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佛說法華三昧經一卷

ABC_IT_K0113_T_001
009_0709_a_01L불설법화삼매경(佛說法華三昧經)
009_0709_a_01L佛說法華三昧經一卷


송(宋) 지엄(智嚴) 한역
김월운 번역
009_0709_a_02L宋涼州沙門智嚴 譯



부처님께서 나열기성(羅閱祇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실 적에 모든 거룩한 제자 비구 1, 250명과 보살 7만 3천 명과,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석범(釋梵)과 시방에서 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들과 함께하시니, 모두 신통을 묘하게 통달한 이들이었다. 또 다른 곳의 항하사[恒沙] 같은 모든 천인(天人)과 모든 보살이 있었으니, 이렇듯 백억천 항하사 대중이 와서 모여 부처님 앞에 앉았다.
009_0709_a_03L佛在羅閱祇耆闍崛山中與諸尊弟子比丘千二百五十菩薩七萬三千人諸釋梵不可復計十方飛來無央數皆神通妙達復有他方恒邊沙諸天人及諸菩薩如是等百億千恒沙皆來會在佛前坐
때에 사리불과 수보리 등, 거룩한 보살들은 모두 의심이 생겼다.
‘무슨 인연으로 모든 상인(上人)이 함께 와서 이 모임에 있는가? 어떤 이상하고 중요한 ≺상서로운 조짐(瑞應)≻이 있었는가?’
009_0709_a_09L時舍利弗須菩提等諸尊菩薩皆有疑心念言何因緣諸上人皆來在是閒會有何異要之瑞
그 때에 모든 제자가 의심을 일으켜, 부처님께 예배하고 장궤(長跪)하며 질문을 드리려 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이미 무수한 광명을 입에서 내어 놓으셨다. 천억 억 갈래가 나와 차츰차츰 커지더니 허공을 두루 밝히고 멀리 항하사 국토[刹土]까지 비추었다. 땅이 다시 진동하고 남김없이 밝아졌으나, 곧 부처님의 모습[身相]을 볼 수 없었다.
009_0709_a_12L爾時諸弟子起疑心念爲佛作禮長跪欲問佛佛時已放無數光從口若千億億稍稍引大遍虛空明照恒邊沙剎土地復震動於是盡明卽不復見佛身相
대중은 놀라 함께 ‘부처님의 삼매는 어느 곳으로 가셨는가?’를 의논하고, 각각 ‘곧 삼매에 들어서 부처님 이르신 곳을 찾으리라.’고 생각하였다.
자리 앞에 혜상(慧相)이라는 한 보살이 있었는데, 그가 곧 대중에게 말하였다.
“참으로 훌륭합니다. 그대 현자들이여. 생각하여도 마침내 이르신 곳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009_0709_a_16L大衆愕然共議三昧爲何所之趣各自思之卽便還坐三昧求佛至處座前有菩薩名慧便報言善哉善哉當爾賢者思惟了不知所至處
009_0709_b_01L잠깐 있다 나열왕이 후궁과 태자, 황녀(皇女)와 채녀(采女), 그리고 부인들 3만 2천 명을 거느리고 함께 산에 도착했지만 부처님을 볼 수 없었다. 또 불상(不想)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왕에게 물었다.
“어찌 이렇게 많을 무리를 거느리고 오셨습니까?”
변통(辯通)왕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왔을 따름입니다.”
009_0709_a_20L須臾羅閱王後宮太子皇女及婇女夫人三萬二千人從共來詣山中到不見佛復有不想菩薩問王將從何多王名辯通答言見佛光明故來耳
이행(利行)이라는 왕녀(王女)가 보살에게 물었다.
“부처님은 지금 어느 곳에 계십니까?”
보살이 대답했다.
“아까부터 찾았으나 모르겠습니다.”
009_0709_b_02L王女名利行便問菩薩佛今所在爲到何方答曰向已求佛了不知
처녀가 말하였다.
“그대는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가장 신통이 있는 분이니, 당연히 처소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보살이 대답하였다.
“우선 앉으십시오.”
009_0709_b_04L處女答曰卿是佛第一神通者應當知處菩薩答曰且坐
잠깐 사이에 땅이 진동하였고, 땅속에서 부처님께서 나오셔서 자연대보련화(自然大寶蓮華) 위에 앉으시니, 무리 가운데 상인들은 깜짝 놀랐다. 왕녀 이행은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그 앞에 나아가 게송으로 여쭈었다.
009_0709_b_05L臾頃地卽震動從地中出坐自然大寶蓮華上衆坐上人愕然王女利行爲佛作禮訖住佛前說偈問佛

아까 큰 광명을 보고
부처님께 무슨 일 생겼나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대중을 거느리고 와서
마음의 의심을 여쭈려 하였습니다.
009_0709_b_08L向見大光明
疑佛有異要
故來將大衆
欲問心狐疑

도리어 부처님을 뵙지 못하니
마음에 매우 놀랐습니다.
원컨대 자세히 말씀하셔서
대중이 알게 하소서.
009_0709_b_10L反更不見佛
意甚有怪驚
願得具爲說
當令大衆解

제각기 하나의 삼매를 일으켜
부처님의 몸을 찾았습니다.
마침내 계신 곳을 모른다 하여
함께 앉아 의논하였습니다.
009_0709_b_11L各發一三昧
推求佛身相
了言不知處
各共坐作議

다시금 어떤 삼매를 일으켜야
마침내 부처님의 뜻을 구할까?
여자가 와서 대중에게 묻기를,
부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009_0709_b_12L更起何三昧
畢欲求佛意
女來問衆等
佛今爲所在

순수한 행에는 지극한 맘이 있어
반드시 여쭐 일이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 가르쳐 주시어
마음의 의심 풀어지게 하소서.
009_0709_b_14L 純行有至心
必欲有所問
願見世尊授
令意解狐疑

모든 현전의 대중을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하여 주십시오.
아까 삼매에 들었던 처소는
그 이름 어느 곳에 있습니까?
009_0709_b_15L具爲現衆等
分別解說之
向所三昧處
所名在何所

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묻는 뜻이 매우 깊으니, 너에게 분별하여 말하겠다. 아까의 삼매는 법화(法華)라 하니, 비유하자면 큰 나라 안에 한 나무가 있고 한 꽃이 있어 삼천 대천 국토를 덮으며, 그 향기는 항하사 불국토에 풍기는 것과 같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름을 듣거나 뜻을 해득하면 자연히 이 삼매를 금방 얻을 것이며, 모든 병든 이가 이 삼매를 듣고 즉시 스스로 알면 사람 몸의 모든 병이 다 소멸될 것이다.”
009_0709_b_16L佛語女利行所問甚深當爲汝分別向所三昧名法華譬如大國中有一樹有一華覆三千大千剎土其香熏恒邊沙佛國若有人得聞名字知解自然疾得是三昧若諸病痛者得聞是三昧應時自解人根衆病消
왕녀 이행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꽃의 위덕에 이 지혜가 있다고 말씀하십니까?”
009_0709_b_23L女利行問佛何謂華之威德乃有是慧
009_0709_c_01L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꽃이란 한 나무의 색(色)이니, 사람이 보면 누구나 좋아하고 얻고 싶어 한다. 법화삼매는 생사 중의 색이니, 큰 광명을 받으면 형상이 있건만 사람들은 이 삼매를 알지 못하고 듣지 못하며, 이 삼매를 믿지 못하고 받들어 행하지 않는다. 보살에 응하지 않으므로 지혜를 보지 못하니, 사람의 근본을 잃어버리고, 도리어 지말(枝末)의 흐름을 따르니, 끝내 광명을 보지 못한다.”
009_0709_c_01L佛語女利行華者一樹之色見莫不愛樂欲得之者法華三昧是生死中之色大光受有形人不知不信是三昧不奉行之未應菩薩不見慧失人之本反隨沫流終已不見明
왕녀 이행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제 이 삼매를 얻고자 합니다. 어떠한 법을 행하며, 몇 가지 일을 행하여야 사람으로 태어나겠습니까? 바라건대 부처님께서는 큰 자비로 은혜를 베푸시어 널리 행(行)의 뜻을 열어 주시고, 일체로 하여금 듣고 이해하여 모두 삼매에 들게 하옵소서.”
009_0709_c_06L女利行復問佛今欲得是三昧行何法有幾事行得人中願佛弘慈恩潤廣開行議令一切聞解皆入三昧中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많이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며, 영원히 건져서 다함이 없게 하려면 두 가지 일이 있다. 무엇을 두 가지 일이라 하는가? 하나는 법신이 환화(幻化)와 같음을 아는 것이요, 둘째는 음(淫)ㆍ노(怒)ㆍ치(痴)가 그 근본도 없고 형상도 없음을 아는 것이다.”
009_0709_c_09L佛言善哉善哉多所度脫永度無極有二事何謂爲二一者知法身如幻如化二者知婬怒癡無根無形
그 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0709_c_11L佛爾時說偈言

