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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0539_c_10L백련사 사문 기豈의 발문(白蓮社沙門豈跋)천태종의 시조 용수 대사龍樹大士는 “많이 듣기만 하고 지혜가 없으면 실상을 알지 못한다. 비유하면 짙은 어둠 속에서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지혜만 있고 많이 들은 것이 없어도 실상을 알지 못한다. 비유하면 아주 밝은 곳에서 등불이 있어도 비추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많이 듣기도 하고 지혜도 있으면 설하는 것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이다. 많이 들은 것도 없고 지혜도 없으면 사람 몸을 한 소라고 한다.”라고 하였다.지금 부암 장로浮庵長老 무기無寄는 일찍이 백련사 제4세 진정 국사眞淨國師의 적자였던 석교釋敎 도승통都僧統 각해 원명覺海圓明 불인 정조佛印靜照 대선사 이안而安의 문하에서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었으니, 법명은 운묵雲默이다.학문이 일가一家의 문장과 이치를 두루 통달하여 과거장에 나아가 상상과上上科에 급제하였다. 굴암사窟嵓寺 주지의 칭호를 얻어 명성의 가도를 높이 거닐었으나, 하루아침에 마치 헌신짝 버리듯 던져 버리고, 금강산과 오대산 등의 명산과 명승지를 유력하였다. 마침내 시흥산始興山에 이르러 암자 하나를 세우고 머물면서 『법화경』을 독송하고 아미타불을 염송하며, 불화 그리기와 경전쓰기를 일과로 삼은 것이 20년에 가까웠다. 여력으로 불교 전적과 조사의 문장을 찾아 본사本師 석가모니의 행적송과 아울러 주석을 찬술하니, 두 권이 되었는데, 어린 후학들을 일깨우는 데 이보다 더 큰 이로움이 없을 것이다. -
006_0539_c_10L[豈跋]
006_0539_c_11L4)天台始祖龍樹大士云。有聞無智慧。亦
006_0539_c_12L不知實相。譬如大暗中。有目無所見。有
006_0539_c_13L慧無多聞。亦不知實相。譬如大明中。有
006_0539_c_14L燈無所照。有聞有智慧。是所說應受。無
006_0539_c_15L聞無智慧。是名人身牛。今有浮庵長老無
006_0539_c_16L寄。早投於白蓮社第四世眞淨國師之嫡
006_0539_c_17L嗣。釋敎都僧統覺海圓明佛印靜照大禪師
006_0539_c_18L而安堂下。落髮披緇。法名雲默。學通一
006_0539_c_19L家文義。赴於選席中上上科。得窟嵓住持
006_0539_c_20L之名。高步名途。一旦唾弃。猶弊屣也。乃
006_0539_c_21L遊歷金剛五臺等名山勝地。竟到始興山。
006_0539_c_22L卓一庵而5)捿。遲以誦蓮經。念彌陀畫佛
006_0539_c_23L書經。爲日用者。垂二十年矣。餘力搜尋
006_0539_c_24L佛典祖文。撰述本師行迹頌并註。乃成兩
006_0539_c_25L「弈」作「奕」{戊}。「彼」作「皮」{丁}。「舩」作
006_0539_c_26L「般」{戊}。此跋文甲本無有。「捿」作「樓」{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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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0540_a_01L아! 사바세계가 성·주·괴·공을 겪는 겁수의 길고 짧음, 삼계·오취에서 누리는 수명과 복덕의 우열과 고락의 차별, 여래께서 방편으로 부류에 따라 나타내 보이신 네 가지 국토와 세 가지 몸(四土三身), 오시설법의 연월과 차례, 모든 경전 안의 반자교와 만자교, 편벽된 가르침과 원만한 가르침, 본문과 적문, 권교와 실교, 나아가 열반 이후 남기신 법이 흘러들어 융성함과 쇠퇴함, 멀고 가까움, 그리고 후진 학자들이 수행하여 도에 들어가는 방편의 규범까지 마치 밝은 거울이 경대에 걸려 있는 듯 터럭 하나만큼도 차이가 없다. 진실로 우리 조사께서 말씀하신바 ‘설하는 것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임에 분명하다. 장하도다. 일찍이 없었던 일이로다. 그 문장의 격조는 내가 흠모하여 옷깃을 여밀 뿐, 간여할 곳이 없구나.천력天歷 3년 경오庚午(1330) 2월 8일 만덕산 백련사 사문 기豈의 발문.융경隆慶 5년 신미辛未(1571) 3월 일 두류산 금화 도인 의천義天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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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0540_a_01L軸以啓童蒙。利莫廣焉。噫。娑婆世界成住。
006_0540_a_02L壞空劫數長短。三界五趣壽福優劣苦樂
006_0540_a_03L差別。如來方便。隨類示現四土三身。五
006_0540_a_04L時說法年月次第。諸經部內半滿偏圓本
006_0540_a_05L迹權實。乃至滅後遺法流行隆夷處 [20] 近。及
006_0540_a_06L後進學者修行入道方便之規。如明鏡當
006_0540_a_07L臺。無一毫差。眞可謂吾祖所云。是所說應
006_0540_a_08L受者明矣。善哉。未曾有也。其文辭之格。吾
006_0540_a_09L欽袵無間然矣。時天歷三年庚午二月八
006_0540_a_10L日萬德山白蓮社沙門。豈跋。
006_0540_a_11L1)隆慶五年辛未三月日。
006_0540_a_12L頭流山金華道人。義天書。
- 1)「弈」作「奕」{戊}。
- 2)「彼」作「皮」{丁}。
- 3)「舩」作「般」{戊}。
- 4)此跋文甲本無有。
- 5)「捿」作「樓」{戊}。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김성옥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