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三

ABC_IT_K1389_T_003
037_0615_b_01L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3권
037_0615_b_01L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三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037_0615_b_02L大唐三藏義淨奉 制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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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수파륵가국(輸波勒迦國)의 왕이 열병을 앓았는데 병세가 지극히 위중해서 정신이 혼미하였다. 어느 의사가 우두전단향의 가루를 몸에 바르면 반드시 병이 낫는다고 처방하였다. 왕은 대신들에게 명하여 빨리 우두전단(牛頭栴檀)을 구하게 하였다.
그 대신들이 원만의 처소에 이르러 물었다.
“지금 우두전단이 필요한데 당신은 지금 가지고 있는가?”
“내가 지금 약간 가지고 있습니다.”
“돈이 얼마나 있으면 되겠는가?”
“천 전(錢)은 있어야 되겠습니다.”
그 대신은 곧 돈을 주고 약간의 전단향 가루를 샀다. 그것을 가지고 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갈아서 왕의 몸에 바르니, 얼마 안 되어 곧 병이 나았다.
왕은 이렇게 생각했다.
‘왕의 창고 가운데에 우두전단이 없다면 어떻게 왕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원만이 곧 대신에게 물었다.
“네가 가지고 온 전단향나무는 어느 곳에서 얻은 것인가?”
“원만의 처소에서 얻었습니다.”
왕은 곧 사람을 보내어 원만을 불러오게 하였다. 사자는 그곳으로 가서 그에게 말했다.
“임금님께서 지금 당신을 부르십니다.”
원만은 생각했다.
‘무슨 까닭에 나를 부르는 것일까? 이 전단향나무 때문에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는 곧 세 토막의 전단나무를 싸서 품에 넣고, 한 토막은 손에 쥐고 갔다.
왕은 그를 보고 나서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그 전단나무를 가지고 있느냐?”
원만은 곧 나무를 보여 주었다.
왕이 물었다.
“이 나무의 가격이 얼마나 되느냐?”
“이 나무는 가격이 1억 냥(兩)에 해당됩니다.”
“너는 그것 말고 또 가지고 있느냐?”
“저는 지금 더 가지고 있습니다.”
곧 세 토막의 나무틀 꺼내어 왕에게 보여 주었다.
이때 왕은 곧 대신에게 말했다.
“원만에게 4억 냥의 금을 주도록 하여라.”
원만이 왕에게 말했다.
“이 세 토막을 임금님께서 값을 치러 주신다면, 이 한 토막은 임금님께 바치겠습니다.”
왕은 곧 3억 냥의 금을 주고 그에게 말했다.
“나는 지금 너로 인하여 매우 기쁘구나. 네가 지금 나에게 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 원하는 것을 모두 주겠노라.”
“임금님께서 기쁘셔서 저에게 원하는 것을 주시려거든 임금님의 나라에 살면서 속거나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왕은 곧 대신에게 말했다.
“지금 이후로는 차라리 여러 왕자들을 제약할지언정 이 원만이라는 사람은 제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원만은 왕에게 인사를 드리고 물러났다. 그때 그 성 안에는 여러 상인들이 있었는데, 5백 명의 상객(商客)들이 바다를 통해 와서 수파륵가성에 도착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러 상인들은 함께 상의하였다.
“이 상객들이 왔으니 우리들은 반드시 함께 공동으로 교역을 할 것이로되, 그 가운데에 혼자서만 사고파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그 중의 어느 상인이 말했다.
“원만도 불러서 함께 상의하도록 합시다.”
또 어떤 사람이 말했다.
“원만은 지금 빈털터리로 가진 재산이 없는데, 무엇 하러 굳이 부르겠습니까?”
037_0615_b_03L爾時輸波勒迦國王乃患熱病極重迷悶有醫人處方宜用牛頭栴檀末塗身勅大臣等速爲求覓牛頭栴檀彼大臣等到圓滿處而問之曰今須牛頭栴檀汝今有不圓滿答曰我今少問曰可須幾錢答曰須得千錢彼大臣旣與錢已得少檀末將至王硏塗王身尋得除愈爾時彼王作如是念若王藏庫中無牛頭栴檀是王耶卽問大臣曰汝所將來栴檀之木何處得耶大臣答曰於圓滿處得時王卽遣喚圓滿來使者往彼而告之曰王今喚汝圓滿念言何故見喚豈非因此栴檀之木而喚我耶卽持三段栴檀裹著懷中一段手持而去王旣見已而問之曰圓滿汝今有此栴檀木耶圓滿卽便以木示之王問此木可直幾錢答言此木價直一億兩金王復問言汝更有不圓滿答曰我今更有乃持三段以出示王時王卽便告大臣言可與圓滿四億兩金圓滿白王其三段者取王價直以其一段將奉上王其王卽與三億兩金而告之曰我今於汝甚大歡喜汝今於我欲求何願皆悉當與圓滿答曰王若歡喜與我願者願住王國不被欺陵時王卽便告大臣曰自今已後寧可制約諸王子等不應制約此之圓滿圓滿辭王出已時彼城中有諸商人聞有五百商客從海而來至輸波勒迦城諸商人等共爲議曰此商客至我等諸人須共交易不得於中獨爲貨買其中商人報曰圓滿亦須喚議亦有言曰圓滿今者貧匱無物何須喚耶
037_0616_a_01L그때 원만은 성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니다가 5백 명의 상객들이 바다에서 돌아와 무사히 이곳에 도착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만은 그 소식을 듣자 곧 상객들의 처소로 가서 물었다.
“당신들은 이번에 무슨 물건을 가지고 왔습니까?”
그 상객들이 대답했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온 것은 이러이러한 것들이고, 지금 모두 이곳에 있습니다.”
원만이 그들에게 말했다.
“그러한 물건들은 가격이 얼마나 됩니까?”
“상주(商主)여, 당신은 어찌하여 굳이 이 물건들의 가격을 거듭 묻는 것입니까? 스스로 가격을 알아야 합니다.”
원만이 말하였다.
“비록 그와 같은 줄은 알지만 지금 나 혼자 물건들을 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그 가격을 정할 수 없습니다. 당신들 마음대로 값을 매기면 내가 마땅히 그것을 사겠습니다.”
여러 상인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모두 18억 냥의 돈에 해당하는 것으로 스스로 판단하였다.
“당신들은 지금 우선 3억 냥을 받고 물건을 모두 나에게 주십시오. 나머지 돈은 물건을 모두 팔고 난 뒤에 드리겠습니다.”
상객이 그것을 허락하자 원만은 곧 왕의 처소에서 얻은 3억 냥의 돈을 가져다가 그들에게 주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물건에 곧바로 봉인(封印)을 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때 그 성 안에 있는 여러 상인들은 사람을 보내 무슨 물건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 상객들이 대답했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던 것은 이러이러한 것들이었습니다.
그 심부름을 간 사람이 상객에게 말했다.
“그러한 물건이라면 우리들의 창고에도 있는데 모두 원만의 것입니다.”
상객들이 대답하였다.
“당신들의 창고에 있는 물건이 많든지 적든지 간에 우리는 지금 그 물건들을 이미 다 팔았습니다.”
심부름 간 사람이 물었다.
“누구에게 먼저 팔았습니까?”
상객들이 대답하였다.
“원만에게 팔았습니다.”
심부름 간 사람이 말했다.
“당신들이 원만에게 팔았다면 마땅히 많은 값을 받았겠군요.”
“원만에 의해서 유보되었고, 값을 정한 물건은 지금 우리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설사 그가 정한 물건을 값으로 매겨서 모든 것을 당신에게 팔려고 해도, 우리가 보아하니 당신은 그 돈을 다 감당하지 못할 것 같군요.”
심부름 간 사람이 물었다.
“원만에게서는 먼저 얼마를 받았습니까?”
“3억 냥의 금을 받았습니다.”
“원만이 형제들의 물건을 모두 훔쳤군요.”
그는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성에 돌아와 상주(商主)들에게 말했다.
“그 물건들은 이미 다 팔렸습니다.”
상주들이 물었다.
“그들이 누구에게 팔았는가?”
심부름 간 사람이 말했다.
“원만에게 팔렸습니다.”
상주들이 말했다.
“그들이 원만에게 팔았다면 마땅히 많은 돈을 받았겠구나.”
심부름 간 사람이 말했다.
“원만에게 보류되어 값이 정해져서, 그가 정한 값대로 모두를 우리에게 판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돈을 준비하지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원만에게 유보된 것은 모두 얼마라고 하더냐?”
“3억 냥의 금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가 반드시 형제들의 물건을 있는 대로 훔친 것일 것이다.”
