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乘密嚴經卷下

ABC_IT_K0417_T_003
013_0616_b_01L대승밀엄경 하권
013_0616_b_01L大乘密嚴經卷下


당 천축 지바하라 한역
심삼진 번역
013_0616_b_02L唐天竺三藏地婆訶羅奉 制譯


7. 자식경계품(自識境界品)
013_0616_b_03L目識境界品第七
013_0616_c_01L
이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계주(髻珠)로부터 큰 광명을 놓으니 그 빛이 일체의 세계와 밀엄세계의 모든 보살들에게 널리 비추었다. 이 광명 비추기를 끝내고 나서는 곧 여실견(如實見)보살에게 말하였다.
“인자(仁者)여, 설산의 산중에 한 나쁜 짐승이 있는데 능해(能害)라고 이름합니다. 백천 가지로 변하고 속여서 모든 짐승들을 잡아먹는데, 만약 암사슴이 새끼가 있는 것을 보면 문득 새끼의 소리를 내어 슬프게 울어 서로 부르며, 만약 뿔이 있는 암사슴이 나타나면 그 암사슴과 같은 모양을 하고 가서 친하도록 알랑거려 그 암사슴이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으면 잡아먹습니다. 그리고 소와 말 등 여러 종류의 짐승에게도 그 모양을 꼭 같이 하여 악행을 마음대로 저지릅니다.
인자여, 일체 외도(外道)의 아뢰야식(阿賴耶識)에서 생긴 ‘나[我]’라는 견해도 이와 같습니다. 저 나쁜 짐승이 여러 종류의 형태로 변화하는 것과 같으며, 나는 사람이라고 집착하는 아상(我相)에 집착하는 것이 각각 차별되고, 더 나아가 지극히 작아서 오히려 작은 티끌과 같습니다. 인자여, 이 모든 아집(我執)은 어디에 머물까요? 다른 데 머무는 것이 아니고 다만 자기의 식(識)에 머무는 것이거늘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와 뜻과 근(根)과 경계(境界)가 화합하는 뜻 등 화합해서 식이 생긴다’라고 말하지만 본래 ‘나’라는 것이 없나니, 옷이 꽃과 더불어 화합해야 향기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아직 화합하지 않았을 때에는 옷에 향기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오직 식심(識心)과 심법(心法)이 있을 뿐 별도의 ‘내’가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소반에 담은 과일과 같고 초롱 속의 등불과 같고 이시가문사(伊尸迦文闍)의 풀과 같습니다. 얻을 수 있는 것은 다만 인연으로 인해 마음과 마음의 법이 생기는 것뿐입니다. 이 가운데에는 나도 없고 또한 생기는 것도 없습니다. 미묘한 한 모양이 본래부터 적정(寂靜)하니, 이것은 모든 불보살과 관행(觀行)한 사람이 내적으로 증득한 경계입니다. 모든 외도들은 오직 식(識)뿐임을 깨닫지 못하고 ‘나’라는 견해를 내니 법다운 지혜를 아는 것이 없어서 억지로 분별하여 ‘있다’ ‘없다’에 집착하고, ‘하나’라거나 ‘많다’거나 ‘나다’ ‘내 것이다’라고 논쟁하니 나쁜 짐승이 살상(殺傷)을 많이 한 것과 같습니다.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생사에 치달아 왕래하게 하며, 불보살과 모든 선지식(善知識)을 친견하고 가까이하기를 즐기지 않고 더욱더 멀리 떠나 돌아오지 못하여, 성인의 길을 어겨 자기의 이익을 잃으며, 3승(乘)에서 더 나아가 1승(乘)의 법을 얻지 못하고 속박을 취하여 참된 진리[眞諦]를 보지 못하며, 미리 밀엄 세계를 얻지 못하고 더 나아가 ‘밀엄’이라는 이름도 듣지 못합니다. 인자여, 모든 관행을 하는 이는 이 식에 대하여 나라는 견해[我見]를 깨끗이 제거합니다. 그대와 모든 보살마하살도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할 것이며, 이미 자신이 부지런히 닦았으면 다시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명해서 그들로 하여금 빨리 밀엄부처님 세계에 들어가게 하십시오.”
013_0616_b_04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遍觀十方從髻珠中放大光明其光普照一切國土及密嚴中諸菩薩衆放斯光已卽告如實見菩薩言仁主雪山之中有一惡獸名爲能害變詐百千以取諸獸殺之而食若見牝鹿有子之者便爲子聲悲鳴相呼若見牡鹿便現有角與其相似而往親附彼無驚懼殺而食之見牛馬等種種諸獸悉同彼形而肆其惡仁主一切外道於阿賴耶所生我見亦復如是如彼惡獸變種種形著我之人所執我相各各差別乃至極小猶如微塵仁主是諸我執於何而住不住於餘但住自識計我之人言我與意根境和合意等和合而有識生本無有我如衣與花和合而有香氣未和合時無香可得是故當知但唯有識心及心法無別有我如盤中果如籠中燈如伊尸迦文闍之草而可得者但以因緣心心法生此中無我亦無有生微妙一相本來寂靜是諸佛菩薩觀行之人內證境界諸外道等不了唯識生於我無知法智而强分別執著有無一若多我我所論如彼惡獸多所傷此亦如是令諸衆生於生死中馳騖往來不肯親近佛及菩薩諸善知展轉遠離無歸向時違背聖道失於己利於三乘中乃至不得一乘之爲取所縛不見眞諦不得預於密嚴之土乃至名字亦不得聞仁主觀行人咸於此識淨除我見汝及諸菩薩摩訶薩亦應如是旣自勤修復爲人說令其速入密嚴佛土

8. 아뢰야미밀품(阿賴耶微密品)
013_0616_c_16L大乘密嚴經阿賴耶微密品第八

이때 대중 가운데 보수(寶手)라 불리는 보살이 중색최승(衆色最勝) 임금에게 말했다.
“왕은 금강장에게 물으시되, ‘삼매(三昧)에 머무는 이는 일체 세간에 있는 모든 법에서 모든 분별과 이름, 즉 상응하지 않는 이름과 상응하는 이름을 여의고는 그 법의 자성(自性)은 어디에 머뭅니까? 이 모든 불자들이 전일한 마음으로 듣기를 원합니다’라고 하소서.”
그때 중색최승 임금이 곧 그 뜻에 따라 물었다.
013_0616_c_17L爾時衆中有菩薩名曰寶手白衆色最勝王言王應請問金剛藏住三昧一切世閒所有衆法離諸分別及以名字不相應名相應之名彼法自性於何而住此諸佛子專心願聞衆色最勝王卽隨其義而問之曰
013_0617_a_01L
이름과 생각 등의 경계와
일체 세간의 법들은
분별되는 것입니까,
분별을 떠나서 있는 것입니까?
013_0616_c_23L名想等境界
一切世閒法
爲唯是分別
爲離分別有

그와 같이 세운 이름
이 이름은 어디에 머무는 것입니까?
금강장 자재하신 분이여,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시기 원합니다.
013_0617_a_02L如其所立名
是名何所住
金剛自在者
願爲我宣說

이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3_0617_a_03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以偈答曰

세간의 모든 법과
일체는 오직 이름이 있을 뿐입니다.
다만 생각으로 세웠을 뿐
이름을 떠나서는 별다른 뜻은 없는 것입니다.
013_0617_a_04L世閒種種法
一切唯有名
但想所安立
離名無別義

네 가지 온(蘊)의 법은 오직 이름뿐이기에
이런 까닭으로 이름이라 말합니다.
마납바(摩納婆)라 하는 이름도
다만 이름뿐이요, 실체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7_a_06L四蘊唯名字
是故說爲名
如名摩納婆
但名無有體

부처님과 모든 부처님의 제자도
이름은 오직 상(相)에 있기에 말하는 것입니다.
상을 여의고서도 이름은 있지만
이러한 분별을 하지 않습니다.
013_0617_a_07L佛及諸佛子
說名唯在相
離相而有名
不作是分別
이러한 까닭으로 상을 의지해
분별하여 여러 가지로 이름합니다.
비유하면 질토(袟吐)와 같아서
이것들 모두가 실체가 없습니다.
013_0617_a_08L是故依於相
分別種種名
譬如祑吐等
此皆無有實

범부가 분별하는 것은
모두 상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세간의 모든 법은
상을 여의면 곧 모두가 없습니다.
013_0617_a_10L凡夫所分別
莫不皆依相
是故世閒法
離相卽皆無

물병과 옷과 자동차 등은
이름과 말로 분별하는 것입니다.
빛깔과 모양은 비록 말할 수 있으나
체성은 있는 것이 아닙니다.
013_0617_a_11L甁衣車乘等
名言所分別
色相雖可說
體性無所有

세간의 모든 색법(色法)
다만 상일 뿐 다른 것은 없습니다.
오직 상을 의지해 이름을 지었으니
이 이름은 진실한 사물이 아닙니다.
013_0617_a_12L世閒衆色法
但相無有餘
唯依相立名
是名無實事

임금은 응당 세간의 법을 관찰하십시오.
이름을 여의고는 없는 것이며
다만 분별하는 마음으로
취하고 집착함을 낼 뿐입니다.
013_0617_a_14L王應觀世法
離名無所有
但以分別心
而生於取著

만약 분별을 떠나면
취하고 집착함도 생기지 않습니다.
생김이 없으면 곧 전의(轉依)가 되어
다함이 없는 법을 증득합니다.
013_0617_a_15L若離於分別
取著卽不生
無生卽轉依
證於無盡法
이러한 까닭으로 임금 등은
언제나 마땅히 생각하는 일을 관찰하소서.
다만 분별하는 마음이 있을 뿐
이것을 떠나서는 곧 없는 것입니다.
013_0617_a_16L是故大王等
常應觀想事
但是分別心
離此卽無有

형상인 몸이 자라나다가
흩어지고 무너지면 바탕과 몸뿐이오니
이와 같은 여러 이름은
모두 오직 빛깔의 생각뿐입니다.
013_0617_a_18L形相體增長
散壞質與身
如是等衆名
皆唯色之想

생각과 이름과 그리고 분별
체성은 본래 다른 것이 없습니다.
세속의 뜻에 따라
세우기는 하였으나 같지 않습니다.
013_0617_a_19L想名及分別
體性本無異
隨於世俗義
建立而不同

만약에 이름을 모두 버리고
사물의 실체를 찾으려 하면
과거에서 미래까지라도
이것은 모두 찾을 것이 없습니다.
013_0617_a_20L若捨離名字
而求於物體
過去及未來
此皆無所得

모든 식이 일어남인 줄 알면
알아야 할 법 있지도 않습니다.
알아야 할 것도 오직 이 이름뿐
세간의 모든 법 모두 이와 같습니다.
013_0617_a_22L能知諸識起
無有所知法
所知唯是名
世法悉如是

이름으로써 모든 법 분별하지만
법이라 하는 것은 이름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법의 성품이 이와 같으니
분별에 머물지 말아야 합니다.
013_0617_a_23L以名分別法
法不稱於名
諸法性如是
不住於分別
013_0617_b_01L법으로써 오직 이름하기 때문에
생각도 곧 실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생각이 없으면 이름 또한 없으니
어느 곳에 분별이 있겠습니까.
013_0617_b_01L以法唯名故
想卽無有體
想無名亦無
何處有分別

만일 분별이 없게 된다면
몸과 마음 언제나 적정합니다.
나무가 다 타 버리면
결국 다시는 생기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7_b_03L若得無分別
身心恒寂靜
如木火燒已
畢竟不復生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짐을 지면
이 사람을 짐꾼이라 이름하고
그 짊어진 특수한 것에 따라
짐을 진 이의 상도 차별됩니다.
013_0617_b_04L譬如人負擔
是人名擔者
隨其擔有殊
擔者相差別

이름이 짊어진 물건과 같으니
분별하여 짐꾼이라 이름합니다.
이름이 여러 가지인 까닭으로
분별함도 각각이라 같지 않습니다.
013_0617_b_05L名如所擔物
分別名擔者
以名種種故
分別各不同

말뚝 보고 사람이라 하고
사람 보고 말뚝이라 여기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과 말뚝의 두 가지 분별
다만 이름이 있을 뿐입니다.
013_0617_b_07L如見杌爲人
見人以爲杌
人杌二分別
但有於名字

모든 요소들이 화합된 가운데
분별하여 색(色)이라 하지만
만약 모든 요소들을 여의면
색의 성품은 곧 없는 것입니다.
013_0617_b_08L諸大和合中
分別以爲色
若離於諸大
色性卽無有
공덕이 물병에 의지함과 같이
병이 이름에 의지함도 그러합니다.
이름을 버리고 병만을 취하면
물병은 끝끝내 얻지 못합니다.
013_0617_b_09L如德依甁處
甁依名亦然
捨名而取甁
甁終不可得

병이 병의 몸체에 머물지 않으면
이름이 어찌 이름에 머물겠습니까.
두 가지가 화합하여 분별을 내니
이름이란 생각도 또 없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선정에 머물면
그 마음은 움쭉하지 않습니다.
013_0617_b_11L甁不住甁體
名豈住於名
二合生分別
名量亦非有
住於如是定
其心不動搖

