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987_T_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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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5_c_01L
백유경 제4권 - 030_0015_c_01L百喩經卷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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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 승가사나 찬집
소제 천축삼장 구나비지 한역 -
030_0015_c_02L尊者僧伽斯那撰
蕭齊天竺三藏求那毘地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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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배 타는 법을 외우면서 그것을 활용하지 못한 비유
부부가 떡을 먹으면서 서로 약속한 비유
서로 해치려는 비유
그 조상을 본받아 음식을 빨리 먹은 비유
암바라(菴婆羅) 열매를 맛본 비유 -
030_0015_c_04L口誦乘船法而不解用喩
夫婦食餠共爲要喩
共相怨害喩
效其祖先急速食喩
嘗菴婆羅果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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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내 때문에 두 눈을 잃은 비유
쌀을 머금었다가 입을 째인 비유
말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비유
집을 떠난 범부가 이양(利養)을 탐한 비유
낙타와 독[甕]을 모두 잃은 비유 -
030_0015_c_09L爲二婦故喪其兩目喩
唵米決口喩
詐言馬死喩
出家凡夫貪利養喩
駝瓮俱失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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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왕녀를 사모한 비유
나귀의 젖을 짜는 비유
아침에 일찍 가자고 아이와 약속한 비유
왕을 위해 걸상를 지고 간 비유
관장[灌]을 거꾸로 한 비유 -
030_0015_c_13L田夫思王女喩
搆驢乳喩
與兒期早行喩
爲王負机喩
倒灌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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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에게 물린 비유
밭에 종자를 심은 비유
원숭이의 비유
월식(月蝕) 때 개를 때린 비유
여자가 눈병을 앓은 비유 -
030_0015_c_15L爲熊所嚙喩
比種田喩
獼猴喩
月蝕打狗喩
婦女患眼痛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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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아들의 귀걸이를 가진 비유
도둑이 훔친 재물을 나눈 비유
원숭이의 콩 한 줌의 비유
금족제비[金鼠]를 얻은 비유
땅에서 금전(金錢)을 얻는 비유 -
030_0015_c_18L父取兒耳璫喩
劫盜分財喩
獼猴把豆喩
得金鼠狼喩
地得金錢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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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부자와 재물이 같게 하려고 한 비유
어린아이가 환희환(歡喜丸)을 얻은 비유
노파가 곰을 잡은 비유
마니(摩尼) 수챗구멍[水竇]의 비유 -
030_0015_c_20L貧兒欲與富等財物喩
小兒得歡喜丸喩
老母捉熊喩
摩尼水竇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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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6_a_02L한 쌍의 집비둘기의 비유
장님이라고 거짓말한 비유
악한 도둑을 겁탈당한 비유
어린아이가 큰 거북을 얻은 비유 -
030_0016_a_02L二鴿喩
詐稱眼盲喩
爲惡賊所劫失疊喩
小兒得大龜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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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입으로 배 타는 법을 외우면서 그것을 활용하지 못한 비유 - 030_0016_a_05L口誦乘船法而不解用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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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큰 장자의 아들이 여러 장사꾼들과 함께 보물을 캐러 바다로 들어갔다. 장자의 아들은 바다에 들어가 배를 다루는 방법을 잘 외우고 있었다. 즉 만일 바다에 들어가 물이 돌거나 굽이쳐 흐르거나 물결이 거센 곳에서는 이렇게 잡아야 하고 이렇게 바르게 해야 하며 이렇게 머물러야 한다는 것 따위이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바다에 들어가는 방법을 나는 다 알고 있다.”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매우 신임하였다. 그런데 바다 가운데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선장에게 병이 생겨 갑자기 죽어버렸고 장자의 아들이 곧 그를 대신해서 일을 맡게 되었다. 물이 굽이쳐 돌며 급히 흐르는 곳에 배가 이르렀을 때 그는 외쳤다.
“배를 이렇게 잡아야 하고 이렇게 바르게 해야 한다.”
그래서 그대로 해봤지만 배는 빙빙 돌기만 할 뿐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그래서 보물이 있는 곳에 이르지도 못하고 배 안의 모든 사람들은 물에 빠져 죽었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참선하는 법[禪法]이나 숨길을 세는 법[安船數息]이나 또는 부정관(不淨觀)을 조금 익혀 비록 그 문자는 외울지라도 이치는 잘 알지 못한다. 갖가지 방법에 대해서도 사실을 잘 알지 못하면서도 스스로 잘 안다고 말하면서 망령되게 선법(禪法)을 가르쳐 앞의 사람을 미혹케 하고 어지럽혀 마음을 잃게 한다. 또한 법상(法相)을 뒤섞어 일생을 마치도록 여러 해를 허비해 아무 소득이 없게 하는 것이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남들을 바다에 빠져 죽게 한 것과 같다. - 030_0016_a_06L昔有大長者子,共諸商人入海採寶。此長者子善誦入海捉船方法,若入海水漩澓迴流磯激之處,當如是捉、如是正、如是住,語衆人言:“入海方法我悉知之。”衆人聞已深信其語,旣至海中未經幾時,船師遇病忽然便死。時長者子卽便代處,至洄澓駛流之中唱言:“當如是捉、如是正。”船盤迴旋轉不能前進至於寶所,擧船商人沒水而死。凡夫之人亦復如是,少習禪法安般數息及不淨觀,雖誦其文不解其義,種種方法實無所曉自言善解,妄授禪法使前人迷亂失心,倒錯法相,終年累歲空無所獲,如彼愚人使他沒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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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부부가 떡을 먹으면서 서로 약속한 비유 - 030_0016_a_21L夫婦食餠共爲要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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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6_b_02L
옛날 어떤 부부가 떡 세 개를 가지고 부부가 똑같이 나누어 먹고 있었다. 각자 한 개씩 먹고 하나가 남자, 서로 약속하였다.
“만일 말을 하면 이 떡을 먹을 수 없다.”
이렇게 약속하고는 그 떡 하나를 먹기 위하여 아무도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조금 있다 어떤 도적이 그 집에 들어와서 그들의 재물을 훔쳐 모든 재물은 다 도둑의 손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 부부 두 사람은 먼저의 약속 때문에 눈으로 보고도 말을 하지 않았다. 도둑은 그들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곧 그 남편 앞에서 그 부인을 침범하려 하였다. 그런데도 그 남편은 눈으로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내는 곧 ‘도둑이야’ 하고 외치면서 남편에게 말하였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어쩌면 떡 한 개 때문에 도둑을 보고도 소리치지 않는가?”
그 남편은 손뼉을 치고 웃으면서 말하였다.
“쯧쯧, 이 여인네여, 이제 떡은 내 것이오. 당신에게 나누어주지 않겠소.”
세상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그들을 비웃었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조그만 명예나 이익을 위하여 거짓으로 잠자코 조용히 있지만 헛된 번뇌와 갖가지 악한 도둑의 침략을 받아 선법(善法)을 잃고 3도(塗)에 떨어지게 되면서도 도무지 두려워하여 세상을 벗어나는 도를 구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바로 다섯 가지 욕망에 빠져 놀면서 아무리 큰 괴로움을 당하더라도 걱정하지 않는 것이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과 다름이 없다. - 030_0016_a_22L昔有夫婦有三番餠,夫婦共分各食一餠,餘一番在,共作要言:“若有語者要不與餠。”旣作要已,爲一餠故各不敢語。須臾有賊入家偸盜取其財物,一切所有盡畢賊手;夫婦二人以先要故,眼看不語。賊見不語,卽其夫前侵略其婦,其夫眼見亦復不語。婦便喚賊,語其夫言:“云何癡人爲一餠故見賊不喚?”其夫拍手笑言:“咄婢我定得餠,不復與爾。”世人聞之無不嗤笑。凡夫之人亦復如是,爲小名利故詐現靜嘿,爲虛假煩惱種種惡賊之所侵略,喪其善法墜墮三塗,都不怖畏求出世道,方於五欲耽著嬉戲,雖遭大苦不以爲患,如彼愚人等無有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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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서로 해치려는 비유 - 030_0016_b_14L共相怨害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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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6_c_02L
옛날 어떤 사람이 남을 미워하여 늘 시름에 잠겨 즐거움이 없었다. 한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너는 지금 왜 그처럼 근심에 잠겨 있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어떤 사람이 나를 몹시 헐뜯는데 내 힘으로는 그를 보복할 수 없고, 어떻게 하면 보복할 수 있을지 그 방법도 모른다. 그래서 근심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말하였다.
