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光讚經卷第二

ABC_IT_K0004_T_002
005_0540_c_01L
광찬경 제2권
005_0540_c_01L光讚經卷第二

축법호 한역
김두재 번역
005_0540_c_02L西晉三藏竺法護譯

3. 마하반야바라밀행공품 ②
005_0540_c_03L摩訶般若波羅蜜行空品第三之二

현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보살마하살은 어느 곳에 살다가 죽어서 여기에 태어났습니까?”
005_0540_c_04L賢者舍利弗白佛言菩薩摩訶薩行是般若波羅蜜從何所退沒而生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 보살마하살은 다른 지방의 부처님 국토에 살다가 죽어서 여기에 태어났다. 어떤 이는 도술천(兜術天)에 살다가 죽은 후 이 인간 세계에 태어났고, 혹은 인간 세상에 살다가 죽어서 여기에 태어났는데, 이렇게 태어난 사람들은 빠르게 반야바라밀을 행하게 된다. 그들은 반야바라밀을 행하였기 때문에 죽어서 이 세상에 태어났고 이를 성취할 수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심오하고 오묘한 법문을 빨리 가까이 한 연후에 최후의 반야바라밀을 행하므로 언제나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을 만나게 되고 그가 사는 국토에는 모든 부처님께서도 떠나가지 않느니라.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도술천에서 그 몸이 죽어 한 생만 지내고 나면 부처가 될 보살〔一生補處〕로서 여섯 가지 바라밀을 잃지 않고 태어나는 곳마다 모든 총지문(總持門:陀羅尼門)을 다 갖추고 빠르게 삼매문(三昧門)에 가까워지느니라.”
005_0540_c_07L佛語舍利弗是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者從他方佛國終而生於若兜術天上遷移生此人閒或於人中來生疾逮是般若波羅蜜行行般若波羅蜜者此於現世而得成其人速近深妙法門然後究竟般若波羅蜜常値見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所在國土不離諸佛或有菩薩摩訶薩從兜術天化沒其身生補處則不失六波羅蜜所至到處諸摠持門一切悉具疾近三昧門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사람으로 있다가 죽어서 다시 인간 세계에 태어난다면 보살은 아유월치가 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보건대 모든 감관이 적정(寂定)하지만 속히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선정에 미칠 수는 없으며, 또한 모든 총지문도 가까이 할 수 없고 삼매문도 얻을 수 없다.”
005_0540_c_17L舍利弗菩薩從人中終還生人閒此菩薩者則爲阿惟越致其人睹彼諸根寂定不能速逮般若波羅蜜之行定也亦不得近諸摠持門無三昧
사리불이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보살마하살은 이곳에서 죽으면 장차 어느 곳에 태어납니까?”
005_0540_c_22L又舍利弗問言菩薩摩訶薩行是般若波羅蜜者於此壽終當生何所
005_0541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목숨을 마치고 나면 한 부처님의 국토로부터 다른 부처님의 국토에 이르는데, 그곳에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계시며 일찍이 모든 천중천(天中天)께서도 그곳을 떠나지 않느니라.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구화구사라(漚惒拘舍羅:善巧方便)가 없이도 첫 번째 선정을 거쳐 마침내는 네 번째 선정에까지 이르며, 또한 여섯 가지 바라밀을 닦느니라. 이렇게 선정을 닦으므로 말미암아 장수천(長壽天)1)에 태어나게 된다. 설령 그곳에서 수명을 마치고 난 뒤에는 다시 이 세상에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 모든 부처님 세존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모든 감관〔根〕은 적정하더라도 총명하지는 못하다.”
005_0540_c_23L佛言於此壽終從一佛國遊一佛國諸佛世尊所現在處未曾離諸天中或有菩薩摩訶薩無漚和拘舍羅修第一禪至于四禪行六波羅蜜此禪故生長壽天上假使從彼壽終之後逮得人身値見諸佛世尊諸根寂定而不聰明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첫 번째 선정을 닦아 마침내는 네 번째 선정에까지 이르며, 또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데 구화구사라가 없기 때문에 선정을 버린 후에 욕계(欲界)에 태어나나니, 이러한 보살마하살은 모든 감관이 적정하기는 하나 총명하진 못하느니라.”
005_0541_a_07L佛告舍利弗或有菩薩摩訶薩行第一禪至于四禪行般若波羅蜜而無漚和拘舍羅然後捨禪生於欲界菩薩摩訶薩諸根寂定而不聰明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첫 번째 선정을 수행하여 마침내는 네 번째 선정에까지 이르며, 또한 반야바라밀을 여의지 않고 공혜(空慧)2)를 관하여 선정에 들고 식의혜(識意慧)3)에 이르러 선정에 들어가며, 무용혜(無用慧)4)에 이르러 선정에 들고 유상무상(有想無想)5)에 이르러 선정에 들어가나니, 이 네 하늘을 벗어나서는 네 가지 의지(意止)ㆍ네 가지 의단(意斷)ㆍ네 가지 신족(神足)ㆍ오근ㆍ오력ㆍ일곱 가지 각의(覺意)ㆍ여덟 가지 유행(由行)을 닦는다. 크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행하여 구화구사라가 생겼으므로 태어나는 곳마다 선교(禪敎)를 따르지 않고 자비희호(慈悲喜護)를 따르지 않으며, 무색(無色)의 선정도 따르지 않느니라.
자유자재로 태어나는데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앞에 나타나는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을 보고 반야바라밀을 여의지 않으며 이 발타겁(拔陀劫:賢劫)6)에서 마땅히 아뇩다라삼야삼불을 증득하며 아유삼불을 성취하느니라.”
005_0541_a_11L告舍利弗或有菩薩摩訶薩行第一禪至于四禪不離般若波羅蜜觀於空慧而入於定至于識意慧而入於至于無用慧而入於定至于有想無想而入於定過是四天修四意止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意由行行于大哀有漚和拘舍羅所生之處不隨禪教不從慈悲喜護不順無色之禪自在所生所生之處常見現在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離般若波羅蜜是拔地劫中當得阿耨多羅三耶三佛得成阿惟三佛
005_0541_b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이 첫 번째 선정에서부터 네 번째 선정에까지 들고 네 가지 평등심을 닦아 이 네 하늘을 초월하고 네 가지 의지ㆍ네 가지 의단ㆍ네 가지 신족ㆍ오근ㆍ오력ㆍ일곱 가지 각의ㆍ여덟 가지 유행을 닦으며, 크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행하여 구화구사라가 생겼으므로 선정을 닦지 않으며, 그가 나는 곳마다 자재로울 수 없으며, 그 사람은 이 욕계의 군자ㆍ귀인의 족성으로 태어나거나 범지(梵志)ㆍ장자(長者)로 태어나나니, 그 까닭은 중생들을 교화하여 이익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005_0541_a_23L告舍利弗或有菩薩摩訶薩行第一禪至于四禪行四等心過是四天四意止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覺意八由行行于大哀有漚和拘舍羅而不禪定所生之處不得自在人而生於此欲界君子貴人姓梵志長者欲教化衆生有所利益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이 첫 번째 선정에서부터 네 번째 선정까지 닦고 네 가지 평등심을 닦으며, 공혜(空慧)ㆍ식혜(識慧)ㆍ무용혜(無用慧)ㆍ유상무상(有想無想)에 들어가나니 이 네 하늘을 뛰어넘어 삼십칠품(三十七品)을 닦고 크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행하는 구화구사라를 얻었으므로 선교(禪敎)를 따라서 태어나지 않고 그 사람은 곧 사대천왕천(四大天王天)ㆍ도리천(忉利天)ㆍ염천(焰天)ㆍ도술천(兜術天)ㆍ니마라천(尼摩羅天)ㆍ바라니밀천(波羅尼蜜天)에 태어나나니 그 세계에 태어나서 그곳 중생들을 교화하고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하게 하며, 모든 부처님 세존을 보고 깨달음의 가르침을 여의지 않느니라.”
005_0541_b_07L佛告舍利弗或有菩薩摩訶薩行第一禪至于四禪行四等心觀於空慧識慧用慧有想無想過是四天修三十七行大哀漚和拘舍羅不隨禪教而有所生其人卽生四大天王天上利天上焰天上兜術天上尼摩羅天波羅尼蜜天上生於彼閒教化衆淨於佛土見諸佛世尊不離道教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구화구사라가 생겼으므로 첫 번째 선정으로부터 네 가지 평등한 마음을 닦아 여기에서 목숨을 마치고는 범신천(梵身天)ㆍ범구천(梵具天)ㆍ범도착천(梵度着天)ㆍ대범천(大梵天)에 태어나나니, 저 범천과 대범천에 있으면서 한 부처님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불국토로 돌아다니면서 모든 부처님께서 나타나 계시는 국토에서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성취하고 아유삼불의 경지에 이르러 법륜을 굴리면서도 그 보살마하살은 모든 부처님께 도와주기를 권유하여 법륜을 굴리시게 하느니라.”
005_0541_b_15L佛告舍利弗或有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有漚和拘舍羅修第一禪行四等心於是壽終生梵身天上具天上梵度著天上大梵天上在彼梵天及大梵天從一佛國遊一佛國諸佛所現之土成阿耨多羅三耶三至阿惟三佛轉法輪者其菩薩摩訶薩勸助諸佛令轉法輪
005_0541_c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일생(一生)의 보처(補處)인 보살마하살〔開士大士〕이 지도무극(智度無極:般若波羅蜜)을 행하여 훌륭한 방편(方便)을 얻었으므로 첫 번째 선정으로부터 네 번째 선정까지와 자비희호삼매를 수행하고 공혜ㆍ식혜ㆍ무용혜ㆍ유상무상에 이르며, 이 네 하늘을 초월하여 서른일곱 가지 도를 닦고 크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행하며, 공(空)삼매ㆍ무상(無想)삼매ㆍ무원(無願)삼매에 들어간다. 이 보살은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면서 자유자재로 태어나는데, 그 사람은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님 세존을 볼 수 있으며, 그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범행(梵行)을 깨끗하게 수행하여 도술천에 태어난다. 그곳에 있으면서 중생을 인도하는 스승이 되어 마치 물을 건네주는 배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 보살은 모든 감관에 결함이 없고 항상 편안하고 적정(寂定)하며 수없이 많은 억백천해(億百千姟)와 같이 많은 모든 하늘의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함께 이 세상에 내려와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성취하고 최정각(最正覺:佛)을 성취하느니라.”
005_0541_b_23L佛告舍利一生補處開士大士行智度無極以善權方便現行第一禪至四禪悲喜護三昧至于空慧識慧無用慧有想無想過是四天修三十七品大哀行空三昧無想三昧無願三昧開士交遊自在所生也其人面自見諸佛世尊在其佛所淨修梵行生兜術天上在於其上爲開導師所度如諸根無瑕常安寂定爲無央數億百千姟諸天眷屬圍繞俱下於此成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또한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신통(神通)을 얻었으므로 욕계천이나 색계천이나 무색계천에 태어나지 않고, 한 부처님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국토를 돌아다니면서 그곳에 계시는 모든 여래이신 지극히 참다운 정각(正覺)에게 머리 조아려 예를 드리고 받들어 섬기느니라.”
005_0541_c_11L佛告舍利弗開士大士得六神通不生欲天色天無色天從一佛國遊一佛國首奉事諸如來至眞等正覺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신통을 얻어서 스스로 즐거워하면서 한 부처님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국토를 두루 돌아다니나니, 그 부처님국토에는 성문(聲聞)인 연각(緣覺)이 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또한 그러한 이름을 들을 수도 없느니라.”
005_0541_c_14L佛告舍利弗開士大士得六神通而自娛樂從一佛國遊一佛國所在佛國不聞聲聞緣覺聲亦不聞名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신통을 얻어 스스로 즐거워하면서 시방에 두루 다니되 한 부처님의 국토에서 다른 한 부처님의 국토를 다니나니, 그 보살이 가는 부처님 국토마다 그곳에 사는 중생들의 수명(壽命)은 매우 길어 겁수(劫數)로는 한계를 지울 수 없느니라.”
005_0541_c_17L佛告舍利弗開士大士得六神通而自娛樂普遊十方從一佛國到一佛國所至佛土壽命極長不可稱限劫數之底
005_0542_a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신통을 얻고 스스로 즐거워하면서 한 부처님의 세계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세계에 이르나니, 그가 이르는 부처님의 국토마다 불법과 성중(聖衆)이 없으면 문득 부처님의 법과 성중의 공덕이 될 만한 일을 가송(歌頌)으로 칭송하거나 분별하여 해설해주어 그곳 중생들은 마땅히 부처님의 법과 성인 대중의 음성을 듣고 마음 속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함을 품고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모두 부처님 계시는 국토에 태어나게 하느니라.”
005_0541_c_20L佛告舍利弗開士大士得六神通而自娛從一佛界到一佛界所至佛土無有佛法及與聖衆便爲歌頌分別解說佛聖衆功德之事衆生應時聞聖衆音聲心懷欣豫壽終之後皆生有佛世尊現在國土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처음부터 발심한 때부터 첫 번째 선정에서 네 번째 선정까지와 네 가지 평등심ㆍ범행(梵行)ㆍ네 가지 무색정ㆍ네 가지 의지ㆍ네 가지 의단ㆍ네 가지 신족ㆍ오근ㆍ오력ㆍ일곱 가지 각의ㆍ여덟 가지 유행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을 닦지 못해서 목숨을 마치면 일찍이 욕계ㆍ색계ㆍ무색계에 태어나지 않으며, 그가 태어나는 곳마다 중생들 가운데에서 명예만을 구하는 사람이 되느니라.”
005_0542_a_03L佛告舍利開士大士從始發意不得第一禪至于四禪四等梵行四無色定四意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意八由行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者終不曾生欲色界無色界所生之處在于衆生求名譽之士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六度無極:육바라밀〕을 수행하여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적멸(寂滅)의 경지에 오를 때까지 물러나지 않는 경지를 증득하고 흔들려 변하지 않는 경지〔不動轉地〕에 머물며 장차 위없는 바르고 참다운 도에 이르고 마침내는 최후의 경지인 정각(正覺)을 성취하느니라.”
005_0542_a_10L佛告舍利弗開士大士行六度無極從初發意度于滅寂不退轉住不動轉地當至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증득하여 최후의 경지인 정각을 성취한 뒤 문득 법륜을 굴리고 무수히 많은 중생들을 위하여 설법하고 인도하여 더욱 이익되게 한 후에 남음이 없는 니원계(泥洹界)의 반열반에 이르며 반열반에 든 뒤엔 그 법은 일 겁(一劫)을 머물고 또다시 일 겁을 더 머무느니라.”
005_0542_a_13L佛告舍利弗開士大士從初發意得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便轉法輪爲無央數不可稱計衆生之類開導利誼有所加益然後至於無餘於泥洹界而般泥曰般泥曰後其法則住一劫若復過劫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지혜도무극(智慧度無極:지혜바라밀)을 수행하여 무앙수 억백천해(無央數億百千姟)의 여러 보살들과 함께 한 부처님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국토에 노닐면서 태어나는 곳마다의 부처님 국토에서 그 경계를 엄정하게 하느니라.
005_0542_a_18L復次舍利弗開士大士從初發意行智慧度無極與無央數億百千姟諸開士從一佛國遊一佛國所生佛土嚴淨境界
005_0542_b_02L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지혜도 무극을 수행하여 네 가지 선정과 네 가지 평등심ㆍ무색정(無色定)을 증득하고 스스로 즐거워하며 그 가운데에서 제일의 선정에 든다. 제일 선정으로부터 깨어나 조용하고 고요한 선정에 들어가서 정수(正受)를 증득하고 적멸한 선정으로부터 깨어나 네 번째 선정에 들어 사유(思惟)하며, 네 번째 선정으로부터 깨어나서 적멸한 선정에 들어가고 적멸한 선정으로부터 깨어나서 한량없는 공(空)의 선정에 들어가며, 한량없는 공의 선정으로부터 깨어나서 적멸의 선정에 들어가고, 적멸한 선정으로부터 깨어나서 유상무상(有想無想)에 이르러 그 선정에 들어가며, 유상무상의 선정으로부터 깨어나서 적멸한 선정에 들어가나니, 사리불아,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닦는 지혜바라밀이며 훌륭한 방편으로서 어느 곳이든지 나타날 수 있는 선정〔三昧正受〕에 들어가느니라.”
