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分別功德論卷第三

ABC_IT_K0973_T_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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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공덕론 제3권
029_0498_b_01L分別功德論卷第三


실역인명1)
이태승 번역
029_0498_b_02L失譯人名附後漢錄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고한다’는 것은 부처님께서 대자(大慈)로써 제자들 모두에게 염불의 뜻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마치 아버지가 자손에게 약계(約誡)를 말하여 성취시키고자 하는 것과 같다. 또 돌아봄 없이 한결같이 부처님을 염하는 것이다. 눈이 여래의 형상에서 떨어지지 않게 관하되 마치 아난이 부처님을 관하여 싫증을 내지 않고, 마음으로 염해 끝이 없는 것과 같았다. 그때 아난이 등에 등창이 생겨 부처님께서 기바(耆婆)에게 명해 아난의 환부를 고치도록 했다.
029_0498_b_03L佛告諸比丘佛大慈欲令弟子具知念佛之義猶父約誡語子孫欲令成就無復已已專精念佛觀如來形目未曾離猶如阿難觀佛無厭心念無已時阿難背上生癰佛命耆婆治阿難所患
기바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감히 손을 아난의 등에 댈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기바에게 말씀하셨다.
“단지 치료만 하고,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몸소 아난에게 설법하여 그 통증을 모르게 하리라.”
여래께서는 아난에게 부처님의 상호를 깊이 주시하도록 한 뒤, 그를 위해 말씀하셨다.
“여래의 몸은 금강으로도 가히 파괴되지 않는다. 3,200의 복과 공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029_0498_b_09L耆婆白佛不敢以手近阿難背佛告耆婆但治勿疑我自當與阿難說法令其不覺痛如來令阿難熟視佛相好佛爲說如來身者金剛之數不可敗壞三千二百福功德所
아난은 눈으로 보아도 권태롭지 않고, 귀로 들어도 싫증나지 않으며, 마음으로 염해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때 기바는 아난의 등 위에 있는 등창을 째어 고름을 빼내고 고약을 붙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등 위의 고통을 느꼈느냐?”
아난이 대답했다.
“느끼지 못했습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한 것은 염불 때문이다.
029_0498_b_14L阿難目視不惓耳聽不厭心念不時耆婆於阿難背上潰癰傅膏問阿難汝覺背上痛不答曰不覺覺痛者由念佛故也
10력(力)이 성취되는바 4무소외(無所畏)란 다음과 같다. 옛적에 어떤 장자가 노예를 데리고 투파(偸婆)를 예배하여 “나무십력세존”이라고 말했다. 노예가 뒤에서 예배하며 말했다.
“나무십일력여래.”
장자가 물었다.
“여래는 실로 10력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 11력이라고 말하는가?”
노예가 대답했다.
“11역이라 한 것이 또 무엇을 괴롭히겠습니까? 단지 9역이라 말하지 않고 11역이라고 말해 1역을 더한 것인데,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029_0498_b_17L十力所成四無所畏昔有長者將奴禮偸婆南無十力世尊奴在後禮云南無十一力如來長者曰如來正有十力云何有十一力耶奴曰十一力復何苦但莫言九力言十一力更益一力有何過
029_0498_c_01L대가(大家)는 아무 말 없이 돌아와서 모든 법사에게 물었다.
“여래께서는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계신가?”
그러자 대답하였다.
“혹은 3역을 가지시기도 하고, 혹은 10역을 가지시기도 하며, 혹은 무수하기도 하다.”
그러므로 열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장자는 곧 출가하여 도를 닦고, 노예를 방면해 집주인이 되게 했다. 4라고 하는 것도 부족한 것이 아니다. 무수하다고 하는 것도 남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때에 따라 근기에 따르는 것이며 항상 헤아릴 수는 없는 것이다.
029_0498_c_01L大家默然而歸問諸法師曰如來爲有幾力耶答曰或有三力或有十或云無數以是言之不限於十耶長者卽出家學道免奴爲家主言四非爲不足言無數非爲有餘適時應物無有常量也
염법(念法)이란 욕(欲)에서 무욕에 이르며, 욕에서 도(道)에 이르며, 누(漏)에서 무루에 이르며, 유위에서 무위에 이르는 것이다. 어찌하여 그러한 것을 아는가?
옛날에 세존께서 우전왕국(憂塡王國)에서 설법하시며 교화하셨다. 그때 33천에서 어머니 마야를 위해 설법을 하시고, 90일을 지나 돌아와 가시성(迦尸城) 북쪽에 내리셨다.
029_0498_c_06L念法者從欲至無欲從欲至道從漏至無漏從有爲至無爲也何以知其昔者世尊於憂塡王國說法教化時三十三天上爲母摩耶說法九十日而還於迦尸城北下
그때 우발련화(優鉢蓮華) 비구니가 생각하였다.
‘홀로 먼저 부처님을 뵈어야겠다. 지금 모든 국왕은 이미 90일이나 부처님을 보지 못해 모두 간절한 정을 가지고 구름처럼 와서 모였다. 나는 비구니인 까닭에 이 무리들 가운데 있는 것은 좋지 않다. 마땅히 방의(方儀)를 지어 남들보다 앞에 있어야 한다.’
029_0498_c_11L時優鉢蓮華比丘尼心念欲獨前見佛時諸國王不見佛已九十日皆有渴仰之情來雲集我爲比丘尼不宜在此衆鬧之中當作方儀令得在先
곧 전륜성왕의 모습으로 변하자 실로 성왕(聖王)의 법과 같았다. 모든 소국의 왕은 성왕을 보자 각기 뿔뿔이 달아났다. 비구니는 곧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부처님을 뵙고 예배하고 안부를 여쭈었다. 그러고 나서 모든 왕들이 각각 부처님을 뵈러 왔는데 성왕이 보이지 않자 비구니가 변화한 것을 알았다. 비구니에게 말하였다.
“조금 전에 그와 같이 속였던 것인가?”
