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六度集經卷第七

ABC_IT_K0206_T_007
011_0338_a_01L육도집경 제7권
011_0338_a_01L六度集經卷第七

오 강거국 사문 강승회한역
011_0338_a_02L吳康居國沙門康僧會譯

5. 선도무극장(禪度無極章)[여기에 9장이 있음]
011_0338_a_03L禪度無極章第五 此有九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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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무극(禪度無極)이란 어떠한 것인가?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 그 뜻을 하나로 하며, 여러 가지 착한 것을 모아 마음속에 두며, 마음의 모든 더럽고 나쁜 것을 착한 것으로써 소멸시키는 것이다.
대저 4선(禪)이 있으니, 1선(禪)의 행은 탐하고 애착하는 다섯 가지 요망하고 사특한 일을 제거하며, 눈으로 화려한 색을 보면 마음이 음란해지고 미치는데, 귀에 소리와 코에 향기, 입에 맛, 몸에 좋음도 다 제거하는 것이다. 도를 행하는데 뜻을 둔 자는 반드시 이런 것들을 멀리해야 한다. 또 멀리해야 할 다섯 가지 번뇌가 있으니, 재물을 탐하는 번뇌[貧財蓋], 성내어 노하는 번뇌[恚怒蓋], 잠자는 번뇌[睡眠蓋], 음탕한 낙의 번뇌[淫樂蓋], 근심하고 의심을 품는 번뇌[悔疑蓋]이다.
도가 있거나 없거나, 부처가 있거나 없거나, 경이 있거나 없거나, 심(心)ㆍ의(意)ㆍ식(識)ㆍ념(念)이 청정하여 때가 없어야 한다. 마음이 밝아서 참됨을 보며 알지 못함이 없나니, 하늘도 용도 귀신도 요괴도 어둡게 할 수 없다. 마치 사람이 많은 원수[十怨]가 있어 몸을 빼내어 홀로 산간에 있으면 아무도 모르게 되고, 또 두려워할 것도 없는 것처럼, 사람이 정욕을 멀리하고 안으로 청정하여 마음이 고요하면 이것을 1선(禪)이라고 한다. 마음이 1선을 얻으면 2선으로 나아가게 된다.
011_0338_a_04L禪度無極者云何端其心壹其意會衆善內著心中意諸穢惡以善消凡有四禪一禪之行去所貪愛五妖邪事眼睹華色心爲淫狂去耳聲鼻香口味身好道行之志必當遠彼又有五蓋貪財蓋恚怒蓋睡眠蓋樂蓋悔疑蓋有道無道有佛無佛經無經心意識念淸淨無垢心明睹眞得無不知天龍鬼妖所不能惑人有十怨脫身離之獨處山閒衆所不知無所復畏人遠情慾內淨心寂斯謂一禪心獲一禪進向二禪
011_0338_b_01L제2선(禪)이란, 어떤 사람이 원수를 피하여 비록 깊은 산에 처하였으나 원수가 찾아올까 두려워서 더욱 깊이 숨는 것, 고요함을 행하여 비록 열 가지 정욕의 원수를 멀리는 하였으나 오히려 욕심의 도적이 와서 도(道) 뜻을 파괴할까 무서워서 제2선을 얻는 것이니, 정욕이 점점 멀어지면 몸을 더럽히지 못한다.
제1 선은 선과 악이 다투는데, 선으로써 악을 없애어 악이 물러가고 선이 나아가는 것이지만, 제2선은 기쁜 마음으로 고요히 머무르니, 다시 착함으로써 가서 저 악함을 소멸시키지는 않는다.
기쁨[喜]과 착함[善]의 두 가지 뜻도 다 스스로 소멸되어 10악이 아주 끊어졌다. 외부에서 인연이 와서 마음에 들어감이 없는 것은, 비유하건대 높은 산 꼭대기에 샘이 있는데, 흘러 들어오는 물도 없고, 또한 용이 비를 내리는 것도 아닌데, 물이 저절로 속에서 나와 맑은 물이 샘에 가득한 것처럼 착함이 속마음에서 나와 악함이 다시 귀와 눈과 코와 입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마음을 제어하는 것을 이와 같이 하면 곧 3선으로 나아가게 된다.
011_0338_a_16L第二之禪如人避怨雖處深山懼怨尋之逾自深藏行家雖遠十情慾怨猶恐慾賊來壞道志得第二禪情慾稍遠不能污己第一之禪善惡諍已以善消惡退善進第二之禪喜心寂止復以善住消彼惡也喜善二意悉自消滅十惡煙絕外無因緣來入心者譬如高山其頂有泉無流入者亦非龍雨水自內出水淨泉滿善內心出惡不復由耳目鼻口入御心如是便向三禪
제3선은 마음을 굳게 지켜 선과 악이 들어오지 않고 마음의 편안함이 수미산(須彌山)과 같으며, 모든 착함이 바깥 일에서 나오지 않고, 선과 악이 고요히 없어져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다. 마치 연꽃의 뿌리와 줄기가 물에 있고, 꽃이 봉우리져서 아직 피지 않은 채 물에 덮여 있는 것과 같다.
3선의 행은 그 깨끗함이 꽃과 같아서 여러 악함을 여의고 몸과 뜻이 함께 편안한 것이니, 마음 제어하기를 이와 같이 하면 곧 4선으로 항하게 된다.
011_0338_b_05L第三之禪守意牢固善惡不心安如須彌諸善不出外事善惡寂滅不入心猶蓮華根莖在水華合未發爲水所覆三禪之行其淨猶華去離衆惡身意俱安御心如是便向四禪
011_0338_c_01L선과 악을 다 버려서 마음에 착함도 생각하지 않고 또한 악함도 두지 않아서 마음속이 밝고 깨끗함이 유리 구슬과 같으며, 또 사녀(士女)가 깨끗하게 스스로 목욕하고 좋은 향을 몸에 바르고, 속옷도 겉옷도 새 것으로 갈아입고, 선명한 웃옷을 걸치면 겉과 속이 향기롭고 깨끗한 것처럼, 보살의 마음이 발라서 저 4선을 얻으면 사특한 무리와 여러 가지 더러움이 그 마음을 덮지 못한다.
마치 깨끗한 비단처럼 무슨 빛깔이나 낼 수 있고, 도자기 만드는 사람이 진흙을 이겨 그릇을 만드는데 자갈도 모래도 없이 된 진흙으로 무슨 그릇이거나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으며, 또 야금사(冶金師)가 명금(名金)을 단련하는데 백천 기교를 마음을 좇아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과 같이, 보살이 마음이 청정하여 저 4선을 얻으면 뜻이 향하는 대로 되어서 가볍게 몸을 들어 날아오를 수도 있고, 물 위를 밟고 갈 수도 있고, 몸뚱이를 분산하여 만 가지로 변화할 수도 있으며, 출입을 틈이 없이 하되 있고 없고를 자유로 하며, 해와 달을 더듬고 하늘땅을 움직이며, 막힘이 없이 보고 투철하게 들어서 듣고 보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마음이 청정하고 보는 것이 밝아서 일체 지혜를 얻는다. 천지의 중생들로서 대신함이 있을 수 없어서 시방에 현재 중생들의 생각하는 바, 아직 싹트지 않은 일과 중생의 혼령이 하늘이 되고, 사람이 되고, 태산ㆍ아귀ㆍ축생 도(道)에 들어가고, 복이 다하면 죄를 받고, 앙화가 끝나면 복을 받고 하는 것들을 멀리 알지 못하는 것이 없다.
대저 4선을 얻으면 불환ㆍ빈래ㆍ구항ㆍ응진ㆍ부처님 여래의 지극히 참되고 평등하고 바른 깨달음의 위없는 밝음을 얻고자 하여 구하면 곧 얻나니, 마치 만물이 다 땅에서 나는 것처럼 5통지(通智)로부터 세존에 이르기까지 다 4선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마치 중생의 짓는 바가 땅이 아니면 서지 못하는 것과 같다.
011_0338_b_10L善惡皆棄心不念善亦不存惡心中明淨猶琉璃珠又如士女淨自沐浴名香塗身內外衣新鮮明上服表裏香淨菩薩心端獲彼四禪群邪衆垢無能蔽其心猶若淨繒在作何又如陶家埏埴爲器泥無沙礫在作何器又猶鍛師熟煉名金百奇千巧從心所欲菩薩心淨得彼四禪意所由輕擧騰飛履水而行分身散變化萬端出入無閒存亡自由日月動天地洞視徹聽靡不聞見淨觀明得一切智未有天地衆生所十方現在衆心所念未萌之事生魂靈爲天爲人入太山餓鬼畜生道中福盡受罪殃訖受福無遠不知夫得四禪欲得溝港頻來不還應儀各佛如來至眞平等正覺無上之明求之卽得猶若萬物皆因地生自五通智至于世尊皆四禪成猶衆生所作非地不立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중생이 세상에 처하여 바로 천제와 선성(仙聖)의 공교하고 약은 지혜를 부려도 이 경을 보지 않아 4기(棄)의 정(定)을 얻지 못하면 오히려 어리석고 몽매하게 된다. 이미 지혜가 있고 또 마음을 하나로 하게 되면 곧 세상을 제도함에 가깝게 될 것이다.”
보살은 선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禪度無極],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38_c_06L衆祐又曰群生處世使天帝仙聖巧黠之智不睹斯經獲四棄之定者猶爲愚矇也旣有智而復一心卽近度世此爲菩薩禪度無極一心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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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구가 식사를 마치고 씻고 양치하고 깊은 산 언덕에 들어가 무덤 사이 나무 밑에 앉아서 손을 깍지끼고 머리를 숙이고 일심으로 생각을 없이하여 마음속에서 5개(蓋)를 제거하였다. 5개가 없어진 뒤에는 그 마음이 환해져서 어둠은 물러가고 밝음만이 있었다.
하늘ㆍ인간ㆍ나는 것ㆍ기는 것ㆍ꿈틀거리는 것들을 돌아볼 때, 그것들이 어리석고 어두워서 5개를 풀어 밝고 착한 마음을 막아서 끊는 것을 가엾어 하였다.
5개를 없이 하여 버리면 모든 착함이 곧 강하여지나니, 마치 가난한 사람이 빚을 얻어 생업을 다스려서 이익을 얻어 빚을 갚고, 남은 재산으로 살 길을 닦아서 날마다 이익이 들어오니 그 사람의 마음이 기쁜 것과 같고, 또 종의 신세를 면하여 양민이 되고, 병이 낫고, 구족(九族)이 날로 일어나고, 옥에 갇혔던 중죄인이 사면을 만나서 나오게 되는 것과 같으며, 또 중한 보배 때문에 바다를 건너고 험한 데를 지나서 집에 돌아와 친척을 보매 그 기쁨이 한량없는 것과 같으니라.
