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1390_T_003
- 037_0750_c_01L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파승사 제3권
- 037_0750_c_01L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破僧事卷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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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한역
권영대 번역 - 037_0750_c_02L大唐三藏法師義淨奉 詔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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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아사다 선인은 태자가 반드시 정각(正覺)을 이룰 것을 이미 알고,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보살이 보리를 증득하는 것을 자신이 볼 수 있는지 없는지 관(觀)하였다. 자세히 관하여 보니, 보살은 스물아홉 살에 출가하여 6년 고행 끝에 감로과(甘露果)를 얻게 될 것임을 알았다. 또 자신은 이보다 먼저 죽어 보살이 설법으로 사람들을 제도하는 것을 보지 못할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몹시 상심하며 흐느껴 울었다.
그러자 정반왕은 이를 보고 매우 놀라 게송으로 질문하였다 - 037_0750_c_03L“時阿私陁仙,旣知太子必成正覺,卽自觀身壽命長短:‘我今此生,得見菩薩證菩提不?’旣諦觀已,卽睹菩薩十九出家,六年苦行獲甘露果。復知己身先時殞歿不逢菩薩度人說法,便自悲傷啼泣懊惱。時淨飯王,旣見此已甚大驚愕,以頌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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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든 여인이든
보는 자는 다 기뻐하거늘
큰 선인은 무슨 이유로
홀로 슬피 우십니까. -
037_0750_c_10L‘丈夫及女人,
見者皆喜躍,
大仙今何故,
對此獨悲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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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이 태자를 그르칠
좋지 못한 상이 있는지
훌륭한 큰 선인은
나를 위해 속히 말해 주소서. -
037_0750_c_12L將非我太子,
有諸不祥相?
善哉大仙人!
願速爲我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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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아사다 선인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37_0750_c_13L時阿私陁仙,以頌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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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공중에서 갑자기
금강의 비[金剛雨]가 내린다 해도
감히 태자의 몸은
털끝 하나 다칠 수 없네. -
037_0750_c_14L‘設彼虛空中,
忽降金剛雨,
於此太子身,
不能損一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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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바람이나 뜨거운 불꽃
그 어떤 날카로운 칼날
독기를 품은 악랄한 뱀도
태자를 해칠 순 없다네. -
037_0750_c_16L猛風與炎火,
及諸利刀劍,
毒氣嚙惡蛇,
亦皆不能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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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떠는 모든 사람도
태자께서 옹호해 주시거늘
어찌하여 자비로운 님께서
해로움을 근심하리까. -
037_0750_c_17L一切恐怖人,
太子爲擁護,
云何慈悲主,
而有憂害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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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한 범천들도
모두 와서 호위하는
가장 높고 수승한 이가
어찌하여 근심하고 두려워하리. -
037_0750_c_18L自在諸梵天,
皆來爲侍衛,
如是最尊勝,
云何而憂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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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럽다. 나는 늙고 쇠하여
죽을 때가 멀지 않았으니
법륜을 굴리는 것 볼 수 없어서
이 때문에 스스로 슬피 우노라. -
037_0750_c_20L我今恨衰老,
死時將不遠,
不見轉法輪,
所以自悲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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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세상의 사람들
이 보살 만나
묘한 설법 듣고 나면
반드시 적멸(寂滅果)과를 증득하리라. -
037_0750_c_21L當來世閒人,
遇此菩薩者,
必得聞妙法,
證彼寂滅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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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1_a_01L아사다 선인은 이렇게 게송을 읊고 나서, 고뇌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태자의 위덕력 때문에 나의 신통력을 잃고 공중으로 날아다닐 수 없게 되었으니, 나는 이제 이 성문을 걸어서 나가게 되었구나. 사람들은 나를 보면 깔보고 업신여기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왕에게 말했다.
‘왕께서는 일찍이 이 아사다 선인이 성안에 다녀가기를 발원하였는데, 이제 제가 이 성안으로 걸어왔으니, 왕의 오랜 소원을 갚은 것입니다. 이제 저는 성을 걸어 나가게 되었으니, 왕께서는 마땅히 저를 위하여 길을 수리해 주십시오.’ - 037_0750_c_22L時阿私陁仙,說此頌已便懷惱恨,作如是念:‘由此太子威德力故,令我退失神通,不能飛行乘空來去。我今於此步出城門,衆人見我必生輕慢。’作是念已白父王曰:‘王曾發願,願阿私他仙出入城中。我今步來酬王宿念,今亦步去。王應爲我修理城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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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왕은 즉시 대신들에게 명령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길거리를 깨끗이 수리하고, 깃발과 일산을 달도록 하였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아사다 선인이 지금 걸어서 성문을 나갈 것이니, 너희들 모든 사람은 누구든지 와서 구경하여라.’
그러자 그 선인은 번민과 한을 품은 채로 정반왕과 그 신하와 장자ㆍ거사ㆍ바라문들이 앞뒤로 에워싼 가운데 성문(城門)을 나섰다.
선인이 왕에게 말했다.
‘왕께서는 이만 궁으로 돌아가셔도 됩니다. 저는 이제 가겠습니다.’
서로 헤어지고 나서, 아사다는 점점 앞으로 길을 가다가 신타산(莘陀山)에 이르자, 산으로 올라가 좋은 장소를 골라 그곳에 머물렀다. - 037_0751_a_07L爾時父王卽令大臣勅諸人衆,嚴飾街衢懸諸幡蓋,告國人曰:‘阿私陁仙今步出城,汝等諸人隨意觀望。’時彼仙人內懷惱恨,與淨飯王及王臣佐、長者、居士、婆羅門等,前後圍遶出城門外,仙白王曰:‘王可還宮,我今辭去。’旣相別已,阿私陁仙漸次前行,至莘陁山卽登彼山,擇其勝地因以居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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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선인은 먼 길을 걸어온 피로를 휴식으로 푼 뒤에 마침내 선정(仙定)에 들었는데, 이 입정(入定)으로 말미암아 본래의 신통(神通)을 회복하였다.
얼마 후에 그는 병이 들었는데, 제자들이 갖은 탕약으로 치료하였지만 낫지 않았다. 이에 제자들이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님의 이번 병환은 약으로 다스려도 낫지 않으니, 세간의 무상(無常)함을 숨길 수 없습니다. 저희 제자들은 모두 적정(寂靜)을 원합니다. 스승께서는 이미 상락(常樂)을 얻으셨으니 어떻게 마지막 가르침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청컨대 스승께서는 가르침을 주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깨달음에 들게 하소서.’ - 037_0751_a_15L時彼仙人遠行疲乏,旣坐憩息遂入仙定。由入定故得本神通,後於他時遂便染患。仙弟子衆,以諸湯藥療治不差,衆白師曰:‘師今此疾藥療無痊,世間無常不可爲諱。我諸弟子皆求寂靜,師旣獲得常樂,豈可不留遺誨。請師示誨,令使我等有所悟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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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1_b_01L스승이 제자들에게 일렀다.
‘내 비록 출가하여 감로과를 희구하였으나 아직 증득하지 못하였으니, 부끄럽게도 전할 것이 없구나. 이제 석가 종족에서 태어난 동자가 최상의 묘과(妙果)를 반드시 획득할 터이니, 그 감로과로써 중생들을 이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너희 제자들은 그곳으로 가서 출가하라. 출가하여서는 좋은 신분이라고 유세하지 말라. 마납박가(摩納薄迦:善慧, 또는 少年淨行)는 힘써 정진하고 항상 청정한 행을 닦아서 법을 얻게 되는 것이므로 전일하고도 정밀하게 행하라. 이러한 행이 이루어지면 마땅히 감로과를 얻게 될 것이다.’
이 말을 마치고 게송[伽他]을 읊었다. - 037_0751_a_22L其師告曰:‘我雖出家希求甘露,然由未證愧無所傳。今釋氏所生童子,必當獲得無上妙果,能以甘露滋益衆生。汝諸弟子!可詣彼出家。若出家已,勿恃豪姓種類摩納薄伽,勉勵精懃常修梵行。爲得法故,專精加行,若此行成當獲甘露。’作是語已說伽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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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부터 동쪽으로
가서 마땅히 구할지니
부처님을 만나기란 실로 어려운 일
부디 만나거든 부지런히 닦아라. -
037_0751_b_06L‘從此於東方,
汝當往求覓,
諸佛實難遇,
見已可勤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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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상법을 게송으로 읊었다. - 037_0751_b_08L說無常法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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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고 모인 것은 흩어지게 마련이고
높은 것은 반드시 무너지나니
만나면 헤어지고
생명 있는 모든 것 끝내는 죽음으로 돌아가리라. -
037_0751_b_09L‘積聚皆銷散,
崇高必墮落,
會合皆別離,
有命咸歸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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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사다 선인은 이 게송을 마치고 곧 숨을 거두었다. 제자 나라타(那羅陀)는 법에 맞게 온갖 공양구를 베풀어 장례를 마친 뒤, 즉시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波羅奈城)으로 가서 머물면서 5백 젊은 수행자[摩納薄伽]들과 더불어 바라문에게 폐타주[薛陀呪:인도 바라문교의 근본 성전]를 가르쳐 주었다.
나라타는 성이 가전연(迦旃延)이므로 가전연이라 불렸는데, 석가보살이 앞으로 정각을 이루게 되어 가전연이 부처님의 처소에 가게 되면, 그 부처님은 그를 대가전연(大迦旃延)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리고 즉시 법을 가르쳐 주어서 그로 하여금 생사의 큰 고해(苦海)를 건너 최상의 적정인 구경열반(究竟涅槃)에 머물도록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름을 대가전연이라고 한 것이니, 후세에는 그 이름과 감로과를 반드시 얻게 된다. - 037_0751_b_11L時阿私陁仙,說此頌已便卽命終。爾時弟子那羅陁,以種種如法供具,隨時殯葬已,便詣波羅痆斯城,於彼而住。與五百摩納薄伽,爲其教示婆羅門薜陁呪。其那羅陁,爲是迦旃延姓,因號迦旃延。若釋迦菩薩當成正覺,迦旃延詣於佛所,彼佛卽喚大迦旃延,而便以法教示,令彼度生死大苦海,住於最上寂靜究竟涅槃,遂以名之爲大迦旃延,後當得此名甘露。
- 037_0751_c_01L그때 보살은 유모의 무릎 위에서 황금 소반에 담긴 향기로운 쌀밥을 먹고 있었는데, 너무도 많은 밥을 쉬지 않고 먹고 있었다. 너무 많이 먹는 것을 본 유모가 밥그릇을 빼앗으려 하자 보살은 손으로 황금 소반을 움켜쥐었으므로 유모의 힘으로 밥그릇을 뺏을 수 없었다. 여덟 명의 유모가 차례로 밥그릇을 뺏으려 했지만 역시 빼앗지 못했다. 유모들은 함께 왕에게 가서 이 사실을 고했고, 왕과 여러 궁인들이 같이 그 그릇을 빼앗으려 했지만 역시 실패하였다.
