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백암정토찬(栢庵淨土讚) / 栢庵淨土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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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정토찬栢庵淨土讚
백암성총栢庵性聰 지음

사운四韻 백 수10)
1…
遙指家邦落日邊  저 멀리 해지는 끝 한 나라 가리키니
路平如砥直如絃  평탄한 길 숫돌 같고 곧기는 활줄 같네.11)
歸時冉冉金臺至  돌아갈 때 산들산들 황금 누대에 이르면
生處田田玉藕圓  왕생처엔 무성하게12) 둥근 연꽃 피어나리.
但自一心心不亂  스스로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만 마음 어지럽지 않고
休論十念念非專  십념十念13)을 말하지 않으면 그 염불 전일하지 않다네.
從來敎主深悲願  아미타부처님의 깊으신 자비의 서원이여!
爭奈吾人却步前  어찌 우리들이 한 발치 앞에 두고 물러설 수 있으리오.
2…
靑蓮花映白蓮開  청련화 빛나고 백련화 활짝 피니
四色光輝射殿臺  네 가지 색 찬란한 빛이 전각 누각 비추도다.
稱體寶衣隨念現  몸에 맞는 보배 옷 생각 따라 나타나고
滿盤珍味應時來  소반 가득 맛좋은 진미 때에 맞게 생겨나네.
空中晝夜天華雨  하늘에선 밤낮으로 하늘꽃비 내려오고
耳畔時常法樂豗  귓가엔 시시때때 설법음악 떠들썩해.
我佛讃揚誠苦口  부처님께서 찬양하시는 소리 진실로 간절하니
衆生安得不歸哉  중생들 어찌 귀의하지 않을 수 있으리.
3…
一瞬中經此百年  눈 깜짝할 사이에 백년이 훌쩍 지나가니
其間八苦又交煎  그 사이에 여덟가지 고통14) 교대로 볶아대네.
身雖未到蓮華界  몸은 비록 연화세계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心即須歸極樂天  마음은 모름지기 극락하늘로 돌아가야 하리.
行樹七重懸寶綱  일곱 겹 늘어선 나무엔 보배그물 걸려 있고
薩埵千指遶金仙  천 손의 관음보살 부처님을 위요圍繞15)하며
甚爲希有多般事  세상에선 희유한 여러 가지 일들이
了了分明在目前  뚜렷하고 분명하게 눈앞에 펼쳐지네.
4…
人間百事摠南柯  인간의 백가지 일 모두가 꿈일러라
況復光陰一擲梭  하물며 세월이란 한 번 던진 베오리 북 같음에랴.
十次念成昇極樂  열 번의 염불로 극락에 승천하니
千生罪滅謝娑婆  천생의 죄 멸하여 사바세계 벗어나네.
玉林珠樹粧金苑  옥 숲과 구슬 나무들은 금빛동산 장식하고
白藕紅蕖映綠波  희고 붉은 연꽃들은 푸른 물결에 비치었네.
借問阿誰爲敎主  짐짓 묻노니 이곳의 교주는 누구이신가?
佛陁尊號是彌陁  부처님 존귀한 이름 아미타불이시라네.
5…
日沒之西有樂邦  해지는 서쪽에 극락세계 있으니
纔聞聖說已心降  부처님 설법 듣자마자 마음 벌써 감복되네.
十身相好超三界  십신의 상호16)가 삼계를 초월하니
百寶光明映八窓  수많은 보배 찬란한 빛이 팔방에 비추네.
空外雨華來片片  하늘 밖 꽃비는 한 잎 한 잎 내려오고
池邊水鳥立雙雙  못 가에 물새는 쌍쌍이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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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512_b_02L栢庵淨土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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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512_b_04L1)栢庵性聰撰

008_0512_b_05L四韻 百首

008_0512_b_06L
遙指家邦落日邊路平如砥直如絃

008_0512_b_07L歸時冉冉金臺至生處田田玉藕圓

008_0512_b_08L但自一心心不亂休論十念念非專

008_0512_b_09L從來敎主深悲願爭奈吾人却步前

008_0512_b_10L靑蓮花映白蓮開四色光輝射殿臺

008_0512_b_11L稱體寶衣隨念現滿盤珎味應時來

008_0512_b_12L空中晝夜天華雨耳畔時常法樂豗

008_0512_b_13L我佛讃揚誠苦口衆生安得不歸哉

008_0512_b_14L一瞬中經此百年其間八苦又交煎

008_0512_b_15L身雖未到蓮華界心即須歸極樂天

008_0512_b_16L行樹七重懸寶網薩埵千指遶金仙

008_0512_b_17L甚爲希有多般事了了分明在目前

008_0512_b_18L人間百事揔南柯况復光陰一擲梭

008_0512_b_19L十次念成昇極樂千生罪滅謝娑婆

008_0512_b_20L玉林珠樹粧金苑白藕紅蕖映綠波

008_0512_b_21L借問阿誰爲敎主佛陁尊號是彌陁

008_0512_b_22L日沒之西有樂邦纔聞聖說已心降

008_0512_b_23L十身相好超三界百寶光明映八窓

008_0512_b_24L空外雨華來片片池邊水鳥立雙雙

008_0512_c_01L黃金地面平如掌  황금 땅은 평평하기가 손바닥 같아서
不隔重山與複江  겹겹의 산과 강으로 막혀있지 않다네.
6…
業緣生在此娑婆  업의 인연17)으로 사바 세상 태어났으나
減却時光一刹那  사는 세월 줄어드는 것 한 찰나에 불과하네.
彼佛大慈垂手接  저 대자대비 부처님 손을 내려 잡으시나
吾人自棄退身何  우리들 스스로 포기하여 물러나니 어찌하려오.
出家雖是離塵綱  출가할 땐 티끌그물 벗어나려 했었지만
求利終須逐世波  이익 좇다 마침내 세상물결 휩쓸리네.
七日倘能心不亂  칠일 동안 능히 마음 산란하지 아니하면
西歸寧讓喩彌陁  미타님이 깨우쳐주지 않아도 극락왕생 하리라.
7…
淨土超生豈小緣  정토에 곧바로 왕생하니 어찌 작은 인연인가
凡身成聖福無邊  범부의 몸 성인되니 그 복 정말 끝없도다.
永離惡道輪廻苦  악도와 윤회의 괴로움 영원토록 벗어나서
親覩金容皎月圓  부처님을 친히 뵈니 희고 둥근 달일러라.
一一華臺光影動  낱낱의 꽃 좌대에 빛 그림자 출렁이고
重重珠樹樂音宜  겹겹의 보배나무에 음악 소리 펼쳐지네.
導師悲願深如海  극락도사18)의 비원은 깊기가 바다 같으니
不用辛勤積有年  고생고생 여러 해 힘쓸 필요 없다네.
8…
珠爲臺殿玉爲林  구슬로는 누대 전각, 옥으로는 숲 만들고
人是純陽地是金  사람은 순일한 양기요19) 땅은 황금이라.
華雨長飛無晝夜  꽃비는 하염없이 밤낮없이 내려오니
風雲那復屬晴陰  바람 구름 어찌 다시 청음20)이 있으리오.
池中菡萏分光色  못 가운데 연꽃이 여러 빛깔 띠고 있고
樹裡頻伽奏法音  숲 속의 가릉빈가조21) 법열 음악 노래하네.
淨土十方雖勿量  정토의 시방세계는 한량없지만
彌陁誓願獨弘深  미타불의 서원만이 홀로 넓고 깊도다.
9…
西臨滄海快遐瞻  서쪽의 푸른 바다 저 멀리 바라보니
落日亭亭下峀尖  지는 해는 수직으로 산꼭대기 떨어지네.
旣有世尊勤接引  그곳에 세존이 있어 수고로이 맞이하고
可能凡骨脫廉纖  범용한 무리들 누추함을 벗어나게 하시네.
蓮華一一車輪大  연꽃은 하나하나 수레바퀴같이 크고
琪樹重重寶網兼  옥으로 된 나무는 겹겹이 보배 그물 걸쳤네.
劫壽珎衣並美食  영겁의 수명 다하도록 보배 옷과 맛진 음식 있으니
比諸天樂百般添  제천 세계 즐거움에 온갖 것 더한 것과 견줄 만하네.
10…
淨土生皆上善人  정토에 왕생한 이는 모두가 상선인들
重重樂事且難陳  여러 가지 즐거운 일 다 말하기 어려워라.
祥光晃昱何須日  상서로운 빛 밝게 빛나니 어찌 해가 필요하며
劫壽綿長不記春  영겁의 수명 길게 이어지니 세월 기록치 않는다네.
鳥語間關宣妙理  새소리는 재잘재잘 묘한 진리 펼치고
蓮香披拂襲衣巾  연꽃 향기 살랑살랑 옷가지에 스며드네.
自家倘或歸心切  만약에 스스로 귀의하는 마음 절실하면
十萬餘程一息臻  십만여 리 먼먼 길도 한 순간에 이르리라.
11…
聞說彌陁願力深  설법 들으니 아미타부처님의 원력 깊어서
邇來十却演潮音  십겁이 지나도록 해조음22)을 펴셨다네.
鳥吟風籟皆宣法  새소리 바람소리 모두가 법을 펴고
地布池沙盡是金  땅에 펼친 연못 모래 모두가 금이라네.

008_0512_c_01L黃金地面平如掌不隔重山與複江

008_0512_c_02L業緣生在此娑婆減却時光一刹那

008_0512_c_03L彼佛大慈垂手接吾人自棄退身何

008_0512_c_04L出家雖是離塵網求利終須逐世波

008_0512_c_05L七日倘能心不亂西歸寧讓喩彌陁

008_0512_c_06L淨土超生豈小緣凡身成聖福無邊

008_0512_c_07L永離惡道輪廻苦親覩金容皎月圓

008_0512_c_08L一一華臺光影動重重珠樹樂音2)

008_0512_c_09L導師悲願深如海不用辛勤積有年

008_0512_c_10L珠爲臺殿玉爲林人是純陽地是金

008_0512_c_11L華雨長飛無晝夜風雲那復屬晴陰

008_0512_c_12L池中菡萏分光色樹裡頻伽奏法音

008_0512_c_13L淨土十方雖勿量彌陁誓願獨弘深

008_0512_c_14L西臨滄海快遐瞻落日亭亭下峀尖

008_0512_c_15L旣有世尊勤接引可能凡骨脫廉纎

008_0512_c_16L蓮華一一車輪大琪樹重重寶網兼

008_0512_c_17L劫壽珎衣並美食比諸天樂百般添

008_0512_c_18L淨土生皆上善人重重樂事且難陳

008_0512_c_19L祥光晃昱何須日劫壽綿長不記春

008_0512_c_20L鳥語間關宣妙理蓮香披拂襲衣巾

008_0512_c_21L自家倘或歸心切十萬餘程一息臻

008_0512_c_22L聞說彌陁願力深邇來十却演潮音

008_0512_c_23L鳥吟風籟皆宣法地布池沙盡是金

008_0512_c_24L{1}撰者名補入{編}「宜」疑「宣」{編}

008_0513_a_01L一覺頓空三世習  한 번 깨달음에 삼세의 묵은 습기 문득 공해지니
億齡寧受二毛侵  억만 년 살도록 어찌 흰 머리 덮이리오.
慇懃爲報時人道  간곡하게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莫以浮名自陸沉  헛된 명성 때문에 스스로 침몰하지23) 말라.
12…
共鳴頻伽衆鳥鳴  공명조 가릉빈가조 여러 새들 함께 울어
好音和雅樹陰淸  듣기 좋은 화음으로 나무 그늘도 시원하다.
滿空嘹喨無生曲  허공 가득 재잘재잘 무생곡24) 울리고
奪目輝光不夜城  휘둥그레 밝은 빛은 불야성 이루었네.
樓閣千間皆七寶  천 칸의 누각은 모두 칠보로 단장하고
聲聞八解又三明  성문25)은 8해탈26)과 3명三明27)의 신통력을 갖추었네.
導師伸臂勒相接  아미타 대도사께서 팔을 뻗어 인도해 주신 것은
爲爾婆娑衆苦縈  그대들이 찌들어서 온갖 고통에 얽혀있기 때문이라.
13…
我佛慈悲沒可量  우리 부처 자비하심 헤아릴 수 없나니
慇懃指示向西方  정성스레 서방정토 향하는 길 일러주셨네.
五千餘劫雖宣說  5천여 겁28) 동안 두루 말씀 펼쳤으나
十六觀經極讚揚  십육관경에서 가장 높이 찬양하셨네.
出俗在家前後徃  스님들과 재가신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왕생하니
凡心聖智兩俱忘  속인의 마음과 성인의 지혜라는 분별 모두 함께 잊었도다.
若爲報答深恩德  만약 깊은 은덕 보답하려거든
普勸諸人不掩藏  그 경전 항상 늘 읽으라고 널리 권해야 하리.
14…
十笏禪房一炷香  십홀의 선방29)에서 한 심지 향 사르고
珠輪百八整歸裝  염주를 백팔 번 굴리며 정토 돌아갈 행장 차리네.
向來忍界非吾土  그 동안 살아온 사바세계는 내 살 곳 아니고
此去蓮邦是故鄕  이제 가는 연화세계, 이 곧 나의 고향.
水演苦空除垢濁  물은 고공30)을 펴서 더러운 먼지 씻어내고
風回寶樹咽笙簧  바람은 보배나무 맴돌아 생황소리 울려내네.
無人說與玆消息  이 소식을 들려주는 사람 없더라도
獨點頭時意味長  홀로 머리 끄덕일 때 그 의미 유장해지네.
15…
半生於世已無求  세상에서의 반평생 이미 구할 것 없건만
獨坐雲岩事事幽  홀로 구름 바위에 앉으니 일마다 그윽하네.
揷架千函黃卷富  시렁에 천 개 궤짝, 불경 가득 쌓여 있고
薰爐一室碧烟浮  훈향 화로 방안 가득 푸른 연기 떠다니네.
未知樂國何時到  알 수 없어라. 극락세계 어느 때나 이르려나?
且向娑婆此日留  오늘도 여전히 사바세계에 머무르네.
彼佛深深悲願力  저 부처님의 깊고 깊은 자비의 원력은
吾今不徃不能休  나 지금 왕생하지 않으면 쉴 수가 없으시리.
16…
淨土蓮華大道場  정토 연화 대도량은
全無衆苦樂無央  고통이란 하나 없고 즐거움은 끝이 없네.
池生香藕分趺坐  못에서 핀 향연뿌리로 받침대를 나누고
天雨曼陁散法王  하늘 비 만다라는 부처님31)께 흩뿌리네.
域內圓成金色界  역내에는 둥글게 금빛 세계 이루었고
眉間常燭白毫光  미간에는 언제나 백호광이 빛나도다.
塵心暫放能超入  티끌 마음을 잠시라도 놓으면 능히 초입超入하여
一味醍醐下口嘗  일미32)인 제호33)를 곧바로 맛보리라.
17…
山衘落日映流霞  산은 지는 해 머금어 흐르는 놀 비추니
比去西天路非賖  견주건대 서천 가는 하늘 길 멀지 않다네.
佛起四心皆淨土  부처님은 네 마음34)을 일으키니 모두 다 정토요
人從千葉坐蓮華  사람들은 천개의 잎 따라 연꽃에 앉아있네.

008_0513_a_01L一覺頓空三世習億齡寧受二毛侵

008_0513_a_02L慇懃爲報時人道莫以浮名自陸沉

008_0513_a_03L共鳴頻伽衆鳥鳴好音和雅樹陰淸

008_0513_a_04L滿空嘹喨無生曲奪目輝光不夜城

008_0513_a_05L樓閣千問皆七寶聲聞八解又三明

008_0513_a_06L導師伸臂勒相接爲爾婆娑衆苦縈

008_0513_a_07L我佛慈悲沒可量慇懃指示向西方

008_0513_a_08L五千餘却雖宣說十六觀經極讃揚

008_0513_a_09L出俗在家前後徃凡心聖智兩俱忘

008_0513_a_10L若爲報答深恩德普勸諸人不掩藏

008_0513_a_11L十笏禪房一炷香珠輪百八整歸裝

008_0513_a_12L向來忍界非吾土此去蓮邦是故鄕

008_0513_a_13L水演苦空除垢濁風回寶樹咽笙簧

008_0513_a_14L無人說與玆消息獨點頭時意味長

008_0513_a_15L半生於世已無求獨坐雲岩事事幽

008_0513_a_16L揷架千凾黃卷富薰爐一室碧烟浮

008_0513_a_17L未知樂國何時到且向娑婆此日留

008_0513_a_18L彼佛深深悲願力吾今不徃不能休

008_0513_a_19L淨土蓮華大道場全無衆苦樂無央

008_0513_a_20L池生香藕分趺坐天雨曼陁散法王

008_0513_a_21L域內圓成金色界眉間常燭白毫光

008_0513_a_22L塵心暫放能超入一味醍醐下口甞

008_0513_a_23L山衘落日映流霞比去西天路非賖

008_0513_a_24L佛起四心皆淨土人從千葉坐蓮華

008_0513_b_01L十方善逝同稱讃  시방세계 부처님35) 모두 다 칭찬하고
九類含生總拜嘉  아홉 무리 중생36)들도 다 함께 경배하네.
爲報他鄕遊子道  타향의 떠돌이 자식들에게 일러두나니
毋勞慈念好還家  부모 근심 끼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소.
18…
華光四色映玲瓏  꽃빛은 네 가지 색으로 영롱하게 빛나는데
常爲人天說頓宗  언제나 인천37)을 위하여 돈오의 종지 설하신다.
幾點靑螺環肉髻  몇 점의 소라머리는 육계38)를 두르고
滿輪明月仰慈容  둥근 수레바퀴 같은 밝은 달은 부처님 얼굴 우러르네.
地平似掌琉璃滑  평평한 땅은 손바닥 같아 유리처럼 미끄럽고
菓大如瓶寶樹重  과일은 매달린 병처럼 커서 보배나무 무겁도다.
若到念窮無念處  만약 생각 다해서 무념처에 이르면
超生不愧古中峯  생사를 초월하여 그 옛날 중봉39)에게도 부끄럽지 않으리.
19…
行邁誰言十萬程  가는 길 그 누가 십만 리라 하였는가?
一彈指頃已超生  한 번 손가락 튕기는 사이 벌써 생사 초월한 걸.
長依菡萏華中坐  늘 연꽃에 기대고 꽃 속에 앉으며
或向琉璃地上行  혹 유리같이 평평한 땅위로 다닌다네.
傑閣凌空千種餙  하늘 솟은 큰 누각은 일천 가지로 장식하고
仙禽皷翼六時鳴  신선 새는 날개 퍼덕여 하루 종일40) 노래하네.
這間受用般般樂  그곳에 있는 갖가지 즐거움들
總係當人切道情  모두가 도를 향한 그대의 간절한 마음에 달려있네.
20…
讀盡千經理傳乖  천 권 경전 다 읽어도 이치 잘못 전하는 건
只緣猶未外形骸  다만 아직도 육신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
遮身枉被七條衲  이 몸 감싸려 그릇되이 7조 장삼41) 입었고
衛足徒穿幾緉鞋  발 감싸려 헛되이 몇 켤레의 신을 해지게 했던가.
五欲海中空汨沒  오욕42)의 바다 가운데로 헛되이 빠져서
一微塵裡久沉埋  작은 터럭 하나 속에 영원히 빠져 묻히도다.
從今課誦西方佛  이제부터 서방의 부처명호 일과로 외우고
斷送餘生長我懷  나의 소망 간직하며 남은 생애 보내리라.
21…
黑風吹海浪滔天  회오리바람 바다에 불어 하늘까지 파랑 일 때
欲渡須憑大法船  바다 건너가려면 꼭 큰 법의 배에 의지해야 하리
但以中流論彼岸  회오리바람 바다에 불어 하늘까지 파랑 일 때
誰將後進說因圓  누가 장차 다시 돌아와 인원43)을 말하리오.
樓臺掩映重重樹  누대에는 나무들 겹겹이 가려 있고
池沼離披濯擢蓮  연못에는 맑은 연꽃 활짝 피어날 때
更有一端希有事  여기에 또 하나의 희유한 일 있으니
六時空樂樂無邊  하루 종일 들리는 하늘 음악에 즐거움은 끝없어라.
22…
五濁混淆八苦煎  오탁44)에 뒤섞이고 팔고45)에 달여지며
衆生徒自尾勞牽  중생들 헛되이 꼬리 끄느라 수고하네.46)
谷量牛馬同春夢  곡량47)의 마소는 봄의 꿈 다름없고
頭戴貂蟬似夕烟  머리에 쓴 초선48)은 저녁연기 같아라.
太史文章空杇骨  태사공49)의 문장은 헛되이 썩은 해골
右軍筆陣亦虛傳  왕우군50)의 글씨 또한 헛되이 전하는 것
豈如紅白花王座  어찌 붉고 흰 연꽃, 꽃의 임금 자리에 앉아
壽劫無窮樂自然  수명이 무궁토록 즐거움이 자재함만 같으리.
23…
彌陁無盡大光明  아미타 부처님의 끝없는 큰 광명
普照河沙佛國城  항하사처럼 많은 불국토의 성에 두루 비춘다.
八德池披香菡萏  팔공덕수의 연못엔 향기로운 연꽃 향 퍼지고
七重欄遶樹縱橫  일곱 겹 난간엔 나무들 가로세로 둘러쌓네.