마음에 5개를 지니면 마치 5고(苦)와 같은데, 비구가 진리를 보고 5개를 여의니, 마치 저 범속한 사람이 위의 5환(患)을 면한 것과 같다. 덮음이 물러가고 밝음이 나아가니 여러 악한 것이 다 없어지고 도의 뜻이 강성하여 곧 1선을 얻는다.
011_0338_c_10L昔者比丘飯畢澡漱入深山丘墓閒樹下坐叉手低頭一心滅念內意心中消去五蓋五蓋滅後其心煚然退明存顧愍天人蜎飛蚑行蠕動之傷其愚惑懷斯五蓋遏絕明善之消去五蓋諸善卽强猶若貧人擧債治生獲利還彼餘財修居日有利其人心喜又如奴使免爲良民病獲瘳九族日興牢獄重罪逢赦得又如重寶渡海歷險還家見親其喜無量心懷五蓋猶斯五苦比丘見諦去離五蓋猶彼凡人免上五患退明進衆惡悉滅道志强盛卽獲一
011_0339_a_01L1선으로부터 2선에 나아가는데, 무릇 3행(行)이 있으니, 첫째는 힘써 나아감이요, 둘째는 세면서 생각함[數念]이요, 셋째는 사유함[思惟]이라, 이 세 가지 일로부터 4선을 이루는 것이다.
1선으로써 2선에 이르고, 2선으로써 3선에 이르고, 3선으로써 4선에 이르나니, 4선은 3선보다 낫고, 3선은 2선보다 낫고, 2선은 1선보다 낫다.
제1선은, 10악이 물러가고 5선(善)으로 나아가니 무엇을 10악이라고 하는가? 눈으로 색을 즐기고, 귀로는 소리, 코로는 냄새, 입으로는 맛, 몸으로는 좋은 접촉을 즐기는 것에다가 위에서 말한 5개(蓋)를 아울러서 10악이라고 한다. 무엇을 5선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헤아림[計]이요, 둘째는 생각[念]이요, 셋째는 사랑[愛]이요, 넷째는 즐거움[樂]이요, 다섯째는 일심(一心)인 것이니, 이 5선이 안에 있는 것이다.
제2선은, 헤아리지 않고[不計] 생각하지 않고[불념] 마음을 제어(制御)하여 안으로 관(觀)하며, 선행(善行)이 안에 있어서 다시 저 귀ㆍ눈ㆍ코ㆍ입으로 드나드는 것[出入]이 아니며, 선과 악 두 가지 행동에 다시 서로 간여하지 않고 마음이 안에 처하여서 오직 기쁨만을 지니는 것이다.
3선의 행은, 환희를 제거하여 마음이 청정함으로 향해서 편안하게 고요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여러 응진에게 욕심을 없애서 그 마음을 청정하게 한 자라야 몸이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하리라고 하셨느니라.
제4선은 기쁜 마음[歡喜]이 가고 적정(寂定)을 얻는 것이다.
1선은 귀가 소리에 어지럽고[聲亂], 2선은 마음이 생각에 어지러우며[念亂], 3선은 마음이 기쁨으로 어지럽고[歡喜亂], 4선은 마음이 호흡으로 어지러운데[喘息亂], 1선에서 귀의 소리를 제거하고 2선으로 나아가며, 2선에서 생각을 없애고 3선으로 나아가며, 3선에서 기쁨을 없애고 4선으로 나아가며, 4선에서 호흡을 없애어 공정(空定)을 얻는다.
보살은 선(禪)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39_a_01L自一禪之二禪凡有三行一曰勤二曰數念三曰思惟自斯三事得成四禪以一禪至二禪以二禪之三以三禪之四禪四禪勝三禪三禪勝二禪二勝一第一之禪十惡退善進何謂十惡眼樂色耳音鼻香身好幷上五蓋謂之十惡何謂五一計二念三愛四樂五曰一心斯五善處內第二之禪不計不念制心內善行在內不復由耳目鼻口出入善惡二行不復相干心處在內唯有歡喜也三禪之行除去歡喜心尚淸怕然寂寞衆祐各佛應儀曰諸能滅欲淨其心者身終始安第四之禪喜心去得寂定一禪耳爲聲亂二禪心爲念亂三禪心歡喜亂四禪心爲喘息亂一禪耳聲止進至二禪二禪念滅進至三禪三禪歡喜滅進至四四禪喘息滅得空定菩薩禪度無極一心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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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도에 뜻을 둠에는 대체로 몇 가지 일로 안을 청정하게 하고,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 것인가?
혹 늙은이가 머리가 희고 이가 빠져서 형체가 변하여 달라진 것을 보면 깨달아서 “나도 뒤에 반드시 저러할 것이다” 하고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혹 병자가 몸과 마음이 괴롭고 아픈 것을 보면 마치 매맞는 고초를 당하는 것과 같아서 슬퍼하면서 깨달아서 “나는 뒤에 반드시 저러할 것이다” 하고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혹 중생이 수명이 다하여서 숨이 끊어지고 온기가 가시고 혼신이 떠나고 몸이 차져서 구족이 들어다가 멀리 들 밖에 버리면 한 열흘 만에 부풀어 오르고 썩어 냄새나니, 혹 여우나 개나 새들이 먹고, 살에서 벌레가 생겨서 그 벌레가 도로 몸뚱이를 먹으며, 고름과 피와 오로가 흥건히 땅에 흐르고 해골이 흩어져서 마디마디 곳을 달리하여 발ㆍ발등ㆍ정강이ㆍ넓적다리ㆍ엉덩이ㆍ척추ㆍ갈비ㆍ팔뚝ㆍ머리ㆍ이빨ㆍ해골 따위가 각자 분리된 것을 보면, 도인이 생각하기를, ‘대저 삶에는 죽음이 있으니 사람과 사물은 허깨비와 같다. 모인즉 떠남이 있어서 혼신이 가고 몸뚱이가 흩어지는 것이니, 내가 어찌 머물러 홀로 저와 같지 않겠느냐’ 하고 슬퍼서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011_0339_a_20L菩薩志道凡以幾事能令內淨心一得禪或見老者頭白齒落形體變異睹之意悟曰吾後必然一心得禪睹病者身心困痛猶被杖楚悵然悟吾後必然一心得禪或睹衆生壽命終訖息絕熅逝神遷身冷九族捐遠著外野旬日之閒胮脹爛臭爲狐犬衆鳥所噉肌肉生虫虫還食膿血惡露滂沱流地骸骨解散節異處足趺脛髀尻脊脅臂頭齒髑各自分離道人念曰夫生有死物猶幻會卽有離神逝體散吾豈得獨不如彼乎睹之愴然一心得禪
혹 죽은 지 오래 되어 몸뚱이 뼈가 녹아 없어져서 흙과 먼지로 된 것을 보면 깊이 생각하기를, ‘내 몸뚱이도 저렇게 될 것이다’ 하고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혹 태산지옥의 끓는 물이나 타는 불의 지독함과 혹독하게 찢는 아픔이며, 아귀가 굶주린 채 여러 해를 거듭하는 괴로움과 축생이 도살되어 벗겨지고 갈라지고 끓는 고통을 당함을 들으면 놀라서 일심을 얻는다. 혹 곤궁함과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는 것을 보거나, 혹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왕법(王法)에 의하여 죽는 것을 보고는 도인이 생각하기를, ‘이 사람이 환을 만나는 것은 도의 뜻이 없는 때문이다. 나도 정진하지 않으면 반드시 또 저와 같이 될 것이다’ 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서 선을 얻는다. 깊이 생각하여 안으로 관하니, 아래로는 똥오줌이 내려가서 핍박하고, 위로는 차고 뜨거운 기운이 올라가서 위협하니, 몸뚱이란 싫어할 만한 것임을 깨닫고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혹 흉년에 오곡이 익지 않고 백성들이 궁핍하여 난리를 일으켜 서로 치고 싸워서 주검이 가로 세로로 놓인 것을 보면 슬퍼서 생각하기를, ‘내가 도를 닦지 않으면 반드시 저와 같이 되리라’ 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성하면 쇠함이 있은지라 영화와 재물은 보전하기 어렵고, 젊고 씩씩함에는 늙고 병듦이 있으며, 목숨은 번갯빛 같음을 보고 이를 생각하매 놀라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011_0339_b_10L或見夂死體骨消滅泥土同塵深自惟曰吾體方爾一心得禪或以聞太山湯火之毒酷裂之痛餓鬼飢饉積年之勞畜生屠剝割截之苦存之愕一心得禪或見窮凍餓死或見履非之人爲王法所戮道人念曰斯人遭患由無道志吾不精進必復如彼一其心得禪深惟內觀下卽爲屎尿所迫上卽爲寒熱所愶覺身可惡一心得禪或見惡歲五穀不豐民窮爲亂更相格戰死屍縱橫睹之愴然吾不爲道必復如之一其心得禪盛有衰榮財難保少壯有老病壽猶電光憶之愕然一其心得禪
011_0339_c_01L부처님의 높고 높으심과 상호가 그와 같을 수 없음을 생각하니 다 청정함을 말미암아 부처님이 되기까지에 이른 것이다. 이를 생각하고 기뻐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경전의 깊은 뜻과 사문의 높은 행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몸으로 착한 일을 하여 앞뒤로 덕을 쌓아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다만 어리석어 구하는 것이 부처님의 밝은 법을 어겨서 수고로울 뿐 죄를 더하지만 모든 하늘은 세상에 처하였을 때, 계를 지키고 재(齋)를 받들므로 천상에 오르게 되어 영화와 수명이 한량없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부처님의 깊은 경전을 받고 되풀이하여 생각하며, 중생을 위하여 가르쳐 인도하고는 마음이 환희하여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느니라.
