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1389_T_004
- 037_0622_c_01L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4권
- 037_0622_c_01L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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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 037_0622_c_02L大唐三藏義淨奉 制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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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점차로 유행(遊行)하시어 5백 명의 선인(仙人)들이 머무는 곳에 이르셨다. 그 주처(住處)에는 꽃과 과일이 무성하여 먹고 마실 것이 충분하였다. 선인들도 그것들을 돌보거나 아까워하지 않아서 그곳에 오는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음대로 먹을 수 있었다.
세존께서는 그 선인을 조복할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그 선인이 사는 곳으로 가셨다. 그곳에 도착하고 나자 신통력 때문에 그 선인이 가지고 있던 꽃과 과일이 모두 떨어지게 되었고, 맑고 맛좋던 샘물도 모두 고갈되었으며, 아름다운 꽃과 부드러운 풀들은 시들어 검게 변했으며 앉아 있던 걸상이 저절로 부러져서 내려앉았다. 이때 모든 선인들은 이 일을 보고 나서 손으로 뺨을 괴고 말없이 근심하고 있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선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으로 근심스런 생각에 잠겨 있는가?”
선인들이 대답했다.
“성자시여, 양족존(兩足尊)이시며, 뛰어난 복전(福田)이신 당신께서 오셔서 저희들이 사는 곳을 이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게 하셨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선인들이여, 이번에 무슨 까닭으로 머물고 있는 곳의 숲과 나무에 꽃과 과일들이 없어지고 상하게 되었는가? 그대들은 지금 이 꽃과 나무들이 다시 예전과 같이 되기를 바라는가?” - 037_0622_c_03L爾時世尊漸復遊行,至五百仙人住處。時彼住處,華果茂盛,飮食充足,時彼仙人亦不顧戀,一切諸人來者任食。是時世尊,知彼仙人調伏時至,詣彼仙處。到已以神力故,令彼仙人所有華果悉皆墮落,淸泉美流亦皆枯涸,名華耎草變爲萎黑,所居土榻自然摧壞。時諸仙衆見是事已,以手掌頰,默然愁思。爾時世尊告諸仙曰:“何故愁思而住?”衆仙答曰:“聖者!由汝兩足勝福田來,令我住處變相如是,見如斯苦。”世尊告曰:“仙衆!今者何故所居林樹花果滅壞?汝今欲此花果還復如故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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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3_a_01L선인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은 예전과 같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신통력을 거두시어 그 꽃과 과일들을 다시 무성하게 하셨다. 선인들은 참으로 희유하다는 생각을 하여 세존께 곧 귀의하여 믿는 마음이 생겨났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선인들의 원하는 바와 번뇌의 종자를 아시고 근기에 맞게 법을 말씀하셨다. 5백 명의 선인들은 설법을 듣고 나서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하였으며, 또한 신통을 얻었다.
선인들은 세존 앞에서 합장을 하고 공경하게 아뢰었다.
“저희들은 모두 여래께서 법률(法律)을 훌륭하게 말씀하시는 가운데로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비구가 되어 범행(梵行)을 닦아 익히기를 원합니다.”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여, 범행을 닦도록 하여라.”
이와 같이 말씀을 하시고 나니 5백 명의 모든 선인들은 머리카락과 수염이 저절로 떨어졌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으며, 물병과 발우가 손에 쥐어졌으며, 위의(威儀)가 가지런하게 되었으며, 나이가 백 살이 된 비구와 같이 되어 게송을 읊었다. - 037_0622_c_17L仙人曰:“我願如故。”爾時世尊卽攝神力,令彼花果復還茂盛。時諸仙人極懷希有,於世尊所便生歸信。爾時世尊知彼仙衆意樂隨眠,應機說法。五百仙人旣聞法已,證不還果,亦得神通,於世尊前合掌恭敬,白佛言:“我等皆願於如來善說法律之中而爲出家,受具足戒,成苾芻性,修習梵行。”是時世尊便作是言:“善來苾芻!可修梵行。”作是言已,時彼五百諸仙鬚髮自落,袈裟著身執持甁鉢,威儀齊整,乃至如百歲苾芻,而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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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잘 왔노라 말씀하시니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의발(衣鉢)은 갖추어졌네.
모든 근(根)이 다 같이 적정(寂定)해지니
생각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다. -
037_0623_a_06L世尊唱善來,
髮落衣鉢具;
諸根咸寂定,
隨念悉皆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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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모든 선인 비구들은 부지런히 정진을 한 까닭에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3세(世)를 싫어하게 되고 금을 보는 것이 흙을 보는 것과 같아서 아무런 차이도 없게 되었으며, 눈으로 법계(法界)를 관하는 것이 마치 손바닥 안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았으며, 칼로 자기의 몸을 베거나 향을 바르거나 간에 똑같아서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되었으며, 지혜의 칼로 생사의 껍질을 깨뜨리고, 3(明)과 6통(通)을 얻었으며, 8해탈(解脫)을 구족하였으며, 변재(辯才)가 뛰어나 걸림이 없었으며, 모든 이익과 재물과 공양에 탐착하고 애착하는 것을 모두 버리고 떠나게 되었으니 제석(帝輝)과 범천(梵天), 모든 천(天)들이 다 같이 와서 공양을 드리게 되었다.
이때에 여러 선인들의 교수사(敎授師)였던 사람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선인(仙人)의 모습을 하고서 세상 사람들을 속이고 미혹시켜 3악도에 떨어뜨렸으니, 저는 먼저 그들을 조복시키고 난 뒤에 출가하겠습니다.” - 037_0623_a_08L時彼諸仙苾芻,勤精進故,乃至證得阿羅漢果,厭離三世,觀金與土平等無異,目觀法界如見掌中,刀割香塗等無有異。以智慧劍,破生死㲉,三明六通,具八解脫,辯才無礙,諸有財利、貪愛供養悉皆捨離,釋梵諸天咸來供養。時彼諸仙本教授師白佛言:“世尊!我以仙人形貌,誑惑世人墜墮三惡;我先調伏彼已,然後出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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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3_b_01L그때 세존께서는 선인으로서 출가한 5백 비구들과 더불어 반달 모양으로 함께 신통력으로 허공에 올라서 길을 떠나 점차 저산(杵山)에 이르러 박구라(薄拘羅) 선인이 머무는 곳에 멈추시고 편안히 머무르셨다.
이때 그 선인은 세존께서 서른두 가지 대장부의 상(相)과 여든 가지의 미묘한 상호를 갖추어 그것으로 스스로를 장엄하시고, 1심(尋)1)이 되는 원광(圓光)은 천 개의 해보다 더 밝아서 마치 보배로 된 산과 같은 것이 단정하고 엄숙하게 주위를 둘러싸고 있음을 멀리서 보았다.
선인은 부처님을 뵙자마자 곧 부처님 계신 곳에 귀의하여 믿는 마음이 생겨서 곧 이렇게 생각했다.
‘빨리 산을 내려가 세존을 뵙고 가까이하고 싶구나. 그러나 여래께서는 이미 과거에 당신 자신과 남을 조복하여 마치셨는데, 내가 지금 어떻게 산에서 내려가 세존 계시는 곳에 갈 수 있을 것인가.’
이때 그 선인은 몸을 내던져서 내려왔는데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끝내 생각하기를 잊지 않으시는 법이어서, 그 선인이 몸을 내던져서 내려오는 것을 보시고는 신통력으로 선인을 가까이에 맞아들이셨다. - 037_0623_a_17L爾時世尊與五百出家仙衆,及與諸苾芻等,如半月形,咸以神力騰空而行,漸至杵山,於薄拘羅仙人所住之處安止已住。時彼仙人遙見世尊具三十二大丈夫相、八十種妙好以自莊嚴,圓光一尋朗逾千日,猶如寶山端嚴周帀。仙人適見,卽於佛所生歸信心,便作是念:“我速下山,願見世尊,得親近故。然恐如來調伏自人已,遂卽過去;我今寧可從山擲下,至世尊所。”時彼仙人擲身而下。諸佛常法,終不忘念,見彼仙人縱身擲下,卽以神力接取仙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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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그 선인이 바라는 것과 번뇌의 종자[隨眠]를 아시고 근기에 상응되게 법을 말씀하시니, 그는 법을 듣고 나서 불래과(不來果)를 증득하여 신통을 성취하고는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훌륭한 법을 말씀하시는 가운데로 출가하여 비구가 되어서 여래께서 계신 곳에서 언제나 범행(梵行)을 닦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여, 마땅히 범행을 닦아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 그 선인의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졌으며, 가사가 몸에 입혀지고, 물병과 발우가 손에 쥐어지고, 위의가 가지런해졌다.……(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곧 게송을 읊었다. - 037_0623_b_07L爾時世尊知彼仙人意樂隨眠,應機說法。彼聞法已,證不來果,成就神通。白言:“世尊!聽我於善說法中而作出家,成苾芻性,於如來所常修梵行。”爾時世尊告曰:“善來苾芻!應修梵行。”佛說言已,時彼仙人,鬚髮自落,袈裟著身,執持甁鉢,威儀齊整,廣說如前,卽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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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잘 왔노라 말씀하시니
머리카락은 저절로 떨어지고 의발(衣鉢)은 갖추어졌네.
