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1389_T_016
- 037_0711_a_01L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6권
- 037_0711_a_01L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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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 037_0711_a_02L大唐三藏義淨奉 制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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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11_b_01L
그때 세존께서는 위없는 가장 높으신 복전(福田)이셨으며 공경과 존중을 받으셨으니, 국왕과 모든 신하들과 바라문과 거사, 상인(商人)과 상주(商主)ㆍ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아소라(阿素羅)ㆍ가루라(迦樓羅)ㆍ건달바(揵達婆)ㆍ긴나라(緊那羅)ㆍ막호락가(莫呼洛伽)와 나아가 방소필사차(傍蘇畢舍遮)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복과 와구(臥具)와 탕약(湯藥)과 병을 치료하는 모든 물품들을 세존과 비구 승가에 공급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室羅筏城) 급고독원(給孤獨園)에 계셨다. 이때 여러 외도들이 함께 강당에 모여서 모두들 서로 의논하였다.
“여러분께서는 아십니까, 모르십니까? 우리들은 지금까지 이곳에서 모든 국왕과 신하들과 거사 바라문에게서 존중을 받고 의복과 와구와 의약품 등을 공급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문인 교답마(喬答摩)가 인간세상에 출현하여 우리들이 누리고 있던 존경과 의약품과 의복과 와구 등을 공급하는 공양이 모두 그에게 보시되고 우리들은 아무런 이익도 받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제 다시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함께 어떤 꾀를 마련해야 되겠습니다.”
그 가운데의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범행(梵行)을 지키는 자라면 범행을 지키지 않는 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때 여러 외도들이 말했다.
“옳습니다.”
다시 어떤 외도가 말했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설명하여 말했다.
“우리 문중에 한 여인이 있는데, 생김새가 단정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 합니다. 그 여인으로 하여금 ‘교답마 사문이 나와 함께 몰래 정을 통했다’라고 말하게 하면 됩니다.”
여러 외도들이 다 같이 물었다.
“어느 여인이 단정합니까?”
“저 전차(氈遮) 외도녀(外道女)입니다.” - 037_0711_a_03L爾時世尊是無上福田,恭敬尊重,能令國王及諸臣佐、婆羅門居士、商人商主、天龍藥叉、阿素羅、迦樓羅、揵達婆、緊那落、莫呼洛伽,乃至傍蘇畢舍遮等,以諸衣服、臥具、湯藥、諸療病物供給世尊及苾芻僧伽。爾時佛在室羅筏城給孤獨園,時諸外道共集講堂,皆相謂言:“仁者知不?我等比來於此得諸國王群臣居士婆羅門等,尊重供養供給衣服、臥具、醫藥等物。今有沙門喬答摩,人間出現,所有尊重恭敬供養供給醫藥、衣服、臥具等,皆悉施彼,我等斷絕無有利養。今復云何共設何計?”其中一人作如是言:“仁者應知,若持梵行者作非梵行。”時諸外道答曰:“如是。”復有一外道,云何得之?說曰:“我等法中,有一女人,形貌端正,人所樂見。教彼女言:‘喬答摩沙門共爲私事。’”衆皆問曰:“是誰端正?”答曰:“彼氈遮外道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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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11_c_01L사람들은 곧 그녀를 불러오게 하여 그녀가 오자 말했다.
“젊은 누이[小妹]는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들이 지난 날 누리고 있던 이양(利養)이 모두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이양인 의복과 와구와 의약품들이 모두 교답마 사문을 존중하여 그에게 공급되고 있으니, 당신은 우리를 돕지 않겠습니까? 우리들을 버리겠습니까?”
그 여인이 물었다.
“여러분께서는 나로 하여금 무슨 계책을 세우게 하려는 것입니까?”
“당신은 우리 권속의 소매(小妹)이니, ‘사문 교답마가 나와 함께 몰래 정을 통하여 범행에 어긋나는 짓을 저질렀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능히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당신을 ‘도적을 막은 사람[捍敵]’이라고 부를 것이며, 세상 사람들은 곧 모두 우리들을 존중하고 우리에게 공양을 주어 예전과 다름이 없게 될 것입니다.”
그 여인이 말했다.
“나는 사문 교답마를 비방할 수 없습니다. 그분은 하늘과 인간세상의 스승이 되시는 분으로 국왕과 모든 신하들이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며 위덕(威德)이 한량없습니다. 누가 나의 말을 믿겠습니까?”
이때 모든 외도들이 그녀에게 말했다.
“자매여, 당신이 만약 사문인 교답마를 비방하지 않아 우리들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 대중들은 당신과 함께 말도 하지 않고, 우리들의 집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여 함께 쫓아내어 죽게 만들 것이니, 당신은 죽은 뒤에 지옥에 떨어질 것이오.”
여인은 지혜가 적은 성품인지라 곧 물었다.
“여러분께서는 저에게 무슨 일을 시키려는 것입니까?”
이때 모든 외도들이 말했다.
“당신은 때맞추어 자주 서다림에 가도록 하시오.”
그녀는 시키는 대로 매일같이 서다림(逝多林)에 갔다.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 그 여인은 배 위에다가 주발 하나를 엎어서 불룩하게 하여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중들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고 계셨는데, 그 여인은 그 모임 가운데로 들어갔다.
세존께서는 그 외도인 여인이 온 것을 아시고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옛날에 일찍이 이러한 업을 지었더니 쌓인 것이 성취되어 마치 물이 사납게 흐르는[暴流] 것과 같구나.’
그 외도 마녀(魔女)가 세존의 면전에서 가타(伽他)로 말했다. - 037_0711_b_02L衆人卽使令喚至已,告曰:“小妹須知!我等往日所有利養皆被斷絕。今時所有利養衣服,醫藥臥具等,悉皆尊重供養喬答摩沙門。汝不助我耶?棄卻我等耶?”其女問曰:“仁者使我便欲作何計?”答曰:“汝是我眷屬家小妹,可能作是言:‘沙門喬答摩,共我私行非梵行事。’若能如是,名爲捍敵。世人卽皆尊重供養我等,如昔無異。”其女告曰:“我不能謗沙門喬答摩,彼天人師,王臣敬重,威德無量,誰能輒信?”時諸外道報曰:“妹子!汝若不能謗沙門喬答摩,不依我等言者,我等大衆,不共汝言談話說,不得入我等家中,共擯棄汝,令汝至死,後墮地獄。”女人身少智性,遂便問曰:“仁者教我,欲作何事?”時諸外道告曰:“汝可時時往逝多林。”其女依教,每日往逝多林。乃至後時,其女腹上覆一鉢盂,詣如來所。爾時世尊爲無量百千大衆,前後圍繞說微妙法,然而此女來入會中,世尊旣見外道女來,作是念曰:“我昔曾作此業,積集成就由如暴流,其外道魔女面前而住。”說伽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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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고
듣기 좋은 말과 교묘한 말로
나를 더럽혀서 임신을 하게 해 놓고
지금 또 다시 법을 말하고 있군요. -
037_0711_c_03L聲響令人愛,
美言淸巧語;
染我懷妊胎,
而今復說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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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써 말씀하셨다. - 037_0711_c_05L爾時世尊以頌告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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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람들이 망령된 말을 한다면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리라. -
037_0711_c_06L若人爲妄語,
當墮於地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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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인 여인이 대답했다. - 外道女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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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떤 일을 하고서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는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리라. -
037_0711_c_07L若作云不作,
彼當墮地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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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037_0711_c_08L世尊告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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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모두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니,
지옥에 떨어지고 떨어지지 않고는 스스로의 마음으로 알 것이니라.
법을 비방하는 자는 내생에 고통을 받으리니
한 구는 원본에 보이지 않음(少句未見本) -
037_0711_c_09L二人皆墮於地獄,
墮與不墮自心知,
謗法之者來生苦,
少句未見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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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천제석(天帝釋)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외도녀(外道女)가 대성(大聖)과 비구 승가를 더럽히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신통변화로 발우를 묶었던 끈을 풀어서 땅에 떨어뜨렸다. 이때 마녀는 크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고는 급히 되돌아갔다. - 037_0711_c_11L爾時天帝釋作是思惟:“彼外道女,垢穢大聖及苾芻僧伽。”作是念已,卽以神變解鉢令墮。是時魔女大生羞恥,速卽歸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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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승군 대왕(勝軍大王)은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시고 곧바로 정진등정각(正眞等正覺)을 이루리라고 수기를 하셨습니까?”
다시 아뢰었다.
“저희들은 이제 무열지(無熱池) 가로 가서 여래의 앞에서 각자가 스스로 본사(本事:本業報)에 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 037_0711_c_15L時諸衆首苾芻白佛言:“世尊!云何勝軍大王,佛爲說法,初卽授記於此正眞等正覺?又復我等,今欲往無熱池邊,於如來前各自說本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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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12_a_01L부처님께서는 곧 잠잠히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아직 열반에 드시지 않았을 때에는 중생을 교화하시되, 반드시 열 가지의 일1)을 하시게 되어 있으니,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오랫동안 선근을 심은 법왕(法王)과 태자에게 관정(灌頂)을 하여 수기(授記)를 하시는 것이며, 둘째는 아직 발심을 하지 않은 중생에게는 그로 하여금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고자 하는 마음을 내게 하시는 것이며, 셋째는 삼보를 건립하시는 것이며, 넷째는 결계(結界)2)를 하시는 것이며, 다섯째는 수명의 다섯 등분 가운데에서 그 한 등분을 버리시는 것이며, 여섯째는 실라벌성(室羅伐城)에서 대신통(大神通)을 나타내시는 것이며, 일곱째는 평림(平林) 마을에서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나타내시는 것이며, 여덟째는 부모님이 계시는 곳에서 부모님으로 하여금 진제(眞諦)를 깨닫게 하시는 것이며, 아홉째는 무열지(無熱池)에서 여러 비구들과 함께 옛날의 업보(業報)에 관하여 인연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말미암아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무열지에서 옛날의 본업(本業)의 일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신다.
“무열지 가로 가서 각자 자신의 본업의 일을 말하도록 하여라.”
이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명을 듣고 모두가 명에 따랐다. 부처님께서는 499명의 비구 대중과 함께 실라벌성에서 자취를 감추시고, 무열지 가에 나타나시어 야맹(野猛) 야차가 노니는 곳으로 가셨다. 그곳은 꽃과 열매가 마음을 매우 기쁘게 하였으나, 이 못은 사해(四海)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첫째는 이름을 강가하(弶伽河)라 하였고, 둘째는 이름을 신도하(新度河)라고 하였으며, 셋째는 이름을 박차하(縛叉河)라 하였으며, 넷째는 이름을 사다하(呬多河)라고 하였는데, 그곳은 매우 험준하여 신통력을 얻은 자가 아니면 머물 수가 없는 곳이었다. 부처님과 여러 대중은 다 같이 그곳에 도착하셨다. - 037_0711_c_18L佛卽默然而受其請。諸佛常法,出現於世,未入涅槃,教化有情必作十事。云何爲十?一者夂植善根法王太子灌頂授記;二者未曾發心有情,令彼發起無上菩提之心;三者建立三寶;四者結界;五者命壽五分之中,要捨一分;六者於室羅伐城現大神通;七者於平林聚落,現從天下;八者於父母所令見眞諦;九者於無熱池中,共諸苾芻,說業報因緣。由此義故,世尊共諸苾芻,於無熱池中說昔本業報事。告諸苾芻等:“可往無熱池邊,各說自本業事。”時諸苾芻聞佛教勅,咸皆依命。佛共四百九十九苾芻衆,於室羅伐城沒,無熱池邊出,往詣野猛藥叉遊行之處,其處花果甚可悅意。然而此池流注四海:一名弶伽河、二名新度河、三名縛叉河、四名呬多河。其處嶮峻,非得通人而不能往。佛與大衆,俱到彼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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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12_b_01L그때 세존께서는 세속심(世俗心)을 일으키셨다. 이 마음을 내시게 되면 벌레와 개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부처님의 뜻을 알게 되는 것이었다. 난타(難陀)와 오바난타(鄔波難陀) 용왕은 어찌하여 세존께서 세간심(世間心)을 일으키셨는지 여래의 뜻을 알고자 했다.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무열지(無熱池)에서 모든 비구들과 함께 각자 옛날의 인업(因業)을 말씀하시려는 것을 알았다.