그때 여러 상주들은 사람을 시켜서 원만을 부르게 하고, 원만이 오자 그에게 말했다
“우리가 이미 함께 제정하기를 혼자 가서 물건을 사지 않고 다 같이 가격을 정한 후에 그것을 나누도록 하였는데, 무엇 때문에 당신은 지금 멋대로 대중들의 규약을 어기고서 단독으로 그것을 샀는가?”
“당신들이 함께 규약을 정하였다면 무슨 이유로 우리 형제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는가? 당신들은 마땅히 그 규약을 굳게 지킬 것이지 나의 일에 관여하지 마시오.”
이때 상주는 그 이치를 살피지 않고서 원만을 책망하여 그에게 벌금으로 60가리사파나(迦利沙波拏)를 물렸다. 그러나 원만이 벌금으로 그 돈을 내지 않자 마침내 원만에게 뜨거운 햇볕에 쪼이는 벌을 받게 하였다.
037_0615_c_16L爾時圓滿出城遊行聞有五百商客從海而來安隱至此聞已卽便往商客處問曰汝等今者將何貨來彼客答曰我今所將如是如是等物今竝在此圓滿報曰若干等物其價如何商客答曰商主汝今何須更問此之價直應自知之圓滿報曰雖知如此我今自買不應自爲其價任汝作價當買之彼諸商客所有貨物摠自斷直十八億兩金圓滿報曰汝今且取三億兩金物摠屬我餘欠之金貨了方商客許之卽將王處所得三億兩金而以付之所有財物卽自封印捨之而去時彼城中諸商人等遣人往問有何貨物彼商客曰我今所有如是如是等物彼使報言如是之物我等庫藏皆屬圓滿商客荅曰隨汝庫藏物之多少我今此物先已賣訖彼使問曰先賣與誰商客答曰賣與圓滿彼使報言汝與圓滿應多得直商客答曰圓滿所留定價之物今在我所今設欲准彼定物以爲其價摠賣與汝我今觀汝亦不能辦彼使問曰於圓滿所先得何物商客答曰得三億兩金彼使答曰圓滿極偸兄弟之物作是語已歸還入城告商主曰彼之貨物先已賣訖商主問曰彼賣與誰使者答曰賣與圓滿商主報言彼與圓滿應多得物彼使荅曰圓滿所留定價之物准彼定物摠賣與汝亦不能辦商主問曰圓滿所留是何等物彼使答曰留三億兩金商主報曰彼應極盜兄弟之物時諸商主使人喚之圓滿來已而告之言我等先共立制不令獨往貨買要令衆共作價然後分之因何汝今輒違衆制而獨買之圓滿答曰汝共立制因何不報我兄弟耶汝等應當堅護其制非預我事是時商主不察其理責而罰之徵其六十迦利沙波拏于時圓滿未及輸錢曝圓滿於炎景中
037_0616_c_01L이때 국왕은 사람을 보내어 민심을 염탐하게 하였는데, 우연히 원만이 햇볕 가운데서 볕에 쪼이는 벌을 받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일을 왕에게 말하였다.
왕은 신하에게 명을 내려 그 상주를 부르게 하고, 아울러 원만도 오게 하여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어찌하여 원만을 햇볕에 쪼이게 하는 것인가?”
“대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상주들이 규약을 정하여 다 같이 교역을 하도록 하고 함부로 물건을 사는 것을 금하였는데, 이번에 원만이 대중들의 규약을 어긴 까닭에 그를 벌한 것입니다.”
원만이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그 규약을 정하는 날에 저에게 알렸는지와 저의 형들을 불렀는지를 물어보소서?”
상주가 대답했다.
“알리지 않았습니다.”
왕은 사람들에게 원만이 옳다고 하고는 마침내 풀어 주게 하였다.
그때 수파륵가의 왕은 여러 가지의 물건이 필요하여 상주들을 불러서 그들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이러이러한 물건들이 필요하니, 당신들은 지금 나에게 주도록 하시오.”
“대왕께서 필요로 하시는 것들은 원만의 처소에 있습니다.”
“원만에게는 내가 전에 명을 내려서 그에게 안락함을 주도록 하였으므로 이번의 일로 해서 그를 번거롭게 하지 않을 것이니, 당신들이 이번에 원만의 처소에서 물건 팔기를 요구하여 가지고 오도록 하시오.”
그 상주는 사람을 시켜서 원만을 불러오게 하였다.
원만이 그에게 말했다.
“나는 갈 수 없소.”
심부름을 갔던 사람이 돌아와서 상주에게 알리니, 여러 상주들은 원만의 처소에 모여서 그의 문밖에 이르렀다.
이때 문지기가 원만에게 알렸다.
“여러 상주들이 다 같이 문밖에 모여서 잠시 뵙고자 합니다.”
원만은 자세를 매우 교만하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서야 비로소 밖으로 나왔다.
상주들은 그를 보자 그에게 말했다.
“대상주(大商主)여, 우리는 지금 이러이러한 물건들을 구하고자 하니, 본래의 가격으로 우리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상주로서 본래 이윤을 얻고자 하는데, 만약 본전대로 물건을 판다면 어떻게 상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대상주여, 우리가 이제 마땅히 한 배의 이익을 드리도록 할 터이니 우리에게 그 값으로 주십시오.”
원만은 생각했다.
‘여러 상객들이 다 같이 이곳에 왔으니 마땅히 공경해야 할 것이며, 이미 갑절의 값을 받았으니, 마땅히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물건을 곧 그들에게 주되, 물건 가운데에서 15억 냥 어치만을 팔아서 그것으로 나머지의 빚을 갚고 그 밖의 물건들은 창고 안에 남겨 두었다.
원만은 이렇게 생각했다.
‘창고가 새벽과 같이 훤하게 드러났으니 어떻게 항아리를 채울 수 있겠는가? 마땅히 큰 바다에 가서 보배를 구해야겠다.’
037_0616_b_11L是時國王遣人伺遇見圓滿被曝日中因以白王勅使人喚其商主幷圓滿至而問之汝今何故以其圓滿曝於日中商主曰大王當知商主立制要共交不許輒買今者圓滿以違衆制故罰之圓滿白言大王請問商主立制之日報我知不幷喚兄不商主答不報王告諸人圓滿善說遂放而乃至爾時輸波勒迦王須諸貨物喚商主等而語之言我今當須如是如是等物汝今與我彼商主曰大王所須圓滿處有王言圓滿我先有勅施其安樂爲此今者不從彼索汝等今者可於圓滿處求買將來時彼商遣人喚圓滿來圓滿報曰我不能去使還報已是諸商主集圓滿處至其門外時守門者報圓滿曰諸商主等竝集門外蹔欲相見圓滿高慢數日方出商主見已而告之曰大商主我今欲求如是如是等物幸依本價可以與圓滿報曰我是商主本爲求利依本價豈是商主彼人荅曰大商主我今當與一倍之利可以與我圓滿念言此諸商客竝來至此應當敬重已得倍價應可與之作此念已尋卽與之於貨物中但賣十五億兩金之物以還餘債自外之物留在庫中是思念猶如晨露豈能盈瓮當入大已求珍寶
037_0617_a_01L그때 상주인 원만은 곧 사람을 시켜서 수파륵가성으로 가서 북을 쳐서 사람들을 모아 큰소리로 말하도록 하였다.
“여러분, 이 성 안에 있는 여러 상인들께서는 이제 마땅히 아십시오. 원만 상주가 큰 바다에 가서 보배를 구하고자 합니다. 누구든지 가려고 하는 사람은 원만과 동행하도록 하십시오. 가는 곳에서는 길을 사지 않아도 되며, 건너는 곳에서는 가격을 묻지 않고서도 큰 바다를 건널 수 있습니다. 기꺼이 떠나고자 하는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바다에 들어갈 때 필요한 물건들을 가지고 이곳에 오도록 하십시오.”
이렇게 큰소리로 알리고 나자 여러 상인들이 바다에 들어갈 때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다 같이 모여들었다. 원만 상주는 상인들과 함께 길상원(吉祥願)을 발하고 나서, 5백 명의 상인들에 둘러싸여 큰 바다로 갔다. 그들은 많은 재보를 획득하고 안온하게 돌아왔다. 이와 같이 여섯 번을 큰 바다에 들어갔는데 매번 안온하게 돌아오니 명성이 먼 곳에까지 들렸다.
그 후에 실라벌성에 있는 여러 상인들이 많은 재물을 가지고 수파륵가성으로 왔는데, 성에 도착하여 원만의 처소에 가서 그에게 말하였다.
“상주여, 저희들도 큰 바다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당신들은 일찍이 우리가 여섯 번을 바다에 들어갔다가 편안하게 돌아왔다는 것에 대해 들었을 것이나 다시 들어갈 수는 없소.”
“저희들은 먼 곳에서 와서 당신을 믿고 의탁하여 편안히 바다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당신께서 가지 않으신다면 저희가 어찌 감히 함부로 결정하겠습니까?”
원만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 비록 물건을 구하지는 않지만 저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마땅히 바다에 들어가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상인들에게 함께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 여러 상인들은 밤낮으로 항상 올타남송(嗢拖南頌)과 제상좌송(諸上座頌)과 세라니송(世羅尼頌)과 모니지송(牟尼之頌)과 중의경(衆義經) 등을 묘한 음성으로 맑고 낭랑하게 외웠다.
원만은 그것을 듣고 나서 그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노래를 아주 잘하는군요.”
상인들이 말하였다.
“상주여, 이것은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만이 물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슨 말이오?”
상인이 말했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원만은 전에 불법(佛法)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다가 오늘에서야 듣고 나서 몸의 털이 모두 곤두서고 마음 깊이 믿는 마음이 생겨서 곧 상인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부처님이십니까?”