모든 근(根)이 다 같이 적정(寂定)해지니
생각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다. -
037_0623_b_14L世尊唱善來,
髮落衣鉢具;
諸根咸寂定,
隨念悉皆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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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3_c_01L
그때 여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구는 나의 대중 가운데에서 가장 상수(上首)가 되니 성문(聲聞) 가운데에서 믿고 이해하는 것 또한 상수가 된다. 나무껍질로 만든 옷을 입은 비구가 바로 그이다.”
이때에 세존께서는 천 명의 비구들에게 둘러싸여 갖가지의 신통변화를 지으시며 소파라성(蘇波羅城)에 이르셨다.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만약에 문으로 들어간다면 여러 제자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걱정이 되니, 마땅히 신통력으로 허공으로 들어가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하시고는 곧 신통력으로 허공에서 내려가셔서 소파라성 안으로 들어가셨다. 이때에 그 나라의 왕과 구수 원만과 목이당(木耳璫)ㆍ동이당(銅耳璫)ㆍ석이당(錫耳璫)과 아울러 저 열일곱 명의 왕자들과 각각 그들을 시중 드는 사람들과 무량 백천의 백성들은 모두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 037_0623_b_16L爾時如來告諸苾芻曰:“此苾芻於我衆中,最爲上首,於聲聞中、我信解中亦爲上首,所謂著樹皮衣苾芻是。”于時世尊與千苾芻而爲圍遶,作種種神變,至蘇波羅城。爾時世尊便作是念:“我若從門而入,恐諸門人生於異念;我應以其神力從空而入。”作是念已,卽以神力從空而下,入蘇波羅城中。時彼國王及具壽圓滿、木耳璫、銅耳璫、錫耳璫,幷彼十七王子,各各與其侍從,無量百千人民,皆詣佛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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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모든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전단만궁전(栴檀鬘宮殿)이 있는 곳에 도착하시자, 대중들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전단궁전에 이미 들어가셨는데, 이때의 대중에게는 세존이 보이지 않자 마침내 전단궁전을 부수려고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이 일에 대하여 생각하셨다.
‘이 궁전이 부서진다면 이 시주(施主)의 복덕이 없어지게 되니, 내가 이제 마땅히 신통의 힘으로써 이 궁전을 수정(水精)으로 변하게 해야겠다.’
그리하여 이 궁전의 안과 밖이 밝게 통하게 되니, 모두가 여래를 뵙게 되었다. 여래께서는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번뇌의 종자와 성품과 행실에 따라 근기에 맞게 법을 말씀하셨다. 무량 백천의 중생들은 법을 듣고 크게 수승함을 증득하였으니, 해탈선근분(解脫善根分)을 낸 사람도 있었고, 흑은 지혜분(智慧分)에 들어간 사람도 있었으며, 흑은 예류과(預流果)ㆍ일래과(一來果)ㆍ불환과(不還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한 사람도 있었고, 혹은 성문보리심(聲聞菩提心)을 일으킨 사람도 있었으며, 혹은 독각보리심(獨覺菩提心)을 일으킨 사람도 있었고, 흑은 무상정등각심(無上正等覺心)을 일으킨 사람도 있었다.
모든 중생들은 여래 계신 곳에서 한마음으로 공경하여 정법(正法) 듣기를 좋아하였으며, 비구 승가에 상수가 되어 말없이 묵묵히 머무르고 있었다.
그때 목이당(木耳璫) 등 형제 세 사람은 갖가지로 마련하여 앉을 자리를 엄숙하게 설치하고 나서 심부름하는 사람을 보내 부처님께 아뢰게 하였다.
“이제 때가 되려고 하며 음식이 이미 마련되었으니, 세존께서는 때를 아시고 일찍 오시기 바랍니다.” - 037_0623_c_04L是時世尊及諸大衆前後圍繞,往栴檀鬘宮殿處,到已於大衆前敷座而坐。爾時世尊入於栴檀殿已,是時大衆不見如來,遂欲毀栴檀殿。于時世尊思念斯事:“此殿被毀,令斯施主福德冥沒,我今應以神通之力變爲水精。”是時此殿內外明徹,咸見如來,知彼衆人意樂隨眠性行,應機說法。彼等聞已,無量百千有情證大殊勝,或有生解脫善根分,或有入智慧分,或有證預流果、一來、不還、阿羅漢果者,或有發聲聞菩提心,或有發獨覺菩提心,或有發無上正等覺心,彼諸有情於如來處,一心恭敬,樂聽正法,苾芻僧伽而爲上首,默然而住。爾時木耳璫等兄弟三人,種種營辦,嚴設座已,遣使啓佛:“時今將至,飯食已辦。唯願世尊,知時早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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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4_a_01L그때 큰 바다 가운데에는 흑자(黑者)용왕과 교담마(憍曇摩)용왕이 있었는데, 두 용은 곧 이렇게 생각했다.
‘세존께서 지금 소파라성(蘇波羅城)에서 묘법(妙法)을 자세히 말씀하고 계시니, 지금 속히 가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어야겠다.’
용왕은 각각 5백의 권속들과 함께 용의 위력(威力)으로써 5백의 흐르는 강으로 화현(化現)하여 함께 소파라성이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이때 여래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두 용왕이 소파라성으로 온다면 이 국경을 모두 무너지게 만들 것이다.’
세존께서는 목련(目連)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먼저 빨리 식사를 하여라. 무슨 까닭인가? 목련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다섯 가지의 급한 사연이 있는 경우에는 마땅히 먼저 먹도록 해야 하니, 무엇이 다섯 가지의 경우인가? 첫째는 먼 곳으로부터 오는 경우이며, 둘째는 먼 곳에 도달하고자 하는 경우이며, 셋째는 병든 사람이 있는 경우이며, 넷째는 병든 사람을 간호하기 위한 경우이며, 다섯째는 수사지인(授事之人)인 경우이다. 이 인연 때문에 너로 하여금 먼저 먹게 하는 것이다.” - 037_0623_c_22L爾時於大海中有二龍王:一名黑者龍王、二名憍曇摩龍王,便作是念:“世尊今於蘇波羅城演說妙法,我今速往聞佛說法。”是時龍王各與五百眷屬俱,以龍威力化現五百流河,共趣蘇波羅城處。于時如來便作是念:“此二龍王若至蘇波羅城者,令此國境盡皆沒壞。”是時世尊,告目連曰:“汝先急食。何以故?目連當知,有五種急緣應爲先食。何等爲五?一者從遠方來、二者欲達遠處、三者有病之人、四者爲看病人、五者授事之人。以此緣故,令汝先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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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먼저 목련에게 음식을 주게 하시고, 빨리 용왕의 처소로 가셨다.
그곳에 도착하시자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소파라성을 사랑하는 생각을 가져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
용왕이 아뢰었다.
“저희들은 선한 마음으로 가려는 것입니다. 하찮은 개미의 무리라도 해치려 하지 않는데, 하물며 소파라성과 유정(有情)들을 상하게 하겠습니까?”
그때 용왕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오니, 세존께서는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와 같이 말을 하도록 하라.”
그들은 설법을 듣고 나서 불ㆍ법ㆍ승에 귀의하고 5계(戒)를 받았다. - 037_0624_a_11L世尊爾時先與目連食已,速往龍王之處。到已告龍王曰:“汝當愛念蘇波羅城,莫令毀壞。”龍王白言:“我等以善心來,不擬損害蟻子之類,況欲傷蘇波羅城及有情等。”爾時龍王來至佛所,世尊告龍王曰:“應如是說。”彼聞法已,歸佛法僧,受五支學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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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4_b_01L그때 세존께서는 그들이 삼보에 귀의하고 5계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공양하는 곳으로 가셨다. 이때에 용왕들은 와서 부처님께서 공양 드시는 것을 보자 각자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내가 먼저 올리는 음식을 받으시고, 내가 먼저 드리는 물을 받으시면 좋겠구나.’
세존께서는 생각하셨다.
‘내가 만약 어느 한 용의 물을 받게 된다면 나머지의 용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으니, 마땅히 방편을 쓰도록 해야겠구나.’
그리고 곧 목련을 불러 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5백 용왕들이 각각 나에게 물을 보시하려 하니, 하나하나 별도로 받을 수가 없구나. 네가 발우를 가지고 한 발우의 물을 떠 가지고 오너라.”