- 037_0751_b_21L爾時菩薩坐於嬭母膝上,於金槃中食香稻飯,極多不息。嬭母見多遂奪食器,菩薩以手捻其金槃,其嬭母不能奪此食器,乃至八嬭母奪此食器,亦皆不得。其嬭母等,共往白王具說上事。
- 왕은 다시 여러 신하들에게 명하여 모두 함께 그 그릇을 뺏도록 하니, 여러 신하들은 새끼줄에 갈고리를 달아 밥그릇을 끌어당겼지만 역시 불가능하였다. 여러 신하들은 곧 5백 마리의 코끼리를 데려다가 줄을 매고 그 밥그릇을 끌어당기도록 하였다. 그러자 보살은 모든 사람들이 온갖 방법으로 밥그릇을 당기려 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들이 내 힘을 시험해보려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는, 손가락으로 밥그릇을 걸어 잡으니 코끼리들이 힘껏 끌어보았지만 힘이 모자라 모두 물러가고 말았다.
- 037_0751_c_04L王及諸宮人等,共奪此器亦復不得。王復告諸群臣,令共奪此器。其諸臣等以索及鉤,牽拽食器亦復不得。諸群臣等奪不得故,便取五百大象,及以繩索牽拽此器。菩薩爾時見諸人等慇懃方便種種牽器,菩薩思念:‘此諸人等欲試我力。’菩薩遂以指鉤其器,其象牽拽力復不如,悉皆復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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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정반왕은 이 일을 지켜보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보살은 한 손가락으로 그릇을 당겼는데도 5백 마리의 큰 코끼리가 다 물러갔다. 만약 두 손을 썼다면 코끼리 1천 마리도 감당해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를 천상력(千象力)이라고 이름했으니, 이것이 보살의 네 번째 명호가 되었다.
보살이 사는 데는 일정한 법식이 있었으니, 만약 입학(入學)을 하려고 하면 5백 명의 동자와 시종들을 따르도록 하였다. 보살이 글을 익힐 당시에 채광갑(彩光甲)이라고 하는 박사가 있었는데, 그는 5백 종의 서적을 분명하게 통달하고 있었다. 그때에 정반왕이 보살과 동자들을 데리고 채광 박사의 처소로 가서 수업을 받도록 하였다. 그러자 채광 박사가 한 가지 책을 만들어서 보살에게 보이면서 그것을 배우라고 말하니, 보살이 대답하였다.
‘이런 종류의 책은 내가 이미 알고 있습니다.’ - 037_0751_c_11L時淨飯王見此事已便作是念:‘而此菩薩一指鉤器,五百大象悉皆卻退,若用兩手必敵一千。’是故號之名千象力,此是菩薩第四名號。菩薩生時有常法式,若欲入學,以五百侍從童子令隨。菩薩學習書業時,有博士名彩光甲,明解五百種書。時淨飯王將菩薩及諸童子,詣彩光處令遣受業。爾時彩光博士作一種書,示彼菩薩令遣學之。菩薩答曰:‘此一種書我先已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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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2_a_01L두 번째 책을 주면서 배우라고 하니, 보살은 또 말하였다.
‘이런 종류의 책이라면 내가 이미 배운 것이오.’
그 다음 세 번째 책을 주면서 배우라고 하니, 또 보살이 말하였다.
‘이런 종류의 책이라면 나는 이미 배웠소.’
채광 선생은 이런 식으로 5백 번째의 책을 보였지만,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보살이 박사에게 물었다.
‘또 다른 책이 있거든 내게 주어서 배우도록 해주시오.’
박사가 대답하였다.
‘이 5백 종류의 책들은 세간에서 쓰는 책의 전부입니다. 저는 오직 이 책들만 알지 다른 책은 알지 못합니다.’ - 037_0751_c_21L次與第二般書而示菩薩令遣學之,菩薩答曰:‘此一般書我先已解。’次與第三般書而遣學之,菩薩答曰:‘此一般書我先已解。’其彩光先生乃至示五百般書,亦復如是我已解之。菩薩問博士曰:‘更有餘書與我學之。’博士答曰:‘此五百般書世閒行用,我唯解此餘皆不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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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보살을 즉시 한 가지 책을 스스로 지어서 선생에게 건네주면서 선생에게 물었다.
‘이것이 무슨 글자요? 또 그 이름은 무엇이오?’
선생이 대답하였다.
‘저는 이런 종류의 글자는 알지 못하며 이름도 모릅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이러한 것이 세간에 출현하는 것은 두 가지 경우니, 하나는 보살이 태어날 때요, 다른 하나는 금륜왕이 태어날 때입니다. 이런 종류의 글자는 그들이 세상에 태어날 때 저절로 따라서 나오는 것입니다.’ - 037_0752_a_06L爾時菩薩卽自作一般之書,度與先生。問先生曰:‘此是何字?又復何名?’先生荅曰:‘我不識此般之字名也。’菩薩答曰:‘若世閒中有二種出現:一者菩薩出ㆍ二者金輪王出,此般之字隨世自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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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공중애서 범천대왕이 즉시 나와서 말하였다.
‘보살이 말한 두 가지 출현과 글자의 관계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정반대왕과 여러 신하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매우 기뻐하였다.
그때 보살은 곧 선생을 위하여 다른 종류의 새로운 책을 펼쳐서 자세히 설명하였고, 범천대왕은 그 특이함을 보고, 그 일은 반드시 사실임을 증명하였다. 이러한 특이함 때문에 이 책의 이름을 범천서(梵天書)라 하였다. - 037_0752_a_11L爾時空中梵天大王卽出語曰:‘菩薩所說二種之現及字,必當實爾。’淨飯大王及諸群臣,聞此語已甚大歡喜。爾時菩薩,卽爲先生開異種新書,廣爲談說。梵天大王見此之異,爲證此事必當實爾,爲此異故,此書號名梵天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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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2_b_01L보살이 여러 종류의 책들을 스스로 해석하고 나자, 보살의 외삼촌인 마나리(摩那利)가 보살 등을 데리고 가서 말 타는 법을 가르쳤다. 또 가비라성에 동신(同神)이라는 박사가 있었는데, 그는 활 쏘는 법과 싸우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와서 보살과 다른 석가 종족의 아이들에게도 그 법을 가르쳤다. 마나리가 박사에게 말했다.
‘이 보살은 큰 자비심(慈悲心)을 가지고 있는 분입니다. 그에게 오묘한 모든 법을 다 가르치시오. 다른 아이들도 또한 가르침을 감당할 만하오. 그러나 오직 제바달다(提婆達多)만은 본시 성품이 모질고 자비심이 없으니, 원컨대 박사는 그에게만은 죽이는 묘한 법을 가르쳐 주지 마시오. 왜냐하면 박사가 악한 성품을 가진 그에게 이런 것을 가르친다면, 반드시 모든 중생들을 죽이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니, 그러므로 가르치지 말라는 것이오.’ - 037_0752_a_17L菩薩自解諸種書已,菩薩阿舅名摩那利,來將菩薩等,令教乘馬之法。又劫比羅城有一博士名曰同神,明解弓射戰法,來教菩薩及餘釋迦童子。其摩那利白博士曰:‘此菩薩有大慈悲心,一切妙法願令教之,及諸童子亦堪教之。唯提婆達多,本自惡性無有慈心,願請博士勿教妙殺之法。何以故?此人惡性。博士教之,必殺一切衆生無有停息,爲此勿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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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보살에게는 온갖 법을 다 가르쳤지만, 제바달다에게만은 사람을 죽이는 묘한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보살은 당일에 다섯 가지의 활 쏘는 법을 습득하였으니, 첫째는 먼 데 있는 물건을 맞추는 법이요, 둘째는 소리만 들리고 보이지 않을 때 그 대상을 쏘아서 뜻대로 맞추는 법이요, 셋째는 쏘아서 맞추려고 하는 것은 다 맞추는 법이요, 넷째는 사람 몸의 급소[要穴]를 잘 알아서 죽이려고 할 때는 죽는 혈을, 안 죽게 하려면 안 죽는 혈을 마음대로 가려 쏘는 법이요, 다섯째는 거리가 멀고 가까움에 관계없이 알맞게 쏘는 법이다. 보살은 이 다섯 가지 기술을 환하게 알고 익혔으며, 그것을 사방에 전하였으니, 이와 같은 것이 석가 태자가 익힌 것이다. - 037_0752_b_04L博士得此語已,卽教菩薩等法,皆悉摠盡。其法妙者,不教提婆達多。菩薩當日習得五種弓法:一者射諸遠物;二者彼處有聲菩薩不見,隨其所念皆卽射得;三者所欲射處無有不著;四者前人身上知有要穴,隨其所念若死不死,卽射其穴悉皆隨意;五者不問遠近射之極當。菩薩明此五種等藝,四方傳之,釋迦太子有如上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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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비사리성(薜舍離城)의 사람들이 모난 곳 없이 잘 생기고 건강한 코끼리 한 마리를 얻었다. 사람들은 모여서 서로 의논하였다.
‘정반왕이 한 태자를 두었는데 천문(天文)과 관상으로 살펴보니 나중에 틀림없이 금륜성왕이 된다고 한다. 그 태자의 위덕으로 인해 이러한 보배로운 코끼리가 나타난 것이니, 몇 사람을 시켜서 이 보배로운 코끼리를 저 석가 태자에게 갖다 바치도록 하자.’
사람들은 그 코끼리를 잘 꾸며서 가비라성을 향하여 길을 떠나 그곳에 도착했다. 마침내 정반왕의 궁문 밖에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그때 성질이 못된 제바달다가 성안에서 나와 갖가지로 장식한 코끼리를 보자 마음에 탐욕이 생겨 즉시 심부름꾼에게 물었다.
‘저 코끼리는 누가 바치는 것이냐?’ - 037_0752_b_13L爾時薜舍離城諸人得一好象,形貌具足。諸人共集遞相議曰:‘其淨飯王有一太子,天文占相,以後之時必爲金輪聖王。由彼威德現此寶象。’令使數人將此寶象獻此釋迦太子。諸人當卽莊嚴彼象,將向劫比羅城,漸行到彼,至於淨飯王宮門外。爾時惡性提婆達多王子,從於內出見彼寶象種種莊嚴,心貪愛念,卽問使曰:‘此象誰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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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2_c_01L심부름꾼이 대답했다.
‘천문과 관상에 석가 태자가 금륜왕이 된다는 말을 듣고, 비사리성 사람들이 이 코끼리를 태자에게 바치려고 온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제바달다는 벌컥 화를 내면서 말했다.
‘우리나라의 태자가 아직 금륜대왕이 되지도 않았는데, 어찌하여 너희들은 미리 코끼리를 가지고 와서 태자에게 바치려 하느냐?’