상인이 대답했다.
“사문이신 교답마(喬答摩)이신데, 석가종(釋迦種)으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으시고 가사를 입으시며 바른 신심으로 출가를 하셔서 나라를 버리시고 산림에 계시면서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이루셨으니, 이분을 부처님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원만은 다시 그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어느 곳에 머무르고 계십니까?”
상인이 대답했다.
“지금은 실라벌성의 서다림(逝多林)에 있는 급고독원(給孤獨園)에 계십니다.”
원만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여러 상인들과 더불어 편안하게 되돌아왔다.
이때 원만의 형인 안락(安樂)은 이렇게 생각했다.
‘나의 동생인 원만이 바다를 건너다니느라 고생이 많았으니 아내를 얻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원만에게 말했다.
“너는 지금 큰 부자인 장자와 상주(商主)의 집안 중에서 어느 집안의 딸이 좋겠느냐? 이제 내가 너를 장가보내겠다.”
원만이 대답했다.
“저는 지금 아내를 취하는 것이 싫습니다. 형님께서는 제가 출가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형이 말했다.
“너는 옛날에 가난하고 궁핍할 때에는 어찌하여 출가하지 않고, 지금은 재산과 보배가 충분한데 무엇 때문에 출가하려고 하느냐?”
원만이 대답하였다.
“가난하고 궁핍할 때에는 출가할 수 없었고, 지금은 재물이 있으니 마땅히 출가할 만합니다.”
그의 형은 그가 발심하여 마음을 결정한 것을 알자 곧 허락하여 말하였다.
“네가 출가하는 것을 들어주겠다.”
원만은 형에게 대답했다.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험난한 일이 많으며 여러 걱정스러운 것이 많아서,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지극히 많으나 되돌아오는 사람은 극히 적으니 반드시 다시는 큰 바다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셔야 합니다. 제가 얻은 재물이 많은 것은 모두 복력(福力)으로 말미암은 것이고, 또한 남을 속여서 얻은 것이 아니지만, 둘째 형님과 셋째 형님께서 얻은 재물은 모두 청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제가 출가하고 나거든 형님의 두 아우들이 형님과 함께 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허락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한 명의 시자만을 데리고 곧바로 실라벌성으로 가서 한 숲 속에 이르러 그곳에 머무르면서 시자로 하여금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에게 가서 원만 상주(商主)가 지금 숲 속에 있으면서 뵙고자 한다고 알리게 하였다.
장자는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원만 상주는 바다를 건너오느라 피곤할 텐데, 지금 벌써 육로로 이곳에 왔구나.’
그리고 심부름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원만은 이번에 어떠한 물건을 가지고 왔는가?”
심부름하는 사람이 대답했다.
“다만 저 한 사람만 시자로 삼았을 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습니다.”
이때 그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대복덕(大福德)을 갖춘 사람이니, 걸어서 성에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코끼리와 말로써 시중을 들어서 맞아들여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코끼리와 말을 가지고 영접하여 집 안에 맞아들여 향내 나는 술에 목욕을 하게 하였다. 여러 음식과 떡과 밥을 다 차려 놓고 장자는 물었다.
“상주여, 무엇 때문에 오시게 되었습니까?”
“장자여, 저는 이제 여래께서 훌륭한 법(法)과 율(律)을 말씀하시는 곳으로 출가하여 계를 받고 비구가 되고자 합니다.”
장자는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손을 펴서 기뻐하며 말했다.
“참으로 기이하고 희유한 일입니다. 불(佛)ㆍ법(法)ㆍ승(僧)의 삼보께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당신께서 능히 출가를 할 수 있는 것은 다시 희유한 일입니다. 많은 재물이 있고 권속들이 많은데도 그것을 버리고 출가를 하다니 더욱 희유한 일입니다.”
그리하여 장자는 곧바로 상주와 함께 친히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037_0616_c_17L爾時商主圓滿卽便遣人詣輸波勒迦城擊鼓集衆而唱是汝等城中諸商人等今者當知滿商主欲往大海以求珍寶誰欲去共圓滿去所往之處不須買道濟之處不酬價直得渡大海諸樂去入海之物可將來此如是唱已百商人應入海物竝將來至時彼圓滿商主共諸商人發吉祥願已五百商人圍遶圓滿而入大海多獲財寶安隱而還如是六度入海皆悉安隱名稱遠聞乃至室羅伐有諸商人多貨物來入輸波勒迦城旣止息已往圓滿處而白之言商主我等亦欲入於大海答曰汝等曾聞六度入海得安隱還更可入不諸人報曰我等遠仰託仁者安隱入海仁若不去豈敢裁時彼圓滿聞此語已而作是我今雖不求物爲利彼故應當入作是念已卽與商人共入大海彼諸商人晝夜常誦嗢拖南頌諸上座頌世羅尼頌牟尼之頌衆義經等以妙音聲淸朗而誦圓滿聞已而問言曰汝等善能歌詠諸商答曰商主此非歌詠圓滿問曰是何言辭商人報曰是佛所說圓滿先未曾聞有佛法名今日得聞身毛皆豎深生信心卽問商人何者是佛答言有沙門喬答摩從釋迦種剃除鬚髮被著袈裟正信出家捐棄國邑處於山林得成無上正等菩提此名爲佛復問彼曰佛於今住在何處答曰今在室羅伐城逝多林給孤獨園圓滿聞已繫念在心諸商人安隱而還時兄安樂作是思念我弟圓滿涉海勞苦可爲取妻作是念已而告之曰汝今意樂豪富長者商主之家誰之子女我於今者爲汝娉圓滿答言我今不樂取其妻也兄聽我出家其兄報曰我昔貧乏何不出家今饒財寶豈欲出家圓滿答曰乏之時不可出家今有財物應可出家其兄知彼發心決定便許言定聽汝出家便答兄言入大海者多有險難多諸憂惱入者極多迴者極少必定不應更入大海我所得者衆多財寶皆由福力亦不欺誑其二三兄所得財物皆不淸淨若我出後兄二弟等共兄同住必勿應許如是言已一侍者卽往室羅伐城至一林中彼而住遣使往報給孤獨長者圓滿商主今在林中欲得相見長者聞已作是思惟圓滿商主涉海勞倦今旣陸路來此問使者曰圓滿今者將幾許物來使者報言唯我爲侍無所將時彼長者復作是念此是大福德不應趣爾入城當以象馬僕從而迎取之作是念已卽將象馬迎至家香水沐浴設諸飮食餠食旣竟長者問言商主今者何故得來圓滿答曰長者我今欲於如來善說法律之中出家受戒而爲苾芻時彼長者端身舒手歎言甚奇希有佛法僧寶出現世閒仁能出家復爲希有多饒財寶眷屬廣大捨而出家更爲希有時彼長者卽共商主親往佛所
037_0618_a_01L 그 때 세존께서는 무량 백천(百千)의 비구 대중들에게 설법을 하고 계셨는데, 급고독장자가 원만 상주를 데리고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급고독장자가 값을 헤아릴 수 없는 귀한 보배를 나에게 바치려고 하는구나. 불법(佛法) 가운데에서 중생을 제도하는 보배로서는 이보다 귀한 것이 없을 것이다.”
급고독장자는 원만 상주와 함께 세존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나서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 사람은 원만 상주로서 법을 훌륭하게 말씀하시는 곳에 출가하여 구족계[近圓]를 받아서 비구가 되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그로 하여금 출가하여 계율을 받게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세존께서는 그때 말없이 그것을 허락하셨다.
이때 세존께서 원만 상주에게 말씀하셨다.
“잘 왔다. 비구여, 너는 마땅히 범행(梵行)을 수행하도록 하여라.”
세존께서 말씀하시자 원만은 즉시에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져서 마치 7일 전에 먼저 삭발을 한 사람과 같아졌으며, 승가리[憎伽依]가 저절로 몸에 입혀지고 병과 발우가 손에 들려져서 위의가 구족되었으니, 마치 백 살이 된 비구와 같아서 아무 차이가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37_0617_c_12L爾時世尊與無量百千苾芻衆會說見給孤獨長者將圓滿商主來詣佛所見已告諸苾芻此給孤獨長者將無價寶以奉於我於佛法中度衆生寶無過此也給孤獨長者與圓滿商主頂禮世尊足已退坐一面而白佛此是圓滿商主樂欲善說法中出得受近圓成苾芻性唯願世尊令其出家受於學處世尊爾時默然許之是時世尊告圓滿商主善來苾芻應修行梵行世尊言已圓滿卽時鬚髮自落猶如七日先剃髮者僧伽低衣自然著身執持甁鉢威儀具足如百歲苾芻無異爾時世尊而說頌曰