008_0513_b_01L十方善逝同稱讃九類含生總拜嘉

008_0513_b_02L爲報他鄕遊子道毋勞慈念好還家

008_0513_b_03L華光四色映玲瓏常爲人天說頓宗

008_0513_b_04L幾點靑螺環肉髻滿輪明月仰慈容

008_0513_b_05L地平似掌琉璃滑菓大如瓶寶樹重

008_0513_b_06L若到念窮無念處超生不愧古中峯

008_0513_b_07L行邁誰言十萬程一彈指頃已超生

008_0513_b_08L長依菡萏華中坐或向琉璃地上行

008_0513_b_09L傑閣凌空千種餙仙禽皷翼六時鳴

008_0513_b_10L這間受用般般樂總係當人切道情

008_0513_b_11L讀盡千經理傳乖只緣猶未外形骸

008_0513_b_12L遮身枉被七條衲衛足徒穿幾緉鞋

008_0513_b_13L五欲海中空汨沒一微塵裡久沉埋

008_0513_b_14L從今課誦西方佛斷送餘生長我懷

008_0513_b_15L黑風吹海浪滔天欲渡須憑大法船

008_0513_b_16L但以中流論彼岸誰將後進說因圓

008_0513_b_17L樓臺掩映重重樹池沼離披濯擢蓮

008_0513_b_18L更有一端希有事六時空樂樂無邊

008_0513_b_19L五濁混淆八苦煎衆生徒自尾勞牽

008_0513_b_20L谷量牛馬同春夢頭戴貂蟬似夕烟

008_0513_b_21L太史文章空朽骨右軍筆陣亦虛傳

008_0513_b_22L豈如紅白花王座壽劫無窮樂自然

008_0513_b_23L彌陁無盡大光明普照河沙佛國城

008_0513_b_24L八德池披香菡萏七重欄遶樹縱橫

008_0513_c_01L美衣珍食皆隨意  좋은 옷 달콤한 음식 모두 뜻에 따라 나타나고
寶殿珠臺自化成  보배 전각 구슬 누대 저절로 생겨났네.
但願一心生淨土  다만 원하노니 일심으로 정토에 태어나서
恒聆金口振金聲  항상 부처님 맑은 음성 들을 수만 있다면.
24…
吾聞淨土在西方  내 듣기로 정토가 서방에 있어
金色彌陁壽劫長  금빛 미타님 수명의 겁이 길다네.
晝夜六時花雨瑞  밤낮 여섯 때에 꽃비 상서로이 내리고
綱羅千種寶明光  그물 비단은 천 가지 보배로 밝게 빛나네.
林飛念佛頻伽鳥  숲에는 염불하는 가릉빈가조 날아다니고
風動如輪菡萏香  바람 불면 수레바퀴 같은 연꽃이 향기를 풍겨오네.
理本無生安有徃  이치는 본래 생사가 없거늘 어찌 가고 옴이 있으리
君須歸去即奔忙  그대가 돌아가고자 한다면 공연히 바빠지리라.
25…
杜門誰有過林皐  문 잠그니 이 숲 속 지날 사람 그 누구리
老怯秋寒擁毳袍  늙은이는 가을 추위 겁내어 모포를 껴안았네.
課誦眞經期不廢  불경을 일과로 외며 그치지 않으리라 다짐하니
長呼聖號肯辭勞  아미타불 길게 부르는 수고로움을 어찌 사양하리.
歸時正踃黃金界  돌아갈 때 곧바로 황금 세계 오르겠고
到日應瞻白玉毫  이르는 날 마땅히 백옥호51)를 보리라.
七寶樹間懸寶菓  칠보수 사이엔 보배과일 매달려 있어
味珍誰敢比仙桃  그 맛 참 진기한데 누가 감히 선도 복숭아에 비유하나.
26…
落日溪邊倚瘦藤  해 지는 시냇가 마른 지팡이에 기대어 보니
暮山雲外碧層層  저녁 산, 구름 밖엔 층층이 푸른빛이네.
彼貪惡利浮名子  저 악과 이익 탐내는 부명자52)들아
誰數靑曈白髮僧  그 누가 푸른 눈동자 가진 백발 스님 꾸짖으리.
只有世尊無量壽  다만 세존 무량수 부처님 계셔
能爲昏夜大明燈  능히 어두운 밤 크고 밝은 등불 되옵고
兼存六八深深願  사십팔 가지 깊고 깊은 서원까지 있으니
我輩如何不可憑  우리들 어떻게 귀의하지 않겠는가.
27…
紙窓侵曉月微明  창호에 새벽 빛 들어오니 달빛이 흐려지고
喚起幽人百舌鳴  지빠귀 새 울음소리는 은자를 불러 깨우네
感念彌陀先佛聖  먼저 깨달으신 아미타불 감득하여 염불하고
更稱觀世大悲名  또다시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 성호를 부르노라
娑婆觸事皆勞苦  사바세계에서 부딪치는 일 모두 괴롭지만
淸泰無營自現成  청태국53)은 도모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다네
普勸諸君須着力  여러분에게 널리 권하노니 마땅히 힘을 내소
西方不得不超生  서방 정토에 초생하지 않아서는 아니 되리.
28…
西方第一導師居  서방 정토에 제일가는 대도사 계시니
衆苦無餘樂有餘  온갖 고통 남음 없고 즐거움은 넘쳐나네.
珠樹玲瓏淸影動  보배나무 영롱하니 맑은 그림자 흔들리고
金身絢煥智光舒  부처님 상호 찬란하게 지혜 광명 펼치시네.
超生壽笇多如髮  서방에 곧바로 왕생하면 사는 햇수가 머리터럭 같고
分坐蓮華大若車  나눠 앉아 있는 연꽃은 크기가 수레 같네.
景仰薰修心自切  밝게 우러르고 향기롭게 닦아 마음 절로 간절한데
却慚煩習未全除  번뇌와 습기를 모두 제거하지 못함 도리어 부끄럽네.
29…
吾生六十又三年  태어난 지 육십 하고도 삼 년
徒費光陰雪滿顚  헛되이 세월만 보내 잔설이 머리에 가득하네.
揮麈講時虛掉舌  불자54) 휘두르며 강론할 때 헛되이 혀를 놀렸고
貫華吟處亦妨禪  게송55)을 읊는 곳도 또한 선에 방해될 뿐.

008_0513_c_01L美衣珎食皆隨意寶殿珠臺自化成

008_0513_c_02L但願一心生淨土恒聆金口振金聲

008_0513_c_03L吾聞淨土在西方金色彌陁壽劫長

008_0513_c_04L晝夜六時花雨瑞網羅千種寶明光

008_0513_c_05L林飛念佛頻伽鳥風動如輪菡萏香

008_0513_c_06L理本無生安有徃君須歸去即奔忙

008_0513_c_07L杜門誰有過林皐老怯秋寒擁毳袍

008_0513_c_08L課誦眞經期不廢長呼聖號肯辭勞

008_0513_c_09L歸時正踃黃金界到日應膽白玉毫

008_0513_c_10L七寶樹間懸寶菓味珍誰敢比仙桃

008_0513_c_11L落日溪邊倚瘦藤暮山雲外碧層層

008_0513_c_12L彼貪惡利浮名子誰數靑曈白髮僧

008_0513_c_13L只有世尊無量壽能爲昏夜大明燈

008_0513_c_14L兼存六八深深願我軰如何不可憑

008_0513_c_15L紙窓侵曉月微明喚起幽人百舌鳴

008_0513_c_16L感念彌陀先佛聖更稱觀世大悲名

008_0513_c_17L娑婆觸事皆勞苦淸泰無營自現成

008_0513_c_18L普勸諸君須着力西方不得不超生

008_0513_c_19L西方第一導師居衆苦無餘樂有餘

008_0513_c_20L珠樹玲瓏淸影動金身絢煥智光舒

008_0513_c_21L超生壽笇多如髮分坐蓮華大若車

008_0513_c_22L景仰薰修心自切却慚煩習未全除

008_0513_c_23L吾生六十又三年徒費光陰雪滿顚

008_0513_c_24L揮麈講時虛掉舌貫華吟處亦妨禪

008_0514_a_01L綠蘿烟月誰爲主  푸른 넝쿨 안개 낀 달 그 누가 주인인가.
碧嶂雲泉我自專  푸른 멧부리 운무 낀 시내 홀로 다 차지했네.
從此箇中心靜住  이로부터 이 가운데서 마음 고요히 머문 채
西歸淨業極精研  서방 세계 가는 정토업 지극 정성 닦으리라.
30…
前有劉雷後宋蘇  앞 시대엔 유뢰56)요, 뒷시대엔 소동파57) 있어
東林結社又西湖  동림58)에서 결사하고 서호59)에서도 결사 했네.
不唯名跡雲泉寄  이름과 자취를 산수간에 부친 것만은 아니니
自是蓮華道價殊  이로부터 연화도60)의 진가가 달라졌네.
健羨中州爲盛事  중국의 흥성한 일 참으로 부러워하다가
却嗟東海乏良圖  문득 동해에 좋은 안내도 없음 탄식하네.
彼輕黃閣朱門貴  저들은 조정과 귀한 벼슬자리를 가벼이 여기고
信有彌陁作軌模  진실로 아미타 부처님을 앞길의 모범으로 삼았다네.
31…
暮暮朝朝不盡期  밤낮으로, 낮밤으로 다할 기약 없이
年光暗向此間移  세월이 이 가운데 묵묵히 흘러가네.
囊中縱有長生藥  주머니에 장생할 약 있다고 하더라도
鏡裡其如兩鬂絲  거울 속 그것은 마치 두 귀밑머리 터럭 같네.
世事無窮何了日  세상일 무궁하니 어느 때나 마치겠나?
人生有限幾多時  인생은 유한하니 어찌 시간 많으리오.
急須洗滌諸心垢  어서 속히 마음의 때 모두 다 씻어내고
惟我彌陁百爾思  오직 우리 아미타부처님을 백방으로 생각하소.
32…
人間萬事㹅非常  인간 세상 모든 일이 무상하여
投跡空門自掩藏  절간으로 발길 돌려 스스로를 감추었네.
已把功名比蝸角  이미 공명 이뤘으나 달팽이 뿔61) 같고
回看世路甚羊腸  세상길 돌아보니 양의 창자보다 심하구려.
心情一痛俱消散  심정의 온갖 고통 모두 다 흩어지고
鬂髮千莖盡雪霜  머리카락 천 갈래가 모두 다 눈발 서릿발.
西有本師無量壽  서방세계에 계신 우리 본사 무량수부처님이여!
我今遄不辦歸裝  나 이제 빨리 돌아갈 채비 갖추어야 되지 않겠는가.
33…
幽居寡事閑岩扄  숨어 사니 일 없어 돌 빗장 한가롭고
案上彌陀一卷經  책상 위엔 아미타경 한 권 놓여있네.
百結正將雲共白  누더기 옷은 정녕 구름같이 희어지고
四山長與眼俱靑  사방 두른 유장한 산과 눈동자가 모두 다 푸르네.
閑名自笑蛇添足  한가로운 이름 스스로 비웃음은 사족에 불과하니
病骨誰憐鶴瘦形  병들어 마른 학처럼 여윈 몸 그 누가 불쌍히 여기리.
但可歸西心念切  다만 서쪽 돌아갈 마음 간절해지니
不須勞問短長亭  가는 길 멀고 가까움 수고로이 묻지 마소.
34…
心自休休迹自由  마음 절로 편안하고 발자취도 자유롭게
壯年關北老南州  장년에는 관북지방, 늘그막엔 남쪽 땅.
草鞋藤杖山兼水  짚신에 등나무 지팡이 짚고 산수간 노닐며
坐誦行吟春復秋  앉거나 거닐 때나, 봄이나 가을이나 경을 읊었소.
浮世萬途成底事  뜬세상 만 갈래 길 무슨 일을 이루었나
殘生一飯更無求  남은 생애에 밥 한 숟갈도 다시 구할 것 없다오.
傍人莫笑吾踈散  주변 사람 웃지 마오, 나 성글고 쓸모없다고.
神徃西方形暫留  마음은 서방 가고 형체만 잠시 머물 뿐.
35…
綠蘿爲幌草爲衣  푸른 넝쿨로 휘장 삼고 풀로는 옷 만들어
久住雲山靜息機  오랫동안 구름 산 머물러 고요히 기미를 쉬게 하네
淹病尙嫌身是累  병든 몸은 오히려 몸이 누가 됨을 싫어하니
餘生永與世相違  여생을 길이 세상과 어긋나게 살리라.

008_0514_a_01L綠蘿烟月誰爲主碧嶂雲泉我自專

008_0514_a_02L從此箇中心靜住西歸淨業極精硏

008_0514_a_03L前有劉雷後宋蘇東林結社又西湖

008_0514_a_04L不唯名跡雲泉寄自是蓮華道價殊

008_0514_a_05L健羨中州爲盛事却嗟東海乏良圖

008_0514_a_06L彼輕黃閣朱門貴信有彌陁作軌模

008_0514_a_07L暮暮朝朝不盡期年光暗向此間移

008_0514_a_08L囊中縱有長生藥鏡裡其如兩鬂絲

008_0514_a_09L世事無窮何了日人生有限幾多時

008_0514_a_10L急須洗滌諸心垢惟我彌陁百爾思

008_0514_a_11L人間萬事㹅非常投跡空門自掩藏

008_0514_a_12L已把功名比蝸角回看世路甚羊腸

008_0514_a_13L心情一痛俱消散鬂髮千莖盡雪霜

008_0514_a_14L西有本師無量壽我今遄不辦歸裝

008_0514_a_15L幽居寡事閑岩扄案上彌陀一卷經

008_0514_a_16L百結正將雲共白四山長與眼俱靑

008_0514_a_17L閑名自笑蛇添足病骨誰憐鶴瘦形

008_0514_a_18L但可歸西心念切不須勞問短長亭

008_0514_a_19L心自休休迹自由壯年關北老南州

008_0514_a_20L草鞋藤杖山兼水坐誦行吟春復秋

008_0514_a_21L浮世萬途成底事殘生一飯更無求

008_0514_a_22L傍人莫笑吾踈散神徃西方形暫留

008_0514_a_23L綠蘿爲幌草爲衣久住雲山靜息機

008_0514_a_24L淹病尙嫌身是累餘生永與世相違

008_0514_b_01L手輪珠後宵憑几  손으로 염주 돌리며 밤에는 안석에 기대어 있고
坐誦經時晝掩扉  앉아서 경 외울 땐 낮에도 사립문 닫노라네
一得徃生終不退  한 번 왕생할 수 있으면 끝내 물러서지 않으리니
嗚呼後聖盍歸依  오호라 후대의 성현들 어찌 귀의치 않으리오.
36…
平生懶拙莫吾如  평생 게으르고 못난이 나만한 이 없으리니
況復年衰與衆㞐  하물며 또 나이 늙어 대중과 함께 지낼 때랴.
才短任從新學笑  재주 짧아 젊은 학인의 웃음거리 되고
病深無怪故人踈  병 깊어 친구 적어짐도 이상할 것 하나 없네.
淸遊水石堪塵擢  수석 간에 맑게 노닐어 티끌을 씻어내고
嬾採林蔬果腹虛  산채 과일 느릿 따서 허기를 채운다네.
佛有執持名號敎  부처님 명호 집지62)하라는 가르침 있으니
先當萬務一蠲除  먼저 온갖 번잡한 세상일 한 번에 없애야 하리.
37…
衆貪聲利競奔忙  중생들은 명예와 이익 탐내어 앞 다투어 부산하니
羶蟻燈蛾詎比方  비린내 좇는 개미, 등불에 달라붙는 나방과 어찌 다르리오.
百尺竿頭輕濶步  백척간두에서 경솔하게 활보하며
千層浪裡寄孤航  천 층의 파랑 속을 쪽배로 가는 꼴이로다.
彭殤縱異終誰在  장수와 요절63)이 비록 다르나 끝내 누가 남아 있으며
凡梵雖殊竟等亡  범부와 범천64)이 비록 다르나 결국 죽기는 마찬가지네.
爭似金天眞佛國  어찌 황금 하늘 참 부처님 나라에서
壽爲無量樂無央  수명 한량없고 즐거움 끝없음만 같으랴.
38…
從來千聖本無差  종래의 일천 성인은 본래 차이 없으니
須信彌阿即釋迦  모름지기 아미타부처님이 곧 석가임을 믿을지라.
聊以刹塵分淨穢  찰진65)세계가 정토와 예토로 나뉘는 것은
爲緣心性有偏邪  심성을 반연하여 삿됨에 치우침 있기 때문.
經行步步黃金土  지나는 걸음걸음마다 황금의 땅이요
趺坐重重白藕花  결가부좌 앉은 곳엔 첩첩이 흰 연꽃이라.
誰謂跉跰孤霞客  누구인가. 터벅터벅 가는 외로운 세속 나그네에게
一時能受此榮華  일시에 이 영화를 받을 수 있다 말하는 이.
39…
極樂何言淨土鄕  극락을 어찌해 정토향이라 하였나
人心地而若氷霜  사람 마음과 땅이 모두 얼음서리 같다는 것.
經莛已自超三界  대들보 지나자66) 삼계를 뛰어 넘었으니
稱讃從來有六方  예로부터 육방67)에서 칭찬이 자자했네.
寶樹本無飛赤葉  보배나무는 본래 붉은 낙엽 날리는 일 없고,
靈花終不待靑陽  신령한 꽃은 끝내 햇볕 의지 않도다.
玉樓金閣雲天外  옥루와 금빛 누각은 하늘 밖으로 솟아나고
彩鳳屳禽接翅翔  채색 봉황과 신선 새는 나란히 날고 있네.
40…
如僧盡說做工夫  만일 승려들이 공부한 것을 다 말한다면
謂做工夫猶病諸  공부한 것이 오히려 병이 되리라.
非是坐忘消白晝  좌망68)하여 한낮을 보내지 못할지라도
亦應高尙守淸虛  마땅히 고상하게 청허淸虛를 지켜야하리.
積生貪愛情難遣  평생 쌓은 탐애의 정은 버리기 어렵고
累劫輪廻業未除  여러 겁 윤회한 업은 제거하지 못하네.
倘得一心終不亂  일심으로 마침내 어지럽지 않은 경지를 얻으면
斯須之頃徃遊於  잠깐도 지나지 않아 극락왕생 노니리라.
41…
如來禪及祖師禪  여래선과 조사선69)
開合仍分掌與拳  펴면 손바닥이요 오므리면 주먹이라.
說有超升眞指示  말씀에 곧바로 뛰어오름 있어야 진실한 가르침이요,
到無言語卽心傳  언어도단에 이르러야 곧 마음으로 전해지리.