목련은 명을 받고 곧 물을 떠 가지고 와서 그것을 부처님께 바쳤다. 부처님께서는 곧 받아서 그것을 마셨다. - 037_0624_a_17L爾時世尊授歸戒已,方赴食處。時龍王等來看佛食,各自心念:“唯願世尊,先受我食、先受我水。”世尊念曰:“我若受一龍水,餘龍無限,應爲方便。”卽喚目連而告之曰:“今者五百龍王各施我水,不可一一別受,汝可持鉢,於水上取一鉢將來。”目連受命,卽往取水將來,持以奉佛。佛卽受取而爲飮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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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 목련은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부모님께서는 자식을 위해 능히 하기 어려운 일을 하시고, 젖을 먹여 길러 주시며, 갖가지의 섬부주(贍部洲)의 일들을 가르쳐서 알게 하시니, 가령 어떤 사람이 한쪽 어깨에는 아버지를 메고 한쪽 어깨에는 어머니를 메고서 백 년을 지낸다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은혜를 갚을 수가 없으며, 또한 대지의 온갖 보배와 장신구로 부모님을 봉양하더라도 부모님의 은혜를 갚을 수 없으며, 부모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것이 되지 못한다. 만약 부모님께서 삼보를 믿지 않으시거든 점차 삼보를 믿게 해 드려야 은혜를 갚는 것이 되며, 만약 부모님께서 일찍이 계행(戒行)을 지키지 않으셨다면 능히 점차 계율을 지킬 수 있도록 해 드리고, 만약 부모님께서 물건을 아끼고 남에게 보시를 하지 않거든 기꺼이 보시를 할 수 있게 해 드리며, 만약 부모님께서 지혜가 없거든 지혜를 갖도록 해 드리는 등 이와 같은 일이라야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셨다.’
목련은 그와 같이 생각하고 나서 다시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전에 말씀하신 바와 같은 일을 내가 아직 일찍이 한 일이 없구나.’ - 037_0624_b_02L具壽目連作如是念:“世尊先說:‘父母於子,能作難作,乳哺養育,教識種種贍部洲事。假使有人,一肩擔父、一肩擔母,至滿百年,猶不能報父母之恩。又將大地珍寶玩飾之物以奉父母,猶不能報,不爲慇重。若父母不信佛法僧,漸漸教令信佛法僧,乃爲報恩。若父母先無戒行,能漸教令持戒;若父母慳貪,能令捨施;若無智慧,令有智慧。如此之事,乃名報恩。’”是時目連作是念已,復更思念:“如前佛說,我未曾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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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바로 정(定)에 들어서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어느 곳에 태어났는지 관찰하였다. 목련은 천안(天眼)으로써 자신의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마리지세계(摩利支世界)에 태어나신 것을 보았다.
목련은 보고 나서 생각하였다.
‘누가 능히 그곳에 가서 법으로써 교화할 수 있을까?’
다시 스스로 생각하였다.
‘오직 부처님께서만이 능히 하실 수 있고, 다른 이는 할 수가 없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세존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모님께서는 자식에게 하기 어려운 일을 능히 해 주십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는 지금 마리지세계에 태어나셨는데, 그 세계에 가서 교화를 해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달리 없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 가르쳐 인도하여 주십시오.” - 037_0624_b_13L卽入定觀察,先亡之母生於何處?”卽以天眼,見其亡母生摩利支世界,見已思念:“誰能往彼,以法教化?”復自思念:“唯佛能爲,餘無得者。”作是念已,往世尊所,白佛言:“世尊!父母於子,難作能作。我之慈母,現生摩利支世界,更無餘人能往彼界爲教化者,唯願世尊爲教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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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4_c_01L세존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누구의 신통력으로 그 세계에 가겠느냐?”
“원하건대 크신 자비로써 저에게 가피를 내리시어 저의 신통력으로써 부처님 세존과 함께 그 세계에 가게 해 주십시오.”
이에 대목건련(大目乾連)은 자신의 신통력으로 부처님 세존과 함께 그의 한 발을 옮기는 것이 하나의 세계와 하나의 미로산(迷盧山)을 건너는 위력(威力)으로 7일이 걸려서 그 세계에 도착하였다.
목련의 어머니는 목련이 먼 곳으로부터 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
“오래도록 너를 보지 못하였는데 어떻게 올 수 있었느냐?”
이때 마리지세계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서로가 번갈아가며 말했다.
“이 여인은 나이가 어린데 어찌하여 자식은 늙었을까?”
목련이 그들에게 말했다.
“이분은 나를 길러 주셨습니다. 이분은 나를 낳아 주신 어머니이십니다.” - 037_0624_b_21L世尊報曰:“以誰神力而往彼界?”目連答曰:“唯願大悲加被於我,以我神力,共佛世尊,往彼世界。”於是大目乾連以己神力與佛世尊,移其一足蹈一世界一迷盧山。如是威力經七日中,方到彼界。母見目連從遠而來,母云:“經爾許時,不見於汝,如何得來?”時摩利支世界人聞斯語已,遞相言曰:“此女少年,云何子老?”目連報曰:“此女養我,是我生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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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는 목련의 모친이 하고자 하는 바와 번뇌의 종자와 종성(種塗)을 아시고, 곧바로 그녀에게 4진제(眞諦)의 이치를 말씀하셔서 그녀로 하여금 깨닫게 하셨다. 그녀는 듣고 나서 법을 얻어 깨닫고 예류과(預流果)를 얻어서 금강지저(金剛智杵)로써 20가지의 살가야산(薩迦耶山)을 꺾어서 없앴다. 그리고 몸뚱이가 있다고 하는 견해[有身見]를 부수고, 도리를 깨달아 증득함으로 말미암아 모든 삿된 견해를 부수어, 그 자리에서 세 가지의 인연에 대하여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저를 이익되게 하셨으니, 이 이익은 부모나 국왕이나 천신(天神)의 권속들이나 또한 사문이나 바라문 등이 능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것은 부처님께서 하시는 바로써 능히 혈해(血海)를 마르게 하실 수 있으시며, 능히 골산(骨山)을 깨뜨릴 수 있으시며, 악취(惡趣)의 문을 닫으시고, 열반의 길을 열어 보이시며, 인천(人天)의 업(業)을 건립하시는 바입니다.”
그리고 곧 게송을 읊었다. - 037_0624_c_07L爾時世尊知目連母意樂隨眠種性,卽便爲說四眞諦理,令得悟解。彼女聞已,得法見法,證預流果,以金剛智杵摧滅二十薩迦耶山,破有身見由見諦理悉皆破壞,卽說三種因緣:“世尊利益於我,此之利益,非是父母、國王、天神、眷屬,亦非沙門婆羅門之所能辦。是佛所作,能竭血海,破壞骨山,關閉惡趣門,開示涅槃路,建立人天業。”卽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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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위력(威力)을 갖고 계시는 까닭에
악취(惡趣)에 나아가는 길을 걸어 닫으시고
악도(惡道)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으니
열반(涅槃)에 이르는 문을 열어 보이셨도다. -
037_0624_c_17L世尊威力故,
關閉惡趣道;
惡道多留難,
開示涅槃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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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모든 허물을 제거하셨으니
능히 지혜의 눈을 생기게 하시며
청정한 근원에 도달하게 하시며
이 고통 바다의 언덕을 뛰어넘게 하셨네. -
037_0624_c_19L世尊除過失,
能令生慧眼;
逮及淸淨源,
越茲苦海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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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인천(人天)의 스승이시라
늙고 병들며 죽는 고통을 잘 제거하시네.
백천 세(世)라도 만나 뵙기 어렵거늘
이제 만나 뵙고 이 과(果)를 증득하였네. -
037_0624_c_20L世尊天人師,
善除老病死;
百千世難遇,
今遇證斯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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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게송을 읊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불ㆍ법ㆍ승 삼보에 귀의하여 우바이가 되겠습니다. 더 나아가 목숨이 다하도록 저는 언제나 귀의하겠습니다. 이제 부처님과 목련에게 공양을 드리고자 합니다.” - 037_0624_c_21L說是頌已,白佛言:“世尊!我今歸依佛法僧寶,爲鄔波斯迦,乃至命在以來,我常歸依。今欲供養佛及目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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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5_a_01L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셨다. 그 여인은 부처님께 음식을 받들어 올렸다. 부처님께서는 목련으로 하여금 그 여인에게서 갖가지 음식을 받게 하시고는, 음식을 드신 뒤에 의발(衣鉢)을 거두시고 발을 씻으시고 나서 몸을 단정히 하고 앉으셨다. 그 여인은 작은 방석(坐具)을 가져다가 부처님께 나아가 앉았으니, 법을 듣고자 함이었다. 세존께서는 곧 법을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목련으로 하여금 발우를 가져다가 씻게 하시고 발우를 다 씻고 나자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본토(本土)로 되돌아가도록 하라.”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누구의 신족(神足)으로 본토에 돌아갑니까?”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신력(神力)이다.” - 037_0625_a_01L爾時世尊默然而受。時彼女人奉獻佛食,佛遣目連受彼女人種種飮食,食已收衣鉢洗足已,端身而坐。時彼女人取小坐具,就佛而坐,爲聞法故。爾時世尊卽爲說法,佛令目連取鉢而洗,旣洗鉢已,佛告目連:“當還本土。”目連白佛言:“以誰神足而還本土?”佛告目連曰:“以我神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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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자 곧 서다림에 이르렀다.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벌써 서다림에 이르렀으니 매우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지금의 이 신통(神通)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이름하여 속념신통(速念神通)이라고 한다.”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전에는 모든 부처님의 깊고 깊으신 경계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만약 제가 그와 같은 깊고 깊은 경계를 전에 알았더라면 가령 하나하나의 참깨 알 가운데에서도 모두를 교화하여 무상정변지(無上正遍知)의 도리를 증득하게 하였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이미 아라한과를 얻어서 번뇌를 소멸시켰으나 이러한 대보리행(大菩提行)을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 037_0625_a_09L作是言已,便至逝多林下。目連白佛言:“今已至逝多林,甚爲希有。世尊今此神通,其名云何?”佛言:“名爲速念神通。”目連白佛言:“我先不解諸佛甚深境界,我若先知如斯甚深境界,如一一油麻中我皆教化,令得無上正遍知道。我今已取阿羅漢果,燒滅煩惱,不能得此大菩提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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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5_b_01L이때 서다림에 있던 모든 비구 대중은 의심하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만 비구는 전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아라한과를 속히 증득하였으며, 다시 무슨 업을 지었기에 귀족의 가문에 태어났으며, 무슨 업연(業緣)에 있었기에 계집종의 몸에서 태어났으며, 무슨 업보를 지었기에 모든 번뇌를 끊고 무생(無生)의 과(果)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원만 비구는 쌓은 습기와 지은 업으로 도의 자량(資糧)을 얻은 것이며, 연(緣)이 이와 같이 두루하여 표류하는 가운데 머무르면서도 결정각(決定覺)을 얻은 것이다. 원만 비구는 스스로 쌓고 익힌 업으로 스스로 그 과(果)를 얻은 것이니, 스스로 지은 업을 지계(地界)ㆍ화계(火界)ㆍ수계(水界)ㆍ풍계(風界)에서 받게 한 것이 아니다. 다만 몸으로써 그 과를 스스로 받은 것일 뿐, 또한 온계(蘊界)와 6입계(入界)에서 받은 것이 아니니, 지은 업이 성숙된 것이다. 게송으로 말한 것과 같다.” - 037_0625_a_16L時逝多林諸苾芻衆咸悉生疑,白佛言:“圓滿諸苾芻,先種何業,速證阿羅漢果?復種何業,而生貴族家?種何業緣,而於婢腹中生?種何業報,斷諸煩惱,證無生果?”佛告諸苾芻:“圓滿苾芻,積習作業,得道資糧,遍緣如是,漂流中住,得決定覺。圓滿苾芻,自積習業,自獲其果。非自作業令地界受,非火水風界受,但身果自受,亦非蘊界六入界受。作業成熟,如有頌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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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백 겁이 지난다 하더라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나니
인(因)과 연(緣)이 모여서 만나게 되면
과보(果報)는 돌아와 스스로가 받는 것이로다. -
037_0625_b_03L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
果報還自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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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이 현겁(賢劫) 가운데, 인간의 수명이 2만 살이던 때에 가섭파(迦葉波)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셨다. 명행원만(明行圓滿)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께서는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에 머무셨다.