법신에는 일체가 있지만
환화는 현전에 뜨고 잠기네.
음심ㆍ성냄ㆍ우치는 형상이 없으니
물 위에 이는 거품과 같네.
009_0709_c_12L法身有一切
化幻現沈浮
婬怒癡無形
如水現泡沫

사람의 몸과 물건을 관찰하니
멸하여 형상이 없는 듯하네.
여의고 흩어지고 모임이 스스로 이루어지니
분별하는 계교는 모두가 공하다네.
009_0709_c_14L觀察人身物
如滅無形住
離散合自成
分別計皆空

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일이 있으니, 따로 삼매를 행하는 것과 같다. 무엇을 네 가지 일이라 하는가? 첫째는 계를 행하여 색의 생각이 없고, 둘째는 보시를 행하되 받음이 없고, 셋째는 싫증내지 않고 어지러움이 없고, 넷째는 지혜를 행하여 우치함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다.”
009_0709_c_15L佛語女利行復有四事別如行三昧何謂爲四一者行戒無色想二者行檀無受者三者不厭無亂者四者行智無愚者是爲四
그 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爾時說偈言

계를 범하지 않으면 그르침이 없으며
보시를 행하되 지혜에 들지 않네.
싫증내지 않고 어지러움 없으며
어리석지 않고 지혜도 없다네.
009_0709_c_19L不犯戒無毀
行檀不入智
不厭無癡亂
不愚無智慧

행하는 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행할 이 있어도 향(向)한다 못하리니
삼매는 들어갈 수 있으나
처소도 없고, 중간도 갓[邊]도 없다네.
009_0709_c_21L不說無行者
有行不言向
三昧可得入
無處無中邊

부처님께서 다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36가지 일이 있으니 이것이 삼매에서 보이는 일이다. 무엇을 36가지 일이라 하는가?
009_0709_c_22L佛語女利行復有三十六事是爲三昧所見事何謂三十六事
009_0710_a_01L 생(生)을 보지 않고 사(死)를 보지도 않으며, 줄지 않고 늘지도 않으며, 나지 않고 들지도 않으며,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지도 않으며, 머뭄도 없고 그침도 없으며, 수색(水色)이 없고 화색(火色)도 없으며, 풍색(風色)이 없고 지색(地色)도 없으며, 아픔이 없고 가려움도 없으며, 생각[思]이 없고 생각함[想]도 없으며, 생이 없고 사도 없고 식[識]도 없으며, 탐심이 없고 음심도 없으며, 진심(瞋心)이 없고 에심(恚心)도 없으며, 어리석음[愚]이 없고 어리석음[痴]도 없으며, 아낌[慳]이 없고 베품도 없으며, 악이 없고 선도 없으며, 심(心)이 없고 의(意)도 없고 식(識)의 운행도 없다. 위의 여러 가지 일을 일으키지 않으며, 위의 여러 가지 일을 멸하지 않으며, 하나와 같아서 형상이 없으니, 이것이 36가지 일로서 법화삼매에 보이는 일이다.”
009_0710_a_01L不見生見死不減不增不出不入不在外在內無住無止無水色無火色無風無地色無痛無痒無思無想無生無死無識無貪無婬無瞋無恚無愚無癡無慳無施無惡無善無心無意無識行不起上若干事不滅上若干如一無形像是爲三十六事法華所見事
그 때에 부처님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爾時說偈言

생각과 무념(無念)을 생각지 말고
색과 상의 요긴함을 행하지 말지니,
행이 없어 법화가 맑아지고
공적(空寂)하여 오아(吾我)가 없어지네.
009_0710_a_09L不想念無念
不行色想要
無行法華淨
空寂無吾我

유(有)와 입(入)에 처하지 않으면
멸몰(滅沒)하여 형상이 없어지고,
선과 악을 관찰하지 않으면
모두가 공(空)하여 스스로 그러하리라.
009_0710_a_11L不處有入中
沒滅無形像
不觀善以惡
俱皆空自然

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법화삼매로 보는 바의 비유도 또한 이와 같다.”
009_0710_a_12L佛告女利行法華三昧所見譬亦如
부처님께서 이 36가지 일을 말씀하실 때에, 무수한 인천(人天)과 세간 대중과 왕을 따르는 무리 등 크고 작은 이를 합하여 40억만 명이 모두 위 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고, 왕녀 이행과 후궁(後宮)들과 3만 2천의 채녀 부인들이 모두 무소종생법락(無所從生法樂)을 얻었다. 그들 중에 왕녀가 서 있다가 뭇 사람들이 도의 뜻을 내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게송으로 여쭈었다.
009_0710_a_14L佛說是三十六事品時無數天人及世閒大衆人及王所侍從大小合有四十億萬皆發無上正眞道意利行及後宮人三萬二千婇女夫人逮得無所從生法樂於中立女見衆人皆發道意心甚歡喜起爲佛作禮繞佛三帀住佛前說偈言

세존은 진실로 신묘(神妙)하시어
3세의 일을 설명하여 알리시되,
세간의 음심과 진심(瞋心)의 더러움을 끊고
거품 같은 인간을 열어 주시네.
009_0710_a_20L世尊實神妙
演知三世事
斷世婬怒垢
開化沫流人

모두가 무위(無爲)의 성에 이르러
기분 좋고 즐겁고 편안하여서,
이와 같이 인간과 천상 가운데
땅덩이가 크게 움직이고 기운다네.
009_0710_a_22L皆到無爲城
快樂乃安寧
如是天人中
地爲大動傾

금일에 모인 대중이
억억 백천만이니,
과거와 미래와
현재에 스스로 그러함을 얻으리라.
009_0710_a_23L今日合大衆
億億百萬千
當來及過去
現在得自然
009_0710_b_01L
바라기는 크고 넓은 은혜
법화의 위신력을 얻고 싶다네.
삼계의 모든 인간들
모두가 이 삼매를 얻고 싶다네.
009_0710_b_01L願得大普恩
法華威神力
三界一切人
皆得是三昧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
항상 법화를 행하게 하시고,
세간에는 늙고 죽음이 없으며
즐겁고 우환이 없게 하소서.
009_0710_b_03L令我値在世
常行法華事
使世無老死
快樂無憂患