005_0542_a_22L佛告舍利弗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逮得四禪及四等心無色定而自娛樂得第一禪從一禪起入寂然定而以正受從滅定禪起至于四禪而以思惟從四禪起滅寂禪定從滅寂禪起至無量空禪從無量空禪起以滅定禪從滅定禪起至有想無想而入禪定從有想無想禪定起以滅寂禪定是爲舍利弗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以善權方便而現所行三昧正受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네 가지 의지ㆍ네 가지 의단ㆍ네 가지 신족ㆍ오근ㆍ오력ㆍ일곱가지 각의를 증득하고 팔유(八由:八正道)ㆍ열 가지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十八不共法〕에 이르렀지만 유포과〔流布果:須陀洹〕ㆍ왕래과(往來果:斯陀舍)ㆍ불환과(不還果:阿那舍)ㆍ무착과(無着果:阿羅漢)ㆍ연각과(緣覺果:辟支佛)는 증득하지 못했다. 다만 지혜도무극을 수행해서 훌륭한 방편을 가지고 여덟 가지 성인이 되는 길을 일으켜서7) 중생들에게 열어 보여 중생들을 교화해서 그 중생들로 하여금 유포과ㆍ왕래과ㆍ불환과ㆍ무착과ㆍ연각과를 증득하게 하느니라.”
005_0542_b_09L佛告舍利弗開士大士得四意止四意斷四神足至于八由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十八不共諸佛之法不得流布果往來果不還果無著果緣覺果行智慧度無極以善權方便與八聖路開化衆生令得流布果往來果不還果無著果緣覺果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저 성문과(聲聞果)와 연각과(緣覺果)의 지혜는 곧 보살이 증득한 생멸이 없는 법인〔無生法忍〕과 비교할 수 있나니, 보살은 물러남이 없는 경지를 증득하기 위하여 이 지혜도무극을 행한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005_0542_b_16L佛告舍利弗其聲聞緣覺果慧則比開士逮得法忍則知開士爲不退轉行是智慧度無極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을 수행하고 여섯 가지 도무극에 머물며 도술천에 있으면서 모든 공(空)함을 구족하여 마치니, 그 보살마하살은 곧 현겁(賢劫)에 있는 보살들 가운데 틀림없이 부처를 이루리라는 것을 꼭 알아야 하느니라.”
005_0542_b_18L告舍利弗開士大士行六度無極六度無極在兜術天而具足衆空便其開士大士則當知之在賢劫開士數中當成佛
005_0542_c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네 가지 선정과 네 가지 평등한 마음ㆍ네 가지 무색ㆍ네 가지 의지ㆍ네 가지 의단ㆍ네 가지 신족ㆍ오근ㆍ오력ㆍ일곱 가지 각의를 증득하고, 여덟 가지 바른 길ㆍ열 가지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을 증득하였지만, 그밖에 모든 중생들은 부처님 도를 수행해도 마침내 네 가지 거룩한 진리〔四聖諦〕를 건립하지 못하나니, 그 보살마하살은 곧 한 생 동안만 보처(補處)로 있는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005_0542_b_22L佛告舍利弗開士大士逮得四禪及四等心四無色定意止四意斷四神足至于八由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辯八不共諸佛之法其有衆人行佛道終不建立於四聖諦其開士大士則爲應在一生補處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을 닦아서 한 부처님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국토를 건너 널리 여러 국토에 돌아다니면서, 그가 이르는 곳마다 중생들을 교화하여 그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도를 건립하게 하나니, 그 보살마하살은 수없이 많고 많아 헤아릴 수조차 없는 겁 동안을 위없는 바르고 참다운 도를 증득하여 마침내는 최후의 경지인 정각(正覺)을 성취하느니라.”
005_0542_c_05L佛告舍利弗士大士行六度無極從一佛界度一佛界普遊諸國所至之處教化衆生使立佛道其開士大士無央數不可稱計劫逮得無上正眞之道成最正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에 머물면서 항상 중생들을 위하여 정진(精進)을 따르고 닦으며 일찍이 무익(無益)한 일은 발심하거나 설법하지 않느니라.”
005_0542_c_10L佛告舍利弗開士大士住度無極常爲衆生遵修精進未曾發意口說無益之事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을 닦고 항상 정진하여 중생들을 구제하려고 해서 한 부처님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국토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여 그 중생들로 하여금 고달프고 괴로운 곳에서 벗어나게 하며 세 가지 악한 세계에는 다시 태어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갈 길을 잘 고찰하게 하느니라.”
005_0542_c_12L佛告舍利弗開士大士行六度無極常精進欲救衆生從一佛國遊一佛國開化群萌使度勤苦於三惡考治之趣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에 머물면서 보시도무극(布施度無極:보시바라밀)을 닦았으므로 여러 권속들에게 둘러싸인 채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여 그 중생들이 영원히 편안한 곳으로 나아가게 하고, 배고픈 이에게는 음식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는 장(漿)을 주며, 옷이 없는 이에게는 옷을 주고, 그 밖에 향(香)ㆍ잡향(雜香)ㆍ도향(搗香)ㆍ평상이나 침구ㆍ노비ㆍ수레〔車乘〕ㆍ금ㆍ은 등과 칠보가 없는 이에게는 그들이 생활해 나가는 데 필요한 것을 주어서 마침내 사람들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그들이 바라는 대로 모두 따라주느니라.”
005_0542_c_15L佛告舍利弗開士大士住六度無極行布施度無極屬圍繞導御衆生令趣永安飢者與渴者與漿無衣與衣無香與香雜香擣香牀臥之具奴婢車乘金銀七所求索生活之業終不逆人隨其所僥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닦아 스스로 그 몸을 여래처럼 화현하여 지옥에 들어가서 그 지옥에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부처님의 법을 설하고 축생이나 아귀에게까지 분별하여 진리를 연설해 주느니라.”
005_0542_c_21L佛告舍利弗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自化其身如如來入于地獄爲地獄中人而說經法及畜生餓鬼分別演誼
005_0543_a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을 수행하여 스스로 몸과 마음을 부처님의 형상과 같이 화현하여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부처님의 국토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부처님의 바른 법을 설하고 여래께 머리 숙여 예배드리며 그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하게 한다. 이렇게 할 때 그가 설법한 경(經)을 듣고 모두 도 닦을 마음을 일으킨다.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다니면서 부처님의 국토를 관찰하고, 그 가운데 가장 훌륭한 국토를 선택해서 그 국토의 가장 미묘한 다섯 가지 일을 만들되 부처님보다 더 훌륭하게 하나니, 이 보살마하살은 이 한 생 동안만 보처에 머무는 이들이니라.”
005_0542_c_24L佛告舍利弗開士大士行六度無極自化身心猶如佛像度於東方江河沙等佛土爲諸衆生爲說經法稽首如來淨其佛土其聞經者悉發道意如是之比普至十方諸佛世界觀諸佛國擇取上士自淨國土令其微妙五事有勝於其佛開士大具足成就一生補處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을 수행하여 때에 따라 서른두 가지 성인의 상호를 구족하였나니, 모든 감각기관이 매우 묘하고 또한 모두 통달하였느니라. 그는 곧 이러한 감관으로써 정진하였으므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보고는 공경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로 하여금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여 차츰차츰 세 가지 악한 세계에 들어가는 중생을 제도하여 그들로 하여금 멸도(滅度)를 증득하게 하느니라.”
005_0543_a_08L佛告舍利弗士大士行六度無極應時具足三十二大人之相諸根上妙而悉通達以此精進諸根無數人所見敬愛不可計衆生之類發悅豫心稍稍使入三塗者令得滅度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닦아서 마땅히 그 몸과 입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느니라.”
005_0543_a_13L佛言舍利弗士大士行智慧度無極當淸淨其身口意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을 닦아서 모든 감각기관이 뛰어나고 미묘하고 용모가 단정하며, 스스로 탄식하는 일이 없고 다른 사람의 흠집을 말하지 아니하며, 언제나 자기의 잘못을 반성하고 다른 사람의 결함을 들추어내지 않느니라.”
005_0543_a_15L佛告舍利弗開士大士行六度無極諸根上妙形類端正不自咨嗟不說他人瑕常省己過不訟他闕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보시도무극과 계도무극(戒度無極:지계바라밀)을 닦아서 이미 이 두 가지 도무극을 건립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륜성왕의 지극히 존귀한 지위를 섭수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륜성왕이 계신속에서 무앙수 백천의 여러 부처님께 머리를 숙여 예배하고 모든 부처님ㆍ세존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느니라.”
005_0543_a_17L告舍利弗開士大士從初發意行布施度無極戒度無極已得住立此二度無極攝取無數轉輪聖王極尊之不可計限轉輪聖王彼所在處無央數百千諸佛便稽首禮承事供養諸佛世尊
005_0543_b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에 머물면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연설하고 밝은 빛으로 자기 자신을 비추어 본다. 이렇게 법이 밝기 때문에 일찍이 잃어버리는 일이 없으며 마침내는 최상의 바르고 참된 도에 이르러 최후의 경지인 정각(正覺)의 지위를 성취하느니라.
이와 같이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대부분 모든 부처님의 법을 비추어 밝히느니라. 그러므로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항상 치밀하게 닦고 몸과 입과 뜻을 수호하여 몸과 입과 뜻으로 죄를 짓는 일이 없게 하느니라.”
005_0543_a_23L佛告舍利弗開士大士住六度無極爲諸衆生演法光明自照以此法曜未曾亡失至于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如是舍利弗開士大士多所照明於諸佛法是故舍利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常當精修護身令身意無所犯負也
현자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숱한 행동을 치밀하게 닦아 몸과 입과 뜻으로 죄를 짓는 일이 없는 것이옵니까?”
005_0543_b_06L賢者舍利弗言唯然世尊何所開士大士精修衆行護身無所犯負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마음 속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기를 ‘이것은 몸으로 짓는 것이요 몸으로 일으켜 만들어서 성립된 것이다’라고 하고, ‘이것은 말이다, 이 여섯 가지는 마음이다’라고 하여 그 마음이 작용하여 성립하는 것이 있으면,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몸과 입과 뜻을 보호하는 것이니라.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닦을 때에 몸은 얻을 것도 없고 말을 얻는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뜻을 얻었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가령 보살마하살이 지혜도무극을 행하여 몸과 입과 뜻을 얻고 또한 몸과 입과 뜻을 견고하게 했다면 이는 탐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니, 또다시 계율을 범하려는 마음ㆍ성내는 마음ㆍ게으른 마음ㆍ생각을 혼란하게 하는 마음ㆍ지혜를 삿되게 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될 것이니라.”
005_0543_b_08L佛告舍利弗開士大士心自念言爲彼身所作身所興造有所成立則爲言是六爲心其心所爲有所成是爲開士大士護身開士大士行智慧無極亦無得身亦不得言亦不得心設使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得身所固身則有貪嫉之心則亦復起犯戒之心瞋恚之懈怠之心亂意之心邪智之心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보살이라고 부르지 못할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도무극을 행할 때에 몸의 결함과 더러움을 깨끗이 하고 입의 결함과 더러움을 깨끗이 하며, 마음의 결함과 더러움을 깨끗이 하고 결함이나 손감이 없게 하나니, 이러한 사람이라야 보살이라고 말할 수 있느니라.”
005_0543_b_17L言舍利弗如是行者不當名之爲開是開士大士行六度無極淨身瑕淨口瑕穢淨心瑕穢令無缺減言開士
현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보살마하살이 몸과 입과 뜻의 더러운 행위를 깨끗이 하는 것이옵니까?”
005_0543_b_21L賢者舍利弗白佛言云何開士大士淨身口意之瑕穢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가령 보살마하살이 스스로 몸을 얻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입으로 하는 말과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도 얻지 않느니라.”
005_0543_b_22L世尊答曰假使開士大士不自得身亦復不得口言心念
005_0543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을 깨끗하게 하느니라. 설사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더럽고 추악한 짓이 유익한 보탬이 된다고 할지라도, 보살마하살은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열 가지 착한 보응(報應)의 행위를 받들어 수행하여 성문(聲聞)이나 연각(緣覺)의 마음을 내지 않나니,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더러운 행위를 깨끗이 없애느니라.”
005_0543_b_24L佛言如是舍利弗開士大士淨身設使身意瑕惡則爲利養假令開士大士從初發意奉行十善報應之向不發聲聞緣覺意是開士大士淨除身意瑕穢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닦아서 부처님의 도를 구하고자 할 때엔 보시도 무극과 계ㆍ인ㆍ정진도무극, 일심도무극을 행하느니라.”
005_0543_c_05L佛告舍利弗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求佛道行布施度無極忍度無極精進度無極一心度無極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의 도를 구하려고 하나이까?”
005_0543_c_08L舍利弗白佛言云何開士大士欲求佛道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가령 몸을 얻었다고 하지도 않고, 입으로 말하지도 않으며,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보시(布施)도무극ㆍ계(戒)도무극ㆍ인(忍)도무극ㆍ정진도무극ㆍ일심(一心)도무극ㆍ지혜도무극도 얻으려고 하지 않고, 성문ㆍ연각도 얻으려고 하지 않으며, 보살도 얻으려고 하지 않고 부처님의 도도 얻으려고 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이렇게 하면서 부처님의 도를 구하는 것일 뿐, 그 밖의 모든 법은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느니라.”
005_0543_c_09L佛告舍利弗開士大士假使不得身口行言心念不得布施度無極戒度無極忍度無極精進度無極一心度無極智慧度無極不得聲聞緣覺不得開不得佛道是故開士求於佛道一切法無所得故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여섯 가지 도무극을 행하고 나면 이를 곳이 있기도 하고 이를 곳이 없기도 하며 방편을 얻는 것도 없느니라.”
005_0543_c_15L佛告舍利弗開士大士行六度無極已有所至到亦無所到無能得便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보살마하살이 여섯 가지 도무극을 행하면 이를 곳이 있기도 하고 이를 곳이 없기도 하며 방편을 얻을 수도 없나이까?”
005_0543_c_17L舍利弗白佛言云何開士大士行六度無極有至到亦無所到無能得便
005_0544_a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여섯 가지 도무극을 행할 때에 물질〔色〕을 생각하지 않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ㆍ고정관념〔思想:想〕ㆍ태어나고 죽는 행업〔生死:行〕ㆍ인식작용〔識〕도 생각하지 않으며,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을 생각하지도 않고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부드럽고 미끄러운 감촉〔細滑:觸〕ㆍ법(法)을 생각하지도 않으며, 눈과 빛깔ㆍ눈과 빛깔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 작용〔眼色識〕을 생각하지도 않고 귀와 소리ㆍ귀와 소리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耳聲識〕을 생각하지도 않으며, 코와 냄새ㆍ코와 냄새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鼻香識〕을 생각하지도 않고 혀와 맛ㆍ혀와 맛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舌味識〕도 생각하지 않으며, 몸과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촉ㆍ몸과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촉을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身細滑識〕을 생각하지도 않고 뜻과 법〔法〕ㆍ뜻과 법을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意法識〕도 생각하지 않으며, 네 가지 의지ㆍ네 가지 의단ㆍ네 가지 신족ㆍ오근ㆍ오력ㆍ일곱 가지 각의ㆍ여덟 가지 유행을 생각하지도 않고, 보시도무극ㆍ지계도무극ㆍ인욕도무극ㆍ정진도무극ㆍ일심도무극ㆍ지혜도무극도 생각하지 않으며, 여래의 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부처님만이 지닌 법도 생각하지 않고,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연각ㆍ무상정진도ㆍ최후의 경지인 정각(正覺)을 성취하는 것도 생각하지 않느니라.”
005_0543_c_19L佛告舍利弗開士大士行六度無極時不念色不念痛痒思想生死識不念眼耳鼻舌身意念色聲香味細滑法不念眼不念色不念眼色識不念耳不念聲不念耳聲識不念鼻不念香不念鼻香不念舌不念味不念舌味識念身不念細滑不念身細滑識不念意不念法不念意法識不念四意止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意由行不念布施度無極戒忍精進一心智慧度無極不念如來十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不念流布往來不還無著緣覺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수행하면 능히 크게 유익한 여섯 가지 도무극을 구족하여 이를 곳이 있기도 하고 이를 곳이 없기도 하며 또한 방편을 얻음도 없느니라.”