비유하면 금석(金石) 등에
본래 물의 성분[相]이 없지만
불과 함께 화합하면
물과 같이 되어 흘러서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7_b_13L
譬如金石等
本來無水相
與火共和合
若水而流動

장식(藏識)도 이와 같아서
본체는 흐르고 바뀌는 것 아니나
모든 식(識)과 더불어 어울리면
법과 같이 흐르고 바뀝니다.
013_0617_b_15L藏識亦如是
體非流轉法
諸識共相應
與法同流轉

쇠붙이가 자석을 따라
두루 돌며 움직이는 것과 같이
두 가지가 함께 생각은 없지만
모양은 생각하고 깨달음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7_b_16L如鐵因磁石
周迴而轉移
二俱無有思
狀若有思覺

아뢰야식과 7식(識)들도
마땅히 그러한 줄 알아야 합니다.
습기의 오라[習繩]는 옭아매는 것이어서
사람이 없어도 있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7_b_17L賴耶與七識
當知亦復然
習繩之所繫
無人而若有

널리 중생들의 몸에 두루하여
모든 험한 갈래에 빠짐없이 다닙니다.
쇠붙이와 함께하는 자석과 같이
엎치락뒤치락 서로 모릅니다.
013_0617_b_19L普遍衆生身
周行諸險趣
如鐵與磁石
展轉不相知

어떤 이는 험한 갈래 벗어 나와서
모든 지위[地]에 머묾을 얻어
신통(神通)과 자재한 힘과
환술 같은 수릉엄삼매와
013_0617_b_20L或離於險道
而得住諸地
神通自在力
如幻首楞嚴

더 나아가 다라니(陀羅尼)까지
모두 성취하여 원만하지 아니한 것이 없고
부처님의 참된 공덕 찬탄하는 것으로
공양구(供養具)를 삼습니다.
013_0617_b_21L乃至陁羅尼
莫不皆成滿
讚佛實功德
以之爲供養
013_0617_c_01L
어느 때는 헤아릴 수 없는 몸과
한 몸에 헤아릴 수 없는 손 나타내며
어깨와 머리와 입과 혀 등
모두 다 헤아릴 수 없고
시방세계에 나아가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립니다.
013_0617_b_23L或現無量身
一身無量手
肩頭口及舌
展轉皆無量
往詣十方國
供養諸如來

어느 때는 여러 가지 묘한 꽃과
보배 옷과 영락을 비 내려
넓은 데 높이 쌓아
수미산과 같은 것으로
여래와 그리고 보살들에게
공양을 올립니다.
어느 때는 보배로 궁전을 지어
구름같이 모든 채색 갖추어 놓고
013_0617_c_02L
或雨衆妙花
寶衣及瓔珞
其積甚高廣
如須彌等山
供養於如來
及以諸菩薩
或作寶宮殿
如雲備衆彩

모든 천녀(天女)로 변화하여 나타나
그 속에서 놀거나 거처하면서
기악(妓樂)과 여러 가지 묘한 소리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립니다.
013_0617_c_05L化現諸天女
遊處於其中
妓樂衆妙音
供養於諸佛

어느 때는 불보살과 함께
유행하고 그침을 항상 함께하며
일체의 모든 마(魔)와 원수들
자재하게 항복 받고
스스로 증득한 삼매를 얻어
이미 의지한 것에 옮아갑니다.
013_0617_c_06L或與佛菩薩
遊止常共俱
一切衆魔怨
自在而降伏
得自證三昧
已轉於所依

다섯 가지 법[五種法]을 명백하게 드러내 보이고
8식(識)과 무아(無我)를 명백하게 드러내 보이는데
서로 이어 잠시도 쉬지 않고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공양 올립니다.
013_0617_c_08L闡揚五種法
八識及無我
相續無暫停
一心而供養

어느 때는 나툰 몸 작아
그 부피가 미진과 같고
다시 큰 몸을 나타내면
한없어 측량할 수 없습니다.
여러 가지 모든 색상(色相)으로써
여래에게 공양 올립니다.
013_0617_c_10L或現身爲小
其量如微塵
復現爲大身
無邊不可測
種種諸色相
以供養如來

어느 때는 자신의 몸 안에
넓은 모든 세계를 넣고
다시 모든 세계를
겨자에 넣으며
013_0617_c_12L或於自身中
普納諸世界
復以諸世界
置之於芥子

큰 바다를 소 발자국의 물로 만들고
소 발자국 물을 바다로 만들기도 하거니와
이 가운데 사는 중생들은
몸과 마음에 어지러움이 없습니다.
013_0617_c_14L大海爲牛迹
牛迹海亦然
是中諸衆生
身心無所嬈

일체 필요한 물품은
평등하게 넉넉하여
해와 달과 같고 땅과 같으며
물과 그리고 불이나 바람과 같고
013_0617_c_15L一切所資用
平等而饒益
如日月如地
如水及火風

큰 보물섬 같으며
또한 좋고 묘한 약과 같습니다.
모든 법은 생겨나거나 없어지지 아니하고
단절되지 않고 또한 늘 있지도 않습니다.
013_0617_c_16L又如大寶洲
亦如良妙藥
諸法不生滅
不斷亦不常

하나와 다름과 그리고 오고 감은
이처럼 모두 없는 것인데
망령되이 여러 가지 이름을 지으니
이러한 것이 변계성(遍計性)입니다.
013_0617_c_18L一異及來出
如是悉無有
妄立種種名
是爲遍計性

모든 법은 요술과 같고
꿈과 건달바성과 같고
아지랑이와 물속의 달과 같고
불바퀴와 구름과 번개 등과 같은데
이 가운데 망령되이 취하는
이것이 변계성입니다.
013_0617_c_19L諸法猶如幻
如夢與乾城
陽焰水中月
火輪雲電等
此中妄所取
是爲遍計性

여러 가지 모든 이름으로
여러 가지 법을 말하여도
이것은 모두 있는 것이 아니니
이러한 것이 변계성입니다.
013_0617_c_21L種種諸名字
說於種種法
此皆無所有
是爲遍計性
013_0618_a_01L
일체 세간의 법은
명색(名色)을 여읜 것 아니니
이것은 모두 이름뿐
이름을 떠나 별도로 없는 것
이와 같은 변계성
내가 세간을 위해 설명합니다.
013_0617_c_23L一切世閒法
不離於名色
斯皆但有名
離名無別義
如是遍計性
我說爲世閒

눈과 빛깔 등이 인연이 되어
세 가지 화합으로 일어나는 것
소리는 북 치는 것을 의지하여 일어나고
싹은 땅과 씨앗으로부터 생겨납니다.
013_0618_a_02L眼色等爲緣
而起三和合
聲依桴鼓發
芽從地種生

궁전과 병과 옷
여러 가지 인연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없으니
중생과 모든 법
이러한 것 모두 의타성(依他性)입니다.
013_0618_a_04L宮殿及甁衣
無非衆緣起
衆生若諸法
此悉依他性

만약 법이 무루(無漏)라면
그 뜻은 버릴 수가 없는데
증득한 지혜에서 생긴 것이라면
이 성품은 진실하다 이름합니다.
013_0618_a_05L若法是無漏
其義不可捨
證智所從生
此性名眞實
모든 법상(法相)의 차별들의
그 자성(自性)을 이미 말했습니다.
만약 자성인 부문을 여의었다면
모든 법은 분명히 요달하지 못합니다.
013_0618_a_06L諸法相差別
已說其自性
若離自性門
諸法不明了

어떤 사람이 여러 가지 물건을 가지고
요술을 부려 여러 가지 형체를 만들었을 때
색상(色相)은 비록 같지 않을지라도
성품은 모두 결정코 없는 것입니다.
013_0618_a_08L如人以衆物
幻作種種形
色相雖不同
性皆無決定

세상 일 또한 모두 이와 같아서
모두 진실이 아닙니다.
망령된 생각으로 집착하는
변계성일 뿐 다른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013_0618_a_09L世事悉如是
種種皆非實
妄情之所執
遍計無有餘

비유하면 마니 보배
빛깔 따라 모양이 나타남과 같습니다.
세간도 또한 그러하여서
분별을 따라 있을 뿐입니다.
013_0618_a_10L譬如摩尼寶
隨色而像現
世閒亦復然
但隨分別有

체(體)와 용(用)은 있는 곳이 없으니
이것을 변계성(遍計性)이라 합니다.
건달바성이
성이 아니나 성처럼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8_a_12L體用無所在
是爲遍計性
如乾闥婆城
非城而似城

원인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이와 같이 보입니다.
세간의 여러 가지 물건들도
반드시 모두 그러한 줄 알아야 합니다.
013_0618_a_13L亦非無有因
而能如是現
世閒種種物
應知悉亦然
해와 달 그리고 모든 산
집과 구름과 연기 등
체상(體相)이 각각 차별되지만
일찍이 섞이거나 혼란함은 있지 않았습니다.
013_0618_a_14L日月及諸山
屋宅煙雲等
體相各差別
未嘗有雜亂

자기와 다른 이 그리고 함께하는 것도
체성이 모두 이루어지지 못하며
다만 분별한 것뿐
변계의 자성입니다.
013_0618_a_16L自他及與共
體性皆不成
但是所分別
遍計之自性

모든 물건 인연에서 생기지 않았으나
또한 원인 없이 생긴 것도 아니니
있다거나 있지 않다거나
이것은 모두 망령된 생각으로 집착한 것
013_0618_a_17L諸物非因生
亦非無有因
若有若非有
此皆情所執

이름은 상(相)을 의지해 짓고
두 가지는 분별을 따라 생긴 것입니다.
바른 지혜와 여여(如如)는
멀리 분별을 여의었습니다.
013_0618_a_18L名依於相起
二從分別生
正智及如如
遠離於分別

마음은 형상[相]과 같이 나타나고
형상은 뜻이 의지할 것이 됩니다.
뜻과 다섯 가지 마음이 생김은
바다의 파도와 같습니다.
013_0618_a_20L心如相顯現
相爲意所依
意及五心生
猶如海波浪

습기는 시작한 처음이 없고
경계 역시 그러합니다.
마음은 습기로 인해 생기고
경계는 마음으로 하여금 혼란하게 합니다.
013_0618_a_21L習氣無有始
境界亦復然
心因習氣生
境令心惑亂
아뢰야식을 의지한 것은
일체 모든 종자입니다.
마음이 경계와 같이 나타나면
이것을 세간이라 합니다.
013_0618_a_22L依止賴耶識
一切諸種子
心如境界現
是說爲世閒
013_0618_b_01L
7식과 아뢰야식이
엎치락뒤치락하는 힘으로 서로 생깁니다.
이와 같은 여덟 가지 식은
항상 그러한 것도 아니고 단멸한 것도 아닙니다.
일체 모든 세간은
있는 것같이 널려 있습니다.
013_0618_b_01L七識阿賴耶
展轉力相生
如是八種識
不常亦不斷
一切諸世閒
似有而安布

어떤 이 계교하되 모든 중생이
나[我] 등과 세 가지가 화합하여서
여러 가지 식(識)을 나게 하고
모든 경계를 분별합니다.
013_0618_b_03L有計諸衆生
我等三和合
發生種種識
了別於諸境

어떤 이는 망령되게 생각하고 말합니다.
작자(作者)와 업인(業因) 때문에
범천(梵天) 등과
안팎의 모든 세간에 태어난다고.
013_0618_b_05L或有妄計言
作者業因故
生於梵天等
內外諸世閒

세간은 작자와 업인과
그리고 미진(微塵)이 만든 것 아닙니다.
다만 아뢰야가
변하여 경계같이 나타난 것뿐입니다.
013_0618_b_06L世閒非作者
業及微塵作
但是阿賴耶
變現似於境

장식(藏識)은 인연이 만드는 것 아니며
장식도 또한 인연을 만드는 것 아닙니다.
모든 식이 비록 흘러 돌아도
세 가지 화합은 있을 수 없습니다.
013_0618_b_07L藏識非緣作
藏亦不作緣
諸識雖流轉
無有三和合

아뢰야의 체는 항상 머무르며
많은 식이 이와 더불어 함께하니
바퀴나 물의 정기[水精]와 같고
또한 별이 달과 함께하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8_b_09L賴耶體常住
衆識與之俱
如輪與水精
亦如星共月

이것에서 습기가 생겨
새록새록 스스로 자라서
다시 다른 식을 자라게 하니
다른 식도 또한 그러합니다.
이와 같이 항상 굴러다녀도
깨달은 이의 마음은 언제나 편안합니다.
013_0618_b_10L從此生習氣
新新自增長
復增長餘識
餘識亦復然
如是常輪轉
悟者心方息

비유하면 불이 나무를 태울 때
점차로 타 들어가 불이 옮겨 붙어
이 나무를 이미 태우고
다시 옆 나무로 옮김과 같습니다.
013_0618_b_12L譬如火燒木
漸次而轉移
此木旣已燒
復更燒餘木

아뢰야식에 의지한
무루심(無漏心)도 또한 그러해
점차로 유루(有漏)를 제거하고서
영원히 윤회법을 쉬게 됩니다.
013_0618_b_14L依止賴耶識
無漏心亦然
漸除諸有漏
永息輪迴法

