔濟爾時世尊卽告善賢善來苾芻可修梵行
부처님의 이 말씀에 비구들과 같은 모습으로 출가가 되었고, 구족계를 받고 비구 성품을 이루어서 한 마음으로 부지런히 힘써 방일하지 않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선남자가 무엇 때문에 수염과 머리털을 깎고 법복을 입고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여 위없는 도에서 범행을 닦는가. 현재 이 법 가운데에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아생(我生)이 다하고 범행이 서며 할 일이 끝나 후유(後有)를 받지 않아야 한다.’
022_0882_b_02L於佛言下如常威儀出家近圓成苾芻性一心勤勇不爲放逸作如是念善男子何故剃除鬢髮而披法服正信出家於無上道而修梵行現法中得自證悟我生已盡梵行已所作已辦不受後有
그때 선현의 마음이 이렇게 철저하였기 때문에 곧 빨리 아라한과를 얻고 마음의 해탈(解脫)을 얻었다.
그리고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부처님께서 열반하시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으니, 마땅히 먼저 가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세존께 나아가서 두 발에 정례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원컨대 제가 먼저 열반에 들겠나이다.”
022_0882_b_07L爾時善賢起徹到心卽便速證阿羅漢果得心解脫復作是念我今不忍見佛般涅槃宜可先去作是念已詣世尊所頂禮雙足退坐一面白佛言大德世尊我願先入涅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네가 이제 열반에 들겠느냐?”
“그렇게 하겠나이다.”
재차, 삼차 물으시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것은 다 덧없는 것이다. 너는 할 일에 스스로 때를 알아서 하거늘 내가 다시 무슨 말을 하랴.”
022_0882_b_12L告善賢汝於今者入涅槃耶荅言再三顧問佛言一切諸行皆悉無汝於所作自可知時我更何言
선현이 장차 열반하고자 하여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이제 마땅히 다섯 가지 가지(加持)로 열반하여야 하겠다. 와서 보는 자가 모두 내 몸뚱이를 볼 것이니 수염과 머리털을 깎고 승가지를 입어서 그들이 외도의식(外道儀式)을 보지 않게 할 것이며, 또 모든 외도들이 와서 나를 떠메려고 하면 그때 내 몸뚱이가 들리어지지 않다가 같은 범행자라야만 능히 떠메고 가게 할 것이다.
022_0882_b_15L賢將欲入滅而作是念我今應爲五種加持方可滅度諸來觀者皆見我剃除鬢髮著僧伽胝莫令彼見外道儀式又諸外道來舁我時勿令身同梵行者方能舁去
022_0882_c_01L또 욕지(浴池)에 넣어서 내 몸뚱이를 닦을 때 모든 외도들은 씻을 수 없도록 하고 같은 범행자는 능히 내 몸뚱이를 씻도록 할 것이며, 또 모든 외도가 물에 들어갈 때는 마땅히 물고기와 자라[魚鼈]들로 하여금 요란하여 불안하게 하고 같은 범행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할 것이며, 또 모든 외도들은 내 몸뚱이에 불을 붙이지 못하고 같은 범행자라야 불이 붙게 하리라.’
이 다섯 가지 가지(加持)의 생각을 하고는 문득 열반에 들었다.
022_0882_b_20L又入浴池洗我身時令諸外道不得其底同梵行者能洗我身又諸外道入水之時令魚鼈擾亂不安同梵行者卽無惱又諸外道不能燒我遺身同梵行者方令火著作此五種加持念已便入涅槃
이때 외도들이 선현 바라문이 이미 열반하였음을 듣고 모든 음악과 당기ㆍ번기ㆍ일산을 가지고 구시나성으로 갔다. 그리고 거리마다 모든 사람에게 알렸다.
“여러분은 들으시오. 저 대사문 교답마가 늘 말하기를, ‘오직 내 법 가운데에만 8지성도와 네 가지의 사문과가 있고 외도 가운데에는 없다’고 사자후를 하였소. 그러나 우리 법 가운데에 같은 범행자였던 큰 스승 선현이 역시 열반을 얻었으니, 저와 무엇이 다르겠소.”
022_0882_c_03L時諸外道聞善賢梵志已入涅槃將諸音樂幢幡傘蓋詣拘尸那於四衢道告諸人曰汝等當知大沙門喬荅摩常作此語唯我法中有八支聖道四沙門果外道中無說如前乃至作師子吼然我法中同梵行者大師善賢亦得涅槃與彼何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그대들이 만약 그대들과 같은 무리라고 할진대 마음대로 가져가라.”
그러자 모든 외도들은 많은 사람과 함께 들었으나 마침내 움직이지도 못하였다. 그러니 더구나 가지고 가는 것이랴.
비구가 말하였다.
“그대들은 못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들 수 있다.”
“좋다. 들어보라.”
모든 비구들이 곧 함께 들고 가니, 외도가 아무 말도 못하였다.
022_0882_c_10L諸苾芻曰汝等若言是我徒侶自持去而諸外道多人共擧竟不能動況能持去苾芻告曰汝等不能等自擧荅曰可爾諸苾芻卽共擧去外道默然
또 모든 외도들이 욕지에 이르자, 비구들이 말하였다.
“이제 그대들은 같은 범행자의 몸을 씻겨 주어야 옳다.”
그들이 물에 들어갔을 때 씻지도 못하고 또 물고기와 자라가 괴롭혔지만 비구는 그렇지 않았다.
비구가 또 말하였다.
“이것이 만약 그대들과 같은 범행자이거든 마땅히 불사르는 것이 옳다.”
그러자 모든 외도들이 불을 붙이려고 하나 불이 붙지 않았다. 그러나 비구들이 불을 붙이니 드디어 활활 타 올랐다.
이것을 본 모든 사람이 모두 외도들을 비웃으니, 그들은 모두 부끄러워서 머리를 못 들고 갔다.
022_0882_c_14L又諸外道來至浴池諸苾芻曰今可爲汝同梵行者洗浴其身彼入水時不得其底又被魚鼈之所擾惱苾芻不爾苾芻報曰此若是汝同梵行者宜自焚燒而諸外道以火焚燒竟不能著苾芻然火遂便炎熾時諸人衆共嗤外道彼各懷慚低頭而去
022_0883_a_01L그때 구시나성의 모든 장사들이 이 희한하고 신기함을 보고, 세존께 경앙심이 배나 생기고 청정한 신심을 발하여 각각 연모(戀慕)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대비하신 세존께서 최후로 누우셔서 몸에 병환이 있으시니 사지와 마디가 편안치 않으시건만, 오히려 능히 저 선현을 위하여 법을 설하셔서 빨리 아라한의 과보를 얻게 하시고 또 구시나성의 모든 장사들로 하여금 모두 좋은 이익을 얻게 하셨다.”
022_0882_c_21L時拘尸那城諸壯士等見此希奇於世尊處倍生敬仰發淨信心懷戀慕作如是語大悲世尊爲最後現身有疾支節不安尚能爲彼善賢說法令速證得阿羅漢果復令拘尸那城諸壯士等皆獲善利
그때 모든 비구들이 다 의심이 있어서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이제 몸에 병환이 있으셔서 사지와 뼈마디가 편안치 않으시건만, 오히려 능히 저 선현 바라문으로 하여금 생사의 바다를 나와 아라한과를 증득하고 마침내 열반하여 고통의 경계가 다하도록 하셨나이다.”
022_0883_a_03L時諸苾芻咸皆有疑請世尊曰如來今時現身有疾支節不安尚能令彼善賢梵志出生死海證阿羅漢究竟涅槃盡諸苦際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이것이 희유한 것이 아니니라. 내가 이제는 근본 3독을 끊었고 생ㆍ노ㆍ병ㆍ사와 우비고뇌를 해탈하였으며 온갖 지혜를 갖추어서 모든 경계에 크게 자재함을 얻었으니, 저 선현으로 하여금 생사의 바다에서 나오게 하고 최후변(最後邊)을 얻어 열반계에 머물게 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 없다.
내가 먼 예전 생사의 바다 가운데에서 아직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갖추었고 생노병사와 우비고뇌를 끊지 못하였으며 지혜와 좋은 생각이 없이 축생 안에 있으면서도, 능히 저 선현 바라문과 구시나성의 모든 장사들을 위하여서 스스로 몸과 목숨을 버린 것을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서 말하리니, 자세히 들으라.
022_0883_a_07L佛告苾芻汝等當知此未希我今已斷根本三毒解脫生老病死愁憂苦惱具一切智於諸境界得大自在令彼善賢出生死海得最後邊住涅槃處不足爲難我於往昔生死中具貪未斷生老病死憂悲苦惱無有智慧能善思量在傍生內尚能爲彼善賢梵志及拘尸那城諸壯士等自捨身命我爲汝說宜應諦聽
022_0883_b_01L먼 예전 큰 산택(山澤)에 한 사슴의 왕이 있어 천 사슴이 둘러싸고 숲에 의지하여 살았는데, 큰 지혜가 있어서 미리 기회에 따라서 마땅히 해야 할 것을 알았다.
그것들이 있는 곳에 사냥꾼이 와서 보고 왕에게 알리니, 왕이 군사로 포위하였다. 사슴의 왕이 생각하였다.
‘내가 만약 구제하지 않으면 뭇 사슴이 반드시 사냥꾼에게 죽을 것이다.’
사슴의 왕이 사방을 둘러보면서 무슨 방편이 없을까 하다가 드디어 보니, 깊은 산 밑에 시냇물이 급히 골짝으로 흘러 나가는데 모든 사슴들은 약하여서 건널 수가 없었다.
