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菩薩瓔珞經卷第十四

ABC_IT_K0385_T_014
012_0662_a_01L보살영락경 제14권
012_0662_a_01L菩薩瓔珞經卷第十四 一名現在報


축불념 한역
장용서 번역
012_0662_a_02L姚秦涼州沙門竺佛念譯


39. 시방법계품(十方法界品)
012_0662_a_03L十方法界品第三十九

그때에 세존께서 장차 멸도하고자 하고 그 뒤 90일 동안 반열반을 취하면서 사부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적에 마가다[摩竭國]에서 성불하였고, 이미 성불한 뒤에는 법락강당(法樂講堂)에 있었느니라. 시방의 항하 모래 수효의 온갖 보살이 모두 구름처럼 나의 처소에 모여서 저마다 권하여 나로 하여금 법을 설하게 하였었다.
012_0662_a_04L爾時世尊將欲滅度卻後九十日當取般泥洹告四部衆吾昔成佛於摩竭國旣成佛後在法樂講堂十方恒沙一切菩薩皆來雲集來至我所各勸進令我說法
그때에 보살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우발연화장(優鉢蓮華藏)이었다.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세상 사람이 아주 우매해서 참 법[真法]을 모르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바른 뜻을 연설하시어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해탈을 입게 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파두마장(波頭摩藏)이었다. 그가 나의 처소에 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나고 죽음에 빠져서 5도(道)를 유전하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감로의 문[甘露門]을 열어서 오래 굶주린 이에게 제도를 입게 하사이다.’
012_0662_a_09L爾時有菩薩名優鉢蓮花藏而白我言世人多愚不識眞法唯願世尊敷演正義令一切衆得蒙解脫復有菩薩名波頭摩藏至我所前白我言沈翳生死流轉五唯願世尊開甘露門久飢虛者蒙濟度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희장(喜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세상에는 고뇌가 많아서 12인연(因緣)에 얽히고 집착한 탓에 대성인(大聖人)의 얼굴을 뵙지 못했나이다. 오직 원컨대 꼭 제도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전단장(栴檀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5탁(濁)의 끓는 가마솥 같은 세상에서는 참되고 바른 법을 알지 못하나이다. 지혜의 태양이 이미 내려오시었으니, 오직 원하옵건대 어둠을 덜어 주옵소서.’
012_0662_a_15L復有菩薩名曰喜藏前白我世多有苦惱縛著十二緣不睹大聖顏唯願當濟度復有菩薩名栴檀前白佛言五濁鼎沸世不識眞正慧日旣以降唯願除闇冥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금강장(金剛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중생의 마음은 매우 치열하여 항상 5욕(欲)을 내어 탐내고 집착하나이다. 그래서 여래의 성품을 알지 못하나니, 오직 원하옵건대 법을 펴 주시기 바라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역장(力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온갖 세상은 무상(無常)해서 나고 멸함이 각각 한정이 있나이다. 높으신 어른께서 이제 내려오시었는데, 어찌하여 때로 법문을 설하지 않으시나이까.’
012_0662_a_19L復有菩薩名金剛藏前白佛言衆生然熾劇恒貪著五欲不識如來性唯願頒宣復有菩薩名曰力藏前白佛言切世無常生滅各有限尊今旣降形何不時說法
012_0662_b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구장(無垢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높으신 어른은 지금 연꽃 같아서 여러 가지 진구(塵垢)에 집착하지 않으셔서 안팎이 모두 평등하시오니, 여래의 법을 펴 주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청정장(淸淨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하늘의 스승께서 오래 나타나지 않아서 세상 사람이 늘 어둠에 처했나이다. 높으신 어른이 이제 이미 내려오셨으니, 오직 원하옵건대 때로 법을 설하옵소서.’
012_0662_b_02L復有菩薩名無垢藏白佛言尊今如蓮花不著諸塵垢外悉平等布現如來法復有菩薩名淸淨藏前白佛言天師久不現世人恒在冥尊今旣降形唯願時說法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여래장(如來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과거의 온갖 항하 모래와 같은 여래 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모조리 법을 설하셨나이다. 높으신 어른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지금 잠자코 계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유음(濡音)이었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상에 태어나 부처님 만나기 어렵고, 높은 경법(經法) 듣기도 어렵고, 사람의 몸을 받기가 어렵고, 중생을 제도해서 해탈시키기도 어렵나이다.’
012_0662_b_06L有菩薩名如來藏前白佛言過去諸恒沙如來等正覺出現皆說法尊今何故嘿復有菩薩名曰濡首前白佛生世値佛難聞尊經法難得受人身難度脫衆生難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자씨(慈氏)였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일체의 온갖 근심과 우환은 모두 은애(恩愛)를 말미암아 생기고, 세상에는 불법(佛法)에 어긋나는 사람이 많사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깨달음을 열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사자(師子)였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저 사람이 법을 듣고자 하면 세 가지 걸림의 형상[三礙形]을 끊어 없애야 하나이다. 높으신 어른은 이제 무상사(無上師)이시니, 원하옵건대 온갖 사람을 제도하시옵소서.’
012_0662_b_11L復有菩薩名曰慈前白佛言一切衆苦患皆由恩愛世多非法人唯願尊開悟復有菩薩名曰師子前白佛言夫人欲聞法斷除三㝵形尊今無上師願度一切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량계(無量界)였다. 그가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의 힘은 두려운 바가 없고 법계는 부사의(不思議)하나이다. 과거와 미래의 부처님도 이곳에서 법을 설하시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허공장(虛空藏)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본무(本無)의 등정각은 물듦 없고 더럽혀진 바 없어서 평등하게 사람을 제도해 해탈시키시는데, 무슨 까닭에 고요히 계시나이까.’
012_0662_b_16L復有菩薩名曰無量界前白佛言佛力無所畏法界不思議過去當來說法於此處復有菩薩名虛空藏前白佛言本無等正覺無染無所污平等度脫人何故寂然住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혜조(慧造)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고 죽음이 매우 괴로워서 마치 사람이 연못에 빠진 것과 같나이다. 높으신 어른께서는 이제 큰 배의 선장이시니, 오직 원하옵건대 때로 건져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광조(光造)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행이 이미 다해서 벌써 삼계의 고통을 여의었고, 자비의 네 가지 평등심과 본래의 서원도 이제 여기 있습니다.’
012_0662_b_20L復有菩薩名曰慧造前白佛言生死甚爲苦人沒在淵尊今大舩師唯願時渡濟復有菩薩名曰光造前白佛言衆行今已盡已離三界苦慈悲四等心本誓今所在
012_0662_c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법조(法造)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중생계는 헤아리기 어렵고 일체의 은애(恩愛)가 모여 있어서 삼보(三寶)가 오랫동안 끊어졌나이다.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법을 설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착(無着)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혜 광명이 내려와 비추어서 3독(毒)의 어두움과 세인의 다섯 괴로움[五苦]의 근심을 없애주시니, 오직 높은 어른께서는 바른 법을 연설하소서.’
012_0662_c_02L復有菩薩名曰法造前白佛衆生界難量一切恩愛會三寶久斷絕願尊時說法復有菩薩名曰無前白佛言智慧光明降照除三毒世人五苦患唯尊演正法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외(無畏)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뜻을 금강처럼 잡고 큰 서원도 매우 굳건해서 마음이 맑기가 허공과 같으니, 원하옵건대 온갖 액을 당한 사람을 구원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호각(護覺)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혜 있는 사람이 내려 왔사오니 마땅히 무수한 사람을 제도하리라. 원하옵건대 온갖 것을 구제하여 피안(彼岸)에 이르게 하사이다.’
012_0662_c_06L復有菩薩名曰無畏前白佛言執意如金剛弘誓甚牢固心淨如虛空願救諸戹復有菩薩名曰護覺前白佛言人已降形當度無數人願救濟一切使得至彼岸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생(無生)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바른 법은 부사의하되 밝게 통달한 자는 너무나 적어서 무수한 겁에 행을 쌓았으니, 원하옵건대 그 공을 헛되게 하지 마사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신족(神足)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혜의 눈[慧眼]이 이제 내려왔사오니 마땅히 어질지 못한 사람들을 제도하시리라. 본래 없음의 평등한 지혜로 온갖 고통과 우환을 여의게 해 주십시오.’
012_0662_c_11L復有菩薩名曰無生白佛言正法不思議曉達者甚少數劫積行願莫唐其功復有菩薩名曰神足前白佛言慧眼今已降當度不肖人本無平等慧令離諸苦患
다시 보살이 있으니, 그 이름이 뇌성(雷聖)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행은 본래 없다는 지혜로 일체를 통달하신 사람은 모든 번뇌를 완전히 끊으셨으니, 높으신 분이시어, 지금이 바로 그때이옵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뇌음(雷音)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은 일체를 초월해서 지혜가 수없는 겁을 행하고 스스로 났다 자연히 멸하니, 한량없고 지나침이 없는 높으신 분입니다.’
012_0662_c_15L有菩薩名曰雷聲前白佛言衆行本無慧智達一切人明斷諸塵垢尊今正是時復有菩薩名曰雷音前白佛佛尊過一切智行無數劫自生自然滅無量無過尊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상비(常悲)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높으신 어른은 본래 고행(苦行)을 쌓아서 나고 죽음의 어려움을 거치셨네. 부처님의 해[佛日]가 지금 이미 돋았으니, 어리석음의 어둠을 알지 말라.’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환화(幻化)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법을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이 허깨비와 같아서 참다운 것 아니요, 도는 마땅히 평등해야 하나니,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께서는 때로 부연해 설해 주옵소서.’
012_0662_c_20L復有菩薩名曰常前白佛言尊本積苦行經歷生死佛日今已出莫知愚癡冥復有菩薩名曰幻化前白佛言思惟一切法幻化亦非眞道當以平等願尊時敷
012_0663_a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염(無厭)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3세 중생의 고통은 8정도(正道)를 듣지 못함인데, 가장 훌륭한 분께서 이제 이미 내려왔으니 하늘의 스승을 목마르게 앙모한 지 오래입니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용맹(勇猛)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그래서 수없는 세상에 행을 쌓음이 헤아릴 수 없고 위신이 일체를 회복하오니, 원하옵건대 일체의 고뇌를 없애주소서.’
012_0663_a_02L復有菩薩名曰無厭前白佛言世衆生苦未聞八正道最勝今已降渴仰天師久復有菩薩名曰勇猛白佛言是以無數世積行不可量神覆一切願除一切惱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각지(覺智)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 지혜가 한량없고, 법을 연설하심도 다함이 없네. 머무름이 본래 머무름이 아니오니, 바른 법륜(法輪)을 굴리시길 원하옵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으니, 그 이름이 선행(善行)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남이 없음은 본래 남이 없음인데, 오늘날 높은 분께서 이미 태어나 형상을 5탁악세(濁惡世)에 나타내셨으니, 온갖 사람을 제도해 주시길 원하옵나이다.’
012_0663_a_06L復有菩薩名曰覺知前白佛言佛慧無有量演法無有窮住本亦不住願轉正法輪有菩薩名曰善行前白佛言無生本無生今日尊已生現形於五濁願度一切人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정견(正見)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삼계에서 으뜸가시는 높으신 분으로서 천상과 인간의 공양을 받고 법을 굴려서 대천세계를 진동시킬 텐데, 어찌 이렇듯 고요히 잠자코 계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법정(法淨)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수없는 겁으로부터 높으신 어른의 공덕을 찬탄하고자 하여 백 가지 복업(福業)을 궁구해 다하지만 털끝만치도 미칠 수 없네.’
012_0663_a_11L復有菩薩名曰正見前白佛三界第一尊天人所供養轉法震大千如今寂然嘿復有菩薩名曰法前白佛言設從無數劫欲歎尊功究盡百福業未盡如毫釐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상(無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본래 없음은 본래 모습이 없음이나이다. 높으신 어른은 지금 뭇 모습 내어서 행을 다하여 부처가 되셨는데, 어찌하여 선정에 드시었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부사의(不思議)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서 아뢰었다.
‘온갖 중생의 무리에서 나고 멸하는 괴로움을 보지 않고, 근본을 요달하여 온갖 모습을 아시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때를 따라 나아가십시오.’
012_0663_a_15L復有菩薩名曰無相前白佛言本無本無相尊今出衆相行盡得作佛何爲入禪復有菩薩名不思議前白佛言切衆生類不見生滅苦了本知衆相唯尊願時赴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도수(導首)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체 모든 법은 공하니, 인연으로 함께 합쳐져 모였을 뿐이나이다. 오래도록 법륜을 굴리지 않고 무엇을 위하여 바른 정(定)에 드셨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윤전(輪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평등하여 증애(憎愛)가 없음은 일체를 불쌍히 여기기 때문이니, 높으신 어른께서는 이미 돌아보셨으면서 어찌하여 다시 주무시나이까.’
012_0663_a_20L復有菩薩名曰導首白佛言一切諸法空因緣共合會不轉法輪何爲入正定復有菩薩名曰輪轉前白佛言平等無憎愛愍念一切故尊今已顧屈何爲復睡眠
012_0663_b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량변재(無量辯才)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대성인 중에 높으신 이여, 겁수를 성실히 거치면서 이제 이미 정각을 이루었으니, 원하옵건대 일체의 사람을 불쌍히 여기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생진(生盡)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체 모든 행의 근본은 다 무상(無常)으로 돌아가나이다. 항상하는 몸[常身]은 항상하는 몸이 아니니, 높으신 이께서는 지금 항상하는 몸을 계교하시나이다.’
012_0663_b_01L有菩薩名無量辯才前白佛言大聖人中尊經歷劫數懃今已成正覺愍一切人復有菩薩名曰生盡前白佛言一切衆行本盡歸於無常常身非常身尊今計常身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본말공(本末空)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허공은 변제가 없고 중생은 깨치기 어렵나이다. 본무(本無)의 여래가 나타나시었으니, 제때에 연설하심을 의심하지 마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다비(多悲)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대저 스스로 이롭고자 하는 이는 먼저 온갖 사람을 제도하나니, 높으신 이는 중생으로부터 나셨는데 이제 본래의 서원을 어기시네.’
012_0663_b_06L復有菩薩名曰本末空前白佛言虛空無邊際衆生難覺悟本無如來現時演勿有疑有菩薩名曰多悲前白佛言夫欲自利者先度一切人尊從衆生出今違本誓願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현덕(賢德)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신족은 한량없는 법이고, 6바라밀은 늘고 주는 일이 없네. 여러 상호로 스스로 몸을 장엄하셨으니,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이제 중생들을 굽어 살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일의(一意)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시방의 여러 보살은 모두 사바세계에 나아가 바른 법을 얻어 듣고자 하오니, 오직 높으신 어른이시어, 이제 깨어나십시오.’
012_0663_b_11L復有菩薩名曰顯德前白佛神足無量法六度無增減衆相自嚴身願尊時屈神復有菩薩名曰一前白佛言十方諸菩薩盡來詣忍欲得聞正法唯尊時覺悟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불허망(不虛妄)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존께서 크게 사랑하고 불쌍히 여겨서 사유하다 바른 정(定)에 드셨네. 한량없음이 이미 양을 지났사오니, 때가 이르렀으므로 법을 설하사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희락(喜樂)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앎은 한량없는 행을 낳고, 행은 삼계 밖으로 지나가네. 높으신 어른은 지금 3세의 존자이시니, 원하옵건대 삼계의 사람을 제도해 주십시오.’
012_0663_b_15L復有菩薩名曰不虛妄前白佛言世尊大慈思惟入正定無量已過量時至可說法復有菩薩名曰喜樂前白佛言知生無量行行過三界表尊今三世願度三界人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본무(本無)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높으신 분은 이제 극히 신묘하여서 도력(道力)이 부사의하나이다. 성불하심은 중생을 위하심인데, 어째서 법륜을 굴리지 않으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마하연(摩訶衍)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3승이 한결같이 나아가되 아직 바른 법의 말씀을 못 들었나이다. 높으신 분은 이제 마땅히 분변(分辨)하시어 열반의 요체를 알게 하소서.’
012_0663_b_20L復有菩薩名曰本無前白佛言尊今極神妙道力不思議成佛爲衆生何不轉法輪復有菩薩名摩訶衍前白佛言三乘同一趣聞正法言尊今當分別令知泥洹要
012_0663_c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겁수(劫數)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인생은 마땅히 멸함으로 돌아가서 하나를 버리고 다시 하나로 나아갑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이시어, 이를 다스려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게 하여 주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수증(受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의 고통 가운데 5음(陰)은 화(禍)의 근원이고 12인연으로 번뇌를 이어가니, 오직 높으신 분이여 뽑아 건져 주십시오.’
012_0663_c_01L復有菩薩名曰劫數前白佛言人生當歸滅捨一復就一唯願尊降伏生不復滅復有菩薩名曰受證前白佛言生老病死痛五陰爲禍原十二牽連縛唯尊願拔濟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불순(不眴)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저희들 사는 나라는 여기서 매우 멀고 머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이제 높으신 어른께서 법문을 설하여서 저로 하여금 듣게 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첩질지(捷疾智)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높으신 어른께서는 7각의(覺意)를 갖추시고 4등심(等心)을 갖추어서 마땅히 온갖 깨치지 못한 자를 깨치시네.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이여, 그들을 제도해 해탈시켜 주소서.’
012_0663_c_06L復有菩薩名曰不眴前白佛言我等所居剎去此甚久遠唯願今世尊說法使我聞復有菩薩名曰捷疾智前白佛言尊具七覺意具足四等心當悟諸不悟願尊度脫之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상거수(常擧手)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대인의 여러 상호 원만하시고, 일체의 법을 나타내 드날리시네. 온갖 집착을 이미 여의셨으니, 또한 중생들로 하여금 여의게 해 주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법의(法意)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과거의 온갖 부처님은 법을 설하심이 한량 없으셨나이다. 높으신 분께서는 이제 이미 성불했사오니, 원하옵건대 제때에 법륜을 굴리옵소서.’
012_0663_c_11L復有菩薩名曰常擧手前白佛言大人衆相滿顯揚一切法已得離諸著亦使衆生離復有菩薩名曰法意前白佛言過去諸如來說法無有量尊今旣成佛願時轉法輪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일월성만(日月盛滿)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상이 모두 무상(無常)해서 일체가 다 공(空)으로 돌아가 생겨나는 바 없음을 이해해 아시었으니, 높으신 어른은 지금 사람 중에 제일 높으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량칭(無量稱)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몸이 깨끗하여 악(惡)을 짓지 않고 입이 청정하여 말이 신실(信實)하니, 일체를 초월해서 모든 하늘과 인간을 넘어섰네.’
012_0663_c_15L復有菩薩名日月盛滿前白佛言世閒皆非常一切皆歸空解知無所生尊今人中上復有菩薩名曰無量稱前白佛言身淨不造惡口淨言誠信超越一切上過於諸天人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여등(無與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래(如來)는 진여[如]로부터 와서 신(神)을 내려 나고 죽음을 제도하시나이다. 다만 때가 되면 법을 설하시는데, 무엇 때문에 우물쭈물 하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원리(遠離)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무앙수의 겁으로부터 때때로 부처님께서 마치 해가 나타나듯이 꽃을 피우셨는데, 어찌하여 광명을 나타내지 않나이까.’
012_0663_c_20L復有菩薩名曰無與等前白佛言如來從如生降神度生死但當時說法何爲懷猶豫有菩薩名曰遠離前白佛言從無央數劫時時乃有佛如日現花敷何爲不現光