005_0544_a_10L佛言舍利弗士大士如是行者則能具足長益六度無極所至到處亦無所到無能得便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에 머물러서 모든 지혜를 통하여 갖추어 만족하면 그 지혜로써 행하는 진리 때문에 마침내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무여열반〔無餘〕의 경지에 이르며, 수많은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지도 않고 가난한 사람이 되지도 않으며, 물질로 이루어진 몸을 받지도 않고 받은 몸 때문에 모든 하늘 세계의 사람이나 아수륜(阿須倫:阿修羅)을 스스로 파괴하느니라.”
005_0544_a_13L佛告舍利弗或有開士大士住智慧度無極具足諸通慧則以其慧所行之誼終不墮落至於無餘不爲衆人所見憎惡亦不貧匱亦不身故而受於色所以身故而自破壞諸天阿須倫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의 지혜입니까?”
005_0544_a_18L舍利弗白佛言何所開士大士慧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이 지혜를 성취하였기 때문에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여래지진정등각(如來至眞正等覺)을 뵙고 그분께서 설하시는 법을 들으며 성스러운 대중을 보고, 또한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맑고 깨끗한 법을 보느니라. 그런 까닭에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지혜를 따라서 부처님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고 보살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으며, 성문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고 연각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으며, 자기의 지혜 때문에 부처님의 국토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느니라.
005_0544_a_19L佛告舍利弗開士大士所用承慧見東方江河沙等如來至眞正覺聞所說法睹於聖衆見諸佛國淸淨淸淨之法所以開士大士從所順慧無有佛想無開士想無聲聞想無緣覺想不爲己慧有佛土想
005_0544_b_02L왜냐 하면 보살마하살은 보시도무극을 행함으로 해서 보시도무극을 증득하는 것이 아니요 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ㆍ지혜도무극을 닦으므로 해서 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ㆍ지혜도무극을 증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 지혜 때문에 네 가지 의지ㆍ네 가지 의단ㆍ네 가지 신족ㆍ오근ㆍ오력ㆍ일곱 가지 각의ㆍ여덟 가지 유행ㆍ열 가지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을 성취하지 않기 때문이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지혜이며, 이 지혜 때문에 모든 법의 근본을 구족하고 모든 법도 또한 생각하지 않느니라.”
005_0544_a_24L所以者何開士大士行布施無極不得布施度無極行戒精進一心智慧度無極不得戒精進一心智慧度無所以慧致四意止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意八由行十種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是爲開士大士慧以用斯慧具足一切諸法之本於一切法亦無所念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닦아서 다섯 가지 눈을 깨끗이 하나니, 무엇이 다섯 가지 눈인가 하면 육안ㆍ천안ㆍ혜안ㆍ법안ㆍ불안이니라.”
005_0544_b_09L佛告舍利弗開士大士智慧度無極淨於五眼何等五眼肉眼天眼慧眼法眼佛眼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은 어떻게 육안을 깨끗하게 하나이까?”
부처님께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보살마하살은 육안으로 4천 리까지 보기도 하고 또 어떤 보살마하살은 자신의 육안으로 8천 리를 보기도 하며, 어떤 보살마하살은 육안으로 염부제(閻浮提)를 보기도 하고 어떤 보살마하살은 육안으로 두 개의 염부제를 보기도 하며, 또 어떤 보살마하살은 육안으로 사천하(四天下)를 보기도 하고 어떤 보살마하살은 육안으로 천 개의 세계를 보기도 하며, 어떤 보살마하살은 육안으로 이천 개의 세계를 보기도 하고 어떤 보살마하살은 육안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보기도 하느니라.”
005_0544_b_12L舍利弗白佛言唯然世尊云何開士淨肉眼佛告舍利弗開士大士或以肉眼見四千里或有開士大士自以肉眼見八千里有開士大士或以肉眼見閻浮提有開士大士或以肉眼見二閻浮提或有開士大士以肉眼見四天下有開士大士以肉眼見千世界有開士大士以肉眼見二千世界有開士大士以肉眼見三千大千世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육안으로 깨끗하게 하였다고 하느니라.”
005_0544_b_21L佛語舍利弗是爲開士大士得肉眼淨
사리불이 다시 여쭈었다.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깨끗한 천안을 얻었다고 하는 것입니까?”
005_0544_b_22L舍利弗又問何謂開士大士得天眼淨
005_0544_c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사대천왕천의 모든 천안(天眼)을 보살마하살은 다 알고, 도리천ㆍ염천ㆍ도술천ㆍ니마라천ㆍ바라니밀천으로부터 위로는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저 모든 하늘의 눈을 보살마하살은 모두 다 아느니라. 저 보살의 천안이란 사대천왕으로 부터 위로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보살은 다 알고 있나니, 그것은 보살마하살의 천안 때문이니라. 이 천안으로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부처님의 세계에 살고 있는 중생들을 다 보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낱낱이 다 알며 나아가 시방 모든 부처님 세계의 중생들이 태어 나고 죽는것까지 모두 다 보느니라.”
005_0544_b_23L佛告舍利弗四大天王天上諸天眼開士大士皆知之忉利天焰天兜術天尼摩羅天波羅尼蜜天上至阿迦膩咤天諸天之眼開士大士皆知之其開士天眼及四大天王上至阿迦膩咤天開士皆知之其開士大士天眼以此天眼睹見東方江河沙等佛世界衆生終始皆悉知乃至十方諸佛世界悉睹見衆生生死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천안을 깨끗이 한 것이라고 하느니라.
005_0544_c_09L佛言舍利弗是開士大士天眼淨
사리불이 다시 여쭈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깨끗한 혜안(慧眼)이라고 하나이까?”
005_0544_c_10L舍利弗又問唯然世尊何開士大士慧眼淨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지혜의 눈을 가진 보살마하살은 법에는 작용이 있다거나, 작용이 없다거나, 형체가 있다거나, 형체가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또한 세간법(世間法)이라든가, 출세간법〔度世法〕이라든가, 유루(有漏)라든가, 무루(無漏)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혜안을 지닌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을 대하는대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법을 보고 듣지 못함이 없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깨끗한 혜안이라 하느니라.”
005_0544_c_11L佛告舍利弗開士大士智慧眼者不作是念法有所有有爲無爲有形無形世閒法度世法有漏無漏其開士慧眼者睹於諸法無不見聞無量無數是爲開士大士慧眼淨
사리불이 다시 여쭈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깨끗한 법안(法眼)이라 하나이까?”
005_0544_c_16L舍利弗又問唯然世尊云何開士大士法眼淨
005_0545_a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보살마하살은 법안으로써 분별하기를 ‘아무개는 믿음을 수행하고 아무개는 법을 수행하며, 아무개는 공(空)을 수행하고 아무개는 무상(無想)을 수행하며, 아무개는 무원(無願)을 수행하고 이것으로써 해탈문(解脫門)을 삼는다’고 한다.
또 이러한 수행으로 다섯 가지 뛰어난 근〔五根〕을 얻고 무견삼매(無見三昧)를 얻으며, 이미 무견삼매를 얻고 나면 도지(度智:解脫智)의 지혜를 얻고, 이미 도지의 지혜를 얻고 나면 세 가지 번뇌〔三結〕를 끊나니,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몸을 탐하는 것이요, 둘째는 의심하는 것이며, 셋째는 계율을 훼손시키는 것이니, 이것이 세 가지 번뇌이다. 능히 탐냄을 끊어버리고 의심을 없애며 금지하는 계율을 훼손하지 않으면 번뇌는 없어진다. 번뇌가 없어지면 유포인(流布人:修陀洹)이라고 한다. 사람이 여덟 가지 거룩한 길〔八由路:八聖道〕을 얻어 음욕(婬欲)ㆍ성냄〔瞋恚〕ㆍ어리석음〔怒癡〕을 엷어지게 하면 이를 왕환인(往還人:斯陀含)이라고 하며, 이 거룩한 길로 말미암아 음욕과 성냄에 더욱 은근히 가행하여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끊으면 이 사람을 불환인(不還人:阿那含)이라고 한다.
005_0544_c_17L佛告舍利弗於是開士大士則以法眼作是分別某行信某行法某行空某行無想行無願以是脫門也得五根得無見三昧已得無見三昧則興發度智之已得度智之慧則斷三結何等爲一者貪身二者狐疑三者毀戒爲三結能除貪身無有狐疑不毀禁戒則無有結無有結者則流布人也彼得行由路除婬欲瞋恚怒癡薄謂往還人也以此所由路加以慇懃婬欲瞋恚婬怒癡斷是謂不還人也
아나함이 된 사람이 거룩한 마음으로 더욱 부지런히 수행하여 물질 세계의 욕심〔色欲〕과 정신 세계의 욕심〔無色欲〕ㆍ무명〔無明〕ㆍ교만을 끊어 없애면 이것을 무작인(無着人:阿羅漢)이라고 하며 이를 행공인(行空人)이라고 한다. 공(空)한 해탈문을 수행하여 오근(五根)을 얻고 무견삼매를 이룩하여 이 무견삼매로써 해탈지혜〔度慧〕를 증득하고 연각을 증득하는 데까지 이른바.
또 이 사람은 이미 생각 없는 해탈문에서 오근을 얻고 요점이 되는 말을 취하여 집착 없음을 증득하면 이것을 보살의 청정한 법안이라고 하느니라. 가령 분별하여 알 수 있는 능력을 가져 그것으로 회법(會法)과 합해져서 모두 진종(盡宗)에 돌아가 모든 법이 다 멸하여 없어짐을 보고 오근(五根)을 증득하면 이것을 보살의 깨끗한 법안이라고 하느니라.
005_0545_a_05L彼於由路益加勤行少於色欲無色無明憍慢斷除是謂無著人也謂行空人也空於脫門而獲五根無見三昧以無見三昧興發度慧至得緣覺又此人者已無想脫門得於五根取要言之至得無著是爲開士法眼之淨假使開士能分別解其有合會法皆歸盡宗見諸法盡得於五是爲開士法眼淨
005_0545_b_02L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분별 하나니, 처음 발심한 때부터 보시도무극ㆍ지계도무극ㆍ인욕도무극ㆍ정진도무극ㆍ일심도무극ㆍ지혜도무극과 신근(信根)ㆍ정진근(精進根)을 닦아서 근기를 잘 닦고 훌륭한 방편을 지녔기 때문에 그 몸은 언제나 착한 덕의 근본을 성취하느니라. 그 보살은 군자ㆍ귀한 족성ㆍ바라문〔梵志〕ㆍ장자(長者)의 몸을 받아 태어나고, 혹은 사왕천ㆍ도리천ㆍ염천ㆍ도술천ㆍ니마라천ㆍ바라니밀천에 태어난다. 이 보살은 그 하늘에 태어나서 머물러 살면서 중생들을 교화하여 모두 그곳의 중생들을 편안한 수행에 들어가게 한다. 또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며, 여래 지진 등정각(如來至眞等正覺)을 만나 뵙고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성문이나 연각의 경지에 떨어지지 않고 아무 보살마하살은 퇴전(退轉)하고 아무개 보살은 퇴전하지 않아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에 이르러 최후의 경지인 정각의 경지를 성취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청정한 법안이라고 하느니라.
005_0545_a_14L復次舍利弗士大士分別如是此初發意開士布施度無極戒度無極忍度無極進度無極一心度無極智慧度無極及信根精進根而根所行具足善權方便己身常立於善德根本其開士生於君子貴姓梵志長者四王天上忉利天焰天兜術天尼摩羅天波羅尼蜜天上生於彼天所住之表開化衆生皆令群萌入於安行淨於佛土値見如來至眞等正覺供養奉事墮聲聞緣覺地某開士大士退轉不退轉至于無上正眞之道成最正是開士大士法眼淨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분별하나니, 보살로서 이미 수기를 받은 이는 최상의 도를 증득하여 최후의 경지인 정각을 성취한다. 그리하여 아무 보살은 아직 수기를 받지도 못하고 최상의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지도 못했으며, 아무 보살은 짓거나 건립한 바도 없으며, 아무 보살은 물러나지 않는 경지에 도달했고 아무 보살은 물러나지 않는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아무 보살은 신통력을 구족하였고 아무 보살은 신통력을 구족하지 못했으며, 아무 보살은 신통력을 구족하여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여러 부처님 국토에 나아가 여래 지진 등정각께 머리 숙여 예배드리고 그 부처님을 고양하며 받들어 모셨다.
005_0545_b_04L復次舍利弗開士大士分別如是開士已受決者得無上之道成最正覺某開士未受決於無上正眞之道某開士無所造某開士是不退轉某開士非不退某開士神通具足某開士神通不具足某開士神通具足往詣東方江河沙等諸佛國土稽首禮於如來等正覺供養奉事
그러나 아무 보살은 신통력을 얻지 못했으며 아무 보살은 앞으로 신통력을 얻을 것이요, 아무 보살이 소유하고 있는 국토는 청정하지만 아무 보살이 소유하고 있는 국토는 청정하지 못하며, 아무 보살은 마땅히 중생을 교화하지만 아무 보살은 그렇지 못하며, 아무 보살은 모든 부처님ㆍ세존의 찬탄하는 대상이고 아무 보살은 부처님ㆍ세존을 가까이에서 모시며, 아무 보살은 부처님ㆍ세존을 가까운 곳에서 모시지 못하고, 아무 보살은 수명이 한정이 있지만 아무 보살은 수명이 한량없으며, 아무 보살은 거느리는 비구 대중이 마땅히 한량이 있으나 아무 보살은 거느리는 비구 대중이 한량없이 많으며, 아무 보살은 최상의 바르고 참된 도를 증득하여 최후의 경지인 정각(正覺)을 성취한 뒤 많은 보살로 하여금 승(僧)이 되게 하였다.
005_0545_b_12L某開士未得神某開士當得神通某開士佛土所有則當淸淨某開士國土所有不能淸淨某開士當教化衆生某開士不教化某開士爲諸佛世尊所歎某開士諸佛世尊當近立在前某開士諸佛世尊不現立前某開士壽命當有某開士壽命無有量某開士比丘衆當有限某開士比丘衆當無限開士得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衆開士爲僧
005_0545_c_02L또 아무 보살은 부처가 될 때에 보살 대중이 없으며, 아무 보살은 마땅히 근고(勤苦)의 수행으로써 성취하였고, 아무 보살은 마땅히 안온(安隱)한 수행으로써 성취하였으며, 아무 보살은 최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하여 없어지고 아무 보살은 최후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하여 없어지지 않으며, 아무 보살은 마땅히 도량의 나무 아래에 앉지만 아무 보살은 도량의 나무 아래에 앉지 않으며, 아무 보살은 마군의 시험을 당하고 아무 보살은 마군의 시험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보살이 이와 같이 알고 있으면 사리불아,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깨끗한 법안이라 하느니라.”
005_0545_b_22L某開士得爲佛時無開士衆某開士當以勤苦行成某開士當以安隱行成某開士當究竟終始窮盡某開士不究竟終始窮盡某開士當坐道場樹下某開士不坐道場樹下某開士當有魔試某開士無魔某開士如是舍利弗是爲開士大士法眼淨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의 깨끗한 불안(佛眼)입니까?”
005_0545_c_06L舍利弗白佛言云何開士大士佛眼淨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끊임없이 위없는 도리에 뜻을 둔 까닭에 금강과 같은 삼매정수(三昧正受)에 들어 모든 통혜(通慧)ㆍ여래의 열 가지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자신감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ㆍ대자대비를 구족하여 마침내 보살마하살의 눈을 증득하고 모든 불법을 통달하여 모든 불법에 대하여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한량도 없고 통하지 못한 것도 없느니라.
이와 같이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최상의 바르고 참된 도를 증득하여 최후의 경지인 정각을 성취할 때에 비로소 깨끗한 불안(佛眼)을 증득할 수 있느니라.”
005_0545_c_07L佛告舍利弗開士大士所用因與無上道意金剛之喩三昧正受具足一切諸通慧如來十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大慈大悲至于開士大士眼普達一切佛法於一切佛法無所不見所不聞無有限量無所不通舍利開士大士逮得無上正眞之道最正覺時乃能具足得佛眼淨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이 다섯 가지 깨끗한 눈을 얻고자 하면 마땅히 여섯 가지 도무극(度無極)을 받들어 수행해야 하나니, 그것을 수행해야 하는 까닭이 무엇인가? 이 여섯 가지 도무극은 모든 사람을 다 착한 공덕의 법에 들어가게 하기 때문이요 모두 다 성문법ㆍ연각법ㆍ보살법〔開士法〕에 들어가게 하기 때문이니, 이런 까닭에 사리불아, 평등한 마음을 증득하여 이 바라밀행에 이르면 문득 모든 법을 구원하여 포섭하나니, 마땅히 지혜도무극을 관찰해보면 지혜도무극은 곧 다섯 가지 깨끗한 눈을 얻게 하는 친어머니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다섯 가지 깨끗한 눈을 얻어서 그것으로써 최상의 바르고 참된 도를 증득하고 최후의 경지인 정각을 성취하느니라.”