곧 그 연못 가운데에 큰 연꽃을 피어나게 하였으니 그 꽃은 천 개의 잎이 마치 수레바퀴와 같았으며, 색깔은 하늘의 금과 같았고 보경화(寶莖花)의 꽃술과도 같았으며, 금강으로 만든 것과 같았으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꽃들로 에워싸여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 꽃 위에 앉으셨고, 모든 비구들도 각자 하나의 연꽃에 앉았다. 이때 구수 사리불은 왕사성에 있는 기리발구산(祇利跋窶山) 위에 있으면서 승가지의(僧伽貾衣)를 꿰매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너의 도반인 사리불을 불러서 데리고 오너라.”
목건련이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때 구수 대목건련은 무열지로부터 자취를 감추어 기리발구산에 나타나 사리불의 앞에 이르러 그에게 말했다.
“구수 사리불이여, 지금 세존께서는 999명3)의 비구 대중과 함께 무열지에 계십니다. 나는 부처님의 명을 받들어 일부러 와서 부르는 것이니, 곧 나와 함께 가도록 합시다.”
“구수 대목련이여, 당신은 내가 승가지(僧伽胝)를 다 꿰매고 따라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목련이 말했다.
“내가 함께 돕겠습니다.”
바느질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이때 대목련은 신통력으로 다섯 손가락을 바늘로 변화시켜 바느질을 도왔다.
사리불이 목련에게 말했다.
“당신은 마땅히 먼저 가십시오. 내가 곧 뒤따라가겠습니다.”
대목련이 말했다.
“만약 그대가 가지 않는다면 나는 억지로 힘을 써서라도 당신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이때 구수 사리불은 곧 문[戶鉤]을 열고서 목련에게 말했다.
“당신은 신통이 제일이니 우선 이 문을 취한 후에야 나를 데리고 가십시오.”
이때 대목련이 곧 문을 끌어당기자, 사리불은 또 이렇게 생각했다.
‘저 사람은 큰 위덕을 갖추고 있으니, 문을 끌어당겨서 나를 데리고 갈 것이다.’
그리고는 곧 신통력으로써 몸을 기사굴산(祇闍崛山)에 붙잡아 매니 그 산이 곧 움직였고, 아울러 섬부주(贍部洲)의 땅이 모두 움직였으며, 난타(難陀)용왕과 오바난타(鄔波難陀)용왕, 무열지 가운데에 있던 여러 대덕들이 다 같이 모두 움직였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것은 난타와 오바난타 용왕이 땅을 움직이게 만든 것입니까?” - 037_0712_a_16L爾時世尊起世俗心,作此心時,乃至虫蟻皆知佛意。難陁、鄔波難陁龍王知如來意,云何世尊起世閒心?見佛欲於無熱池中,共諸苾芻各說往昔因業。卽於池中,化出大蓮花,其花千葉,猶如車輪,色如天金,寶莖花蕊金剛所作,無量千花周帀圍遶。爾時世尊坐此花上,及諸苾芻各坐一蓮花。于時具壽舍利佛在王舍城祇利跋寠山上,縫僧伽胝衣。佛告大目揵連:“往喚取汝同侶舍利弗來。”白言:“如是。”時具壽大目揵連,從無熱池沒,於祇利跋寠山現,到舍利弗前告言:“具壽舍利弗!今時世尊共九百九十九苾芻衆於無熱池住。我承佛勅,故來相喚,卽可同行。”答曰:“具壽大目連!汝可待我縫僧伽胝了方得相隨。”告曰:“我共相助縫,不任意。”時大目連以神變力五指爲鍼助縫,其舍利弗告目連曰:“汝應前去,我卽後來。”大目連曰:“仁若不去,我强力將行。”時具壽舍利弗卽舒戶鉤,告目連曰:“汝神通爲最,且取此戶鉤然後將我。”時大目連卽挽戶鉤,然舍利弗又作是念:“彼大威德,若挽戶鉤幷我將去。”便以神通,以身繫著祇闍崛山,其山卽動,幷贍部洲地俱時皆動;難陁、鄔波難陁龍王,幷無熱大池之中諸大德等,咸悉㧾動。時諸苾芻白佛言:“此是難陁、鄔波難陁龍王令動地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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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난타와 오바난타 용왕이 이 땅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니라. 대성문(大聲聞)이 신통을 나타낸 것이니라.”
그 사리불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내가 수미산에다가 나를 붙잡아 맨다고 하더라도 저 사람은 또한 나를 데리고 갈 것이다. 나는 이제 마음을 무열지 가운데의 여래께서 앉아 계신 큰 연꽃에 붙잡아 매어야겠다.’
그렇게 하고 나자 곧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때 대목련이 사리불에게 말했다.
“구수(具壽)께서는 신통력을 겨루어 마쳤으니,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도록 합시다.”
사리불이 말했다.
“당신이 먼저 앞장서서 가십시오. 나는 뒤에서 가겠습니다.”
그 대목련이 그곳을 떠나서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아직 도착하기 전에 사리불이 먼저 도착하여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드리고 연꽃 위에 앉고 나서야 목련이 비로소 도착하였다.
존자가 물었다.
“당신은 나보다 먼저 출발하였으면서 어찌 이리 많이 늦은 것입니까?”
그때 모든 비구들이 의혹이 생겼으니, 오직 부처님만이 의혹을 끊어 주실 수 있는지라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대목건련(大目乾連)은 신통이 제일이온데 지금은 그와 같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주의하여 자세히 들어라. 다만 지금만이 아니니라.
지나간 옛날에 중천축국(中天竺國)에 어떤 그림 그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일 때문에 다른 나라에 갔다가 그림 그리는 사람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런데 주인은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나무로 만든 여인을 만들어서 채색을 장엄하게 하고는 그 목녀(木女)로 하여금 손님을 시중들게 하고 앞에 마주하여 머무르게 하였다. 손님은 곧 목녀를 불러서 말했다.
‘이곳에 와서 누워 자도록 하라.’
그 나무로 만든 여인이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서 있으니, 그 손님은 생각하였다.
≺주인이 이 여인으로 하여금 나에게 시중들게 하였는데……≻ 하고는 손으로 끌어당기니 기계장치를 움직이는 노끈이 곧 끊어져서 몸과 손이 모두 흩어졌다.
그 화가인 손님은 지극히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서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제 그 사사로운 속마음의 욕심 때문에 내가 욕을 당하였으니, 나는 사람들에게 부끄럽게 되었다.≻ - 037_0712_c_02L佛告諸苾芻:“此非難陁、鄔波難陁龍王動此地也。此是大聲聞現神通也。”其舍利弗復作是念:“我若繫著須擟山者,彼亦將去。我今以心繫著無熱池中,如來所坐大蓮花已,卽不能動。”時大目連告舍利弗曰:“具壽!捔神通訖,可往世尊所。”舍利弗曰:“汝且前去,我在後來。”其大目連去已,未至佛所,舍利弗先到,禮佛雙足,於蓮花上坐已,目連方至。尊者問曰:“汝於先來,何大遲之?”時諸苾芻皆生疑惑,唯佛能斷,白佛言:“世尊!比見大目乾連神通第一,今乃不如。”佛告諸苾芻:“汝等諦聽!非但今時,乃往古昔,於中天國有一畫師。其人因事,往詣餘國至已,還向畫師家停。然而主人作一轉關木女,彩色莊嚴,令其供給看侍。對前而住,客便喚曰:‘來,於此眠臥。’其木女默然而立,斯人念曰:‘主人發遣此女看侍於我。’卽以手挽,其索卽斷,身手俱散。極生羞恥,便作是念:‘今者被其私裏辱我,我應對衆而爲恥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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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13_a_01L그 사람은 문에 마주하고 있는 담장에다가 자신의 몸을 그려서 마치 스스로 목을 맨 것처럼 하고는 문짝 뒤로 들어가 몸을 숨기고 있었다. 주인은 해가 높이 떴는데도 손님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서 와서 살펴보다가 문을 열었는데, 그가 스스로 목을 매고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주인은 곧 이렇게 생각했다.
≺그 사람이 무슨 까닭에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을까?≻
주인은 다시 나무로 만든 사람의 기관이 땅에 떨어져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나의 재주가 그 사람보다 뛰어난 까닭에 그 일로 말미암아 죽기로 한 것이구나.≻
그런데 그 나라의 법에는 어떤 사람이 죽게 되면 먼저 왕에게 말하여 알린 다음에야 장례를 치르도록 되어 있었다.
주인은 급히 왕에게 알렸다.
‘중천축국의 어느 화가가 저희 집에 와서 머물렀는데, 제가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목녀(木女)를 만들어서 주었더니 그 사람이 손으로 줄을 당겼기 때문에 줄이 끊어졌습니다. 그 사람은 그것을 부끄럽게 여겨서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으니, 대왕께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장례를 치르고자 합니다.’
왕은 곧 신하에게 명하여 가서 살펴보게 하니, 신하가 주인에게 말했다.
‘당신이 우선 줄을 끊어서 끊어지게 하시오.’
그런 다음에 그가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는지, 아니면 주인이 그를 죽게 하였는지를 조사하기로 하였다. 이때 주인이 곧 도끼로 끊었는데 오직 벽을 찍을 뿐이었다.
그러자 문짝 뒤에 숨어 있던 손님이 곧 말했다.
‘죽이려는 것입니까, 살리려는 것입니까?’
그러다가 왕의 신하를 마주하자 깊이 부끄러워하였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때의 그림 그린 사람은 바로 사리불이며,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여인을 만들었던 자는 바로 대목건련이니라. 그때에도 재주가 있는 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그를 이길 수 있었거니와 지금도 신통을 써서 다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니라.” - 037_0713_a_01L斯人卽於當門牆上畫自己身猶如自絞,入門扇後隱身而住。主人怪晩日高不起,卽往看之,開門乃見自絞而死,便作是念:‘彼人何故自勒咽喉?’復見木人聚在地上,緣我勝彼由斯致死。其國立法,有人死者,先奏王知然後殯葬。主人急告王曰:‘中天竺國有一畫師,來居我家,我作轉關木女供給。彼爲是人手挽索斷,斯人羞恥自懸而死。願王檢看,我願殯葬。’王卽勅使往看,使者告曰:‘汝且斫索令斷然後撿看,爲是自懸而死?爲是主人勒殺?’是時主人卽以斧斫,唯加斫壁,客便告曰:‘爲死活耶?’旣對王臣,深懷愧恥。”佛告諸苾芻:“於意云何?爾時畫師者,卽舍利弗是。作機閞木女者,卽大目乾連是。於彼時中由有工巧而能勝彼,今用神通還復得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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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13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으로 비구여, 너희들은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라.
지나간 옛날에 다른 어떤 곳의 마을에 두 사람의 화가가 있어서 함께 재주를 다투었는데, 그들은 서로가 ‘내가 더 낫고 기능이 뛰어나다’고 하였다.