“오직 비타라(毘陁羅) 주문(呪文)으로만 그를 해칠 수 있다. 그러나 다만 한 가지 걱정은 있는데 만일 그를 해치지 못하게 될 경우 도리어 자기가 해를 입게 된다.”
그 사람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내게 그 방법을 가르쳐 주기를 바라오. 비록 자신이 해를 입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그를 해치고 말 것이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남을 미워하기 때문에 비타라 주문을 구해 그것으로 남을 괴롭히려 하지만 끝내 남을 해치지 못하고 먼저 성을 내기 때문에 도리어 자신을 해쳐, 지옥이나 아귀나 축생의 세계에 떨어지는 것이 저 어리석은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 - 030_0016_b_15L昔有一人,共他相瞋,愁憂不樂。有人問言:“汝今何故愁悴如是?”卽答之言:“有人毀我力不能報,不知何方可得報之,是以愁耳。”有人語言:“唯有毘陁羅呪可以害彼,但有一患,未及害彼返自害己。”其人聞已便大歡喜,“願但教我,雖當自害要望傷彼。”世閒之人亦復如是,爲瞋恚故欲求毘陁羅呪,用惱於彼竟未害他,先爲瞋恚反自惱害,墮於地獄畜生餓鬼,如彼愚人等無差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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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그 조상을 본받아 음식을 빨리 먹은 비유 - 030_0016_c_03L效其祖先急速食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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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사람이 북천축(北天竺)에서 남천축으로 갔다. 거기로 옮겨와 오래 사는 동안에 그곳의 여자를 맞이하여 부부가 되었다. 어느 날 아내가 남편을 위해 음식을 차렸는데 남편은 급하게 먹는 바람에 뜨거운 것을 피할 겨를이 없었다. 아내는 이상하게 여겨 그 남편에게 말하였다.
“여기는 사람을 겁탈할 도둑도 없는데 뭐가 그리 급해서 그처럼 바삐 서두르며 천천히 드시지 못합니까?”
남편이 아내에게 대답하였다.
“비밀스런 좋은 일이 있는데 당신에게는 말할 수 없소.”
아내는 그 말을 듣고 특별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고는 간절히 물었다.
남편은 한참만에야 대답하였다.
“우리 조부 때부터 항상 빨리 음식을 먹는 법이 있소. 나도 지금 그것을 본받았기 때문에 빨리 먹는 것이라오.”
세상의 범부들도 그와 같아서 바른 이치를 통달하지 못하여 선과 악을 알지 못하므로 온갖 그릇된 일을 행하면서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조부 때부터 이런 법을 행했다고 하며 죽을 때까지 받들어 행하면서 끝내 그것을 버리지 못하니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빨리 먹는 습관을 좋은 법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다. - 030_0016_c_04L昔有一人從北天竺至南天竺,住止旣久,卽娉其女共爲夫婦。時婦爲夫造設飮食,夫得急呑不避其熱。婦時怪之,語其夫言:“此中無賊劫奪人者,有何急事悤悤乃爾不安徐食?”夫答婦言:“有好密事不得語汝。”婦聞其言謂有異法,慇懃問之,良久乃答:“我祖父已來法常速食,我今效之,是故疾耳。”世閒凡夫亦復如是,不達正理不知善惡,作諸邪行不以爲恥,而云我祖父已來作如是法,至死受行終不捨離,如彼愚人習其速食以爲好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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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암바라(菴婆羅) 열매를 맛본 비유 - 030_0016_c_16L嘗菴婆羅果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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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7_a_02L
옛날 어떤 장자가 사람에게 돈을 주어 남의 동산에 가서 암바라 열매를 사먹으려고 그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마땅히 달고 맛있는 것을 사와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은 돈을 가지고 가서 과일을 사려고 하였다. 주인이 말하였다.
“우리 집 과수원에서 생산되는 과일은 모두 맛있고 좋아 하나도 나쁜 것이 없다. 네가 과일 하나를 맛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과일을 사러 간 사람이 말하였다.
“내가 지금 하나하나 맛본 뒤에야 사겠소. 하나만을 맛보고 어떻게 알겠소?”
그리고는 곧 과일을 가져다 하나하나 맛본 뒤에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장자는 그것을 보고 나쁘다 하여 먹지 않고 전부 버렸다.
세상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계율을 지키고 보시를 행하면 큰 부자가 되고, 몸은 항상 안락하고 편안하여 어떤 병도 없다’는 말을 듣고도,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고 말한다.
“보시로 복을 얻는다 하지만 내가 복을 얻은 뒤에야 믿을 수 있다.”
그러나 뒤에 제 눈으로 ‘현세의 귀하고 천함과 가난하고 궁핍함이 모두 전에 지은 업의 과보임’을 보고도 그 하나를 미루어 인(因)과 과(果)를 구할 줄 모른다. 따라서 그것을 믿지 않고 스스로 겪어봐야 한다고 하다가, 하루아침에 목숨을 마치면 재물을 모두 잃고 마니, 마치 저 사람이 과일을 맛봄으로 말미암아 모두 버려지는 것과 같다. - 030_0016_c_17L昔有一長者,遣人持錢至他園中買菴婆羅果而欲食之,而勅之言:“好甜美者汝當買來。”卽便持錢往買其果。果主言:“我此樹果悉皆美好無一惡者,汝嘗一果足以知之。”買果者言:“我今當一一嘗之然後當取,若但嘗一何以可知?”尋卽取果一一皆嘗,持來歸家。長者見已惡而不食,便一切都棄。世閒之人亦復如是,聞持戒施得大富樂,身常安隱無有諸患,不肯信之,便作是言:“布施得福,我自得時然後可信。”目睹現世貴賤貧窮皆是先業所獲果報,不知推一以求因果,方懷不信,須己自經,一旦命終,財物喪失,如彼嘗果一切都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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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두 아내 때문에 두 눈을 잃은 비유 - 030_0017_a_09L爲二婦故喪其兩目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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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사람이 두 부인을 맞이하였다. 그런데 만일 한 부인을 가까이하면 다른 한 부인이 성을 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두 아내 사이에 몸을 반듯이 하고 누워 있었다. 그때 마침 큰 비가 내려 집이 새는 바람에 물과 흙이 한꺼번에 내려와 그의 눈에 떨어졌다. 그러나 일찍 약속을 했었기 때문에 감히 일어나 피하지 못하고 끝내는 두 눈을 모두 잃고 말았다.
세상의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삿된 벗을 가까이하여 법이 아닌 것을 익혀 실행하고, 번뇌의 업을 짓다가, 3악도(惡道)에 떨어져 항상 나고 죽음에 시달리면서 지혜의 눈을 잃어버리니, 마치 저 어리석은 남편이 두 아내 때문에 두 눈을 모두 잃은 것과 같다. - 030_0017_a_10L昔有一人娉取二婦,若近其一,爲一所瞋。不能裁斷,便在二婦中閒正身仰臥。値天大雨屋舍霖漏,水土俱下墮其眼中,以先有要不敢起避,遂令二目俱失其明。世閒凡夫亦復如是,親近邪友習行非法,造作結業墮三惡道,長處生死喪智慧眼,如彼愚夫爲其二婦故二眼俱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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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쌀을 머금었다가 입을 째인 비유 - 030_0017_a_18L唵米決口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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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7_b_02L
옛날 어떤 사람이 처가에 갔다가 쌀 찧는 것을 보고 거기에 가서 쌀을 훔쳐 한 입 넣었다. 아내가 와서 남편을 보자 함께 얘기를 나누려 하였다. 그러나 남편은 입 안에 쌀이 가득 있었으므로 전혀 대꾸하지 않았다. 그 아내 보기가 창피하여 뱉어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아내는 그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손으로 어루만져 보고는, 입 안에 종기가 난 것이라 생각하여 그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제 남편이 오자마자 갑자기 입 안에 종기가 생겨 전혀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 아버지는 곧 의사를 불러 치료하게 하였다. 의사가 말하였다.
“이 병은 매우 위중합니다. 칼로 째어야 나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곧 칼로 입을 째었다.