011_0339_c_01L念佛巍巍相難雙矣皆由淸淨致爲衆祐存之欣然一其心得禪念經深義沙門高一其心得禪惟身行善前後積德一其心得禪惟愚所求違佛明法而益罪諸天處世守戒奉齋自致升天榮壽無量一其心得禪受佛深經反覆思之爲衆訓導中心歡喜一其心得禪
중생들을 생각해 보면 이루어짐이 있으면 문득 무너지는데, 무너지는 것은 모두 고통이라, 이를 생각하고 슬퍼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중생의 성품은 스스로 보전하지 못하나, 닥쳐올 변을 도인은 스스로 두려워 한다. 목숨이 다하면 죽음이 이르러서 혹 악도에 떨어지는지라, 세상의 영화와 즐거움과 참과 거짓이 꿈과 같음을 보고 뜻이 거듭 각성되어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모든 음식이 입에 들어가면 침과 콧물이 뒤섞이어 밖에서는 좋으나 속에서는 썩어서 똥오줌이 되니, 이를 생각해 보면 추악한 것이라,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처음에는 엉긴 죽 같다가 점점 커서 삼십 칠팔 일이 되면 몸뚱이가 다 이루어지고, 낳는 어려움에 임하여는 위태함이 많고 편안함이 적으며, 태어난 뒤에는 모든 병에 침노되어 혹은 한 살, 혹은 열 살 혹은 쉰 살에서 백 살까지 간다 하더라도 다 늙고 죽음을 당하여서 이 환을 면할 수 없으니, 나도 또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존재가 있으면 곧 없어져서 찾아도 처한 곳이 없으니 삼계가 다 공한 것이라, 뜻에 탐하고 사모함이 없고, 중생을 생각하되 부처님 경을 보지 않고 삿된 욕심에 가려서 항상함이 아님을 모르는 것을 슬퍼하여서 제도할 것을 서원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011_0339_c_09L存憶衆生有成輒壞壞皆苦惟之愴然一其心得禪衆生之性莫能自保來始之變道人自懼命盡卒至或墮惡道視世榮樂眞僞如夢志重醒悟一其心得禪諸食入口與涕唾澆灒外好內臭化成屎尿憶之可惡一其心得禪兒在母腹初如凝以漸長大三十八七日身體皆成臨生之難多危少安旣生之後諸病竝進或一或十或五十至百年皆當老死無免斯患惟己亦然一其心得有存卽滅尋之無處三界皆空無貪慕悲念衆生不睹佛經邪欲所蔽無知非常誓願拯濟一其心得禪
011_0340_a_01L뜻을 이루고 행이 높아져 4등심을 품어 중생을 가엾이 여겨 기르니, 마치 인자한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거두는 것과 같이 하나니, 아이가 동무들을 따라가 놀면 어머니가 걱정이 되어서 나가 찾다가 아이가 진흙과 먼지투성이가 되어서 배고픔과 목마름에 우는 것을 보고는 가엾어서 눈물을 머금고 안고 돌아와서 목욕을 시키고 옷과 밥을 주며, 몸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기쁘게 되면 어머니가 좋아서 안고 돌아다니면서 전과 같이 놓아 두지 않는데, 도인이 자비로써 중생을 애호함이 저 인자한 어머니보다도 더하여서 천하의 사람들과 날아다니고 기어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로 하여금 부처님을 받들고 경을 보고 사문들을 친하고 부처님 계율을 받아서 품고 행하게 하여 3악을 멀리 여의고 마음으로 착함을 생각하며, 입으로 착함을 말하며, 몸으로 착함을 행하여 3악을 억제하고 길이 3선(善)을 일으켜서 다시는 태산지옥ㆍ아귀ㆍ축생의 궁하고 괴롭고 험한 곳에 떨어지지 않고 복이 끝이 없는 집[無極之福堂]에 편안히 있게 한다.
다시 뒤쫓아 가르치되 복된 곳에 있어 그 때문에 교만하고 방탕해져서 방자하게 악심을 쫓아서 도로 3악도에 떨어질까 무서우므로 영화와 복록의 화를 보이고, 항상함이 아님과 괴로움과 공함의 변으로써 경계하여 함이 없음[無爲]을 취하도록 권하는 것이 저 인자한 어머니가 거두어 보호하는 뜻과 같다.
011_0339_c_22L志成行高懷四等心愍育衆生猶若慈母哀護幼兒兒隨輩熙戲母以慈心行索睹兒爲泥塵所污飢渴啼呼睹兒若茲悲淚抱歸洗浴衣食身康心悅慈母歡喜愛攝徘徊不捨如前道人慈悲愛護衆生踰彼慈母教天下人蜎飛蚑行蠕動之類奉佛睹經親沙門衆採執佛戒懷而行之遠離三惡心念善口言善身行善抑上三永興三善長不令更太山地獄畜生窮苦險處安以無極之福堂尋復追誨懼其處福爲之憍蕩恣縱惡心還處三塗亦榮祿之禍非常苦空之變以誡之也勸取無爲如彼慈母攝護之意也
011_0340_b_01L열여섯 가지 일을 생각하여 그 마음을 하나로 하면 선을 얻나니, 무엇이 열여섯 가지인가? 호흡[喘息]이 길고 짧으면 곧 스스로 알고, 호흡이 몸을 움직이면 곧 스스로 알며, 호흡이 조금 나타나면 곧 스스로 알고, 호흡이 쾌하고 쾌하지 않으면 곧 스스로 알고, 호흡이 그치고 달리면 곧 스스로 알며, 호흡이 기쁘고 슬프면 곧 스스로 알고, 스스로 만물이 덧없음을 생각함을 호흡으로 스스로 알며, 만물은 지나가서 거슬러 올라가 얻을 수 없음을 호흡으로 스스로 알고, 안으로 생각하는 바를 없이 하여 생각하는 바를 버림을 호흡으로 스스로 알며, 몸과 목숨을 방기함이 몸과 목숨을 버리는 것이 아님을 호흡으로 스스로 안다. 도인은 이것이 있으면 이것을 얻고, 없으면 이것을 얻지 못함을 깊이 생각한다. 대저 남[生]이 있으면 반드시 늙고 죽는 환난이 있으나 영혼은 없어지지 않고 곧 다시 몸을 받으며, 남이 없으면 늙음도 없고, 늙지 않으면 죽음도 없나니, 이것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도인이 눈으로 세상의 생사를 관하되 다만 12인연으로 하여서 이것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011_0340_a_14L思十六事一其心得何謂十六喘息長短卽自知喘息動身卽自知喘息微著卽自知喘息快不快卽自知喘息止走卽自知息歡慼卽自知自惟萬物無常喘息自知萬物過去不可追得喘息自知內無所思棄捐所惟喘息自知放棄軀命不棄軀命喘息自知道人深思有是卽得是無是不得是夫生必有老死之患魂靈不滅卽更受身不生卽無老不老卽無死念是一其心得道人以眼觀世生死但以十二因念此一其心得禪
도인이 5사(事)로써 스스로 형체를 관하나니, 첫째는 스스로 얼굴 따위가 자주 변함을 보고, 둘째는 고와 낙이 자주 옮겨가며, 셋째는 뜻과 생각이 자주 변하고, 넷째는 형체가 자주 달라지며, 다섯째는 선악이 자주 바뀌는 것이니, 이것을 5사라고 한다. 자주 변하여 달라지는 것이 마치 흐르는 물이 앞뒤가 서로 미치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도인이 선(禪)을 생각함에는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눈으로 죽은 사람을 보되 머리에서 발까지 자세히 생각하고 익히 보아서 생각에 두고 마음에 붙여서 가거나 앉거나 눕거나 일어나거나 먹거나 마시거나 하는 만 가지 일에 항상 생각하고 마음에 붙여서 그 뜻을 견고히 한다.
선을 얻어 생각하는 바에 자재함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두어 섬의 쌀로 밥을 짓는데, 익고 안 익은 것을 알고자 하면 곧 쌀 한 낱알을 집어서 비벼 보아서 하나가 익은 것이 분명하면 나머지는 다 익은 것이니, 도의 뜻도 이와 같아서 마음의 돌아 달리는 것이 물 흐르는 것과 같아도, 도인은 곧 한 일을 생각해서 마음이 머물고 뜻이 청정하면 응의(應儀: 아라한)의 참도[眞道]와 멸도(滅度)를 얻을 수 있다.
011_0340_b_03L道人以五事自觀形體一曰自觀面類數變二曰苦樂數移三曰志意數轉四曰形體數五曰善惡數改是謂五事數有變異猶如流水前後相及念此一其心得禪道人念禪當云何目見死人自頭至足諦思熟視存想著心行坐臥起飯飮萬役常念著心以固其志禪自在所念譬如人炊數斛米飯欲知熟未直取一米捻燮視之一米熟者明餘者皆熟道志若茲心之迴走猶水之流道人直念一事心停意淨應儀眞道滅度可得
제1선에서 응의를 얻고자 하면 될 수 있는가, 없는가?
011_0340_b_15L第一之禪欲得應儀可得不
얻는 자도 있고 얻지 못하는 자도 있다.
어떻게 해서 얻을 수 있고, 어떻게 해서 얻지 못하는가?
1선에서 생각[念]이 있고 애욕[愛]이 있으면 도가 이뤄지지 않는다. 천지는 덧없고 허공도 보전하기 어려우니, 안의 더러움을 다하고 탐착과 애욕의 생각이 없다. 뜻을 이와 같이 맑히면 응진(應眞)을 얻을 수 있다.
2선, 3선에서 4선에 이르도록 마음 잡기를 마땅히 1선과 같이 할 것이니, 뜻이 1선에 있으면 응의(應儀)를 얻지 못하더라도 목숨을 마치고는 7천(天)에 올라가서 1겁의 수명을 받을 것이며, 2선에 있으면 마침내 11천에 올라가서 2겁의 수명을 받을 것이며, 3선에 처하면 마침내 15천에 올라가서 8겁의 수명을 받을 것이며, 4선에 처하면 마침내 19천에 올라가서 16겁의 수명을 누릴 것이다.
011_0340_b_16L中有得者有不得者何行能得何行不得於一禪中有念有愛道則不成天地無常虛空難保盡內穢垢無貪愛念志淨如斯應眞可得二三至四執心當如一禪志存一禪未得應儀命終可趣卽上七天受壽一劫在二禪終上十一天受壽二劫處三禪終上十五天受壽八劫處四禪終上十九天壽十六劫
011_0340_c_01L도인이 스스로 몸 안의 오로(惡露)를 관찰하여 온통 깨끗하지 않다고 여긴다.머리털ㆍ살ㆍ뼈ㆍ가죽ㆍ눈물ㆍ콧물ㆍ침ㆍ힘줄ㆍ핏줄ㆍ골수ㆍ간ㆍ폐ㆍ장ㆍ위ㆍ심장ㆍ쓸개ㆍ비장ㆍ신장ㆍ똥ㆍ오줌ㆍ고름ㆍ피 따위 더러운 것들이 함께 합하여져서 사람이 되었으니, 마치 주머니에다 오곡(五穀)을 넣은 것과 같다. 주머니를 쏟고 분별하여 보면 가지가지가 각각 다른 것처럼 밝은 사람은 이와 같이 안으로 그 몸뚱이를 보매, 4대가 가지 수대로 제각기 이름이 있어서 도무지 사람이란 없는 것이다. 무욕(無欲)의 관(觀)으로써 본래의 공함을 보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011_0340_c_01L道人自觀內體惡露都爲不淨髮膚髑髏皮肌眼瞬涕唾筋脈肉髓肝肺腸胃心膽脾腎屎尿膿血衆穢共合乃成爲人猶若以囊盛五穀也有目瀉囊分別視之種種各異明人如此內觀其身四大種數各自有名都爲無人以無欲觀乃睹本空一其心得禪
도인이 깊이 관하여 몸을 흙[地]ㆍ물[水]ㆍ불[火]ㆍ바람[風] 4대로 구별하되, 털ㆍ뼈ㆍ이ㆍ가죽ㆍ살ㆍ오장은 흙이고, 눈물ㆍ콧물ㆍ침ㆍ고름ㆍ피ㆍ땀ㆍ기름ㆍ골수ㆍ오줌은 곧 물이며, 몸의 온기와 열은 주로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이것은 불이고, 천식 호흡은 곧 바람이다. 마치 칼잡이[屠兒]가 축생을 잡아서 네 등분으로 갈라놓았다면 그는 자세한 것을 아는 것처럼, 도인이 안으로 관하여 4대로 나눠서 구별하되, 이것은 흙, 저것은 물로, 불과 바람도 그렇게 갈라 보면 도무지 사람은 없는 것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뜻이 고요하여 그 마음을 하나로 하면 선을 얻는다.