012_0664_a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위신(威神)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10력(力)은 비할 데 없고,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을 얻으셨고, 법신(法身)은 수미산[安明]과 같나이다. 원하옵건대 감로(甘露)를 열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도력(道力)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공(空)을 관하여 상념(想念)이 없고, 행 또한 고요하여 멸하셨네. 이로부터 스스로 부처를 이루시니 천상과 인간이 공경하는 바입니다.’
012_0664_a_02L復有菩薩名曰威神前白佛十力無有比獲空無相願法身如安明唯願開甘露復有菩薩名曰道前白佛言空觀無想念行亦寂然從是自致佛天人所恭敬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소의(無所倚)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중생의 거의 대부분은 해탈에 이르는 방편문을 알지 못하오니, 원하옵건대 높은 분께서는 앞에서 인도하시어 이내 무서움 없는 곳[無畏處]으로 이르게 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한정관(閑靜觀)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사람의 마음은 흐르는 물같이 이어져서 생각 생각마다 모두 악함을 내나이다. 높으신 분께서는 그 근원(根源)을 끊으시고 싹의 징조마저 영원히 멸하여 없애 주소서.’
012_0664_a_06L復有菩薩名無所倚前白佛言衆生若干種不識解脫門須尊前將導乃到無畏復有菩薩名閑靜觀前白佛言心如流水念念皆生惡尊當斷其根永滅無萌兆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진의(無盡意)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고 죽는 바다를 뛰어 넘고 청정하게 범행(梵行)을 수행하셨으니, 몹시 굶주려 허덕이고 있는 중생을 위하여 법문을 설하시어 배불리 만족시켜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불위신(不違信)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삼계에는 번뇌가 치열하여 중생이 믿고 의지할 데가 없나이다. 높으신 어른께서는 사랑하시고 불쌍히 여겨서 참된 법요(法要)를 설하여 주소서.’
012_0664_a_11L復有菩薩名無盡意白佛言越度生死海淨修行梵行生甚飢虛說法令充足復有菩薩名不違信前白佛言三界都熾然衆生無恃怙尊當慈愍念爲說眞有要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선권현(善權現)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체의 장(藏)을 통틀어 다하고 무위의 경지[無爲境]에 편히 처해서 본래 없음의 행을 궁구해 다하셨네. 이제 높으신 어른께서는 무엇을 생각하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달본원(達本原)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4대(大)가 한곳에 모임은 모두 숙세의 식행(識行)을 말미암아서 어리석음과 애착이 함께 상생하였음이니,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법을 보여 나타내 주소서.’
012_0664_a_15L有菩薩名善㩲現前白佛言通盡一切藏安處無爲境究盡本無行今尊何思慮復有菩薩名達本原前白佛四大聚一處皆由宿識行癡愛共相生願尊示現法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산악(山岳)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러 부처님이 일어나신 까닭은 삼천세계를 제도하시어 무명의 중생을 3악도(惡道)에서 영원히 끊게 하시려 함이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체각(逮覺)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얻지 못하신 것을 이제 이미 얻으셔서 나고 죽음의 근본을 심지 않으시네. 세존의 마음 항상 정에 드시었으니, 원컨대 선정(禪定)으로부터 일어나십시오.’
012_0664_a_20L復有菩薩名曰山前白佛言所以諸佛興濟度三千使無明衆生永斷三惡道復有菩薩名曰逮覺前白佛言未獲今已獲不種生死本世尊心常定願從禪定
012_0664_b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현호(賢護)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체 모든 법의 근본은 나고 멸하지만 본래 일어나는 바가 없네. 지혜로 삼계의 고통을 통달하여서 여러 가지 번뇌(煩腦)를 모두 끊으셨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여등(無與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모든 부처님의 법은 다르지 않아 오직 사람의 교화만을 근본으로 삼으니, 본래 평등의 뜻으로부터 와서 큰 자비가 이제 있는 바일세.’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대천(大天)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중생은 숙세에 한계가 있어서 여래의 형상을 뵈었어도 진제의 법[眞諦法]을 듣지는 못했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수시로 연설하여 주소서.’
012_0664_b_02L復有菩薩名曰賢護前白佛言一切諸法本生滅無所起智達三界苦斷諸有漏復有菩薩名無與等前白佛言諸佛法不異唯化人爲本本從等意來大慈今所在復有菩薩名曰大天前白佛言衆生宿有限得睹如來形未聞眞諦法唯願時演說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행도(行道)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제 몸의 색상(色相) 뵈오니 일체의 온갖 행을 갖추셨고 지극한 정성으로 정각(正覺)에 이르셨는데, 어찌하여 불사(佛事)를 행하지 않으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이구(離垢)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본래 높으신 분께서 발하신 원은 아승기나 되니, 저 뒤바뀐 무리들이 바른 길을 보게 하여 주소서.’
012_0664_b_08L復有菩薩名曰行道前白佛言今睹身色一切衆行具至誠逮正覺何不行佛事復有菩薩名曰離垢前白佛言本尊所發願乃爲阿僧祇令彼顚倒乃睹於正路
그때에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진(無盡)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얼굴을 뵈니 꽃이 핀 것 같아서 용모는 짝할 이가 없으며, 공덕은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을 지났는데, 무슨 까닭에 고요히 계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희망(無希望)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10력(力)으로 불쌍히 여겨서 세상에 나오셨고, 하늘과 세상사람 교화하여 차안(此岸)으로부터 피안(彼岸)으로 이르게 함은 성현이 행하시는 업일세.’
012_0664_b_13L爾時復有菩薩名曰無盡前白佛言觀顏如花開容貌無等雙功德過八難何故而寂然復有菩薩名曰無悕望前白佛言十力哀出世教化天世人從此至彼岸賢聖所行業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불혜(佛慧)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 허공의 경계[虛空際]로부터 시방세계를 두루 채우도록 모두가 와서 법문을 들어 마음의 때를 씻어버리고자 합니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인본(人本)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삼계가 모조리 고통과 근심으로 가득 차, 도망쳐 피할 곳도 없네. 오직 원하옵건대 신력(神力)을 나타내시어 그대로 영원히 안락하게 하소서.’
012_0664_b_18L復有菩薩名曰佛慧前白佛從此虛空際遍滿十方世皆來欲聽法洗除心垢患復有菩薩名曰人前白佛言三界悉苦患亦無逃避唯須神力接爾乃永得安
012_0664_c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천왕(天王)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몸의 때[身垢]가 3백 5가지로서 항상 사람의 마음을 더럽히니, 마땅히 지혜의 빛으로 없애 주시어 남음이 없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노(無怒)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저는 평등한 지혜로부터 일부러 와서 높으신 분을 살펴 뵌 것은, 한량없는 법문을 들어서 본무(本無)의 행을 닦아 익히고자 함일세.’
012_0664_b_22L復有菩薩名曰天王前白佛言身垢三百五恒染污人心當以智慧光蠲除令無復有菩薩名曰無怒前白佛言從平等慧故來省覲尊欲聽無量法修習本無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욕(無欲)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제가 생각하오니, 과거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 이름이 ‘능인(能仁)’이었나이다. 나아가 권하여 법을 설하게 함이 높으신 어른과 다름이 없었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입정(入定)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찍이 듣사오니, 불도(佛道)를 이루어서 세 번이나 법륜을 굴렸다는데, 지금은 어찌하여 잠자코 계시면서 한 번도 굴리는 소리를 들려주시지 않나이까.’
012_0664_c_04L復有菩薩名曰無欲白佛言我憶過去世有佛名能仁進令說法如尊無有異復有菩薩名曰入定前白佛言曾聞成佛道三覆轉法輪如今何爲嘿不聞一轉聲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해상(海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제가 이제 통달한 지혜[通知]를 얻음은 모두 바른 법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 중생들을 불쌍히 생각하는 까닭에 여래 부처님에게 권하여 청하는 것이옵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사자후(師子吼)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한 모습[一相]은 본래 모습이 없어서 온갖 법이 모조리 공적(空寂)함은 중생이 통달하지 못한 바이오니, 높으신 어른께서는 이제 마땅히 분별해 주소서.’
012_0664_c_08L有菩薩名曰海相前白佛言今我得通智皆聞於正法愍彼衆生等故勸請如來復有菩薩名師子吼前白佛一相本無相諸法悉空寂衆生所不達尊今當分別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대호(大豪)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하늘의 존귀함은 너무나 우뚝하여서 어떠한 모습과도 비할 수 없네. 영락의 법으로 온갖 사람을 깨닫게 하심을 듣고자 하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낙거(樂居)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우담바라[優曇鉢]꽃이 억천 겁마다 피지만, 부처님은 그보다 더 희유(稀有)하시니, 어찌하여 지금 이렇게 나타나시어 스스로 숨나이까.’
012_0664_c_13L復有菩薩名曰大前白佛言天尊甚巍巍衆相無有欲聞瓔珞法開悟一切人復有菩薩名曰樂居前白佛言如花優曇鉢億千劫乃出佛亦過於是今現何自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취도(趣道)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법과 법이 스스로 상생해서 삼계의 유(有)에 물들지 않으니, 원컨대 일곱 가지 깨달음의 꽃[七覺花]으로 비 내리시어 온갖 사람을 널리 윤택하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강법(講法)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중생은 반연의 상념이 없고 마땅히 법의 인연으로 해야 공하고 청정해서 마음의 때가 없음을, 높으신 분께서는 마땅히 갖추어 분별해 주소서.’
012_0664_c_18L復有菩薩名曰趣道前白佛言法自相生不染三界有願雨七覺花普潤一切人復有菩薩名曰講法白佛言衆生無緣想當以法因緣淨心無垢尊當具分別
012_0665_a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안통(眼通)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높으신 분은 본래 이 원을 행하여서 마땅히 제도 않은 이를 제도하시는데, 오늘 기회가 이미 이르렀네. 원하옵건대 공무혜(空無慧)를 설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정상(無頂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간은 매우 불쌍히 여길 만하니, 뒤바뀐 많은 중생이 바른 길에서 미혹하였나이다. 원하옵건대 지혜로 밝혀 주소서.’
012_0664_c_22L復有菩薩名曰眼通前白佛言尊本行此願度不度者今日期已至願說空無慧復有菩薩名曰無頂相前白佛言閒甚可愍顚倒衆生多迷惑於正道願示慧明處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득총지(得摠持)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과거의 세상을 기억하오니 높으신 이와 더불어 크게 서원하였나이다. 마땅히 항하 모래의 사람을 제도하여 무위의 언덕[無爲岸]에 이르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여등(無與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금 높으신 분의 장광설(長廣舌)은 마치 꽃으로 얼굴을 덮으신 듯하나이다. 모두 정법을 설하심을 말미암기 때문에 이 복의 과보를 얻으셨나이다.’
012_0665_a_04L復有菩薩名曰得摠持前白佛言憶念過去世與尊共弘誓當度恒沙人令至無爲岸復有菩薩名曰無與等前白佛言尊今廣長舌如花覆面形皆由說正法故獲此福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대시(大施)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여쭈었다.
‘높으신 어른은 본래 보시하던 분이지만 그 과보는 바라지 않으셨네. 이제 인중존(人中尊)이 되어서 우뚝하고 우뚝함이 곧 이와 같으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구경정(究境淨)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6바라밀의 큰 지혜가 마땅히 세간에 두루해서 어리석고 미혹한 무리로 하여금 모두 본래 없음의 행[本無行]에 나아가게 해 주소서.’
012_0665_a_09L復有菩薩名曰大施前白佛言本惠施人不望受其報今得人中尊巍巍乃如是復有菩薩名曰究竟淨前白佛言六度大智慧當遍於世閒令愚惑之徒悉趣本無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착관(無着觀)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네 가지 변재[四辯]로 집착하는 바 없이 온갖 사람을 응대해서 낱낱이 의심을 끊음은 모두 숙세의 과보 인연을 말미암은 것이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호희(好喜)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옛적에 선지식을 인연하여 도에 나가는 법문을 이루었네. 이제 이미 성불하게 되었는데, 비법(非法)은 어떠한 과(果)인가.’
012_0665_a_13L復有菩薩名無著觀前白佛言四辯無所著對一切人一一決斷疑皆由宿報緣有菩薩名曰好喜前白佛言昔緣善知識成就道法門今旣得成佛非法云何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심심지(甚深智)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이르러 아뢰었다.
‘온갖 행을 일으키고 지어서 온갖 덕을 스스로 영락하였네. 오직 부처님만이 능히 연설하시어 유(有)로부터 변제(邊際)에 이르게 하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화만자(花鬘子)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러 겁에 걸쳐 공덕을 쌓아서 진제의 법 없음을 아셨네. 덕이 삼계에 높으신 어른 되심은 이 법의 과보를 들었기 때문일세.’
012_0665_a_18L復有菩薩名甚深智前白佛興造一切行衆德自瓔珞唯佛能演暢從有至邊際復有菩薩名花鬘前白佛言功德累劫積解無眞際德爲三界尊斯由聞法報
012_0665_b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색상(色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래의 장육신(丈六身:佛身)은 금강이라서 지극히 무너뜨리기 어렵나이다. 원하옵건대 형상 없는 법으로 여러 많은 백성에게 미치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관외신(觀外身)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금까지도 부처님의 광명을 못 보았으니 마치 햇빛이 비추어서 널리 온갖 어두움을 없애는 것처럼 위의(威儀)의 모습을 나타내 보여주시기 바라나이다.’
012_0665_a_22L復有菩薩名曰色相前白佛言如來丈六身金剛至難壞願以無形法普及諸萌復有菩薩名觀外身前白佛言日光所照普除一切冥今未睹佛光願示威儀相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구족상(具足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항상 무상(無常)한 법을 생각하고 뜻을 붙잡아 매어 선정에 들어가야 더러움을 여의고 삼계를 초월해 온갖 사람을 제도해 해탈시키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순숙근(純熟根)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러 부처님의 행하신 법은 오직 사람의 제도를 일로 삼아서 이미 본래의 소원을 이루었으니, 장쾌(壯快)하나이다, 당시의 설법이여.’
012_0665_b_04L復有菩薩名具足相白佛言常想無常法係意入禪定離垢過三界度脫一切人復有菩薩名純熟根前白佛言諸佛所行法唯度人爲事已果本所願快哉時說法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중생근(衆生根)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법계는 부사의하고 중생의 뿌리도 마찬가지나이다. 원하옵건대 신족의 힘으로써 온갖 것에 나타내 보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통혜(通慧)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광명의 모습이 설산(雪山) 같아서 세상 사람이 높이 우러러보는 바이네. 이제 비록 하나의 보배는 뵈었사오나, 오직 원하옵건대 두 가지 보배 말씀해 주시옵소서.’
012_0665_b_08L復有菩薩名曰衆生根前白佛言法界不思議衆生根亦然願以神足力示現於一切復有菩薩名曰通慧前白佛光相如雪山世人所宗仰今雖睹一寶唯願說二寶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서 아뢰었다.
‘부처님의 도는 매우 깊고 묘해서 온갖 법을 강의해 주네. 마땅히 삼계에 왕이 될 수 있음은 일체 모든 법의 근본을 말미암음이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극미(極微)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시방의 여러 세존께서 우리들을 보내시어 여기에 왔나이다. 오직 바른 법을 듣고자 함일 뿐이라서 성현의 침묵을 즐기지 않나이다.’
012_0665_b_13L復有菩薩前白佛佛道甚深妙講授一切法當王於三界皆由諸法本復有菩薩名曰極前白佛言十方諸世尊遣我等來唯欲聞正法不樂賢聖嘿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색신(色身)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들께서 계율의 청정하심을 갖추시고, 스스로 얻어서 다시 저에게 주셔서 온갖 소원을 채워 배부르게 하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정음성(淨音聲)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열 가지 지혜[十慧]ㆍ열 가지 무생(無生)ㆍ열 가지 법(法)으로 상념의 멸함을 알고, 10지(地)의 공덕을 갖추시고 10력(力)으로 원컨대 설법해 주소서.’
012_0665_b_17L復有菩薩名曰色身前白佛言無量諸佛等戒律淸淨具自得復授彼充飽一切復有菩薩名淨音聲前白佛言慧十無生十法想知滅十地功德具十力願說法
012_0665_c_01L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상정(常定)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는 이제 가장 낮고 열등해서 온갖 지혜 널리 두루하지 못하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오늘 저에게 신족의 도를 보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저(無底)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본래 제가 스스로 서원 발하기를 반드시 언교(言敎)를 들으려 하였는데, 높으신 어른께서 지금 설법하지 않으시니, 설법을 듣기 전에는 끝내 떠나지 않겠나이다.’
012_0665_b_22L復有菩薩名曰常定白佛言我今最下劣衆智未廣普願尊今日示我神足道復有菩薩名曰無底前白佛言本我自發誓要當聞言教尊今不說法我終不捨去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염광(焰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의 도는 매우 어려워서 법의 일어남이 다함이 없네. 능히 온갖 때를 깨끗이 하여야 응당 도의 참됨에 들어가리라.’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법안(法眼)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한량없는 총지문(摠持門)은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고, 법을 설하여 중생을 제도하여 불도를 이루게 하시네.’
012_0665_c_03L有菩薩名曰焰光前白佛言佛道甚爲難法起無有盡能淨一切垢乃應入道眞復有菩薩名曰法眼前白佛無量摠持門聲震於天地說法度衆生令得成佛道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자인(慈仁)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법이 매우 깊고 그윽하여 마치 허공에 실마리가 없는 것과 같으나, 그 근본을 통달하여 다른 도가 없으니, 이 때문에 인중존(人中尊)이라 호칭하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일승(一乘)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고 죽는 번뇌의 때와 여덟 가지 어려움이 장애가 되어, 이 고통은 능히 건지기 어려우니, 오직 부처님만이 능히 제도해 해탈시킬 수 있나이다.’
012_0665_c_08L復有菩薩名曰慈前白佛言諸法甚深奧如空無端達本無諸道故號人中尊復有菩薩名曰一乘前白佛言生死塵勞垢八難爲垣牆此苦莫能濟唯佛能度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성명(盛明)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괴로워라, 늙고 병들고 죽음이여. 삼계의 큰 근심이로다. 지혜의 태양이 이미 내려오셨건만 잠자코 계시면서 법을 설하지 않으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장수(長壽)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상 사람은 목숨이 짧아서 갱락(更樂)에 얽히고 집착하다 6식(識)에 잠식당하노니, 오직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께서 이를 소멸시켜 주소서.’
012_0665_c_13L復有菩薩名曰盛明前白佛言哉老病死三界爲大患慧日旣降出然嘿不說法復有菩薩名曰長壽白佛言世人壽命短更樂所縛著識所囋𠯗唯願尊消滅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산수(算數)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중생의 무리는 3독(毒)에 덮여 있으니,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께서 신(神)을 내려 법의 의약[法醫藥]으로 치유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합만장(合曼掌)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소리가 시방을 진동하고 도(道)는 감로의 비를 내리네. 다함이 없는 깊은 법장(法藏)은 부처님이 아니시면 누가 능히 펴시랴.’”
012_0665_c_17L復有菩薩名曰算數前白佛言一切衆生類三毒所覆蔽願尊當降神療以法醫藥有菩薩名合曼掌前白佛言聲震於十方道降甘露雨無盡深法藏非佛誰能宣
012_0666_a_01L이때에 세존께서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이들 백천억 수의 보살이 각각 권유하면서 도의 법을 일으켜 공경했고 각각 은근하게 부처님에게 말씀드려 청하였다. 내가 바로 그때 혀의 광명[舌相光明]을 놓아서 삼천대천세계를 널리 비추었다가 도로 광명을 거둬들이고 나서 여러 보살에게 말하였으니, 내가 이제 장광설(長廣舌)을 얻은 까닭은 온갖 법이 모두 있는 바 없음을 분별하기 위해서였다. 다시 여덟 가지 소리로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 나라를 진동하여 모조리 듣고서 알게 하였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다시 여러 대중에게 게송을 말씀해 주시었다.
012_0665_c_22L 爾時世尊告諸大衆斯等菩薩百千億數各各勸進興敬道法各各說請慇懃於佛吾當爾時放舌相光普照三千大千世界還攝光已告衆菩薩吾今所以得廣長舌分別諸法悉無所有復以八聲震動十方無量佛國悉令聞知爾時世尊與諸大而說頌曰