그러자 거기에서 쌀이 쏟아져 나와 그만 사실이 들통 나고 말았다.
세상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깨끗한 계율을 범하고서도 잘못을 숨긴 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가 끝내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의 세계에 떨어지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사소한 창피 때문에 쌀을 토하지 않다가 칼로 입을 째어 그 잘못이 들통 나고 만 것과 같다. - 030_0017_a_19L昔有一人至婦家舍,見其擣米,便往其所偸米唵之。婦來見夫欲共其語,滿口中米都不應和,羞其婦故不肯棄之,是以不語。婦怪不語,以手摸看謂其口腫,語其父言:“我夫始來卒得口腫,都不能語。”其父卽便喚醫治之。時醫言曰:“此病最重,以刀決之可得差耳。”卽便以刀決破其口,米從中出其事彰露。世閒之人亦復如是,作諸惡行犯於淨戒,覆藏其過不肯發露,墮於地獄畜生餓鬼。如彼愚人以小羞故不肯吐米,以刀決口乃顯其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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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말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비유 - 030_0017_b_08L詐言馬死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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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사람이 한 마리 검은 말을 타고 적진을 치려고 전쟁터로 들어갔다. 그러나 적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감히 싸워보지 못했다. 그래서 얼굴에 피를 바르고 거짓으로 죽은 것처럼 꾸며 죽은 사람 속에 누워 있었고, 그가 탔던 말은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갔다. 군사들이 모두 떠나자, 그도 집으로 돌아오려고 남의 흰 말 꼬리를 베어 가지고 돌아왔다.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떤 사람이 물었다.
“네가 탔던 말은 지금 어디에 두고 타고 오지 않았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내 말은 벌써 죽었다. 그래서 그 말의 꼬리를 가지고 왔다.”
곁에 있던 사람이 말하였다.
“네 말은 본래 꼬리가 검었었는데, 왜 흰가?”
그는 잠자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다.
세상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스스로 인자한 마음을 잘 닦고 실천하므로 술이나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중생을 살해하고 온갖 고통을 주면서 망령되게 착하다고 일컬으며 악이란 악은 모조리 행하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말이 죽었다고 거짓말하는 것과 같다. - 030_0017_b_09L昔有一人騎一黑馬入陣擊賊,以其怖故不能戰鬪,便以血污塗其面目,詐現死相臥死人中,其所乘馬爲他所奪。軍衆旣去便欲還家,卽截他人白馬尾來,旣到舍已有人問言:“汝所乘馬今爲所在,何以不乘?”答言:“我馬已死,遂持尾來。”傍人語言:“汝馬本黑,尾何以白?”嘿然無對,爲人所笑。世閒之人亦復如是,自言善好修行慈心不食酒肉,然殺害衆生加諸楚毒,妄自稱善無惡不造,如彼愚人詐言馬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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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집을 떠난 범부가 이양(利養)을 탐한 비유 - 030_0017_b_20L出家凡夫貪利養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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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7_c_02L
옛날 어떤 국왕이 법을 제정하여 반포하였다.
“어떤 바라문(婆羅門)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안에서는 억지로라도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만일 깨끗이 씻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몰아대며 갖가지 괴로운 역사(役事)를 하게 하리라.”
그때 어떤 바라문이 빈 물통을 들고 ‘깨끗이 씻었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어떤 사람이 그 물통에 물을 부어 주자, 그는 그것을 쏟아 버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깨끗이 씻지 않아도 됩니다. 왕께서나 스스로 깨끗하게 씻으십시오.”
그는 왕의 마음을 사서 왕의 역사를 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깨끗이 씻었다고 했지만 사실은 씻지 않았던 것이다.
집을 떠난 범부도 이와 같아서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은 채 속으로는 계율을 범하면서 거짓으로 계율을 지키는 체 꾸미는 것은, 이양을 바라고 또 왕의 역사를 피하려는 것이다. 그의 겉모습은 사문(沙門) 같지만 실제로 속으로는 속이는 것이, 마치 빈 병을 들고 겉모양만 꾸민 것과 같다. - 030_0017_b_21L昔有國王設於教法,諸有婆羅門等在我國內制抑洗淨,不洗淨者,驅令策使種種苦役。有婆羅門空捉澡灌,詐言洗淨,人爲其著水卽便瀉棄。便作是言:“我不洗淨王自洗之。”爲王意故用避王役,妄言洗淨實不洗之。出家凡夫亦復如是,剃頭染衣內實毀禁,詐現持戒望求利養,復避王役,外似沙門,內實虛欺,如捉空甁但有外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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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낙타와 독[甕]을 모두 잃은 비유 - 030_0017_c_07L駝甕俱失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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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사람이 독 속에 곡식을 담아 두었는데, 낙타가 독에 머리를 넣고 곡식을 먹다가 머리를 빼지 못하고 있었다. 낙타의 머리가 빠지지 않아 걱정하고 있자, 어떤 노인이 와서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걱정하지 말라. 내가 너에게 낙타의 머리를 빼낼 방법을 가르쳐 주리라. 만일 내 말대로 한다면 틀림없이 속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너는 낙타의 머리를 베어라. 그러면 저절로 나오게 될 것이다.”
그는 곧 말대로 칼로 낙타의 머리를 베었다. 그래서 그는 낙타도 죽이고 또한 독도 깨뜨리게 되었다.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다.
어리석은 범부도 이와 같아서 마음으로 보리(菩提)를 바라고 뜻으로 3승(乘)을 구하려면 마땅히 계율을 지키고 온갖 악을 막아야 하겠거늘, 5욕(欲) 때문에 청정한 계율을 깨뜨린다. 이미 계율을 범하였으므로 3승을 여의고 마음대로 어떠한 악도 짓지 않음이 없어 3승과 청정한 계율을 모두 버리게 되니,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낙타와 독을 한꺼번에 잃은 것과 같다. - 030_0017_c_08L昔有一人先甕中盛穀,駱駝入頭甕中食穀又不得出,旣不得出以爲憂惱。有一老人來語之言:“汝莫愁也!我教汝出,汝用我語必得速出,汝當斬頭自得出之。”卽用其語以刀斬頭,旣復殺駝而復破甕。如此癡人世閒所笑。凡夫愚人亦復如是,悕心菩提志求三乘,宜持禁戒防護諸惡,然爲五欲毀破淨戒,旣犯禁已捨離三乘,縱心極意無惡不造,乘及淨戒二俱捐捨,如彼愚人駝甕俱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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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농부가 왕녀를 사모한 비유 - 030_0017_c_19L田夫思王女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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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8_a_02L
옛날 어떤 농부가 도시[城邑]에 나가 다니다가 세상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아름다운 용모를 가진 그 나라 왕의 딸을 보고는 밤낮으로 사모하여 그리운 정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서로 정을 통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얼굴빛이 노랗게 되는 중한 병이 들었다. 여러 친척들은 그것을 보고 물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내가 지난번에 왕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서로 정을 통해 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 병이 되었습니다. 만일 내가 이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틀림없이 죽을 것은 뻔합니다.”
친척들이 말하였다.
“우리가 너를 위해 좋은 방법을 써서 그 여인을 얻게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
그 뒤에 그들이 다시 와서 그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이 너를 위해 일이 잘 성사되게끔 하였으나, 다만 왕녀가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 농부는 이 말을 듣고 빙긋 웃으면서 말하였다.