008_0514_b_01L手輪珠後宵憑几坐誦經時晝掩扉

008_0514_b_02L一得徃生終不退嗚呼後聖盍歸依

008_0514_b_03L平生懶拙莫吾如况復年衰與衆㞐

008_0514_b_04L才短任從新學笑病深無怪故人踈

008_0514_b_05L淸遊水石堪塵濯嬾採林蔬果腹虛

008_0514_b_06L佛有執持名號敎先當萬務一蠲除

008_0514_b_07L衆貪聲利競奔忙羶蟻燈蛾詎比方

008_0514_b_08L百尺竿頭輕千層浪裡寄孤航

008_0514_b_09L彭殤縱異終誰在凡梵雖殊竟等亡

008_0514_b_10L爭似金天眞佛國壽爲無量樂無央

008_0514_b_11L從來千聖本無差須信彌阿即釋迦

008_0514_b_12L聊以刹塵分淨穢爲緣心性有偏邪

008_0514_b_13L經行步步黃金土趺坐重重白藕花

008_0514_b_14L誰謂跉孤霞客一時能受此榮華

008_0514_b_15L極樂何言淨土鄕人心地而若氷霜

008_0514_b_16L經莛已自超三界稱讃從來有六方

008_0514_b_17L寶樹本無飛赤葉靈花終不待靑陽

008_0514_b_18L玉樓金閣雲天外彩鳳屳禽接翅翔

008_0514_b_19L如僧盡說做工夫謂做工夫猶病諸

008_0514_b_20L非是坐忘消白晝亦應高尙守淸虛

008_0514_b_21L積生貪愛情難遣累劫輪廻業未除

008_0514_b_22L倘得一心終不亂斯須之頃徃遊於

008_0514_b_23L如來禪及祖師禪開合仍分掌與拳

008_0514_b_24L說有超升眞指示到無言語即心傳

008_0514_c_01L離生脫死爲同軌  생과 사 여의는 것은 둘 다 같은 길
議下論高是一偏  낮다 높다 의론하는 것은 한 쪽으로 치우친 것이라.
徃古宗門諸老宿  지난 세월 종문의 여러 노숙들
連肩接武逝翩翩  어깨 나란히 앞사람 발꿈치를 이어 사뿐사뿐 갔다네.
42…
一靈眞性忽平沉  하나의 신령한 참된 본성은 갑자기 푹 꺼져 버려
三際纔分有古今  삼제70)가 나뉘자마자 고금의 구분 생겼다네.
帶業受身身造業  업을 따라 육신 받으니 몸은 다시 업을 만들고
從心起境境生心  마음 따라 경계 일으키니 경계는 다시 마음 만드네.
轆轤已是經塵劫  윤회의 도르래는 이미 무수한 겁을 지났으니
戒㝎何曾惜寸陰  계율과 선정 닦음에 어찌 촌음을 아끼리오.
由此釋尊開經路  이로 인해 석존께서 지름길 열어주었으니
救頭然急滌煩襟  머리 붙은 불을 끄듯 번뇌 마음을 씻어야 하리.
43…
手裡唯將一紫藤  손에는 오직 등나무 지팡이 하나 짚고서
東西南北任騰騰  동서남북 사방으로 자유롭게 다니노라.
深嗟惠命微如絲  혜명이 실처럼 가는 것을 깊이 탄식하고
正見宗門冷似氷  종문이 얼음처럼 차가움을 직시하노라.
世道險巇陵變谷  세상길은 험준하여 언덕이 골짝 됐고,
人心翻覆愛還憎  인심은 뒤바뀌어 애정이 미움 됐네.
豈如行詣蓮華國  어찌 연화국에 나아가
慻慻金言早服膺  정성스럽게 부처님 말씀을 일찍이 따름만 같으리오.71)
44…
盛花衣裓獻晨羞  활짝 핀 꽃과 의계72)로 아침 공양 드리옵고
飯後輕行倚玉樓  식사 후 가볍게 거닐며 옥루에 기대니
雲外六時天樂奏  구름 밖은 하루 종일 하늘 풍류 연주하고
池邊雙立水禽遊  못가엔 물새들 쌍쌍이 서서 노니네.
明光燭地珠常曉  밝은 빛이 땅에 비추니 구슬이 항상 빛을 내고
翠色連空樹不秋  비취빛이 허공에 닿으니 나무들 시들지 아니하네.
邂逅舊遊諸勝友  옛 노닐던 좋은 벗들 그곳에서 만난다면
笑余來暮謾遅留  나 혼자만 뒤늦게 온 것 비웃으리라.
45…
離家十萬八千程  집 떠나서 10만 8천여 리
慈父偏深念子情  자애로운 아버지의 아들 생각 너무 깊어라.73)
何以久爲窮露客  어찌하여 오래도록 곤궁한 이슬 객이 되었다가
忽然今聽故園聲  홀연 이제야 고향 동산 소식 듣게 됐나.
寶將瓔珞從天下  보배 장식한 영락은 하늘과 땅 이어주고
金與琉璃作地平  금과 유리는 땅에 평평하게 펼쳐졌네.
若欲即今歸㝎省  지금 바로 돌아가서 안부 인사드리려면
須敎心性玉臺淸  모름지기 마음 본성을 옥 누대처럼 맑게 해야 하리.
46…
破衲懸鶉不㝎居  해진 누더기 입고 일정한 거처 아니 삼으니
境空心寂謝紛如  경계가 공하고 마음 고요하여 흩날림 없어라.
半窓月吐淸無寐  반개한 창에 달빛 쏟아지니 또렷이 잠 오지 않고
一榻風輕興有餘  평상에 바람 가벼이 부니 감흥은 남음 있네.
大夢衆人渾未覺  큰 꿈꾸는 중생들 모두 깰 줄 모르고
閑名伊我亦難除  이름 호명 막는 것을 나 또한 막기 어려워라.
古來勿限超生者  예로부터 한량없는 생사 초월한 이들은
開卷看時盡起子  책 열고 보는 순간 다 스스로 일어난 사람이라.
47…
錫逐孤雲返故山  석장 짚고 외로운 구름 좇아 고향에 돌아오니
人言倦鳥已知還  지친 새는 돌아올 줄 안다고 말들 하네.74)
輪珠誦念淸宵坐  염주 굴리고 염불 외며 고요한 밤 앉아 있고
隱几從容白日閑  안석에 기대어 조용히 한낮 한가로움 즐기네.

008_0514_c_01L離生脫死爲同軌議下論高是一偏

008_0514_c_02L徃古宗門諸老宿連肩接武逝翩翩

008_0514_c_03L一靈眞性忽平沉三際纔分有古今

008_0514_c_04L帶業受身身造業從心起境境生心

008_0514_c_05L轆轤已是經塵劫戒㝎何曾惜寸陰

008_0514_c_06L由此釋尊開經路救頭然急滌煩襟

008_0514_c_07L手裡唯將一紫藤東西南北任騰騰

008_0514_c_08L深嗟惠命微如絲正見宗門冷似氷

008_0514_c_09L世道險陵變谷人心翻覆愛還憎

008_0514_c_10L豈如行詣蓮華國慻慻金言早服膺

008_0514_c_11L盛花衣裓獻晨羞飯後輕行倚玉樓

008_0514_c_12L雲外六時天樂奏池邊雙立水禽遊

008_0514_c_13L明光燭地珠常曉翠色連空樹不秋

008_0514_c_14L邂逅舊遊諸勝友笑余來暮謾遅留

008_0514_c_15L離家十萬八千程慈父偏深念子情

008_0514_c_16L何以久爲窮露客忽然今聽故園聲

008_0514_c_17L寶將瓔珞從天下金與琉璃作地平

008_0514_c_18L若欲即今歸㝎省須敎心性玉臺淸

008_0514_c_19L破衲懸鶉不㝎居境空心寂謝紛如

008_0514_c_20L半窓月吐淸無寐一榻風輕興有餘

008_0514_c_21L大夢衆人渾未覺閑名伊我亦難除

008_0514_c_22L古來勿限超生者開卷看時盡起子

008_0514_c_23L錫逐孤雲返故山人言倦鳥已知還

008_0514_c_24L輪珠誦念淸育坐隱几從容白日閑

008_0515_a_01L林逕久荒誰肯訪  숲길 오랫동안 황폐해졌으니 누가 방문하려 하리
柴門却掃晝常關  사립문 앞 쓸지 않고 낮에도 항상 닫아두네.
此雖信美非吾土  이 비록 진실로 아름다우나 내 땅 아니니
竟到西方奉聖顔  마침내 서방 이르면 부처님 얼굴 뵈오리라.
48…
沙界難量佛土中  항하사 세계 셀 수 없는 불국토 가운데
彌陁善逝獨超宗  미타 부처님75) 홀로 뛰어난 가르침이로다
顧瞻眉底靑蓮目  바라보는 눈썹 밑엔 푸른 연꽃의 눈이요,
語笑雲間白月容  말하고 웃으니 구름 사이 흰 달 같은 얼굴이라.
雅韻異禽兼水鶴  맑은 소리는 기이한 새와 물가 학의 노래요
隨從諸聖倂天龍  성중들과 하늘용이 수행하여 따르네.
讚揚極口君知否  극구 찬양하는 입 그대는 아는가 모르는가.
日夕歸思意萬重  낮밤으로 돌아갈 생각에 뜻은 만 겹이네.
49…
萬竅刁刁地籟號  만 구멍 살랑살랑76) 지뢰77) 울음 울 때
團蒲靜坐着方袍  둥근 방석에 고요히 가사78) 입고 앉았네.
鴨烟實篆燒成燼  압연과 실전79)은 타올라 재를 이루고
烏几金文寫秃毫  검은 궤의 금문80)을 붓끝 닳도록 베끼네.
以谷量雲偏富貴  골짜기로 구름을 헤아리니 지나친 부귀이고
汲瓶盛月儘淸高  보름달 밤에 물병 길으니 더욱 맑고 고상하여라.
庵居眞趣雖然在  암자에 거하는 참된 취미 비록 있다 해도
未許歸心折大刁  마음 돌이켜 큰 고요81)를 꺾음엔 비하지 못하리라.
50…
方壺峻極神烟霄  방호산82) 높고 높아 신령한 연기 하늘에 닿고
中有蓮宮隱寂寥  그 가운데 연화 궁전 고즈넉이 숨어 있네.
寒澗繞軒噴白玉  구슬 뿜어내는 차가운 골짜기 물이 집을 두르고
晴峯墮几削靑瑤  푸른 옥 깎아낸 듯 개인 봉우리가 안석에 떨어지네.
嬾蔬香蕈多幽趣  나물과 향기로운 풀은 그윽한 향취 가득하고
復峽重林隔市囂  겹겹의 골짜기 수풀들은 세상 소란 멀리 있네.
不有西歸眞妙訣  서방 돌아가는 참된 묘결이 없었다면
吾生安得樂逍遙  내 삶이 어찌 소요하는 즐거움 누릴 수 있으리오.
51…
新開梵宇倚雲根  구름 이는 산기슭에 법당을 새로 여니
日晏松間尙掩門  솔숲 사이로 해 저물어도 문은 닫혀있네.
峰逼翠嵐晴入座  봉우리가 보내는 산바람은 시원히 자리에 스며들고
溪回白氣曉浸軒  시내를 맴도는 흰 기운은 새벽 처마에 젖어드네.
老來已自神情倦  늙어서 이미 절로 마음 게을러졌으니
客到何能笑語溫  객이 온들 어찌 능히 웃으며 따뜻한 말 나눌까.
唯有淨那歸意在  오직 정토나라에 돌아갈 뜻 가지고서
憨憨兀兀坐忘言  우직하게 우뚝 앉아 말을 잊고 앉아 있네.
52…
溪深峯矗水雲饒  시내 깊고 봉우리 높아 물과 구름 넉넉하니
自古林泉遠市朝  예로부터 숲과 시내에 노니는 이는 시정을 멀리 했다네.
許飮但容高土接  고상한 선비 맞을 때만 곡차를 마시고
會茶時赴羽人邀  다담을 나눌 적엔 나아가 신선을 맞이했네.
誦經華雨臨筵落  경 외울 땐 꽃비가 대자리로 떨어지고
出㝎天香滿院飄  선정에서 나오면 하늘 향기 절에 가득 스며드네.
於此若兼存信願  여기에서 만약 믿음과 원을 함께 갖춘다면
蓮邦一瞬卽能超  눈 깜짝할 새 연방83)으로 곧바로 뛰어 넘으리라.
53…
浮游湖海許多年  강호 바다에 떠 놀기 몇 해가 지났는가
芒履從勞幾緉穿  헛된 수고하느라 짚신은 몇 켤레나 떨어졌는가
敎義未能明辯㭊  교의84)를 환하게 변증하지 못하였으니
宗乘安敢得心傳  종승85)을 어찌 감히 마음으로 전하리오.

008_0515_a_01L林逕久荒誰肯訪柴門却掃晝常關

008_0515_a_02L此雖信美非吾土竟到西方奉聖顏

008_0515_a_03L沙界難量佛土中彌陁善逝獨超宗

008_0515_a_04L顧瞻眉底靑蓮目語笑雲間白月容

008_0515_a_05L雅韻異禽兼水鶴隨從諸聖併天龍

008_0515_a_06L讃揚極口君知否日夕歸思意萬重

008_0515_a_07L萬竅刀刀地籟號團蒲靜坐着方袍

008_0515_a_08L鴨烟實篆燒成燼烏几金文寫秃毫

008_0515_a_09L以谷量雲偏富貴汲瓶盛月儘淸高

008_0515_a_10L庵居眞趣雖然在未許歸心折大刀

008_0515_a_11L方壺峻極神烟霄中有蓮宮隱寂寥

008_0515_a_12L寒澗繞軒噴白玉晴峯墮几削靑瑤

008_0515_a_13L嬾蔬香蕈多幽趣復峽重林隔市囂

008_0515_a_14L不有西歸眞妙訣吾生安得樂逍遙

008_0515_a_15L新開梵字倚雲根日晏松間尙掩門

008_0515_a_16L峰逼翠嵐晴入座溪回白氣曉浸軒

008_0515_a_17L老來已自神情倦客到何能笑語溫

008_0515_a_18L唯有淨那歸意在憨憨兀兀坐忘言

008_0515_a_19L溪深峯矗水雲饒自古林泉遠市朝

008_0515_a_20L許飮但容高土接會茶時赴羽人邀

008_0515_a_21L誦經華雨臨筵落出㝎天香滿院飄

008_0515_a_22L於此若兼存信願蓮邦一瞬即能超

008_0515_a_23L浮游湖海許多年芒履從勞幾緉穿

008_0515_a_24L敎義未能明辯㭊宋乘安敢得心傳

008_0515_b_01L山河世界歸何有  산천과 세계는 어디로 흘러가나
功業聲名付輾然  이룬 공과 명성은 돌고 돌 뿐이네.
咄咄此身空老大  쯧쯧! 이 몸은 부질없이 늙어가니
白蓮須結徃生緣  백련86)에서 모름지기 왕생인연 맺으리라.
54…
敎筵禪席盡荒凉  강원과 선방이 모두 다 황량하여
盲引羣盲最可傷  맹인이 여러 맹인 인도하니 너무도 슬프도다.
病藥未分空守舊  병과 약을 분간 못해 헛되이 옛것만 지키고
源流俱失但尋行  원류를 다 잃고서 다만 행적 찾기 바쁘도다.
討論宜付叢林伴  토론은 마땅히 총림의 도반에 부쳐야 하고
念誦須敎曉夜忙  염송은 모름지기 밤낮으로 바쁘게 권해야 하리.
善惡無門唯自召  선악은 문이 없고 오직 자신이 불러오는 것이니87)
西歸行色聚舂粮  서방 돌아가는 행장에 찧은 식량 모아 보세.
55…
自是空門不用名  본디 공문에선 이름 쓰지 아니하니
那將世事肯關情  어찌 세상일에 좋아라 상관하리.
旣親黃面爲師友  이미 황면88)을 스승으로 삼았으니
須吐丹心見悃誠  반드시 단심 토해 정성을 보여야 하리.
一榻靜時松韻細  평상이 고요할 때 솔바람 소리 가락 있고
四窓虛處月華明  사방 창 텅 빈 곳에 둥근 달 밝게 뜨네.
同緣共入蓮池會  같은 인연으로 함께 연지회89) 들어가니
已結當初淨土盟  당초의 정토 맹세 이미 맺은 것이라.
56…
年來串習尙囂浮  수년 이래로 익혀왔으나 아직도 들떠 있어
自愧披緇志未酬  먹물 옷 입었으나 뜻이 따르지 못한 것 부끄러워라.
就寂避喧猶是妄  고요함에 나아가 세상을 피함도 오히려 망령이고
存心除境亦爲尤  마음 지키려 경계 없앰은 또한 허물이도다.
鳥聲溪舌何妨耳  새소리 시냇물 소리 어찌 귀를 방해하리오.
雲白山靑不礙眸  흰 구름 푸른 산은 눈에 장애 되지 않소.
九品蓮臺明有數  구품연대에 분명히 운수가 있으니
莫爲苦海泛慈舟  고해에 자비의 배 띄우지 말기를.
57…
業因同造報還同  업의 인연 함께 만들고 업보도 함께 받으니
未免綸輪火宅中  화택 중에 돌아가는 수레바퀴 신세 면하지 못하도다.
慈父蒼黃頻出入  자애로운 아버지 창황히 자주 출입하시는데
廢兒嬉戱走西東  생각 없는 아이들은 이리저리 희희낙낙.90)
制持一鉢兼三事  바리 하나 부여잡고 삼사91)를 겸하여
漂泊浮萍與斷蓬  부평초나 잘린 쑥대처럼 떠돌아 다니네.
若問樂邦何處在  어느 곳에 극락세계 있는가 묻는다면
金天之外白雲空  황금 하늘 저 편의 흰 구름 속 허공이라.
58…
世間何事最堪嗟  세간에 어떤 일이 가장 탄식할 일인가
苦海無涯生有涯  고해는 끝없는데 삶에는 끝이 있는 것.
看取富奢公子宅  부유하고 사치스런 귀한 이의 집을 보라.
豈如淸樂道人家  어찌 청빈낙도 즐기는 도인 집에 비교하리.
中時一飯唯麁䊯  때맞춘 한 끼 식사 오직 거친 현미밥
四序三衣但苧麻  사시사철 세 벌 옷92)은 오직 모시 삼베 옷.
心淨即爲蓮國土  마음이 깨끗하면 연화국토가 되리니
請君休更逐昏邪  그대들이여 다시 삿된 어둠 쫓는 일 없기를.
59…
幾多文武占科名  얼마나 많은 선비들이 과거 급제 되었던가
一日聲華四海傾  하룻날의 화려한 명성이 사해를 기울이네.
虎榜並隨龍榜出  호방 이어 용방93)에도 그 이름 오르니
儒林爭與羽林榮  문관들과 무관들94) 영화를 다투네.