일체 모든 법의 근본은
인연이 합해서 생겼으므로
시방의 모든 국토는 본래
비고 적적하여 모두 형상이 없네.
012_0666_a_06L一切諸法本
因緣合會生
十方諸剎土
空寂皆無形

도의 뜻이 자연히 드러나면
공덕의 온갖 모습 원만하며
안팎의 법이 형상이 없고
있는 바 없음을 분별하네.
012_0666_a_08L道意自然著
功德衆相滿
分別內外法
無形無所有

나는 들었네, 이미 성불하여
온갖 사람을 제도해 해탈 시키는데
큰 법의 영락이 있어서
불국토의 청정을 장엄한다고.
012_0666_a_09L我聞旣成佛
度脫一切人
有大法瓔珞
莊嚴佛土淨

그대들이 본말(本末)의 공(空)을 들어서
궁구해 다하고자 하면
낱낱이 마땅히 분별하여
무위의 언덕[無爲岸]에 이르게 하라.
012_0666_a_10L卿等欲得聞
究盡本末空
一一當分別
令至無爲岸

내가 옛적에 네 가지 크게 서원하길
제도하지 못한 자를 제도하겠다고 했으니
어찌 여러 사람의 청을 기다려서
저마다 각각 원망의 마음을 갖게 하랴.
012_0666_a_12L吾昔四弘誓
當度不度者
豈須諸人請
令各有怨心

내가 본래 처음 뜻을 발하면서부터
또한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여서 한정하지 않았으니
다만 인연이 도(道)에 미치지 않아서
이 때문에 다시 잠자코 있을 뿐이네.
012_0666_a_13L吾本初發意
亦不限齊人
但緣未及道
故復嘿然耳

그때에 그곳에 모인 온갖 보살들이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나서 각각 기뻐 노래하고 춤추길 스스로를 억제하지 못하였다. 그리고는 모두 ‘훌륭하시다’고 칭송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다’라고 찬탄하였다.
여래께서는 장차 법의 가르침을 연설하여서 중생을 제도하고 해탈케 하여 법계를 이루어, 3세의 수고롭고 괴로워하는 자가 모두 해탈을 입게 하려고 하셨는데, 그때에 좌상에서 아직 신통을 얻지 못한 범부 학인 2만여 명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다운 도의 뜻을 발하고, 각각 발원하여 착한 마음[善心]을 내서 이 큰 법의 영락을 듣고자 하였다.
012_0666_a_14L爾時衆會一切菩薩聞佛說偈各各踊躍不能自勝皆稱善哉歎未曾有如來將欲敷演法教度脫衆生爲成法界三世勞苦悉蒙解脫爾時座上未得神通凡夫學人二萬餘衆皆發無上正眞道意各各發願善心生焉欲得聞此大法瓔珞

40. 십지품(十智品)
012_0666_a_21L菩薩瓔珞經十智品第四十
012_0666_b_01L
그때에 미륵보살(彌勒菩薩)이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하나이까? 보살마하살이 먼저 어떤 법을 익히고 어떤 공덕을 닦아야 무상정진등정각(無上正真等正覺)을 이루어서 큰 법의 영락에 응하게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족성자여. 살펴 듣고 살펴 들어서 잘 생각하여라.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무상정진등정각을 이루어서 큰 법의 영락과 상응하고자 하는 이, 나고 죽는 근원을 끊고자 하는 이, 여래의 바른 법을 일으켜 나타내고자 하는 이, 한량없는 정의(定意)를 세존과 같이 얻고자 하는 이, 법에 맞게 법성(法性)을 얻어 노닐고자 하는 이,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한량없는 지혜의 문을 배워야하느니라.
012_0666_a_22L爾時彌勒菩薩白佛言世尊云何薩摩訶薩先習何法有何功德得成無上正眞等正覺應大法瓔珞乎告彌勒善哉族姓子諦聽諦聽善思念之若有菩薩摩訶薩欲成無上正眞等正覺與大法瓔珞相應者欲斷生死根原者欲興顯如來正法者欲得無量定意如世尊者欲得如爾法性遊戲者如是菩薩摩訶薩當學無量智
어떤 것이 한량없는 지혜의 문인가. 미륵아, 잘 들어라. 여래ㆍ지진ㆍ등정각에게 열 가지 밝은 지혜가 있어서 한뜻[一意], 한 생각[一念], 한 때[一時] 사이에 한량없는 중생의 경계를 모조리 알아서 분별과 사유로 법계를 잃지 않은 채 문득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이루는 것이니, 어떤 것이 열 가지 밝은 지혜인가. 이른바 열 가지 밝은 지혜란 보살마하살이 한 때[一時]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도솔천에 모조리 태어나게 해서 함께 선행(善行)을 닦으며 각각 딴 마음이 없게 하면서도 나머지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012_0666_b_09L云何爲無量智門彌勒善聽如來至眞等正覺有十明智一意一念一時之頃悉知無量衆生境界分別思惟不失法界便成無上至眞等正覺云何爲十明智所謂十明智者菩薩摩訶薩一時之頃能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盡生兜術天共修善行各無異心令餘衆生無覺知者
다시 미륵아, 보살마하살이 한 때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보살도를 이루어 법마다 성취하여 모든 성현과 함께 즐기게 하는데도 다른 중생은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다시 미륵아, 보살마하살이 한 때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중생 중에서 아직 근덕(根德)의 힘을 세우지 못한 자를 동시에 출가시켜서 위없는 범행을 닦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3법의(法衣)를 입고, 손에 발우를 들고, 열두 가지 법을 행하고, 때가 이르러 분위(分衛)하고, 온갖 것을 복(福)으로 제도하고, 혹 때로는 좌선(坐禪)하여 신관(身觀)을 분별케 하지만, 그러면서도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012_0666_b_16L彌勒菩薩摩訶薩一時之頃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成菩薩道法法成就與諸賢聖共相娛有異衆生無覺知者復次彌勒菩薩摩訶薩一時之頃能使三千大千世界其中衆生未立根德力者同時出家修無上梵行剃除鬚髮著三法衣手持應器行十二法時到分衛福度一切或時坐禪分別身觀有衆生無覺知者
012_0666_c_01L다시 미륵아, 보살마하살이 한 때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보살도를 이루게 하여 보리수 아래에 나아가 길상의 헌초(獻草)에서 가부좌하고 속으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오늘 반드시 위없는 지진(至眞)을 이룰 것을 필연코 의심치 않으리니, 먼저 마땅히 온갖 세계를 감동시켜서 신통의 도를 얻은 성현이 와서 나를 옹호하게 하리라’ 하지만, 나머지 중생은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012_0666_c_02L復次彌勒菩薩摩訶薩一時之頃能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成菩薩道詣樹王下吉祥獻草結加趺坐內自思惟今日當成無上至眞必然不疑先當感動一切世界神通得道賢聖之人來擁護我令餘衆生無覺知者
다시 미륵아, 보살마하살이 한 때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보살도를 이루어서 모두 법륜인 4제(諦)ㆍ여이법(如爾法)ㆍ고집멸도[苦習盡道]를 굴리게 하고,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닦아서 해탈하여 그 생각하는 바를 따라서 3승의 과를 이루게 하지만, 나머지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다시 미륵아, 보살마하살이 한 때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여러 근(根)이 순숙하고, 5분법신을 갖추고, 여러 상호를 갖추고, 큰 서원을 성취하고, 불사를 시행하고, 마군의 군사를 항복시키지만, 그러면서도 나머지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012_0666_c_08L復次彌勒菩薩摩訶薩一時之頃能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成菩薩道皆轉法輪四諦ㆍ如爾法ㆍ苦習盡道亦令衆生修而得度其所念成三乘果令餘衆生無覺知者復次彌勒菩薩摩訶薩一時之頃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諸根純熟具五分法身衆相具足弘誓成就施行佛事降伏魔兵然餘衆生無覺知者
012_0667_a_01L다시 미륵아, 보살마하살이 한 때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보살도를 이루어서 다 여래 등정각을 이루어 불의(佛意)삼매에 들어가고, 각각 몸을 나누어서 중생을 교화하여 성현의 법률에 들어가게 하지만, 나머지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다시 미륵아, 보살마하살이 한 때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보살도를 이루어서 여의정의(如意定意)에 들어가게 하고는 모두 산ㆍ하수ㆍ돌ㆍ벽ㆍ기와ㆍ풀ㆍ나무를 변화시켜 7보(寶)로 만들어서 가난하고 괴로워하는 이에게 보시하여 널리 충족케 하고, 그런 뒤에 6바라밀을 설하지만, 나머지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012_0666_c_17L復次彌勒菩薩摩訶薩一時之能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菩薩道盡成如來等正覺入佛意三各各分身教化衆生入賢聖法律令餘衆生無覺知者復次彌勒菩薩摩訶薩一時之頃能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成菩薩道入如意定意盡令山河石壁瓦石草木變爲七寶給施貧苦普令充足然後乃說六度無極令餘衆生無覺知者
다시 미륵아, 보살마하살이 한 때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보살도를 이루어서 금강정의(金剛定意)에 들어가게 하고는 능히 온갖 것을 모두 황금빛으로 변화시켜 부처님의 색상(色相)과 다름없게 함으로서 모두 위없는 도를 성취케 하지만, 나머지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다시 미륵아, 보살마하살이 한 때 사이에 능히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보살도를 이루어서 과거ㆍ미래ㆍ현재 부처님의 5근과 10력(力)과 7각의(覺意)를 얻게 하고는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을 분별하여 온갖 법의 있는 바 없음을 깨닫게 하지만, 나머지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하는 것이니라.
012_0667_a_03L復次彌勒薩摩訶薩一時之頃能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成菩薩道入金剛定能化一切盡黃金色如佛色相而無有異皆令成就成無上道令餘衆生無覺知者復次彌勒菩薩摩訶薩一時之頃能使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成菩薩道過去當來今現在得佛根力覺意分別空無相願覺了諸法悉無所有使餘衆生無覺知者
다시 다음에 미륵아,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밝은 지혜를 행하여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성취하는 것은 필연이니 의심하지 말라.”
그때에 미륵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제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설하신 바른 법을 듣고서는 확연하게 크게 깨쳤나이다. 원하옵건대 중생으로 하여금 이 지혜에 미치게 해 주소서.”
012_0667_a_12L復次彌勒如是菩薩摩訶薩行十明至成無上正眞之道必然不疑彌勒白佛言世尊今聞如來至眞等正覺所說正法坦然大悟願令衆生逮此智慧

