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504_T_001
- 014_0026_a_01L불설십이두타경(佛說十二頭陀經)
- 014_0026_a_01L佛說十二頭陁經
-
송(宋)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 한역
송성수 번역 - 014_0026_a_02L宋于闐國三藏求那跋陁羅譯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014_0026_a_03L如是我聞: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8천의 비구승 및 1만 명의 보살과 함께 계셨다. 모두들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다니며 걸식하였고, 식사를 마치고는 아란야(阿蘭若)의 처소에 이르러 가부좌하고 앉았다.
- 014_0026_a_04L一時,佛在舍衛國給孤獨 園精舍,與八千比丘僧、菩薩萬人,皆 著衣、持鉢遊行乞食。食已,至阿蘭若 處,加趺而坐。
-
그때 세존께서 환한 얼굴로 미소를 지으니, 장로 마하가섭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를 정돈하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예로부터 부처님께서 연유 없이 웃으시는 것을 아직 본 일이 없습니다. 불쌍히 여겨 저희들에게 말씀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 014_0026_a_07L 爾時,世尊怡然微笑。時,長老摩訶迦 葉從座起整衣服,長跪合掌,而白佛 言:“世尊!我從昔來,未曾見佛無緣而 笑。願見哀愍,告示我等。”
-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아란야의 처소를 보시고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께서 다 찬탄하시니, 한량없는 공덕이 모두 여기에서 생겼다. 성문(聲聞)을 구하는 이는 성문승을 얻고, 연각(緣覺)을 구하는 이는 연각승을 얻고, 대승을 구하는 이는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빨리 얻을 것이다. 이런 곳에서 내가 살고 있으니 기뻐할 따름이다.” - 014_0026_a_11L 佛告迦葉:“見阿蘭若處,十方諸佛皆 讚歎,無量功德皆由此生。求聲聞者 得聲聞乘,求緣覺者得緣覺乘,求大 乘者速得無上正眞之道,我今住此, 是故喜耳!”
-
그때 마하가섭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기뻐 뛰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고 찬탄하며 거듭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아란야의 처소는 이익이 넓고 깊어 중생들이 이것에 의지해 닦고 배우면 3승의 도를 이루게 됩니다. 저희들에게 아란야의 법을 가르쳐 주시기를 원합니다.” - 014_0026_a_16L爾時,摩訶迦葉聞佛所說, 歡欣踊躍歎未曾有,重白佛言:“世尊! 此阿蘭若處利益弘深,能令衆生依 此修學成三乘道。唯願,世尊!開示我 等阿蘭若法。”
-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라. 내가 네게 간략히 그 이치를 일러주리라.” - 014_0026_a_20L 佛告迦葉:“諦聽,善思念之!我當爲汝 略說其義。”
-
가섭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 014_0026_a_22L迦葉白佛言:“世尊!唯然受教。”
-
014_0026_b_01L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아란야의 비구는 두 가지 집착을 멀리 여의고,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하여 두타(頭陀)의 법을 행하라. 이 법을 행하는 데는 열두 가지가 있다. 아란야의 처소에서 지내는 것이 그 하나이며, 항상 걸식을 행하는 것이 그 둘이며, 차례로 걸식하는 것이 그 셋이며, 한 끼의 밥만 받는 법이 그 넷이며, 양을 절감하여 먹는 것이 그 다섯이며, 정오 후에는 미음도 마시지 않는 것이 그 여섯이며, 누더기를 입는 것이 그 일곱이며, 세 가지 옷만 가지는 것이 그 여덟이며, 무덤 사이에서 사는 것이 그 아홉이며, 나무 아래 머무는 것이 그 열이며, 한데에 앉는 것이 그 열하나이며, 앉았기만 하고 눕지 않는 것이 그 열둘이다. - 014_0026_a_23L佛告迦葉:“阿蘭若比丘,遠離二著, 形心淸淨,行頭陁法。行此法者,有十 二事:一者、在阿蘭若處;二者、常行乞 食;三者、次第乞食;四者、受一食法;五 者、節量食;六者、中後不得飮漿;七者、 著弊納衣;八者、伹三衣;九者、塚閒住; 十者、樹下止;十一者、露地坐;十二者、 但坐不臥。