029_0498_c_15L卽化作轉輪聖王將從如聖王法諸小國王見聖各自馳散比丘尼卽還服本形佛禮拜問訊諸王各來見佛不復見聖王乃知比丘尼所化謂比丘尼曰向者所見誑如此耶
그때 우발련화는 마음으로 스스로 일러 ‘나는 제일 먼저 부처님을 보았다’라고 생각했다. 부처님께서 우발련화에게 이르셨다.
“너는 스스로 제일 먼저 부처를 보았다고 하지만, 너보다 앞선 자가 있다.”
“그가 누구입니까?”
029_0498_c_20L時優鉢蓮華心念自謂最先見佛佛告優鉢蓮華曰汝自呼最先見佛復有先汝者不審是誰
029_0499_a_01L“곧 나열성(羅閱城) 동쪽 산중의 수보리로서 그는 그곳에서 옷을 고치고 있었는데, 천(天)이 부처님께서 내려오셨다고 말하자, 수보리는 ‘나는 제자이니, 당연히 가서 문안 올리는 것이 법이다’라고 생각했다. 다시 혼자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 계신다면 금색이 부처님이신가?’라고 했다. 어찌 금색에만 한하겠는가? 부처님께서는 ‘일체법은 공(空)으로 있는 바가 없다. 만약 12인연이 공으로 지어진 것도 아니며, 만든 것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사(士)도 아니며, 목숨도 없고, 목숨이 아니라고 이해한다면, 곧 법을 보는 것이다. 법을 보는 것은 목숨도 없고, 목숨이 아닌 것이 보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곧 두 손을 모으고 일어나 ‘실로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옷을 고쳤다. 그러므로 수보리가 너보다 먼저 부처를 보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029_0498_c_23L佛言乃羅閱城東山中須菩提在彼補衣天語曰佛來下已須菩提我爲弟子法當往禮問覆自思惟佛爲所在若金色是佛耶金復何限佛言一切諸法空無所有若解十二因空非造非作非人非士無命非命者則爲見法見法無命非命爲見我卽叉手起喚曰婆南正爾還坐補衣以是言之須菩提爲先汝見佛也
부처님은 모든 법의 주인이요, 법공(法空)을 요해하는 것이 곧 염법이다.
029_0499_a_08L者諸法之主解了法空卽是念法
염중(念衆)이란 현성중(賢聖衆)을 말한다. 무릇 중(衆)에는 약간의 종류가 있다. 외도에는 95종이 있으며, 또 각각에 중(衆)이 있다. 혹은 화합하는 자가 있으며, 혹은 함께 하지 않는 자가 있다. 또 계율로써 스스로를 지키며, 혹은 선정을 행하며, 혹은 무상(無想)으로써 진묘(盡妙)를 삼는다. 각기 하는 바를 믿고, 스스로 그것을 진실로 삼는다.
029_0499_a_09L衆者謂賢聖衆也凡衆有若干種道九十五種亦各各有衆或有和合或有不同者亦以戒律自防或行禪定或以無想爲盡妙各信所事自以爲眞
단지 실로 성팔품도(聖八品道)를 얻지 못하고, 이것으로써는 능히 열반에 이르지 못한다. 또 5통(通)이 있다 하더라도 주수(住壽) 및 무상연겁(無想延劫) 모두 생사를 면하지 못한다. 오직 여래성중(如來聖衆)의 사쌍팔배(四雙八輩)의 사람만이 4사(駛)에 떠돌아다니거나 9지(止)에 묶이는 바가 없을 뿐이다.
029_0499_a_14L但不得實聖八品道是以不能至涅槃耳雖復有五通住壽及無想延劫皆不免於生死唯有如來聖衆四雙八輩之士不復爲四駛所漂九止所索耳
029_0499_b_01L그 까닭에 경에서 말하기를 “96종의 승(僧) 가운데 불승이 가장 진실하다”라고 하였다. 여래의 4부중은 모두 동일하게 석종(釋種)이다. 비유하면, 4항하수에 500의 지류가 있어 모두 대해로 들어가 합쳐져 균등하게 한맛이 되는 것과 같이 중(衆)도 또한 이와 같다. 혹은 찰제리종이 있으며, 혹은 바라문종, 혹은 장자종, 혹은 거사종으로, 4성 가운데 출가한 학자가 있지만 모두 동일하게 석종으로 일성(一姓)이 된다. 약간의 다른 이름도 없다. 이러한 까닭에 감싸는 바는 훨씬 넓고, 그 뜻은 매우 깊다.
029_0499_a_18L故經云九十六種僧僧最爲眞如來四部衆皆同爲釋種喩若四恒水各別有五百支皆合入大海以爲一味衆亦如是或有剎帝利種或婆羅門種或長者種或居士四姓中有出家學者皆同釋種爲一姓無有若干別名以是所包彌遠其義彌深
중승은 곧 3승(乘)을 포함하며, 나한승(羅漢僧) 또한 그 속에 있다. 연일각(緣一覺) 또한 그 속에 있으며, 대승승(大乘僧) 또한 그 가운데 있다. 이러한 까닭에 일컬어 양우복전(良祐福田)이라 한다. 삼계 가운데 중생을 구제하고 이롭게 하며, 이 양미(良美)의 땅을 벗어나는 일이 없다. 여래께서는 비록 정각을 이루셨어도 항상 중승(衆僧)에 되돌아오신다. 참회하는 자는 승지(僧地)를 더욱 두텁게 한다. 3세의 제불과 연각 제자는 승에 의하지 않고는 멸도(滅度)를 얻지 못한다. 범마달(梵摩達) 비구가 성중(聖衆)에 의지해 모두를 구제한 것과 같다.