3고(苦)가 자연히 사라져
모두가 삼매와 같게 되며,
소원하는 마음을 공상(空想)할 때
저절로 상호가 나타나기를.
009_0710_b_04L三苦自然除
皆如爲三昧
空想於願識
自然現相好

거품 속의 인간을 가르쳐 주어
득의(得意)한 자비를 널리 행하면,
광명과 광명의 위의가 좋아
이 몸은 여래와 같아지리다.
009_0710_b_05L敎授沫流人
得意慈普行
光光威儀好
等爲身如來

거품 같은 중생이 모였사오나
삼매는 미리부터 행(行)을 내어서
뜻 밖에 이 몸이 허공 안에서
지혜 얻어 상수(上首)와 같게 하시네.
009_0710_b_07L合聚於沫生
三昧豫生行
便使於空中
得慧如上首

왕녀 이행이 게송으로 말씀드리기를 마치고, ‘이제 사람을 교수(敎授)하고자 하나 법을 보지 못하면 무엇으로 사람들을 일깨워 줄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009_0710_b_08L女利行說偈已作是念今欲敎授人不見法則何事開解人
부처님은 곧 왕녀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법을 지니고 싶으며, 어떤 사람의 법을, 또 어디에 있는 사람을 가르치고 싶으며, 또 어디에 의지하여 서고 싶은가?”
왕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와 같이 말씀하시나 법이 없으며, 가르침이 없으며, 사람이 없습니다.”
009_0710_b_10L佛卽知女心中念便語女欲持何法敎何人法何所在人復何所止立女白佛言是所說無法無敎無人
부처님께서 왕녀에게 말씀하셨다.
“법이 없는 데 8가지 일로 행함이 있고, 가르침이 없는 데 6가지 일로 제거함이 있고, 사람이 없는 데 7가지 일로 흩음이 있다.”
왕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을 가리켜 8가지 일로 행한다 하며, 6가지 일로 제거한다 하며, 7가지 일로 흩는다고 하십니까?”
009_0710_b_13L佛語女無法有八事行無敎有六事除無人有七事散女問佛何謂八事行六事除事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바르게 보아 삿되지 않음이요, 둘째는 바르게 들어 들으려 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바르게 다스려 굽지 않음이요, 넷째는 바르게 말하여 번거롭지 않음이요, 다섯째는 바르게 행하여 미혹되지 않음이요, 여섯째는 바르게 생각[念]하여 생각[思]하지 않음이요, 일곱째는 바르게 생각[意]하여 움직이지 않음이요, 여덟째는 바르게 받아 찾지 않음이니, 이것이 8가지 일로 법이 없는 것을 행하는 것이라 한다.
009_0710_b_16L佛言一者直見不邪二者直聞不聽三者直治不曲四者直說不煩五者直行不迷六者直念不思七者直意不動八者直受不尋是爲八事行無法
무엇을 가리켜 가르침이 없는 것을 6가지 일로써 제거한다고 하는가? 첫째는 소견 있고 소견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둘째는 소리 있고 소리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셋째는 맛있고 맛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넷째는 향기 있고 향기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다섯째는 촉감 있고 촉감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여섯째는 뜻 있고 뜻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는 것이니, 이것이 6가지 일로써 제거하는 것이다.
009_0710_b_20L何謂無敎六事除一者不念有見無見無二者不念有聲無聲無三者不念有味無味無四者不念有香無香無五者不念有觸無觸無不念有意無意無是爲六事除
009_0710_c_01L무엇을 가리켜 사람 없는 것을 7가지 일로써 흩는다고 하는가? 물의 색(色)이 없고 바람의 색이 없으며, 불의 색이 없고 땅의 색이 없으며, 마음의 색이 없고 식(識)의 색이 없으며 행(行)의 색이 없나니, 이것이 7가지 일로 흩어서 가르칠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다. 마땅히 이러한 견해를 지어야 할 것이다.”
009_0710_c_01L謂無人七事散無水色無風色無火無地色無心色無識色無行色爲七事散無人可敎當作此解
그 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0710_c_04L佛爾時說偈言

만일에 어떤 이가 법화삼매의
요긴한 구품(句品)을 알고자 하면,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하여
바른 말씀을 환히 깨달아야 하리.
009_0710_c_05L若有解法華
三昧要句品
當念勤精進
曉解得正言

일곱ㆍ여덟ㆍ여섯이 갖추었으나
근본을 헤아리면 자취 없나니,
스스로가 욕심낼 것 받지 않고
망상을 버리면 편안하고 고요하리라.
009_0710_c_07L七八六已足
計本無形迹
不受自可欲
去想安寂然

설법에는 언교(言敎)가 없나니
수명이 있음을 보지 못하리.
사람은 본래부터 공적하여
거품 같은 말로선 알지 못하네.
009_0710_c_08L說法無言敎
不見有壽命
人本空無寂
不解沫言有

욕심을 제하거나 끊지 못하고
나고 드는 데 머무를 처소가 없네.
아픔도 없고 사상(思想)도 없으며
나는 것도 아니고 멸하는 것도 아니리.
009_0710_c_09L不除不斷欲
出入無住處
無痛無思想
不生不死滅

생각이 있으면 수고롭게 되니
다시는 인연에 집착하지 말아라.
색과 애욕 있다고 시현(示現)했으나
사랑[愛]을 거슬렀다면 재와 티끌같은 것.
009_0710_c_11L有念爲勞苦
不復著因緣
示現有色欲
已反愛灰塵

병통(病痛)이 있는 줄 보게 되는 일
언제나 뜻과 근본 어울리나니,
지혜롭게 보고 헛되이 생각지 않으면
적적하고 편안하며 공(空)하리라.
009_0710_c_12L觀見有病痛
常意與本幷
慧見不空念
寂寂安空空

법화삼매가 나타났으니
나오지도 말고 들지도 말며,
보는 것도 없고 공함도 보지 않으면
이것이 빨리 진여를 얻는 법이라네.
009_0710_c_13L法華三昧現
不出不入住
無見不見空
是爲疾得如

보시의 법을 행하는 이
지혜로써 보시를 삼으니,
지혜를 말하기를 이 같이 하면
모든 부처님들 칭찬하시리.
009_0710_c_15L便能行施法
以慧爲布施
說慧等如是
諸佛皆稱歎

왕녀가 이 말씀을 들을 때에 갑절이나 기뻐하여 춤추며,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공중으로 일곱 자나 솟아올랐다가 다시 금강연화 자리 위에 앉았다.
009_0710_c_16L女聞說是時倍復踊躍歡喜起爲佛作禮踊在空中去地七尺還坐金剛蓮華上
이때에 좌중의 한 비구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는 진짜 여자인가? 환술로 변화한 사람인가?’
009_0710_c_19L時坐中有比丘心念言是爲眞是女爲幻人
그리고 몸소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꿇어 앉아 게송으로 여쭈었다.
009_0710_c_20L自起爲佛作禮長跪叉手說偈問佛言

본래부터 어리석게 살아
도의 지혜로운 뜻을 모릅니다.
왕녀 이행이 궁금합니다,
이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009_0710_c_21L本自生愚癡
不識道慧義不知女利行
爲是眞男女

생각건대 그가 선정 닦는 이라면
쓰는 법을 어찌 다시 질문했으며,
이 분이 진실로 여자라면
질문한 것이 어찌 이리 심오합니까?
009_0710_c_23L審是一定人
用法何復問
眞是女子身
所問何以深
009_0711_a_01L
오늘까지 부처님을 모시었으나
이와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네.
그 소견이 범부로서 미칠 바 아니니
지혜가 어찌하여 이와 같습니까?
009_0711_a_01L生來侍佛法
未見如是人
所見非凡及
智慧何以爾