도인이 스스로 호흡의 장단(長短)을 알고, 더디고 빠르고 크고 가늘고를 다 구별하여 아는 것이, 마치 사람이 물건을 깎는 데 있어 스스로 깊고 얕음을 아는 것과 같으니, 숨쉬는 것 생각하기를 이와 같이 하여 그 마음을 하나로 하면 선을 얻는다.
보살은 선(禪)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40_c_08L人深觀別身四大地水火風髮毛骨皮肉五藏斯卽地也目淚涕唾血汗肪髓腦小便斯卽水也內身溫熱主消食者斯卽火也喘息呼吸卽風也譬如屠兒殺畜刳解別作四分具知委曲道人內觀分別四大地彼水火風俱然都爲無人念之志一其心得禪道人自覺喘息長短遲疾巨細皆別知之猶人削物自知深淺念息如此一其心得禪菩薩禪度無極一心如是
011_0341_a_01L
77
태자가 나가서 노닐려고 하니, 왕이 국내에 신칙하여 뭇 더러운 것이 태자가 가는 길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라고 하였다.
태자가 성을 나가니 제2의 천제(天帝)가 노인으로 화하여 그 수레 앞에 당도하니, 머리는 희고 등은 굽었는데, 지팡이에 의지하고 비틀걸음을 쳤다.
태자가 말하였다.
“이 사람은 무엇인가?”
수레를 모는 사람이 대답하였다.
“늙은 사람입니다.”
“무엇을 늙는다고 하는가?”
“4대의 근(根:六根)이 익어서 남은 목숨이 얼마 없는 것입니다.”
“나도 뒤에 역시 늙을 것인가?”
“자고로 늙음을 면한 성인은 없었습니다.”
‘나를 존귀하고 영화롭다 하여 보통과 다르다고 하지만 이런 것을 면하지 못한다면 영화라는 것이 내게 무슨 이익됨이 있으랴’ 하고, 궁으로 돌아와서 이를 생각하고 일심으로 선(禪)을 얻었다.
왕이 신하에게 물었다.
“태자가 나아가서 노니는데 나라를 보고 기뻐하더냐?”
“길에서 늙은이를 보고는 세상이 항상함이 아님을 생각하고 마음으로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왕이 나라를 버릴까 무서워서 음악하는 사람들을 더 늘려서 영화로써 혹하게 하고, 여러 가지 음악으로써 어지럽혀서 그의 도에 대한 뜻을 무너뜨리고 임금의 자리를 지키게 하고자 하였다.
011_0340_c_19L太子出遊王勅國內無令衆穢當彼王道太子出城第二天帝化爲老人當其車前頭白背僂倚杖羸步太子斯人何乎御使對曰老人矣何謂爲老四大根熟餘命無幾太子曰吾後亦當老乎對曰自古有老無聖免茲太子曰吾謂尊榮與凡有異俱不免榮何益己還宮存之一心得王問僕曰太子出遊觀國喜乎道觀老叟存世非常心不爲欣懼去國重益樂人惑之以榮華亂之以衆音欲壞其道意令守尊位也
뒤에 다시 나아가 노니는데 왕이 거듭 신칙하여 말하였다.
“늙은이가 길가에 있는 일이 없도록 하라.”
먼젓번 그 제석이 다시 병자로 화하여서 몸은 기진 맥진하여 살은 다 빠지고 뼈만 남았는데, 게다가 오로를 몸에 바르고 문 옆에 의지하여 있었다.
태자가 물었다.
“이건 또 무슨 사람이냐?”
“병든 사람입니다.”
“어떻게 해서 병이 드는가?”
“음식을 절도 있게 하지 않고 눕고 일어남을 항상함이 없게 하므로 이러한 병을 얻어서 혹 낫기도 하고 혹 죽기도 하옵니다.”
“나도 역시 음식을 절제하지 않고 눕고 일어남을 항상함이 없이 하면 병들 것이 아닌가.”
“몸뚱이가 있으면 곧 병이 따르는 것이니 이 환을 면할 수 없습니다.”
태자가 말하였다.
“나도 환을 면하지 못할 것이니 뒤에는 반드시 이와 같을 것이다.”
궁에 돌아와서 이를 생각하고 일심으로 선에 들었다.
011_0341_a_08L復出遊王重勅曰無令羸老在道側前釋復化爲病人體疲氣微肉盡骨立惡露塗身倚在門側斯復何對曰病人也何謂爲病飮食不臥起無常故獲斯病或愈或死吾亦飮食不節臥起無常當更病乎對曰有身卽病無免斯患太子曰不免患後必如之還宮存之一心入
뒤에 나갔을 때는 제석이 다시 죽은 사람으로 화하여서 들것에 메여 가는데, 만장을 세우고 애통해 하는 행렬이 길을 막으니, 태자가 물었다.
“이것은 또 어떻게 된 사람이냐?”
“죽은 사람입니다.”
“무엇을 죽었다고 하느냐?”
“목숨을 마치면 혼신은 옮겨 가고 몸뚱이가 분산되어 길이 친척들과 더불어 여의는 것이오니, 애통하여 그 자리에 있기 어렵습니다.”
“나도 또한 그러하겠구나.”
“높은 성인의 순수한 덕으로도 이 환은 면할 수 없습니다.”
수레를 돌려 궁으로 돌아가서 일심으로 선에 들었다.
011_0341_a_17L後出帝釋復化爲死人舁擔建旐哀慟塞路斯復何人對曰死人謂爲死命終神遷形骸分散長與親痛夫難處太子曰吾亦然乎對曰聖之純德無免斯患迴車還宮一心入禪
011_0341_b_01L뒤에 다시 나아가 노니는데, 왕의 농원 여막에 가서 나무 밑에 앉아 밭가는 것을 보니, 파 뒤집은 흙에서 벌레가 나오는데, 혹은 상하였거나 혹은 죽은 것을 새가 쫓아가서 먹는지라, 마음에 처량하여 길이 탄식하였다.
‘애닲다. 중생들의 불안함이여, 안타까워도 어찌할 수 없구나.’
이를 생각하고 슬퍼하여 일심으로 선에 들었다.
그때 해가 한창 성하게 나와 태자의 몸에 쬐니 나무가 가지를 숙여 가려서 해에 그을지 않게 하였다.
왕이 찾아 나왔다가 멀리 위없는 성덕(聖德)의 영(靈)을 보고 슬픔과 기쁨이 뒤섞여서 자기도 모르게 절을 하니, 태자가 또한 땅에 머리를 조아렸다. 부자간의 인사가 끝나고 왕은 궁으로 돌아갔으며, 태자는 일심으로 선에 들었다.
보살은 선(禪)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41_a_22L後復出遊之王田廬坐樹下耕犂者反土虫出或傷或死鳥追食心中愴然長歎曰咄衆生擾擾焉難處念之悵如一心入禪日盛出照太子身樹爲低枝不令日炙尋所之遙睹無上聖德之靈悲喜交不識投身稽首爲禮太子亦俱稽首于地父子辭畢王還于宮太子一心入禪菩薩禪度無極一心如是

78
태자가 처음 탄생하여 왕이 관상쟁이로 하여금 상을 보게 하니, 관상쟁이가 말하였다.
“나라에 있으면 반드시 비행황제가 될 것이고, 나라를 버리고 사문이 되면 마땅히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 될 것입니다.”
왕이 세 계절의 궁전을 짓고, 봄ㆍ여름ㆍ겨울이면 각각 궁전을 달리하였다. 궁전에는 5백의 기녀가 있었는데 살찌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았으며, 키도 나무랄 데 없었고 얼굴이 아름답고 밝은 것이 모두 복숭아와 오얏꽃 같았으며, 각각 몇 가지씩의 재주를 겸하여 그 자태가 어진 이를 혹하게 할 정도였는데, 이로써 태자를 즐겁게 하였다.
궁전 앞에 단 과실 나무를 줄지어 심었는데 꽃향기가 감돌았고, 청정한 욕지(浴池) 둘레에는 여러 가지 꽃과 기이한 새들이 있어서 우는 소리가 서로 조화되었다.
궁전 문을 여닫는 소리는 40리에 들렸고, 충신 위사(衛士)들이 순찰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경비하는 새에 교청새[鵁鶄]와 원앙새가 있어 서로 놀라서 울었다.
011_0341_b_07L太子初生王令師相師曰處國必爲飛行皇帝捐國作沙門者當爲天人師王興三時殿春夏冬各自異殿殿有五百妓人不肥不瘦長短無訶華鮮明皆齊桃李各兼數伎姿態傾以樂太子殿前列種甘果華香苾淸淨浴池中有雜華異類之鳥聲相和宮門開閉聞四十里忠臣衛士徼循不懈警備之鳥鵁鶄鴛鴦驚鳴相屬
011_0341_c_01L태자의 나이 17세에 경을 통달하지 않음이 없으니, 스승이 도리어 절하고 배웠다. 왕이 태자 비(妃)를 맞아들이니 비의 이름은 구이(裘夷)였는데, 용모와 자색(姿色)의 아름다움이 천녀(天女)에 비견되었다. 태자의 힘은 60마리의 거대한 코끼리를 꺾어서 물리칠 만하였다.
나이 19세에 이르니, 태자에게 기녀가 모두 합하면 무릇 1천5백 인이나 되었는데, 함께 한 궁전에 있게 하여 그 기악(伎樂)을 지극히 누리게 하였으니, 이는 태자를 피로하여 눕게 해서 출가를 버릴 수 있기를 바라서였다.