“틀림없이 될 것입니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등의 절기를 구분하지 않고 겨울에 땅에 종자를 뿌려 그 결실을 얻고자 한다면, 부질없이 힘만 쓸 뿐 아무런 소득이 없을 것이며, 게다가 싹ㆍ줄기ㆍ가지ㆍ잎까지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조그만 복을 짓고서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여, 곧 보리(菩提)를 이미 증득하였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마치 농부가 왕녀를 제 아내로 만들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 030_0017_c_20L昔有田夫遊行城邑,見國王女顏貌端正世所希有,晝夜想念情不能已,思與交通無由可遂,顏色瘀黃卽成重病。諸所親見,便問其人:“何故如是?”答親里言:“我昨見王女,顏貌端正,思與交通不能得故,是以病耳。我若不得,必死無疑。”諸親語言:“我當爲汝作好方便,使汝得之,勿得愁也。”後日見之便語之言:“我等爲汝便爲是得,唯王女不欲。”田夫聞之欣然而笑,謂呼必得。世間愚人亦復如是,不別時節春秋冬夏,便於冬時擲種土中望得果實,徒喪其功空無所獲,芽莖枝葉一?切都失。世閒愚人修習少福謂爲具足,便謂菩提已可證得,如彼田夫悕望王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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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나귀의 젖을 짜는 비유 - 030_0018_a_13L搆驢乳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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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변방의 어떤 나라 사람들은 나귀를 알지 못하고 다만 다른 사람들이 ‘나귀의 젖은 매우 맛나다’는 말만 들어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그 사람들은 수나귀 한 마리를 얻어 그 젖을 짜려고 서로 다투어 붙잡았다. 그 중에 어떤 이는 머리를 붙잡고 어떤 이는 귀를 붙잡고 어떤 이는 꼬리를 붙잡고 어떤 이는 다리를 붙잡고 또 어떤 이는 생식기를 붙잡고서 제각기 먼저 젖을 짜 마시려고 하였다. 그 중에 나귀의 생식기를 붙잡은 사람이 외쳤다.
“이것이 젖이다.”
그러자 그들은 서로 그것을 짜면서 젖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들은 지치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고 한낱 헛수고만 하였다. 그렇게 아무것도 얻지 못하자 모든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았다.
외도의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도(道)라는 말을 듣고는 꼭 구할 수 있는 곳에서 구하지 않고, 망령되게 잡생각을 내고 갖가지 삿된 견해를 일으켜 벌거벗고 나다니기도 하고 스스로 굶기도 하며 혹은 높은 바위에 올라가 몸을 던지기도 하고 불에 몸을 던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삿된 견해 때문에 나쁜 세계에 떨어지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들이 망령되이 젖을 구하는 것과 같다. - 030_0018_a_14L昔邊國人不識於驢,聞他說言驢乳甚美,都無識者。爾時諸人得一父驢,欲搆其乳,諍共捉之,其中有捉頭者、有捉耳者,有捉尾者、有捉腳者,復有捉器者,各欲先得於前飮之。中捉驢根謂呼是乳,卽便搆之望得其乳。衆人疲厭都無所得,徒自勞苦空無所獲,爲一切世人之所蚩笑。外道凡夫亦復如是,聞說於道不應求處,妄生想念,起種種邪見,裸形自餓投巖赴火,以是邪見墮於惡道,如彼愚人妄求於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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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아침에 일찍 가자고 아이와 약속한 비유 - 030_0018_b_03L與兒期早行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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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사람이 밤에 그 아이에게 말하였다.
“내일 아침에 너와 함께 저 마을에 가서 가져올 것이 있다.”
아이는 그 말을 듣고 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아버지에게 묻지도 않고 혼자서 그 부락으로 갔다. 그러나 그곳까지 이르렀으나 몸만 극도로 피곤해 질 뿐 아무 소득도 없었다. 또 밥도 얻어먹지 못해 배고프고 목말라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곧 다시 돌아오다가 그 아버지와 마주쳤다. 아버지는 아들이 오는 것을 보고 매우 나무라면서 말했다.
“이 미련하고 무지한 것아, 왜 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공연히 갔다 왔다하여 쓸데없이 애만 쓰고, 모든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느냐?”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비록 집을 떠나 머리와 수염을 깎고 세 가지 법복을 입더라도 훌륭한 스승을 찾아 도법(道法)을 물어 배우지 않으면 온갖 선정과 도품(道品)의 공덕을 잃고 사문(沙門) 미묘한 과위[妙果]를 다 잃어버리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쓸데없이 갔다 왔다 하다 스스로 지치기만 한 것처럼, 형상은 비록 사문과 같더라도 실제로는 아무런 소득이 없다. - 030_0018_b_04L昔有一人,夜語兒言:“明當共汝至彼聚落有所取索。”兒聞語已至明旦,竟不問父獨往詣彼。旣至彼已,身體疲極空無所獲,又不得食飢渴欲死,尋復迴來來見其父。父見子來深責之言:“汝大愚癡無有智慧,何不待我?空自往來,徒受其苦,爲一切世人之所嗤笑。”凡夫之人亦復如是,設得出家卽剃鬚髮服三法衣,不求明師諮受道法,失諸禪定道品功德,沙門妙果一切都失,如彼愚人虛作往返徒自疲勞,形似沙門實無所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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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왕을 위해 걸상를 지고 간 비유 - 030_0018_b_16L爲王負机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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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왕이 무우원(無憂園)에 들어가 즐겁게 놀기 위하여 한 신하에게 말하였다.
“너는 걸상 하나를 들고 저 동산으로 가서, 내가 앉아 쉴 수 있게 자리를 만들도록 하라.”
그때 신하는 남 보기에 창피스러워 들려고 하지 않고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들 수가 없습니다. 지고 가겠습니다.”
그러자 왕은 곧 서른여섯 개의 걸상을 그의 등에 지우고 그를 재촉하여 동산으로 갔다. 그리하여 그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여자의 머리카락 하나가 땅에 떨어진 것을 보고 스스로 말한다.
“나는 계율을 지켜야 한다.”
그러면서 그것을 기꺼이 집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번뇌에 홀려 서른여섯 가지 물건, 즉 털ㆍ손톱ㆍ발톱ㆍ이ㆍ똥ㆍ오줌 따위의 더러운 것도 더럽다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서른여섯 가지 더러운 물건을 한꺼번에 모두 붙잡고도 부끄러워하는 생각 없이 죽을 때까지 놓지 않으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걸상을 지고 간 것과 같다. - 030_0018_b_17L昔有一王,欲入無憂園中歡娛受樂,勅一臣言:“汝捉一机,持至彼園我用坐息。”時彼使人羞不肯捉,而白王言:“我不能捉,我願擔之。”時王便以三十六机置其背上,驅使擔之至於園中。如是愚人爲世所笑,凡夫之人亦復如是,若見女人一髮在地,自言持戒不肯捉之;後爲煩惱所惑,三十六物髮毛爪齒屎尿不淨不以爲醜,三十六物一時都捉不生慚愧,至死不捨,如彼愚人檐負於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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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관장[灌]을 거꾸로 한 비유 - 030_0018_c_05L倒灌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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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사람이 변비가 생겼는데 의사가 말하였다.
“반드시 관장을 해야 나을 것이다.”
그리고는 관장할 재료를 모아 가지고 관장하려 하였다.
그러나 의사가 오기도 전에 병자는 그 약물을 먹고 배가 불러 죽을 지경이 되어 어쩔 줄 몰라했다. 의사가 와서 이상하게 여겨 그 이유를 물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가?”
그가 의사에게 대답하였다.
“좀 전에 제가 그 관장할 약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죽을 것 같습니다.”
의사는 그 말을 듣고 매우 나무라면서 말하였다.
“너는 너무도 어리석고 아무 방법도 모르는구나.”
그리고는 곧 다른 약을 먹여 토하게 한 뒤에야 나았다. 그런 까닭에 그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 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선관(禪觀)의 갖가지 방법을 닦으려 할 때 부정관(不淨觀)을 익혀야 할 것을 도리어 수식관(數息觀)을 익히고 수식관을 익혀야 할 것을 도리어 육계(六界)를 관한다. 그래서 위와 아래가 자리가 뒤바뀌어 근본이 없으며 쓸데없이 신명(身命)만 허비하여 그 때문에 지쳐버리게 된다. 좋은 스승에게 묻지 않고 선법(禪法)을 뒤바꾸어 관하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더러운 것을 먹는 것과 같다. - 030_0018_c_06L昔有一人,患下部病,醫言:“當須倒灌乃可差耳。”便集灌具欲以灌之。醫未至頃便取服之,腹脹欲死不能自勝。醫旣來至,怪其所以,卽便問之:“何故如是?”卽答醫言:“向時灌藥,我取服之,是故欲死。”醫聞是語深責之言:“汝大愚人不解方便。”卽便以餘藥服之方吐下,爾乃得差。如此愚人爲世所笑,凡夫之人亦復如是,欲修學禪觀種種方法,應效不淨,反效數息,應數息者效觀六界,顚倒上下無有根本,徒喪身命爲其所困。不諮良師顚倒禪法,如彼愚人飮服不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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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곰에게 물린 비유 - 030_0018_c_19L爲熊所嚙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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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9_a_02L
옛날 한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길을 가다 아들이 숲에 들어갔다가 곰에게 물렸다. 아들은 발톱에 몸이 찢긴 채 황급히 숲을 빠져 나와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아들의 몸이 상한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상처를 입었느냐?”