41. 응시품(應時品)
012_0667_a_17L菩薩瓔珞經應時品第四十一
012_0667_b_01L
그때에 법묘보살(法妙菩薩)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보살마하살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真之道]에 나아가 수행하여 최정각(最正覺)을 이루고는 위의(威儀)와 때[時]에 맞는 행으로 능히 큰 법의 영락을 갖추는 것이옵나이까?”
부처님께서 법묘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갖추어 이루고서 여래의 큰 법의 영락을 갖추고자 한다면, 마땅히 열 가지 지혜의 큰 법 영락을 닦아서 문득 능히 큰 법의 영락을 갖추어야 하느니라. 그러하니 족성자여,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여래의 큰 법 영락이때에 응하는 행을 듣고자 한다면, 살펴 듣고 살펴 들어서 잘 생각하여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이른바 열 가지는 다음과 같다.
012_0667_a_18L爾時法妙菩薩白佛言云何菩薩摩訶薩進修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執持威儀應時之行乃能具足大法瓔珞佛告法妙若有菩薩摩訶薩得具足成無上至眞等正覺具足如來大法瓔珞當修十慧大法瓔珞便能具足大法瓔珞於是族姓子若有善男子善女人欲聞如來大法瓔珞應時之行者諦聽諦聽善思念之何爲十所謂十者
만일 보살마하살이 스스로 때가 이르러서 마땅히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이룰 것을 알아, 문득 시기를 잃지 않고 보리수[樹王] 아래에 나아가 큰 서원의 마음을 잡고서 마음을 허공처럼 하여 온갖 상념을 끊어 없애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때에 응한 행이라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법묘야, 만일 다시 보살이 살펴서 스스로 알고 나서 ‘이제 나의 때가 왔으니 저 중생을 교화하겠다’고 하고서 성씨(姓氏)와 자씨(字氏)에 구애받지 않고 반드시 온갖 중생을 제도하고 난 뒤에 정(定)에 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때에 응한 행이라 이르느니라.
012_0667_b_05L若菩薩摩訶薩自知時到當成無上至眞等正覺便不失期詣樹王下執弘誓心心如虛空斷除衆想是謂菩薩摩訶薩應時之復次法妙若復菩薩審自知已我時到化彼衆生姓氏字氏不越局要當度脫一切衆生然後乃定謂菩薩摩訶薩應時之行
다시 다음에 법묘야, 만일 다시 보살이 깊이 스스로 알고 나서 ‘나는 이제 마땅히 위없는 등정각을 이룰 것이고, 다시 마땅히 보살에게 수기를 주어 국토와 시종이 어디나 있게 하리라’고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때에 응한 행이라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법묘야, 만일 다시 보살이 살펴서 스스로 알고 나서 ‘나는 이제 이미 뭇 지혜의 자재함을 얻었다. 마땅히 중생으로 하여금 나와 같이 다름이 없게 하리라’ 하고는 이윽고 때에 맞게 상대에 따라 교화하여 널리 중생으로 하여금 이 자재하여 걸림이 없는 법을 얻게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때에 응한 행이라 이르느니라.
012_0667_b_12L復次法妙若復菩薩深自知已我今當成無上等正覺復當授菩薩決國土翼從方面所在是謂菩薩摩訶薩應時之行復次法妙若復菩薩審自知已我今已獲衆智自在當使衆生如我無異尋時入彼而教化之普令衆生獲此自在無㝵之法是謂菩薩摩訶薩應時之行
012_0667_c_01L다시 다음에 법묘야, 만일 다시 보살이 해탈문에 들어가서 불사(佛事)를 시행하고 온갖 형상과 막힘의 법[形礙法]을 변화시켜 모두 무진장(無盡藏)에 돌아가게 하고,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자기의 얻는 바와 똑같게 하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때에 응한 행이라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법묘야, 보살이 살펴서 스스로 알고 나서, ‘나는 이제 이미 형상 없는 네 가지 공정법[四空定法]과 네 가지 평등의 마음인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를 얻었으니, 다시 이 정(定)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널리 온갖 것으로 하여금 자기가 얻은 바와 같게 하리라’고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때에 응한 행이라 이르느니라.
012_0667_b_20L復次法妙若復菩薩入解脫門施行佛事變化一切形㝵之法令歸於無盡之藏亦使衆生同己所是謂菩薩摩訶薩應時之行復次法妙菩薩審自知已我今已獲無形四空定法及四等心慈悲喜護復以此定教化衆生普令一切同己所得是謂菩薩摩訶薩應時之行
다시 다음에 법묘야, 만일 다시 보살이 살펴서 스스로 알고 나서, ‘위의를 지니고 예절을 잃지 않으며, 갈 데에 갈 줄 알고 앉을 데에 앉을 줄 알며, 밤낮 부지런해서 도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고, 때가 이르면 성(城)에 들어오되 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중생을 복으로 제도하여서 그 지혜가 한량이 없고,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자기의 얻은 바와 똑같게 하겠다’고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때에 응한 행이라 이르느니라.
012_0667_c_04L復次若復菩薩審自知已執持威儀不失禮節可行知行可坐知坐晝夜孜孜不違道教到時入城不左右顧視福度衆生其慧無量亦使衆生同己所得是謂菩薩摩訶薩應時之行
다시 다음에 법묘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살피어 스스로 알고 나서 중생의 근본을 관해서 제도할 것과 제도 못할 것에 응하고, 상대의 보시를 받되 배[腹]의 양을 헤아려서 먹고, 한가하고 고요한 데 돌아와서 앉거나 눕거나 생각하기를 ‘이제 보시를 받은 것으로 4대(大)를 지탱해서 도덕을 행하여 최정각을 이루고, 다시 이 법으로 온갖 것을 교화하고 지도하여 널리 중생으로 하여금 자기의 얻은 바와 같게 하리라’고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때에 응한 행이라 이르느니라.
012_0667_c_09L法妙若菩薩審自知已觀衆生根本應度不度受彼信施量腹而食至閑靜坐臥思惟今所受施以支四得行道德成最正覺復以此法化導一切普令衆生同己所得是謂菩薩摩訶薩應時之行
다시 다음에 법묘야, 만일 다시 보살이 살펴서 스스로 알고 나서, ‘내가 오늘 성현의 율(律)에 응하여 일체를 지도 교화하면서도 늘고 주는 것이 없고, 점점 앞으로 나아가 5도(道) 속에 들어가서 상대의 심의(心意)를 살펴서 제도해 해탈시키고, 만일 인도(人道)에 들어가면 금계(禁戒)를 설하여 저 중생으로 하여금 죄를 범하는 고통을 알게 해서 바른 도를 보여서 제도해 해탈시키며, 만일 천도(天道)에 들어가면 저 하늘 궁전에 처하여 무상한 마멸법(磨滅法)을 설해서 부지런히 힘써 열 가지 착한 행[十善行]을 닦게 하고, 하늘의 무거운 지위를 버리고 위없는 도를 닦게 한다.
012_0667_c_15L復次法妙若復菩薩審自知已如我今日應賢聖律導化一切無有增減漸漸前進入五道中察彼心意而度脫之若入人道爲說禁戒令彼衆生知犯罪之苦以正道而度脫之若入天道處彼天爲說無常磨滅之法勸勉使修十善之行捨天重位修無上道
012_0668_a_01L만일 축생의 고통 속에 들어가면 마구 내밀고 속이는[抵揬欺詐] 법을 설하여 착한 마음[善心]으로 고치는 뜻을 내게 하며, 만일 아귀의 누추함 속에 들어가면 인색하고 탐내고 얽매고 집착하는 마음을 설해서 착한 마음을 발하게 하여 지나간 것을 고치고 오는 것을 닦게 하며, 만일 지옥의 죄 받는 가운데 들어가면 5역(逆)의 구제하기 어려운 법을 설해서 지옥 중생으로 하여금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서 착한 마음이 나게 하고, 그 죄의 고통을 마치고는 다시 사람 가운데 돌아오리라’고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때에 응한 행이라고 이르느니라.
012_0667_c_22L若入畜生苦痛之中爲說抵揬欺詐之法使生善心改更之義若入餓鬼醜陋之爲說慳貪縛著之心使發善心改往修來若入地獄受罪人中爲說五逆難救之法復令地獄衆生心開意解善心得生畢其罪苦得復人中謂菩薩摩訶薩應時之行
다시 다음에 법묘야, 만일 다시 보살이 살펴서 스스로 알고 나서, ‘온갖 행을 이미 갖추고 갖가지 지혜가 자재하여서 부사의를 얻어서 마땅히 신족으로 일체를 감동시키고 스스로 신족을 시험하여 걸림 없게 하며, 한 부처님 나라로부터 한 부처님 나라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세존께 예경하며, 범행(梵行)을 힘써 닦아서 미치지 못함을 품해 받고,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자기의 얻은 바와 똑같게 하겠다’고 한다면, 법묘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이 열 가지 지혜의 때에 응한 행을 닦으면, 위없는 정진의 도를 이루어서 최정각을 성취하여 문득 큰 법의 영락을 능히 갖춘다고 이르느니라.”
012_0668_a_06L復次法妙若復菩薩審自知已衆行已具衆智自在得不思議當以神足感動一切自試神足而無罣㝵從一佛國至一佛國承事諸佛禮敬世尊務修梵行稟受不及亦使衆生同己所得是謂法妙菩薩摩訶薩修此十慧應時之行者得成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便能具足大法瓔珞

42. 십부사의품(十不思議品)
012_0668_a_14L菩薩瓔珞經十不思議品第四十二

그때에 도승자(道勝子)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5도(道) 속에 들어가 주선(周旋)하고 왕래하면서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위없는 지진 최정각[無上至真最正覺]을 이루어, 부사의한 큰 법의 영락을 행하는 것이옵나이까?”
부처님께서 도승자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살펴 듣고 살펴 들어 잘 생각하여라.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이루고 부사의한 큰 법의 영락을 행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열 가지 법을 닦아야 한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012_0668_a_15L爾時道勝子菩薩白佛言世尊云何菩薩摩訶薩入五道中周旋往來化衆生淨佛國土成無上至眞最正覺乎行不思議大法瓔珞耶佛告道勝子菩薩曰諦聽諦聽善思念之有菩薩摩訶薩欲成無上至眞等正行不思議大法瓔珞者當修十法云何爲十
012_0668_b_01L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5도(道)의 생사 속에 들어가 품류를 따라 교화하고, 한번 가부좌하고 앉으면 시방 여러 부처님 세계에 두루 가득차고, 다시 음향으로 삼천대천세계를 진동하고, 그 가운데서 온갖 중생을 교화하여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하게 하면서도,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아는 자가 없게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행하는 바른 법이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012_0668_a_23L若有菩薩摩訶薩入五道生死隨類而化一加趺坐遍滿十方諸佛世界復以音響震動三千大千世界於中教化一切衆生悉發無上正眞道意乃使衆生無覺知者是謂菩薩摩訶薩所行正法應不思議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한 글귀의 뜻으로 온갖 여러 부처님 세계를 충족시켜서 형상 있는 무리로 하여금 모두 들어서 알게 하지만, 저 중생은 또한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들은 법으로부터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은 부사의행이라고 이르느니라.
012_0668_b_05L道勝子若復菩薩摩訶薩入五道中教化衆生以一句義充足一切諸佛世界有形之類悉得聞知然彼衆生亦不自覺從所聞法皆發無上正眞道意是謂菩薩摩訶薩修於正法不思議行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한 광명으로 삼천대천찰토에 두루 비추게 해서 그 광명을 본 이는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하지만, 그러나 형상은 보지 못하면서도 모두 해탈문에 들어가게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은 부사의행이라고 이르느니라.
012_0668_b_11L復次道勝子若復菩薩摩訶薩入五道中教化衆生以一光明遍照三千大千剎土其見光者皆發無上正眞道意然不見形皆令一切入解脫門是謂菩薩摩訶薩修於正法不思議行
다시 다음에 도승자야,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한뜻[一意], 한 생각[一念], 한 때[一時]에 하나의 법신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채워서 모두 중생으로 하여금 널리 들어 알게 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법계를 구족케 하지만, 그러나 저 중생은 그것이 어디로부터 들리는 것인지 알지 못하면서도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은 부사의행이라고 이르느니라.
012_0668_b_16L復次道勝子若復菩薩摩訶薩入五道中教化衆生一意一念一時之頃以一法身遍滿三千大千世界皆使衆生普令聞知盡令衆生具足法界然彼衆生不知所從聞皆發無上正眞道意是謂菩薩摩訶薩修於正法應不思議
012_0668_c_01L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신족의 힘으로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을 변화시켜 모두 부처 형상으로 만들고, 그러면서도 저들은 각각 서로 가르쳐서 열두 가지 고통의 행을 설하여 서로 함께 제도함을 헤아릴 수 없지만, 저들 중생이 누구에게 제도를 받는 것인지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012_0668_b_22L復次道勝子若復菩薩摩訶薩入五道中教化衆以神足力盡化三千大千世界一切衆生盡作佛形然彼各各相教爲說十二懃苦之行共相濟度不可稱然彼衆生不自覺知爲誰所度謂菩薩摩訶薩修於正法應不思議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하나의 지혜로 온갖 형상 없는 법을 분별하면서도 걸리는 바가 없고, 널리 형상 있는 무리로 하여금 이 정요(正要)를 이해해서 도탈(度脫)을 얻게 하지만, 저 중생이 ‘내가 오늘 누구에게 제도를 받았는가’를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012_0668_c_05L復次道勝子若復菩薩摩訶薩入五道中教化衆生以一智慧分別一切無形之法無所罣㝵普使有形之類解此正要而得度脫若彼衆生不自覺知如我今日爲誰所度是謂菩薩摩訶薩修於正法應不思議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일념 속에서 능히 널리 일체의 모든 법을 보고, 법계를 분별하여 부사의를 행하고, 중생으로 하여금 이 도의 가르침을 듣게 하고, 동시에 도를 이루어 장애되는 바 없게 하지만, 그러나 저 중생이 들려온 곳을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012_0668_c_11L復次勝子若復菩薩摩訶薩入五道中教化衆生一念之中盡能普見一切諸分別法界行不思議皆使衆生聞此道教同時成道無所障㝵然彼衆生不自覺知爲所從聞是謂菩薩摩訶薩修於正法應不思議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저 중생으로 하여금 다 신통을 얻게 하여서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노닐게 하고, 온갖 시방 부처님의 설법을 들어서 온갖 법이 허깨비 같고 요술 같음을 이해해 알게 하지만, 그러나 저 중생이 ‘내가 오늘 누구에게 깨침을 받았는가’를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012_0668_c_17L復次道勝若復菩薩摩訶薩入五道中教化衆生令彼衆生盡得神通遊戲十方無量世界聞諸十方諸佛說法知諸法如幻如化然彼衆生不自覺如我今日爲誰開悟是謂菩薩摩訶薩修於正法應不思議
012_0669_a_01L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3세의 온갖 형상 있는 이로 하여금 등정각을 이루어 모두 성취케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서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012_0668_c_23L復次道勝若復菩薩摩訶薩入五道中教化衆生使三世中一切有形成等正覺皆悉成就是謂菩薩摩訶薩修於正法應不思議
다시 다음에 도승자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5도(道) 가운데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는데, 깊은 법장에 들어가서 묘한 지혜를 분별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를 초월해서 홀로 삼계를 걷되 또한 짝할 이가 없으며, 다시 중생으로 하여금 자기와 더불어 다름이 없게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바른 법에서 닦아 부사의에 응한다고 이르느니라.
이것들을 도승자여, 보살이 근덕(根德)의 힘을 세워서 5도(道) 가운데 들어가 중생을 교화함이라 하니, 온갖 법의 탁월함을 측량할 수 없는 것이어서 또한 나한이나 벽지불이 알 수 있는 바가 아니니라.”
012_0669_a_04L復次道勝子若復菩薩摩訶薩入五道中教化衆生入深法藏分別妙智超越過去當來現在步三界亦無等侶復令衆生與己無是謂菩薩摩訶薩修於正法應不思議是謂道勝子菩薩五根德力入五道中教化衆生諸法殊勝不可測亦非羅漢辟支所知

43. 무아품(無我品)
012_0669_a_11L菩薩瓔珞經無我品第四十三

그때에 보살이 있으니 이름을 심지(心智)라고 하였다.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신관(身觀)을 분별하여 나[我]라는 상념이 없음을 알고서 어떻게 해야 보살의 도관(道觀)을 성취하나이까?”
그때에 세존께서 심지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보살의 도관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열 가지 법을 행하여야 한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012_0669_a_12L爾時有菩薩名曰心智白佛言若有菩薩摩訶薩分別身觀解無我想云何成就菩薩道觀爾時世尊告心智菩薩曰若有菩薩欲得成就菩薩道觀者行十法云何爲十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보살의 지위[位]에 머물면서 무위(無爲)에 편히 처하지는 못하지만, 도의 근본을 궁구해 마치고 큰 서원을 성취해서 스스로 무아(無我)를 관하고 나서, 다시 중생을 교화하여 자기와 다름없게 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무아행이라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심지야,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능히 없는 몸을 변화하여 형상 있는 몸을 나타내고, 다시 있는 몸을 변화하여 형상 없는 몸을 나타내고, 나 있음으로 나 없음을 삼고 나 없음으로 나 있음을 삼으며, 그 가운데서 온갖 중생을 교화하여 이끌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온갖 심지(心智)의 법을 갖추었다고 이르느니라.
012_0669_a_17L若有菩薩摩訶薩未住菩薩位安處無爲究竟道本成就弘誓自觀無我復化衆生如己無是謂菩薩摩訶薩無我之行復次心智若復菩薩摩訶薩能化無身現有形身復化有身現無形身以有我爲無以無我爲有我於中化導一切衆生是謂菩薩摩訶薩具足一切心智之
012_0669_b_01L다시 다음에 심지야, 만일 보살마하살이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을 이루어 남이 없는 마음[無生心]을 이루고자 하고, 온갖 법이 본래 즐길만한 법이 아님을 이해한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무아(無我)의 마음으로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을 성취한다고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심지야,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이미 공한 마음[空心]을 얻어서 내가 있지 않고 또한 생멸도 없음을 알고, 다시 이 법으로 온갖 것을 교화하여 나라는 상념이 없음[無我想]을 알아서, 이 지혜가 스스로 온갖 깊은 법에서 가장 제일이라고 칭송하지 않으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으뜸가는 무아행(無我行)을 닦는 것이라고 이르느니라.
012_0669_b_02L復次心智若菩薩摩訶薩欲成如至眞等正覺成無生心解諸法本不可樂法是謂菩薩摩訶薩無我之心得成如來至眞等正覺復次心智若復菩薩摩訶薩已得空心解我無有亦無生滅復以此法教化一切知無我想有此智慧不自稱揚於諸深法最爲第一是謂菩薩摩訶薩爲修第一無我之行
다시 다음에 심지여, 만일 보살마하살이나 선남자나 선여인이 일체 모든 법상(法相)을 분별하고, 또한 법의 온갖 모습의 근본을 보지 않고, 아울러 그 일체 모든 법의 근본도 또한 마찬가지라서 중생이 일으키는 무아상(無我想)과 안팎의 모든 법 그리고 일체지(一切智) 모두를 보지 않으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무아행을 닦는 것이라고 이르느니라.
012_0669_b_10L復次心智若菩薩摩訶薩若有善男子善女人分別一切諸法相亦不見法衆相之本及其一切諸法之本亦復如是衆生起無我想內外諸法及一切智是謂菩薩摩訶薩修無我行
다시 다음에 만일 보살마하살이나 선남자나 선여인이 겁이 이루어지고 무너짐을 보든 겁이 이루어지거나 무너지지 않음을 보든 이루어짐으로 기쁨을 삼지 않고 무너짐으로 근심을 삼지 않으며, 두 중간에서 나[吾我]라는 상념을 일으키지 않으면, 보살마하살이 무아법에 이르렀다고 하느니라.”
012_0669_b_15L復次菩薩摩訶薩復善男子善女人見劫成敗見劫不成敗不以成爲喜不成爲憂於兩中閒不起吾我想菩薩摩訶薩逮無我
012_0669_c_01L부처님께서 다시 심지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온갖 몸을 버리고 멸진삼매(滅盡三昧)에 들어가서 행의 근본을 분별하여 어디로부터 생겼는지를 알고 무위(無爲)를 출요(出要)하여 큰 도에 이르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무아행이라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으로 심지여,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무아의 마음을 얻어 온갖 12인연(因緣)을 분별해서 생겨난 것은 생겨난 까닭을 분별하지 않고 멸하는 것은 멸하는 까닭을 분별하지 않으며, 모든 법의 근본에서 모조리 나라는 상념이 없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모든 법의 근본에 무아행이라고 이르느니라.
012_0669_b_19L佛復告心智菩薩若有善男子女人捨一切身入滅盡三昧分別行本知所從來出要無爲至於大道謂菩薩摩訶薩無我之行復次心智若有善男子善女人得無我心分別一切十二因緣生者不知所以生者不知所以滅於諸法本悉無我想是謂菩薩摩訶薩於諸法本無我之
다시 다음에 심지여, 만일 다시 보살마하살이 일체 모든 법의 근본을 분별하여 가까움도 보지 않고 멀리 있음도 보지 않으며, 본래 생겨난 바가 없어서 또한 일어난 바가 없다면, 이것을 보살의 무아행이라 이르느니라.
다시 다음에 심지여,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불기법인(不起法忍)에서 심식(心識)이 모조리 있는 바 없음을 이해해 알고, 그 가운데서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성취하지만 이룸도 보지 않고 이루지 않음도 보지 않는다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무아행이라고 이르느니라.
012_0669_c_04L復次心智若復菩薩摩訶薩分別一切諸法之本亦不見近亦不見遠本無所生亦無所起是謂菩薩無我之行復次心智若有菩薩摩訶薩不起法忍解知心識悉無所有於中得成無上至眞等正覺亦不見成亦不見不成是謂菩薩摩訶薩無我之
이와 같이 심지여,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무아행을 갖추어서 배우고자 한다면, 반드시 견고함에 이르러서 마침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야 하느니라.
다시 다음으로 심지여,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일체 모든 법을 갖추고자 한다면, 마땅히 무아(無我)의 법을 배워야 한다.
012_0669_c_11L如是心智若有善男子善女人得具足學無我之行者必至堅固成無上正眞之道復次心智若有善男子善女人欲具足一切諸法者學無我之法
어떤 것을 무아라 하는가. 이른바 무아란 궁극에 이르러 성취하는 이것도 무아이고, 4대(大)를 분별하고 본래의 근원을 사유하는 것도 무아이고, 온갖 여러 부처님이 세상에 나와서 교화하는 것도 무아이고, 중생에게 제도해 해탈한 바 있음을 보지 않고, 보리수 아래 앉아서 마군의 병졸을 항복시킴도 모두 있는 바 없다면, 이것을 보살의 무아행이라 이르느니라.
3세의 총지법의 근본[摠持法本]을 보지 않고, 집착한 바 없는 지혜도 안팎에 있지 않으면서 있는 바 없음을 분별하고 사유한다면, 이것을 보살의 무아행이라 이르느니라.”
012_0669_c_15L云何爲無我所謂無我究竟至成此亦無我分別四大思惟本原此亦無我一切諸佛出世教化此亦無我不見衆生有所度脫樹王下降伏魔兵悉無所有是謂菩薩無我之行不見三世摠持法本所著智亦不在內外分別思惟悉無所有是謂菩薩無我之行
012_0670_a_01L부처님께서 다시 심지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다시 선남자나 선여인이 공정의(空定意)에 들어가면, 여래의 깊은 법장이 여기에도 있지 않고 또한 저에게도 있지 않음을 궁구하여서, 일체가 모조리 있는 바 없다고 알 것이니라. 혹은 다시 선남자나 선여인이 신족의 힘으로 정의정(定意定)에 들어가면, 온갖 무상법관(無相法觀)을 나타내 빛내나니, 어떤 것이 무상(無相)인가. 여러 부처님이 일체를 교화하고 제도해 해탈시키는데 언교(言敎)로써 아니함이니, 이것을 무상이라 이르느니라.
012_0669_c_22L佛復告心若復善男子善女人入空定意究竟如來深法之藏亦不在此亦不在解知一切悉無所有若復善男子善女人以神足力入定意定顯曜一切無相法觀云何爲無相諸佛世尊所教化度脫一切不以言教是謂無
어떤 것을 무상이라 하는가. 온갖 여러 부처님이 중생의 근본에서 스스로 노닐며 즐겨하심이니, 이것을 무상이라 이르느니라. 한 나무 아래에 앉아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성취하는 것이니, 이것을 무상의 행이라 이르느니라.
이와 같이 심자여,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익혀서 무아법에 미친 자는 문득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느니라.”
012_0670_a_06L云何爲無相一切諸佛於衆生本而自遊戲是謂無相坐一樹下得成無上正眞之道是謂無相之行如是心智若有菩薩摩訶薩習持此法逮無我法者便成無上正眞之道