022_0883_a_16L乃往昔時於大山澤有一鹿王千鹿圍繞依林而住有大智慧豫識機宜於所居處獵者來見而往告王時王以兵周遍圍繞鹿王作念我若不能救濟衆鹿必被獵人之所屠害爾時鹿王四顧瞻望而作是念我今作何方便能令群鹿免斯苦厄遂見深山下有㵎水駛流出谷諸鹿羸弱不能浮趒
사슴 왕이 시내에 들어가서 흐름을 가로막고 서서 큰 소리로 뭇 사슴에게 외쳤다.
‘너희들은 빨리 와서 내 등을 밟고 저쪽 언덕으로 건너뛰어라. 그렇게 하면 반드시 살게 되지만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잡히어 죽게 되리라.’
이리하여 뭇 사슴이 차례로 모두 큰 사슴의 등을 밟고 다 내를 건너서 위급한 난을 면하였다. 뭇 사슴의 발굽에 밟혀서 사슴의 왕은 등가죽이 뚫어져 피와 살이 모두 없어지고 결국 등뼈만 남아 비록 고통이 극심했으나, 마음에 퇴전함이 없어서 뭇 사슴을 모두 편안하게 건네어 주었다.
그리고는 아직 건너지 못한 자는 없는가 하고 돌아보니, 뭇 사슴 중에 새끼사슴이 한 마리 있어서 건너지 못하였다.
022_0883_b_02L鹿王入㵎撗流而住作大音聲普告群鹿汝等速來可從此岸擲上我背趒於彼岸必得存活若不爾者當遭屠害於是群鹿次第悉踏大鹿王脊皆越駛河得離危難由諸群鹿蹄甲踐踏鹿王皮穿血肉皆盡唯餘脊骨雖極苦痛心無退轉悉令群鹿安隱得渡仍懷顧戀誰未渡者於群鹿中有一鹿兒不能趒渡
그때 사슴의 왕은 비록 극심한 고통을 받으나, 오히려 불쌍한 생각을 품고 자신을 돌보지 않고 물에서 나와 어린 사슴을 제 등 위에 얹고 저쪽 언덕에 건네어 주었다.
사슴 왕이 두루 살피어서 다 건넌 것을 알고는 기력이 다하여 죽게 되었는데, 그때 서원을 세웠다.
‘내가 뭇 사슴과 이 새끼 사슴을 죽음에서 구제하는 데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았사오니, 원컨대 내가 내세에 위없는 정등각을 이룰 때 저들로 하여금 생사의 그물에서 벗어나 최후의 미묘한 열반자리에 두게 하여지이다.”
022_0883_b_10L爾時鹿王雖受極苦尚懷哀念不顧自身從水而出遂取鹿兒置於脊上渡至彼岸鹿王遍觀知渡盡已氣力將竭臨命終時而發誓願我救群鹿及此鹿兒救濟死厄不惜身命願我當來得成無上正等覺時令彼得渡生死羅網置最後邊妙涅槃處
부처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 그때 사슴의 왕이 곧 나였고, 뭇 사슴은 구시나성의 장자들이며, 그 새끼 사슴이던 자가 곧 이 선현이니라.
또 비구들아, 내가 지혜가 없었고 축생 안에 있었을 때 숨을 헐떡이면서 지독한 고통을 받아서 사지와 뼈마디가 분해되는 순간에도 선현을 구제하여 안전하게 하였다.
022_0883_b_17L佛告諸苾芻意云何勿生異念往時鹿王者卽我身是其群鹿者拘尸那城諸壯士是其鹿兒者卽善賢是又諸苾芻如我無智在傍生內喘息不安受諸苦毒皮肉支節分解之時救濟善賢令至無畏
022_0883_c_01L너희들은 잘 들으라.
먼 예전에 바라니사에 범수(梵授)라는 국왕이 있어 법으로 세상을 다스렸으니, 자세한 것은 경에 말씀한 것과 같다.
그 왕에게 지혜로운 말이 있어서 미리 앞일을 아니, 이웃 나라들이 공경하고 두려워하여 모두 조공을 바쳤더니라. 그런데 그 말이 죽으니 그때 모든 소왕(小王)들이 사신으로 하여금 통보하기를, ‘그대 범수왕이여, 이제는 세납을 우리에게 나눠 주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성에서 나갈 수 없다. 만약 어긴다면 우리들이 같이 가서 그대의 나라를 파멸하리라’고 하였다.
022_0883_b_23L汝等善聽乃往古昔婆羅痆斯時有國王名曰梵授以法化世廣如經說王有智馬預知前事鄰國敬畏悉來朝貢馬旣命終時諸小王令使報曰汝梵授王今可輸稅分與我等若不爾者不得出城如見違者我等同來破滅其國
왕이 그 사신에게 말하기를, ‘내가 세(稅)도 안 보내고 성에서 나가지도 않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한편 국내에서 지혜로운 말을 찾아 구하게 하더니, 그 뒤 어느 곳에서 드디어 획득하였다.
어느 봄철 화초가 피어 번영하고 뭇 새의 울음이 조화되어 대단히 즐거웠는데, 그때 왕이 지혜로운 말을 타고 채녀들을 거느리고 꽃다운 동산에서 즐기며 놀고 있었다. 그때 모든 소왕들이 범수왕이 모든 신하들과 궁의 채녀들을 데리고 밖에서 두려운 것이 없이 놀고 있는데 아직 성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듣고, 서로 모계하여 각기 사병을 거느리고 성문 머리에 이르렀다.
022_0883_c_06L王告使曰我不送稅亦不出城遂於國內訪求智馬後於異處遂便獲得時屬春序卉木敷榮群鳥和鳴甚可愛樂王乘智馬將諸婇女遊適芳園歡娛受樂時諸小王聞梵授王與諸臣佐及宮婇女在外遊戲情無所懼未卽入城相與謀計各嚴四兵至城門首
대신이 왕에게 아뢰었다.
‘모든 소왕들이 조정의 명에 공경하지 않고 감히 반란을 일으켜 가지고 와서 성문을 두드리오니, 원컨대 경비를 하옵소서.’
왕이 듣고는 명령하기를, ‘지혜로운 말을 찾고, 속히 사병을 엄정히 하라. 내가 스스로 토벌하리라’고 하였다.
그때 왕이 말을 타고 군사를 엄히 하면서 무리들에게 맹세하기를, ‘저들과 싸우리라’고 하였다.
왕이 위력을 믿고 혼자 선봉에 있다가 적군의 창에 말이 찔리니, 창자와 위가 밖으로 나와서 고통이 심하여 곧 죽게 되었다.
022_0883_c_13L大臣白王諸小國王不恭朝命敢興逆亂來扣城門願見警備王旣聞已勅索智馬速嚴四兵我自討擊時王乘馬嚴兵誓衆共彼鬪戰王恃威力獨處先鋒遂被賊軍以㮶中馬腸胃皆出受諸楚毒衆苦難堪形命無幾
022_0884_a_01L말이 생각하길, ≺왕이 곤액을 만났으니 내가 만약 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마땅히 고초를 참고 왕이 액을 면하도록 성문의 안전한 곳으로 가리라≻ 하고 둘러보니, 성으로 들어갈 길이 없었다.
그런데 이 성 밖에 묘범(妙梵)이라는 큰 욕지(浴池)가 있는데, 왕의 궁궐에 가까웠고 그 못에는 청ㆍ황ㆍ적ㆍ백의 네 가지 연꽃이 가득히 있었다.
이때 지혜로운 말이 목숨을 아까와하지 않고 왕을 태운 채 못 속의 연잎을 밟고 솟구쳐 올라서 바로 궁중으로 들어갔다.
이리하여 왕이 겨우 내리자 말은 곧 목숨이 끊어졌다.
022_0883_c_19L仍作是念王遭困厄我若不救是所不應宜忍苦楚令王免厄得至城門到無畏處作是念已周迴顧望無入城然此城外有大浴池名曰妙梵王宮闕於其池中有四蓮花靑黃赤白皆悉遍滿于時智馬不顧身命躍池中踐荷葉上負王度難直入宮時王纔下馬便命絕
그때 모든 소왕이 다투어 동산으로 들어가서 샅샅이 찾았으나, 못 찾고 군사를 돌리어 약탈하면서 돌아갔다.
범수왕이 위급했던 액을 면하고 목숨을 부지하니, 바라니사의 모든 대신들과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만약 능히 찰제리 관정대왕의 목숨을 구한 자가 있다면 어떻게 그 은혜를 상 주어야 할까.’
신하들이 아뢰었다.
‘가히 나라를 반분할 만합니다.’
022_0884_a_04L時諸小王競入園林處處尋覓竟不能得迴軍劫掠各還本居時梵授王旣免危厄得存性命告婆羅痆斯諸大臣等及衆人曰若有能救剎帝利灌頂大王命者如何恩賞諸臣白王可分半國
왕이 말하였다.
‘이 지혜로운 말이 내 목숨을 온전히 하여 주고 말은 이제 죽었으니, 어떻게 갚는단 말인가.’ 
‘마땅히 그 지혜로운 말을 위하여 성의 네 문에 때 아닌 백련화회(白蓮花會)를 열고 널리 혜시(惠施)를 행하여서 성대히 복업을 닦음으로써 그 혼의 길을 열어 주옵소서.’
‘매우 좋다. 마땅한 때에 빨리 하리라.’
왕이 곧 태자와 중궁 채녀와 신하와 백성들로 하여금 거리를 장엄하여 향과 꽃, 번기[幡]ㆍ일산[蓋]을 펴 진열하고 등불을 다니, 그것이 어디에나 가득하여 마치 환희원처럼 좋았다.
022_0884_a_09L此之智馬能全我命馬今旣死欲何以報諸臣荅言應爲智馬於城四門宜作非時白蓮花會廣行惠施盛修福業以資魂路王言甚善宜時疾作時王卽令太子中宮婇女臣佐吏民莊嚴衢路布列香花幡蓋明燈在處懸設無不充滿如歡喜園甚可愛樂
왕이 북을 치게 하여 원근에 알리었다.