029_0499_b_02L衆僧者乃含受於三乘漢僧亦出於中緣一覺亦在其中乘僧亦在其中是故名爲良祐福田三界之中濟益衆生無過此良美之如來雖復成正覺常還向衆僧懺悔者以僧地厚重三世諸佛緣覺弟無不由僧而得滅度猶梵摩達比賴聖衆以全濟
염계(念戒)란 청정한 계율을 행하고, 모든 율의를 갖춘 것을 말한다. 마치 도예가가 점토로 도기를 만들고자 하여, 크게 작게 네모나게 둥글게 각기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과 같이 계율도 또한 이와 같다. 만약 하늘에 태어나 삼계의 복을 받기를 원하거나, 결(結)을 끊고 도를 구하고자 하는 것, 원하는 바의 뜻에 따르는 것은 마치 길상병(吉祥甁)이 사람이 원하는 바에 따라 취하면 그것을 얻는 것과 같다. 계로써 본을 삼고, 더불어 37품 및 모든 삼매정(三昧定)을 행하면, 7사(使)와 9결(結)을 끊고 나아가 열반을 성취한다. 마치 점토로 도기를 만들어 다시 깨뜨릴 수 없는 것과 같다.
029_0499_b_09L念戒者謂行淨戒具諸律儀猶若陶家調繕埴泥俟諸求器大小方圓各適所欲戒亦如是若願生天三界受福若欲斷結求道所願應意猶吉祥甁隨人所欲取卽得之以戒爲本兼行三十七品及諸三昧定斷七使九結進成涅槃喩埴成器不可復壞也
염시(念施)란, 보시에는 두 가지가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주인이 있는 보시와 주인이 없는 보시이다. 또 두 가지 보시가 있는데, 첫째는 여(與)라 하고, 둘째는 사(捨)라 한다. 또 두 가지 보시가 있는데, 첫째는 재(財)이고, 둘째는 법(法)이다. 여란 주인이 있는 보시이며, 사란 주인이 없는 보시이다. 사는 곧 사결(捨結)이고, 여란 곧 앞사람의 재법(財法)을 받는 것이다.
029_0499_b_16L念施者謂施有二事或有主施或無主施復有二施一名與二名捨復有二施一財二法與者卽有主施也卽無主施也捨則捨結也與則前人受財法
029_0499_c_01L 보시가 열반에 이르게 하는 까닭은, 만약 사람이 재법을 줄 때에 마음으로 과보를 바라지 않고 그와 나를 헤아리지 않는다면, 그 세 가지가 무애(無礙)함으로써 곧 무위와 같다. 만약 능히 사결(捨結)하면 곧 열반이다. 사와 여가 함께 열반에 이르게 한다는 것은 코끼리가 새끼를 따라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과 같다. 그 고기를 얻는 데 있어 나아가면 곧 군대를 파괴하고, 물러나면 반드시 곧 스스로 먹을 고기를 잃게 된다.
029_0499_b_21L所以施至涅槃者若與人財法時心不望報不計彼已以三事無卽同無爲也若能捨結亦是涅槃與俱至涅槃者猶象逐健兒進之與退其於得肉進則破軍退則自喪食肉必矣
염천(念天)에는 세 가지의 천이 있다. 즉 거천(擧天)ㆍ생천(生天)ㆍ청정천(淸淨天)이다. 무엇이 거천인가? 소위 전륜성왕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받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천이라고 하는 까닭은, 성왕이 10선(善)을 가지고 세상을 가르침으로써 사람들을 천에 태어나게 하고, 인간의 위에 있는 까닭에 천이라 칭한다. 혹은 다른 설에서 말하기를, “성왕은 부처님보다 뛰어나다.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가 하면, 성왕이 세상 사람을 다스릴 때 3악도에 빠지는 자가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더라도 3악은 그치지 않았다. 그러므로 뛰어나다고 말한다”라고 하였다.
029_0499_c_03L念天者有三種天也有擧有生天有淸淨天云何擧天謂轉輪聖王爲衆人所擧所以名爲天者以聖王有十善教世使人皆生天人之上故稱爲天或有說曰聖王勝何以言之聖王治世人無墮三惡道者佛出世時三惡不斷以是爲勝
혹은 또 다른 설에서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성왕보다 뛰어나다. 뛰어나다고 하는 까닭은, 성왕이 10선으로 세상을 가르칠 때, 인천(人天)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부처님께서 나오셔서 세상을 가르치시면, 열반에 이를 수 있다. 이것으로써 뛰어나다고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029_0499_c_10L或復說曰佛勝聖王所以言勝王以十善教世不過人天佛出教世得至涅槃以是爲勝也
무엇이 생천(生天)인가? 4천왕으로부터 28천에 이르기까지 복을 받는 모든 자는 남김없이 이 생천이다. 생천이라고 말하는 까닭은 유전하여 쉼이 없고, 생사를 떠나지 않는 까닭에 생천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029_0499_c_12L云何生天四天王至二十八天諸受福者盡是生天所以言生天流轉不息不離生故曰生天也
무엇이 청정천(淸淨天)인가? 불(佛)ㆍ연각ㆍ성문의 3인이 모두 결사(結使)를 없애 삼계를 벗어나 청정, 무욕한 까닭에 청정천이라 말하는 것이다. 8정거천(淨居天)이란 생천과 거천을 지났으나 청정천에 이르지 못하고 그 중간에 거처하는 것으로, 염천(念天)을 하는 자가 사모하는 바이다. 생천과 거천을 생각함으로써 열반의 이치에 이를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029_0499_c_15L云何淸淨天謂佛覺聲聞三人皆盡結使出於三界淨無欲故曰淸淨天也八淨居天者過於生不及淸淨處其中閒念天之所慕也因念生擧亦有至涅槃何者
사위성 가운데 청신사 부부 두 사람이 있었는데, 자식이 없었다. 두 사람은 정진하며 마음에 3보(寶)를 간직했다. 그때 부인이 일찍 죽어 곧 33천에 태어나 천녀가 되었다. 단정하기가 빼어나 천 가운데 비할 이가 적었다.
