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四分律 卷第三十九

ABC_IT_K0896_T_039
023_0397_a_01L
사분율 제39권


요진 계빈삼장 불타야사ㆍ축불념 등 공역
김월운 번역
주호찬 개역


18. 가죽에 관한 법 ②

어느 때 큰 비구 가전연(迦旃延)이 아반제국(陀盤提國)의 구류환희산(拘留歡喜山) 골짜기 속에 있었는데, 스님들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인 억이(億耳) 우바새와 같이 앉았다.
그때에 억이 우바새가 생각하되 ‘내가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 듣건대, 내가 집에서 처자와 같이 살면 청정한 행을 닦을 수 없다. 차라리 머리를 깎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리라’ 하였다.
그는 곧 가전연에게 가서 말했다.
“제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건대, 내가 집에서 처자와 같이 살면 청정한 행을 닦을 수 없겠습니다. 바라옵건대 대덕이시여, 저를 받아들여 구족계를 받게 해주십시오.”
가전연이 말했다.
“집을 떠나는 일이 어렵고, 사문이 되기도 쉽지 않다. 그대는 그냥 집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계율을 받들어 행하고 시절에 맞추어 불교를 수행하라.”
그러나 억이가 이렇게 두 번, 세 번 거듭하여 말씀드리니, 가전연 비구는 억이의 간청이 세 번까지 이르는 것을 보고 집 떠나기를 허락하였으나 계를 받기가 어려워서 3년 만에야 구족계를 받았다. 왜냐하면 스님들의 수가 열 사람이 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억이 비구가 계를 받은 지 오래지 않아 아라한의 도과(道果)를 얻었는데 스스로가 도과 얻은 것을 기억함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그때에 억이 비구가 부처님의 공덕을 들으니, 상호가 단정하시고 모든 감관이 고요하여 가장 높은 위의를 얻으시니 마치 큰 코끼리 같고, 맑은 못물과 같다 하였다.
억이 비구는 이 말을 듣고 기뻐하여 부처님을 뵙고자 가전연에게 가서 말씀드렸다.
“제가 부처님의 공덕이 이러하심을 들으니, 이제 가서 여래ㆍ집착 없는 이ㆍ정등정각을 뵙고자 합니다.”
가전연이 대답했다.
“부처님의 공덕은 네가 말한 것 같으니라. 너는 내 이름으로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문안하되 ‘기거하시기에 병환이 없으시고 안락하셨나이까?’ 하고, 다음 다섯 가지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려 보라.
‘첫째, 아습바아반제국(阿濕婆阿盤提國)에는 비구가 적어서 구족계를 받기가 어려워 3년이 되어야 계를 받나니, 왜냐하면 열 사람이 차지 않기 때문이옵니다. 지금부터는 부처님께서 조그마한 방편을 여시어 아습바아반제국에서도 쉽게 구족계를 받도록 하여 주옵소서.
둘째, 아습바아반제국에는 가시와 자갈이 많으므로 한 겹의 가죽신으로는 오래 견디지 못하오니, 세존이시여, 두 겹의 가죽신을 신도록 허락해 주옵소서.
셋째, 아습바아반제국 사람들은 목욕을 잘 하오니, 세존이시여, 여기 비구들도 자주자주 씻도록 허락해 주옵소서.
넷째, 다른 지방에 이리연타(伊梨延陀)ㆍ모라(耄羅)ㆍ모모라(毛毛羅)ㆍ구루(氍氀) 따위 좋은 침구가 많은 것과 같이 아습바아반제국에서는 가죽으로 침구를 만드니, 검은 염소의 가죽이나 흰 염소의 가죽입니다. 바라옵건대 저희들도 가죽 침구를 갖도록 허락해 주옵소서.
다섯째, 어떤 비구가 다른 지방에 갔다가 나중에 살 곳과 침구를 얻더라도 감히 받지 못하였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니살기바일제를 범할까 걱정이 되어서입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조그마한 방편을 쓰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그때에 억이 비구는 큰 가전연의 말을 들은 뒤에 잠자코 승낙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세 번 돈 뒤에 떠났다. 그는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기사굴산에 계신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에 억이 비구는 세 가지 옷과 발우를 들고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으니, 부처님께서 위로해 말씀하셨다.
“안락하게 살았느냐? 음식 때문에 괴롭지 않았느냐?”
“편안히 살았으며, 음식 때문에 괴롭지도 않았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분부하셨다.
“나그네 비구의 자리를 펴라.”
그때 아난이 속으로 짐작하되 ‘항상 쓰는 법으로서 부처님께서 나그네 비구와 같이 쉬시려고 나에게 자리를 펴게 하시는구나’ 하였다.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부처님의 방으로 들어가서 부처님과 마주 향하여 자리를 폈다. 자리를 편 뒤에 다시 머리를 숙여 부처님의 발 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말씀드렸다.
“나그네 비구의 자리를 다 폈나이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 들어가셔서 자리에 앉으셨다. 억이 비구도 부처님의 방에 들어가서 부처님과 마주 앉았다.
부처님께서 잠시 조용히 앉으셨다가 억이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설법을 해 보아라.”
억이 비구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부처님의 앞에서 열여섯 구절의 이치를 연설하는데 늘지도 줄지도 않고 음성이 맑고 예쁘고, 글장과 구절의 차례가 분명해서 알기 쉬웠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생각하시되 ‘갸륵하구나. 이 비구가 열여섯 구절의 이치를 늘지도 줄지도 않고 경법에 어기지도 않게 외우며, 음성이 맑고 고우며 글장과 구절의 차례가 분명해서 알기 쉽다’ 하시고 다시 억이 비구에게 물으셨다.
“본래 무엇을 하였느냐?”
“오래 전에 애욕에서 지나게 해주셨으나 계를 받기가 어려워서 3년이 지났습니다. 왜냐하면 대중의 수가 열이 차지 않았기 때문이옵니다.”
그때에 억이 비구가 생각하되 ‘지금이 바로 그때구나’ 하고, 가전연이 부탁한 다섯 가지의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의 화상이신 가전연이 세존의 발밑에 머리를 조아리고 문안을 아뢰되 ‘부처님께서는 기거에 안녕하시고, 병환 없이 안락하신지요?’ 하였사오며, 특히 저에게 이 다섯 가지 일을 말씀드리도록 하였나이다.”
그리하여 다섯 가지 일을 위에서 말한 것같이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셨다. 이튿날 새벽에 이 일에 의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비구들의 근기에 따라 설법하시되, 무수한 방편으로 두타와 가지런하게 정돈한 위의와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비고 고요한 도량을 좋아하는 일을 찬탄하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습바아반제국에서는 계율 지키는 이가 다섯 사람만 있으면 구족계를 받도록 허락하며, 다른 곳에도 이런 일이 있거든 거기도 허락하노라.
다른 곳이라 함은 동쪽으로 백목조(白木調)라는 나라가 있는데 그 밖으로 허락하고, 남쪽으로 정선탑(靜善塔)이라는 탑이 있는데 그 밖으로 허락하고, 서쪽으로 일사리선인종산(一師梨仙人種山)이라는 큰 산이 있는데 그 밖으로 허락하고, 북쪽으로 주(柱)라는 나라가 있는데 그 밖으로 허락하노니, 이런 여러 곳에는 계율 지키는 이가 다섯 사람만 있으면 구족계를 받도록 허락하노라.
또 아습바아반제국에서는 겹으로 된 가죽신을 신도록 허락하며, 아습바아반제국에서는 자주자주 목욕을 하도록 허락하며, 검은 염소 가죽이나 흰 염소 가죽이나 사슴 가죽으로 된 침구를 깔도록 허락하며, 비구들이 옷을 얻어 손에 넣은 지 10일이 차도록 허락하노니, 지나거든 버려야 하고, 버리고는 참회해야 한다.”
그때 어떤 비구가 가죽을 얻어 가죽신을 기웠다가 부처님과 멀지 않은 곳에서 다시 뜯어 버리니, 겹으로 된 가죽신을 신은 죄를 범할까 걱정하였기 때문이었다.
부처님께서 아시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너는 왜 가죽신을 뜯어 버렸느냐?”
“겹신을 신은 죄를 범할까 걱정이 되어서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죽신이 해졌거든 겹으로 포개어도 좋다.”
그때에 어떤 비구가 다루지 않은 가죽을 얻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 다루도록 허락하노니, 손수 다루거나 남을 시켜 다루라.”
가죽을 다 다루고서 한 겹의 가죽신을 재단하는데 칼[刀]이 필요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칼을 가져도 좋다.”
재단하는 판자가 필요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판자를 가져도 좋다.”
심줄ㆍ털ㆍ가죽 끈 따위가 필요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칼[剗]이 필요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그리고 칼이 무디거든 쇳돌을 가져도 좋다.”
그때에 비구들이 칼ㆍ송곳ㆍ심줄ㆍ털ㆍ가죽 끈ㆍ깎기들을 아무 데나 흩어놓아 일정하게 두는 곳이 없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주머니를 만들어서 담아 두도록 허락하며, 또 대를 얽어서 광주리를 만들거나, 나무껍질로 광주리를 만들고서 털주머니로 겉을 싸도록 허락하노라. 또 열 가지 옷 가운데서 어느 한 가지 옷으로 주머니를 만들도록 허락하노라.”
그때에 비구들이 가죽으로 주머니를 만드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죽으로 주머니를 만들지 못한다.”
그때에 비구들이 새 옷을 입고 가죽신 위에 앉아 옷을 더럽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새 옷을 입고 가죽 신 위에 앉지 못한다. 그리고 비구는 가죽 위에도 앉지 못한다. 아습바아반제국은 제외한다.”
그때에 비구들이 가죽신을 앞에 놓고 조는 사이에 개가 신을 물어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죽신을 앞에 놓고 졸지 말라. 반드시 풀로 덮어 두거나 두 밑바닥을 합쳐서 방석 밑에 두라.”
그때에 비구들이 가죽신을 곁에 두고 졸다가 뒤척이는 사이에 가죽신 위에 떨어졌는데, 가죽신 위에 자는 죄를 범했다 하여 걱정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하지 않는다.”
그때에 비구들이 발우 안에 가죽신을 담아서 들고 다녔는데 다른 비구가 보고 매우 미워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우에 가죽신을 담아서 들고 다니지 말고 깨끗이 발우를 지녀라.”
어떤 비구가 한 손에 가죽신과 발우를 들고 다녔는데 다른 비구들이 보고 몹시 미워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손에 가죽신과 발우를 다 잡지 말고, 한 손에는 가죽신을 들고 한 손에는 발우를 잡아라.”
그때에 비구들이 물을 건너는데 옷을 걷을 수 없어서 옷이 흙탕물에 젖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손의 손가락에 가죽신을 걸고, 손바닥에 발우를 놓고, 다시 한 손으로 옷을 걷고 물을 건너라.”
그때에 비구들이 구살라국(拘薩羅國)에서 세간으로 다니다가 비구가 사는 곳이 없는 마을에 이르러서 옹기종기 집에서 잤다. 그때에 진흙 일을 하는 곁에 가죽이 있는 것을 모르고 비구가 그 위에서 잤는데, 이튿날 새벽에 보고서 가죽 위에서 자는 죄를 범했는가 걱정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하지 않는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큰 가죽을 가졌는데, 사자 가죽ㆍ범 가죽ㆍ표범 가죽ㆍ수달피 가죽ㆍ살쾡이 가죽ㆍ들여우 가죽이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온갖 큰 가죽은 가지지 못한다.”