세존이 명하여 선래(善來)라고 하니
머리카락은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와 발우는 저절로 갖추어졌도다.
모든 근(根)이 다 적정(寂定)하니
마음 먹은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도다.
037_0618_a_03L世尊命善來
髮落衣鉢具
諸根咸寂定
隨念意皆成
037_0618_b_01L
그때 구수 원만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법요(法要)를 말씀해 주셔서 저로 하여금 부처님을 따르게 하고, 그 법요를 듣고서 저로 하여금 홀로 적정(寂靜)한 곳에 머물러서 다시는 방일하지 않고 한마음으로 부지런히 수행하여 안온하게 머무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러한 까닭에 저는 이제 저의 모든 재산을 버리고 바른 신심으로 출가하여 수염과 머리카락을 자르고 가사를 입고서 범행(梵行)을 수행하여 현법(現法) 가운데에서 신통과 지혜를 증득해서 저의 생(生)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수립되며, 해야 할 바를 이미 다하여 후유(後有)를 받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이와 같이 말씀드리고 나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가 청한 바와 같이 법요를 듣고 더 나아가 후유(後有)를 받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원만아, 너는 마땅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가 너에게 말하노니 이미 안식(眼識)이 갖추어져 있는지라 색(色)을 분명하게 알고 광채(光彩)를 사랑할 만하니, 이 뜻을 기쁘게 하는 일이 욕망과 상응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애착하게 한다. 이와 같은 여러 욕망들을 비구가 보고 나서 곧 욕망을 즐거워하는 마음을 일으켜 찬탄하여 애착하게 되니, 이로 말미암아 곧 기뻐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기뻐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게 되면, 곧 탐내는 마음이 일어나며 탐내는 마음을 말미암는 까닭에 욕망과 서로 화합하게 되며, 기뻐하는 마음과 탐내는 마음이 상응하는 까닭에 열반을 멀리 여의게 된다.
원만아, 이미 이식(耳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소리를 분명하게 알며, 비식(鼻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냄새를 분명하게 알며, 설식(舌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맛을 분명하게 알며, 신식(身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접촉되는 대상을 분명하게 알며, 심식(心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법(法)을 알고 광채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니……(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그리고 열반을 멀리 떠난다.
원만아, 눈이 있는지라 색을 분명히 알고 광채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니, 이 뜻을 기쁘게 하는 일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능히 대상에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곧 열반에 가까워진다.
이 법의 중요한 것만을 간략하게 너에게 말하였으니, 너는 이제 어느 곳에 가서 머무르겠느냐?”
“저는 이제 부처님께서 법의(法義)의 중요한 것만을 추려서 줄인 것을 들었으니, 저 수나발라득가국(輸那鉢羅得伽國)으로 가서 머물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원만에게 말씀하셨다.
“그 나라에는 성질이 포악하고, 흉악하고 거칠며 사납고 모질며 성을 내고 욕설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에 그 사람들이 너에게 사납게 욕설을 하고 성을 내며 흉악하고 거칠게 굴며 많은 사람 가운데에서 능욕하고 비방한다면 이와 같은 일에 대하여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저들이 욕설을 하거나 더 나아가 비방을 할 때에는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하겠습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가 어질고 착하여 막대기나 나무나 기왓장이나 돌이나 주먹이나 다리 등으로 나를 때리지 않는구나.’”
부처님께서 원만에게 말씀하셨다.
“그 나라의 사람들이 지극히 포악하고 흉악하고 거칠며 악독하게 성을 내어 만약 나무나 돌로 너를 때린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세존이시여, 만약에 그 나라 사람들이 나무나 돌이나 손으로 저를 때리는 경우에는 마땅히 이렇게 생각하겠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지극히 어질고 착하여 칼로 나를 해치지 않는구나.’”
부처님께서는 거듭해서 원만에게 말씀하셨다.
“그 나라 사람들이 성품이 지극히 악독하며 흉포하고 사나워 만약 칼이나 나무나 돌로써 너를 해친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하겠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극히 어질고 착해서 비록 칼을 가지고 나를 해치기는 하였지만 나의 목숨을 끊지는 않는구나.’”
부처님께서는 거듭해서 원만하게 말씀하셨다.
“그 나라 사람들의 성품이 매우 악독하고 흉악하고 거칠며 사납게 굴어서 만약 너의 목숨을 다하게 한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그 사람들이 만약 저의 목숨을 끊을 경우에는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하겠습니다.
‘부처님의 성문제자(聲聞弟子)라면 보신(報身)으로서 여러 고뇌를 받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싫어하여 마음에 부끄러움을 품고 칼이나 독약과 방편으로써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인데, 이 나라 사람들이 지극히 어질고 착하여 능히 내 목숨을 끊어 주었으니 나로 하여금 이 더러운 몸을 여의게 하여 스스로 수고롭지 않게 해 주는구나.’”
그때 부처님께서는 원만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부드럽게 화합하며 참고 따르는 것을 성취할 수 있으니 그 나라에 갈 수 있겠구나. 너는 마땅히 그곳으로 가도록 하라. 너는 스스로의 고통을 건너고, 또한 다른 사람의 고통을 구제하도록 하라. 너는 스스로의 해탈을 속히 얻을 것이며, 또한 다른 사람을 해탈하게 해야 한다. 너는 스스로의 안온함을 얻을 것이며, 또한 다른 사람을 안온하게 할 것이다. 너는 스스로 열반을 얻을 것이며, 또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열반을 얻게 해야 한다.”
구수 원만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나서 매우 기뻐하여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떠나갔다.
037_0618_a_05L爾時具壽圓滿頂禮佛足退坐一面白佛言唯願世尊爲我善說法要我從佛聞其法要使我獨住於寂靜處不復放逸一心懃修得安隱住故我今捨除家室正信出家剃除鬚被服袈裟修其梵行於現法中獲通智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不受後有作是語已世尊告曰善哉如汝所請得聞法要乃至不受後有是故圓滿汝當諦聽善思念我爲汝說旣有眼識了知於色愛光彩是悅意事與欲相應令人愛如是諸欲苾芻見已便起樂欲歎愛著由此便生喜愛之心有喜愛已卽起貪心由貪心故與欲和合由喜貪相應故遠離涅槃圓滿旣有耳識了知於聲鼻識知香舌識知味身識知心識知法可愛光彩廣說如上至遠離涅槃圓滿有眼了知於色愛光彩是悅意事等如前說者能不染著卽近涅槃此要略法我爲汝說汝今意樂欲何所住圓滿答曰我今聞佛要略法義樂欲於彼輸那鉢羅得伽國而住佛告圓滿住彼國人懷暴惡兇麤獷戾嗔恚惡罵若彼人等於汝惡罵嗔恚兇麤於衆人中陵辱誹謗如此之事汝意云何圓滿答若彼罵時乃至誹謗我當作如是將彼人等竝爲賢善不以杖木瓦石拳腳等而打於我佛告圓滿彼國人等極甚暴惡兇麤獷戾惡毒嗔恚若當以木石等而打汝者於意云何圓滿答曰世尊若彼國人以木石手等來打我時當作是念彼國人等極大賢善不以刀劍而害於我佛復告圓滿曰其國人等極懷惡毒兇暴獷若以刀劍木石而害汝者汝意云圓滿答曰我當作如是意彼諸人等極大賢善雖以刀劍而害於我斷我命佛復告圓滿曰其國人等懷惡毒兇麤獷戾若盡汝命意復如圓滿答曰彼人若斷我命時當如是念有佛聲聞弟子尚厭報身受諸苦惱心懷慚恥以其刀毒及以方便而自斷命彼國之人能斷我命極爲賢善乃能令我離此穢身自不勞苦爾時佛告圓滿善哉善哉汝今乃能成就意樂柔和忍順得住彼國應當往彼汝當度苦亦應度他汝當速得解脫亦應解脫於人汝當得安隱亦安隱於人當得涅槃應令他得涅然具壽圓滿聞佛說已甚大歡喜禮佛而去
그때 구수 원만은 서다림에 있는 급고독원에서 묵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으로 들어가 걸식을 하여 식사를 마치고는 와구(臥具)를 거두어서 그곳에다 두고 가서 가사와 발우를 챙겨 수나발라득가국으로 갔다.
그는 세상을 두루 다니다가 성 밖에 이르자 곧 머물러 묵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걸식을 하는 도중에 한 사람의 사냥꾼을 만났는데, 그는 손에 활과 화살을 쥐고서 성 밖으로 나가 거리낌 없이 사냥을 하려고 하였다.
사냥꾼은 원만을 보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제 사냥을 나가려고 하는데 대머리 사문을 보았으니, 매우 상서롭지 못하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곧바로 활을 당겨 원만이 있는 곳을 향해서 갑자기 쏘려고 하였다. 원만은 그것을 보자 곧 옷을 걷어 올려 자신의 배를 드러내 보이고는 그에게 말했다.
“현수여, 나의 배를 쏘도록 하시오.”
이렇게 말하고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037_0618_c_12L爾時具壽圓滿於逝多林給孤獨園止宿而住於晨朝時著衣持鉢入城乞食飯食訖攝持臥具捨之而去執持衣往詣輸那鉢羅得伽國人閒遊行至於城外而便止宿於晨朝時著衣持鉢入城乞食逢一獵師手持弓箭而欲出城肆行遊獵見圓滿已作如是言我今欲行遊獵見禿沙門甚不吉祥便卽張弓向圓滿處急行欲射圓滿見已便卽褰衣開示其腹而報之言賢首可射其腹卽說頌曰
037_0619_a_01L허공을 나는 새와 숲을 달리는 사슴은
먹고 마시는 것을 구하려다가 그물에 걸려서 잡히고
칼을 쥐고 싸움을 하는 사람들은
서로 베고 쳐서 멸망에 이르게 되며
037_0618_c_23L飛鳥在空鹿處林
爲求飮食被羅弶
諸有鬪戰執刀劍
共相斬伐致滅亡