029_0499_c_20L舍衛城中有淸信士夫婦二無有子姪二人精進心存三寶婦早亡卽生三十三天爲天女端政無雙天中少比
029_0500_a_01L 부인은 스스로 ‘누가 나의 남편을 돌보는가?’라고 생각하면서 천안으로 세간을 관하자, 남편은 이미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었다. 나이가 많았지만 미혹함이 없어 오로지 믿음을 다할 뿐이었다. 항상 탑묘를 청소함으로써 행을 삼고, 그 정근(精勤)을 보건대 이치가 생천에 상응하는 것이었다. 반드시 다시 나의 남편으로 삼으리라. 밤에 정실(靜室)에 앉아 사유하고 있을 때, 갑자기 광명이 나타났다. 괴이하게 여겨 머리를 들어 바라보니, 한 천녀가 있는 것이 보여 어디에서 왔는지 물었다.
029_0499_c_23L女自念言誰任我夫以天眼觀世閒見本夫以出家學道年高闇短專信而已常以掃除塔廟爲行見其精勤理應生天必還爲我時處靜室夜坐思惟霍然見明其有異擧頭仰視見有天女問其所從何而來
천녀가 대답했다.
“나는 33천상에서 왔으며, 본래 그대의 부인으로서 지금 천녀가 되었습니다. 천상에서는 남편을 돌볼 수 없습니다. 그대의 정진을 보았습니다. 마땅히 다시 나의 남편으로 삼으려 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그 뜻을 말하는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 홀연히 사라져 천상으로 되돌아갔다.
029_0500_a_06L天女答曰我從三十三天上來本是君婦今爲天女天上無任我夫者觀君精進應還爲我夫以故來白意語訖忽然不見還歸天
그때 노비구는 그 이후로 정진을 두 배로 하고, 더불어 더욱 더 고묘(故廟)를 청소했으며, 아침저녁으로 게으르지 않아, 공덕을 많이 쌓고 복덕이 더욱 뛰어나게 되어 곧 제4 도솔천에 태어났다. 천녀가 또 천안으로 그것을 관하여 곧 제4천에 태어난 것을 보고, 또 와서 말했다.
“정진을 쌓는 것이 이미 나의 경계를 넘었습니다. 나는 그대를 남편으로 삼을 수 없습니다.”말을 마치자 돌아갔다.
029_0500_a_10L時老比丘自是以後倍加精進更補繕故廟晨夕不懈積功遂多福德轉勝乃應生第四兜率天天女復以天眼觀之見其乃應生第四天來語言積精進已過我界我不復得君爲夫語訖還去
비구는 더욱 더 정진하여 이전보다 뛰어났다. 낮에는 곧 경행(經行)하고, 밤에는 곧 선사(禪思)하여 마음과 뜻이 점점 밝아져 4제를 사유하였다. 이와 같이 하여 오래지 않아 마침내 나한을 얻었다. 소위 천을 염함[念天]으로써 열반에 이른 것이다.
029_0500_a_15L比丘倍更精進勝於前時晝則經行夜則禪思心意轉明思惟四諦如是不久遂得羅漢謂因念天得至涅槃者
염휴식(念休息)이란 소위 정(定)을 얻는 것이다. 휴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속휴식(俗休息)과 도휴식(道休息)이다. 속휴식이란 행위로 인해 극도로 피로해져 잠시 휴식하는 것과 같은 까닭에 속휴식이라 한다. 도휴식이란 정에 든 사람을 말한다. 어떻게 그러한 것을 아는가?
029_0500_a_18L念休息者得定也休息有二有俗休息有道休俗休息者猶行作疲極小住懈息故名爲俗休息道休息者謂定之人何以知其然
029_0500_b_01L옛날에 등회(等會)라는 한 비구가 있었다. 그때 큰길 가까이에서 좌선을 하여 정에 들어 있었다. 그때 500대의 마차가 지나가 소리가 몹시 심하였지만, 적연하여 들리지 않았다. 그때 또 천둥과 벼락이 쳤고, 또 한참 있다가 다시 땅이 크게 흔들렸지만 모두 들리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지나갔으며 옷이 먼지투성이가 되었다. 그때 한사람이 와서 이 비구가 단정히 앉아 움직이지 않으며, 먼지투성이의 옷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비구가 정에서 깨어나 먼지를 털었다.
029_0500_a_22L昔有比丘名曰等會近大道邊坐禪定意時有五百乘車聲甚凶凶寂然不聞時復天雷霹又頃復地大動都無所聞行過者塵土坌衣積有時節有一人來此比丘端坐不動塵土坌衣都無所覺耶比丘定覺抖擻塵土
그러자 물었다.
“조금 전에는 잔 것인가?”
“아니다.”
“만약 자지 않았다면, 조금 전에 마차가 지나갔고 천둥이 치고 땅이 흔들렸는데도 적연하여 놀라지 않았다. 어찌하여 그와 같았는가?”
“나는 그때 휴식 삼매에 들었다. 그러므로 전혀 듣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휴식정을 얻은 자는 하늘이 뒤집히고 땅이 꺼져도 그 뜻을 고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휴식정이라고 부른다.
029_0500_b_05L又問曰者眠耶不也又問若不眠者向有車過及天雷地動寂然不驚何由如答曰我時入休息三昧是以都無所聞耳以是言之得休息定者雖復天地覆墜不革其志故名休息定也
염안반(念安般)이란 소위 앉아서, 일어나는 모든 동요를 쉬게 하는 것이다. 나아가는 길은 오직 한 길만이 아니다. 깨달음의 방식도 각각 있는 것이다. 어떻게 그러한 것을 아는가?
신자(身子)는 일찍이 14억의 부처님을 공양하여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들었다. 그러나 아직 안반(安般)에 대하여 배우지 않았다. 석가모니의 세상에 이르러 마사(馬師) 비구로부터 비로소 공법(空法)을 배워, 곧 도적(道迹)을 보았다. 부처님께서 자세히 혜(慧)를 펴시고 누(漏)를 없애며 결(結)을 풀어 주셨다. 지금 신자는 지혜 제일이다. 안반에 의하지 않고서도 열반에 이른 것이다.