그때에 비구들이 높고 큰 평상이나 혼자 앉는 평상이나 노끈이나 나무 평상이나 상아 평상에 앉되, 말 가죽을 펴거나 코끼리 가죽이나 비단 이불이나 얼룩진 침구나 구두와 수달피의 털을 요에 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높고 큰 평상에 앉지 말고, 내지 수달피의 털을 요에 두지 말라.”
그때에 비구들이 속인의 집에 갔더니, 비구들을 위해 높고 크고 좋은 평상을 펴고서 비구들에게 앉으라 하였다. 그러나 비구들이 말하되 ‘부처님께서 높고 큰 평상에 앉지 말라 하셨소’ 하니, 속인들이 걱정하되 ‘우리들은 다시 어디서 평상을 구하나?’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배 평상을 제외하고는 속인의 집에서는 앉아도 좋다.”
비구들이 속인의 집에 갔더니, 비구들을 위해 가죽 평상과 혼자 앉는 평상을 펴주었는데 비구들이 걱정이 되어 앉지 못하고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아습바아반제국을 제외하고는 가죽 위에 앉지 못하게 하셨다’ 하니, 속인들이 말하되 ‘우리들은 또 어디서 평상을 얻을까?’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속인의 집에서는 앉아도 좋다.”
비구들이 속인의 집에 갔더니, 비구들을 위해 긴 노끈 평상과 긴 나무 평상을 펴주는데 비구들이 걱정이 되어 앉지 못하면서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상좌와 같이 한 평상에 앉지 말라 하였다’ 하니, 속인들이 걱정하되 ‘우리들은 또 어디서 사람마다 따로 평상을 더 얻나?’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속인의 집에서는 같이 앉아도 좋다.”
비구들이 속인의 집에 갔더니, 속인들이 가죽 주머니를 주면서 앉으라 하였는데 비구들이 걱정하되 ‘부처님께서 가죽 위에 앉지 말라 하셨다’ 하니, 속인들이 말하되 ‘우리들은 또 어디 가서 다른 자리를 얻나?’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속인의 집에서는 그대로 앉아도 좋다.”
그때에 발난타 석자에게 소먹이는 사람이 시주가 되었는데, 그는 이른 아침에 그 시주의 집에 가서 자리를 펴고 앉았다. 그때에 그 집 아이가 앞에 와 앉아서 설법을 들었다. 발난타 석자는 설법을 잘하였는데, 갖가지 방편으로 시주를 권발시켜 매우 기쁘게 하니, 그가 즉석에서 물었다.
“스님,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발난타가 대답했다.
“그만두시오. 필요한 것이 없소. 그대로가 공양이오.”
그가 다시 말했다.
“필요한 것을 말씀하십시오.”
발난타가 대답했다.
“그만두시오. 말하지 않겠소. 설사 내가 말하더라도 모두 주지 않을 것이오.”
그가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 드리겠습니다.”
그때에 그 앞에 멀지 않은 곳에 얼룩송아지 한 마리가 지나가는 것이 보이니, 발난타가 말했다.
“나는 저 가죽이 필요하오.”
그가 대답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잡아서 드리겠습니다.”
그가 잡아서 껍질을 벗겨 발난타에게 주니, 발난타는 그 가죽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절로 돌아왔다. 그때에 어미 소가 크게 울부짖으면서 기환(祗桓) 동산 절까지 따라오니, 비구들이 보고 물었다.
“이 소가 왜 우짖으면서 그대의 뒤를 쫓아오는가?”
“이것이 저 새끼의 가죽인데, 내가 들고 오는 까닭에 그러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날가죽을 얻지 말라. 얻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비구들이 걱정이 되어 부낭(浮囊)을 차고 강을 건너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허락하노라.”
비구들이 쇠꼬리를 잡고 강을 건넜는데 건너고서 보니 암소 꼬리였으므로 걱정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암소 꼬리를 잡고 강을 건너지 말라.”
비구들이 가죽 평상에 앉아서 물을 건너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허락하노라.”
비구들이 걱정이 되어 가죽배를 타고 강을 건너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죽배 위에서 앉거나 눕거나 마음대로 해도 좋다.”
비구들이 가죽으로 칼 주머니를 만들고 딴 물건으로 싸지 않아서 흠집이 생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털이나 솜이나 큰 가죽으로 칼을 싸도록 하라.”
비구들이 두 겹의 가죽신을 가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겹의 신을 갖지 못한다.”
비구들이 가나부라(加那富羅) 가죽신을 가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나부라 가죽신을 가지지 말라.”
그때에 비구들이 구사라국에서 속인들과 같이 길을 가다가 나무 가시에 발을 찔렸다. 피가 많이 흐르고 매우 고통스러워 길을 갈 수 없었으므로 속인들이 신었던 가죽을 벗어서 비구에게 주었으나 걱정이 되어서 받지 못했으니, 가나부라 가죽신을 신지 말라는 죄를 범할까 걱정하였기 때문이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사연이 있거든 받아서 신어라.”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선각(旋角) 가죽신을 가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각 가죽신을 가지지 말라.”
비구들이 녹각(鹿角) 가죽신을 가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녹각 가죽신을 가지지 말라.”
비구들이 아라리(阿羅梨) 가죽신을 가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얼룩빛깔이 있는 가죽으로 가죽신 끈을 만드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비단으로 가죽신 끈을 만드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부라발타라(富羅跋陀羅) 가죽신을 가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진서리(眞誓梨)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비구가 테두리를 얽은[編邊]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띠[帶]가 많은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말아 붙인 모양[捲形]의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큰 가죽, 즉 사자ㆍ범ㆍ표범ㆍ수달피ㆍ들고양이ㆍ얼룩이ㆍ들여우 가죽 따위로 된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두 가지지 못한다.”
여섯 무리 비구들이 큰 가죽으로 가죽신을 테를 두르거나 띠를 만들거나 꿰매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으로 테를 두르거나 띠를 만들거나 꿰매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푸른빛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푸른빛으로 가죽신의 테를 두르거나 띠를 만들거나 꿰매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푸른빛으로 테를 두르거나 띠를 만들거나 꿰매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누런빛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누런빛으로 가죽신의 테를 두르거나 띠를 만들거나 꿰매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누런빛으로 가죽의 테를 두르거나 띠를 만들거나 꿰매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붉은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붉은 가죽신을 신지 말라. 테와 띠와 꿰매는 것도 그렇다.”
여섯 무리 비구들이 흰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흰 가죽신을 신지 말라. 테와 띠와 꿰매는 것도 그렇다.”
여섯 무리 비구들이 공작새 털빛 같은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비단빛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비구들이 이미 완성된 비단빛 가죽신을 얻었는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만일 빛을 무너뜨리면 가져도 좋다.”
여섯 무리 비구들이 털을 둔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솜을 둔 가죽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해진 비단을 가죽신에 두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이 망초(芒草)ㆍ바사초(婆娑草)ㆍ사라초(舍羅草)ㆍ한타라초(漢陀羅草)를 가죽신에 두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여섯 무리 비구들아, 어리석은 사람은 내가 막으면 또 다른 일을 한다. 지금부터 가죽신에 온갖 것을 둔 것을 가지지 말라.”
그때에 비구들이 비가 와서 다리를 더럽히고 방석을 더럽히고 몸과 침구를 더럽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몸과 방석을 보호하기 위해 절 안에서는 장포 가죽신[蒲革屣]을 신고 발을 씻도록 허락하노라.”
장포 가죽신을 신고 발을 씻다가 물이 신 안으로 들어가서 다리와 방석과 몸과 침구를 더럽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무껍질이나 가죽을 밑에 붙이도록 허락하노라.”
그때에 사위국에서 여섯 무리 비구들이 흠바라(欽婆羅) 사람의 머리칼이나 물소의 털로 짠 비단 나막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그리고 이렇듯 네 가지 풀로 된 나막신을 가지지 말라.”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다라(多羅) 나뭇잎을 따서 나막신을 만들었는데 곧 말라 죽으니, 거사들이 보고 모두가 비난했다.
“사문 석자가 부끄러움도 없이 생명을 끊으면서 내가 바른 법을 안다고 자칭하지만, 이렇거늘 어찌 바른 법이 있겠는가? 어찌하여 다라 나뭇잎을 따서 나막신을 만들어 나무가 말라 죽게 하는가?”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구섬미국(拘睒彌國)에 계실 적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나막신을 신고 다니니, 마치 말이 다니는 소리와 같아서 좌선하는 사람을 어지럽게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막신을 가지지 말라.”
비구들이 걱정이 되어 감히 똥ㆍ오줌을 누는 나막신이나 발을 씻는 나막신을 신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신고 다닐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신어도 좋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바갈제국(婆竭提國)에 계실 때에 비사리발사자(毘舍離跋闍子) 비구가 금 나막신과 은 나막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또 유리 나막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또 보배 나막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그들이 또 보배를 박은 나막신을 신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이들 어리석은 사람들은 내가 막으면 막을수록 다른 일을 저지른다. 지금부터 온갖 나막신을 신지 못한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국(毘舍離國)에 계실 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나막신을 신고 부처님과 같이 거니니,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밖에 사는 온갖 장인들에게 배우는 제자들도 스승을 공경하고 있거늘, 이 여섯 무리 비구들의 어리석은 사람은 나막신을 신고 여래와 같이 다니려 하는구나. 지금부터는 온갖 나막신을 가지지 못한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의 앞에서 자기는 좋은 곳에 거닐고 화상들은 나쁜 곳에 거닐며, 자기는 높은 곳에 있고 화상 등은 낮은 곳에 있으며, 자기는 앞에 있고 화상 등은 뒤에 있으며, 화상 등과 같이 이야기하며 같이 거닐고, 옷을 걷어붙이고, 목에 옷을 걸고, 머리를 싸고, 어깨까지 옷을 걸치고, 가죽신을 신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는 나쁜 곳에 거닐게 하고 자기는 좋은 곳에 거닐거나 내지 가죽신을 신지 말라. 지금부터는 모두 하지 못한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의 앞에서 어깨에까지 옷을 덮고 가죽신을 신고 다니다가 주고 받을 것이 있어도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지 않고 가죽신을 벗지 않았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지 말라. 지금부터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의 앞에서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가죽신을 벗고서 주고받고 하라.”
비구들이 속인의 집에서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의 앞에 주고받고 할 일이 있어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가죽신을 벗다가 알몸이 드러났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속인의 집에서는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 앞이라도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지 않고 가죽신을 벗지 않고 마음대로 주고받아도 좋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길을 가다가 어떤 비구가 다른 한 비구에게 물을 청했다. 비구들이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가죽신을 신고 무엇을 주고받지 말라 하셨다’ 하고, 그 비구는 가죽신을 벗어놓고 물을 뜨러 갔는데 그때에 가죽신을 잃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길에서는 가죽신을 신었더라도 마음대로 주고받아도 좋다.”