아귀(餓鬼)는 굶주림과 목마름의 고통에 핍박 되어
불에 달군 쇳덩어리와 끓는 구리물을 먹게 되니
나는 오랜 옛날로부터 이 배[腹]로 말미암아
윤회하여 갖은 고통을 받아왔도다.
037_0619_a_02L餓鬼飢渴苦所逼
求食鐵丸及洋銅
我從夂遠由此腹
爲許輪迴受諸苦

그때 사냥꾼은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이 출가인은 인욕(忍辱)을 닦아 익혀서 이제 이미 그것을 성취하였는데 내가 어떻게 이와 같은 사람을 해칠 것인가?’
그리고는 곧 신심을 내었다. 이때에 구수 원만은 묘법(妙法)을 말하여 드디어 그로 하여금 삼보에 귀의하여 5계[五學處]를 받게 하였다.
이때에 별도로 5백 명의 남자가 우바새[鄔波索迦]가 되고 5백 명의 여자가 우바이[鄔波斯迦]가 되어 그 성 안에 5백 개의 절을 짓고 많은 승상(繩床)과 나무로 만든 평상과 크고 작은 와구(臥具)들을 공급하였다.
원만은 곧 그곳에 머무르며 석 달 동안 여름 안거를 하여 석 달을 채우고 금생의 몸 가운데에서 모든 번뇌를 단절하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다. 3명(明)ㆍ6통(通)을 얻었으며 8해탈(解脫)을 갖추었고, 여실지(如實知)를 얻으니 아생(我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바는 이미 다 갖추어져서 후유(後有)를 받지 않게 되었다. 마음에는 아무 장애가 없어서 마치 손으로 허공을 가르는 것과 같게 되었으며, 칼로 몸을 베거나 그곳에 향을 바르거나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간에 마음이 평등하였으며, 금을 보더라도 흙을 보는 것과 같아서 마음에 차이가 없었으며, 모든 명예와 이익에 대해서 그것을 버리지 않음이 없게 되니 제석과 범천이 모두 공경하게 되었다.
037_0619_a_04L時彼獵師作如是念此出家人修習忍辱今已成就我豈當害如此人耶卽生信心于時具壽圓滿爲說妙法遂令歸依三寶受五學處當此之時別有五百男子爲鄔波索迦五百女人爲鄔波斯迦於彼城中造五百毘訶羅幷給無量繩牀木牀大小臥具圓滿卽於彼住三月夏安居三月滿於此身中斷諸煩惱證阿羅漢果三明六通具八解脫得如實知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不受後有心無障㝵如手撝空刀割香塗愛憎平等觀金與土等無有異於諸名利無不棄捨釋梵諸天悉皆恭敬
037_0619_b_01L한편 다른 때에 원만의 큰형인 목이당(木耳璫) 바라문의 두 아우가 집의 재산을 받아 써서 모든 것이 흩어지게 되었다.
이때 그 두 아우는 형에게로 가서 말했다.
“저 무상(無相)한 녀석은 참으로 비천하고 곤궁하게 되어 이미 우리의 집에서 나갔으니 우리 형제들은 마땅히 다시 함께 살면서 화합하여 사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때 목이당이 그의 아우에게 물었다.
“누가 무상이냐?”
둘째 아우가 대답했다.
“저 원만이가 바로 그입니다.”
형이 다시 아우에게 말했다.
“원만은 훌륭한 덕을 갖춘 사람인데 어떻게 무상이라고 하느냐?
이제 우리 집에서 나갔으니 비천하고 곤궁한 것도 아니며 무상한 것도 아니다.”
이때 두 아우는 다시 형에게 말했다.
“그 원만이가 유상(有相)이든지 무상(無相)이든지 간에 이제 이미 떠나갔으니, 우리는 다만 화합하여 한곳에서 살 일입니다.”
형은 다시 아우들에게 말했다.
“너희가 획득한 재물은 모두가 법답지 못한 것이고 내가 얻은 재물은 모두가 법답게 얻은 것이니, 나는 너희들과 함께 살지 않겠다.”
두 아우는 다시 말했다.
“그 비천한 계집종의 자식이 큰 바다에 들어가서 오고 가며 구하여 얻은 재물과 보화를 모두 가져다가 형에게 주니 형은 그의 재물을 얻고서 마침내 그를 찬탄하고 우리들을 헐뜯고 욕하는군요. 형이 무슨 힘이 있어서 바다에 들어가 보배와 재물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
형은 아우가 하는 말을 듣자 곧 성을 내고 오만해져서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이제 다시 큰 바다로 가야겠다.’
그리하여 곧 배를 타고 보배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갑자기 폭풍이 불어 그의 배는 표류하다가 한 섬이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그 섬의 산꼭대기는 모두가 우두전단(牛頭栴檀)나무로 되어 있었다.
이때 여러 상인들은 곧 서로 말했다.
“우리가 전에 우두전단나무에 대해서 들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묘수정대자재(妙水精大自在) 약차(藥叉)가 수호하는 곳인데, 마침 약차가 없으니 우리는 마음을 깨끗이 하고 빨리 베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5백의 도끼를 갖추어 일시에 찍고 베었다. 이때 어느 약차가 있어서 이름을 작희(作喜)라고 하였는데, 그 약차가 여러 상인들이 도끼를 가지고서 그 숲을 베어내는 것을 보았다. 그 약차는 그것을 보자 곧 대자재 약차의 처소로 가서 알렸다.
“신주(神主)여, 전단나무 숲 가운데에서 어떤 5백 명의 사람들이 전단나무를 베어내고 있습니다. 그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때 대약차(大藥叉)는 여러 가지의 일을 마치고 나서 마침내 분노하는 마음을 품고 자신의 신통력으로 매우 사나운 바람을 불어 몸을 그것에 싣고 그 섬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이때 배를 인도하는 사람이 그 바람이 오는 것을 보고 뱃사람[船人]들에게 말했다.
“여러분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내가 전에 흑풍(黑風)에 대해서 들었는데 지금 이 바람이 그것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만나기 어려운 것인데 반드시 잘 생각하여 방편을 잘 써야만 할 것입니다.”
그 상인들은 이 말을 듣고 나자 두려워서 몸에 있는 털이 모두 곤두섰다. 그들은 각자 본래 자신들이 섬기는 천(天)을 생각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37_0619_a_18L乃至異時大兄木耳璫婆羅門先有弟兩受用資財竝皆散盡時彼二弟詣兄白曰彼無相者眞是寒窮今於我已出離去我等兄弟宜復同居合而住時木耳璫問其弟曰誰是無二弟答曰彼圓滿是兄又報曰是勝德如何無相然於我家是勝相非是寒窮無相也于時二弟復白兄曰從彼圓滿有相無相今旣去我但和合一處而住兄又報曰所獲財悉皆非法我所得財竝是如然我不共汝等同居二弟又曰彼婢子入於大海往來經求獲得財皆將與兄兄得他財遂生讚歎辱我等兄有何力能入大海求覓珍兄聞弟語便生恚慢復作是念今更去入大海中卽乘大舩往趣寶暴風卒至飄其舩舶到一洲所其山上皆是牛頭栴檀時諸商人更相謂曰我等昔聞牛頭栴檀今始得是妙水精大自在藥叉之所守護于時藥叉不在仁可齋心急須斬伐時以五百具斧一時斫截時有藥叉名曰作喜見商人等以將諸斧斬伐其時彼見已卽往大自在藥叉處報神主栴檀林中有五百人斬伐其仁可知之時大藥叉衆事了已懷忿怒以其神力放大猛風身亦隨去至彼洲所于時舩師見其風至舩人曰君等當知昔聞黑風今此風實難遭遇須作思惟善爲方便商人等聞已怖懼身毛皆豎各念本所事天而說頌言

자재(自在)하신 물과 바람의 신과
제석천의 선인(仙人)들과
응왕과 약차중(蘖梁衆)과
아소락(阿素洛) 등의 신이시여
037_0619_c_05L自在水風神
帝釋天仙等
龍王藥叉衆
阿素洛等神

저희가 지금 이 액난을 만났사오니
제존(諸尊)께서는
지극히 두려워하고 있는
저희들을 이 액난으로부터 구해 주소서.
037_0619_c_07L我今遭此厄
唯願彼諸尊
極爲大恐怖
救我此危厄