029_0500_b_10L念安般者謂息諸坐馳也趣道之徑非唯一塗所悟之方各有所在何以知其然耶身子昔曾供養十四億佛從佛聞法未曾綜習安般至釋迦文從馬師比丘始達空法卽見道迹佛具演慧漏盡結解今爲智慧第一不由安般得至涅槃也
목건련은 일찍이 30겁 중에 모든 부처를 공양하고, 대승의 행을 닦아 능히 그치지 않았다. 세존을 만나 물러서서 누(漏)를 모두 없앴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아직 안반을 배우지 않았다.가섭 비구도 일찍이 3만의 여래를 공양하였지만, 또한 아직 안반을 배우지 않았다. 마땅히 벽지불을 얻을 것이지만, 지금 물러나 나한이 되었다. 마사 비구는 옛적에 또한 7불을 공양하였지만, 안반을 배우지 않았다. 지금 또한 누가 다하였다.
029_0500_b_17L目揵連昔三十劫中供養諸佛修大乘行不能終訖遭遇世尊退取盡漏自昔曁今未曾習安般迦葉比丘昔亦曾供養三萬如來亦未曾習安般應得辟支佛今退爲羅漢馬師比丘昔日亦供養七佛亦不習安般今亦盡漏
029_0500_c_01L 아난은 옛적에 2만의 여래를 공양하여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법의 가르침을 받았지만 또한 안반을 배우지 않았다. 오직 나운(羅云)과 마하겁필라(摩呵劫匹羅)가 옛적부터 항상 안반을 배워 지금 또한 도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도에 나아가는 길은 오직 하나만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029_0500_b_23L阿難昔曾供養二萬如來所從諸佛諮受法教不習安般唯有羅云摩呵劫匹羅昔以來常習安般今亦至道以是言趣道之徑非唯一塗
안반이란 호흡의 길고 짧음, 차고 뜨거움, 빠르고 느림을 아는 것으로서, 거친 것에서 세세한 것까지 점차 어지러운 생각을 제어해 마침내 미묘함에 이르는 것이다. 혹은 호흡으로 인해 깨닫고, 혹은 분별로 요해하며, 혹은 두타를 지키며, 혹은 많이 듣고 잘 기억하며, 혹은 신족통이 뛰어나며, 혹은 닦고 혹은 훈오(訓悟)한다. 소위 다른 길이지만, 같은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029_0500_c_04L安般者知息長短冷熱遲疾從麤至細漸御亂想遂至微妙或因息以悟或分別解了或頭陁守節或多聞强記或神足識或揩式訓悟所謂殊途而同歸也
염신(念身)이란 소위 4대를 분별하는 것이다. 5음(陰)을 환히 알아 그것을 환몽(幻夢)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어떻게 염신이 열반에 이르게 하는 것을 아는가?
029_0500_c_08L念身者謂分別四大也解了五陰一同之幻夢何以知之念身得至涅槃耶
옛적에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 백 년이 지나 아육왕(阿育王)이 있었다. 염부제의 전주(典主)로서 군신(群臣)ㆍ부인(夫人)ㆍ상(象)ㆍ마(馬)가 각기 8만 4천이 있었다. 왕이 국경을 순행할 때 염라왕(閻羅王)을 보았는데 18지옥이 있었으며, 또한 어떤 신하가 죄수를 고문하고 있었다. 왕이 좌우에 물어 말하였다.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냐?”
“이는 죽은 자의 왕으로, 주로 선악을 분별합니다.”
029_0500_c_10L昔佛去世後百歲時有阿育王典主閻浮提群臣夫人象馬各有八萬四時王巡行國界見閻羅王有十八地獄亦有臣吏僻問罪囚王問左右此何等人答曰此死人王也主分別善惡
그러자 왕이 말했다.
“죽은 자의 왕도 오히려 능히 지옥을 지어 죄인을 다스리는데 나는 살아 있는 자의 왕으로서 어찌 능히 지옥을 짓지 못하겠는가?”
029_0500_c_16L王曰死人王尚能作地獄治罪人我是生人王不能作地獄耶諸群臣誰能造地獄
모든 군신에게 물었다.
“누가 능히 지옥을 지을 수 있는가?”
모든 신하가 말하였다.
“오직 극악한 사람만이 능히 지옥을 지을 수 있습니다.”
029_0500_c_18L諸臣對曰唯有極惡人能造地獄耳
왕이 신하에게 명령을 내려 악인을 찾도록 하니, 신하는 곧 찾으러 갔다. 한 사람이 땅에 앉아 그물을 짜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옆에는 활과 화살이 있었고, 겸하여 고기 잡는 낚싯바늘도 있었다. 또 독이 든 밥을 참새에게 먹였다. 신하는 그물과 낚싯바늘과 새 잡는 도구와 잡힌 새를 가지고 돌아와 왕에게 말하였다.
“악인은 이와 같습니다.”
029_0500_c_19L王勅諸臣訪覓惡人臣卽行覓見有一人坐地織罽旁有弓箭兼有釣魚鉤復以毒飯食竝織罽竝釣魚射鳥捕雀臣還以狀白王惡人如是
029_0501_a_01L왕이 말하였다.
“이 사람은 매우 악하니, 반드시 지옥의 일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왕이 신하를 보내어 말하였다.
“왕이 너를 보고자 한다.”
악인이 말하였다.
“나는 소인(小人)이고, 지식도 없습니다. 왕은 나에게 무엇을 시키려고 합니까?”
“왕은 바로 너에게 지옥의 일을 다스리게 하고자 한다.”
029_0500_c_23L王曰此人極惡能辦地獄事王遣人喚曰王欲見汝惡人曰我是小人無有識知王用我王正欲得汝治地獄事
그 사람은 곧 집으로 돌아가 노모에게 말했다.
“왕이 저를 불렀습니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물었다.
“왕이 너를 불러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
“왕은 저로 하여금 지옥의 일을 다스리게 하고자 합니다.”
“네가 가버리면 나는 어찌 살라고 하느냐?”