그때에 어떤 비구가 날이 저물어 다른 비구에게 물을 청하니, 그 비구가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가죽신을 신고 무엇을 주고받지 말라 하셨다’ 하고 거기서 먼 곳에 물이 있어 독한 벌레가 걱정이 되거늘, 그 비구가 가죽신을 벗어놓고 물을 뜨러 갔다가 독한 벌레에 다리를 물려 몹시 괴로워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해가 저문 뒤에 물 있는 곳이 멀어서 독한 벌레가 걱정이 되거든, 가죽신을 신은 채 마음대로 주고받고 해도 좋다.”
여섯 무리 비구들이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를 보고서도 일어나 맞이하지 않았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어나야 한다. 만일 한자리에서 먹거나 밥 남기는 법을 하고는 다시 먹지 않거나 병이 들었거든 이렇게 말하라.
‘대덕이여, 나는 사정이 있어서 일어나지 못하겠습니다.’
화상이라 함은 그에게 계를 받은 이요, 화상과 같은 이라 함은 자기보다 열 살이 많은 스승이니라.
아사리라 함은 다섯 가지가 있나니, 출가 아사리ㆍ수계 아사리ㆍ교수 아사리ㆍ수경(受經) 아사리ㆍ의지(依止) 아사리이니라.
출가 아사리라 함은 그를 의지해서 출가한 이요, 수계 아사리라 함은 계를 받을 때에 갈마를 해준 이요, 교수 아사리라 함은 위의를 교수해준 이요, 수경 아사리라 함은 경을 배운 것이니, 경을 전해 주거나 이치를 연설해 주거나 내지 한 구절이라도 연설해 주는 이요, 의지 아사리라 함은 그를 의지해서 하룻밤이라도 쉰 스승이요, 아사리와 같은 이라 함은 자기보다 다섯 살이 많은 이로서 의지 아사리를 제외한 스승이니라.
비구들이 사는 방은 깨끗이 청소하여야 하는데 청소한 뒤에도 여전히 티끌이 있거든 진흙물로 매흙질을 하라. 매흙질을 하여도 여전히 티가 있거든 땅 자리를 만들도록 허락하노니, 이리연타(伊梨延陀)ㆍ모라(耄羅)ㆍ모모라(耄耄羅)ㆍ구루(氍氀) 따위나 열 가지 옷에서 어느 하나로 만들어 펼치도록 하라.”
그때에 비구들이 발을 씻지 않고 땅 자리[地敷]에 오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 밖에 발 닦을 물건을 놓아두라. 그래도 깨끗하지 않거든 문 밖에 물그릇을 놓아두어 발을 씻게 하라.”
비구들이 발을 씻고서 발이 마르기 전에 자리에 올라 자리가 썩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이 마르기 전에 자리에 오르지 말라. 만일 급한 일이 있거든 발로 무릎과 넓적다리를 닦거나 손으로 닦거나 해진 물건으로 닦아라.”
그때에 비구들이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를 위해 주고받고 하거나 자주자주 발을 씻다가 피로해졌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에게 주고받을 것이 있거든, 구리 소반이나 상이나 책상 위에 음식과 필요한 물건 모두를 한꺼번에 다 갖다 놓아라.”
그때에 어떤 비구가 발밑에 심한 종기가 났는데 비가 오는 날 다른 비구들에 붙들려 뒷간에 갔다가 진흙을 밟고 매우 고통을 당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몸과 옷과 침구를 보호하기 위해 절 안에서는 한 겹의 가죽신을 신어도 좋다.”
비구들이 길을 가다가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에게 주고받을 것이 있으면,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가죽신을 벗기에 몹시 피로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길을 가다가 화상이나 화상과 같은 이나 아사리나 아사리와 같은 이에게 주고받을 것이 있거든 머리 위나 어깨 위로 주고받아도 좋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에 계셨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가죽신을 신고 마을에 들어가니, 거사들이 보고 모두가 비난하였다.
“사문 석자가 자기 말로는 내가 바른 법을 안다 하면서, 어찌하여 가죽신을 신고 마을에 들어오는가? 지금 보건대 어찌 바른 법이 있겠는가? 마치 국왕ㆍ대신과 같구나.”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죽신을 신고 마을에 들어가지 말라.”
그때에 병든 비구가 걱정이 되어서 가죽신을 신고 마을에 들어가지 못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병든 비구는 가죽신을 신고 마을에 들어가도 좋다.”
여섯 무리 비구들이 병을 핑계하여 가죽신을 신고 마을에 들어가니, 다른 비구들이 보고 말하되 ‘부처님께서 가죽신을 신고 마을에 들어가지 말라 하시지 않았는가?’ 하니, 그들이 대답하되 ‘나는 병이 들었소’ 하였다. ‘무슨 병이오?’라고 묻자, 그들이 대답하되 ‘장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떤 사람이 잠시라도 즐겁지 않다 하면 그것을 병자라 한다 하시지 않았소? 그러니 우리들이 병을 핑계하는 것이오’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병을 핑계하여 가죽신을 신고 마을에 들어가지 말라.”
그때에 필릉치바차(畢陵伽婆蹉)가 발뒤꿈치를 싸매는 가죽신이 필요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꿈치를 싸매는 가죽신을 신어도 좋다.”
그때에 필릉가바차가 길을 가다가 눈이 어두워서 발가락으로 땅을 차서 발이 상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가락을 싸매는 가죽신을 신어도 좋다.”
그때에 필릉가바차가 아는 이가 많으므로 길을 가다가 보리ㆍ밀ㆍ콩ㆍ찹쌀 등을 많이 얻었는데, 비구들은 걱정이 되어서 받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아도 좋다.”
비구들이 받고서 어디에 둘지 몰라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주머니나 상자에 담으라.”
그때에 장로 필릉가바차가 길을 가다가 소락ㆍ기름ㆍ꿀ㆍ엿들을 얻었는데 받지 못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아도 좋다.”
받은 뒤에 어디에 둘지 몰라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새끼 발우[鍵瓷]나 작은 발우나 둘째 발우에 받아라. 새끼 발우는 작은 발우에 들어가는 것이요, 작은 발우는 둘째 발우에 들어가는 것이요, 둘째 발우는 큰 발우에 들어가는 것이니라.”
비구들이 새끼 발우와 작은 발우와 둘째 발우에 받고서는 보시할 것인지 아닌지를 몰라 궁금해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시하지 않고 가져도 좋다.”
그때에 장로 필릉가바차가 늙어서 걸을 수 없어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밀고 다니는 수레[步換車]ㆍ남여[轝]ㆍ수레 따위를 만들도록 허락하노니, 여자와 암소와 암말은 제외한다.”
그때에 필릉가바차가 길을 가다가 수레[輦]를 얻었으나 받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아도 좋다.”
가죽으로 만든 수레[輦]를 얻었으나 받지 못하고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도록 허락하노니, 가죽을 떼어내고 열 가지 옷 가운데서 아무것이나 하나로 다시 덮어라.”
또 가죽으로 엮은 수레를 얻었으나 감히 받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도록 허락하노니, 가죽 끈과 머리칼 끈을 떼어버리고, 다른 끈으로 얽어서 가져라.”
비구들이 수레의 바퀴가 필요하여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어도 좋다.”
비구들이 수레의 끈이 필요해서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끈이 자주 끊어지거든 가죽으로 만들라. 수레를 메다가 어깨가 아프거든 베개 같은 것을 받쳐도 좋다. 다리가 아프거든 안상[橙]을 만들고 베개를 놓도록 허락하노라.”
그때에 누가 메야 할지 몰라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나 절에서 일 보는 남자나 우바새나 사미가 메라. 수레를 얻었을 때도 이와 같나니, 가죽 수레를 얻거든 가죽을 버리고, 열 가지 옷 가운데서 아무것이나 한 가지로 싸서 가져라. 가죽을 얽은 수레를 얻거든 가죽 끈과 머리칼 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가져도 좋다.”
누가 끌어야 할지 몰라서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나 절에서 일 보는 사람이나 우바새나 사미가 끌도록 하라.”
그때에 장로 필릉가바차가 절을 지킬 사람을 얻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길러도 좋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가죽 평상과 가죽으로 된 혼자 앉는 평상을 만들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다시 가죽 요와 가죽 베개와 가죽 침구와 가죽 거적을 만들었는데, 방바닥이 꺼져 벌레가 생기고 방에서 냄새가 났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그때에 어떤 바라문이 집을 떠나 도를 닦았는데 이사(伊師)의 가죽으로 발 닦는 물건을 만들어 방 안에 두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그때에 비구들이 물을 길었는데 두레박줄이 자주 끊어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죽으로 줄을 만들어도 좋다. 만일 두레박이 깨지거든 가죽으로 만들어도 좋다. 노끈 평상의 줄이 끊어지거든 가죽으로 만들어도 좋다. 문 끈이 자주 끊어지거든 가죽으로 만들어도 좋다. 문을 여닫을 때에 손이 아프거든 큰 가죽으로 싸도 좋다. 문 치도리가 움직이지 않거든 가죽을 붙여라. 윗치도리 부서졌거든 가죽으로 얽어라. 창문도 그렇다. 노끈 평상이나 나무 평상 다리가 부서졌거든 가죽으로 얽어라.”
그때에 어떤 비구가 다리가 아프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가죽으로 다리를 싸매다가 낫거든 풀어 버려라.”
어떤 비구의 지붕 덮은 새끼줄이 끊어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죽으로 만들어도 좋다. 만일 창문 끈이 자주 끊어지거든 심줄이나 털로 만들어도 좋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가죽으로 된 발우 주머니와 신 주머니와 바느질 주머니를 만들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그때에 목수로서 출가한 비구가 가죽 주머니를 두고서 그릇으로 쓰므로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지지 말라. 그리고 목수로서 출가한 비구가 만든 온갖 그릇을 가지지 말라.”
그때에 여러 대중이 나무로 만든 그릇을 얻고서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거기에 무엇을 담을지 모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 가지 옷 가운데서 어느 것이든지 주머니를 만들어서 담아라.”
그때에 비구들의 소락병과 기름병이 드러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젖은 가죽으로 덮어라. 만일 벌레가 쏠거든 진흙으로 바르라.”
그때에 비구들이 가죽으로 꽃 모양을 만든 기름 그릇을 얻었는데 걱정이 되어서 가지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그때에 비구들이 뿔로 만든 기름 그릇을 얻었는데 걱정이 되어 받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만일 위나 아래나 옆으로 새거든 가죽으로 얽어서 덮어도 좋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어떤 비구가 나무 가시에 발을 찔려 다쳤는데 부드러운 가죽신이 필요하니, 부처님께서 가져도 좋다고 하셨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아난과 같이 길을 가시다가 시다림 가까이에서 값진 겹 가죽신을 보셨다.
부처님께서 아시면서도 짐짓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왜 이 가죽신을 갖지 않느냐?”
“겹 가죽신을 갖는 죄를 범할까 걱정이 되어서입니다.”
“이러한 쓰레기의 물건은 가져도 좋다.”
