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854_T_001
- 020_1200_a_01L변의장자자경(辯意長者子經)
- 020_1200_a_01L辯意長者子經
-
후위(後魏) 법장(法場) 한역
권영대 번역 - 020_1200_a_02L後魏沙門法場譯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1,250명의 사문과 만 명의 보살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무앙수의 대중들에 둘러싸여 법을 설하셨다.
그때 사위성에는 큰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변의(辯意)였다. 그는 5백 시종을 각각 거느린 5백 장자를 데리고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있었다. - 020_1200_a_03L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千二百五十沙門俱,菩薩萬人。爾時,世尊與無央數大衆共會圍繞說法。時舍衛城中有大長者子,名曰辯意,從五百長者子,各有五百侍從,來詣佛所,前以頭面著地,爲佛作禮,卻坐一面。
-
020_1200_b_02L그때에 변의 장자의 아들은 무리들이 자리에 앉은 것을 살피고는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가다듬고 엄숙히 나아가 부처님께 절하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쭐 것이 있으니 세존께서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시어 연설하소서. 세존 지진(至眞)께서는 삼계에 위없는 도덕과 신통 변화로 온갖 중생을 제도하시고 크게 방편 도[權道]를 연설하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제자리를 얻게 하소서. 오는 세상에는 다섯 흐림[五濁]이 뒤끓고 3독[貪ㆍ瞋ㆍ癡]이 불꽃처럼 성하여 이 때문에 서로 태우고, 높은 이도 낮은 이도 없이 독한 생각으로 서로 향하고, 신하나 임금이 되면 지위나 나라를 탐내어 군사를 일으켜서 서로 치다가 몸이 죽고 이름이 멸하나니, 이때를 당하여 재난이 백성에게 미치며, 부처님이 남긴 은혜를 입어 도의 이름을 얻은 이는 밖에 가사는 입었으나 안에는 질투를 품었으며 공경과 순함은 없고 번갈아서 비방하며 악함은 높이고 착함은 막으며 잘난 체하여 남을 비방합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다 지옥ㆍ아귀ㆍ축생의 분(分)으로써, 한 때의 영화로움을 이롭다 하고 뒷세상 여러 겁의 재앙은 알지 못하니, 어떤 법으로써 인도하고 교화해야 합니까? 세존께서는 교화할 수 있는 길을 자세히 보이시어 장래의 사람들로 하여금 이 복을 입어서 3도를 여의고 길이 복당(福堂)에 살게 하옵소서.” - 020_1200_a_10L於時,辯意長者子察衆坐定,承佛威神,從坐起正衣服,儼然而前爲佛作禮,長跪叉手,白佛言:“欲有所問,唯願世尊慈愍敷演。世尊、至眞!三界無上道德神化,濟度群萌普演㩲道,令衆得所,當來之世,五濁鼎沸三毒熾盛,以此相燒,無尊無畀毒念相向。若當臣王以貪國位,興師相伐身死名滅,當爾之時災及小民,若佛弟子四輩之衆,蒙佛遺恩得爲道名,外著法衣內懷嫉妒,無有敬順轉相誹謗,揚惡遏善貢高非彼,此之人輩,皆是地獄餓鬼畜生之分,利一時之榮,不知後世劫數之殃,當以何法而開化之?唯願世尊,具示教化,使將來人可蒙此福,得離三塗永處福堂。”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다, 변의 장자의 아들이여. 너는 부처님 앞에서 사자후를 하여 일체를 개화하여 다가올 세상의 어리석고 어둡고 흉악한 사람이 그 뜻을 입도록 발기(發起)하였으니 상쾌하도다. 묻고자 하는 것은 의심하거나 어려워하지 말라. 여래가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 020_1200_b_04L佛言:“善哉!善哉!辯意長者子,乃於佛前作師子吼,有所發起開化一切,當來愚闇凶惡之人,得蒙是義快如是乎!所欲問者莫得疑難,如來當爲分別說之。”
-
장자의 아들 변의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람은 어떤 인연으로 천상에 나며, 어떤 인연으로 인간 가운데 나며, 또 어떤 인연으로 지옥 가운데 납니까? 또 어떤 인연으로 아귀 속에 나며, 또한 어떤 인연으로 축생 가운데 납니까? 또한 어떤 인연으로 높고 귀한 데 나서 여러 사람의 공경을 받으며, 어떤 인연으로 종으로 태어나서 남에게 부림을 받습니까? 또한 어떤 인연으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입의 기운 향기롭고 깨끗하며 몸과 마음이 항상 편안하며 남에게 칭찬을 받을지언정 비방은 받지 않습니까? 또한 어떤 인연으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항상 비방을 받고 남에게 미움을 받으며 모양이 추악하고 몸과 뜻이 불안하며 항상 공포심을 품습니까? - 020_1200_b_09L長者子辯意白佛言:“人何因緣得生天上?復何因緣來生人中?復何因緣生地獄中?復何因緣常生餓鬼中?復何因緣生畜生中?復何因緣常生尊貴衆人所敬?復何因緣生奴婢中爲人所使?復何因緣生庶民中,口氣香潔身心常安,爲人所譽不被誹謗?復何因緣得生爲人,常被誹謗爲人所憎,形狀醜惡身意不安常懷恐怖?
- 또한 어떤 인연으로 나는 곳마다 항상 부처님과 만나서 법을 듣고 받들어 지니되 처음부터 조금도 어기지 아니하며, 선지식을 만나서 좋은 마음을 얻기에 이르며, 만약 사문이 되면 항상 원하는 것을 얻습니까? 묻는 것이 이와 같으니 세존께서는 분별하여 해설하시어 여기 모인 대중으로 하여금 바른 가르침을 듣도록 하고,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피안에 건너가게 하기를 원하옵니다.”