‘내가 내일 지혜로운 말을 위하여서 성의 네 문에 때 아닌 백련화회를 열고자 한다. 마땅히 서로 알리어서 법회 장소로 모여 나의 공양을 받도록 하여라.’
때가 되어 구름처럼 모인 무리들에게 필요한 것을 널리 뜻에 맞게 베풀었느니라.
너희들 비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때 지혜로운 말이 곧 나였더니라. 내가 저 왕을 위하여서 모든 고초를 받고 몸뚱이가 분해되는데도 신명을 아끼지 않고 오히려 능히 구제하여 위급한 액난을 여의게 하였느니라.”
022_0884_a_16L王令擊鼓宣告遠近我於明日欲爲智馬於城四門營建非時白蓮花會宜可告知集法場所受我供養時至雲集隨須給與普令稱意汝等苾芻於意云何彼時智馬卽我身是我爲彼王受諸苦楚身形分解不顧身命尚能救濟令離危厄
022_0884_b_01L그때 비구들이 또 의심이 있어서 세존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비구 선현이 먼저 어떠한 업을 지었기에 이제 스승님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나이까?”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스스로 지은 업을 이제 도로 제가 받은 것이니라.자세한 말씀과 게송은 다른 데와 같다.
너희들 비구야, 먼 예전 이 현겁 중에 인간의 수명이 2만 세일 때, 10호를 구족하신 가섭파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셔서 바라니사의 신선이 떨어진 곳인 시록림에 계셨더니라.
022_0884_a_23L時諸苾芻又復有疑請世尊曰大德具壽善賢先作何業今爲大師最後弟子佛告諸苾芻汝等當知自所作業今還自受廣如餘處乃至說頌等苾芻乃往古昔此賢劫中人壽二萬歲時有佛出世名迦攝波十號具在婆羅痆斯仙人墮處施鹿林中
그때 저 부처님께 외손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무우(無憂)였다. 해탈을 구하여서 출가하였으나, 해탈의 과보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8정도를 부지런히 닦지 않고 많은 때가 지났는데도 필경 아무것도 얻음이 없이 인간에 노닐면서 아무 데서나 여름 안거를 하였다.
그때 저 여래가 인연이 있는 중생을 다 제도하고 할 일이 끝나니, 섶이 다하여 불이 꺼지는 것처럼 그 밤중에 장차 열반에 드시게 되었다.
022_0884_b_07L時彼如來正等覺有外孫子名曰無憂求解脫故而爲出家謂解脫果自然可得於八正道而不勤修經歷多時竟無果證遊行人間隨處作夏時彼如來有緣皆度所作已辦如薪盡火滅於其中夜將入涅槃
이때 저 비구는 무우수 밑에 있었는데 이 나무의 신이 가섭파여래께서 열반하신다는 것을 듣고 슬피 울어서 그 눈물이 무우의 몸에 떨어지니, 비구가 쳐다보면서 수신에게 왜 그렇게 우느냐고 물었다.
수신이 대답하기를, ‘오늘 밤중에 가섭파여래께서 열반하신다’고 하니, 비구가 이 말을 듣고 화살이 심장에 들어온 듯 마음이 아파서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022_0884_b_13L時彼苾芻在無憂樹下而此樹神聞迦攝波如來當般涅槃悲泣雨淚霑無憂身芻仰觀問其神曰有何所以如是悲樹神對曰今日中夜迦攝波佛將入涅槃時彼苾芻聞如是語情懷痛切如箭入心悲啼號哭發聲大喚
022_0884_c_01L그러자 수신이 도로 물었다.
‘왜 그렇게 슬피 우는가?’
‘가섭파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나의 외할아버지이신데, 내가 비록 의지하였으나 부지런히 닦지 않았다. 이제 여기서는 멀리 떨어진 거리이고 예경을 하려 해도 나는 범부이기 때문에 빨리 갈 힘이 없으니 그래서 운다.’
‘그렇다면 내게는 힘이 있으니, 그대를 빨리 가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처님을 뵈오면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나는 아주 용맹하다. 만약 부처님을 뵙는다면 반드시 능히 의지하고 수행하여서 이로운 과보를 얻으리라.’
022_0884_b_19L神問曰何故悲啼對曰迦攝波如來正等覺是我親舅我雖依附而不勤修去此旣遠難申禮敬我是凡夫無力速往是以悲哭樹神報曰然我有力令仁疾至不知見佛得有益不苾芻報曰我極勇猛若見佛者必能依行證獲果利
이때 수신이 신통력으로 이 비구를 데려다가 금방 부처님 처소에 놓았다.
이리하여 부처님을 뵙고는 청정한 마음을 내고 넓고 큰 원을 일으키니, 저 여래가 그의 근성을 따라서 묘한 법을 설하셨다.
아라한의 과를 얻은 그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먼저 열반하였느니라.
022_0884_c_03L是時樹神以神通力將此苾芻疾至佛所旣見佛已發淸淨心起廣大願時彼如來隨其根性爲說妙法證阿羅漢果不忍見佛入般涅槃是故於先而取滅度
그때 저 수신이 세존과 비구가 열반하신 것을 보고는 연모하는 마음을 품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제 이 비구가 수승한 이익을 얻었으니, 다 나 때문이다. 이 공덕으로 원컨대 내가 내세에 가섭파부처님께서 마납바에게 수기하신 대로 백성의 수명이 백 세일 때 정각을 이루어서 호를 석가모니라고 할 그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 나는 성문으로 무학과(無學果)를 얻고는 먼저 열반하여지이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때의 수신이던 자가 곧 지금의 선현이니라. 이러므로 언제든지 악우를 멀리 하고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배울지니라.”
022_0884_c_07L時彼樹神旣見世尊及苾芻涅槃已情懷戀慕作如是念今此具壽所獲勝利皆由我得以此功德願我來世迦攝波佛所授摩納婆記人壽百歲得成正覺號釋迦牟尼彼涅槃時我得聲聞無學果已在先滅度佛告諸苾芻汝意云何時天神者今善賢是由是義故於一切時遠離惡友近善知識應如是學
그때 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고요한 곳에서 이런 생각을 하였나이다. 선지식의 힘은 범행의 반은 된다. 착한 벗 때문에 나쁜 벗을 멀리 여의니, 이런 뜻에서 착한 벗의 힘은 범행의 반은 되는가 하나이다.”
022_0884_c_16L時阿難陁白佛言世尊我於靜處作如是念善知識者是半梵行諸修行者由善友力方能成辦得善友故遠離惡友以是義故方知善友是半梵
022_0885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선지식을 반범행(半梵行)이라고 하지 말라. 왜 그러한가. 선지식의 힘은 범행의 전부이니, 이 때문에 능히 악지식을 여의고 모든 악을 짓지 않고 항상 여러 가지 선을 닦아서 순일하고 청백하게 원만한 범행의 실상을 구족하는 것이니라. 이러한 인연으로 만약 좋은 도반(道伴)을 얻어서 그와 더불어 같이 있으면 열반에 이르기까지 일이 되지 않음이 없느니라. 이러므로 범행의 전부라고 하는 것이다.
왜 그러한가. 아난타야, 내가 선지식으로 말미암아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생ㆍ노ㆍ병ㆍ사ㆍ우ㆍ비ㆍ고ㆍ뇌를 모두 해탈하게 한 것이다. 만약 착한 벗을 여의었던들 이와 같은 일이 없었으리라.
아난타야, 내가 말한 바에 마땅히 부지런히 닦아 배울지니라.”
022_0884_c_21L佛言阿難陁勿作是語善知識者是半梵行何以故善知識者是全梵由此便能離惡知識不造諸惡常修衆善純一淸白具足圓滿梵行之由是因緣若得善伴與其同住至涅槃事無不辦故名全梵行何以阿難陁我由善知識故令諸有情於生老病死憂悲苦惱皆得解脫若離善友無如是事阿難陁於我所說應勤修學
그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뜻에 의하여 앞으로는 가볍게 외도를 제도하여 출가시키고 계를 주고 하지 말라. 석가족이나 불[火]을 섬기는 유계외도(留髻外道)는 제외한다.
만약 외도의 옷을 입고 와서 출가와 구족계를 받기를 구하거든 장애 없는 법을 물어서 이 사람에게 마땅히 줄지니라. 왜냐하면 이것은 나의 친척과 기연(機緣)이 있기 때문이며, 그 불을 섬기는 사람은 업용(業用)이 있고 인(因)이 있고 연(緣)이 있고 노력의 결과가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니라. 이들과는 수고롭게 함께 머무르지 않아도 곧 출가를 시키고 아울러 계도 받게 할지니라.
022_0885_a_07L爾時佛告諸苾芻曰由是義故從今已去不應輒度外道出家幷受近圓除釋迦種及事火留髻外道若披外道服來求出家及受近圓者問無障此人應與何以故此是我親有機緣故其事火人說有業用有因有緣有策勵果故此等不勞共住卽與出家幷受近圓
만약 다른 외도의 무리가 와서 출가와 계 받기를 구하거든 그 친교사가 마땅히 의복을 주고 승려의 떳떳한 밥을 먹이면서 4개월간 함께 있을지니라. 만약 그 사람의 성품과 행동을 관찰하여서 고르고 부드러워서 제도할 만한 자이거든 마땅히 출가와 구족계를 줄지니, 이와 같이 마땅히 알지니라.”