그때에 어떤 비구가 길을 가다가 무덤 근처에서 나무에 매달려 있는 시체가 있는데 살가죽이 두꺼운 것을 보았다. 그는 곧 그 가죽을 벗겨 가지고 방으로 돌아가서 한 켤레의 겹 가죽신을 만들었는데 방 안에 나쁜 냄새가 찼다. 다른 비구들이 묻되 ‘방 안에서 왜 냄새가 나는가?’ 하니, 그가 사실대로 대답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가죽을 가지지 말라. 가지면 투란차 죄를 범한다. 그리고 그밖에 부정하고 더러운 것도 가지지 말라. 가지면 돌길라이니라.”
그때에 어떤 비구가 눈이 쌓이고 추운 나라에서 오다가 발이 얼어 상한 채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으니,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너는 왜 발을 다쳤느냐?”
“눈이 쌓이고 추운 곳에서 오느라고 얼어 터졌나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그 나라 법에는 무엇을 신느냐?”
“부라암(富羅菴) 신을 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신어도 좋다. 만일 버선이 필요하거든 버선을 만들되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의 부인에게 만들게 해도 좋다. 다른 데에는 쓰지 말지니, 다른 데 쓰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가죽으로 허리띠를 만드니 부처님께서 ‘가지지 말라’ 하셨다.
그들이 또 가죽으로 좌선하는 옷의 띠를 만드니, 부처님께서 ‘가지지 말라’ 하셨다.
비구들이 가죽 그릇을 가지니, 부처님께서 ‘가지지 말라’ 하셨다.
비구들이 가죽 모자를 가지니, 부처님께서 ‘가지지 말라’ 하셨다.
비구들이 긴수탄(緊殊炭)을 만드니, 부처님께서 ‘가지지 말라’ 하셨다.
또 비구들이 가죽신을 털지 않아서 다리와 방석을 더럽히니, 부처님께서 ‘가죽신을 털지 않아 다리와 방석을 더럽히면 안 된다’ 하셨다.
비구들이 발을 씻고서 마르기 전에 가죽신을 신어 가죽신이 썩게 하니, 부처님께서 ‘그렇게 하지 말라’ 하셨다.
그때에 비구들이 발 씻는 물건을 자주 빨지 않으므로 다른 비구들이 그 더러운 것을 보고 싫어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주 빨아라.”
그들이 빨래를 하고서 짜지도 않고 말리지도 않아 벌레가 생기니, 부처님께서 ‘빨고서는 잘 쥐어짜서 말려라’ 하셨다.
가죽에 관한 법이 끝나다.

19. 옷에 관한 법[衣犍度] ①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波羅㮈國)의 사슴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다섯 비구가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말씀드렸다.
“저희들은 어떤 옷을 가져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쓰레기 옷[糞掃衣]과 열 가지 옷[十種衣]을 갖도록 허락하노니, 구사(拘舍)ㆍ겁패(劫貝)ㆍ흠발라(欽跋羅)ㆍ추마(芻摩)ㆍ차마(叉摩)ㆍ사토(舍兎)ㆍ마(麻)ㆍ시이라(翅夷羅)ㆍ구섭라(拘攝羅)ㆍ친라발니(嚫羅鉢尼) 옷이니라. 이러한 열 가지 옷은 물을 들여서 가사 빛을 만들어 입어라.
그때에 비구들이 원한 옷[願衣]을 얻었는데, 부처님께서 ‘가져라’ 하셨다.
그때에 비구들이 길을 가다가 무덤 근처에 값진 누더기 옷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걱정이 되어서 감히 가지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가져도 좋다’ 하셨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에 계실 때에 큰 성바지의 아들이 출가를 하였는데, 시장 거리의 쓰레기 속에서 헌 옷을 주워서 가사를 만들어 가졌다.
이때에 바사닉왕(波斯匿王)의 부인이 이를 보고 가엾은 생각이 들어 값진 옷을 꺼내서 찢고 더러운 것을 묻혀서 밖에 버리니, 비구들을 위해서였으나 비구들은 걱정이 되어서 감히 가지지 못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를 위한 것이면 가져도 좋다.”
그때에 어떤 비구가 큰 성바지의 아들로서 출가를 하였는데, 저잣거리의 뒷간에 있는 쓰레기 속에서 헌 옷을 주워 가사를 만들어 입었다.
이때에 성안에 있는 장자들이 이를 보고 가엾은 생각이 들어 좋은 옷을 많이 길거리나 뒷간에 버려두고, 비구들을 위해 사람을 시켜 다른 사람은 가지지 못하게 지켰다.
이때에 비구들은 앞만 똑바로 보면서 마을로 들어가니 옷을 지키는 사람들이 말하되 ‘스님, 왜 옆을 보시지 않습니까?’ 하였다. 비구들이 그 옷을 보았으나 걱정이 되어 감히 가지지 못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를 위한 것이면 가져도 좋다.”
그때에 어떤 비구가 해자[塹] 속에서 죽은 사람의 옷을 얻었는데, 걱정이 되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무슨 마음으로 가졌느냐?”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가졌을 뿐이요, 훔치려는 마음으로 가지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해자 속에서 죽은 사람의 옷을 가지지 말라.”
그때에 어떤 거사가 옷을 빨아서 담 벽에 널었는데 누더기 입는 비구가 보고 그것이 쓰레기 옷이라 여기고 가져갔다. 이때에 거사들이 보고 말하되 ‘가져가지 마시오. 내 옷입니다’ 하니, 비구가 말하되 ‘나는 그것이 쓰레기라 여기고 가졌을 뿐이오’ 하고 버리고 갔다. 그 비구는 걱정이 되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옷을 가졌느냐?”
“쓰레기 옷이라 생각하였을 뿐이고, 훔치려는 마음으로 가진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정원에서나 울타리 위에서나 해자 속에서 쓰레기 옷을 줍지 말라.”
그때에 어떤 비구가 높은 관원이 재판하는 관청 가까이에 죽은 사람의 옷이 있는 것을 보고 그 옷을 가져갔다.
그때에 관원이 전타라(施陀羅)에게 명령하되 ‘죽은 사람의 시체를 갖다 버려라’ 하니, 전타라가 대답하되 ‘왜 옷을 가져간 사람에게 시체를 치우라 하시지 않습니까?’ 하였다. 관원이 묻되 ‘누가 옷을 가져갔느냐?’ 하니 ‘사문 석자가 가져갔습니다’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를 판결하는 관청 근처에서 죽은 사람의 옷을 가지지 말라.”
그때에 어떤 비구가 길을 가다가 무덤 가까이에서 아직 파괴되지 않은 시체에 옷이 있는 것을 보고 곧 가져갔는데, 죽었던 사람이 일어나서 말하되 ‘스님, 내 옷을 가져가지 마시오’ 하니, 비구가 말하되 ‘너는 죽은 사람인데 옷이 어디 있었느냐?’ 하고, 그대로 옷을 가지고 갔다. 죽었던 사람은 비구의 뒤를 따라 기원(祗洹) 동산 절의 문 앞에까지 와서 털썩 주저앉았다. 다른 비구들이 이를 보고 그 비구에게 묻되 ‘저 사람 무엇이라 하는가?’ 하니, 그 비구가 대답하되 ‘이는 죽은 사람인데, 그의 옷을 내가 가져왔기 때문이오’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파괴되지 않은 시체의 옷을 가지지 말라.”
그때에 어떤 소먹이는 사람이 머리에 옷을 얹고 낮잠을 잤는데, 어떤 누더기를 입는 비구가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는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아직 파괴되지 않은 시체의 옷을 가지지 말라 하셨다’ 하고, 곁에 있는 죽은 사람의 팔뚝 뼈를 들어 이 소먹이는 사람의 머리를 때려서 깨뜨렸다. 그 사람이 벌떡 일어나서 말하되 ‘스님, 왜 때리시오?’ 하니, 비구가 대답하되 ‘나는 아까 그대가 죽었다고 생각하였소’ 하였다. 소먹이는 사람이 말하되 ‘그대는 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분별치 못하는가?’ 하고, 그 비구를 때려죽이려고 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체가 아직 파괴되지 않았거든 때려서 깨뜨리지 말라.”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옷 아닌 것으로 만든 발우 주머니와 신 주머니와 바늘통을 갖기도 하고, 비단 문채가 있는 침구인 요ㆍ담요ㆍ베개ㆍ구루(氍氀)ㆍ수달피 가죽을 가졌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 아닌 것으로 발우 주머니와 바늘통을 가지지 말고, 비단 문채가 있는 침구인 요ㆍ담요ㆍ베개ㆍ구루ㆍ수달피 가죽을 가지지 말라.”
그때에 비구들이 무덤 사이에서 비단 문채가 있는 침구인 요ㆍ담요ㆍ베개 등을 얻었는데, 비구들이 걱정이 되어 감히 갖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갖다가 사용해도 좋다.”
그때에 어떤 비구가 무덤 사이에서 이리연타(伊梨延陀)ㆍ모라(耄羅)ㆍ모모라(耄耄羅)ㆍ구루(氍氀)를 얻었는데 걱정이 되어 감히 가지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그러나 가죽은 버리고 열 가지 옷에서 어느 한 가지 옷으로 만들어서 가져라.”
그때에 어떤 비구가 무덤 사이에서 노끈 평상과 나무 평상과 혼자 앉는 평상을 얻었는데 걱정이 되어 감히 가지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그러나 두 가지 노끈은 제외하니, 가죽 끈과 머리칼 끈이다. 나머지는 가져라.”
그때에 비구들이 무덤 사이에서 수레와 일산과 손으로 끄는 수레를 얻었는데 걱정이 되어 감히 가지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가져도 좋다’ 하셨다.
또 비구들이 무덤 사이에서 물병ㆍ주전자ㆍ주장자ㆍ부채 따위를 얻었으나 걱정이 되어 감히 가지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가져도 좋다’ 하셨다.
또 비구들이 무덤 사이에서 가마ㆍ갈고리ㆍ낫 따위를 얻었으나 걱정이 되어 가지지 못하고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가져도 좋다’ 하셨다.
또 비구들이 무덤 사이에서 돈을 얻어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가지지 말라’ 하셨다.
그 비구가 구리[銅]가 필요해서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두드려서 돈의 형상을 파괴시킨 뒤에 가져라’ 하셨다.
또 어떤 비구가 소가 씹은 옷[于嚙衣]을 얻고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갖다 써도 좋다’ 하셨다.
어떤 비구가 쥐가 쏠은 옷[鼠嚙衣]을 얻고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져도 좋다. 쓰레기 옷에 열 가지가 있으니, 소가 씹은 옷ㆍ쥐가 쏠은 옷ㆍ태운 옷ㆍ월경이 묻은 옷ㆍ산부(産婦)의 옷ㆍ사당에 버린 옷ㆍ새가 물어가거나 바람에 날려 주인이 없는 옷ㆍ무덤 아이의 옷ㆍ소원으로 입기를 바라는 옷이니라. 이것이 열 가지의 쓰레기 옷이니라.”
그때에 구사라국의 바사닉왕(波斯匿王)과 마갈국의 아사세왕(阿闍世王) 사이에 싸움이 나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때에 비구들이 거기에 가서 죽은 사람의 옷을 가지려 하여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도 좋다. 그런데 거기에 사람이 있거든 말을 하고 가지고, 사람이 없거든 그대로 가져라.”
그때에 아사세왕이 비사리의 왕족들과 자주 싸워 죽은 사람이 많았다. 이때에 비구들이 거기에 가서 죽은 시체의 옷을 가지려 하여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가서 말한 뒤에 가져라. 만일 사람이 없거든 그대로 가져라’ 하셨다.