이렇게 말한 뒤 코끼리에게 점차 다가가 성난 마음으로 코끼리를 한 번 내려치니, 코끼리가 곧 땅에 거꾸러져 죽어 버렸다. 코끼리를 때려 죽이고 나서 그는 즉시 가버렸다. - 037_0752_b_23L使人報曰:‘釋迦太子,天文占相作金輪王,爲此因故,薜舍離城諸人將此寶象獻上太子。’提婆達多聞此語已甚大嗔怒,卽出是言:‘我國太子未作金輪大王!何故汝等預將寶象來獻太子?’作是語已漸近於象,嗔恚之心打象一下,其象倒地因卽至死。打此象已便卽卻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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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난타(難陀) 왕자가 뒤따라 성안으로부터 나와 죽은 코끼리를 보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 코끼리는 누가 바친 것이며, 누가 때려 죽였느냐?’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이 코끼리는 헌납하기 위해 가지고 온 것인데, 제바달다가 때려 죽였습니다. 제바달다는 몹시 나쁜 사람입니다.’
난타는 거듭 생각하였다.
‘제바달다가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본 것인가?’ - 037_0752_c_07L當時難陁王子次從內出,見此死象問其人等:‘此象誰許?何人打死?’諸人報曰:‘此象獻來,提婆達多打死。’卽出是言:‘提婆達多極是不善。’難陁重思念曰:‘將非提婆達多自試力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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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난타는 코끼리의 꼬리를 잡아 큰길로부터 스물한 걸음정도를 끌고 가서 놓고는, 곧 가버렸다.
그때 석가 태자가 안에서 나와 이 죽은 코끼리를 보고 여러 사람에게 물었다.
‘이 코끼리는 누가 바친 것이냐?’
사람들이 위와 같이 대답하니, 보살이 다시 물었다.
‘이 코끼리는 누가 때려 죽였느냐?’
사람들은 제바달다 왕자가 이 큰 코끼리를 때려 단번에 죽였다고 대답하자, 보살이 다시 물었다.
‘이 코끼리가 죽은 곳은 본래 어디였느냐?’
그 코끼리가 죽은 곳은 본래 길 한복판이었다고 사람들이 대답하니, 보살은 다시 물었다.
‘길 한복판에 죽어 있던 코끼리를 누가 끌어다가 이곳으로 옮겨놨느냐?’
난타 왕자가 한 손으로 코끼리의 꼬리를 잡고 이곳에 끌어다 두었다고 사람들이 대답하니, 보살이 다시 말하였다.
‘코끼리를 때려죽인 사람은 매우 나쁜 짓을 하였고, 멀리 끌고 온 사람은 매우 착한 일을 하였구나.’ - 037_0752_c_12L爾時難陁執其象尾,遂卽拽過三七餘步,離其大路卽便過去。爾時釋迦大子從內出來,見此死象問衆人等:‘此象誰許?’諸人說如上意。菩薩重問:‘此象誰人打死?’諸人報曰:‘提婆達多王子打此大象一下,因卽至死。’菩薩重問:‘本於何處打此象死?’諸人荅白:‘此象死處在於中路。’菩薩重問:‘此象中路誰人拽來在於此處?’諸人答曰:‘難陁王子一手執尾拽其大象,置於此地。’菩薩重言:‘打死之人甚當不善,拽令遠路極是善哉。’
- 037_0753_a_01L그리고 곰곰이 생각하길 ‘두 사람 모두 자신의 힘을 시험해본 것이 아니겠는가. 나도 시험해 봐야겠다’라고 하였다. 이에 보살은 코끼리의 코를 잡고 멀리 성 밖으로 던지니 7리(里) 밖에 떨어졌는데, 떨어진 곳이 움푹 들어가서 당시 사람들이 그곳을 일러 ‘코끼리가 빠진 곳[陷象之地]’이라 하였으며, 신심(信心)이 있는 장자와 바라문이 그곳에 큰 탑(窣覩波:수투파)을 만들었다. 그러자 여러 비구들이 와서 절하고, 곧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 037_0752_c_23L重更思之:‘將非二人私試自力?我亦試之。’爾時菩薩執其象鼻遙擲城外,七里墮地其地便陷。時人號爲陷象之地,信心長者婆羅門便於此處起大窣睹波。時諸苾芻悉來頂禮,便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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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바달다[天授]는 큰 코끼리 왕[大象王]을 때려죽였고
난타는 스물한 걸음을 끌고 갔지만
보살은 마치 허공에 돌을 던지듯
번쩍 들어 성 밖으로 던져 버렸네. -
037_0753_a_06L‘天授搏殺大象王,
難陁拽於三七步,
菩薩擲出城塹外,
如在虛空挽瓦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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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석가 종족 아이들이 이야기했다.
‘우리 바깥에 나가 윤도(輪刀)를 만들어 나무 베는 놀이나 하자.’
이러한 말을 한 뒤에 곧장 숲속으로 달려갔다. 보살은 아이들이 숲속으로 놀러나갔다는 말을 듣고, 즉시 5백 명의 아이들을 거느리고 그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숲속으로 찾아갔다. 석가 종족의 아이들이 앞 다투어 윤도를 던지자, 나무들이 모두 꺾이고 넘어졌다. - 037_0753_a_08L爾時釋迦童子遞相謂曰:‘我等出外,作輪刀斷樹之樂。’作此語已,卽出就於林中。菩薩聞諸童子往林遊戲,卽領五百童子前後圍遶至彼林中。諸釋童子競擲輪刀樹皆摧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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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보살도 역시 윤도를 던져 나무들을 잘랐지만 땅에 넘어지는 나무는 하나도 없었으니, 칼날이 평평했기 때문이었다. 나무가 땅에 넘어지지 않는 것을 본 모든 아이들은 모두 모여 서로 이야기했다.
‘듣기에 보살은 위엄과 용맹이 자재(自在)하여 다섯 가지 무예를 모두 통달했다고 하더니 윤도를 던져 나무를 벤다면서 어찌하여 땅에 넘어지는 나무는 한 그루도 없지? 나무를 베는 하찮은 기술도 저 모양인데 더구나 나머지 다른 기술이야 오죽하겠는가?’ - 037_0753_a_13L爾時菩薩亦擲輪刀,樹林悉斷而無倒者,以刀刃平故。時諸童子見樹不倒,共相謂曰:‘我聞菩薩威猛自在,於諸五技無不達者,云何輪刀斷樹,一不能倒?斫樹小術尚猶如此,豈況餘技!’
- 그때 천신(天神)이 여러 아이들의 헐뜯는 말을 듣고 그 의심을 풀어 주려고 맹렬한 바람을 불게 하니 나무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모두 땅에 쓰러졌다. 석가 종족의 아이들은 이 광경을 보고 크게 놀라며 보살의 신묘함에 탄복하였다.
- 037_0753_a_18L爾時天神見諸童子生此謗議,欲解衆疑,卽放猛風吹諸林樹轟然悉倒。諸釋童子見斯事已皆大驚愕,方伏其妙。
- 037_0753_b_01L그때 여러 아이들은 다시 보살과 활쏘기를 겨루기로 하였다. 철(鐵) 다라수(多羅樹) 일곱 그루, 철 북(鼓) 일곱 개, 또 그 사이사이마다 철 돼지를 넣어서 표적으로 삼았다. 다른 아이들은 다라수 하나를 꿰뚫는 것에 불과했고, 천수(天授:제바달다) 동자는 다라수 한 그루, 북 한 개, 돼지 한 마리를 뚫고는 화살이 멈추었고, 난타 동자는 다라수 두 그루, 북 두 개, 돼지 두 마리를 뚫고 화살이 멈추었다. 그때 보살은 화살 한 개를 쏘았는데, 그 화살은 다라수 일곱 그루, 북 일곱 개, 돼지 일곱 마리를 곧장 꿰뚫고 땅 속을 지나 물가로 들어갔다. 그때 용왕이 즉시 그 화살을 뽑아내니 화살이 뽑힌 구멍에서 물이 솟아나왔는데, 맑고 향기롭고 맛이 좋았으므로 그 물을 마신 사람들은 모두 희한한 일이라고 찬탄했다. 이리하여 신심이 있는 바라문과 거사들이 그 물 곁에 탑을 만들어서 공양하였다.
- 037_0753_a_22L時諸童子復與菩薩鬪諸弓射,以七重鐵多羅樹幷七鐵鼓,其閒各安鐵猪,而爲射垛。諸童子射不過一多羅樹,天授童子射過一多羅樹一鼓一猪,其箭便住。難陁童子射過二多羅樹二鼓二猪,其箭便住。菩薩爾時放其一箭,其箭直穿七樹七鼓七猪,幷過地輪復入水際。爾時龍王卽拔其箭,其箭之穴水便涌出,淸香輕美,人所飮者皆稱希有。時有信心婆羅門居士等,於其水傍造塔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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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 놀이를 마친 보살은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아이들과 함께 성안으로 돌아왔다. 성문 곁에 있던 관상가들이 멀리서 보살의 위엄 있는 광명이 매우 빼어남을 보고 다투어 말하였다.
‘저 태자가 만약 12년 안에 출가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전륜왕의 지위를 얻을 것이다.’ - 037_0753_b_09L菩薩爾時作此戲已,遂乘車馬與諸童子卻還城內。其城門傍有諸相者,遙見菩薩威光殊特,競相謂曰:‘今此太子,若卻後十二年中不出家者,必當登彼轉輪王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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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이 말을 들은 백정왕(白淨王:淨飯王)은 매우 기뻐하면서 즉시 군신들을 모아 알렸다.
‘내가 들으니 관상가가 태자의 상을 보고 이후로 열두 해 안에 출가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전륜왕의 지위를 얻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대들 모두는 더욱 방비를 잘하여 열두 해 안에 출가하지 못하도록 하여서 그로 하여금 금륜왕의 지위에 오르도록 하며, 그대들 모두는 대책을 더욱 잘 세워 12년 안에 출가하지 못하도록 하여서 그로 하여금 금륜왕의 지위에 오르도록 하라. 내 마땅히 여러 군왕들과 함께 둘러싸고 허공에 올라가 사천하를 관찰할 것이니 너희들은 속히 궁전을 세우고 미녀들을 간택하여 그와 즐겁게 놀도록 하라.’ - 037_0753_b_14L時白淨王聞斯相語甚大喜躍,卽集群臣而告之曰:‘我聞相者相我太子,卻後十二年中不出家者,當得轉輪王位。汝等諸人宜加防衛,滿十二年勿令出家,得使登彼金輪王位。汝等諸人宜加防衛,滿十二年莫令出家,得使登彼金輪王位,當與諸君共相圍遶,飛騰虛空觀四天下。汝等應當速立宮殿,簡求美女令共娛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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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3_c_01L그러자 모든 신하들은 앞에 나와 왕에게 말하였다.
‘저희가 보니 태자는 세간의 소리와 세간의 향과 세간의 애욕을 즐거워하지 않는데, 어떻게 미녀들로써 태자를 붙잡아둘 수 있겠습니까?’
