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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범망경연의佛說梵網經演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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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시처주明時處主(때와 장소, 설법주를 밝힘)
2. 지소설법문指所說法門(설한 법문을 가리킴)
3. 방광경중放光警衆(빛을 밝혀서 대중을 경계함)
4. 보살방광집문菩薩放光集問(보살이 빛을 밝히고 대중이 운집하여 물음)
5. 위중청법爲衆請法(대중을 위하여 법을 청함)
6. 이정시답以定示答(정定으로써 답을 보임)
7. 시수삼혜試修三慧(살펴서 삼혜를 닦음)
8. 명인明因(인을 밝힘)
9. 명과明果(과를 밝힘)
10. 종본수적從本垂迹(근본을 따라 방편을 드리움)
11. 섭적귀본攝迹歸本(방편을 거두어 근본에 돌아감)
12. 정열사십법문正列四十法門(바로 40법문을 나열함)
13. 득입과상 이자신증得入果相 以自身證(터득해 들어가는 과果의 상相을 몸소 증명함)
14. 전수중생轉授衆生(계속 중생에게 가르쳐 줌)
15. 보살문의菩薩問義(보살이 뜻을 물음)
16. 명십발취明十發趣(십발취를 밝힘)

1) 총징總徵(통틀어서 물음)

(1) 사심捨心
(2) 계심戒心
(3) 인심忍心
(4) 진심進心
(5) 정심定心
(6) 혜심慧心
(7) 원심願心
(8) 호심護心
(9) 희심喜心
(10) 정심頂心

17. 십장양十長養을 10으로 나눔

1) 총징總徵
2) 문분십文分十(글을 열 가지로 나눔)

(1) 자심慈心
(2) 비심悲心
(3) 희심喜心
(4) 사심捨心
(5) 시심施心
(6) 호어심好語心
(7) 익심益心
(8) 동심同心
(9) 정심定心
(10) 혜심慧心

18. 십금강十金剛

1) 총징總徵
2) 별석別釋(따로 해석함)에 열 가지이니

(1) 신심信心에서 불괴심不壞心까지이다
(2) 염심念心
(3) 회향심廻向心
(4) 달심達心
(5) 직심直心
(6) 불퇴심不退心
(7) 대승심大乘心
(8) 무상심無相心
(9) 혜심慧心
(10) 불괴심不壞心

19. 십지十地

1) 총징總徵
2) 문분십文分十

(1) 평등지平等地
(2) 선혜지善彗地
(3) 광명지光名地
(4) 이염지爾焰地
(5) 혜조지慧照地
(6) 화광지華光地
(7) 만족지滿足地
(8) 불후지佛吼地
(9) 화엄지華嚴地
(10) 입불계지入佛界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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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의 도가 합하고 근기와 가르침이 서로 부합한 때에, 나의 본사인 만덕존석가모니불萬德尊釋迦牟尼佛이 제4선지第四禪地에서 마혜수라천왕궁摩醯首羅天王宮에 계실 때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무량한 대범천왕大梵天王과 보살대중菩薩大衆과 함께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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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연화대장세계蓮華臺藏世界의 노사나불盧舍那佛께서 설하신 「심지법문품心地法門品」을 석가모니불께서 설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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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03_b_01L이때에 석가모니불께서 법회의 대중이 믿지 아니할까 염려하시어, 몸에 색과 마음이 둘이 아닌 지혜의 빛을 밝히셨다. 이 천왕궁天王宮에서부터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에 이르러 비추신 곳의 모든 세계에 있는 모든 중생이 각각 서로 보고 환희하며 즐거워하였다. 그러나 이 빛을 아직 알지 못하므로, ‘빛이 무엇을 인因하며, 무엇을 연緣함인가’라 하고 이와 같은 의심을 모두 내었다. 무량한 천天과 인人도 또한 의심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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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04_a_01L그때 대중 가운데 현통화광왕보살玄通華光王菩薩이 대장엄화광삼매大莊嚴華光三昧에서 일어나서,‘화華’는 행行을 나타내고, ‘광光’은 지혜를 나타냄. 부처님의 신력神力을 이어서 금강백운색광명金剛白雲色光明을 밝히니, 광명이 모든 세계를 밝혔다. 이 세계에 있는 모든 보살이 다 와서 법회에 모여서 한마음과 다른 입으로 앞에 와서 부처님께서 밝히신 이 광명의 인연상因緣相을 여쭈었다.
이때에 석가모니불께서 곧 이 세계의 대중을 맞이하여, 연화대장세계蓮華臺藏世界의 백만억의 자금강광명궁紫金剛光明宮으로 돌아가셔서, 노사나불盧舍那佛께서 백만억의 연화혁혁광명蓮華赫赫光明의 자리에 앉으심을 보셨다. 이때에 석가모니불과 모든 대중이 일시에 노사나불의 발에 예경하시기를 마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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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불이 대중들을 대표하여, “이 세계와 땅과 허공의 모든 중생이 무슨 인연을 지어서 보살의 십지도十地道를 이룰 수 있으며, 불과佛果를 이루려 할진댄 무슨 상相을 지어야 하겠나이까.”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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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04_b_01L그때에 노사나불盧舍那佛께서 곧 크게 기뻐하시어 허공광체성본원성불상주법신虛空光體性本源成佛常住法身을 나투시어 모든 대중에게 보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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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불자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 수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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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미 백 아승기겁 동안 심지心地를 수행하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인因을 삼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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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범부의 지위를 버리고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었기 때문에 ‘노사나盧舍那’라 이름하여, 연화대세계해蓮華臺世界海에 머물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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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05_a_01L그 대臺가 두루하여 천 개의 잎이 있고, 한 개의 잎을 하나의 세계로 하여, 천 개의 세계로 삼았느니라. 내가 천 명의 석가모니불을 화현化現시켜서 천 개의 세계에 근거하여, 교화하는 도를 통섭하게 했느니라(統攝化道). 그 다음에 한 꽃잎의 세계에 나아갔다가 다시 백억 개의 수미산須彌山과 백억 개의 해와 달과, 백억 개의 사천하四天下와 백억 개의 남염부제南閻浮提에 있었다. 백억 명의 보살과 석가모니불께서 백억의 보리수 아래에 앉으시어, 각각 그대가 물은 보리살타심지菩提薩埵心地를 설하였느니라. 그 나머지 구백구십구 명의 석가모니불께서도 각각 천백억 명의 석가모니불을 나투어 보이심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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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꽃잎 위의 부처님은 나의 화신化身이요, 천백억 명의 석가모니불은 천 명의 석가모니불의 화신化身이니라. 나는 천 개의 꽃잎 위의 불佛과 천백억 명의 석가모니불의 본원本源이기 때문에 ‘노사나盧舍那’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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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06_a_01L그때에 연화대장세계蓮華臺藏世界의 노사나불이 널리 천 명의 석가모니불과 백억 명의 석가모니불이 물은 심지법품心地法品을 답하기를,
“모든 부처님들이여’1) 마땅히 아소서.
견신인堅信忍에서 십발취심十發趣心의 향向·과果이니라. 일은 사심捨心이요, 이는 계심戒心이요, 삼은 인심忍心이요, 사는 진심進心이요, 오는 정심定心이요, 육은 혜심慧心이요, 칠은 원심願心이요, 팔은 호심護心이요, 구는 희심喜心이요, 십은 정심頂心이니라.
모든 부처님들이여! 마땅히 아소서.
이 십발취十發趣를 따라서 견법인堅法忍에서 십장양심十長養心의 향向·과果에 들어가느니라. 일은 자심慈心이요, 이는 비심悲心이요, 삼은 희심喜心이요, 사는 사심捨心이요, 오는 시심施心이요, 육은 호어심好語心이요, 칠은 익심益心이요, 팔은 동심同心이요, 구는 정심定心이요, 십은 혜심慧心이니라.
모든 부처님들이여! 마땅히 아소서.
이 십장양심을 따라서 견수인堅修忍에서 십금강심十金剛心의 향向·과果에 들어가느니라. 일은 신심信心이요, 이는 염심念心이요, 삼은 회향심廻向心이요, 사는 달심達心이요, 오는 직심直心이요, 육은 불퇴심不退心이요, 칠은 대승심大乘心이요, 팔은 무상심無相心이요, 구는 혜심慧心이요, 십은 불괴심不壞心이니라.
모든 부처님들이여! 마땅히 아소서.
이 십금강심을 따라서 견성인堅聖忍의 십지十地의 향向·과果에 들어가느니라. 일은 체성평등지體性平等地요, 이는 체성선혜지體性善慧地요, 삼은 체성광명지體性光明地요, 사는 체성이염지體性爾焰地요, 오는 체성혜조지體性慧照地요, 육은 체성화광지體性華光地요, 칠은 체성만족지體性滿足地요, 팔은 체성불후지體性佛吼地요, 구는 체성화엄지體性華嚴地요, 십은 체성입불계지體性入佛界地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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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십법문품四十法門品은 내가 숙세宿世에 보살이었을 때 불과佛果에 들어간 근원根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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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07_a_01L이와 같이 하여 모든 중생이 발취發趣와 장양長養과 금강金剛과 십지十地에 들어가서 마땅히 불과佛果를 성취하리라. 행위가 없고 상相이 없어서 모든 번뇌를 영원히 없애며, 온갖 덕이 원만하고 지극하여 크게 가득하느니라.3) 상주常住하여 변하지 아니하며, 장소를 옮기지 아니하며, 십력十力과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과 법신法身과 지신智身이 만족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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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07_b_01L그때에 연화대장세계蓮華臺藏世界의 노사나불盧舍那佛께서 혁혁히 빛나는 대광명의 자리에서 천 개의 꽃 위의 부처님과 천억 명의 부처님과 일체 세계에서 모인 부처님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이 자리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화광왕대지명보살華光王大智明菩薩’이라.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노사나불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앞에서 십발취十發趣와 십장양十長養과 십금강十金剛과 십지十地의 명상名相을 간략히 여셨으나, 그 하나하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오니, 오직 원컨대 말씀하시고, 오직 원컨대 말씀하옵소서.”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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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노사나불께서 말씀하시기를,
“천 명의 부처님들이여! 자세히 들으소서.”
그대가 먼저 나에게 묻기를,
“어떠한 뜻이 발취發趣인가.”라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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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08_a_01L너희 불자佛子는 일체를 버릴지니라. 국토國土이든지 성읍城邑이든지, 전택田宅이든지 금은과 빛나는 구슬이든지, 남녀男女와 자기의 몸이든지, 행위가 있는 모든 물질인 일체를 모두 버릴지니라. 다만 행위가 없고 상相이 없는 이치를 관하면, 나와 남이라는 지견知見이 임시로 만나서 이루어진 것임을 알 것이니라.