그때에 여러 거사들이 무덤 사이에 옷을 벗어 두고 죽은 사람을 묻는 일을 하였는데 누더기를 입는 비구들이 보고 ‘쓰레기 옷이리라’ 생각하여 가지고 갔다. 이때에 거사들이 보고 말하되 ‘그것은 우리들의 옷입니다. 가져가지 마시오’ 하니, 비구가 대답하되 ‘나는 그것을 쓰레기 옷이라 생각하였소’ 하고, 곧 버리고 갔다. 그 비구는 속으로 걱정이 되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가졌느냐?”
“쓰레기 옷이라 생각하고 가졌을 뿐이요, 훔치려는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많이 쌓여 있는 옷을 가지지 말라.”
그때에 여러 거사들이 무덤 사이에 죽은 사람을 태우니, 누더기를 입는 비구가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다른 비구에게 ‘같이 가서 쓰레기 옷을 가져오자’ 하였다. 그가 ‘좋다’ 하고 같이 가서 잠자코 한쪽에 섰으니, 거사가 보고 한 비구에게 값진 옷을 주었다. 다른 비구가 말하되 ‘이리 가져오시오. 그대의 옷을 나와 나누어 가집시다’ 하니, 이 비구가 말하되 ‘왜 나누겠소? 거사가 나에게 주었소’ 하여, 두 사람이 같이 다투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시 거사에게 가서 이 옷을 누구에게 주었는가를 물어 거사가 누구에게 주었다 하거든 그 말대로 그가 가져라. 만일 그가 말하되 ‘모르겠소’ 하거나 ‘두 사람에게 주었소’ 하거든 두 몫으로 나누어 가져라.”
그때에 어떤 비구들이 무덤 사이로 쓰레기 옷을 가지러 갔다가 멀리에 쓰레기 옷이 있는 것을 보고 한 비구가 달려가서 차지하고 말하되 ‘이는 내 옷이다’ 하였는데, 둘째 비구도 달려와서 잡았다. 두 사람이 서로 다투면서 말하되 ‘이는 내 옷이다’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쓰레기 옷은 주인이 없다. 먼저 가진 이의 것이다.”
그때에 두 비구가 같이 무덤 사이에 갔다가 멀리에 쓰레기 옷이 있는 것을 보고 말하되 ‘이는 내 옷이다’ 하면서 다투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쓰레기 옷은 주인이 없다. 같이 잡은 대로 두 몫으로 나누어 가져라.”
그때에 여러 거사들이 죽은 사람을 실어다가 무덤 사이에 두었는데, 누더기를 입는 비구가 보고 다른 비구에게 말하되 ‘우리들이 지금 저기에 가면 많은 옷을 얻을 수 있겠다’ 하니, 다른 비구가 말하되 ‘그대들이나 가시오. 나는 안 가겠소’ 하였다. 그 비구가 혼자 가서 쓰레기 옷을 많이 얻어 왔는데, 그것을 가지고 절로 와서 깨끗이 빨아 손질을 하였다. 그 비구는 가지 않은 비구를 보고 말하되 ‘그대는 무엇을 하느라고 나와 함께 옷을 가지러 가지 않았소? 나는 혼자 가서 많은 옷을 가져왔소’ 하니, 이 비구가 말하되 ‘이리로 가져오시오. 당신의 몫을 나와 나눕시다’ 하였다. 그러나 그 비구가 대답하되 ‘그대는 나와 같이 가지도 않았는데 왜 같이 나누겠소?’ 하여 두 사람이 같이 다투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서 가져온 이의 것이다.”
그때에 누더기를 입는 여러 비구들이 같이 약속을 하고 무덤 사이로 쓰레기 옷을 가지러 갔는데 한 비구가 값진 옷을 얻으니, 다른 비구가 말하되 ‘이리로 가져오시오. 그대의 것을 나눕시다’ 하였다. 그러나 그가 대답하되 ‘내가 이 옷을 얻었는데 왜 나누겠소?’ 하면서 같이 다투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약속한 대로 얻은 것이 많거나 적거나 모두 나누어라.”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셨다.
그때에 거사들이 조부모와 부모가 죽어서 번기와 일산과 의복으로 조부모와 부모의 탑을 싸서 공양하였는데, 누더기를 입는 비구가 보고 벗겨가니 거사들이 보고 모두 비난하였다.
“사문 석자가 부끄러움도 없이 남의 물건을 훔치면서도 내가 바른 법을 안다고 자칭하지만, 지금 보기에는 어찌 바른 법이 있겠는가? 우리들이 조부모와 부모를 위해 탑을 세우고 공양했거늘, 그들이 어찌하여 제멋대로 벗겨 가는가? 마치 사문 석자를 위해서 탑을 싸서 공양한 것 같구나. 그러나 우리들은 진실로 조부모와 부모를 위해서 번기와 일산으로 탑을 덮어서 공양한 것이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물건을 가지지 말라.”
바람에 불어 딴 곳에 가 있거나 새들이 물어다가 딴 곳에 버려진 것을 비구들이 보고 걱정이 되어 감히 가지지 못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람에 날려갔거나 새들이 물어다 버린 것은 가져도 좋다.”
비구들이 탑에 장엄하고 공양한 옷을 보고 비구들이 가져갔다. 가져가고는 걱정이 되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가져갔느냐?”
“쓰레기 옷이라는 생각으로 가져갔을 뿐이요, 훔치려는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탑에 장엄하고 공양한 옷을 가지지 말라.”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그때에 비사리국(毘舍離國)에 암바라바리(菴婆羅婆利)라는 음녀가 있어 얼굴이 단정하였는데, 같이 자고자 하는 이는 황금 50냥을 주어야 하고 낮에도 그러했다.
그때에 비사리에는 이 음녀 때문에 사방에서 사람이 비사리로 모여드니, 국법으로써 잘 보이게 하였다. 이때에 왕사성의 대신들이 들으니, 비사리성에 음녀가 있는데 이름은 암바라바리요 얼굴이 매우 예쁘며, 같이 자려는 이가 있으면 황금 50냥을 내고 낮에도 그렇게 하며, 비사리성은 이 음녀 때문에 사방에서 사람이 비사리로 모여들어 구경거리가 좋다 하였다.
대신들은 병사왕(甁沙王)에게 가서 말씀드렸다.
“대왕님께서는 아십시오. 비사리국에 암바라바리라는 음녀가 있는데 얼굴이 매우 단정하여 같이 자려는 이는 황금 50냥을 주어야 하고, 낮에도 그렇다 합니다. 그리고 이 음녀 때문에 사방에서 비사리로 모여들어 구경거리가 매우 좋다 합니다.”
왕이 대신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왜 여기에도 음녀를 두지 않는가?”
그때에 왕사성에 바라발제(婆羅跋提)라는 처녀가 있었는데, 단정하기가 견줄 사람이 없어 암바라바리보다 나았다. 대신들이 이 음녀를 앉혀 놓고 같이 자려는 이는 황금 백 냥을 주게 하고, 낮에도 그렇게 하였다. 이때에 왕사성은 이 음녀 때문에 사방에서 사람이 왕사성으로 모여들어 구경거리가 매우 좋았다.
그때에 병사왕의 아들, 무외(無畏)가 이 음녀와 같이 잤는데 태기가 있었다. 음녀는 문지기에게 말하되 ‘나를 만나려 하는 이가 있거든, 내가 병이 났다 하라’ 하고 뒤에 달이 차서 얼굴이 단정한 아들 하나를 낳았다.
그때에 음녀는 아이를 싸서 종에게 주어 길거리에 갖다 버리게 하니, 종은 분부대로 아이를 안아다 버리고 왔다. 이때 무외 왕자가 이른 아침에 수레를 타고 부왕을 뵈러 가기 위해 사람을 시켜 길을 치웠는데, 왕자가 가다 멀리 길가에 흰 물건이 있는 것이 보이기에 곁의 사람에게 물었다.
“저기 보이는 흰 물건이 무엇이냐?”
“갓난아기입니다.”
“죽었느냐? 살았느냐?”
“아직 살았습니다.”
왕자가 곁의 사람에게 안고 가자고 분부했다. 이때에 무외 왕자는 아들이 없었으므로 집으로 안고 가서 유모에게 맡겨 기르라 했으니, 살리기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그 아기를 기바(耆婆) 동자라 이름하였으니, 왕자가 주워왔기 때문에 동자라 하였다. 그 뒤에 점점 자라니, 왕자는 그를 매우 사랑하였다.
어느 때 왕자가 기바 동자를 불러다가 말했다.
“네가 오래도록 왕궁에 살고자 하면 재주가 없이는 공연히 국록을 먹을 수 없다. 너는 무엇인가 기술을 배워라.”
“그리하겠습니다.”
그리고 기바 동자는 생각하되 ‘무슨 기술을 배워야 이 세상에서 큰 부자가 되고, 일도 적을까?’ 하다가 다시 생각하되 ‘의술을 배우면 이 세상에 큰 부자가 되고, 일도 적겠다’ 하였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되 ‘누가 나에게 의술을 가르치겠는가?’ 하였는데 그가 들으니, 득차시라국(得叉尸羅國)에 의사가 있는데 성은 아제리(阿提梨)요, 이름은 빈가라(賓迦羅)라 하여 의술이 능통하므로 능히 자기를 가르치리라 하였다.
그때에 기바 동자는 그 나라에 가서 빈가라를 찾아가 말씀드렸다.
“제가 스승에게 의술을 배우고자 하오니, 가르쳐 주십시오.”
그가 대답했다.
“좋다.”
그때에 기바 동자가 그에게 의술을 배우기 시작한 지 7년 만에 생각하되 ‘내가 지금 의술을 배우는데 언제 끝이 날까?’ 하고, 곧 스승에게 가서 말씀드렸다.
“제가 의술을 배웠는데 언제 끝이 나겠습니까?”
그때에 스승이 광주리 하나와 땅 파는 기구를 주면서 말했다.
“네가 득차시라국의 사방 한 유순(由旬) 안을 다니면서 온갖 풀을 조사하되, 약 아닌 것이 있거든 가져오너라.”
기바 동자가 스승의 말대로 득차시라국의 사방 한 유순 안을 다니면서 약 아닌 풀을 찾았으나 두루 찾아도 약 아닌 것은 없고, 보이는 초목과 온갖 것도 잘 분별하면 쓰이는 것이 약 아닌 것이 없음을 알았다. 그는 헛되이 돌아와서 스승에게 말씀드렸다.
“스승님, 아십시오. 제가 득차시라국에서 약 아닌 풀을 사방 한 유순 안에서 찾았는데 두루 찾아도 끝내 약 아닌 것을 볼 수 없었고, 보이는 초목도 잘 분별하여 쓰이는 곳을 알았습니다.”
스승이 기바에게 대답했다.
“너는 떠나도 좋다. 의술이 이루어졌다. 내가 남섬부주에서 제일이었는데 내가 죽은 뒤에는 네가 있으리라.”
그때에 기바가 생각하되 ‘누구를 먼저 고칠까? 이 나라는 작고 또 변두리에 있으니, 차라리 본국으로 돌아가서 의술을 시작하리라’ 하였다.