- 020_1200_b_18L復何因緣所生之處常與佛會,聞法奉持初不差違,遭遇知識逮得好心,若作沙門常得所願?所問如是,唯願世尊,分別解說,令此衆會得聞正教,願使一切得濟彼安。”
-
020_1200_c_02L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 변의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으며 잘 생각하고 기억하여라. 내 너를 위해 묘한 법요를 해설하리라. 다섯 가지 일을 행하면 천상에 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자비한 마음[慈心]이니, 온갖 생명을 죽이지 아니하고 모두 생명을 길러서 그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얻게 함이다. 둘째는 어질고 착함[賢良]이니,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보시하되 탐냄이 없으며 모든 궁핍한 이를 건짐이다. 셋째는 곧고 깨끗함[貞潔]이니, 바깥 색을 범하지[邪淫] 않으며 남녀의 계율을 지키며 재(齊)를 받들어 정진함이다. 넷째는 성(誠)과 신(信)이니, 남을 속이지 않으며 입의 네 가지 허물을 지키며 탐내고 속이지 않음이다. 다섯째는 술을 마시지 않음이니, 입의 행실을 그르치지 않음이다. 이 다섯 가지면 곧 천상에 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써 말씀하셨다. - 020_1200_b_23L佛告長者子辯意:“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解說妙要。有五事行得生天上。何謂爲五?一者、慈心,不殺群生悉飬物命令衆得安;二者、賢良,不盜他物布施無貪濟諸窮乏;三者、貞潔,不犯外色男女護戒奉齋精進;四者、誠信,不欺於人護口四過無得貪欺;五者、不飮酒,不過口行;此五事乃得生天。”爾時世尊,以偈頌曰:
-
살생하지 아니하면 오래 살고
병 없이 늘 곱고 살찌며
일체가 하늘 자리 받아
몸은 편안하고 광명 이른다. -
020_1200_c_09L不殺得長壽,
無病常鮮肥,
一切受天位,
身安光景至。
-
훔치지 않으면 늘 부귀하여
저절로 돈과 재물 일며
7보로 궁전 짓고
오락하며 마음 항상 즐겁다. -
020_1200_c_11L不盜常大富,
自然錢財寶,
七寶爲宮殿,
娛樂心常好。
-
남녀가 음란하지 아니하면
몸이 향기롭고 깨끗하며
태어남이 항상 단정하고
덕과 행이 저절로 밝다. -
020_1200_c_12L男女俱不婬,
身體香潔淨,
所生常端正,
德行自然明。
-
속이지 않으면 입의 기운 향기로워
말씨가 항상 총명하며
담론하며 더듬지 아니하며
말한 것을 모두가 받들어 행한다. -
020_1200_c_13L不欺口氣香,
言語常聰明,
談論不謇吃,
所說衆奉行。
-
술과 고기 입에 넘기지 않으면
그릇되고 어지러운 마음 없나니
태어나는 곳마다
하늘과 사람 늘 받들어 모시리. -
020_1200_c_15L酒肉不過口,
無有誤亂意,
若當所生處,
天人常奉侍。
-
수명을 마친 뒤에는
스물다섯 신(神)이 맞이해서
오복이 저절로 오고
광채가 환희 빛나리. -
020_1200_c_16L若其壽終後,
二十五神迎,
五福自然來,
光影甚煒煒。
-
부처님께서 변의에게 말씀하셨다.
“또한 다섯 가지를 지니면 사람 가운데 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니, 은혜가 빈궁한 이를 윤택케 함이다. 둘째는 계를 지님이니, 10악을 범하지 아니함이다. 셋째는 인욕이니, 온갖 마음[意]을 어지럽히지 아니함이다. 넷째는 정진이니, 친하여 게으른 이를 교화함이다. 다섯째는 한 마음[一心]이니, 효도를 받들고 충성을 다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사람으로 태어나되 매우 부귀하고 오래 살고 단정하며 위엄과 덕이 있으며 왕이 되면 모두가 공경하여 모시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20_1200_c_17L佛告辯意:“復有五事得生人中。何謂爲五?一者、布施,恩潤貧窮;二者、持戒,不犯十惡;三者、忍辱,不亂衆意;四者、精進,勸化懈怠;五者、一心,奉孝盡忠;是爲五事,得生人中大富長壽端正威德,得爲人主一切敬侍。”爾時世尊,以偈頌曰:
-
020_1201_a_02L
보시하면 크게 부귀하여
돈과 재물 저절로 일고
나는 곳마다 늘 존귀하며
아버지의 유산을 얻는다. -
020_1200_c_24L布施得大富,
錢財而自然,
所生常尊貴,
輒得父餘財。
-
계를 지녀 늘 완전히 갖추며
삼존의 가르침 받들어 지니고
마음을 다하여 악을 범하지 않으면
곧 수명이 길어짐 얻는다. -
020_1201_a_03L持戒常完具,
奉受三尊教,
盡心不犯惡,
便得壽命長。
-
인욕하여 온갖 마음 어지럽히지 않고
성내어서 남을 범하지 않으며
맞거나 욕먹어도 갚지 않으면
태어남이 늘 단정하다. -
020_1201_a_04L忍辱不亂衆,
瞋恚不犯人,
撾罵不還報,
所生常端正。
-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고
늘 기억하여 받들어 지녀 행하면
태어남이 곧 뛰어나게 굳세어
일체의 장수가 된다. -
020_1201_a_05L精進不懈怠,
常念奉持行,
所生輒豪强,
得爲一切將。
-
마음을 한결같게 하여 퇴전치 않으며
충(忠)과 신(信)을 늘 되풀이하며
여러 어른을 받들어 섬기면
태어나는 데에 험하고 어려움 없다. -
020_1201_a_07L一心不退轉,
忠信念反復,
供事諸尊長,
所生無艱難。
-
만약 이 다섯 가지를 행하여
어쩌다 임금이 되면
재물 있고 얼굴도 단정하며
용맹한 장수도 자연 되리라. -
020_1201_a_08L若行此五事,