왕이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나의 태자가 비록 모든 색욕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것은 빼어나게 아름다운 여인을 아직 만나 보지 못한 데에 기인한 것이리니, 이제부터 그대들은 부지런히 가장 아름다운 처녀들을 간택하되, 정해진 숫자보다 갑절로 데리고 와서 태자로 하여금 직접 보고 고르도록 한다면, 태자도 반드시 좋아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 037_0753_b_23L時諸臣等前白王曰:‘我觀太子,不樂世閒聲香欲愛。云何以諸美女而可留連?’王告臣曰:‘我之太子縱不愛彼一切色欲,應由未見殊妙女人,自今已往汝等諸君勤加選擇上好童女,倍數將來令太子見,任其意者必生愛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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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하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태자가 비록 애욕에 젖지 않았지만, 우리는 온갖 장식 도구를 만든 뒤에 아름다운 동녀(童女)들에게 향과 장식물을 손에 들려서 직접 태자에게 바치도록 하고, 다시 태자로 하여금 그들이 받치는 장식물을 각각 모든 아름다운 동녀들에게 달아 주도록 하자. 그 중에 태자가 좋아하는 동녀가 있으면, 그 아름다운 동녀는 남도록 하여 태자와 함께 즐겁게 놀도록 만들자.’ - 037_0753_c_06L群臣議曰:‘今此太子雖無愛染,我等諸人應造種種嚴身之具,各令童女美顏容者執其香飾之物親奉太子。復令太子各賜諸女嚴好珍飾,或有愛者便令留住共相嬉戲。’
- 이런 논의를 마친 뒤 즉시 태자를 위해 궁전을 지었다. 갖가지 보배로 장엄하고 사자좌(師子座)를 마련하여 태자로 하여금 그 자리에 앉게 하였다. 그 앞에 온갖 진귀한 보물과 갖가지 영락을 쌓아서 큰 더미를 만들고, 여러 신하들과 사람들에게 명하여 예쁜 동녀들을 모두 데리고 와서 그 보물들로 마음껏 꾸미게 하고 영락을 걸고서 궁내로 들어오도록 하였다. 보살은 성품이 본시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했으므로 여러 동녀들에게 영락을 베풀어 주었다.
- 037_0753_c_10L作是議已,卽爲太子造立宮殿,百寶莊嚴敷師子座,令太子坐於其座前,積諸珍寶種種瓔珞以成大聚。摠命諸臣及餘人衆,咸令普集所有童女,任其意願隨時莊飾,著諸瓔珞將入宮內。菩薩性愛捨施,於諸童女普賜瓔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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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집장석종(執仗釋種)에게는 야수다라(耶輸陀羅)라고 하는 어린 딸이 있었는데, 얼굴이 단정하기가 세상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집장석종은 즉시 집에 돌아가서 딸에게 말했다.
‘지금 태자가 모든 동녀들에게 진기한 보물과 장신구를 나눠 주고 있으니 너도 가서 받도록 해라.’ - 037_0753_c_17L時執仗釋種有一童女,名耶輸陁羅,容色端正世所希有。執仗釋種卽還家中告其女曰:‘今者太子施諸童女珠寶珍奇嚴好之具,汝可往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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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4_a_01L딸이 대답하였다.
‘그런 것들은 우리 집에도 있는데,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아버지가 말하였다.
‘비록 태자가 보물을 나누어 주는 일에 불과하지만, 보고 마음에 들면 태자비로 삼는다고 하는구나.’
딸이 말하였다.
‘만약 이번에 비(妃)를 삼는 일이라면, 설령 다른 여자를 취했더라도 제가 반드시 태자비가 될 것입니다.’
아버지가 말했다.
‘너의 생각이 그와 같다면, 속히 가는 것이 좋겠다.’ - 037_0753_c_20L其女報曰:‘我之家中豈無此耶?何用他物。’父告女曰:‘然彼太子雖施珍寶,或因愛樂便以爲妃。’女曰:‘若因此時便爲妃者,縱取餘女我必當得爲其太妃。’父又告曰:‘必當如斯。可便速去。’
- 이리하여 야수다라는 갖가지 귀중한 보배로써 몸을 장식하고, 시녀들도 예쁘게 꾸며서 따르도록 하였다. 길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사랑스런 눈으로 야수다라만을 쳐다볼 뿐 다른 여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야수다라는 보살의 궁중에 들어가서 우아한 걸음과 단정한 몸짓으로 사뿐사뿐 걸으며 좌우는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걸어가서 태자 앞에 섰다.
- 037_0754_a_02L於是耶輸陁羅,卽以種種珍飾莊嚴其身,與諸從女亦復嚴好,相隨而去。路傍諸人皆共愛仰耶輸陁羅,不觀餘者。耶輸陁羅入菩薩宮,雅步從容端身而進,不觀左右,於太子前立。
- 그때 태자는 진귀한 보물들을 이미 다른 여자에게 다 주어서 남은 것이 없었고, 태자에게는 다만 금반지 한 개만 남아 있었다. 야수다라를 보자마자 자신의 손가락을 쳐들었는데, 야수다라는 전생에 이미 보살과 오랫동안 인연이 있어 서로 사랑하던 터라, 즉시 사자좌에 올라가 태자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서 가졌다.
- 037_0754_a_07L時彼太子先以珍寶施諸女盡,更無遺餘。獨有一金指環,見耶輸陁羅卽擧其指。然耶輸陁羅,先與菩薩從夂遠來,恒爲因緣常相愛樂,卽昇師子座上,從太子指取其指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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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들과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서로 이야기하였다.
‘이 야수다라는 족성(族姓)이 존귀하고 용모가 수려하여 모든 것을 다 갖추어 모든 여자들 가운데서 가장 빼어나니, 궁중에 들어가 태자를 받들어 내조하기에 충분하다.’
신하들과 사람들은 이렇게 함께 논의하고 정반왕에게 그 일을 낱낱이 고하니, 왕은 즉시 2만 명의 채녀를 보내 야수다라를 에워싸고 태자궁으로 가도록 하였다. - 037_0754_a_12L群臣諸人遞相謂曰:‘此耶輸陁羅,族姓尊貴顏容具足,於諸女中最爲殊勝,堪爲太子宮中侍衛。’群臣諸人同議斯已,向淨飯王具陳此事。時王卽遣二萬婇女,圍遶耶輸陁羅,入太子宮內。
- 또한 보살의 상법에 보살이 세상에 출현할 때는 반드시 나무 한 그루가 나게 되어 있다. 선견(善堅)이란 이 나무는 처음 싹이 났을 때 하룻밤 사이에 100주(肘:1주는 1척 또는 1척 5촌)가 자란다. 처음 싹이 나오는 밤엔 아직 햇빛을 보지 못한 까닭에 나무의 질이 부드러워서 손톱으로도 끊은 수 있지만, 일단 햇빛을 보면 딱딱하게 굳어져 칼이나 도끼나 불로도 그것을 끊거나 태울 수 없다.
- 037_0754_a_17L復次菩薩常法:出現世界必生一樹,名曰善堅,其初生時,一夜之中便高百肘。其初生夜,未見日光形質柔耎,可以爪甲掐而令斷;見日光已卽便堅硬,雖加刀斧及以猛火,不能摧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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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4_b_01L석가보살이 세상에 나오시자, 가비라성과 천시성 사이에 노해다(盧奚多)란 큰 강의 강가에 이 나무가 생겨났다. 강물이 범람하여 흘러온 모래가 언덕 위에 쌓이고 강가의 토석이 씻겨 나가자, 이 선견나무의 뿌리도 앙상하게 땅 밖으로 다 드러났다. 후에 사나운 바람에 쓰러져 노다하(盧多河) 중간에 걸치니, 마치 큰 둑처럼 물을 막아서 물이 흐르지 못했다. 이에 가비라성은 차츰 침수되고, 천시성은 물이 마르는 현상이 일어났다. 일이 이렇게 되자 천시성의 왕은 사신을 보내 정반왕에게 말했다.
‘이 큰 나무가 물 가운데 가로누워 있으니, 피차가 다 피해를 봅니다. 왕의 나라에 용감하고 힘센 여러 동자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명하여 그 나무를 제거하도록 하소서.’ - 037_0754_a_22L釋迦菩薩旣出世已,於劫比羅及以天示二城之閒,有一大河名盧奚多,其河岸邊而生此樹,河水汎漲洪波鼓激,流沙圯岸土石隨散,其樹善堅根鬚盡露。後因猛風摧倒,撗在盧多河中,便如大堰,堰水不流。其劫比羅城漸被侵沒,天示城中又復枯涸。天示城王見斯事已,卽令使者告淨飯王曰:‘今此大樹撗在水中,彼此俱弊。王之國中有諸童子皆悉勇健,願王勅之令除此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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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정반왕은 그 사신에게 대답했다.
‘내가 지금 어떻게 그런 일을 처리할 수 있겠소.’
그때 가비라국에 천타(闡陀)라는 대신(大臣)이 있었는데, 그가 왕에게 말하였다.
‘원컨대 왕께서는 저로 하여금 이 일을 처리하도록 허락하소서. 저에겐 방도가 있습니다. 저는 왕자들로 하여금 왕의 말씀을 빌리지 않고도 스스로 그 나무를 치우도록 하겠습니다.’
왕이 허락하자, 천타 대신은 강가의 숲속 한 곳을 깨끗이 청소하여 놀 수 있도록 한 뒤에 여러 왕자들을 숲속 놀이에 청하였다. 여러 왕자들은 제각기 보물로 장식한 수레들을 타고 여러 동자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숲속에 이르러, 각기 자리를 펴고 마음껏 놀았다. - 037_0754_b_10L時淨飯王報其使曰:‘我今何能處分斯事?’劫比羅國有一大臣名曰闡陁,前白王曰:‘願王令我撿挍斯事,我有方便,令王子等不假王言自除此樹。’王曰:‘可爾。’闡陁大臣卽於河岸一叢林閒洒掃淸淨堪爲遊觀,請諸王子往林嬉戲。諸王子等各乘寶車,與諸童子前後圍遶,旣至林已,各敷牀座縱誕歡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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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하늘을 날던 기러기 한 마리를 제바달다가 곧 활로 쏘아 떨어뜨렸는데, 그 기러기가 보살 앞에 떨어졌다. 그때 보살은 그 기러기를 집어서 화살을 뽑고 약을 발라 치료하니 즉시 회복되었다. 제바달다는 사람을 시켜서 보살에게 말하였다.
‘지금 그 기러기는 내가 먼저 쏜 것이니, 나에게 돌려주는 것이 옳다.’ - 037_0754_b_18L時有一鴈飛空而度,提婆達多卽挽其弓射之,令落其鴈,落在菩薩座前。菩薩爾時收捧其鴈爲拔其箭,以藥療之應時平復。提婆達多卽令使者告菩薩曰:‘今彼之鴈我先射得,可還我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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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4_c_01L이에 보살이 그 전령에게 말했다.
‘나는 오래전에 보리심을 발하였다. 모든 중생들은 이미 나의 소유이니, 어찌하여 이 기러기를 네가 먼저 소유했다고 하느냐?’