029_0501_a_03L其人卽家有老母語母曰王喚我母語兒王喚汝爲兒曰王欲使我治地獄母曰汝去我云何活
어머니는 곧 자식의 다리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자식은 가고자 하여 칼을 빼내어 어머니를 쳐서 죽이고는 왕의 처소에 이르렀다. 왕이 물었다.
“어머니가 너를 놓지 않았을 것인데, 어떻게 올 수 있었는가?”
“죽이고 왔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진짜 악인이로구나. 반드시 능히 지옥의 일을 맡을 수 있겠구나.”
029_0501_a_06L母卽抱兒腳不放兒意欲去卽拔刀斫母殺而去至王所王問曰母不放汝何由得來殺母而來王曰眞惡人也必能辦地獄事
곧 이 사람을 시켜 지옥 성을 쌓게 했다. 끓는 가마니와 칼로 된 나무를 준비하고, 곧 이 사람으로 하여금 지옥의 왕으로 삼았다. 그를 위해 신좌(臣佐)를 세우고 각기 소임을 맡기니, 마치 염라왕과 같았다. 왕은 명령을 내려 말하였다.
“만약 사람이 이 성에 들어온다면, 귀천을 불문하고 곧 죄를 다스릴 것이다.”
왕이 말하였다.
“실로 내가 그 속에 들어가더라도 나오게 해서는 안 된다.”
029_0501_a_10L卽委此人作地獄城設鑊湯劍樹卽拜此人爲地獄王與立臣佐各有所典如閻羅王王約勅曰若有人入此城者不問貴賤得便治罪正使我入中者亦莫聽出
그때 선각(善覺)이라는 노비구가 항상 걸식을 행하였다. 이 성문에 이르러 외부가 호화로운 것을 보고 생각했다.
‘안에 사람이 있을 것이다.’
곧 그 성에 들어가자 단지 죄인만을 다스리는 것이 보였다. 놀라서 다시 나오고자 했으나 옥졸이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끓는 가마솥으로 끌고 갔다. 도인은 말했다.
“나를 조금 봐 주게나.”
029_0501_a_14L時有老比丘名曰善覺常行乞食至此城門見好華香內有人卽便入城見治罪人驚怖欲還出時獄卒不聽欲將至鑊湯道人求曰小寬我日中
정오에 이르러 또 말하는 사이에 음행을 범한 남녀 두 사람이 끌려와 죄를 다스리려 하였다. 큰 방아 속에 놓여 찧어져 잠깐 사이에 변해 거품으로 되었다. 도인은 그것을 보고 비로소 부처님의 말씀을 생각했다.
‘사람의 몸이 거품이 모인 것과 같다고 한 말은 정말이었구나.’
잠깐 사이에 또 변하여 백색이 되니, 또 생각하였다.
‘사람 몸은 흰 재가 모인 것과 같다. 다양하게 변화하며, 환(幻)과 같고, 화(化)와 같다. 분명하게 진실은 아니다.’
029_0501_a_19L又語頃有男女二人坐犯婬來欲治罪置碓臼中擣之斯須變成爲沫道人見之始念佛語人身如聚誠哉斯言又頃復變爲白色復念人身如白灰聚變易不一如幻如化諦計非眞
029_0501_b_01L그때 뜻을 깨달아 누가 다하고, 결이 풀려졌다. 옥졸이 다시 끓는 가마솥에 들어가라고 다그치자 그때 비구는 웃었다. 옥졸이 화가 나 네 사람으로 하여금 양쪽 겨드랑이를 잡고 가마솥 속에 넣게 하였다. 그러나 뜨거운 물은 차가워졌으며, 비구는 곧 변화로 천 개의 잎사귀를 가진 연꽃을 만들어 연꽃 속에서 결가부좌를 했다.
029_0501_b_01L卽時意悟漏盡結解獄卒復催入鑊湯時比丘笑獄卒瞋恚使四人俠兩腋倒著鑊中卽時湯冷丘卽化作千葉蓮華於蓮華中結加趺坐
옥졸은 놀라 아육왕에게 말하였다.
“지금 옥중에 기괴한 일이 있습니다. 원컨대 왕이시여, 잠시 와서 봐 주소서.”
“나는 이전에 명령한 것과 같이 실로 내가 그 속에 들어가면 나 또한 나올 수 없는데, 내가 지금 어떻게 들어갈 수 있겠는가?”
옥졸이 말하였다.
“단지 들어가시기만 하는 것이라서 고통은 없습니다.”
029_0501_b_05L獄卒驚怪白阿育王曰今獄中有奇怪事願王蹔屈臨視王曰我先有要正使我入中亦不聽出我今那得入耶吏白王曰但入無苦
왕은 곧 따라 들어가 도인이 연꽃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는 물었다.
“너는 누구냐?”
“나는 도인이다.”
도인이 왕에게 말하였다.
“너는 어리석은 자이다.”
“어찌하여 나를 어리석은 자라고 하는가?”
029_0501_b_08L王卽隨見道人在蓮華上坐問曰汝是何人也我是道人道人語王汝是癡王曰何以名我爲癡人也
도인이 말하였다.
“네가 본래 동자였을 때, 한 줌의 흙을 부처님께 바쳐 부처님께서 그것을 받으시고 축원하며 말씀하시기를 ‘너는 후에 마땅히 염부제의 왕으로 철륜왕(鐵輪王)이 되어 이름을 아육이라 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하루 중에 마땅히 8만 4천의 불도(佛圖)를 일으켜야 하는데, 이 옥(獄)이 불도이겠는가?”
왕은 곧 깨달아 앞의 과오를 참회하고, 선각을 스승으로 삼아, 옥을 없애고 복을 일으켜 8만 4천의 도묘(圖廟)를 세웠다. 그러므로 염신이 열반을 얻는다고 말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뜻이다.
029_0501_b_11L道人曰汝本作童子時以一把土上佛佛受呪願言汝後當王閻浮提作鐵輪王名阿育一日之中當起八萬四千佛此獄是佛圖耶王意卽悟便前悔以善覺爲師於是罷獄興福起八萬四千圖廟以是言之念身得涅槃此其義也
무엇이 염사(念死)가 열반에 이르게 하는 것인가?