022_0885_a_15L若是自餘外道之類求出家及近圓者其親教師應與衣食僧常食四月共住若觀其人性行調柔堪濟度者應與出家幷近圓如是應知
022_0885_b_01L또 너희 비구들아, 만약 능히 현재나 미래 세상에 이락(利樂)을 주는 법이면 너희들은 마땅히 수지 독송하고 남을 위하여 연설하여서 폐하여 잊음[廢忘]이 없도록 할 것이니라. 그것은 범행을 세상에 오래 머물게 하여서 인간과 천상을 안락하게 하고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고자 함이니라.
그러한 법이란 어떠한 것인가. 이를테면 계경(契經)ㆍ응송(應頌)ㆍ기별(記別)ㆍ풍송(諷頌)ㆍ자설(自說)ㆍ인연(因緣)ㆍ본사(本事)ㆍ본생(本生)ㆍ방광(方廣)ㆍ희유(稀有)ㆍ비유(譬喩)ㆍ논의(論議)이다. 이 12분교를 만약에 능히 수지 독송하고 설한 것과 같이 수행한다면 미래에 장구한 이락이 생길 것이며 뭇 생물을 사랑하게 되고 불법이 오래 머무를 것이니라.
022_0885_a_19L復次汝等苾芻若法能於現在及未來世生長利樂者汝等應當受持讀爲他演說勿使廢忘欲令梵行得久住世安樂人天利樂饒益諸衆生此法是何所謂契經應頌記別自說因緣本事本生方廣希有論議此十二分教若能受持讀誦如說行者能於現未生長利樂乃至慈愍群生佛法久住
너희들 비구야, 내가 열반한 뒤에 이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에겐 이제 큰 스승님이 없으시다.’
그러나 너희들은 그런 소견을 일으키지 말라. 내가 너희들로 하여금 매양 반월마다 바라제목차(波羅底木叉)를 설하게 하였으니, 마땅히 알라. 이것이 곧 너희들의 큰 스승이며 이것이 너희들 의지처로서 내가 세상에 머무는 것과 다름이 없느니라.
또 오늘부터 젊고 아래인 비구는 어른이고 나이 많은 비구에게 그 씨족과 성명을 부르지 말고 마땅히 대덕이라고 하거나 혹은 구수라고 부를 것이며, 늙은 비구는 젊은 자를 마땅히 구수라고 부를지니라.
022_0885_b_05L汝等苾芻我涅槃後作如是念我於今日無有大師汝等不應起如是見我令汝等每於半月說波羅底木叉當知此則是汝大師是汝依處若我住世無有異也又始從今日小下苾芻於長宿處不應喚其氏族姓字應喚大德或云老大苾芻應喚小者爲具壽
그리고 연상인 비구는 젊은이에게 마땅히 가엾어 하는 생각으로 덮고 보호하여 인자한 마음을 내고 혹은 의발과 발락(鉢絡)ㆍ허리띠 따위로 함께 서로 공급하여 모자라는 일이 없이 하여라.
그리고 교수하고 독송하고 참선[禪思]을 하여 날로 더함이 있게 하여라. 이와 같이 하여야 능히 나의 법이 늘어나게 되지만 만약 그렇지 않으면 법이 속히 없어지리라.
022_0885_b_12L然大苾芻於小者處應可存情哀憐覆護生慈念心或以衣鉢鉢絡腰絛共相濟給勿令闕事或復教授讀誦禪思使有日益如是能令我法增長若不爾者法當速滅
022_0885_c_01L또 너희들 비구야, 이 지방의 네 곳에 만약 청정한 믿음이 있는 남녀라면 몸이 다하도록 항상 유념하여 공경심을 낼지니라. 그 네 곳이란, 첫째는 부처님 탄생처요, 둘째는 정각을 이룬 곳이며, 셋째는 법륜을 굴린 곳이요, 넷째는 열반에 든 곳이니라. 만약 이 네 곳에 혹 자신이 직접 예배하거나, 혹 멀리 치경(致敬)하여 정성을 다하고 청정한 믿음을 내어서 항상 마음을 매어 두는 자는 목숨이 다한 뒤에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리라.”[이 서방에서는 여래의 일대(一代) 50여 년 거주하시던 곳을 친히 볼 수 있다. 여덟 곳이 있으니, 첫째는 본생처(本生處)요, 둘째는 도(道)를 이루신 곳이요, 셋째는 법륜을 굴리신 곳이요, 넷째는 취봉산(鷲峯山)이요, 다섯째는 광엄성(廣嚴城)이요, 여섯째는 하늘로부터 내려오신 곳이요, 일곱째는 기수원(祇樹園)이요, 여덟째는 쌍림열반처(雙林涅槃處)이다. 넷은 정해진 장소이고 나머지는 정해진 장소가 아니다. 총체적으로 포섭하여 게송으로 읊으면 다음과 같다. 탄생과 성도와 법을 굴림과 취봉산과 광엄성과 하강한 곳과 기수원과 쌍림처이니, 진실로 한번이라도 생각하면 복이 천금보다 수승하니라.]
022_0885_b_17L又汝等苾芻此地方所有其四處若有淨信男子女人乃至盡形常應繫念生恭敬心云何爲四一謂佛生處二成正覺處三轉法輪四入大涅槃處若能於此四處或自親禮或遙致敬企念虔誠生淸淨信常繫心者命終之後必得生天比於西方親見如來一代五十餘年居止之處有其八所一本生處二成道處三轉法輪處鷲峯山處五廣嚴城處六從天下處七祇樹園處八雙林涅槃處四是定處餘皆不定攝頌曰生成法鷲廣下祇林虔誠一想福勝千金
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의심이 있거든 모두 물으라. 만약 불보ㆍ법보ㆍ승보와 고ㆍ집ㆍ멸ㆍ도의 4성제에 의문이 있다면 내가 대답하여 주리라.”
아난타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알기로는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의심이 있거든 물으라고 하셨사오나, 이 대중 가운데에는 한 사람도 불보ㆍ법보ㆍ승보나 고제ㆍ집제ㆍ멸제ㆍ도제에 의혹이 있어서 다시 물을 자가 없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다. 착하다. 아난타야, 네가 능히 여실히 통달하고 이런 말을 하는구나. 이 무리 가운데는 내가 지혜로 관찰하니 4제와 3보에 실로 의심이 없다. 이것은 여래의 최후의 일이니라.”
022_0885_c_03L復次佛告諸苾芻汝等有疑今悉應若於佛法僧寶苦集滅道四聖諦有疑問者我當爲荅時具壽阿難陁白佛言世尊如我今者解佛所說命諸苾芻有疑當問此衆中竟無一人於佛法僧寶苦集滅道諦有懷疑惑更須問者佛言善哉阿難陁汝能如實通達作如是語於此衆內我以智觀於諦寶中實無疑者此是如來最後所作
그때 여래께서 크게 가엾이 여기시기 때문에 드디어 웃옷을 벗어 그 신상(身相)을 나타내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부처님의 몸을 보아라. 너희들은 이제 부처님의 몸을 보아라. 무슨 까닭이냐.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만나기 어려움이 우담발라꽃과 같으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다 잠잠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법이 다 이러하니라. 모든 것은 덧없느니라. 이것이 나의 최후의 가르침이다.”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마음을 편안히 생각을 바르게 하시고 초정려(初靜慮)에 드셨다가 여기서 일어나셔서 순차로 제2 정려에 드셨고, 내지 비상비비상처와 멸수상정(滅受想定)에 들어가셔서 고요히 잠잠하셨다.
022_0885_c_13L爾時如來大悲愍故遂去上衣現其身相告諸苾芻汝等今者可觀佛身汝等今者可觀佛身何以故如來正等覺難可逢遇如烏曇跋羅花時諸苾芻咸皆默然佛言法皆如是諸行無是我最後之所教誨作是語已安心正念入初靜慮從此起已順次第入第二靜慮乃至非想非非想處及滅受想定寂然宴默
022_0886_a_01L그때 아난타가 존자 아니로타(阿尼盧陀)에게 물었다.
“이제 우리 스승님께서 열반에 드셨는가, 안 드셨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아직 열반에 들지 않으셨소. 다만 멸수상정에 머무시는 거요.”
아난타가 말하였다.
“내가 일찍이 부처님으로부터 친히 이 말씀을 들었소. 만약 부처님 세존께서 변제정(邊際定)에 드셔서 고요히 움직이지 않으시면 곧 세간의 눈이 닫히고 반드시 열반에 드신다고 하셨소.”
022_0885_c_22L時阿難陁問尊者阿尼盧陁曰今我大師爲入涅槃爲未入耶荅曰佛未涅槃但住滅受想定阿難陁言我曾從佛親聞此語若佛世尊入邊際定寂然不動從此無閒世閒眼閉必入涅槃
그때 세존께서 멸수상정에서 나오셔서 거슬러서 차례로 비상비비상처에 드시고, 비상비비상처에서 나오셔서 무소유처에 드시고, 다음은 식무변처에 드시고, 다음은 공무변처에 드시고, 다음은 제4정려에 드셨으며, 제3ㆍ제2를 거쳐서 초정려에 드셨다.
그리고 다시 초선에서 나와서 도로 제2ㆍ제3ㆍ제4 정려에 드셔서 고요히 움직이지 않고 문득 남음이 없는 미묘한 열반계에 드셨다.
그때 세존께서 막 열반하시자 곧 대지가 진동하고 흐르는 별이 낮같이 나타나서 모든 곳이 환하였고, 허공 중에서는 모든 하늘이 북을 울렸다.
022_0886_a_05L爾時世尊從滅受想定出逆次第入非想非非想處從非想非非想出入無所有處次入識無邊處次入空無邊處次入第四靜慮入第三入第二入初靜慮從初禪出還入第二第三第四靜慮寂然不動便入無餘妙涅槃界
022_0886_b_01L그때 구수 대가섭파가 왕사성 갈란택가 못 죽림원(竹林園)에 있다가 대지가 진동함을 보고 곧 생각을 가다듬어 무슨 일인가를 관찰하니, 문득 여래가 대원적에 드시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게 이제 큰 스승님이 없으니 오직 법에 의지하여 살아야겠구나. 모든 것이 법이 그러한데 알고 있지만도 무슨 말을 하랴.’