그들은 함께 왕의 처소로 가서 한 사람이 말하였다.
‘제가 그림을 잘 그립니다.’
두 번째 사람도 또한 말했다.
‘저도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습니다.’
이때 왕은 곧 벽 위에다가 각자 한 쪽에 그림을 그리게 하고 말했다.
‘나는 너희들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첫 번째의 화공은 시간이 6개월이 걸려서야 한 쪽의 그림을 그렸는데, 그 두 번째의 화공은 다만 벽면을 문질러서 곱게 다듬기만 할 뿐이었다.
그 그림을 마친 첫 번째의 화공이 곧 왕에게 말하였다.
‘제가 벽에다가 그림을 그려서 완성시켰습니다.’
왕은 여러 신하들과 함께 와서 그림을 보고 화공에게 말했다.
‘대단히 잘 되었다.’
두 번째의 화공이 왕에게 말하였다.
‘저의 그림을 보아 주십시오. 앞에 있는 벽화의 광채가 이곳에 투영되어 얇은 옷으로 덮어 놓았습니다.’
왕은 이 일을 보고 매우 이상하게 여겨서 말했다.
‘저것보다 더욱 뛰어나다.’
그가 왕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나서 말하였다.
‘이것은 제가 그린 그림이 아닙니다. 저 벽에 그려진 그림으로 말미암아 이곳에 비쳐서 나타난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그림이 훌륭합니까? 이곳에 비쳐진 것이 훌륭합니까?”
왕이 말했다.
‘당신이 한 것이 매우 훌륭하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때 여섯 달 동안 벽을 문질러서 갈았던 화공이 바로 사리불이며, 여섯 달 동안 그림을 그렸던 화공은 바로 대목련이니라. 그때에도 그 재주로 말미암아 뛰어남을 얻을 수 있었고, 이제 다시 신통으로써 뛰어남을 얻은 것이니라. - 037_0713_a_19L復次苾芻,汝等諦聽!乃往古昔,別於一方聚落之中有二畫師,共鬪技能,皆稱我好、明解工巧。俱詣王所,白言云:‘我明圖畫。’第二亦云:‘我能圖畫。’時王卽令壁上各畫一面:‘畫已能知,我不信說。’其一畫師,時經六月乃畫一面。其第二者,但唯摩飾壁面。其畫了者,卽白王言:‘我畫牆了。’王共群臣來觀畫彩。告曰:‘大端正。’第二畫師白王:‘看我畫作,由前壁畫光影現斯,以薄衣覆。’王見此事,甚大怪之,云:‘更勝彼。’其人禮王足已,白言:‘此非我畫,由彼壁畫於此影現。大王!爲復畫者端妙?爲復此處端正?’王言:‘如汝作者,甚爲端正。’”佛告諸苾芻:“汝意云何?爾時六月磨作畫師者,卽舍利弗是。時經六月畫師者,卽大目連是也。於彼時中由其工巧而能得勝,今復神通而還獲勝。
-
037_0713_c_01L다음으로 비구여, 너희들은 주의하여 자세히 들어라. 다만 이번에만 신통으로써 뛰어남을 얻은 것이 아니니라.
옛날에 바라닐사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두 사람의 선인이 있었으니, 한 사람은 승거(勝佉)라 하였고, 다른 한 사람은 이기다(利棄多)라 하였다. 나중에 큰 비가 내려서 땅이 매우 질척거렸는데, 그 승거 선인은 발을 헛디뎌 땅에 넘어져서 물병을 깨뜨리게 되자, 주술을 써서 12년 동안 다시는 비가 내리지 않게 되도록 서원하였다.
바라닐사성의 범수왕(梵授王)과 백성들은 모두 선인이 서원을 하여 12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게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왕과 백성들이 함께 그 선인의 처소로 가서 말하였다.
‘대선(大仙)이시여, 그와 같이 하지 마소서.’
선인이 말했다.
‘나는 그럴 수 없으니, 12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게 하겠소.’
범수왕과 백성들은 이기다 선인의 처소로 가서 그 일을 말하였다. 그 선인이 실어(實語)4)를 하니, 때에 맞게 큰비가 내렸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승거라고 한 선인이 바로 대목련이며, 이기다라고 하였던 선인은 바로 사리불이니라.……(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 037_0713_b_15L復次苾芻,汝等諦聽!非但今時神通得勝,古昔於波羅痆斯城不遠,有二仙人:一名勝佉、二名利棄多。彼於後時,天降大雨,地面多泥。其勝佉仙人膝腳跌倒地,被打甁破。仙人呪誓,於十二年中天更不雨。其梵授王及波羅痆斯人衆,皆聞仙人呪誓令十二年天不降雨。王及國人同往彼仙所,白言:‘大仙!莫作如是。’仙人告曰:‘我不忍之,令十二年不得下雨。’梵授王等別向利棄多仙人所,以事白言。此仙作實語,應時天降大雨。”佛告諸苾芻等:“爾時名勝佉仙人者,卽大目連是。利棄多仙人者,卽舍利弗是也。”廣說如上。
-
다음으로 비구여, 저 두 사람의 선인들에게는 약간의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 있어서, 그 이기다 선인은 곧 승거 선인의 곁에서 참회하기를 구하였다. 이기다 선인이 막 발에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에 승거 선인은 발로 이기다의 머리를 걷어찼다. 이기다는 발로 걷어채인 그때 곧 주술로 서원하였다.
‘원컨대 내일 해가 뜰 때에 너의 머리통이 터져 버려라.’
승거도 곧 주술로 서원하였다.
‘원컨대 해가 뜨지 마라.’
해가 뜨지 않아서 세상이 모두 어두워지니, 여러 바라문들과 성안의 백성들이 모두 승거 선인에게 와서 말하였다.
‘이런 일을 하지 마십시오.’
그 선인이 대답했다.
‘만약에 해를 뜨게 만든다면 나의 머리가 깨질 것이오.’
이기다 선인이 승거 선인에게 말했다.
‘당신은 흙으로 만든 머리를 만들면 될 것이오.’
그 선인이 곧 흙으로 머리를 만들어서 머리 위에 얹으니 해가 뜨자 흙으로 만든 머리가 곧 깨졌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달리 생각하지 말아라. 그때의 승거 선인은 바로 대목건련이며, 이기다 선인은 바로 사리불 비구이니라. 그때에도 이미 그보다 뛰어났으며, 지금에도 또한 그보다 뛰어난 것이다.” - 037_0713_c_08L復次苾芻!彼二仙人有少惱緣,其利棄多仙人卽於勝佉邊求而懺摩。正禮足時,其勝佉乃以腳踏利棄多頭髻之上。被踏之時,卽作呪誓:‘願明日日出之時,汝頭破裂。’勝佉還卽呪誓:‘願日莫出。’日旣不出,世閒黑闇。諸婆羅門、城中人衆皆來白勝佉仙人曰:‘莫作是事。’彼仙答曰:‘若令日出,頭決破裂。’其利棄多告勝佉曰:‘汝可作一土頭。’其仙卽作土頭戴之,其日卽出,土頭便破。”佛告諸苾芻:“莫作異見。時勝佉仙人者,卽大目揵連是。利棄多仙人者,舍利弗苾芻是。於彼時中而已勝彼,今時亦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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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14_a_01L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다시 잘 들어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말하리라.
옛날에 중천축국(中天竺國)에 한 장인(匠人)이 상아로 물건을 잘 만들었다. 그는 상아를 깎아서 한 말의 쌀알을 만들어 그것으로 노자를 삼아 파사국(波斯國)으로 갔다. 그는 그 나라에 도착하자 한 장인의 집으로 가서 잠시 묵으려고 하였는데, 그 장인은 집에 있지 않고 다만 그의 아내만 집에 있었다.
그는 그 장인의 아내를 보자 그녀에게 말했다.
‘이 한 말의 흰 쌀로 나에게 밥을 지어 주십시오.’
그 장인의 아내가 대답했다.
‘그 쌀은 이곳에 두고 당신은 잠시 나가 있으십시오.’
그는 쌀을 놓아두고 곧 밖으로 나갔다. 장인의 아내는 불을 때어 밥을 지었는데, 땔나무가 다 타도록 쌀은 여전히 익지를 않았다.
그녀의 남편이 집에 돌아와 자신의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오?’
아내가 곧 갖추어 말하니, 남편은 곧 쌀을 보고서 그것이 상아로 만든 쌀이라는 것을 알았다. 남편은 속일 마음으로 아내에게 말했다.
‘이 물에는 재가 들어 있기 때문에 쌀이 익지 않는 것이오. 당신이 깨끗하고 맛이 좋은 물로 끓인다면 쌀이 곧 익을 것이오.’
잠시 뒤에 쌀을 놓고 갔던 사람이 오자 장인의 아내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깨끗하고 맛이 좋은 물을 길어 오도록 하십시오.’
그 사람이 물병을 가지고서 물을 길러 가자, 화공은 그보다 앞서서 물을 긷는 못으로 가서 그 못 안에다가 한 마리의 죽은 개를 그려 놓았다. 그 죽은 개의 그림은 모양이 불어터지고 문드러져 있어서 물을 가지러 간 사람이 그 못에 도착하여 그 죽은 개의 그림을 보자, 한 손으로는 코를 막고 한 손으로 물병을 내려서 물을 뜨다가 눈으로 개를 보고는 마침내 병을 떨어뜨려서 깨뜨렸다. 그는 병이 깨지자 곧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겼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달리 생각하지 말라. 그 옛날의 장인으로서 상아로 쌀을 만들었던 사람은 바로 대목건련이며, 화공으로서 물을 긷는 못에 그림을 그렸던 사람은 바로 지금의 사리불이니라. 너희 모든 비구들이여, 여래가 얻은 정(定)은 모든 성중(聖衆)이 독각(獨覺)이라 할지라도 그 이름조차도 알지 못하는 것이며, 모든 그 독각이 얻은 정은 사리자와 대목련이라 할지라도 그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며, 사리자가 얻은 정은 나머지의 다른 성문(聲聞)들이라 할지라도 그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사리자 비구는 큰 위덕(威德)을 갖추어서 대목련보다 뛰어나지만, 그가 많은 신통을 나타내었던 까닭에 대목련이 신통제일(神通第一)이라고 은밀하게 말하는 것이니라.”