외도外道는 주인이 있음을 망령되이 헤아리며, 조작하는 자가 있음을 망령되이 헤아리며, 신아神我의 견해를 망령되이 헤아리느니라. 이승二乘은 십이인연十二因緣을 진실한 법으로 망령되이 헤아리나, 실제 연기緣起는 또한 합한 것도 없으며 흩어짐도 없으며 받음(受)도 없느니라. 십이입十二入과 십팔계十八界와 오온五蘊 등의 법의 일체에 대하여, 범부가 헤아리는 것은 일합상一合相으로 아나, 나와 나의 것이라는 상相이 없어서 모든 법이 임시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니라. 안의 일체법과 밖의 일체법이 본래 없는 까닭으로 버릴 것도 없고, 받을 것도 없나니, 보살이 그때에 가회관假會觀이 현전現前하는 까닭으로 ‘마음을 버리고 공삼매에 들어간다(捨心入空三昧)’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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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佛子여! 이 무작계無作戒는 외도의 삿된 계와 범부의 취상계取相戒가 아니니, 이로써 받을 것이 없는 것을 분명히 깨달은 까닭이니라. 이 십계十戒를 비록 스승이 다음 스승에게 서로 전해 주나, 스승이 법을 잘 설하지 못함이니, 속이고 훔침과 내지 사견邪見이 본래 공空하여서, 모인 것이 없는 것이니라. 자비(慈)와 어짊(良)과 청정(淸)과 곧음(直)과 바름(正)과 실다움(實)과 정견正見과 버림(捨)과 기쁨(喜)이 십계十戒의 체성體性이니라. 여덟 가지 전도(八倒)를 제지하여 일체의 성性을 여의면 한결같이 도가 청정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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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09_a_01L불자佛子여! ‘삼인三忍’이라는 것은 무상혜체성無相慧體性이니, 일체의 괴고壞苦가 공空함을 관하는 까닭으로 ‘공인空忍’이라 함이요, 일체의 가는 곳곳(行處)마다 고苦가 다 생기지 않음을 관하는 까닭으로 ‘무생행인無生行忍’이라 함이요, 일체처의 고고苦苦가 진실한 상相인 줄을 관하는 까닭으로 곧 법신法身을 아나니, ‘여고인如苦忍’이라 함이니, 무량한 행行을 낱낱이 다 인忍이라 하느니라. 받는 이도 없으며 때리는 이도 없으며, 칼과 지팡이도 없으니, 안으로 받는 주체인 내가 없고, 밖으로 때리는 주체인 상대방이 없으며, 중간에 사용되는 칼과 지팡이가 없는 까닭으로 진심瞋心이 여여如如하니라. 유일하게 진실한 상相뿐인지라 상相이 없는 것도 아니며, 상相이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마음과 마음이 아닌(非心) 상相도 아니며, 또한 연緣과 연이 아닌(非緣) 상相도 아니니, 서 있음(立)과 머묾(住)과 움직임(動)과 멈춤(止)과 나와 타인과 번뇌(縛)와 해탈(解)과 일체 법法의 당체當體가 여여如如하여서 인忍의 상相을 얻을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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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10_a_01L불자佛子여! 사위의四威儀의 모든 때에, 항상 습기習氣를 조복하는 공관空觀과 가회관假會觀과 법성관法性觀을 수행할지니라. 세 가지 관觀의 힘을 사용하는 까닭으로, 생겨남이 없는 산(無生山)에 올라가서 일체의 있고(有) 없는(無) 법法을 보되, 있음도 진실이요, 없음도 또한 진실인지라 법성法性을 모두 등지지 아니하는 까닭으로, 하늘과 땅의 청색·황색·적색·백색 등의 일체와 입세법入世法과 출세법出世法과 삼보三寶와 지성智性과 일체의 믿음이 모두 진여眞如이니라. 세간과 출세간에서 수습修習하고 도를 정진精進하여, 공空이며 생겨남이 없으며(無生) 지음이 없는(無作) 삼해탈문三解脫門과 상응하나, 삼해탈혜三解脫慧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진공관眞空觀으로부터 세제世諦에 들어가되, 법法에는 두 가지 상相이 없나니라. 오직 상속진공관相續眞空觀으로써 차츰 선근에 나아감(進分善根)을 통달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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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佛子여, 적멸정체寂滅定體는 상相이 없으니(無相)5), 무상정체無相定體가 무량한 행行과 사무량심四無量心과 삼매三昧를 발생하나니, 범부와 성인이 삼매체성三昧體性에 들어가서 상응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없느니라. 일체가 정력定力을 사용하는 까닭으로, 일체의 나와 타인들의 번뇌(縛著)와, 사견邪見의 성性과, 범부들의 도를 장애하는 연緣과, 기풍을 흩트리고 마음을 요동시키느니라. 정력定力을 사용하는 까닭으로 고요하지 아니하면서도 자연히 고요하느니라. 소멸하지 아니하면서도 자연히 소멸하는 까닭으로,6) 범부의 네 가지 전도(四倒)와 이승二乘의 네 가지 전도(四倒)가 공空함이니라. 연緣이 없는 가정혜假靜慧로 일체에 임시로 만남(假會)을 관하여서 생각마다 적멸하는 까닭으로, 일체 삼계三界의 과죄果罪의 성性이 모두 정定의 소멸을 말미암아서 일체의 선善을 출생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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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11_a_01L불자佛子여! 공혜空慧는 이 진정한 혜慧의 체體요, 이승二乘의 단공무연斷空無緣이 아니니라. 허령虛靈한 지智의 체體를 ‘마음’이라 하느니라. 외도外道가 일체의 법을 분별하여 가명假名으로 주인을 삼은 것(主)도7) 각覺의 도道와8) 모두 같나니라. 이승二乘이 진정한 혜慧의 체體를 깨닫지 못하고 과果를 취하여 인因을 행하며, 성聖에 들어가고 범부의 지위를 버리며, 죄를 멸하고자 하여 복을 일으키며, 일체의 번뇌에서 모두 벗어나는 것도 또한 이 체성體性의 공용功用이니라. 외도外道와 이승二乘의 사람은 일체 지견知見과 상락아정常樂我淨과 괴로움(煩勞) 등 법法의 혜성慧性이 분명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집착을 내기 때문에 혜慧를 써서 우두머리를 삼아, 말할 수 없이 많은 혜관慧觀을 닦아서 중도中道의 제일의제第一義諦에 들게 하느니라. 그 무명이 지혜를 장해함(無明障慧)은 본래 상相이 있지 않느니라. 온 곳이 있는 것도 아니며, 생겨난 연(生緣)이 있는 것도 아니며, 쌓인 죄가 있는 것도 아니며, 여덟 가지 전도(八倒)가 있는 것이 아니라 원래 생멸이 없느니라. 이 지혜광명의 불꽃으로써 비추면 텅 비었으되 융화融和하여 걸림이 없음(虛融無礙)을 즐기며, 모든 방편을 일으켜서 갖가지 전변轉變하는 신통神通으로써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하느니라. 모두 진정한 지智의 체성體性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지혜의 작용이 온전히 드러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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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12_a_01L불자佛子여, 원願과 원願이 서로 이어져서 보리菩提를 크게 구하느니라. 일체의 구求함에 마음이 제한됨이 없느니라. 마음과 부처님과 중생의 셋이 차별이 없는 이치를 통달하여, 과각果覺의 성性에 칭합한 묘인妙因을 행한 까닭으로, 대원大願을 일으킨 것이 서로 이어져서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물러나거나 후회함이 영원히 없어져서 서로 이어짐이 오래되어, 노사나불이 백 아승기겁 동안 수행한 것과 같아서, 부처님의 지위를 얻어서 죄를 소멸함이니라. 지극한 마음으로 구하는 자는 도리어 생겨남이 없음(無生)과 함께 공空하여 한결같기 때문에, 이 원願을 닦을 때에 관觀하는 것마다 모두 정정正定에 들어가서 불법을 밝게 비추는 것이니라. 무량하게 결박당함이 모두 구하는 마음을 쓰는 까닭으로 해탈을 얻느니라.
무량한 묘행妙行이 모두 구하는 마음을 쓰는 까닭으로 보리를 얻으며, 무량한 공덕이 모두 구하는 마음을 쓰는 까닭으로 다 근본을 삼나니라. 맨 처음 발하여 구하는 마음과, 중간에 도를 닦음에 행行을 써서 구하는 까닭으로9) 불과佛果를 얻느니라. 일제一諦의 중도中道를 관하면 오온五蘊도 아니며 십팔계十八界도 아니니라. 견이 없어지고(沒見) 견이 생겨나는(生見) 견見이 아니요, 이승二乘의 해혜解慧도 아니니, 이 원願의 체성體性이 일체 행行의 본원本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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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13_a_01L불자佛子여, 보배를 지키므로 외도外道와 삿된 견해의 네 가지 전도(四倒)에 휘둘리지 아니하느니라. 일체 공덕을 보호하여 이승二乘의 편공偏空의 네 가지 전도에 휘둘리지 아니하는 까닭으로 바른 신심(正信)이 구족하느니라. 아견我見의 집착과 번뇌와, 법견法見의 집착과 번뇌를 잘 소멸하고, 생겨남이 없는 지혜의 관(無生慧觀)으로 진眞과 속俗의 이제二諦를 비추어 통달하여, 관觀하는 마음이 항상 현전하게 하는 것이니라. 이 묘한 호심護心은 ‘상相이 없는 근본의 지킴’이라 하나니라. 이 근본은 상相이 없는 지킴으로서, 공空과 지음이 없음(無作)과 상이 없음(無相)이란 삼해탈문三解脫門을 지키느니라.
이 마음의 지혜를 말미암아서 서로 이어서 끊어지지 않게 하면, 무생공도無生空道를 증득해 들어가서, 관하는 주체(能觀)의 지智와 관하는 대상(所觀)의 무생공도無生空道가 모두 다 밝게 빛나게 하느니라. 또 밝게 빛나는 지혜의 도로써 관지觀智를 호지하되, 공관空觀과 가관假觀에 들어가서 낱낱이 허깨비와 같은 법法은 일체의 허깨비로서 일어난 것도 없음을 모두 아느니라. 이 법체法體가 없는 것과 같아서, 모이되 또한 모임이 아니며, 흩어지되 또한 흩어짐이 아니니라. 만일 모이고 흩어짐을 다 지킬 수 없을진댄, 관법觀法도 또한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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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14_a_01L불자佛子여, 동체同體의 공교로운 방편을 말미암은 까닭으로 타인에게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음을 보이느니라. 항상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또 일체의 만물에게 기뻐함이 미칠 수 있느니라. 가假에 나아가며, 공空에 나아가며, 비춤(照)에 나아가며, 고요함(寂)에 나아가서, 비록 유위有爲의 법法에 들어가지 아니하나, 적연寂然한 법성法性의 큰 즐거움이 없지 아니하느니라. 유위有爲에 들어가지 않는 까닭으로 합함(合)이 아니요, 적연하되 큰 즐거움이 없지 않는 까닭으로 받아들임(受)이 있음이요, 합함이 없음(無合)을 쓰는 까닭으로 유위법을 변화하여 그에게 상相을 잊게 하며, 받아들임이 있음(有受)을 쓰는 까닭으로 거짓 이름을 보게 하여 이익을 서로 얻느니라.
마음과 부처와 중생의 법성法性이 본래 평등하여, 일체一體의 관觀인 까닭으로 선교방편을 이루느니라. 이 선교방편보살의 마음마다 다문多聞을 행하되, 관지觀智가 더욱더 명료하게 하느니라. 내지 삼세三世의 일체 모든 부처님이 행하신 공덕功德이 모두 상 없이 따라 기뻐하는(無相隨喜) 지혜방편을 써서, 생각마다 섭수함이 현전하느니라. 따라 기뻐하는 생각을 내며, 항상 고요히 비추며 즐기는 마음(靜照樂心)으로써 법계의 일체 모든 법에 두루 반연하되, 서로서로 장엄莊嚴하여 거듭거듭 다함이 없게(重重無盡)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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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14_b_01L불자佛子여, 이 차별지差別智로써 모든 법을 두루 알며, 법계法界에 여여如如한 최정상의 법法을 잘 통달하므로 ‘최상지最上智’라 하느니라. 아견我見과 의신疑身과 일체의 진심瞋心 등을 소멸하느니라.영리하거나 둔한 사람의 모든 번뇌를 소멸할 수 있다.(能滅利鈍諸使)10) 여정관지如頂觀智를 서로 이어서 끊어지지 않게 하니, 이 관지觀智가 서로 이어져서 여정법如頂法을 관觀하는 까닭으로 법계法界의 인因이나 과果가 다 여여如如한 하나의 도(一道)인지라, 다시 둘이 같은 것이 없나니, 이것이 ‘최승상여정법最勝上如頂法’이니라. 비록 사람의 정수리에 비유하나, 범부와 외도外道가 몸 아닌 데(非身)에 대하여 몸이라고 헤아린 몸이 아니니라. 또한 육십이견六十二見으로 볼 수 있음이 아니며, 또한 오온五蘊이 머물고 멸하는 법法이 아니며, 또한 외도外道에 의해 헤아려진 신아神我의 주인主人이‘신아神我’는 제8식第八識이다. 움직이고 굽히고 피는 것11)이라고 하는 것도 아니니라.
또한 스스로 모든 법을 받지 아니하며, 또한 행상行相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이미 이것이 ‘제일정수第一正受’이기 때문에 마음이 움직이는 곳(心行處)이 멸하니, 어찌 붙잡아 얽어맬 수 있으리오. 이 사람이 그때에 안으로 공삼매空三昧에 들어가서 도道를 보는 것이니라. 마음마다 중생을 제도함으로써 일을 하나, 유연상有緣相과 비연상非緣相을 보지 아니하느니라. 여정삼매如頂三昧에 머물러서 적멸정寂滅頂에서 묘행妙行을 일으켜서 부처님의 도道에 나아가느니라. 외도外道에 집착하는 성실견性實見, 나와 상대방(我人)이란 상견常見과 여덟 가지 전도(八倒)의 생연生緣 등이 다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들어가느니라. 도道가 아닌 데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도道를 통달하는 까닭으로 사견邪見과 팔난八難의 과보를 받지 아니하며, 삼계三界의 일체의 허깨비와 같은 과보도 또한 모두 끝내 받지 않느니라. 그러할진댄 이미 나와 상대방이 없고 또한 과보를 받음이 없으니, 무엇을 가지고 수행하여 부처님의 도道를 이루리오. 오직 한 가지 팔식八識과 심왕心王과 심소心所의 법法만 있어서, 가명假名으로 중생衆生이라 하였으므로, 가고(去), 오고(來), 앉고(坐), 섬(立)이, 끊어짐(斷)도 아니며 항상함(常)도 아니라, 의례히 끊임없이 서로 이어져서 수행하여 죄를 멸하느니라. 십악十惡을 제거하고 십선十善을 내며, 정도正道에 들어가서 정인正忍과 정지正智의 법을 증득하며, 정행正行을 일으키느니라. 그때에 보살이 달관지達觀智가 현전하여 육도六道의 과果를 받지 아니하며, 반드시 불종성佛種性에서 물러나지 아니하여 태어날 적마다 불가佛家에 들어가서 바른 신심(正信)을 여의지 아니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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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나불께서 말씀하시되, “천 명의 부처님들이여! 자세히 들으소서. 그대가 십장양심十長養心을 물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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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16_b_01L불자佛子여! 자심慈心을 항상 일으켜서 즐거운 인(樂因)을 내는 것을 이미 냄에, 저 무아지無我智에 낙상응관樂相應觀으로써 일체의 모든 법에 들어가나니라.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 등이 저 대법大法의 일체가 공空에 나아가며, 가假에 나아가며, 중中에 나아가서 생生·주住·이異·멸滅이 곧 공空이며, 허깨비와 같아서 곧 가假이며, 여여如如하여 둘이 없으니 곧 중中이니라.