이것이 현법락주(現法樂住)
삼매의 경계인데
많은 성인들도 이 도로 말미암아서
널리 시방세계에 나아갑니다.
013_0618_b_15L此是現法樂
三昧之境界
衆聖由斯道
普詣十方國
금이 광석(鑛石)에 있으면
금을 볼 수 없으나
지혜로운 이가 잘 제련하면
분명하게 금이 드러나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8_b_16L如金在鑛中
無有能見金
智者善陶鍊
其金乃明顯

장식(藏識)도 이와 같아서
습기에 얽매였기에
삼매로 깨끗이 제하고 나면
선정이 언제나 밝게 보입니다.
013_0618_b_18L藏識亦如是
習氣之所纏
三昧淨除已
定者常明見

낙(酪)을 흔들어 주지 않으면
끝까지 소(酥)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지혜로운 이
낙을 흔들어 소를 얻습니다.
013_0618_b_19L如酪未攢搖
酥終不可得
是故諸智者
攢酪而得酥

장식도 또한 그러하여
모든 식에 얽매였으나
밀엄세계에서 선정에 든 이는
부지런히 관하여 얻을 수 있습니다.
013_0618_b_20L藏識亦復然
諸識所纏覆
密嚴諸定者
勤觀乃能得

밀엄은 크게 밝은 것
미묘한 지혜의 다른 일컬음이니
불자가 부지런히 닦고 익히면
항상 이 나라에 태어납니다.
013_0618_b_22L密嚴是大明
妙智之殊稱
佛子勤修習
當生此國中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와
공(空)과 식(識)과 비비상(非非想)에서
저들이 부지런히 닦았으므로
여기에 와서 태어났습니다.
013_0618_b_23L色及無色界
空識非非想
於彼常勤修
而來生此處
013_0618_c_01L이 안의 모든 불자들
위엄과 광명이 해나 달과 같고
수행하는 지위에 머물러
어울리는 뜻을 연설합니다.
013_0618_c_01L此中諸佛子
威光猶日月
住於修行地
演說相應旨

여래께서 증득하신 법
보는 이를 따라서 의지를 바꾸며
일체의 부처님ㆍ세존께서
관정하시고 그 지위를 주십니다.
013_0618_c_03L如來所證法
隨見而轉依
一切佛世尊
灌頂授其位

비록 밀엄세계에 있으나
물건에 상응하여 그 마땅한 것을 따르니
공중에 있으면서 변화하여서
법을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합니다.
013_0618_c_04L雖住密嚴土
應物隨所宜
在空而變化
若見或聞法
013_0619_a_01L
이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다시 대중에게 말씀하였다.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아뢰야식은 시작함이 없는 때로부터 희론(戱論)에 훈습(熏習)되었으며, 모든 업(業)에 얽매여 윤회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마치 바다와 같이 바람으로 인하여 모든 식의 물결이 항상 생기고 없어지지만 단멸되지도 않고 항상 그러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중생은 스스로 깨달아 알지 못하고 자기의 식을 따라 모든 경계를 나타냅니다. 만약 스스로 알기만 하면 불이 섶을 태우는 것과 같이 곧 다 쉬고 없어져 무루위(無漏位)에 들어가 성인(聖人)으로 불릴 것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아뢰야식은 변하여 뭇 경계와 같고, 세간에 가득하여 뜻으로 반연(攀緣)에 물들고 ‘나’와 ‘내 것’에 집착하여 모든 식이 경계에 대하여 각각 요달합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마음이 업을 쌓고 모으는 것인데 뜻도 또한 그러합니다. 의식이 여러 가지 모든 법을 깨달아 아니, 5식(識)이 앞에 나타난 경계를 분별합니다. 마치 눈병 난 이가 모륜(毛輪)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빛깔과 비슷하다는 마음으로 빛깔이 아닌 것을 빛깔이라 생각함과 같습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마치 마니보(摩尼寶)가 체성이 청정하여 만약 해와 달의 빛 속에 두면 거기에 상응하는 것을 따라 각각 그 물건을 내어 주나니, 아뢰야식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이것은 모든 여래의 청정한 창고이지만 습기와 더불어 화합해 변하여 모든 색(色)으로 세간에 두루합니다. 만약 무루(無漏)와 상응하면 곧 일체 모든 공덕의 법을 비 내립니다. 우유가 변하여 달라져서 낙(酪)을 이루고 더 나아가 낙장(酪漿)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아뢰야식도 또한 이와 같아서, 변한 것이 일체 세간의 모든 색인 듯합니다. 눈병 난 사람이 털바퀴를 보듯 일체 중생도 이와 같습니다. 습기에 가려져 장식(藏識)이 눈에 머물러서 모든 색을 생기게 합니다. 이렇게 하여 보는 색은, 비유하면 아지랑이와 같아 있음과 없음을 멀리 여읜 것으로 모두 아뢰야식이 변하여 나타난 것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눈과 색에 의지하여 색인 듯한 식이 있다고 하지만 요술로 생겨서 눈 안에 머묾과 같아 그 상(相)이 나부끼고 움직임은 더울 때의 아지랑이와 같습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일체 색은 모두 아뢰야이니 색과 습기와 더불어 상응하면 변하여 그 상인 듯하나 별도로 체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와 같이 어리석은 범부가 망령되게 분별하는 것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일체 중생이 앉거나 눕거나 가거나 서거나 어리석거나 취했거나 잠을 자거나 더 나아가 미쳐서 달리는 것도, 모두 이것들은 아뢰야식이 아닌 것은 없습니다. 비유하면 쨍쨍 내리쬐는 햇볕이 땅에 닿으면 증기(蒸氣)가 나부끼고 흔들려 물이 흐르는 것과 같아, 목마른 짐승이 미혹하여 이것을 향하여 분주하게 내닫는 것과 같으니 아뢰야식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체성(體性)은 색이 아니나 색인 듯이 나타나니 분별하는 사람이 망령되게 취하고 집착하는데, 자석의 힘이 쇠로 하여금 옮아가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마음이 없으나 있는 것 같은 것이 마음이니, 아뢰야식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나고 죽는 법에 끄달려 모든 갈래에 오고 가며, 내가 아닌데도 나처럼 여기니, 물속에 있는 물체가 비록 생각이 없으나 물을 따라 움직이고 머물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아뢰야식도 또한 이와 같아서 비록 분별이 없지만 몸을 의지하여 움직이고 다닙니다. 마치 두 마리의 코끼리가 싸우다가 만약 한 마리가 부상을 당하면 물러나 다시 싸우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아뢰야식도 그러하여 모든 물든 부분을 끊어 버리면 다시 유전하지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 비유하면 연꽃이 진흙에서 피지만 밝고 깨끗하고 청정하여 모든 티끌과 때가 없어 하늘 사람이나 귀인(貴人)들이 이것을 보고 진귀하게 여기고 공경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뢰야식도 이와 같아서 습기(習氣)라는 진흙을 떨쳐 버리고 명징(明澄)하고 청정하게 되면 모든 불보살이 대인(大人)으로 소중하게 여기십니다. 마치 세상에 희유하고 절묘한 보배가 어리석은 사람의 주변에 있어 항상 하찮게 취급되다가 지혜로운 이가 발견하여 이것을 왕에게 바치면 이것으로 면류관[寶冠]을 꾸며 왕이 쓰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아뢰야식도 이와 같아서 모든 여래의 청정한 씨앗이며 성품이지만, 범부에게는 항시 잡되게 물들어 있다가 보살이 깨닫고 나서 모든 습기를 끊고 부처를 이루면 항상 보배처럼 지니니, 아름다운 옥이 물속에 있어 이끼에 덮인 것과 같습니다. 아뢰야식도 이와 같아서 나고 죽음의 바다에 있으면 모든 나쁜 습기에 덮여 나타나지 않습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아뢰야식에는 능취(能取)와 소취(所取)가 있어서, 이 두 가지는 상응하여 생기나니, 두 개의 머리를 지닌 뱀이 좋아하는 것에 같이 가는 것과 같습니다. 색상(色相)과 함께하면 세간 사람이 이것을 취하여 색이라 하고, 어떤 때는 나라 하거나 내 것이라 하거나 있다거나 없다고 생각하여 세간을 만들어 세간에서 마음대로 합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아뢰야식은 여러 가지로 변하여 나타나지만 성품이 매우 깊어 지혜가 없는 사람은 깨닫지 못합니다. 비유하면 환술을 하는 사람이 환술로 모든 짐승을 만들어 어떤 것은 다니게 하고 어떤 것은 달리게 하여 중생과 비슷하게 하지만 결정적인 실체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아뢰야식도 이와 같아서 환술로 여러 종류의 중생을 만들지만, 실제로 사물은 없습니다. 범부가 어리석어 깨닫지 못하고 망령되게 취하고 집착함을 내어 미진(微塵)과 승성(勝性)과 자재(自在)와 장부(丈夫)와 있다 없다 등의 견해를 일으킵니다.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뜻은 일체 세간을 분별하는데 이 분별하는 견해는 그림 속의 물질과 같고, 구름 속의 모양과 같고, 눈병 난 이와 꿈속에 있는 사람이 보는 물건과 같고, 인다라(因陀羅)의 활과 같고, 건달바의 성(城)과 같고, 골짜기의 메아리와 같고, 더울 때 아지랑이를 물이라 하는 것과 같고, 냇물에 비친 나무 그림자 같고, 못 속에 비친 달과 같은데도 분별하는 사람은 아뢰야식에 대하여 이처럼 망령되게 취합니다. 만약 여기에서 바로 관찰할 수 있으면 모든 세간이 모두 자기의 마음임을 알고, 이렇게 분별하는 견해는 곧 모두 바뀌어 없어집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아뢰야식과 이 뜻 등 모든 법은 습기에 의지한 것이어서 분별하는 마음이 흔들리고 흐릿하게 된 것입니다. 만약 분별을 여의면 곧 무루(無漏)를 이루고 무루를 이루면 곧 언제나 허공과 같습니다. 만약 모든 보살이 아뢰야식에서 삼매를 얻으면 곧 무루의 선정(禪定)과 해탈과 방편과 역(力)과 자재와 신통(神通) 등이 생깁니다. 이와 같은 모든 공덕법(功德法)은 열 가지 구경(究竟)된 원과 마음대로 생기는 몸[意生身]으로서 의지하던 식계(識界)를 바꾸어서 항상 머무나니 허공의 성품과 같아져서 무너지지 않고 다하지 아니합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여래께서는 널리 일체 세간을 보시되 증가하거나 줄어듦이 없으며 반열반(般涅槃)이라는 것은 파괴되거나 없어지지 않으며 또한 중생이 아니나 지금 처음으로 생기는 것도 없습니다. 시방세계가 꼭 같은 법성(法性)이니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태어나시거나 세간에 태어나시지 않거나 일체 모든 법은 법성에 머물러 상견(常見)도 아니고 단견(斷見)도 아닙니다. 만약 해탈한 이에게는 중생계(衆生界)가 없어지는 것이라 하면 곧 여래의 일체 지혜의 성품을 파괴시키는 것이니,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부처님께서 아시는 법이 평등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또 만약 열반하면 중생이 없어지는 것이라 하면, 누가 괴로움을 여의고 유여열반(有餘涅槃)과 무여열반(無餘涅槃)하겠으며, 마군을 항복 받는다는 등의 일은 모두 허망한 말이 됩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관행(觀行)하는 이가 해탈을 증득하면 그 몸은 언제나 머물러서 많은 유온(有蘊)을 여의고 모든 습기를 없애 버립니다. 비유하면 뜨거운 쇠를 찬물에 넣으면 뜨거운 기운은 없어지지만 쇠는 망가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아뢰야 바다는 희론(戱論)과 추중(麤重)의 번뇌에 부대껴 5법(法)과 3성(性)과 모든 식의 파도가 서로 이어 생기니 있는 경계에 그 상(相)이 나부끼고 움직여 뜻이 없는 처소에 뜻인 듯이 나타납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아뢰야식은 모든 온(蘊)의 조림(稠林) 속에서 행해지고 뜻[意]이 앞에서 인도하고 의식(意識)은 결단하여 알고, 색(色) 등 모든 경계와 5식(識)은 근(根)을 의지하여 나타난 경계를 알며, 취한 경계로 다하지 아니함이 없으니 이것이 아뢰야식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아뢰야식은 수명(壽命)ㆍ난(煖)ㆍ촉(觸)과 화합하여 머물고 의(意)는 여기에 머물며, 식(識)은 다시 의에 머물며 나머지 5식(識)은 또한 자기의 근[自根]에 머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심의(心意)와 모든 식은 모든 온에 머물러 업에 이끌려 유전(流轉)하여 쉬지 아니합니다. 모든 업은 애(愛)로 인해 일어나고 업으로써 몸을 받고 몸은 다시 업을 지어 이 몸을 버리고 나서 다시 다른 몸을 받으니 걷고 굽히는 것이 벌레가 기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心]과 심법으로 모든 갈래에 태어나고, 다시 고쳐 조림(稠林)의 온(蘊)을 쌓고 모읍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수와 난과 그리고 식이 만약 몸을 버리면 몸은 깨닫거나 앎이 없어 나무나 돌과 같을 것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장식(藏識)은 이 마음이라 하는데 나를 집착하는 뜻을 이름하고, 모든 경계를 취하니 이것을 말하여 식(識)이라 합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마음은 몸을 지니고 뜻은 모든 갈래에 집착하고 의식(意識)은 두루 알고 5식(識)은 현전에서 분별합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장식이 인이 되어 모든 식을 내고 의와 의식은 반연한 것을 따라서 간단(間斷) 없이 일어나며 5식은 다시 증상연(增上緣)을 기다려 일어나서 같은 때에 자기 근에 증상연이 되는 까닭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몸은 시체가 일어나는 것과 같고 또한 아지랑이와 같아 모든 행은 인연을 따라서 바뀌나니 이것은 허망함도 아니고 또한 진실함도 아닙니다. 애(愛)에 집착한 것이 되나 성품이 공(空)하여 내가 없습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의(意) 등 모든 식은 마음과 함께 생기고 5식은 다시 의식과 같이 생겨서 항시 대지(大地)와 함께 움직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아뢰야식은 애에 훈습되어 증장하게 되니 자신이 증장되고는 다시 다른 식을 증장시킴이 수레바퀴처럼 끊이지 않습니다. 모든 식 때문에 모든 갈래가 생겼으니 모든 갈래 속에서 식이 다시 증장하며 식이 세간과 다시 서로 인(因)이 되어 강물의 흐름이 앞뒤로 끊어지지 않는 것과 같고 싹이 종자와 더불어 서로 이어져 생겨나지만 각각 차별되어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식과 행도 또한 그러하여 셋이 화합하고 나서 다시 고쳐서 화합하나 차별 있게 나는 것이 끊어짐이 없으니, 안팎의 모든 법이 이로 인해 일어나는데도 일체 범부는 자기의 마음임을 알지 못합니다. 그대들 모든 불자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관찰하십시오.”
013_0618_c_05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復告大衆諸仁者阿賴耶識從無始來爲戲論熏習諸業所繫輪迴不已如海因風起諸識浪恒生恒滅不斷不常而諸衆生不自覺知隨於自識現衆境界若自了知如火焚薪卽皆息滅入無漏位名爲聖人諸仁者阿賴耶識變似衆境彌於世閒染意攀緣執我我諸識於境各各了別諸仁者心積集業意亦復然意識了知種種諸法五識分別現前境界如瞖目者見似毛輪於似色心中非色計色諸仁者如摩尼寶體性淸淨若有置於日月光中隨其所應各雨其物阿賴耶識亦復如是是諸如來淸淨之藏與習氣合變似衆色周於世閒若無漏相應卽雨一切諸功德法如乳變異而成於酪乃至酪漿阿賴耶識亦復如變似一切世閒衆色如翳目者以翳病故見似毛輪一切衆生亦復如以習氣翳住藏識眼生諸似色所見色譬如陽焰遠離有無皆阿賴耶之所變現諸仁者依於眼色有似色識如幻而生住於眼中其相飄動如熱時焰諸仁者一切衆色皆阿賴耶與色習相應變似其相非別有體同於愚夫妄所分別諸仁者一切衆生若坐若臥若行若立惛醉睡眠乃至狂走莫不皆是阿賴耶識譬如盛日舒光燭地氣蒸飄動猶如水流渴獸迷惑向之奔走阿賴耶識亦復如體性非色而似色現分別之人妄生取著如磁石力令鐵轉移雖無有心似有心者阿賴耶識亦復如是生死法之所攝持往來諸趣非我似如水中有物雖無思覺而隨於水流動不住阿賴耶識亦復如是雖無分別依身運行如有二象捔力而鬪若一被傷退而不復阿賴耶識應知亦然斷諸染分更不流譬如蓮花出離淤泥皎潔淸淨離諸塵垢諸天貴人見之珍敬阿賴耶識亦復如是出習氣泥而得明潔爲諸佛菩薩大人所重如有妙寶世所希絕在愚下人邊常被污賤智者得已獻之於王用飾寶冠爲王所戴阿賴耶識亦復如是是諸如來淸淨種性於凡夫位恒被雜染菩薩證已斷諸習氣乃至成佛常所寶持如美玉在水䵷衣所阿賴耶識亦復如是在生死海爲諸惡習覆而不現諸仁者阿賴耶識有能取所取二種相生如蛇有二頭所樂同往此亦如是與色相俱世閒之人取之爲色或計我我所若有若能作世閒於世自在諸仁者阿賴耶識雖種種變現而性甚深無智之人不能覺了譬如幻師幻作諸獸或行或走相似衆生都無定實阿賴耶識亦復如是幻作種種世閒衆生而無實事凡愚不了妄生取著起微塵勝性自在丈夫有無等見諸仁者能分別一切世閒是分別見如畫中如雲中形如翳夢者所見之物因陁羅弓如乾闥婆城如谷響音陽焰水如川影樹如池像月分別之人於阿賴耶如是妄取若有於此能正觀察知諸世閒皆是自心是分別見卽皆轉滅諸仁者阿賴耶識是意等諸法習氣所依爲分別心之所擾若離分別卽成無漏無漏卽常猶如虛空若諸菩薩於阿賴耶而得三則生無漏禪定解脫方便力自在神通如是等諸功德法十究竟願意生之身轉於所依識界常住同虛空性不壞不盡諸仁者如來普見一切世閒無有增減般涅槃者非是壞滅亦無非衆生而今始生十方國土同一法性諸佛出世不出世閒一切諸法住於法性不常不斷若解脫者衆生界滅卽壞如來一切智性去來今佛所知之法不得平等又若涅槃衆生滅者誰離於苦有餘無餘降魔等事皆是妄說是故當知諸觀行者證於解脫其身常住離衆有蘊滅諸習譬如熱鐵投之冷水熱勢雖除而鐵不壞此亦如是諸仁者阿賴耶海爲戲論麤重所擊五法三性諸識波浪相續而生所有境界其相飄動無義處中似義而現諸仁者阿賴耶識行於諸蘊稠林之中意爲先導識決了色等衆境五識依根了現境所取之境莫不皆是阿賴耶識仁者阿賴耶識與壽命煖觸和合而意住於此識復住意所餘五識亦住自根諸仁者心意及識住於諸蘊爲業所牽流轉不息諸所有業因愛而起以業受身身復造業捨此身已更受餘身如步屈蟲行心及心法生於諸趣復更積集稠林之蘊諸仁者煖及識若捨於身身無覺知同於木石諸仁者藏識是心執我名意諸境界說之爲識諸仁者心能持身意著諸趣意識遍了五現分別諸仁藏識爲因生於諸識意及意識又從所緣無閒而起五識復待增上緣以同時自根爲增上故諸仁者如起屍亦如陽焰隨於諸行因緣而非是虛妄亦非眞實爲愛所牽性空無我諸仁者意等諸識與心共生五識復與意識同生如是恒時大地俱轉諸仁者阿賴耶識爲愛所熏而得增長自增長已復增餘識如輪不以諸識故衆趣得生於諸趣中識復增長識與世閒更互爲因如河中流前後不斷如芽與種相續而生各差別分明顯現識行亦爾三和合已復更和合差別而生無有斷絕外衆法因茲而起一切凡夫不了自汝諸佛子應勤觀察
이때 중색최승왕 등이 다시 금강장보살마하살에게 이러한 말을 했다.
013_0620_b_09L爾時衆色最勝王等復向金剛藏菩薩摩訶薩而作是言