그때 원만은 그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하여 삼장에 두루 통하고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차례로 돌아가며 검사하는 일을 맡아보았다. 뒤에 한 아라한이 차례가 되어 물을 뿌리고 비로 쓰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는 곧 청소를 하였는데, 이미 청소를 하였는데도 먼지와 더러운 것들이 자꾸만 바람에 실려 와서 그 땅을 더럽혔다.
그 아라한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제는 잠시 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바람이 그친 뒤에 다시 청소를 해야겠다.≻
이때 원만 삼장은 땅에 먼지가 있는 것을 보고 그 아라한이 청소를 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고는 성내는 마음을 내어 욕을 하였다.
‘지금 땅을 쓰는 일을 맡은 자는 어느 여자 하인의 자식인가?’ - 037_0625_b_05L爾時佛告諸苾芻:“於往昔時,此賢劫中人壽二萬歲時,當爾之時迦葉波佛出興於世,明行圓滿、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住波羅痆斯城。是時圓滿,於彼教中而爲出家,具解三藏,爲諸苾芻番次撿挍事業。後乃次至一阿羅漢,知洒掃事,彼便洒掃。旣洒掃已,頻被風吹塵穢覆污其地。時彼阿羅漢作是念:‘今且待風息,然後更掃。’圓滿三藏見地塵穢,以爲不掃,發嗔怒心惡口罵辱:“今此掃地,當何婢兒?”
-
037_0625_c_01L그 아라한이 그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그가 지금 나에게 성을 내고 있으니 지금 당장 그를 만나지 말고 우선은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이 일에 대해서 말해야겠다.≻
원만의 화가 누그러지고 나자 그 아라한은 곧 원만 삼장의 처소로 가서 그 에게 말했다.
‘당신께서는 제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계십니까?’
원만이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가섭파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도 마찬가지로 출가하였습니다.’
아라한이 말했다.
‘비록 같이 출가하기는 하였지만 출가의 업을 나는 이미 마쳐서 속박에서 벗어났는데 당신은 여전히 속박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입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지었으니, 마땅히 속히 허물을 뉘우쳐서 죄가 소멸되게 해야 합니다.’ - 037_0625_b_17L時彼羅漢乃聞此言,作是念云:‘彼正嗔我,未可卽見,且應嘿然,後陳此事。’旣嗔息已,彼阿羅漢卽往圓滿三藏所而告之曰:‘汝今識我是何等人?’圓滿報曰:‘知汝於迦葉波佛教中出家,我亦出家。’羅漢告曰:‘雖同出家,出家之業,我已作了,我得脫縛、汝猶被縛。汝口業不善,速應悔過,令罪消滅。’
- 원만 삼장은 이 말을 듣고 곧 뉘우친다고 말하였으나, 전에 지은 잘못으로 말미암아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고, 마침내 사람의 몸을 얻게 되고서도 계집종의 몸에 태어나게 되었으며, 뉘우쳤던 까닭에 지옥의 업은 소멸되었으나 5백 생 동안을 항상 여자 하인의 몸에 태어난 것이다. 이제 최후신(最後身)으로서 계집종의 태(胎)에 의탁하여 태어난 것은 이 때문이니, 숙세(宿世)의 인연과 익힌 업으로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으며 부지런히 승가의 일을 맡아보고 지혜를 독송하며 온(蘊)ㆍ계(界)ㆍ입(入)과 인연이 있는 처소와 인연처가 아닌 곳을 잘 아는 것이다. 이러한 업 때문에 나의 가르침 가운데 출가하여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던 것이다.”
- 037_0625_c_02L圓滿三藏聞便說悔,由先過咎,應墮地獄,遂得人身從婢腹生,以說悔故滅地獄業,五百生中常處婢腹,今是最後身婢胎所生。由是義故,宿緣習業生豪貴家,勤知僧事,讀誦智慧,善巧蘊界入因緣處非處。由此業故,於我教中而爲出家,斷諸煩惱,證阿羅漢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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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순흑업(純黑業)을 지은 자는 순흑보(純黑報)를 받고 순백업(純白業)을 지은 자는 순백보(純白報)를 받는 것이며, 흑백업(黑白業)을 지은 자는 흑백(黑白)의 업보(業報)를 받는 것이니, 이러한 까닭에 비구는 순흑업과 잡업을 짓는 것을 마땅히 버려야 하고 순백업을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여 마치시니, 모든 비구 등은 믿어 받아들이고 받들어 행하였다. - 037_0625_c_09L佛告諸苾芻:“純黑業者,得純黑報。純白業者,得純白報。黑白業者,得黑白業報。是故苾芻!純黑、雜業者,應當捨離。純白業者,應當勤修。”世尊說是語已,諸苾芻等信受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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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6_a_01L왕사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왕사성 안에는 두 용왕이 항상 일정한 곳에 머물러 있었다. 그 두 용왕은 하나는 이름을 산(山)이라 하였고, 다른 하나는 이름을 묘(妙)라고 하였다. 두 용왕의 위덕력(威德力)으로 말미암아 항상 5백의 다른 연못이 있었고, 5백의 솟아나는 샘이 있었으며, 저수지와 호수에는 물이 일찍이 마르는 일이 없었으며, 비가 내리는 것이 때에 맞아서 조화롭고 충분하게 땅을 적셔 주어서 씨앗의 싹이 잘 트고 풍년이 들지 않는 해가 없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난타(難陀)용왕과 오파난타(鄔波難陀)용왕을 조복시키시니, 이 두 용왕은 언제나 묘고산(妙高山)에서 언덕으로 내려와 세존께 공양을 드렸다.
그때 산(山)과 묘(妙), 두 용왕은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우리는 어째서 이곳에 있으면서 일찍이 따라서 기뻐하지 않았단 말인가? 이것은 옳지 못한 것이니, 우리도 마땅히 세존 계신 곳에서 여러 가지로 공양을 올리도록 해야 한다.’ - 037_0625_c_13L緣在王舍城。爾時王舍城中,有二龍王常所居止。其二龍王:一名山、二名妙。由二龍王威德力故,常有五百淥潭、五百涌泉,所有陂湖未嘗枯涸,雨澤以時調和充潤,種子苗稼靡不豐稔。當爾之時,世尊調伏難陁龍王、鄔波難陁龍王。此二龍王,常從妙高山埵下來,供養世尊。爾時山、妙二龍王等,作是念已:“今此難陁、鄔波難陁二龍王,常從妙高山下,供養世尊。我今如何在此,曾不隨喜?此爲不善,我等亦應於世尊所,作諸供養。”
-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세존께서는 이 두 용왕을 위하여 법답게 가르쳐 보이셨다. 두 용왕은 듣고 나서 곧 불ㆍ법ㆍ승에 귀의하고 곧 청정한 계율을 받았다. 계율을 받고 나자 몸과 수용하는 물건이 모두 저절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 두 용왕은 나중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세존께서 계신 곳에서 삼보에 귀의하고 계율을 받아 지녔으니 몸과 수용하는 것들이 모두가 저절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이 큰 바다로 옮겨 거주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너희들은 항상 국왕과 성읍이 있는 곳에 의지하여 왔으니, 만약 지금 옮겨 간다면 마땅히 국왕에게 물어본 연후에 떠나도록 해야 한다.” - 037_0626_a_02L作是念已,卽詣佛所,頂禮佛足,退坐一面。世尊爲此二龍如法教示。二龍聞已,歸依佛法僧,便受淨戒。旣受戒已,身及受用之物,皆自增盛。其二龍王,後詣佛所,頂禮佛足,白佛言:“世尊!我等於世尊所歸依持戒,身及受用之物皆自增盛。願許我等移居大海。”世尊告曰:“汝等常依國王城邑之所居止,今若徙去,應問國王,然後可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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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용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곧 이렇게 상의하였다.