008_0515_b_01L山河世界歸何有功業聲名付輾然

008_0515_b_02L咄咄此身空老大白蓮須結徃生緣

008_0515_b_03L敎筵禪席盡荒凉盲引羣盲最可傷

008_0515_b_04L病藥未分空守舊源流俱失但尋行

008_0515_b_05L討論宜付叢林伴念誦須敎曉夜忙

008_0515_b_06L善惡無門唯自石西歸行色聚春粮

008_0515_b_07L自是空門不用名那將世事肯關情

008_0515_b_08L旣親黃面爲師友須吐丹心見悃誠

008_0515_b_09L一榻靜時松韻細四窓虛處月華明

008_0515_b_10L同緣共入蓮池會已結當初淨土盟

008_0515_b_11L年來串習尙囂浮自愧披緇志未酬

008_0515_b_12L就寂避喧猶是妄存心除境亦爲尤

008_0515_b_13L鳥聲溪舌何妨耳雲白山靑不礙眸

008_0515_b_14L九品蓮臺明有數莫爲苦海泛慈舟

008_0515_b_15L業因同造報還同未免綸輪火宅中

008_0515_b_16L慈父蒼黃頻出入廢兒嬉戱走西東

008_0515_b_17L制持一鉢兼三事漂泊浮萍與斷蓬

008_0515_b_18L若問樂邦何處在金天之外白雲空

008_0515_b_19L世間何事最堪嗟苦海無涯生有涯

008_0515_b_20L看取富奢公子宅豈如淸樂道人家

008_0515_b_21L中時一飯唯麁糲四序三衣但苧麻

008_0515_b_22L心淨即爲蓮國土請君休更逐昏邪

008_0515_b_23L幾多文武占科名一日聲華四海傾

008_0515_b_24L虎榜並隨龍榜出儒林爭與羽林榮

008_0515_c_01L還家不獨雙親喜  집에 돌아가면 양친이 기뻐할 뿐만 아니라
到處能令萬目驚  이르는 곳마다 만인의 눈을 놀라게 하네.
得意暫時同腐草  득의는 잠시일 뿐, 썩은 풀과 한 가지니
豈如蓮國樂非輕  어찌 연화 극락국의 진중한 즐거움과 같으리오.
60…
年光暗逐水流東  세월은 암암리에 물 따라 흘러가니
萬事人間總是空  인간세상 만 가지 일 모두 다 공이로다.
百歲浮生朝露似  백 세의 뜬 삶은 아침 이슬과 닮아 있고,
千金豪貴片雲同  천금의 큰 부귀도 조각구름과 한가지라.
兩京文物烟迷草  두 서울(兩京)의 문물은 안개 낀 풀밭95)이요
六代繁華燭散風  육대의 번화함은 바람에 흔들리는 등불이라.
何似無生亦無滅  어찌 비교하리, 남도 없고 멸함도 없이
坐享眞樂百年中  앉은 채 백 년 동안 참된 낙을 즐기는 것을.
61…
難將一口吸西江  한 입으로 서강을 들이마시기 어려우나96)
素志猶能貯滿腔  생각으로는 오히려 뱃속 가득히 담을 수 있다네.
錫杖飛時雖鶴近  석장 날릴 땐 비록 학 같았지만
鉢盂藏處未龍降  발우 감추자 용의 항복 받지 못했네.97)
醉心眞法除疑網  참된 법에 도취된 마음으로 의혹의 그물 없애고
拜手高論折慢幢  두 손 모은 높은 담론으로 오만한 기98)를 꺾는다네.
池上白蓮終不染  못 위의 백련은 끝내 물들지 않으니
此生超彼號無雙  이생에 저 피안을 넘으면 이름 짝할 자 없어라.
62…
六十三年已駿犇  예순 세 해를 이미 빠르게 달려왔으니
餘生能得幾時存  남은 생애는 몇 시나 남았는가.
白衣蒼狗難堪說  흰 옷이 늙은 개 되는 세상사99) 말로 다하기 어렵고
蝸角蠅頭誰可論  달팽이 뿔 쉬파리머리 같은 일100) 누가 나와 상의하랴.
不向孔顔尋樂處  공자 안연이 즐거움 찾던 곳 향하지 않으니
誰從紙墨覔危言  누가 종이 먹을 따라서 꼬집는 말101) 찾을까.
世間一一皆虗妄  세간 일 하나하나 모두가 허망하니
獨有彌陁衆所尊  홀로 아미타불 계셔 무리 중에 으뜸이네.
63…
節届中秋坐竹軒  중추 절기에 대마루 앉으니
俄然東嶺涌金盆  문득 동쪽 봉우리에 황금 동이가 솟아오르네.
草虫悽切銀河淡  풀벌레는 구슬피 울고 은하수는 희미해져
桂影婆娑玉露繁  계수 그림자 흔들림에 옥 이슬 무성하네.
病骨不堪侵夜冷  병골이라 찬 밤기운 견디지 못하고,
苦心惟憶負朝暄  괴로운 마음에 그리는 건 따뜻한 아침 온기
元來淨土無寒暑  원래 정토엔 추위 더위 없다 하니
況有憂煎與病根  하물며 근심의 시달림과 병의 뿌리 있으리오.
64…
梵宇崢嶸近紫霄  절집 처마 가파르게 하늘로 솟아있고
緣蘿爲幌石爲橋  엉긴 등넝쿨 휘장이요 징검다리 돌다리라.
閑雲出岫渾無迹  한가로운 구름 암혈에서 나오니 흐릿하여 자취 없고
野鶴歸林不用招  들판 학은 숲으로 돌아오니 손짓해 부를 필요 없네.
岩溜雨添鳴珮玦  바위 여울에 비 내리니 패옥의 울림 있고
壑松風颭聽鉤韶  골짜기 솔바람 소리 풍류가락처럼 들리네.
彌陁念誦纔休罷  아미타불 염송을 잠깐 마치고서
汲水煎茶飮數瓢  떠온 물로 차 달여 몇 모금 들이키네.
65…
深愧虛名誤一時  헛된 명성으로 한 때 그르침 깊이 부끄러워
從今放筆廢吟詩  이제부턴 붓을 놓고 시 읊지 않으리라.
林柑滿袖饒風味  소매 가득 담은 감귤 배부르게 맛을 보며
松蕈堆盤是土宜  쟁반 가득한 송이버섯은 이 땅의 토산품.

008_0515_c_01L還家不獨雙親喜到處能令萬目驚

008_0515_c_02L得意暫時同腐草豈如蓮國樂非輕

008_0515_c_03L年光暗逐水流東萬事人間總是空

008_0515_c_04L百歲浮生朝露似千金豪貴片雲同

008_0515_c_05L兩京文物烟迷草六代繁華燭散風

008_0515_c_06L何似無生亦無滅坐享眞樂百年中

008_0515_c_07L難將一口吸西江素志猶能貯滿腔

008_0515_c_08L錫杖飛時雖鶴近鉢盂藏處未龍降

008_0515_c_09L醉心眞法除疑網拜手高論折慢幢

008_0515_c_10L池上白蓮終不染此生超彼號無雙

008_0515_c_11L六十三年已駿犇餘生能得幾時存

008_0515_c_12L白衣蒼狗難堪說蝸角蠅頭誰可論

008_0515_c_13L不向孔顏尋樂處誰從紙墨覔危言

008_0515_c_14L世間一一皆虗妄獨有彌陁衆所尊

008_0515_c_15L節届中秋坐竹軒俄然東嶺涌金盆

008_0515_c_16L草虫悽切銀河淡桂影婆娑玉露繁

008_0515_c_17L病骨不堪侵夜冷苦心惟憶負朝暄

008_0515_c_18L元來淨土無寒暑况有憂煎與病根

008_0515_c_19L梵宇崢嶸近紫霄緣蘿爲幌石爲橋

008_0515_c_20L閑雲出峀渾無迹野鶴歸林不用招

008_0515_c_21L岩溜雨添鳴珮玦壑松風颭聽鉤韶

008_0515_c_22L彌陁念誦纔休罷汲水煎茶飮數瓢

008_0515_c_23L深愧虛名誤一時從今放筆廢吟詩

008_0515_c_24L林柑滿袖饒風味松蕈堆盤是土宜

008_0516_a_01L霜葉萬峯紅錦繡  단풍잎 만 산에 드니 붉은 비단 펼쳐지고
寒流雙澗碧琉璃  두 물줄기 차갑게 흐르니 푸른 유리구슬이네.
山家秋事雖偏富  산속 집 가을 추수 비록 큰 부자지만
敢較蓮邦樂不支  극락세계 헤아릴 수 없는 즐거움에 어찌 비교하리.
66…
十萬餘程不隔塵  십만여 리 가는 길 먼지만큼도 떨어져 있지 않으니
那將凡聖辨踈親  어찌 범인 성인 따져 친소를 구분하리.
須行有本無爲道  근본 있는 무위의 도를 행할 것이요,
莫愛無常有限身  무상하고 유한한 몸 아끼지 마오.
蘿月竹風聊遣興  등나무 달 대숲소리 애오라지 흥을 부추기고
澗蔬林蔌未爲貧  숲과 시냇가의 채소 있으니 가난하지 않네.
恒沙念盡同名號  항하사만큼 염불 다하도록 같은 이름 부르오니
便是蓮華國裡人  문득 이 곧 연화국 사는 사람이라.
67…
樂邦隨處起樓臺  극락세계 곳곳마다 누대 솟아있고
萬戶千門次第開  일만 호 일천 문 차례차례 열리누나.
天樂滿空華爛熳  하늘음악 허공에 가득하니 꽃이 난만히 피어있고
仙禽集樹雪毰毸  신선 새들 나무에 모이니 눈이 펄펄 날리네.
一圓鏡俚無塵點  하나의 둥근 거울 안에 티끌 한 점 없고
四色花中托聖胎  네 빛깔의 꽃 속에 성인의 태 의탁했으니
若有行人心念切  만약 마음 절실한 수행자 있으면
不離方寸見如來  몇 걸음 가지 않아 여래를 보리라.
68…
肯向時人覔賞音  요즘 사람들에게서 어찌 칭찬을 듣고자 하리
漫將文字費光陰  부질없이 문자로 세월만 허비하도다.
而言口笑供他笑  너의 말 입으로 비웃으니 남의 웃음 사게되고
罔聖欺賢愧此心  성현을 속이니 이 마음 부끄럽도다.
自覺形骸空老大  형해가 부질없이 늙어감을 스스로 깨닫지만
誰怜衰病更侵尋  그 누가 심한 병 가엾이 여겨 다시 찾아 주리오.
本師直指西歸路  본사께서 서쪽 돌아가는 길 바로 가리켰으니
一卷彌陁意趣深  한 권의 아미타경 그 의취가 깊고 깊네.
69…
春寒斗峭閉岩扄  봄 추위 매서워서 바위 빗장 닫아거니
盡日渾無客子經  종일토록 나그네 지나는 자취 전혀 없도다.
兩鬂自因公道白  양쪽 귀밑머리는 절로 공평한 도102)로 인하여 희어졌는데,
雙眸肯爲俗人靑  두 눈동자 어찌 속인 위하여 푸르게 빛내리오.103)
病餘衲重知身瘦  병치레에 두세 겹 옷 입으니 몸 수척해짐 알겠고,
行處心淸覺地平  가는 곳 마음 깨끗하니 땅이 평평함 깨닫겠네.
同願衆生生淨土  함께 원하기는 중생들과 함께 정토에 나서
萬般天樂六時聽  만 가지 하늘 음악 하루 종일 듣는 거네.
70…
由來世界苦勞多  예부터 온 세계는 괴로움이 많은데다
况復光陰一瞬耶  게다가 또 광음이 한 순간에 지난다네.
屈曲元非淇竹性  굴곡짐이 원래 물가의 대나무 성품 아니요
淸芬眞是嶺梅花  맑은 향기는 진실로 고갯마루 매화104)로다.
空林宴坐蘿爲幌  텅 빈 숲 고요히 좌선하니 등 넝쿨이 휘장 되고
靜夜經行月似波  고요한 밤 거닐 때에105) 달이 마치 물결 같네.
雜念頓除無念現  잡념 단박에 사라져 무념의 경지 드러나면
不曾擡步坐蓮華  한 걸음 들기도 전에 연화대에 앉으리라.
71…
淸幽水石自生寒  맑고 그윽한 물과 바위 저절로 한기를 뿜으니
半點塵埃詎可干  반점의 먼지티끌 어찌 가히 끼어들랴.
人境未爲人事逼  내 사는 공간이 세상일에 쫒기지 않으니
此身還與此心安  이 몸 다시 이 마음과 어울려 편안하도다.

008_0516_a_01L霜葉萬峯紅錦繡寒流雙澗碧琉璃

008_0516_a_02L山家秋事雖偏富敢較蓮邦樂不支

008_0516_a_03L十萬餘程不隔塵那將凡聖辨踈親

008_0516_a_04L須行有本無爲道莫愛無常有限身

008_0516_a_05L蘿月竹風聊遣興澗蔬林蔌未爲貧

008_0516_a_06L恒沙念盡同名號便是蓮華國裡人

008_0516_a_07L樂邦隨處起樓臺萬戶千門次第開

008_0516_a_08L天樂滿空華爛熳仙禽集樹雪毰毸

008_0516_a_09L一圓鏡俚無塵點四色花中托聖胎

008_0516_a_10L若有行人心念切不離方寸見如來

008_0516_a_11L肯向時人覔賞音漫將文字費光陰

008_0516_a_12L而言口笑供他笑罔聖欺賢愧此心

008_0516_a_13L自覺形骸空老大誰怜衰病更侵尋

008_0516_a_14L本師直指西歸路一卷彌陁意趣深

008_0516_a_15L春寒斗峭閉岩扃盡日渾無客子經

008_0516_a_16L兩鬂自因公道白雙眸肯爲俗人靑

008_0516_a_17L病餘衲重知身瘦行處心淸覺地平

008_0516_a_18L同願衆生生淨土萬般天樂六時聽

008_0516_a_19L由來世界苦勞多况復光陰一瞬耶

008_0516_a_20L屈曲元非淇竹性淸芬眞是嶺梅花

008_0516_a_21L空林宴坐蘿爲幌靜夜經行月似波

008_0516_a_22L雜念頓除無念現不會擡步坐蓮華

008_0516_a_23L淸幽水石自生寒半點塵埃詎可干

008_0516_a_24L人境未爲人事逼此身還與此心安

008_0516_b_01L岩邊細逕連蒼竹  바윗가 오솔길 푸른 대 연이었고
雨後晴嵐捲碧山  비 갠 후 아지랑이 푸른 산 어리었네.
坐誦彌陁經一卷  아미타경 한 권을 앉아서 외우다가
遙看落日掛西巒  멀리 보노라니 지는 해 서쪽 봉우리에 걸려 있네.
72…
頭邊歲月疾如飛  머리 주변의 세월은 빠르기가 나는 것 같고
病骨稜稜不勝衣  병약한 몸은 서슬하여 옷을 이기지 못하도다.
學道未成身已老  도를 배워도 이룬 것 없이 몸은 이미 늙었고
交朋無幾志皆違  친구 사귐 수도 없으나 뜻은 모두 어긋났네.
只圖遮眼時開卷  다만 눈을 가리려고 때때로 책을 펴고
更爲灰心日掩扉  다시 마음 잠재우려106) 사립문 늘 닫아두네.
西有白蓮生後已  백련화 핀 서방에 왕생한 후에야
悔吾今是覺前非  지금 수행 옳고 예전 수행 그름을 알아차리네.107)
73…
不管時人較短長  요즘 사람들이 좋다 그르다 비교함을 괘념 않고
杜門高臥念還鄕  문 닫고 높이 누워 환향108)을 염하노라.
飢來一鉢靑蔬飯  배고프면 한 바리의 푸릇한 나물 식사요
睡後三甌紫筍香  잠을 깬 후 석 잔의 자순향 그윽하여라.
喬木雨餘鸎語滑  교목에 비 내린 후 꾀꼬리 소리 미끈하고
虛簷風細燕飛忙  텅 빈 처마 살랑 바람에 제비 바삐 날아드네.
深嗟弱喪爲逃子  어려서 집 나간109) 아들 위해 깊이 탄식하노니
慈父空敎日日望  자애로운 아버지 공의 가르침으로 나날이 기다리네.
74…
病瘦身形似鶴形  병들어 수척한 몸뚱이는 학의 모양 비슷하고
衲餘三事兩函經  절집 여가 세 벌 가사110)에 두 궤짝의 경이네.111)
松杉密影籠高閣  소나무 삼나무 빽빽한 그림자 높은 절집 둘러싸고
雲霧飛陰落小庭  구름 안개의 날리는 습기 작은 뜨락 젖어드네.
時有水風來几席  때로는 물같이 시원한 바람 방안 자리 흘러들고
更邀山月入窓欞  때로는 창 틀 넘어 들어오는 산달을 맞이하네.
輪珠默坐思淸泰  염주 굴리고 묵좌하며 청태국112)을 생각하니
金鴨香銷水滿瓶  오리 금동 향로에 향 타오르고 감로수는 정병에 가득하네.
75…
百結霞衣五綴盂  누더기 가사에 다섯 번 꿰맨 바리
餘生此外復何須  남은 생애 이밖에 다시 무엇 필요하리.
未知輪轉循環蟻  개미가 맴도는 것 윤회인 줄 몰랐었고
不覺光陰過隙駒  망아지가 틈 지나가는 순간이 세월인 줄 깨닫지 못했네.113)
千古盡空雙眼在  천고의 모든 하늘 두 눈에 있건만
八絃無繫一身孤  외로운 이 몸은 팔굉114)에 매일 곳 없어라.
芙蓉正發金池上  부용꽃은 황금 연못에 두렷이 피어나니
頃刻超升是丈夫  경각간에 뛰어넘어야 진정한 장부라네.
76…
隨緣隨處自安閑  인연 따라 곳 따라 스스로 편안하며
口誦南無對慱山  입으로 ‘나무아미타불’ 외치며 박산향로115) 마주하네.
日晏窓明涵水鏡  창에 비치는 저녁햇살 물거울에 젖어들고
雨餘峯翠理烟鬟  비 내린 후 푸른 봉우리에 푸른 연기 결 따르네.
名言不用書千偈  명언은 일천 게를 쓸 필요 없고
物我終須付八還  만물과 나는 끝내 팔환116)으로 돌아가네.
看取古今諸達者  고금의 모든 통달한 이를 보라.
稱揚淨土策踈頑  정토를 높이 찬양하여 우둔한 이 경책함을.
77…
慈尊至化化西方  자비로운 부처님의 지극심 서방을 교화했고
大願弘深竗莫量  큰 서원 크고 깊어 오묘하기 한량없네.
九品華臺垂接引  구품연화대에 손 드리워 접인하시니
七重琪樹列芬芳  일곱 겹의 보배 나무 겹겹마다 향기롭다.