다음으로 대가섭파(大迦葉波)가 스스로 자신의 업(業)을 말하며 게송을 읊었다. - 037_0713_c_22L佛告諸苾芻:“汝等復聽!我今爲汝說。昔中天竺有一巧人,善解牙作。遂持象牙,刻爲粳米一斗,以充道糧,往波斯國。旣至彼國,詣一巧師家中,蹔寄欲住。斯人不在,但有其妻。旣見妻已,報言:‘將此一斗白粳米爲我作飯。’其巧工妻答曰:‘此米留著,汝當且去。’其人留米卽去。彼便爲煮,柴薪俱盡,米仍不熟。夫主來至家中,問其妻曰:‘賢首!汝今作何物耶?’妻卽具說。夫便看米,乃知是象牙爲米,夫以誑心告曰:‘此水爲有灰故,米不能熟。汝用淨甜水煮,米當卽熟。’後時留米人來,其妻報曰:‘汝宜取淨甜水來。’其人持瓦甁取水。預前速至畫作水池,於其池中畫作一死狗,其形脹爛。其取水人至彼池已,乃見此狗,一手掩鼻,一手下甁。以眼視狗,遂打甁破。甁旣破已,便自羞恥。”佛言:“汝等苾芻,勿作異念。其昔巧工作象牙米者,大目乾連是。畫作水池者,今舍利弗是也。汝諸苾芻!如來所得之定,諸聖獨覺,名亦不知。諸獨覺所得之定,舍利子、大目連,名亦不知。舍利子所得之定,餘聲聞衆,名亦不知。舍利子苾芻,具大威德,勝大目連。然而由彼多現神通,密作是說:‘大目乾連神通第一。’”復次大迦葉波自說其業,而說頌曰:
-
가섭(迦葉)은 대중의 앞에 나아가서
전생에 수행한 법을 갖추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약간의 보시를 한 것이 모든 공덕이 되어
그 헤아릴 수 없는 뛰어난 복전(福田)을 얻었으니 -
037_0714_b_06L迦葉往詣於衆前,
具說前生修行法;
捨施少分諸功德,
獲斯無量勝福田。
-
마치 세간의 사자왕(師子王)이
아무런 두려움이 없이 모든 산과 숲을 다니는 것과 같아서
지금의 대가섭도 마찬가지로 그와 같으니
옛날의 일을 자세히 말함에 마음에 아무 두려움이 없습니다. -
037_0714_b_08L猶如世閒師子王,
無畏遊於諸山藪;
今大迦葉亦復然,
演說昔法心無畏。
-
저는 옛날에 일찍이 한 되의 쭉정이를 보시하고
일체의 번뇌를 끊은 독각(獨覺)의 처소에서
번뇌의 때가 없는 최고의 삼매정(三昧定)에 머물렀으니
제가 지금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 또한 그러합니다. -
037_0714_b_10L我昔曾施升秕食,
當於無漏獨覺所;
住最無垢三昧定,
我今信受亦復然。
-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큰 발원하기를
언제나 이와 같이 가장 뛰어난 법을 듣고자 하였더니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과보를 획득하고
천 번을 북울단(北鬱單)5)에 태어났습니다. -
037_0714_b_12L於佛教中發大願,
常聞如是最勝法;
由是因緣獲果報,
千度生於北鬱單。
-
그 나라는 수명이 길고 나와 남이 없어
점차로 존귀함을 얻어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으니
이 하나의 업(業)으로 말미암아 과보(果報)를 획득하여
천 번을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습니다. -
037_0714_b_14L其國長壽無彼我,
漸獲尊貴無闕少;
由斯一業獲果報,
千度得生忉利天。
-
그 도리천에서는 묘한 향과 영락을 받았으며
훌륭하고 좋은 색과 모양으로 몸을 장엄하였으니
그 수명이 다하여 죽게 되어서는
다시 천상에 태어나 안락을 얻었습니다. -
037_0714_b_16L彼天受妙香瓔珞,
色相殊好以嚴身;
彼壽報盡命旣終,
還復天中獲安樂。
-
한 가지 업에서 큰 발원을 한 것으로 말미암아
재물과 보배가 많고 넉넉하였으나 탐착하지 않았으며
5욕(欲)의 여러 즐거움을 구하지 않았고
곧 버리고 출가하여 불도(佛道)를 배웠습니다. -
037_0714_b_18L由於一業發大願,
多饒財寶不貪著;
不求五欲受諸樂,
便捨出家學佛道。
-
저는 옛날에는 크게 밝은 스승을 만나지도 못하였고
또한 저 성문중(聲聞衆)을 만나지도 못하였다가
때가 묻은 가사를 입은 사람을 보고
곧 그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출가하기를 구하였습니다. -
037_0714_b_20L我昔不遇大明師,
亦不逢彼聲聞衆;
見服袈裟染衣者,
便卽頂禮求出家。
-
037_0714_c_01L
저는 보았습니다. 이와 같이 출가할 때에는
부처님의 앞에서 대중의 가운데에 앉아 있다가
대중으로부터 일어나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아뢰기를, ‘부처님께서는 저의 친교사(親敎師)이십니다’라고 하는 것을. -
037_0714_b_22L我見如是出家時,
在於佛前衆中坐;
從衆而起頂禮佛,
說佛是我親教師。
-
그때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제자이고 나는 스승이니
만약 모든 고난에서 벗어나 떠나기를 구한다면
마땅히 청정하고 미묘한 법을 듣고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니.’ -
037_0714_c_02L于時世尊出是言:
‘汝是弟子我爲師;
若求出離諸苦難,
宜應聽受淨妙法。’
-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미묘법을 말씀하시고
제가 있는 곳에 큰 자비를 베푸셨으니
4선(禪)과 10력(力), 그리고 6근(根)과
8지성도(支聖道)를 저로 하여금 닦고 배우게 하셨습니다. -
037_0714_c_04L世尊爲我說妙法,
發大慈悲於我處;
四禪十力及六根,
八支聖道令修學。
-
저는 이제 그러한 법들을 얻게 되었고
곧 번뇌가 다함으로써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마지막으로 이 몸을 받았으니
모든 현성(賢聖)과 같아졌습니다. -
037_0714_c_06L我今獲致如斯法,
便以漏盡不復生;
今我最後受此身,
與諸賢聖爲同侶。
-
여래께서는 언제나 진실한 법을 말씀하시니
청정한 계율을 지키는 자는 그 마음을 따르기를 바랍니다.
제가 발원하였던 것을 이제 그대로 얻게 되었으니
저의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다시는 생(生)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
037_0714_c_08L如來常說眞實法,
持淨戒者願隨心;
我所發願今得隨,
更不受生最後有。
-
저의 생(生)과 탐욕은 지금 이미 다하였고
모든 유결(有結)6)을 단절하여 다시는 속박되지 않으니
저는 법 가운데에서 맏아들이 되어서
법왕(法王)의 힘으로 말미암아 모든 고통을 여의었습니다. -
037_0714_c_10L我生及貪今已盡,
斷諸有結更不縛;
我於法中爲長子,
由法王力離衆苦。
-
부처님께서는 이미 저에게 으뜸이 되리라고 수기(授記)를 하셨으니
두타행(頭陀行) 가운데에서 가장 으뜸이 되어
이미 실다운 법을 깨달아 진실한 법을 증득하였고
저는 이제 미혹이 다하고 부동(不動)을 획득하였습니다. -
037_0714_c_12L佛已記我爲第一,
於杜多中最爲上;
已見實諦證眞法,
我今惑盡獲不動。
-
여러 성스러운 대덕들 앞에서 저는 본업(本業)의 일을 말씀드리고
아뇩대지(阿耨大池)7) 가운데에 있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서 저에게 내리신 가피(加被)로
연꽃 위에 편안히 앉아서 이 일을 말씀드립니다. -
037_0714_c_14L對聖尊前說本業,
在於阿耨大池中;
大聖慈尊加被我,
安坐蓮花說斯事。
-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聲聞)인 대비구들은 구수(具壽) 사리자(舍利子)에게 물었다.
“당신은 옛날에 일찍이 무슨 업을 지었기에 그 업으로 말미암아 큰 지혜를 얻었으며, 걸림이 없는 변재(辯才)를 얻었습니까?”
그때 사리불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37_0714_c_16L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問具壽舍利子言:“汝昔曾作何業?由彼業故,得大智慧,辯才無㝵。”爾時舍利弗以頌答曰:
-
저는 옛날에 산림 가운데에서 은자(隱者)를 보았는데
그는 열반의 고요하고 편안함을 누리고 있는 독각(獨覺)으로서
넓고 한적한 곳에 의지하여 있으면서 청정한 행을 닦고 있었으니
몸에는 다 떨어지고 때 묻은 가사를 입고 있었습니다. -
037_0714_c_20L我昔山林見隱人,
是其獨覺寂靜者;
依止空閑修淨行,
身被垢弊破袈裟。
-
037_0715_a_01L저는 그때 그를 보자 마음이 기뻐서
곧 가사를 가져다가 깨끗하게 빨아드리며
다시 바느질을 하여 잘 꿰매어 드리고
은근하게 정례(頂禮)를 드려서 공경을 표하였습니다. -
037_0714_c_22L我時見彼心歡悅,
卽便取衣爲浣染;
更以鍼線好縫治,
殷勤頂禮申恭敬。
-
그는 곧 저의 생(生)을 불쌍히 여겨서
몸을 솟구쳐 올라 허공 가운데에 있으면서
갖가지의 신통변화(神通變化)를 나타내고
이에 바람을 일으켜 허공에 올라 떠나갔습니다. -
037_0715_a_02L彼便於我生哀愍,
擧身涌在大空中;
爲現種種變神通,
於是搖颺騰空去。
-
그때 저는 그러한 신통변화를 보고 나서
합장하고 은근한 마음으로 큰 서원(誓願)을 발하기를
원컨대 나는 세세생생토록 언제나 지혜롭고
큰 세력이 있으며 재물과 보배가 넉넉하며 -
037_0715_a_04L時我睹斯神變已,
合掌慇心發弘願;
願我生生常智慧,
有大勢力饒財寶。
-
저 영화롭고 부유한 종족의 가운데에서
언제나 출가하여 5욕(欲)을 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랐으니
그 원력으로 말미암아 출가할 수 있었고
5백 생(生) 동안 세속의 얽힌 그물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
037_0715_a_06L於彼榮豪族姓中,
常得出家捨五欲;
由斯願力得出家,
五百生中離俗網。
-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인간세계에 태어나
대도사(大導師)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직접 모시게 되었습니다. -
037_0715_a_08L此是最後身,
得生於人閒;
親事大導師,
無上等正覺。
-
저는 이제 출가를 하게 되어
석사자(釋師子)8)이신 세존의 가르침에서
안온한 법을 얻었으니
번뇌의 뜨거움을 제거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
037_0715_a_10L我今得出家,
於釋師子教;
以獲安隱法,
去熱得淸涼。
-
저는 반달 동안에
독송을 하여 피안(彼岸)에 이르러
친교사(親敎師)이신 큰 스승을 마주 대하여 뵈니
부처님께서는 승가 대중에게 널리 보이시어 -
037_0715_a_11L我於半月閒,
讀誦達彼岸;
對親教大師,
於僧衆宣示。
-
저에게 수기(授記)를 하시되
큰 지혜가 가장 으뜸인 자로서
다른 이의 가르침을 믿고 뜻에 따라 법륜(法輪)을 굴려서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알게 하리라고 하셨습니다. -
037_0715_a_12L而爲我授記,
大慧最尊者;
隨順轉法輪,
令衆生悟解。
-
저 사리자는 큰 지혜가 있는 자로서
승가 대중 가운데에서
스스로 전생의 업보(業報)를 기억하여
무열지(無熱池:阿耨達池) 가운데에서 말씀드립니다. -
037_0715_a_14L舍利子大慧,
於僧大衆中;
自記宿業報,
無熱池中說。
-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聲聞)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대목련(大目連)에게 말했다.