하늘이 기녀들로 하여금 다 누워서 아는 것이 없게 하였으나, 태자만 고요히 생각하였다. 태자가 모든 기녀들을 보니, 마치 나무 인형과 같아서 백 마디가 다 빈 것이 대나무 마디와 같았고, 수족은 땅에 늘어졌으며, 눈물 콧물이 흘러나왔고, 입의 침이 볼을 더럽혔으며, 북 위에 엎어진 채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기녀들은 다 훌륭한 귀고리를 달아서 걸으면 흔들려서 반짝거렸고, 구슬 영락에 옥고리를 장식하였으며, 비단에 수를 놓은 훌륭한 옷을 입었다.
그런데 지금 거문고ㆍ비파ㆍ쟁(箏)ㆍ피리[笛]ㆍ갈잎피리[笳]ㆍ퉁소 따위 악기가 땅위에 가로 세로 흩어져 굴렀고, 경비하는 새와 수위(守衛)하는 자들도 모두 잠들어서 아무 것도 몰랐다.
태자가 가림이 없는 눈으로 두루 여러 사람의 몸을 관찰하다가 돌아와서 그 아내를 보니, 머리털ㆍ해골ㆍ뼈ㆍ이ㆍ손톱ㆍ손가락ㆍ피부ㆍ근육ㆍ고름ㆍ피ㆍ힘줄ㆍ핏줄ㆍ심장ㆍ쓸개ㆍ비장ㆍ신장ㆍ간장ㆍ폐장ㆍ창자ㆍ위 (胃)ㆍ눈물ㆍ똥ㆍ오줌ㆍ콧물ㆍ침뿐이라, 안으로 보면 마른 뼈와 같고, 겉으로 보면 살주머니[肉囊]와 같아서 하나도 귀할 것이 없는, 깨끗하지 않은 냄새나는 것이라, 이렇게 보고 생각할 때 사람으로 하여금 토악질을 하게 하였다.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좋은 의복으로 그 겉을 향기롭게 감쌌으나 똥ㆍ오줌ㆍ피ㆍ고름으로 그 속을 채웠으니, 어리석은 자는 그 겉을 믿지만 밝은 자는 그 속을 보고 만 리만큼이나 멀리하고도 오히려 눈을 감는다.
011_0341_b_17L太子年十七無經不通師更拜受王爲納妃妃名裘夷容色之華天女爲雙力勢頓卻六十巨象至年十九太子都合諸妓凡千五百人處一殿極其伎樂欲令疲臥可得捨天令樂人皆臥無知太子靖思視諸伎人猶木梗人百節皆空中如竹手足垂地涕淚流出口唾污頰鼓亂頭樂人皆著名璫垂懸步搖華珠璣瓔珞琨環雜巧羅縠文繡上服御衣琴瑟箏笛笳簫樂器縱橫著警備之鳥及守衛者頓瞑無識子以無蔽之眼遍觀衆身還觀其妃頭髮髑髏骨齒爪指皮膚肌肉膿血髓腦筋脈心膽脾腎肝肺腸胃眼窌屎尿涕唾內視猶枯骨外視猶肉囊無一可貴不淨臭處睹之存憶令人吐逆猶藍假面文綵衣之熏香其表以屎尿膿血滿著其內愚者信其表明者睹其內遠之萬里猶復閉目也
태자가 몸뚱이를 보매 허깨비와 같아서 오래 보전하기 어렵고, 세상에 있는 것이 빌린 것이니, 반드시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이었다. 가로 세로 흩어져서 누워 있는 자는 마치 죽은 송장과 같으니, 더욱 좋지 않았다.
일심으로 참선을 하다가 선에서 깨어서 우러러 별[沸星]을 보니 밤이 이미 한밤중이었다.
그때 모든 하늘이 허공에 가득 차서 합장하고 절을 하고 꽃과 향을 흩고 여러 가지 음악을 울렸으며 헤아릴 수 없는 소원을 일으켰다.
태자가 모든 하늘이 머리를 조아림을 보고 곧 경을 설하였다.
“음란하고 방일함이 가장 나쁜 것이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미치고 취하게 하며 올바름을 비방하고 사특함을 감탄하며, 어둠으로써 밝음을 삼게 하나니, 이러므로 모든 부처님과 벽지불ㆍ아라한들이 좋다고 말씀하지 않으신 것이다. 마땅히 어서 멀리하여야 하리라.”
되풀이하여 생각하고는 차닉(車匿)을 불러서 어서 건척(鞬陟)에 안장을 갖추도록 하였다.
011_0341_c_13L太子睹之若幻難可夂保處世假借必當還主臥者縱橫猶如死屍愈不樂焉一心得禪從禪覺仰視沸星已向半諸天側塞叉手作禮華香衆樂擧頭無量太子睹諸天稽首卽說經曰淫泆最惡令人狂醉謗正歎邪以瞑爲明是故諸佛辟支佛阿羅漢不譽爲善當疾遠之反覆思惟呼車匿曰疾被鞬陟
011_0342_a_01L 그리고 또 생각하였다.
‘성문을 여닫을 때는 소리가 40리나 들리니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하늘들이 모두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이 성문을 소리가 없게 하여 궁 안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옵고, 말발굽 소리도 고요하게 하여서 작은 소리도 나지 않게 하겠나이다.”
태자가 말에 오르니 백억 제석과 4백억 사대천왕과 하늘ㆍ용ㆍ귀신들이 받들고 따르면서 인도하여 길을 평탄하게 하고 하늘 음악으로 읊조리기를,
위없이 높고 높으신데 우리가 나서 만남이여,
신령한 빛 접하오매 마음의 번뇌가 사라져서
영원히 쇠하지 않는 것을.
8난의 고통을 멀리하시는, 세존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거듭 말하였다.
“다행한 일이다. 우리는 부처님을 만났으니…….”
말이 문을 나간 뒤에 문은 소리를 내었다. 말이 목이 메어 슬피 울부짖으니 눈물이 볼을 적셨다. 모든 하늘이 왕을 제지하여 온 나라가 알지 못하게 하였다.
그렇게 한 까닭은 태자로 하여금 빨리 불도를 얻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태자가 이렇게 하여 금륜왕(金輪王)의 7보의 지위를 버리고 여러 가지 고통을 참고 중생을 제도하였다.
보살은 선(禪)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41_c_22L重自惟曰城門開閉聞四十里云如之何諸天僉曰敬諾世尊吾等御門令其無聲宮人無知馬蹄寂然不聞微聲太子上馬百億帝釋四百億四大天王天龍鬼神翼從導引平治塗路天樂詠歌無上巍巍吾生遇哉得睹靈輝消心塵勞世不衰痛夫八難遠尊可哀重曰哉吾等偶諧馬始出門門卽有聲哽咽悲鳴淚流交頰諸天 ((袖-由+厭)) 一國無知所以然者欲令太子早得佛道太子棄金輪王七寶之位忍衆苦度衆生菩薩禪度無極一心如是
011_0342_b_0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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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가 아직 도를 얻지 못하였을 때 땅에 짚과 풀을 가져다가 깔고 나무 밑에 합장하고 단정히 앉아서 여러 가지 더러운 생각을 버리고 그 마음을 맑게 하고 그 뜻을 하나로 하여 스스로 결심하였다.
‘오늘부터 시작하여 살이 마르고 힘줄이 썩더라도 여기서 부처가 되지 못한다면 내가 끝까지 일어나지 않으리라.’
보살이 곧 1선을 얻고 2선과 3선을 거쳐서 4선에 이르렀다. 곧 일야(一夜)에 숙명통[術闍]을 얻었고, 수없는 겁의 부모ㆍ형제ㆍ처자ㆍ구족에 대하여 알았으며, 이야(二夜)에 천안통을 얻어서 수없는 겁의 빈부ㆍ귀천ㆍ장단ㆍ흑백과 중생의 마음속에 생각이 있고 생각이 없는 것을 알아서 알지 못함이 없었으며, 삼야(三夜)에 누진통을 얻어서 3독이 다 없어지고 밤이 밝을 무렵에 불도를 이루셨다. 그리고는 깊이 스스로 생각하셨다.
‘내가 이제 부처를 얻고 보니 심히 깊고 심히 깊어 알기 어렵고 마치기 어렵도다. 미세한 중에도 미세하고, 묘한 중에도 묘하도다. 이제 불도를 이루어서 모를 것이 없음을 얻었도다.’
일어나서 용이 있는 물에 이르셨다.
용의 이름은 문린(文隣)이었다. 문린이 있는 물가에 나무가 있었는데, 부처님께서 나무 밑에 앉으셔서 이렇게 생각하셨다.
‘예전에 정광부처님께서 내게 높은 수기를 하시되, 당래에 석가모니불이 되리라고 하시더니, 참으로 그 수기와 같이 내가 이제 부처가 되었도다. 수없는 겁으로부터 지금까지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明度]의 공을 쌓아 세운 원으로 이제 지극히 존귀함을 얻었으니, 착함을 지은 복이 돌아온 것이라. 나의 공이 헛되지 않았구나.’
부처님께서 마침 이렇게 생각하시고 문득 선도무극에 드셨다.
011_0342_a_11L太子未得道時取地槁草於樹下叉手正坐棄衆垢念淸其心一其志念曰今日爲始肌筋枯腐於此不得佛者吾終不起菩薩卽得一禪二三至四禪卽於一夜得一術闍知無數劫父母兄弟妻子九族二夜之中得二術闍自知無數劫貧富貴賤長短白黑衆生心中有念無念得無不知三夜之中得三術闍三毒都滅夜向明時佛道成矣深自思曰吾今得佛甚深甚深難知難了微中之微妙中之妙也今佛道成得無不知起至龍水所龍名文鄰文鄰所處水邊有樹佛坐樹下曰昔者錠光佛授吾尊決當爲釋迦文佛眞如所聞吾今得佛自無數劫來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明度積功之願始今得極尊善福歸不亡我功佛適念之便入禪度無極
부처님께서 물가에 계시니 광명이 용의 거처에 투철하여 비친지라, 용이 그 광명을 보고 비늘이 모두 일어섰다. 용이 일찍이 세 부처님을 보았으니, 구루진불(拘婁秦佛)과 구나함모니불(拘那鋡牟尼佛)과 가섭불(迦葉佛)이었다.
이 세 부처님께서 도를 얻으실 때도 다 이 자리에 앉아서 용의 거처에까지 광명을 비추었던 것이다.
용이 광명을 보고 생각하였다.
‘이 광명이 전에 세 부처님 광명과 같은 것이라 세간에 없는 것인데, 다시 부처님께서 출현하신 것이로구나.’
용이 크게 기뻐서 물에서 나와 좌우를 돌아보다가 부처님께서 나무 밑에 앉아 계신 것을 보았다. 몸에 32상을 갖추시고 자마금색으로 광명이 혁혁함이 해와 달보다 더하였고, 상호의 단정하심이 나무에 꽃이 핀 것과 같았다.