옛적에 아육왕이 법을 받들어 정진하고, 항상 500의 대중 스님들을 궁궐 안에서 공양하되 네 가지 모두 부족함이 없게 하였다. 더불어 밖으로 500의 걸식자에게도 음식을 제공하고, 또 아련야의 500인에게도 음식을 보내 공양하였다. 또 네 성문에서 모든 가난한 자에게 음식을 주었다. 그 공양이 계속되자 재보는 점점 줄었다.
029_0501_b_18L云何念死得至涅槃昔阿育王奉法精進常供養五百衆僧於宮內四事無乏兼外給五百乞食阿練若復送五百人餉就供養之復於四城門中給諸窮乏供養遂久財寶轉減
029_0501_c_01L 그때 동생인 수가투로(修伽妬路)는 3존(尊)을 믿지 않았으며, 대신 야사(耶舍)와 부인 선용(善容)도 똑같이 믿지 않았다. 세 사람은 모두 다 마음으로 왕을 근심하여 자주 간해 말하였다.
“도사(道士)를 공양하여 국가의 재정이 고갈되었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을 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너는 입을 잘 다스려라. 무릇 사람이 세상살이를 하다 그 몸이 베어지는 것은 그 악언 때문이다.”
029_0501_b_23L時弟名修伽妒路不信三尊大臣耶舍夫人善容亦同不信三人同心患王數數諌曰供養道士空竭國財何用是爲王曰汝好護口夫士處世所以斬身由其惡言也
수가투로가 왕에게 말하였다.
“이 모든 도사는 나이가 어리고, 음식과 반찬을 마음대로 먹어 정욕이 넘치며, 궁궐 깊은 곳에서 부녀와 관계를 하니 어찌 믿을 수 있습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도사는 형상을 제어하고, 법으로써 스스로 지키므로 몸을 절제하고 금한 바를 지켜 색욕에 굴복당하지 않는다.”
029_0501_c_05L修伽妒路白王曰此諸道士竝是年少餚膳恣口情欲熾盛而處深宮婦女之閒豈可信乎王答道士制刑以法自防節身守禁爲色欲所屈也
수가투로가 사냥을 하러 갔다. 사슴 무리가 있는 곳에 한 사람이 주위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를 붙잡아 물었다.
“너는 누구냐?”
“저는 8세에 부모를 잃고 이 산속에서 사슴의 젖을 먹으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다시 물었다.
“사슴에게 젖이 없었을 때는 무엇을 먹었느냐?”
“저는 사슴을 따라 풀과 잎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유지했습니다.”
029_0501_c_09L修伽妒路後出行獵見有鹿群中有一人張圍捕之得人問曰汝是何人我年八歲時失父逬在山中爲鹿所乳遂至于今復問鹿無乳時何所噉食我隨鹿噉草葉以自濟命
다시 물었다.
“너는 욕의(欲意)가 있느냐?”
“그렇습니다.”
마침내 그를 데리고 돌아가 왕에게 말하였다.
“이 풀을 먹은 자도 신체는 바싹 말랐지만 오히려 욕정이 있는데 하물며 음식을 마음대로 먹어 살진 도사가 어찌 욕정이 없겠습니까?”
029_0501_c_14L又問曰頗有欲意不遂便將歸以狀白王曰此敢草人身形羸瘦尚有欲情況諸道士飮食恣口身體肥盛豈無欲情乎
왕은 마음으로 생각해 말하였다.
‘어떠한 방편으로 이 동생을 교화해야 되겠는가?’
곧 방편을 세워, 많은 사람과 군인을 모아 엄정하게 밖으로 나가는 것처럼 꾸몄다. 그리고는 다시 몰래 돌아와 몸을 숨기고는 나타나지 않았다. 왕은 먼저 여러 대신들과 상의하여 말했다.
“내가 나간 뒤에 동생을 왕으로 세워라.”
029_0501_c_17L王心念曰當何方便化此弟乎卽設權謀詐欲出遊大集人兵嚴政出外王盜還入隱而不現王先與諸臣議若我出後便擧爲王
곧 여러 신하들이 동생에게 시험 삼아 왕의 옷을 입어 보라고 권유했더니, 동생은 달갑지 않은 척 했다. 이에 여러 신하가 말하였다.
“우리들 같으면 당장 입을 것이다.”
그리하여 동생이 천관(天冠)과 왕복을 입고 모두 만세를 부르며 좌우에 나란히 서니, 마치 성왕의 법과 같았다.
029_0501_c_21L諸臣卽勸試著王詐佯不肯諸臣曰但作我等當著著天冠王服咸稱萬歲左右侍立如聖王法
029_0502_a_01L 아육왕이 그와 같이 정해진 것을 보고 밖에서 들어와 말하였다.
“어떠한가, 대왕이여.”
동생은 왕을 보고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육왕이 말하였다.
“내가 잠시 나갔다 왔는데, 경 등은 어찌하여 이러한 짓을 하였는가? 나에게 철륜(鐵輪)이 있지 아니한가? 어찌 이렇게 방종한가? 나는 너를 눈 깜짝할 사이에 죽일 수 있다.”
029_0502_a_01L阿育王見其已定便從外來何如大王弟見王慚%(赤*皮)莫知所如阿育王曰我蹔出遊卿等云何便作此事我鐵輪不在那何乃如此縱撗我殺汝斯須間耳
곧 여러 신하에게 명하여 옥에 넣고 몰래 시자를 보내 도인에게 일렀다.
“이 뜻을 잘 생각하여 마땅히 와서 구원을 청해라.”
왕이 말했다.
“실로 너를 죽이고자 하지만, 생각해 보니 네가 왕이 된 것도 짧았고, 아직 뜻대로 하지 못한 것이 있을 것이니, 앞으로 7일간 왕이 되길 허락하노라. 나의 왕법과 같이 군신이 시종하고, 궁인과 기녀들이 음식을 바칠 것이니, 7일간을 너의 마음대로 하라.”