이와 같이 일체 수행하는 것이 만족하여 법륜法輪을 성취하며, 일체一切를 교화하고 가피를 주어서 일체의 중생이 바른 신심(正信)을 모두 일으키게 하되, 마군魔軍의 가르침을 말미암지 아니하고, 일체의 중생에게 구경의 자락과慈樂果를 잘 얻게 하느니라. 이승二乘에서 증득한 실다운 멸함(實滅)이 아니요, 또한 세간世間의 선과善果가 아니라, 바로 이것이 해공체성삼매解空體性三昧니,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큰 법락法樂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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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17_a_01L불자佛子여, ‘비공공무상悲空空無相’이라는 것은 대비大悲의 체體가 본래 스스로 공空하고 공하여 무상無相함을 분명히 아는 것이니라. 이제 이 체體를 증득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비연悲緣으로써 보살菩薩의 도道를 행하여 먼저 스스로 일체의 고통을 스스로 멸하고, 일체중생의 무량한 고통에 따라가서 그들을 고통에서 빼내어 제도할 지智를 내느니라. 설사 자신이 고통을 면하지 못하더라도, 일체를 널리 제도할 수 있느니라.
‘무량한 고통’이라는 것은 인因은 곧 견혹見惑과 사혹思惑이 고통이 되고, 진사혹塵沙惑이 고통이 되고, 무명혹無明惑이 고통이 되고, 과果는 악도惡道가 고통이 되고, 유루有漏가 고통이 되고, 침적沈寂이 고통이 되고, 미혹에 있음(迷中)이 고통이 되느니라. ‘지智를 낸다’는 것은, ‘진제지眞諦智를 내는 것’이니,13) 견혹과 사혹의 고통의 인因을 빼내며, 악도惡道와 유루有漏의 두 가지 고통의 과果를 빼내느니라. ‘속제지俗諦智를 내는 것’은 진사혹塵沙惑의 고통의 인因을 빼내며, 침적沈寂의 고통의 과果를 빼내느니라. ‘중제지中諦智를 내는 것’은 무명無明의 고통의 인因을 빼내며, 미혹에 있는(迷中) (고통)과 변역變易의 고통의 과果를 빼내느니라. 즉 이것이 일념원수삼종대비一念圓修三種大悲니라. 생연대혜生緣大慧를 닦음을 말미암은 까닭으로 악도惡道의 고통을 빼내느니라.
또한 침적沈寂의 고통을 빼냄으로써 속제삼매俗諦三昧를 이룸이니, 이것을 ‘불살생연不殺生緣’이라 하느니라. 일체의 중생이 다 나의 부모父母 등이라고 관하나니, 법연대비法緣大悲를 닦음을 말미암은 까닭으로 유루有漏와 분단分段의 고통을 빼내고, 진제삼매眞諦三昧를 이룸이니, 이것을 ‘불살법연不殺法緣’이라 하느니라. 사대四大에서 일체의 땅(地)과 물(水)은 나의 옛 몸이요, 일체의 불(火)과 바람(風)은 이 나의 본체本體가 됨을 관觀하여, 무연대비無緣大悲를 닦음으로써, 미혹에 있는(迷中) 고통과 변역變易의 고통을 빼내어서 중제삼매中諦三昧를 이룸이니, 이것을 ‘불착아연不着我緣’이라 하느니라.
마음과 부처와 중생이라는 셋의 차별이 없음을 관觀하나니, 가명假名을 반연하지 아니하며, 실법實法을 반연하지 아니하고, 오직 중도中道의 불성佛性만 반연하나니, 연緣이 없되 반연하지 아니함이 없는 까닭이니라.장교藏敎에서는 성중계性重戒를 지니는 것이 ‘불살생연不殺生緣’14)이라 하고, 통교通敎에서는 색체입공色體入空15)은 ‘불살법연不殺法緣’이라 하고, 별교別敎에서는 중도를 수행하는 것을 ‘불착아연不着我緣’이라 하느니라. 원교圓敎는 삼비三悲를 한 생각에 닦는 까닭으로 무량한 고통을 원만히 빼낼 수 있느니라.
그러나 비관悲觀은 비록 깊으나, 모두 사계事戒로써 의지할 대상이 되기 때문에, 사계事戒의 대상이 없으면, 이관理觀을 내지 못하는 까닭으로 불살생(不殺)·불투도(不盜)·불사음(不婬)을 항상 행하느니라. 나는 살생殺生·투도偸盜·음사婬事의 일로써 타인을 괴롭히지 아니하며, 타인도 또한 나를 괴롭게 하지 아니하여, 서로서로 괴롭히지 아니하나니, 이것이 고인苦因을 영원히 빼는 것이니라. 이 원만한 혜慧가 오직 고苦만 빼는 것이 아니라, 곧 즐거움(樂)을 주느니라. 진실로 보살16)이 다만 공空만 보는 것이 아니라 또한 저 공견空見에서 일체법이 실다운 상相인 까닭으로, 저 종성種性에서 도종지심道種智心이 따라서 생기느니라. 저 친근함과 원망함의 삼품(親怨三品)에서 낱낱이 다 상락과上樂果를 주며, 내지 상원연上怨緣에서 구품九品의 낙과樂果를 얻게 하나니라. 이와 같이 수습修習하고 내지 공공무상空空無相의 체가 현전할 때, 곧 자신과 타인의 일체중생이 모두 평등하게 하나의 즐거움(一樂)으로 돌아가게 하기 때문에 불지佛地의 대비大悲를 도리어 일으켜서, 일체중생을 잘 이롭게 할 수 있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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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19_b_01L불자佛子여! 기쁘고(悅)창적暢適 기쁘게(喜)환흔歡欣 무생심無生心을 스스로 깨달을 때에,무량삼매체상총표無量三昧體相總標 즉 일체 종성의 체상體相을 도지道智로써 비추어 모두 공空하지 않는 것이 없는 까닭으로 저 공법환희空法歡喜를 내나니라. 즉 공을 앎(解空)으로써 중생의 얽힘(生縛)을 받지 않는 까닭으로 기뻐하는 것이니라. 공법空法을 이미 통달한 까닭으로, 내 것에 대해 집착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제도함을 구하는 것이요, 또 오직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하고자 하여 삼세三世에 들어가되, 업의 이끎을 좇지 않으니, 일체의 인과因果가 다 모인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항상 저 일체 이십오유二十五有의 거처를 따라서 공空에 들어가는 관행觀行을 성취한 까닭으로 평등관平等觀의 기쁨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저 일체중생의 진공지眞空智를 일으켜서 자비慈悲의 도道에 들어가서 각각 악지식惡知識을 버리고 선지식善知識을 구하며, 나의 좋은 길(好道)을 되돌려 보여서 호상互相의 이익을 얻게 하느니라. 모든 중생에게는 불법佛法의 집안에 들게 하는 까닭으로 저 법에서 항상 환희를 일으키느니라. 지위를 경사스럽게 하는 행인行因으로써 계속 (중생을) 건네주어서 벗어나게 하는 까닭으로 기뻐하느니라. 부처님의 지위에 이미 들어감에는, 모든 중생에게 다 바른 신심正信에 들어가게 하여 삿됨을 버리고 괴로움을 등지게 하나니라. 이것이 곧 다른 이를 제도함으로써 과果를 얻고서, 육도六道의 중생을 널리 교화하는 까닭으로 기뻐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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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0_b_01L불자佛子여, 항상 버리는 마음을 내어서분별함이 없고 집착이 없이 그의 마음이 평등함을 이름하여 ‘버림(捨)’이라 한다. 저 조작이 없음(無造)과 모양이 없는(無相) 공空에서일체의 분별을 여읨17) 일체법이 허공虛空과 같음을 관하여, 선善하거나 악惡하거나, 유有이거나 무無이거나, 죄罪이거나 복福이거나 간에 평등하게 한결같이 비춤으로써, 상대방도 아니며 내 것(我所)이라는 마음도 아닌 자타自他의 체성體性이 본래 얻을 수 없음을 아느니라. 또 저 자신의 수족手足과 외물外物의 국성國城의 남녀男女가 허깨비와 같아서 진실이 아니며, 흐르는 물과 등불과 같아서 머묾이 없음을 깨달아서 탈연脫然히 내려놓아 영원히 인색함이 없이 일체를 버려서, 생겨남이 없는 마음으로 버리기를 항상 닦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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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1_a_01L불자佛子여! 시심施心으로써 일체중생에게 가피하되, 몸을 보시하며 입을 보시하며 마음을 보시하며,정사正士가 중생을 섭수하되 몸·입·마음에 의해 섭수됨이 없음. 재물을 베풀며 법을 베풀어서, 일체중생을 교화하여 이끌되, 안의 몸과 밖의 몸과 국성國城의 남녀男女와 전택田宅을 다 진여眞如의 상相과 같이 여겨서 내지 한 생각이라도 재물에 대한 분별이 없느니라. 받는 자와 베푸는 자가 여실하게 삼륜三輪의 체體가 공空함을 깨달아서, 안으로 이관理觀을 닦으며, 밖으로 보시를 행함에, 이관理觀은 합合함이 없고, 보시는 흩어짐이 없어서, 종일토록 무심無心하되 종일토록 교화하는 행을 하여, 곧 사事의 이理를 통달하며, 곧 이理의 베풂(施)을 통달하여, 일체 갖가지의 모양으로 보시를 현재에 행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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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1_b_01L불자佛子여! 체성애어삼매體性愛語三昧에 들어가는 자는 일체 법성法性이 모두 말할 수 없음을 깨닫느니라. 그러나 인연因緣이 있는 까닭으로 말할 수 있음을 또한 얻는 것이니라. 그 설해진 법法은 여러 근기根機에 잘 머물러서 중생에게 애락愛樂하고 환희하도록 하는 까닭으로 ‘체성애어삼매體性愛語三昧’라 하느니라.
혹 제일의제第一義諦의 법어法語의 뜻을 설하며, 혹 일체 갖가지 진실한 말을 설하여, 구경에 다 일승一乘의 참 깨달음에 따라 들어가게 하느니라. ‘제일의제의 법어의 뜻’이라는 것은 자신의 뜻으로 하는 말을 따르며, 지智의 말을 따름이니라. ‘일체 갖가지 진실한 말’이라는 것은 다른 이의 뜻(意)으로 하는 말을 따라서 마음(情)으로 하는 말을 따르는 것이니라. 비록 선교방편으로 마음(情)을 따르나, 갖가지 방편설이 터럭만큼도 속임이 없느니라. 이 두 가지 말은 중생을 조화롭게 하여 참된 법을 아끼지 않는 까닭으로 성냄이 없고, 항상 중생의 근기를 따르는 까닭으로 다툼이 없느니라. 일체 법공法空의 지智가 비록 반연함이 없으나, 저 모든 중생에게 자애심을 내어서, 위로는 부처님의 뜻(意)을 따르고, 또한 타인을 따라서 성법聖法으로써 모든 중생을 가르쳐서 항상 진여심眞如心을 행하며, 선근善根을 일으키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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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2_b_01L불자佛子여! 이익심利益心을 지닌 때에 실지實智의 체성體性으로써 권지權智의 도道를 널리 행하며, 일체 지혜의 광명을 모으며, 관행觀行에 일체 공덕의 법재法財를 모으며, 복福과 혜慧를 나란히 장엄하여 이에 앞의 사람이 이익을 얻게 하느니라. 중생을 위하는 까닭으로 신명身命을 받음을 드러내 보이나, 이익삼매利益三昧에 들어가느니라.