그러다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기 승신(勝身)의 아들 미생원왕은 신앙의 뿌리가 처음으로 났으니, 그가 만약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것을 들으면 반드시 뜨거운 피를 토하고 죽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이제 마땅히 미리 방편을 베풀리라.’
022_0886_a_11L爾時世尊纔涅槃後大地震動流星晝現諸方熾然於虛空中諸天擊鼓時具壽大迦攝波在王舍城羯蘭鐸迦池竹林園中見大地動卽便斂念觀察何事便見如來入大圓寂自念我今旣無大師唯依法住諸行法爾知更云何復作是念此未生怨王勝身之子信根初發彼若聞佛入涅槃必嘔熱血而死我今宜可豫設方便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성중의 행우 대신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아십니까.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하셨습니다. 미생원왕은 신앙의 뿌리가 처음으로 났으니, 그가 만약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것을 들으면 반드시 뜨거운 피를 토하고 죽을 것입니다.
내가 이제 미리 방편을 베풀 것을 순서대로 말할 것이니, 당신은 이제 빨리 한 동산으로 가서 훌륭한 전당 안에 부처님의 근본 인연을 그리되, 보살이 예전에 도사천궁에 계신 일과 장차 하생하고자 하여 그 5사(事)를 관한 것과 욕계의 천자가 어머니의 몸을 세 번 청정하게 한 것과 코끼리의 모양으로 어머니의 배에 탄생한 것과 탄생한 뒤에 성을 넘어서 출가한 것과 고행 6년 만에 금강좌에 앉아서 보리수 밑에서 정각을 이룬 것입니다.
022_0886_a_21L作是念已卽命城中行雨大臣今知不佛已涅槃未生怨王信根初彼若聞佛入涅槃者必嘔熱血而我今宜可預設方便卽依次第而爲陳說仁今疾可詣一園中於妙堂殿如法圖畫佛本因緣菩薩昔在睹史天宮將欲下生觀其五事欲界天子三淨母身作象子形託生母腹誕之後踰城出家苦行六年坐金剛菩提樹下成等正覺
다음은 바라니사국에 이르러서 다섯 비구를 위하여 3전(轉) 12행상(行相)의 4제 법바퀴를 굴린 것과 다음은 실라벌성에서 인천중(人天衆)을 위하여 대신통을 나타낸 것과 다음은 삼십삼천에 가서 어머니 마야를 위하여 널리 법요(法要)를 펴 설하시고 보배 계단 세 길[寶階三道]로 섬부주에 내려오시니 승갈사성(僧羯奢城)에서 인천의 대중이 갈앙(渴仰)한 것과 모든 나라 곳곳에서 중생을 교화하고 이익이 두루하매 장차 원적(圓寂)에 나아가려 하여 드디어 구시나성에 이르러 사라쌍 숲에서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서 대열반에 드신 여래 일대의 교화하신 자취를 그리시오.
022_0886_b_08L次至婆羅痆斯國爲五苾芻三轉十二行四諦法次於室羅伐城爲人天衆現大神次往三十三天爲母摩耶廣宣法寶階三道下贍部洲於僧羯奢城人天渴仰於諸方國在處化生利益旣周將趣圓寂遂至拘尸那城娑羅雙樹北首而臥入大涅槃如來一代所有化迹
그림이 다 되거든 다음은 여덟 개의 함을 만들되, 사람이 들어갈 만큼의 용량으로 하여 먼저 일곱 함에는 생소(生蘇)를 가득히 채우고 제8의 함에는 우두전단의 향수를 넣어서 그 전당 곁에 놓아두시오.
그리고 만일 왕가(王駕)가 나오거든 왕에게 아뢰기를 ‘잠시 신가(神駕)를 돌리어 방원(芳園)으로 나아가서 그림을 보십시오’ 하여, 왕이 보고 나서 이것은 무엇을 나타낸 것이냐고 묻거든 왕을 위하여 그 그림을 도사천에서 시작하여 모태에 내리어 마지막에 쌍 숲에 이르러서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운 것까지를 설명하시오.
왕이 이 말을 듣고는 곧 정신을 잃고 땅에 구르면 속히 첫째 함에 옮겨 놓으시오. 첫째, 둘째, 셋째, 넷째, 그리고 일곱째도 이와 같이 옮겨놓고 마지막 향수를 넣은 함에 안치하면 왕은 곧 소생하실 것이오.”
022_0886_b_16L旣圖畫已次作八函與人量等置於堂側前七函內滿置生酥八函中安牛頭旃檀香水若因駕出可白王言暫迂神駕躬詣芳園所觀其圖畫時王見已問行雨言此述何事彼卽次第爲王陳說一如圖畫始從睹史降身母胎終至雙林北首而臥王聞是語卽便悶絕宛轉于地可速移入第一函中如是一四乃至第七後置香水王便蘇息
이때 존자가 이렇게 차례로 가르치고는 구시나성으로 갔다. 행우 대신은 존자가 가르친 대로 차례로 모두 하고는, 왕이 외출할 때 아뢰었다.
“원컨대 대왕님은 잠시 신가를 돌리어 동산 속을 구경하소서.”
왕이 동산에 이르러서 보니 그 전당 안에 새로 이상한 그림이 있는데, 처음 탄생으로부터 내지 쌍 숲에 누우신 것이었다. 왕이 신하에게 물었다.
“어찌 세존께서 열반에 드셨다는 말인가?”
022_0886_c_02L是時尊者次第教已往拘尸那城行雨大臣一如尊者所教之事次第作已時王因出大臣白言願王暫迂神駕遊觀園王至園所見彼堂中圖畫新異從初誕乃至倚臥雙林王問臣曰可世尊入涅槃耶
022_0886_c_01L이때 행우는 잠잠히 대답이 없었다.
왕이 이것을 보고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으신 것을 알고 곧 기절하여 땅에 구르니, 신하가 곧 생소를 넣은 함 속으로 옮겨 놓았다. 이렇게 하여 제7함까지 하고 향수에 넣으니, 여기서 왕이 차츰 소생하였다.
022_0886_c_08L是時行雨默然無王見是已知佛涅槃卽便號咷悶絕宛轉于地臣卽移擧置酥函中是至七方投香水從此已後王漸蘇息
그때 여래께서 열반에 드실 때 사라쌍수에서 꽃이 떨어져서 금구(金軀)를 덮으니, 어느 비구가 이것을 보고는 게송을 설하였다.
022_0886_c_11L爾時如來入涅槃時娑羅雙樹名花下散彌覆金軀時有苾芻見斯事已而說頌曰

세존께서 열반하실 때
훌륭한 사라나무여
가지를 숙여 그늘을 드리우고
또 훌륭한 꽃을 흩는구나.
022_0886_c_14L世尊涅槃時
最勝娑羅樹
低枝下垂蔭
復散以名花

그때 제석천이 또 게송을 설하였다.
022_0886_c_16L時天帝釋亦說頌曰

모든 것은 덧없어
생멸하는 법이라.
생과 멸이 없어지면
적멸(寂滅)이 낙일세.
022_0886_c_17L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범천왕이 또 게송을 설하였다.
022_0886_c_19L時梵天王亦說頌曰

모든 세간에
산 것은 다 죽음으로 돌아가니
덧없음의 힘이 가장 크구나.
모든 것은 다 없어지는구나.
022_0886_c_20L於一切世閒
生者皆歸死
無常力最大
諸行盡淪亡

큰 스승님은 세간의 눈으로서
열 가지 힘에 같을 이가 없더니
교화하신 인연이 이미 두루하니
고요히 멸하여 쌍 숲 속에 계시네.
022_0886_c_22L大師世閒眼
十力無與等
化緣旣周遍
寂滅在雙林

그때 존자 아니로타가 또 게송을 설하였다.
022_0886_c_23L爾時尊者阿尼盧陁亦說頌曰
022_0887_a_01L
부처님께 나고 드는 숨이 없으시고
그 마음이 또한 맑고 고요하시네.
세간의 눈은 이제 닫히었네.
고요히 편안하게 움직이지 않으시네.
022_0887_a_01L佛無出入息
其心亦湛然
世眼今已閉
寂然安不動

열 가지 힘을 갖추신 세존께서는
교화를 마치시고 무여(無餘)에 드셨네.
보고 듣는 모든 중생들은
놀랍고 무서워서 모발이 곤두섰네.
022_0887_a_03L世尊十力具
化盡入無餘
見聞諸有情
毛豎心驚怖

그러나 그대들은 낙심하지 말라.
근심도 걱정도 품지 말라.
부처님은 참 해탈을 증득하시고
마치 등불이 꺼지듯이 고요히 드셨네.
022_0887_a_04L汝心莫沈沒
亦勿懷憂惱
佛證眞木叉
譬如燈焰滅

그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 세존께서 열반하신 것을 보고는 각기 슬픈 생각을 품고 혹은 답답하여서 땅에 구르고 가슴을 치면서 크게 울부짖었으며, 혹은 진리를 생각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억제해야 한다. 세존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일체 빛나고 화려하고 사랑스럽고 즐거운 것이 아무리 존중한 것이라 하더라도 결국 덧없는 것이어서 모두 이별하는 것이다’고 하셨다.”
022_0887_a_05L時諸苾芻見佛世尊般涅槃已各懷悲感或有迷悶宛轉于地椎胸大喚心生憂慘或有尋思法理作如是說我等今時宜自裁忍世尊常說一切光華可愛樂事雖是尊重終歸無常悉皆離別
그때 아니로타가 아난타에게 말하였다.