轉得爲人主,
財力色端正,
自然勇猛將。
-
부처님께서 다시 변의에게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가 있는데 행하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며 억 겁이 되어야 나온다.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불(佛)ㆍ법(法)ㆍ중(衆)을 믿지 아니하고 성인의 도를 비방하고 업신여기고 헐뜯음이다. 둘째는 절과 사당을 파괴함이다. 셋째는 사부 대중[四輩]을 번갈아 비방하고 헐뜯되 재앙과 죄라는 것을 믿지 아니하고 공경하고 순종하지 아니함이다. 넷째는 반역(反逆)이니, 위아래가 없으며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자식이 서로 따르지 아니함이다.다섯째는 오는 세상에서 도를 닦으려는 이가 이미 도를 얻었다고 하면서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지 아니하고 스스로 높은 체하며 가볍고 오만하게 스승을 비방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며 지옥을 감돌며 나올 기약이 없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20_1201_a_09L佛復告辯意:“有五事行,死入地獄億劫乃出。何謂爲五?一者、不信有佛法衆,而行誹謗輕毀聖道;二者、破壞佛寺尊廟;三者、四輩轉相謗毀,不信殃罪無敬順意;四者、反逆無有上下,君臣父子不相順從;五者、當來有欲爲道者已得爲道,便不順師教而自貢高輕慢謗師;是爲五事死入地獄,展轉地獄無有出期。”爾時世尊,以偈頌曰:
-
세간의 어리석은 사람
불ㆍ법ㆍ중 믿지 아니하고
어리석은 맘으로 헐고 무너뜨리고자
부처나 신(神)은 없다고 말한다. -
020_1201_a_18L世閒愚癡人,
不信佛法衆,
愚意欲毀壞,
言佛無有神。
-
눈으로 선악의 일 보면서
일부러 갖은 죄 지어
신사(神祠)를 무너뜨리니
이익은 적고 죄는 많다. -
020_1201_a_20L眼見善惡事,
故作衆罪行,
神祠而壞之,
利少得罪多。
-
말세의 사부대중
독함을 머금고 질투를 품어
명리(名利) 때문에 서로 헐뜯으며
나중의 죄 무거운 줄 알지 못한다. -
020_1201_a_21L末世諸四輩,
含毒懷嫉妒,
名利故相毀,
不知後罪重。
-
세간의 나쁜 무리들
부자간에 서로 악을 짓고
재보와 이익과 명예 때문에
공경과 순한 뜻 없노라. -
020_1201_a_22L世閒諸群臣,
父子惡相加,
財寶利名故,
無有敬順意。
-
오는 세상 나쁜 사람들
사문이 되었다고 여기어
스승의 가르침 받들지 않다가
죽어서 받은 죄 가볍지 않네. -
020_1201_a_24L當來諸惡人,
以得爲沙門,
不奉受師教,
死受罪不輕。
-
020_1201_b_02L
이 다섯 가지 행하는 이
그 죄 말할 수 없나니
억겁 동안 지옥에서
모든 부처님도 구원 못하네. -
020_1201_b_02L行此五事者,
其罪不可說,
億劫地獄中,
諸佛不能救。
-
“장자의 아들이여, 또한 다섯 가지가 있으니 행하면 아귀 가운데 떨어진다.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아끼고 탐하여 보시하지 않음이다. 둘째는 훔치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다. 셋째는 어리석고 어두워 자비로운 마음이 없음이다. 넷째는 재물을 쌓아 모으면서 즐겨 입고 먹지 않음이다. 다섯째는 부모ㆍ형제ㆍ처자ㆍ노비에게 주지 않음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아귀 가운데 떨어진다.”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 020_1201_b_03L“復次,長者子!有五事行墮餓鬼中。何謂爲五?一者、慳貪不欲布施;二者、盜竊不孝二親;三者、愚冥無有慈心;四者、積聚財物不肯衣食;五者、不給父母兄弟妻子奴婢;是爲五事墮餓鬼中。”爾時,世尊以偈頌曰:
-
아끼고 탐하여 보시하지 않고
가만히 훔치고 부모 봉양 않으며
저장하여 둔 것 없어질세라
늙은이에게 자비하지 않으며 -
020_1201_b_09L慳貪不布施,
私竊不飬親,
藏積恐亡遺,
無慈於老人。
-
처자나 종들에게
하나도 주지 않고
앉아서 재물 지키다 죽으면
아귀 되어 매우 괴롭다. -
020_1201_b_11L妻子及奴婢,
一皆不給與,
坐守財物死,
餓鬼甚爲苦。
-
몸에는 옷을 볼 수가 없고
배는 큰데 목구멍은 바늘 같아
동서로 다니며 밥을 구하다
구리 녹은 물 그 입에 부으면, -
020_1201_b_12L身不見衣裳,
腹大咽如鍼,
東西行求食,
洋銅灌其口,
-
마시려고 하나 되지 않아서
억지로 입 벌려 삼키게 하여
한 모금 뱃속에 들어가면
간ㆍ허파ㆍ위ㆍ장 물크러진다. -
020_1201_b_13L不欲得飮之,
拍口强令咽,
一口入腹中,
肝肺腸胃爛。
-
이와 같이 근고하여
다시 수만 년 지나서
죄를 다하여 벗어난데도
빈천한 사람으로 태어나노라. -
020_1201_b_15L如是之勤苦,
更歷數萬年,
罪畢乃得出,
生爲貧賤人。
-
“장자의 아들이여, 다시 다섯 가지가 있으니 축생의 행을 지어 축생 가운데 떨어진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계를 범하고 도둑질 함이다. 둘째는 빚을 지고도 갚지 않음이다. 셋째는 생명을 죽여 몸으로써 갚음이다. 넷째는 경법(經法)을 기쁘게 받아 듣지 않음이다. 다섯째는 항상 인연이 힘들고 고생스러우며[艱難] 재계와 법회(法會)를 속됨으로 인연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축생 가운데 태어나느니라.”