삼매의 힘을 쓰는 까닭으로 일체의 몸과 일체의 입과 일체의 뜻에 불가사의한 변화를 나투어서, 대천세계大千世界를 진동하여, 발을 들어 움직이는 걸음의 일체 행위에서 불사佛事를 짓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타인에게 법종성法種性의 중관中觀과 공종성空種性의 공관空觀과 도종성道種性의 가관假觀을 깨닫게 하여 이익을 얻고 즐거움을 얻게 하느니라. 육도六道에 몸을 나투어서 여러 근기根機들에게 널리 응함에, 비록 육도六道의 고뇌가 무량하나 이로써 근심을 삼지 아니하고, 다만 사람을 이익 되게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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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3_b_01L불자佛子여! 도성지道性智가 진공眞空과 같나니진공은 완악한 공(頑空)이 아니라 모두 진眞의 작용을 밝힘이라. 속俗 그대로가 진眞인 까닭으로 무생법無生法을 증득하여 들어가되, 두 가지 무아無我와 묘지妙智로써 일체중생과 함께 동일하여 둘이 없는지라, 천상에 있으면 하늘(의 대중)이요, 인간세계에 있으면 인간이되, 누가 그 보살이 변화한 것인 줄을 알리오. 이미 만법이 근원이 같은 줄을 깨달으면, 일체 모든 법이 진여의 실상實相인 까닭으로 저 생겨남이 없고(無生), 머묾이 없으며(無住), 멸함이 없는(無滅) 가운데에서 항상 생겨나고 항상 머물고, (원문 내용 없음)항상 멸함을 드러내 보여서, 저 세상의 법상法相이 이어짐에 따라서 유전流轉함이 무량하느니라. 무량한 모양(形)과 색色과 심心 등의 업業을 나투어서, 모든 육도六道에 들어가서, 일체 선악의 업業을 다 그와 함께하여, 바로 필경공畢竟空을 쓰는 까닭으로, 비록 생겨남을 보이나 생겨남이 없음(無生)과 같으니라. 비록 나를 나투나 대상이 없는 것(無物)과 같으며, 몸을 나누고 형상을 흩어서 그와 함께 일을 같이하며, 불승佛乘으로 인도하여 귀의하게 하는 까닭으로 동법삼매同法三昧에 들어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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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4_b_01L불자佛子여! 다시 정심定心으로부터자비희사삼매慈悲喜捨三昧를 잘 닦아서, 떨쳐 버리고(奮) 신속하게(迅) 초월超越하는 수승하고 묘한 작용을 성취하는 것이다. 관혜觀慧로 공리空理를 증득해 들어가는 까닭으로 마음마다 적정寂靜하며, 항상 일체 삼매의 경계를 두루 반연하여, 저 아소법我所法의 식계識界와 색계色界에서 움직이거나 전변하지 아니하고, 저 구차제정九次第定에서 뜻에 따라 자재하느니라. 거꾸로이거나 순서대로 출몰함에, 백 가지 삼매三昧와 십선지十禪支에 들어가서 한 생각에 서로 응하는 지혜(一念相應慧)로써 이 견見을 내되, 일체의 나와 상대방의 안(內)이거나 밖(外)의 중생의 종자種子가일체의 근신根身과 기세간(器界)에서 현행現行하는 종자種子 다 흩어짐과 합쳐짐이 없어서, 모이거나(集) 이루어지거나(成) 일으키거나(起) 조작하는(作) 등을 모두 얻을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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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5_a_01L불자佛子여! 혜견심慧見心을 내어서공空을 일으키는 방편을 밝힘. 모든 삿된 견해와 우환 등의 번뇌가 본래 결정된 본성이 없음을 관觀하여삿된 견해는 이사利使이고, 우환(結患)은 둔사鈍使이다. 다 법인法忍을 따라서 공空과 같은 까닭으로, 온蘊·계界·입入이 아니며, 중생도 아니며, 하나의 나(一我)도 아니며, 인과因果도 아니며, 삼세법三世法도 아니기 때문에, 혜성慧性으로부터 빛을 발하느니라. 한 지혜의 불빛이 밝고 밝아서 만법萬法을 비추어 꿰뚫어서 명료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근본이 허적虛寂함을 보아서 받는 자가 있는 경우가 없으며, 이것은 혜慧의 방편이요, 즉 사섭법四攝法의 근본일 뿐만 아니라, 또한 십장양심十長養心의 근본이니라. 그 혜慧의 방편을 말미암아서 장양심長養心을 내며, 장양심을 말미암아서 공空을 공空하게 하는 도道를 일으켜(起空空道) 무생심無生心을 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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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5_b_01L노사나불盧舍那佛이 말씀하사대, “천 명의 부처님이여! 자세히 들으소서. 그대가 앞에서 말한 금강金剛의 종자種子에 십심十心이 있으니수습修習하는 중관中觀이 금강십지金剛十地의 종자가 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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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6_a_01L불자佛子여, ‘믿음(信)’이라는 것은 일체 행에는 믿음이 으뜸이 되며, 믿음이 도道의 근원이요, 일체 공덕의 어머니이므로 일체 모든 선근善根을 기르느니라. 신력信力을 쓰는 까닭으로 외도外道의 사견심邪見心과 일체 세간의 갖가지 망견을 일으켜서 명자名字를 헤아리고 집착하지 아니하면, 삼유三有의 과보를 맺음과 선악善惡의 모든 업을 지음은 반드시 받지 아니하고, 저 진공무위법眞空無爲法에 들어가서 생生·주住·멸滅 삼상三相의 당체當體가 모두 없으나, 없다는 것도 없는 까닭으로 생겨나되(生) 곧 생겨남이 없으며(無生), 생겨남이 없되 곧 생겨남이니라. 머묾이 없되(無住) 머무는(住) 까닭으로 머물되 곧 머묾이 없으며, 멸함이 없되(無滅) 멸하는(滅) 까닭으로 멸하되 멸함이 없느니라. 오직 일체의 법法만 없는 것이 아니라, 또한 일체법의 공함(空)도 없느니라.
세제世諦와 제일의제第一義諦의 권실權實의 묘지妙智가 비춤으로써 범부凡夫와 외도外道가 헤아린 이색異色의 공空과 색계色界·공계空界의 미세한 심상心想과 이승二乘의 심공心空의 미세한 심지心智를 다 멸하느니라. 이와 같은 마음마음이 다 공한 까닭으로 바야흐로 중도中道의 진실한 믿음을 내며, 저 중도中道의 적멸寂滅의 이치의 모든 법이 스스로 생겨나지(自生) 못함을 아는 까닭으로 체성體性이 없느니라. 함께 생겨나지도(共生) 못하는 까닭으로 화합和合이 없으며, 인因이 없지 않은 까닭으로 의지함도 없으니라. 의지한 즉 자연自然인지라, 다른 때에 생겨남(他生)이 아닌 까닭으로 주인공과 나와 남이라는 이름도 없느니라. 삼계三界에서 나라고 하는 가명假名을 사용하나, 나라고 하는 집합된 상相이 없나니, 그러므로 ‘상이 없다는 것에 대한 믿음(無相信)’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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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7_a_01L불자佛子여! ‘생각한다(作念)’는 것은 생각하는 주체(能念)의 관혜觀慧요, ‘육념六念’이라는 것은 생각하는 대상(所念)에 대한 진리의 경계(諦境)이니라. 생각하는 주체(能念)가 일심삼관一心三觀이 아님이 없고, 생각하는 대상(所念)이 일경삼제一境三諦가 아님이 없느니라. ‘상각常覺’이라는 것은 마음 밖에 불佛이 없는 까닭으로 불佛이 곧 마음이요, 마음 밖에 법法이 없는 까닭으로 법法이 곧 마음이므로 ‘상법常法’이라 하느니라. 마음 밖에 승僧이 없는 까닭으로 승僧이 곧 각覺과 화합하여 ‘상승常僧’이라 하느니라.
무작묘계無作妙戒의 구경의 색상色相을 ‘상계常戒’라 하고, 제일의천第一義天은 의례히 성덕性德이므로 ‘상천常天’이라 하느니라. 삼륜三輪의 체體가 고요하여 구경에 크게 베풂을 ‘상시常施’라 하니, 이름은 비록 여섯 가지가 있으나, 실상實相은 오직 제일의제第一義諦뿐이니라. 공空하여진제眞諦 저 모든 경계에 집착이 없으며, 알음알이가 없어서속제俗諦 생生·주住·멸滅의 상相이 현재에 요동하지 아니하며, 과거過去와 미래未來에 이르지 않느니라.따로 중제中諦를 밝힘.
이미 생각하는 대상境이 삼제三諦이며 일제一諦인지라 불가사의하니, 저 육념六念의 모든 업과 수용하는 법法이 법계法界의 일합상一合相이니라. 법계지法界智로 들어감에 혹 불佛을 생각할 때에는 불佛이 곧 법계法界인 까닭으로 일체법一切法이 불佛에 나아가나니라. 일체법一切法이 다 그러한 까닭으로 삼관三觀이 원융하나니라. 지혜와 지혜가 상승相乘하며, 상승하고 상승하되 적멸하느니라. 불꽃이 항상함(無常)이 없되, 불꽃과 불꽃이 없지 아니하느니라. 생기고 생겨나되(生生) 일어난 것도 아니며 공도空道를 바꾸며(轉易), 앞을 바꾸어(變) 뒤가 달라지며(轉), 바뀌고 달라짐(變轉)도 섞이고 섞이며(化化), 달라짐(轉)도 섞이고(化) 바뀜(變)도 달라져서(轉), 바뀜(變)이 바뀌고 바뀜도(變變) 섞여서(化), 또한 하나(一)를 얻는 까닭으로 받음(受)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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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8_a_01L불자佛子여! ‘깊은 마음(深心)’이라는 것은 제일의공第一義空이니,‘깊은 마음’이라는 것은 이변二邊에서 돌아와 중도로 향하니 이치가 지극히 미세한 까닭이니라. 저 진실한 법공지法空智의 권실權實의 이제二諦를 쌍으로 비추어서 하나의 진실(一實)에 다 귀의하느니라. 어떤 것을 ‘진리(諦)’라 하는가. 곧 업도業道가 상속하는 십이인연十二因緣의 중도의 이치(理)가 이것이니라. 중도의 이치는 보리열반菩提涅槃의 원래 청정한 체體니라. 무엇을 ‘세제世諦’라 하는가. 곧 가명假名인 제법諸法과 나와 남과 주인공이니라. 저 두 가지 진리(諦)에 대하여 깊이 공空에 들어가되 가고 옴(去來)이 없으며, 허깨비(幻化)로 과果를 받되, 받은 것이 없는 까닭으로 깊고 깊은 마음의 해탈解脫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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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8_b_01L불자佛子여! 정미롭고 참됨(精眞)이 발명發明함을 ‘조달照達’이라 하느니라. 보살이 증득한 인법忍法으로써 일체의 실성實性에 따르며, 저 성性과 성性이 다 결박結縛이 본래 없으며, 또한 해탈解脫이 없는 까닭으로 사무애四無礙를 발생하나니라. 법달法達은 갖가지 법상法相을 알며, 의달義達은 문자(所詮)의 뜻과 이치를 알며, 사달辭達은 명名·구句·문文의 형식을 알며, 화달化達은 갖가지로 장엄하여 즐겁게 설하느니라. 오직 그 심륜心輪을 통달하였기 때문에 구륜口輪이 걸림이 없느니라. 삼세三世의 인과因果와 중생衆生의 근성根性과 업행業行이 다 저 진여眞如와 같아서, 합하지도 않으며 흩어지지도 않음을 깨달으면, 본래 실다운 법法이 없는 까닭으로 저 없음(無)을 사용하며, 지智에 따라서 설함(說)이 본래 없는 까닭으로 저 작용을 사용하여 작용함이니라. 저 실實과 이름(名)이 일체가 다 공하기 때문에 능공能空의 지智도 또한 공空하느니라. 이 제일의공第一義空의 이치를 비추어 요달함을 ‘일체 법공一切法空을 통달함’이라 하니, 저 공공空空의 지智와 여여如如한 이치는 상相을 다 얻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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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29_b_01L불자佛子여! 진여眞如를 바로 생각함을 ‘직심直心’이라 하느니라. 진여眞如가 일체법一切法에 두루하여 있지 아니함이 없는 까닭으로, 직심直心으로써 저 연緣을 취하는 신아神我를 비추어 깨달아서 무생지無生智에 들어가느니라. 무명無明의 신아神我가 공空하고 공空도 또한 공空하여 이 공하고 공한 이심理心으로써, 유有에 있고 무無에 있어도 중도中道의 종자種子를 파괴하지 아니하느니라. 무루無漏의 도일관道一觀이 시방의 일체중생을 교화하며, 일체중생을 바꾸어 그에게 일체의 지智와 지智에 들어가게 하느니라. 삼지三智와 일심一心을 ‘일체지지一切智智’라 하니, 즉 구경각究竟覺이니라. 무명無明의 신아神我가 본래 공함을 통달함을 말미암아서 중도中道의 한 진실한 이치를 통달한 까닭으로, 안으로 직성直性에 오르고(乘), 밖으로 직행直行을 행하여 안과 밖이 한결같은 즉, 허공꽃(空華)이 삼계三界에 생겨남이 있되 결박結縛을 받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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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30_b_01L불자佛子여! 불퇴위不退位라는 것은 삼불퇴지三不退智를 말미암아서 이룸이니라. 범부의 지위에 들어가지 아니하는 것이 불퇴과不退果요, 새로 모든 견見에 나(我)와 남(人)이라는 등을 일으켜서 장양하지 아니하는 것이 불퇴인不退因이요, 또한 다시 이루어진 것(集因)과 같이 유사相似한 것에 대하여 나(我)와 남(人)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아니하느니라.견見과 애愛의 두 가지 습習이 일어나지 않음. 비록 삼계의 업業에 들어감을 드러내 보일지라도, 항상 공空의 이치를 행하는 까닭으로 증득한 지위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느니라.