금강삼매장(金剛三昧藏)은
두려운 것 없음을 얻은 이
훌륭하게 밀엄세계에 들어
일체법을 연설하시네.
013_0620_b_11L金剛三昧藏
得無所畏者
善入於密嚴
能演一切法

부처님과 모든 불자들이
삼매에서 정직하게 사유해
본 것인 모든 법상
미묘하여 최상이라 비길 데 없네.
013_0620_b_13L佛及諸佛子
三昧正思惟
所見諸法相
微妙最無比

오직 바라노니 크게 지혜로운 이께서
우리들 위해 말씀하소서.
높은 이께선 언제나 편안히 머무시니
마니월장궁(摩尼月藏宮)입니다.
013_0620_b_14L惟願大智者
爲我等宣說
尊者恒安住
摩尼月藏宮

사자좌에 앉으시어
많은 보살들이 에워싸니
원하건대 모든 유기(瑜祇)하는 이들을 위해
밀엄세계의 정법을 선설하소서.
013_0620_b_16L坐於師子座
菩薩衆圍遶
願爲諸瑜祇
說密嚴定法

이 분은 월당불(月幢佛)께서
무리 위해 연설하신 것
저 무리들 당연히 여기에 올 것이니
원하오니 말씀하시길 지체하지 마옵소서.
013_0620_b_17L此是月幢佛
爲衆所開演
彼衆當來此
願說而無倦
013_0620_c_01L
이때 월당세존(月幢世尊)께서 헤아릴 수 없는 몸을 나누어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의 모든 하늘 궁전에 계셨는데 무앙수(無央數)보살과 그리고 모든 하늘 사람 등이 에워싸고 공양을 올렸으며, 밀엄의 모든 두려움 없는 이에게 관행(觀行)과 실상(實相)의 법을 닦는 것을 말씀하셨다. 저 모든 보살들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나서 내증(內證)의 지혜와 상응하는 삼매를 얻고도 마음으로 정위(正位)의 즐거움을 좋아하지 않으며 실제에 머물지 않고 곧 선정 가운데서 서로 관찰하면서 마음으로 생각하고 말하였다.
“그 누가 이미 실상을 증득하였고 관행의 상수가 되는가? 어떻게 하면 이 분을 뵈올 수 있을까?”
마음으로 목마르게 우러름을 내어 다 함께 그렇게 머물렀다. 저 모든 불자는 생각하였다.
‘어떠한 것이 옳은 선정이고, 어떠한 것이 그른 선정인가? 어느 곳에 안정하며, 누가 그 정(定)에 대(待)한 연(緣)인가?’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서 삼매의 힘으로써 밀엄세계의 보살왕을 보니, 머리에는 보배관을 쓰고 32상으로써 장엄하게 장식했는데, 저 모든 보살이 문득 선정에서 일어나 좋은 옷을 입었다. 다른 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 나라에서 이 모임에 왔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금강장존(金剛藏尊)을 우러러보았다.
013_0620_b_19L爾時月幢世尊無量分身在於欲色諸天宮殿有無央數菩薩及諸天等圍遶供養說密嚴中諸無畏者所修觀行實相之法彼諸菩薩聞說是已得內證智相應三昧心不樂於正位之樂不住實際卽於定中互相觀察心各念言其誰已見證於實相觀行之首云何而得見斯人乎心生渴仰僉然而住彼諸佛子復更思惟何者是定云何非定於何所定孰是其定所待之緣作是念已以三昧力見密嚴土中菩薩之王首戴寶冠三十二相以爲嚴飾彼諸菩薩便從定起著上好衣從他方無量佛國而來此會一心瞻仰金剛藏尊
이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사방으로 모든 대중을 둘러보고 문득 ‘장차 설법을 하겠다’는 생각을 내고 빙그레 미소하며 온화하고 청아한 소리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20_c_11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周顧四方見諸大衆便生覺念將欲說法熙怡微笑發和雅音而說偈言

그대들 모든 불자님들은
다 함께 한결같은 마음으로 들으십시오.
선정의 경계는 생각하기 어려워
분별로 알 것이 아니랍니다.
013_0620_c_14L汝等諸佛子
咸應一心聽
定境難可思
非分別所了

선정과 선정에 든 이
선정과 반연도 그러합니다.
모든 탐욕과 착하지 못함을 떠나면
각관(覺觀)이 있습니다.
013_0620_c_16L定及於定者
定緣亦復然
離諸欲不善
而有於覺觀

적정하면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며
이런 이를 초선천(初禪天)에 들었다 말하고
이와 같이 나아가 차례로
사ㆍ팔에서 십까지 이른답니다.
013_0620_c_17L寂靜生喜樂
是謂入初禪
如是漸次第
四八至于十

외도(外道)는 나라는 것에 집착하여
항상 이 모든 선정을 닦는데
일체의 성문(聲聞)들과
벽지불(辟支佛)도 또한 그렇습니다.
013_0620_c_18L外道著我者
常修此諸定
一切聲聞衆
辟支佛亦然

세간에서
모든 법의 자상(自相)을 알면
온(蘊)과 처(處)가 빈집과 같은데
이 가운데 내가 있겠습니까.
013_0620_c_20L了知於世閒
諸法之自相
蘊處如空宅
此中無有我

생각이 없으면 동작도 없나니
기관이 시체를 일어나게 함과 같아서
다만 세 가지 화합이 있을 뿐
본래 작자는 없습니다.
013_0620_c_21L無思無動作
如機關起屍
但有三和合
本無能作者

외도가 선정을 닦으면
공성(空性)이란 소견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사람 법상(法相)을 미(迷)하여
일체법을 망가뜨립니다.
013_0620_c_22L外道修定人
起於定性見
此人迷法相
壞於一切法
013_0621_a_01L
만약 여래의 미묘한 선정을
잘 수행한다면
온(蘊)에는 내가 없음 잘 알고
나쁜 소견 모두 없앱니다.
013_0621_a_01L若有能修行
如來微妙定
善知蘊無我
諸見悉除滅