“저 사리자가 이미 전생의 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본업보(本業報)의 인연을 말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니 대목련은 곧 가타로 모든 나이 많은 대덕들에게 말하였다. - 037_0715_a_15L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大目連曰:“其舍利子已說宿業,次至仁說本業報緣。”作是語時,大目連卽以伽陁告諸耆宿而說頌曰:
-
나는 옛날에 숨어 지내는 사람이 되어
산과 늪 속에서 살았는데
언젠가 어떤 사람이 와서
저에게 출가하기를 원하였습니다. -
037_0715_a_19L我昔爲隱士,
處在於山藪;
時有一人來,
求我欲出家。
-
저는 곧 출가하기를 허락하고 머리와 수염을 깎아 주고
아울러 목욕을 시키고 물들인 옷을
그에게 주어서 그것을 입게 하였더니
그 사람은 가려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몸을 단정하게 하고 결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다가
연각(緣覺)의 과(果)를 증득하고는
바람을 일으켜서 허공에 올라가서 떠났습니다. -
037_0715_a_21L卽與剃鬚髮,
幷沐浴染衣;
授與令披著;
斯人於屛處,
端身結加坐,
證得緣覺果;
搖颺騰空去。
-
037_0715_b_01L
그때 저는 기뻐하여
공경스럽게 합장하고
그로 말미암아 큰 발원을 하였더니
이제 큰 신통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
037_0715_b_01L 是時我歡喜,
恭敬而合掌,
由斯發私願,
今獲大神通。
-
저는 발원하기를 이러한 신통력을 얻어서
저 대선인(大仙人)과 같이 되고자 하였더니
그 선근(善根)의 힘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복을 얻었습니다. -
037_0715_b_02L‘我願得斯通,
如是大仙者。’
由斯善根力,
生處常獲福。
-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친히 대도사(大導師)이시며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신 부처님을 섬기고 -
037_0715_b_04L 此是最後身,
得生於人道,
親事大導師,
無上等正覺。
-
석사자(釋師子)이신 세존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어서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
037_0715_b_05L 於釋師子教,
而我得出家,
已獲阿羅漢,
去熱得淸涼。
-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授記)하시기를
신통(神通)이 으뜸이 되리라고 하셨으니
조그마한 것을 보시한 것으로 말미암아
지금 큰 과보(果報)를 불러온 것입니다. -
037_0715_b_06L世尊記別我,
神通爲第一,
緣於施少分,
今招大果報。
-
옛날에 남아 있던 악업(惡業)을
제가 말씀드리니 여러분께서는 잘 들으십시오.
옛날의 인연으로 큰 나라의 수도에서
부귀한 종족으로 태어나 -
037_0715_b_08L 昔時殘惡業,
我說仁善聽,
往因大國中,
而生豪貴族。
-
이제 막 어린 동자가 되었을 때에
문 밖에 나가서 놀다가
집에 들어와 음식을 먹으려고 하였는데
우연히 아버지가 어머니와 잠자리를 같이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니 -
037_0715_b_09L 初爲童子時,
出門庭遊戲,
入家欲飮食,
遇父與母交。
-
아버지는 제가 본 것을 알고 부끄러워하여
곧 막대기를 가지고서 저를 때렸습니다.
저는 그 때문에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서
입 밖에 말을 내어 발원하기를, ‘내가 크게 자라게 되면
아버지의 몸을 대나무처럼 마디마디 부러뜨리리라’고 하였습니다. -
037_0715_b_10L旣見生羞恥,
便以杖打我,
爲此懷嫌恨,
發言願長大,
摧其身如葦。
-
저는 이 못된 발원을 한 그 다음 생(生)에
흑승지옥(黑繩地獄)에 태어나
여러 가지의 지극한 고통을 받고 나서야
인간의 몸으로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
037_0715_b_12L 當發斯惡願,
生黑繩地獄;
受諸極苦已,
得生於人中。
-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아직도 남아 있는 다른 죄로 말미암아
외도를 만나는 곤란을 당하였고
목숨이 거의 죽게 되었는데 -
037_0715_b_13L此是最後身,
由有餘殘罪;
遭斯外道難,
命根幾欲盡。
-
최후의 죄보(罪報)가 다하여
다시는 남아 있는 것이 없게 되었고
자애로운 부모님의 곁에서
이런 까닭에 청정한 신심을 내게 되었습니다. -
037_0715_b_15L 最後罪報盡,
不復更有餘;
於慈父母邊,
是故發淸信。
-
모든 중생들이
악취(惡趣)에 떨어지는 것은
마음에 나쁜 일을 품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고통을 당하고 아무런 즐거움이 없는 것입니다. -
037_0715_b_16L 所有諸群生,
而墮於惡趣;
由心懷惡事,
常見苦無樂。
-
저 목련(目連)은 나이 많으신 대덕들을 마주하여
이 전생의 업보(業報)를 말씀드리니
아뇩대지(阿耨大池) 가운데에 있으면서
연화대(蓮花臺) 위에 편안히 앉아 있습니다. -
037_0715_b_17L目連對耆德,
說是宿業報;
阿耨大池中,
安坐花臺上。
-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선묘(善妙) 비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구수 목련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여 마쳤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본업보(本業報)의 인연을 말할 차례입니다.”
이렇게 말하자 선묘(善妙)는 곧 가타로써 게송을 말하였다. - 037_0715_b_19L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於具壽善妙苾芻,作如是說:“具壽目連已說宿業竟,次至仁說本業報緣。”作是語已,其時善妙卽以伽他而說頌曰:
-
037_0715_c_01L
저는 옛날에 절 안에 들어갔다가
땅에 먼지와 더러운 것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빗자루를 가져다가 쓸고
분뇨를 치우고 곱게 진흙을 발랐으며
청정한 신심을 내어
쓸고 물을 뿌려서 청정하게 하였습니다. -
037_0715_c_01L我昔入寺中,
見地有塵穢;
卽便持掃帚,
除糞及塗治,
因發淸信心,
掃洒令淸淨。
-
이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단정한 몸을 받았으며
부모가 이름을 지어 주는 데 있어서도
아주 잘 왔다는 뜻으로 이름을 선래(善來)라고 지어 주셨습니다. -
037_0715_c_03L由斯善根故,
生處端正身,
父母與立名,
名爲妙善來。
-
권속들의 앞에서
때때로 좋고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렸으며
많은 사람들이 언제나 저를 즐거이 보았고
저를 보는 사람은 기쁜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
037_0715_c_05L 於眷屬等前,
時好美名稱,
衆人常樂見,
見者生歡喜。
-
저 자신이 직접 대도사(大導師)이시며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신 부처님을 모시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획득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제거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
037_0715_c_06L 親侍大導師,
無上等正覺,
我獲阿羅漢,
去熱得淸涼。
-
저는 옛날에 이렇게 발원을 하였으니
번뇌가 다하고 무루(無漏)를 이루어
섬부주(贍部洲) 등의 사대주(四大洲)에서
그림이 화려한 비단으로 땅을 쓸기를 원하였습니다. -
037_0715_c_07L我昔作斯願,
惱盡成無漏,
於贍部等洲,
以繒綵掃地。
-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욕심을 여의고 경행처(經行處)를 청소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능히
이 땅과 아울러 모든 땅들을 청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
037_0715_c_09L 若有人能掃,
離欲經行處,
彼人能掃除,
此地幷諸地。
-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사방의 승주처(僧住處)를 깨끗이 청소하여
탑지(塔地)를 손바닥과 같이 깨끗하게 하고
크기를 발우 놓는 만큼이라도 넓힐 수 있다면
이 사람의 복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또한 능히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
037_0715_c_10L 若有人能掃,
四方僧住處,
塔地好如掌,
大如安鉢許,
斯人福增長,
亦能自覺悟。
-
이러한 까닭에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응공ㆍ정등묘각[應正等妙覺]이신 부처님께서는
일체의 공덕을 크게 갖추고 계시는지라
마땅히 부지런히 탑에 공양을 해야 한다는 것을. -
037_0715_c_12L 是故汝當知,
應正等妙覺,
有大功德聚,
宜勤供養塔。
-
이 커다란 과보(果報)를 얻는 것은
모두가 지나간 옛날에
닦은 많은 선업(善業)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이러한 안락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
037_0715_c_13L獲斯大果報,
皆由往昔時;
所修衆善業,
方獲斯安樂。
-
그러한 까닭에 부처님의 탑에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을 베풀고
가장 높고 큰 복전(福田)에
청정한 마음으로 마땅히 보시해야 할 것입니다. -
037_0715_c_15L 所以於佛塔,
志心興供養;
無上大福田,
淨心應布施。
-
만약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이 있는 곳이나
부처님의 성문제자(聲聞弟子)가 계시는 곳에
조금이라도 보시를 한다면 얻는 복은 많을 것이니
이것은 청정한 계율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037_0715_c_16L 若於佛正覺,
或佛聲聞處,
施少獲福多,
由持戒淨故。
-
저 선묘(善妙) 비구는 대중 앞에서
스스로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리니
무열지(無熱池)에 편안히 머물러 있으면서
묘한 연화대(蓮花臺) 위에 편안히 앉아 있습니다. -
037_0715_c_17L善妙大衆前,
自說宿業報;
無熱池安住,
安坐妙蓮臺。
-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具壽) 묘의(妙意)에게 말했다.
“선묘 비구께서 이미 본업(本業)의 과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그 본업을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묘의는 곧 가타로써 게송을 말하였다. - 037_0715_c_19L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妙意曰:“善妙已說本業果報,次至於仁說其本業。”爾時妙意便以伽陁而說頌曰:
-
037_0716_a_01L
저는 옛날에 동자였을 때
여러 친구들과 함께
귀에다가 소말나화(蘇秣那花)를 꽂고서
꽃과 숲이 있는 곳으로 함께 갔다가 -
037_0716_a_01L我昔爲童子,
共諸同伴侶;
耳安蘇秣那,
同往花林處。
-
비발시(毘鉢尸)부처님의
큰 탑이 있는 곳에서
여러 천(天)들과 많은 사람들이
함께 크게 공양 올리는 것을 보고는 -
037_0716_a_03L 見佛毘鉢尸,
大窣睹波塔;
諸天人衆等,
咸興大供養。
-
여럿이 함께 청정한 마음으로
손에 정이만(頂耳鬘)을 가지고서
높은 탑 위에 걸어 두고
각자가 이러한 서원을 발하였습니다. -
037_0716_a_04L 竝以淸淨心,
手持頂耳鬘;
懸在高塔上,
各發斯誓願。
-
저는 그 보시한 꽃을 보고
곧바로 대중의 앞에서
제 귀에 꽂았던 소말나꽃을 가져다가
부처님의 대탑(大塔) 위에 걸었더니
그 선근(善根)의 힘으로 말미암아
6욕천(欲天)에 태어나
언제나 큰 과보를 얻었습니다. -
037_0716_a_05L我見彼施花,
卽於大衆前,
持其耳上花,
懸佛大塔上,
由斯善根力,
生於六欲天,
常得大果報。
-
저는 한 개의 꽃가지를 보시하여
1백 구지의 세월 동안을
천상에서 묘한 즐거움을 누리고
마지막에는 무생(無生)을 증득하였습니다. -
037_0716_a_08L 我捨一花枝,
一百俱胝歲,
天中受妙樂,
最後證無生。
-
대덕께서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바른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께서는 복과 덕이 많으시니
뛰어난 공양을 드리는 것을 부지런히 닦을 것이며
세간에서 가장 존귀한
부처님의 탑에 마땅히 공경해야만 합니다. -
037_0716_a_09L 大德今應知,
正覺多福德,
勤修勝供養,
第一世閒尊,
佛塔應恭敬。
-
부처님과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청정한 마음으로 조금만 보시를 하더라도
복된 과보를 얻는 것은 끝 간 데가 없는 것입니다. -
037_0716_a_11L 大師幷弟子,
淨心施少分,
獲福果無邊。
-
저는 생각하건대 과거세(過去世)에
이러한 보잘것없는 아주 작은 선업을 지어
그 복업으로 말미암아
언제나 천상의 모든 즐거움을 누렸고 -
037_0716_a_12L 我念過去世,
作斯微善業,
由斯福業故,
常受諸天樂;
-
천존(天尊)9)인 스승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고
번뇌의 뜨거움을 여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고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다시는 후유(後有)를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
037_0716_a_13L 親覲天尊師,
無上等正覺,
已獲阿羅漢,
去熱得淸涼,
此是最後身,
不得受後有;
-
저는 이러한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름을 소말나(蘇末那)라고 하게 되었고
모든 괴로움에서 해탈하였으며
이미 유해(有海)를 건너게 된 것입니다. -
037_0716_a_15L由此因緣故,
名爲蘇末那,
解脫諸苦蘊,
已度於有海。
-
저 소말나 비구는
대중을 마주하여 널리
과거의 인연과 업보를 말씀드리니
무열대지(無熱大池) 가운데에서
연화대(蓮花臺) 위에 편안히 앉아 있습니다. -
037_0716_a_16L
蘇摩那苾芻,
對衆而宣說,
昔時因業報,
無熱大池中,
安坐花臺上。
-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들은 구수 구지(俱貾) 비구에게 말했다.