이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20_1201_b_16L“復次,長者子!又有五事,作畜生行墮畜生中。何謂爲五?一者、犯戒私竊偸盜;二者、負債觝而不償;三者、殺生以身償之;四者、不喜聽受經法;五者、常以因緣艱難齋戒施會以俗爲緣;是爲五事生畜生中。”於是,世尊以偈頌曰:
-
항상 가만히 남의 물건 훔치며
돈과 재물 빚지고도 갚지 않으며
살생하기 좋아하여 사냥하고 그물 치며
속된 인연 만들어 법회 열지 않으며, -
020_1201_b_22L常私竊盜人物,
負錢財觝不償,
喜殺生獵魚網,
作俗緣不法會,
-
020_1201_c_02L
정성과 믿음 없어 도를 알지 못하며
과거ㆍ미래ㆍ현재에서
온갖 죄 지은 것 깨닫지 못하면
점점 쌓아 축생에 떨어진다. -
020_1201_b_24L無誠信不知道,
去來事今現在,
作衆罪不自覺,
稍稍積墮畜生。
-
소ㆍ말ㆍ코끼리ㆍ낙타
돼지ㆍ양ㆍ개 되어 수없이
껍질 벗겨서 무겁게 죽나니
이와 같은 괴로움 감당키 어렵다. -
020_1201_c_03L牛馬象驢駱駝,
豬羊犬不可數,
常負重死剝皮,
如是苦甚叵當。
-
“장자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얻으면 높고 귀하여 뭇 사람의 공경을 받는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하되 크고 넘게 두루 베풂이다. 둘째는 불ㆍ법ㆍ승 삼보와 모든 장로에게 예경(禮敬)함이다. 셋째는 인욕하여 성냄이 없음이다. 넷째는 부드럽고 온화하고 겸손함이다. 다섯째는 경전과 계율을 널리 듣고 배워 외움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높고 귀하게 되어 뭇 사람의 공경을 받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20_1201_c_05L“復次,長者子!又有五事,得爲尊貴衆人所敬。何謂爲五?一者、布施周惠普廣;二者、禮敬佛法三寶及諸長老;三者、忍辱無有瞋恚;四者、柔和謙下;五者、博聞學誦經戒;是爲五事得爲尊貴衆人所敬。”爾時世尊,以偈頌曰:
-
보시하되 항상 마음을 평등하게
널리 건지어 무리를 편안케 하면
곱고 힘세고 오래 살고 병 없으며
친분이 두터운 이 다 은혜 입는다. -
020_1201_c_11L布施常等心,
普濟令衆安,
色力壽無病,
親厚皆蒙恩。
-
삼보께 공경하며
어른을 섬기면
태어남이 존귀하여
누구에게나 존경 받는다. -
020_1201_c_13L敬佛三寶者,
禮事諸尊長,
所生爲尊貴,
常得一切禮。
-
인욕하여 성냄이 없으면
갈 때마다 단정하여
사람마다 보고 즐거워하여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다. -
020_1201_c_14L忍辱無瞋恚,
生輒得端正,
衆人見歡喜,
視之無厭足。
-
마음이 조화되고 부드러우며
겸양하고 공경스럽고 순하며
경전을 배워 묻고 외우고 익히면
곧 사람 가운데 높은 이 된다. -
020_1201_c_15L心調能柔和,
謙讓而敬順,
學問誦習經,
乃爲人中尊。
-
“장자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날 때마다 비천하여 남의 종이 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교만하여 부모에게 공경하지 않음이다. 둘째는 굳세고 강포하여 공순하고 정성스런 마음이 없음이다. 셋째는 방일하여 삼존께 예경치 아니함이다. 넷째는 도둑질로 생업을 삼는 것이다. 다섯째는 빚지고 피하여 갚지 아니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날 때마다 비천한 노비 가운데 태어난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20_1201_c_17L“復次,長者子!又有五事,常生畀賤爲人奴婢。何謂爲五?一者、憍慢不敬二親;二者、剛强無恭恪心;三者、放逸不禮三尊;四者、盜竊以爲生業;五者、負債逃避不償;是爲五事,常生畀賤奴婢之中。”爾時,世尊以偈頌曰:
-
어리석고 미련한 이
부모에게 교만하며
공경하는 마음 없으면
나중에 비천한 데 난다. -
020_1201_c_23L若有愚騃人,
憍慢於二親,
無有恭恪心,
後生輒畀賤。
-
020_1202_a_02L
삼보께 예로 섬기지 않고
높은 이와 어른께 뻣뻣하며
남에게 자비롭지 못하면
태어나 곧 노예가 된다. -
020_1202_a_02L三寶不禮事,
剛强於尊老,
無慈孝於人,
生輒爲奴婢。
-
방심하여 마음을 함부로 하고
남의 재물 가만히 훔치며
진 빚을 갚으려고 하지 않으면
나중에 노비 가운데 태어나서. -
020_1202_a_03L放心恣其意,
盜竊人財物,
負債不欲償,
後生奴婢中。
-
입고 먹음에 남을 쳐다보고
달리면서 심부름해도 자재치 못하나니
공을 들여 주인에게 보상하여야
죄를 마치고 거기서 벗어나리라. -
020_1202_a_04L衣食仰於人,
走使不自在,
功力償其主,
罪畢乃得出。
-