용이 부처님께 나아가서 절하고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는 부처님한테서 40리를 떨어져 가서 일곱 머리로써 부처님 위를 가리고 기뻐서 7일 7야 동안 풍우(風雨)를 지었다.
부처님께서는 단정히 앉아서 움직이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헐떡이지 않고 쉬지 않고 7일 동안 식사를 안 하셨으나 부처가 된 기쁜 마음에는 도무지 몸에 대한 생각이 없으셨다.
용이 또한 크게 기뻐서 7일을 먹지 않았으나 주리고 목마른 생각이 없었고, 7일을 마치니 풍우도 그쳤다.
부처님께서 선정에서 깨어나셨다.
011_0342_b_07L佛在水邊光明徹照龍所居龍睹光影鱗甲皆起龍嘗見三佛婁秦佛拘那鋡牟尼佛迦葉佛三佛得道皆在此坐明悉照龍所居龍睹光明念曰斯光與前三佛光影齊同世閒得無復有佛乎龍大歡喜出水左右顧視睹佛坐樹下身有三十二相紫磨金色光明弈弈過月踰日相好端正如樹有華龍前趣佛頭面著地遶佛七帀身去佛四十里以七頭覆佛上龍喜作風雨七日七夕佛端坐不動不搖不喘不息七日不食得佛心喜都無有想龍大歡喜亦七日不食無飢渴念七日畢風雨止佛禪覺
011_0342_c_01L 용이 바라문의 소년으로 화하여서 좋은 옷을 입고 길게 무릎 꿇고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추위도 없고, 뜨거움도 없으며, 굶주림도 없고, 목마름도 없으며, 공과 복이 모여서 여러 가지 독이 해하지 못하는 세상에 부처님이 되어서 삼계에 특히 높으시니 어찌 즐겁지 않으오리까?”
부처님께서 용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모든 부처님께서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중생이 3악도를 떠나서 사람이 되는 것이 즐겁고, 세상에 처하되 한가히 있어서 도를 지키는 것이 즐겁고, 예전에 들은 바를 이제 다 얻는 것이 즐겁고, 세상에 처하되 자비를 품고 중생을 해하지 않는 것이 즐거우며, 천마(天魔)의 중한 독이 다 없어지는 것이 즐겁고, 담박하고 욕심이 없어서 영화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즐거우며, 세상에서 도를 얻어서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 되어서 공(空)과 불원(不願)과 무상(無相)의 정(定)에 뜻을 두고, 비록 여러 가지 욕심을 가진 몸이 있더라도 정신을 본래의 무(無)로 돌려서 길이 고요함에 있으면 영원히 고통이 없어지는 것이니, 이것이 위없는 즐거움이니라’라고 하셨다.”
용이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이제부터 이후에는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용에게 말씀하셨다.
“방금 여러 성자들이 응진을 서원하고 굶주리는 고통을 제거하고자 하니, 또한 마땅히 미리 스스로 귀의(歸依)할지니라.”
용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나이다.”
스스로 비구들에게 귀의하니, 축생 중에서 부처님께 귀의하고 먼저 교화된 자는 이 용이 제일이었다.
보살은 선(禪)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42_b_21L龍化爲梵志年少鮮服長跪叉手稽首問曰得無寒無熱無飢無渴福會聚衆毒不加處世爲佛三界特豈不快哉佛告龍曰過去諸佛經衆生離三惡道得爲人快處世閑居守道志快昔者所聞今皆獲快世懷慈不害衆生快天魔重毒皆歇惔怕無欲不慕榮快於世得道爲天人師志空不願無相之定衆欲之有身還神於本無長存之寂永與苦斯無上之快矣龍稽首言自今以自歸佛歸法佛告龍方有衆聖誓應儀欲除饉苦亦當豫自歸之自歸除饉衆畜生之中歸佛先斯龍爲首菩薩禪度無極一心如是
011_0343_a_01L
80
부처님께서 가시다가 길가 나무 밑에 앉으셨는데 1천2백50명의 비구와 함께 계셨다. 일심으로 선정에 드셨을 때 5백 대의 수레가 지나갔다. 그때 부처님께서 몹시 목이 말라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물을 가져오라. 내가 마시고자 한다.”
“방금 5백 대의 수레가 지나갔기 때문에 그 물이 매우 흐려서 마실 수가 없나이다.”
거듭 신칙하셨다.
“내가 더욱 목이 마르니 너는 빨리 물을 가져오라.”
이렇게 두세 번이나 신칙하시니, 아난이 아뢰었다.
“계곡이 있으니 이름은 구대(鳩對)라고 하옵니다. 물이 맑고 아름다워서 목욕도 할 수 있고 마실 수도 있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과 이런 말씀을 하고 계실 때 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름은 포계(胞罽)인데, 바라문을 스승으로 섬겼었다. 그 바라문은 이름이 라가람(羅迦藍)이었다.
포계가 부처님의 신령한 빛을 보니 몸빛이 자금색이며, 상호가 아주 특이하여 옛 성인에게도 희유한 것이었다. 마음에 기쁨이 넘쳐서 합장하고 곧 나아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방금 5백 대의 수레가 이리로 갔나이다. 세존께서 듣고 보고 하셨나이까?”
“듣지 못하였고 보지 못하였노라.”
포계가 또 아뢰었다.
“세존께서 누워계셨나이까?”
“내가 좌선을 하여 일심정(一心定)을 얻었었노라.”
011_0342_c_13L佛行得小徑其邊有樹佛坐其下千二百五十比丘俱一心入定有五百乘車過佛時盛渴告阿難曰爾取吾欲飮之屬有五百乘車過水盛濁不可飮又重勅曰吾渴尤甚爾駛取水來至再三阿難曰有溪名鳩對淸澄且美可浴可飮佛與阿難說斯未竟時有一人名胞罽師事逝逝心名羅迦藍胞罽睹佛靈輝色紫金相好甚奇古聖希有心喜踰拱手直進稽首而曰屬有五百乘車由斯行矣世尊寧聞見乎不聞不見也胞罽曰世尊臥乎吾坐禪得一心定
포계가 감탄하였다.
“여래ㆍ무소착ㆍ정진각의 현묘하고 깊은 선정이 이럴 수도 있나이까? 수레가 향하는 곳은 나라가 진동하고 몸이 진애로 더럽혀지거늘, 도를 뜻하시고 휘청거림이 없으시며 듣지 않으시고 보지 않으시니, 하늘땅은 움직여도 이 뜻은 기울이기 어려운 줄 아나이다. 저의 스승이 계실 때 역시 길가 나무 밑에서 참선을 하셨는데, 그때 역시 5백 대의 수레가 그 앞으로 지나갔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묻기를, ‘수레가 가는 것을 듣고 보고 하였느냐?’고 하니, ‘듣지 않았고, 보지 않았다’고 하였나이다. 그 사람이 또 말하기를, ‘당신은 잠들었던 것이냐?’고 하니, ‘나는 마음을 하나로 하여 청정한 선정을 얻었으므로 듣지 못한 것이다’라고 하였나이다. 그 사람이 말하기를, ‘아라한의 도[羅漢道] 뜻의 깊음이 이럴 수가 있는가. 수레가 앞을 지나가서 몸이 먼지로 더렵혀져도 알지 못하니’ 하고, 그 사람이 저분의 뜻이 깊고 현묘함을 보고는 종신토록 스승으로 섬겼었나이다.”
포계가 또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고요하고 안정되어 휘청거림이 없으신 뜻이 저의 돌아가신 스승과 같나이다. 오늘부터 목숨을 마치도록 부처님 5계를 받들고 청신사가 되겠사오니 감히 여러 가지 나쁜 짓을 하겠나이까?”
011_0343_a_04L胞罽歎曰如來無所著眞覺玄深之定乃至斯乎車向者震躬污塵埃志道無猗不聞不見坤可動斯志難傾吾師在時亦於道邊樹下得禪亦有五百乘車歷其有人問曰寧聞見乎不聞不睹其人曰子時臥出乎吾一其心得淸淨定故不聞其人曰羅漢道志深乃如之乎車歷前身污塵而不覺人睹彼志幽玄師事終年胞罽曰寂定無猗之志猶吾往師自今日始終命奉佛五戒爲淸信士敢履衆惡
011_0343_b_01L부처님께서 포계에게 말씀하셨다.
“5백 대의 수레소리와 우레 진동하는 소리가 어느 것이 크겠느냐?”
“천 대의 수레소리도 비올 때 작은 천둥소리에 견줄 수 없는데 어찌 하물며 격노의 벼락소리이오리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예전에 아담현에 있을 때 초막 밑에 앉아서 생사의 근본을 생각하였는데, 사나운 바람ㆍ비ㆍ우박ㆍ우레ㆍ번개ㆍ벼락으로 네 마리의 소와 밭 갈던 형제 두 사람이 죽었었다. 그 고을 백성들이 모두 나와서 구경하였는데, 내가 나가 경행하려는데 한 사람이 내게로 오기에 내가 묻기를,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무엇을 보는 것이냐?’고 하였다. 그 사람이 사실대로 이야기하고는 ‘부처님께서는 그때 어디에 계셨나이까?’ 하였다. ‘혼자서 이 초막 밑에 있었노라’ 하니, 그 사람이 또 묻기를, ‘그러면 그때 주무셨나이까’ 하였다.
‘아니다’라고 대답하였더니, ‘어찌 깨어 계시면서 듣지 않으실 수 있나이까? 도의 뜻이 심히 깊으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부터 원컨대 스승으로 세존을 섬기고 다섯 가지 청정한 계율을 밤들어 청신사가 되겠으며 종신토록 참됨을 지키겠나이다’라고 한 일이 있느니라.”
011_0343_a_15L佛告胞罽五百車聲孰如雷震之響對曰千車之聲猶不比雨之小雷況激怒之霹靂乎世尊曰吾昔處阿譚縣蓬廬之下坐惟生死之本暴風雨雹雷電霹靂殺四特牛耕者兄弟二人其縣黎民觀者甚衆吾時出經有一人至吾所吾問之曰衆將何觀乎其人如事說之人曰佛時何之答曰獨在屋下人曰佛時臥乎人曰焉有寤而不聞乎志道甚深今之後願師事世尊奉五淨戒爲淸信士終身守眞
포계가 듣고는 마음이 열리고 맺힌 것이 풀려서 그 기쁨이 한량없었다.
종자(從者)에게 신칙하였다.
“집 창고에 금으로 짜서 만든 옷 천 벌이 있으니 그 속에서도 좋은 것으로 가져오라. 내가 부처님께 울리리라.”