005_0545_c_15L佛告舍利弗如是開士大士欲得五當奉行六度無極所以者何是故六度無極皆入一切諸善德法皆悉解了聲聞法緣覺法開士法是故利弗得平等心至斯行者則便救攝一切諸法當觀智慧度無極智慧度無極是五眼之親母也開士大士學是五眼以逮得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
005_0546_a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신통을 닦아 도무극에 이르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통 인연의 일로써 이 경지에 머물면서 한 몸을 변화하여 약간의 몸으로 만들고 다시 그 약간의 몸을 한 몸으로 만들다. 그때에 꽉 막힌 장벽이나 매우 높은 구릉을 걸림없이 넘나들되, 마치 허공을 다니는 것 같고 물 위를 걷는 것 같으며 구름 기운처럼 처신하나니, 비유하면 마치 허공을 날아다니는 새와 같다. 또 땅 속을 드나들되 나와도 나온 틈이 없고 들어가도 들어간 구멍이 엇으니, 비유하면 마치 물에 들어가는 것과 같고, 물 위를 걸어다니되 마치 땅 위를 걸어다니는 것과 같다. 몸에서 불꽃을 뿜어냄이 마치 큰 불이 난 것 같아서 해나 달빛 같이 드높은 위신력으로도 미치기 어려우며, 손바닥으로 저 해와 달의 빛을 문질러 그 광명을 없애고, 그 몸은 자재로워서 범천에 이르지만 이러한 신통력이 있다고 해서 스스로 자만하지도 않는다.
또한 마음 속으로 교만한 생각을 하지 않고 신통을 얻었다는 생각도 하지 않나니, 그 신족(神足)은 증득한 것도 아니요 그 신통으로 인하여 교만하거나 방일함도 없으며, 생각할 것도 없고 기억할 것도 없다. 그 까닭은 신통을 일으킨 것은 자연 공(空)하기 때문이다. 자연 공하다는 것은 적막함이다. 그 자연조차도 일으킬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또 이와 같이 신족과 신족행(神足行)을 일으키지 않고 오직 통달한 지혜의 일만을 일념으로 생각하나니, 이것이 보살이 지혜도무극을 닦을 때에 일으키는 신족통(神足通)으로 증명하는 지혜이며 이는 신족통을 말미암은 것이니라.”
005_0545_c_24L佛告舍利弗或有開士大士修於神通至度無極無央數神通因緣之事住於斯地以一身之化若干形還復爲一身於是牆壁隔㝵山陵嵩越之無㝵如虛空中水品流行處爲雲氣譬如飛鳥遊行空中出入于出無閒入無孔譬如入水履行水上其由如地身出焰光猶如大火諸日月光明威神巍巍難及則以手掌捫其日月而捉光明猶得自在至梵天不以神足而自貢高意不慢恣亦無所念其神足亦無所得亦無憍逸起亦無所想亦無念者興自然自然空者則爲寂寞其自然者亦無所起又如斯者不發神足及神足唯以專思諸通慧事是開士智度無極神足證慧神足所由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 보살마하살은 무슨 소리든지 모두 들을 수 있는 귀〔天耳〕를 깨끗이 하여 하늘이나 사람이 듣는 한계를 초월하여 하나하나의 음성과 하늘과 사람의 소리까지 모두 들을 수도 있다. 또한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는 귀의 종류에 대하여 상상하거나 기억하지도 않고, 나는 그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으며, 또한 증득했다는 생각도 없나니, 모든 소리를 다 듣는 귀는 자연 공(空)하기 때문이다. 자연 공하다는 것은 적막함이니 그 자연도 곧 일어남이 없고 얻을 것도 없으며 기억할 것도 없다. 또한 나는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는 귀를 얻었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오직 여러 가지 통달한 일에만 뜻을 두나니,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지혜도무극을 행할 때에 모든 소리를 다 듣는 신통의 지혜를 증득하였느니라.”
005_0546_a_17L佛告舍利其開士大士淨於天耳越天人耳得聞一一音諸天人聲亦不想念天耳之種不作是念我聞其聲亦無所自然之空自然寂寞其自然者無所起亦無所得亦無所念亦不自我得天耳唯以志於諸通事開士大士是爲行智慧度無極天耳證慧神通之行
005_0546_b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 보살마하살은 다른 사람과 중생들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허하고 실한 취향을 다 아느니라. 욕심이 있는지 욕심이 없는지를 알고 욕심스런 생각이 있는지 욕심스런 생각이 없는지도 알며, 성내는 마음이 있으면 성낼 생각을 하고 있는 줄 알고 성내는 마음을 여의었으면 성냄을 여의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며, 어리석은 마음이 있으면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고 어리석은 마음을 여의려 하면 어리석은 마음을 여의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안다. 또한 사랑을 생각하고 있는 마음, 사랑을 생각하는 마음을 여의려는 마음, 느끼는 바가 있는지 느끼는 바가 없는지, 들어올리려는지 내려놓으려는지, 갑자기 포악한 생각을 하는지 편안한 마음을 하고 있는지도 안다.
큰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작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안정된 마음인지 안정되지 못한 마음인지를 알며, 해탈한 마음인지 해탈하지 못한 마음인지도 알고, 그 사람의 마음이 오염되었으면 마땅히 오염되었음을 알며, 그 사람의 마음이 오염된 생각을 하면 마땅히 오염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이와 같이 살펴 허와 실을 밝게 알아서 분별하고, 위가 없는 마음에 대해서는 위가 없는 마음을 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을 기억하는 바도 없고 생각하는 바도 없나니, 왜냐하면 모든 마음은 무심(無心)을 말미암아 일어나기 때문에 모든 마음은 상상도 기억도 없느니라.
모든 사라의 전생 일을 아는 지혜로써 지나간 세상에 다니며 살던 곳을 기억해내어 지혜로써 증명하나니, 그런 까닭에 신통으로 그곳을 다니기도 하고 그곳에서 살기도 한다. 지혜로 증명하나니, 그 때문에 신통력으로 이것을 다스려 일심으로 백 일 동안의 일ㆍ백 달 동안의 일ㆍ백 년 동안의 일을 기억해 알아내고, 일 겁ㆍ백 겁ㆍ무앙수 겁ㆍ무수한 백 겁ㆍ무수한 천 겁ㆍ무앙수 억백천해 동안의 일을 모두 기억해 알며, 본래 있었던 곳과 그의 이름은 아무개이고 성씨는 무엇이었으며 일컫기를 아무개라 한다는것, 이런 생활을 하며 살았고 음식은 또한 그러했으며, 이와 같은 곳에서 오래도록 살았고 수명의 길고 짧음과 괴롭고 즐거웠던 일, 착하고 악한 일을 낱낱이 기억하며, 죽은 곳과 태어난 곳을 알고, 그 사람은 이러이러한 말을 했다는 것까지 다 기억해 안다.
또 무앙수와 같이 많은 과거 세상에 다니고 살았던 곳도 능히 기억해 알고 있지만, 그가 획득한 신통력에 대해서는 조금도 상상하거나 기억하지 않느니라.”
005_0546_b_02L佛告舍利弗其開士大士則知他人衆生心念虛實所趣有欲心無欲心有欲想無欲想瞋恚心瞋恚想離瞋恚心離瞋恚想愚癡心愚癡想離愚癡心離愚癡想有思愛心離思愛心有所受無所受若擧若下卒暴心安祥心若大心若小心若定心若不定心若脫心若不脫心其彼心污染甫當污染其心染想甫當染如審曉了分別虛實有無上心念於無上亦無所念亦無所想所以者諸心無心所由起諸心無想念憂憶念往古遊居慧所證明所以神通遊於居慧所證明所以神通以此御之一心念識百日事百月事百歲一劫百劫無央數劫無數百劫無數千劫無央數億百千姟悉識念之本所在處其字爲某種姓爲某所生如斯食飮亦然久住如此壽命長短苦樂善惡從彼終沒生於某處此衆此生彼所說如是能識念無央數過去遊居亦不想念所獲神通
005_0546_c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지혜도무극을 닦으면 지나간 과거 세상에 다녔던 곳과 살았던 곳을 기억해서 아는 신통명증(神通明證)의 지혜를 얻게 되나니, 이것이 신통지혜의 행이 되느니라.”
005_0546_b_23L佛語舍利弗開士大士智慧度無極能如是則爲識念往古遊居神通明證之是爲神通慧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눈〔天眼〕으로써 중생들의 태어나고 죽음, 마침과 시작, 착한 근기와 악한 근기, 재앙과 복, 선과 악, 편안한 곳과 괴로운 곳, 미묘함과 더러운 것을 보아서 그들이 작용하는 모든 것을 아는 신통을 지녔으므로 불쌍히 여기느니라.
몸으로 짓는 악업, 말로 짓는 악업, 마음으로 생각하여 짓는 악업을 다 알고, 악한행을 다 갖추어 성현을 비방하고 삿된 소견을 받들었으므로 이러한 인연 때문에 목숨을 마친 후에는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을 안다. 착한 중생들은 몸과 말과 마음으로 지은 선업으로 선행을 구족하여 어진 이와 성인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견해를 따르나니, 이러한 선행이 연(緣)이 되어 목숨을 마치면 편안하고 아늑한 곳으로 나아가며 하늘에 태어나서 팔방과 상하의 중생을 보되, 모두 불쌍히 여긴다.
몸으로 지은 악업과 입으로 지은 악업과 마음으로 지은 악업 등 이러한 악한 행위를 구족하여 성현(聖賢)을 비방하고 삿된 견해를 받드나니, 이와 같은 악행이 연이 되므로 몸이 부서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면 피곤하고 괴로운 곳에 나아가고 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이 어질고 거룩한 중생의 무리들은 몸으로 행한 선업, 입으로 지은 선업, 마음으로 생각한 선업 등, 많은 선행을 구족하여 성현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을 받들고 따르나니, 이러한 선행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부서지고 목숨을 마치면 편안하고 아늑한 곳으로 나아가며, 천상(天上)에 태어나서 팔방과 상하를 보되 신통력을 이미 통달함도 다 그러하여 시방 세계를 두루 봄에 있어서 가리우거나 장애를 받음이 없느니라.”
005_0546_c_03L佛告舍利弗其開士大士則以天眼睹於衆生生死終善根惡根禍福善惡趣安趣苦妙瑕穢由其所作悉了知之某可愍了身行惡口言惡心念惡具足惡誹謗賢聖奉於邪見以此緣故碎身壽命趣于勤苦墮于地獄此仁賢等衆生之類其身行善口言善心念衆行具足不謗賢聖奉遵正見此行故碎身壽終趣于安隱升生天睹見八方上下可愍之了身行惡口言惡心念惡具足惡行誹謗賢聖奉於邪見以此緣故碎身壽命趣於勤苦墮地獄此仁聖等衆生之類身行善口言善心念善衆善具足謗聖賢奉遵正見緣此行故碎身壽趣于安隱升生天上睹見八方上神通已達皆然睹見十方無有蔽
005_0547_a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 보살마하살은 다른 사람들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모두 알며, 하루ㆍ백 일ㆍ일 년ㆍ백 년ㆍ일 겁ㆍ백 겁ㆍ천 겁ㆍ만 겁ㆍ억 겁ㆍ무앙수 겁ㆍ무앙수 억억백천 겁으로부터 무한한 세월에 이르도록 시방 세계의 모든 부처님 국토에 사는 중생들이 생각하고 있는 한량없고 무엇이라고 한정할 수 없는 마음에 가리우거나 장애됨이 없는 것까지 모두 알고 있나니, 이것은 보살마하살이 다른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기억하고 있는, 지나간 옛 세상에 노닐고 살았던 것을 잘 아는 신통명증(神通明證)의 지혜요 신통 지혜의 행〔神通慧行〕이라고 하느니라.”
005_0546_c_21L佛告舍利弗其開士大士逮得知人心念一日百日一歲百歲一劫百劫千劫萬劫億劫無央數劫無央數億億百千劫至於無限十方世界諸佛國土所念無量不可稱限心無蔽是謂開士大士知他人心所念往古遊居神通明證之慧神通慧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스스로 자신이 어느 곳에서 왔는지를 알고, 일 생ㆍ백 생ㆍ천 생ㆍ만억 생ㆍ무앙수 억 생ㆍ일 겁ㆍ백 겁ㆍ천 겁ㆍ만 겁ㆍ억 겁ㆍ무수억 겁 동안의 선과 악ㆍ재앙과 복ㆍ선과 악 때문에 나아가는 곳〔趣〕ㆍ부모ㆍ형제ㆍ가문ㆍ처자ㆍ권세ㆍ귀함ㆍ부함ㆍ즐거움ㆍ빈천ㆍ곤고(困苦)함ㆍ어리석고 지혜로움ㆍ가난과 현달(顯達)ㆍ이름ㆍ종성(種姓)에 대하여 환희 알고 있나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제 자신이 어디서부터 왔는가와 지나간 옛날에 노닐던 곳과 살았던 곳이 어딘지를 아는 신통명증의 지혜요 신통혜행이다. 다섯 가지 신통으로 자연히 시방 세계를 두루 보되 조금도 가리는 것이 있거나 방해됨이 없느니라.”
005_0547_a_04L告舍利弗開士大士自知身所從來一生百生千生萬億生無央數億一劫百劫千劫萬劫億劫無數億善惡禍福善惡所趣父母兄弟宗室妻子勢貴富樂貧賤困苦愚智窮名字種姓是爲開士大士知身所從來往古遊居神明證之慧神通慧五道自然睹見十方無有蔽㝵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유루(有漏)를 다 끊는 혜증신통(慧證神通)이 있어 모든 것에 통달했지만, 성문이나 연각의 경지에 떨어지지 않고 또한 다른 법을 상상하거나 기억하지도 않으며, 나는 최상의 바르고 참된 도를 증득하고 최후의 경지인 정각(正覺)을 성취했다는 생각이나 기억을 하지 않는다. 또한 누진(漏盡)의 지혜로써 신통의 지혜를 얻었다고 교만하거나 방일한 생각을 하지 않고, 여래의 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을 베풀어 열두 가지 인연은 근본이 없고 서른일곱 가지 도품(道品)도 단서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 모든 중생들을 교화한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닦아 신통을 구족하나니, 이미 신통력을 구족하면 큰 이익이 있으며 마침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증득하고 최후의 경지인 정각(正覺)을 성취하느니라.”
005_0547_a_12L佛告舍利弗開士大士有漏盡慧證神通爲達不墮聲聞緣覺地亦不想念他異之法亦不想念我逮得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亦不以漏盡之神通之慧爲慢逸念設如來十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解十二因緣無根本三十七品無端緖教化一切如是舍利弗開士大士智慧度無極爲具足神通已能具足則有長益逮得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
005_0547_b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이 지혜도무극을 행할 때에 보시도무극에 머물러서 모든 신통의 도를 엄숙하고 맑게 하며 구경진공(究竟眞空)을 깨달아 그로부터 느낌이 일어나서 은덕을 베푸느니라.”
005_0547_a_23L佛告舍利弗或有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住布施度無極能嚴淨諸通道究竟眞空從其興受而行恩德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행할 때에 지혜도무극에 머물러서 모든 신통의 도를 엄숙하고 맑게 하며 구경공(究竟空)을 구족하였으므로, 믿어서는 안 될 것을 믿지 않으며 일으켜서는 안 될 것을 믿지 않으며 일으켜서는 안 될 것을 일으키지 않고 올바른 이치만을 일으켜 세워서 영원히 생겨남이 없느니라.”
005_0547_b_03L佛告舍利弗或有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住戒度無極具足嚴淨諸通道究竟空無信不信無起不起興立於誼永無所生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행할 때에 인욕도무극에 머물러서 모든 신통의 도를 엄숙하고 맑게 하며 구경진공을 구족하였으므로 인욕을 일으켜 조금도 성냄이 있거나 한을 품는 일이 없으며, 모든 법은 근본이 없는 것이요 모두가 다 공(空)한 것임을 깨달아 아느니라.”