제바달다는 오래전부터 보살과 원한을 맺어온 터라, 이 말을 듣자마자 성내는 마음을 품었다. 비록 보살이 모든 유정들과 맺힌 원한이 이미 다 풀어졌다고 하더라도, 오직 제바달다 한 사람에게만은 아직 습기(習氣)가 남아 있어서 마지막 몸을 받아 이 기러기로 인하여 제바달다와 투쟁을 하게 된 것이다. - 037_0754_b_23L菩薩爾時告彼使曰:‘我夂發菩提心,一切有情是我先有,云何此鴈是汝先有?’提婆達多從夂遠來恒與菩薩結諸怨恨,聞此語已卽懷瞋恚。然菩薩此身與一切有情怨結已盡,唯提婆達多一人尚有餘習;今因此鴈爲最後之身,與提婆達多爲初首鬪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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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시성왕은 이미 정반왕에게 그 나무를 제거해 줄 것을 청했지만 이루지 못하자, 나라 사람들에게 명을 내려 모두 함께 그 나무를 뽑도록 하였다. 그때 사람들이 힘써 작업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이 소리를 들은 보살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이것이 무슨 소리냐?’
천타 대신이 나무가 물 가운데 가로로 넘어진 내역을 다 설명하자, 이 말을 들은 보살은 즉시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가서 그 나무를 치워 주겠다.’ - 037_0754_c_07L天示城王旣請淨飯王除樹不得,卽自令其國內人衆共拔其樹。爾時諸人施功用力叫聲沸鬧,菩薩聞已問左右曰:‘彼是何聲?’闡陁大臣具陳彼樹堰水之意。菩薩聞已卽告衆人:‘我當往彼爲除此樹。’
- 이에 보살은 동자들과 함께 그곳으로 갔다. 길을 가던 중에 길가에 있던 구멍에서 독사 한 마리가 나왔는데, 이것을 본 오타이(烏陀夷)가 혹 보살을 해칠까 염려되어 곧 날카로운 칼을 뽐아 두 동강을 내니, 뱀이 토한 독기가 오타이의 몸에 묻어 몸이 검은빛으로 변하였다. 흑오타이(黑烏陀夷)란 이름은 이런 이유로 붙여진 것이다.
- 037_0754_c_13L時彼菩薩幷童子等卽共往彼,路傍孔中出一毒蛇。烏陁夷見此毒蛇,恐害菩薩,卽拔利刀斬爲兩段。蛇吐毒氣著烏陁夷身變爲黑色,因此名爲黑烏陁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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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여러 동자들은 용맹과 힘을 다투어 서로 선견나무를 끌어당겼는데, 제바달다가 먼저 기운을 뽐내면서 나가 힘껏 끌었으나 간신히 움직일 뿐이었고, 난타 동자는 땅에서 조금 떼어 놓았을 뿐이었다. 이에 보살이 손으로 들어 공중에 던지니, 마침내 나무가 두 동강이 나서 양쪽 언덕으로 하나씩 나누어졌다.
그때 보살은 여러 사람에게 말하였다.
‘이 선견나무는 냉약(冷藥)10)이라 능히 열병을 치료하니, 너희들은 각자 잘게 잘라서 나누어 가지고 가거라. 귀신들림[鬼氣]이나 종기[癰腫]에 이것을 바르면 모두 낫게 된다.’ - 037_0754_c_17L是時諸童子等,爭騁勇力拽善堅樹。提婆達多鼓氣而前盡力拽之,纔動而已;難陁童子擎少離地;菩薩以手擲置空中,其樹乃爲兩段,各分兩岸。爾時菩薩告諸人曰:‘此善堅樹,是其冷藥能除熱病,汝等各應細截斬分。若有鬼氣癰腫,將此塗之竝得除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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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5_a_01L그때 동자들이 모두 수레를 타고 가비라성으로 돌아가는데, 성문에서 만난 점상사(占相師)가 말하였다.
‘보살이 오늘 정오까지 출가하지 않으면, 반드시 전륜왕의 지위에 오를 것이다.’
이때 석가 종족 가운데 교비가(喬比迦)란 여자가 종성(鐘聲)이란 부락에 살았는데, 마침 높은 누각 위에서 노닐고 있었다. 보살은 성으로 돌아오다가 멀리서 여자를 보고, 마침내 발가락으로 수레를 누르니, 수레가 굴러가지 않고 멈추었다. 여자는 멀리서 보살을 보고, 마음속으로 보살을 좋아하게 되었다. 보살은 자기 손에 가지고 있는 쇠공이[鐵杵]를 손가락으로 문질러서 잘게 부수었고, 교비가는 보살을 보면서 발가락으로 누각을 누르니 그 문설주에 구멍이 났다. 이것을 본 모든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였다.
‘이 석가 종족의 여인은 보살의 마음에 쏙 든 것이 틀림없다.’ - 037_0755_a_01L時諸童子竝卽乘車,歸劫比羅城,至城門所遇占相師,作是言曰:‘菩薩於此日中不出家者,必登轉輪王位。’時有釋迦女名喬比迦,住鍾聲聚落,在於高閣上遊觀。菩薩入城遙見女,遂以腳指以壓其車,車便不轉。其女遙見菩薩念於心,菩薩手中先有鐵杵,以指撚之遂便微碎。喬比迦女觀視菩薩,以腳指捺樓,其閣遂穴。諸人見已作是念言:‘此之釋女,必能善得菩薩之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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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정반왕은 이 말은 듣고 즉시 교비가를 맞이하여 2만 명의 채녀와 시종과 함께 입궁하게 하였다.
보살의 상법대로, 보살이 동산에 유람하고 싶어서 즉시 마차를 모는 자에게 명하였다.
‘내가 마차를 타고 싶으니, 너는 속히 장비를 준비해라. 내가 타고 동산을 유람하고 싶다.’
마부는 명을 받고 마차를 잘 꾸미고는, 마차를 몰고 보살 앞에 이르러 보살에게 말하였다.
‘제가 이미 마차를 잘 꾸며서 준비하였으니 원컨대 때에 맞추어 타소서.’ - 037_0755_a_11L時淨飯王聞此語已,卽迎喬比迦女,幷二萬婇女侍從入宮。菩薩常法:將欲遊觀園苑,卽勅御者:‘我之好乘汝速裝飾,我欲乘之遊觀園苑。’御者受教,嚴飾上乘至菩薩前,白菩薩曰:‘我已嚴飾上乘,唯願知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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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은 수레에 올라 유람하다가 한 노인을 만났는데, 기력이 쇠약하고 몸이 바싹 야위었으며, 허리와 등이 구부러져 지팡이에 의지해서 걷고 있었다. 몸은 후들후들 떨고 있었으며 머리카락과 털은 변색되어서 여느 사람 같지 않았다. 보살이 이 노인을 보고서,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허리와 등이 저토록 구부러지고 모습이 저토록 초췌한가?’
마부가 대답했다.
‘저런 사람을 노인(老人)이라고 부릅니다. 저 사람은 이제 오래 살지 못하고 죽을 것입니다.’
보살이 물었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되느냐?’
마부가 대답했다.
‘태자의 몸도 당연히 저렇게 됩니다.’ - 037_0755_a_17L菩薩登車遊觀,逢一老人,氣力羸弱ㆍ形體損瘦ㆍ腰背僂曲ㆍ行步倚杖ㆍ身體戰掉ㆍ鬚髮變色,不如餘人。菩薩見已告御者曰:‘彼是何人?腰背僂曲ㆍ形體羸瘦ㆍ顦顇若此。’御者報曰:‘此名老人,此人不夂要當身死。’菩薩問曰:‘我於後時當如是不?’御者報曰:‘太子之身還當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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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5_b_01L이 말을 들은 보살은 더 이상 즐겁지 못하였다. 근심하는 빛으로 마부에게 말했다.
‘속히 궁중으로 돌아가자. 궁중에 가서 이 일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겠다. 내가 어떻게 해야 이런 괴로움을 면할지.’
마부는 지시대로 곧 궁중으로 돌아왔다. 궁중으로 돌아온 보살은 단정하게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러한 늙음은 머지않아 나의 몸에도 올 텐데, 나는 어떻게 이것을 면할 수 있을까?’
보살이 곧 게송을 읊었다. - 037_0755_b_01L菩薩聞已愁憂不樂,卽告御者;‘可速還宮,我至宮中思量是事。我當云何得免斯苦?’御者依命卽還宮內。旣至宮已,菩薩爾時端坐思惟,作是念言:‘如此老法,不夂之閒卽至我身,我云何免?’卽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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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홀연히 늙음이 찾아오면
바싹 마른 몸뚱이를 지팡이에 의지하네.
내 몸 또한 늙음의 사슬에 묶일 터인데
어떻게 이 괴로움을 면할 수 있을까? -
037_0755_b_07L‘悤遇如此衰老者,
形體枯瘦倚杖行,
我身亦爲老所縛,
云何得免斯苦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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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정반왕은 보살이 궁중으로 돌아온 것을 보고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성을 나가서 산수를 구경하고 즐거워하더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무슨 까닭으로 기뻐하지 않았느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제가 태자를 모시고 성 밖으로 나갔는데 성문 밖에서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몸은 쇠약하고 얼굴은 바싹 말랐으며 지팡이에 의지하여 걸음을 걷는데 몸을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태자가 그것을 보고 저에게 묻기를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저런 지경에 이르렀느냐?≻고 하기에, 제가 ≺저런 사람을 노인이라고 부릅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또 묻기를 ≺나도 나중에 저렇게 되느냐?≻고 하기에, ≺반드시 그렇게 될 것입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태자는 저에게 빨리 성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하고서, 이 일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고 하였으니, 지금 궁 안에서 그 일을 생각하고 계실 것입니다.’ - 037_0755_b_09L爾時淨飯,王見菩薩卻迴宮中,問御者曰:‘太子出城遊觀林泉,生歡喜不?’御者對曰:‘我見太子無有歡喜。’王曰:‘何故不喜?’御者荅曰:‘我與太子出城,門外見一老人,形體羸弱ㆍ顏容枯顇ㆍ倚杖前行ㆍ身體戰掉。太子見已卽問我曰:“彼是何人一當至此?”我卽答曰:“此名爲老人。”又問我曰:“我於後時當如此不?”我卽答曰:“必當如此。”太子聞已命我令還,思惟是事。今者現在宮內思量是事。’
-
그러자 정반왕은 이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태자가 태어났을 때 관상가의 말이 출가하여 도를 닦을지도 모른다고 하였는데, 지금이 만약 그러한 때라면 이렇게 해야겠구나. 다섯 가지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배로 늘려서 태자를 즐겁게 해주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즉시 다섯 가지 욕망을 즐기는 방법을 배로 늘려서 태자를 즐겁게 하였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 037_0755_b_20L時淨飯王聞此語已自私念言:‘太子生時,相師皆云出家修道。今若如此,應是斯事。我當倍諸五欲樂具以娛樂之。’作是念已,卽令倍諸五欲樂具,以娛太子。頌曰:
-
037_0755_c_01L
부왕(父王)은 마부의 말을 듣고
즉시 관상가의 말이 생각났네.
5욕(欲)의 만족을 갑절로 늘릴 것이니
제발 보살은 출가를 말아다오. -
037_0755_c_01L‘父王旣聞御者言,
卽自思量相師語,
以諸五欲倍於前,
願令菩薩不出家。’
-
보살의 상법대로 보살이 성문 밖에서 유람하고 싶어 하자 먼저 마부에게 말했다.
‘나를 위해서 속히 마차를 준비하라. 성 밖으로 나가서 유람하겠다.’