“구수 소말나 비구가 이미 스스로의 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옛날에 어떤 업을 지었습니까? 어떤 업을 지었기에 부처님께서 당신에게 수기하시기를 ‘정진(精進)에는 으뜸이 되리라’고 하셨습니까?”
그때 구수 구지 비구는 게송으로써 말했다. - 037_0716_a_18L爾時耆宿聲聞告具壽俱胝苾芻曰:“其具壽蘇末那苾芻已說自業,次至仁說昔作何業?由何業故,佛記於汝,精進之中,最爲第一?”爾時具壽俱胝苾芻以頌告曰:
-
037_0716_b_01L
저는 옛날 친혜성(親慧城)에서
하나의 절[毘訶羅]을 짓고
청정한 마음으로 수행하기를 마치고서
그 절을 사방의 스님[四方僧]들께 받들어 보시하고는 -
037_0716_b_01L昔於親慧城,
造一毘訶羅;
淨心修已畢,
奉施四方僧。
-
그 절 안에다가
화려하게 그림을 그린 비단을 땅에 깔고
환희심으로 조화롭게 통달하여
이와 같이 큰 서원을 발하였습니다. -
037_0716_b_03L於斯寺院內,
繒綵而敷地;
歡喜心調暢,
發斯弘誓願。
-
원컨대 언제나 부처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위없는 과보(果報)를 얻어서
제일의 열반을 증득하여
영원히 모든 번뇌를 여의게 되기를 바랍니다. -
037_0716_b_04L常願親事佛,
獲得無上果;
證第一涅槃,
永離諸煩惱。
-
저는 이 복으로 인연하여
90겁(劫) 동안을
언제나 인간세상과 천상(天上)에 태어나고
쾌락하여 항상 아무런 두려움이 없었으며 -
037_0716_b_05L我緣此福故,
於九十劫中,
常受人天身,
快樂恒無畏。
-
그 남아 있는 나머지의 업으로
금생의 이 최후신을 받아서도
고귀한 가문에 태어나되
오직 아들이 저 하나만 있을 뿐이어서 -
037_0716_b_07L彼有餘殘業,
受此最後身;
生於高族家,
唯有我一子。
-
열 달이 다 되어 태어나자
마음에 크게 기뻐하였고
부친은 그때 많은 재물을 저에게 주어서
그 수가 2백만이나 되었습니다. -
037_0716_b_08L十月滿已誕,
心生大歡喜;
父時給財物,
數有二百萬。
-
저의 발에는 금빛의 털이 나 있어서
그 길이가 네 치[寸] 가량이었는데
미묘하고 뛰어나며 부드러운 것이
비유하면 마치 도라면(兜羅綿)10)과도 같았으며 -
037_0716_b_09L我足有金毛,
長短向四寸,
微妙絕柔軟,
喩若兜羅緜;
-
90겁의 세월이 지나고 나서도
발은 항상 땅을 딛지 않았습니다.
복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대도사(大導師)이시며 -
037_0716_b_11L已經九十劫,
足常不躡地,
以福因緣故,
親侍大導師,
-
무상등정각이신 부처님을 모시고
인간과 천상의 즐거움을 받을 수 있었으며
이미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제거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
037_0716_b_12L無上等正覺,
得受人天樂;
旣證阿羅漢,
去熱得淸涼。
-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하시기를
정진(精進)에는 으뜸이 되리라 하셨으니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서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경지를 얻었습니다. -
037_0716_b_13L世尊已記我,
精進中第一;
諸漏竝已盡,
而獲無垢處。
-
저 이십구지(二十俱胝) 비구는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들을 마주한 앞에서
저 자신의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리니
무열대지 가운데에 편안히 있습니다. -
037_0716_b_15L我俱胝二十,
對衆耆宿前,
說其宿業報,
無熱大池中。
-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묘음에게 말했다.
“구수 이십구지 비구가 이미 본업(本業)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묘음은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16_b_16L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妙音曰:“其具壽二十俱胝苾芻已說本業,次至仁說。”爾時具壽妙音以頌告曰:
-
저는 먼저 심은 선업(善業)으로
90겁이 지나도록
3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고
천인(天人)의 몸을 얻었습니다. -
037_0716_b_19L我先種善業,
經於九十劫;
不墮三惡趣,
而得天人身。
-
저는 삼보(三寶)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로
다만 부처님의 탑을 보았을 뿐인데도
명호를 비발시(毘鉢尸)라고 하는 부처님께
큰 공양을 드리고 -
037_0716_b_21L我未識三寶,
唯見是佛塔;
佛名毘鉢尸,
而興大供養。
-
다시 금전 세 닢을 가지고서
그것으로 바르는 향 같은 것들을 사다가
부처님의 탑 위에 올려놓고
한 마음으로 물러섬이 없었습니다. -
037_0716_b_22L復以三金錢,
用買塗香等;
安於佛塔上,
一心無退轉。
-
037_0716_c_01L
이 복력(福力)으로 말미암아
인간과 천상의 많은 즐거움을 누리고
이제는 아라한과를 얻어서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
037_0716_c_01L由斯福力故,
多受人天樂;
今獲阿羅漢,
去熱得淸涼。
-
저는 부처님의 탑 앞에서
자세히 미묘한 발원을 하였으니
이 얼마 안 되는 적은 공양으로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과보를 받았습니다. -
037_0716_c_03L我於佛塔前,
廣發微妙願;
以斯少供養,
受於無量果。
-
대중께서는 이제 마땅히 아셔야 할 것입니다.
등각(等覺)이신 부처님께서는 큰 복이 있으시니
탑 앞에 약간의 공양을 올리더라도
과보를 얻는 것은 끝 간 데가 없이 많다는 것을. -
037_0716_c_04L大衆今應知,
等覺有大福;
塔前呈少供,
獲果報無邊。
-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를 하시되
저 가타(伽陀) 가운데에서
묘한 변재를 자세하고 널리 하여
다문(多聞)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
037_0716_c_05L世尊受我記,
於彼伽陁中,
廣宣妙辯才,
多聞中第一。
-
저는 이 대중의 앞에서
그리고 나이 많으신 여러 대덕들 앞에서
전생의 업(業)에 대한 일을 말씀드리고
무열대지 가운데에 있습니다. -
037_0716_c_07L於斯大衆前,
幷及諸耆宿,
已說宿業事,
無熱大池中。
-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빈두로파라타사(賓頭盧頗羅墮闍)에게 이렇게 말했다.
“구수 묘음(妙音)께서 이미 본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빈두로는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16_c_08L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賓頭盧頗羅墮闍,而作是言:“具壽妙音已說本業,次至仁說。”爾時具壽賓頭盧以頌告曰:
-
저는 옛날에 귀족의 가문에 태어나서
부모님의 곁에서 마음대로 할 수가 있었는데
부친은 저로 하여금 창고를 맡아서 관리하게 하고
부모님을 모시게 하였습니다. -
037_0716_c_12L我昔生貴家,
父母邊自在;
父令知庫藏,
侍衛於父母。
-
저는 마음이 언제나 탐심이 많고 인색하여
형제자매와
노비 등속들에게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공급하지 않고 -
037_0716_c_14L心常爲慳悋,
於姊妹兄弟;
及以奴婢類,
不給於衣食。
-
또한 부처님께서 먹을 것을 찾으시더라도
인색하게 굴어서 드리지 않았으며
입으로는 못된 말을 내뱉어서
기와 조각과 돌을 먹으라고 하였습니다. -
037_0716_c_15L我母亦索食,
慳悋而不與;
口復出惡言,
可食諸瓦石。
-
이러한 나쁜 업력으로 말미암아
대지옥(大地獄)에 떨어졌으니
대열지옥(大熱地獄)과 흑승지옥(黑繩地獄)에서
수많은 고통을 받았고 -
037_0716_c_16L由斯惡業力,
墮於大地獄;
大熱及黑繩,
於斯受衆苦。
-
지옥에서 고통을 받는 것을 마치고서야
비로소 인간의 몸으로 태어날 수 있었으니
인간으로 태어나서도 앞에서의 나쁜 업력으로 말미암아
나는 언제나 기와 조각과 돌을 먹었으며 -
037_0716_c_18L地獄受苦已,
方得生人閒;
由斯惡業力,
我常食瓦石。
-
음식을 먹게 되더라도
먹는 것에 언제나 만족할 줄을 몰랐으며
굶주림과 목마름이 나를 매우 심하게 핍박하여서
그로 말미암아 언제나 고통을 받았습니다. -
037_0716_c_19L若得飮食時,
食常不知足;
飢渴甚逼惱,
由斯恒受苦。
-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나 출가하여
대도사이시며
무상등정각이신 부처님을 친히 모시고 있습니다. -
037_0716_c_20L此是最後身,
人中生出家;
親事大導師,
無上等正覺。
-
저는 출가함으로써
석사자(釋師子)이신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어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
037_0716_c_22L我以得出家,
於釋師子教,
獲得阿羅漢,
去熱得淸涼。
-
037_0717_a_01L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하시기를
번뇌를 이미 없애고 나서
사자후(獅子吼) 가운데에서
최명제일(最名第一)이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
037_0717_a_01L世尊爲我記,
煩惱漏已除;
於師子吼中,
最名爲第一。
-
지금도 비록 신통을 얻었으나
언제나 기와 조각과 돌을 먹고 있으니
가령 백 겁을 지낸다 하더라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
037_0717_a_02L今雖得神通,
由常服瓦石;
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
나이 많으신 대덕께서는 이제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제가 과거의 악업(惡業)을 생각해 보건대
이미 갖가지의 고통을 받았고
나머지의 업은 이제 마땅히 다하였습니다. -
037_0717_a_04L耆宿今應知,
我念往惡業,
已受種種苦,
餘業今應盡。
-
저의 이름은 빈두로(賓頭盧)로서
이제 대중 앞에서
스스로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리고
무열대지 가운데 있습니다. -
037_0717_a_05L我名賓頭盧,
今在大衆前,
說自宿業報,
無熱大池中。
-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선래(善來)에게 이렇게 말했다.
“구수 빈두로가 이미 전생의 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무슨 업보를 지었습니까?”
그때 선래(善來) 비구는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17_a_06L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善來,作如是言:“具壽賓頭盧已說宿業,次至仁說,作何業報?”爾時善來苾芻以頌告曰:
-
제가 과거세(過去世)를 생각해 보건대
저는 큰 성(城)인 친의성(親意城)에서
귀족의 가문에 태어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창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
037_0717_a_10L我念過去世,
親意大城中;
生於貴族家,
有無量倉庫。
-
왕은 이름을 수중의(隨衆意)라 하였고
모든 신하들도 그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생김새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좋아하였고
겉모습은 좋은 용모와 위의를 갖추었습니다. -
037_0717_a_12L王名隨衆意,
諸臣亦復然;
端嚴人樂見,
色相好容儀。
-
그때 저는 수레를 타고 다녔는데
사람들은 모두가 저를 공경하였습니다.