005_0547_b_06L佛告舍利或有開士行智慧度無極住忍度無極具足嚴淨諸通道究竟眞空于忍辱無有瞋恨解知無本一切悉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행할 때에 정진도무극에 머물러서 모든 신통의 도를 엄숙하고 맑게 하며 구경진공을 구족하였으므로 몸과 마음이 오로지 정진에만 힘써서 한 가지 이치에만 전념하고 정진을 행하므로 해서 모든 누(漏:번뇌)가 없어지며 이 정진만을 일으켜 세우느니라.”
005_0547_b_10L佛告舍利弗或有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住精進度無極具足嚴淨諸通道究竟眞空身意精進專于一所行精進無有諸漏興立此進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행할 때에 일심(一心:禪)도무극에 머물러서 모든 신통의 도를 엄숙하고 맑게 하며 구경진공을 구족하였으므로, 그 마음이 혼란하지 않고 들뜨지도 않으며 가라앉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으며 소멸하지도 않아서 이 선정을 일으켜 세우느니라.”
005_0547_b_13L告舍利弗或有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住一心度無極具足嚴淨諸通道究竟眞空其心不亂不擧不下起不滅興立斯禪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닦을 때에 지혜도무극에 머물러서 모든 신통의 도를 엄숙하고 맑게 하며 구경진공을 구족하였으므로 삿된 소견의 마음을 제거하고 지혜롭다거나 함께 한다는 생각을 가지지도 않느니라.”
005_0547_b_17L佛告舍利弗或有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住智慧度無極具足嚴淨諸通道究竟眞空邪見心勸發無智興無所與
005_0547_c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행할 때에 여섯 가지 도무극에 머물러서 모든 신통의 도를 엄숙하고 맑게 하며 구경진공(究竟眞空)을 구족하였으므로, 오거나 오지 않음에 있어서 가고 옴이 없고, 받는 것도 없으며 주지도 않고, 아끼지도 않으며, 계율을 지키지도 않고 범하지도 않으며, 참거나 성내지도 않고 매진하거나 게을리하지도 않으며, 선정에 들지도 않고 혼란에 빠지지도 않으며, 지혜롭거나 어리석지도 않으며, 준 것에 대해서 기억하지도 않고 또한 보시ㆍ간탐ㆍ지계ㆍ범금(犯禁)ㆍ인욕ㆍ성냄ㆍ정진ㆍ간태(慳怠)와 한마음에 혼란한 뜻과 지혜로움과 어리석음을 상상하거나 기억하지도 않는다. 또한 꾸짖거나 나무람을 생각하지도 않고 노래하고 탄식함도 생각하지 않으며, 유위(有爲)법에 대해서도 상상하거나 생각하지 않고, 일으킴도 없으며, 성낼 대상도 없고 꾸짖을 대상도 없으며, 말하고 이야기한 것에 대하여 상상하거나 생각하지 않고, 유(有)를 생각하지도 않고 무(無)를 생각하지도 않느니라.”
005_0547_b_20L佛告舍利弗如是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住六度無極具足嚴淨諸通道究竟眞空來不來者若無去來與無所受不施不慳不戒不犯不忍不怒不進不怠不禪不亂不智不愚其所施者亦無所念亦無想念布施慳貪持戒犯禁忍辱瞋恚精進懈怠一心亂意智慧愚癡不念罵詈不念歌歎有爲亦不想念無起者無所瞋者無所罵亦不想念有所言談亦不念有亦不念無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보살마하살이 지혜도무극을 수행하면 명예와 덕망 때문에 칭송을 듣나니, 성문이나 연각으로서는 미칠 수 없는 것이다. 보살은 이러한 덕망을 갖추고 나서 중생들을 교화하고 국토를 단정하게 하고 엄숙하고 청정하게 하며, 큰 자애를 행하여 모든 신통의 도혜(道慧)를 증득하느니라.”
005_0547_c_08L佛言舍利弗是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名德之稱聲聞緣覺所不能及備斯德已教化衆生嚴淨土行于大慈得諸通道慧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지혜도무극을 행할 때에 중생들에 대하여 항상 평등한 마음을 내고, 이미 중생들에 대하여 평등한 마음을 내고 나면 모든 법에 대하여 평등한 마음을 이루며, 이미 모든 법에 대하여 평등한 마음을 이룩하고 나면 모든 중생들을 평등한 곳에 머물게 하느니라. 모든 법이 때를 따라 앞에 나타나면 모든 부처님ㆍ세존께 사랑과 공경을 받게 되고, 또한 모든 보살과 일체의 성문ㆍ연각으로부터 공경하여 받들어 모심을 입게 되느니라.
그러나 이 보살은 태어나 사는 곳마다 눈으로 일찍이 옳지 못한 일은 보지 않게 되고, 귀로는 악한 소리를 듣지 않게 되며, 코로 나쁜 냄새를 맡지 않게 되고, 입으로 나쁜 맛을 맛보지 않게 되며, 몸에는 더러운 접촉이 없게 되고, 마음에 삿된 법이 없게 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지혜도무극을 행할 때에 능히 이와 같이만 하면 끝내 최상의 바르고 참된 도를 잃지 않으리라.”
005_0547_c_11L佛告舍利弗開士大士智慧度無極常發等心向於衆生已能等心向於衆生則便獲致等於諸法已能獲致等諸法者能得立等諸衆生一切諸法應時現則爲佛世尊所見愛敬及諸開士一切聲聞緣覺所見欽奉然復在在所生處目未曾見不可之事耳不聞惡聲鼻不聞臭口無惡味身無麤堅心無邪法開士大士行智慧度無極能如是者終不亡失無上正眞之道
005_0548_a_02L부처님께서 이 「지혜도무극품(智慧度無極品)」을 설하실 때에 삼백 명의 비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수행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영락(瓔珞)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는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道)의 마음을 내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셨다.
현자 아난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고쳐 정돈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슨 인연으로 미소를 지으십니까? 이미 미소를 지으신 데에는 반드시 어떤 뜻이 있을 것이옵니다.”
005_0547_c_21L佛說是智慧度無極品時三百比丘悉修行者皆以瓔珞奉散佛上發無上正眞之道心佛爾時笑賢者阿難卽從坐起更整衣服右膝著地叉手白佛何因緣笑旣笑當有意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있는 삼백 명의 비구들은 육십일 겁이 지난 뒤에 틀림없이 부처가 되어 명호를 대영(大英)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무상사(無上士)ㆍ도어(道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佛)ㆍ중우(衆祐)라 하리라.
그 비구들은 여기에서 죽어 반드시 아촉(阿閦)여래ㆍ지진ㆍ등정각의 국토에 태어날 것이다. 그러면 육만 명의 욕행천(欲行天) 천자들도 마땅히 미륵(彌勒)부처님이 계시는 세상에서 출가하여 사문이 되어서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받들게 될 것이니라.
그때 그곳에 있는 모든 중생들은 일천 부처님을 뵙게 될 것이요 팔방(八方)과 상하(上下)의 중생들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일천 부처님과 모든 국토를 보게 되며, 또한 이 감인〔忍〕세계가 엄숙하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음을 보게 되리라.
모든 부처님ㆍ여래ㆍ지진ㆍ등정각의 세계에 살고 있는 일만 사람이 각각 스스로 발원하되 ‘저희들은 각각 수행할 마음을 일으켜 저 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나이다’라고 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곧 이 선남자들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또다시 미소를 지으셨다.
005_0548_a_03L佛告阿此三百比丘六十一劫當得作佛號曰大英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善逝無上士道御天人師號佛衆於是終沒當生阿閦如來至眞正覺國土六萬欲行天當在彌勒佛世時出家爲沙門承佛聖旨於彼世時尋見千佛所行在於衆生八方上下亦復如是各見千佛及諸國土復睹見此忍世界嚴淨無瑕如彼諸佛如來至眞等正覺世界於彼萬人各自發願吾等各興行意欲現在現在佛國時佛卽知善男子心之所念卽復笑
그러자 아난이 꿇어앉아 거듭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인연으로 미소를 지으십니까? 그 미소에는 틀림없이 어떤 뜻이 있을 것이옵니다.”
005_0548_a_16L阿難長跪重問佛言何因緣笑必有意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일만 명이 서원하는 것이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
005_0548_a_17L佛告阿難見是萬人建立願不
“네, 보입니다.”
對曰唯然世尊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일만 사람은 이곳에서 수명을 마친 뒤에 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나서 일찍 이 모든 부처님 여래를 멀리 떠나지 않을 것이요, 그런 후에 부처가 되어 명호를 엄정(嚴淨)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 하리라.”
005_0548_a_18L告曰此萬人於此壽終所生佛國未曾遠離諸佛如來然後得佛號嚴淨如來至眞正覺也

4. 마하반야바라밀탄등품(摩訶般若波羅蜜歎等品)
005_0548_a_21L摩訶般若波羅蜜歎等品第四
005_0548_b_02L
그때 현자 사리불ㆍ마하목건련ㆍ대가섭 등과 그 밖에 무수히 많은 거룩하고 밝게 통달한 비구들과 보살마하살과 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들이 다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행은 곧 보살마하살의 큰 도무극(度無極:바라밀)이요 미묘한 바라밀로서 이보다 더 뛰어난 것이 없으며, 가장 초월한 바라밀〔最超波羅蜜〕로서 이것을 초월할 것이 없고, 매우 높은 바라밀로서 호지(護持)함이 있으며, 권세와 이름 높은 바라밀로서 이것에 미칠 만한 것이 없고, 최상의 바라밀로서 이것을 벗어날 것이 없으며, 한량없는 바라밀로서 이것보다 초과할 것이 없으니, 이것은 모든 보살마하살의 짝할 수 없는 바라밀로서 제도함이 끝이 없으며, 둘도 없는 바라밀로서 한없는 공바라밀〔空度〕이옵니다.
005_0548_a_22L於是賢者舍利弗摩訶目揵連大迦葉此等及餘無數聖通明達比丘菩薩摩訶薩淸信士淸信女悉白佛唯然世尊如是行者爲是菩薩摩訶薩大度無極微妙波羅蜜無能勝最超波羅蜜無能越者甚尊波羅則而有持勢名波羅蜜無能及者無上波羅蜜無能過者無量波羅蜜無能過者是諸菩薩摩訶薩無倫波羅蜜所度無極無雙波羅蜜空度無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보살마하살의 이미 모든 모습을 공(空)하게 한 도무극이오며, 무상(無想)바라밀로서 제도한 것을 생각함이 없는 것이요, 무원(無願)바라밀로서 제도한 것에 집착함이 없음이며, 모든 법이 공(空)하여 다 저절로 존재함이 없기 때문이요, 공(空)바라밀이 자연 공하기 때문이며, 모든 덕을 구족한 바라밀로서 제도하는 바가 끝이 없음이옵니다.
005_0548_b_10L唯然世尊是菩薩摩訶薩已相爲空而度無極無想波羅蜜所度無念無願波羅蜜所度無著一切諸法空悉自然無所有故空波羅蜜自然空一切德具足波羅蜜所度無極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여러 가지 덕을 갖춘 반야바라밀을 행하며, 감당해낼 수 없고 행할 것이 없는 바라밀을 닦나니, 이러한 것이 보살마하살의 바라밀이옵니다.
005_0548_b_14L世尊諸菩薩摩訶薩一切德備般若波羅蜜無能當者無所行波羅蜜謂菩薩摩訶薩波羅蜜也
이에 보살마하살은 같음이 없는 것과 동등한 보시를 행하여 같음이 없는 것과 동등한 바라밀을 구족하였으므로 곧 같음이 없는 것과 같은 경지에 이르고, 이미 같음이 없는 것과 동등한 경지를 획득하였으므로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증득하였습니다. 시(尸:持戒)바라밀을 행하여 같음이 없는 것과 동등한 경지를 성취하였고 찬(羼:忍辱)ㆍ유체(惟逮:精進)ㆍ선(禪:禪定)ㆍ반야(般若)바라밀도 이와 같으니, 비유하면 보살이 단(檀:布施)바라밀을 닦아 당연히 해야 할 것에 호응하는 것과 같사옵니다.
005_0548_b_17L於是菩薩摩訶薩能等無等其所施與假能具足等無等波羅蜜則能到已還等能獲到等無等至于阿耨多羅三耶三菩尸波羅蜜能還致等無等羼般若波羅蜜譬如菩薩行檀波羅蜜應所當爲
005_0548_c_02L천중천(天中天)이시여, 비단 반야바라밀만을 행하여 문득 같음이 없는 것과 동등한 경지를 성취할 뿐만 아니라 참다운 법〔眞法〕ㆍ물질〔色〕ㆍ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ㆍ고정관념〔思想:想〕ㆍ태어나고 죽는 행업〔生死:行〕ㆍ인식작용〔識〕에 대해서도 법륜을 굴려 같음이 없는 것과 동등함을 증득하나이다.
과거 부처님ㆍ천중천과 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모두 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하여 같음이 없는 것과 동등한 법륜을 굴렸거나 굴리게 될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일체 중생을 모든 법으로 제도하고자 하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닦아야만 합니다. 그러면 보살마하살에게 마땅히 예를 올릴 것이요 모든 하늘의 백성들과 아수륜(阿須倫:阿修羅)들도 모두 다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를 위하여 머리 숙여 예를 올릴 것이옵니다.”
005_0548_b_23L天中天不但有般若波羅蜜便能獲致等於無等則於眞色痛痒思想生死識若轉法輪無所等過去佛天中天當來現在諸悉行是般若波羅蜜轉等於無等之法輪者是故世尊菩薩摩訶薩欲度一切諸法之表當行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當爲作禮諸天人民須倫悉爲行般若波羅蜜者稽首作
부처님께서 곧바로 무앙수의 여러 성문과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선남자야, 마땅히 보살마하살에게 예를 올릴 것이요, 또한 여러 하늘의 백성들과 아수륜들도 만약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는 자가 있으면 모두 와서 귀명(歸命)할 것이니라.”
005_0548_c_09L佛卽告是於無央數諸聲聞菩薩摩訶薩如是如是善男子當爲菩薩摩訶薩作禮諸天人民阿須倫若有行般若波羅蜜者皆來歸命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 세상에 와서 인간들을 교화하면 하늘에 살고 있는 군자ㆍ귀족의 족성ㆍ범지(梵志)ㆍ장자(長者)가 출현하고 전륜성왕도 출현하며, 사왕천ㆍ도리천ㆍ염천ㆍ도술천ㆍ니마라천ㆍ바라니밀천ㆍ맨 꼭대기의 아가니타천과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들도 세간에 출현하며, 벽지불ㆍ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께서도 이 세간에 출현하시느니라.”
005_0548_c_12L佛語舍利弗若菩薩摩訶薩來現於世化現人閒若在天上現君子族姓梵志若現在轉輪聖王四王天上忉利焰天兜率天尼摩羅天波羅尼蜜天上阿迦膩咤天須陁洹斯陁含那含阿羅漢現出世閒辟支佛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現在世閒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까닭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이 세상에 출현하여 음식ㆍ의복ㆍ침상ㆍ침구ㆍ집ㆍ등불ㆍ명월주(明月珠)ㆍ수정(水精)ㆍ유리(琉璃)ㆍ벽옥(璧玉)ㆍ금ㆍ은ㆍ산호(珊瑚)ㆍ호박(琥珀)ㆍ자거(硨)ㆍ마노(碼瑙)를 획득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공급해주느니라.”
005_0548_c_19L以是故舍利弗菩薩摩訶薩而來現耳若能致獲飮食衣服牀臥具宅燈火明月珠寶水精琉璃璧玉金珊瑚琥珀硨璖馬瑙以給衆生
005_0549_a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뿐만이 아니니라. 보살마하살은 이 세간에 출현해서 이 말을 가지고 세간을 구호하여 이 세간에 살고 있는 중생들을 편안하게 하느니라. 또 하늘 백성들의 즐거움도 모두가 이 보살마하살이 출현하기 때문이니라. 왜냐 하면 보살마하살은 여섯 가지 바라밀을 수행할 때에 여섯 가지 바라밀에 머물면서 중생들에게 보시하기를 권유하고자 하여 문득 스스로 먼저 보시하나니, 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一心:禪定)ㆍ지혜바라밀도 또한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중생들〔群萌〕에게 반야바라밀을 닦도록 권유하느니라.
그러므로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의 무리들로 하여금 안락하게 하느니라.”