마부는 즉시 좋은 마차를 아름답게 꾸몄으며, 꾸미기를 마치고 보살에게 이제 유람해도 좋다고 보고했다. 성문을 막 나가는데 온몸이 누렇게 뜨고 바싹 말라서 피곤해 하는 어떤 병든 사람을 만났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를 보기를 원하지 않았다. 보살은 그를 보고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데 몸이 저렇게 누렇게 떠서 바싹 마르고 지쳐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보기를 원치 않느냐?’ - 037_0755_c_03L菩薩常法:將欲出城遊觀,先勅御者:‘速當爲我嚴飾車乘,我當出城遊觀。’御者受命,卽爲嚴飾上妙車乘,旣嚴飾已卽白菩薩,今可遊觀。將欲出城,逢一病人,擧身羸黃ㆍ瘦瘠疲困ㆍ路傍諸人皆不顧見。菩薩見已問御者曰:‘此是何人?身形瘦弱羸黃困篤,一切諸人皆不顧見。’
-
마부가 대답하였다.
‘저 사람은 병든 사람이며 그는 병 때문에 오래지 않아 죽을 것입니다.’
보살이 물었다.
‘이러한 병을 내가 벗어날 수 없느냐?’
마부는 대답하였다.
‘이러한 병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보살은 근심에 잠겨 즐거워하지 못했다. 즉시 궁으로 돌아가자고 명하였으며 줄곧 그 일을 생각하였다. 그때 마부는 궁중으로 돌아왔고, 궁중에 들어온 뒤에 보살은 몸을 단정히 하고 병드는 괴로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였다. 그때에 정반왕이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성 밖에 나가 유람한 뒤 즐거워하더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태자는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왕은 또 물었다
‘어찌하여 즐거워하지 않더냐?’
그때 마부는 위의 일을 모두 다 설명하였고, 이 말을 들은 왕은 5욕에 대한 즐거움을 다시 배로 늘렸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 037_0755_c_11L御者報曰:‘此名病人,由斯病故不夂當死。’菩薩問曰:‘如此病法,我超過不?’御者答曰:‘此之病法亦未超過。’菩薩聞已愁憂不樂,卽命還宮,思惟是事。爾時御者送至宮內,旣至宮已,菩薩於是端身思惟如此病苦。時淨飯王問御者曰:‘太子出城遊觀,歡樂以不?’御者答曰:‘太子不樂。’又問曰:‘何爲不樂?’爾時御者具陳上事。王聞是已,乃至倍加五欲娛樂。太子頌曰:
-
가장 아름다운 여자와 음악과 향
가장 좋은 맛과 촉감 등
5욕의 즐거움을 받아 누리고
나를 두고 출가하지 말라. -
037_0755_c_21L‘上妙色聲香,
最勝諸味觸,
當受五欲樂,
勿棄我出家。’
-
037_0756_a_01L
보살의 상법대로 성 밖으로 나가 유람하려고 먼저 마부에게 수레를 잘 준비해 놓으라고 명하였다. 준비를 마치자 성을 나가 유람하다가 여러 색으로 장식된 상여[雜色車]에 있는 주검을 만났다. 한 사람은 손에 화로를 들고 앞에 가고, 상여 뒤엔 수많은 남자와 여자가 머리를 풀고 슬피 울었으며, 보는 자도 매우 슬퍼하였다. 이를 본 보살이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갖가지 여러 색으로 장식한 수레에 실려서 가며, 어찌 남자와 여자들이 슬피 울고, 보는 자도 저렇게 간절히 슬퍼하는가?’ - 037_0755_c_23L菩薩常法:將欲出城遊觀,先命御者嚴飾車乘。旣嚴飾已出城遊觀,逢一死人,以雜色車而以載之。復有一人手持火鑪在前而行,雜色車後,多諸男女被髮哀號,見者悲切。菩薩見已問御者曰:‘此是何人?以種種雜色嚴飾其車,載之而去,男女哀號見者悲切。’
-
마부가 대답하였다.
‘저것은 죽은 사람입니다.’
태자가 물었다.
‘어떤 것을 죽은 사람이라 하느냐?’
마부가 대답했다.
‘사람의 생기가 한번 다하면 부모도 형제도 처자 권속도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보살이 물었다.
‘나도 저렇게 되느냐?’
그렇게 된다고 대답하자, 보살은 근심에 잠겨 즉시 환궁할 것을 명했다. - 037_0756_a_08L御者答曰:‘此名死人。’太子問曰:‘云何名爲死人?’御者答曰:‘此人生氣一盡,不復得與父母兄弟妻子眷屬而重相見。’菩薩問曰:‘我亦爾不?’答曰:‘亦爾。’菩薩聞已愁憂不樂,卽命還宮。
-
그때에 정반왕이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성문 밖을 유람하고 나서 즐거워하더냐?’
마부가 대답했다.
‘제가 보기에는 태자가 더 우울해하고, 유쾌해하지 못했습니다.’
왕이 물었다.
‘무엇 때문이냐?’
‘길에서 죽은 사람을 만났는데 부모와 처자가 슬피 울면서 영결을 고했습니다. 태자가 ≺나도 그렇게 되느냐?≻고 묻기에 ≺그렇게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더니, 지금 궁중에서 그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정반왕은 다시 다섯 가지 욕망을 더욱 충족시키기 위해 갖가지 미묘한 음악과 춤과 진기한 보물과 채녀로써 보살을 즐겁게 하였다.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56_a_12L時淨飯王問御者曰:‘太子出城遊觀,歡樂以不?’御者答曰:‘我見太子愁憂不樂。’王曰:‘何故?’答曰:‘今者路逢死人,父母妻子悲號相送,太子問曰:“我當如此不?”我卽答曰:“皆當如此。”故在宮中思惟是事。’時淨飯王復加五欲,以種種微妙音樂倡伎珠珍婇女娛樂菩薩。頌曰:
-
이 성은 가장 좋게 장식된 성이니
천중천자(天中天子)가 머물 만하다네.
5욕을 배로 늘려 능히 즐기면
오히려 천 개의 눈으로 기쁨의 동산을 보는 것 같으리. -
037_0756_a_20L‘此最勝城甚嚴飾,
天中天子可久住,
倍加五欲能歡樂,
猶如千眼歡喜園。’
-
037_0756_b_01L그때 정거천(淨居天)의 여러 하늘들은 모두 ‘보살이 전세(前世)로부터 크고 실다운 인(因)의 힘을 가졌으니, 우리는 마땅히 큰 연(緣)을 지어야 한다. 왜냐하면 큰 인(因)은 큰 연(緣)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고, 즉시 큰 사문(沙門)으로 변화하였다. 주장자를 잡고 발우를 들고, 집집마다 차례로 다니며 걸식하였다.
보살의 상법대로 성 밖으로 나가서 유람하려고 먼저 마차를 대령할 것을 명했다. 마차를 대령하자 수레를 타고 길을 떠났는데 길에서 한 사문을 만났다. 그는 머리를 깨끗이 깎고 가사를 입고 물병과 발우를 들고 조용히 걸으면서 걸식하고 있었다. 보살은 그 사문을 보자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 037_0756_a_22L爾時淨居諸天,皆共觀念:‘菩薩先有大實因力,我等當爲菩薩作大緣故。何以故?若有大因待大緣故。’卽便化作一大沙門,執錫持鉢次行乞食。菩薩常法:出城遊觀先命嚴駕,旣嚴駕已登車前行,於衢路中逢一沙門淨除鬚髮被福田衣,執持甁鉢徐行乞食。菩薩見已問御者曰:‘此是何人?’
-
마부가 대답했다.
‘저 사람은 출가한 사람입니다.’
‘어떤 자를 출가한 사람이라고 하느냐?’
‘저 사람은 선한 마음을 가지고 선한 행동을 하며, 선한 곳에 머무르며,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이 모두 깨끗합니다. 신심이 있기 때문에 머리를 깎고 여래복(如來服)을 입으며, 속가를 떠나 열반의 길에 오르기 때문에 출가하였다고 합니다.’ - 037_0756_b_07L御者答曰:‘名出家人。’菩薩問曰:‘云何名爲出家?’報曰:‘此人以善心修善行,於善處住,身口意業悉皆淸淨。以信心故,剃除鬚髮被如來服,捨離俗家昇涅槃路,故名出家。’
-
보살은 즉시 마부에게 말했다.
‘너는 수레를 몰아 저 사문을 뒤따라가거라.’
보살의 명령을 따라서 즉시 수레를 몰아 사문이 있는 곳으로 갔다. 보살이 사문에게 물었다.
‘너희는 어떤 사람이며, 무엇 때문에 머리를 깎고 일반인과 다른 색으로 된 웃을 입었으며, 손에는 주장자와 발우를 들고 걸식하면서 살아가느냐?’
‘저희는 출가한 사람입니다.’ - 037_0756_b_12L菩薩卽便告御者曰:‘汝可將車近彼沙門。’御者奉命,卽便引車至沙門所。菩薩爾時問沙門曰:‘汝是何人?何故剃除鬚髮著別色衣,手持錫鉢以乞自活?’沙門報曰:‘我出家人也。’
-
보살이 또 물었다.
‘어떤 사람을 출가한 사람이라고 하느냐?’
사문이 대답했다.
‘항상 선한 마음으로 선한 행을 닦아서 신업ㆍ구업ㆍ의업이 모두 청정하도록 하며, 속가를 여의고 열반의 길에 올랐기 때문에 출가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보살이 찬탄하였다.
‘참으로 훌륭하구나, 참으로 훌륭하구나.’보살은 스스로 다짐하였다.
‘나도 저렇게 출가해야 되겠다. 즉시 마부를 명하여 궁으로 돌아가야겠다. 궁으로 돌아가서 그 일을 깊이 생각해 보리라.’
마부는 명령대로 즉시 궁으로 수레를 돌렸다. 궁중에 돌아온 보살은 고요히 생각에 잠겼다. - 037_0756_b_17L菩薩又曰:‘云何名爲出家人也?’沙門報曰:‘常以善心恒修善行,身口意業悉令淸淨,捨離俗家昇涅槃路,故名出家人也。’菩薩歎曰:‘善哉斯事!善哉斯事!’卽自念言:‘若當如此我亦出家。’卽命御者:‘可速還宮,我至宮中思量是事。’御者奉命,執御還宮。旣至宮中寂然思念。
-
037_0756_c_01L그때 정반왕이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성 밖에 나가 유람하고 즐거워하더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제가 보기엔 태자가 근심에 젖어 있고 전혀 즐거운 빛이 없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즐거워하지 않았느냐?’
마부가 대답했다.