“장자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사람으로 태어나서 입 기운이 향기롭고 깨끗하며 몸과 마음이 늘 편안하여 남에게 예경을 받을지언정 비방은 받지 않는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지극히 성실하여 남을 속이지 아니함이다. 둘째는 경전을 외우되 저[彼]와 이[此]가 없음이다. 셋째는 일을 단속하여 성인의 도를 비방하지 아니함이다. 넷째는 남을 가르쳐서 악을 멀리하고 선에 나아가게 함이다. 다섯째는 남의 장점과 단점을 구하지 아니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사람 가운데 나서 입 기운이 향기롭고 깨끗하며 몸과 마음이 늘 편안하며 남에게 칭찬을 받을지언정 비방을 받지 아니한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20_1202_a_06L“復次,長者子!又有五事,得生人中口氣香潔身心常安,爲人所譽不被誹謗。何謂爲五?一者、至誠不欺於人;二者、誦經無有彼此;三者、護口不謗聖道;四者、教人遠惡就善;五者、不求人之長短;是爲五事,生於人中口氣香潔身意常安,爲人所譽不被誹謗。”爾時世尊,以偈頌曰:
-
삼보께 공경하고
양친께 교만하지 않으며
지극히 성실해 속이지 않으면
이 수행인은 공경 받는다. -
020_1202_a_14L恭敬於三寶,
不憍慢二親,
至誠不欺誑,
是行人所敬。
-
입을 단속하여 비방 않으며
일체에게 마음 평등함에
남을 권하여 죄를 멀리하게 하며
바른 법 외우고 익히고 기억하며 -
020_1202_a_16L護口不誹謗,
等心於一切,
勸人遠罪行,
誦習念正法。
-
남에게 교만하지 않고
공경하기 부모처럼 하며
악은 막고 선을 높이면
이러한 이 부처되기 빠르다. -
020_1202_a_17L世人不憍慢,
相敬如父母,
遏惡而揚善,
如是得佛疾。
-
020_1202_b_02L
“장자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만일 사람 가운데 있으면 늘 비방을 받으며, 남에게 미움을 받으며, 모양이 추악하며, 마음과 뜻이 불안하며, 항상 두려워 떤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늘 지성스럽지 못하고 남을 속임이다. 둘째는 크게 모으고 법을 말하는 이를 비방함이다. 셋째는 모든 동학(同學)들을 보면 얕잡아 시험하는 것이다. 넷째는 다른 일을 보지도 아니하면서 허물을 짓는 것이다. 다섯째는 이간질하는 말로 저와 이를 다투고 어지럽게 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사람 가운데 태어나더라도 늘 비방을 입으며 남에게 미움을 받으며 모양이 추악하며 마음과 뜻이 편안치 못하여 항상 두려워 떤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20_1202_a_18L“復次,長者子!又有五事,若在人中常被誹謗,爲人所憎形體醜惡,心意不安常懷恐怖。何謂爲五?一者、常無至誠欺詐於人;二者、大會有說法處而誹謗之;三者、見諸同學而輕試之;四者、不見他事而爲作過;五者、兩舌鬪亂彼此;是爲五事,若在人中常被誹謗,爲人所憎形體醜惡,心意不寧常懷恐怖。”爾時世尊,以偈頌曰:
-
속이어 사람들을 미혹하고
언제나 지성스러움이 없으며
마음과 입으로 저질러서
몸으로 하여금 무거운 죄 받게 하나니, -
020_1202_b_04L欺詐迷惑衆,
常無有至誠,
心口而作行,
令身受罪重。
-
지옥 가운데 나면
쇠갈고리로 혀를 낚아 빼며
양동(洋銅)을 그 입에 붓기를
밤낮으로 쉬지 않네. -
020_1202_b_06L若生地獄中,
鐵鉤鉤舌出,
洋銅灌其口,
晝夜不懈休。
-
혹 사람으로 태어나도
입에 항상 비린내가 나며
남이 보면 기뻐하지 않으며
온화하고 즐겨함이 없으며 -
020_1202_b_07L若當生爲人,
口氣常腥臭,
人見便不喜,
無有和悅歡。
-
항상 관의 일을 만나서
남에게 비판거리가 되며
온갖 액난을 만나서
마음이 처음부터 불안하며 -
020_1202_b_08L常遇縣官事,
爲人所譏論,
遭逢衆厄難,
心意初不安,
-
죽으면 도로 지옥에 들어가고
나오면 축생이 되어
다섯 갈래를 전전하면서
갖은 고난 벗어나지 못한다. -
020_1202_b_10L死還入地獄,
出則爲畜生,
展轉五道中,
不脫衆苦難。
-
“장자의 아들이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나는 곳마다 늘 불ㆍ법ㆍ중을 만나 처음부터 어긋남이 없으며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으면 좋은 마음을 얻으며 만약 사문이 되면 원하는 것을 얻는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몸으로 삼보를 받들어 남을 권하여 예경하여 섬기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되 곱고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항상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받은 