그는 바가타성(婆伽陀城)으로 돌아왔다. 바가타성에는 큰 장자가 있었는데, 그의 부인이 12년 동안 항상 머리를 앓아 뭇 의원들이 고치려 해도 낫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기바는 이 말을 듣고 그 집에 가서 문지기에게 말했다.
“그대의 장자에게 어떤 의원이 문 밖에 왔다고 말씀드리시오.”
문지기가 들어가서 문 밖에 의원이 왔다고 말씀드리니, 장자의 부인이 묻되 ‘의원의 모습이 어떠하더냐?’ 하였다. 문지기가 대답하되 ‘나이가 젊은 사람이었습니다’ 하니, 그가 생각하되 ‘늙은 의원들이 고쳐도 낫지 않았거늘 하물며 젊은이가 하겠는가?’ 하고, 문지기에게 말했다.
“나는 의원이 필요치 않다.”
문지기가 나와서 말하되 “내 그대를 위해 장자에게 말씀드렸더니, 그의 부인이 말하기를 의원이 필요치 않다 하였소” 하였다.
기바가 다시 말하되 “그대는 다시 장자 부인에게 가서 ‘내가 치료하게만 하시오. 그리하여 병을 고치면 마음대로 나에게 값을 주시오’라고 하라” 하였다. 문지기가 다시 들어가서 알리기를 “의원이 이러이러하게 말하되 ‘나에게 치료를 맡기기만 하시오. 그리하여 병이 낫거든 마음대로 값을 주어도 좋다’ 하였습니다”고 하니, 장자의 부인이 생각하되 ‘그렇다면 해로울 것이 없다’ 하고, 문지기에게 불러들이라 하였다.
그때에 기바가 장자의 부인에게 가서 물었다.
“어떻게 아프십니까?”
“이러이러하게 아픕니다.”
“병이 나신 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이러이러한 시간이 지났소.”
기바가 다시 말하되 ‘내가 그대의 병을 고치겠습니다’ 하였다.
그가 곧 좋은 약을 내어서 소락으로 끓여서 그것을 장자 부인의 코에 넣었더니, 병자의 입에서 소락과 콧물이 섞여 나왔다.
그때에 병자는 얼른 그릇에 다 받아서 소락을 모으고 콧물은 버리니, 기바 동자가 이를 보고 걱정하되, ‘이렇게 적고 부정한 소락도 아끼거니 어찌 나에게 보수를 주겠는가?’ 하였다.
병자가 이를 보고 기바에게 물었다.
“그대는 무엇인가를 걱정하는군요.”
“그렇소.”
“왜 걱정을 하시나요?”
“내가 생각하기에 ‘이렇게 적고 부정한 소락까지도 아까워하거늘, 하물며 나에게 보수를 주겠는가’ 하였소. 그러므로 걱정하였소.”
장자의 부인이 말하였다.
“살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 버리면 무슨 이익이 있겠소? 등불을 켜도 좋을 것이기에 모으는 것이니, 그대는 병만 고치시오. 왜 그런 걱정을 하시오?”
기바가 그대로 치료하여 뒤에 병이 나았다.
그때에 장자의 부인이 황금 40만 냥과 노비와 거마를 주니, 기바는 이런 물건을 받아가지고 왕사성으로 돌아와서 무외 왕자의 문 앞에 와서 문지기에게 말했다.
“그대는 왕에게 가서 기바가 문 앞에 왔다고 아뢰어라.”
문지기가 들어가서 말씀드리니, 왕은 곧 문지기에게 불러들이라 하였다. 기바가 들어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앞의 사실을 모두 무외 왕자에게 알린 뒤에 다시 말했다.
“지금 얻은 물건을 모두 왕자께 바치겠습니다.”
왕자가 말했다.
“그만두라. 그것이 그대로 공양이다. 너나 써라.”
이것이 기바 동자가 가장 최초로 병을 고친 일이었다.
023_0397_a_01L四分律 卷第三十九 三分之三姚秦罽賓三藏佛陁耶舍共竺佛念等 譯皮革揵度之餘爾時大迦旃延在阿槃提國在拘留歡喜山曲中住與億耳優婆塞使人億耳心自念言如我聞佛所說若我在家與妻子俱不得修淸淨行寧可除鬚髮捨家爲道卽往大迦旃延所作如是言如我聞佛所說在家與妻子俱不得修淸淨行願大度我出家受大戒迦旃延言出家事難沙門不易汝但在家護持佛戒常以時節修行佛教爾時億耳如是再三白迦旃延大迦旃延見億耳慇懃至三便聽出家受戒難得三年乃受大戒何以故以不滿十僧故耳受戒未久便得阿羅漢道自記得亦如上說爾時億耳聞佛功德好端正諸根寂靜得上調伏猶如象又如澄淵聞之歡喜便欲見佛迦旃延所白言我聞佛功德如是欲往見如來無所著等正覺迦旃延佛功德如汝所說迦旃延言汝持知石我名詣佛所頭面禮足問訊起居少病安樂不持五事往白佛阿濕婆阿槃提國少比丘受大戒難三年中乃得戒何以故以不滿十僧故從今已去願世尊少開方便聽阿濕婆阿槃提國得受大戒阿濕婆阿槃提國多諸刺棘瓦石一重革屣不得經久願世尊聽著重革屣阿濕婆阿槃提國人好浴願世尊聽比丘數數洗浴如方多好臥具伊梨延陁耄羅耄耄羅氍氀如是阿濕婆阿槃提國以皮爲臥具羖羊皮白羊皮鹿皮願世聽得畜皮臥具或有比丘往異方後住處得衣便不肯受何以恐犯尼薩耆願世尊聽開少方便時億耳比聞大迦旃延語默然受持卽從坐起頭面禮足遶已而去耳聞世尊在王舍城耆闍崛山住時億耳持三鉢往到佛所頭面禮足已卻住一面佛卽慰勞言住止安樂不不以飮食爲苦耶白佛言住止安樂不以食爲苦佛勅阿難與客比丘敷座爾時阿難自知常法世尊欲與客比丘知石宿便使阿難敷座時阿難聞佛語已還佛屋內對佛座敷座敷座已還頭面禮足卻住一面白世尊言已爲客比丘敷座竟宜知是時爾時世尊卽起還屋就座而坐億耳亦入佛屋對佛而坐爾時世尊靜坐須臾告億言汝可說法億耳聞佛教已在佛前說十六句義不增不減音聲淸好句次第了了可解爾時世尊作念善哉比丘十六句義不增不減不經法音聲淸好章句次第了了可佛問億耳本何所作答言久見欲過難得受戒乃經三年何以故以不滿十僧故億耳念言今正是時和尚迦旃延所遣五事卽白佛言和尚迦旃延稽首世尊足下問訊世尊起居康强少病安樂此五事如前所佛時默然聽許時世尊明日淸旦以此事集比丘僧爲諸比丘隨順說法無數方便稱讚頭陁威儀齊整少欲知足樂處空閑告諸比丘言聽阿婆阿槃提國持律五人得受大戒若有餘方亦聽餘方者東方有國名白調國已外便聽南方有塔名靜善塔已外便聽西方有國山名一師梨仙人種山方外便聽北方有國名柱方外便聽如是諸方外聽持律五人受大戒聽阿濕婆阿槃提國著重革屣聽阿濕婆阿槃提國數數洗浴聽敷羖羊皮白羊皮鹿皮臥具聽諸比丘得衣入手數滿十日若過應捨捨已懺悔爾時比丘得皮補革屣去佛不遠便摘壞恐犯重革屣事爾時世尊而故問比丘汝何故摘壞革屣耶答言恐重革屣事佛言革屣若穿壞重時諸比丘得未治皮佛言聽鞣治若自鞣若使人鞣鞣皮竟裁作革屣須刀佛言聽畜刀須裁板佛言聽畜板須筋若毛若皮縷等佛言須剗佛言若刀鈍聽畜磨石時諸比丘刀錐筋毛皮縷剗逬散在地無安處佛言聽作囊盛若織竹作籠若樹皮籠聽以毛囊裹外十種衣中聽趣用一一衣作囊時諸比丘用皮作佛言不聽以皮作時諸比丘著新衣革屣上坐污衣佛言不應著新革屣上坐比丘亦不應皮上坐阿濕婆阿槃提國諸比丘持革屣在前便睡狗銜去佛言不應持革屣在前而睡應以草覆若兩底相合尼師壇下爾時比丘持革屣置邊而轉反墮革屣上有畏愼心恐犯眠皮上佛言不犯比丘持革屣置鉢中行餘比丘見甚惡之佛言不應以革屣置鉢中應淸淨持鉢比丘一手捉革屣餘比丘見惡之佛言聽一手捉革屣應一手捉鉢一手捉革屣諸比丘渡泥水不得褰衣衣墮泥水中佛言聽指鉤革屣鉢置掌中一手褰衣諸比丘拘薩羅國人閒遊行到無比丘住處村宿陶師泥作邊有皮比丘在上眠淸旦見畏犯皮上眠佛言不犯六群比丘畜大皮師子皮虎皮豹皮獺皮野猫迦羅皮野狐皮諸比丘白佛佛言一切大皮不得畜六群比丘坐高大牀上若獨坐繩牀木牀象牙牀馬皮敷象皮錦褥雜色臥具氍氀獺毛用貯褥諸比丘白佛佛言不應高大牀上坐乃至獺毛貯褥時諸比丘到白衣舍爲比丘敷好高大牀請比坐諸比丘言佛不聽我等坐高大牀諸白衣言我等更何處得牀諸比白佛言聽除寶牀餘者在白衣舍應坐時諸比丘至白衣舍爲比丘敷皮牀獨坐牀諸比丘畏愼不敢坐念言佛不聽我等皮上坐除阿濕婆槃提國諸白衣言我等更何處得比丘白佛佛言聽在白衣舍內坐時諸比丘至白衣舍爲敷長繩牀木牀諸比丘畏愼不敢坐佛不聽我等與上座同牀坐諸白衣言我等更何處得人人別諸比丘白佛佛言聽白衣舍得坐時諸比丘至白衣舍白衣爲敷皮囊比丘有畏愼心念言佛不聽我等坐皮上諸白衣言我更何處得別坐諸比丘白佛佛言聽在白衣舍得坐爾時跋難陁釋子有牛人爲作越淸旦著衣至檀舍敷座而坐時牧牛兒來坐聽法跋難陁釋子善爲說法種種方便勸進檀越令大歡喜卽問言大德何所須欲跋難陁言可止無所須便爲復言願說所須跋難陁言止語若我說俱不與我答言大德說當與去前不遠見一雜色犢子跋陁言我須此皮答言小待須我殺之彼卽殺之剝皮與難陁跋難得皮已從坐起持