혹은 별도로 제석천께 구하오며
혹은 대범천(大梵天)께 예배드리오니
자재하신 지신(地神)과 수신(樹神)과
능히 구호해 주실 수 있는 모든 분이시여,
저희가 지금 귀풍(鬼風)을 만났사오니
구호(救護)되기를 바라나이다.
037_0619_c_08L或別求帝釋
或禮大梵天
自在地樹神
諸能救護者
我今遭鬼風
唯願見救護
037_0620_a_01L
그때 목당(木璫)은 아무 말 없이 잠자코 있으면서 천신을 염하지 않고 있었다.
이때 상주 등이 그에게 물었다.
“우리가 지극히 어려운 액난을 만나서 고통이 밀어닥치려고 하는데 무슨 까닭에 잠자코 있습니까?”
“나의 동생이 예전에 말하기를, ‘큰 바다에 들어가는 자는 모두가 지극히 고생을 하고 여러 가지 환난을 많이 겪게 됩니다. 그들은 탐욕에 취했기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많지만 되돌아오는 사람은 적으니 반드시 바다에 들어가지 마십시오’라고 하였는데, 내가 아우의 말을 어기고 큰 바다에 들어왔다가 지금 이러한 액난을 만난 것이니 마땅히 무엇을 해야 되겠습니까?”
상인들이 말했다.
“당신의 아우는 누구입니까?”
“원만이 바로 나의 동생입니다.”
상인이 말했다.
“그 원만 성자(聖者)는 큰 복덕(福德)을 갖춘 분입니다. 당신들은 마땅히 그분께 귀의해야 할 것입니다.”
상인들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무성자원만(南無聖者圓滿), 나무성자원만.”
이때 한 천녀(天女)가 있었는데 그 천녀는 전에 구수 원만의 처소에서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킨 천녀였다. 그 상인들이 공경히 귀의하는 것을 보고 원만의 처소로 가서 말하였다.
“성자여, 당신의 큰 형님께서 지극히 곤란한 일을 겪고 있으니 불쌍히 여기셔야 합니다.”
원만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가엾은 마음이 들어 여시정(如是定)에 들어 선정(禪定)의 힘으로 사람의 형상을 감추고 수나발라득가(輸那鉢羅得伽)로부터 바다 가운데에 이르러 큰형의 배에 있는 돛대 위에 앉았다. 이때에 흑풍(黑風)은 곧 돌아가 버리니 마치 수미산[蘇迷盧]에 의해 가려진 것과 같았다.
그때 대자재 약차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예전에 왔던 배들은 모두 흑풍에 의해 표류되어 파괴되고 가라앉았는데 지금의 이 흑풍은 무슨 까닭에 밀려나서 마치 수미산에 의해 가려진 것처럼 배를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일까?’
이때 그 약차는 곳곳을 관찰하다가 마침내 구수 원만이 배의 돛대 위에 결
가부좌(結跏趺坐)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약차는 그를 보자, 곧 그에게 말하였다.
“성자 원만이시여, 무슨 까닭에 저를 괴롭게 하십니까?”
“상수(上首)여, 내가 어찌하여 당신을 괴롭히겠습니까? 만약 내가 여러 가지 공덕을 얻지 않았더라면 반드시 나의 형이 죽어서 헛되이 그 이름만 남게 되었을 것이오.”
037_0619_c_10L時彼木璫默然而住不念天神時商主等而問之言我等極遭厄難苦將逼切何故默然而住答曰我弟昔云入大海者皆極勞苦多諸過患由貪醉故入海者多得還者少必勿入海我違弟語入於大海今遭此厄當何所作諸商人曰汝弟是何人也答曰圓滿是商人曰彼圓滿聖者是大福德之人汝等當歸依彼時商人等皆一心同聲南無聖者圓滿南無聖者圓滿時有天女先於具壽圓滿處起信敬心見彼商人齋意迴向詣圓滿處到已白言聖者仁之大兄極受苦惱應當存念圓滿聞此語已便生憶念入如是定由定力故從輸那鉢羅得伽人閒隱沒卽至海中於大兄舩檣竿上坐是時黑風便卽迴去如蘇迷盧之所障蔽時大自在藥叉卽作是念昔來所有舩舶皆被黑風所漂破壞滅沒今此黑風何故卻迴如蘇迷盧遮不能損壞時彼藥叉處處觀察遂見具壽圓滿於舩檣竿之上結跏趺坐藥叉見已便卽告曰聖者圓滿何故惱我圓滿報曰上首我何惱汝若我不獲諸功德者必殞我兄空留其名
037_0620_b_01L대자재 약차가 말했다.
“성자여, 이 우두전단나무는 제가 금륜성왕(金輪聖王)을 위하여 지키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원만이 약차에게 말했다.
“상수여,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부처님과 금륜왕 중 누가 더 존귀하십니까?”
약차가 물었다.
“성자여, 세존께서 지금 세상에 출현하셨습니까?”
원만이 답하였다.
“지금 이미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약차가 말했다.
“만약 그러하시다면 배에 아직 가득 차지 않았으니 무게에 맞게 싣도록 하십시오.”
그때 그 상인은 먼저는 공포에 의해 거의 죽어가다가 이제 이 말을 듣고는 흘연히 다시 살아났다. 그 상인들은 편안해지고 나자 마침내 원만 성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 상인들은 곧 우두전단나무를 가져다가 배에 가득 싣고 떠나가서 수나발라득가성에 이르렀다.
성에 도착하고 나자 원만이 형에게 말했다.
“만약 바다에서 어려운 일을 당하였는데 그 명호(名號)를 불러서 그 염력(念力)으로 말미암아 안온하게 되돌아왔다면 그 얻은 물건은 모두 그에게 소속되는 것입니다. 형님께서는 이제 여러 상인들과 함께 나머지의 여러 가지 보물들을 갖도록 하십시오. 저는 이제 이 우두전단으로 부처님을 위하여 전단정사(栴檀精舍)를 짓겠습니다.”
그 형은 곧 그 보물들을 가져다가 상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우두전단나무는, 원만이 부처님을 위하여 정사(精舍)를 건립하고자 하여 곧 목수들을 불러 모으고 그들에게 지급할 임금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그대 목수들은 매일같이 5백 전(錢)을 갖겠습니까, 우두전단의 가루 한
줌을 갖겠습니까?”
목수들이 대답했다.
“우리들은 하루에 우두전단향의 가루 한 줌씩을 받고자 합니다.”
임금에 대한 논의가 결정되어 곧 공사를 시작하니, 여러 날이 걸리지 않아서 정사가 완공되었다. 목수들에게 전단나무를 주고 난 뒤에 전단나무의 나머지 조각들과 잘게 부순 가루를 가지고 서로 섞고 갈아서 그것으로 정사에 발랐다.
원만은 형제들이 전에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던 것을 모두 화합하여 따르게 하고는 곧 이렇게 말했다.
“이제 여래와 모든 제자들을 받들어 청해야 되겠습니다.”
제자들과 형제들이 물었다.
“원만 성자여, 여래 세존께서는 지금 어느 곳에 계십니까?”
원만 성자가 답했다.
“실라벌성에 계십니다.”
“그 성은 이곳에서 가까운가요, 먼가요?”
“백여 리는 될 것입니다.”
“우리들은 우선 본국의 왕을 뵙고자 합니다. 들어주시겠습니까?”
“뜻대로 하십시오.”
그때 그 형들은 왕의 처소로 가서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공양을 베풀어 드리고자 합니다. 원하건대 대왕께서는 저희를 도와서 준비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왕이 말하였다.
“뜻대로 하라. 그대들을 도와서 공양을 마련하겠다.”
이때 원만은 높은 누각 위에 올라가 두 무릎을 땅에 대고 멀리 서다림을 바라보면서 향을 사르고 꽃을 흩날리며 금으로 된 병에 담은 물로 청결하게 하고는 멀리 부처님께서 강림하시기를 청하는 의식을 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37_0620_a_12L大自在藥叉告曰聖者此牛頭栴檀我爲金輪聖王守護圓滿報曰汝意云何佛與輪王孰爲尊貴叉問曰聖者世尊今可出世耶圓滿答今已出世藥叉報曰若如是者舶未滿當任重載時彼商人先被恐命將欲盡今聞此語忽然蘇息商人等旣得安隱遂於圓滿聖者起尊重心其商人等卽取牛頭栴檀滿舩而去至輸那鉢羅得伽城到已圓滿白兄曰若遭海難稱其名號由彼念力安隱還者其所得物皆合屬彼兄今可取雜寶物等與諸商人我今以此牛頭栴檀爲佛造作栴檀精舍彼兄便卽取其寶物分與商人其牛頭栴檀圓滿欲爲佛建立精舍卽召集巧工平論價直汝等工匠爲日取錢五百爲欲日取牛頭栴檀末一撮耶巧工答曰我等願欲日取一撮牛頭栴檀香末平議旣定卽便起造不經多日精舍成就付工匠已餘殘檀札及以碎末相和硏已用塗精舍其圓滿兄先相嫌恨皆令和順便作是言可奉請如來及諸弟子兄等問曰圓滿聖者如來世尊今在何處聖者答言在室羅伐城又問此城爲近遠耶滿答曰可百餘里兄等報曰我等且欲見本國王啓請聽不聖者報曰意諮問時彼兄等往至王所白言我等今欲請佛及僧而設供養王聽許助我營辦王言隨意當作汝辦供是時圓滿昇高樓上雙膝著遙望逝多林園燒香散花以金甁水而作潔淨遙申啓請而說頌言
037_0620_c_01L
청정한 계율과 묘한 지혜를 갖추신 분께서는
능히 귀명(歸命)하는 자를 아시며
의탁하여 보호 받을 곳이 없는 자를 잘 살피시나니
저의 미미한 청을 받아주소서.
037_0620_b_23L淨戒妙智慧
能知歸命者
善鑑無依護
願受我微請