바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는 널리 일체를 사랑하되 몸과 같이 하고 어린아이 사랑하듯 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받은 경법을 밤낮으로 읊고 외우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나는 곳마다 항상 불ㆍ법ㆍ중을 만나되 처음부터 어긋남이 없으며,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으면 좋은 마음을 얻으며, 만약 사문이 되면 소원을 얻는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20_1202_b_11L“復次,長者子!又有五事,所生之處常與佛法衆會初不差違,見佛聞法便得好心,若作沙門卽得所願。何謂爲五?一者、身奉三寶勸人令事;二者、作佛形像當使鮮潔;三者、常奉師教不犯所受;四者、普慈一切與身正等如愛赤子;五者、所受經法晝夜諷誦;是爲五事,所生之處常與佛法衆會初不差違,見佛聞法便得好心,若作沙門卽得所願。”爾時世尊,以偈頌曰:
-
삼존께 받들어 공경하고
남도 교화하여 섬기도록 권하며
불상을 짓되 아름답게 하며
모든 높은 스승의 가르침 받들며 -
020_1202_b_21L奉敬三尊寶,
教化勸令事,
作佛形像好,
奉諸尊師教。
-
일체의 사람을 보되
자신처럼 하고 다름이 없으며
저와 내가 다 평등하여
이 모임을 부처님 앞에서 행하여 -
020_1202_b_23L當視一切人,
與身等無異,
彼我悉平等,
行是會佛前。
-
밤낮으로 항상 배우고 묻나니
지혜는 이 큰 보배라
모든 소경을 개오(開悟)하여
널리 도의 참을 알게 한다. -
020_1202_b_24L晝夜常學問,
智慧是大寶,
開悟諸盲冥,
普使知道眞。
-
020_1202_c_02L
“이때 장자의 아들 변의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50가지 요긴한 법의 뜻을 듣고 기뻐서 법인을 얻게 되었고, 오백 장자의 아들은 다 법의 눈이 깨끗해졌으며 모인 여러 사람들도 각각 그 뜻을 얻었다.
이때 변의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쾌히 이 법을 설하시어 모인 이들로 하여금 제자리를 얻게 하셨으며, 또한 오는 세상의 사람들로 하여금 재난을 건너게 하셨습니다. 세존께서는 저의 마을[貧聚]에 여러 회중과 함께 들리셔서 내일 한낮에 집에서 차린 공양[舍食]에 왕림하시기 원하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잠자코 허락하셨다. 모든 장자들은 부처님께 절하고 환희하여 물러갔다. - 020_1202_c_02L於是,長者子辯意聞佛說五十事要法之義,欣然歡喜逮得法忍,五百長者子皆得法眼淨,又諸會者各得其志。於是,辯意卽從坐起,爲佛作禮,長跪叉手白佛言:“善哉!世尊!快說此法,乃令會者得聞其所,復使將來濟度厄難。唯願世尊,過於貧聚及諸衆會,明日日中屈於舍食。”爾時,世尊默然而許,諸長者子爲佛作禮歡喜而去。
-
변의는 집에 이르러 부모님께 아뢰었다.
“오늘 청한 분은 사람 중에는 있기 어려운 분으로 여래ㆍ위없는 법사ㆍ삼계에 같을 이 없는 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에게 말하여 밥을 차리고 반찬을 갖추도록 하였다.
이튿날 세존께서 여러 대중들을 데리고 그의 집에 이르러 엄연히 자리에 나아가셨다.
그때에 변의 장자의 아들과 부모ㆍ친속들은 앞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절하고 각기 공양 시중을 하였다. 변의는 일어나 손을 씻고 공경스런 마음으로 밥을 들었는데, 밥을 채 다 먹지 않아서 한 거지 아이가 와서 자리에 앉아 빌었다. 부처님께서 아직 축원을 하시지 않았으므로 아무도 주는 이가 없었다. - 020_1202_c_11L辯意到舍白父母言:“今所請者人中難有,名曰如來,無上法師,三界無比。”便告其妻,令設飯食卽尋具饌。明日世尊與諸大衆,往到其家就坐儼然。時辯意長者子父母眷屬,前禮佛足,各自供侍。辯意起行澡水,敬意奉食。下食未訖,有一乞兒前歷座乞,佛未呪願,無敢與者。
-
그는 두루 돌았으니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성을 내고 나갔으며 곧 악한 생각을 내었다.
‘이 모든 사문들은 방일하고 어리석고 미혹하니 무슨 도가 있겠는가. 가난한 이가 밥을 빌어도 줄 마음이 없구나. 장자는 미혹하여 이 공양을 베풀었으며 자비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다. 내가 왕이 되면 쇠 수레바퀴로 그의 머리를 갈아서 끊어야지.’
그러고는 곧 가버렸다. - 020_1202_c_19L遍無所得,瞋恚而出,便生惡念:‘此諸沙門放逸愚惑,有何道哉?貧者從乞,無心見與。長者迷惑,用爲飯此無慈愍意,吾爲王者,以鐵輞車轢斷其頭!’言已便去。
-
020_1203_a_02L부처님께서 공양하시기를 마치시자 한 거지 아이가 들어와서 밥을 빌었다. 자리에 뭇 사람들은 모두 밥을 주었으므로 밥을 많이 얻고 좋아하며 돌아가면서 생각하였다.