44. 등승품(等乘品)
012_0670_a_10L菩薩瓔珞經等乘品第四十四

그때에 좌중(座中)에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을 정안(淨眼)이라고 하였다. 그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합장한 채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떠합니까,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대승(大乘)을 발취(發趣)하여 걸림 없는 지혜에 이르려면, 어떤 법을 닦아서 대승의 자취를 멸해야 하나이까?”
012_0670_a_11L爾時座中有菩薩名曰淨眼卽從座偏露右臂長跪叉手前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發趣大乘至無㝵慧爲修何法滅大乘迹
그때에 세존께서 정안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족성자여. 지금 네가 발하여 묻는 것은 모두 부처님의 위신으로 이룬 바니라. 살펴듣고 살펴 들어서 잘 생각하여라. 내 마땅히 게송으로써 그대의 의심을 없애 주리라.”
이때에 세존께서 문득 게송을 말씀하셨다.
012_0670_a_15L爾時世尊告淨眼菩薩曰善哉善哉族姓子汝發問者皆佛威神之所致也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以偈發遣汝疑是時世尊便說頌曰

경계[色]를 망가뜨리거나 무너뜨리지 않고
평등한 도(道)에 나아가서
색과 도가 다르지 않음을 관하면
바로 능히 대승(大乘)을 타는 것이네.
012_0670_a_19L不以壞敗色
得趣平等道
觀色道不異
乃能乘大乘

색과 도를 사유하니
있는 그대로의 성품 또한 그러하여
도를 망가뜨림을 보지 않음은
지혜 있는 이가 수행하는 바이네.
012_0670_a_21L思惟色與道
如爾性亦然
不見壞敗道
智者所修行

도의 성품 본래 무너짐이 없어서
찾고 궁구해도 다할 수 없으니
제일의(第一義)에 최고로 응하여
이것을 타고 걸림 없음에 이르네.
012_0670_a_22L道性本無壞
尋究不可盡
最應第一義
乘此至無㝵
012_0670_b_01L
어리석은 자는 마음이 뒤바뀌어
도를 5음(陰)ㆍ18지(持)ㆍ12입(入)에서 구해
삼계에 물들고 집착하여
생(生)의 몫을 받음을 여의지 못하네.
012_0670_a_23L愚者心顚倒
求道陰持入
染著於三界
不離受生分

온갖 법을 받거나 취하지 않고
위와 아래 및 중간에서도
흩어지고 떨어짐을 보지 않으니
이것을 대승에 나아감이라 이름하네.
012_0670_b_02L諸法無受取
上下及中間
不見有散落
此名趣大乘

만일 법과 법 아님을 보고도
그 두 가지의 뜻에 대해 동요하지 않고
또한 두 소견을 내지 않으며
발하여 나감[發趣]도 또한 그러하네.
012_0670_b_03L若見法非法
在二意不動
亦不生二見
發趣亦復然

둘을 유위법(有爲法)이라 하고
또한 무위법(無爲法)이라 이름하니
둘을 없애서 둘을 보지 않으면
곧 위없는 도에 응하네.
012_0670_b_04L二爲有爲法
亦名無爲法
除二不見二
乃應無上道

범부의 경지를 초월하여도
아직 성현의 도에는 이르지 못하고
나아감을 얻어도 성취하지는 못했지만
이 또한 세상의 복전(福田)이네.
012_0670_b_06L超越凡夫地
未至賢聖道
得趣未成就
亦是世福田

세상의 여덟 가지 법[世八法] 능히 여의어
마치 연꽃이 물에 집착하지 않듯이
백겁의 행을 초월하여
그대로 대승으로 나아가네.
012_0670_b_07L能離世八法
猶華不著水
超越百劫行
爾乃趣大乘

있는 데마다 바른 업을 닦고
곳곳마다 신족을 나타내서
남을 제도해도 제도함 보지 않고
마음ㆍ입ㆍ뜻으로 비밀히 행하네.
012_0670_b_08L在在修正業
處處現神足
度人不見度
心口意密行

나고 죽는 길에서 물러나지 않고
마음 또한 겁약(怯弱)함이 없으며
뜻을 금강처럼 잡아
걸림 없는 지혜에 최고로 응하네.
012_0670_b_10L不退生死道
心亦無怯弱
執意如金剛
最應無㝵慧

허공엔 선악(善惡)이 없고
법계는 언제나 청정하며
법 또한 본래 법이 없거니
어찌 더럽고 물듦이 있으랴.
012_0670_b_11L虛空無善惡
法界恒淸淨
法亦本無法
豈有染污者

삿된 법을 버리고서
위없는 도를 닦음을 보지 않고
다시 낮고 모자라는 사람이 없으면
이것이 대승의 모습이라네.
012_0670_b_12L不見捨邪法
而修無上道
復無下劣人
是爲大乘相

온갖 법은 본래 모습이 없음이
마치 허공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고
모습을 구해도 본래 스스로 공하니
지혜 있는 이여, 마땅히 깨달아 알라.
012_0670_b_14L諸法本無相
如空不可持
求相本自空
智者當覺知

대저 걸림 없음을 행하고자 하면
훌륭한 방편이 제일이 되니
저 중생의 염원을 채워서
도량으로 인도해 이르게 하네.
012_0670_b_15L夫欲行無㝵
善權爲第一
充彼衆生願
將導至道場

착한 벗으로 바른 도를 삼고
굳건히 하여 잊어버리지 않으며
5음(陰)ㆍ18지(持)ㆍ12입(入)을 영원히 여의어서
익히지 않고도 의심의 덮개를 다스리네.
012_0670_b_16L善友爲正法
牢固不忘捨
永離陰持入
不習調疑蓋

만일 부처님을 세상에 나시게 하고
멸도를 취하시게 하면
바른 법은 늘 있으면서
끝내 변하거나 바뀌지 않네.
012_0670_b_18L若使佛出世
及以取滅度
正法恒存在
終以不變易

모든 법에 정증(正證)이 있어
선과 악은 섞여서 옮겨지지 않는 것처럼
진제의 성품[眞際性]도 또한 그러해
항상 머물면서 옮기지 않네.
012_0670_b_19L諸法有正證
善惡不朽敗
眞際性亦然
常住不移動

닦는 바가 극히 깊고 깊어서
마군의 경계에 집착한 바 없고
온갖 법에도 또한 그러해서
삿된 소견의 무리를 영원히 여의네.
012_0670_b_20L所修極甚深
魔界無所著
諸法亦復然
永離邪見黨

위없는 도를 구하고자 하면
수행하는 법에 집착하지 말라
상념 있음도 상념 없음도 아니니
이것은 걸림 없는 지혜에 응하네.
012_0670_b_22L欲求無上道
不著修行法
非有想無想
是應無㝵慧

부처님 지혜는 집착한 바 없고
법마다 낳는 바가 없으며
일어나고 멸하는 도(道)도 봄이 없으니
이에 대승행에 응하네.
012_0670_b_23L佛慧無所著
法法無所生
無見起滅道
乃應大乘行
012_0670_c_01L
혹은 머리와 눈으로써 보시함으로써
신심을 버리는 바가 없고
받는 이 있음도 보지 않으면
망상(妄想)이 집착하는 바 없네.
012_0670_c_01L或以頭目施
信心無所捨
不見有受者
妄想無所著

온갖 법은 본래 생겨남이 없고
찾아 궁구해도 그 소굴이 없으니
법상(法相)도 또한 그러하여
실마리 끝을 볼 수 없네.
012_0670_c_03L諸法本無生
尋究無窠窟
法相亦復然
端緖不可見

마치 사람이 허공을 궁구하고자 하고
그 가장자리 언덕을 알고자 해서
밤낮으로 생각하고 궁리하여
헛되이 공부해서 수고롭게 하는 것과 같네.
012_0670_c_04L若人欲究空
欲知其邊岸
晝夜思憶念
唐勞其功夫

어리석고 미혹함이 나를 집착해서
항상함을 계교하여 능히 여의지 못하고
3악도의 난관에 떨어져서
구경처(究竟處)를 얻지 못하네.
012_0670_c_05L愚惑執吾我
計常不能離
墜墮三塗難
不獲究竟處

진인(眞人)과 성현의 도는
세 가지를 통달하여 걸림 없지만
오히려 공의 근원 다하지 못했거늘
하물며 다시 이들 무리이랴.
012_0670_c_07L眞人賢聖道
三達無罣㝵
猶未盡空原
況復斯等類

사람은 모두 항상하다고 헤아리고
무명(無明)으로 인해 스스로 비추지 못해
나고 죽음의 고통만 더욱 키우니
무엇으로 말미암아 해탈에 이르랴.
012_0670_c_08L人皆計是常
無明不自照
滋長生死苦
何由至解脫

재물을 보시해도 집착한 바 없음은
위없는 도를 구하고자 함이니
보시와 도(道) 둘도 함께 못하거늘
하물며 영원한 구경(究竟)이랴.
012_0670_c_09L財施無所著
欲求無上道
施道二不俱
何況永究竟

금계(禁戒)와 무아(無我)의 행으로
제1의 법에 편안히 처하고
또한 이 상(相)마저 없음은
지계와 지혜의 바라밀을 생각하는 행이네.
012_0670_c_11L禁戒無我行
安處第一法
亦復無此相
念戒慧度行

닦지 않고 자연히 얻은
지혜로 무명의 뿌리를 없애고
계(戒)로 청정의 도를 갖추었으니
깨끗하기가 달의 무구(無垢)함과 같네.
012_0670_c_12L不修自然得
智除無明根
戒具淸淨道
淨如月無垢

몸은 거품이 모인 포말(泡沫)과 같고
또한 눈앞에 번개가 지나감과 같으며
의근(意根)은 아지랑이와 같으니
계로 청정의 도를 삼네.
012_0670_c_13L身如泡聚沫
亦如電過目
意根如野馬
戒爲淸淨道

가장 훌륭하여 동등한 이 없고
온갖 성현에서 하늘 중의 하늘이며
일체의 악을 쉬게 하고 그침은
적정(寂定)의 바라밀이네.
012_0670_c_15L最勝無等倫
衆聖天中天
息心一切惡
寂定度無極

계를 범함과 계를 지님
고요함과 어지러움에 약간도 없이
모든 법계를 분별하며
계로 샘이 없는 도[無漏道]를 삼네.
012_0670_c_16L犯戒及持戒
定亂無若干
分別諸法界
戒爲無漏道

인욕의 바라밀을 얻어서
온갖 고뇌를 감당하여 받고
여러 중생 널리 사랑하여
높고 낮은 상념이 없네.
012_0670_c_17L獲忍度無極
堪受諸苦惱
普慈諸衆生
無有高下想

과거의 법을 추억하니
나고 멸함 오래 머물지 않고
칭찬ㆍ꾸짖음의 헐고 찬탄하는 법이
어찌 그 틈을 얻을 수 있으랴.
012_0670_c_19L追憶過去法
生滅不久停
稱譏毀譽法
安能得其便

마디마디 그 형상을 풀되
끝내 악한 생각 내지 않고
안팎의 일을 분별하여
몸과 마음이 견고히 머무네.
012_0670_c_20L節節解其形
終不生惡念
分別內外事
身心鏗然住

원수가 해치러 와서
이 무르고 가냘픈 몸 멸하고자 하거든
대지가 싣는 것처럼 인내하여
좋고 나쁨을 헤아리지 말라.
012_0670_c_21L怨讎欲來害
滅此危脆身
忍之如地載
不計有好惡

인욕(忍辱)의 큰 서원은
대(對)함을 보아도 상념이 없으니
이 때문에 여러 중생으로 하여금
보면 기뻐하지 않음이 없게 하네.
012_0670_c_23L忍辱大弘誓
見對無想念
故使諸衆生
見者莫不欣
012_0671_a_01L
대승의 바다를 싣고자 하거든
삼가서 겁약한 마음을 품지 말라
몸을 단정히 하고 그 마음 바르게 하면
문득 무생인(無生忍)을 얻으리라.
012_0671_a_01L欲截大乘海
愼莫懷怯弱
端身正其心
便獲無生忍

본래 무수한 겁으로부터
나고 죽음에 유전하는 가운데
한 중생 위하는 까닭에
몸소 큰 서원의 갑옷 입었네.
012_0671_a_02L本從無數劫
流轉生死中
爲一衆生故
躬被弘誓鎧

온갖 법은 본래 일어나고 멸함 없고
다시 무너지고 망가지는 상념 없으나
어리석은 이는 마음이 뒤바뀌어서
과거의 지혜를 알지 못하네.
012_0671_a_04L諸法無起滅
復無壞敗想
愚人心顚倒
不解過去慧

법계의 성품은 늘 머물러 있는데
배우는 이가 궁구하여 다하지 못할 뿐이니
마땅히 본말을 요달하여
생겨남은 본래 성겨남이 없음을 알아야 하네.
012_0671_a_05L法界性常住
學者不究竟
當了知本末
生者無所生
미묘하고 걸림 없는 지혜를
중생은 깊이 통달하지 못했으니
마땅히 교묘한 방편 구하여
뒤바뀐 마음을 없애 버려라.
012_0671_a_06L衆生不深達
微妙無㝵慧
當求巧方便
除去顚倒心

여러 부처님 세상에 출현하시어
제도할 바를 다 제도하지 못했지만
또한 다시 놓아 버리지 않고
힘써 정진(精進)하신 용력(勇力)을 쓰시네.
012_0671_a_08L諸佛興出世
不値度所度
亦復不放捨
精進勇力彊