005_0548_c_23L語舍利弗不以是故出現世閒以持斯語救護世閒使得安隱諸天人民所會伎樂皆是菩薩摩訶薩懷來致所以者何菩薩摩訶薩設有所行修六波羅蜜者住六波羅蜜欲勸衆生布施之故便自施與持戒忍辱一心智慧亦復如是以勸群萌修般若波羅蜜是故舍利弗菩薩摩訶薩安一切衆生之類

5. 마하반야바라밀수결품(摩訶般若波羅蜜授決品)
005_0549_a_09L摩訶般若波羅蜜授決品第五

그때 세존께서 곧바로 혀를 밖으로 나타내시니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덮혔으며, 그 혀로부터 무수하게 많은 찬란한 광명이 나와 동방(東方)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비추었다.
그러자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모인 무앙수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든 보살마하살이 각각 그들이 살고 있는 부처님 국토에 광명이 비춤을 보고 스스로 그 국토에 계시는 부처님께 나아가 이 이치에 대하여 여쭈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이 광명은 어느 분의 위신력이시기에 이 국토에까지 그 광명이 비추나이까?”
005_0549_a_10L於是世尊卽出舌本覆三千大千世從其舌本出無央數光明之曜於東方諸佛世界應時東方江河沙等諸佛國土而無央數不可計會諸菩薩摩訶薩睹光明各各在其佛土自往咨啓諸佛世尊而問斯誼中天是何威神而令此土光明普照
그때 그 국토에 계시던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보살마하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변화에 대하여 알고자 하면, 이곳에서부터 서쪽으로 이 강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여러 부처님의 세계를 지나면 그곳에 또 하나의 부처님 국토가 있는데 그 세계의 이름은 감인세계〔忍界〕이며, 그 세계에 부처님이 계시는데 그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문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釋迦文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이시다. 지금 그 분의 혀에서 광명이 나와 이렇게 동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존의 세계를 비추는 것이며, 이와 같이 널리 두루 시방의 모든 세계에까지 밝게 비추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강설하기 때문이니라.”
005_0549_a_17L於時其國諸如來衆各各告菩薩摩訶薩善男子欲知此變西方去此江河沙等諸佛世界有佛土名曰忍界其佛號釋迦文怛薩阿竭阿羅呵耶三佛出舌本光明照于東方江河沙等世尊世界普令照曜周及十方所以然者爲諸菩薩摩訶薩講般若波羅蜜
005_0549_b_02L그때 그 국토에 보살마하살이 각각 자기 국토의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하오면 대성(大聖)이시여, 저희들은 그곳에 가서 석가문여래와 모든 보살마하살에게 머리 숙여 예를 올리고 아울러 반야바라밀에 대한 강설을 듣고자 하나이다.”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거라. 선남자들아, 지금이 바로 적당한 때이니, 너희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여라.”
그리하여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어 허락을 얻고는 각각 스스로 많은 일산과 당기〔幢〕ㆍ번기〔幡〕ㆍ향ㆍ꽃ㆍ자리ㆍ장식품ㆍ잡향ㆍ가루향ㆍ금꽃〔金花〕ㆍ은꽃〔銀花〕을 가지고 석가문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 계시는 곳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각각 싸가지고 간 수많은 일산과 당기ㆍ번기ㆍ향ㆍ꽃ㆍ자리ㆍ장식품ㆍ잡향ㆍ가루향ㆍ금꽃ㆍ은꽃을 부처님과 모든 보살과 여러 성문들의 머리 위에 뿌렸다.
005_0549_b_02L於時彼土菩薩摩訶薩各自啓佛唯然大聖我等欲往稽首歸命釋迦文如來及諸菩薩摩訶薩幷欲聽省般若波羅蜜其佛告曰善男從仁擇時如爾所欲時諸菩薩啓佛見聽各各自取衆蓋幢幡香華敷雜香擣香金花銀花往詣釋迦文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稽首佛各以所齎衆蓋幢幡香華敷飾香擣香金華銀華用散佛上及諸菩薩諸聲聞上
그러자 팔방과 상하에서도 또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앙수의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모여들어 각각 스스로 자기 나라의 부처님께 나아가서 아뢰었다.
“이와 같이 위엄 있는 밝은 빛이 어느 곳으로부터 오는 것이옵니까?”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부처님이 계시는데 그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문니(釋迦文尼)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시다. 그 부처님의 혀에서 광명이 나와서 각각 시방 강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비추기 때문에 이렇게 위엄있는 빛이 생겨났느니라.”
005_0549_b_12L八方上下亦無央數不可計會諸菩薩摩訶薩各各自於其國啓白世尊此之威曜何所從來佛告曰有佛號名釋迦文尼怛薩阿阿羅呵三耶三佛出舌本光明之各照十方江河沙等諸佛國土其威曜
그러자 모든 보살이 각기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석가문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가서 그 부처님과 모든 보살들을 뵙고 싶사옵니다.”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거라. 족성자(族姓子)들아, 지금이 적당한 때이니, 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여라.”
모든 보살들은 각기 공양거리를 싸가지고 석가문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 계신 곳으로 가서 그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를 올리고 싸가지고 간 물건들을 공양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은 채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것을 들었다.
005_0549_b_18L時諸菩薩各啓其佛欲往稽首釋迦文見諸菩薩諸佛告曰姓子從仁擇時如志所欲諸菩薩衆各齎供養往詣釋迦文怛薩阿竭羅呵三耶三佛稽首作禮進上所齎卻坐一面聽佛所說
005_0549_c_02L그때 사대왕천(四大王天:四天王天)의 천인들과 도리천ㆍ염천ㆍ도솔천ㆍ니마라천ㆍ바라니밀천으로부터 위로는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각각 싸가지고 간 하늘의 꽃과 하늘 향ㆍ하늘의 가루향과 하늘의 여러 가지 향ㆍ푸른 연꽃ㆍ붉은 연꽃ㆍ노란 연꽃ㆍ흰 연꽃과 그 밖에 모든 천상의 미묘한 향과 꽃을 각각 들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그때 모든 하늘과 여러 보살들도 각각 향과 꽃과 잡향(雜香)ㆍ가루향 등을 싸가지고 부처님께 공양하고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의 머리 위에 뿌렸다.
그러자 그때 뿌린 꽃과 향이 허공에서 변하여 궁전(宮殿)이 되어 사방에 떠있고 허공에 있는 궁전의 사면(四面)이 장엄하고 화려하였는데 모두들 이 많은 보배를 보고 즐거워하였다.
005_0549_b_23L於時四大王天上諸天人忉利天焰天兜率天尼摩羅天波羅尼蜜天上至阿迦膩咤天各齎天花天香天擣香天雜香靑蓮華紅蓮花黃蓮華白蓮華皆以天上微妙香華各各執持往詣佛所於時諸天上及諸菩薩各各齎持香花雜香擣香各各供養奉散如來至眞正覺上於時所散華香上在虛空化爲宮殿在於四方而於虛空中向于四面微妙分明皆以衆寶人所悅樂
그 모임에 모인 억백천해(億百千姟)의 대중들이 다함께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는 세존께 여쭈었다.
“천중천이시여, 저희들은 미래 세상에서 반드시 이와 같은 법을 얻어서 중생들을 이롭게 함이 이와 같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또한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 모든 성문 대중에게 설법하시는 것과 같이 하며, 또 이 모임에 모인 대중을 위하여 경법을 강설하는 것도 오늘날 부처님께서 강연하시는 것처럼 하기를 원하나이다.”
005_0549_c_10L於衆會億百千姟皆共叉手自歸命而問世尊天中天我等之身當來之世願得法利亦復如是如怛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諸聲聞衆亦當如是爲諸會者講說經法如今所
그때 세존께서 선남자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모든 법에 대하여 영원히 일어나는 것도 없고 또한 행할 것도 없으며, 모든 법에 대하여 얻을 것도 없다는 법인(法忍)에 대하여 마음 속으로 깨달았다는 것을 아시고, 부처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셨다.
현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무슨 이유로 미소를 지으십니까? 미소를 지으시는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005_0549_c_16L爾時世尊知善男子心之所念一切法永無所起亦無所行一切諸法無所逮得見心所忍佛應時笑者阿難前白佛言佛何因笑笑當有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여기 모인 억백천해나 되는 많은 대중들이 모두 다 생멸이 없는 법인〔不起法忍〕을 깨달았으므로 앞으로 육십팔억 겁이 지나면 틀림없이 부처가 될 것이니, 그 부처님의 명호는 각화(覺華)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ㆍ명행성(明行成)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불ㆍ세존이라 할 것이요, 겁(劫)의 이름은 화사(華事)이며 세계의 이름은 엄화(嚴華)라고 할 것이니라.”
005_0549_c_20L佛告阿難今此衆會億百千姟人皆悉逮得不起法忍過於當來六十八億劫當得作佛號曰覺華怛薩阿阿羅呵三耶三佛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劫名華事世界曰嚴華
005_0550_a_02L
6. 마하반야바라밀분별공품(摩訶般若波羅蜜分別空品)
005_0550_a_02L摩訶般若波羅蜜分別空品第六

그때 부처님께서 현자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일으키게 할 인연을 설법하여 보살마하살이 이로 인하여 마음을 내도록 하는 일을 감임(堪任)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005_0550_a_03L爾時佛告賢者須菩提豈非堪任諸菩薩摩訶薩緣發般若波羅蜜薩摩訶薩因此得生
그때 모든 보살마하살과 수많은 성문들, 그리고 천인(天人)들은 각각 이러한 생각을 했다.
‘지금 수보리는 자신의 훌륭한 말솜씨로써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설할 것인가, 아니면 부처님의 성스러운 뜻에 힘입어서 설법할 것인가?’
005_0550_a_06L於是諸菩薩摩訶薩衆聲聞及天人各心念言今須菩提自以辯才爲諸菩薩摩訶薩說般若波羅蜜乎乘佛聖旨說耶
그러자 수보리는 모든 보살마하살의 대중들과 성문들, 그리고 여러 천인들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현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감히 부처님의 제자로서 설법하는 모든 것과 이를 분별하는 밝은 지혜는 모두가 여래의 위엄있는 덕에 힘입어서 하는 것입니다. 달살아갈(怛薩阿竭)께서 설하시는 법은 그밖의 다른 모든 법과 본래부터 다툼이 없습니다. 모든 선남자들이 마땅히 이 법을 배우면 그 법을 증득할 수 있을 것이니, 배우려는 자들은 모두 여래의 지혜를 따르고 배워서 그 경계를 증득해야 합니다. 모든 보살마하살이 설법하는 반야바라밀은 성문이나 벽지불의 경계가 아닙니다. 왜냐 하면 법을 설하여 증득할 때에 기뻐하고 즐거워하지 않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005_0550_a_09L又須菩提知諸菩薩摩訶薩衆大聲聞人心之所念謂賢者舍利弗敢佛弟子有所說者分別光曜一切皆乘如來威德怛薩阿竭所可說法彼一切法於本無諍諸善男子當學斯法則證其法學者皆順如來慧證境界諸菩薩摩訶薩說般若波羅蜜非聲辟支佛之境界所以者何說法得時莫不喜悅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이와 같아야만 보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005_0550_a_18L舍利弗謂須菩提斯謂菩薩
그때 수보리가 세존께 아뢰었다.
“보살이라고 말들 하는데 천중천이시여, 어떤 것을 보살이라 합니까? 이 법 가운데 무슨 까닭으로 보살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까? 저는 보살의 법을 본 일이 없사온데 무엇을 보살이라고 말합니까? 천중천이시여, 저는 반야바라밀과 보살을 영원히 보지 못했는데 어떻게 보살마하살에게 반야바라밀을 설법해줄 것이며, 마땅히 어떤 진리로써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강설하여 열어 인도해야 합니까?
005_0550_a_19L時須菩提白世尊曰所謂菩薩天中天何謂菩薩於此法中何因有菩薩之言我亦不見菩薩之法謂菩薩天中天我永不見般若波羅蜜及於菩薩當云何說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當以何誼爲諸菩薩講般若波羅蜜而開導乎
005_0550_b_02L부처님께서 현자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반야바라밀이다, 보살이다 하는 것은 다만 임시로 붙인 이름일 뿐이다. 그 이름은 아무 이름도 없는 것이요, 그 이름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며 밖에 있는 것도 아니요,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비유하면 마치 수보리 네가 사람이라고 보는 것도 다만 가탁(假託)해서 붙여진 이름이니, 그것도 또한 이름이 없는 것이니라. 그 법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하는 것도 아니며, 인연(因緣)이 화합한 것인데 세속에서 이름을 빌려서 그렇게 부를 뿐이다. 다만 음성(音聲)으로 ‘나다, 남이다, 중생이다, 수명(壽命)이다’라고 말하며, 기행(蚑行)ㆍ천식(喘息)ㆍ연비(蜎飛)ㆍ준동(蠕動)하는 중생의 무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또 작용하는 것〔所作〕ㆍ만든 것〔所造〕ㆍ일어나는 것〔所興〕ㆍ권하고 돕는 것〔勸助〕ㆍ보이는 것〔所見〕ㆍ보는 것〔所覩〕ㆍ아는 것〔所知〕ㆍ관찰하는 것〔所觀〕등이 모든 것이 다 임시로 이름을 붙인 법이니라. 그러므로 이것은 모두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하는 것도 아니니라. 모든 하늘의 백성들이 말하고 가르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005_0550_b_02L佛告賢者須菩提所謂般若波羅蜜及菩薩者但假號耳其名無名其名不在於內不在於外不處兩閒譬如須菩提見人者但假託號彼亦無名其法不起不滅因緣和合隨俗所名但音聲言及我壽命蚑行喘息蜎飛蠕動衆生之類所作所造所興勸助所見所睹所知所觀一切皆爲假號之法一切不起不滅諸天人民所可言誨亦復如是
이와 같이 수보리야, 반야바라밀과 보살의 이름에 대하여 헤아려보며 이것도 모두 거짓으로 붙여진 이름으로서 이는 다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하는 것도 아니니라. 심지어는 천중천께서 말씀하신 이름들까지도 이와 다름이 없나니, 비유컨대 수보리야, 몸 속에 있는 여러 가지 요소가 모여 나라는 모습의 몸을 만들었으나 이것도 또한 거짓으로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이러한 가탁(假託)으로 인하여 이러한 글자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임시로 이름이 붙여진 모든 법은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하는 것도 아니니라.
인연이 취합하여 이루어졌다는 이치를 깨달으려 하면, 소리와 귀〔聲耳ㆍ色〕ㆍ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ㆍ고정관념〔思想:想〕ㆍ태어나고 죽는 행업〔生死:行〕ㆍ인식작용〔識〕의 법도 임시로 붙여진 이름이니 그 법의 이름도 또한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느니라. 인연에 임시로 붙여져서 나타난 것인데 사람들이 그렇게 할 뿐이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반야바라밀이니 보살이니 하는 말과 보살의 이름까지도 다만 임시로 붙여진 것이라서 그 법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되는 것도 아니니라. 이른바 보살ㆍ반야바라밀과 보살이라는 이름은 다른 것이 아니라 인연에 의지한 것이니, 이름에 의지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니라.
005_0550_b_12L如此須菩提計般若波羅蜜及菩薩名悉爲假號皆不起不滅至于天中天所可言名等無有異須菩提於內所有所與我色斯亦假名法爲假託作斯字也其假號法不起不滅欲得了此因緣之合有言聲耳痛痒思想生死識法爲假號法所名不起不滅若以因緣假託之現而有言聲如是須菩提所謂般若波羅蜜有言菩薩及菩薩名但所託其法不起不滅所謂菩薩般若波羅蜜及菩薩名悉無他倚因緣猗號而有斯言
005_0550_c_02L눈〔眼〕이란 황홀허적(恍惚虛寂)한 것이어서 임시로 붙여진 이름이요 그 법은 글자에 가탁한 것이어서 이 또한 모두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하는 것도 아닌 인연으로 취합된 것이니, 임시로 이름을 붙여 이러한 말이 생겨난 것이다.
이른바 눈이란 공(空)한 것이어서 그 눈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또한 이와 같이 가탁된 법이니, 그 법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소멸하는 것도 아니며 인연이 합하여 붙여진 이름으로서 이러한 말이 생겨난 것이다.
마음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 마음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이른바 색(色)이란 수보리야, 그 법도 임시로 붙여진 이름으로서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안이나 밖에 있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다.