증득한 해탈解脫은 제일第一의 중도中道의 일합상一合相을 행함이니, 이승二乘의 해탈과 같지 않아서 물러남(退)을 행하지 아니함이요, 생사生死의 본제本際가 곧 열반의 본제요, 번뇌煩惱의 본제가 곧 보리菩提의 본제인 까닭으로 다시 이제二際가 없어서, 생각마다 항상 일체지지一切智智와 함께 상응하므로 물러남을 생각하지 아니함이니라. 이 삼불퇴三不退의 이치가 매우 깊어서 삼지三智를 증득한 것을 말미암아서 공생관지空生觀智가 여여如如하나니라. 곧 이 위불퇴지位不退智요, 상속하여 저 대승大乘에 오르느니라. 곧 이것이 행불퇴지行不退智요, 둘이 아닌 본제本際에 들어가므로 곧 이것이 염불퇴지念不退智니라. 이와 같은 삼지三智를 일심一心에서 닦으므로 항상 공空하되 생각을 일으킴이니라. 곧 이것이 무주생심無住生心이라는 뜻이니라. 잘 심체心體에 계합하므로 ‘일도一道’라 함이요, 이변二邊에 물들지 않으므로 ‘일정一淨’이라 함이니라. 이것이 일도일조一道一照에서 물러나지 않음이니, 이지理智가 한결같음의 극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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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31_b_01L불자佛子여! ‘독대승심獨大乘心’이라는 것은 유일한 불승佛乘이니라. 이승二乘의 해解와 보살菩薩의 해解가 제일의공第一義空으로 돌아가는 까닭으로 일체의 행심行心을 다 ‘일승一乘’이라 함이니라. 일공一空의 일체 종지種智에 오름이니, 이 ‘오르려는 마음(乘心)’을 ‘지승智乘’이라 하며 ‘행승行乘’이라 하느니라. 일체 종지의 마음에 올라서 모든 중생을 실어 나르기를 감임하며, 부처님 바다에 건너가기를 감임하는 까닭이니라. 무엇을 ‘실어 나른다’고 하는가. 중생을 지고서 삼계三界의 고과苦果의 강과 혹업惑業과 결박結縛의 강과 무명멸無明滅의 강을 건너느니라. 저 언덕(彼岸)과 이 언덕(此岸)에도 있지 아니하며, 중류中流에도 머물지 아니하고 이 수레(乘)에 앉아서 건네주기를 행하므로 ‘행승行乘’이라 하느니라. 무엇을 ‘임용任用’이라 하는가. 지승智乘을 사용하여 다 부처님의 바다로 들어가서 한 사람이라도 이승二乘의 지위에 떨어지지 않게 하므로 ‘임용任用’이라 하느니라. 일체중생이 공지空智를 임용任用하지 못하면 대승大乘이라고 하지 못하니라.중도는 응화의 근본(中道應本)이요, 머묾이 없이 마음을 낸다는(無住生心) 뜻이라. 다만 대승大乘으로 ‘고해苦海를 건네준다’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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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32_a_01L불자佛子여! ‘무상심無相心’이라는 것은 생사生死의 상相이 없으며, 열반涅槃의 상相이 없으며, 번뇌煩惱의 상相이 없으며 보리菩提의 상相이 없으며, 십계十界의 차별상差別相이 없으며, 십계十界의 평등상平等相이 없음을 ‘무상심’이라 하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망상妄想과 해탈解脫을 반야바라밀般若波羅密로써 둘이 없음을 비추어 일체의 결박結縛과 삼세三世의 법法이 곧 여여如如한 일제一諦인 까닭으로 저 무생공無生空을 행하여 성불할 수 있음을 스스로 아느니라. 모든 부처님이 다 나 등의 스승이며, 일체의 현성賢聖이 나의 동학同學이므로, 무생공無生空이라 함은 다 함께하는 까닭으로 무상심無相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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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32_b_01L불자佛子여! ‘여여如如한 혜慧’라는 것은중도혜中道慧 범정凡情에 떨어지지 아니함이니, 무량한 법계에는 모을 것(集)도 없으며, 받을 것(受)도 없느니라. 비록 멈추지 않는 번뇌煩惱가 일어나고 일어남이 있는 것 같으나, 실로는 번뇌에 얽힘이 없느니라.19) 성인이라는 알음알이(聖解)가 없으니, 일체 법문法門은 현인賢人이 행할 것이며 성인이 관觀할 것이므로, 한 터럭도 성인이라는 알음알이(聖解)를 두지 아니하고 모든 부처님의 교화하는 방편 법을 다 나의 마음에 모아 두느니라. 외도外道의 일체 주장과 삿된 정(邪定)과 공용功用과 환화幻化와 마군의 설과 부처님의 설이 모두 이제二諦의 처處에 들어감을 분별하여,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며 온蘊·계界·입入도 아니라 지혜의 광명光明뿐이니, 광명이 성性을 비추어서 일체 법에 들어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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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33_a_01L불자佛子여! ‘불괴심不壞心’이라는 것은금강심金剛心은 파괴되지 않음(不壞)을 뜻으로 삼고, 이 최후의 지위에서만 유독 ‘파괴되지 않음(不壞)’이라는 이름을 얻음.20) 성인의 지위의 지智에 들어가며 해탈解脫의 지위에 이미 가까이 가서 중도中道의 정문正門을 얻음이니라.集苦◯, 解脫◯, 法身◯21) ‘성지聖智에 들어감’은 실지實智의 보리菩提를 밝힘이니라. ‘해탈解脫의 지위에 가까이 감’은 방편方便의 보리菩提를 밝히고, ‘중도中道의 정문正門을 얻음’은 진성眞性의 보리菩提를 밝힘이니라. 인혜因慧를 앎을 밝히며성지聖智 연인緣因의 선심善心을 밝히며,해탈지解脫智 정인正因의 이심理心을 밝히는 까닭으로 ‘보리심菩提心’이라 하느니라. 이 지위地位의 앞은 복인극위伏忍極位이니, 제일의공第一義空의 이치를 따름이니라. 생사生死에 머물지 않는 까닭으로 계내界內의 음마陰魔와 번뇌마煩惱魔와 사마死魔와 천마天魔에 의해 파괴될 것이 아니니라.
열반涅槃에 머물지 않는 까닭으로 계외界外의 고苦·무상無常·무아無我·부정不淨의 사마四魔에 의하여 파괴되지 아니하느니라. (각각) 분만의 여러 성인(分滿衆聖)이 일시에 정수리를 만지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모두 권하고 일으켜서 마정삼매摩頂三昧에 들어가며, 몸의 광명을 내며, 빛이 시방의 국토에 다 비추며, 부처님의 위신威神에 들어가서 출몰함에 자재하여 대천세계大千世界를 진동하나니라. 엄연히 평등지平等地의 마음으로써지위에 오름. 둘도 없고 다름도 없으나오히려 복인伏忍에 있으나 상사相似인 중도中道에 속하는 것과 같음.22) 중관도中觀道의 지知가 아니니라.
삼매三昧의 힘을 쓰는 까닭으로 광명 속의 부처님이 무량한 국토에 반드시 설법함을 보이느니라. 그때에 정삼매頂三昧를 얻어서 허공평등지虛空平等地의 일체의 법法을 다하고,23) 일체의 뜻을 지니며, 일체의 법法이 곧 마음의 자성自性인 줄을 아는 것과 성性이 공덕功德을 갖추어서 마음대로 현전하여, 조작이 없는 묘한 작용(無作妙用)이 바로 만족하느니라. 마음과 마음이 다 공空의 이치를 행하나니, 이 공空하고 공空한 지혜로써 중도中道의 상이 없음(無相)을 비추는 까닭으로 일체의 상相이 멸하느니라. 금강삼매金剛三昧의 법문法門을 얻어서 일체 행문行門에 들어가며, 허공평등지虛空平等地에 들어가는 법은 부처님이 (설하신) 화엄華嚴에서 널리 설함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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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나불盧舍那佛께서 말씀하시기를, “천 명의 부처님들이여 자세히 들어라. 그대가 먼저 지地를 물은 것은 무슨 뜻인고.”라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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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34_b_01L불자佛子여! 보리살타菩提薩埵가 평등혜체성지平等慧體性地에 들어가서 진실한 법法으로 교화하느니라. 일체의 화광華光이화해탈광지華解脫光智 모두 만족하며, 이미 삼덕三德과 삼신三身을 증득證得하여 곧 잘 드러내 보임이 뜻(意)을 따라 제4천第四天에서 불과佛果를 이루느니라. 이 평등대혜平等大慧의 작용에 올라서 마음대로 교화하되 모남(方隅)이 없으며, 소유한 신통神通과 변화가 뜻을 냄에 모자라지 아니하고, 오직 이 이성理性에서 일어난 것이므로 ‘이화신통理化神通’이라 하느니라.제4천第四天은 도솔천兜率天이 천백억의 부처님과 같고 혹 색구경천色究竟天의 천 명의 석가모니와 같음을 가리킴. 중도의 응화의 근본(中道應本)을 이미 얻은 까닭으로 모두 잘 드러내 보이느니라. 내지 십력十力과 십호十號와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이 일시一時에 구족하며, 부처님의 정토淨土에 머물러서 무량한 큰 서원과 변재辯才와 무외無畏와 일체 논論과 일체 행行을 내가 다 들어가느니라.
불가佛家에 출생하여 불성지佛性地에 앉으며, 일체 장애와 범부의 인과因果를 영원토록 받지 않으며, 크게 즐거워하고 환희하여 하나의 불토佛土에서 무량한 불토佛土에 들어가며, 한 겁劫에서 무량겁無量劫에 들어가느니라. 설할 수 없이 많은 법法으로 설할 수 있는 법法을 설하며, 일체법을 반조하여 보며, 모든 법을 거꾸로거나 순서대로 보며, 항상 이제二諦에 들어가서 제일의第一義에 있느니라. 일지一智에서 십지十地의 차례를 알며, 이사二事로써 중생衆生에게 보이되, 항상 마음과 마음이 중도中道의 일지一智로써 일체 불토佛土의 수승한 품品과 부처님이 설하신 법法을 알아서 몸과 마음이 변하지 않느니라. 일지一智로써 십이인연十二因緣과 십악十惡의 종성種性을 알아서 선도善道에 항상 머무느니라.
또한 일체지一切智로써 유有와 무無의 두 가지 상相을 보며, 일지一智로써 십선지十禪支의 행行과 삼십칠도품三十七道品에 들어가서 일체 색신色身과 육도六道를 나투며, 일지一智로써 시방의 물체마다 다르고 다른(色色分分) 갈래를 아느니라. 그 일어난 곳과 들어간 곳과 색色의 과보를 받는 곳(受色報處)을 분명히 알되, 마음에 얽힘이 없으며 빛이 일체를 비추나니, 그러므로 무생신인공혜無生信忍空慧가 항상 앞에 나타나느니라. 일지一地와 이지二地에서부터 불계佛界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일체 법문法門을 일시一時에 행하느니라. 그러므로 평등지平等地의 공덕해장행원功德海藏行願을 간략히 나타냄이, 마치 바다의 물방울 하나와 같아서, 이를 실 터럭만큼 작은 일이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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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36_b_01L불자佛子여!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선혜체성지善慧體性地는이 지위는 또한 ‘비구非垢’라 하느니라. 이는 여읠 대상(所離)이며, ‘지혜’는 여읨을 닦는 것(修離)이고, ‘구垢’는 퇴치할 대상(所治)이며, ‘선善’은 퇴치하는 주체(能治)이니라. 일체의 선근이 청정하고 밝게 통달하니, 이른바 자慈·비悲·희喜·사捨는 일체 공덕의 근본이니라.바로 이 다섯 가지 근본이라. 관觀을 따라 대공혜체大空慧體와 방편도지方便道智에 들어가서, 모든 중생이 고제苦諦 아닌 경우가 없음을 보느니라. 모두 식識과 마음이 있어서 저들이 삼악도三惡道와 모든 칼과 몽둥이와 내지 인천계人天界의 모든 고뇌의 연緣에서 고통을 받는 식識이 생겨나느니라. 이를 ‘고제苦諦’라 하느니라. 이 고제苦諦에 세 가지 상相이 갖추어져 있으니, 이제 눈앞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에 나아가서 가리키리라.
또한 몸이 대상(境)에 닿지 않을 때에 근본이 되는 처음 각지(本初覺知)하는 성性이 있으니, 곧 ‘제5신식第五身識’이니라. 저 칼과 몽둥이 및 신체의 색음色陰라는 두 가지 연緣에서 각지覺知를 내지만, 번뇌의 독(煩毒)을 아직 받지 않으니 행고行苦의 연緣이 되느니라. 다음은 의지각意地覺이니, 곧 ‘동시의식同時意識’이니라. 이 신각身覺의 인식대상(所緣)을 반연하여, 이에 칼과 몽둥이, 몸의 피부병 등의 법法을 얻으면, 번뇌의 독(煩毒)을 받게 되는 까닭으로 고苦와 고연苦緣을 깨달음이니, 고뇌가 중한 까닭으로 ‘고고苦苦’라 하느니라. 다음으로는 수고각受苦覺과 행고각行苦覺인 두 마음을 반연하여 저 미래에 몸의 색음色陰이 무너지고 종기병이 나는 것을 따라서 다시 고각苦覺을 내기 때문에 ‘괴고연壞苦緣’이라 하느니라. 수고각受苦覺은 곧 동시의식同時意識이 인기引起하여 생겨나는 것(所引生)이고, 행고각行苦覺은 곧 5신식五身識이 인기引起해서 생겨나는 것(所引生)이니라. 그러므로 신각身覺과 의지각意地覺과 수행각受行覺’25)의 세 가지 각覺이 차례대로 행고行苦와 고고苦苦와 괴고壞苦라는 세 가지 마음(心)인 까닭으로 총괄하여 ‘고고고苦苦苦’라 하느니라. 이것이 저 세 가지 수(三受)에서 또한 고수苦受를 가지고 세 가지 고(三苦)를 밝혔느니라. 저 고수苦受에서 태어나는 때(生時)를 ‘행고行苦’라 하고, 머무는 때(住時)를 ‘고고苦苦’라 하고, 소멸하는 때(滅時)는 ‘괴고壞苦’라 하느니라. 실제로는 삼고三苦가 저 세 가지 때에 (각각) 두루 있고, 또한 세 가지 수受에 (각각) 두루 있고, 또한 삼계三界에도 (각각) 두루 있느니라.