온갖 법 분별하니
마치 허깨비나 아지랑이나 번갯불 같고
실다움 구해도 과보가 없어서
허공처럼 형상 없다고 관하네.
012_0671_a_09L分別一切法
如幻野馬光
求實無果報
如空觀無形

중생은 도(道)를 깨닫지 못해서
스스로 물들고 집착하는 상념 일으키니
그들로 하여금 지극한 도의 가르침을 보여주어서
무위의 곳[無爲處]을 알게 하네.
012_0671_a_10L衆生不諦念
自興染著想
漸示至道教
令知無爲處

방편으로 이 뜻을 생각하여
원하는 바는 반드시 얻고
낱낱이 사유하여 관하면
걸림 없는 지혜를 이루네.
012_0671_a_12L方便念此義
所願者必得
一一思惟觀
無㝵智慧成

안팎의 행을 생각해 지녀서
곳곳에서 공의 성품 구하고
의지함 없고 집착한 바 없으면
나고 죽음의 본말이 청정하네.
012_0671_a_13L念持內外行
處處求空性
無猗無所著
生死本末淨
배움에 나아가 공한(空閑)을 즐기고
홀로 처해도 무서운 바 없네.
선정과 지혜를 사유하며
6신통에 잘 나아가네.
012_0671_a_14L進學樂空閑
獨處無所畏
思惟禪定慧
善趣六神通

대중에 있어도 마치 들과 같아
한마음으로 섞이거나 어지러움 없어
위의(威儀)의 법을 잃지 않으니
이것을 미묘한 정(定)이라 이르네.
012_0671_a_16L在衆猶如野
一心無錯亂
不失威儀法
是謂微妙定

정법(定法)에 약간이 있으니
뜻을 쉰 무루(無漏)의 행으로
두 가지 해탈을 증장시키니
이것을 미묘한 정이라 이르네.
012_0671_a_17L定法有若干
息意無漏行
增上二解脫
是謂微妙定

온갖 법을 두루 관하고
편안히 처하여 마음을 옮기지 않아
하나에서 다시 하나를 세니
이것을 미묘한 정이라 이르네.
012_0671_a_18L遍觀一切法
安處心不移
於一復數一
是謂微妙定

도의 마음 완전히 견고해져서
뜻을 멸하여 마음이 영원히 쉬고
순숙(純淑)한 사람 접하여 제도하니
이것을 미묘한 정이라 이르네.
012_0671_a_20L道心遂牢固
滅意心永息
接度淳淑人
是謂微妙定

항상 등정각을 생각하고
여래 법신의 도를 생각하여
온갖 색상(色想)을 싫어하고 근심하면
이것을 미묘한 정이라 이르네.
012_0671_a_21L恒憶等正覺
如來法身道
厭患諸色想
是謂微妙定
다시 여섯 가지 생각[六思念]을 닦고
차제(次第)에 따른 행(行)을 어기지 않아
생각[念]을 없애 사상(思想)이 없다면
이것을 미묘한 정이라 이르네.
012_0671_a_22L復修六思念
不違次第行
除念無思想
是謂微妙定
012_0671_b_01L
4쌍(雙) 8배(輩)2)의 사람들이
따라서 무위의 도(無爲道)를 내고
무수(無數)로서 한정을 두지 않으면
이것을 미묘한 정이라 이르네
012_0671_b_01L四雙八輩人
從生無爲道
無數非有數
是謂微妙定

지혜 있는 이는 4선(禪)을 닦고
식공정(識空定)을 쓰지 않으면서
안팎의 몸을 요달해 분별하면
이것을 미묘한 정이라 이르네.
012_0671_b_02L智者修四禪
不用識空定
了別內外身
是謂微妙定

시방의 여러 부처님들
멀리서 이 중생을 보심은
눈으로 말미암아 색을 봄이 아니어서
자연히 도의 가르침을 이루네.
012_0671_b_03L十方諸佛等
遙見此衆生
不由眼見色
自然成道教

또한 다시 이 사람 보시고
있는 데마다 바야흐로 법을 설해
귀와 소리의 상념을 내지 않으니
식이 멸하여 다시는 집착하지 않네.
012_0671_b_05L亦復見此人
在在方說法
不生耳聲想
識滅不復著

중생의 상념은 한량이 없지만
한뜻[一意]으로 모조리 알아
두 마음의 소견 일으키지 않고
조금도 상념을 내지 않네.
012_0671_b_06L衆生想無量
一意而悉知
不興二心見
便生若干念

지나간 겁을 생각하니
항하의 모래처럼 셀 수가 없고
앞 마음과 뒤 마음도 또한 그러해서
용맹하여 게으르지 아니하네.
012_0671_b_07L憶念過去劫
恒沙不可數
前心後亦然
勇猛不懈怠

다시 한량없는 찰토에 노닐며
신족의 도를 나타내 보이고
마음이 머무는 곳에 몸도 자연히 따라서
변화의 법[變化法]을 알게 하네.
012_0671_b_09L復遊無量剎
示現神足道
心住身自隨
令知變化法

감로의 도를 연설하여
나아가는 행 잃지 않아
한 겁부터 백겁에 이르기까지
걸림 없는 지혜가 끝이 없네.
012_0671_b_10L演說甘露道
不失進趣行
從劫至百劫
不盡無㝵慧

지혜의 바라밀에 미쳐서
음(陰)ㆍ지(持)ㆍ입(入)을 분별하고
남을 위해 묘한 법 설하되
나[吾我] 있다고 헤아리지 않네.
012_0671_b_11L逮智度無極
分別陰持入
爲人說妙法
不計有吾我

권도의 방편 바라밀을 행해서
음행ㆍ화냄ㆍ어리석음을 균등히 나누고
인연에 물들고 집착함이 없게 하여
청정의 도를 알게 하네.
012_0671_b_13L行權方便道
等分淫怒癡
因緣無垢著
令知淸淨道
본래 내가 스스로 행을 지어
해탈하여 무서울 바 없고
인연들이 모여 이루어진지라
온갖 법이 처소가 없네.
012_0671_b_14L本我自造行
解脫無所畏
緣等合會成
諸法無處所

스스로 관하고 또한 부처님 관하며
공을 관하고 법도 또한 그러해서
생사와 열반의 길을
지혜 있는 이는 곧 깨닫네.
012_0671_b_15L自觀亦觀佛
觀空法亦然
生死泥洹逕
智者乃覺悟

지혜의 성품을 잘 알아서
지혜의 광명을 구하고
끝없는[億載] 티끌의 어둠에서
환하게 크나큰 광명을 보네.
012_0671_b_17L善解智慧性
令求慧光明
億載塵闇冥
㸌然見大明

이 지혜를 큰 지혜라 이르니
부처님의 지혜는 부사의해서
이 위없는 지혜를 이루도록
중생의 무리를 끌고 인도하시네.
012_0671_b_18L此智謂大智
佛智不思議
將導衆生類
成此無上智

대저 일체지(一切智)를 헤아리는 데
능히 이를 능가하는 것이 없으니
이 여러 지혜를 닦아 갖추면
대승의 도과(道果)가 이루어지네.
012_0671_b_19L夫計一切智
無能過是者
修此衆智具
大乘道果成

지혜를 없애면 비록 이름 있어도
진실한 도는 있지 않네.
이 지혜는 온갖 지혜의 위에 있어
온갖 어려움을 구제해 주네.
012_0671_b_21L餘智雖有號
非有眞實道
此智衆智上
救濟一切難
만일 지혜를 구하고자 하거든
허공의 성품을 구하는 것처럼 해야 하니
무심(無心)은 저보다 더 빠른데
하물며 다시 어지러운 상념을 내랴.
012_0671_b_22L若欲求智慧
如求虛空性
無心疾於彼
況復生亂想
012_0671_c_01L
허공은 정해진 경계 없고
형상이 없어서 볼 수도 없으니
이 지혜도 또한 다시 그러해서
한량이 없고 그 끝이 없네.
012_0671_b_23L虛空無量界
無形不可見
此智亦復然
無量無邊岸

가령 온갖 사람들이
이 지혜의 배 타면
생사(生死)의 언덕에서 노닐다가도
열반의 바다에 곧바로 이르네.
012_0671_c_02L假使一切人
乘此智慧舟
遊戲生死岸
直至泥洹海

설사 사람이 백천 겁에 이르도록
이 공덕을 칭찬하고자 하더라도
지혜의 큰 횃불의 밝음은
능히 그 밑을 다할 수 없네.
012_0671_c_03L若人百千劫
欲歎此功德
智慧大炬明
無能盡其藏

무진(無盡)은 다할 수 없고
또한 여덟 가지 무한(無閑)도 없네.
능히 걸림 없는 지혜를 외우면
하늘ㆍ사람 가운데 가장 존귀하네.
012_0671_c_04L無盡不可盡
亦無八無閑
能誦無㝵慧
天人中最尊

애초부터 악취(惡趣)에 안 떨어지고
6정(情:根)을 늘 완전히 갖추어
하늘과 인간 가운데 태어나서
호귀(豪貴)함이 무리 중에 최상일세.
012_0671_c_06L初不墮惡趣
六情常完具
生天及人中
豪貴衆中上
온갖 중생의 무리가
모두 마땅히 도의 지혜 이루고
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면
일찍이 무서움 품은 적이 없네.
012_0671_c_07L一切衆生類
皆當成道智
受持此正法
未曾懷恐懼

바른 법의 근본을 옹호하여
무위(無爲)의 도(道)에 편안히 처하고
마땅히 올바른 법륜을 굴려서
세간에 펼쳐 나타내시네.
012_0671_c_08L擁護正法本
安處無爲道
當轉正法輪
布現於世閒

억백천 겁에서
끝내 나고 죽음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등정각 이룸은
걸림 없는 지혜 때문일세.
012_0671_c_10L於億百千劫
終不墮生死
必成等正覺
斯由無㝵慧

용맹함은 사람 중에서 제일이라
마군과 그 권속을 항복시키고
정진의 지혜가 뛰어나서
모두 지니어 잊지를 않네.
012_0671_c_11L勇猛人中上
降伏魔官屬
精進智慧彊
摠持不忘失

마치 어떤 한 사람이
모든 강물을 다 마시겠다 생각하고
두루 사방을 돌아다니지만
능히 그 근원 다하지 못함과 같이,
012_0671_c_12L如有一人念
普飮江河水
周行遊四域
不能盡其源

지혜 있는 이는 권도의 방편으로
사유하고 속으로 스스로 생각하니
오직 4해(海)의 물을 마시면서
그저 널리 돌아다닐 뿐이네.
012_0671_c_14L智者權方便
思慮內自念
唯飮四海水
爾乃普周遍
위없는 도의 걸림 없는
지혜 광명을 이루고자 해서
받아 지니고 생각하고 외우면
오래지 않아 수기를 받으리니,
012_0671_c_15L欲成無上道
無㝵智慧光
受持念諷誦
受莂亦不久

비록 부처님은 세상에 출현하시어
32상을 나타내지 않지만
문득 불사를 행하여서
한량없는 사람을 널리 건졌네.
012_0671_c_16L雖佛未出世
現相三十二
便爲行佛事
廣濟無量人

이제 내가 정각(正覺) 이루어서
삼계에서 제일 존귀하니
이 걸림 없는 큰 지혜 곳간을
받아 지니었기 때문일세.
012_0671_c_18L今我成正覺
三界第一尊
斯由受持此
無㝵大慧藏
012_0672_a_01L
세존께서 이 법을 설하신 때에 그 설법은 너무나 깊고 헤아리기 어렵고 불가사의해서 나한이나 벽지불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었다.
그때 좌상에 있던 10천(千)의 하늘 사람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모두 발하였고, 다시 3만 7천의 보살이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얻었고, 다시 한량이 없는 비구가 유루심(有漏心)으로 해탈함을 얻었고, 46해(姟)의 중생이 온갖 번뇌를 다 끊고 법안의 청정함을 얻었다.
012_0671_c_19L當其世尊說此法時甚深難量不可思議亦非羅漢辟支所及爾時座上十千天人皆發無上正眞道意復有三萬七千菩薩得不起法忍復有無量比丘有漏心得解脫四十六姟衆諸塵垢盡得法眼淨