‘태자는 성을 나가서 한 사문을 만났는데, 그는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서 손에 주장자와 발우를 들고 조용히 다니면서 걸식하고 있었습니다. - 037_0756_c_01L時淨飯王問御者曰:‘今者太子出城遊觀,歡樂以不?’荅曰:‘我見太子愁憂不樂。’王卽問曰:‘何故不樂?’御者答曰:‘太子出城逢一沙門,剃除鬚髮被福田衣,手持鉢錫徐行乞食。
- 태자가 저에게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기에, 제가 ≺그는 출가한 사람입니다≻라고 답하였더니, 또 묻기를 ≺무엇을 일러서 출가라고 하느냐≻ 하기에, 저는 즉시 ≺속가를 버리고 열반의 길에 올랐기 때문에 출가라 합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저의 말씀을 듣자 태자는 저에게 명하여 수레를 사문에게 가까이 끌고 가도록 하고서 사문에게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머리를 깎고 일반인과 다른 색깔의 옷을 입었으며, 손에는 병과 발우를 들고 스스로 걸식하느냐≻고 물으니, 사문이 ≺저는 출가한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태자가 다시 묻기를 ≺어떤 사람을 출가한 사람이라고 하느냐≻라고 하니, 그 사문이 대답하기를 ≺속가를 떠나서 열반의 길에 오른 사람을 출가인이라 합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태자는 그 말을 듣자, ≺참으로 훌륭하구나. 참으로 훌륭하구나≻ 하고 찬탄하면서 ≺만약 그렇다면 나도 출가해야겠다≻고 말하고, 저에게 속히 환궁할 것을 명했습니다. 지금은 궁중에서 그 일을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 037_0756_c_06L太子問我:“彼何人也?”我卽答曰:“名出家人。”便問我言:“云何名爲出家?”我卽答曰:“捨其俗家,昇涅槃路,故名出家。”太子聞已,命我引車近沙門所,問沙門曰:“汝是何人?剃除鬚髮被異色衣,手執甁鉢自行乞食。”沙門報曰:“我出家人也。”太子問曰:“云何名爲出家人也?”彼便報曰:“捨離俗家,昇涅槃路。”太子聞已卽便歎曰:“善哉斯事!善哉斯事!若如此者我亦出家。”卽便命我令速還宮,今在宮中思量是事。’
-
그때 이 말을 들은 정반왕은 참담한 마음으로 스스로 생각하였다.
‘태자가 태어났을 적에 관상가와 점술가의 말이 태자가 왕위에 오르지 않으면 반드시 출가한다고 하였는데, 지금 상태를 보니 출가할 때가 온 것 같구나.’
그리고는 즉시 한 수단을 부렸다.
‘지금 태자를 저 농사를 짓고 있는 곳으로 보내야겠다. 여러 사람들이 농사일에 힘쓰는 것을 보면 마음에 즐거움을 얻어 출가에 대한 일을 잊어버릴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는, 즉시 궁중에 가서 태자에게 일렀다.
‘내가 기름진 밭을 갖고 있는데 지금 사람들을 시켜서 농사일을 하고 있으니 네가 가서 감독하여라.’ - 037_0756_c_16L時淨飯王旣聞此語,慘然不樂,私自念曰:‘太子生時相師占言:“太子不登王位,必當出家。”觀今相狀,應出家時至。卽設方便,我今當令太子往田農所,見彼人衆行來作務,心得歡喜忘出家事。’作是念已,卽往宮中告太子曰:‘我有良田令人營植,汝可撿挍。’
-
037_0757_a_01L태자는 궁중에서 저 노인과 병든 사람과 죽은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곧 우울해지고, 저 사문을 생각하면 다시 마음이 즐거워지곤 하여, 이런 마음들에 휩싸여 잠시도 떠나지 않고 있는 중이었는데,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거역할 수 없어 즉시 마부에게 명하여 수레를 타고 밭으로 향했다. 그러나 몸은 밭으로 가고 있는데 마음은 출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밭으로 향하던 도중에 갑자기 감추어져 있던 5백 개의 보물 창고의 문이 열리더니 그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훌륭하다. 태자여, 우리 보물들은 다 그대의 과거 권속들이 소장하던 것들이니, 그대가 모두 가지고 마음대로 써라.’ - 037_0756_c_23L太子在宮,想彼老病死人,卽懷憂懼,念彼沙門復生喜戀,此心所繫無時蹔捨。聞父所言不可違背,卽順父言,便命御者,登車卽往,身雖欲往田所,心恒繫念出家。旣漸前行,忽於中路遇五百寶藏悉皆開門,中有聲曰:‘善哉太子!我等珍寶,是汝過去眷屬之藏,汝可盡取隨汝意用。’
-
태자는 대답하였다.
‘그것들은 과거 권속들이 어리석게 부질없이 마구 모은 물건들이니, 내버리는 것이 좋겠다. 내가 지금 그것을 무엇에 쓰겠느냐. 너희는 빨리 물러가라.’
그때 그 보배 창고로부터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그대가 만약 갖지 않겠다면 우리는 지금 바다로 들어가겠다.’
보살이 대답했다.
‘네 마음대로 가거라.’
이에 보장(寶藏)들은 즉시 바다로 들어갔다. - 037_0757_a_08L太子報曰:‘此是過去眷屬愚癡資具,無時積聚莫知棄捨。我今何用?汝等速去。’時彼寶藏復出聲曰:‘汝若不取,我今入海。’菩薩報曰:‘隨汝意去。’時寶藏等便入大海。
- 그때 보살은 다시 앞으로 나아갔는데, 농사를 짓는 고을에 이르러 밭을 가는 농부를 보니, 흙먼지가 날리고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며, 손에 잡은 회초리[牛杖:소를 몰 때 쓰는 회초리]엔 온통 피가 묻어 있었다. 다시 소를 보니, 등가죽이 뚫리고 문드러졌고 목마름과 굶주림에 시달렸으며, 바싹 야윈 몸뚱이로 숨에 차 헐떡이면서도 쉬지 못하였으며, 여러 등에와 파리들은 그 피고름을 빨아먹고 구더기는 그 상처에서 배를 채웠으며, 혹은 다리가 쟁기 날에 상처를 입기도 하였다.
- 037_0757_a_12L爾時菩薩復漸前行,至犂田村見彼耕人,塵土坌身遍體流汗,手執牛杖盡皆有血。復見其牛,皮背穿爛飢渴所逼,羸瘦困苦喘息不住,爲諸蝱蠅唼食膿血,諸小虫等滿其瘡食,或爲犂刃傷割其腳。
-
보살은 밭을 갈고 있는 곳을 두루 다니며 보았지만 다 이런 고통스러운 일들만 보였다. 한량없는 겁(劫) 동안 자비심을 깊이 심어온 보살이라 이런 고통을 보자 곧 연민의 정이 생겨서 즉시 밭을 가는 사람을 불러서 물었다.
‘너희는 어디에 소속되어 있느냐?’
‘저희들은 모두 태자에게 소속되어 있습니다.’ - 037_0757_a_18L菩薩遊歷耕種之所,皆見如此諸苦惱事。菩薩從無量劫來,深種慈悲,遇此苦業便生憐愍,卽喚耕田人等而問之曰:‘汝屬何人?’諸人報曰:‘我等皆屬太子。’
-
037_0757_b_01L보살은 그들에게 말했다.
‘이제 너희들을 놓아줄 터이니 너희 마음대로 살아라. 나에게 소속될 필요 없다. 발을 가는 소들도 놀아줄 터이니 물과 풀을 마음대로 먹으면서 살도록 두어라.’
이때 보살은 이런 고통스런 일을 생각하고 수레에서 내려 염부나무[贍部樹] 사이에 앉아 제일무루상사삼매(第一無漏相似三味)에 들어갔다. 좌우 시종들은 보살을 둘러싸고 모두 나무 밑에 앉아서 보살을 보살폈다. - 037_0757_a_22L菩薩告曰:‘今放汝等任自存活,不須繫屬於我。耕田牛等亦便放捨,任逐水草養其軀命。’于時菩薩念此苦事,從車而下,於贍部樹閒,入第一無漏相似三昧,左右侍從圍遶菩薩,各坐樹下瞻侍菩薩。
- 그때 정반왕은 ‘밥 때가 다 되어 가는데, 어찌하여 태자가 궁안으로 돌아오지 않는가? 내가 즉시 가서 태자를 만나야겠다’라고 생각하고, 곧 수레를 타고 나갔다. 밭가는 곳에 이르러 여러 곳을 돌아보다가 염부나무 아래서 삼매에 들어 있는 태자를 발견했다. 이때 해는 이미 서쪽으로 기울어져 모든 나무 그늘이 해를 따라 옮겨갔는데, 오직 태자가 앉아 있는 나무만은 태자를 덮고 있는 그늘이 옮겨 가지 않고 있었다.
- 037_0757_b_04L時淨飯王自念:‘食時將至,太子何爲不還宮內?’卽欲自往看其太子,便命車輅登之而行,至耕田所周迴諸處尋覓太子,於贍部樹下,見入三昧。于時日已西傾,一切林影皆隨日轉,唯太子所坐之樹猶蔭太子,其陰不移。
-
이것을 본 정반왕은 곧 생각하기를 ‘지금 나의 태자가 큰 위덕을 가졌구나. 해가 이미 서쪽으로 기울어져 모든 숲의 그늘이 다 해를 따라 옮아갔는데, 오직 태자가 앉아 있는 나무만은 아직까지 태자를 가린 채 그늘이 옮겨 가지 않는구나’ 하고 기쁜 마음이 치솟고 공경심이 생겨서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여 태자에게 예를 표하고, 삼매로부터 깨어 일어날 것을 청했다. 함께 보배수레를 타고 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타림(屍陀林) 밑에서 죽은 사람들을 보았는데, 누런 살갗ㆍ썩은 피ㆍ지독한 냄새가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것을 본 태자는 더욱 마음이 무거워져 수레 안에서 결가부좌하고 골똘히 생각하면서 가비라성에 이르렀다.
이때 역수(歷數)를 아는 점술가가 점을 쳐서, 태자가 7일 안에 출가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전륜왕의 위에 오른다는 것을 알아내고, 즉시 게송으로 정반왕에게 아뢰었다. - 037_0757_b_10L時淨飯王見是事已,卽自念言:‘今我大子甚大威德。日已西傾,一切林影皆隨日轉,唯大子所坐之樹猶蔭大子,其陰不移。’歡喜踊躍生恭敬心,曲躬低頭前禮太子,請從定起共登寶車,漸次還宮。至屍林下見諸死人,或黃或淤臭穢狼藉,太子見已重加憂念,於寶車中結跏趺坐,專心思惟。漸至劫比羅城,時曆數者卽占:‘太子至七日內不出家者,必登轉輪王位。’占知是事,卽以其頌奏淨飯王曰:
-
태자가 출가하지 않고
7일을 채운다면
그 날 해가 떠오를 때
반드시 금륜 위에 오르네. -
037_0757_b_21L‘太子不出家,
盡於七日中,
於彼日出時,
必登金輪位。
-
7보(寶)에 자재한 전륜성왕
태자가 바로 그분일세.