본래 어느 곳에서 와서
왕의 집에 태어났으며,
숙세에 어떤 법을 행하고
몇 분의 부처님을 모셨는지.
009_0711_a_02L本從何方來
而生於王家
宿命行何法
逮及幾佛來

굳세게 정진하여 그러한지
질문한 것은 여래의 과보이고,
계행을 갖추어 참된 행이 있었는지
그러한 말씀을 능히 말하네.
009_0711_a_04L精進健乃爾
所問如來報
戒具眞有行
能問如有說

능히 참아 부드러운 뜻이 있건만
다만 입으로만 행을 말하네.
어떻게 마음과 뜻을 쉬게 할지
진실로 따라 가서 시험하고자 합니다.
009_0711_a_05L能忍有柔意
但能口說行
休心意何如
實欲往試之

몇 가지 법에 응해 머물러야
머무르고 대함에 뜻이 일지 않을지.
만일 참으로 지혜가 있다면
나는 그를 따라 요체를 알고 싶네.
009_0711_a_06L可應幾法住
往對不起意
若實有智慧
我欲從解要

말씀하신 법을 자세히 살펴보건대
읊고 연설하여 도속(道俗)에 들게 하니,
무슨 특별한 마음과 뜻이 있어
혼자서만 이런 지혜 얻으셨는지.
009_0711_a_08L省視所說法
詠廣入道俗
有何異心意
獨得是智慧

부처님께서는 곧 비구에게 약간의 인연을 말씀하시고,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0711_a_09L佛便語比丘言自若干因緣卽說偈報言

왕녀 이행의 본심은
덕을 세우고 근본 되는 곳을 알았으며,
세상에 태어나는 천 년 동안에
언제나 삼매를 익혔다네.
009_0711_a_11L女利行本心
立德識本處
在世來千歲
常習於三昧

마음으로 여러 색의 요체를 알아
고요히 선정에 든 사람과 같으며,
참으로 여자의 몸이니
변화하여 나타난 것 아니라네.
009_0711_a_13L心解衆色要
寂然與禪同
眞是女子身
不爲化來現

본래는 무색계(無色界)에서 와서
이제 이 세계에 태어났으나,
다시 본래의 행을 이어서
자기의 수행을 바르게 세웠다네.
009_0711_a_14L本從無色世
今來在世界
續復如本行
已行便立正

몸이 없이 나타나 마음을 말하고
여러 가지 자행(慈行)으로 널리 생각하며,
법을 생각함에 공을 근본으로 삼고
인연의 형상을 일으키지 않았다네.
009_0711_a_15L無身現說心
普念衆慈行
念法空爲本
不起因緣相

비구여, 스스로 알지 못하면서
어찌하여 왕녀의 몸을 의심하는가.
근본이 없는 줄 보지 못하면
도리어 스스로가 속박을 받으리라.
009_0711_a_17L比丘自不解
何怪是女身
不見無有本
反自受縛著

선정(禪定)의 생각으로 색을 버리려 하면
도리어 색으로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괴로움 멀리하여 3독을 피하면
어느 결에 3독고(毒苦)에 들어가 버리네.
009_0711_a_18L禪思欲去色
更反爲色亂
遠苦避三毒
已入三毒苦

그대는 스스로가 몸을 이해하지 못해
스스로 편안함[常安]을 얻었다 하나,
만물은 모두가 허깨비 같아서
들고 남에 형상이 없는 것이라네.
009_0711_a_19L汝自不解身
自謂得常安
萬物如幻化
入出無形住

4색(色)이 본래 허공이건만
자연스레 형상에 집착을 받으니,
애욕과 습기에 스스로 얽매여
근본을 망가뜨리고 지엽적인 욕망을 일으키네.
009_0711_a_21L四色本虛空
自然受形著
愛習自拘限
懷本起末欲
009_0711_b_01L
그 때에 비구 8만 4천 명이 이 게송을 듣고 뜻이 열리어, 곧 위 없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천인(天人)이 흩는 꽃과 이름난 향으로 모두 와서 공양하였다.
009_0711_a_22L爾時比丘八萬四千人聞說偈意解卽發無上正眞道意不可計天人散華名香皆來供養佛
때에 사리불이 생각하였다.
‘왕녀에게 이러한 말재주[辯才]가 있는데, 어찌하여 여자의 몸을 버리고 남자가 되지 않을까?’
부처님께서는 곧 사리불의 생각을 아시고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네 스스로 왕녀에게 물어보라.”
009_0711_b_02L時舍利弗心念女子乃有是辯何不去女作男佛卽知舍利弗心所念便語舍利弗汝自問女
사리불이 곧 왕녀에게 물었다.
“왕녀 이행이여, 말씀하시는 것이 예사롭지 않아, 마치 여래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어찌하여 여자 몸을 버리고 남자가 되지 않습니까?”
009_0711_b_05L舍利弗卽問女利行所說非常事如與如來共對語何不去女作
왕녀 이행이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여, 도덕의 요체는 지혜로써 잘 보는 것이니, 4색(色)을 볼 것이 아닙니다. 이 지ㆍ수ㆍ화ㆍ풍은 5정(情)이 6입(入)과 합하여 쇠퇴하는 것입니다. 심ㆍ의ㆍ식(心意識)은 허깨비와 같아서 들고 남에 형상이 없고, 어리석은 뜻은 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3류(流)와 더불어 상대하면서 뜨고 잠김을 내나니, 어찌 진귀하게 여기겠습니까? 비록 번뇌[漏]가 다하고 매듭이 풀렸다 해도, 부정한 생각이 있어 무색계가 도리어 나쁜 것 같고, 고주(苦住)를 도리어 즐겁다 여깁니다.”
009_0711_b_07L女利行答言舍利弗道德之要以慧善見不視於末四色——是地風——五情合六入爲衰心意識如幻如化出入無形癡意不盡故與三流對出浮沈何足珍雖漏盡結解有不淨無色如爲惡苦住反爲樂
사리불이 물었다.
“부처님의 법을 배우는데 마땅히 훼방하는 말이 있어야 합니까?”
009_0711_b_12L舍利弗學佛之法應有謗毀言不
왕녀가 물었다.
“현자(賢者) 사리불이여, 무엇을 훼방이라 합니까?”
009_0711_b_13L女問者舍利弗云何爲謗毀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하나는 좋고 하나는 나쁘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훼방입니다.”
009_0711_b_14L答言一好是爲謗毀
왕녀가 말하였다.
“대인께서 하신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작은 것을 작다 여기지 말고 큰 것을 크다고 여기지 말 것입니다. 좋고 나쁜 것은 둘이 없으며, 평등하여 다름이 없습니다. 몸을 훼방하나 몸은 색이요, 뜻을 훼방하나 뜻은 형상이 없습니다. 4색의 법은 공하여 형상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으니, 어디에 훼방을 받을 것이 있겠습니까?”
009_0711_b_15L女報言未曉未了大人所說不以小爲小大爲大好惡無二等無異謗身身是色謗意意無形色法空無形無造何所受謗毀者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그대가 말한 것은 보살 대인이 행하는 것입니다. 그대는 보살에 이르지 못했으면서, 무슨 연유로 이러한 일을 말씀하십니까?”
009_0711_b_18L利弗答曰卿所說是菩薩大人所行卿未應菩薩何緣乃說此事
왕녀가 물었다.
“대인은 무엇을 가지고 섭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보(普) 등으로 합니다.”
009_0711_b_20L女報言大人爲以何立報言普等爲言
“무엇을 보라 합니까?”
“시방의 사람을 교수하여 고통을 멀리하고 도를 얻게 함이 ‘보’이니, 오직 현자만이 말합니다. 나는 보를 말하지 않고 생사의 괴로움을 말하였을 뿐입니다.”
009_0711_b_21L何謂爲普敎授十方人遠苦得道是爲普唯賢者所說不說普說生死勤苦耳
009_0711_c_01L왕녀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 ‘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이 있고 없고, 가르침이 있고 없고, 법이 있고 없음을 보지 않고 생각하는 바 이것을 ‘보’라 하지, 생사의 괴로움을 보고 가르쳐서 도를 얻게 하려는 것을 ‘보’라 하지 않습니다.”
사리불은 이 말에 명석하게 대답할 말재주가 없었다.
009_0711_b_23L女語舍利弗謂爲普者不見有人有敎無敎有法無法所念是曰爲不爲見生死苦欲敎之令得道爲普舍利弗無有辯才析答此言
때에 왕녀는 게송으로 말하여 탄식하였다.
009_0711_c_04L爾時說偈歎曰