일체는 오직 식이 있을 뿐
모든 법상은 다 없는 것입니다.
능상(能相)과 소상(所相)도 없고
계(界)도 없고 또한 온(蘊)도 없습니다.
013_0621_a_02L一切唯有識
諸法相皆無
無能相所相
無界亦無蘊

분석하여 미진(微塵)에 이를지라도
이것은 다 머물 데가 없습니다.
지(地)ㆍ수(水) 등 많은 물질
다 분별로부터 생깁니다.
013_0621_a_03L分析至微塵
此皆無所住
地水等衆物
皆從分別生

그 성품을 모르는 이는
이러한 상(相)을 취하는 것이
오색(惡色)과 호색(好色)
사색(似色)과 여색(餘色)도 또한 그러합니다.
013_0621_a_05L不知其性者
取於如是相
惡色與好色
似色餘亦然

비유하면 허공 가운데
구름과 무지개 등이 갖가지로 채색함도
뼛가루[骨銷]가 온 세상에
두루하다 생각함과 같습니다.
013_0621_a_06L譬如虛空中
雲霓等衆彩
思惟如骨瑣
遍滿於世閒

그리고 여러 곳의 생각[想]과 관(觀)으로
모든 요소들과
몸은 색(色)이 있는가 없는가를 관찰하여
선정에 있는 이는 항시 자세히 생각합니다.
013_0621_a_08L及遍處想觀
觀於諸大等
身有色無色
定者常諦思

만약 한 마음을 반연한다면
반연에 즉하여 청정을 말합니다.
그 분별한 것과 같아
그것에 즉하여 반연을 이룹니다.
013_0621_a_09L若於緣一心
卽緣說淸淨
如其所分別
卽彼成所緣

선정이 아닌 것을
망령되게 생각하여 선정이라 합니다.
선정에 든 이는
세상이 모두 장식(藏識)임을 알기에
법과 그리고 모든 법상(法相)과
일체 모두를 제거해 버립니다.
013_0621_a_10L非定非定者
妄計以爲定
定者在定中
了世皆藏識
法及諸法相
一切皆除遣

훌륭한 선정을 얻은 이
모든 선정을 잘 말하여
모두 선정을 닦는 사람들의
망령된 지혜로 안 법을 깨뜨립니다.
013_0621_a_12L獲於勝定者
善說於諸定
破諸修定人
妄智所知法

만약 사람이 작은 지혜를 내어서
법과 그리고 나를 취하고는
스스로 이르기를 진실하고 참된 말이라 하여
능숙한 재주로 모든 법을 설하나
모든 법상을 계교하고 집착하는지라
자기도 파괴하고 다른 이도 파괴합니다.
013_0621_a_14L若人生小智
取法及於我
自謂誠諦言
善巧說諸法
計著諸法相
自壞亦壞他

능상(能相)과 소상(所相)이 없는데
망령되게 차별이란 견해를 냅니다.
단 맛의 성질은 열을 없애고
쓰고 시고 짠 맛은 담(痰)을 그치게 합니다.
매운 물질은 냉기를 변하게 하고
짠 것은 풍병(風病)을 멈추게 합니다.
013_0621_a_16L無能相所相
妄生差別見
甜性能除熱
苦醋鹹止痰
辛物變於冷
鹹能已風疾

몸속에 담과 열이 있으면
함께 학질(瘧疾)이 생기고
어떤 때는 다만 바람만으로
어떤 때는 세 가지가 화합하여 일어납니다.
013_0621_a_18L身中有痰熱
共生於瘧病
或復但因風
或三和合起

질병은 각각 차별이 있고
좋은 의사는 많은 처방을 내렸습니다.
꿀[石蜜]과 육 푼[六分],
유사(庾沙)와 모든 음식 등은
중생의 몸에서
여러 가지 모든 학질을 없애 줍니다.
013_0621_a_19L以病各差別
良醫說衆方
石蜜幷六分
庾沙諸食等
能除衆生身
種種諸瘧疾

만약 법에 자성이 있고
모든 상(相)이 있는 것이라고 하면
약에 병을 없앨 능력이 없어
병자가 응당 쾌유하지 못한다면
어찌하여 세간 사람들이
약을 먹고 병이 낫는 것을 보겠습니까.
013_0621_a_21L若法有自性
及以諸相者
藥無除病能
病者不應差
云何世人見
服藥病除愈

선정에 든 사람이 세간을 관함은
다만 아뢰야식일 뿐입니다.
변하고 달라지며 떠도는 것이
비유하면 요술로 만든 많은 짐승과 같습니다.
013_0621_a_23L定者觀世閒
但是賴耶識
變異而流轉
譬如衆幻獸
013_0621_b_01L능상과 소상이 없고
온과 온이라는 것도 없고
또한 지분(支分)이 다른 것과
그리고 지분이 있는 것도 없습니다.
013_0621_b_01L無能相所相
蘊與於蘊者
亦無支分殊
及以有支分

세간에는 지어내는 자가 없되
세간을 지어냈으나
시방에 흩어진
가는 먼지가 모인 것도 아닙니다.
013_0621_b_03L世中無能作
而作於世間
亦非散十方
微塵之所聚

처음은 아주 미세하여 없다가
점차로 커져 손가락과 같이 되고
두 손가락이 어떤 때는 세 손가락의 크기가 되고
모든 물건 더욱더 화합한 것입니다.
말나(末那)가 각각 차별되는 것이지만
이와 같은 뜻으로 다 없는 것입니다.
013_0621_b_04L非初最微細
漸次大如指
二指或復三
諸物轉和合
求那各差別
如是義皆無

때와 승성(勝性)이 지은 것 아니며
그리고 세 법이 지은 것도 아니고
또한 원인 없이
자연으로 있는 것도 아닙니다.
013_0621_b_06L非時非勝性
及三法所作
亦非無有因
自然而得有

이러한 업(業)의 습기(習氣)가
속마음을 흔들기 때문에
마음과 안근(眼根)을 의지하여
여러 가지로 허망하게 분별합니다.
013_0621_b_07L斯由業習氣
擾濁於內心
依心及眼根
種種妄分別

의(意)와 의식(意識)과
아뢰야식이
널리 세상에 나타나니
요술쟁이가 요술로 여러 물건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21_b_09L意與於意識
及以阿賴耶
普現於世閒
如幻作衆物

병(甁) 등 모든 경계는
모두 마음으로 체(體)를 삼고
병이 아닌데도 병처럼 나타나니
이런 까닭으로 공(空)이라 말합니다.
013_0621_b_10L甁等衆境界
悉以心爲體
非甁似甁現
是故說爲空

세간에 있는 색(色)과
하늘의 모든 궁전 등은
모두 이 아뢰야식이
변하여 볼 수 있는 것입니다.
013_0621_b_11L世閒所有色
諸天宮殿等
皆是阿賴耶
變異而可見

중생의 몸에 붙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한꺼번에 생겼거나 점차로 생겼거나
모두 아뢰야식 아닌 것은 없습니다.
013_0621_b_13L衆生身所有
從頭至手足
頓生或漸次
無非阿賴耶

습기가 마음을 흐리게 하는 것을
어리석은 범부는 알지 못합니다.
이 성품은 있는 것도 아니며
공한 것도 아닙니다.
013_0621_b_14L習氣濁於心
凡愚不能了
此性非是有
亦復非是空

사람이 모든 물건으로
병(甁) 등을 깨뜨리는 것과 같이
만약 물체가 공하다면
곧 능파(能破)와 소파(所破)가 없습니다.
013_0621_b_16L如人以諸物
擊破於甁等
物體若是空
卽無能所破

비유하면 수미산의 부피와 같은
아견(我見)은 아직은 악(惡)이 되지 않습니다.
교만하여 공에 집착한 사람
이 악이 저것보다 더하답니다.
013_0621_b_17L譬如須彌量
我見未爲惡
憍慢而著空
此惡過於彼

공성(空性)은 따라서 당연히 말해야 하고
비처(非處)는 당연히 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비처를 말한다면
감로(甘露)가 곧 독(毒)이 됩니다.
013_0621_b_19L空性隨應說
不應演非處
若演於非處
甘露卽爲毒

일체 모든 중생은
여러 가지 소견을 내나니
모든 소견을 끊게 하려고
공의 이치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013_0621_b_20L一切諸衆生
生於種種見
欲令斷諸見
爲說於空理

공의 이치 듣고 진실이라 집착하면
모든 소견을 끊지 못합니다.
이 소견을 제거하지 못하면
병들어 버림을 받은 것과 같습니다.
013_0621_b_21L聞空執爲實
不能斷諸見
此見不可除
如病醫所捨

비유하면 불이 나무를 태움에
나무가 다 타면 불이 꺼짐과 같습니다.
나무가 만약 다 탔으면
공중으로 치솟던 불기도 없어집니다.
013_0621_b_23L譬如火燒木
木盡火不留
見木若已燒
空火亦應滅
013_0621_c_01L
지혜의 불이 일어나면
모든 소견이 없어짐을 얻는 때입니다.
널리 모든 번뇌 태워 버리니
일체가 모두 청정해집니다.
모니(牟尼)께서는 이 지혜로써
밀엄(密嚴)을 이루고 해탈하셨습니다.
013_0621_c_01L生於智慧火
諸見得滅時
普燒諸煩惱
一切皆淸淨
牟尼以此智
密嚴而解脫

토끼의 뿔로
큰 산을 들이받아 무너뜨림을 보지 못했고
석녀(石女)가 낳은 아이가
화살로 사물을 쏜 일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013_0621_c_03L不見以兔角
觸壞於大山
曾無石女兒
執箭射於物

전쟁을 하려 하면서
토끼뿔로 만든 활을 찾는단 말 아직 듣지 못했고
석녀의 아이로 하여금 누가
집을 짓게 하겠습니까?
013_0621_c_05L未聞欲鬪戰
而求兔角弓
誰復須宮室
令石女兒造

일체법의 공한 성품은
법과 같은 몸이니
태 안에 있을 때부터
색이 나면 문득 없어집니다.
013_0621_c_06L一切法空性
與法常同體
始於胎藏時
色生便滅壞

공을 떠나면 색이 없고
색을 떠나면 공이 없는 것
달과 달빛이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나 다르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013_0621_c_07L離空無有色
離色無有空
如月與光明
始終恒不異

모든 법도 또한 이와 같아
공한 성품 이것과 더불어 한가지입니다.
더욱더 차별이 없어
하는 것이 모두 성취됩니다.
013_0621_c_09L諸法亦如是
空性與之一
展轉無差別
所爲皆得成

이 몸은 죽은 시체와 같아
본래 자성이 없는 것인데
언제나 탐애의 줄에 묶이고
경계에 끄달려 움직입니다.
013_0621_c_10L是身如死屍
本來無自性
恒爲愛繩縛
境界所牽動

부처님께서 공의 이치 말씀하셔서
모든 소견 끊게 하려 하셨습니다.
그대들 지혜 있는 사람들이여,
마땅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배우십시오.
013_0621_c_11L佛說於空理
爲欲斷諸見
汝等有智人
宜應一心學

비유하면 재주 있는 요술쟁이가
모든 주술(呪術)의 힘으로써
초목 등 여러 인연을
뜻하는 대로 만들어 냅니다.
013_0621_c_13L譬如工幻者
以諸呪術力
草木等衆緣
隨意之所作

눈[眼]과 애(愛)
작의(作意)와 색(色)과 명(明)에 의지해서
안식(眼識)이 생겼으나
요술과 같고 아지랑이와 같습니다.
013_0621_c_14L依於眼及愛
作意色與明
如是眼識生
如幻亦如焰

이 식은 온 곳이 없고
가도 또한 갈 처소가 없습니다.
모든 식의 성품은 이와 같이
있고 없음에 당연히 집착하지 않습니다.
013_0621_c_15L是識無來處
去亦無處所
諸識性如是
不應著有無

비유하면 석녀의 아이와 같고
토끼의 뿔이나 모륜(毛輪) 등과 같습니다.
본래 몸이 없는 것인데
망령되게 이름만 지은 것뿐입니다.
013_0621_c_17L譬如石女兒
兔角毛輪等
本來無有體
妄立於名字

사자ㆍ곰의 무리
이들도 모두 뿔이 없거니
무슨 이유로 분별하지 못하고
오직 토끼가 뿔 없는 것만 말합니까?
013_0621_c_18L師子熊羆類
此皆無有角
何故不分別
唯言兔角無

교묘하게 말 잘 하는 이들
어찌하여 말하지 못하는가?
옛날 모든 지혜로운 선인(先人)들도
다만 토끼가 뿔이 없는 것만을 말했을 뿐입니다.
013_0621_c_19L善巧談論者
豈不能宣說
古先諸智人
但說兔無角

어떤 이 망령되게 분별함이
벙어리ㆍ귀머거리ㆍ소경과 같으니
이런 사람은 나타낼 만한 지혜가 없고
스스로 증득한 법도 없습니다.
다만 다른 이의 말을 따라 굴릴 뿐
그들의 분별을 어디에 쓰겠습니까?
013_0621_c_21L惑者妄分別
如瘖及聾瞽
斯人無現智
不能自證法
但隨他語轉
何用分別爲