“세존께서 우리가 큰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시는 것이라면 마땅히 우리로 하여금 저 국왕에게 묻게 하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이렇게 의논을 하고 나서는 곧 떠나지 않고 그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그리하여 두 용왕은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으면서 언제나 이렇게 행하였다.
즉 낮에는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거사의 모습이 되고, 밤에 갈 때는 변하여 하늘사람의 몸이 되어서는 여러 궁전을 거느리고 몸을 따라서 행하며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공양 올렸다. - 037_0626_a_11L二龍聞已,便作是議:“世尊許我入大海者,不應令我問彼國王。”作是議已,便住不去。時二龍王旣住不去,常作是行:若於晝時來世尊所,作居士形。若夜來時,變爲天身,將諸宮殿隨身而行,禮佛供養。
-
037_0626_b_01L그때 빈비사라왕(頻毘娑羅王)은 찰리종(刹利種)으로서 교만하고 아만(我慢)이 높아서 항상 이렇게 행동하였다. 즉 만약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고자 할 때에는 좌우의 모시는 신하들로 하여금 먼저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게 하였으며, 왕이 오는 것을 보게 되면 일어서서 공경하게 하였다.
이때 왕을 모시는 신하가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왕이 알리는 명령을 공포하다가 두 거사가 예전과 같이 그대로 단정하게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나서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두 거사는 국왕께 의지하여 살고 있는데, 왕께서 오시는 것을 보게 된다면 어찌 능히 일어서서 공경하지 않겠는가?’
사신은 되돌아가서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저곳에 두 사람의 거사가 있는데, 임금님의 경계 안에 살면서 지금은 부처님의 왕은 생각했다.
앞에 앉아 있습니다.
‘그들이 어찌 나를 보고서 일어나 공경하지 않겠는가? 내가 지금 가 보아야겠다.’
왕은 곧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이때 그 두 용왕은 멀리서 왕이 오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왕이 지금 오고 있는데, 저희들이 왕을 공경해야 합니까, 법을 공경해야 합니까?
“용왕이여, 법을 공경해야 한다.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모두 법을 공경하니, 마땅히 공양을 받을 만한 모든 자는 법을 공경해야 한다.”
이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37_0626_a_16L爾時頻毘娑羅王,以剎利種貢高我慢,常作是行:若欲詣佛所,便令左右侍臣先往佛所,告令諸人:“若見王來,起立恭敬。”侍臣卽往佛所,宣王告命,見二居士端坐如故。使者見已,便作是念:“此二居士,依止國王而住。若見王來,豈能不起恭敬?”使者還曰王曰:“大王!彼有二居士,在王境內之所居止,今在佛前而坐。”王旣念言:“彼豈見我不起恭敬耶!我今當往。”王卽往至佛所。時彼二龍遙見王來。白佛言:“世尊!彼王今來,我等寧可恭敬彼王、爲敬法耶?”世尊告曰:“龍王!恭敬於法,一切諸佛皆恭敬法,諸應供者皆恭敬法。”而說頌曰:
-
과거의 모든 여래와
미래의 모든 여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능히 많은 번뇌를 없애셨느니라. -
037_0626_b_08L過去諸如來,
及於未來者;
現在諸佛等,
能除多煩惱。
-
현재에 허공 가운데를 행하는 자와
미래에 허공에 행할 자와
저 모든 정등각(正等覺)은
모두가 법을 공경한다. -
037_0626_b_10L現行虛空中,
當行虛空者;
彼諸正等覺,
咸皆恭敬法。
-
이득이 되게 하려는 모든 사람과
성대한 덕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땅히 모두가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언제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각하느니라. -
037_0626_b_11L諸欲利益者,
及樂盛德人;
應悉生尊重,
常念於佛教。
-
이때 그 두 용왕은 이 말씀을 듣고 나서 곧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자 빈비사라왕은 곧 성을 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건대 바른 법을 보여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37_0626_b_12L時彼二龍聞此言已,便坐不起。時頻毘娑羅卽生嗔恨,白佛言:“願示正法。”爾時世尊卽說頌曰:
-
성을 내고 원망하면 청정한 마음이 없어지고
성을 내고 원망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게 되면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분명히 깨달아서 알 수 없나니 -
037_0626_b_15L嗔恨無淸淨,
忿怒或在心;
諸佛所說法,
不能得了知。
-
모든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끊어버리고
청정하지 못한 소원을 제거하여
모든 해(害)와 독(毒)이 없어지면
그 자리에서 당장에 바른 법을 알 수 있느니라. -
037_0626_b_17L斷諸嗔恨心,
除去不淨願;
若無毒害者,
卽堪知正法。
-
037_0626_c_01L
그때 빈비사라왕은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두 거사 때문에 세존께서 나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돌아갔다.
왕은 문밖으로 나오자 신하에게 말했다.
“그 두 거사가 부처님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물러나거든 네가 그에게, ‘나의 국경(國境)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하여라.”
이때 두 거사는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 올리고는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물러났는데, 왕의 신하로부터 왕의 뜻을 전달받았다.
“이제 왕의 명령에 따라서 왕의 국경 안에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 037_0626_b_18L爾時頻毘娑羅王聞佛頌已,而作是念:“緣此二居士故,世尊不爲我說法。”作是念已,禮佛而還。旣出門外,告侍臣曰:“此二居士若辭佛已,汝可語云:‘不須住我國境。’時二居士禮佛雙足,辭佛而去,乃見王臣具陳王意。居士荅曰:“今依王命,不住王境。”
-
두 거사는 함께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항상 큰 바다에 들어가기를 원하였는데, 이제 왕의 말을 들으니 우리의 소원과 아주 꼭 들어맞는구나.’
거사의 모습을 하고 있던 용은 용의 위력(威力)으로 마침내 거세게 흐르는 물을 만들어 작은 구덩이를 넘치게 하고, 크고 작은 시내와 강에 이르게 하여 큰 바다에 들어갔다. 그 두 용왕은 큰 바다에 도착하고 나자 몸은 장대하여지고 여러 권속들이 많아졌다.
용왕이 바다로 들어갔기 때문에 왕사성에 있는 5백 개의 맑은 연못과 물이 솟아나던 샘과 방죽과 호수와 저수지와 늪이 점차로 고갈되고, 내리는 비도 시절과 맞지 않아 온갖 곡식들이 자라는 것이 모두 풍성하지 못하게 되니, 나날이 굶주림을 당하였고 비구들이 걸식을 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 037_0626_c_02L時二居士共作是念:“我等常願入於大海,今得王語,甚適我願。”時龍居士以龍威力,遂作瀑流,溢於小坑及大小江河,因入大海。其二龍王旣至大海,身遂長大,多諸眷屬。後於異時,爲龍王入海,王舍城中五百淥潭、流泉涌出、陂湖池沼,漸見枯涸;所降雲雨不依時節,百穀苗稼皆不豐盛,日見飢饉,諸苾芻等乞食難得。
-
그때 빈비사라왕은 이 일을 당하고 나자 곧 이렇게 생각했다.
‘전에는 이 왕사성 국경 안에 두 용왕이 머물러 있어서 용왕의 위덕(威德)으로 샘과 저수지와 방죽과 연못이 모두 충분하게 흘러넘쳤으며, 비바람이 때에 맞아서 온갖 곡식들이 풍성하게 익었는데, 요즈음에는 어찌하여 모든 샘과 저수지 등이 점차 고갈되고 비와 바람도 때에 맞지 않고 5곡이 익지 않아서 나라 안에는 기근이 들고 비구들은 걸식을 하기가 어렵게 되었을까? 그 두 용왕이 금시조(金翅鳥)에게 잡아 먹혔거나, 혹은 스스로 죽었거나, 혹은 부리가 긴 새에게 물려갔거나, 흑은 두려움으로 다른 곳으로 도망간 것이 아닐까? 내가 이제 마땅히 세존께 가서 여쭈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세존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이 일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드렸다. - 037_0626_c_11L時頻毘娑羅王見是事已,便作是念:“此王舍城中,先有二龍王在境而住。以威德故,泉池陂澤悉皆充溢,風雨以時、百穀豐熟。今者云何諸泉池等忽漸枯涸,風雲雨澤不依時節、五穀不登國內飢饉,諸苾芻等乞食難得。勿此二龍爲金翅鳥之所噉食、或復自死、或爲長喙之鳥捉取而去,或因怕懼,逃避餘處。我今應當往問世尊。”作是念已,到世尊所,禮佛雙足,退坐一面,合掌向佛,廣陳斯事。
-
037_0627_a_01L그때 세존께서는 빈비사라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은 이제 아셔야 합니다. 그 두 용왕은 죽은 것도 아니고, 금시조에게 잡혀 먹힌 것도 아니고, 부리가 긴 새에게 물려간 것도 아니며, 또한 두려움 때문에 다른 곳으로 도망간 것도 아닙니다. 왕이 용왕을 옮겨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이 그 두 용왕을 본 것도 생각나지 않는데, 어찌 옮겨가게 하였겠습니까?”