사람은 3진(塵)이 어지러워서
도리어 6쇠(衰)에 집착하게 되고,
5악(惡)과 10적(賊)이 상해하여
3액(厄)의 곤궁에 떨어진다네.
009_0711_c_05L人用三塵亂
輒爲六衰著
五惡十賊對
三厄墮困窮

12가 연달아 상속(相續)하고
4색(色)이 구속하여 3도에 빠짐을
모르면 전도(顚倒)라 부르니
앉아서 공연한 취장(聚藏)을 받네.
009_0711_c_07L十二連相續
四色拘沒三
不解名顚倒
坐受空聚藏

까닭 없이 3음(淫)에 빠져들어
스스로 그물을 깊은 못에 던지네.
굳게 감춰 6도(道)를 두려워하라.
스스로 멸하고는 다시 생을 받으리.
009_0711_c_08L無故沒三婬
自罔投深淵
堅藏畏二三
自滅更受生

완전히 공(空)에 속박되어
언제나 부정상(不淨想)을 품으면서도
스스로 늘 편안하다 부르니
참으로 스스로 그러함을 얻었다 하랴.
009_0711_c_09L宛爲空所縛
恒懷不淨想
自呼是常安
爲得眞自然

이러한 무리가 염부(閻浮)에 가득하여
억억 백만 천명에 이르렀으며,
간 데마다 시방에 두루 있으나
일체 인간 이롭게 하지 못하리.
009_0711_c_11L是輩滿閻浮
億億百萬千
所行遍十方
不益一切人

따를 것이 있다고 받아 행하면
모두 함께 바다에 빠져들리니,
커다란 법행(法行)을 지으려면
바다에 들어가 욕근(欲根)을 면하라.
009_0711_c_12L當有隨受行
皆共墮海流
可作大法行
入海勉欲根

바닷물을 터놓아 다하게 하려면
평평한 까닭에 흘러 갈 곳 없으니,
근원에 돌아가서 애욕의 집 다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고향에 돌아가게 하라.
009_0711_c_13L決海令滅盡
平故無還流
返原盡欲室
令人歸故鄕

고향의 이름은 무위(無爲)이고
또 다른 이름은 청정당(淸淨堂)이니,
즐겁고 붉은 금 많이 있으며
들고 남에 광명을 드날린다네.
009_0711_c_15L故鄕名無爲
號字淸淨堂
快樂多紫金
入出楊光明

항하사 겁 무수한 부처님께서
칭찬하지 않으시는 분이 없으니,
법공(法空)에는 희론(戲論)이 없으며
상(相)이 없고 원식(願識)이 없기 때문이네.
009_0711_c_16L恒邊沙劫佛
莫不稱歎說
以法空無戲
無相不願識

뭇 물이 흘러서 바다에 가는 것
모두가 다시는 말할 것 없듯이,
넓은 뜻으로 인간을 개화하면
자연히 언제나 편안하다.
009_0711_c_17L淵流以海水
皆復不足說
廣意開化人
自然常自安

생각하니 여러분 어지신 임들
스스로 도리어 이해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스스로 속박을 받아
허깨비 같은 보응(報應)을 받고 있구나.
009_0711_c_19L惟念諸賢者
乃自反不解
無故自受縛
幻化受報應

그 때에 4만 2천 아라한이 제7주(住)에 뜻을 바르게 하였으며, 8만 5천 범석(梵釋)이 모두 무소행종생(無所行從生)을 얻었다.
009_0711_c_20L爾時四萬二千羅漢皆正意第七住八萬五千釋梵皆逮無所行從生
6만 4천의 어진 여자들은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여쭈었다.
009_0711_c_22L萬四千賢女起爲佛作禮住佛前說偈言
009_0712_a_01L
오늘 왕녀 이행이
우리를 위해 말씀하시니,
부처님의 심오한 설법을 듣고
우리들 마음을 열어 이해하게 했다네.
009_0712_a_01L今日女利行
爲我衆等說
聞說佛深法
令我心開解

진실로 도덕을 알고자 하여
모두들 어디에서 왔습니까?
모여 있는 대중들 일체에게는
어떠한 신묘한 덕이 있습니까?
009_0712_a_03L實欲知道德
皆從何所來
聚合衆一切
有何神妙德

그리하여 대중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놀라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뜻을 굽혀 즐거이 따라가겠고
가르치신 바에 따라 행하오리다.
009_0712_a_04L而致與大衆
莫不驚愕心
伏意往樂從
隨敎之所行

원컨대 천존(天尊)께서 불쌍히 여겨
대중을 깨끗하게 씻어 주소서.
지극한 마음으로 큰 지혜 받으면
여래의 신통변화 나타나리라.
009_0712_a_05L願欲求天尊
愍發起濯衆
至心受大慧
如來神化現

때에 맞춰 모든 여자 몸을 거슬려
색욕(色欲)을 버리기로 소원하였고,
이어서 사문이 되고자 하오니
부처님 저희 뜻을 알아주소서.
009_0712_a_07L應時諸女身
倒願去色欲
便欲作沙門
佛之知我情

마침내 여러 가지 심제(審諦)를 깨달아
이 몸으로 하여금 보살 같게 하시면,
부처님의 신비로운 가르침[道敎]을 퍼뜨려
더욱 더 많은 사람 교화하리라.
009_0712_a_08L畢覺諸審諦
使身如菩薩
宣佛神道敎
當復轉化人

어진 대중인 모든 여인들은
부처님 앞에서 모두 일어나,
머리를 숙여 예배하면서
불상과 같기를 소원합니다.
009_0712_a_09L諸賢大衆女
俱起在佛前
頭面稽首禮
願得如佛像

부처님께서 여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말하는 것이 진실로 지극하구나. 이제 소원을 이루고자 하면 먼저 부모님께 아뢰고 다음은 국왕에게 떠나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야 한다.”
009_0712_a_11L佛語諸女所說實至心今欲求所願先當報父母次當復由王得聽可去
이때에 모든 여자들은 게송으로 여쭈었다.
於是諸女說偈報白言

사문이 되기를 소원하면
먼저 부모님께 알리고,
다음에 국왕의 허락을 받아야
도를 이룰 수 있다 하셨느니라.
009_0712_a_14L欲願作沙門
先當報父母
次當復由王
得聽可作道

도를 위해 늦은 것을 탓하지 말고
다만 부지런히 마음을 열 뿐이니,
마음과 뜻의 근본을 밝히 알면
일체와 더불어 평등하리라.
009_0712_a_16L爲道不苦晩
但當勤開心
曉解心意本
一切與同等

곧 큰 뜻을 결단하여
마음이 풀리고 도에 이르니,
도는 이해하는 마음에서 나는 것
속박과 집착에는 머무르지 않으리.
009_0712_a_17L便有決大意
心解乃至道
道從解心起
不住於縛著