저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승원림(勝園林)으로 가서
함께 5욕락(欲樂)을 누렸습니다. -
037_0717_a_13L于時我乘輅,
大衆咸恭敬;
同詣勝園林,
共受五欲樂。
-
그 꽃동산에서 어떤 사문이
6근을 조복시키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몸에 때가 묻고 다 떨어진 옷을 걸치고서
조용히 편안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
037_0717_a_14L於彼芳林見,
沙門調六根;
身披垢弊衣,
寂然而宴坐。
-
저는 그 사람을 보자
마음에 큰 환희심이 생겨서
비록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서도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
037_0717_a_16L我旣見斯人,
心生大歡喜;
雖見著弊服,
而心不生厭。
-
그 출가한 사람에게 욕을 하고
나쁜 생각으로 보기를 즐거워하지 않았으며
몸에 문둥병이 생기라고 욕을 하고
먹을 때에는 언제나 토해 내라고 나쁜 말을 하였습니다. -
037_0717_a_17L罵此出家人,
惡想不樂見;
身著大癩病,
食時常變吐。
-
이 업보(業報)로 말미암아
입에서는 나쁜 말이 나오고
사람으로서의 목숨이 다한 뒤에는
지옥 가운데에 태어나
언제나 굶주림과 목마름에 핍박당하고 -
037_0717_a_18L由斯業報故,
口出於惡言;
於人命終後,
生於地獄中,
常爲飢渴逼。
-
항상 많은 고통을 받았으며
그 이름을 원래(遠來)라고도 하였고
또한 중기(衆棄)라고도 하였는데
몸의 외양이 보기에 매우 사나웠습니다. -
037_0717_a_20L恒受於衆苦;
厥名爲遠來,
復名爲衆棄,
身色甚大惡。
-
지옥의 고통을 받고 나자
비로소 인간의 몸으로 태어날 수가 있었는데
몸에는 문둥병을 앓았고
먹은 것은 언제나 토해 냈으며 -
037_0717_a_21L受地獄苦已;
方得生人閒,
身著大癩病,
食常爲變吐。
-
037_0717_b_01L
손으로는 사람의 해골을 끌어안고
대나무 잎사귀로 옷을 삼았으며
풀로 벽을 만들어
언제나 그 집에 살면서 -
037_0717_b_01L手抱人髑髏;
竹葉爲衣服,
用草而爲壁,
常居此舍中。
-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는데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쫓겨나거나
혹은 몽둥이로 얻어맞거나
집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받지 못하거나 하여 -
037_0717_b_02L入聚落乞食;
恒被他驅擯,
或復被杖打,
或不聽入舍。
-
항상 남에게 미움과 천대를 받았으니
5백 생(生) 동안을 그렇게 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되지 못하고
인천(人天)의 신들에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
037_0717_b_03L常被他嫌賤;
五百生中然,
不順諸人心,
人天神所捨。
-
그때 저는 부처님께서
승가 대중에게 에워싸여 계신 것을 보고
그 대중의 가운데에서
정성껏 뉘우침을 말씀드리고자 하였는데 -
037_0717_b_05L于時我見佛,
僧伽衆圍繞,
欲於此衆心,
志誠當說悔,
-
멀리 대중들이 보이자
곧 빨리 달아나면서
이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원컨대 언제나 먹을 것이 풍족하여서
나와 대중들이
부처님 앞에서 법문을 들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037_0717_b_06L遙見大衆已,
便速奔馳走,
卽發如是言:
‘常願足飮食。’,
我身幷大衆,
佛前而聽法。
-
아무도 나에게 먹을 것을 베풀어 주지 않아
실망하고 떠나가려고 하였는데
모니(牟尼)대도사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저를 위해 말씀하셨습니다. -
037_0717_b_08L無人施我食,
失望而欲去,
牟尼大導師,
慈悲爲我說。
-
대중 가운데에서 멀리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선래(善來)여, 너는 마땅히 앉으라고 하시니
저는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이 지극히 기뻐서
몸을 구부리고 경건하게 합장을 하였습니다. -
037_0717_b_09L衆中遙命我:
‘善來汝應坐’,
我聞心極喜,
曲躬虔合掌。
-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드리고 나서
물러나 한쪽에 앉았으니
세존께서는 대자비(大慈悲)를 베푸시어
마땅히 저를 불쌍히 여기신 까닭에
저를 위하여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셨습니다. -
037_0717_b_11L禮佛雙足已,
退坐於一面,
世尊大慈悲,
應憐愍我故,
爲我說妙法。
-
저는 법문을 듣자 진리의 이치를 깨닫고
두 눈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며 슬피 울면서
곧바로 출가하기를 청하였더니
세존께서는 출가할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
037_0717_b_12L聞法見眞諦,
啼泣淚交流,
而卽請出家,
世尊許出家。
-
저는 이름을 선래(善來)라 하고
직접 대도사(大導師)이신 부처님을 섬겼으며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하시기를
처계(處界)로는 으뜸이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
037_0717_b_14L我名爲善來,
親事大導師;
世尊受我記,
處界中第一。
-
저는 이제 대중의 앞에서
스스로 전생의 업에 대한 일을 말씀드리고
연꽃 안에 편안히 앉아서
무열대지(無熱大池)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
037_0717_b_15L我今大衆前,
自說宿業事;
安坐蓮花內,
無熱大池中。
-
그때 여러 대성문(大聲聞)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은 구수 유희(有喜)에게 말했다.
“구수 선래(善來)가 이미 본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당신께서 옛날에 무슨 업을 지었는가를 말할 차례입니다.”
그대 구수 유희는 가타로 말하였다. - 037_0717_b_16L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有喜曰:“具壽善來已說本業,次至仁說,昔作何業?”爾時具壽有喜說伽陁曰:
-
저는 옛날에 왕사성에서
크게 부귀한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때 성안에는 큰 가뭄이 들었는데
저는 선인들에게 음식을 베풀었습니다. -
037_0717_b_19L昔於王舍城,
身受大富貴;
其時遭亢旱,
我設仙人食。
-
나중에 어느 선인이 왔는데
그의 위의와 용모는 매우 단정하였으니
그는 바로 연각(緣覺)으로서
번뇌가 모두 끊어지고 마음이 자재한 분이었습니다. -
037_0717_b_21L後有一仙來,
容儀甚端正;
此是緣覺性,
漏盡心自在。
-
037_0717_c_01L
그러나 저는 마음이 인색하였기 때문에
마침내 이러한 못된 마음을 일으켰으니
누가 능히 이 사람에게
7년 동안 음식을 공급하기를 -
037_0717_c_01L爲我心慳悋,
遂起斯惡念;
‘誰能於此人,
七年供給食。’
-
말의 오줌으로 끓여서 익힌 밥을 지어다가
그 선인으로 하여금 먹게 할 수 있었겠습니까.
선인은 그 음식을 다 먹고 나서
그로 인하여 곧 죽었고 -
037_0717_c_02L以馬尿煮飯,
令彼仙人食;
仙人旣食已,
由此命便終。
-
저는 그러한 못된 업을 지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지옥에 태어나 고통을 받았으니
중합지옥(衆合地獄)과 대규지옥(大叫地獄)과
염열지옥(焰熱地獄)과 대열지옥(大熱地獄)이었습니다. -
037_0717_c_04L爲斯作惡業,
夂在地獄受;
衆合及大叫,
焰熱幷大熱。
-
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의 몸으로 태어날 수 있었는데
사람으로 태어나서도 몸에는 병이 많아서 자유롭지 못하였으며
죽을 때에는 지극한 고통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
037_0717_c_05L地獄受苦已,
方始得人身;
多病不自在,
死受於劇苦。
-
이렇게 5백 생 동안을 전전하면서
세세생생토록 끊임없이 고통을 받으며
심한 병이 언제나 떠나지 않아
여러 가지의 고통에 핍박당하는 것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
037_0717_c_06L展轉五百生,
生生恒受苦;
重病常不離,
不免衆苦迫。
-
금생에 받은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인간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으니
친히 대도사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
037_0717_c_08L此是最後身,
得生於人閒,
親侍大導師,
無上等正覺。
-
저는 출가하고 나서
석사자(釋師子)이신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여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
037_0717_c_09L我得出家已,
釋師子教中,
證得阿羅漢,
去熱獲淸涼。
-
저는 나이 많은 대덕(大德)의 자리에 올라서
신통과 무루(無漏)를 얻었으니
병들어 있는 많은 사람들의 뜻에 따라서
모두로 하여금 병이 없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
037_0717_c_10L我入耆宿位,
獲得通無漏,
隨順衆病人,
皆令病消殄。
-
비구인 저 유희(有喜)는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들을 마주한 앞에서
스스로 옛날의 업보를 말씀드리고
무열대지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
037_0717_c_12L我苾芻有喜,
對諸耆宿前;
自說昔業報,
無熱大池中。
-
그때 여러 대성문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은 구수 명칭(名稱)에게 말했다.
“구수 유희 비구께서 본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명칭 비구는 대중들 가운데에서 가타로 말하였다. - 037_0717_c_13L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名稱曰:“具壽有喜苾芻說本業已,次至仁說。”爾時名稱苾芻於大衆中說伽他曰:
-
저는 옛날에 은사(隱士)가 되어
넓고 한적한 곳에 살았는데
걸식을 하려고 마을 안에 들어갔다가
죽은 여자가 길옆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몸은 퍼렇게 부풀어 올라서 고름과 오줌과 똥이 흘러내렸습니다. -
037_0717_c_17L昔爲隱士居蘭若,
爲乞食故入村中;
見一死女在道傍,
靑泡膿流幷糞尿。
-
나는 곧바로 이치에 맞게 잘 관찰하여
그 시체를 마주하여 결가부좌를 하고서 바르게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때 저는 부정관(不淨觀)을 행하되
한마음으로 생각하여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
037_0717_c_19L我卽如理善觀察,
對此跏趺正憶念;
于時我觀不淨行,
一心想念不散亂。
-
저는 앉은 지 오래되지 않아 이 일을 관하였습니다.
즉, 이 죽은 시체는 배가 터지고 찢어지리니
터지고 찢어지면 고름과 피가 흘러나오고
똥과 오줌과 냄새나는 더러운 것들이 가득 차 있는지라
온몸에서 고름이 흘러내리고 살은 썩어 문드러져
수많은 파리와 구더기들이 모두 파먹겠구나. -
037_0717_c_21L我坐不久觀斯事,
然此死屍肚坼裂;
當見肚裂流膿血,
糞尿臭穢皆充滿;
遍體膿流肉壞爛,
無量蠅蛆皆唼食。
-
037_0718_a_01L
저는 그때 정(定)으로부터 일어나
곧바로 넓고 한적한 곳으로 나아가서는
다시는 걸식을 하러 다니지도 않고
또한 먹는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
037_0718_a_01L我時從定起,
卽詣空寂處;
更不行乞食,
亦不思飡噉。
-
만약 마을에 들어갈 때에는
다만 음식을 구하기 위해서만 들어갔으니
여인들이 겉으로 보기에 매우 단정했으나
이것을 관(觀)하고서는 차마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
037_0718_a_03L若入聚落時,
但緣求飮食;
諸女甚端正,
觀此不忍食。
-
모든 중생들의 몸은
모두 4대(大)가 합해지는 것으로 말미암은 것이라
그 속에는 똥과 오줌이 가득 차 있으며
냄새나고 더러운 피와 고름이 흘러나오는 것이니 -
037_0718_a_04L一切有情身,
皆由四大合;
滿中多糞尿,
臭穢血膿流。
-
이와 같이 바르게 관(觀)하고 나자
곧 욕상(慾想)을 떠날 수가 있어서
4범행(梵行)11)에 머무르면서
한량없는 좋은 관찰을 하였습니다. -
037_0718_a_05L如是正觀已,
便得離慾想;
住於四梵行,
無量善觀察。
-
그로부터 몸이 죽은 뒤에는
대범천(大梵天)에 태어났으며
범천에서의 수명이 끝나자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에 태어났으니 -
037_0718_a_07L從彼命終後,
生於大梵天;
梵天中壽終,
生波羅痆斯。
-
가장 존귀한 귀족인
장자 가문의 아들이 되어
일체의 모든 것이 구족되고
밤낮으로 언제나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
037_0718_a_08L最尊富貴族,
長者家作子;
一切皆具足,
晝夜常受樂。
-
하루는 밤에 누워서 자다가
문득 깨어나서 사방을 두루 살펴보니
여러 아름다운 시녀들이
영락으로 장식한 옷을 벗어 놓고 누워 있는데 -
037_0718_a_09L夜內眠臥時,
忽然驚覺見;
諸綵美女等,
脫去瓔珞衣。
-
몸의 형상이 모두 벌거벗은데다가
베개를 베고서 잠들어 있었습니다.