눈의 경계〔眼界〕라고 하는 것도 임시로 붙여진 이름으로 법을 인연하여 가탁된 이름이니라. 또 눈의 경계〔眼界〕ㆍ색의 경계〔色界〕ㆍ눈의 의식 경계〔眼識界〕와 귀의 경계ㆍ소리의 경계ㆍ소리의 의식 경계와 코의 경계ㆍ냄새의 경계ㆍ코의 의식 경계ㆍ혀의 경계ㆍ맛의 경계ㆍ혀의 의식 경계와 몸의 경계ㆍ감촉의 경계ㆍ몸의 의식 경계와 뜻의 경계ㆍ법의 경계ㆍ뜻의 의식 경계의 법도 이름을 빌려서 생겨난 말이니, 그 법도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005_0550_b_24L眼則慌忽虛寂至于假名法爲託字亦皆不起不滅因緣假號而有言聲所謂眼空其眼無內無外不處兩閒耳鼻舌身意亦復如是爲假託其法不起不滅因緣合名而有言聲其號心者心不在內亦不在不處兩閒所謂色者須菩提法所假號不起不滅亦不內外不處兩閒其眼界者亦爲假號因法託名其曰眼界色界眼識界耳界聲界耳識界鼻界香界鼻識界舌界味界舌識界身界細滑界身識界意界法界意識法爲借號而有言聲其法無內無不處兩閒
이와 같이 수보리야, 이른바 보살과 반야바라밀도 법을 따라서 임시로 붙여진 이름이니, 그 이름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소멸하는 것도 아니며 법에 의탁해서 붙여진 이름으로서 이런 말이 생겨난 것이니라.
반야바라밀이니 보살이니 하는 글자도 그 이름이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 비유컨대 수보리야, 나라고 하는 몸 속의 한 부분을 글자를 빌어 머리라고 하지만, 그 이름도 다만 임시로 붙여진 말일 뿐이다. 또 목ㆍ오음(五陰)ㆍ두 팔ㆍ등ㆍ배꼽ㆍ옆구리ㆍ두 넓적다리ㆍ두 다리라고 이름하지만 이것도 다만 임시로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머리라고 가탁한 말도 법을 인연하여 부르는 것으로 그 법도 헤아려보면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소멸하는 것도 아니니라.
005_0550_c_14L如是須菩提所謂菩薩及般若波羅蜜因法假號其號不起不滅猗託爲名而有言聲般若波羅菩薩字其名無內無外不處兩閒譬如須菩提所謂其內是我身因字頭首其名但言聲又復名頸項五陰兩臂背臍脅兩臏兩腳但假號耳首聲言因緣法爲號計其法者不起不滅計此所有悉爲假託而立言聲計其名者不起不滅無內無外不處兩閒
005_0551_a_02L이와 같이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이니 보살이니 하는 이름은 모두가 임시로 붙여진 이름일 뿐이니, 이 법도 또한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하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가탁으로 생겨난 말이요 소리이니, 그 이름도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하는 것도 아니며,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비유컨대 수보리야, 이밖에 풀ㆍ나무ㆍ가지ㆍ잎ㆍ꽃ㆍ열매 등, 이 모든 것을 헤아려보건대 다 임시로 붙여진 이름으로 생겨난 말이요 소리이니, 그 이름은 이름할 수 없는 것으로서, 이 이름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소멸하는 것도 아니며 가탁으로 생겨난 이름일 뿐이니라.
그러니 이 이름도 헤아려보면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005_0550_c_24L如是須菩提般若波羅蜜菩薩名者皆爲假號其法不起不滅盡爲假託而有言聲其名亦不起不滅內無外不處兩閒譬如須菩提於此外有草木枝葉華實計此一切悉爲假號而有言聲其名無名其名不起不滅假託爲名而有言聲計其名者無內無外不處兩閒
이와 같이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이니 보살이니 하는 글자는 모두가 법(法)으로 인하여 임시로 붙여진 이름일 뿐이니, 그 법은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는 것이며, 그 이름이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비유컨대 수보리야, 과거의 모든 부처님 세존도 모두 임시로 전해진 이름이요 미래나 현재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비유컨대 수보리야, 소리를 질러 생겨난 메아리도, 또 거울 속의 형상ㆍ환술로 생겨난 형상ㆍ변화로 생겨난 형상ㆍ아지랑이와 여래께서 해설하시는 모든 법들도 모두가 변화로 생겨난 것과 같아서 다만 임시로 붙여진 이름이니, 그러한 이름들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소멸하는 것도 아니며, 가탁에 의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인하여 생겨난 말이요 소리이며, 그 이름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이와 같이 수보리야, 이른바 보살이니 반야바라밀이니 하는 것도 다만 임시로 붙여진 이름일 뿐이니, 그 이름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소멸하는 것도 아니며,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니라.
005_0551_a_08L如是須菩提若波羅蜜及菩薩字一切皆因法假其法不起不滅其名無內無外處兩閒譬如須菩提過去諸佛世尊皆共假傳其號當來現在亦復如是譬如須菩提呼聲之響又如鏡像野馬如來解說一切諸法皆猶如但假有號其號不起不滅倚託爲名而有言聲其名無內無外不處兩
005_0551_b_02L이와 같이 수보리야, 이른바 보살마하살이니 반야바라밀이니 하는 것은 인연이 모여서 임시로 붙여진 거짓된 이름이며, 훌륭한 방편이라는 이름이나 법이라는 이름도 모두 임시로 의탁해서 생겨난 이름일 뿐이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울 때에는 이름과 물질〔名色〕에 머무르지 않아야 하고 보는 것도 없어야 하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이름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며, 항상 하지 않는 이름과 물질을 보지 않아야 하고, 이름과 물질의 안락(安樂)도 보지 않아야 하며, 이름이나 물질의 고뇌(苦惱)도 보지 않아야 하고, 이름과 물질이 안에 있다고 생각지 말아야 하며, 이름과 물질이 밖에 있다고 보지 않아야 하고, 이름과 물질은 공(空)한 것이라고 보지 않아야 하며, 이름과 물질은 그 형상이 변함이 없는 것이라고 보지 않아야 하고, 이름과 물질은 원할 것도 없는 일이라고 보지 않아야 하며, 이름과 물질은 적막한 것이라고 보지 않아야 한다. 또한 이름과 물질은 황홀(恍惚)한 것이라고 보지 않아야 하며, 이름과 물질에 탐욕과 번뇌가 있다고 보지 않아야 하고, 이름과 물질에서 다툼과 송사〔誦訟〕가 생긴다고 보지 않아야 하며, 이름과 물질은 생겨나는 것이라고 보지 않아야 하고 이름과 물질은 소멸하는 것이라고도 보지 않아야 하나니,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아야 하느니라.
005_0551_a_17L如是須菩提所謂菩薩般若波羅但假號耳其號不起不滅無內無不處兩閒如是須菩提所謂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因緣合會而假虛號所號善權所號法皆假託耳作是學行般若波羅蜜不住名色亦無所見不住痛痒思想生死識不住於名不睹名色不常不見名色安樂不見名色苦惱不見名色而有內者不見名色而有外者不見名色而有空者不見名色無想之變不見名色無願之事不見名色而寂寞不見名色而慌忽者不見名色而有欲塵見名色而諍訟者不見名色而有起不見名色而有滅者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
눈의 경계〔眼界〕ㆍ색의 경계〔色界〕ㆍ눈의 의식 경계〔眼識界〕와 귀의 경계ㆍ소리의 경계ㆍ소리의 의식 경계와 코의 경계ㆍ냄새의 경계ㆍ코의 의식 경계ㆍ혀의 경계ㆍ맛의 경계ㆍ혀의 의식 경계와 몸의 경계ㆍ감촉의 경계ㆍ몸의 의식 경계와 뜻의 경계ㆍ법의 경계ㆍ뜻의 의식 경계 등이 모든 것도 다 그러하니라.
인연으로 합하여 이루어져서 임시로 이름을 붙인 것이며, 이렇게 하여 오음(五陰)이 생겨났다. 왜냐 하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과 보살행을 행할 때에 그 이름이 똑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유위의 세계〔有爲界〕에 있는 것도 아니요 무위의 세계〔無爲界〕에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볼 것도 없다. 왜냐 하면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모든 법에 대하여 상상하거나 기억함도 없고 호응하거나 호응하지 아니함도 없으며, 또한 상상하거나 기억하지도 않느니라.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상상함이 없는 법에 머물러서 모든 생각이 멈춤〔意止〕을 행하고 반야바라밀을 닦을 때에도 반야바라밀을 보지 않고 반야바라밀이라는 이름도 보지 않으며, 보살이라는 명호도 보지 않고 또한 열 가지 지혜의 힘〔種力〕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無所畏〕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分別辯〕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의 법도 보지 않는다.
005_0551_b_09L眼界色界眼識界聲界耳識界鼻界香界鼻識界味界舌識界身界細滑界身識界意界法界意識界一切皆爾因緣合成而爲假號有是五陰所以者何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及菩薩行幷於名號不有不無不處有爲界處無爲界亦無所見所以者何須菩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於一切法無所想念無應不應亦不想念行般若波羅蜜處無想法行諸意止修般若波羅蜜亦不見般若波羅蜜不見般若波羅蜜名亦不見菩薩號亦不見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
005_0551_c_02L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반야바라밀을 보지 않고 또한 반야바라밀이라는 이름도 보지 않으며, 보살도 보지 않고 또한 보살이라는 이름도 보지 않는다면, 누가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을 보는가.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의 근본과 모든 법의 실상만을 밝게 깨달아 보나니, 모든 법의 근본과 모든 법의 실상을 헤아려보건대 그 또한 집착할 것도 없고 다툴 것도 없느니라.
005_0551_b_23L行般若波羅蜜不見般若波羅蜜亦不見般若波羅蜜名亦不見菩薩亦不見菩薩名誰見菩薩行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曉了分別諸法之本諸法相者諸法本諸法相者亦無所著亦無諍
이와 같이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이름을 의지하는 것을 따르지 않고 법에 대하여 이름을 붙이지도 않으며, 부처님의 도에 대해서도 인연하여 이름을 가탁(假託)하지 않는다. 모든 이름은 거짓된 것임을 밝게 깨달아서 물질〔色〕에 집착하지 않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受〕ㆍ고정관념〔想〕ㆍ태어나고 죽는 행업〔行〕ㆍ인식작용〔識〕에 집착하지도 않으며,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눈과 물질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眼色識〕에 집착하지 않고 귀와 소리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眼聲識〕에 집착하지 않으며, 코와 냄새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鼻香識〕에 집착하지 않고 혀와 맛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舌味識〕에 집착하지도 않으며, 몸과 섬세하고 매끄러운 촉감으로 인하여 생겨난 인식작용〔身細滑識〕에 집착하지도 않고 뜻과 법으로 인하여 생겨난 인식작용〔意法識〕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눈앞에 익숙한 오음〔五陰〕의 일에 집착하지 않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을 일으키지 않는다거나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으며 괴롭거나 즐겁지도 아니함에서부터 나아가 의식이 익혀온 인연에 대하여 모두 집착하지 않나니, 즉 아프고 가려운 느낌〔受〕과 괴로움ㆍ즐거움, 괴롭지 않음ㆍ즐겁지 않은 행위에 대하여도 전혀 집착함이 없느니라.
005_0551_c_06L如是須菩提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因猗名爲法造號其於佛亦緣號不爲假託悉曉了之不猗於色不猗痛痒思想生死識不猗於眼耳鼻舌身意亦不猗眼色識不猗耳聲識不猗鼻香識不猗舌味識猗身細滑識不猗意法識不猗眼習五陰之事而無所猗不起痛痒無苦無樂無不苦樂乃至意識所習因緣則有痛痒及與苦不苦不樂行者於彼都無所猗
005_0552_a_02L작용이 있는 세계〔有爲界〕에도 집착하지 않고 작용이 없는 세계〔無爲界〕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단바라밀에도 집착하지 않고 시바라밀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찬제바라밀에도 집착하지 않고 유체바라밀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선바라밀에도 집착하지 않고 반야바라밀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형상〔相〕에도 집착하지 않고 보살의 몸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육안에도 집착하지 않고 천안ㆍ혜안ㆍ법안ㆍ불안(佛眼)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혜도무극(慧度無極)에도 집착하지 않고 신통(神通)도무극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안과 밖에도 집착하지 않고 중간에 있다는 것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안은 공(空)한 것이라는 데에도 집착하지 않고 밖은 공한 것이라는 데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형상의 인연은 없는 것이라는 데에도 집착하지 않고 자연은 공한 것이라는 데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중생들을 열어 교화해야겠다는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부처님의 국토를 엄숙하고 깨끗하게 해야겠다는 것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구화구사라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005_0551_c_16L亦不猗著於有爲界亦不猗著於無爲界亦不猗著檀波羅蜜亦不猗著尸波羅蜜亦不猗著羼提波羅蜜亦不猗著惟逮波羅蜜亦不猗著禪波羅蜜亦不猗著般若波羅蜜亦不猗著相亦不猗著菩薩之身亦不猗著於肉眼亦不猗著天慧眼法眼佛眼亦不猗著慧度無極亦不猗著神通之意所度無極亦不猗著內外亦不猗著處于兩閒亦不猗著於內之空亦不猗著於外之空亦不猗著無形之緣亦不猗著自然之空亦不猗著開化衆生亦不猗著佛土嚴淨亦不猗著漚和拘舍羅
왜냐 하면 일체의 법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땅히 집착할 것도 집착할 것이 없는 것, 이 모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니,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해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에 대하여 집착하는 바가 없으므로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단바라밀ㆍ시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유체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을 문득 키우고 이롭게 하여 조용하고 고요한 경지에 들어가 보살도를 증득하고 아유월치의 경지에 들어가서 신통을 구족하느니라.
005_0552_a_06L以者何用一切法悉無所有故當所著者亦無所著亦無所有當可持者如是須菩提菩薩摩訶薩於一切法而無所著爲行般若波羅蜜檀波羅尸波羅蜜羼提波羅蜜惟逮波羅禪波羅蜜般若波羅蜜便得長益入于寂然得菩薩道入于阿惟越致通具足
신통이 원만하게 갖추어지면 부처님의 국토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그곳에 있는 중생들을 교화하고, 중생들이 이미 다 교화되면 문득 모든 부처님 세존을 공양한다. 또한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며, 모든 부처님의 국토가 이미 엄숙해지고 깨끗해지면 모든 부처님 세존을 뵙게 된다.
그때 보살들도 또다시 모든 부처님 큰 성인을 멀리서 보고 또한 공덕의 착한 근본을 증득하고는 마땅히 모든 부처님 세존께 공양을 올리고 머리 숙여 귀의〔歸命〕하였다. 그리고 또한 자연히 한량없는 덕을 체득하고 모든 부처님을 친근히 하여 문득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경전을 듣는다. 이미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법을 들음에 이르러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 아유삼불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아예 단절하지 않고, 마침내는 모든 총지문(總持門)과 삼매문(三昧門)을 증득하느니라.