일체의 중생이 이 세 가지 고苦의 경계를 보고도 그 인因을 통달하지 못하며 그 연緣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미혹되고 어지러워서 무량한 고뇌의 인연을 일으키나니, 불쌍하고 불쌍하도다. 그러므로 의륜意輪으로 가르침에 드는 삼매(入敎三昧)를 교화하여 인도하며, 신륜身輪으로 일체의 색신色身을 두루 나투며, 열 가지 끝없는 변재辯才로써 모든 법문法門을 설하느니라. 일체중생은 고식苦識이 근본이 되어, 저 고연苦緣을 내며, 그 칼과 몽둥이 등의 반연하는 도구가, 고식苦識의 행상行相이 반연하는 대상인 몸에 닿으면, 피부병이 발생하느니라.
비록 의가意家가 내부에 닿고, 오근五根에 의해 외부에 닿아서 혹시 모두 일어나거나(具), 모두 일어나지 않음(不具)이 있어서, 다만 모두 일어난 인식기관(根)과 인식대상(塵)이란 두 가지 연緣에 따라서 분별식分別識을 내느니라. 본래 식識을 내는 것에 따라서 식識이 도리어 스스로 받는 법이니라. 즉 이 각覺이 닿은 식識이 ‘고식苦識’이고, 저 인식기관(根)과 인식대상(塵)이란 두 가지 연緣을 행하는 까닭으로 마음과 마음이 색色을 반연함에 저 마음에 상응하는 촉觸인 심소心所가 저 고통스러운 경계에 닿아서 번뇌의 독(煩毒)을 받을 때에, 고고苦苦가 되느니라. 저 마음에 반연하여 생각하는 식識이 근문根門에 처음으로 있어서, 저 반연하는 대상(塵)을 깨닫는 것을 ‘고각苦覺’이라 하느니라.
본래 마음이 작용하는 것을 따라서 마음으로 도리어 스스로 받느니라. 그리고 촉식觸識이 저 촉진觸塵을 한번 깨달음에, 오히려 번뇌의 독(煩毒)을 아직 받지 아니하는 때는 ‘행고行苦’이고, 저 대상경계(境緣)에 가까이 닿음을 인하여, 다시 각관覺觀을 내는 것이 부싯돌의 불(石火)을 내는 것과 같아서, 생각마다 생멸이 신속하여 조금도 머물지 아니하는 것과 같으므로 몸이 무너지고 전변하는 것이 있느니라. 또한 그 식識은 괴연壞緣에 들어가나니, 이 연緣이 혹 모이거나 흩어지는’26) 것을 따라서 마음이 괴롭고 번뇌하느니라.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생각을 인하여 저 뒤의 연緣에 물들고 집착하여서, 마음마다 버리지 못하느니라. 이것이 괴고壞苦가 되나니, 이를 ‘삼계三界의 모든 고제苦諦’라 하느니라.
다시 무명無明이 모임(集)을 관함은 무명無明이 곧 ‘집제集諦’이니, 이를테면 무량하게 앎이 없고 염오된 마음으로써 일체 유루有漏의 선업善業·악업惡業·부동업不動業 등을 내어서, 육도六道에서 서로 이어지고 이어지는 모임(集)이 되느니라. 곧 이 집인集因이 진실로 고인苦因이니, 이를 ‘집제集諦’라 하느니라. 정견正見으로써도제道諦 무명無明의 미혹迷惑을 깨뜨리면, 모든 업에서 해탈하고 과보가 공空하느니라. 오직 도지道智가 있어서 마음마음에 현전하나니, 이를 ‘지도도제智道道諦’라 하느니라. 도제道諦가 비록 많으나, 지혜가 으뜸이 되는 것이니라. ‘멸제滅諦를 관觀한다’는 것은, 모든 유정의 과보를 다하며, 모든 유정의 생인生因을 다하여서, 오직 이 청정하고 한결같이 비추는(淸淨一照) 체성體性의 묘한 지혜는 ‘적멸일제寂滅一諦’라고 하느니라. 체성體性의 묘한 지혜라는 것은 본래 구족한 부동지不動智의 (지위)이니라. ‘청정淸淨’은 ‘해탈덕解脫德’이요, 비춤(照)은 ‘반야덕般若德’27)이요, 체성體性은 ‘법신덕法身德’이니라. 이와 같이 사제四諦를 관하면, 혜품慧品이 구족하므로 ‘혜근慧根’이라 하느니라. 저 일체의 혜성慧性에서 공체정空體定을 일으켜서 용관用觀에 들어가므로, 이를 ‘초선근初善根’이라 하느니라.
제2관第二觀은 일체의 탐착을 버리고, 일체의 평등하고 공한 버림(空捨)을 행하며, 연緣이 없되 모든 법이 공한 경계의 한결같은 상(諸法空際一相)을 관하느니라. (이와 같이) 내가 시방의 일체 토지土地를 관하니, 다 나의 옛 몸이 사용했던 고향(故土)이며, 4대 요소인 물은 다 나의 옛 몸이 사용했던 물이며, 풍륜風輪은 내가 옛적에 사용했던 기氣니라. 내가 이제 이 땅에 들어가서 법신法身이 만족하니, 나의 옛 몸(故身)을 버리며, 또 필경에 4대 요소가 부분적으로 나누어진 형태(分段)이고 청정하지 못한 까닭으로 몸을 버리는 이것이 사품捨品이 구족하는 것이니라.4대 요소를 버리고 법신을 증득함.
제3관第三觀은 저 일체 교화할 중생의 인간과 천상계의 즐거움과, 십지十地의 즐거움과, 십악十惡의 두려움을 떠난 즐거움(離十惡畏樂)과, 묘화삼매妙華三昧에 드는 즐거움과 내지 부처님의 즐거움을 주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자는 자품慈品이 구족하느니라. 보살이 이때에 이 땅에 머물러서, 어리석음이 없고, 욕심이 없으며, 성냄이 없어서, 평등하고 한결같은 진리의 지혜(平等一諦智)에 들어가느니라. 일체의 본행本行이 부처님의 모든 세계에서 노닐며, 무량한 법신을 화현化現하나니, (이는) 「일체중생천화품一切衆生天華品」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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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40_b_01L불자佛子여! 보리살타菩提薩埵의 광명체성지光明體性地는고요함이 지극하여 광명이 생겨남.(靜極明生) 삼매해료지三昧解了智로써 삼세三世의 모든 불법문佛法門에 십이법품十二法品의 명미구名味句를 아나니‘미味’는 곧 문文이요, 명名은 ‘자성自性’을 말하며, 구句는 ‘차별差別’을 말하느니라. ‘문文’은 글자 그대로의 의미이니, 명구名句가 의지하는 것이니라. (1) 중송重頌이니, 곧 ‘기야祗夜’요, (2) 기별記別이니, 곧 ‘수기授記’요, (3) 직어直語니, 곧 ‘수다라修多羅’요, (4) 게偈이니, 곧 ‘고기송孤起頌’이며, 또한 ‘가타伽陀’이니라. (5) 불청설不請說이니, 곧 무문신설無問身說이요, (6) 율계律戒이니, 또한 ‘인연因緣’이라고도 하느니라.인因에 범하는 연緣이 있으면, 바야흐로 (계로) 제정하기 때문이요.28) (7) 비유譬喩요, (8) 불계佛界이니, 또한 ‘본생本生’이라 하고, (9) 석사昔事이니, 또한 ‘본사本事’라고도 하고, (10) 방정方正이니, 또한 ‘방광方光’이라 하느니라. (11) 미증유未曾有이고, (12) 담설談說이니, 곧 ‘의론議論’이니라. 이 법체와 성性과 명名이‘체體’는 곧 ‘당체當體’이니, 문자文字의 체體를 말함. ‘성性’은 곧 소의所依가 되는 이치의 체體 ‘명名’은 곧 전체와 별도의 두 가지의 뜻 일체의는 곧 종宗·용用·교敎의 상相 29)등 일체의 뜻이 다름이니라.
이 명미구名味句에서 설한 일체의 유위법이 부분부분 생을 받음을 설하나, 비록 무량한 법의 요체가 저 십품十品의 인과因果에서 벗어나지 않음이요, 유위有爲와 수생受生의 법法이므로,30) 비록 부분부분 나누어진 차별이 있으나, 다 십지十支를 갖추지 아니한 것이 없느니라. 처음 모태에 들어가는 식識이 식지識支요, 4대 요소가 성장함을 ‘육주六住’라 하느니라. 명색名色과 육입六入도 두 가지 지支요, 실지로 지각知覺하나 고통과 즐거움을 구별하지 못함을 ‘촉식觸識’이라 하니, 곧 ‘촉지觸支’니라. 세 가지 수(三受)는고苦와 낙樂과 불고불락不苦不樂 곧 ‘수지受支’이니라. 끊임없이 지각知覺하고 집착하여, 다함없이 받아들임(受無窮)이 곧 ‘수애지受愛支’이니라. 애욕愛欲의 마음을 가지고 아견我見을 일으켜서, 계취戒取를 내기 때문에 곧 ‘취지取支’이니라. 선善과 악惡의 있음(有)을 느끼기 때문에 곧 ‘유지有支’이니라. 저 후유식後有識이태생胎生 비로소 이름이 생겨난 것을 ‘생지生支’라 하느니라.
식識이 끝나고 각각 죽음(識終各死)을 곧 ‘노사지老死支’라 하느니라. 무명無明과 행行 두 가지 지支는 과거의 인因인 까닭으로 (십품에서) 제외하느니라.31) 이 십품十品이 현재의 괴로움의 인과 연과 과(苦因緣果)이니라. 관觀은 행상行相의 중도中道이니, 이 십품은 변화하며 조작하는(遷流造作) 상相이라. 이미 스스로 생긴 것(自生)이 아니며, 또한 남이 생기게 해 준 것(他生)도 아니며, 또한 나와 남이 동시에 생기게 한 것(自他共生)도 아니며, 원인 없이 생겨난 것(無因生)도 아니니라. 이 체(當體)가 곧 공空이며, 모든 체(擧體)가 곧 가假이며, 전체全體가 곧 중中이니, 부처님이 계시건 계시지 않건 간에(有佛無佛) 성품(性)과 상相은 상주常住하느니라. 천天, 인人, 수라修羅, 범마梵魔, 외도外道가 만들어 낸 것도 아니며, 또한 나한羅漢, 벽지辟支, 보살菩薩, 모든 부처님(諸佛)이 만들어 낸 것도 아니니라. 이를 ‘법계法界’라 하며, 또한 ‘법위法位’라 하고, 또한 ‘법성法性’이라 하며, 또한 ‘법주法住’라고도 하며, 또한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라고도 하느니라.
이 중도中道를 관하면, 곧 생연生緣을 영원히 여읠 수 있기 때문에, 십품十品에 다 자체自體의 성性이 없음을 잘 알아서, 광명光明, 신통神通, 총지總持, 변재辯才(의 경지)에 들어가느니라. 무엇을 ‘광명光明’, ‘신통神通’이라 말하는가. 비록 마음과 마음이 공空을 행하나, 저 시방의 불토佛土에서 겁화劫化와 전화轉化를 나투며, 백겁 천겁 동안에 신통神通을 장양하는 것이니라.‘겁화劫化’라는 것은 길고 짧은 것에 자재함(延促自在)이며, ‘전화轉化’라는 것은 청정함과 더러움을 마음대로 함(淨穢隨心).32) 부처님 앞에서 예경하며 법언法言을 자문하여 받으며, 육도六道에서 몸을 다시 나투어서 한 음성에 무량한 법품法品을 설하면, 중생이 각각 자신의 분상分狀에 맞게 마음이 하고자 하는 법을 들을 수 있느니라. 고苦·공空·무상無常·무아無我·일제一諦의 음성이 서로 다른 국토를 따라서 몸과 마음이 (국토마다) 따로따로 화현하느니라. 이것이 묘화광명지妙華光明地에서 한 터럭 끝 정도만큼 간략히 여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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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43_a_01L불자佛子여!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체성지體性地에 이진爾眞진제眞諦과 염속焰俗속제俗諦은단멸함도 아니요, 상주함도 아니니라. 일체의 법이 생겨남(生)에 나아가며, 머묾(住)에 나아가며, 소멸함(滅)에 나아가서, 한 세상에 함께 존재하며, 한 시기에 함께 존재하며, 한 생각에 함께 존재하나니, 그러므로 상주함이 아니니라. 그러나 종자種子가 각각 다르니, 저 현행하는 다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또한 단멸하지 않음에 나아감이니라.
이와 같은 인연법의 중도中道는 하나(一)가 아니고 쌍으로 비춤(雙照)을 쓰는 까닭이요, 둘(二)이 아니라 쌍으로 없앰(雙泯)을 쓰는 까닭에, 선함도 아니고(非善) 악함도 아니며(非惡), 범부도 아니고(非凡) 부처님도 아니니(非佛), 부처의 경계(佛界)와 범부의 경계(凡界)가 하나하나가 가명假名이니라. 그 지도智道의 관觀으로 하나도 없고 둘도 없음(無一無二)을 분명히 알면, 바로 현묘한 중도中道의 정품定品을 분명히 아느니라. 이른바 모든 부처님이 과거에 마음에서 도를 수행한 맨 처음 깨달은 정인定因이니라. 신각信覺·사각思覺·정각靜覺·상각上覺·염각念覺·혜각慧覺·관각觀覺·의각猗覺·낙각樂覺·사각捨覺이니, 이 품品마다 방편方便의 도道이며 마음마다 입정入定하는 과果이니라. 이 사람이 정定에 머무르나, 십각十覺은 이 칠각지법七覺支法에서 나온 것이니라. 신각信覺·혜각慧覺·관각觀覺은 하나의 지(一支)에서 가려낸 것(擇出一支)에 속하고, 사각思覺·염각念覺은 염지念支에 속함이요, 정각靜覺은 ‘정지定支’요, 상각上覺은 곧 ‘정진지精進支’요, 의각猗覺은 곧 ‘경각지輕覺支’요,또한 ‘제각際覺’이라고도 하느니라. 낙각樂覺은 곧 ‘선각지善覺支’요, 사각捨覺은 곧 ‘사지捨支’니라. 이 사람이 정定에 머물러서 불꽃마다 모든 법을 비추어 보아서 저 공空을 행行하느니라.