만약 분별을 여의면
당연히 밀엄세계에 태어나
일심으로 바른 선정에서
널리 시방세계에 몸을 나툽니다.
013_0621_c_23L若離於分別
當生密嚴土
一心正定中
普現十方國
013_0622_a_01L
비유하면 하늘의 궁전과
뭇 별과 해와 달은
수미산을 의지하여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22_a_01L譬如天宮殿
衆星及日月
依止須彌山
風力所持運

7식(識)도 또한 이와 같이
아뢰야식을 의지하여
습기가 가진 것
곳곳에 항상 흘러 돕니다.
013_0622_a_03L七識亦如是
依於阿賴耶
習氣之所持
處處恒流轉

비유하면 대지(大地)를 의지하여
여러 가지 식물이 발생하고
일체의 모든 함정(含情)들과
더 나아가 많은 보배가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장식(藏識)도 이와 같이
모든 식의 의지하는 곳입니다.
013_0622_a_04L譬如依大地
發生種種物
一切諸含情
乃至衆珍寶
藏識亦如是
衆識之所依

비유하면 공작새는
깃에 빛나는 색깔이 많고
암수가 서로 사랑하고 좋아하며
활개 치며 함께 기뻐함과 같습니다.
013_0622_a_06L
譬如孔雀鳥
毛羽多光色
雄雌相愛樂
鼓舞共歡遊

선정에 든 이가 아뢰야식을 관찰한다면
이것과 같은 줄 당연히 압니다.
종자(種子)와 모든 법은
더욱더 서로가 의지하여 머뭅니다.
013_0622_a_08L定者觀賴耶
應知亦如是
種子及諸法
展轉相依住

비유하면 온갖 냇물이 흘러
밤낮으로 큰 바다로 들어가지만
냇물은 그침이 없고
바다도 또한 분별하지 아니함과 같습니다.
013_0622_a_09L譬如百川流
日夜歸大海
川流無有盡
海亦不分別

장식도 이와 같이
매우 깊어 끝이 없습니다.
모든 식의 습기가
밤낮으로 항상 돌아갑니다.
013_0622_a_10L藏識亦如是
甚深無有涯
諸識之習氣
日夜常歸往

땅에 많은 보배와
그 밖의 여러 가지 물건이 있어
모든 중생에게 공급하여 주되
그 쓰임에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22_a_12L如地有衆寶
及餘種種物
給施諸衆生
隨其所資用

장식도 또한 이와 같이
모든 분별과 함께
나고 죽음 증장시키는가 하면
전의(轉依)하여 정각(正覺)을 이루기도 합니다.
013_0622_a_13L藏識亦如是
與諸分別俱
增長於生死
轉依成正覺

좋은 행(行)과 청정한 행으로
10지(地)를 뛰어넘어
여래지(如來地)에 들어가면
10력(力)이 원만해집니다.
013_0622_a_14L善行淸淨行
出過於十地
入如來地中
十力皆圓滿

바르게 진제(眞際)에 머물면
언제나 파괴되거나 없어지지 않고
땅이 분별이 없는 것같이
알맞게 변화함이 무궁무진합니다.
013_0622_a_16L正住於眞際
常恒不壞滅
如地無分別
應化無有窮

봄이 와서 뭇 꽃들이 피면
사람과 새들이 다 즐기는 것처럼
집지식(執持識)도 그러하여
선정에 든 이도 미혹됩니다.
013_0622_a_17L如春衆花發
人鳥皆欣翫
執持識亦然
定者多迷取

이와 같이 모든 불자가
지혜 없이 진실을 떠나면
뜻을 잘 알지 못하여
망령되이 결정 내려 말합니다.
013_0622_a_18L如是諸佛子
無慧離眞實
於義不善知
妄言生決定
법답지 아니한 이간질
중생을 속이고 유혹하나
모든 법은 특별히 다르게 머물러
특별한 말을 일으킵니다.
013_0622_a_20L非法離閒語
誑惑於衆生
諸法別異住
而別起言說

비유하면 솜씨 좋은 요술쟁이가
주술을 잘 사용하여
꽃이나 열매가 없는 곳에서
여러 가지 꽃과 열매를 나타냄과 같습니다.
013_0622_a_21L譬如工幻師
善用於呪術
於無花果處
現種種花果

이와 같은 모든 불보살도
좋고 교묘한 방편과 지혜로
세간에 특별히 다르게 머물면서
특별히 다르게 포진합니다.
013_0622_a_22L如是佛菩薩
善巧方便智
世閒別異住
別異而安立
013_0622_b_01L
여러 가지 가르침 부문 말씀하시되
이끌고 가르침을 끝냄이 없으며
결정되고 진실한 법으로
밀엄세계에 나타나셨습니다.
013_0622_b_01L說種種教門
誘誨無終已
決定眞實法
密嚴中顯現

6계(界)와 18계
12처(處)와 장부(丈夫)
뜻의 오라에 끄달리게 되니
중생으로 돌고 돕니다.
013_0622_b_02L六界與十八
十二處丈夫
意繩之所牽
衆生以流轉

8식의 모든 계와 처
함께 일어나 화합하여
뜻의 오랏줄을 따라
전신(前身)이 다시 후신(後身)됩니다.
013_0622_b_03L八識諸界處
共起而和合
從於意繩轉
前身復後身
부처님께서 이 장부에게 말씀하시며
세상의 인연을 따라 돌고 돌며
이 일체의 몸이란 것은
잇달아 태어나 단절됨이 없습니다.
013_0622_b_05L佛說此丈夫
隨世因流轉
是一切身者
續生無斷絕

이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모든 계(界)ㆍ처(處)ㆍ장부(丈夫)의 뜻에 대한 말씀을 끝내니, 마니보장(摩尼寶藏)인 청정궁(淸淨宮) 안에서 이미 두려움 없음을 얻은 모든 대보살(大菩薩)이 모두 앞에 예배하였다. 또 헤아릴 수 없는 불보살들이 모든 세계에서 이 모임에 오신 분들도 있었는데 똑같은 목소리로 칭찬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대중 가운데 다시 헤아릴 수 없는 보살과 모든 하늘 사람, 그리고 천녀(天女)들이 있다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로 돌아보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22_b_06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說諸界處丈夫義已摩尼寶藏淸淨宮中已得無畏諸大菩薩皆前頂禮又有無量佛菩薩衆從諸國土來此會者同聲讚曰善哉善哉衆中復有無量菩薩諸天及諸天女皆從座起合掌而立遞相瞻顧而說偈言

일체 선정에 든 이 가운데
오직 그대가 상수(上首)입니다.
지금 모든 보살 위해
미묘한 장부(丈夫)를 말씀하셨습니다.
013_0622_b_13L一切定者中
唯仁爲上首
今爲諸菩薩
說微妙丈夫

나에 집착하는 외도의 논리 따위를
멀리 여의었습니다.
그대가 선시(宣示)한 것은
6계(界)의 청정한 장부입니다.
013_0622_b_15L遠離於外道
著我等之論
如仁所宣示
六界淨丈夫

다만 모든 계가 화합하여
인(因)을 따라 돌고 돌 뿐입니다.
비유하면 허공에 새가 날아간 자취가
뚜렷이 나타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나무를 여의고서
불길이 무성할 수 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22_b_16L但是諸界合
隨因以流轉
譬如虛空中
有鳥迹明現
亦如離於木
而火得熾然

공중에 새의 자취 나타남과
나무를 떠나 불길이 있는 것을
저희들의 세간에서는
일찍이 보지 못했습니다.
013_0622_b_18L空中鳥迹現
離木而有火
我及諸世閒
未曾見是事

새가 날 때는 날개로 나니
공중에 자취 있을 수 없습니다.
그대 말씀하시기를 장부는
새와 새의 자취 같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모든 유위법이
윤회(輪廻)하는 도리가 있습니까?
013_0622_b_19L鳥飛以羽翰
空中無有迹
仁者說丈夫
與鳥迹相似
云何於諸有
得有輪迴義

그리고 세계와 장부가
항상 생사에 유전하면서
모든 괴롭고 즐거운 과를 받되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는다 하십니까?
013_0622_b_21L而說界丈夫
常流轉生死
受諸苦樂果
所作業無失
013_0622_c_01L
농부가 농사를 짓는데
헛농사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열매가 성숙하고 나면
뒤에 열매가 당연히 다시 생깁니다.
013_0622_b_23L
如農夫作業
未嘗不得果
此果成熟已
後果當復生

몸이란 것 또한 그러하여
선행(善行)을 닦으면
전생과 후생에
언제나 인천(人天)의 즐거움을 누릴 것입니다.
어떤 이는 항상 복덕(福德)을 닦아
자량(資糧)으로 부처될 인을 삼습니다.
해탈과 모든 바라밀
정각을 성취함에 이릅니다.
013_0622_c_02L身者亦復然
住身修善行
前生後生處
恒受人天樂
或常修福德
資糧爲佛因
解脫及諸度
逮成於正覺

하늘에 태어나는 자재한 과보
관행(觀行)하면 참된 뜻을 볼 것입니다.
만약 6취(趣)를 떠난 장부라면
일체가 모두 없을 것입니다.
013_0622_c_04L生天自在果
觀行見眞義
若離趣丈夫
一切悉無有

장부가
나고 죽음에 떠돈다면
아래 아비지옥(阿鼻地獄)으로부터
위로 모든 하늘의 처소에까지 이를 것입니다.
업은 반드시 과보를 낳으니
지은 것은 버려지지 않습니다.
013_0622_c_06L有丈夫流轉
在於生死中
下從阿鼻獄
上至諸天處
是業必生果
所作不唐捐

만약 안팎의 세간이
서로의 힘으로 나고 일어나면
이 법은 저것과 같고
저것은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013_0622_c_08L若內外世閒
互力而生起
此法似於彼
彼從於此生

갈래를 여읜 대장부가
윤회한다고 하면
석녀(石女)의 아이가
의젓하게 나아가고 물러간다고 말하는 것과
토끼의 뿔이 뾰족하다느니
모래로 기름을 짠다느니 하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22_c_10L雖離趣丈夫
得有輪迴者
如言石女子
威儀而進退
兔角有銛利
沙中能出油

이때 모인 이 가운데 모든 보살과 하늘 사람과 천녀가 말을 끝내고 공양에 대응해 주는 금강장존(金剛藏尊)과 모든 보살에게 공양을 올렸다. 공양이 끝나자 다시 함께 같은 마음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22_c_12L爾時會中諸菩薩天及天女說是語皆共供養所應供者金剛藏尊幷諸菩薩供養畢已復共同心而說偈言

법안(法眼)을 구족하여 결점이 없으며
인(因)과 유(喩)를 다 장엄하여서
능히 다른 사람의 이론(異論)을 조복 받고
자기 종취의 덕을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013_0622_c_15L法眼具無缺
因喩皆莊嚴
能伏他人論
顯示自宗德

이러한 까닭으로 크게 정진하였으니
알맞게 빨리 말씀하소서.
이 모임의 인천 등이
한 마음으로 듣기를 바라옵니다.
013_0622_c_17L是故大精進
宜應速開演
此會天人等
一心皆願聞

이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3_0622_c_18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以偈答曰

이 법은 깊어 생각하기 어렵고
분별로 미칠 수도 없습니다.
유가(瑜伽)의 청정한 이치는
인(因)과 비유[喩]로 열어 펼 것입니다.
013_0622_c_19L此法深難思
分別不能及
瑜伽淸淨理
因喩所開敷

밀엄의 선정을 닦는 처소에서
제가 말하려 하니
그대들 모든 하늘 사람이여,
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013_0622_c_21L密嚴修定處
於中我宣說
汝等諸天人
咸應一心聽

금강장보살마하살이 이 말을 끝마치고 다시 대수긴나라왕(大樹緊那羅王)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22_c_22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說是語已復向大樹緊那羅王而說偈言
013_0623_a_01L
대수긴나라여,
그대는 마땅히 법성을 아셔야 합니다.
모든 법이 어찌하여 성품이 공하며
있는 것 없이 머문다 말합니까?
013_0623_a_01L大樹緊那羅
汝應知法性
諸法云何住
性空無所有

이와 같은 견해에 상응하면
선정을 닦되 미혹하지 않습니다.
한 알갱이 익은 것을 먹어 본 사람은
나머지 밥알도 곧 알 수가 있습니다.
013_0623_a_03L如是見相應
於定不迷惑
如飯一粒熟
餘粒卽可知

모든 법도 또한 그러해
하나를 알면 곧 저것도 알게 됩니다.
비유하면 낙(酪)을 젓는 사람이
손가락 끝으로 그것을 맛보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23_a_04L諸法亦復然
知一卽知彼
譬如攢酪者
嘗之以指端

이와 같이 모든 법성도
하나로써 관찰해야 합니다.
법성은 있는 것이 아니며
공한 것도 아닙니다.
장식(藏識)이 변한 것으로
장식은 공으로써 모양[相]을 삼습니다.
013_0623_a_05L如是諸法性
可以一觀察
法性非是有
亦復非是空
藏識之所變
藏以空爲相

이때 대수긴나라왕이 게송으로 물었다.
013_0623_a_07L爾時大樹緊那羅王以偈問曰

어떻게 하여 심량(心量) 가운데
계(界)와 장부(丈夫)가 있으며
어떻게 하여 모든 계의
견(堅)ㆍ습(濕)ㆍ난(煖)ㆍ동(動)이 생겨납니까?
013_0623_a_08L云何心量中
而有界丈夫
云何生諸界
堅濕及煖動