나는 옛날의 업력(業力)으로 말미암아
저 옛날 시체가 버려진 곳을 회상해 내고 -
037_0718_a_11L身形皆裸露,
更相架枕眠,
我由昔業力,
想彼舊寒林。
-
생각하니 여인들은 모두가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
마음에 곧 욕심을 싫어하고 버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소리를 내어 ‘고통스럽도다’라고 하여 모두에게 알렸으나
아무도 그에 응답하는 이가 없었기에 -
037_0718_a_12L念女皆不淨;
心便厭離欲,
發聲稱苦哉,
遍告無人應。
-
곧바로 높은 누각에서 내려오니
천중(天衆)이 저를 위하여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저는 그 성에서 나와
강의 남쪽 언덕에 이르렀는데 -
037_0718_a_13L卽從高樓下,
天衆爲開門;
出此大城中,
至一河南岸。
-
부처님께서 북쪽 언덕에 계신 것을 뵙고
큰 소리로 부처님을 부르고 아뢰었습니다.
저는 지금 손해를 입었습니다.
성자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저를 구해 주소서. -
037_0718_a_15L見佛在北岸,
高聲而喚佛;
‘我今被損害,
聖者哀救護。
-
부처님께서는 저의 목소리를 들으시자
곧 좋은 말씀으로 대답하셨습니다.
너는 이리로 오너라. 무외(無畏)를 베풀어 주리라.
저는 그 말씀을 듣고 빨리 강을 건너다가 -
037_0718_a_16L’ 大師聞我聲,
便以善言答:
‘汝來施無畏。’
我聞速度河。
-
보배로 장식한 신발 한 짝을 빠뜨렸습니다.
대비하신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도착하자
정각(正覺)을 이루신 무상사(無上師)이신
세존께서는 제가 목말라 있음을 아시고 -
037_0718_a_17L遺一寶莊履,
旣至大悲所,
正覺無上士,
世尊知我渴;
-
갖가지로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저는 법문을 듣자 마음이 열려서
삭발을 하고 출가를 하였습니다.
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닫게 되자 -
037_0718_a_19L種種說妙法,
聞法心開悟,
剃髮而出家,
得見眞諦理,
-
세존께서는 나를 가피하시어
정진을 하는데 방일하지 않게 하니
후야(後夜)12)에 밝은 별이 나올 때
번뇌를 다하여 없애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
037_0718_a_20L世尊加被我,
精進不放逸;
後夜明星出,
漏盡得淸涼。
-
저는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들 앞에서
저 자신의 본업을 말씀드리고
연화대(蓮花臺) 안에 편안히 앉아서
무열대지 가운데 있습니다. -
037_0718_a_21L我於耆宿前,
名稱說本業;
安坐蓮花內,
無熱大池中。
-
037_0718_b_01L
그때 여러 대성문이신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은 구수 재익(財益)에게 말했다.
“구수 명칭 비구께서 이미 본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재익은 곧 업보를 말하되 게송으로 하였다. - 037_0718_a_23L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財益曰:“具壽苾芻名稱已說本業,次至仁說。”爾時具壽財益卽說業報,以頌答曰:
-
옛날에 바라닐사성에
길기라(吉基羅)라고 하는 국왕이
가섭세존(迦葉世尊)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부처님을 위하여 탑을 만들어 세웠습니다. -
037_0718_b_04L昔於波羅痆斯城,
國王名曰吉基羅;
迦葉世尊滅度已,
爲佛造立窣睹波。
-
저는 그 왕의 맏아들이 되어
그 왕의 명성이 사방에 두루 퍼졌을 때에
제가 사는 곳보다 먼저 그 보탑(寶塔)에
뛰어나고 훌륭한 덮개를 건립하였습니다. -
037_0718_b_06L我爲彼王之長子,
其王名稱遍諸方;
於此寶塔我居先,
建立殊勝妙傘蓋。
-
이러한 뛰어난 선업을 지은 것으로 말미암아
인간과 천상에 언제나 가장 뛰어난 복을 받았으며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부귀하게 태어나
큰 시주가 되어 많은 창고를 소유하였습니다. -
037_0718_b_08L由作如是勝善業,
人天常得最勝福;
所生之處常富貴,
爲大施主多倉庫。
-
저는 5백 생 동안에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보시를 하였으며
찾아오는 많은 구걸하는 자와
사문과 바라문에게
각각 거스르지 않게 하여
모두가 만족하게 채워 주었습니다. -
037_0718_b_10L我於五百生,
捨施無能數;
諸來求乞者,
沙門波羅門,
各各無違逆,
悉令充滿足。
-
그리고 많은 독각(獨覺)들로서
욕심을 여의고 번뇌가 없는
5백 명의 독각들에게
청정한 마음으로 공양을 해 드렸습니다. -
037_0718_b_12L及諸緣覺等,
離欲無漏者,
有五百緣覺,
淸淨心供養。
-
이러한 선근(善根)의 힘으로 말미암아
금생의 이 최후신을 얻어서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는데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
037_0718_b_14L由是善根力,
得此最後身,
而生富貴家,
生已卽能語。
-
제가 말하기를, ‘나의 집 안에 있는 창고들을
이제 모든 가난한 이들에게 보시하고자 하니
모든 가난한 이들에게 보시하여 실컷 가지게 하며
일체의 음식과 생활용품들을 보시할 것이니 -
037_0718_b_15L云:‘我家中有倉庫。
今欲捨施諸貧士,
施諸貧士無厭足,
一切飮食幷資具,
-
모든 어질고 착한 자들이여, 이제 마땅히 알고서
저에게 그 유무(有無)를 속히 대답해 주시오’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자
각각 놀라고 이상하게 생각하여 모두 달아나 버렸습니다. -
037_0718_b_17L諸賢善士今應知,
爲我速答此有無。’
諸人見我說斯語,
各各驚怪皆逃走。
-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냐,
하늘의 존재인 야차(夜叉)냐?
너는 마땅히 나에게 말하여
이와 같은 일에 대하여 빨리 대답해 주어라’고 하셨습니다. -
037_0718_b_19L‘汝爲當是人,
爲天物藥叉;
汝當爲我說,
速答如斯事。’
-
제가 말하기를, ‘어머니께서는 이제 저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저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아들이지
야차나 귀신이 아닙니다.
다만 전생의 일을 아는 지혜로 말미암아
언제나 장자(長者)가 되어 보시하던 일을 말씀드린 것입니다’라고 하니
어머니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
037_0718_b_21L‘母今聽善說,
我是慈母子;
非藥叉鬼神,
但由宿命智。
常爲長者恒布施。’,
母聞斯語甚歡喜。
-
037_0718_c_01L
저의 자애로우신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나 보시를 행하여라.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친히 저를 길러 주시니
모든 사람들도 함께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보는 사람은 누구나 즐거운 마음을 내었습니다. -
037_0718_b_23L我之慈母說是言:
‘愛子無畏常行施。’
母作是言已,
親眷養育我;
諸人咸愛樂,
見者生歡喜。
-
제가 태어난 이래로
창고는 언제나 더욱 늘어났으며
금은과 하인들도 더욱 불어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줄 알았던 일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태어나면서 재물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에
저의 이름을 재익(財益)이라고 불렀습니다. -
037_0718_c_03L始從生已來,
常增益倉庫,
金銀及僕從,
由纔生能言,
衆爲立名字,
因生增益財,
立我名財益。
-
그때에도 능히 재물을 보시할 수 있었기에
지금에 구하는 것도 늘 충만하였습니다.
등정각(等正覺)이신 부처님을 모시고
속가를 버리고서 도를 배우니
나는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출가하기를 구하여
6신통(神通)을 얻었습니다. -
037_0718_c_05L彼時能施財,
令求者充滿;
今侍等正覺,
捨家而學道,
我不爲避難,
而求於出家,
已獲六神通。
-
청정하게 미혹의 세계를 벗어나 여의기를 구하니
여러 국왕들이 항상 공양을 하며
여러 신하들과 존귀한 사람들도
그렇게 하여 입을 것과 먹을 것이 풍족하였습니다. -
037_0718_c_07L淸淨求出離,
諸王常供養,
臣等竝尊貴,
爲是豐衣食。
-
저 재익(財益) 비구는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들을 마주한 앞에서
옛날 업보의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
037_0718_c_09L我財益苾芻,
對諸耆宿前,
說昔業報事。”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六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1)원문에 열 가지의 일 중 열 번째가 빠졌다.
- 2)범어 simābandha의 번역. 작법(作法)에 의해 일정지역을 구획 제한하는 일. 또는 그 제한된 지역을 말한다.
- 3)앞에서는 499명이고 여기서는 999명으로 되어 있다. 둘 중 하나는 오기(誤記)인 듯하다.
- 4)실(實)은 거짓되거나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 현교(顯敎)에서는 실지에 맞고 또한 실행과 상합하는 말이라 하고, 밀교(密敎)에서는 진여(眞如)를 설명하는 말을 실어(實語)라고 한다.
- 5)북울단월(北鬱單越). 북구로주(北俱盧洲)를 말한다.
- 6)유(有)는 생사의 과보를 말하고, 결(結)은 그 과보를 불러오는 번뇌를 일컫는다. 곧 탐(貪)ㆍ진(瞋)ㆍ치(癡)의 번뇌가 사람을 속박하여 생사 가운데에 머무르게 하므로 이렇게 부른다.
- 7)아뇩지(阿耨池)는 아뇩달지(阿耨達池)를 말한다. 못의 이름으로 번뇌의 뜨거움이 없다는 뜻도 되고, 또는 맑고 시원하다는 뜻도 된다. 히말라야산에 있다고 한다.
- 8)석존(釋尊)의 덕호(德號). 부처님이 삼계(三界)에 무애자재하여 모든 동물 가운데의 사자왕과 같으므로 석사자(釋師子)라 일컫는다.
- 9)부처님의 존호(尊號)의 하나. 5천(天) 가운데 부처님은 가장 높은 천(天)이라는 뜻으로 제일의천(第一義天)이라 했으므로 부처님을 천존(天尊)이라 한다.
- 10)도라(兜羅)는 범어 tūla의 음역. 면(綿)ㆍ세면(細綿)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매우 부드러운 솜을 일컫는다.
- 11)4범주(梵住)라고도 하는데,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의 4무량심(無量心)을 말한다.
- 12)주ㆍ야 6시(時)의 하나로 축각(丑刻)에서 묘각(卯刻)까지의 시간. 즉, 오전 2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