008_0516_b_01L岩邊細逕連蒼竹雨後晴嵐捲碧山

008_0516_b_02L坐誦彌陁經一卷遙看落日掛西巒

008_0516_b_03L頭邊歲月疾如飛病骨稜稜不勝衣

008_0516_b_04L學道未成身已老交明無幾志皆違

008_0516_b_05L只圖遮眼時開卷更爲灰心日掩扉

008_0516_b_06L西有白蓮生後已悔吾今始覺前非

008_0516_b_07L不管時人較短長杜門高臥念還鄕

008_0516_b_08L飢來一鉢靑蔬飯睡後三甌紫筍香

008_0516_b_09L喬木雨餘鸎語滑虛簷風細燕飛忙

008_0516_b_10L深嗟弱喪爲逃子慈父空敎日日望

008_0516_b_11L病瘦身形似鶴形衲餘三事兩凾經

008_0516_b_12L松杉密影籠高閣雲霧飛陰落小庭

008_0516_b_13L峕有水風來几席更邀山月入窓欞

008_0516_b_14L輪珠默坐思淸泰金鴨香銷水滿瓶

008_0516_b_15L百結霞衣五綴盂餘生此外復何須

008_0516_b_16L未知輪轉循環蟻不覺光陰過隙駒

008_0516_b_17L千古盡空雙眼在八絃無繫一身孤

008_0516_b_18L芙蓉正發金池上頃刻超升是丈夫

008_0516_b_19L隨緣隨處自安閑口誦南無對愽山

008_0516_b_20L日晏窓明涵水鏡雨餘峯翠理烟鬟

008_0516_b_21L名言不用書千偈物我終須付八還

008_0516_b_22L看取古今諸達者稱揚淨土策踈頑

008_0516_b_23L慈尊至化化西方大願弘深竗莫量

008_0516_b_24L九品華臺垂接引七重琪樹列芬芳

008_0516_c_01L雙眸露洗靑蓮色  두 눈동자는 이슬 씻긴 푸른 연꽃처럼 빛나고
一面雲開白月光  얼굴은 구름 걷힌 달처럼 환하도다.
瞻仰頓頭兼合瓜  머리 들어 우러르며 두 손을 합장하면
不須聲敎悟眞常  소리의 가르침 의지하지 않고 참된 진리 깨닫네.
78…
末路人情薄似紗  인생 말로에 인정은 박하기가 비단처럼 얇고
知音難遇奈如何  내 마음 알아줄 벗 만나기 어려움을 어찌 하리오.
學因病苦黃楊縮  학식은 병고에 누런 버들가지처럼 줄어들었고
鬂爲年深白髮多  귀밑털은 해마다 깊어져 백발이 성성하네.
光熖一時推李杜  빛나던 문장은 한때 이백 두보인듯 추앙했으나
峩洋千載但期牙  아양곡117) 천 년에 다만 백아를 기약할 뿐.
此心不亂西歸業  이 마음 흐트러짐 없이 서방 귀의할 업을 닦노라
盡日山窓坐結趺  종일토록 산창에 앉아 가부좌 맺고 있네.
79…
水雲深洞寄栖遲  물과 구름은 깊은 골짝에 느릿느릿 깃드는데
掬澗餐松且過時  계곡물 떠 마시고 솔잎 먹으며 또 한 때를 보내노라.
萬軸葉經曾渉獵  만 축의 불경은 이미 섭렵하였는데
十年身病已支離  십 년의 오랜 지병은 너무 지루하구나.
泉聲夜聽瑤琴奏  시냇물 소리 밤에 들으면 옥 거문고 연주이고
山色晴看盡障奇  맑게 갠 산 빛 보니 막힘없어 기이하네.
誰識金天日沒處  누가 알리오, 황금 하늘 해가 지는 그 곳에
澹然眞樂是無爲  욕심 없는 참된 즐거움이 바로 무위인 것을.
80…
樹杪招提倚碧岩  나무 끝의 절집은 푸른 바위 기대었고
從來異境隔塵凡  태고적 기이한 경치 티끌 세상과 떨어져 있네.
秋生皓月偏窺戶  가을의 밝은 달 문득 창호를 엿보고
霧罷蒼峰自透簾  안개 그친 푸른 봉우리 절로 주렴에 스며드네.
講後地祗歸洞壑  강론후 지신118)은 골짜기로 돌아가고
㝎中天籟颭松杉  선정 중에 천뢰119)는 솔과 삼나무 숲에 일렁거리네.
坐思樂國超生事  앉아서 극락국에 초생할 일 생각하니
菡萏應開四色兼  연꽃은 마땅히 네 가지 빛 겸하여 피어나리.
81…
世上繁華一夢空  세상의 번화한 일 한 바탕의 헛된 꿈이니
林間結伴道心同  숲속의 도반들 도 닦는 마음은 한 가지라.
厭看韓子題雙鳥  한퇴지가 이름 붙인 쌍조120)를 실컷 보며
音數莊生說二函  장자가 설한 두 함121)의 책을 몇 번이나 읊조리네
山翠摘窓新歇雨  비 개어 청신함에 푸른 산빛 창에 떨어지고
花香撲榻晩生風  늦저녁 이는 바람에 꽃 향기 책상을 치네.
六時蓮漏丁東響  하루 종일 연꽃 샘은 졸졸 울리니
景仰東林惠遠公  동림의 혜원공122)을 크게 우러러 사모하네.
82…
念西何物慰無聊  서방을 염불함에 무료함을 달래는 것 무엇인가
春事偏多觸目嬌  봄날에 볼 만한 것 참으로 많구나.
日暎花光欺醉顂  햇살 비친 꽃 빛은 마치 볼이 취한 듯하고
烟迷草色奪裙腰  아지랑이 낀 희미한 풀빛은 오솔길123) 사라지게 하네.
岩蜂採蘂脾初重  바위 벌은 꽃술 먹고 장딴지 굵어지고
梁燕營巢舌轉饒  처마 제비는 집 짓느라 혀가124) 더욱 풍요롭네.
觀物若能離係滯  사물을 볼 때 얽매임과 맺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東西何處不逍遙  동쪽 서쪽 어느 곳에서든 소요하지 않으리오.
83…
百鳥㗸花不見蹤  온갖 새들 꽃 머금고 자취 남기지 않으니
難將此意問諸公  그 의미를 여러 공들에게 물어보기 어렵도다.
蝶成魂夢終歸幻  나비는 꿈이 되어 마침내 허깨비로 돌아갔고
蟬蛻塵埃亦掃空  매미는 티끌먼지 허물 벗어 사라져 버렸네.

008_0516_c_01L雙眸露洗靑蓮色一面雲開白月光

008_0516_c_02L瞻仰頓頭兼合爪不須聲敎悟眞常

008_0516_c_03L末路人情薄似紗知音難遇奈如何

008_0516_c_04L學因病苦黃楊縮鬂爲年深白髮多

008_0516_c_05L光熖一時推李杜峩洋千載但期牙

008_0516_c_06L此心不亂西歸業盡日山窓坐結趺

008_0516_c_07L水雲深洞寄栖遲掬澗餐松且過時

008_0516_c_08L萬軸葉經曾涉獵十年身病已支離

008_0516_c_09L泉聲夜聽瑤琴奏山色晴看盡障奇

008_0516_c_10L誰識金天日沒處澹然眞樂是無爲

008_0516_c_11L樹杪招提倚碧岩從來異境隔塵凡

008_0516_c_12L秋生皓月偏窺戶霧罷蒼峰自透簾

008_0516_c_13L講後地祗歸洞壑㝎中天籟颭松杉

008_0516_c_14L坐思樂國超生事菡萏應開四色兼

008_0516_c_15L世上繁華一夢空林間結伴道心同

008_0516_c_16L厭看韓子題雙鳥音數莊生說二凾

008_0516_c_17L山翠摘窓新歇雨花香撲榻晩生風

008_0516_c_18L六時蓮漏丁東響景仰東林惠遠公

008_0516_c_19L念西何物慰無聊春事偏多觸目嬌

008_0516_c_20L日暎花光欺醉顂烟迷草色奪裙腰

008_0516_c_21L岩峰採蘂脾初重梁燕營巢古轉饒

008_0516_c_22L觀物若能離係滯東西何處不逍遙

008_0516_c_23L百鳥㗸花不見蹤難將此意問諸公

008_0516_c_24L蝶成魂夢終歸幻蟬蛻塵埃亦掃空

008_0517_a_01L活水香茶眞道味  흐르는 물 향기로운 차 참된 도의 맛이어니
靑霄白月是家風  파란 하늘 밝은 달이 우리 절집 가풍이라.
別開一路禪乘外  선의 길 외에 다른 한 길 별도로 열어보이니
祖祖皆歸淨土中  조사마다 모두가 정토에 귀의하네.
84…
梵宇隈岩古水攢  절집 모퉁이 바위에 천고의 물 흘러들 때
才休念誦對蒼官  염송을 그치고서 솔숲을 바라보네.
泉回石榻雲長濕  물은 돌 평상을 맴도니 구름 항상 물기 머금고
峯繞經窓日已殘  봉우리는 경창125)에 그늘 두르니 해가 벌써 지려 하네.
香注濃熏春寂寂  진한 향 스며드니 봄날은 고요하고
磬聲淸斷夜漫漫  경쇠소리 맑게 끊어지니 밤은 느릿 흘러가네.
執持名號迦文說  명호를 집지하라는 석가모니의 말씀
須向這中子細看  모름지기 그 안에서 자세히 살펴 보라.
85…
冷淡生涯咬葉根  잎과 뿌리 씹어 먹는 냉담한 생애
前簷時復負朝暄  처마 앞에서 때때로 아침 햇살 쪼인다.
誰言江夏無雙譽  그 누가 강하126)에 기릴 맞수 없다 하였던가
自喜維麻不二門  스스로 유마거사의 불이문不二門127)을 기뻐하노라.
風過石壇松落子  바람이 돌계단에 불어 솔방울 떨어지고
雨餘苔徑竹生孫  비 온 뒤 이끼 낀 길에 죽순이 돋아나네.
念玆佛號終無念  부처님 명호 염하여 마침내 무념128)에 이르면
不用金文信手飜  손 가는 대로 경문 뒤적일 필요도 없다네.
86…
淨邦如隔萬重關  정토향은 만 겹의 관문 밖에 떨어져 있는데
逝水流光指一彈  물과 세월은 손가락 한 번 튕기는 사이에 흘러가네.
在世繁華紛似絮  세상의 번화로움 어지럽기 솜타래와 같고
人間憂患大如山  인간의 우환은 크기가 산과 같네.
元無妄苦誰敎得  원래 망령된 괴로움 없는데 누가 얻게 하였는가
本有眞常未可攀  본래 진상129) 있으나 아직 더위잡지 못하였네.
切莫久爲窮露客  절대로 오랫동안 빈궁한 나그네 되지 말고
須同倦鳥早知還  반드시 지친 새처럼 일찍 돌아와야 하리.
87…
風和谷鳥弄春暄  바람은 골짜기 새와 화답하여 봄의 따스함 희롱하고
杉桂陰中晝掩門  삼나무 계수나무 그늘 속에 낮에도 문을 닫고 있네.
松竹歲寒猶有節  소나무 대나무는 겨울에도 오히려 절개 있거늘
李桃春盡自無言  배나무 복숭아는 봄 다하도록 스스로 말이 없네.
已知斯界難堪忍  이승에는 차마 견디기 어려움 이미 알고서
始信西方有世尊  비로소 서방에 세존 계심을 믿네.
從此不須開講說  이제부턴 모름지기 강설을 열지 않고
單提佛號度朝昏  다만 부처님 명호 부르며 아침저녁 지내리라.
88…
西有金屳啓化緣  서방에 금선130) 계셔 교화 인연을 여시니
十方三世最㞐先  시방삼세불 중에 으뜸이 되시도다.
願弘六八深如海  48대원 널리 펴려는 은혜는 바다같이 깊고
德被塵沙廣若天  티끌 모래131)까지 입혀지는 덕은 하늘같이 넓어라.
金玉不將爲富貴  금과 옥은 부귀를 위한 것은 아니니
管弦那以極歡姸  대와 줄 풍류 어찌 즐거움 다하려 연주하겠나.132)
歸程近遠休煩問  돌아가는 길 가깝나 머나 번거로이 묻지 말게나
只在當人快着鞭  그대가 얼마나 빨리 선편을 잡느냐에 달려 있다네.
89…
指西之敎理偏長  서방을 가리키는 가르침 그 이치 유독 길어
功德如天豈可量  하늘같은 공덕을 어이 다 헤아리리.

008_0517_a_01L活水香茶眞道味靑霄白月是家風

008_0517_a_02L別開一路禪乘外祖祖皆歸淨土中

008_0517_a_03L梵宇隈岩古水攅才休念誦對蒼官

008_0517_a_04L泉回石榻雲長濕峯繞經窓日已殘

008_0517_a_05L香注濃熏春寂寂磬聲淸斷夜漫漫

008_0517_a_06L執持名號迦文說須向這中子細看

008_0517_a_07L冷淡生涯咬葉根前簷時復負朝暄

008_0517_a_08L誰言江夏無雙譽自喜維麻不二門

008_0517_a_09L風過石壇松落子雨餘苔徑竹生孫

008_0517_a_10L念玆佛號終無念不用金文信手飜

008_0517_a_11L淨邦如隔萬重關逝水流光指一彈

008_0517_a_12L在世繁華紛似絮人間憂患大如山

008_0517_a_13L元無妄苦誰敎得本有眞常未可攀

008_0517_a_14L切莫久爲窮露客須同倦鳥早知還

008_0517_a_15L風和谷鳥弄春暄杉桂陰中晝掩門

008_0517_a_16L松竹歲寒猶有節李桃春盡自無言

008_0517_a_17L已知斯界難堪忍始信西方有世尊

008_0517_a_18L從此不須開講說單提佛號度朝昏

008_0517_a_19L西有金屳啓化緣十方三世最㞐先

008_0517_a_20L願弘六八深如海德被塵沙廣若天

008_0517_a_21L金玉不將爲富貴管弦那以極歡妍

008_0517_a_22L歸程近遠休煩問只在當人怏着鞭

008_0517_a_23L指西之敎理偏長功德如天豈可量

008_0517_b_01L便向昏衢爲日月  어둔 거리에서는 해와 달이 되셨고
還從苦海作舟航  고통의 바다에선 건네는 배가 되어주셨네.
七重行樹皆圍綱  일곱 겹의 늘어선 나무133) 주위에 빙 둘러 있고
百寶層臺盡放光  온갖 보배로 장식한 층층의 집들 모두 빛을 낸다.
非但釋尊開此路  석존만이 이 길 열어 보이신 게 아니라
六方諸佛共稱楊  6방六方134)의 제불께서 모두 칭양하셨네.
90…
一句彌陁誦未難  아미타불 한 구절 암송하기 어렵지 않은데
勞身何用學多端  어찌 몸 피곤하게 복잡한 것 배우려 하나.
仁慈普被三千界  인자함은 널리 삼천 대천 세계에 가피 입혔으니
次第要修十六觀  차례차례 반드시 16관135)을 닦아야 하리.
薦取法身眞面目  법신의 진면목을 알아차리면
不離生死卽泥洹  생사를 떠나지 않고 곧 열반에 이르리.
殷勤爲報英靈漢  간곡하게 영령한英靈漢136) 위해 알려 주노니
緊把心頭仔細看  마음을 굳게 잡고 자세히 관찰하소.
91…
三經淨土釋尊宣  정토의 세 경전137)은 석존께서 펼치셨고
震域權輿自白蓮  진역138)에서 이 가르침의 시초는 백련139)에서 비롯되었네.
持遠弟兄爲上首  혜지慧持 혜원慧遠 형제는 상수가 되고
劉雷賔客總英賢  유유민劉遺民 뇌차종雷次宗 등 동참인은 모두 뛰어난 현인들.
縱饒陶令攢眉去  도연명陶令140)은 눈썹을 찌푸리고 가버렸지만
抑復耶奢引臂前  야사141)가 앞장서서 팔을 이끌었네.
從此繩繩聯軌躅  이로부터 면면히 전법의 자취 이어져
海東之國亦流傳  해동의 나라에도 흘러 흘러 전하였네.
92…
西歸精進莫淹延  서방 귀의하는 정진 오래 미루지 말지니
彼聖娑婆最有緣  저 성인이 사바세계와 가장 큰 인연 있네.
白玉毫光流不盡  흰 옥호의 빛이 흘러 끝없이 퍼져 나오고
紫金身相映無邊  자금빛 상호도 비춤이 끝이 없네.
得聞妙法除心垢  묘법을 들어 마음의 때 벗겨서
更救迷情出愛纏  다시 미혹한 정을 애욕의 얽힘에서 구해야 하리.
一被頂摩親授記  한 번 정수리 어루만져 친히 수기 주시면
三明四辯自然圓  삼명142)과 사변143)이 자연 원만해지리.
93…
樂土超生信力堅  낙토에 곧바로 왕생하려면 믿음의 힘 견고해야 할지니
更將心戒急爲先  더욱 더 심계144)를 지킴이 급선무일지라.
勿論兠率天宮福  도솔천의 복락은 논하지 말지니
誰數蓬萊羽化仙  누가 봉래산 신선을 헤아리는가.
金殿玉臺皆廣博  금과 옥으로 만든 궁전 모두 다 널찍하고
銖衣美饌悉周圓  좋은 옷 맛난 음식 두루 두루 넉넉하네.
報若且莫遲歸去  그대에게 당부하노니 또한 더디 돌아가지 말기를.
一墮疑城五百年  한 번 의성145)에 떨어지면 500년이 지나가리라.
94…
極樂爲名衆所欽  극락이라 하신 이름 중생들 흠모하고
從來八苦不能侵  따라오던 팔고146)도 침입하지 못하였네.
願生十念才能了  원왕생 십념을 겨우 마쳤을 뿐인데
接引羣賢即已臨  접인하는 현인들 즉시 임하였도다.
趺坐有華皆白藕  가부좌한 자리마다 모두 다 흰 연꽃이요
經行無地不黃金  다니는 곳은 황금 땅 아닌 곳 없네.
若斯種種希奇事  이와 같은 갖가지의 희유하고 기이한 일
摠在當人辦肯心  모두가 그대의 긍정하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네.