이렇게 게송을 말하고 나니 부처님의 신이한 힘으로 말미암아 그가 흩뿌렸던 꽃이 모여서 한 개의 일산(日傘)이 되어 곧장 서다림이 있는 곳에 이르러 허공 가운데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정수리 위에 머물렀으며, 그가 사르던 향은 부처님의 신이한 힘으로 말미암아 허공 가운데에 있으면서 구름이 겹겹이 합쳐진 것 같이 되었으며, 금으로 만든 병에서 뿌린 물은 부처님의 신이한 힘으로 말미암아 폐유리(吠琉璃)로 된 막대기와 같이 되었다.
구수 아난타가 이 상서로움을 보고 합장을 하고 공경하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의 이 상서로움은 반드시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청하려는 것인데 저는 지금 이것이 어느 곳으로부터 오는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이것은 수파륵가성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성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까, 가까이에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백여 리(里) 정도 된다. 너는 가서 산가지[籌]를 가지고서 모든 비구에게 알리되, ‘내일 저 수파륵가성에 있는 원만의 청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산가지를 받아야 한다’고 하여라.”
아난타가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아난타는 곧 산가지를 가져다가 부처님 앞에 서서 차례로 그것을 나누어 주었다. 부처님께서는 몸소 산가지를 가지셨고 모든 장로 비구들도 그것을 받았다.
그때 구수 분침원만(盆枕圓滿) 장로도 그 가운데에 있다가 그 산가지를
가지려고 하였는데, 이때 아난타가 원만에게 게송으로 말했다.
037_0620_c_02L說是頌已由佛神力其所散花合成一蓋直至逝多林所在虛空中住佛頂上其所燒香由佛神力於虛空中如雲重合金甁注水由佛神力如吠琉璃棒具壽阿難陁見此祥瑞合掌恭敬而白佛言今此祥瑞必應請佛及苾芻僧我今不知從何處來佛言阿難從輸波勒城來又白佛言彼城去此近遠佛言可百餘里汝往將籌告諸苾芻明日若能受彼輸波勒迦城圓滿請者當受此籌阿難陁答言如是世尊卽便取籌於佛前而立以次行之佛自取籌及諸長老苾芻亦受籌已爾時具壽盆枕圓滿長老亦在其中欲取其籌時阿難陁爲圓滿而說頌

구수여, 당신은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살라국(薩羅國)의 왕이 청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소달가(蘇達家)에서 청하는 것도 아니며
그리고 녹모(鹿母) 부인이 청하여
음식을 베풀어 놓은 것도 아닙니다.
037_0620_c_18L具壽汝當知
今非薩羅主
亦非蘇達家
及鹿母夫人
而設於飮食

이곳으로부터 백여 리 떨어진 곳에
수파륵가성이 있어서
신통을 얻은 자라야 마땅히 갈 수 있나니
당신께서는 잠자코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037_0620_c_20L從此百餘里
輸波勒迦城
得通者當往
汝應嘿然住
037_0621_a_01L
그때 그 장로 원만은 큰 지혜는 있었으나 신통을 닦지 않았기에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비록 모든 번뇌는 끊었으나 신통을 닦지 않았으니, 여러 외도들이 가지고 있는 신통과 마찬가지로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곧 대정진(大精進)을 발하여 신통을 얻었다.
이때 아난타는 산가지를 나누어 주다가 세 번째의 장로에게 이르렀는데 그가 아직 산가지를 받지 않은 잠깐 사이에 분침원만은 신통력으로써 손으로 산가지를 끌어당겨 취하고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037_0620_c_21L時彼長老圓滿有大智慧不修神通而作是念我雖斷諸煩惱不修神通同諸外道所有神通作是念已卽便發大精進獲得神通時阿難陁行籌至第三長老未受籌頃時彼盆枕圓滿以神通力引手取籌而說頌曰

얼굴의 모양으로써 신통을 얻는 것이 아니고
또한 많이 들은 것이나 사변(詞辯)으로 얻는 것도 아니니
다만 적정(寂靜)한 계(戒)와 혜(慧)의 힘이라야
몸은 비록 늙고 병들었으나 신통을 얻을 수 있다네.
037_0621_a_04L不以顏貌獲神通
亦匪多聞及詞辯
但由寂靜戒慧力
身雖老病亦能證

이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 분침원만은 나의 비구 성문(聲聞) 대중 가운데에서 가장 상수(上首)이다. 능히 신통력으로써 산가지를 받는 데 있어서는 이 사람보다 뛰어난 자가 없으니, 마땅히 먼저 주도록 하여라.”
상좌(上坐) 분침원만은 산가지를 나누어 주는 차례로 인하여 곧 6통(通)을 증득한 것이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마땅히 비구들에게 알려라. 내가 전에 말하기를, ‘너희들 비구들이 착한 일을 한 것은 숨겨야 하며, 악한 일을 한 것은 드러내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제 저 성 가운데에는 여러 외도의 무리들이 많이 있으니, 이런 까닭에 너희들은 신통을 나투어 그 성으로 가서 원만에게서 음식을 받도록 하라.”
아난타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아난타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 나서 비구들에게 알렸다.
“세존께서 가르침을 주셨으니, ‘내가 전에 비구들로 하여금 착한 일을 한 것은 숨겨야 하고, 악한 일을 한 것은 드러내어야 한다고 하였다. 지금 저 성 가운데에는 여러 외도들이 많이 있으니 그런 까닭에 너희들은 저 성 안으로 가되 신통을 나투도록 해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037_0621_a_06L是時世尊告諸苾芻曰此盆枕圓滿於我苾芻聲聞衆中最爲上首能以神通受籌莫過此也應可先與所謂上坐盆枕圓滿因行籌次便證六通是時佛告具壽阿難陁曰汝可宜應告諸苾芻我先有說汝等諸苾芻作善事應可覆藏所作惡事應可發今彼城中多有諸外道輩是故汝應現神通往詣彼城受圓滿食難陁白佛言如是世尊旣受教已諸苾芻言世尊有教我先令諸苾芻所有善事應當覆藏所有惡事應當發露今彼城中多諸外道是故汝等往彼城內應現神通
037_0621_b_01L그때 그 나라의 왕은 그 성 안에서 더러운 것을 소제하고 전단향수를 땅에 뿌리고 보배 향로에 여러 가지의 묘한 향을 사르며 여러 가지의 깃발을 내걸고 여러 색깔의 꽃을 흩뿌려서 주위를 장엄하고 그 성의 주변을 꾸며 장식하였다. 그 성 안에는 열여덟 개의 문이 있었고 그 왕에게는 열일곱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왕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문 밖에서 공양구(供養具)들을 장엄하였다. 왕과 신하들은 큰 문에 있으면서 기마병들을 도열시키고서 세존을 기다리고 다른 열일곱 명의 왕자들은 나머지 작은 문에서 세존을 기다렸다. 이 때 그 원만과 목당(木璫)과 연당(鉛璫) 또한 문밖에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다섯 명의 수사(授事)에게 차이를 두어 신통력으로써 먼저 그 집에 도착하게 하셨다. 무엇을 하는 다섯 사람인가? 한 사람은 채소에 관한 일을 맡아보고, 다른 한 사람은 기물(器物)들을 맡아보며, 다른 한 사람은 먹는 풀을 맡아보며, 다른 한 사람은 물을 청정하게 하는 일을 맡아보며, 다른 한 사람은 음식을 익히는 일을 맡아보는 것이었다.
왕은 그 다섯 사람이 허공으로 오는 것을 보고 원만에게 물었다.
“이분이 세존이십니까?”
원만이 대답하였다.
“이 사람들은 다섯 명의 수사인(授事人)들로서 이곳에 와서 살펴보는 사람들이니, 나물을 맡아보는 것에서부터 음식을 익히는 데 이르기까지 일을 맡아보는 사람들입니다. 세존께서는 아직 오시지 않고 먼저 갖가지의 한량없는 신통을 나투시는 것입니다. 여러 장로들도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성자 원만이시여,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에 아직 오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원만이 대답하였다.
“우선 살펴서 조사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먼저 오게 하시고 세존께서는 뒤 에 오실 것입니다.”
그때 다른 우바새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037_0621_a_20L時彼國王於其城內掃除糞穢以栴檀香水而以灑地於寶香爐燒諸妙香懸諸幡蓋散諸色花周帀莊嚴廁飾其城於其城中有十八門其王有十七子一一門外嚴諸供具王及群臣在於大門列諸騎從以待世尊其十七子於餘小門以待世尊時彼圓滿木璫鈆璫亦在門外乃至佛令差五授事以神通力先到其舍何者爲五一者知其菜事二者知其器物三者知其食草四者知其淨水五者知其熟食王見五人從空而至問圓滿曰此是世尊以不圓滿報曰此是五授事人來此撿挍所謂知菜等乃至熟食世尊未至現種種無量神通諸長老等亦皆未至王復問曰聖者圓滿世尊何故未來答曰且令撿挍者來世尊後至爾時有別鄔波索迦而說頌曰

사자와 호랑이와 코끼리, 그리고 용과 소가
여러 가지의 보물을 가지고 그 자리를 장엄하니
혹은 보배 장막도 있으며 보배 산과
보배 나무와 묘한 수레가 모두 여러 가지 색으로 되어 있구나.
037_0621_b_15L師子虎象及龍牛
以諸寶物嚴其坐
或有寶帳及寶山
寶樹妙車皆雜飾