“왕은 이제 잘 생각해서 기억이 나도록 해 보십시오. 대왕이여, 당신은 전 에 두 거사가 나의 설법하는 모임 가운데 있었던 것을 당신이 쫓아내어 당신의 나라에서 나가게 하였던 것을 생각하지 못합니까?”
왕이 말했다.
“그 일은 알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은 산(山)과 묘(妙)라는 두 대용왕(大龍王)들이었습니다.” - 037_0626_c_22L爾時世尊告頻毘娑羅王曰:“王今當知,彼二龍王見在不死,亦不爲金翅鳥之所噉食,亦不爲長喙鳥而捉將去,亦不怕懼逃走餘處,由王遷移。”王言:“世尊!我曾不憶見此龍王,何況遷移?”佛言:“王今憶念,令汝省覺。大王!汝今憶不?前二居士,於我說法會中,汝曾驅遣,令出汝國。”王言:“我省此事。”世尊告曰:“此是山、妙二大龍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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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그 두 용왕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은 바다 가운데 있습니다.”
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저와 백성들이 반드시 손해를 당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스스로 허물을 뉘우쳐야만 왕과 백성들이 이 뒤에는 손해를 입지 않을 것입니다.”
왕이 말했다.
“그들이 큰 바다에 있으니,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합니까?”
“그 두 용왕이 매월 8일에는 거사의 모습이 되어 항상 나에게 와서 예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오게 되면 내가 마땅히 모습을 드러내어 대왕이 두 용왕을 알아보게 할 것이니, 당신이 마땅히 뉘우쳐서 사과를 하도록 하십시오.” - 037_0627_a_08L王言:“世尊!此二龍王今何所在?”佛言:“今在海中。”王言:“世尊!我及國人,必當損減。”佛言:“大王!當自悔過,王及國人後不損減。”王言:“彼在大海如何得謝?”佛言:“彼二龍王,每於月八日作居士形,常來禮我。彼若來時,我當現相令汝自識,汝當悔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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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려야 합니까, 예배 올리지 말아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만 손을 끌어당기고 말하기를, ‘용왕께서는 노여움을 참아 주십시오’라고 하면 됩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오로지 그날만을 기다리며 용왕이 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뒤에 그 두 용왕이 거사의 모습을 하고 부처님 계신 곳에 오자 왕도 조금 뒤에 도착하였다. 여래께서는 그때 방편으로 모양을 드러내시니, 빈비사라왕은 곧 손을 끌어당겨 두 용에게 말했다.
“노여움을 참으시고 이곳에 들어오셔서 머무시기 바랍니다.” - 037_0627_a_15L王曰:“我爲頂禮彼足、爲不禮耶?”佛言:“但唯引手,唱言:‘龍王當忍。’”王聞佛告:“專待此日,望龍王來。”後二龍王作居士形,來至佛所,王尋後至。如來爾時方便現相,頻毘娑羅王卽便引手,告二龍曰:“願當忍怒,還來此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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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7_b_01L두 용이 대답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우리는 세존 계신 곳에서 귀의하여 계(戒)를 받은 이후로 몸과 수용하는 것들이 모두 매우 증장되었습니다. 이제 만약 이 마게타성(摩揭陀城)에 되돌아온다면 머무를 곳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비록 백성들이 약간의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뒤에는 편안해질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나중에 손해를 당하지 않겠습니까?”
두 용이 대답했다.
“왕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두 개의 궁전을 지으시고, 6개월마다 갖가지 공양구로 항상 공양을 차려 주십시오. 저희가 마땅히 권속들을 이곳에 머물게 해서 항상 옹호하게 하고 공양을 차리는 날에는 저희가 직접 오겠습니다.” - 037_0627_a_21L二龍荅曰:“大王應知!我於世尊所歸依受戒,從此已來,身及受用之物甚皆增長。今若還來此磨揭陁城,無有住處。今雖國人稍有損減,後當安隱。”王言:“如何後不損減?”二龍答曰:“王當爲我作二宮殿,每六月滿,以種種供具而常供養。我當留諸眷屬住此,常相擁護。供養之日,我身自來。”
- 그 영승왕(影勝王)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두 용왕을 위하여 곧 궁전을 세웠다. 그리하여 두 용왕은 권속들을 머무르게 하여 항상 그 안에 있게 하고, 공양할 때가 되면 두 용왕은 항상 와서 공양을 받았다.
- 037_0627_b_05L其影勝王聞此語已,爲此二龍便立宮殿,時二龍王留其眷屬常在中住;供養時至,彼二龍王常來受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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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의 다른 때에 그 용왕의 권속들은 모두가 교만한 마음이 생겨서 악한 용이 되어 마침내 비와 우박을 퍼부었다. 이때에 왕사성 안에 있는 한 바라문은 비와 우박을 내리게 하는 주술(呪術) 가운데에서 최고로 통달한 사람이었는데, 매번 점을 쳐서 우박이 내릴 구름이 일어나려고 하면 곧 그것들을 없애곤 하였다. 왕사성 사람들은 그들이 얻은 이익을 모두 그에게 나누어 주었다.
한편 남천축국(南天竺國)에도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도 비를 내리고 우박을 내리게 하는 주술을 하는 사람 가운데에서 또한 으뜸이었다. 그는 북천축국에 있는 파리가성(波利迦城)에 초군(超軍)이라는 왕이 바르게 교화하고 나라를 다스린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 성 안에는 손타라(孫陀羅)용왕의 궁전이 있고 그 용의 위력과 용맹함을 견줄 만한 세력이 없다는 말을 듣고 그 주술사는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그에게 가서 항복시켜야겠다’고 생각하였다. - 037_0627_b_08L後於異時,彼龍王眷屬竝生驕慢,惡龍得便,遂降雨雹。時王舍城中有一婆羅門,於雨雹呪術之中最爲通達,每占雹雲將欲起時,卽便除滅。王舍城人所得稅利皆悉分與。時南天竺國復有一婆羅門,雨雹呪術之中亦爲最上。彼聞北天竺國波利迦城,有王名曰超軍,正化理國,於其城中有孫陁羅龍王宮,其龍威力勇猛無比:“我當往彼降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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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7_c_01L그 주술사는 점차 앞으로 나아가 왕사성에 있는 주술사의 집에 이르렀다. 그는 공중에 구름이 일어나서 우박을 내리려고 하는데, 예전에 머물던 주술사가 그것을 그치게 하지 못하고 다만 허둥지둥하며 왔다 갔다 하고만 있는 것을 보았다.
객(客)으로 온 주술사가 전부터 살고 있던 주술사의 아내에게 물었다.
“현녀(賢女)여, 당신의 남편은 주술사인데, 어찌하여 허둥지둥하며 왔다 갔다 하고만 있습니까?”
여인이 대답했다.
“선남자여, 우박구름이 너무나 성대하여 그치게 할 수 없습니다.”
객으로 온 주술사가 말했다.
“당신의 남편이 주술사로서 만약 그치게 할 수가 없다면 내가 마땅히 그치게 할 수 있습니다.”
주술사의 아내가 대답하였다.
“매우 좋습니다.” - 037_0627_b_18L時呪術師漸次前行,至王舍城呪師之宅,見空中雲起,似將降雹,舊住呪師不能止得,但迴遑來去。客呪術師問舊住呪師妻曰:“賢女!汝夫呪師何故迴遑出入?”女人報曰:“善男子!雹雲甚盛,不能止得。”客呪師答曰:“汝夫教師若不止得,我當爲止。”彼妻報曰:“甚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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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객으로 온 주술사는 물을 조금 가져다가 주문을 외우고 허공에 뿌리니 그 구름은 곧 흩어졌다. 이때에 왕사성 안의 바라문 거사 등은 이 일이 매우 희유하다는 생각을 하고 모두 재화를 가져다가 전부터 있던 주술사에게 상으로 주면서 말하였다.
“왕사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지극한 신심을 내어 상으로 드리는 재물이니 당신께서 모두 받으십시오.”
전에 있던 주술사가 말했다.
“무엇 때문에 재물을 주는 것입니까?”
사람들이 말했다.
“우박구름을 흩어지게 하였기 때문에 상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예전의 주술사가 말했다.
“나는 구름을 없애지 못하였는데 이 객으로 온 주술사가 모든 나쁜 구름을 흩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곧 재물을 가지고서 객으로 온 주술사에게 가서 함께 말했다.