008_0517_b_01L便向昏衢爲日月還從苦海作舟航

008_0517_b_02L亡重行樹皆圍網百寶層臺盡放光

008_0517_b_03L非但釋尊開此路六方諸佛共稱楊

008_0517_b_04L一句彌陁誦未難勞身何用學多端

008_0517_b_05L仁慈普被三千界次第要修十六觀

008_0517_b_06L薦取法身眞面目不離生死即泥洹

008_0517_b_07L殷勤爲報英靈漢緊把心頭仔細看

008_0517_b_08L三經淨土釋尊宣震域權輿自白蓮

008_0517_b_09L持遠弟足爲上首劉雷賔客總英賢

008_0517_b_10L縱饒陶令攢眉去抑復耶奢引臂前

008_0517_b_11L從此繩繩聯軌躅海東之國亦流傳

008_0517_b_12L西歸精進莫淹延彼聖娑婆最有緣

008_0517_b_13L白玉毫光流不盡紫金身相映無邊

008_0517_b_14L得聞妙法除心垢更救迷情出愛纒

008_0517_b_15L一被頂摩親授記三明四辯自然圓

008_0517_b_16L樂土超生信力堅更將心戒急爲先

008_0517_b_17L勿論兠率天宮福誰數蓬萊羽化仙

008_0517_b_18L金殿玉臺皆廣愽銖衣美饌悉周圓

008_0517_b_19L報若且莫遲歸去一墮疑城五百年

008_0517_b_20L極樂爲名衆所欽從來八苦不能侵

008_0517_b_21L願生十念才能了接引羣賢即已臨

008_0517_b_22L趺坐有華皆白藕經行無地不黃金

008_0517_b_23L若斯種種希奇事摠在當人辦肯心

008_0517_c_01L
95…

佛國㞐西佛在中  부처님 계시는 서쪽 불국토여
誰將快樂較天宮  그 누가 쾌락을 하늘 궁전에 비교하리.
長生壽刼殊難筭  길이 사는 수겁을 셈하기 어렵고
享福資財詎可窮  재산 재물 누리는 복 누가 능히 다 세리오.
臺殿有光含日月  누대와 전각에 빛이 있어 해와 달을 머금으니
芙蕖不染間靑紅  물들임 없이 깨끗한 연꽃은 청색 홍색 뒤섞였네.
凡夫到此皆成佛  범부도 이곳에 이르면 모두 부처가 되어
大果圓成豈用功  대과大果를 원만히 이루나니 어찌 힘을 들이리오.
96…
超凡一路直歸西  범부를 뛰어넘어 한 길로 곧장 서방으로 돌아가는
徑捷如斯是指迷  이 같은 지름길 미혹한 이들에게 가리키네.
法味誰能將染指  법의 맛 누가 능히 맛볼 수 있을까
人生吾已早忘蹄  사람으로 태어나 나 이미 지난날의 덫을 잊었노라.147)
樓臺玉樹重重繞  누대의 옥 나무들 겹겹이 둘려있고
妙響頻伽命命啼  오묘한 소리 내는 가릉빈가조 울음을 우는구나.
受用千般皆具足  천 가지를 수용하여 모두 다 풍족하니
那須脫粟與黃虀  어찌 거친 밥148)과 절인 채소가 필요하겠나.
97…
西乾有佛號彌陁  서쪽 하늘에 부처님 계시니 그 이름 아미타라
普濟羣迷出愛河  널리 미혹한 무리를 건지시어 애욕의 강149) 건네시네.
半面毫光眞白玉  얼굴의 옥호광은 진짜 백옥이요
一條衣色是靑蘿  한 벌 옷 색깔은 푸른 넝쿨빛.
風鳴寶樹千般樂  보배 나무에 바람이 일면 온갖 음악 울려 나고
香散金池百葉花  황금 연못에 향내 퍼지니 무성한 연꽃 핀다.
奉勸世人勤禮念  세상 사람들에게 예념 힘쓰기를 받들어 권하노니
此生須到莫蹉跎  이생에서 꼭 도달하여 어긋나지 않기를.
98…
金大佛國是蓮花  황금빛 위대한 불국토가 바로 연화국이라
指示殷懃謝釋迦  간절하게 가리켜 보이신 석가모니께 감사드리네.
百寶莊嚴偏富貴  온갖 보배로 장식하니 너무도 부귀롭고
諸天音樂亦豪華  제천의 음악도 역시나 호화롭네.
到時初得靑眸眄  도착할 때 처음에 푸른 눈동자150) 눈길 받고
說處重承玉手摩  설법하는 곳에서 거듭 옥수로 어루만져 주시네.151)
六八願深開九品  48대원 깊어 구품을 열어 보이시니
世人胡不兢犇波  세상 사람들 어찌 앞 다투어 달려가지 않으리오.
99…
東林遠老肇開宗  동림의 혜원 노사 처음으로 종지를 여니
惠叡曇詵盡衆龍  혜예152)와 담선153) 모두 용의 무리들이네.
三笑已能傳好事  삼소154) 옛 이야기는 이미 좋은 일로 전하는데
六時誰復躡高蹤  하루 여섯 때 누가 다시 높은 자취를 이으려나.
透關諸祖皆膺服  관문을 꿰뚫는 여러 조사들 모두 마음으로 따르는데
結社群公豈面從  결사한 여러 공들 어찌 겉으로만 따르리오.
前後聖賢其揆一  앞뒤의 성현들 그 길은 하나이니
請看殷鑒策踈慷  청컨대 큰 거울155)을 보고 게으름을 채찍질하라.
100…
聖㞐安養紫金身  성인은 자금 빛 몸으로 안양에 계시며
相好端嚴絶等倫  상호는 단엄하여 견줄 무리 없도다.
千種寶光渾不夜  천 종의 보배 빛이 섞이어 어둡지 않고
六時花雨是長春  하루 종일 꽃비 내려 늘 봄이로다.
休論老幼并男女  남녀와 노소도 분별하지 않는데
豈揀尊卑與富貧  어찌 존비와 부귀를 가리겠는가.

008_0517_c_01L佛國㞐西佛在中誰將快樂較天宮

008_0517_c_02L長生壽刼殊難筭享福資財詎可窮

008_0517_c_03L臺殿有光含日月芙蕖不染間靑紅

008_0517_c_04L凡夫到此皆成佛大果圓成豈用功

008_0517_c_05L超凡一路直歸西徑捷如斯是指迷

008_0517_c_06L法味誰能將染指人生吾已早忘蹄

008_0517_c_07L樓臺玉樹重重繞妙響頻伽命命啼

008_0517_c_08L受用千般皆具足那須脫粟與黃虀

008_0517_c_09L西乾有佛號彌陁普濟羣迷出愛河

008_0517_c_10L半面毫光眞白玉一條衣色是靑蘿

008_0517_c_11L風鳴寶樹千般樂香散金池百葉花

008_0517_c_12L奉勸世人勤禮念此生須到莫蹉跎

008_0517_c_13L金大佛國是蓮花指示殷懃謝釋迦

008_0517_c_14L百寶莊嚴偏富貴諸天音樂亦豪華

008_0517_c_15L到時初得靑眸眄說處重承玉手摩

008_0517_c_16L六八願深開九品世人胡不兢犇波

008_0517_c_17L東林遠老肇開宗惠叡曇詵盡衆龍

008_0517_c_18L三笑已能傳好事六時誰復躡高蹤

008_0517_c_19L透關諸祖皆膺服結社群公豈面從

008_0517_c_20L前後聖賢其揆一請看殷鑒策踈慷

008_0517_c_21L聖㞐安養紫金身相好端嚴絶等倫

008_0517_c_22L千種寶光渾不夜六時花雨是長春

008_0517_c_23L休論老幼并男女豈揀尊卑與富貧

008_0518_a_01L三復丁寧無別說  재삼 다짐하노니156) 정녕코 다른 교설 없어라!
彌陁一句徃生因  ‘아미타불’ 한 구절이 왕생하는 인연되네.

대정大正 15년(1926년) 병인丙寅 여름, 본사의 강성천康性天 스님에게 태안사泰安寺 양영월梁映月 화상의 장판본을 등사하게 하다.
기산자綺山子 쓰다.157)