-
첫째, 아란야 비구는 두타를 행할 때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나는 지금 이 비고 조용한 곳에서 지내며 위없는 도를 위해 몸과 목숨과 재산을 버리고 3견법(堅法)을 닦는다. 죽더라도 죽음을 달갑게 여기며 애석하게 여기지 않으리라.’ - 014_0026_b_08L 一者、阿蘭若比丘行頭陁時,應作是 念:‘我今在此空閑之處,爲無上道捨 身命財,修三堅法,死當如𥜒,死不生 顧戀。’
-
병고가 닥쳐와 사람이 필요할 때면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지금 나의 이 한 몸은 법을 위해 출가하였으므로 법이 곧 나의 벗이고, 부지런히 법을 수행하면 그것이 곧 구호하는 사람이다.’ - 014_0026_b_12L若至病苦須人之時,當作是念: ‘我今一身爲法出家,法爲我伴,若勤 行法者卽是救護,
- 이런 자가 아란야의 법을 행하는 사람이다. 지난날 집에서 사는 건 괴로움이 많다고 하여 부모와 처자를 버리고 출가해 도를 배운 것이다. 그러나 스승들이나 같이 배우는 자들에게 도리어 번뇌와 애착을 일으키면 마음에 다시 소란스러움이 많아진다. 그러므로 아란야의 법을 받아 심란하고 소란스러운 곳에서 그 몸이 멀리 벗어나 비고 고요한 곳에서 지내는 것이다.
- 014_0026_b_14L是爲阿蘭若法。’行 者本以居家多惱,捨父母妻子出家 行道,而師徒、同學還生結著,心復多 嬈亂,是故受阿蘭若法,令身遠離憒 鬧住於空閑。
- ‘멀리 여읜다[遠離]’는 것은 여러 가지 시끄러운 소리를 벗어난 목장 같은 곳을 말하며, 아무리 가까워도 3리(里) 이상이어야 하고 멀수록 좋다. 몸이 멀리 벗어났으면 또한 마음도 5개(蓋)를 멀리 여의게 해야 한다. 아란야 비구의 법은 이와 같다.
- 014_0026_b_18L遠離者,離衆鬧聲,若放 牧處,最近三里,能遠益善。若得身遠 離已,亦當令心遠離五欲五蓋。阿蘭 若比丘法當如是。
-
014_0026_c_01L둘째,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려고 할 때는 반드시 6근(根)을 제압하여 빛[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촉감[觸]ㆍ법(法)에 집착하지 말며, 또 남녀 등의 형상을 분별하지 말며, 얻건 얻지 못하건 그 마음을 평등하게 가지고, 좋고 나쁜 것에 대해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말라. 밥을 얻지 못했을 때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전륜왕(轉輪王)의 자리를 버리고 출가해 도를 이룬 석가여래께서도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물며 복이 없고 덕이 적은 나 같은 사람이 얻을 수 있을까?’ - 014_0026_b_21L二者、欲入聚落乞食之時,當制六根 令不著色聲香味觸法,又不分別 男女等相,得與不得其心平等,若好 若惡不生增減。不得食時應作是念: ‘釋迦如來捨轉輪王位出家成道,入 里乞食猶有不得,況我無福薄德之 人,而有得耶?’
- 이런 자가 걸식의 법을 행하는 사람이다. 공양의 청을 받거나 대중공양을 받는 것은 온갖 번뇌를 일으키는 인연이다. 무엇 때문인가? 공양의 청을 받은 이는 공양을 받게 되면 곧 ‘내가 바로 복덕이 훌륭한 사람이기에 받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공양을 받지 못하게 되면 곧 초청한 이를 미워하고 원망하며 ‘저 사람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선 초청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초청하고, 초청해야 할 사람은 초청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혹은 자신을 비루하고 천박하게 여겨 괴로워하고 자책하며 근심과 고통을 일으킬 것이다. 이것은 탐애의 법으로 곧 도를 가로막는다. 다음은 대중공양이다. 대중 가운데 들어가면 당연히 대중의 법을 따라 일을 결단하고, 사람을 배척하고, 요리하고, 대중으로서 할 일을 담당하고, 자기 위치를 지키고, 남을 부려야 한다. 그러면 마음이 곧 산란해져 도를 행하는 데 방해가 된다. 이런 번거롭고 어지러운 일이 있기 때문에 항상 걸식의 법을 받들어야 한다.