‘여기 모든 사문들은 다들 자비한 마음을 가졌구나. 나의 춥고 배고픔을 가엾이 여겨 밥을 잔뜩 주었으니 며칠은 살겠구나. 착하구나, 장자는 이들에게 공양할 만한 보살이다. 그 복이 한이 없겠다. 내가 왕이 되면 반드시 부처님과 그의 여러 제자들에게 공양하되 7일 동안을 하여서 오늘의 주리고 목말랐던 은혜를 갚아야지.’ - 020_1202_c_23L佛達嚫訖,有一乞兒來入乞丐,坐中衆人各各與之,大得飯食,歡喜而去,卽生念言:‘此諸沙門皆有慈心,憐吾貧寒,施食充飽,得濟數日。善哉!長者!乃能供事此等大士,其福無量。吾爲王者,當供飬佛及衆弟子,乃至七日之中,當報今日飢渴之恩。’
-
그러고는 곧 떠나갔다.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마치자 법을 설하시고 곧 절[精舍]로 돌아오셨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공양을 받아먹는 이것으로 법을 삼노라.”
그때에 두 거지 아이는 돌아다니면서 밥을 빌었는데 한 나라에 이르러 길가 깊숙한 풀 속에 누워 있었다. 때마침 그 나라의 왕이 갑자기 죽었는데 뒤를 이을 이가 없었다. 그때 나라에 관상을 보는 이가 있었는데 상보는 법을 밝게 알았다. 그는 예언하여 기록하기를 “천한 사람이 반드시 왕이 되리라”하였으므로 모든 신하와 백관들은 천승 만기를 타고 국경을 다니면서 “누가 마땅히 왕이 되겠는가” 하다가 길가에 있는 숲속을 돌아보니 그 위에 구름이 덮여 있었다.
상보는 이가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 속에 신인(神人)이 있다.”
그곳에 나아가 거지 아이를 보니 상이 왕이 될 만하였다.
모든 신하들은 절하고 뵈면서 모두 신(臣)이라 말했다. - 020_1203_a_07L言已便去。佛食已訖說法,卽還精舍之中。佛告阿難:“從今以後嚫訖下食以此爲常。”時二乞兒展轉乞丐,到他國中臥於道邊深草之中。時彼國王忽然崩亡,無有係嗣。時國相師明知相法,讖書記曰:“當有賤人應爲王者。”諸臣百官千乘萬騎,按行國界,誰應爲王。顧見道邊深草之中,上有雲蓋。相師指曰:“中有神人!”卽見乞兒,相應爲王。諸臣拜謁,各稱曰臣。
-
거지 아이는 놀라서 말했다.
“나는 낮고 천한 사람이며 왕족이 아닙니다.”
모두는 “관상에 응하는 것이지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향 끓인 물에 목욕하고 왕의 옷을 입으니 빛나는 몸매가 엄연하여 한없이 훌륭하였다. 앞뒤로 따르면서 수레를 돌려 나라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에 악한 생각을 한 이는 숲속에서 잠이 깨지 아니하여 수레바퀴가 그의 머리를 잘랐다.
왕은 나라에 이름이 음양으로 조화되고 네 가지 기운[氣]이 높이 빛났으며, 인민은 안락하여 왕의 덕을 칭송하였다. - 020_1203_a_17L乞兒驚愕,自云下賤非是王種。皆言應相,非是强力。沐浴香湯,著王者之服,光相儼然,稱善無量,導從前後,迴車入國。時惡念者在於深草中,臥寐不覺,車轢斷其頭。王到國中,陰陽和調,四氣隆赫,人民安樂,稱王之德。
-
020_1203_b_02L그때 국왕은 스스로 생각하되 ‘옛적 빈궁하던 사람이 무슨 인연으로 국왕이 되었는가? 옛적에 빌어먹을 때 부처님의 은혜를 입어 많이 밥을 얻고 곧 선한 생각을 내어서 왕이 되면 7일 동안을 공양하리라 하였더니, 이제야 열매를 맺었구나’ 하고는 곧 여러 신하를 불러서 멀리 사위국을 향하여서 향 사르고 절하고 곧 사자를 보내어 부처님께 청하여 말하였다.
“세존께서 끼치신 은혜로 왕이 되었습니다. 높으신 몸을 굽히시고 오시어, 이 나라의 어리석고 어두운 사람을 교화하시어 가르쳐 주소서.” - 020_1203_a_23L爾時國王自念:‘昔者貧窮之人,以何因緣得爲國王?昔行乞時,得蒙佛恩,大得飯食,便生善念,得爲王者,供飬七日,佛之恩德今已果之。’卽召群臣,遙向舍衛國燒香作禮。卽遣使者,往請佛言:“蒙世尊遺恩,得爲人王,願屈尊神,來化此國愚冥之人,得見教訓。”
-
이때 부처님께서 여러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의 청함을 받아야 한다.”
부처님과 제자들과 한량없는 대중이 그 나라에 이르자 왕은 나와서 맞이하였으며, 여러 뭇 신하들과 함께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향 사르고 꽃 뿌리고 기악을 울리며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 궁중에 드시어 곧 자리에 앉으시니, 왕은 일어나 물을 가져 왔으며 밥을 차리어 잠깐 동안에 마쳤다. 그때에 국왕은 부처님께 절하고 나아가 아뢰었다.