종자가 명을 받고 집에 돌아가서 가져오니, 포계가 자기 손으로 옷을 부처님 몸에 입혀 드리고 물러나서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이제부터 원컨대 세존께옵서 높으신 몸을 굽히시어 저희들 마을의 청신사들 처소에 왕림하옵시고, 아울러서 제 집에도 내려오셔서 종문의 여러 사람이 각각 자신의 부처님께 공양하게 하여 주소서.
하늘땅이 다하도록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써 하늘ㆍ용ㆍ귀신이나 날고, 기고, 꿈틀거리는 것들을 봉양하는 것이 하루 동안 한 사문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거늘 하물며 위없는 바르고 참되신 부처님이오리까? 원컨대 큰 자비를 베푸시어 제게 다함이 없는 복을 내리소서.”
세존께서 매우 좋다고 하셨다.
011_0343_b_04L胞罽聞之心開結解其喜無量顧勅從者曰內藏金織成衣有千領擇取妙者來吾欲上佛者承命歸家取來胞罽自手以衣被佛身上退稽首曰自今願世尊屈影靈之吾鄕諸淸信士所幷顧下吾家門巨細各自親身供養於佛畢天地之壽以至恭之心奉養天龍鬼神蜎飛蚑行蠕動之類者不如一日飯一沙門豈況無上正眞佛乎願垂弘慈授吾無極之福世尊曰大善
보살은 선(禪)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43_b_14L菩薩禪度無極道志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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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부처님께서 스스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되었을 때 이름이 상비(常悲)였다. 상비보살이 항상 눈물을 흘리고 다녔다.
그때 세상에 부처님께서 안 계시고 경전은 다 없어지고 사문 성현들을 볼 수 없었다. 항상 부처님을 뵙고 경의 오묘한 뜻을 듣기를 생각하였으나, 그때 세상이 더럽고 탁하여서 바름을 배반하고 사특함을 향하여서 사치하고, 거짓되며, 사리(私利)를 탐하여 나아감이 마치 나비가 불을 좋아함과 같아서 4등(等:四無量心)과 6도(度:6바라밀)가 영원히 편안한 집인데도 세상에서 부처님의 이 법을 버리고 저 위험한 화로 나아감으로써 스스로 부서지므로 근심이 되고 슬퍼져서 애통해 하고 다니는 것이었다.
옛날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영법무예(影法無穢)여래왕이었다. 멸도에 드신 지 오래 되어서 경법이 다 없어졌다. 상비보살이 꿈에 그 부처님을 보았는데, 그를 위하여 설법하셨다.
‘삼가 뽐내는 일이 없도록 하라. 배우는 보살의 행실이란 것은 마음에 은애(恩愛)의 때를 버리고 6정(情)의 지저분한 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나니, 여러 가지 애욕을 남겨서 털끝이나 실낱만큼이라도 마음속에 감추어 두지 말라. 모든 생각이 고요히 없어지면 이것을 함이 없음[無爲]이라고 하느니라.’
보살이 부처님한테서 이 법을 듣고는 마치 굶주린 사람이 달게 먹은 것과 같아서 그 기쁨이 한량없었으며, 마음의 때가 제거되어 청정한 선정에 들었으며, 곧 집을 버리고 처자를 멀리하고 깊은 산의 들어가서 한적하게 있으면서 산의 물과 과실로써 스스로 생활하였다.
011_0343_b_15L衆祐自說爲菩薩時名曰常悲常悲菩薩常流淚且行時世無佛經典悉不睹沙門賢聖之衆常思睹佛聞經妙旨時世穢濁背正向邪華僞趣利猶蛾之樂火四等六度永康之宅而世廢佛斯法就彼危禍以自破碎故爲愁荒哀慟且行往昔有佛名影法無穢如來王滅度來夂經法都常悲菩薩夢見其佛爲其說法云愼無貢高學士之行去心恩愛之垢無著六情之塵勞無遺衆愛毛髮之藏爾心內諸念寂滅是爲無爲菩薩從佛聞斯法猶餓夫得甘食其喜無量心垢除入淨定卽棄家捐妻子入深山處閑寂以山水果蓏自供
산에 있으면서 손을 들어 가슴을 치면서 슬피 부르짖었다.
‘내가 지금 태어난 것이 원망스럽습니다. 부처님 세상을 만나지 못하고 부처님 경전을 듣지 못하오니 시방에 현재하신 지극히 참된 세존이시여, 밝게 보시고 밝게 들으시어 일체를 다 아시고, 황홀하고 아득하게 광명이 가지 않는 데가 없으시니, 원컨대 존령(尊靈)을 나타내시어 저로 하여금 부처님을 뵙고 큰 법과 큰 도의 지극한 이치를 듣게 하여 주소서.’
애원하는 소리가 마침 끝나자 천신(天神)이 내려와서 말하였다.
‘밝은 보살이여, 그렇다면 다시 슬퍼하지 말라. 부처님께 큰 법이 있으니 지혜도무극[明度無極]의 지혜라고 한다. 과거의 여러 부처님, 지금 현재에, 또 미래에 다 이 법을 말미암아서 도를 이루나니, 그대는 반드시 찾아서 그 글을 외워 익히고 그 뜻을 품어 알아서 받들어 행하라. 그대는 반드시 4무소외(無所畏)와 10력(力)과 18불공법(不共法)을 얻어 자금색의 몸과 끝이 없는 정수리의 광명이 있게 되고 시방에 경도(經道)가 있을 것이다. 그대는 밝은 임금ㆍ뭇 성인의 어른ㆍ천상 인간의 스승이 되리니, 응의(應儀)인 각 부처님께서도 지님이 없는 것이니라.’
011_0343_c_07L處山擧手椎心哀號而云吾生怨乎不値佛不聞佛經十方現在至眞世尊視徹聽皆一切知恍惚髣髴暉靡不願現尊靈令吾睹佛得聞弘摸大道極趣哀聲適訖天神下曰明士乃莫復哀號佛有大法名明度無極之明過去諸佛今現在甫當來皆由斯成爾必索之誦習其文懷識其義奉而行之爾必得四無所畏十種力十八不共身色紫金項光無際十方經道爾爲明主衆聖之尊天人之師應儀各佛所無有也
011_0344_a_01L상비보살이 우러러보면서 물었다.
‘누구한테서 이 높은 법을 들어야 합니까? 어떠한 방편으로 어느 국토에 가야 하며, 그 스승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천신이 말하였다.
‘그대는 여기서 정동쪽으로 가되, 색(色)ㆍ통(痛)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생각하지 말고, 고ㆍ낙ㆍ선ㆍ악과 귀ㆍ눈ㆍ코ㆍ입ㆍ몸ㆍ마음과 아(我)와 사람이 지나간 세상에 겪어 온 바와 오는 세상의 일을 생각하지 말고,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ㆍ공(空)과 청ㆍ황ㆍ백ㆍ흑 따위 여러 빛과 탐욕ㆍ음란ㆍ성냄ㆍ우치ㆍ질투와 남녀 구족과 좌ㆍ우ㆍ전ㆍ후ㆍ고(高)ㆍ하(下)ㆍ지(遲)ㆍ질(疾)을 생각하지 말고, 부처가 있고, 부처가 없고, 경도(經道)가 있고, 경도가 없고, 현성이 있고, 현성이 없고를 생각하지 말고 그대의 뜻을 비우며, 여러 가지 원을 끊으라. 그대가 이렇게 마음을 잡아서 나의 가르침에 어김이 없이 하면 곧 지혜도무극의 성전을 보게 되리라.’
상비보살이 우러러 말하였다.
‘잘 알았습니다. 끝까지 이를 지키겠습니다.’
천인이 거듭 말하였다.
‘정진하여 그것을 보존하라.’
그리고는 홀연히 나타나지 않았다.
011_0343_c_19L常悲菩薩仰視報曰當由誰聞斯尊法乎以何方便之何國土厥師族名天人報曰爾自斯正東行無念色痛想行識無念苦樂善惡耳目鼻口身心吾我及人往世所更來世之事無念地水火風空靑黃白黑都及衆色貪淫瞋恚愚癡嫉妒男女九族左右前後高下遲疾無念有佛無佛有經道無經道有賢聖無賢聖空爾意絕衆願爾之執心無違吾教今睹明度無極聖典常悲菩薩仰曰敬諾終始戢之天人重曰精進存之言竟忽然不現
보살이 가르침을 받고 마음을 바르게 하여 안을 깨끗이 하고 동으로 가면서 찾기를 수일 동안 하다가 서서 깊이 생각하였다.
‘내가 숙세의 복이 없어서 태어났으되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에 사문이 없으며, 임금과 신하의 마음이 어지러운 것이다. 부처님 지혜도무극의 어둠을 제거하는 높은 스승께서는 여기서 몇 리나 가야 계시는지 알 수 없다.’
부처님을 보지 못하는 동안 마음이 더욱 비장해져서 온통 울면서 갔다. 정성의 지극함이 모든 부처님께 느껴졌다.
상방의 부처님께서 날아오셔서 그의 앞에 계시니, 몸빛이 자금색이었으며, 상호가 뛰어나게 거룩하셔서 얼굴은 보름달과 같았고 목에는 햇빛 같은 광명이 있었다. 모든 하늘이 모시어 따랐는데 보배 휘장과 꽃 일산에 풍악을 울리고 꽃을 흩었으며, 합장하고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보살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너의 그 쾌하고 꿋꿋함은 세상에서 보기 드물도다.’
보살이 부처님을 뵙고 한편 기쁘고 한편 슬퍼서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원컨대 부처님께옵서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얽매임을 끊어 주시고, 저의 맺힘을 풀어 주시고, 저의 눈멂을 열어 주시고, 저의 병을 고쳐 주시고, 저를 위하여 경을 설하여 주소서.’
011_0344_a_08L菩薩受教端心內淨東行索之數日卽止深自思曰吾宿薄祐生不値佛世無沙門君臣憒憒無知佛者明度無極除冥尊師去斯幾里未睹之頃心中悲猛擧哀而行精誠之至感於諸佛上方佛來飛在其前身色紫金相好絕聖面若滿月項有日光諸天翼從寶帳華蓋作樂散華叉手垂首佛歎菩薩善哉善哉爾之快健睹世希有薩見佛且喜且悲稽首而曰願佛哀斷我繫解吾結開吾盲愈吾病吾說經
011_0344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3계가 다 공한 것이다. 대저 존재하는 것은 다 없어는지는 것이니, 만물이 허깨비와 같아서 한 번 나고 한 번 멸함이 마치 물거품과 같으니라. 세상을 보면 다 그런 것이니 너는 그렇게 생각하여라.