- 014_0026_c_05L是爲乞食法行者。若受 請食、若衆僧食,起諸漏因緣。所以者 何?受請食者若得食,便作是念:‘我是 福德好人故得。’若不得食則嫌恨請 者:‘彼無所別識,不應請者請,應請者 不請。’或自鄙薄懊惱自責而生憂苦, 是貪愛法則能遮道。僧食者,入衆中 當隨衆法,斷事擯人,料理僧事,處分 作使,心則散亂妨廢行道。有如是等 惱亂事故,應受常乞食法。
- 셋째, 두타 비구는 물질에 애착하지 말고 중생들을 업신여기지 말며, 평등한 마음으로 불쌍히 여겨 빈부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항상 차례로 걸식하는 법을 받들어야 한다.
- 014_0026_c_14L三者、頭陁比丘不著於色、不輕衆生, 等心憐愍不擇貧富,故受常次第乞 食法。
-
넷째,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내가 지금 한 끼 밥을 구하는 것에도 오히려 방해되는 것이 많은데 하물며 아침ㆍ점심ㆍ저녁밥이겠는가?’
만일 스스로 줄이지 않으면 반날의 공부를 잃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도를 행할 수 없게 된다. 불법을 위한 까닭에, 도를 행하기 위한 까닭에 음식을 먹는 것이지, 말이나 돼지를 기르듯 몸과 목숨을 위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여러 차례 먹는 것을 끊고 한 끼만 먹는 법을 받들어야 한다. - 014_0026_c_17L 四者、應作是念:‘我今求一食尚多有 所妨,何況小食、中食、後食?若不自損, 則失半日之功,不能一心行道,爲佛 法故,爲行道故,不爲身命,如養馬養 猪。’是故斷數數食,應受一食法。
-
다섯째, 한 끼 밥을 얻었을 때에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내가 지금 목마르고 주린 중생을 보고 한 몫을 나누어 그에게 베푼다면, 나는 시주가 되고 그는 받는 이가 되리라.’ - 014_0026_c_22L 五者、得一食時,應作是念:‘我今若見 渴乏衆生,以一分施之,我爲施主、彼爲 受者。’
-
014_0027_a_01L또 베푼 뒤에는 이렇게 원을 세워 말해야 한다.
‘일체 중생에게 복을 일으키고 그들을 구해 간탐(慳貪)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라.’ - 014_0027_a_02L施已,作是願言:‘令一切衆生興福 救之莫墮慳貪。’
-
그리고 밥을 가지고 한적하고 조용한 곳으로 가서는 한 덩이를 덜어 깨끗한 돌 위에 놓아 여러 금수에게 보시하고, 또 위와 같이 원해야 한다. 밥을 먹으려 할 때는 반드시 니사단(尼師壇)을 깔고 손을 깨끗이 씻고 이렇게 생각하며 말하라.
‘몸속 8만 구멍에 벌레가 있으니, 벌레들은 이 밥을 받고 모두 다 편안하라. 나는 지금 이 여러 벌레들에게 밥을 보시하지만 뒷날 도를 얻을 때는 법을 보시하리라.’ - 014_0027_a_03L持食至空靜處,減一 叚著淨石上施諸禽獸,亦如上願。若 欲食時,當敷尼師壇淨手,作是念言: ‘身中有八萬戶虫,虫得此食皆悉安 隱。我今以食施此諸虫,後得道時當 以法施。’
- 너는 이처럼 중생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만약 곤핍한 이가 보이지 않거든 3분의 2만 먹고 그걸로 스스로의 몸과 목숨을 유지해야 한다. 무엇 때문인가? 수행하는 이가 탐심으로 배가 부르고 가슴이 답답하도록 너무 많이 먹으면 수행하는 도를 방해하고 깨뜨리게 되지만, 3분의 1을 남기고 먹으면 몸이 가볍고 편안해 소화가 잘 되고 병이 없기 때문이다. 몸이 축나지 않을 정도면 도를 수행하기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양을 절감하여 먹는 법을 받들어야 한다.