去時牛母大吼喚逐跋難陁至祇桓門諸比丘見問言此牛何故吼喚逐汝後答言此是皮我持來故爾耳諸比丘白佛佛言不應乞生皮若乞如法治畏愼不敢帶浮囊渡水佛言聽時諸比丘捉牛尾渡水渡已方見是牸牛畏愼佛言犯自今已去不應捉牸牛尾渡水比丘不敢坐皮牀上渡水佛言聽時諸比丘畏愼不敢乘皮船渡水佛言聽在皮船上若坐若臥隨意時諸比皮作刀囊不以物刀生壞佛言若以毳若以劫貝大皮裹刀時比丘兩重革屣佛言不得畜兩重革屣時諸比丘畜迦那富羅革屣佛言不聽畜迦那富羅革屣爾時比丘與白衣拘薩羅國道路共行木刺刺腳血大出甚患之行時白衣卽以所著革屣與比丘時比丘畏愼不敢取恐犯迦羅革屣佛言有如是因緣聽受時六群比丘畜旋角革屣佛言不應畜角革屣諸比丘畜鹿角革屣佛言應畜諸比丘畜阿羅梨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以雜色皮作革屣帶佛言不應畜六群比丘持絹布作革屣帶佛言不應畜六群比丘畜富羅跋陁羅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著眞誓梨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著編邊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著多帶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著捲形革屣佛言不應畜六群著大皮革屣師子皮虎皮豹皮獺皮野猫皮雜色皮野狐皮佛言一不得畜六群比丘用大皮緣革屣或帶或用縫佛言不得用緣及縫時六群比丘著靑色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以靑緣革屣或用作縫佛言不應以靑緣革屣及作帶縫六群比丘著黃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著黃緣革屣若作帶若縫佛言不應用黃緣革屣及帶縫六群比丘著赤革屣佛言不應著赤革屣緣帶縫亦如是六群比丘著白革屣佛言不應著白革屣緣帶縫亦如是六群比丘著似孔雀毛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著錦色革屣佛言應畜彼比丘得成錦色革屣佛言應畜若壞色者聽畜六群比丘著毳䘢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著劫貝䘢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以弊帛䘢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以芒草婆娑草舍羅草漢陁羅草䘢革屣佛言不應畜六群比丘癡人我所遮便更作餘事自今已去一切䘢革屣不應畜時比丘天雨泥污腳污座具污身臥具佛言聽護身護座具故在僧伽藍內著蒲革屣洗足旣著蒲革屣洗足已水入蒲革屣內污腳座具污身污臥具佛言聽以樹皮若皮縫著底爾時舍衛國六群比丘著欽婆羅屐佛言不應畜如是四種草屐不得畜爾時佛在王舍城六群比丘剝多羅樹葉作屐樹便枯乾諸居士皆共譏嫌沙門釋子無有慚愧絕生命自言我知正法如是觀之有正法云何乃取多羅樹葉作屐使樹枯乾比丘白佛佛言不應畜爾時世尊在拘睒彌國六群比丘著木猶如馬行聲亂諸坐禪者諸比丘白佛佛言不應畜木屐諸比丘畏不敢上大小便屐上不敢著洗足佛言除可著行者餘者應上爾時世尊在婆竭提國時毘舍離跋闍子比丘著金屐銀屐佛言不應畜卽復著琉璃屐佛言不應畜復著寶屐佛言不應畜復著寶塡屐佛言不應畜如是癡人是我所遮輒更作餘事自今已去一切屐不得著爾時世尊在毘舍離國六群比丘著革屣共佛經行佛告諸比丘外諸巧師受學弟子亦有恭敬於師此六群比丘癡人著革屣與佛共經行佛言自今已去一切革屣不得畜六群比丘於和尚和尚等阿闍梨阿闍梨等前已在好經行處和尚等在惡處希悅已在高處和尚等在下處已在前和尚等在後與和尚等竝語與竝經行反抄衣纏頸裹頭通肩披衣著革屣比丘白佛佛言不應和尚和尚等若阿闍梨阿闍梨等在惡經行處已好處乃至著革屣一切不得爾時六群比丘於和尚和尚等阿闍梨阿闍等前通肩披衣著革屣若有所取與不露右肩不脫革屣諸比丘白佛佛言不應爾佛言自今已去聽在和尚和尚等阿闍梨阿闍梨等前偏露右肩脫革屣有所取與時諸比丘在白衣舍於和尚和尚等阿闍梨阿闍梨等前有所取與偏露右肩脫革屣時形諸比丘白佛佛言聽白衣舍在和尚和尚等阿闍梨阿闍梨等前不露右肩不脫革屣隨意有所取與爾時比丘共餘比丘在道行一比丘從餘比丘索水諸比丘作是念佛不聽屣有所取與彼比丘卽脫革屣水於是失革屣諸比丘白佛佛言在道行著革屣隨意有所取與爾時有比丘暮從比丘索水彼作是念心一佛不聽著革屣所取與時彼住去水遠畏毒虫時彼比丘脫革屣往水毒虫嚙腳痛苦不樂諸比丘白佛言若日入後聽去遠若畏毒虫得著革屣隨意取與時六群比見和尚和尚等阿闍梨阿闍梨等不迎諸比丘白佛佛言應起若一坐若作餘食法不食若病聽作如是語大德忍我有因緣故不起和尚者從受得戒和尚等者多已十歲阿闍梨者有五種阿闍梨有出家阿闍梨戒阿闍梨教授阿闍梨受經阿闍梨依止阿闍梨出家阿闍梨者所依得出家者是受戒阿闍梨者受戒時作羯磨者是教授阿闍梨者教授威儀者是受經阿闍梨者所從受經處讀修妒路若說義乃至一四句偈依止阿梨者乃至依止住一宿阿闍梨等者多已五歲除依止阿闍梨若比所住房應掃灑掃灑已若故有塵泥漿污灑泥漿污灑已若故有塵地敷若伊梨延陁耄羅耄羅氍氀若十種衣隨所得敷之時諸比丘不洗足上地敷佛言聽在戶邊安拭足物若故不淨應戶外安水器洗足比丘洗足已足未乾便上地敷地敷爛壞佛言足未乾不得上地敷若有急事應以足拭膝若拭腨若以手拭若以弊物拭諸比丘爲和尚和尚阿闍梨阿闍梨等有所取與數數洗足疲勞諸比丘白佛佛言自今已去若爲和尚和尚等阿闍梨阿闍梨等有所取與聽用銅盤若案若机飮食所須之物盡持置上一時授與比丘足下惡腫於天雨中餘比丘扶往廁上臥泥中極患苦諸比丘白佛佛言聽爲護身護衣護臥具故僧伽藍內聽著一重革屣諸比丘在道爲和尚和尚等阿闍梨阿闍梨等有所取與偏露右肩脫革屣疲極比丘白佛佛言聽若在道行爲和尚和尚等阿闍梨阿闍梨等有所取與卽於頭上若肩上取與爾時佛在舍衛國六群比丘著革入聚落諸居士見皆共譏嫌門釋子自言我知正法云何著革屣聚落如今觀之有何正法如似國大臣諸丘白佛佛言不應著屣入聚落時諸病比丘有畏愼心不敢著革屣入聚落諸比丘佛佛言聽病比丘著革屣入聚落時六群託病著革屣入聚落餘比丘見佛不言不得著革屣入聚落耶彼言我病卽問言何所患苦答言長老佛不作如是說若人言須臾閒不樂是謂病人耶我等託病諸比丘白佛佛言不應託病著革屣入聚落爾時老畢陵伽婆蹉腳跟破須鞔跟革屣諸比丘白佛佛言聽著鞔跟革屣爾時長老畢陵伽婆蹉在道行眼腳指蹴地壞足諸比丘白佛佛言聽著鞔足指革屣爾時畢陵伽婆蹉識在道行大得大麥小麥斑豆粳米諸比丘疑不敢受白佛佛言聽受諸比丘受已不知置何處白佛佛言聽若囊若箱盛爾長老畢陵伽蹉在道行得酥油蜜石蜜不敢受諸丘白佛佛言聽受受已不知著何處白佛佛言聽若以鍵瓷小鉢次鉢受鍵瓷者入小鉢小鉢者入次鉢者入大鉢諸比丘不知畜鍵瓷小鉢次鉢淨施不白佛佛言聽不作淨施畜時長老畢陵伽婆蹉老羸不堪步涉白佛佛言聽作步挽車若輿若乘除女人牸牛馬爾時畢陵伽蹉在道行得輦不敢受白佛佛言聽得皮輦不敢受白佛佛言聽取卻皮十種衣中隨以一衣裹之復得輦不敢受白佛佛言聽卻皮繩以餘繩織應畜諸比丘須輦轅佛言聽作諸比丘須輦繩白佛佛言聽畜若繩數斷聽用皮作若擔輦肩痛聽枕薦若患腳寄痛聽作橙安枕薦時不知何人應擔白佛佛言比丘若僧伽藍民若優婆塞若彌若得車亦如是若皮車應卻皮十種衣中隨以一衣裹之應畜若得織皮車除皮繩髮繩餘得畜不知何人牽白佛佛言聽若比丘若僧伽藍民若優婆塞若沙彌牽爾時長老畢陵伽婆蹉得守僧伽藍人佛言應爾時六群比丘作皮牀皮獨坐牀諸比丘白佛佛言不應畜復作皮褥皮臥具皮地敷破地生虫屋內臭諸比丘白佛佛言不應畜有婆羅門出家爲道持伊師皮作拭足物置戶內佛言聽畜諸比丘汲水罐繩數斷佛言聽以皮作索若罐破以皮作若繩斷以皮作若戶繩數斷佛言聽以皮作若開戶若閉戶患手聽以大皮裹之若戶樞不轉聽著若上樞壞聽以皮縺若向亦如是若繩牀木牀腳壞聽以皮縺有比丘腳痛佛言以大皮裹腳令得患差便卻若比丘覆屋繩斷佛言聽以皮若戶扂繩數斷聽以筋若毛作群比丘畜皮鉢囊革屣囊鍼綖囊比丘白佛佛言不應畜爾時有木師出家比丘畜皮囊盛作器白佛佛言不應畜木師出家比丘一切作器不應畜爾時衆僧得木作器白佛佛言聽畜不知用何物盛佛言聽十種衣隨以一一衣作囊盛爾時比丘酥油甁露佛言聽以濕皮覆若虫嚙應以泥泥爾時比丘得花形皮油器畏愼不敢畜佛言聽畜爾時比丘得角作油器畏愼不敢畜佛言聽畜若下漏上漏若邊漏聽以皮纏覆爾時世尊在王舍城比丘木刺刺腳破須軟革屣聽畜時世尊與阿難俱行去尸陁林塚閒不遠見有貴價重革屣世尊知而故問阿難汝何不取此革屣阿難言恐畜重革屣佛言聽此糞掃物得畜爾時比丘在道行去塚不遠見有