교화를 통달하여 뭇 소견을 관찰하고
진여를 회복하면 마음이 생겨나니,
근본을 따라 본래 공함을 알면
아는 것 모두 항상된 고(苦)가 아니라네.
009_0712_a_18L化達觀衆見
如復心出生
從本知本空
知皆非常苦

마음이 어지러워 흐름을 따르고
보는 것엔 반드시 상대함이 있으니,
선악의 생각을 내지 않아야
비로소 사문이 될 수 있다네.
009_0712_a_20L心亂便隨流
所見必有對
不生善惡想
爾乃作沙門
009_0712_b_01L
모든 어진 여자들이 일어나 부모의 처소에 이르러 꿇어앉아 부모에게 여쭈었다.
“오늘 대왕의 은덕을 입어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존귀하신 왕녀 이행이 부처님께 깊은 법을 여쭈어 무위도(無爲道)와 현신(現身)과 일체불(一切佛)을 구하니, 부처님께서 왕녀를 위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본말(本末)의 생사 고통은 다만 색욕(色欲)에 집착하여 덕의 근본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무상이 이르나니, 마땅히 3가지 괴로운 일에 나아가 부지런히 하라.’ 저희는 사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모님께서 저희들이 사문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도를 얻으면 도리어 부모님을 제도해 드릴 것입니다.”
009_0712_a_21L諸賢女起往至父母所長跪白父母及大王今日受王恩德來詣佛所尊女利行問佛深妙法欲求無爲道現身及一切佛爲女說本末生死但爲色欲著不知道德本緣是無常至當就三苦勤願欲作沙門願父母聽我作沙門當得道還度父母
부모들은 딸들에게 말하였다.
“자연도(自然道)를 구하면 각각 스스로 편리함을 보리니 뜻대로 익히고 행하거라. 너희들도 가려니와 나도 너희를 따라갈 것이다. 너희들은 국왕에게 가서, 허락을 하시거든 떠나도록 해라. 나에게 물어 무엇하겠느냐?”
009_0712_b_05L母語諸女求自然道各自見便利意所習行汝曹尚去我亦隨汝去自白語王得聽便自去用問我爲
여자들은 대왕 앞에 머리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며 여쭈었다.
“사람이 3계 안에 있으면서 애써 색상(色想)에 앉아 자재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무상이 이르면 대신할 이가 없습니다. 저희는 사문이 되고자 하오니, 무위도를 얻으면 반드시 부모를 제도하겠습니다. 대왕께서 저희들의 뜻을 받아 주십시오.”
009_0712_b_08L女稽首大王前淚出而言人在三界苦欲坐色想不得自在無常卒至無有代者實欲作沙門幷與諸女俱無爲得道者當還度父母王願從本意
왕은 왕녀 이행 등에게 말하였다.
“빨리 너희들을 보내서 사문이 되게 하고 싶으나, 너희들은 3가지 일이 충족되지 않았으므로 보내지 못하겠다. 첫째는 모든 예법[禮敎]을 다 배우지 못하였고, 둘째는 항상 즐거워서 괴로움을 보지 못하였고, 셋째는 입에 맛있는 것만을 먹어서 족한 줄 모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을 보내지 못하겠다. 그러나 지극한 뜻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어서 가거라. 나도 사문이 되고 싶다.”
009_0712_b_12L王語女利行等早欲使汝去隨行作沙門以汝三事未足是以不遣汝耳一者未盡學識諸禮敎二者常樂未有見苦三者口食恣味未有足者是故不欲遣汝耳若有至意者便去勿疑吾亦欲作沙門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예배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설법을 듣고 지혜로운 뜻을 간절히 즐기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나라는 태자에게 넘기고 몸은 3존(尊)에 귀의하여 좌우에서 모시며, 가르침을 받는 사문이 되어 부처님처럼 도를 구하고자 합니다.”
009_0712_b_18L王卽起至佛所作禮白佛言聞說智慧意甚願樂付太子身歸三尊給侍左右幷受法欲作沙門求道如佛
009_0712_c_01L부처님께서는 곧 몇 가지 광명을 놓으시니 여러 가지 빛이 났다. 그 광명이 시방을 비추니 땅은 여섯 번 진동하고 모든 하늘은 허공에서 풍류를 연주하며, 꽃과 이름난 보배를 흩어 삼천 대천 국토를 덮으니, 천하의 언덕과 구덩이가 모두 평탄하게 되었다. 큰 산들이 황금으로 변하고 마른 나무가 다시 살아났으며, 그 가운데 단정치 못하던 것이 모두 소원을 이루었다. 나무가 말랐던 것은 가지와 잎이 났으며, 자연스레 바람이 불어 부처님의 공덕을 노래하고 찬탄하였다. 꽃이 피었던 것은 스스로 떨어져 바람을 타고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공중에 그물처럼 머무르며 각각 게송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009_0712_b_21L佛卽放光若干種色其明照十方地爲六反震動諸天作樂覆滿於虛空散華名寶覆三千大千剎土天下丘墟皆平其有大山化爲黃金枯木更生中有不端正者皆得願樹木枯者皆生條葉然風吹皆歌歎佛功德生華者卽自墮落各氣到佛所羅住空中各說偈讚佛功德

이제 부처님의 성스러운 신력을 입어
죽음에서 구제되어 다시 살았네.
광채와 겉모양이 본래대로 돌아와
진실로 도가 이루어짐을 돕네.
009_0712_c_06L今蒙聖神力
得救死復生
光色還本然
復實滋道成

생사는 음난한 색이니
비유컨대 마른 나무와 같으나,
부처님의 음성을 만나
본래의 꽃송이를 찾았네.
009_0712_c_08L生死婬亂色
譬於枯木時
値佛說音聲
還來合本幷

6색(色)에 잠기어 어두움에 집착하고
4색(色)에 합하여 5욕(欲)이 되며
분별하는 법이란 공연(空然)한 것이니
도를 알면 법행(法行)을 성취하리라.
009_0712_c_09L六色沈著瞑
四色合五欲
分別法空然
解道成法行

진정한 지혜를 얻어서
쾌락하고 편안함을 얻으니,
일체는 모두가 기뻐하며
머리 숙여 부처님께 예배합니다.
009_0712_c_10L爲得眞定智
快樂得安寧
一切皆歡喜
稽首禮佛足