“구수여, 마땅히 대중에 권유하여 각기 자제하여 의식(儀式)을 어기지 말도록 하고 슬피 울부짖지 않게 하시오. 왜냐하면 여기에 현재 백천 겁을 사는 장수하는 하늘 사람들이 와 있는데 그들이 모두 싫어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소.
‘어찌하여 비구가 부처님 세존의 착한 말씀 법률에 출가하였으면서도 능히 모든 덧없는 일을 잘 관찰하지 못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할까.’”
022_0887_a_11L時阿尼盧陁告阿難陁曰具壽宜應勸誘大衆且各裁抑勿乖儀式莫大悲號所以者何於此現有住百千劫長壽諸天皆生嫌恥作如是語云何苾芻於佛世尊善說法律而爲出家不能善觀諸無常事乃生憂苦
022_0887_b_01L아난타가 말하였다.
“여기 그 하늘들의 수가 얼마나 됩니까?”
“이 구시나성에서 금하와 사라쌍 숲과 장사 계관탑에 이르도록 이 사방 둘레 12유선나에 대위덕 하늘이 꽉 차서 지팡이를 세울 만한 빈틈도 없소.
이 모든 하늘이 부처님의 열반하심을 보고 각기 비감을 품고 가슴을 치며 괴로워하다가 땅에 쓰러지기도 하고, 또 서로 깨우쳐서 제지하고 모든 것은 다 덧없어서 마침내 이별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소.”
이때 존자 아니로타가 아난타와 모든 대중을 위하여서 널리 법을 설하면서 날아 밝기에 이르렀다. 이에 비구들은 조용히 들었다.
022_0887_a_17L阿難陁白言此諸天衆其數幾何荅曰此拘尸那城乃至金河及娑羅雙樹至壯士繫冠制底於此四邊周十二踰繕那大威德天悉皆充滿無有空隙可容立杖而此諸天見佛涅槃懷悲感椎胸懊惱悶絕于地亦有如前共相開解且各裁止乃至終歸無常悉皆離別于時尊者阿尼盧陁阿難陁及諸大衆廣說法要乃至天時苾芻等默然聽受
아니로타가 또 아난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 마땅히 구시나성으로 가서 모든 장사들에게, ‘지난 밤중에 여래 큰 스승님께서 이미 남음이 없는 미묘한 열반계에 드셨으니, 당신들은 이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빨리 하여서 후회하지 말도록 하오’ 하고, 또 말하기를, ‘여래 큰 스승님께서 당신들의 성에서 열반에 드셨거늘 당신들은 어찌하여 공양을 올리어 부처님의 자비하신 은혜[慈恩]에 보답하지 않습니까’ 하오.”
아난타가 이 말을 듣고는 곧 큰 옷을 가지고 한 비구를 시자로 데리고 장사들이 모이는 당(堂)으로 가니, 장사 5백 명이 먼저 당에 모여 있었다.
022_0887_b_04L阿尼盧陁復告阿難陁曰汝今宜往拘尸那城告諸壯士昨於中夜如來大師已入無餘妙涅槃界仁等今時所應作者宜當速辦勿爲後悔復重告曰如來大師於汝城邑入般涅槃爾等云何不興供養報佛慈恩時阿難陁聞是語卽持天衣將一苾芻以爲侍者壯士集堂有五百人先在堂處
존자가 말하였다.
“당신들 장사와 모든 대중이여, 여래 큰 스승님께서 이미 지난 밤중에 무여의 미묘한 열반계에 드셨소. 당신들은 이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빨리 하여서 후회하지 말도록 하오.”
또 거듭 말하였다.
“여래 큰 스승님께서 당신네 성읍에서 열반에 드셨거늘 당신들은 어찌하여 공양을 일으켜서 부처님의 자비하신 은혜에 보답하지 않습니까.”
이때 장사들이 이 말을 듣고는 혹 기절하여 땅에 구르고 가슴을 치고 크게 울부짖고 몸이 떨려서 스스로 가누지 못하였으며, 혹은 고성으로 이런 말을 하였다.
“우리가 부처님 처소에서 일찍이 세간은 덧없어서 모두 다 이별한다는 말씀을 들었었다.”
022_0887_b_12L尊者告曰仁等壯士及諸大衆如來大師已於中夜入無餘依妙涅槃界仁等今時所應作者宜應速辦勿生後悔又重告曰如來大師於汝城邑入般涅槃汝等云何不興供養報佛慈恩時諸壯士聞是告已或有悶絕宛轉于地椎胸大喚身體戰慄不能自持或有高聲作如是語我於佛所曾聞是說世閒無常悉皆離別
022_0887_c_01L그때 모든 장사들이 서로 의논하였다.
“마땅히 갖가지 꽃다발과 도향ㆍ말향ㆍ소향과 모든 묘한 물건과 음성ㆍ고악(鼓樂)을 가지고 속히 쌍 숲으로 가서 공양을 올리자.”
그리고 대신(大臣) 보상(輔相)들도 각기 남녀 권속과 대소 친지와 함께 구시나성을 나와 쌍 숲으로 향하였다.
이미 그곳에 이르러 부처님께서 누우신 사자상(師子床) 앞에서 애도의 정을 다하고는, 각기 가지고 온 훌륭한 향과 꽃과 무수한 당기ㆍ번기ㆍ비단ㆍ음식ㆍ진기한 보배를 올리고 모든 음악을 연주하여 널리 공양하였다.
그리고 나서 아난타에게 아뢰었다.
“위없는 법왕께서 이미 원적(圓寂)으로 돌아가셨으니, 이제 장례를 어떻게 모셔야 합니까?”
022_0887_b_21L時諸壯士共相謂曰宜各齎持種種花鬘塗香末香燒香及諸妙物音聲鼓樂速往雙林以申供養幷大臣輔相各與眷屬男女大小親友知識出拘尸城詣雙林所旣至彼已於佛臥處師子牀前盡哀情已各持所有上妙諸香名無數幢幡繒綵飮食奇珍奏諸音樂廣供養已白阿難陁曰無上法王已歸圓寂不知今者葬禮如何
존자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내가 이미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었습니다. 장사에 대한 법은 전륜왕과 같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법은 어떠합니까?”
“먼저 흰 천과 솜으로 몸을 싸고 다음은 천 장의 흰 천으로 두루 몸을 감아서 금관 속에 모시고 향유를 가득히 채워서 금뚜껑을 덮고 전단향목과 해안(海岸)의 모든 향을 쌓아 불사른 뒤에 우유를 뿌려서 불을 끄고 남은 사리가 있으면 금병에 넣어서 큰 길 네거리에 탑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 둘레에는 비단 깃발과 일산을 달 것이며 도향ㆍ말향ㆍ소향과 여러 가지 기악을 연주하여 공경 공양하고 대시회(大施會)를 베푸는 것이니, 이것이 윤왕의 분장법(焚葬法)입니다. 여래 큰 스승님께 대한 것은 이보다 배나 나아야 합니다.”
022_0887_c_07L尊者告曰然我先已奉佛教勅所有葬法如轉輪王問曰其法如何答曰以白疊絮先用裹體次以千張白疊周遍纏身置金棺中盛滿香油覆以金蓋積栴檀木及海岸諸香以火焚燎將牛乳澆火令滅有餘舍利盛以金於四衢大道建窣睹波周帀圍繞懸繒幡蓋塗末燒香奏衆伎樂恭敬供養設大施會此是輪王焚葬之法如來大師倍勝於此
022_0888_a_01L그때 모든 장사들이 이 말을 듣고는 존자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그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나 하루나 이틀 사흘에 능히 이 일을 할 수 없으니, 만약 7일만 머무르면 그대로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이리하여 이때 모든 사람이 곧 앞에 말한 전륜왕의 장례법대로 낱낱이 구비하여 모자람이 없이 하였다.
그리고 구시나성 둘레 12유선나에서 계관탑에 이르기까지 귀의하여 우러러는 한량없는 중생이 구름처럼 모여 왔는데, 각기 향과 꽃과 갖가지 기악 따위의 공양거리를 가지고 왔다.
022_0887_c_17L時諸壯士聞是語已白尊者曰我領其言然非一三日能辦此事若至七日住者如前所爲方可成就答言可爾是時諸人卽便如前依輪王葬法一一備具無有闕少從拘尸那城周圍十二踰繕那乃至繫冠制底有無量歸仰衆生咸來雲集各持香花種種伎樂供養之具
장사의 권속들은 모두 성에서 쌍 숲 사이 사자상 앞으로 나아가서 가지고 온 것을 펴서 진열하고 진심으로 공양하였다.
그때 장사 중에 한 연장자가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여기 모인 대중들이여, 여인은 당기ㆍ번기를 들고 남자는 상여를 메시오. 우리는 갖가지 꽃과 도향ㆍ말향ㆍ소향을 가지고 모든 음악을 연주하면서 따르겠소.
구시나성 서문으로 들어가서 동문으로 나와 금사하(金沙河)를 건너서 장사 계관탑의 뛰어난 곳에 안치하고 화장을 올리겠습니다.”
이때 모든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는 각각 앞을 다투어 금관을 들고자 하였으나, 비록 함께 힘을 다하여도 마침내 움직이지 않았다.
022_0888_a_02L壯士眷屬皆悉出城詣雙樹閒於師子牀前陳設所有盡心供養時壯士中有一耆宿告諸人曰現在大衆女持幢幡男可擎輿我等齎持種種花綵塗香末香燒香及諸音樂從拘尸那城西門而於東門出度金沙河至壯士繫冠制底勝處安置以火焚燒是時諸人聞是語已各各爭前欲擧金棺雖共盡力竟不能動
그때 구수 아난타가 존자 아니로타에게 물었다.