아들이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몸에 털이 길게 많이 나 있는 어떤 동물이 와서 저를 해쳤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곧 활과 화살을 가지고 숲으로 가서 털이 길게 많이 나 있는 어떤 선인(仙人)을 보고 활을 쏘려 하였다. 그때 옆에 있던 사람이 말하였다.
“왜 선인을 쏘려 하십니까? 저 사람은 아무 해도 가한 적이 없소. 잘못이 있는 것을 처벌해야 마땅할 것이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그가 아무리 법복을 입은 도행(道行)이 없는 사람에게 저 모욕을 당했더라도 함부로 선량하고 덕이 있는 사람을 해친다면 그것은 마치 곰이 그 아들을 해쳤다 하여 아버지가 억울하게 선인[神仙]을 해치려 한 것과 같다. - 030_0018_c_20L昔有父子與伴共行,其子入林爲熊所嚙,爪壞身體,困急出林還至伴邊。父見其子身體傷壞,怪問之言:“汝今何故被此瘡害?”子報父言:“有一種物,身毛耽毿來毀害我。”父執弓箭往到林閒,見一仙人,毛髮深長,便欲射之。傍人語言:“何故射之?此人無害,當治有過。”世閒愚人亦復如是,爲彼雖著法服無道行者之所罵辱,而濫害良善有德之人,喩如彼父熊傷其子而抂加神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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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밭에 종자를 심은 비유 - 030_0019_a_08L比種田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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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농부가 어느 밭에 갔다가 보리 싹이 무성하게 자란 모습을 보고 그 보리밭 주인에게 물었다.
“어떻게 보리를 이렇게 무성하게 키웠는가?”
주인이 대답하였다.
“땅을 편편하게 잘 고르고 거기에 똥과 물을 주었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곧 그 방법대로 물과 똥을 밭에 골고루 준 다음 그 땅에 종자를 뿌리려 하였다. 그러다가 스스로 땅을 밟아 땅이 단단해져서 보리가 나지 않을까 걱정되어 생각하였다.
‘나는 평상에 앉아 사람을 시켜 나를 메고 다니게 하고, 그 위에서 종자를 뿌리는 것이 좋겠다.’
그리하여 곧 네 사람을 시켜 한 사람이 평상 다리 하나씩 들게 하고 밭에 가서 종자를 뿌렸다. 그러나 땅은 더욱 단단해졌다. 그는 자기 두 발을 두려워하여 발을 여덟 개로 늘이는 어리석음을 저질렀으므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범부도 이와 같아서 이미 계율의 밭[戒田]을 다루어 장차 선한 싹을 틔우려면, 마땅히 스승에게 나아가 묻고, 그 훈계를 실천하여 법의 싹을 틔워야 하는데, 도리어 그것을 어기고 온갖 악을 많이 저질러 계율의 싹이 나지 않게 하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그의 두 발을 두려워하여 도리어 여덟 개로 늘인 것과 같다. - 030_0019_a_09L昔有野人,來至田里,見好麥苗生長鬱茂,問麥主言:“云何能令是麥茂好?”其主答言:“平治其地,兼加糞水,故得如是。”彼人卽便依法用之,卽以水糞調和其田下種於地,畏其自腳踏地令堅其麥不生,“我當坐一牀上使人輿之,於上散種,爾乃好耳。”卽使四人人擎一腳至田散種,地堅逾甚爲人嗤笑,恐己二足更增八足。凡夫之人亦復如是,旣修戒田善芽將生,應當師諮受行教誡,令法芽生;而返違犯多作諸惡,便使戒芽不生,喩如彼人畏其二足倒加其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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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원숭이의 비유 - 030_0019_a_22L獼猴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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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9_b_02L
옛날 어떤 원숭이가 어른에게 매를 맞고 어쩔 수가 없자 도리어 어린 아이를 원망하였다.
어리석은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먼저 성을 냈던 사람은 세월이 흘러 과거에 죽었는데, 뒤를 이은 후세 사람을 앞의 사람[前者]이라고 착각하여 망령되이 성을 내어 그 독이 더욱 깊어지니, 마치 저 어리석은 원숭이가 어른에게 매를 맞고 도리어 어린 아이를 미워하는 것과 같다. - 030_0019_a_23L昔有一獼猴,爲大人所打,不能奈何,反怨小兒。凡夫愚人亦復如是,先所瞋人代謝不停滅在過去,乃於相續後生之法謂是前者,妄生瞋忿毒恚彌深,如彼癡猴爲大所打反瞋小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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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월식(月蝕) 때 개를 때린 비유 - 030_0019_b_05L月蝕打狗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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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수라왕이 해와 달이 밝고 깨끗한 것을 보고 손으로 그것을 가려 버렸다. 그러나 무지한 보통 사람들은 아무 죄도 없는 개에게 매질하고 미워했다.
범부도 이와 같아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써 제 몸을 괴롭혀 가시밭 위에 눕기도 하고 다섯 가지 뜨거운 것으로 몸을 지지기도 하니, 마치 저 월식 때 공연히 개를 때린 것과 같다. - 030_0019_b_06L昔阿修羅王,見日月明淨以手障之;無智常人,狗無罪咎撗加於惡。凡夫亦爾,貪瞋愚癡撗苦其身,臥蕀刺上,五熱炙身,如彼月蝕抂撗打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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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여자가 눈병을 앓은 비유 - 030_0019_b_10L婦女患眼痛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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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여자가 심한 눈병을 앓고 있었다. 그와 안면이 있는 어떤 여자가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눈이 아픈가?”
그가 대답하였다.
“눈이 아프다.”
그 여자가 다시 말하였다.
“눈이 있으면 반드시 눈병을 앓는다. 그래서 나는 비록 아직까지 눈이 아프지는 않지만 장차 눈을 뽑아내려고 한다. 나중에라도 눈병을 앓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이 말하였다.
“만일 눈이 있다면 아플 수도 있고 혹은 아프지 않을 수도 있지만 눈이 없으면 목숨을 마칠 때까지 오래도록 아플 것이다.”
어리석은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부귀(富貴)란 쇠락함과 근심의 근본이니 보시하지 않으면 나중에 그 과보를 받을까 두렵다’라는 말을 듣고, 재물이 넘쳐흐르면 더욱 고통스러워한다. 그때 어떤 사람이 그에게 말한다.
“만약 네가 보시하면 괴로울 수도 있고 즐거울 수도 있지만, 보시하지 않으면 빈궁하여 매우 괴롭게 될 것이다.”
이 일은 마치 저 여자가 우선 아플 것을 걱정하여 그 눈을 제거해 버려 언제나 고통을 당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 - 030_0019_b_11L昔有一女人,極患眼痛,有知識女人問言:“汝眼痛耶?”答言:“眼痛。”彼女復言:“有眼必痛,我雖未痛竝欲挑眼恐其後痛。”傍人語言:“眼若在者或痛不痛,眼若無者終身長痛。”凡愚之人亦復如是,聞富貴者衰患之本,畏不布施恐後得報,財物殷溢重受苦惱。有人語言:“汝若施者或苦或樂,若不施者貧窮大苦。”如彼女人,不忍近痛便欲去眼,乃爲長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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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아버지가 아들의 귀걸이를 가진 비유 - 030_0019_b_21L父取兒耳璫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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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19_c_02L
옛날 어떤 아버지와 아들 두 사람이 일이 있어 함께 길을 가다가 갑자기 길에서 도둑이 나와 그들이 가진 것을 빼앗으려 하였다. 그런데 아들의 귀에는 순금 귀걸이가 채워져 있었다. 아버지는 도둑이 갑자기 나오는 것을 보고 그 귀걸이를 잃을 것이 두려워 곧바로 손으로 그것을 잡아당겼으나, 귀걸이가 풀어지지 않자 곧 아들의 머리를 베어 가졌다. 조금 뒤에 도둑들은 그들을 버리고 떠났고, 그는 아들의 머리를 어깨 위에 붙였으나 본래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명예와 이익을 위하여 쓸데없는 주장을 세우되, ‘두 세계가 있느니, 두 세계가 없느니, 중음(中陰)이 있느니, 중음이 없느니, 심수법(心數法)이 있느니, 심수법이 없느니’ 하면서 갖가지로 망상(妄想)을 내고 법의 진실을 얻지 못한다. 그때 다른 사람이 올바른 도리[如法]로써 그의 주장을 깨뜨리면 그는 곧 말한다.