45. 삼계품(三界品)
012_0672_a_02L菩薩瓔珞經三界品第四十五

이때에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정시왕(淨施王)이었다.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으로부터 들은 바르고 요긴한 법[正要法]은 매우 심오(深奧)하나이다.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보살의 기호(記號)를 받으면, 곧 예순두 가지 소견의 삿된 길[六十二見邪逕]의 도를 받나이다. 왜냐하면 예순두 가지 소견이란 것이 모두 보살을 낳고 보살의 도과(道果)를 내기 때문이나이다. 도과란 것이 곧 예순두 가지 소견을 내나이다.
012_0672_a_03L是時有菩薩名淨施王前白佛言如我從佛所聞正要法甚深若有菩薩摩訶薩受菩薩記號則受六十二見邪逕之道
왜냐하면 보살의 도과는 욕계로부터도 아니고 색계로부터도 아니고 무색계로부터도 얻지 못하고, 유위(有爲)ㆍ무위, 유루(有漏)ㆍ무루로부터도 얻지 못하기 때문이나이다. 왜냐하면 보살의 명자(名字)는 얻을 수 없고 또한 처소도 없기 때문이나이다. 예순두 가지 소견의 삿된 길의 명호도 또한 마찬가지라서 본래의 뜻이 청정하고 형상이 없어서 볼 수가 없나이다.
012_0672_a_07L何以故六十二見者皆出生菩薩出生菩薩道果道果者則出生六十二見所以者何菩薩道果不從欲界不從色界不從無色界不從有爲無爲有漏無漏得何以菩薩名字不可得亦無處所六十二見邪逕名號亦復如是本竟淸淨無形而不可見
어떠하시나이까, 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사람이 허공의 변제(邊際)를 찾아 궁구하고자 해서 푸르고 노랗고 붉고 흰 것을 헤아려서 분변(分辨)하는 것과 같나이다. 다시 5음(陰)으로 시설한 명자(名字)인 색(色)ㆍ통(痛)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이것은 생겨남, 이것은 멸함, 이것은 유위(有爲), 이것은 무위, 이것은 유루(有漏), 이것은 무루, 이것은 유상법(有常法), 이것은 무상법, 이것은 괴로움, 이것은 즐거움이라고 하는 것과 같나이다. 어떠하나이까,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깊은 법 가운데서 지혜가 있나이까, 없나이까?”
012_0672_a_14L云何世尊猶如有人欲得尋究虛空邊際料量齊限靑黃赤白復與五陰施設名字色痛想行是生是滅是有爲是無爲是有漏是無漏是有常法是無常法是苦是云何世尊此士夫於深法中有慧不乎
012_0672_b_01L부처님께서 정시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허공은 형상이 없어서 볼 수 없는데, 어떻게 글자를 세우고 이름을 지어서 공(空) 속에서 공을 구하고자 하는가. 이 일은 그렇지 않느니라.”
그때에 정시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보살의 도과 및 걸림 없는 지혜와 37품과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과 예순두 가지 소견은 모조리 있는 바가 없어서 볼 수 없나이다. 또한 허공은 형상이 없어서 가지고 있을 수 없듯이, 모든 법의 상(相)은 원하고 구한다고 해서 얻을 수 없나이다. 왜냐하면 본래 있는 바가 없어서 삼계를 뛰어넘고 3세를 초월했기 때문이옵나이다.
012_0672_a_20L佛告淨施王菩薩虛空無形而不可見云何立字與作名號欲於空中求空此事不然爾時施王菩薩白佛言如是世尊菩薩道果及無㝵慧三十七品空無相無願六十二見無所有而不可見亦如虛空無形不可護持諸法之相非願求可得何以本無所有故以超三界越過三世
만일 그렇지 않으면 부처님과 보살도에 문득 두 소견을 내고, 두 소견이 있으므로 문득 두 가지 상념이 있고, 두 가지 상념이 있으므로 문득 삿된 부류[邪部]에 떨어지고, 삿된 부류에 떨어졌으므로 문득 5도(道)에 들어가고, 이미 5도(道)에 들어갔으므로 생사(生死)의 바다에 떠돌아다니고, 성현을 비방하여 도(道)를 도가 아니라고 말하고, 또한 성현의 법률이 있다고 말하지 않고,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끼리 서로 일러 말하기를 ‘부처님은 다르다, 도는 다르다, 나고 죽음도 또한 다르다. 나고 죽음이 이미 다른데, 어찌 열반이 있겠는가? 또한 다시 부처님이 보살도를 닦는 일이 없거늘, 하물며 마땅히 걸림 없는 지혜를 이룸이 있으랴? 이 일은 그렇지 않다’고 하나이다.”
012_0672_b_04L若不爾者佛及菩薩道便生二見有二見便有二想以有二想便墮邪以墮邪部便入五趣已入五趣流轉生死誹謗賢聖道言非道亦不言有賢聖法律愚惑之人自相謂言異道異生死亦異生死旣異豈有泥亦復無佛修菩薩道何況當有成無㝵慧乎此事不然
그때에 좌상에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구경(究竟)이었다. 그가 정시왕보살에게 물었다.
“어떠합니까, 족성자여. 보살마하살이 대승을 발하여 나아가서 걸림 없는 지혜를 밝히면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이룰 수 있나이까?”
정시왕보살이 말하였다.
“만일 어떤 보살이 처음 뜻을 발하면서부터 위없는 등정각을 성취하였다면, 보살행을 익힘이 다른 이를 위하는 익힘이 아님이 없고, 또한 바른 법을 버리고서 삿된 업을 익히지 않으며, 보살도를 행함도 보지 않고 또한 보살도를 행하지 않음도 보지 않으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수행의 경지를 초월하여 익혀도 익힌 바 없는 것이라 이르나이다.”
012_0672_b_12L爾時坐上有菩薩名曰究竟問淨施王曰云何族姓菩薩摩訶薩發趣大乘辯無㝵慧得成無上至眞等正覺淨施王菩薩若有菩薩從初發意至成無上等正覺者習菩薩行非爲不習亦不捨正法而習邪業亦不見行菩薩道不見不行菩薩道是謂菩薩摩訶薩以過行地習無所習
012_0672_c_01L구경보살이 다시 정시왕보살에게 물었다.
“어떠합니까, 족성자여. 보살마하살이 수행의 경지를 지나쳐서 익혀도 익힌 바가 없으므로 위없는 도를 닦아 보살의 이름을 얻는 것이나이까?”
정시왕보살이 구경보살에게 답하여 말하였다.
“일체 모든 법의 모습[相]과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을 받아서 취하지 않고, 이 경계를 지나치는 까닭에 온갖 지(地)를 초월하여 익혀도 익힌 바 없는 것이외다.”
012_0672_b_20L究竟菩薩復問淨施王曰云何族姓子菩薩摩訶薩以過行地習無所習而修無上道得菩薩號淨施王報究竟菩薩曰不受取一切諸法之相眼耳鼻口身心過此界故超諸地習無所習
구경보살이 다시 물었다.
“족성자여, 무엇이 수행의 경지를 지나쳐서 익혀도 익힌 바 없는 것이나이까?”
정시왕보살이 구경보살에게 답하였다.
“온갖 경지를 두루 거치지 않고도 보살도를 익히는 것이니, 왜냐하면 일체 모든 법이 보살도의 가르침을 낳기 때문이외다.”
구경보살이 말하였다.
“족성자여, 무엇이 모든 법에서 다시 경계가 있음이나이까? 왜냐하면 온갖 경지를 초과해서 익혀도 익힌 바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나이다.”
012_0672_c_02L究竟菩薩復問云何族姓子以過行地習無所習乎淨施王菩薩報究竟菩薩曰不遍過諸地習菩薩道何以故一切諸法出生菩薩道教究竟菩薩曰族姓子諸法復有境界乎何以故說超過諸地習無所習
정시왕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법은 여여(如如)하고, 도의 성품[道性]도 또한 여(如)하며, 또한 온 때를 보지 않고 또한 간 때를 보지 않습니다. 이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도의 가르침을 낳아서 익혀도 익힌 바가 없음이외다.”
구경보살이 정시왕보살에게 여쭈어 말하였다.
“족성자여, 어떤 것이 도의 마음을 발하여 나아가는 것이나이까?”
정시왕보살이 말하였다.
“도(道)의 여(如)함과 같나이다.”
012_0672_c_08L淨施王菩薩諸法如如道性亦如亦不見來時亦不見去時是故菩薩摩訶薩出生道教習無所習究竟菩薩謂淨施王菩薩曰族姓子云何發趣道心淨施王曰如道如
구경보살이 말하였다.
“어떤 것이 도의 여함과 같음이니까?”
정시왕보살이 말하였다.
“대저 ‘도의 여(如)’란 또한 과거ㆍ미래ㆍ현재에도 있지 않으니,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이 3세 가운데서 도의 성품이 청정하고 여(如)도 또한 청정함을 보지 않고, 그대로 바로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발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과거의 여여(如如), 미래의 여여, 현재의 여여와 같아서 자연히 성품이 공해서 오는 것도 보지 않고 또한 가는 것도 보지 않으며, 나아가도[趣] 나아가는 바가 없고, 그대로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발하여 익혀도 익힌 바가 없음이외다.”
012_0672_c_13L究竟菩薩曰云何如道淨施王曰夫道如者亦不在過去當來今現在是故菩薩摩訶薩於三世中不見道性淸淨如亦淸淨爾乃發無上至眞等正覺如過去如如來如如現在如如自然性空亦不見來亦不見去趣無所趣爾能發無上至眞等正覺習無所習
구경보살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발하여서 익혀도 익힌 바 없는 것이나이까?”
정시왕보살이 말하였다.
“길을 잃은 이에게는 길에 나아가게 하고, 또한 대비심[大哀]으로 두려움이 없게 하고, 비록 삼계의 5무간(無間)의 지옥에 처하더라도 그 수고로움을 품지 않고, 평등의 마음으로 두루하여 능히 도의 뜻을 발함이 익혀도 익힌 바 없음이외다.”
012_0672_c_20L究竟菩薩復云何發無上至眞等正覺習無所習淨施王菩薩曰失道徑者乃能發趣於道加以大哀令無恐懼雖處三界五無閒處不懷其勞等心周遍能發道意習無所習
012_0673_a_01L구경보살이 다시 물었다.
“어떠하나이까, 족성자여. 만일 눈이 없으면 어찌 볼 수 있으리까. 저는 이제 갑절이나 의심이 나나이다. 오직 깨우쳐 풀어주시기를 바라나니, 이제 마땅히 저를 위하여 말씀하시어 망설임을 없애서 마음을 깨우쳐 주옵소서. 족성자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길을 잃은 이에게 위없는 도[無上道]에 나아가게 하고, 게다가 대비심으로 두려움이 없게 하고, 평등의 법에서 또한 늘거나 주는 것이 없나이다. 이 병은 능히 고치는 이가 없으니, 바라건대 족성자께서는 저를 위하여 연설하여서 마음의 무거운 의심을 덜어 없애 주소서.”
012_0673_a_02L究竟菩薩復問云何族姓子若如無目焉得視瞻吾今倍生狐疑唯願開解今當爲我說之去猶豫令心得寤如汝所云失道徑者能發趣於無上道加以大哀令無恐懼於平等法亦無增減是病無能療之唯族姓子爲我演說令心重疑而得微輕
정시왕보살이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족성자여. 당신의 발한 물음은 모두 부처님의 위신(威神)이 감응한 바라, 이제 문수사리가 대중의 우두머리가 되었으니, 그에게 청구(請求)하여 그대의 물음에 답변하게 하여 알게 할 것이외다.”
그때에 구경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아까, 나의 의심을 정시왕보살이 말했는데, 어떠합니까, 족성자께서 능히 아신다 하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연설을 해 주시어 남은 의심들을 없애 주십시오.”
012_0673_a_09L淨施王菩薩曰善哉善哉族姓子令發汝問者皆佛威神之所感今文殊師利爲衆上首因可請求令知機變究竟菩薩謂文殊師利向我狐疑淨施王言云何族姓子能解唯願演說令無餘難
그때에 문수사리가 구경보살에게 답하여 말하였다.
“대애(大哀) 보살은 삼계에 걸림이 없으니, 만일 깊고 묘한 그 법의 심제(審諦)에 들어가면, 익혀도 익힌 바가 없고, 또한 집착한 바가 없고, 또한 의심할 바가 없고, 또한 어려운 바가 없고, 또한 두려운 바가 없나이다. 만일 이 같은 이라면 이미 중생들을 불쌍히 여겨서 본제(本際)에 머물면서 편안한 몸을 얻고, 돌아갈 바 없는 이에게 그 돌아갈 바를 얻게 하며, 비록 삼계의 5무간(無間) 지옥에 처하더라도 그 수고로움을 불평하지 않고, 평등한 마음으로 두루하여 능히 도의 뜻을 발해서 익혀도 익힌 바가 없나이다.”
012_0673_a_14L文殊師利報究竟菩薩曰大哀菩薩三界無㝵入深妙其法審諦習無所習亦無所著亦無所疑亦無所難亦無所畏如是者已爲得哀得住本際而得安無所歸者得受其歸雖處三界五無閒處不損其勞等心周遍能發道意習無所習
012_0673_b_01L구경보살이 다시 물었다.
“어떠하나이까. 문수사리시여, 무엇으로 근본을 삼나이까. 가령 말씀하신대로 익혀도 익힌 바 없으면, 모든 법의 생겨남은 다름이 있습니까? 눈ㆍ귀ㆍ코ㆍ혀ㆍ몸과 뜻이 다를 수 있습니까? 크게 불쌍히 여기는 보살의 평등은 다르나이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만 그쳐라, 그만두어라, 족성자여. 그 도라고 말한 것은 도가 있음이 아니니라. 만일 나[吾我], 목숨[壽命], 중생의 무리가 있다고 생각지 않으면, 이 자는 크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서 평등한 마음으로 두루하여 능히 도의 뜻을 발하면서 익혀도 익힌 바가 없나이다.”
012_0673_a_21L究竟菩薩復問云何殊師利以何爲本若如所言習無所諸法所生可有異乎可以眼耳鼻舌身意異乎大哀菩薩平等異乎殊師利言且止且止族姓子其言道非有道也若不念有吾我壽命衆生之類是者以得大哀等心周遍能發道意習無所習
구경보살이 다시 물었다.
“문수사리시여, 대저 도의 성품이 여(如)하여 삼계를 갖지 않으면서도 삼계를 버리지 않는데, 어떻게 위없는 지진 등정각의 도를 발하게 되나이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마음은 가진 바 없고 또한 반연도 있지 않으며, 또한 4대(大)인 땅ㆍ물ㆍ불ㆍ바람을 인하지 않고, 또한 5음인 색(色)ㆍ통(痛)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의지하지 않고, 또한 여섯 가지 쇠함[六衰]에서 여섯 가지 수고로움을 일으키지 않고, 덕 있음도 생각지 않고 덕 없음도 생각지 않으며, 세속에 집착하지도 않고 도의 마음을 내지도 않으며, 죄와 복의 분별도 없고, 지혜와 어리석음의 분별도 없으며,
012_0673_b_05L究竟菩薩復問殊師利夫道性如不持三界不捨三云何得發無上至眞等正覺道乎文殊師利曰心無所持亦不有緣不因四大地水火風亦不猗五陰色痛想行識亦不於六衰興六塵勞念有德不念無德不著於俗不生道無罪福念無慧無愚
유여(有餘)도 보지 않고 무여(無餘)도 보지 않으며, 또한 계의 몸[戒身]ㆍ정의 몸[定身]ㆍ슬기의 몸[慧身]ㆍ해탈의 몸[解脫身]ㆍ해탈지견의 몸[解脫知見身]을 보지 않고, 생사에 물들어 집착하고 얽매임과 열반의 청정함도 보지 않으며, 본래 나고 멸하고 집착하고 끊음이 없음을 보지 않으며, 또한 유상(有常)ㆍ무상(無常), 고(苦)ㆍ공(空)ㆍ무아(無我)를 보지 않으면서 모든 법을 다 관해서 고요히 허공에 머무느니라. 이와 같이 머무는 이는 머물러도 머무는 바가 없고, 이미 등애(等哀)를 얻어 한마음으로 평등하게 둘이 없어서 익혀도 익힌 바 없고,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발하게 되어서 비록 삼계의 5무간 처소에 처하더라도 그 수고로움을 사양치 않는 것이외다.”
012_0673_b_12L不見有餘見無餘亦不見戒身定身慧身解脫解脫所見身不見纏縛生死染著泥洹淸淨不見本無生滅著斷亦不見有常無常苦空無我悉觀諸法寂泊虛空住如是者住無所住已得等哀平等無二習無所習得發無上至眞等正覺雖處三界五無閒處不辭其勞
012_0673_c_01L구경보살이 이 법을 듣고 나서 뛸 듯이 매우 기뻐하며 스스로 그칠 줄 몰랐다.
“오직 원하거니와, 문수사리시여, 저로 하여금 이 익힘 없는 익힘에 미쳐서 열반의 으뜸가는 걸림 없음을 얻고, 다시 이 법을 인연하여 편안함을 얻게 하소서.”
문수사리가 답하였다.
“족성자여, 만일 익혀도 익히는 바가 없는 배움의 경지에 머무르나 일체 모든 법에 바라는 바를 두고서 문득 이에 반연하여 편안함을 얻고자 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012_0673_b_20L究竟菩薩聞是法已倍復踊躍不能自勝唯願文殊師利令我逮此無習之習獲泥洹第一無㝵復緣此法而得安隱文殊師利答曰族姓子若住學地習無所習然有悕望於諸法者便有所緣欲得安隱此則不然
왜 그런가? 만일 반연하는 바가 없으면 편안함도 없으니, 어찌 반연으로부터 열반을 얻겠는가. 그 법은 적적하고 고요하여 본래 시작됨이 없고, 과거의 멸함과 끊지 않음을 염(念)함을 반연하지 않고, 현재의 항상함을 계교하는 마음을 생각지 않고, 미래의 상대(相對)가 있고 상대가 없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온갖 법은 익힘 있음에 머물지 않아서 또한 익힌 바가 없고, 생각 있음을 보지 않아서 또한 생각하는 바가 없으며, 또한 편안함이 있지 않아서 또한 편안한 바가 없으며, 또는 잘난 체하지 않아서 단멸(斷滅)이 있지 않으며, 일체 모든 법은 들음도 없고 소리도 없어서 또한 음향이 없고, 유여(有餘)도 보지 않고 무여도 보지 않으면, 이것을 이름하여 편안함에 처해 열반을 얻어서 모든 법을 통달하면서도 일어나고 멸하는 상념이 없다고 말하느니라.”
012_0673_c_02L所以者何若無所緣則無安隱豈得從緣得獲泥洹其法寂靜無所從來不緣過去念滅不斷不想現在有計常心不慮未來有對無對是故諸法不住有習亦無所習不見有念亦無所念亦不有安亦無所安亦不貢高無有斷滅一切諸法無聞無聲亦無音響不見有餘不見無餘是則名曰得處安隱而獲泥洹通達諸法無起滅想
문수사리가 다시 구경보살에게 말하였다.
“만일 족성자여, 염(念)과 무념(無念) 사이에 염(念)을 내지 않고 중간에도 뜻이 없으면 뒤에 재변[災異]이 없다. 설사 마땅히 생각을 내어 재변이 있다면, 이는 편안치 않음이니, 근본부터 구경(究竟)까지 근심 있음과 근심 없음을 벗지 못한다. 만일 마땅히 분별하여 재난 있음도 보지 않고 재난 없음도 보지 않으면, 이것을 이름하여 열반에 통달하여 영원히 편안함에 처해서 다시는 익힘 있음과 익힘 없음에 오가는 일이 없이 제1의(第一義)에 응한다고 이르나이다.”
012_0673_c_12L文殊師利復告究竟菩薩曰族姓子若念無念不生於念中閒無意後無災異設當生念有災異者則不安從本至竟不脫有患亦無患若當分別不見有災不見無災是乃名曰通達泥洹永處安隱無復往還有習無習應第一義
012_0674_a_01L그때에 구경보살이 말하였다.