만일 저 정定에 생각(念)을 잘 일으키면, 문득 정定이 저 무주심생각계無住心生覺界에 들어가느니라. 그러나 이 정定을 얻은 처음에 애순愛順을 내나니, 이 중도中道의 법法에서 변화하여 생겨남을 ‘진법락인眞法樂忍’이라 하느니라. 또한 ‘주인住忍’이라 하고, 또한 ‘증인證忍’이라 하며, 또한 ‘구경적멸인究竟寂滅忍’이라 하느니라. 애순愛順에 끝내 앉으면 영원히 잃는 것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이 보살菩薩이 바로 광광화삼매光光華三昧에 들어갈 때에 무량한 부처님을 나투어 정수리를 만지고, 한 음성으로 법法을 설하심에, 백천 가지 방편을 일으켜 펴시니라. 보살菩薩이 정定을 애순하므로 정定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한 머물며(住), 또한 맛보며(味), 또한 집착하며(着), 또한 탐하며(貪), 내지 일겁과 천겁 동안 정定에 머무느니라.
부처님이 연꽃에 앉아서 백 가지 법문을 설하심을 보고, 이 사람이 공양하고 법을 듣기를 청하여, 일겁 동안이나 정定에 머물거든, 모든 부처님이 광명 속에서 정수리를 만지시어 정품定品을 일으키게 하여, 출상出相과 진상進相과 거상去相과 향상向相을 잘 알게 하시니라. 출상出相을 아는 까닭으로 없어지지 않으며, 진상進相을 아는 까닭으로 (지위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거상去相을 아는 까닭으로 떨어지지 않으며, 향상向相을 아는 까닭으로 머물지 아니하느니라. 저 정삼매법頂三昧法의 낙인樂忍을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는 까닭으로 정타보살頂墮菩薩이 되지 아니하고 일체 불토佛土에 들어가며, 내지 법문法門을 행화行化하여 점점 심묘深妙하느니라. 공화관지空華觀智로 체성體性 중도中道의 일체법문품一切法門品이 만족함이 금강金剛과 같으니, 위의 「일월도품日月道品」에서 이 뜻을 이미 밝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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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45_a_01L불자佛子여!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체성지법體性地法을 비춤은 십종력생품十種力生品에 있어서 일체 공덕을 일으키느니라. (1) 지혜와 방편으로 선과 악 두 가지 업의 다른 행(善惡二業別行)을 아느니라. 이른바 선善을 지으면 선善한 과보를 얻나니, 이것이 처處가 있음이요, 만일 악惡한 과보가 있음은 이 처處가 없느니라. 악惡을 지으면 악惡한 과보를 얻나니, 이것이 처處가 있음이오. 만일 선善한 과보가 있다 함은, 이 처處가 없나니, ‘역처품力處品’이라 하느니라. (2) 저 일체중생이 선을 짓고 악을 짓는 업연業緣과 과보果報를 다 두루 아나니, ‘업지력품業智力品’이라 하느니라. (3) 저 일체중생의 욕구가 있는 것이니, 육도六道의 생겨나고 생겨나는 과보를 기쁘게 바라는 것을 말한 것이니, ‘욕해력품欲解力品’이라 하느니라. (4) 육도六道의 종성種性의 분별이 같지 않음을 아는 것이니, ‘성력품性力品’이라 하느니라. (5) 육도六道의 일체 선근善根과 악근惡根의 상上·중中·하下가 같지 않음을 아는 것이니, ‘근력품根力品’이라 하느니라.
(6) 중생의 정정正定과 사정邪定과 부정不定을 아는 것이니, 이를 ‘정력품定力品’이라 하느니라. (7) 일체 세간과 출세간의 인과因果의 법法이, 수레(乘)가 인因이 되고 수레(乘)가 과果가 되나니, 인승人乘이 인因이 되면 도리어 인승人乘으로써 과果가 되고, 내지 불승佛乘이 인因이 되면 도리어 불승佛乘으로써 과果가 되느니라. 그 과果의 처處에 이른 자는, 바로 수레(承)를 말미암아서 이 인의 도(因道)가 됨을 아나니, 이를 ‘도력품道力品’이라 하느니라. (8) 오안五眼으로써 일체를 알며, 일체중생의 생生을 받는 차별을 보는 까닭으로 ‘천안력품天眼力品’이라 하느니라. (9) 저 백겁 동안의 일을 낱낱이 다 알기 때문에 ‘숙세력품宿世力品’이라 하느니라. ‘백겁’이라 말한 것은 심지心地를 수행함에 진실로 백겁 동안만 안 것이 아니니라. (10) 저 일체 분단생사分段生死의 번뇌를 집어내어서 멸하며, 일체 변역생사變易生死33)의 무명無明도 또한 멸하는 것을 ‘해탈력품解脫力品’이라 하느니라. 이 십력품十力品의 지智로써 스스로 인과因果를 닦으며, 또한 일체중생의 인과因果의 분별을 앎이니라. 몸과 마음과 입을 각각 따로 써서 청정함(淨)과 더러움(穢)이 평등함을 깨달은 까닭으로 마땅히 절복하고자 하면, 곧 청정한 국토國土로 악惡한 국토를 만들며, 마땅히 섭수攝受하고자 하면, 곧 악한 국토로 묘락토妙樂土를 만드느니라.
선과 악의 성이 공함(善惡性空)을 아는 까닭으로 훈계(誡)를 내린 즉, 선善을 바꾸어서 악惡을 지으며, 권책함을 내린 즉 악惡을 바꾸어서 선善을 짓느니라. 색色과 공空이 둘이 아님을 아는 까닭으로 유有에 집착하는 자에게 색色을 봄에 색色이 아니며, 공空에 집착하는 자에게 색色이 아님에 색色을 보느니라. 남녀男女에 실상實相이 없음을 아는 까닭으로, 마땅히 여성의 몸으로써 제도할 자라면 곧 남성으로써 여성을 만들고, 마땅히 남성의 몸으로 제도할 자라면 곧 여성의 몸을 남성의 몸으로 만들며, 육도六道로써 육도六道가 아님을 만들며 육도六道가 아님으로써 육도六道를 만들며, 내지 지地·수水·화火·풍風도 이와 같으니라. 이 사람이 그때에 대방편력大方便力으로써 일체중생을 따라 불가사의한 일을 보게 하느니라. 아래 지위地位의 사람이 발을 들고 발을 내리는 일을 잘 지각知覺하지 못하느니라. 이 사람이 대명지大明智에 점점 나아가며, 부분부분의 지智의 광명이 무량하고 무량하여 설할 수 없이 많고 설할 수 없이 많은 법문이 현재 앞에서 행해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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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47_b_01L불자佛子여!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체성화광지體性華光地는무위진성無爲眞性이 성품이 깨끗하고 밝게 드러나므로(性淨明露) ‘현전지現前地’라 함. 저 일체 세계에 신통명지품神通明智品으로써 일체 중생의 갖가지 변화를 보이며, 천안명지天眼明智로써 삼세 국토의 미진微塵 등 일체 물질(色)이 갈래갈래 육도六道 중생의 몸을 이루는 줄 알며, 하나하나의 몸에는 미진微塵과 미세한 물질(細色)로 큰 물질(大色)을 이루는 줄을 분명히 아느니라.34) 천이지天耳智로써 시방 삼세三世의 육도六道에서 (들리는) 괴롭거나 즐거운 음성音聲35)과 음音도 아님(非音)과 소리도 아님(非聲)과 일체법의 소리(聲)36)를 아느니라.출세간의 음音을 지칭함.
천신지天身智로써 일체 색色의 색色 아님과,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형체와, 저 한 생각에 시방 삼세三世의 국토國土와 시간(劫量)과 크고 작은 국토國土에 두루하여 미진微塵의 몸을 아느니라. 천타심지天他心智로써37) 삼세三世 중생의 마음에서 행하는 것과 시방의 육도六道의 일체 중생이 마음과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과, 고통·즐거움·선善·악惡 등의 일을 아느니라. 천인지天人智로써 시방 삼세 국토의 일체중생이 숙세宿世의 고통·즐거움·수명을 받음(受命)을 알고, 또 낱낱이 백겁 동안의 명命이 이어짐을 아느니라.
천해탈지天解脫智로써 시방 삼세의 중생이 해탈함과 일체 번뇌를 혹 많거나 적거나 간에 끊고 제거하며, 일지一地에서 십지十地에 이르러서 멸滅과 멸滅이 모두 다함을 아느니라. 천정심지天定心智로써 시방 삼세 국토 중생의 마음이 정定과 부정不定과 정定도 아님과 부정不定도 아님과 정定을 일으키는 방법과 삼매三昧를 섭수攝受하는 백 가지 삼매三昧를 아느니라.
천각지天覺智로써 일체중생이 이미 성불成佛함과 내지 일체 육도六道와 사람의 마음에 대한 심소心所를 알며, 또한 시방 부처님의 마음에서 설하신 법을 아느니라. 천념지天念智로써 백겁 천겁 동안과 크고 작은 겁 동안, 일체중생이 목숨을 받음에 목숨의 길고 긺을 아느니라.
천원지天願智로써 일체중생과 현성賢聖의 십지十地와 삼십심三十心에 낱낱이 서원을 행함과, 혹 구하거나(求) 본받거나(法) 일체 구함과(求) 십원十願과 백천대원품百千大願品을 구족하게 아느니라. 주지住地에서와 십신통명十神通明에서 무량한 몸과 마음과 입의 각각의 작용을 나타내느니라. 이 지위地位의 공덕功德을 설하자면, 백천만겁 동안이라도 모두 다하지 못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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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49_b_01L불자佛子여, 보리살타菩提薩埵의 만족체성지滿足體性地는 이 법 가운데 십팔성인지품十八聖人智品이니, 아래 지위地位와 함께하지 않는 것이니라. 이른바 신무루과身無漏過와 구무어죄口無語罪와 염무실念無失이니라. 이익(利)·쇠락(衰)·고통(苦)·즐거움(樂)·칭찬(稱)·비난(譏)·비방(毁)·명예(譽) 등의 팔법八法을 여의며 모든 법을 버리느니라.
이를 사구四句로 분별하면 이른바 알지 못하며(不知) 버리지 못함(不捨)과 알고도 버리지 못함(知而不捨)과 알지 못하고도 버림(不知而捨)과 알고 나서도 버림(知已而捨)이니라. 범부의 하늘(凡天)은 저 일체법에서 본래부터 말미암은 줄을 깨닫지 못함으로 망상妄想하고 집착執着하느니라. 이것이 ‘알지 못하며(不知) 버리지 못함(不捨)’이오. 해행보살解行菩薩은 모든 법의 진실한 상相을 아나, 혹 종자種子를 아직 끊지 못하여 깨끗하게 영원히 여의지 못하느니라. 이것이 ‘알고도 버리지 못함(知而不捨)’이오. 이승二乘의 무차별지無差別智는 모든 법의 갖가지 체성體性을 알지 못하고, 다만 영원히 탐착을 여의는 것이니라. 이것은 ‘알지 못하고도 버림(不知而捨)’이오. 오직 부처님만이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다 궁구하심이, 원만圓滿한 거울이 사물을 비춤에 분명히 앞에 드러남과 같아서, 집착(粘着)이 영원히 없느니라. 이것은 ‘알고 나서도 버림(知已而捨)’이 없는 것이니라.
항상 삼매三昧에 있나니, 이것은 지위地位에 들어감에 육품六品이 구족함이니, 다시 이 지知가 육족지六足智가 일어남을 따라서 삼계三界의 번뇌(結)와 습기(習)를 끝내 받지 아니하는 까닭으로 ‘욕구족欲具足’이라 하느니라. 일체 공덕功德 법문法門을 구하는 것이 원만한 까닭으로 진심進心이 구족함이오.
일체법의 일과 일체 겁 동안의 일과 일체중생을 마음에서 일시一時에 아는 까닭으로 생각과 마음이 구족함이니라. 이 이제二諦의 상相은 육도六道 중생衆生의 일체법一切法인 까닭으로 지혜智慧가 구족함이오. 십발취十發趣로부터 내지 일체 부처님에 이르기까지 번뇌도 없고 습기도 없는 까닭으로 해탈解脫이 구족함이니라. 일체중생과 타인과 자아自我의 제자弟子를 알아서, 샘이 없는(無漏) 모든38) 번뇌와 습기가 없는 까닭으로, 지지타신智知他身과 육통六通이 구족함이니라. 이 사람이 육만족명지六滿足明智에 들어가서 문득 지신智身을 일으키며, 육도六道 중생의 심행心行을 따라서 입으로 무량한 법문품法門品을 변설하여 일체중생에게 보이느니라.