- 014_0027_a_08L汝是爲不捨衆生。若不見困 乏者,但食三分之二,以自支身命。所 以者何?行者若貪心極噉,令腹脹胸 塞妨廢行道。若留一分,則身輕安隱, 易消無患,於身無損則行道無廢,是 故應受節量食法。
- 여섯째, 양을 절감하여 먹은 뒤에 정오가 지나서 미음을 마시면 좋아하고 애착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여러 가지 미음과 과일즙ㆍ꿀물 등을 구하며 구함에 만족함이 없으면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법(善法)을 닦아 익힐 수 없게 된다. 마치 말에 굴레를 씌우지 않으면 좌우로 풀을 뜯어먹느라 길을 갈 생각을 않지만, 고삐와 굴레를 씌우면 풀 뜯을 생각이 없어져 사람의 뜻대로 가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정오 후에는 미음도 마시지 않는 법을 받들어야 한다.
- 014_0027_a_13L六者、節量食後,過中飮漿則心生樂 著,求種種漿果漿蜜漿等,求欲無厭, 不能一心修習善法;如馬不著勒,左 右噉草不肯進路。若著轡勒,則噉草 意斷隨人意去,是故受中後不飮漿法。
- 014_0027_b_01L일곱째, 마을 안에 들어가 헐고 더러워서 버린 물건을 주워 그것을 깨끗하게 빨아 누더기를 만들어 차가운 이슬을 가리고 막아라. 좋은 옷의 인연이 있으면 사방에서 뒤쫓아 구하여 삿된 생활에 떨어지게 된다. 사람으로부터 좋은 옷을 받게 되면 그는 곧 친하다는 애착을 일으킨다. 따라서 가까이하지도 애착하지도 않으면 시주는 곧 원망하게 된다. 승려들 사이에서 옷을 얻어도 역시 위에서처럼 승려들 사이의 허물을 말하게 된다. 좋은 옷이 있다는 것은 바로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에게 탐착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며, 좋은 옷의 인연이란 도적을 불러들이고 혹은 목숨을 빼앗기기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환란이 있으므로 누더기를 받들어야 한다.
- 014_0027_a_18L 七者、應入聚落中,拾故塵棄物浣之 令淨,作弊納衣覆除寒露。有好衣因 緣,則四方追求墮邪命中。若得人好 衣,則生親著;若不親著檀越則恨。若 僧中得衣,如上說僧中之過,有好衣 是未得道者生貪著處。好衣因緣招 致賊難,或至奪命。有如是等患故,應 受弊納衣。
- 여덟째, 욕심을 줄여 만족할 줄 알라. 옷은 몸을 가릴 정도여야지 많아서도 적어서도 안 되는데, 속인들은 옷을 좋아해 갖가지 옷을 쌓아두고, 어떤 외도는 고행한답시고 나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불제자는 두 극단을 버리고 중도에 처하여 오직 세 가지 옷만 입는 법을 받들어야 한다.
- 014_0027_b_03L 八者、應少欲知足,衣趣蓋形,不多不 少,白衣爲好故畜種種衣,或有外道 苦行裸形無恥。是故佛弟子應捨二 邊,處中道受,但三衣法。
- 아홉째, 부처가 세상에 있건 멸도(滅度)한 후건 두 가지 법을 닦아야 하니, 지관(止觀)과 무상공관(無常空觀)이 그것이다. 이는 불법의 첫 번째 문으로서 삼계를 싫어해 벗어날 수 있게 한다. 무덤에는 슬피 우는 소리가 그치지 않고, 주검이 낭자하여 눈으로 무상함을 보게 되며, 또 불에 타고 새와 짐승에게 먹혀 오래지 않아 없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주검을 관함으로 인하여 일체의 법에서 무상하다는 생각을 얻게 된다. 또 무덤에서 지내며 주검이 썩어 문드러져서 깨끗하지 못함을 보게 되면 9상관(想觀)을 쉽사리 얻게 된다. 이는 욕심을 여의는 첫 번째 문이다. 그러므로 무덤 사이에서 사는 법을 받들어야 한다.
- 014_0027_b_07L 九者、若佛在世若滅度後,應修二法, 所謂止觀。無常空觀,是佛法初門,能 令厭離三界。塚閒常有悲啼哭聲,死 屍狼藉眼見無常。又火燒鳥獸所食 不久滅盡,因是屍觀,一切法中易得 無常想。又塚閒住,若見死屍臭爛不 淨,易得九想觀,是離欲初門。是故應 受塚閒住法。
- 열째, 수행하는 사람이 부정관(不淨觀)과 무상관(無常觀)을 행하고 나면 도 얻는 일을 성취하게 된다. 만약 도를 얻지 못하면 마음에 곧 크게 싫증이 일어나게 된다. 그럴 땐 그곳을 버리고 나무 아래 이르러 사유하며 도를 구해야 한다. 여래가 태어날 때, 도를 이룰 때, 법륜을 굴릴 때, 열반에 들 때, 모두 나무 아래 있었듯이 수행하는 이도 그 법을 따라 항상 나무 아래에서 지내야 한다. 이와 같은 인연이 있으므로 나무 아래에 앉는 법을 받들어야 한다.