“어떠하나이까, 문수사리시여. 만일 어떤 사람이 ‘공은 머무름이 있는가, 공은 머무름이 없는가. 공은 익힘이 있는가, 익힘이 없는가. 생겨남이 있는가, 생겨남이 없는가’라고 말을 한다면, 이런 말은 그 뜻이 어떠하나이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어떠한가, 족성자여, 공이 머무름이 있거나 공이 머무름이 없거나, 공이 의지함이 있거나 의지함이 없거나, 익힘이 있거나 익힘이 없거나, 생겨남이 있거나 생겨남이 없거나, 원함이 있거나 원함이 없거나, 상념이 있거나 상념이 없거나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열반에 이르러 익힘 없음에 응하게 되겠는가.”
012_0673_c_18L爾時究竟菩薩云何文殊師利若有士夫作是說空有住耶空無住耶空有習無習有生無生耶若言是者其義云何文殊師利言云何族姓子若空有住若空無住若空有猗無猗有習無習有生無生有願無願有想無想其念是者云何得至泥洹應於無習
구경보살이 말하였다.
“어떠하나이까, 족성자여. 공이란 머무름이 있지도 않고 또한 머무름이 없지도 않으며, 둘을 반연하지도 않고 또한 하나를 반연하지도 않으며, 다시 중간도 없나이다. 이것을 여읜다면 마땅히 다시 어떻게 열반의 으뜸가는 익힘 없음에 이르게 된다고 말하나이까?”
문수사리가 답하여 말하였다.
“공에 머무름이 있으면 또한 머무는 바가 없고, 공에 머무름이 없으면 본래 머무는 바가 없고, 의지함이 있으면서 의지함이 없고, 익힘이 있으면서 익힘이 없고, 남(生)이 있으면서 남이 없고, 원(願)함이 있으면서 원함이 없고 상(相)이 있으면서 상이 없고, 본래 상 있음이 없고 상 있음 아님도 없으며, 상이 또한 상 없음이고 상 없음도 또한 상 없음이다.
012_0674_a_02L竟菩薩曰云何族姓子空者亦不有住亦不無住亦不緣二亦不緣一無中閒離此者當復云何得至泥洹第一無習文殊師利答言若空有住亦無所住若空無住本無所住有猗無猗有習無習有生無生有願無願有相無相本無有相非不有相相亦無相無相亦無相
온갖 여러 법도 또한 이와 같아서 지음 있음도 보지 않고 지음 없음도 보지 않으며, 지음이 있지 않음도 아니고 지음이 없지 않음도 아니며, 상 있음과 상 없음을 보지 않으며, 다름 있음과 다름이 없음, 구함이 있음과 구함이 없음을 보지 않으며, 나의 지은 바 있음과 나의 지은 바 없음을 생각지 않으며, 몸ㆍ입ㆍ뜻에 의지하여 선악의 행을 말하지 아니한다면, 이것이 곧 으뜸가는 익힘 없음에 응함이다.
012_0674_a_10L一切諸法亦復如不見有作不見無作非不有作非不無作不見有相無相不見有異無有求無求不念我有所作我無所不猗身口意言善惡行是乃應於第一無習
왜냐하면 나고 죽음의 상념이 없고, 유위(有爲)에도 집착하지 않고 무위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3세를 반연하지 않아서 근본이 깊고 견고하며, 열반이 영원히 고요하여 무위(無爲)임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니, 이것을 족성자여, 보살대사가 처음 뜻을 발하면서부터 성불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서 이를 내지 않으면 위없는 익히면서 익히지 않음이 없는 것에 응한다고 함이외다.”
012_0674_a_15L所以者何無生死想不著有爲不著無爲不緣三世根本深固不言泥洹永寂無爲是謂族姓子薩大士從初發意乃至成佛於其中閒不生是者應於無上無習不習
구경보살이 다시 물었다.
“어떠하나이까, 문수사리시여. 어떤 것을 보살이 구함이 있음과 구함이 없음, 나고 죽음이 있음과 나고 죽음이 없음을 깨달아서 3세의 다함 있음과 다함없음, 도달함과 도달하지 않음, 유상(有常)과 무상을 생각하지 않고, 다시 온갖 법에서 선삼매(禪三昧)에 늘고 준 것이 있다고 깨닫는 것이나이까? 이와 같이 짓는 이는 나고 죽음이 있나이까, 없나이까?”
012_0674_a_19L究竟菩薩復問云何文殊師利何謂覺欲菩薩有求無求有生死無生死不念三世有盡無盡有至不至有常無常復於諸法覺禪三昧有增有減作如是者豈有生死不乎
012_0674_b_01L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어떠한가, 족성자여. 나고 죽음은 어느 곳에 머무는가?”
답하여 말하였다.
“처해도 처하는 바가 없습니다.”
또 물었다.
“무엇이 도(道)와 합하는가?”
답하여 말했다.
“나고 죽음이라면 도와 합합니다. 도라는 것이 나고 죽음이니까요.”
012_0674_b_01L文殊師利云何族姓子生死何所止處答言處無所處又問云何與道合耶答曰生死者則與道合道者則是生死
구경보살이 말하였다.
“어떠합니까, 족성자여. 해의 밝음과 어둠이 함께 합하는가, 합하지 않는가?”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족성자여, 밝음과 어둠은 합한다. 다만 당신은 보지 못해서 합하지 않는다고 말할 뿐이외다.”
구경보살이 또 물었다.
“어떠한가요. 족성자여, 어둠은 어디에 그쳐 있나요.”
012_0674_b_04L竟菩薩言云何族姓子日明闇冥共合不乎文殊師利言族姓子明與闇但汝不見謂爲不合究竟菩薩又云何族姓子冥止在何所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볼 수없는 것, 이것을 어둠이라 말하는데, 처해도 처하는 곳이 없나이다. 왜냐하면 만일 해가 뜬 때에 달 또한 함께 비추면, 어찌 다시 밝음에 이익이 없다고 말할 수 있으랴. 서로 함께 받아 들여서 따로 떨어질 수가 없다. 족성자여, 또한 들으라. 해가 떴을 때에 어둠의 소재는 동으로 돌아가는가, 서로 돌아가는가, 남으로 돌아가는가, 북으로 돌아가는가, 사유(四維:네 간방)와 위ㆍ아래의 어느 곳에 있는가. 이런 관(觀)을 내지 말라. 왜냐하면 어둠은 항상 존재하면서 돌아가는 바가 없고, 밝음도 또한 마찬가지라서 어둠과 함께 합한다. 마땅히 이 뜻을 관해야 나고 죽음이 도와 더불어 합하나니, 도가 곧 나고 죽음이외다.”
012_0674_b_08L文殊師利言不可見者是謂闇冥處無所處所以者何若日出時月亦俱照豈可復言無益於明乎共相受入不可離族姓子且聽如日出時冥爲所在歸東歸西歸南歸北四維上下爲在何所勿生斯觀所以者何闇者常在無所歸趣明亦如是與闇共合當觀此義生死與道合道則是生死
012_0674_c_01L문수사리가 다시 구경보살에게 말하였다.
“비근한 비유를 취하리니, 지혜 있는 이는 이를 통해 스스로 깨칠 것이라. 수미산은 동쪽은 황금색, 남쪽은 수정색, 서쪽은 유리색, 북쪽은 흰 은색이다. 그 나아가는 것은 색으로 어찌 다름이 있겠는가, 이런 관을 짓지 말라. 왜냐하면 색이란 본래 하나로서 또한 다른 무엇이 없다. 다만 어리석은 이가 다름이 있다고 여길 뿐이니라. 그러므로 정사(正士)여, 도는 나고 죽음과 합하고, 나고 죽음은 도와 합한다. 이것을 알면, 일체 모든 법도 또한 다시 마찬가지니라. 왜냐하면 모두 다 공인 까닭이니라. 어떻게 생각을 내어서 온갖 법 가운데서 합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이 일은 그렇지 않느니라.”
012_0674_b_16L文殊師利復語究竟菩薩言近取方喩者以此自悟須彌山者東黃金色水精色西琉璃色北白銀色其有趣者色豈有異乎莫造斯觀所以者何色者是一亦無若干但愚者念謂爲有異是故正士道與生死合生死與道合其知此者一切諸法亦復如是何以故皆悉空故云何生念於諸法中言不合者此事不然
그때에 구경보살이 다시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아직 해탈하지 못한 이도 다시 해탈과 합하나이까?”
답하여 말하였다.
“그렇소이다.”
또 물어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족성자여. 해탈과 해탈치 못함이 합하나이까?”
012_0674_c_02L究竟菩薩復問文殊師利未解脫者復與解脫合乎對曰如是又問云何族姓子脫未解脫合耶
답하여 말하였다.
“해탈 못한 이는 이미 해탈했고, 이미 해탈한 이는 해탈 있음도 생각지 아니하고 해탈 없음도 생각지 아니한다. ‘해탈 없음’은 성품이 없고[無性], ‘성품 없음’은 생겨남이 없고[無生], ‘생겨남이 없음’은 또한 온 때를 보지 않고 또한 간 때를 보지 않는다. 이것을 도(道)라 하고 열반이라 한다고 이르나이다.”
또 물었다.
“어떤 것이 구함 없고 해탈 없음으로 큰 도를 삼는 것이나이까?”
012_0674_c_05L答曰未脫者已脫脫者不念有脫不念無脫無脫者無無性者無生無生者亦不見來時亦不見去時是謂爲道亦爲泥洹云何無求無脫而爲大道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해탈에 있되 해탈 있음을 생각지 아니하니, 해탈 아님과 도(道)라는 두 소견을 내지 않는 이는 바로 열반에 응하나이다.”
구경보살이 또 물었다.
“그 도라 함은 열반과 다르나이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아닙니다, 족성자여, 도는 하나이지 둘은 없나이다. 도가 곧 열반이요, 열반이 곧 도로서, 조금도 다름이 없나이다.”
012_0674_c_09L文殊師利言於脫不念有脫是爲不脫是爲不生二見者乃應泥洹究竟菩薩又問其道者與泥洹異乎文殊師利不也族姓子道一無二道則是泥泥洹則是道亦無若干
구경보살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다른 법이 있어서 열반을 내는 것입니까?”
답하여 말하였다.
“아닙니다.”
또 물었다.
“누가 열반에 처했기에 열반이라 말한 것입니까. 어떤 법으로부터 열반에 이른 것입니까, 이것은 세속의 법인가요, 이것은 도의 법인가요, 이것은 생사(生死)의 법인가요, 이것은 열반법인가요?”
012_0674_c_14L究竟菩薩復問頗復有法出於泥洹耶答曰又問誰處泥洹言泥洹耶有法從此是俗法此是道法此生死法泥洹法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 처소 없는 것이 열반이니, 또한 가는 것도 없고 또한 오는 것도 없으며, 생겨남도 없고 멸함도 없으며, 또한 집착하고 끊음도 없나이다. 그 도를 아는 이도 또한 마찬가지라서 도가 동등하고 열반도 동등하여 구해도 볼 수 없고 또한 처소도 없나이다. 그러므로 도가 동등하고 열반도 또한 동등하나이다.”
구경보살이 또 물었다.
“그렇다면 다른 교묘한 방편이 있어서 머문 바 없이 머물면서 도를 배울 수 있는 것입니까?”
012_0674_c_18L文殊師利言無處所者則是泥亦無往者亦無來者無生無滅亦無著斷其知道者亦復如是道等泥洹亦等求之不可見亦無處所是故道等泥洹亦等究竟菩薩又問頗有巧便住無所住而學道耶
012_0675_a_01L문수사리가 답하여 말하였다.
“머무는 바 없이 머묾이 도와 다르겠습니까. 어찌 이러한 법으로 도를 배우고자 하는가요.”
구경보살이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도이며, 어떤 것이 도가 아니나이까?”
012_0674_c_23L文殊師利報曰住無所住異於道耶欲從此法而學道乎究竟菩薩又問何者是道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머무는 바 없이 머물면, 이것이 바로 도가 되니, 어찌 머무름으로부터 도를 배울 수 있으랴. 이것은 옳지 않다. 유위법(有爲法)으로부터 무위법에 이르고, 깨끗한 계의 몸[淨戒身]ㆍ삼매의 몸ㆍ지혜의 몸 등의 머무름으로부터 도를 배우려는가. 이것도 옳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머무름 없음으로부터 도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대저 도를 배운다 함은 37품과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과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과 온갖 선삼매(禪三昧)와 신상(身相)의 온갖 좋음과 권도를 나타내어 알맞게 교화함과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ㆍ지혜ㆍ해탈을 반연하지 않고 도를 배운다. 그러나 이 법은 그렇지 않다.
012_0675_a_02L何者非道文殊師利言住無所住者此則爲道何得從住而學道乎此則不然從有爲法至無爲法從淨戒身三昧身智慧身從住學乎此亦不然是故當知不從無住而學道也夫學道者不緣三十七品空無相願解脫知見品諸禪三昧身相衆好㩲現適化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解脫而學於道此法不然
왜냐하면 도는 배움이 아니요 또한 배움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저만 잘난 체함을 보지 않고 머물러도 머무른 바 없다면, 이렇게 짓는 자는 곧 도에 응한다. 삼계를 논하고 분별하는 상념을 반연하지 않고, 다시 법을 보지 않고서 위없는 도를 이룬다면, 이렇게 관(觀)을 짓는 자는 곧 머무는 곳이 있다. 도의 성품이 공한 것처럼 열반도 또한 공이니, 그러므로 정사(正士)여, 열반의 도에 의심을 내지 말라.”
012_0675_a_11L何以道者非學亦無有學不見貢高住無所住作如是者乃應於道不緣三界論慧之想復不見法成無上道此觀者乃有住處如道性空泥洹亦是故正土勿生狐疑於泥洹道
그때에 구경보살이 다시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위없는 지진 등정각을 구하고자 하면, 마땅히 어떤 법을 행하여야 도에 이르게 되나이까?”
문수사리가 답하여 말하였다.
“족성자여,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처음 뜻을 발하면서부터 성불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서 도의 마음을 잃지 않으면, 비록 5무간(無間)의 지옥에 처하더라도 또한 다시 두렵지 않으며, 5음ㆍ여섯 가지 쇠함[六衰]ㆍ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ㆍ세간의 고통ㆍ마구니ㆍ또는 대마왕[魔天]이라도 능히 어쩔 수 없으리라.
012_0675_a_16L究竟菩薩復問文殊師利言若善男子善女人欲求無上至眞等正覺當行何法而得至道文殊師利報言族姓子若善男子善女人從初發意乃至成佛於其中閒不失道心雖處五無閒處亦不復畏五陰六衰生老病死世閒苦惱魔若魔天無能奈何
012_0675_b_01L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도를 구하고자 한다면, 또한 법의 유상(有常)ㆍ무상(無常), 유위(有爲)ㆍ무위(無爲), 유루(有漏)ㆍ무루(無漏), 유탈(有脫)ㆍ무탈(無脫)을 보지 않으며, 또한 법이 아소(我所)라고도 아소 아님[非我所]이라고도 보지 않는다. 나[我]ㆍ사람[人]ㆍ목숨[壽命]ㆍ선악(善惡)의 나아가는 바는 모조리 공이요, 모조리 적적하다. 온갖 법성(法性)과 나고 죽음 및 열반도 또한 마찬가지이며, 온갖 세속의 법 및 세상을 제도하는 범부(凡夫)의 불법과 학(學)ㆍ불학법(不學法)과 성문(聲聞)ㆍ연각(緣覺)과는 널리 다 한 가지로서 차별이 없다. 공하여 상이 없음[空無相]을 이해해서 온갖 종자를 버려 생겨남도 없고 행함도 없으니, 이 법에서도 똑같이 이와 같은 업을 닦아서 적절히 분별하여 이와 같이 배우면, 바로 도라고 하나이다.”
012_0675_a_23L若男子女人欲求道者亦不見法有常無常有爲無爲有漏無漏有脫無亦不見法是我所非我所我人壽善惡所趣悉空悉寂一切法性生死泥洹亦復如是諸世俗法及與度世凡夫佛法學不學法聲聞緣覺皆一等而無差別解空無相棄捐諸種無生無行於此法等修如此業宜分別作如是學乃謂爲道
그때에 구경보살이 문수사리 보살을 찬탄하였다.
“거룩하고 거룩하도다. 설하신 바는 일체를 이롭게 하나이다. 제가 스스로 생각하건대, 감히 온갖 법상(法相)에 의심이 없나이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내가 없고[無吾], ‘나’도 없고[無我] 또한 수명도 없기[無壽命] 때문이외다. 법관(法觀)을 분별하니 평등하여 둘이 없고, 여래 지진은 해탈하여 걸림이 없으니, 오직 부처님만이 능히 살펴서 설하실 뿐이외다.
012_0675_b_09L爾時竟菩薩讚文殊師利言善哉善哉所說者饒益一切我自思惟不敢有疑於諸法相何以故如諸法者無吾無我亦無壽命分別法觀平等無二如來至眞解脫無㝵唯佛能察演布說耳
왜냐하면 여래는 온갖 번뇌[漏]를 다하여서 애욕(愛欲)ㆍ소리와 빛깔[聲色]의 더러운 근심이 다시는 일어난 적이 없고, 탐욕으로 맺힌 그물을 부처님은 모두 벗으셨으며, 온갖 나고 죽음의 고통은 이미 남김없이 끊으셨으며, 훌륭한 권도의 방편으로 머물면서도 머무는 바 없으시고, 형상에 처하여 교화하면서 남을 위하여 수고하시고, 모두 중생을 위하여 경전을 설해서 무위 열반의 큰 도에 나가게 하시며, 다할 바를 다함으로써 다시 다할 바가 없으시고, 제도할 바를 제도함으로써 다시 제도할 바가 없으시다. 불사를 베풀어서 널리 제도함이 한량없으시다.
012_0675_b_15L所以者何如來以盡諸漏愛欲聲色穢患未曾復起貪欲結網人尊皆脫諸生死苦已斷無餘善㩲方便住無所住處形教化爲人執勞皆爲衆生而演經典使趣無爲泥洹大道所盡以盡無所復盡所度以度無所復度施爲佛事廣濟無量
012_0675_c_01L 다시 성스러운 슬기로써 점점 저 언덕으로 건네시고, 홀로 선하여서 짝이 없고 또한 같이 짝할 이[儔匹]도 없으며, 정각의 율(正覺律)에 응하여 익히면서도 익힌 바 없고, 마음에 시끄러움이 없어서 오로지 한뜻[一意]으로 전일하고, 항상 참괴(慙愧)를 품어서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부끄러워하며, 안팎이 청정하여 물의 청정함과 같고, 거룩한 슬기와 도덕이 바다와 같아서 싫증내지 않고, 정의삼매(定意三昧)로 한량없는 세계에 노닐며, 성현은 침묵을 지키면서 스스로 즐겨하시고, 진제(眞諦)의 수증(受證)으로 끝내 의심이 있지 않기 때문이나이다.
012_0675_b_21L復以聖慧漸度彼岸獨善無伴亦無疇疋應正覺律習無所習心無憒亂專精一意常懷慚愧如恥不及內外淸淨如水澄淨聖慧道德如海無厭定意三昧遊無量界賢聖默然以自娛樂眞諦受證終無有疑
이제 문수사리께서 이 측량하기 어려운 이 덕을 내려주어서 부사의 총지법문(不思總持法門)을 나타내고, 또한 비천(鄙賤)한 이로 하여금 이 깊은 곳간[藏]에 이르게 해서 많이 이롭게 하여 일체를 감동시키나이다.”
그때 문수사리가 이 법을 설할 때에 7만 2천의 행을 세운[立行] 보살이 불퇴전의 경지에 머물러서 모두 깊은 법장(法藏)에 이르렀고, 다시 한량없는 중생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하였고, 범(梵)ㆍ석(釋)ㆍ사천왕ㆍ하늘ㆍ용ㆍ귀신이 모두 공양을 일으켜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면서 공경을 더한 그윽한 뜻[微意]을 문수사리 보살에게 향하였다.
012_0675_c_04L今文殊師利賜有此德難量難測現不思議摠持法門使鄙賤逮此深藏多所饒益感動一爾時文殊師利說此法時有七萬二千立行菩薩住不退轉地皆逮得深法之藏復有無量衆生皆發無上正眞道意梵釋四天王天龍鬼神皆興供養散花燒香加敬微意向文殊師利
菩薩瓔珞經卷第十四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2)4향(向) 4과(果). 4향은 소승들이 닦는 네 가지 계위(階位)로, 증과(證果)를 향하여 수행하되, 아직 과(果)에 이르지 못한 동안의 수다원향ㆍ사다함향ㆍ아나함향ㆍ아라한향을 말한다. 4과는 소승 증과(證果)의 4계위(階位)로, 수다원과ㆍ사다함과ㆍ아나함과ㆍ아라한과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