“우리 주장 가운데는 전혀 그런 말이 없다.”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조그만 명예와 이익을 위하여 일부러 거짓말을 하여 사문(沙門)의 도과(道果)를 잃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3악도(惡道)에 떨어지게 되니,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조그만 이익을 위하여 그 아들의 머리를 벤 것과 같다. - 030_0019_b_22L昔有父子二人緣事共行,路賊卒起欲來剝之,其兒耳中有眞金璫,其父見賊卒發,畏失耳璫,卽便以手挽之,耳不時決,爲耳璫故便斬兒頭,須臾之閒賊便棄去,還以兒頭著於肩上不可平復。如是愚人爲世閒所笑。凡夫之人亦復如是,爲名利故造作戲論,言二世有二世無,中陰有中陰無,心數法有心數法無,種種妄想不得法實。他人以如法論破其所論,便言:“我論中都無是說。”如是愚人爲小名利,便故妄語喪沙門道果,身壞命終墮三惡道,如彼愚人爲少利故斬其兒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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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도둑이 훔친 재물을 나눈 비유 - 030_0019_c_12L劫盜分財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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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도둑 떼가 함께 도둑질을 하여 많은 재물을 훔쳐 함께 나누었다. 다른 사람들은 평등하게 나누었으나, 오직 녹야원(鹿野園)에서 나온 흠바라(欽婆羅)옷이 색이 좋지 않아 하등품으로 여겨 제일 못난 사람에게 주었다.
못난 사람은 그것을 얻고 성을 내고 분해 하면서 말했다.
“큰 손해 봤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가지고 성 안에 들어가 팔자, 여러 귀한 장자들이 그 값을 비싸게 쳐주어 그 사람이 얻은 것이 여러 사람들이 얻은 것보다 곱절이나 더 되었다. 그제야 그는 한없이 기뻐하며 날뛰었다.
그것은 마치 세상 사람들이 보시를 하면 보답이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한 채 조그만 보시를 행하였다가 천상에 나게 되어 한량없는 즐거움을 받고서야 비로소 널리 보시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과 같다. 저 흠바라옷으로 나중에 많은 값을 받고서야 비로소 스스로 기뻐하는 것처럼 보시도 그와 같아서, 조금 행했다가 많이 얻고서야 비로소 기뻐하면서 더 많이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다. - 030_0019_c_13L昔有群賊共行劫盜,多取財物卽共分之等以爲分,唯有鹿野欽婆羅色不純好,以爲下分與最劣者。下劣者得之恚恨,謂呼大失,至城賣之。諸貴長者多與其價,一人所得倍於衆伴,方乃歡喜踊悅無量。猶如世人不知布施有報無報,而行少施得生天上,受無量樂方更悔恨,悔不廣施。如欽婆羅後得大價,乃生歡喜;施亦如是,少作多得,爾乃自慶,恨不益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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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원숭이의 콩 한 줌의 비유 - 030_0019_c_23L獼猴把豆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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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20_a_02L
옛날 원숭이 한 마리가 콩 한 줌을 가지고 있다가 잘못하여 콩 한 알을 땅에 떨어뜨렸다. 그는 곧 손에 쥐었던 콩을 다 버리고 땅에 떨어진 한 알을 찾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한 알도 찾지 못하고 먼저 버린 콩은 닭과 오리가 모두 먹어 치웠다.
출가한 범부도 이와 같아서 처음에는 한 가지 계율을 훼손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하지 않기 때문에 방일(放逸)은 더욱 늘어나서 일체를 모두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원숭이가 콩 한 알을 잃고는 모든 것을 버린 것과 같다. - 030_0019_c_24L昔有一獼猴,持一把豆,誤落一豆在地,便捨手中豆欲覓其一,未得一豆先所捨者鷄鴨食盡。凡夫出家亦復如是,初毀一戒而不能悔,以不悔故放逸滋蔓一切都捨,如彼獼猴失其一豆一切都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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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금족제비[金鼠]를 얻은 비유 - 030_0020_a_07L得金鼠狼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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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금족제비 한 마리를 얻고는 몹시 기뻐하며 그것을 가슴에 품고 갔다. 마침 강에 이르러 물을 건너려고 옷을 벗어 땅에 두었는데 금족제비가 이내 변해 독사가 되었다.
그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차라리 독사에게 물려 죽는 한이 있어도 꼭 품고 가리라.’
독사는 그 지극한 마음에 감동되어 도로 금족제비으로 변하였다. 그러자 곁에 있던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독사가 값진 보배로 변하는 것을 보고, 어떤 독사나 다 그런 줄 알고 자신도 독사를 잡아 품속에 품었다가 독사한테 물려 목숨을 잃었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아서 남이 좋은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 속에는 진실한 마음이 없으면서 다만 이양을 위하여 법에 와서 붙는다. 그리하여 목숨을 마친 뒤에 나쁜 곳에 떨어지고 마니, 마치 독사를 품었다가 물려 죽은 사람과 같다. - 030_0020_a_08L昔有一人在路而行,道中得一金鼠狼,心生喜踊持置懷中,涉道而進至水欲渡,脫衣置地,尋時金鼠變爲毒蛇。此人深思:“寧爲毒蛇螫殺,要當懷去。”心至冥感,還化爲金。傍邊愚人見其毒蛇變成眞寶,謂爲恒爾,復取毒蛇內著懷裏,卽爲毒蛇之所蜥螫,喪身殞命。世閒愚人亦復如是,見善獲利內無眞心,但爲利養來附於法,命終之後墮於惡處,如捉毒蛇被螫而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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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땅에서 금전(金錢)을 얻는 비유 - 030_0020_a_18L地得金錢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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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20_b_02L
옛날 어떤 가난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금전이 가득 들어있는 주머니를 하나 주워가지고 못내 기뻐하며 그것을 세어 보았다. 그러나 그것을 다 세기 전에 그 금전 주인이 갑자기 와서 그것을 모두 빼앗아 갔다. 그리하여 그는 빨리 가버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안타까워하는 심정 때문에 매우 괴로웠다.
부처님의 법을 만난 사람도 이와 같아서 비록 삼보(三寶)의 복전(福田)을 만나고서도 방편으로 부지런히 선업(善業)을 닦아 실천하지 않다가, 갑자기 목숨을 마치고는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니,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주인에게 돈을 도로 빼앗긴 것과 같으며, 다음 게송에서 말한 것과 같다. - 030_0020_a_19L昔有貧人在路而行,道中偶得一囊金錢,心大喜躍卽便數之,數未能周,金主忽至,盡還奪錢,其人當時悔不疾去,懊惱之情甚爲極苦。遇佛法者亦復如是,雖得値遇三寶福田,不勤方便修行善業,忽爾命終墮三惡道,如彼愚人還爲其主奪錢而去。如偈所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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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일을 경영하고
내일은 저 일을 만들면서
즐거움에 집착하여 괴로움을 못 보다가
죽음의 도둑이 오는 것도 깨닫지 못한다. -
030_0020_b_04L今日營此事,
明日造彼事,
樂著不觀苦,
不覺死賊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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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갖가지 일 경영하는 일
범부라면 누구나 그러하나니,
마치 저 돈을 세던 이처럼
범부가 하는 일도 그와 같다네. -
030_0020_b_06L悤悤營衆務,
凡人無不爾,
如彼數錢者,
其事亦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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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가난한 사람이 부자와 재물이 같게 하려고 한 비유 - 030_0020_b_07L貧兒欲與富等財物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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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가난한 사람이 재물을 조금 가지고 있었는데 큰 부자를 보고 그와 같은 재물을 갖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똑같이 되지 않자 그 조금 있는 재물마저 물속에 버리려고 하였다. 그러자 곁에 있던 사람이 그에게 말하였다.