내가 너를 위하여 경을 설하니 마음을 바르게 하여 자세히 듣고 삼가 잊어버림이 없이 하여라. 여기서 동으로 2만리를 가면 나라가 있으니 이름은 건타월(建陀越)이다. 모든 보살들의 성(城)이어서 한 나라 안에 모두 높은 보살뿐이고 평범하고 용렬한 사람이 없으며, 모든 보살의 덕을 설하고자 하는데 겁수(劫數)가 이미 다하였으나 그 덕이 남음이 있느니라.
지존상덕(至尊上德)의 보살의 이름은 법래(法來)인데, 저 모든 성자 중에서 마치 별 속의 달과 같으니라. 모든 경전을 품어서 그 밝음이 한이 없으며, 지혜도무극의 경을 펴서 연설하되 되풀이하여 사람을 가르치는데, 모든 보살이 경을 받은 자, 외우는 자, 쓰는 자, 경의 근원을 정하는 자가 있다. 너는 가 보아라. 반드시 너의 스승이 되어서 네게 부처를 찾도록 권할 것이니 빨리 달려 가라. 너를 위하여 안팎의 지혜도무극의 밝은 덕을 설할 것이다.’
상비보살이 부처님께서 저 보살의 이름과 덕을 찬탄하심을 듣고 마음이 법희(法喜)에 들어 현재정(現在定)을 얻었고, 여러 생각이 다 고요해졌으며, 모든 부처님께서 자기를 위하여 지혜도무극의 덕을 설하시고, 자기의 정진과 부처님을 찾는 공을 찬탄하시는 것을 보았는데, 모두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부처를 구하는 뜻을 너는 얻었도다. 나도 옛날에 처음 뜻을 발하였을 때 역시 그러하였더니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다 너와 같이 찾느니라. 너는 반드시 부처가 되어서 일체 중생을 건지리라.’
011_0344_a_20L佛告之曰三界皆空夫有悉萬物若幻一生一滅猶若水泡世皆然爾其思之吾爲爾說經端心諦聽愼無忘也自是東行二萬里國名揵陁越諸菩薩城也一國之內皆是上士無凡庸人欲爲說諸菩薩之德劫數已盡其德有餘至尊上德菩薩名法來於彼諸聖猶星有月諸經典其明無限敷演明度無極之反覆教人諸菩薩有受經者誦者書者定經原者爾往見焉必爲爾師勸爾索佛疾馳就之自當爲爾說內外明度無極景德常悲菩薩聞佛歎彼菩薩名德心入法喜得現在定想都寂悉睹諸佛爲己說明度無極之德歎己精進索佛之勳僉曰善哉求佛之志爾爲得之吾於往昔始發意時亦皆然也已逝甫來現在諸佛皆如爾索矣爾必得佛濟一切生也
상비보살이 정에서 깨어나서 좌우를 돌아보니 다시 모든 부처님께서 보이지 않았다.
곧 다시 마음이 슬퍼져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신령하신 빛이 어디서 왔다가 지금 어디로 간 것이냐?’
011_0344_b_15L常悲菩薩從定寤左右顧視不復睹諸佛卽復心悲流淚且云諸佛靈耀自何所來今逝焉如
보살은 선(禪)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44_b_18L菩薩禪度無極一心如是
011_0344_c_01L
82
예전에 두 보살이 있었으니 뜻이 맑고 행이 조촐하여 안으로는 고요히 욕심이 없었고, 겉으로는 천금(天金)과 같았다.
더럽고 탁한 무리들을 버리고 산택(山澤)에 처하여 돌을 파서 집을 만들고 한가히 있으면서 뜻을 고요히 하고 마음을 고요히 하였다. 부들 옷과 풀자리에 과실을 먹었고, 샘물을 마시면서 청정히 하여 함이 없었다. 뜻이 허공과 같았고, 4선을 갖추어 5통의 지혜를 다 얻었으니, 첫째는 투철하게 보아 아무리 멀어도 못 봄이 없는 것이며, 둘째는 밝게 들어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못 들음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날아다녀서 못 드나드는 데가 없는 것이며, 넷째는 시방 중생의 마음속 생각을 다 아는 것이며, 다섯째는 무수한 겁 동안 과거의 생애에 겪어 온 바를 스스로 아는 것이었다.
범천ㆍ제석ㆍ신선ㆍ성자와 모든 하늘ㆍ용ㆍ귀신이 머리를 조아리지 않음이 없었다.
산택에 처하기 60여 년이었는데, 중생들이 점점 더 어리석고 어두워서 악을 하면 뒤에 중한 재앙이 있고, 정을 누르고 욕심을 버리고 3존을 공경하여 받들면 복이 메아리처럼 응하여 와서 반드시 그 영화를 얻는다는 것을 보지 않음을 가엾게 생각하였다.
그 두 보살은 하나는 이름이 제기라(題耆羅)요, 하나는 이름이 나뢰(那賴)였다. 제기라가 밤에 일어나서 경을 외우다가 피곤하여 누웠더니, 나뢰가 역시 그때 경을 외우다가 잘못하여 제기라의 머리를 밟았다.
011_0344_b_19L昔有兩菩薩志淸行淨內寂無欲如天金去穢濁之群處山澤鑿石爲閑居靖志菅衣草席食果飮泉淨無爲志若虛空四禪備悉得五通一能徹視無遐不睹二能洞聽無微不聞三能騰飛出入無閒四能通知十方衆生心中所念五能自知無數劫來宿命所更梵釋仙聖諸天龍靡不稽首處山澤六十餘年悲念衆生展轉愚冥不睹爲惡後有重殃約情棄欲敬奉三尊福至響應必獲其榮二梵志者一名題耆羅二名那題耆夜興誦經疲極臥出那賴時亦誦經誤蹈題耆羅首
제기라가 곧 일어나서 말하였다.
“누가 내 머리를 밟았느냐? 내일 아침해가 나면 한 대에 네 머리를 부숴서 일곱 조각을 내는 것이 좋겠다.”
나뢰가 말하였다.
“모르고 그대를 밟았을 뿐인데 저주함이 어찌 그리 지독한가. 대저 움직이지 않는 그릇 같은 것도 오히려 서로 부딪칠 수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 함께 있으면서 끝까지 잘못함이 없으랴. 그대의 말이 항상 진실한 것이고 보면, 내일 아침해만 나면 내 머리는 반드시 일곱 조각이 될 것이니, 내가 마땅히 해를 제지하여 나오지 못하게 해야겠다.”
드디어 그렇게 하니 5일 동안이나 해가 아니 나와서 온 나라가 어두웠다. 횃불과 촛불로 서로 찾으니 여러 관청의 업무도 할 수 없었으며, 임금과 백성이 당황하여 관료들을 모으고 도사(道士)를 청하여서 왕이 물었다.
“해가 나지 않는 것은 그 허물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
도사 중에 5통을 얻은 자가 말하였다.
“산중에 도사 두 사람이 약간의 다툼이 있어서 해를 제지하여 못 나오게 하는 것입니다.”
왕이 물었다.
“그 다툼이란 어떻게 된 것인가?”
도사가 본말을 갖추어서 왕에게 말하였다.
011_0344_c_10L題耆卽興而誰蹈吾首者明旦日出一竿破爾之首爲七分善乎那賴曰誤蹈爾耳祝誓何重瓦器不行之類尚有相觸豈況於人共處終年而不誤失乎言常誠明旦日出吾首必爲七分矣吾當制日不令其出遂爾不出五日之閒擧國幽冥炬燭相尋衆官不修君民惶惑會群寮請道士王曰日之不出其咎安在道士之中有五通者山中道士兩有微諍故制日令不出耳王曰其諍有緣乎道士具以本未爲王說之
011_0345_a_01L왕이 물었다.
“어떻게 해야 되느냐?”
도사(道士)가 대답하였다.
“대왕께서 여러 각료들과 백성들을 거느리고 가서 저분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화해하게 하십시오. 반드시 인자하게 화해할 것입니다.”
왕이 곧 조서를 내려 도사가 지시한 대로 하고, 그 산택에 나아가서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하였다.
“나라가 풍족하고 백성이 편안한 것은 두 어른의 덕인데 이제 불화하시니 온 나라가 제자리를 잃었습니다. 그 허물은 제게 있고 백성에게는 죄가 없사오니 원컨대 용서하소서.”
나뢰가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힘써서 저 사람에게 깨우쳐서 저의 뜻이 풀어진다면 제가 해를 놓겠습니다.”
왕이 제기라에게 가서 나뢰의 뜻을 말하니, 왕에게 말하였다.
“그로 하여금 진흙을 머리에 바르게 한다면 해를 놓아도 조각이 나고 나뢰는 아무렇지도 않을 것입니다.”
왕과 신하와 백성들이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었다.
두 도사가 왕을 위하여 널리 나라를 다스리되 마땅히 4등과 덮임이 없는 자비로써 할 것을 말하고, 5계(戒)를 지키고 10선을 받들어 행하도록 권하니, 왕과 신민들이 모두 계를 받았다.
왕이 나라로 돌아가서 조서를 내렸다.
“사람에게는 높고 낮음이 있을 수 없다. 5계와 10선경(善經)에 의하여 나라의 정사를 하리라.”
이런 뒤로 왕의 덕이 초목에 미치고, 충신들이 진실되고 또 청백하게 사양하며, 아버지의 법과 어머니의 예의를 집집마다 높이고, 도를 지켜서 곧고 미더우며, 집에 효자가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보살이 그 나라의 임금이 3존을 알지 못하고, 신하와 백성들은 마음이 어지러워 삿된 소견으로 스스로 가려 마치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다니는 것 같음을 보고서 그 헛되이 죽어 불경을 보지 못하는 것을 가엾어하였으므로 일부러 이러한 변을 일으켜 밝음을 보게 하고자 한 것이니라.”
011_0344_c_22L王曰奈之何答曰王率群寮民無巨細馳詣于彼稽首和解彼必慈和王卽有詔如道士令詣于山澤叩頭曰國豐民寧二尊之潤今不和率土失所其咎在我黎民無過願赦之那賴曰王勤曉彼意彼意解吾放日矣王之題耆羅所宣那賴王卽曰令彼以泥塗其首放日首卽破爲七分那賴無爲王臣黎民靡不欣懌兩道士爲王廣陳治國以四等無蓋之慈勸奉五戒載十善而行王及臣民僉然受戒王還國有詔曰人無尊卑帶五戒十善經以爲國政自斯之後王潤逮草木忠臣誠且淸讓父法母儀室家各尚守道貞家有孝子衆祐曰兩菩薩睹其國主不知三尊臣民憒憒邪見自蔽冥中閉目行愍其徒死不睹佛經爲斯變欲其睹明也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뢰는 나였고, 제기라는 미륵이었느니라.”
보살은 선(禪)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45_a_17L佛告諸比丘賴者吾身是題耆羅者彌勒是菩薩禪度無極一心如是
六度集經卷第七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