005_0552_a_14L神通以具則遊佛國教化衆生已化衆生則便供養諸佛世尊則能嚴淨諸佛國土已能嚴淨諸佛國土諸佛世尊皆睹見於時菩薩亦復遙見諸佛大聖亦欲逮得功德善便當供養諸佛世尊稽首敀命逮自然無量之德親近諸佛便得從聞所說經典已逮聞法未曾斷絕得阿耨多羅三藐三菩阿惟三佛摠持門諸三昧門
005_0552_b_02L이와 같이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행을 닦을 때에 모든 법은 인연으로 취합된 것이어서 임시로 이름이 붙여진 것임을 분별하여 분명하게 깨달아 알아야 하느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빛깔을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이 곧 보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a_23L如是須菩提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行分別曉了一切諸法因緣假號於須菩提意云色爲菩薩乎痛痒思想生死識爲菩薩乎須菩提答曰不也天中天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눈을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을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b_04L須菩提眼爲菩薩乎耳鼻舌身意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細滑〕ㆍ법(法)을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b_06L色聲香味細滑法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
또 물으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눈과 빛깔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을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귀와 소리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 코와 냄새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 혀와 맛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 몸과 섬세하고 매끄러운 감촉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 마음과 법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인식작용을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b_08L又問於須菩提意云何眼色識爲菩薩乎耳聲識鼻香識舌味識身細滑識意法識爲菩薩乎答曰不也中天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땅이라는 요소를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물이라는 요소ㆍ불이라는 요소ㆍ바람이라는 요소ㆍ허공이라는 요소ㆍ의식이라는 요소를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b_11L於須菩提意云何地種爲菩薩答曰不也天中天水種火種風種空種識種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무명(無明)을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행(行)ㆍ의식〔識〕ㆍ명색(名色)ㆍ육입(六入)ㆍ소습(所習:觸)ㆍ느낌〔痛:受〕ㆍ사랑〔愛〕ㆍ취함〔受:取〕ㆍ존재〔有〕ㆍ태어남〔生〕ㆍ늙음〔老〕ㆍ병듦〔病〕ㆍ죽음〔死〕을 보살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b_14L於須菩提意云何無明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名色六入所習老病死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차라리 물질을 달라지게 하는 것을 보살이라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차라리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달라지게 하는 것을 보살이라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b_17L於須菩提意云何寧有異色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有異痛痒思想生死識爲菩薩乎不也天中天
“차라리 눈ㆍ코ㆍ혀ㆍ몸ㆍ뜻을 달라지게 하는 것을 보살이라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차라리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미세하고 매끄러움ㆍ법을 달라지게 하는 것을 보살이라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b_20L寧有異眼耳鼻舌身意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寧有異色聲香味細滑法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
005_0552_c_02L“차라리 눈과 빛깔로 인하여 생겨나는 의식ㆍ귀와 소리로 인하여 생겨나는 의식ㆍ코와 냄새로 인하여 생겨나는 의식ㆍ혀와 맛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의식ㆍ몸과 섬세하고 매끄러운 감촉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의식ㆍ뜻과 법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의식을 달라지게 하는 것이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차라리 열두 가지 인연인 무명(無明)에서부터 병들고 늙어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달라지게 하는 것을 보살이라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b_23L寧有異眼色識耳聲識鼻香識舌味識身細滑識意法識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寧有異十二因緣從無明至病老死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빛깔이 본래 없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오음(五陰:五蘊)ㆍ육쇠(六衰:六根)ㆍ십팔종(十八種)ㆍ네 가지 요소(四大:땅ㆍ물ㆍ불ㆍ바람〕ㆍ열두 가지 인연이 본래 없는 것을 보살이라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c_04L於須菩提意云何色無本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五陰六衰十八種四大十二因緣無本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차라리 본래 없는 것과 다름이 있는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떤 등류(等類)의 진리를 깨달았으며, 어떠한 등류의 관찰로 인하여 그렇게 대답하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질도 보살이 아니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보살이 아니며, 육쇠ㆍ십팔종ㆍ네 가지 요소ㆍ열두 가지 인연인 무명으로부터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에 이르기까지도 보살이 아니니라. 그 근본이 없는 것도 보살이 아니요 본래 없는 것과 다른 것과 같은 것도 보살이 아니니라.”
005_0552_c_07L於須菩提意云何寧有異無本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佛告須菩提於須菩提意解何等誼以何等觀察而答佛言色非菩薩痛痒思想生死識非菩六衰十八種四大十二因緣從無明至生老病死非菩薩其無本者謂非菩薩若異無本亦非菩薩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천중천이시여, 나다 남이다 수명이다라고 보지 않는데, 어떻게 마땅히 보살이라 불러야만 합니까? 어떻게 오음ㆍ육쇠ㆍ십팔종ㆍ네 가지 요소ㆍ열두 가지 인연의 끝나고 새로 시작되는 근심을 보살이라고 부르겠습니까? 어떻게 물질을 달라지게 하는 것과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달라지게 하는 것을 보살이라고 부르겠습니까? 어떻게 육쇠ㆍ십팔종ㆍ네 가지 요소ㆍ열두 가지 인연을 달라지게 하는 것을 보살이라 부르겠습니까? 어떻게 본래 사물을 보살이라고 부르겠습니까? 어떻게 본래 없는 것과 다른 것을 보살이라고 부르겠습니까? 그러한 것은 아무데도 없습니다.”
005_0552_c_14L須菩提白佛言天中天吾我壽亦不可云何當名爲菩薩者云何名五陰六衰十八種四大十二因緣終始之患爲菩薩耶云何名異色異痛痒思想生死識爲菩薩耶云何名異六衰十八種四大十二因緣爲菩薩耶何名無本之事爲菩薩耶云何名異無本爲菩薩耶斯無處所
005_0553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배울 때에 마땅히 중생과 인물(人物)이 존재하는 바가 없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존재하는 바가 없음을 얻을 수 없다고 관찰해야 하느니라.
보살이 마땅히 이런 이치를 배운다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입으로 물질을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입으로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거론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2_c_22L佛言善哉善哉須菩提菩薩摩訶薩學般若波羅蜜當觀衆生人物無所有不可得般若波羅蜜亦無所有不可得菩薩當作是學於須菩提意云何口言色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口言痛痒思想生死識爲菩薩乎答曰天中天
“물질은 항상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항상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질은 덧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덧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3_a_06L計色常計痛痒思想生死識常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須菩提意云何計色無常計痛痒思想生死識無常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입으로 물건은 즐거운 것이라고 말하거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작용ㆍ인식작용은 즐거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입으로 물질은 괴로운 것이라고 말하거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작용ㆍ인식작용은 괴로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3_a_10L於須菩提意云何口言色樂痛痒思想生死識樂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於須菩提意云何口言色苦痛痒思想生死識苦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입으로 물질이 곧 나라고 말하거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곧 나라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질은 내 것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내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3_a_14L於須菩提意云何口言色是我所痛痒思想生死識是我所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須菩提意云何口言色非我所痛痒思想生死識非我所爲菩薩耶答曰不也天中天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질은 공(空)이라고 말하거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공이라고 말하는 것이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질은 무상(無想)이라고 말하거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무상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3_a_19L於須菩提意云何口言色空痛痒思想生死識空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於須菩提意云何口言色無想痛痒思想生死識無想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
005_0553_b_02L“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질은 무원(無願)이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무원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질은 공도 아니요 무상도 아니며 무원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나,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공이 아니요 무상도 아니며 무원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3_a_23L於須菩提意云何口言色無願痛痒思想生死識無願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於須菩提意云何口言色不空無想不無願痛痒思想生死識不空不無想不無願爲菩薩乎答曰不也天中天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오음(五陰)ㆍ육쇠(六衰)ㆍ십팔종(十八種)ㆍ네 가지 요소〔四大〕ㆍ열두 가지 인연〔十二因緣〕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005_0553_b_06L於須菩提意云何五陰六衰十八種四大十二因緣無所有爲菩薩答曰不也天中天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너는 어떤 이치를 보았기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느냐? 또 오음ㆍ육쇠ㆍ십팔종ㆍ네 가지 요소ㆍ열두 가지 인연이 마치고 시작하는 근심과 괴로움ㆍ즐거움ㆍ착함ㆍ악함ㆍ공(空)ㆍ무상(無想)ㆍ무원(無願)ㆍ유(有)ㆍ무(無)를 모두 보살이 아니라고 대답하느냐?”
005_0553_b_08L佛告須菩提見何誼而反云口所說言五陰六衰十八種四大十二因緣終始之患樂善惡無想無願有與無悉非菩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천중천이시여, 물질〔色〕에 대하여 분명히 알려고 하여도 끝끝내 알 수 없거늘, 더구나 어떻게 물질을 보살이라고 하겠습니까? 또한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끝끝내 항상 함을 구해 보았으나 얻을 수 없거늘, 더구나 어찌 덧없는 것을 보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끝끝내 괴롭고 즐거움을 구하는 데도 얻을 수 없거늘 더구나 어떻게 괴로움과 즐거움을 보살이라고 하겠습니까? 끝끝내 내 것이라는 것을 찾아봐도 얻을 수 없거늘, 더구나 어떻게 나다, 내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고 하겠습니까?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 대해서도 그러하옵니다.
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마침내 얻을 수 없거늘, 더구나 어떻게 물질은 공(空)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 보살이라고 하겠습니까?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想)을 구하여도 끝끝내 얻을 수 없거늘, 더구나 어떻게 물질은 무상(無想)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보살이라고 하겠습니까?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원(願)을 구하여도 끝끝내 얻을 수 없거늘, 더구나 어떻게 물질〔色〕은 무원(無願)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살이라고 하겠습니까?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005_0553_b_12L須菩提白佛言天中天究竟求色了不可得何況甫復口言色者爲菩薩乎痛痒思想生死識亦爾究竟求常而不可得何況無常而可得當爲菩薩乎究竟苦樂而不可得何況口言苦樂爲菩薩乎究竟索是我所不可得何況口言我非我爲菩薩乎色痛痒思想生死識亦復然究竟所有色不可得何況口言色空爲菩薩痛痒思想生死識亦復然究竟求想不可得何況口言色無想爲菩薩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究竟求願不可得何況口言色無願爲菩薩乎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
005_0553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배우고자 하면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물질은 얻을 수 없는 것이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얻을 수 없는 것이며, 공(空)ㆍ무상(無想)ㆍ무원(無願)도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면, 그것이 곧 반야바라밀을 배우는 것이리라.
왜냐 하면8) 수보리야, 나의 법 가운데에서는 영원히 보살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법 가운데에서 법을 볼 수 없고 법 가운데에서 법의 세계를 볼 수 없으며, 법의 세계에서는 법을 볼 수 없고 색의 경계〔色界〕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또한 그러하다. 색(色)의 경계에서 법의 세계를 보지 못하고 법의 세계에서 색의 경계를 보지 못하며, 눈의 경계에서 법의 세계를 보지 못하고 법의 세계에서 눈의 경계를 보지 못하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뜻의 경계에서 법의 세계를 보지 못하고 법의 세계에서 뜻의 경계를 보지 못하며, 십팔종의 경계〔界〕에서 법의 세계를 보지 못하고 법의 세계에서 십팔종의 경계를 보지 못하며, 작용이 있는 세계〔有爲界〕에서 작용이 없는 세계〔無爲界〕를 보지 못하고 작용이 없는 세계에서 작용이 있는 세계를 보지 못한다.
작용이 있는 세계는 둘이 될 수 없고 작용이 없는 세계는 이름을 붙일 수 없으며, 작용이 없는 세계는 둘이 될 수 없고 작용이 있는 세계도 이름을 붙일 수 없느니라.
005_0553_c_02L善哉善哉須菩提菩薩摩訶薩欲學般若波羅蜜當作是學口所言色不可得者痛痒思想生死識者無願不得者則爲學般若波羅蜜向者須菩提所言我於法中永不睹見爲菩薩者須菩提欲知法不可見法不可見法界法界不見法色界痛痒思想生死識亦然色界不見法法界不見色界眼界不見法界界不見眼界耳鼻舌身意亦復如是意界不見法界法界不見意界十八種界不見法界法界不見十八種界有爲界不見無爲界無爲界不見有爲界有爲界者亦不可兩無爲界者亦不可名無爲者不可兩有爲者亦不可名
005_0554_a_02L이와 같이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능히 이렇게 할 수 있는 이는 모든 법을 영원히 볼 수 없으니, 이미 보는 것이 없으면 무서워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어려워하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으며, 마음이 겁약(劫弱)하지 않아서 또한 한을 품는 일도 없느니라.
왜냐 하면 수보리야, 이미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태어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보지 않으며,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을 보지 않고 물질ㆍ소리ㆍ냄새ㆍ맛ㆍ미세하고 매끄러운 감촉과 법을 보지 않으며, 색욕(色欲)에서부터 법욕(法欲)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보는 것이 없고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도 보지 않으며, 무명(無明)으로부터 행(行)ㆍ의식〔識〕ㆍ명색(名色)ㆍ육입(六入)ㆍ소갱(所更:觸)ㆍ느낌〔痛:受〕ㆍ사랑〔愛〕ㆍ취함〔受:取〕ㆍ존재〔有〕ㆍ태어남〔生〕ㆍ늙음〔老〕ㆍ병듦〔病〕ㆍ죽음〔死〕도 또한 보지 않는다.
나와 남〔人〕을 보지 않고 수명〔壽命〕을 보지 않으며, 욕계를 보지 않고 색계도 보지 않으며, 무색계도 보지 않고 성문ㆍ벽지불도 보지 않으며, 보살법도 보지 않고 부처도 보지 않으며 법도 보지 않고 보살의 무리도 보지 않는다.
이미 모든 법을 보지 않으면 무서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으며, 어려워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마음 속으로 겁약하지도 않느니라.”
005_0553_c_18L如是須菩提行般若波羅蜜能如此者於一切法永無所見已無所見不恐不畏不難不懼心不怯弱亦無所恨所以者何須菩提已不見色痛痒思想生死識不見眼耳鼻舌身意不見色聲香味細滑法不見色至于法欲亦無所見不見貪怒癡不見無明至于行名色六入所更老病死亦無所見不見吾我不見人壽命不見欲界不見色不見無色界不見聲聞辟支佛見菩薩法亦不見佛亦不見法不見菩薩衆已不見一切法不恐不畏難不懼心不怯弱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보살마하살은 마음 속에 겁약함도 없고 집착하는 것도 없습니까?”
005_0554_a_08L須菩提白佛言世尊何因菩薩摩訶薩心不怯弱而無所著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마음으로 생각하는 법을 얻지 못하고 또한 보는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마음 속에 겁약함이 없고 또한 집착하는 것도 없느니라.”
005_0554_a_10L佛告須菩提菩薩摩訶薩不得心所念法亦無所見是故菩薩摩訶薩心不怯弱亦無所著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보살마하살은 두려워하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마음 속에서 겁내는 일을 얻지 못하고 또한 보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무섭고 두려움이 없느니라.”
005_0554_a_12L須菩提白佛言云何菩薩摩訶薩而不恐怖佛告須菩提菩薩不得心畏亦無所是故菩薩摩訶薩而不恐怖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에 대하여 얻는 것이 없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모든 것에 대하여 반야바라밀을 행하거니와, 또한 반야바라밀을 얻지도 않고 보살의 마음도 얻지 않나니, 지금 곧 이와 같은 것을 시설(施設)하여 보살의 칙명(勅命)으로 삼아야 하느니라.”
005_0554_a_15L須菩提白佛言云何菩薩摩訶薩於一切法而無所得行般若波羅蜜乎佛告須菩提菩薩摩訶薩一切所行般若波羅蜜彼亦不得般若波羅蜜亦復不得菩薩之心其是爲今設菩薩之爲勅命
光讚經卷第二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색계(色界) 제4선의 무상천(無想天). 이곳에 사는 천인(天人)들의 수명은 매우 길어서 오백 대겁(大劫)을 살기 때문에 장수천이라고 한다.
  2. 2)물질인 이 육신을 싫어하고 가 없는 허공의 자재(自在)함을 기뻐하며, 공은 가이없다는 이치를 깨달아 수행하는 공부변처정(空無邊處定)을 말한다.
  3. 3)9지(地)의 하나. 무색계의 제2천. 앞의 지에 대한 공(空)의 무변함을 싫어하여 마음을 돌려 식(識)을 반연하며, 식과 상응하여 마음이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고 삼세의 식이 선정 가운데 나타나 청정하고 적정해지는 선정으로,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을 말한다.
  4. 4)9지의 하나, 무색계의 제3천. 공은 끝이 없다고 관하여 공을 파한 사람이 다시 식(識)의 삼세를 거쳐, 소연(所緣)은 모든 소유(所有)가 없다고 관하는 선정으로서,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을 말한다.
  5. 5)무색계의 제4천인 비상비비상처(비상비비상처)의 선정을 말한다.
  6. 6)『고려대장경』원문에는 발지겁(拔地劫)으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宋)ㆍ원(元)ㆍ명(明)ㆍ궁(宮)본에 지(地)지는 모두 타(陀)자로 되어 있고”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라 발타겁(拔陀劫)으로 번역하였다.
  7. 7)『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여(與)자로 되어 있으나 문맥으로 보아 흥(興)자가 되어야 하겠기에 역자는 일으킨다고 번역하였으며, 『산수대장경』 각주에도 “송(宋)ㆍ원(元)본에는 여(與)자가 흥(興)자로 되어 있다”고 수록하고 있다.
  8. 8)『고려대장경』 원문에는 향자(向者)로 되어 있으나 『신수대장경』의 각주에 “성(聖)본에는 하자(何者)로 되어 있다”고 기록되어 있고, 또한 의미로 보아도 향(向)은 말이 되지 않으므로 왜냐하면〔何〕으로 번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