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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85_b_08L세가 자서世家自敍나무는 뿌리가 없이 뻗어 나갈 수 없고, 물은 근원이 없이 흘러 나갈 수 없다. 스스로 서술하기 꺼려지지만 태사공도 그렇게 했다.나는 자호를 극암克庵이라 하니, 자기 사욕을 없애 버린다는 뜻을 취한 것이다. 달성 서씨 출신으로 속명은 병조炳朝다. 동고東臯 선생에 대해 8세손이 된다. 부친은 영간榮榦, 모친은 전주 이씨 두표斗杓의 따님이다. 헌종 병신년(1836) 정월 27일 신해 술시戌時147)에 옥산리玉山里 집에서 태어났다. 조부는 성복星復, 증조부는 광숙光淑, 고조부는 도추道樞로서, 이상이 세보에 함께 실려 있다. 관작과 좌훈佐勳은 또한 세보에 실려 있는데, 이러한 세속의 맥락은 서술하지 않는다.아아, 나는 자질이 넉넉하지 못하고 하늘의 도움을 받지 못해 태어나 겨우 6세에 부친이 돌아가시고, 9세에 입학하였으나 배움을 이루지 못하였고, 14세에 모친께서 또 돌아가셨다. 스스로 생각건대 무료하여 가슴에 근심스러웠다. 집안의 전통은 다행히 형이 있으니, 16세에 떠돌다가 산에 들어와 삭발하고 학암鶴巖 화상께 구족계를 받고, 하은霞隱148) 화상께 법을 받고, 혼허混虛 화상께 불경을 배웠고, 만파萬波 화상께 글쓰기를 배웠다. 법명은 사성師誠이고, 자字는 경래景來이다.고려 시대 국사 태고太古 화상께서 중원 하무산霞霧山에 들어가 -
011_0585_b_08L世家自叙
011_0585_b_09L木未必無根而達也。水未必無源而流
011_0585_b_10L也。自叙雖嫌。太史公有之。余自號克
011_0585_b_11L庵。蓋取克去己私也。系出達城徐。俗
011_0585_b_12L名炳朝。於東臯先生。爲八世孫。考榮
011_0585_b_13L榦。妣全州李氏斗杓女。以純祖 [13] 丙申正
011_0585_b_14L月二十七日辛亥戌時。生某于玉山里
011_0585_b_15L第。祖星復。曾祖光淑。高祖道樞。以上
011_0585_b_16L俱載世譜。官爵佐勳。亦載譜中。不書
011_0585_b_17L此俗家的脉也。嗚呼。某禀不得饒。爲
011_0585_b_18L天不吊。生甫六歲。嚴君見背。九歲入
011_0585_b_19L學。學未盡成。十四歲。慈母又棄。自念
011_0585_b_20L無聊。▼(火+耳)▼(火+耳)于胷。故家傳統。惟幸兄在。
011_0585_b_21L年十六漂流。入山祝髮。受具于鶴巖和
011_0585_b_22L尙。受法于霞隱和尙。經學于混虛和尙。
011_0585_b_23L筆學于萬波和尙。法名師誠。字景來。
011_0585_b_24L前朝國師太古和尙。入中原霞霧山。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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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85_c_01L임제종 20세 석옥石屋149)의 도통을 전해 받고 돌아와 환암幻庵, 구곡龜谷, 벽계碧溪, 벽송碧松, 부용芙蓉, 청허淸虛, 편양鞭羊, 풍담楓潭, 월담月潭, 환성喚惺, 함월涵月, 영파影波, 청담淸潭, 경월鏡月, 호월湖月, 혜봉慧峯, 하은霞隱에게 전해지니, 이것이 불가(法家)의 연원이다.이제 전통의 차례가 나에게 있는데 내가 어찌 자임하겠는가. 다만 나이 들어 병 또한 심하다. 상좌(嗣佐) 혼원混元이 불행히도 단명하고 하늘 또한 나를 버리시니 황량하고 적막한 가운데 어찌 책을 펼쳐 눈물이 솟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혼원의 법자法子 석응石應이 자못 글자를 안다. 약간의 문집을 어찌 후대에 전하고 싶으리오마는 그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삼가 손수 기록하고 대략 서문을 써서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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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85_c_01L臨濟宗二十世石屋道統之傳而來。傳
011_0585_c_02L幻庵龜谷碧溪碧松芙蓉淸虛鞭羊楓潭
011_0585_c_03L月潭喚惺涵月影波淸潭鏡月湖月慧峯
011_0585_c_04L霞隱。此法家淵源也。今傳次在余。余
011_0585_c_05L詎敢自任。但仭劫日下。而年病且㞃。
011_0585_c_06L嗣佐混元。不幸短命。天又喪我。安得
011_0585_c_07L不披書釀淚於荒凉寂寞之中耶。然混
011_0585_c_08L元法子石應。頗識字者。所集若干。豈
011_0585_c_09L欲傳後。於渠不爲不重。勤手書之。略
011_0585_c_10L叙以付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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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7)술시戌時 :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
- 148)하은霞隱 : 법명은 응상應詳으로, 사불산화파四佛山畵派를 이끌던 수화승首畵僧으로 오늘날까지 사불산 불모佛母로 회자되고 있다.
- 149)석옥石屋 : 석옥 청공石屋淸珙을 가리키는데, 본문에선 임제종 20세라 하였는데 대개는 18세라고 한다.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이대형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