이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이 말을 듣고 나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3_0623_a_10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聞是語已偈答之言

훌륭합니다, 대수왕이여.
그대가 질문한 것이
수행하려는 이로 하여금
그 마음 진실에 나아가게 합니다.
내가 이제 그대를 위해 말하리니
금사(琴師)여, 잘 들으십시오.
013_0623_a_12L
善哉大樹王
汝今作是問
欲令修行者
其心詣眞實
我今爲汝說
琴師應善聽

그대가 옛날 궁전에 올라갔다가
모든 권속을 거느리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공중에서 내려와
부처님의 처소에 올 적에
013_0623_a_14L汝昔乘宮殿
幷諸眷屬俱
鼓樂從空下
而來詣佛所

그대의 손으로 타던 거문고
유리(琉璃)로 장엄하였고
어루만지며 연주하니 그 소리 조화롭고 우아하여
기쁨으로 뭇 사람의 마음 감동시켰습니다.
013_0623_a_16L汝手所鳴琴
琉璃以爲飾
撫奏聲和雅
悅動於衆心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성문(聲聞)이
부처님 처소에 있다가 듣고서는
본래 뜻 유지하지 못하고
각자 일어나서 춤을 추었습니다.
013_0623_a_17L無量諸聲聞
在佛所觀聽
不能持本志
各自起而舞

그때 천관 대사(天冠大士)가
가섭(迦葉) 등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 욕심을 떠난 사람들아,
어찌하여 춤추며 희롱하는가.
그때 대가섭이
천관 대사에게 말했습니다.
013_0623_a_18L時天冠大士
告迦葉等言
汝等離欲人
云何而舞戲
是時大迦葉
白彼天冠士

보살은 큰 힘이 있어
비유하면 회오리바람과 같으나
성문은 정해진 지혜가 없어
흑산(黑山)과 같이 흔들립니다.
013_0623_a_20L菩薩有大力
譬如旋嵐風
聲聞無定智
如黑山搖動

혹(惑)의 분별을 여의었으나
오히려 습기라는 진흙에 물들었으니
만약 모든 습기 버리면
마음이 청정하여 부처를 이루었을 것입니다.
013_0623_a_22L雖離惑分別
尚染習氣泥
彼捨諸習氣
心淨當成佛
013_0623_b_01L
그대는 미세한 경계에서
그 마음 이미 통달하였고
여러 가지 세간의 논리를
명료하게 결정하였습니다.
013_0623_a_23L汝於微細境
其心已通達
種種世論中
明了而決定

모든 지위의 행상에 익숙하여
부처님의 청정한 법에 이르렀고
그대의 궁전 안에서
권속에게 둘러싸였습니다.
013_0623_b_02L善於諸地相
及佛淸淨法
汝在宮殿中
眷屬所圍繞

청정하여 장엄이 좋으니
비유하면 가장 둥근 때의 달과 같아
자재한 대중 가운데서
관행(觀行)을 닦습니다.
013_0623_b_03L淸淨而嚴好
譬如盛滿月
能於修觀行
自在之衆中

나에게 계와 장부가 어찌하여
마음에서 일어나는가 하고 물으니
그대와 그리고 모든 불자들이여,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들으소서.
013_0623_b_04L問我界丈夫
云何從心起
汝及諸佛子
咸應一心聽

그 모든 계의 안에서와 같은 마음을
장부라 이름합니다.
모든 계는 이것을 인하여 생기니
이러한 뜻을 내가 말하겠습니다.
013_0623_b_06L如其諸界內
心名爲丈夫
諸界因此生
是義我當說

물기와 눅눅함은 물에서 생기고
이글거리는 불꽃은 불에서 생기고
흔들리는 모든 작업은 이로 인해
풍계(風界)를 일으키며
013_0623_b_07L津潤生於水
炎盛生於火
動搖諸作業
因斯起風界

색(色)의 갈피를 따라서
땅과 허공이 있고
경계와 모든 습기는
식(識)에서 생겨 모이며
013_0623_b_08L從於色分齊
有地及虛空
境界與諸習
識生而會聚

눈과 빛깔들은
모양이 각각 서로 다르나
이들은 생기기 위한 넓은 문이니
모든 유[諸有]는 언제나 상속합니다.
013_0623_b_10L眼及於色等
相狀各不同
此爲生廣門
諸有恒相續

이때 마니보장(摩尼寶藏) 자재궁(自在宮) 가운데 지진(持進)보살이 헤아릴 수 없는 보살과 함께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모든 묘한 공양구를 가지고 금강장 높은 이에게 공양을 올렸다. 다시 보배 그물을 펼쳐 그 위를 가득 덮고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라고 같은 소리로 찬탄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23_b_11L爾時摩尼寶藏自在宮中持進菩薩與無量菩薩俱從座而起稽首作禮持諸妙供而以供養金剛藏尊復張寶網彌覆其上同聲讚曰善哉善哉而說頌言

존자는 법운지(法雲地)에 머물러
불지(佛地)에 잘 드셨습니다.
모든 보살을 위하여
여래의 경계를 열어 보이십시오.
013_0623_b_16L尊者住法雲
善入於佛地
能爲諸菩薩
開示如來境

이때에 대수긴나라왕과 모든 채녀(婇女)들이 다시 여러 가지 좋은 공양 거리로 공양을 마치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13_0623_b_18L爾時大樹緊那羅王幷諸婇女復持種種妙好供具以爲供養供養畢已偈讚之曰

훌륭하십니다, 금강장이여.
두려움 없음을 얻은 분이여,
지금 이 마니전(摩尼殿)에서
청정하고 가장 좋은
여래의 미묘한 법을
저희들 위하여 개연(開演)하소서.
013_0623_b_21L善哉金剛藏
得無所畏者
爲我等開演
如來微妙法
今此摩尼殿
淸淨最吉祥
013_0623_c_01L
그때 성자(聖者) 관자재보살ㆍ자씨(慈氏)보살ㆍ득대세(得大勢)보살ㆍ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ㆍ보계(寶髻)보살ㆍ천관(天冠)보살ㆍ총지왕(總持王)보살ㆍ일체의성(一切義成)보살과 그 밖에 헤아릴 수 없는 관행을 닦는 이가 있었다. 다 불자로서 큰 위엄과 덕망이 있고, 관행하는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이들이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금강장보살마하살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23_b_23L爾時聖者觀自在菩薩慈氏菩薩大勢菩薩文殊師利菩薩寶髻菩薩天冠菩薩摠持王菩薩一切義成菩如是等菩薩摩訶薩及餘無量修觀行者皆是佛子有大威德善能開示觀行之心悉從座起互相觀察金剛藏菩薩摩訶薩而說偈言

금강장 높은 분께 오직 원하옵나니
법안(法眼)을 드러내 보여 주소서.
존자는 지위와 행상을 잘 하시고
일체를 다 종합하여 아시옵니다.
013_0623_c_07L惟願金剛尊
顯示於法眼
尊者善地相
一切咸綜知

여래께서 언제나 염지(念持)하시니
불자들이 으뜸으로 공경합니다.
지금 이 큰 힘 지닌 대중이
같은 마음으로 권청(勸請)합니다.
013_0623_c_09L如來常念持
佛子所宗敬
今此大力衆
同心而勸請

유가(瑜伽) 자재한 이여,
밀엄을 보이셔서
널리 모든 세간 중생들로 하여금
일찍이 있지 않았던 것을 얻게 해주시기 원합니다.
013_0623_c_10L瑜伽自在者
願示於密嚴
普令諸世閒
得所未曾有

이 법은 최고로 청정하여
멀리 말을 여의었으니
화신 부처님과 모든 보살이
경전 안에서 아직은 개연하지 않았습니다.
013_0623_c_11L此法最淸淨
遠離於言說
化佛諸菩薩
經中未開演

모든 성인이 현법락주삼매(現法樂住三昧)에서
진실한 무루계(無漏界)를 보셨습니다.
스스로 깨달은 슬기로 행하시니
청정하여 최고임을 누구와도 견줄 수 없습니다.
013_0623_c_13L諸聖現法樂
見眞無漏界
自覺智所行
淸淨最無比

여러 삼매와
그리고 다라니와
모든 자재와 해탈과
의생신(意生身) 열 가지를 구족하셨습니다.
013_0623_c_14L具足衆三昧
及以陁羅尼
諸自在解脫
意生身十種

엄정(嚴淨)한 부처님 세계
불가사의한 숫자
부처님 그리고 모든 보살
몸의 부피 미진과 같습니다.
013_0623_c_15L嚴淨佛國土
不可思議數
佛及諸菩薩
身量如微塵

더 나아가 터럭 끝의
백분(百分)의 일과 같습니다.
밀엄부처님 세계는
모든 부처님 세계 가운데 가장 뛰어납니다.
013_0623_c_17L乃至如毛端
百分中之一
密嚴佛國土
諸土中最勝

이와 같은 관행을 하는 이
와서 여기에 태어납니다.
이러한 것 모두 어떠한 인(因) 때문인지
원하오니 선설(宣說)하옵소서.
013_0623_c_18L如是觀行者
來生於是閒
此皆何所因
佛子願宣說
013_0624_a_01L
이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은 32상(相)과 80종호(種好)로 그 몸을 장엄하고, 무분별(無分別)과 분별을 멀리 떠나 옛날 부처님의 법안(法眼)을 베풀어 보이고자 하였는데, 마치 사자왕과 같았다. 널리 대중을 관찰하여, 그들이 듣고 받아 지닐 지혜의 힘이 있음을 알았다. 곧 범천의 소리와 가릉빈가(迦陵頻伽)의 소리와 광장설(廣長舌)의 청아하고 아름다운 소리로써 상쾌하고 안정되게 하니 대중이 기뻐했다. 거침없이 조화롭고 간결하며 화창한 소리ㆍ건라마(鍵羅摩) 소리ㆍ오타다(烏拕多) 소리ㆍ실리다(悉利多) 소리ㆍ이사파(離沙婆) 소리ㆍ반차마(般遮摩) 소리ㆍ비람미담도로(毘嵐弭儋度路) 등의 소리는 모두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구족해서 함께 상응하였다. 듣지 못하는 이는 그 마음이 미혹되고 염착하게 되었고, 음성의 상(相)을 환히 통달한 일체 하늘 사람과 건달바들은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었다.
금강장보살마하살이 입으로 말함이 없었으나 근본 원력으로써 그 몸의 위쪽 부분인 눈썹과 이마와 정수리에서 코, 더 내려가 어깨와 무릎까지 마치 입으로 변화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와 같은 소리를 내어 모든 대중을 위하여 법안을 연설하였다. 비유하면 거위의 임금이 많은 거위와 함께 아름답게 모래톱에 있는 모습이 본디 청결하고 장엄한 것과 같았다.
금강장이 대정진(大精進)하여 이 자재청정궁에서 모든 불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도 그렇듯 장엄하고 청결하였다. 허공의 밝은 달빛이 뭇 별들을 비추듯이 금강장보살도 사자좌에 앉아 일체 모든 수행하는 이들을 비추었다. 달과 빛이 차별이 없는 것처럼 부처님과 금강장보살도 이와 같이 다름이 없었다.
013_0623_c_19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其身爲欲宣示無分別離分別先佛法眼如師子王普觀衆會知其智力堪能聽受卽以梵聲迦陵伽聲廣長舌相淸美之聲其聲決定衆所悅可無有麤獷調柔簡暢鍵羅摩聲烏拖多聲悉利多聲離沙婆聲般遮摩聲毘嵐弭儋度路等聲皆悉具足無量功德而共相應不令聽者其心迷著善能了達音聲之相一切天人乾闥婆等莫不欣樂金剛藏菩薩摩訶薩口無言說以本願力於其身上眉額頂鼻乃至肩膝猶如變化自然而出如是之音爲諸大衆演說法眼譬如鵝王群鵝翼從在沙汀上素潔嚴好金剛藏大精進者住於自在淸淨之宮諸佛子衆所共圍繞嚴潔亦爾如空中朗月光映衆星金剛藏菩薩亦復如是處師子座蔽一切諸修行者如月與光無有差佛與金剛藏菩薩亦復如是等無有
그때 여실견(如實見)보살마하살은 수행하는 대중 가운데 상수(上首)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 공경하고 모든 보살을 관찰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24_a_18L爾時如實見菩薩摩訶薩住修行地衆中上首從座而起合掌恭敬觀諸菩薩說是偈言

아, 대승법(大乘法)이란
미묘하여 부사의(不思議)합니다.
여래의 경계에
불자들은 당연히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하십시오.
013_0624_a_20L嗚呼大乘法
微妙不思議
如來之境界
佛子應頂禮

생각도 없고 때[垢]를 여읜 법
희유하여 매우 만나기 어렵습니다.
일체의 세계 가운데
모든 부처님께서 관찰하신 것입니다.
013_0624_a_22L無思離垢法
希有甚難遇
一切國土中
諸佛所觀察