- 014_0027_b_15L 十者、行人已作不淨無常等觀,得道 事辦。若未得道者心則大厭,是故應 捨至樹下思惟求道。又如佛生時,成 道、轉法輪、般涅槃時皆在樹下,行者 隨諸法常處樹下,有如是等因緣故, 應受樹下坐法。
-
014_0027_c_01L열한째, 나무 아래에 머물러 있으면 반은 집이나 다름없다. 가려 주고 덮어 줘 서늘하고 즐거우면, 또 ‘내가 머물고 있는 여기는 좋다’는 애착심이 생기게 된다. 저 나무 아래에서는 이러한 번뇌가 생기기 때문에 한데[露地]로 가 머물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나무 아래는 갖가지 허물이 있으니, 하나는 비가 새어 습하고 차가우며, 둘은 새똥이 몸을 더럽히고 독충이 사는 곳이다. 이와 같은 여러 허물이 있지만 한데에는 이런 환란이 없다.’
한데에서는 옷을 입고 벗기를 뜻대로 하여 즐겁고, 달빛이 두루 비춰 마음을 밝고 시원하게 하므로 공(空)의 선정에 들어가기가 쉽다. 그러므로 한데에 앉는 법을 받들어야 한다. - 014_0027_b_21L 十一者、在樹下住,如半舍無異,蔭覆 涼樂又生愛著,我所住者好。彼樹下 如是等生漏故,至露地住,作是思惟: ‘樹下有種種過:一者、雨漏濕冷;二者、 鳥屎污身、毒蟲所住。有如是等過,空 地則無此患。’露地者著脫衣裳隨意 快樂,月光遍照令心明利,易入空定, 是故應受露地坐法。
- 열두째, 4위의(威儀) 중에 앉음[坐]이 첫째이니, 음식이 잘 소화되고 기식(氣息)이 조화된다. 도를 구하는 이가 큰일을 아직도 성취하지 못했다면 모든 번뇌의 도둑이 항상 그 틈을 엿보므로 편안히 누워서는 안 된다. 다니거나 서면 마음이 동요해 거두기 어려우며, 또한 오래 있을 수도 없다. 따라서 항상 앉는 법을 받들어야 한다. 자고 싶을 때도 옆구리를 자리에 대지 말라. 이것이 열두 가지 두타의 법이다.”
- 014_0027_c_06L 十二者、身四威儀中坐爲第一,食易 消化氣息調和,求道者大事未辦,諸 煩惱賊常伺其便,不宜安臥。若行若 立心動難攝,亦不可久,是故應受常 坐法。若欲睡時脅不著席,是爲十二 頭陁之法。”
-
부처님께서 이어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산란함이 없게 하라. 선정의 공덕이 이로부터 생기게 된다. 모든 범부는 아(我)ㆍ인(人)ㆍ중생(衆生)ㆍ수명(受命)에 얽매여 거짓 이름을 따르며 쫓고, 온갖 망령된 소견을 일으킨다. 본래부터 5음(陰)은 청정하며, 공하여 내 것이라 할 것이 없으며,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벗어나지도 않고 안에 있지도 않으며, 범부도 아니고 범부가 아닌 것도 아니며, 성인도 아니고 성인이 아닌 것도 아니다. 모든 이름과 숫자를 떠나고 언어의 길이 끊어져 모든 부처님도 갈 수 없고 다다를 수 없으니, 너희들은 이제 각기 인연을 조촐히 하고 몸을 자세히 관해야 할 것이다.” - 014_0027_c_12L 佛告比丘:“汝等念者繫心一處無令 散亂,禪定功德從是得生。一切凡夫 以顚倒故,繫有我人衆生受命,隨逐 假名起諸妄見。從本以來五陰淸淨, 空無我所,不生、不滅、不出、不在;非凡 夫、非不凡夫、非聖人、非不聖人,離諸 名數言語道絕;諸佛不能行、不能到。 汝等今者宜各靜緣諦觀身相。”