“당신께서는 마땅히 이곳에 머물러 주십시오. 저희들이 모든 이익을 나누어서 당신께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객으로 온 주술사가 말했다.
“이제 당신들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곧 그곳에 살면서 떠나지 않았다. 객으로 온 주술사는 곧 주술법을 써서 사나운 구름을 제어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였고, 우박구름은 마침내 그쳤다. - 037_0627_c_02L其客呪師卽取少水,呪灑虛空,其雲卽散。時王舍城中婆羅門居士等見此事已,甚生希有,皆以財貨賞送呪師,白呪師曰:“王舍城中所住人衆極生信心,所賞財物汝皆受取。”舊呪師曰:“因何以物相贈?”衆人答曰:“因雹雲散,故來奉賞。”舊呪師曰:“我不能滅除,摠是客呪師能散惡雲。”時彼人衆卽持財物詣客呪師所,共白呪師言:“汝應此住,我等皆分稅利,供給於仁。”客呪師曰:“今隨汝意。”便住不去。時客呪師卽設呪法,禁其惡雲,不復令起,雨雹遂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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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왕사성에 사는 바라문 거사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들의 복력(福力) 때문에 바람과 천둥과 우박구름이 다시는 닥치지 않는데, 무엇 때문에 우리의 이익은 그 주술사에게 나누어 줄 것인가?’
그리고 그에게 재물을 공급해 주지 않았다. 이때에 객으로 온 주술사는 곧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그 주법(呪法)을 거두어들이고 떠나가 버렸다.
뒤에 비와 우박이 내리자 성안의 사람들은 예전의 주술사에게로 가서 물었다.
“저 객으로 왔던 주술사는 지금 어느 곳에 있습니까?”
예전의 주술사가 대답했다.
“당신들이 그에게 이익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이미 떠나버렸습니다.”
사람들이 함께 말했다.
“만약 그가 다시 온다면 곧 우리에게 알려 주십시오.”
“그러겠습니다.” - 037_0627_c_14L其王舍城婆羅門居士,皆作是念:“我等福力故,風雷雹雨不復再下。我等何爲分其稅利與彼呪師?”便卽不與。時客呪師卽懷怨望,攝其呪法,進路而去,於後雨雹遂下。城中人等往問舊呪師曰:“彼客呪師,今何所在?”舊呪師報曰:“由汝不與其利,今已去矣!”諸人咸言:“彼若更來,可便報我。”呪師曰:“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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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8_a_01L그 떠도는 주술사는 점차 앞으로 나아가서 승군성(勝軍城)의 경계에 이르렀다. 그는 그 성에 도착하자 승군왕(勝軍王)을 뵙고 왕의 앞에서 공경하게 말했다.
“왕께서는 장수하시기를 바랍니다.”
말을 마치고 곧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왕의 영역 안에는 용왕이 있어서 이름을 손타라(孫陀羅)라고 하는데, 그 용의 용궁 안에는 훌륭한 묘약(妙藥)이 있어서 그것을 먹게 되면 빨리 힘을 얻게 됩니다. 왕께서는 저를 용궁에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약을 얻게 되면 곧 왕께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왕이 말했다.
“바라문이여, 그 용은 지극히 악독하니 거역하거나 건드리지 마십시오. 반드시 당신을 해칠 것입니다.”
주술사가 말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저에게는 주력(呪力)이 있어서 온 섬부주가 그 손타라용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하더라도 굴복시킬 수 있으며, 저의 이름조차도 허물지 못하게 할 수 있는데, 하물며 하나의 손타라용이겠습니까? 대왕이시여, 왕의 나라 안에는 죄를 범하여 사형을 당하게 된 자가 있습니까?”
“있습니다.” - 037_0627_c_22L其客呪師旣漸前行,至勝軍城界。到彼城已見勝軍王,前敬王曰:“願王長壽。”語已,便白王曰:“大王當知!王之境內有龍王,名孫陁羅。然彼龍宮中,有上妙藥,服者速得其力。願王視我龍宮。我若得藥,便分與王。”王曰:“婆羅門!彼龍極惡,莫相忤觸,必當害汝。”呪師曰:“大王當知!我有呪力,假令滿贍部洲皆是孫陁羅龍,我猶伏得,不能壞我名字,何況一孫陁羅龍也!大王!王之國內,頗有犯罪合死者不?”王曰:“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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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용궁에 가서 저에게 용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게 해 주십시오.”
승군왕은 곧 죄인을 불러서 주술사를 따라서 그 용궁으로 가서 그 용이 있는 곳을 살피게 하였다. 그때 죄인은 곧 왕의 명령을 받고 그 주술사와 함께 악한 용의 왕궁에 이르러 멀리서 용이 있는 곳을 살펴보고 말했다.
“저 나무숲의 서늘하고 조용한 곳에 용이 있습니다.”
주술사는 그것을 보고 나서 앞으로 가서 용궁에 이르러 그 용의 약을 가지고는 있는 힘을 다하여 돌아왔다. 그는 승군왕의 처소에 이르러 승군왕에게 약을 나누어 주고는 왕에게 하직인사를 하고 나라로 되돌아왔다. - 037_0628_a_10L呪師曰:“可遣此人,向彼龍宮,視我龍處。”時勝軍王卽喚罪人,令隨呪師,往彼龍宮視其龍處。爾時罪人卽奉王命,與彼呪師至毒龍宮,遙視龍處,云:“彼樹林淸謐之處,龍在其中。”呪師見已,前至宮中,取其龍藥,盡力將還,至勝軍王所,分與勝軍王。辭王還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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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28_b_01L왕사성에 이르자 예전의 주술사는 나그네 주술사가 도착한 것을 보고 곧 성안의 사람들에게 알려서 알게 하였다. 성안의 사람들은 각자 공급할 것을 가지고 와서 그에게 바치고 주술사에게 말했다.
“당신께서 이곳에 머무신다면 저희 모두가 공급을 해 드리겠습니다.”
나그네 주술사가 대답했다.
“당신들은 나를 속였으니 나는 이제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그 사람들은 은근(慇懃)하게 머무르기를 청하였고, 그는 간절하게 떠나기를 만류하는 것을 보고 곧 그곳에 머물렀다. 성안의 사람들은 더욱 대우를 잘 해 주었다.
그러나 사람이란 늘 그러하듯이 사랑이 무르익으면 시들해지고, 부자가 되면 교만해지고 방일해지는 법이어서 그는 자신과 같은 종성의 종족 가운데에서 여자를 데려다가 아내로 삼았다. 그리하여 오래지 않아 곧 한 아들을 낳으니 이름을 소산(小山)이라 하였고, 다시 딸을 하나 낳아서 이름을 전광(電光)이라 하였다. 바라문들은 주술사에게 부르는 이름을 지어 주어 손타라(孫陀羅)라고 부르고 그의 아내는 진박(震雹)이라고 불렀으며, 새로 맞아들인 며느리는 승륜뇌(勝輪惱)라고 불렀다. 이름이 지어지고 나자 모두들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 - 037_0628_a_16L至王舍城,時舊呪師見客呪師到已,卽告城中。人衆知已,各持供具而來奉贈,白呪師曰:“仁者便可住此,我等咸皆供給。”呪師答曰:“汝等欺負於我,我今不住。”時彼衆人慇懃請住,彼見苦留,卽便住此,城中諸人,爲加封直。時人法爾,愛盛棄衰、處富驕逸,於自類族取女爲妻,未夂之間便生一息,名曰小山,復生一女,名爲電光。諸婆羅門共與呪師立號,名爲孫陁羅,妻名震雹,新婦名爲勝輪惱。立名已,心懷歡悅。
-
그때 그 주술사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그들이 나에게 자주 우박을 그치게 시킨다면 매우 피곤해질 것이다. 법을 써서 한꺼번에 우레와 우박이 생기지 못하게 하여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금지하는 주술을 베풀어 그 우박과 비를 굴복시켜 영원히 내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때 왕사성의 사람들은 다시 상의하였다.
“우리들 스스로의 복력(福力)으로 말미암아 우박이 내리지 않는 것인데, 무엇하러 저 나그네 주술사에게 우리의 이익을 나누어 줄 것인가?”
이렇게 상의를 하고 나서는 곧 공급을 끊어버렸다. 나그네 주술사는 자신의 주술법만을 아껴서 자식을 가르치지도 않고, 즐기는 일에만 빠져 자기 스스로도 부지런히 익히지 않았으며, 가지고 있던 약은 한 번도 볕에 말리지 않아 모두 썩어버렸다. 뒤의 다른 때에 그 술법을 다스리려 하였으나 얼마 안 되어 잊어버리고 말았다. 주술사는 왕사성의 사람들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그 허물을 찾아 틈을 노리면서 다른 학문을 하는 스승들에게 두루 물었다.
“어떤 방편을 써야 뜻에 맞는 방법을 얻겠습니까?”