일체중생의 심행心行을 따라서 항상 삼매三昧에 들어가며, 시방 대지大地를 움직이고 허공虛空의 꽃으로 바꾸는 까닭으로, 중생의 심행心行에 대명大明이 구족하게 하느니라. 위의 지신知身 등은 이 일체 신업身業에 따르는 지혜행智慧行이오. 구변설口辨說 등은 일체 구업口業에 따르는 지혜행智慧行이오. 중생의 심행心行 등을 따름은 이 일체 의업意業39)에 따르는 지혜행智慧行이오. ‘중생의 심행에(能令衆生心行)’라고 하는 것은 전화轉化의 뜻이니라. ‘대명大命이 구족함 등’은 지혜智慧로 과거세를 아는 데에 걸림이 없느니라. 무착지無着地로써 현재 시방의 일체 나라에서 일체 부처님과 일체중생의 마음과 심소心所의 행行을 보며,이 지혜智慧와 지견知見은 세간에 걸림이 없음. 신통지神通智로써 미래의 일체 부처님이 세간에서 떠나심과 일체중생이 이 부처님을 따라서 도道를 받고 법法을 듣는 것을 보느니라.
이 십팔성인十八聖人 중에 머물러서 마음마음마다 삼매三昧로써 삼계三界의 미진微塵 등의 물질(色)을 관觀하되, 이는 ‘나의 옛 몸이며, 일체중생은 나의 부모父母’라고 여기느니라. 이제 이 지위地位에 들어가서 일체 공덕과 일체 신광神光과 일체 부처님이 행하신 법法과 팔지八地·구지九地의 일체 법문품法門品에 내가 다 이미 들어간 까닭으로, 저 일체 불국토佛國土에서 부처님이 됨을 드러내 보이느니라. 성도成道하여 법륜을 굴리며, 입멸入滅하고 제도함을 보여서, 타방他方의 과거·미래·현재의 일체 국토國土에서 전화轉化하느니라. 과거를 ‘대명大明’이라 함은 혼매昏昧함과 망령됨과 잃음이 없는 까닭이요, 현재現在를 ‘무착無着’이라 함은 마치 거울이 두루 비추는 것과 같은 까닭이요, 미래未來를 ‘불가사의不可思議’라 하는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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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52_a_01L불자佛子여, 보리살타菩提薩埵의 불후화광지佛吼華光地는 법왕위삼매法王位三昧에 들어가느니라. 한결같이 진심眞心인 까닭으로 ‘부동不動’이라 하고, 부처님과 동체同體인 까닭으로 수승한 정定에서 나오므로 ‘불후지佛吼地’라 하며, 저 평등한 법성法性이 진무생인眞無生忍인 까닭으로 ‘입법왕삼매入法王三昧에 들어감’이라 하니, 십품十品의 대명공문大明空門이 항상 나타나 앞에 있음을 ‘화광음입삼매華光音入三昧’라 하느니라.
‘공혜空慧’라는 것은대명체大明體 내공혜문內空慧門과내색정상內色淨相을 얻을 수 없음. 외공혜문外空慧門과외색정상外色淨相을 얻을 수 없음. 유위공혜문有爲空慧門과오온법(五陰法)의 아我와 아소我所를 얻을 수 없음. 무위공혜문無爲空慧門과유위설有爲說에 대하여, 무위無爲의 유무有無를 얻을 수 없음. 성문공혜문性門空慧門과유위有爲와 무위無爲에 다 자성自性이 없음. 무시공혜문無始空慧門과세간의 중생은 애초에 상相이 없음.40) 제일의공혜문第一義空慧門과모든 법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제일第一임. 공공혜문空空慧門과제일의第一義가 공空하므로 능공能空의 이理가 있는 듯하나, 이제 능공能空도 또한 공하느니라. 공공부공혜문空空復空慧門과공리空理가 비록 공하나 공리지空理智가 있기 때문에 공공지空空智도 또한 공함. 공공부공공혜문空空復空空慧門과이지理智가 모두 공함에 공공空空의 공空도 있는 듯하나, 이제 공공부공空空復空도 또한 공함. 같은 열 가지 공문空門은 아래 지위地位가 각각 알 수 없으니 허공평등지虛空平等地는 설할 수 없이 많고 설할 수 없이 많은 신통도지혜神通道智慧인 한 생각의 지(一念智)로써 일체법의 나누어지고 다름을 아느니라.
무량한 불국토佛國土에 들어가 한 분 한 분의 부처님 앞에서 법을 자문하여 받아 법을 전轉하여 일체중생을 제도하며, 법약法藥을 일체중생에게 베풀며, 대법사大法師가 되고 대도사大導師가 되어 사마四魔를 파괴하고, 법신法身이 구족하여 바뀌고 바뀌어서 부처님 세계(佛界)에 들어가느니라. 이는 모든 부처님의 수數이며, 이것이 모든 구지九地와 십지十地의 수數에서 법신을 장양長養함이니라. 백천 가지의 다라니문多羅尼門과, 백천 가지의 금강문金剛門과, 백천 가지의 신통문神通門과, 백천 가지의 해탈문解脫門41)과, 백천 가지의 허공평등문虛空平等門에서 크게 자재自在하여 한 생각에 일시에 행하여, 겁劫에 겁이 아님(非劫)을 설하고42) 겁이 아님에 대하여 겁을 설하느니라.
도가 아님(非道)에 도道를 설하고 도에 도가 아님을 설하며, 육도가 아닌(非六道) 중생에게 육도六道 중생을 설하고 육도 중생에게 육도가 아닌(非六道) 중생을 설하며, 부처님이 아닌 자(非佛)에게 부처님(佛)을 설하고 부처님에게 부처님이 아닌 자(非佛)를 설하느니라. 제불체성삼매諸佛體性三昧에 들어가고 나와서, 반조反照하며, 순조順照, 역조逆照, 전조前照, 후조後照, 인조因照, 과조果照, 공조空照, 유조有照, 제일중도의조第一中道義照니, 이 지智는 오직 팔지八地에서 증득하는 것으로 아래 지위地位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니라. 부동不動하며 부도不到하며 불출不出하며 불입不入하며 불생不生하며 불멸不滅하나니, 이 지地의 법문품法門品은 무량하고 설할 수 없이 많고 설할 수 없이 많으나, 생각의 심지心地를 간략히 여는 가운데 백천 분의 한 터럭만큼의 일이니, 「나한품羅漢品」에서 이미 밝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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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53_b_01L불자佛子여! 보리살타菩提薩埵의 화엄체성華嚴體性은 부처님의 위의威儀로써 여래삼매자재왕왕정如來三昧自在王王定에 출입하는 때가 없으며,이 자재왕삼매自在王三昧는 일체 삼매 중에서 왕이 되느니라. 시방의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에 있는 백억 개의 해와 달과 백억 개의 사천하四天下에서 일시에 성불成佛하여 법륜을 굴리며 내지 멸도滅度하느니라. 모든 불자佛子가 한마음에서 일시一時에 모든 중생의 일체 몸을 드러내 보이느니라.
팔십종호八十種好와 삼십이상三十二相이 자재自在한 즐거움이 허공과 같아서, 무량한 대비의 광명으로 상호를 장엄함(無量大慧光明相好莊嚴)은 천天도 아니며, 인人도 아니며, 육도六道도 아니니라. 일체 법 밖에 육도六道를 항상 행하여, 무량한 몸과 무량한 입과 무량한 뜻을 나타내어 무량한 법문을 설하며, 마계魔界를 바꿔서 불계佛界에 들어가며, 불계佛界를 바꿔서 마계魔界에 들어가느니라. 다시 일체의 견해(見)를 바꿔서 부처의 견해에 들어가며, 부처의 견해를 바꿔서 일체의 견해에 들어가며, 부처님 성품(佛性)을 바꿔서 중생의 성품(性)에 들어가며, 중생의 성품을 바꾸어서 부처님의 성품에 들어가느니라. 그 광명의 체體가 빛마다 비추며 혜慧마다 비추며, 밝게 빛나고 밝게 빛나서 사무외四無畏와 사무량四無量과 십력十力과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과 해탈과 열반에 비추어서 무위無爲이며 한결같이 도道가 청정하느니라.
일체중생을 부모 형제로 여겨서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여서 일체의 겁劫이 다하도록 도과道果를 얻으며, 또 일체의 국토國土에 나타내어 일체중생을 위하여 서로 봄에 부모父母와 같이 하고, 천마天魔와 외도外道를 서로 보는 것을 부모와 같이 하느니라. 생사의 경계(生死際)를 따라서 일어나 금강의 경계(金剛際)에 이르고, 한 생각의 마음에서 이와 같은 일을 나타내어 무량한 중생의 세계에 전입轉入하느니라.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는 바다의 한 방울 물처럼 간략하게 설한 것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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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_0055_a_01L불자여!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입불계체성지入佛界體性地는 그 큰 지혜(大慧)가 공空하고, 공한 것이 다시 공하고, 공한 것도 다시 공하여서 허공虛空의 성품(性)과 같으니라. 평등지平等智를 증득한 까닭으로 열 가지(十號) 공덕功德이 다 구족하느니라. 공空의 동일한 상相은 진공眞空의 지智가 실상實相의 이理와 두 가지가 아니니, 그 체성體性이 즉 무위無爲이며, 그 신통神通함이 허공과 같이 통하며(虛通), 그 체體가 한결같이 진실하므로 이 삼구三句는 저 사람이 온 뜻을 밝히고 저 여의如義를 밝히고, 소유所有한 일체一切의 모든 법이 다 법성法性과 같지 아니함이 없으니, 이 구절은 저 다음의 뜻을 밝히고 마땅히 네 가지의 사제四諦와 진眞43)과 속俗의 이제二諦를 따라서 두 가지의 생사生死와 윤회를 다하여, 법으로 공양(法養)하는 지법신智法身의 이理와 두 가지가 아니니, 항상 제일법공락第一法供樂을 받는 것을 ‘응공應供’이라 하느니라.
일체 세계의 일체 일(事)을 두루 덮어서 정지正智와근본지根本智 해탈지解脫智다시 차별지差別智를 얻음.로 일체의 법에 일체중생의 근根이 없음을 아는 까닭으로 이것이 ‘정변지正徧知’이니라. 밝고이것은 시각始覺 밝게이것은 본각本覺 수행하여성력性力의 작용을 칭함. 행하는성性이 공덕을 구족하며, 성性을 따라서 닦음을 일으켜서, 닦음으로써 성性을 드러내는 까닭으로 ‘수행修行’이라 함. 불과佛果가 만족하는 까닭으로 ‘명행족明行足’이니라.초지初地에는 분증分證이더니, 이제 구경究竟에 귀의하는 까닭으로 ‘만족한다’고 말함.
삼세三世의 불법佛法에 잘 들어가나, 궤칙軌則인 법法이 선불先佛과 법신불法身佛의 법칙法則과 같아서 갈 때에도 훌륭하게 잘(善善) 가고(去), 올 때에도 훌륭하게 잘(善善) 오기 때문에 (이를) ‘선선善善’44)이라고 하느니라. 이 사람이 최상의 덕德을 행하여 세간世間에 들어가 중생을 교화하여, 일체의 결박結縛에서 해탈하게 하므로 ‘세간해世間解’라고 하느니라. 이 사람이 모든 법에서 부처님의 위신威神에 들어가서, 거동하는 형태(儀形)가 부처님과 같으니라.
무상사無上師의 행처行處는 세간世間이 해탈解脫하도록 일체중생을 조복調伏하고 따르게 하므로 ‘장부丈夫’라 하고, 천天과 인人에서 교화하여 일체중생에게 법언法言을 받게 하므로 ‘천인사天人師’라 하느니라. 묘한 근본(妙本)에는 둘이 없으며 불성佛性을 현묘하게 깨달아서(玄覺) 항상 크게 가득 차서, 일체중생이 예배하는 까닭이며 존경하는 까닭으로 이를 ‘불세존佛世尊’이라 하느니라. 일체 세간의 사람들이 자문하여 받아서 가르침을 받들기 때문에 이를 ‘불지佛地’라 하고, 이 지위地位의 일체 성인이 들어가는 곳이므로 ‘불계佛界’라고 하느니라. 이 지위地位는 성불成佛할 인因에 가까움으로 또한 다시 ‘보살菩薩’이라 하느니라.
그때 보배 연꽃에 앉아서 일체에게 수기授記를 주어 환희하게 하며, 법신法身의 손으로 그 정수리를 만지며, 함께 보고(同見) 함께 깨닫는(同覺) 보살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찬탄함에 둘이 없느니라. 또 백천억 세계의 일체 부처님과 일체 보살들45)이 구름처럼 모여든 것이 설할 수 없이 많은 법문과 허공장화도법문虛空藏化導法門을 굴리기를 청하느니라.
이 지위地位에 말할 수 없이 많은 묘한 법문품法門品과 묘한 삼명三明의 삼매문三昧門과 다라니문陁羅尼門이 있으니, 아래 지위地位와 범부의 마음과 지식으로는 알 수 없느니라.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무량한 몸과 입과 뜻으로써 그 근원을 다할 수 있느니라.

범망경심지품연의梵網經心地品演義를 마치다

불기佛紀 2948년 5월 6일 음력陰曆

금정산金井山 범어사梵魚寺 사문沙門
백용성白龍城 지음(下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