이때에 모든 6통(通)과 아라한들이 꽃들이 말하는 것을 보고 있는데, 왕녀 이행이 곧 남자로 변하고, 다시 보살이 되니, 한 여자가 두 가지로 변화한 것이므로 앉아 있던 대중들이 모두 즐거워하였다.
009_0712_c_12L爾時諸六通及羅漢見華有是說利行卽化爲男子復爲菩薩一女子作是二化變衆坐莫不歡喜
때에 한 불국토 안에 여인이 없었고, 6통을 얻은 이 10만 5천 명과 3만의 수다원이 모두 물러나지 않는 경지[阿惟越致]를 얻었으며, 8만 6천 명의 아나함이 모두 유순법인(柔順法忍)을 얻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아라한이 다시 위 없는 진정한 도의 뜻을 내었으며, 벽지불의 행이 있던 이는 곧 미륵들과 같이 되었다.
009_0712_c_15L時一佛剎中無有女人諸六通道者十萬五千三萬須陁洹皆得阿惟越致八萬六千人及阿那含皆得柔順法忍可計羅漢更發無上正眞道意其有辟支佛行卽如彌勒輩
009_0713_a_01L왕은 나라 일을 태자에게 맡겼으니, 태자의 이름은 변적(辯積)이었는데, 꿇어앉아 대왕에게 말하였다.
“부왕께서는 자손에게 재앙과 색신의 복만을 베푸십니까? 자손에게 베푸시려면 마땅히 법재(法財)의 이익을 베푸셔야 할 터인데, 목을 베어야 할 원수와 큰 죄를 가지고 자손에게 주시니, 큰 나라의 정치가 대대로 누락되고 몰락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큰 지혜를 알지 못하는데, 선을 멸하는 길을 자손에게 주시니 어찌 해야 합니까? 하지만 부왕의 분부이시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009_0712_c_20L王卽以國付太子太子名辯積拜跪白大王王爲欲施子孫之殃與色身之福施子孫當以法財之利持誅滅之怨大罪與子孫大國之治世世漏沒人根不知大慧滅善之路與子孫當奈何父王有敎不得不從
곧 예를 갖추어 절하고 부왕에게 하직 인사한 뒤 떠나, 궁전으로 돌아가 나라를 차지하고 앉아 널리 고하였다.
“부처님께 가서 무위도를 구하여 선과 효를 짓지 않는 자는 죄가 3역(逆)과 같을 것이다.”
009_0713_a_03L輒便禮拜辭王而去還國宮殿坐領國普告若不到佛所求無爲道作善孝者罪與三逆等
태자는 궁전에서 용맹정진하여 널리 큰 도의(道意)를 열고, 마음이 근본을 넘어 무량하였다. 곧 한 나라의 죄악을 소멸하고, 땅이 여섯 번 진동하니 그때에 백성들이 모두 말하였다.
“우리 태자님이 부처를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대중도 모두 받들어 섬기며 모두 부처를 이룰 것입니다.”
009_0713_a_05L子於殿上精進勇慧廣開大道意甚過本無量卽滅一城之惡地卽爲六反震動時人民皆言願太子便得作佛我曹大衆皆當承弟亦當作佛
그 때에 부처님이 웃으시니 5색 광명이 나와 시방의 불국토를 비추었다. 백성들은 모두 발원하되 ‘우리가 부처님과 같이 도를 얻게 하소서’하니, 천하의 음식이 자연히 그 앞에 놓여 마치 도리천과 같았고, 그 나라의 보살들은 모두가 아미타불의 국토와 같았다.
009_0713_a_09L佛時笑五色光出照於十方佛剎民皆發願令我得道如佛天下飮食自然在前如忉利天上其國菩薩皆如阿彌陁國中
태자 변적은 공덕을 얻고 궁전에 있은 지 7일만에 부처님께 나아갔다. 그를 따르는 뭇 신하와 크고 작은 백성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 앞에서 억억만천의 게송으로 여쭈었다.
009_0713_a_13L太子辯積得功德宮七日出詣佛所從大衆群臣大小人民無央數至佛所爲作禮住佛前說億億萬千偈讚曰

부처님은 삼매로써 결단하시니
공덕이 매우 높으십니다.
광명과 상호와 위신으로 비추시니
감응은 3천 세계를 움직입니다.
009_0713_a_16L佛作三昧決
功德甚巍巍
光相威神照
感動三千剎

사람에게 위 없는 지혜를 베푸시니
덕이 넓어 뭇 마음에 들어갑니다.
감응을 일으켜서 어리석음을 여시니
복을 받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009_0713_a_18L施人無上慧
德普入衆心
感發開童蒙
莫不受福成

법화의 일 연설하고 일러 주셔서
세상을 고치고 여러 외도를 맑게 하시되,
사납고 억센 이를 항복시켜서
화평과 부드러움 받게 하십니다.
009_0713_a_19L演詠法華事
改世濯群異
降伏獷强者
和更受柔順

한 길이 넘도록 도량은 빛나지만
세인이 받는 업은 길고 깁니다.
늙음을 버리고 공적을 얻으면
죽지 않고 도리어 살아납니다.
009_0713_a_20L等尋道場光
世人受業長
去老逮空寂
不死而復生

병든 것 제거하고 욕된 일 멀리하면
색상(色想)은 수고로움 없어지고,
음(陰)과 개(蓋)를 즉시에 제거하면
청정하여 욕진[欲塵]이 없어집니다.
009_0713_a_22L除病遠穢辱
色想沒滅勞
陰蓋卽以除
淸淨無欲塵

사상(思想) 위에 욕정(欲定)을 받아들이면
유포(流布)가 무위(無爲)로 돌아가지만,
공정(空定)하여 언제나 적연(寂然)하면
머무르지 않으며 행하지 않습니다.
009_0713_a_23L思想受欲定
流布還無爲
空定常寂然
不住不然行
009_0713_b_01L
법식(法識)이 없는 데 행하지 않고
시현(示現)하여 광상(光相)을 성취하시나,
근본 법은 늘고 줄음 없는 것이며
언제나 안적(安寂)하고 공공(空空)합니다.
009_0713_b_01L不行無法識
示現光相成
本法無增減
常安寂空空

여래는 신통과 변화를 나타내어
일체에서 참다운 도법을 얻으시고,
어리석은 이 고요히 선정 닦으면
마음이 무생물(無生物)과 같아집니다.
009_0713_b_03L如來現神化
一切得眞道
愚癡寂然定
心與無生同

저희들 지금의 설법을 들으니
법화의 지혜를 표현하십니다.
마음으로 해득하여 발원하오니,
일체가 부처님과 같아지기를
009_0713_b_04L我今聽說法
演出法華慧
心解得發願
一切得如佛

이제 성(城)과 국토에서
법화를 연설하시기를 바라오니,
어떤 법을 행하고
몇 가지 일로써 알아야 하겠습니까?
009_0713_b_05L今欲城國土
願便說法華
以何法行得
當有幾事解

빨리 이 법화를 얻고
뜻에 맞추어 그 지혜를 말하여,
모두가 분별하여 알고
일체 마음을 이해하게 하소서.
009_0713_b_07L疾得是法華
依義說其慧
皆令分別知
一切心得解

모든 법의 일을 밝히 아는 것
마땅히 그 중에 얻을 것이니,
얻는 데가 멀거나 가까워야만
곧 부처를 얻게 되올지.
009_0713_b_08L曉了諸法事
當從中外得
得之爲遠近
便可立得佛

다시 겁수(劫數)에 대하여
오래도록 몇 분의 부처를 따라 배워야,
지혜를 이해하고 요체를 얻어
잠시에 변화를 이루겠습니까?
009_0713_b_09L復更於劫數
久從幾佛受
解慧而有要
須臾變化成

원컨대 자세히 연설하셔서
대중으로 하여금 알게 하소서.
태자와 뭇 사람들이
예배하고 단정히 앉았습니다.
009_0713_b_11L願以具演說
皆令大衆知
太子及衆人
作禮還復坐

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법화삼매로 열어 보인 것을 알고자 할 경우,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부처님이 모두 이 산신비유품(散身譬喩品)에서 도를 얻고 진리를 아셨다.”
그 때에 억백천의 하늘들과 범왕과 헤아릴 수 없는 백성과 48만의 보살이 ‘무소종생’을 얻었고, 성문들은 모두 다시 뜻을 내었다.
009_0713_b_12L佛語女利行欲知法華之開解所示現也當來過去現在諸佛皆從是散身譬喩品得道知諦爾時有億百千天及諸梵不可計人民四十八萬菩薩逮得無所從生其有聲聞皆更發
때에 불상(不想)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늘의 대중이 법화삼매를 들었사오나, 해설하는 일의 요긴한 비결은 전혀 받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법화삼매를 말한 것은 모두 수기[訣]를 주되, 겁수가 있고 저마다 스스로의 국토와 처소가 있으므로 다시 말하지 않은 것이다. 그대가 만일 믿지 못한다면 스스로 가서 모두 물어보라.”
009_0713_b_18L時不想菩薩白佛言今日大衆聽聞法華三昧解說事要都未受訣佛告菩薩今日說法華三昧者皆以授訣有劫數各各自有國土處所故不復說耳若汝不解自往皆問之
때에 태자와 왕녀 이행이 보살의 심중에서 묻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해주고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09_0713_b_22L時太子及女利行卽白菩薩心中所欲問卽各說偈答報言
009_0713_c_01L
그대는 높은 지혜가 있으면서
어찌하여 요체를 이해하지 못하는가?
009_0713_c_01L惟賢上智慧
何以不解要

