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소요당집(逍遙堂集) / 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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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跋)
옛날 우리 선조 백헌공白軒公께서 소요 대사의 비명을 지었는데, 그 비석이 금구金溝 금산사에 우뚝 높이 서 있으니, 이는 실로 백천 년이 되도록 후세에 보여 주신 분명한 증거라고 하겠다. 그런데 대사의 덕은 감추어져 밖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말을 주장하되 수사修辭하는 것을 일삼지 않았으므로, 사문沙門의 제자들이 이를 한스럽게 여겼다.
춘담春潭 스님은 대사의 6대 법손인데, 대사의 시편 약간을 수집하여 오래 전할 수 있는 방도를 강구하였다. 내가 대사의 시를 살펴보건대, 맑고 매우 깊어 마치 만 리에 구름 낀 하늘과 같았고, 천강千江의 물에 비친 달빛과 같았으며, 법경法經의 게송과 방불하였다. 그러니 대사의 가르침을 높이 받드는 자들이 안으로 대사의 시를 외우면서 밖으로 우리 선조의 글과 비교해 본다면, 대사의 도가 이에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 어찌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는가.”
춘담 스님이 내가 백헌공의 후예라는 이유로 자기 선사先師를 위해서 발문을 써 달라고 나에게 요청하였다. 내가 감히 글을 할 줄 안다고 해서가 아니라, 도리에 비추어 볼 때 또한 우연한 일이 아니라고 여겨지기에, 삼가 비문의 끼친 뜻에 입각해서 글을 지어 돌려주었다.
가경嘉慶 5년 경신년(1800, 정조 24) 영의정 백헌공의 6세손인 순창 군수 이면휘李勉輝는 삼가 발문을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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昔我先祖白軒公撰逍遙大師之碑屹然
008_0200_b_07L高趺於金溝金山寺是實百千歲垂示明
008_0200_b_08L證也大師之德藏中不露無事乎立言
008_0200_b_09L而脩辭沙門弟子以是恨之有春潭師
008_0200_b_10L以大師六代法孫收輯詩篇若干謀所以
008_0200_b_11L壽傳之道吾觀師之詩淸遠玄邃如萬
008_0200_b_12L里雲天如千江水月彷彿乎法經之偈頌
008_0200_b_13L則尊奉師敎者入而誦師之詩外而質諸
008_0200_b_14L吾先祖之文則師之道於是不泯曷不
008_0200_b_15L美哉春潭以吾承白軒緖餘爲其先師
008_0200_b_16L求語以䟦非敢文爲而於理亦不偶然
008_0200_b_17L謹以碑文遺意誦而歸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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嘉慶五年庚申領議政白軒公六世孫
008_0200_b_19L行淳昌郡守李勉輝謹䟦

008_0200_b_20L「年」下有夾註「仁祖八年庚午」{乙}
    1. 1)「年」下有夾註「仁祖八年庚午」{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