“그 재물이 비록 적지만 그대의 생명[性命]을 며칠 더 늘릴 수도 있는데, 왜 그것을 물속에 버리려고 하는가?”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비록 출가하더라도 이양을 조금 얻으면 마음에 바라는 것이 있어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그러나 덕이 높은 이 만큼은 그 이양을 똑같이 얻지 못한다. 다른 나이 많고 덕이 있는 사람이 평소에 아는 것이 많아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 것을 보고, 그와 같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지만 그와 똑같이 되지 못한다. 그 때문에 마음속으로 괴로워하다가 그만 도 닦기를 집어치우려고 하니, 그것은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부자와 똑같아지려고 하다가 자기가 가진 재물마저 다 버리려고 한 것과 같다. - 030_0020_b_08L昔有一貧人少有財物,見大富者意欲共等,不能等故,雖有少財欲棄水中。傍人語言:“此物雖尟,可得延君性命數日,何故捨棄擲著水中?”世閒愚人亦復如是,雖得出家少得利養,心有悕望常懷不足,不能得與高德者等,獲其利養。見他宿舊有德之人,素有多聞多衆供養,意欲等之不能等故,心懷憂苦便欲罷道,如彼愚人欲等富者自棄己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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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어린아이가 환희환(歡喜丸)을 얻은 비유 - 030_0020_b_18L小兒得歡喜丸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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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20_c_02L
옛날 어떤 유모(乳母)가 아이를 안고 길을 가다가 길을 가기에 너무도 지쳐 잠에 빠져 깨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던 환희환을 그 어린아이에게 주었다. 어린아이는 그것을 얻어먹고 그 맛에 빠져, 제 몸과 물건을 돌볼 줄 몰랐고, 그 사람은 곧 아이의 족집게와 패물과 영락(瓔珞)과 옷을 모두 벗겨 가지고 가버렸다.
비구도 이와 같아서 온갖 일이 잡다하여 번거로운 곳에 즐겨 살면서 조그만 이양을 탐하다가 번뇌의 도둑에게 공덕과 계율의 보배스런 영락을 빼앗기니, 마치 저 어린아이가 조그만 맛을 탐하다가 가지고 있던 모든 물건을 도둑이 다 가져가게 한 것과 같다. - 030_0020_b_19L昔有一乳母抱兒涉路,行道疲極眠睡不覺。時有一人持歡喜丸授與小兒,小兒得已貪其美味不顧身物,此人卽時解其鉗鎖瓔珞衣物都盡持去。比丘亦爾,樂在衆務憒鬧之處,貪少利養爲煩惱賊奪其功德戒寶瓔珞,如彼小兒貪少味故一切所有賊盡持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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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노파가 곰을 잡은 비유 - 030_0020_c_04L老母捉熊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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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노파가 나무 밑에 누워 있을 때 곰이 와서 후려치려고 하였다.
그때 노파는 나무를 돌아 피해 달아났다. 곰은 곧 뒤를 쫓아와 한 손으로는 나무를 붙들고 한 손으로는 노파를 잡으려 하였다. 노파는 다급한 나머지 나무에 들러붙도록 곰의 두 손을 한꺼번에 짓눌렀고, 곰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러는 와중에 마침 다른 사람이 거기에 왔다. 노파가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도 나를 도와 나와 함께 이놈을 잡아 죽여 고기를 가릅시다.”
그는 노파의 말을 믿고 곧 곰을 붙잡았다. 그러자 노파는 곰을 버리고 달아났고 그 뒤로 그 사람은 곰에게 곤욕을 당하였고, 그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온갖 다른 학설을 만들어낸 것이 좋지 않고 또한 그 문장까지 번잡하고 또 여러 가지 폐단이 많아 마침내 완성치 못하고 그것을 버려둔 채 목숨을 마친다. 후세 사람들이 그것을 붙들고 해석하려 하나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어서 도리어 고생만 하니,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남을 대신해 곰을 붙잡았다가 도리어 스스로 해를 입은 것과 같다. - 030_0020_c_05L昔有一老母在樹下臥,熊欲來搏,爾時老母遶樹走避,熊尋後逐,一手抱樹欲捉老母,老母得急,卽時合樹捺熊兩手,熊不得動。更有異人來至其所,老母語言:“汝共我捉,殺分其肉。”時彼人者信老母語,卽時共捉。旣捉之已,老母卽便捨熊而走,其人後爲熊所困。如是愚人爲世所笑。凡夫之人亦復如是,作諸異論旣不善好,文辭繁重多有諸病,竟不成訖便捨終亡,後人捉之欲爲解釋,不達其意反爲其困,如彼愚人代他捉熊反自被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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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마니(摩尼) 수챗구멍[水竇]의 비유 - 030_0020_c_17L摩尼水竇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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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21_a_02L
옛날 어떤 사람이 남의 아내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처 일을 다 마치기 전에 그 남편이 밖에서 오다가 그것을 눈치재고, 문 밖에 서서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죽이려고 하였다. 부인은 그 사람에게 말하였다.
“내 남편이 이미 눈치챘습니다. 다른 데로 빠져나갈 곳은 없고 오직 저 마니(摩尼)를 통해서만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마니란 말은 제(齊)나라 말로 수챗구멍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수챗구멍을 통해 빠져나가라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 마니를 마니주(摩尼珠)로 잘못 이해하고 그 구슬을 찾다가 그것이 있는 곳을 알 수 없자 이렇게 말하였다.
“마니주를 찾지 못하면 나는 결코 가지 않을 것이오.”
그러다가 얼마쯤 지나 그는 그 남편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어떤 사람이 “나고 죽는 가운데, 모든 것은 덧없고[無常] 괴로우며[苦] 공(空)하고 무아(無我)이니, 단(斷)과 상(常)의 두 가지 치우친 견해를 여의고 중도(中道)에 머물러야 한다. 이 중도에 머물면 해탈할 수 있다”고 말하면 범부들은 그 말을 잘못 이해하고, 곧 ‘세계는 한정이 있는가, 한정이 없는가? 중생은 나[我]라는 것이 있는가, 나라는 것이 없는가?’를 구하다가 마침내 중도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갑자기 목숨을 마치고 덧없게 죽어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니,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마니를 찾다가 남에게 죽임을 당한 것과 같다. - 030_0020_c_18L昔有一人與他婦通,交通未竟夫從外來,卽便覺之住於門外,伺其出時便欲殺害。婦語人言:“我夫已覺,更無出處,唯有摩尼可以得出。”摩尼者齊云水竇孔也欲令其人從水竇出,其人錯解謂摩尼珠,所在求覓而不知處,卽作是言:“不見摩尼珠我終不去。”須臾之閒爲其所殺。凡夫之人亦復如是,有人語言:“生死之中無常苦空無我,離斷常二邊,處於中道,於此中過可得解脫。”凡夫錯解,便求世界有邊無邊及以衆生有我無我,竟不能觀中道之理,忽然命終,爲於無常之所殺害,墮三惡道,如彼愚人推求摩尼爲他所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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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한 쌍의 집비둘기의 비유 - 030_0021_a_10L二鴿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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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암수 한 쌍의 집비둘기가 한 둥지에 살면서 가을에 과일이 익자, 둥지에 가져다 채워 두었다. 얼마 뒤에 과일이 말라 차츰 줄어들어 반 둥지밖에 남지 않았다. 수컷은 암컷에게 성을 내어 말하였다.
“과일을 모으느라고 얼마나 애를 썼는데, 왜 혼자서 먹어치워 반만 남았는가?”
암비둘기가 대답하였다.
“나는 혼자 먹지 않았습니다. 과일이 저절로 줄어든 것입니다.”
그러나 수비둘기는 믿지 않고 성을 내며 말했다.
“네가 혼자 먹지 않았다면 어째서 줄어들었는가?”
그리고는 곧 부리로 암비둘기를 쪼아 죽였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큰 비가 내리자, 과일은 차츰 불어 예전과 같이 둥지에 가득 찼다. 수비둘기는 그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후회하며 말했다.
“암비둘기가 먹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도 내가 망령되게 그녀를 죽였구나.”
그리고는 곧 슬피 울면서 암비둘기를 불렀다.