029_0502_a_05L卽命諸臣收撿桎梏蜜遣信白道人善念此意當來救請正欲殺汝念汝作王日淺未得恣意今且假汝七日作王如我王法臣侍從宮人妓女飮食進御恣意七當就極法
곧 분부대로 하였다. 비록 7일간을 그렇게 했어도 마음이 기쁘지 않았다. 도인이 와서 청했다. 발우를 들고 지팡이를 짚고 왕궁의 문 앞에 이르렀다. 왕이 물었다.
“도인이 구하는 것이 무엇이오?”
“죽일 사람을 구합니다.”
왕이 말했다.
“이 죄인은 마땅히 죽어야 하니 도인은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없소.”
029_0502_a_10L卽如教施行雖滿七日無心自歡道人來請持鉢執錫詣王宮門王問曰道人何所欲也欲乞死人王曰此罪人應死不得乞道人
도인은 거듭 말했다.
“단지 구해서 마땅히 도를 가르치겠소.”
왕이 말했다.
“묻건대 이 사람이 능히 도를 배울 수 있습니까?”
도인이 수가투로에게 곧 물었다.
“지금 그대를 구해 사미로 삼고자 하는데, 그러겠는가?”
“실로 노예로 삼는다 해도 마땅한데 하물며 사미이겠습니까?”
029_0502_a_13L道人重曰但乞道人當使學道王曰問此人能學道不道人卽問今乞汝作沙彌能不答曰正使作奴猶當不況復沙彌
왕이 동생에게 말했다.
“도인이 되기는 어렵다는데 살펴보건대 가능하겠느냐? 도인의 법은 거친 옷과 나쁜 음식과 약간의 것만으로 목숨을 유지해 도를 행하는 것이다. 너는 쾌락에 빠졌는데 어찌 능히 이 고행을 감당하겠느냐?”
“마땅히 죽어야 하는데 어찌 고행을 감당 못하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만약 감당한다면 7일간 걸식하는 것을 허락하겠다.”
029_0502_a_17L王曰作道人難爲審能道人法當麤衣惡食趣支形命行道而已汝串優樂何能堪此苦行耶答曰尚當死豈不堪苦行耶王曰堪者聽使七日乞食
왕은 궁 안에 명령하여 수가투로가 걸식하러 오면 가장 나쁜 음식과 가장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을 주도록 했다. 곧 다 떨어진 옷을 입혀 각 집에 걸식하게 했다. 곳곳에서 모두 나쁜 음식을 얻었지만, 죽음을 면하게 된 마음으로 나쁜 음식을 기꺼이 먹었다.
029_0502_a_21L王令宮內修伽妒路來乞時與極惡食餘殘穢臭者卽使著弊衣造諸房乞食處處皆得惡食以免死之情重甘心食惡食
029_0502_b_01L 7일이 지나 왕은 그가 회한(悔恨)이 없는 것을 보고 도를 닦도록 허락했다.
“너는 항상, 도인은 한가로이 즐기며 욕정이 많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네가 걸식한 곳은 나의 궁 안인 까닭에 오히려 나은 편[精細]이다. 도인의 걸식은 이것보다 매우 나쁘다. 먹는 것이 그와 같은데 어찌 정욕이 있겠는가?”
029_0502_b_01L滿七日已王見其無悔恨卽聽爲道常言道人閑樂多情難信汝所乞食故在我宮內猶尚精細道人乞食又甚於此所食如是豈可有情欲乎
곧 좋게 생각해 사문이 되게 했다. 왕은 사자를 보내 석실성(石室城)에 가게 하여 그 성에서 모든 선관(禪觀)을 행하게 했다. 혹은 무덤 사이에서, 혹은 나무 밑에서 행했는데, 무덤 사이에서 죽은 시신을 관했을 때, 밤에 아귀가 한 시신을 때리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
“어찌하여 이 시신을 때리는가?”
“이 시신으로 인해 나는 이와 같이 앉아 있다. 그러므로 그를 때리는 것이다.”
도인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너의 마음은 때리지 않고, 이 시신만 때리는가? 마땅히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029_0502_b_05L付善念爲沙門王遣使至石室城彼城中行諸禪觀或在塚間或在樹時在塚間觀死屍夜見有餓鬼打一死屍問曰何以打此死屍耶此屍困我如是是以打之耳道人曰何以不打汝心打此死屍當復何益
잠시 뒤에 한 천(天)이 시신 위에 문다라화(文陀羅化)를 뿌렸다. 도인은 또 물었다.
“어찌하여 이 냄새나는 시신에 뿌리는가?”
“나는 이 시신으로 인해 천상에 태어났다. 이 시신은 곧 나의 좋은 친구이다. 그러므로 꽃을 뿌려 옛적의 은혜를 갚는 것이다.”
도인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너의 마음속에 꽃을 뿌리지 않고, 이 냄새나는 시신에 꽃을 뿌리는가? 무릇 선악의 근본은 모두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너희는 곧 근본을 버리고 지말만을 취하는 것이다.”
029_0502_b_12L須臾頃復有一天以天文陁羅花散於死屍道人復問曰何以散此臭屍爲答曰我由此屍得生天上此屍卽是我之善友故來散華報往昔恩道人曰何以不散華於汝心中散此臭屍花爲夫善惡之本皆心所汝等乃復捨本取其末耶
그때 수가투로는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죽음으로부터 삶을 얻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마땅히 해탈을 얻었다.’
이에 몸을 관하고 죽음을 염하였다. 그리고는 사유 분별하여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ㆍ비신(非身)을 요해하여 나한을 얻었다. 그러므로 염사도 열반에 이르게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029_0502_b_18L時修伽妒路自念我從死得活由是因緣當得解脫於是觀身念死思惟分別了無常苦空非身卽得羅漢以是言念死者亦至涅槃
分別功德論卷第三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㓮造
  1. 1)역자에 대한 후한(後漢) 시대의 기록이 붙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