혹은 구름을 타고 허공 속에 있으면서
밝은 광채를 내어 장엄하기도 하며
신통력으로 허공에 떠서
환희하면서 이 성읍(城邑)에 오기도 하며
037_0621_b_17L或有乘雲在空裏
放大光彩爲莊嚴
以神通力處虛空
歡喜而來此城邑

흑은 땅으로부터 솟아나오기도 하고
혹은 허공으로부터 땅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흑은 허공에서 솟아나서 묵묵히 앉아 있기도 하니
이 신통변화를 보건대 참으로 부사의(不思議)하구나.
037_0621_b_19L或有從地而涌出
或有從空而入地
或涌空中默然坐
觀此神變不思議
037_0621_c_01L
그때 세존께서는 그 지게문 밖에서 두 발을 씻으시고 나서 다시 본방(本房)에 들어가셔서 평상과 자리를 펴시고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하여 가부좌로 앉으셨다가 발을 들어서 땅을 내리누르셨다. 이때에 대지에는 여섯 가지의 진동이 일어났으니, 동편(動遍)ㆍ동등(動等)ㆍ편동(遍動) 더 나아가 격편(擊遍)ㆍ격등(擊等)ㆍ편격(遍擊)으로써 동쪽이 솟아오르면 서쪽이 가라앉고, 서쪽이 솟아오르면 동쪽이 가라앉으며, 남쪽이 솟아오르면 북쪽이 가라앉고, 북쪽이 솟아오르면 남쪽이 가라앉으며, 가운데가 솟아오르면 가장자리가 가라앉고, 가장자리가 솟아오르면 가운데가 가라앉는 것이었다.
그때 국왕이 원만에게 물었다.
“성자여, 이것은 어떠한 상(相)입니까?”
원만이 대답했다.
“이것은 세존께서 본방(本房) 가운데에서 발로 땅을 내리누르시면 이로 인하여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때에 여래께서 금색(金色)의 광명을 놓으시니, 이 광명이 대지를 비추자 모든 것이 녹인 금과 같았다.
왕은 다시 이 희유한 상을 보고 기쁨을 내어 원만에게 물었다.
“성자여, 이것은 무슨 일입니까?”
원만이 왕에게 말했다.
“이것은 여래께서 금빛 광명을 놓음으로 말미암아 대지가 모두 금빛이 된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미 스스로를 조복받으셔서 조복에 둘러싸이고, 이미 스스로 적정(寂靜)하셔서 적정에 둘러싸이는 등……(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5백 명의 아라한과 더불어 수파륵가성에 도착하셨다.
이때 저 서다림 가운데의 천녀(天女)는 손에 박구라수(薄拘羅樹) 가지를 지니고 세존을 따르며 등 뒤에서 그것으로 햇빛을 가려서 부처님 위를 그늘지게 하였다.
037_0621_b_21L爾時世尊於其戶外洗兩足已還入本房敷設牀座端身正念跏趺而坐擧足按地是時大地六種振動所謂動等遍動乃至擊遍擊等遍擊東涌西沒西涌東沒南涌北沒北涌南沒中涌邊沒邊涌中沒時彼國王問圓滿曰聖者此是何相圓滿報曰此是世尊於本房中以足按地因此大地六種振動是時如來放金色光由此光明照於大地皆如鎔金王復見此希有之相心生喜悅問圓滿曰聖者此爲何事圓滿報曰此是如來放金色光由此大地皆作金色爾時世尊旣自調伏調伏圍遶旣自寂靜寂靜圍遶等乃至廣說與五百阿羅漢往輸波勒迦城時彼逝多林中天女手持薄拘羅樹枝隨逐世尊在於背後以蔭佛上
037_0622_a_01L 그때 세존께서는 그 천녀의 번뇌의 종자와 근성(根性)과 원하는 바를 아시고 그가 좋아하는 바에 따라서 성제법(聖諦法)을 말씀하셔서 그 천녀로 하여금 법을 듣게 하시고서, 금강지저(金剛智杵)로써 20가지의 살가야견(薩迦耶見)으로 된 번뇌의 산봉우리를 꺾어 무너뜨리고 곧바로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게 하셨다.
더 나아가 때맞추어 다른 곳에서는 5백 명의 우바이들이 세존께서 32상(相)과 80종의 수형호(隨形好)로써 위광(威光)이 빛나며 그로써 몸을 장엄하셨으며, 또한 천 개의 해가 함께 비추는 것과 같으시며, 단정하시고 뛰어나게 묘하셔서 마치 보배 산과도 같으심을 멀리서 뵈었다. 이때에 그 우바이는 세존을 뵙고 나자 매우 크게 기뻐하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12년 동안 부지런히 선정(禪定)을 수행하여 마음에 희열이 생겨서 마땅히 중생을 제도하다가 부처님 세존을 뵙고 환희심이 생긴 것과 같았으며, 그보다 배나 더하여 또한 마치 자식이 없던 사람이 아들을 얻은 것과 같았으며, 가난한 사람이 보배를 얻은 것과 같았으며, 평범하던 사람이 왕이 된 것과 같이 몸과 마음이 기뻤다. 선근(善根)을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으로 부처님을 뵙게 되면 마음에 환희심이 생기는 것이 또한 그보다 배나 더한 것이었다.
037_0621_c_16L爾時世尊知彼天女隨眠根性意樂隨其所樂爲說聖諦法令彼天女得聞法已金剛智杵摧壞二十種薩迦耶見煩惱山峯卽時證得預流果至後時有別異處五百鄔波斯迦見世尊以三十二相八十種隨形好威光晃耀用莊嚴身亦如千日光明竝照端正殊妙猶如寶山時彼鄔波斯迦見世尊已甚大歡喜譬若有人十二年中勤修禪定心生喜悅應度衆生見佛世尊心生歡喜倍劇於彼亦如有人無子得子貧人得寶凡人得王身心歡悅樂善根者初見佛時心生歡喜亦倍於彼
그때 세존께서는 저 우바이들이 조복될 때가 되었음을 아셨다. 세존께서는 곧 비구 대중 가운데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이때 우바이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물러나서 한쪽에 앉았다.
037_0622_a_07L爾時世尊知彼鄔波斯迦調伏時至世尊卽於苾芻衆中敷座而坐時鄔波斯迦來詣佛所頂禮雙足退坐一面
037_0622_b_01L세존께서는 그의 번뇌의 종자와 근성과 원하는 바를 아시고 그를 위하여 4성제법(聖諦法)을 말씀하시니, 그 우바이로 하여금 법을 얻어 듣게 하시고서 금강지저(金剛智杵)로써 20가지의 살가야견(薩迦耶見)으로 된 번뇌의 산봉우리를 꺾어 무너뜨려서 곧바로 예류과를 증득하게 하시고 4제(諦)의 이치를 깨닫게 하셨다.
그때 우바이들은 과(果)를 얻고 나서 다 같이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모두 우리 세존의 위력(威力)으로서 우리로 하여금 무상(無上)의 도과(道果)를 증득하게 하시고 성제(聖諦)의 이치를 깨닫게 하셨으니, 이 인연은 우리의 부모와 권속들과 국왕과 대신과 인천(人天)의 사문과 바라문 등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또한 능히 우리로 하여금 혈해(血海)를 고갈시킬 수 있게 하시며, 뼈의 산[骨山]을 꺾어 무너뜨릴 수 있게 하시며, 악취(惡趣)에 나아가지 않게 하시며, 선취(善趣)와 열반(涅槃)의 문을 열 수 있게 하시며, 천인(天人)이 될 수 있게 하시며, 생사를 초월할 수 있게 하셨으니 우리들은 이제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5계를 받아서 우바이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어떤 사업(事業)을 닦아서 공양해야 합니까?”
037_0622_a_10L爾時世尊知彼隨眠根性意樂已彼說四聖諦法令彼鄔波斯迦得聞法已以金剛智杵摧壞二十種薩迦耶見煩惱山峯卽便證得預流果四諦理時鄔波斯迦旣得果已咸作是言此皆是我世尊威力令我獲得無上道果見聖諦理此之因緣非我父母及以眷屬國王大臣人天沙門婆羅門等之所能作復能令我枯竭血摧壞骨山閞閉惡趣開其善趣涅槃門建立天人得超生死我等今者歸佛法僧受五支學爲鄔波斯迦作是言已從坐而起向佛合掌頂禮佛足白言世尊我等今時修何事業而爲供養
그때 세존께서는 신통력으로써 부처님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우바이에게 주셨다. 그들은 머리카락과 손톱을 얻자 곧 탑을 세웠다. 이때에 그 서다림의 천신(天神)은 곧 백 개의 살로 된 일산을 탑의 가운데에 세우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항상 이 탑에 공양을 올리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 곧 탑에 의지하여 머물렀다. 이때에 여러 사람들은 이 탑을 이름하여 택신탑(宅神塔)이라고 하였고, 혹은 박구라수중심주(薄拘羅樹中心柱)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037_0622_b_02L爾時世尊以神變力持佛髮爪與鄔波斯迦彼得髮爪便立窣堵波時彼逝多林天神便以百枝傘插窣堵波白言世尊我常供養此塔作是言便依塔住時諸人等號爲宅神塔或呼爲薄拘羅樹中心拄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三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