“구시나성의 모든 장사들이 비록 근력을 다하여도 여래의 금관을 움직이지 못하니, 내가 이제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이것은 모든 하늘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오. 즉 장사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여인은 당기ㆍ번기를 가지고 남자는 상여를 받들면서 위의가 정숙하게 여래를 나르면, 저들 모든 하늘은 함께 꽃과 비단을 가지고 여러 가지 묘한 향을 사르며 하늘 기악을 연주하여 널리 공양을 베풀면서 서문으로 들어가서 동문으로 나와 금사하를 건너 계관탑에 이르도록 하리라는 생각인데, 이 인연으로 준비가 미비하니 능히 이동하지 않는 것이오.”
022_0888_a_11L爾時具壽阿難陁白尊者阿尼盧陁拘尸那城諸壯士等雖竭筋力竟不能動如來金棺我今不知有何所尊者告曰此是諸天作如斯意令壯士及諸人民女持幢幡男捧尊輿威儀整肅翊從如來我等諸天共持花綵燒衆妙香奏天伎樂廣陳供於西門入東門而出度金沙河至繫冠制底以是因緣威儀未備不能移動
022_0888_b_01L아난타가 존자에게 말하였다.
“만약 그렇다면 하늘들의 뜻을 따르도록 하십시다.”
그때 모든 장사가 곧 하늘들의 원을 따라서 그와 같이 설비하고 와서 상여를 들으니, 곧 가볍게 들리었다. 이리하여 받들어 모시고 가는데, 이때 공중에서는 하늘들이 우발라꽃ㆍ구물두꽃ㆍ발두마꽃ㆍ분타리꽃과 침수말향ㆍ전단말향ㆍ다계라다마라말향 및 만다라꽃 등의 비를 내리었고, 모든 하늘의 기악 백천만 가지를 허공 중에서 일시에 함께 연주하였으며, 모든 하늘의 꽃과 일산이 구름처럼 따르고 아울러 하늘 옷을 억(億) 수로 흩었다.
022_0888_a_21L是時具壽阿難陁報尊者曰如是者可隨天意時諸壯士卽隨天備設如前方來持輿卽便輕擧捧戴而行于時空中天雨嗢鉢羅花拘物頭花鉢頭摩花分陁利花沈水末香栴檀末香多揭羅多摩羅末香及曼陁羅花等諸天伎樂百千萬種於虛空中一時俱奏諸天花蓋其從如雲幷散天衣有盈億數
그때 구시나성의 모든 장사들이 서로 말하였다.
“하늘들이 공양을 마치었으니 우리들이 마땅히 해야 한다.”
그리고는 모든 장사와 나머지 모든 귀천 남녀들이 마련한 향과 꽃으로 위의도 엄숙하게 공양하니, 백천만 가지여서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이렇게 공경 공양하면서 금관을 따라 성중을 지나서 금사하를 건너 계관탑에 이르니, 그 흩은 바 꽃이 쌓여 무릎에 이르렀다.
022_0888_b_06L時拘尸那城諸壯士等各相謂曰天供養已等應爲時諸壯士及餘一切貴賤男營辦香花威儀嚴肅百千萬種不可勝紀恭敬供養隨從金棺城中而過渡金沙河至繫冠制底所散之花積至于膝
이때 어느 한 외도 바라문이 부처님의 멸도하심을 듣고 사라 숲에 나아갔다가 꽃 두어 송이를 가지고 파파마을로 돌아오는데, 그 중로에 대가섭파가 5백의 제자를 데리고 위의 정숙하게 큰 스승님의 발에 절하기 위하여 쌍 숲으로 가는 것과 마주쳤다.
외도를 만난 그들이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오는 것이며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나는 구시나에서 오는데 파파마을로 가는 길입니다.”
가섭파가 알면서도 짐짓 물었다.
“그대가 저기서 온다면 우리 큰 스승님 석가모니께서 4대가 편안하신지 아십니까?”
022_0888_b_12L于時有一外道梵志聞佛滅度詣娑羅林持花數莖還波波聚落於其中路逢大迦攝波與五百弟子威儀整肅將詣雙林禮大師足遇見外道問言汝從何來欲向何處外道荅曰我從拘尸那來將詣波波聚落迦攝波知而故問汝從彼來知我大師釋迦牟尼如來四大安不
022_0888_c_01L그러자 외도가 대답하였다.
“내가 저기서 친히 대덕 교답마를 뵈었는데 이미 열반에 드신 지 7일이 지났습니다. 멸도하시면서부터 인간과 하늘들이 향과 꽃과 갖가지 위의로 유신사리(遺身舍利)에 공양을 올렸는데, 내가 저기서 이 꽃을 얻어가지고 옵니다.”
대가섭파가 거느린 5백 명 중에 한 막하라(莫訶羅) 비구가 있어 성품이 어리석어서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못하였는데, 외도의 말을 듣고는 드디어 거친 말이 나왔다.
“좋구나, 좋아. 우리가 이제부터는 모든 계율에 구속[拘制]됨을 면하게 되었구나. ‘이것은 해라. 저것은 하지 말라’고 하는 이 일이 다 쉬어졌으니, 이제부터는 지키고 안 지키고가 다 내게 있도다. 이제부터는 할 만한 것이면 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버리면 된다.”
022_0888_b_19L外道答我從彼來親見大德喬答摩已入涅槃經今七日自滅度來所有人天皆以香花種種威儀具申供養遺身舍利我從彼會得此花來大迦攝波所將五百人中有一莫訶羅苾芻性愚癡不辯好惡聞外道語遂出麤快哉樂哉我等從今免被拘制於諸戒律此應作此不應作此事皆自今已後能持不持皆由於我行者行不須者棄
저 늙은이가 이 말을 하는데 그때 공중에서 모든 하늘이 그 옳지 않음을 듣고 곧 신통력으로 그 소리를 가리어서 남들이 듣지 못하게 하니, 오직 가섭파만이 이 말을 알았다.
이때 존자가 그를 타이르기 위하여 곧 길가에 잠시 쉬면서 무리들과 함께 앉아서 말하였다.
“모든 구수여, 세간의 모든 것은 다 덧없는 것이어서 몸뚱이는 단단한 것이 아니니, 믿기 어려운 것이다. 오래지 않아 흩어져 없어지나니, 마땅히 싫어하고 애착을 내지 말아야 하오. 그것은 그러하고, 우리들은 어서 가서 부처님의 전신을 보아야 하니, 각기 앞으로 나아가오.”
022_0888_c_06L時彼老叟出此語空中諸天聞其非法卽以神力掩蔽聲響不令人聞唯迦攝波領知斯是時尊者爲教誨彼故卽於道傍暫時停歇與衆俱坐告言諸具壽閒諸行皆悉無常體不堅牢是難委不得久存竝歸散滅宜起厭離勿生愛著且止斯事我等速往見佛全身各竝前進
그때 모든 장사와 사부대중들이 먼저 천과 솜으로 여래의 몸을 싸고 다음은 천 장의 흰 천으로 온몸을 두루 감아서 향유를 넣은 관에 모시고 금뚜껑을 덮었다. 그리고 각기 향목을 가져다가 법대로 불을 붙였으나, 불이 붙지 않았다.
그때 아니로타가 아난타에게 말하였다.
“비록 불을 사르고자 하여도 마침내 불이 붙는 법이 없을 것이오.”
그 까닭을 물었다.
“이것은 모든 하늘이 불이 붙지 않게 하는 것이오.”
다시 무슨 인연이냐고 물었다.
“대가섭파가 5백의 제자들과 함께 오고 있는데, 세존의 금색 전신을 보고 친히 불사르는 것을 살피고자 하기 때문에 그를 기다리기 위하여 하늘들이 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022_0888_c_14L時諸壯士幷四衆等用疊絮裹如來體次以千張白疊周帀纏身置香油棺覆以金蓋各持香木如法焚燒火不能著時阿尼盧陁告阿難陁曰雖欲然火終無著法其何故荅曰斯爲諸天不令火著何緣荅曰爲大迦攝波與五百徒衆隨路而來欲見世尊金色全身親觀焚燎爲待彼故天不令燒
022_0889_a_01L아난타가 곧 이 일을 대중에게 고하여 알리었다.
조금 있다가 존자의 무리가 모두 이르니, 구시나성의 모든 사람들이 멀리서 존자의 무리들이 오는 것을 보고 각기 향과 꽃과 갖가지 음악을 가지고 존자에게로 가서 절하였다. 그리고 한량없는 백천 대중이 존자를 따라서 세존의 처소로 나아갔다.
향목을 치우고 큰 금관을 열고 천 장의 흰 천과 다시 솜을 모두 풀고는 존용(尊容)을 우러러보면서 절하였다.
이때 여기에 오직 네 분의 큰 노덕 성문이 있었으니, 아약교진여와 난타와 십력가섭파와 마하가섭파였다.
022_0888_c_22L時阿難陁卽以此事普告衆知須臾尊者徒衆皆至拘尸那城諸人遙見尊者衆各持香花種種音樂詣尊者所頭面禮足時有無量百千大衆隨從尊者詣世尊所除去香木啓大金棺疊及絮竝開解已瞻仰尊容頭面禮於此時中唯有四大耆宿聲聞具壽阿若憍陳如具壽難陁具壽十力迦攝波具壽摩訶迦攝波
그런데 마하가섭파는 곧 큰 복덕이 있어서 많은 이양을 얻으니, 옷과 발우와 약이 매사에 남음이 있었다.
존자가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스스로 세존님께 공양하리라.’
그리고는 곧 흰 천으로 천 장과 천과 솜을 마련하여 먼저 솜으로 싸고 뒤에 흰 천으로 감아서 금관 속에 모시고 기름을 가득히 부었다. 그리고 금뚜껑을 덮고 향목들을 쌓고 한쪽에 물러서니, 부처님의 위력과 모든 하늘의 힘으로 향목에 저절로 불이 일어났다. 그때 아난타가 오른쪽으로 불무더기를 돌면서 게송을 설하였다.