대승의 진실한 뜻
청정하여 같이 짝할 것 없습니다.
멀리 모든 분별을 여읜
전의(轉依)의 미묘한 도(道)입니다.
013_0624_a_23L大乘眞實義
淸淨無等倫
遠離諸分別
轉依之妙道
013_0624_b_01L
여덟 가지 식(識)의 경계와
모든 자성은 다릅니다.
다섯 가지 법과 내가 없음을
차별하여 열어 보여 주셨습니다.
013_0624_b_01L八種識境界
諸自性不同
五法及無我
差別而開示

다섯 가지 습기에 얽혀
모든 나쁜 분별이 생깁니다.
이 미묘한 법을 보면
청정함이 순금과 같습니다.
013_0624_b_03L五種習所纏
生諸惡分別
見此微妙法
淸淨如眞金

청정함을 얻은 이
곧 부처님의 종성(種性)에서 머뭅니다.
여래의 성품은 미묘하여서
외도나 성문의 것은 아닙니다.
013_0624_b_04L得於淸淨者
卽住佛種性
如來性微妙
非外道聲聞

일체의 세계 가운데
밀엄세계가 최상입니다.
종성을 이미 성취하고 나서
이 세계에 와서 태어납니다.
013_0624_b_05L一切國土中
密嚴爲最上
種性成就已
而來生此國

금강장 존자께서는
이미 어떠한 삼매를 얻으셨으며
말씀하신 청정한 법
이것은 어떠한 삼매의 경계입니까?
013_0624_b_07L尊者金剛藏
已得何三昧
所說淸淨法
是何三昧境

그때 대중 가운데 헤아릴 수 없는 보살들이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24_b_08L爾時會中有無量菩薩衆稽首作禮而說偈言

큰 지혜의 금강장이시여,
원하옵건대 저희들을 위하여 연설해 주옵소서.
어떠한 삼매에 머물러야
이러한 법을 말할 수 있습니까?
여러 불자들
모두가 듣기를 원하옵니다.
013_0624_b_10L大智金剛藏
願爲我開演
住何三昧中
而能說是法
此諸佛子等
一切皆願聞

그때 금강장보살, 크게 두려움 없는 이는 모인 대중들의 지혜의 힘이 부사의한 법을 듣고 받아 견딜 만한가, 그렇지 못할 것인가를 널리 관찰했다. 자세히 관찰한 뒤 모든 불자들이 이 법을 받아도 견딜 만함을 알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24_b_12L爾時金剛藏菩薩大無畏者普觀衆會智慧之力爲任聽受不思議法不任耶諦觀察已知諸佛子堪受斯卽說偈言
그대들 모든 불자들이여,
한결같은 마음으로 들으십시오.
내가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전의(轉依)의 묘한 도를 말하겠습니다.
013_0624_b_16L汝等諸佛子
咸應一心聽
我今爲汝說
轉依之妙道

내가 얻은 삼매는
대승위덕(大乘威德)이라 이름합니다.
보살이 이에 머물면
청정한 법을 연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013_0624_b_18L我所得三昧
名大乘威德
菩薩住是中
能演淸淨法

또한 구지(拘胝)의 세계에
계시는 모든 여래가
티끌 숫자만큼의 나유타(那由他)인데
앞에 계셔서 찬탄하심을 보게 됩니다.
013_0624_b_19L亦見拘胝剎
所有諸如來
塵數那由他
在前而讚歎

훌륭합니다. 그대가 말한 것
이것이 유가(瑜伽)의 도입니다.
우리들의 모든 여래께서도
모두 이 삼매를 행하셨습니다.
013_0624_b_20L善哉汝所說
此是瑜伽道
我等諸如來
皆行此三昧

이에 자재함을 얻고
청정하여 정각을 이룹니다.
일찍이 한 부처님도
이 삼매에서 나오시지 아니함이 없었습니다.
013_0624_b_22L於斯得自在
淸淨成正覺
未曾有一佛
非此三昧生
013_0624_c_01L
이런 까닭으로 이 삼매는
생각으로는 미칠 수 없습니다.
만약 보살 가운데
이 삼매에 머무는 이 있으면
곧 부사의한
부처님의 경계에 머무는 것이니
자신의 지혜 경계를 증득하여
모든 부처님을 뵈올 것입니다.
013_0624_b_23L是故此三昧
思惟不能及
若有諸菩薩
住是三昧中
卽住不思議
諸佛之境界
證於自智境
及見於諸佛

변화가 백천억
더 나아가 미진에 이를지라도
내적으로 증득한 묘한 이치는
모든 부처님을 편안하게 머무르시게 합니다.
013_0624_c_03L變化百千億
乃至如微塵
內證之妙理
諸佛所安住

이 법은 모두 상(相)이 없어서
소리와 빛을 멀리하나니
이름은 상에서 생기고
상은 인연을 따라서 일어납니다.
013_0624_c_05L此法無諸相
遠離於聲色
名從於相生
相從因緣起

이 두 가지 생겨남이 분별된다면
모든 법의 성품은 여여(如如)합니다.
이것을 잘 관찰하면
이를 바른 지혜라고 이름합니다.
013_0624_c_06L此二生分別
諸法性如如
於斯善觀察
是名爲正智

이름[名]은 변계의 성품[遍計性]
상(相)은 의타기(依他起)의 성품
이름과 상 둘을 함께 버리면
이것을 제일의(第一義)라 이름합니다.
013_0624_c_07L名爲遍計性
相是依他起
名相二俱遣
是爲第一義

장식이 몸에 머물러
장소에 따라 유전(流轉)하나니
습기(習氣)가 산같이 쌓인 것은
의식(意識)이 얽힌 것입니다.
013_0624_c_09L藏識住於身
隨處而流轉
習氣如山積
染意之所纏
말나(末那)에 두 가지 부문이 있으니
의와 식이 동시에 일어남이며
다섯 가지 경계는 현전에 구르고
모든 식신(識身)과 화합하니
마치 나[我]와 남[人]이
몸 안에 머물러 있음과 같습니다.
013_0624_c_10L末那有二門
意識同時起
五境現前轉
諸識身和合
猶如有我人
住在於身內

장식이라는 폭류수(瀑流水)
경계라는 바람에 물결이 거세지고
여러 가지 식의 파도가 생겨
상속되어 언제나 끊어지지 않습니다.
013_0624_c_12L藏識瀑流水
境界風所飄
種種識浪生
相續恒無斷

부처님과 그리고 모든 보살
법에 내가 없음을 아셔서
이미 여래가 되시고는
다시 남[人]을 위해 말씀하십니다.
013_0624_c_13L佛及諸菩薩
能知法無我
已得成如來
復爲人宣說

모든 온(蘊)을 분석하여
인무아(人無我)의 성품은 보고
법무아[無有法]의 성품은 알지 못한다면
이런 이를 성문(聲聞)이라고 말합니다.
013_0624_c_15L分析於諸蘊
見人無我性
不知無有法
是說爲聲聞

보살이
인(人)과 법(法) 두 가지 무아를
잘 관찰하여 곧 버리면
진제(眞際)에 머물지 않습니다.
013_0624_c_16L菩薩善能觀
人法二無我
觀已卽便捨
不住於眞際

만약 진제에 머물면
곧 대비심(大悲心)을 버리는 것이니
공업(功業)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아
정각(正覺)을 성취하지 못합니다.
013_0624_c_17L若住於眞際
便捨大悲心
功業悉不成
不得成正覺

희유하고 생각하기 어려운 지혜
널리 모든 중생 이롭게 하니
연꽃이 진흙에서 피지만
빛깔과 모양이 매우 깨끗한 것과 같습니다.
모든 하늘 사람과 성인들께서
이것을 보고 사랑하며 즐거운 마음 내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24_c_19L希有難思智
普利諸群生
如蓮出淤泥
色相甚嚴潔
諸天聖人等
見之生愛敬

이와 같이 불보살도
나고 죽음의 진흙탕에 태어나셔서
부처님 몸[佛體] 청정함을 성취하시니
모든 천인(天人)들 공경하고 우러릅니다.
013_0624_c_21L如是佛菩薩
出於生死泥
成佛體淸淨
諸天所欣仰

처음 보살의 지위에서부터
어떤 때는 전륜왕(轉輪王)이 되고
하늘의 임금이나 아수라 임금이 되고
건달바의 임금 등이 되었습니다.
013_0624_c_22L從初菩薩位
或作轉輪王
天主阿修羅
乾闥婆王等
013_0625_a_01L
대승(大乘)의 법을 깨달은 이는
이와 같은 몸을 얻어
점차로 수행하여
결정적으로 부처님이 됩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모든 불자는
마땅히 일심(一心)으로 배워야 합니다.
013_0624_c_23L了悟大乘者
獲於如是身
漸次而修行
決定得成佛
是故諸佛子
宜應一心學

세간 중생의
염정(染淨) 등의 모든 법
모두 장식(藏識)을 의지하여
인(因)이 되어서 생겨납니다.
013_0625_a_02L世閒諸衆生
染淨等諸法
皆依於藏識
爲因而得生

이 인은 뛰어나 견줄 데가 없어
실제 증득한 이만 선시(宣示)합니다.
능작(能作)과 자재(自在) 등과는
비슷[相似]하지도 않습니다.
013_0625_a_04L此因勝無比
證實者宣示
非與於能作
自在等相似

세존께서 이 식을 말씀하심은
모든 습기를 없애기 위함입니다.
환히 알아 해탈하고 나면
이것도 또한 얻을 것이 없습니다.
아뢰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해탈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닙니다.
013_0625_a_05L世尊說此識
爲除諸習氣
了知解脫已
此亦無所得
賴耶有可得
解脫非是常

여래의 청정한 장식은
또한 무구지(無垢智)라 이름합니다.
항상 머물러도 시작과 끝이 없고
4구(句)의 말을 떠난 것입니다.
013_0625_a_07L如來淸淨藏
亦名無垢智
常住無始終
離四句言說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여래장(如來藏) 아뢰야이니
여래장이 곧 아뢰야임을
악지(惡智)로 인해 알지 못합니다.
013_0625_a_09L佛說如來藏
以爲阿賴耶
惡慧不能知
藏卽賴耶識

여래의 청정한 장식과
세간의 아뢰야는
금과 반지의 관계 같아서
더욱 차별이 없습니다.
013_0625_a_10L如來淸淨藏
世閒阿賴耶
如金與指環
展轉無差別
비유하면 교묘한 세공 기술자가
아주 뛰어난 순금으로써
손가락 장신구를 만들어
손가락을 장엄하게 하고자 했는데
그 모양은 여러 물건과 달라
반지[指環]라 이름합니다.
013_0625_a_11L譬如巧金師
以淨好眞金
造作指嚴具
欲以莊嚴指
其相異衆物
說名爲指環

현법락주삼매에 든 성인은
스스로의 지혜 경계를 증득하여
공덕이 더욱더 뛰어나니
자타(自他)가 함께 말할 수 없습니다.
013_0625_a_13L現樂諸聖人
證於自智境
功德轉增勝
自共無能說

현법락주삼매의 모든 정(定)에 든 이
경계가 오직 식뿐임을 알고서
제7지(第七地)를 얻고 나서야
바뀌고 없어져 다시는 태어나지 않습니다.
013_0625_a_15L現法諸定者
了境唯是識
得第七地已
轉滅不復生

마음과 식으로 행한 것
일체의 모든 경계는
보는 것이 비록 차별되지만
다만 식일 뿐 경계는 없습니다.
013_0625_a_16L心識之所行
一切諸境界
所見雖差別
但識無有境

병과 옷 등 모든 물건
경계는 모두 없는 것
마음이 변해 경계가 생기듯
능취(能取)와 소취(所取)라 말합니다.
013_0625_a_17L甁衣等衆物
境界悉皆無
心變似境生
謂能取所取

비유하면 별과 달 등이
수미산을 의지해 운행함과 같이
모든 식(識)도
항상 아뢰야식을 의지하여 움직입니다.
013_0625_a_19L譬如星月等
依須彌運行
諸識亦復然
恒依賴耶轉

반드시 아십시오. 아뢰야식을
곧 밀엄(密嚴)이라 이름합니다.
비유하면 좋은 순금과 같아
빛나는 색깔이 항상 충만합니다.
013_0625_a_20L當知賴耶識
卽名爲密嚴
譬如好眞金
光色常充滿

자증분(自證分)의 청정한 경계는
분별 경계가 아니니
성품과 분별을 여읜 도리는
분별해 얻을 수 없습니다.
실체에서는 항상 있으니
선정에 든 이는 관찰하여 볼 수 있습니다.
013_0625_a_21L自證淸淨境
非分別境界
性與分別離
不可得分別
體實而是常
定者能觀見
013_0625_b_01L
의식이 경계에 행해지는 것
다만 범부를 얽어맬 뿐
성인의 견해는 모두 청정하니
비유하면 아지랑이와 같습니다.
013_0625_a_23L意識所行境
但縛於凡夫
聖見悉淸淨
譬如陽焰等

그때 세존께서 이 경을 말씀하기를 마치시니, 금강장 등 헤아릴 수 없는 보살마하살과 그리고 다른 세계에서 이 모임에 온 무앙수(無央數)의 무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모두 크게 환희하며 믿고 받아들여 받들어 행하였다.
013_0625_b_02L爾時世尊說是經已金剛藏等無量菩薩摩訶薩及從他方來此會者無央數衆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大乘密嚴經卷下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