- 014_0028_a_01L그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매우 기쁜 마음이 생겨 곧 이 몸을 관하였다. 표피ㆍ진피ㆍ피ㆍ살ㆍ고름ㆍ찌꺼기ㆍ힘줄ㆍ뼈ㆍ맥ㆍ골수ㆍ비계ㆍ기름진 살ㆍ뇌ㆍ막ㆍ눈물ㆍ침ㆍ간ㆍ쓸개ㆍ지라ㆍ콩팥ㆍ심장ㆍ허파ㆍ가래ㆍ멍울ㆍ생장ㆍ숙장ㆍ소장ㆍ대장ㆍ대변ㆍ소변ㆍ머리카락ㆍ털ㆍ손발톱ㆍ이빨ㆍ태ㆍ때 등, 이 36물과 아홉 구멍의 깨끗하지 못함을 관하였다. 밖으로부터 안까지, 안으로부터 밖까지 나라는 모습을 찾아보았지만 끝내 얻을 수 없었다. 이렇게 힘써 부지런히 하며 그만두지 않아 드디어 물질[色]과 마음[心]이 순간순간 생멸하는 것이 흐르는 물이나 등잔의 불꽃과 같아 생겨도 좇아서 온 곳이 없고 사라져도 가는 곳이 없으며, 현재에도 머무르지 않음을 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5음은 본래부터 공하여 있다고 할 것이 없음을 알고는 모든 상(相)을 없애고 여실한 지혜를 증득하여 아라한을 이루었다. 여러 보살들도 법을 사유한 뒤에는 무생인(無生忍)을 얻어 10지(地)를 원만히 갖추었다.
- 014_0027_c_20L時諸 比丘聞佛所說,心生歡欣,卽觀此身, 皮膚、血肉膿爛穢惡,筋骨脈髓肪膏 腦膜,目淚涕唾肝膽脾腎,心肺痰癊、 生熟二藏,小腸大腸、大小便利,髮毛 爪齒胞垢污等,三十六物九孔不淨, 從外至內從內至外,推求我相了不 可得。精勤不已遂見色心念念生滅, 如水流燈焰,生無所從來,滅無所至,現 在不住。知此五陰從本以來空無所 有,滅除諸相證如實智,成阿羅漢。諸 菩薩等,思惟法已,得無生忍,滿足 十地。
-
부처님께서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가 나중 상법(像法) 동안에 이 경전을 보호하여 지니고 널리 유포하여 불도를 구하는 이들로 하여금 그 요긴함과 묘함을 알게 하겠느냐?” - 014_0028_a_09L 佛告諸大衆:“誰能於後像法之中,護 持此經廣宣流布,使求佛道者識其 要妙?”
-
이때 제석천과 용ㆍ신 등 팔부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하늘에서 내려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상법 동안에 비고 고요한 곳에서 불도를 구하는 3승인(乘人)이 있다면, 저희들이 그들을 호위하며 나쁜 귀신들이 그들을 요란스럽게 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 014_0028_a_12L時天帝釋與龍神八部,聞佛宣 告從空而下,稽首佛足,而白佛言:“世 尊!若像法之中有三乘人,在空閑處 求佛道者,我等爲作衛護,不令諸 惡鬼神得嬈亂之。”
-
문수사리 법왕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미래에 이 경전을 보호하고 지녀 끊어지지 않게 하겠으며, 배우는 자가 있으면 그를 깨우쳐 인도하겠습니다.” - 014_0028_a_16L文殊師利法王子 白佛言:“世尊!我當承佛威神,於未來 世護持此經使不斷絕,有修學者爲作 開導。”
-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 014_0028_a_19L爾時,阿難前白佛言:“世尊!當何 名此經?云何奉持?”
-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두타고행(頭陀苦行)이며, 또한 이착집제선본(離著集諸善本)이다. 너희들은 이와 같이 받들어 지녀라.” - 014_0028_a_20L佛告阿難:“此經名爲『頭陁苦行』,亦名『離著集諸善本』,汝 當奉持。”
- 014_0028_b_01L그때 하늘ㆍ용 등 팔부 신중과 일체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014_0028_a_22L爾時,天龍八部、一切大衆,聞 佛所說,歡喜奉行。
佛說十二頭陁經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014_0028_b_04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