木貫死人皮厚便剝取還房作一重革屣房內臭穢餘比丘問房內何以臭卽以事答諸比丘白佛佛言不應畜人皮若畜偸蘭遮餘不淨可惡皮不應畜若畜突吉羅爾時有比丘從寒雪國來腳凍壞詣佛所頭面禮足卻坐一面佛知而故問比丘汝何故腳破白佛言寒雪處來故凍壞佛問比丘彼國法何所著比丘言著富羅菴鞮佛言聽若須靺聽作靺聽從非親里居士居乞作不得作餘用若餘用如法六群比丘皮作腰帶佛言不應畜皮作禪帶佛言不應畜比丘畜皮器佛言不應畜比丘畜皮帽佛言不應畜比丘作皮緊殊炭佛言不應畜比丘不拂拭革屣污腳污臥具佛言應不拂拭革屣時比丘洗足已未乾便著革屣革屣濕爛壞佛言不應爾時比丘不數浣拭腳物諸比丘污穢不喜佛言聽浣彼浣已不捩不曬虫生佛言應浣捩曬燥皮革揵度竟衣揵度爾時世尊在波羅柰國鹿野苑中時比丘往世尊所頭面禮足卻住一面五人白佛我等當持何等衣佛言持糞掃衣及十種衣拘舍衣劫貝衣欽跋羅衣芻摩衣叉摩衣舍兔衣衣翅夷羅衣拘攝羅衣嚫羅鉢如是十種衣應染作袈裟色持時比丘得塚閒衣佛言聽畜爾時比得願衣佛言聽畜爾時比丘在道行去塚不遠見貴價糞掃衣畏愼不敢取佛言聽取時世尊在舍衛國時有大姓子家於市中陌糞掃中拾弊故衣作僧伽梨畜時波斯匿王夫人見慈念得希心生取大價衣破之以不淨塗棄於外爲比丘故比丘畏愼不敢取比丘白佛佛言若爲比丘者應取爾時有比丘大姓出家於市中巷陌糞掃中拾弊故衣作僧伽梨畜時舍衛長者見心生慈愍以多好衣棄巷陌若上爲比丘故使人守護不人取時有諸比丘直視而行入村時守衣人語言大德何不左右顧視也時比丘見畏愼不敢取諸比丘白佛佛言若爲比丘聽取爾時比塹中得死人衣畏愼白佛佛問言汝用何心取答言以糞掃衣取不以盜心取佛言不犯自今已去不應取塹中死衣爾時有居士浣衣已曬壁上納衣諸比丘見謂是糞掃衣便取時居士見語言莫取是我衣比丘言我謂是糞掃衣故取耳便放之而去彼比丘畏愼白佛佛言汝以何心取答言糞掃衣取不以盜心取佛言無犯自今已去應取在園上若籬上塹中糞掃衣時有比丘於大官斷事處前有死人衣比丘取此人大官勅旃陁羅取死人棄之陁羅言何不使取衣者棄之大官問何人取衣答言是沙門釋子取比丘白佛佛言不應在斷事處取死人衣爾時比丘在道行去塚不遠未壞死人有衣卽取而去死人卽起語言大德莫持我衣去比丘言汝死何處有衣故持去不止死人逐比至祇桓門外腳跌倒地餘比丘見問此比丘彼何所說比丘答言此死我取其衣來諸比丘白佛佛言應取未壞死人衣爾時有牧牛人衣置頭上而眠糞掃衣比丘見是死人彼作如是念世尊不聽比丘取未壞死人衣卽取死人臂骨打此牧牛人頭破彼卽起語言大德何故見打答言我向謂汝死牧牛人言汝不別我死生耶卽打比丘次死諸比丘白佛佛言死人未壞不應打令壞六群比丘畜非衣作鉢囊革屣囊畜錦文臥氈氍氀獺皮諸比丘白佛佛言不應以非衣作鉢囊及鍼筒不應畜錦文臥具氍氀獺皮爾時比丘塚閒得錦文臥氈諸比丘畏愼不敢取白佛佛言取用有比丘塚閒得伊梨延陁耄耄羅氍氀有畏愼不敢取白佛佛言聽取卻皮卻草著餘者用作地敷有比丘於塚閒得皮繩牀木牀獨坐牀白佛佛言聽取卻皮十種衣中隨以何衣作聽畜爾時比丘在塚得繩牀木牀獨坐牀有畏愼不敢白佛佛言聽取除二種繩皮繩餘者應畜比丘在塚閒得輦得步挽車畏愼不敢取白佛佛言聽取畜比丘在塚閒得甁澡灌杖扇畏愼不敢取白佛佛言聽取畜有比丘在塚閒得钁畏愼不敢取白佛佛言聽取畜有比丘在塚閒得錢自持來比丘白佛佛言不應取彼比丘須銅白佛佛言打破壞相然後得自持去有比丘得牛嚼衣白佛佛言聽取用有比丘得鼠嚙衣白佛佛言聽取用有比丘得燒衣白佛佛言聽取糞掃衣有十種牛嚼衣鼠嚙衣燒衣月水衣產婦衣神廟中衣若鳥銜風吹離處者閒衣求願衣受王職衣往還衣謂十種糞掃衣爾時拘薩羅國波斯匿王與摩竭提王阿闍世中閒共鬪多人死比丘欲往取死人衣白佛佛言聽往彼若有人先語取若無人輒取爾時阿闍世王與毘舍離梨奢中閒共鬪多人死比丘欲往取彼死人衣白佛佛言應往語然後取無人輒自取爾時衆多居士於塚閒脫衣聚置一處埋死人糞掃衣比丘見謂是糞掃衣取之而去諸居士見語言此是我衣莫持去比丘言我謂是糞掃衣卽放地而去比丘畏白佛佛言汝以何心取答言以糞掃衣取不以盜心佛言不犯不應取大聚衣爾時衆多居士於塚閒燒死人糞掃衣比丘見煙已喚餘比丘往塚閒取糞掃衣去彼言可爾卽共往至彼默然一處住居士見卽與比丘一貴價衣第二比丘言持來共汝分彼言共何誰分彼自與我人共諍諸比丘白佛佛言應還問居此衣與誰若居士言隨所與者彼衣彼若言不知若言俱與應分作二爾時有比丘往塚閒取糞掃衣見有糞掃衣一比丘卽占言此是我第二比丘卽走往取二人共諍是我衣諸比丘白佛佛言糞掃衣無主屬先取者有二比丘俱往塚取糞掃衣遙見有衣便占言是我二人俱走往取衣共諍各言是我比丘白佛佛言糞掃衣無主隨共分作二分爾時有衆多居士載死置塚閒糞掃衣比丘見卽語餘比丘言我曹今往取糞掃衣可多得比丘言汝等自去我不往比丘卽疾大得糞掃衣持來至僧伽藍中浣治彼比丘見語此比丘言汝作何而不共我往取衣我往取衣大得此比丘言持來共汝分答言汝不共我取云何共分二人共諍比丘白佛言屬彼往取者爾時有衆多糞掃衣比丘共期要往塚閒取糞掃衣有一比丘得貴價衣餘比丘言持來共汝分彼答言我得此衣何故共汝惠巳分多人共諍比丘白佛佛言隨先要所得多少應共分爾時佛在舍國時諸居士祖父母母死以幡蓋衣物裹祖父母父母塔糞掃衣比丘見剝取之諸居士皆共譏嫌言沙門釋子無有慚愧盜取人物自言我知正法如今觀之有正法我等爲祖父母父母起塔以幡蓋裹塔供養彼云何而自剝取如似故爲沙門釋子裹塔供養我等實爲祖父母父母以幡蓋裹覆塔供養諸比丘白佛佛言不得取如是物若風吹漂置餘處若鳥銜去著餘處比丘見畏愼不敢取比丘白佛佛言若風吹水漂鳥銜著餘處聽取爾時比丘有莊嚴供養塔衣卽取取已畏愼比丘白佛佛言汝以何心取答言以糞掃衣取不以盜心佛言無犯不應取莊嚴供養塔衣時世尊在王舍城時毘舍離有婬女字菴婆羅婆利形貌端正有欲共宿者與五十兩金晝亦與五十兩金時毘舍離以此婬女故四方人集於惠巳毘舍離時國法以爲觀望極好時王舍城諸大臣聞毘舍離有婬女字菴婆羅婆利形貌端正欲共夜宿者與五十兩金晝亦爾時毘舍離以婬故四方人集於毘舍離觀望極好時大臣往甁沙王所白言大王當毘舍離國有婬女字菴婆羅婆利貌端正有欲共宿者與五十兩金晝亦如是以婬女故四方人集於毘舍觀望極王勅諸臣汝等何不於此安婬女時王舍城有童女字婆跋提端正無比勝於菴婆羅婆利時大臣卽安置此婬女有欲共宿者與百兩金晝亦如是時王舍城以婬故四方人集於王舍城觀望極好時甁沙王字無畏與此婬女共宿遂便有娠時婬女勅守門人言若求見我者當語言病後日月滿生一男兒顏貌端正時婬女卽以白裹兒勅持棄著巷中婢卽受勅抱兒棄之時王子無畏旦乘車往欲見王遣人除屛道路時王子遙見道中有白物卽住車問傍人言此白物何等答言此是小兒言死活答言故活王子勅人抱取時王子無畏無兒卽抱還舍與乳母養之以活故卽爲作字名耆婆童子王子所取故名童子後漸長大王子甚愛之爾時王子喚耆婆童子來語言汝欲久在王家無有才技不得空食王祿汝可學技術答言當學耆婆自念我今當學何術現世得大財富而少事作是念已我今寧可學醫方可現世大得富而少事念言誰當教我學醫道時彼聞得叉尸羅國有醫姓阿提梨字賓迦羅極善醫道彼能教我爾婆童子卽往彼國詣賓迦羅所白我欲師受學醫道當教我彼答言可爾時耆婆童子從學醫術經七已自念言我今習學醫術何當已卽往所白言我今習學醫術何有已時師卽與一籠器及掘草具汝可於得叉尸羅國面一由旬求覓諸草有非是藥者持來時耆婆童卽如師勅於得叉尸羅國面一由旬求覓非是藥者周竟不得非是藥所見草木一切物善能分別知所用處無非藥者彼卽空還往師所如是言今當知我於得叉尸羅國求非藥草面一由旬周竟不見非藥所見草木盡能分別所入用處答耆婆言汝今可去醫道以成我於閻浮提中最爲第一我若死後次復有汝耆婆自念我今先當治誰國旣小又在邊方我今寧可還本國始開醫道於是卽還歸婆伽陁城伽陁城中有大長者其婦十二年中患頭痛衆醫治之而不能差耆婆聞卽往其家語守門人言白汝長者有醫在門外守門人卽入白門外有醫長者婦問言醫形貌何似答言是年少彼自念言老宿諸醫治之不況復年少卽勅守門人語言我今不須醫守門人卽出語言我已爲汝白長者長者婦言今不須醫耆婆復汝可白汝長者婦但聽我治若差隨意與我物守門人復爲白之作如是言但聽我治若差隨意與我長者婦聞之自念言若如是無所損勅守門人喚入時耆婆入詣長者所問言何所患苦答言患如是如復問病從何起答言從如是如是起復問病來久近答言病來爾許時彼問已語言我治汝病彼卽取好藥以酥煎灌長者婦鼻病者口中酥俱出時人卽器承之酥便收取唾別棄之時耆婆童子見已心懷愁惱如是少酥不淨猶尚慳惜況能報我病者見已問耆婆言汝愁惱耶答言實爾問言何故愁惱答言我自念此少酥不淨猶尚慳惜況能報我是故愁耳長者婦答言爲家不易棄何益可用然燈是故收取汝但病何憂如是彼卽治之後病得差時者婦與四十萬兩金幷奴婢車馬時耆婆得此物已還王舍城詣無王子門語守門人言汝白王言耆在外守門人卽白王王勅守門人喚入耆婆入已前頭面禮足在面住以前因緣具白無畏王子言所得物盡用上王王子言且止不須便爲供養已汝自用之此是耆婆童子最初治病四分律 卷第三十九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