“너는 어디로 갔느냐?”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뒤바뀐 생각을 마음에 품고 망령되이 쾌락을 누리면서, 무상함을 보지 않고 중한 계율을 범하다가 나중에는 결국 후회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 슬피 탄식하니, 마치 저 어리석은 비둘기와 같다. - 030_0021_a_11L昔有雄雌二鴿共同一巢,秋果熟時取果滿巢,於其後時果乾減少唯半巢在,雄瞋雌言:“取果勤苦,汝獨食之,唯有半在。”雌鴿答言:“我不獨食,果自減少?”雄鴿不信,瞋恚而言:“非汝獨食,何由減少?”卽便以嘴啄雌鴿殺。未經幾日,天降大雨,果得濕潤還復如故,雄鴿見已方生悔恨:“彼實不食,我妄殺他。”卽悲鳴命喚雌鴿汝何處去?凡夫之人亦復如是,顚倒在懷,妄取欲樂不觀無常,犯於重禁悔之於後竟何所及?後唯悲歎如彼愚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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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장님이라고 거짓말한 비유 - 030_0021_a_23L詐稱眼盲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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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21_b_02L
옛날 어떤 장인[工匠師]이 왕을 위해 일을 하다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여, 거짓으로 눈이 멀었다 하고 겨우 괴로움에서 벗어났다. 다른 장인이 그 말을 듣고, 스스로 눈을 다치게 하여 괴로운 역사(役事)를 피하려 하였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스스로 눈을 상하게 하여 괜한 고통을 받는가?”
이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조그만 명예와 이양을 위하여 일부러 거짓말을 하여 깨끗한 계율을 깨뜨리고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져 버리니,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조그만 이익을 위하여 스스로 제 눈을 상하게 하려는 것과 같다. - 030_0021_a_24L昔有工匠師,爲王作務不堪其苦,詐言眼盲便得脫苦。有餘作師聞之,便欲自壞其目用避苦役。有人語言:“汝何以自毀?徒受其苦。”如是愚人爲世人所笑。凡夫之人亦復如是,爲少名譽及以利養,便故妄語毀壞淨戒,身死命終墮三惡道,如彼愚人爲少利故自壞其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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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악한 도둑을 겁탈당한 비유 - 030_0021_b_09L爲惡賊所劫失㲲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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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두 사람이 도반이 되어 넓은 들판을 함께 가다가, 한 사람은 도중에서 베옷 한 벌을 도둑에게 빼앗겼고, 한 사람은 풀 속으로 도망쳐 들어갔다. 베옷을 빼앗긴 사람은 일찍이 그 옷 한 끝 부분에 금전 한 푼을 싸두었었다. 그래서 그는 도둑에게 말하였다.
“이 옷은 금전 한 푼의 값어치가 있다. 내가 지금 금전 한 푼을 구해 줄 테이니 이 옷과 바꾸자.”
도둑이 말하였다.
“그 돈이 지금 어디 있는가?”
그는 그 옷 한 끝을 풀고 금을 내보이면서 말하였다.
“이것이 바로 그 순금이다. 만일 내 말이 믿어지지 않거든 지금 이 풀숲 속에 훌륭한 연금술사[金師]가 있으니 가서 물어 보라.”
그러나 도둑은 그 금뿐만 아니라 또 옷까지도 가져갔다. 그리하여 어리석은 사람은 베옷과 금전을 모두 잃었다. 그는 또 제 이익만 잃은 것이 아니라, 남의 이익까지도 잃게 하였다.
범부도 이와 같아서 도품(道品)을 닦아 행하고 온갖 공덕을 지었다가도, 번뇌란 도둑에게 겁탈을 당하여 그 선법도 잃고 온갖 공덕까지 잃고 만다. 그리고 또 제 이익만 잃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도업까지 잃게 한다. 그리하여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세 갈래 나쁜 세상에 떨어지고 마니,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이것저것을 모두 잃은 것과 같다. - 030_0021_b_10L昔有二人爲伴共行曠野,一人被一領㲲,中路爲賊所剝,一人逃避走入草中。其失㲲者先於㲲頭裹一金錢,便語賊言:“此衣適可直一枚金錢,我今求以一枚金錢而用贖之。”賊言:“金錢今在何處?”卽便㲲頭解取示之,而語賊言:“此是眞金,若不信我語,今此草中有好金師,可往問之。”賊旣見之,復取其衣。如是愚人㲲與金錢一切都失,自失其利復使彼失。凡夫之人亦復如是,修行道品作諸功德,爲煩惱賊之所劫掠,失其善法喪諸功德,不但自失其利復使餘人失其道業,身壞命終墮三惡道,如彼愚人彼此俱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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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021_c_02L
98. 어린아이가 큰 거북을 얻은 비유 - 030_0021_c_02L小兒得大龜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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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어린아이가 육지에서 놀다가 큰 거북 한 마리를 얻었는데, 그것을 죽이고 싶었으나 그 방법을 알지 못하여 어떤 사람에게 물었다.
“어떻게 죽여야 합니까?”
어떤 사람이 대답하였다.
“너는 그것을 물속에 던져두라. 그러면 곧 죽을 것이다.”
그때 아이는 그 말을 믿고 그것을 물속에 던졌다. 그러자 거북이는 물을 만나 곧 달아나 버렸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여섯 가지 감관[六根]을 지켜 갖가지 공덕을 닦으려 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하여 어떤 사람에게 묻는다.
“어떤 인연을 지어야만 해탈을 얻을 수 있습니까?”
그러면 삿된 견해를 가진 외도와 천마(天魔) 파순(波旬), 그리고 나쁜 벗이 그에게 말한다.
“너는 그저 여섯 가지 대상 경계[六塵]를 마음대로 받아들이고 다섯 가지 욕심을 마음대로 즐기도록 하라. 내 말대로 하면 틀림없이 해탈을 얻을 것이다.”
이리하여 그 어리석은 사람은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곧 그 말을 따르다가,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니, 마치 저 어린아이가 거북이를 물속에 던져 놓아준 것과 같다. - 030_0021_c_03L昔有一小兒,陸地遊戲得一大龜,意欲殺之不知方便,而問人言:“云何得殺?”有人語言:“汝但擲置水中卽時可殺。”爾時小兒信其語故卽擲水中,龜得水已卽便走去。凡夫之人亦復如是,欲守護六根修諸功德不解方便而問人言:“作何因緣而得解脫?”邪見外道天魔波旬,及惡知識而語之言:“汝但極意六塵恣情五欲,如我語者必得解脫。”如是愚人不諦思惟,便用其語身壞命終墮三惡道,如彼小兒擲龜水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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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 이 논(論)을 지을 때
실없이 우스운 말을 한데 뒤섞어
진실한 말을 많이 해친 것 같지만
이치에 상응하는지 않는지 관찰해야 하리. -
030_0021_c_15L此論我所造,
合和喜笑語,
多損正實說,
觀義應不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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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쓰고 독한 약물(藥物)을
달콤한 석밀(石蜜)과 한데 섞으면
그 약이 온갖 병을 부수는 것처럼
이 논도 또한 그와 같다네. -
030_0021_c_17L如似苦毒藥,
和合於石蜜,
藥爲破壞病,
此論亦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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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법 안의 실없는 웃음
그것은 마치 저 광약(狂藥)과 같네.
부처님의 바른 법은 극히 고요해
이 세상을 밝게 비춰 주나니 -
030_0021_c_18L正法中戲笑,
譬如彼狂藥,
佛正法寂定,
明照於世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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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하고 설사하는 약 먹을 때
소(酥)로써 몸속을 부드럽게 하는 것처럼
나는 지금 이런 이치로
극히 고요한 것을 드러내리라. -
030_0021_c_19L如服吐下藥,
以酥潤體中,
我今以此義,
顯發於寂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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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저 아가타(阿伽陁) 약을
나뭇잎에다 싼 것 같으니
약을 취해 상처에 바르고 나면
그 나뭇잎은 도로 버린다네. -
030_0021_c_21L如阿伽陁藥,
樹葉而裹之,
取藥塗毒竟,
樹葉還棄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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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없는 웃음도 잎으로 감싼 것 같아
진실한 이치 그 속에 있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바른 이치만 취하고
실없는 웃음은 버려야 한다. -
030_0021_c_22L戲笑如葉裹,
實義在其中,
智者取正義,
戲笑便應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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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尊者) 승가사나(僧伽斯那)는 『치화만(癡花鬘)3)』을 지어 마친다. -
030_0021_c_23L尊者僧伽斯那造作癡花鬘竟。
百喩經卷第四
- 3)3)『백유경』의 본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