“저는 본래 소인이었는데 무슨 복으로 이런 지위를 누리게 되었는지 부처님께서 해설하시어 이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힘입어 눈을 열게 하소서.” - 020_1203_b_07L於是佛告諸弟子:“當受彼請。”佛與弟子無央數衆往到彼國。時王出迎,與諸群臣稽首佛足,燒香散華,伎樂供飬。佛入宮中卽以就坐,王起行水,供設飯食,須臾以訖。爾時,國王爲佛作禮前白佛言:“我本是小人,有何福行得享斯位?願佛解說,令此國人得蒙開眼。”
-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옛적에 사위성에 한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변의(辯意)였습니다. 그는 큰 보시를 차리고 부처님과 그의 제자들을 청하였습니다. 그때에 부처님이 자리를 정하여 밥을 드셨는데 채 끝나기 전에 한 거지 아이가 들어와 밥을 빌고자 하였으나 조금도 얻지 못하자 화를 내고 나가서 악한 생각을 내되, ‘만약 내가 왕이 된다면 쇠 수레바퀴로 중들의 머리를 자르겠다’고 하였습니다. 뒤에 또 한 사람이 와서 빌었는데, 밥을 많이 얻고 나가서 말하되, ‘내가 만약 왕이 된다면 이들 여러 스님들께 공양하되 7일 동안 하리라’ 하였습니다. - 020_1203_b_14L佛告王曰:“往日舍衛城中有長者子,名曰辯意,施設大檀,請佛及僧。時佛坐定,下食未嚫,有一乞兒,來入欲乞,一無所得,瞋恚而出,惡念生曰:‘若吾爲王,以鐵輞車轢斷僧頭!’一人後來,乞丐大得飯食出,卽念言:‘若我爲王,供飬此等衆聖之僧七日之中。’
-
020_1203_c_02L그때 선한 생각을 한 이는 곧 지금의 왕이며, 그때 악한 생각을 한 이는 깊은 풀 속에 누워 있다가 왕께서 왕의 지위를 받고 수레를 돌려 나라로 돌아올 때 따르는 말 수레가 갈아서 그의 머리를 잘랐으며,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서는 불 수레에 갈렸는데 억 겁이 지나야 나올 것입니다. 왕은 이제 부처님을 청하여 맹세한 것을 후하게 갚았으니 세세로 복을 받아 다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였다. - 020_1203_b_21L時善念者,今王是也;時惡念者,臥深草中,王受正位,迴車入國,車騎侍從轢斷其頭,死入地獄,爲火車所轢,億劫乃出。王今請佛報誓過厚,世世受福,無有極已。”爾時世尊以偈頌曰:
-
사람의 마음이란 독의 뿌리며
입이란 재앙의 문이다.
마음에 기억하고 입으로 말하여
몸이 그 죄앙을 받는다. -
020_1203_c_03L人心是毒根,
口爲禍之門,
心念而口言,
身受其罪殃。
-
선과 악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제가 지어 제 몸이 우환을 받나니
마음에 다른 이를 해하려다가
수레에 머리 갈릴 줄 알지 못했네. -
020_1203_c_05L不念善惡人,
自作身受患,
意欲害於彼,
不覺車轢頭。
-
마음은 또한 단 이슬의 법
사람으로 하여금 천상에 가게 한다.
마음에 기억하고 입으로 말하여
몸이 그 복덕 받았다. -
020_1203_c_06L心爲甘露法,
令人生天上,
心念而口言,
身受其福德。
-
선과 악을 기억하는 이
스스로 몸 편할 근본 만드니
맘으로 일체의 선 기억하여
왕처럼 큰 지위 얻으라. -
020_1203_c_07L有念善惡人,
自作安身本,
意念一切善,
如王得天位。
-
이때에 국왕은 경을 듣고 환희하였으며 온 나라의 신하와 백성은 수다원도를 얻었다.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7일 동안 한 뒤에 부처님께서 가시려 하자 왕과 신하와 백성들은 부처님께 절하고 작별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정사로 돌아오셨다.
현자 아난은 옷을 바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길게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해야 되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 020_1203_c_09L是時,國王聞經歡喜,擧國臣民得須陁洹道。供飬佛七日之後,佛於是欲去,王及臣民爲佛作禮而別,於是世尊還到舍衛祇樹精舍。賢者阿難政衣服,從坐起,爲佛作禮,長跪白佛言:“當以何名此經,云何奉行?”
-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을 변의『장자자소문(辯意長者子所問)』이라 불러서 받들어 지녀라. 또한『제법요의(諸法要義)』라고도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받들어 행하고 읊고 외우고 후세에 전하고 다른 이로 하여금 받아 지니게 한다면, 이 사람은 나를 모신 것처럼 그 복이 다름이 없다. 이 경을 외우는 이는 미륵불의 처소에서 수기[決]를 받으리니, 여래의 넓고 긴 혀로 말한 것은 다름이 없다.”
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시자 그때 모든 하늘ㆍ용ㆍ귀신ㆍ사부 제자는 경을 듣고 환희하여 부처님께 절하였다. -
020_1203_c_15L佛告阿難:“是經名爲『辯意長者子所問』,當奉持之,一名『諸法要義』。”佛復告阿難:“若有善男子、善女人,有行斯經,奉持諷誦,宣傳後世,令人受持者,是人如侍我身福無有異。誦斯經者,當爲彌勒佛所授決。如來廣長舌,所語無有異。”佛說經已,時諸天、龍、鬼神、四輩弟子,聞經歡喜,爲佛作禮。
辯意長者子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법장(法場)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