만일에 구하는 생각 있으면
도무지 지혜를 받지 못하리라.
처소가 있다고 설명하면
법화의 일이라 할 수 없네.
009_0713_c_02L其有求想報
皆爲不受慧
當說有處所
則非法華事

입으로 말하기를 요구하거나
참으로 높은 소리 듣고자 하면,
그는 본말(本末)을 알지 못하니
말해도 도리어 알지 못하리라.
009_0713_c_03L要當須口說
欲聽眞高聲
不解其本末
語亦俱不知

도를 닦는 빠른 길 가리키는 것
마치 눈먼 장님과 같은 일이니,
사자의 우렁찬 소리도
오히려 작은 소리라 부르리라.
009_0713_c_05L指示道徑法
猶若如盲人
師子之大音
尚復呼小聲

수기를 받아 부처를 얻었으나
바른 도에 예배할 줄 알지 못하고,
수기를 받아서 국토 갖는 것
비유컨대 또 다시 허깨비와 같으니
상대할 것 있으면 나가서 응하되
미리부터 생각하지 말 것입니다.
009_0713_c_06L受訣已得佛
不知禮正道
受訣有國土
譬亦如幻化
有對便出應
不復預思想

붙일[附] 것을 보고 교수하여서
과거 현재 미래에 가득히 하나,
신통은 모르는 것 없는 법이니
언설이 있기를 기다리지 않네.
009_0713_c_08L見附住敎授
彌及去來今
神通無不知
不須有言說

수기를 받은 이 공무(空無)에 있어
고요히 무위에 안정했으나,
항상된 선정은 움직임이 없는 것
사사롭고 미세한 자 알지 못하리라.
009_0713_c_09L受訣在空無
寂然安無爲
常定不動轉
私細人不知

그렇지 아니할 적에 개연(開演)하면
적정(寂靜)하여 하는 바 없어지니,
이것이 즐거울 바 국토 위에서
청정하게 증득한 것 바르다 하네.
009_0713_c_11L開演於未然
寂靜無所爲
是爲所樂國
淸淨爲證正

사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것을 쾌락한 법에 편안하다 하고,
상호로 광명을 시현하면
이것을 부지런히 시현한다 하네.
009_0713_c_12L不念有思想
是爲快法安
相好示光明
是爲勤苦現

제자와 백성이 있을 때에는
이것을 욕탁(欲濁)에 들었다 하니,
애쓰지 않거나 근념(勤念)치 않으면
모두가 다하여 기멸(起滅)이 없으리라.
009_0713_c_13L弟子有人民
是爲入欲濁
不苦不勤念
都盡不起滅

이렇게 18만억 게송을 말하니, 보살은 기뻐하며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09_0713_c_15L如是說十八萬億偈報菩薩卽歡喜說偈讚曰

나는 스스로 어리석어서
상인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네.
그러한 말씀과 법을 모르고
도리어 수기를 받지 못했다 하였다네.
009_0713_c_17L我自生愚癡
不解上人語
不知其音法
反呼未受決

지금 말씀하신 게송의 뜻은
매우 깊어 자세히 말할 수 없으니,
원컨대 본래의 뜻 일으키시어
정신을 함께 하여 의논[參論]합시다.
009_0713_c_19L如今所說偈
甚深難具陳
願發本時意
與神共參論

때에 태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모든 현자(賢者)들이 모두 아직도 알지 못하였는데, 좋은 방편으로 알게 하셨습니다.”
009_0713_c_20L時太子白佛言今諸賢皆尚不解要以善權方便開解
부처님께서 웃으시니 5색 광명이 가슴과 입에서 나와 시방이 모두 밝아졌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은 허망하게 웃지 않으시니, 웃음에 반드시 뜻이 있을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009_0713_c_22L佛卽笑五色光從心口出十方皆明阿難白佛佛不妄笑笑必有意願聞其說
009_0714_a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대중을 보고 있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보고 있습니다. 이제 여래께서 물으시면 모두 대답하려니와, 각각 시방에서 교화하여 항하사 대중을 제도하고 모두 부처를 이루게 하옵니다.”
009_0714_a_01L佛語阿難汝見大衆不阿難答言今是如來問皆具答各各在十方敎化度恒沙等天人民皆使作佛
그 때에 저절로 향기로운 꽃과 7보가 내려, 삼천 대천 세계를 덮어 두루두루 빈 곳이 없었다.
009_0714_a_04L爾時自然雨香華七寶覆三千大千剎土而周帀遍無有空處
부처님은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화삼매로 알 수 있는 사람 몸의 일도 이와 같다.”
그때 헤아릴 수 없는 항하사 백 천 대중이 모두 위없는 진정한 도의 뜻을 내어 무소종생심(無所從生心)을 얻었으며, 무수한 성문이 모두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었다.
009_0714_a_06L佛語太子此法華所解人身之事如是爾時不可計恒沙百千人民皆發無上正眞道意逮無所從生心無數千聲聞皆逮阿惟越致地
이때 아난이 꿇어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며, 어떻게 봉행해야 합니까?”
009_0714_a_09L阿難長跪白佛言此名何經云何奉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법화삼매(法華三昧)』라 부르며, 왕녀 이행이 질문한 것이고, 사람의 몸을 해석하고 정식(情識)을 흩는 경의 요집(要集)이다.
009_0714_a_10L語阿難名『法華三昧』女利行所問人身散情經要集
사람이 쓰고 외우고 읽으면 80겁에 보시를 행한 것보다 뛰어나며, 공양하고 대하여 꿇어앉으면 보살이 3천억만 겁에 자비를 행한 것보다 나으며, 밝게 알아 차례차례 남에게 가르치면, 항하사 부처님께 공양한 것보다 나을 것이다. 만일 한 번만이라도 이 경을 들은 사람은 생사의 괴로움에 다시 태어나지 않고, 믿지 않고 비방한 자는 지엽말단의 흐름[未流]을 따라가 근본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009_0714_a_12L若有男女書寫誦讀勝行檀八十劫若供養對跪拜勝菩薩行慈三千億萬劫若當曉解展轉相敎勝供養恒邊沙佛若有一聞是經者不復更生死勤苦不信謗者此人以隨末流未復還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이 법화삼매를 부촉[囑]하는 일은 천겁에도 다하지 못할 것이다. 대략 요체를 말했으니 수지하여 쓰고 봉행하되, 한 글자도 빠지지 않게 하고, 구절을 맞추어 바르게 써야 할 것이다.”
태자가 거느린 대중은 소견이 열리어 각각 도의 지혜를 얻으니, 모두가 상수와 같아졌다.
009_0714_a_17L佛語阿難囑累汝法華三昧事千劫尚不能盡粗說要諦受書持奉行勿得減一字正書句逗相得太子所從大衆開解各得道慧皆如上首
그들은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009_0714_a_21L起爲佛作禮而去
法華三昧經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