다른 스승들은 불에 들어가면 얻게 될 것이라고도 하였고, 혹은 독약을 먹어 보라고도 하였으며, 혹은 스스로 높은 바위에서 떨어지라고도 하였고, 혹은 새끼줄로 목을 매어 나뭇가지에 매달려 보라고도 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방법은 모두가 목숨을 버리게 하는 것으로, 그 방법을 보여 주지는 못하는 것들이었다. - 037_0628_b_05L時彼呪師便作是念:“若其令我數止其雹,甚成勞倦,不如作法頓禁雷雹,永不令起。”作是念已,便設禁術,伏其雹雨,永令不起。時王舍城人衆復相議曰:“我等自福力故,雷雹不降,如何分我稅利與彼客呪師?”作是議已,卽斷供給。彼客呪師慳其呪法,子亦不教;樂著嬉戲,自身亦不勤習,所有藥物曾不曬曝,悉皆朽壞。後於異時,欲理其術,尋已忘失。呪師先與王舍城人宿懷嫌恨,伺求其過,遍於異學諸師問言:“有何方便,而得所求稱意之法?”時彼異師或言:“入火卽得。”或言:“喫毒。”或云:“自墜高巖。”或云。”以繩繫頸,懸於樹枝。”彼所說法,皆令捨命,不視其法。
-
037_0628_c_01L그 주술사는 점차 앞으로 나아가 죽림정사에 이르렀는데, 어느 비구를 보고 말했다.
“성자여, 어떤 방편을 써야 구하는 것이 뜻에 맞겠습니까?”
비구가 대답했다.
“당신은 세존 계신 곳에 출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주술사가 말했다.
“저로 하여금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하게 하시려는 것입니까?”
“당신은 그곳에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梵行)을 닦아 익히고, 선(禪)에 뜻을 두고, 독송을 하여 부지런히 학문을 하고, 가르침에 의거하여 받들어 행하면 금생에 받은 몸으로 능히 모든 번뇌를 없앨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만약 나머지의 번뇌가 아직 다 없어지지 않더라도 몸은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마음에 구하는 것은 내세에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 037_0628_b_20L時彼呪師漸次前行,至竹林精舍,見一苾芻,白言:“聖者!有何方便,所求稱意?”苾芻答曰:“汝可於世尊所出家。”呪師報曰:“令我於彼欲作何事?”苾芻告曰:“汝可於彼盡形修習梵行,禪思讀誦,勤爲學問。依教奉行,現身卽能滅盡煩惱。若餘殘結未盡、身卽謝滅,心有所求,於當來世皆得成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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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이 일은 하기가 어렵습니다.”
비구가 말했다.
“만약 할 수 없다면 다른 방편이 있습니다. 세존의 상수인 비구 대중에게 당신이 음식을 마련하여 공양하도록 청하면 됩니다.”
주술사가 말했다.
“이것 또한 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를 위하여 달리 방편을 베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비구가 말했다.
“당신은 4대성문(大聲聞)2)께 마음을 다하여 음식을 공양하되, 공양을 드릴 때에 곧 발원을 하게 되면 구하는 바를 모두 얻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4대성문께서는 마치 현병(賢甁)3)과 같으셔서 구하는 것이 있으면 모든 것을 마음에 맞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은 할 수 있습니다.” - 037_0628_c_04L呪師報曰:“聖者!此事難爲。”苾芻告曰:“若不能爲者,復有方便。世尊上首苾芻之衆,汝可延請供養飮食。”呪師報曰:“此亦難爲,唯願爲我別設方便。”苾芻告曰:“汝可請四大聲聞,盡心供養飮食,當卽發願,所求皆得。何以故?四大聲聞,猶如賢甁,若有求者,皆得隨意。”呪師答曰:“此事可爲。”
-
그때 주술사는 곧 4대성문을 청하여 음식으로 공양해 드리고, 공양을 마치자 곧 발원을 하였다.
“저는 이 선근(善根)으로 손타라용왕이 자신의 용궁에서 죽게 되거든 저로 하여금 그 용궁에 태어나서 왕사성의 주술사와 성의 백성 모두에게 해를 끼치게 할 수 있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의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께서는 무슨 발원을 하셨습니까?”
“나는 이러이러한 발원을 했소.”
“그 발원은 매우 좋습니다. 저는 마땅히 당신의 아내로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그 주술사의 아들이 곧 아버지에게 말했다.
“저는 마땅히 아들이 되겠습니다.”
그의 딸이 말했다.
“저는 마땅히 딸이 되겠습니다.”
그 아들의 아내가 말했다.
“저도 또한 당신의 아내가 되겠습니다.” - 037_0628_c_12L爾時呪師卽請四大聲聞,以飮食供養。旣供養已,卽便發願;“我以善根,願孫陁羅龍王從其本宮,卽便滅沒,令我於彼龍宮受生,與王舍事持呪師城人民大衆而作損害。”妻卽問夫曰:“仁者作何發願?”夫卽答言:“我作如是如是發願。”妻曰:“此願甚善,願我當生與君爲妻。”其呪師之子,卽白父言:“我當爲子。”其女白言:“我當爲女。”其子妻言:“我亦與君爲婦。”
- 037_0629_a_01L그 주술사 등은 발원을 마치고 나서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가서 곧 잠이 들었다. 이때 다섯 가지 색의 구름이 일어나더니 큰 비가 내려 담장과 벽이 물 에 잠겨서 한꺼번에 무너졌다. 그때 주술사와 그 가족들은 한꺼번에 죽어서 원력 때문에 용궁에 태어났다. 그들은 전에 머물고 있던 손타라용왕을 몰아내고 스스로 6만이나 되는 권속들에 둘러싸여서 그 용궁에서 살았다. 그 주술사는 그로 인하여 손타라용왕이라 하였고, 그의 아내는 이름을 진박(震雹)이라 하였으며, 아들은 소산(小山)이라 불렀고, 딸은 전광(電光)이라고 하였으며, 며느리는 승륜(勝輪)이라고 하였다.
- 037_0628_c_21L其呪師等旣發願已,歸本房中,卽便睡眠。時有五色雲起,降注大雨,浸壞牆壁。一時崩倒,爾時呪師幷諸家屬,一時滅沒,以願力故生於龍宮,驅舊住孫陁羅龍王,與自眷屬六萬圍繞,而生宮中。其呪師者,因號爲孫陁羅龍王、其妻名爲震雹、子號爲小山、女名電光、新婦名爲勝輪。
-
용의 법에서는 늘 그러하듯이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세 가지 전생 일을 깨달아 아는 것이어서, 무엇을 좇아 보(報)를 버리고 용궁에 태어났는가 하는 것은 모두 원력(願力)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무슨 발원으로 인하여 이곳에 태어났는가 하면 왕사성의 사람들을 해치려고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일로 말미암아 다시 생각하였다.
‘세상에 곡식의 싹이 터서 무성하게 되면 바로 그때에 곡식이 싹트는 것을 죽게 하는 것이 고통이 될 것인가? 아니면 아직 싹이 트지 않았을 때 죽게 하는 것이 고통이 될 것인가? 만약에 무성한 것을 죽게 만든다면 마땅히 더욱 심한 고통이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권속들을 불러서 모두로 하여금 빨리 마갈타국(摩揭陀國)으로 가서 시원한 비를 내려 곡식의 싹이 트게 하도록 시켰다. 이 모든 용들이 명에 따라서 비를 내리니 모든 싹들이 무성해졌다. 이때에 손타라용왕은 6만의 용들과 함께 곧 마갈타국에 이르러 한꺼번에 우박을 내리게 하니, 마치 커다란 비리륵(毘梨勒) 열매가 곡식의 싹을 부러뜨린 것과 같이 되었다. 다시 큰비를 쏟아 부어 뿌리와 열매가 떠내려가니 모든 것이 없어져 버렸다.
그때 마갈타국의 사람들은 서로 말했다.
“이번의 이 용왕은 벼와 볏짚까지도 남겨 두지 않는구나.”
이로 인하여 용왕에게 이름을 지어 주어 부르기를 무도간(無稻稈)용왕이라고 하였다. -
037_0629_a_06L龍法常爾,生卽悟解三種宿事:從何捨報生於龍宮?皆由願力。因何發願樂生於此?爲欲損壞王舍城人。由斯事故,復作思念:“世間苗生滋盛,方可令滅。爲苗生苦耶?謂元未生爲苦耶?若滅滋盛者,應甚爲苦。”作是念已,喚諸眷屬,摠令速往摩揭陁國,降淸涼雨,令生苗稼。是諸龍等依命降雨。諸苗茂已。時孫陁羅龍王,乃與六萬龍等,尋至摩揭陁國,一時降雹大如毘梨勒果,摧損苗稼;注瀉大雨,漂流根果悉皆蕩盡。於時摩揭陁國人等各相語言:“今者此龍,乃至稻稈不遺。”因此立名,號爲無稻稈龍王。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四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1)길이의 단위로 8척 또는 6척이 된다.
- 2)수보리ㆍ마하가전연ㆍ마하가섭ㆍ마하목건련을 말한다.
- 3)선병(善甁)ㆍ덕병(德甁)ㆍ만병(滿甁)ㆍ현덕병(賢德甁)ㆍ공덕병(功德甁)ㆍ여의병(如意甁)ㆍ길상병(吉祥甁)이라고도 한다. 현(賢)은 선(善)이라는 뜻이며, 병 속에서 구하고자 하는 물건이 나오기 때문에 선한 복(福)을 생기게 한다는 비유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