008_0518_a_01L三復丁寧無別說彌陁一句徃生因

008_0518_a_02L
栢庵淨土讃終

008_0518_a_03L
008_0518_a_04L
1)大正十五年丙寅夏 使本寺康性天上
008_0518_a_05L人據泰安寺梁映月和尙藏板本而謄寫也

008_0518_a_06L
綺山子識

008_0518_a_07L{1}此文底本在卷頭編者移置於此
  1. 10)작품의 일련번호는 번역상의 필요에 의해 역자가 붙인 것이다.
  2. 11)『시경 ‧ 소아 ‧ 대동』에 “주나라 길은 숫돌처럼 평평하고 곧기가 화살 같네. 周道如砥 其直如矢”라는 표현이 있다.
  3. 12)원문의 ‘田田’은 ①의성어 ②연잎이 무성한 모양 ③연잎 ④신선하고 깨끗한 모양 ⑤농욱濃郁한 모양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기서는 ‘무성하게’로 해석한다.
  4. 13)십념十念 : 세 가지 의미가 있다. ①염불念佛·염법念法·염중念衆·염계念戒·염시念施·염천念天·염휴식念休息·염안반念安般·염신念身·염사念死. ②입으로 “나무아미타불” 하고 열 번 일컫는 것. 이는 5역죄逆罪를 지은 이라도, 죽을 때에 선지식의 가르침을 따라 지성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열 번만 부르면 극락세계에 가서 난다는 말로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 하품하생에 근거를 둔다. ③“청정법신비로자나불” 등 10불보살 명호를 외우는 것. 참고로 백암 성총의 『정토보서淨土寶書』에 등장하는 십념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문)정토에 왕생하는 데 일념一念이 옳습니까, 십념十念이 옳습니까. (답)오로지 일념으로 왕생하여 물러나지 않는 지위(不退地)에 머문다면 일념이 옳은 것이다. (중략) 『관무량수경』에서 말하는 십념은 대개 병들고 야윈 사람, 힘이 약하고 마음이 여린 사람을 위한 것이므로 아미타불을 열 번 불러 그 염念을 도와준 것이다. 만약 마음이 건강하고 어둡지 않은 사람이라면 일념으로 왕생한다. 이 또한 마치 머리카락 같은 가는 묘목이 백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로 자라는 것과 같다(辨一念往生). ㉡ 당唐 정원貞元 연간(785~805년)에 하동河東의 배裴 씨는 앵무새를 길렀는데, 그 새는 항상 염불하며 정오가 넘으면 먹지 않았다. 임종할 때 십념十念을 하고 숨이 끊어졌다. 본 가요의 94구에도 “원왕생 십념을 겨우 마쳤을 뿐인데 접인하는 현인들 즉시 임하였도다. 願生十念才能了 接引羣賢即已臨”라고 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정토찬」의 ‘십념’은 “열 번의 염불”이며, 문맥상 십념에 힘쓸 것을 권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5. 14)여덟가지 고통(八苦) : 중생이 겪는 여덟 가지 괴로움. ①생고生苦. 이 세상에 태어나는 괴로움. ②노고老苦. 늙어 가는 괴로움. ③병고病苦. 병으로 겪는 괴로움. ④사고死苦. 죽어야 하는 괴로움. ⑤애별리고愛別離苦.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 ⑥원증회고怨憎會苦.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거나 살아야 하는 괴로움. ⑦구부득고求不得苦.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 ⑧오성음고五盛陰苦. 색色 · 수受 · 상想 · 행行 · 식識의 오음五陰에 탐욕과 집착이 번성하므로 괴로움.
  6. 15)위요圍繞 : ①부처나 탑 등에 경의를 표할 때, 자신의 오른쪽을 그 대상으로 향하게 하여 도는 예법. ②주위를 둘러쌈. 에워쌈.
  7. 16)십신十身의 상호 : 부처님의 훌륭한 용모를 가리킨다. 십신은 불ㆍ보살의 몸을 그 공덕에 의하여 10종으로 나눈 것이다. 상호相好는 용모나 형상인데, 상相은 몸에 드러나게 잘 생긴 부분, 호好는 상相 중의 세상細相에 대하여 말한다. 이 상호가 모두 완전하여 하나도 모자람이 없는 것을 불신佛身이라 한다.
  8. 17)업연業緣 : 선업은 낙과樂果의 인연을 부르고, 악업은 고과苦果의 인연을 부르며, 일체의 유정이 모두 업연에 의하여 생긴다고 한다.
  9. 18)극락도사 : 극락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가리킨다.
  10. 19)순일한 양기(純陽) : 원기가 충만한 상태.
  11. 20)청음晴陰 : 개고 흐림. 언제나 쾌청한 날씨라는 의미.
  12. 21)가릉빈가조迦陵頻伽鳥 : ⓢkalaviṅka의 음사. 묘음조妙音鳥․애란哀鸞이라 번역. 머리와 팔은 사람의 모습이고 몸은 새의 모습을 한 상상의 새로서, 극락정토에 있으며 소리가 매우 아름답다고 함. 극락조極樂鳥라고도 함.
  13. 22)해조음海潮音 : 소리가 큰 것을 조수에 비유한 것. 또 해조는 무념無念이나 때를 어기지 않는 것처럼, 부처님이 대비大悲하신 말소리가 때를 따르고 근기에 맞추어 설법하심을 말한 것.
  14. 23)침몰하지(陸沈) : 평침平沈. 멀쩡한 데서 갑자기 아래로 푹 꺼지는 상태.
  15. 24)무생곡無生曲 : 무생무멸곡無生無滅曲의 줄임말. 모든 법의 실상은 생멸이 없음을 노래한 것이다.
  16. 25)성문聲聞 : Ⓢśrāvaka Ⓟsāvaka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 깨달음을 구하는 수행자.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 아라한阿羅漢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수행하는 자. 자신의 깨달음만을 위해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자.
  17. 26)8해탈 : 여덟 가지의 해탈. ① 내유색상관외색해탈內有色想觀外色解脫. 안으로 색욕色欲을 탐하는 생각이 있으므로, 이 탐심을 없애기 위하여 밖의 부정인 퍼렇게 어혈든(靑瘀) 빛 등을 관하여 탐심을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 ② 내무색상관오색해탈內無色想觀外色解脫. 안으로 색욕을 탐내는 생각은 이미 없어졌으나, 이것을 더욱 굳게하기 위하여 밖의 부정인 퍼렇게 어혈든 빛 등을 관하여 탐심을 다시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 ③ 정해탈신작증구족주淨解脫身作證具足住. 깨끗한 색을 관하여 탐심을 일으키지 못하게 함을 정해탈淨解脫. 이 정해탈을 몸안에 완전하고 원만하게 증득하여 정定에 들어 있음을 신작증구족주라 함. ④ 공무변처해탈空無邊處解脫. ⑤ 식무변처해탈識無邊處解脫. ⑥ 무소유처해탈無所有處解脫. ⑦ 비상비비상처해탈非想非非想處解脫. 이 넷은 각각 능히 그 아랫자리의 탐심을 버리므로 해탈이라 한다. ⑧ 멸수상정해탈신작증구족주滅受想定解脫身作證具足住. 이것은 멸진정滅盡定이니, 멸진정은 수受ㆍ상想 등의 마음을 싫어하여 길이 무심無心에 머물므로 해탈이라 한다.
  18. 27)3명三明 : 아라한의 지혜에 갖추어져 있는 (자재하고) 묘한 작용. 지혜가 분명히 대경을 아는 것을 명明이라 함. 6신통神通 중의 숙명통ㆍ천안통ㆍ누진통에 해당하는 숙명명宿命明ㆍ천안명天眼明ㆍ누진명漏盡明. ① 숙명명. 구족하는 숙주수념지작증명宿住隨念智作證明. 자기와 남의 지난 세상에 생활하던 상태를 아는 것. ② 천안명. 구족하게는 천안지작증명天眼智作證明. 또는 사생지작증명死生智作證明이라 하니, 자기나 다른 이의 다음 세상의 생활상태를 아는 것. ③ 누진명. 누진지작증명漏盡智作證明이라고도 하니, 지금 세상의 고통을 알아 번뇌를 끊는 지혜. 부처님에 대하여는 3달達이라 함.
  19. 28)한불전 원문의 ‘却’을 ‘劫’으로 교감하여 해석한다.
  20. 29)십홀十笏의 선방 : 열 개의 홀笏만한 작은 방으로 방장方丈이나 방장실을 가리킨다.
  21. 30)고공苦空 : 유루有漏의 과보果報인 고제苦諦의 4행상行相(苦․空․無常․無我) 중의 두 가지. 유루의 과보는 삼고三苦 팔고八苦의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고苦라 부른다. 남녀와 같고 다름 등이 모두 인연 따라 생멸하고 고정불변의 실상이 없기 때문에 공空이라 부른다. 관무량수경에는 극락에서 깨끗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면 악기 소리가 들리는데, 이 소리가 고․공․무상․무아의 진리를 설한다고 하며, 이와 같이 생각하여 관하는 법을 수상관水想觀이라 하였다.
  22. 31)부처님(法王) : 법왕은 부처님을 찬탄하는 말. 왕은 가장 수승하고 자재하다는 뜻. 부처님은 법문의 주인이며, 중생을 교화함에 자유자재한 묘용妙用이 있으므로 이렇게 이름한다.
  23. 32)일미一味 : 부처님은 매우 다양한 교설을 설하셨지만 그 뜻은 하나의 맛이라는 의미다. 최고의, 최상의 상태를 가리키는 수식어로도 쓰인다.
  24. 33)제호醍醐 : Ⓢmaṇḍa 우유를 가공한 식품 가운데 가장 맛이 좋은 최상품. 주로 최상 · 불성 · 열반 등을 비유한다. 이 시에서는 즉 순일무잡한 깨달음의 경지를 말하고 있다.
  25. 34)네 마음(四心) :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①자慈․비悲․희喜․사捨의 4무량심四無量心. ②지혜심智慧心ㆍ방편심方便心ㆍ무장심無障心ㆍ승진심勝眞心. 이 네 가지 청정한 공덕을 얻으면 5념문念門의 행을 완료하여 정토에 태어난다고 한다.
  26. 35)부처님(善逝) : 부처님 열 가지 이름의 하나. 수가타須伽陀라 음역. 호거好去ㆍ묘왕妙往이라고도 번역한다. 인因으로부터 과果에 가기를 잘하여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 부처님은 여실히 저 언덕에 가서 다시 생사해生死海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하는 것이다.
  27. 36)아홉 무리(九類) 중생(含生) : 구류생九類生. 과거에 지은 선ㆍ악의 행위에 따라 생生을 받는데 아홉 가지가 있음. 태생胎生ㆍ난생卵生ㆍ습생濕生ㆍ화생化生ㆍ유색有色ㆍ무색無色ㆍ유상有想ㆍ무상無想ㆍ비유상비무상非有想非無想 등이다.
  28. 37)인천人天 : 인간계와 천상계의 중생을 말한다.
  29. 38)육계肉髻 : 불정佛頂ㆍ정계頂髻라 번역한다. 부처님의 32상相 중의 무견정상無見頂相. 부처님의 정수리에 솟은 상투 모양의 살덩이를 말한다.
  30. 39)중봉中峰 : 1263~1323. 중국 원나라 스님. 이름은 명본明本, 속성은 손씨. 항주 전당 사람. 어려서 출가하여 사관死關에서 고봉원묘高峰原妙를 찾아 심요心要를 묻고, 『금강경』을 읽었다. 뒤에 샘물이 흘러 나오는 것을 보고 활연히 깨쳤다. 고봉의 법을 받고는 일정하게 있는 곳 없이 배(船) 가운데서 있기도 하고 암자에서 거주하기도 하였다. 임제종의 승려였지만 염불수행을 권장하였다.
  31. 40)하루 종일(六時) : 하루를 낮 3시, 밤 3시로 구분한다. 따라서 ‘육시’는 밤낮, 온종일의 의미를 지닌다.
  32. 41)7조 장삼七條長衫 : 직사각형의 베 조각들을 세로로 나란히 꿰맨 것을 1조條로 하여, 7조를 가로로 나란히 꿰맨 옷.
  33. 42)오욕五欲 :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의 오경五境. 욕구의 대상. 욕망의 근원.
  34. 43)인원因圓 : 인이 원만해지는 것. 인원과만因圓果滿에서 인因은 수행을 닦는 과정, 과果는 얻는 것. 즉 불도 수행을 원만히 완성하여 부처를 이룬 것을 말한다.
  35. 44)오탁五濁 : 나쁜 세상에 대한 다섯 가지의 더러움. ① 겁탁劫濁. 사람의 수명이 차제로 감하여 30ㆍ20ㆍ10세로 됨을 따라, 각기 기근饑饉ㆍ질병疾病ㆍ전쟁戰爭이 일어나 흐려짐을 따라 입는 재액. ② 견탁見濁. 말법末法시대에 이르러 사견邪見ㆍ사법邪法이 다투어 일어나 부정한 사상의 탁함이 넘쳐흐름. ③ 번뇌탁煩惱濁. 또는 혹탁惑濁. 사람의 마음이 번뇌에 가득하여 흐려짐. ④ 중생탁衆生濁. 또는 유정탁有情濁. 사람이 악한 행위만을 행하여 인륜 도덕을 돌아보지 않고, 나쁜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⑤ 명탁命濁. 또는 수탁壽濁. 인간의 수명이 차례로 단축하는 것. 겁탁 견탁 번뇌탁 중생탁 명탁(수명탁).
  36. 45)팔고八苦 : 중생들이 받는 여덟 가지 고통. ① 생고生苦. ② 노고老苦. ③ 병고病苦. ④ 사고死苦. ⑤ 애별리고愛別離苦. ⑥ 원증회고怨憎會苦. ⑦ 구부득고求不得苦. ⑧ 오음성고五陰盛苦.
  37. 46)『장자 ․ 외편 ․ 秋水』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장자가 복수에서 낚시를 하는 데 초나라 위왕이 대부 두 사람을 먼저 보내 전했다. “삼가 우리나라에 모시기를 원합니다.” 장자는 낚싯대를 잡은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 내가 듣건대 그대 초나라에는 죽은 지 삼천년이 지난 신령스런 거북이 있는데 왕께서 수건에 싸서 상자에 넣고 묘당 위에 모셔두었다더군요. 생각건대 이 거북이는 죽어 해골을 남겨 귀하게 되기보다는 차라리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 대부가 말했다. “ 그야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끄는 것이 낫겠지요.” 장자가 말했다. “돌아가시오! 나는 장차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끄는 거북이가 되려하오. 莊子釣於濮水 楚王使大夫二人往先焉曰 願以竟內累矣 莊子持竿不顧曰 吾聞楚有神龜 死已三千歲矣 王巾笥而藏之廟堂之上 此龜者 寧其死爲留骨而貴乎 寧其生而曳尾於塗中乎 二大夫曰 寧生而曳尾塗中 莊子曰 往矣 吾將曳尾於塗中”.
  38. 47)곡량谷量 : 원래는 골짜기를 단위로 하여 마소 등 가축의 수를 계산하는 것으로, 매우 많은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여기에서는 벼슬하는 대가로 얻는 봉록을 말한다.
  39. 48)초선貂蟬 : 담비 꼬리와 매미 날개 모양의 장식. 시중侍中 상시常侍 등의 관원 또는 현귀한 대신의 범칭. 여기서는 초선으로 꾸민 관. 벼슬살이를 대유적으로 표현한 말.
  40. 49)태사공太史公 : 사마천司馬遷. 한무제漢武帝 때의 태사령太史令. 이능李陵이 흉노匈奴에 항복하자 무제가 심히 노여워하였는데, 사마천이 이능의 충성심을 매우 역설하다가 궁형宮刑을 당하였다. 이에 금궤 석실金匱石室의 서적을 모아 위로는 황제黃帝로부터 아래로 무제에 이르기까지 1백30편의 사기史記를 저술했다.
  41. 50)왕우군王右軍 : 진晉의 왕희지王羲之. 307~365. ‘서성書聖’으로 일컬어지는 중국 최고의 서예가.
  42. 51)백옥호白玉毫 : 부처의 백호상白毫相을 말함. 한국불교전서 원문의 ‘膽’은 ‘瞻’으로 정정하여 번역한다.
  43. 52)부명자浮名子 : 헛되이 명성을 드러내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
  44. 53)청태국靑泰國 : 아미타불이 계시는 국토의 이름.
  45. 54)불자(麈) : 스님들이 강론할 때 드는 털이개.
  46. 55)게송(貫華) : 부처님이 설법을 하면 천신이 감동하여 각종 향화를 흩날린다고 한다. 여기에서 관화가 후에 불교의 정묘한 종지나 게송을 읊는 것, 불법을 창도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상대어로 산화散華가 있는데, 이는 경전의 산문을 가리킨다.
  47. 56)유뢰劉雷 : 동진東晋의 혜원慧遠이 동림사東林寺에서 결사할 때 유생으로 참여했던 유유민劉遺民과 뇌차종雷次宗을 말한다.
  48. 57)소동파蘇東坡 : 소식蘇軾. 『정토전서』에 따르면 극락왕생을 극진히 믿은 인물로 소개되어 있다. "소식은 벼슬이 한림학사翰林學士에 이르렀다. 송宋 소식蘇軾의 호는 동파東坡, 관직은 한림학사翰林學士에 이르렀다. 남으로 좌천될 때[南遷) 아미타상 한 축軸을 그려서 항상 곁에 차고 다녔다. 남들이 물어보면 답하기를 '이는 내가 서방에 왕생하는 공적인 증거물이다'라 하였다. 어머니 정程씨가 돌아가시자 호석胡錫이라고 하는 공인工人에게 유물인 비녀와 귀고리에 미타상을 그리도록 하여 왕생천도往生遷度하였다. 또한 동파의 부친인 노천老泉은 일찍이 극락원極樂院에 장육보살상六菩薩像을 조성하였다. 소식 집안사람들이 삼보에 귀의하는 마음이 이처럼 정성스러웠다."
  49. 58)동림東林 : 혜원이 여산의 동림에서 결사한 것을 이른다. 혜원(335~417)은 중국 동진 때 스님으로 여산 백련사의 개조開祖가 된다. 13세에 이미 육경을 연구하였고 특히 노장학에 정통하였다. 21세에는 향산정 도안道安을 찾아가서 수행 정진하였고 373년(전진 건원 9)에 부비苻丕가 양양襄陽을 공격하여 도안을 데리고 돌아가자 제자 수십인과 함께 남 형주로 갔다. 뒤에 나부산으로 가는 길에 여산을 지나다가, 그곳에 혜영慧永의 힘을 빌려 동림사를 지어 주석하면서, 그의 덕을 사모하여 모여온 사람들 123인과 함께 백련사白蓮社를 창설하여 염불수행을 하였다.
  50. 59)서호西湖 : 상산. 항주의 서호. 동림의 결사처럼 정토업을 닦는 결사가 이루어진 곳이다. 『정토전서』에는 송나라 성상省常이 여산 혜원의 유풍을 이어 항주 서호 소경사昭慶寺에 머물며 오로지 정토업을 닦고 정토결사를 맺은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宋省常 錢塘顏氏子 十七出家受具 戒行謹嚴 通大乘起信 習天台止觀 續廬山遠公遺風 淳化中 住杭州西湖 專修淨業 結淨行社.
  51. 60)연화도蓮華道 : 정토를 닦는 정토종.
  52. 61)달팽이뿔(蝸角) : 『장자 ․ 잡편 ․ 칙양』에 나오는 와각지쟁蝸角之爭과 관련된 말로 아주 보잘 것 없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有國於蝸之左角者 曰 觸氏 有國於蝸之右角者 曰 蠻氏 時相與爭地而戰 伏尸數萬 逐北旬有五日而後反.”
  53. 62)집지執持 : 굳게 고집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 아미타경에 ‘부처님의 명호를 언제나 간직하고 잊어버리지 않는다’ 하였다.
  54. 63)장수와 요절(彭殤) : 팽彭은 고대 전설 속에 장수했다는 팽조彭祖를 말하고, 상殤은 성년 이전에 죽는 것을 말한다.
  55. 64)범천梵天 : ⓈⓅbrahmā ①색계의 초선천初禪天, 곧 범중천梵衆天 · 범보천梵輔天 · 대범천大梵天을 통틀어 일컬음. ②색계 초선천의 왕인 대범천을 일컬음. 이름은 시기(尸棄, śikhin)라 하고, 도리천의 왕인 제석帝釋과 함께 불법佛法을 수호한다고 함. ③바라문교에서, 우주를 창조하고 전개시키는 최고 원리인 브라흐만(brahman, 梵)을 신격화한 말, 또는 그 신의 세계.
  56. 65)찰진刹塵 :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국토의 수를 말한다. 하나하나의 티끌 속에 무량한 국토가 있고 그것이 겹겹으로 되어 끝이 없는 것을 말한다.
  57. 66)대들보 지나자(經莛) : ‘극락 입구에 있는 대들보를 지나자마자’의 의미인 듯하다.
  58. 67)육방六方 : 동서남북 사방과 천지의 상하를 말한다.
  59. 68)좌망坐忘 : 자기의 심신을 잊은 채 우주와 일체가 되어 큰 도에 합치하는 것.
  60. 69)여래선如來禪 조사선祖師禪 : 여래선이란 말은 『능가경楞伽經』에 있는 것으로 규봉은 이것으로써 교선일치敎禪一致라 주장하여, 달마가 전한 최상승선이라 하였다. 그러나 여래선의 판별은 오히려 문자의 알음알이인 이理에 떨어져 달마가 전한 진선미眞禪味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라 하여, 이와 상대적인 관점에서 조사선祖師禪이란 말이 생기게 되었다. 당나라 이후에 여래선이란 말은 조사선이란 말과 함께 쓰게 되어 조사선은 달마의 정전正傳인 석가의 마음을 마음으로 아는 참된 선임을 말하는 것임에 대하여, 여래선은 『능가경楞伽經』 · 『반야경般若經』 등에서 여래의 교설敎說에 의거하여 깨닫는 선을 가리킨다.
  61. 70)삼제三際 : 전제前際 · 중제中際 · 후제後際. 삼세三世와 같음.
  62. 71)복응服膺 : 마음 속에 간절히 지니는 것. 『중용』에 “得一善, 則拳拳服膺而弗失之矣.”라 하였다.
  63. 72)의계衣裓 : ①승복. 왼쪽 어깨 위에 걸치는 장방형의 포대布袋. ②꽃을 담는 그릇.
  64. 73)『법화경』 신해품에 있는 장자궁자長者窮子의 비유에 보이는 이야기다. 경전에서는 빈궁한 아들이 집을 나가 떠돌아다님에 비유하여 4대성문大聲聞의 신심信心으로 요해了解함을 말하였다. 여기에서는 극락세계의 교주 아미타불을 중생을 기다리는 아버지에 비유한 것이다.
  65. 74)지친 새는 ~ :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새도 날다가 지치면 돌아올 줄 알도다. 鳥倦飛而知還”라는 말이 있다.
  66. 75)부처님(善逝) : sugata. 부처님 10호의 하나. 인因으로부터 과果에 가기를 잘하여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 부처님은 여실히 저 언덕에 가서 다시 생사해生死海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한다고 한다.
  67. 76)조조刁刁 : 『장자․제물론』에 보인다. 바람이 지나가면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 바람이 일 만 개의 구멍을 통과하고 나서 살랑거리는 고요한 상태를 가리킨다. "자기가 대답하였다. '대지가 숨을 내쉬면 그것을 일러 바람이라고 한다. 이것은 일어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일단 일어나면 온갖 구멍이 소리를 낸다. 너만 유독 ‘윙윙’ 울리는 바람 소리를 듣지 못했는가. 험하고 높은 산림 속에서 둘레가 백 아름이 넘는 큰 나무의 구멍은, 어떤 것은 콧구멍 같고, 입 같고, 귀 같고, 기둥 받치는 가로 지른 나무 같고, 나무 그릇 같고, 절구통 같고, 깊은 웅덩이 같은 것, 얕은 웅덩이 같은 것이 있는데, 거기서 나는 바람 소리는 물 부딪치는 듯한 급격한 소리, 씽씽거리며 화살 나는 것처럼 높은 소리, 꾸짖는 듯 질타하는 소리, ‘헉헉’ 들이마시는 것 같은 소리, 외치는 소리, 볼멘 듯한 소리, 웃는 듯한 소리, 귀여운 소리이다. 그런데 앞의 바람이 웅웅 불어대면 뒤의 바람이 따라서 윙윙 소리를 낸다. 산들바람이 불면 가볍게 화답하고, 거센 회오리바람이 불면 크게 화답을 하는데, 만일 크고 매운 바람이 그치면 곧 모든 구멍들이 텅 비어서 고요해진다. 너만 유독 (바람이 지나간 뒤에 나뭇가지들이) 흔들흔들거리고 살랑살랑거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가.’ 子綦曰 夫大塊噫氣,其名爲風 是唯無作,作則萬竅窺怒呺 而獨不聞之翏翏乎 山陵之畏佳 大木百圍之竅穴 似鼻 似口 似耳 似栟 似圈 似臼 似洼者 似汚者 激者 謞者 叱者 吸者 叫者 譹者 宎者 咬者 前者唱于而隨者唱喁 冷風則小和 飄風則大和 厲風濟則衆竅爲虛 而獨不見之調調之刁刁乎.”
  68. 77)지뢰地籟 : 땅 구멍에서 들리는 소리. 『장자 ‧ 제물론』에 “지뢰란 여러 구멍에서 나는 소리이다. 地籟 則衆竅穴是已”라고 하였다.