022_0889_a_08L然摩訶迦攝波有大福德多獲利養衣鉢藥直觸事有餘尊者作念我今自辦供養世尊卽辦白疊千張及白疊絮以絮裹後用疊纏置金棺中傾油使滿覆以金蓋積諸香木退住一面佛餘威及諸天力所有香木自然火時阿難陁右繞火積說伽他曰

여래의 묘체(妙體)가 원적으로 돌아가니
저절로 불이 붙어 남은 몸을 사르네.
오직 안팎의 온전한 한 쌍만 남겨두고
천 옷은 불을 따라서 화하네.
022_0889_a_15L如來妙體歸圓寂
自然火起燎餘身
唯留內外一雙全
所有千衣隨火化
022_0889_b_01L
그때 구시나성의 모든 장사들이 우유로 불을 끄려고 하는데, 아직 우유를 붓기 전에 그 불더미 속에서 갑자기 네 개의 나무가 났다. 그것은 하나는 금빛 젖나무[乳樹]요, 둘은 적색 젖나무며, 셋은 보리수요, 넷은 우담발수였다. 이 나무에서 저절로 젖이 흘러나와서 불이 모두 꺼지게 하였다.
이때 구시나성의 모든 귀하고 천한 사람들이 함께 사리를 거두어서 금병(金甁)에 담아 7보 수레[七寶輿] 위에 놓았다. 그리고 향과 꽃ㆍ전단ㆍ침수ㆍ도향ㆍ말향ㆍ소향ㆍ비단ㆍ당기ㆍ번기ㆍ성악ㆍ기악 등으로 널리 공양을 베풀었다. 그리고 떠메고 성중으로 들어가서 승묘한 전당에 모시고 다시 여전히 성대한 공양을 올렸다.
022_0889_a_17L時拘尸那城諸壯士等欲以牛乳注火令滅未瀉之頃其火積中忽生四一金色乳樹二赤色乳樹三菩提四烏曇跋樹於此樹中乳自流出令火皆滅是時拘尸那城諸貴賤等共收舍利盛金甁中置七寶輿上種種香花栴檀沈水塗香末香燒香繒蓋幢幡音聲伎樂廣陳供養舁入城中安妙堂上復更如前盛興供養
이때 파파마을의 모든 장사들이 부처님 세존께서 구시나성에서 열반에 드신 지 이미 7일이 지났는데 한량없는 인간과 천상에서 널리 공양을 올린다는 것을 듣고, 그 마을에서 4병(兵)을 총 집합하여 각자 갖가지 무장을 갖추고 구시나성으로 가서 사리를 나누고자 하였다. 성에 이른 그들은 말하였다.
“위없는 법왕이시며 중생의 자비하신 아버지이시니, 우리들 모든 사람이 요즈음 오랜 세월 동안에 공양 공경하고 친히 훈도를 받아서 정법(正法)을 수지(受持)하였었다. 이제 이미 멸도하셨으니, 나머지 사리는 우리들이 모셔다가 파파마을에 탑을 세워서 봉안하고 공양하겠다.”
022_0889_b_03L是時波波聚落諸壯士等聞佛世尊於拘尸那城入般涅槃已經七日量人天廣陳供養於其聚落摠集四象馬車步各自嚴辦種種器仗詣拘尸那城欲分舍利旣至城已報諸人曰無上法王衆生慈父我等諸人比於長夜供養恭敬親承訓導受持正法今旣滅度有餘舍利我等欲將往波波聚落建窣睹波安置供
그러자 성중의 모든 사람들이 듣고는 모두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 도사(導師)께서는 우리의 인자하신 아버지로서 친히 가르침을 받았고 이미 우리 땅에서 열반하셨으니, 전신의 사리를 마땅히 영겁토록 여기에 모시어 공양하고 끝까지 다른 곳 사람들에게는 나눠 주지 않으리라.”
그러자 파파의 사람들이 사신을 보내어서 말하였다.
“만약 나눠 준다면 좋지만 만약 주지 않는다면 우리들이 마땅히 강제적인 힘으로 탈취하겠다.”
성의 사람들이 말하였다.
“쓸데없이 싸움을 일삼아도 결국 얻지 못하리라.”
022_0889_b_13L城中諸人聞斯告已咸作是言尊導師是我慈父親承訓誘旣於我界而般涅槃全身舍利應留永劫於此供養終不分與外邑諸人時波波人遣使荅曰若分者善如不與者等當以强力奪取城人聞已告彼衆徒事鬪戰終不可得
022_0889_c_01L그때 차락가읍, 부로가읍, 아라마읍, 폐솔로읍, 카비라성의 모든 석가의 자제들, 폐사리의 율고비자가 모두 다 모여왔다.
이때 마갈타국의 미생원왕이 부처님 세존께서 이미 구시나성에서 열반에 드시어 모든 인간과 천상에서 널리 공양을 올린다는 말을 듣고는, 크게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드디어 행우 대신에게 말하였다.
“경은 아는가. 내가 들으니, 세존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는데 구시나성에서 크게 공양을 올리고 각처에서 다투어 와서 사리를 빼앗고자 한다고 하니, 나도 이제 가서 사리를 청하여 취하겠소.”
“그렇게 하옵소서. 마땅히 군사를 정비하여 곧 구시나성으로 가야 하나이다.”
022_0889_b_19L爾時遮洛迦邑部魯迦邑阿羅摩邑吠率奴邑劫比羅城諸釋迦子薜舍離栗姑毘子悉皆來集是時摩伽陁國未生怨王旣聞佛世尊於拘尸那城入般涅槃一切人天廣設供養聞是事生大憂苦遂告行雨大臣曰卿今知不我聞世尊已入涅槃在拘尸城大興供養爲爭舍利諸處競來欲相侵奪我今亦往請取身骨臣曰如是應裝整兵便往拘尸那城
미생원왕이 드디어 큰 코끼리를 타고 부처님 처소에 가고자 하여 코끼리 위에 오르자마자 부처님의 깊은 은혜에 대한 생각 때문에 마음이 답답하여지면서 코끼리 위에서 땅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한참만에야 정신을 차렸다.
다시 말을 타고 가다가 부처님 은혜에 대한 생각을 억제하지 못하고 또 땅으로 떨어져서 얼마 후에 숨을 돌리고는 행우 대신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부처님 처소에 친히 갈 수가 없소. 그러니 경들이 4병을 거느리고 구시나성으로 가서 내 말을 전하되, 장사들에게 먼저 안부를 묻고 나서‘세존께서 생존시에 우리들을 오랜 세월의 어둠에서 각별히 인도하여 주셨으니, 이는 우리의 큰 스승님이십니다. 이제 당신네 마을에서 열반하셨으니, 남기신 사리의 일부를 나눠 주시면 왕사성에 탑을 세워 모시고 공경 존중하면서 향화와 기악 등 갖가지로 공양하겠습니다’고 하오.”
022_0889_c_06L時未生怨王遂乘大象欲往佛所纔昇象上念佛恩深心便悶絕從象墜墮宛轉于地良久乃蘇便乘馬去念佛恩故不能抑止還墮于地久蘇息已行雨大臣曰我今不能親往佛所等今者可領四兵往拘尸那城傳我言教問訊壯士少病少惱起居輕利安樂行不世尊在日接引我等長夜殷勤是我大師今於仁等聚落入般涅槃有遺舍利幸與一分於王舍城作窣睹波冀申敬重香花伎樂種種供養
행우가 왕에게 교칙대로 할 것을 아뢰고 곧 4병을 엄숙히 하여 구시나성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장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들으시오. 마갈타국의 미생원왕이 여러분께 안부 말씀을 전하셨소. 그리고 ‘세존 큰 스승께서는 우리들에게 항상 이익을 주시어 안락하게 하여 주셨으니, 높이 공경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 당신네 마을에서 열반하셨으니, 남기신 사리를 다행히 나눠 주시면 왕사성에 탑을 세워 모시고 널리 공양을 드리겠다’고 하셨소.”
022_0889_c_18L行雨白言如王教勅卽嚴四兵詣拘尸那城告諸壯士曰仁等咸聽摩伽陁國未生怨王問訊仁等具說如前世尊大師於我等輩常爲饒益令得安樂可尊可敬今者於仁聚落入般涅槃有遺舍利幸當與分於王舍城建窣睹波廣興供養
022_0890_a_01L장사들이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진실로 일체 중생에게 안락한 이익을 주셨소. 그러니 존경해야 옳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 마을에서 열반하셨으니, 왕이 사리를 나눠 달라고 하나 이것은 진실로 어려운 일이오.”
행우가 말하였다.
“만약 그대들이 주면 좋지만 만약 나눠 주지 않는다면 내가 병력을 가하여서 억지로 빼앗아 가겠소.”
“마음대로 하오.”
022_0890_a_01L諸壯士曰世尊誠是饒益安樂一切群生可尊可敬然於今者在我聚落入般涅槃有遺舍利王欲見分此誠難得時行雨臣告諸壯士曰若其仁等能與者如不見分我加兵力强奪將去任意
이때 모든 사람들이 모였는데 성 모퉁이에서 술렁거리고 있었다. 성중의 힘센 남녀가 모두 활로 방어하는데, 곧 코끼리와 말과 수레를 탄 군사와 보병(步兵) 등의 네 가지의 군사를 정비하고서 7읍의 군사들과 함께 교전하려고 하였다.
022_0890_a_07L時諸人衆悉皆大集闐噎城城中所有壯士男女竝閑弓射便摠出象馬車步嚴整四兵欲共七邑兵交合戰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雜事卷第三十八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