세상에는 고달픈 일이 없고
원적(怨賊)은 절로 평정되도다. -
037_0757_b_23L 七寶自在王,
太子當如此,
海內無勞役,
怨敵自平定。
-
037_0757_c_01L
만약 태자께서 출가한다면
두려움 없는 마음[無畏]으로 숲속에 앉아
일체지(一切智)를 증득한 뒤에
온갖 중생을 제도해 건지리라. -
037_0757_c_01L 太子若出家,
無畏坐林閒,
證彼一切智,
度脫諸衆生。’
-
그때 보살은 이미 성안에 들어와 있었다. 석가 종족 가운데 이름이 불과시(不過時)라는 사람에게 녹왕(鹿王)이라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누각의 창을 통하여 멀리 보살을 보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 037_0757_c_02L爾時菩薩旣至城內,有一釋迦種名不過,時有其一女名曰鹿王,於樓窗中遙見菩薩,讚歎頌曰:
-
유모가 안락하게 낳았고
아버지가 안락하게 길렀네.
그 여인 매우 안락하니
마땅히 그대의 아내가 되리라. -
037_0757_c_05L‘安樂乳母生,
安樂父能養,
彼女極安樂,
當與汝爲妻。’
-
이 게송을 들은 보살은 마음이 고요하여 열반의 목소리인 선정에 들었으므로 다만 말소리만 들려왔다.
‘가장 수승한 사람인 너는 마땅히 적정열반(寂靜涅槃)만을 생각하라.’
보살은 이 열반의 목소리를 듣고 기쁘게 생각하던 중에 또 이 묘한 소리를 듣고 목에 걸었던 구슬 목걸이[珠瓔]를 벗어 공중으로 던지니, 위신력으로 인하여 녹왕 아가씨의 목에 떨어져 걸렸다. - 037_0757_c_07L菩薩聞此,其心寂入涅槃聲義,唯聞言曰:‘汝最勝人當思惟寂靜涅槃。’菩薩聞此涅槃聲,愛念歡喜,聞妙聲故,卽脫頸上珠瓔,擲於空中。以威力故,遂落鹿王女頸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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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경을 본 사람들이 크게 환희하며 이 사실을 정반왕에게 그대로 고하였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즉시 2만 명의 채녀들로 하여금 녹왕 아가씨를 맞아 태자궁으로 들어가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보살은 세 명의 부인을 두게 되었는데, 바로 녹왕(鹿王), 교비가(喬比迦), 야수다라(耶輸陀羅)였으니, 그 중에 야수다라가 첫 번째인 정실이었다. 이들 세 명의 부인들은 각기 2만 명의 채녀를 거느렸는데, 그들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궁안에 머물렀다. - 037_0757_c_12L諸人見此皆大歡喜,白淨飯王具陳上事。王聞此語,卽令二萬婇女迎鹿王女,將入太子宮內。彼時菩薩有三夫人:一名鹿王ㆍ二名喬比迦ㆍ三名耶輸陁羅。其耶輸陁羅最爲上首,其三夫人各有二萬婇女,前後圍遶在於宮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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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8_a_01L그때 정반왕은 역수(曆數)에 밝은 점술가의 게송을 듣고 즉시 감로(甘露) 등 네 형제를 한 곳에 불러 모으고 점술가가 읊은 게송에 대해 서로 의논하였다.
‘7일 동안만 출가하지 않는다면 윤왕의 지위에 오른다고 하니, 우리는 7일 동안 태자를 지켜야 한다. 병사들로 하여금 네 성문을 빈틈없이 지키도록 하자.’
이렇게 상의하고 나서, 즉시 가비라성에 일곱 겹으로 성을 쌓고 참호를 팠다. 성에 철문을 달고 문마다 풍경을 달아서 성문을 열고 닫을 때 그 풍경소리가 사방 4십 리에 울려 퍼지도록 하였고, 보살이 있는 누각 위엔 예쁜 기녀들로 하여금 노래하고 춤추면서 태자를 에워싸도록 하였다. 또 대신들과 용맹한 장수들은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당번을 두어 엄하게 지켜 성문 밖을 순찰하였고, - 037_0757_c_18L時淨飯王,聞曆數者頌,卽喚甘露等兄弟四人集居一處,遞相議彼曆數之頌:‘“若七日內不許出家,登輪王位”者,我等宜應於七日內守護太子,仍令兵衆於四城門勤加防衛。’作是議已,卽於劫比羅城築七重城塹,皆安鐵門,一一門上盡挂鳴鈴。若有開閉,其鈴聲聞四面周迴各四十里。菩薩所在樓閣之上,皆令伎女作諸音樂歌儛圍遶,大臣猛將領四種兵,嚴更警候營守城外。
- 보살이 있는 궁중의 모든 문을 폐쇄하였다. 혹 사명을 띠고 왕래하는 자가 있을 때에는, 성의 누각에 별도로 사다리를 설치하여 5백 명의 사람들이 그것을 들고 다니도록 하였다. 또 궁의 안문을 열고 닫을 때는 기이한 소리가 나서 정반왕에게 그 소리가 들리도록 하였으며, 소리가 들리면 모든 궁녀들이 몽둥이와 칼을 차고 성문을 지키게 하였다. 가비라성 바깥은 백 명의 관리들이 역시 번갈아 빈틈없이 지키도록 하였다.
- 037_0758_a_04L菩薩宮中諸門常閉,縱有使命須往來者,於城樓上別置梯道,令五百人擎之來去。其內宮門開閉之時,皆出異聲令淨飯王聞。若聞門聲,諸宮女等盡執仗刃,劫比羅城外百官吏人,亦復勤加遞相防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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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정반왕은 직접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동쪽 문을 지키고, 곡반왕도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남쪽 문을 지켰으며, 백정왕은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서쪽 문을 지키고, 감로반왕도 역시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북쪽 문을 지켰다.
대명석가(大名釋迦)는 용맹한 병사들을 거느리고 성안을 순찰하다 동쪽 문에 이르러 문지기에게 물었다.
‘이 문은 누가 지키는가?’
정반왕이 대답하였다.
‘여기는 내가 맡고 있다.’
대명장수가 말했다.
‘엄하게 지키는 자는 좋지만, 졸면서 지키는 자는 나쁩니다.’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58_a_10L時淨飯王自將四兵守城東門,其斛飯王自將四兵守城南門,其白淨王復將四兵守城西門,甘露飯王亦將四兵守城北門。大名釋迦領諸猛士巡行城內,至城東門問守門人曰:‘誰守此門?’淨飯王報曰:‘是我知更。’大名將曰:‘嚴更者好,睡眠者惡。’卽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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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자는 죽은 자와 다름없으니
이 사람은 마왕에 속해 있네.
지혜로운 자는 언제나 깨어 있나니
그래서 부지런히 지키네. -
037_0758_a_17L‘睡者如死人,
此人屬魔王,
智者常覺悟,
是故勤防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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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송을 마친 대명석가는 남쪽 문에 이르러 문지기에게 물었다.‘여기는 누가 지키는가?’
곡반왕은 대답했다.
‘여기는 내가 맡고 있다.’
대명장수는 말했다.
‘부지런히 지키는 자는 좋지만, 졸면서 지키는 자는 나쁩니다.’
그는 또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58_a_19L大名釋迦說此頌已卽至南門,問守門者曰:‘何人守此?’斛飯王報曰:‘是我知更。’大名將曰:‘勤加者好,睡眠者惡。’卽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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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자는 죽은 자와 다름없으니
이 사람은 마왕에 속해 있네.
지혜로운 자는 항상 깨어 있어서
언제나 부지런히 지키네. -
037_0758_a_23L‘睡者如死人,
此人屬魔王,
智者常覺悟,
是故勤防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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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8_b_01L
대명석가는 게송을 마치고 다시 서문으로 갔다.
‘이 문은 누가 지키는가?’
백반왕이 대답했다.
‘이곳은 내가 맡고 있다.’
대명 장수가 말했다.
‘부지런히 지키는 자는 좋지만, 졸면서 지키는 자는 나쁩니다.’
또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58_b_01L大名釋迦說此頌已復至西門,問守門者曰:‘是何人守?’白飯王報曰:‘是我知更。’大名將曰:‘勤加者善,睡眠者惡。’復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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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자는 죽은 자와 다름없으니
이 사람은 마왕에 속해 있네.
지혜로운 자는 항상 깨어 있어서
언제나 부지런히 지키네. -
037_0758_b_05L‘睡者如死人,
此人屬魔王,
智者常覺悟,
是故勤防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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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송을 마치고 다시 북쪽 문으로 가서 문지기에게 물었다
‘이곳은 누가 지키는가?’
감로반왕이 대답했다.
‘여기는 내가 맡고 있다.’
대명 장수가 말했다.
‘부지런히 지키는 자는 좋지만, 졸면서 지키는 자는 나쁩니다.’
그는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58_b_07L說此頌已復至北門,問守門者曰:‘是何人守?’甘露飯王報曰:‘是我知更。’大名將曰:‘策勤者善,睡眠者不善。’卽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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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자는 죽은 자와 다름없으니
이 사람은 마왕에 속해 있네.
지혜로운 자는 항상 깨어 있어서
언제나 부지런히 지키네. -
037_0758_b_11L‘睡者如死人,
此人屬魔王,
智者常覺悟,
是故勤防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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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송을 마치고는 가운데 진영으로 가서 영을 지키는 자에게 물었다.
‘이곳은 누가 지키는가?’
‘이곳은 아무개가 지킨다.’
‘부지런히 지키는 자는 좋지만, 졸면서 지키는 자는 나쁘다.’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58_b_13L說此頌已還至中營,問守營人曰:‘何人知更?’營人報曰:‘是某知更。’‘策勤者善,睡眠者不善。’卽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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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지켜서 법을 어기지 말고
사실을 말하고 거짓말을 말지어다.
거짓말을 하면 암흑으로 들어갈 것이니
그러므로 부지런히 지키도록 하여라. -
037_0758_b_16L‘策勤莫違法,
實語莫妄語,
妄語入黑暗,
是故勤防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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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758_c_01L
대명석가는 새벽까지 이렇게 순찰하고 정반왕에게 가서 말했다.
‘7일 가운데 하룻밤이 지났으니 6일 남았습니다.’
왕이 즉시 대답했다.
‘남은 6일을 부지런히 지키자. 6일이 지나면 나의 태자는 금륜왕이 된다. 그때 우리 모두 그를 따라 허공을 날면서 사천하를 내려다보자.’
이렇게 하여 엿새를 지키고 오직 하룻밤이 남았다.
천제석은 상법대로 관찰하고 생각하며 사바세계를 내려다보며 게송으로 말했다. - 037_0758_b_18L大名釋迦如此巡已卽至天曉,於淨飯王所白其王曰:‘七日之中一夜已過,唯餘六日。’王便報曰:‘旣餘六日,勤加守護。六日若過,我之太子登金輪王。我等諸人咸皆隨從,飛騰虛空觀四天下。’如此警候乃至六日,唯餘一夜。天帝釋有常法,觀念之時窮於下界,卽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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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 종족의 성자인 왕자께서는
6바라밀을 닦아 구족하였네.
세속을 벗어나 산림에 살며
위없는 참된 도를 구하네.” -
037_0758_c_02L‘釋迦牟尼國王子,
修六度行皆圓具,
愛樂出俗處山林,
以求無上眞如道。’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破僧事卷第三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10)성질이 찬 약으로서, 소염과 진정 작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