  69. 78)가사 : 원문의 ‘方袍’는 비구가 입는 3종의 가사. 모두 네모진 옷이므로 이렇게 이른다.
  70. 79)압연鴨烟과 실전實篆 : 향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말한다. 鴨은 고대에 오리모양을 한 향로, 篆은 피어오르는 향 연기가 전서篆書의 모양이라 해서 전연篆煙이라 하기도 한다.
  71. 80)금문金文 : 불경.
  72. 81)원문에는 大刀로 되어 있으나 제1구의 조조刁刁라는 표현에 유의하여 대조大刁로 파악하고 위와 같이 해석하였다.
  73. 82)방호산方壺山 : 전설 속 신선이 산다는 산 중의 하나. 일명 방장方丈산.
  74. 83)연방蓮邦 : 극락세계의 다른 이름. 이 세계의 중생들은 모두 연화에서 살고 있어 극락을 연방이라 한다.
  75. 84)교의敎義 : ① 교법의 의리 ② 교敎와 의義란 뜻. 언어 문자로써 말한 교와 그 안에 포함된 의리.
  76. 85)종승宗乘 : 한국불교전서 원문에는 ‘宋乘’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宗乘’의 오기인 듯하다. ‘종승’은 선종에서 자신의 종파의 가르침을 종승이라 하고 그밖의 교종에서 전하는 가르침을 여승餘乘이라 하는데, 곧 선종의 가르침을 말한다. 나중에는 불교 각 종파마다 자신의 종파의 가르침을 종승이라 하고 다른 종의 교의를 여승餘乘이라 하게 되었다.
  77. 86)백련白蓮 : 동진東晋 때 여산廬山 동림사에서 혜원慧遠이 염불수행을 위해 맺은 결사이다. 이 모임에는 혜영慧永 혜지慧持 도생道生 등의 고승과 유유민劉遺民 종병宗炳 뇌차종雷次宗 등 이름난 유생들을 포함하여 모두 123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백련은 원래 중국의 백련사白蓮社를 가리키나, 여기에서는 이러한 의미와 함께 백암성총이 결성한 염불결사와 그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78. 87)한국불교전서 원문에는 ‘自石’으로 되어 있으나 이를 ‘自召’로 파악하여 번역하였다.
  79. 88)황면黃面 : 황면구담 黃面瞿曇 또는 황면노자黃面老子. 선종에서 부처님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부처님 몸이 황금빛이므로 이렇게 말한다.
  80. 89)연지회蓮池會 : 염불결사. 이 대목을 통해 백암성총이 노년에 염불결사를 맺어 정토업을 닦은 것으로도 추정할 수 있다.
  81. 90)『법화경』 일곱가지 비유 중의 하나인 화택의 비유와 관련된 대목이다. 화택은 3계가 탐욕 등의 번뇌로 어지러운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이다. 『법화경』의 화택유火宅喩에서, 어느 장자長者가 불이 난 집 안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뛰놀고 있는 아이들을 구하려고, 문밖에 양거羊車 · 녹거鹿車 · 우거牛車가 있으니 나오라고 소리쳐서, 아이들이 문밖으로 뛰어 나온 것을 보고, 모두 꼭 같은 대백우거大白牛車를 주었다 하였다.
  82. 91)삼사三事 : ①근根 · 경境 · 식識. 곧 6근根이 6진塵을 반연하여 6식識을 내는 것을 말한다. 삼사생촉三事生觸의 줄임말. 『불소행찬』에 “여섯 근과 여섯 경계六根六境界가 인연이 되어 육식이 나고因緣六識生, 셋이 모여 촉이 생기니三事會生觸 마음이 연을 따라 옮아간다心念隨業轉”라 하였다. ②세 벌 가사(三事) : 삼사납三事衲 즉 세벌의 가사의 준말. 납衲은 가사, 5조條 · 7조 · 9조를 말한다. 이 작품에서는 ②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83. 92)세 벌 옷(三衣) : 비구가 입는 의복 세 가지를 만한다. 첫째는 승가리僧伽梨로 중의重衣 · 대의大衣 · 잡쇄의雜碎衣라 번역한다. 마을이나 궁중에 들어갈 때 입는다. 둘째는 울다라승鬱多羅僧으로 상의上衣 · 중가의中價衣 · 입중의入衆衣라 번역한다. 예불 · 독경 · 청강 · 포살布薩 등을 할 때에 입는다. 셋째는 안타회安陀會로 내의內衣 · 중숙의中宿衣라 번역한다. 사찰 안에서 작업할 때 또는 상床에 누울 때 입는다.
  84. 93)호방虎榜 ‧ 용방龍榜 : 호방은 무과의 방목榜目, 용방은 문과의 방목을 말한다. 진사 급제자의 성명을 발표하는 방榜을 용호방龍虎榜이라 한다.
  85. 94)무관들(羽林) : 우림羽林은 임금의 숙위宿衛를 맡아 보는 근위병近衛兵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문관의 상대어로 무관을 말한다.
  86. 95)안개 낀 풀밭(烟迷草) : 담배, 안개 따위가 낀 풀, 풀밭에 안개가 끼어 흐릿하게 보이는 풀.
  87. 96)한 입으로 ~(一口吸西江) : 『선문염송 고칙 161』에 있는 이야기다. 방거사가 마조에게 “일만 법과 친구가 되지 않는 이는 어떠한 사람입니까”라 물었다. 마조는 대답하기를 “네가 한 입으로 서강의 물을 다 마시는 것을 기다려 말하리라” 하니 거사는 말을 마치자마자 이해하였다고 한다.
  88. 97)발우~용의 항복 : 가섭이 석존에게 귀의하기 전에는 불을 섬기는 외도에 속하였다. 어느날 석존께서 마침 그곳을 지나다가 하룻밤 머물고자 하였다. 가섭은 큰 용이 사는 석굴에 석존을 모셨는데, 한밤에 용이 불을 뿜으며 석존을 해치려하였다. 석존은 자비심을 일으켜 삼매의 불을 나타내자 화룡은 피하여 석존의 발우 속에 들어가 버렸다. 이에 가섭은 마침내 제자 500명을 이끌고 석존께 귀의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89. 98)오만한 기(慢幢) : 교만심이 가득 차오른 것을 설법할 때 높이 세운 당幢에 비유한 말.
  90. 99)흰 옷이 늙은 개 되는 세상사(白衣蒼狗) : 두보의 시 ≺可歎≻에 “하늘 위 뜬 구름이 흰옷 같더니만 잠깐 사이 어느덧 늙은 개 되었네. 天上浮雲如白衣, 斯須改變如蒼狗.”라 한 이후 세상일이 변화가 무상한 것을 말하게 되었다.
  91. 100)달팽이 뿔 쉬파리머리 같은 일(蝸角蠅頭) : 달팽이의 촉각이나 쉬파리의 머리 같이 극히 작은 명예나 이익을 가리킨다.
  92. 101)꼬집는 말(危言) : ‘위언危言’의 원래의 의미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강직하게 기탄없이 하는 말. 남을 놀라게 하는 말. 직언直言.
  93. 102)공평한 도(公道) : 두목杜牧의 송은자送隱者 시에 “세간의 공평한 도리는 오직 백발뿐이라, 귀인의 두상에도 일찍이 봐준 적이 없었네. 公道世間惟白髮 貴人頭上不曾饒”라고 한 바 있다.
  94. 103)푸르게 빛내리오 : 사람이 찾아와 반갑게 맞이한다는 뜻.
  95. 104)고갯마루 매화 (嶺梅花) : 참고로 영매嶺梅는 기후의 차이에 따라 남쪽과 북쪽의 개화開花 시기가 다르다는 대유령大庾嶺의 매화를 가리키며, 옛날 친지들끼리 서로 매화꽃 가지를 부쳐주던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단순하게 맑은 향기를 풍기는 고갯마루에 핀 매화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96. 105)거닐 때(經行) : ‘경행經行’은 참선하다 잠시 돌아다니는 것.
  97. 106)마음 잠재우려(灰心) : ① 마음에 욕심이 없고 고요하여 외물에 유혹되지 아니하는 일. ② 극도로 상심한 마음.
  98. 107)한불전 원문 “悔吾今始覺前非”의 ‘始’를 ‘是’로 보아 해석한다.
  99. 108)환향還鄕 : 마음의 본향으로 돌아감. 이러한 경지를 노래한 게송으로는 청허휴정(淸虛休靜, 1520~1604)의 ≺환향곡還鄕曲≻과 기성쾌선(箕城快善, 1693~1764)의 ≺염불환향곡念佛還鄕曲≻ 등이 있다.
  100. 109)어려서 집나간(弱喪) : ‘약상弱喪’은 어려서 집을 떠나 오래도록 타향에서 편안하게 살다 보니 마침내 고향에 돌아갈 줄도 모르게 된 경우를 말한다. 『장자莊子․제물론齊物論』에 “삶만을 좋아하는 것이 미혹된 것이 아닌 줄 어찌 알랴. 그리고 죽음을 싫어하는 것 역시 어려서 집을 떠나 돌아갈 줄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으랴. 予惡乎知說生之非惑邪 予惡乎知惡死之非弱喪而不知歸者邪”라고 하였다. 주에 “약함은 어린 나이를 말하고 잃음은 난리를 만나 고향을 잃은 것이다. 弱者弱齡也 喪之言 謂遭亂喪失桑梓” 하였다.
  101. 110)세 벌 가사(三事) : 원문의 삼사三事는 삼사납三事衲 즉 세벌의 가사의 준말인 듯하다. 납衲은 가사, 5조條 · 7조 · 9조를 말한다.
  102. 111)두 궤짝의 경(兩函經) : 당唐 나라 때 고승高僧인 유엄 선사惟儼禪師와 유학자儒學者인 이고李翶는 승僧과 속俗의 차이가 있었지만 유독 친했다 한다. 이고가 일찍이 낭주 자사郞州刺史가 되었을 때 약산藥山의 유엄 선사를 찾아가서 “도대체 무엇이 도道입니까?” 하고 묻자, 유엄 선사가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두레박에 있소.” 하니, 이고가 게偈를 지어 “몸의 형체를 학의 형체처럼 단련했어라, 천 그루 소나무 아래 두 함의 경일레. 내 와서 도 물으니 아무런 다른 말 없이,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두레박에 있다고만. 鍊得身形似鶴形 千株松下兩函經 我來問道無餘話 雲在靑天水在缾”이라 하였다. T51. no.2076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제14권.
  103. 112)청태국靑泰國) : 극락국
  104. 113)망아지 ~ 못했네 : 인생의 무상함을 비유한 표현. 『장자』에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는 것은, '흰 말이 달려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白駒之過隙'처럼 순간일 뿐이다. 모든 사물들은 물이 솟아나듯이 문득 생겨났다가 물이 흐르듯 아득하게 사라져가는 것이다. 변화로써 태어났다가 또한 변화로써 죽을 뿐이다. 人生天地之間 若白駒之過卻 忽然而已 注然勃然 莫不出焉 油然漻然 莫不入焉 已化而生 又化而死.” 하였다. 『장자 ‧ 지북유』
  105. 114)팔굉八紘 : 한국불교전서 원문에는 팔현八絃으로 되어 있으나, 팔굉으로 정정한다. 팔굉은 팔방八方의 끝으로 지극히 먼 곳, 천하와 같은 뜻이다. 시에서는 다양하고 복잡한 세상일을 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06. 115)박산愽山향로 : 제기의 위에 산 모양을 새긴 향로나 종을 박산종博山鐘, 박산로博山爐라 한다.
  107. 116)팔환八還 : 팔환변견八還辯見의 줄임말. 환還은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세간의 모든 변화상은 각각 그 근본이 말미암은 곳으로 돌아가는데, 여덟 가지 종류가 있어 팔환八還이라고 한다. 팔환변견이란 곧 팔종의 되돌릴 수 있는 경계의 소견所見으로써 능견能見의 본성을 되돌릴 수 없음을 분별하는 것이다.
  108. 117)아양곡峨洋曲 : 백아는 거문고를 잘 탔는데 그를 알아주는 이는 오직 종자기였다. 백아가 산을 타면 종자기는 “아, 높고 높구나峨峨 태산과 같다” 하고, 물을 떠올리며 거문고를 타면 “좋구나, 출렁거림이여洋洋 도도히 흐르는 강물과 같구나” 하였다 한다. 이를 ‘아양곡’이라 이름한다.
  109. 118)지신(地祗) : 지지地祗는 땅의 신이다.
  110. 119)천뢰天籟 : 자연의 울림. 바람소리, 새소리 흐르는 물소리 등. 『장자․제물론』에 “너는 인뢰人籟는 들었어도 아직 지뢰地籟는 듣지 못했을 것이며 지뢰는 들었어도 아직 천뢰天籟는 듣지 못했을 것이다.”라 하였다. “女聞人籟而未聞地籟, 女聞地籟而未聞天籟夫!” 인용문에서 인뢰는 사람이 부는 퉁소소리, 즉 악기 음악 소리요, 지뢰는 대지가 부는 퉁소소리, 즉 뭇 구멍에서 바람이 불 때 일어나는 소리요, 천뢰는 하늘이 부는 퉁소소리, 곧 하늘의 음악, 우주의 음악을 가리킨다.
  111. 120)쌍조雙鳥 : 한유(韓愈. 768∼824)의 오언 고시 가운데 ≺쌍조시雙鳥詩≻라는 장시長詩가 있는데, 이 쌍조를 두고 이백李白과 두보杜甫, 불교(석가모니)와 도교(노자), 한유 자신과 맹교孟郊라는 각각 다른 주해들이 있다.(『한창려집韓昌黎集』 권5) 『정토찬』의 이 대목은 온갖 종류의 새를 가리키면서 동시에 뛰어난 시인을 가리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雙鳥海外來 飛飛到中州 一鳥落城市 一鳥集巖幽 不得相伴鳴 爾來三千秋 兩鳥各閉口 萬象銜口頭 春風卷地起 百鳥皆飄浮 兩鳥忽相逢 百日鳴不休 有耳聒皆聾 有口反自羞 百舌舊饒聲 從此恒低頭 得病不呻喚 泯黙至死休 雷公告天公 百物須膏油 自從兩鳥鳴 聒亂雷聲收 鬼神怕嘲詠 造化皆停留 草木有微情 挑抉示九州 蟲鼠誠微物 不堪苦誅求 不停兩鳥鳴 百物皆生愁 不停兩鳥鳴 自此無春秋 不停兩鳥鳴 日月難旋輈 不停兩鳥鳴 大法失九疇 周公不爲公 孔丘不爲丘 天公怪兩鳥 各捉一處囚 百蟲與百鳥 然後鳴啾啾 兩鳥旣別處 閉聲省愆尤 朝食千頭龍 暮食千頭牛 朝飮河生塵 暮飮海絶流 還當三千秋 更起鳴相酬.
  112. 121)두 함(二函) : 내편과 외편으로 묶인 『장자』를 가리킨다.
  113. 122)동림의 혜원공 : 각주 57) 참고.
  114. 123)오솔길(裙腰) : ‘군요裙腰’란 치마 허리처럼 풀 속으로 아주 좁게 난 오솔길을 말한다. 백거이白居易의 항주춘망杭州春望 시에, “그 누가 호사의 서남쪽에 길을 내었나, 풀 속으로 치마허리 한 길이 비껴 있네. 誰開湖寺西南路 草綠裙腰一道斜”라고 하였다.
  115. 124)혀(舌) : 한국불교전서 원문에는 ‘古’자로 되어 있으나 ‘舌’로 파악하여 고쳐 해석한다.
  116. 125)경창經窓 : 경전을 보는 방. 혹은 그 창. 서창書窓과 같다.
  117. 126)강하江夏 : 강하팔준江夏八俊으로, 동한東漢의 유표劉表, 진상陳翔, 범방范滂, 공욱孔昱, 범강范康, 단부檀敷, 장검張儉, 잠질岑晊 등의 여덟 명이 교유했던 고사를 가리킨다. 『三國志·魏志·劉表傳』. 여기에선 아마도 산문山門이 아닌 세속의 의미로서 강호江湖를 가리키는 듯하다.
  118. 127)유마 ~ 불이문 : 유마거사의 불이법문으로 『유마경』의 중심 법문이다. 모든 법이 둘이 아닌 도리에 증입證入하는 법문. 문수보살 등 32보살과 유마維摩거사가 생멸불이生滅不二 · 수불수불이受不受不二 · 선악불이善惡不二 등 불이법문에 대하여 문답하고, 최후에 유마는 침묵으로 대답을 하자 이 문답을 들은 5천 보살이 모두 불이법문에 들어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우리들이 각자 불이법문을 말했는데 그대는 어떠한가 물으니 유마힐은 묵연히 말이 없었다.黙然不語 이에 문수가 좋고도 좋아 언어 문자가 없는 곳에 이르는 이것이 참으로 불이법문에 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119. 128)무념無念 : 마음 작용을 소멸하여 생각을 일으키지 않음. 모든 분별이 끊어져 번뇌와 망상을 일으키지 않음.
  120. 129)진상眞常 : 진여상주眞如常住. 깨달음의 경지를 말한다.
  121. 130)금선金仙 : 석가모니.
  122. 131)티끌 모래(塵沙) : 중생을 뜻한다.
  123. 132)극락세계의 금은 보배와 관현의 풍류음악은 세속적인 부귀영화나 환락과는 다른 차원임을 말하고 있다.
  124. 133)한국불교전서 원문에는 이 대목이 ‘亡重行樹’로 되어 있으나, 이는 ‘七重行樹’의 오기이기에 바로잡는다.
  125. 134)6방六方 : 여섯 방위. 동 · 서 · 남 · 북 · 상 · 하.
  126. 135)16관觀 : 아미타불의 불신 · 국토를 관상觀想하는 16종의 방법.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서 위제희 부인과 다음 세상에 날 중생들을 위하여, 극락 세계에 가서 나는 한 방편으로 제시提示한 수행법.
  127. 136)영령한英靈漢 : 뛰어난 사람. 걸출한 인재. 혹은 죽은 사람의 미칭. 여기서는 전자의 의미.
  128. 137)정토의 세 경전 :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인 『불설무량수경』 『불설관무량수경』 『불설아미타경』.
  129. 138)진역震域 : 동방. 중국.
  130. 139)백련白蓮 : 백련사白蓮社. 동진東晋 때 여산廬山 동림사에서 혜원慧遠이 염불수행을 위해 맺은 결사이다. 이 모임에는 혜영慧永 혜지慧持 도생道生 등의 고승과 유유민劉遺民 종병宗炳 뇌차종雷次宗 등 이름난 유생들을 포함하여 모두 123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131. 140)도연명은 호계삼소虎溪三笑의 등장인물이다. 여산의 혜원이 평생 동산 앞을 흐르는 호계를 건너지 않겠다 다짐했는데, 도연명과 육수정이 방문하여 전별할 때 이야기를 나누다 그만 호계를 건너게 되어 함께 웃었다는 고사가 전한다. 한편 도연명은 이 결사에 여러 번 동참하려 했지만 끝내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132. 141)야사耶奢 : 불타야사佛陀耶舍를 가리킨다. 불타야사는 각명覺明이라 번역하는데, 생몰년은 미상으로 북인도 계빈국罽賓國의 바라문 출신이다. 13세에 출가하여 27세에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사륵국沙勒國에 이르러 태자 달마불다達摩弗多의 환대를 받았다. 그 때 구자국龜玆國에서 온 구마라집鳩摩羅什에게 아비달마阿毘達磨와 십송률十誦律을 가르쳤고, 그 후 구마라집의 청으로 408년에 장안長安에 와서 사분율四分律․장아함경長阿含經 등을 번역하고 413년에 계빈국으로 돌아갔다. 여산의 혜원이 390년에 백련사를 결성하고, 123인과 함께 극락세계에 가서 나기 위하여 행업行業을 닦을 때, 함께 참여한 인물 중 훌륭한 인물 18인을 꼽아 여산廬山 18현賢이라 하는데, 그 중 한 사람으로 전한다.
  133. 142)삼명三明 : 아라한의 지혜에 갖추어 있는 자재하고 묘한 작용을 말한다. 지혜가 분명히 대경을 아는 것을 명明이라 한다. 6신통神通 중의 숙명통 · 천안통 · 누진통에 해당하는 숙명명宿命明 · 천안명天眼明 · 누진명漏盡明을 말한다. ① 숙명명. 구족하는 숙주수념지작증명宿住隨念智作證明. 자기와 남의 지난 세상에 생활하던 상태를 아는 것. ② 천안명. 구족하게는 천안지작증명天眼智作證明. 또는 사생지작증명死生智作證明이라 하니, 자기나 다른 이의 다음 세상의 생활상태를 아는 것. ③ 누진명. 누진지작증명漏盡智作證明이라고도 하니, 지금 세상의 고통을 알아 번뇌를 끊는 지혜.
  134. 143)사변四辯 : 사변무애四無礙辯를 말한다. 즉 법무애法無礙 의무애義無礙 사무애辭無礙 요설무애樂說無礙 등이다.
  135. 144)심계心戒 : 속으로 바라는 마음, 또는 마음으로 생각하는 그릇된 것을 제지하는 계.
  136. 145)의성疑城 : 아미타불의 정토에 의혹을 품은 자가 머무는 곳. 서방정토의 변두리. 이곳에 난 이는 의심한 죄로 5백 세 동안 삼보를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 한다.
  137. 146)팔고八苦 : 중생이 겪는 여덟 가지 괴로움. ①생고生苦. 이 세상에 태어나는 괴로움. ②노고老苦. 늙어 가는 괴로움. ③병고病苦. 병으로 겪는 괴로움. ④사고死苦. 죽어야 하는 괴로움. ⑤애별리고愛別離苦.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 ⑥원증회고怨憎會苦.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거나 살아야 하는 괴로움. ⑦구부득고求不得苦.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 ⑧오성음고五盛陰苦. 색色 · 수受 · 상想 · 행行 · 식識의 오음五陰에 탐욕과 집착이 번성하므로 괴로움.
  138. 147)덫을 잊었노라(忘蹄) : 득토망제得兎忘蹄. 덫을 놓는 것은 토끼를 잡으려 하는 것이니, 토끼를 잡으면 덫을 잊는 것을 말한다. 『장자․외물』에 “蹄者所以在兔, 得兔而忘蹄”라 하였다. 득어망전得魚忘荃과 같은 의미다. 여기서는 인생살이의 굴레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다는 문맥으로 해석된다.
  139. 148)거친 밥(脫粟) : 탈속의 원래 의미는 껍질만 벗기고 정제하지 않은 곡식을 말한다.
  140. 149)애욕의 강(愛河) : 정욕情欲. 애정. 정욕의 해로움이 사람을 바다에 빠뜨리는 것과 같다하여 이와같이 이름붙인 것이다. 『능엄경』 권4에 “愛河乾枯, 令汝解脫”이라 하였다.
  141. 150)푸른 눈동자 : 부처님이 되면 눈빛이 푸르게 됨. 32상相 80종호種好의 하나. 32상에 진청안상眞靑眼相이 있는데 이는 곧 눈동자가 검푸르다는 것을 말한다. 이외에도 이 대목은 문맥상 ‘청안靑眼’과 같은 의미, 즉 따스한 눈길로 맞아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142. 151)옥수로~(玉手摩) : 부처님의 옥 같은 손으로 정수리를 어루만져 주는 것.
  143. 152)혜예惠叡 : 355~439. 남조南朝 유송劉宋의 승려. 백련사에서 혜원과 함께 정토업을 닦은 백련사白蓮社 18현賢 중의 한 사람. 여산의 혜원이 390년에 백련사를 결성하고, 123인과 함께 극락세계에 가서 나기 위하여 행업行業을 닦을 때, 그 중에 훌륭한 인물 18인을 꼽는다. 혜원慧遠․ 혜영慧永․ 혜지慧持․ 도생道生․ 담순曇順․ 혜예慧叡․ 담항曇恆․ 도병道昺․ 담선曇詵․ 도경道敬․ 불타야사佛陀耶舍․ 불타발타라佛馱跋陀羅․ 유유민劉遺民․ 장야張野․ 주속지周續之․ 장전張詮․ 종병宗炳․ 뇌차종雷次宗 등이다.
  144. 153)담선曇詵 : 백련사에서 혜원과 함께 정토업을 닦은 백련사白蓮社 18현賢 중의 한 사람.
  145. 154)삼소三笑 : 호계삼소. 각주 1)번 참고.
  146. 155)큰 거울(殷鑒) : 『시경』에, “은나라의 거울(殷鑒)이 멀지 않다. 하후夏后의 시대에 있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하夏 나라의 임금 걸傑이 악한 정치를 하다가 은殷 나라에게 나라를 빼앗겼으니 은殷은 그것을 거울삼아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전날의 일을 거울삼아 스스로 권면해야 한다는 말이다.
  147. 156)재삼 다짐(三復) : ‘삼복’의 원래의 의미는 여러 번 되풀이 함, 자주 되풀이 하여 송독誦讀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는 강조의 의미로 파악하였다.
  148. 157)이 구절은 『백암정토찬』의 앞쪽 속표지에 실린 것으로 인쇄된 목판본에 필사한 것이다. 기산자는 임석진(林錫珍 : 1892~1968. 송광사 주석)의 호. 이 문헌이 기산자가 한국불교찬술문헌의 수집과 간행에 관심을 가지고 수합한 자료 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
  1. 1){1}撰者名。補入{編}。
  2. 2)「宜」疑「宣」{編}。
  3. 1){1}此文。底本在卷頭。編者移置於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