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990_T_002
- 030_0095_a_01L부법장인연전 제2권
- 030_0095_a_01L付法藏因緣傳卷第二 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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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야1)ㆍ담요2) 공역
심삼진 번역 - 030_0095_a_02L元魏西域三藏吉迦夜共曇曜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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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가섭이 열반에 들 때에 최고로 뛰어난 법을 아난에게 부촉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장로(長老)3)야, 반드시 알아라. 옛날 바가바(婆伽婆)께서 법을 나에게 부촉하셨는데, 나는 나이가 많아 쇠약하니 열반하려 한다. 세간의 뛰어난 눈[勝眼]4)을 지금 부촉하려고 하니, 그대는 정근(精勤)5)하여 이 법을 수호하여라.”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가르침대로 받겠습니다.”
이에 아난이 묘한 법을 널리 펴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다.
또한 숙세에 큰 공덕이 있었고 지혜가 깊고 넓으며, 많이 듣고 널리 통달하였으며, 부처님의 처소에서 물었으므로 총지(總持)함이 제일이었고, 모든 부처님의 법장을 모두 들었다. 마치 큰 바다가 온갖 냇물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이 이름이 높고 원대했으며, 대중들이 잘 아는 사람이었다. 이와 같은 공덕이 다할 수 없었다.
내가 반드시 그 인연을 수순하여 말하겠다.
옛날 옛적 세상 아승기겁 정광여래(定光如來)6) 때에 사문이 되어 한 사미(沙彌)7)를 데리고 있었는데 항상 경전을 독송하게 하였다. 밤낮으로 훈계하고 타일러 쉬거나 그만두는 일이 없었다. 만약 경전을 조금만 빠뜨려도 곧 꾸짖었다.
이 사미는 스승을 위하여 밥을 빌러 다녔는데 만약 조금만 머물면 경전의 한도를 채우지 못했으므로, 그 스승이 지나치리 만큼 꾸짖고 야단하니 사미는 매우 근심하고 번민하게 되었다. 스승을 위하여 밥을 비는데 한편으로는 외우고 한편으로는 빌기 위해 걸었다. 그때 어떤 장자가 괴상히 여겨 그 까닭을 묻자 사미가 대답하였다.
“저의 스승님은 매우 엄격하셔서 저로 하여금 외우고 익히게 하십니다. 밥을 비느라 머뭇거리면 한도를 채우지 못합니다. 이러한 일 때문에 언제나 다니면서도 독송해야 합니다.”
장자가 대답하였다.
“근심하거나 번민하지 마시오. 지금부터 이후로는 항상 내가 공급하여 도울테니, 반드시 정근하여 경전을 외우고 익히시오.”
그때부터 사미는 다시 빌기 위하여 다니지 않고 오로지 한마음으로 독송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경전만을 항상 충분하게 익혔다. 그때의 사미가 세존이셨고, 밥을 베푼 장자는 아난이었다. 이러한 복덕의 인연으로써 아난비구는 지혜가 깊고 묘하며 총지8)를 잘 알고 많이 들어서 널리 알았으므로 기억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바가바께서 위없는 도를 성취하심에 이르시니, 묘한 법을 설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함에 이르렀다.
이에 아난이 스스로 생각하였다.
‘세간은 감옥이라 사랑하거나 좋아할 것이 못 된다. 다섯 가지 욕망은 허깨비 같아 견실함이 없으니 매우 두렵고 나쁨이 독사보다 더하는구나. 한창때는 용맹하고 씩씩하며 얼굴이 아름답지만 모두 늙고 병들어 잔해(殘害)하게 된다. 무상은 빨라 쏟아지는 물과 같니 모든 애정과 은혜와 모임을 삼켜 버리는구나. 옛날의 모든 임금들이 위엄과 덕망으로 자재(自在)하였지만 무상이란 바람에 불리어 파괴되었고, 근심과 슬픔과 쇠퇴함과 번민 등 뭇 고통은 끊임이 없고 애라찰녀(愛羅刹女)9)는 항상 중생을 속이니 나는 반드시 어찌해야 이 어려움을 면하게 될 것인가?
다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여래ㆍ세존은 신기한 지혜로 세상을 초월하였다. 본래 석씨(釋氏)로부터 출가하여 도를 배웠으니 나는 지금 반드시 가서 제자가 되야겠다.’
곧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출가하기를 간절히 원하였다. 부처님께서 ‘잘 왔구나’라고 말씀하시자 곧 사문이 되었다. 그때 여래께서 아난을 위하여 설법을 하셨는데 시론(施論)과 계론(戒論)과 생천론[生天之論]10)과 욕망은 청정하지 못한 것이니 출요(出要)함이 최선임을 말씀하셨다. 뜻이 곧 열리고 알아져서 수다원(須陀洹)11)을 성취하였다. 부처님께서 뒷날 마음으로 시자(侍者)를 생각했는데, 그때 교진여(憍陳如)12)가 곧 부처님 처소에 가서 시자[給侍]가 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진여야, 너는 연로하여 반드시 사람이 쳐다볼 것인데 어떻게 나를 위하여 시자가 되겠느냐?”
이와 같이 오백 명의 큰 제자들이 모두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시자가 될 것을 청하였으나 다 허락하시자 않으시니,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났다. 그때 목건련(目揵連)13)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는 지혜로써 여래의 마음을 관찰하니, 아난에게 있는 바가 해가 처음 돋으면서 서쪽 벽을 비추는 것과 같았다.
이에 모든 비구들과 함께 아난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대가 시자가 되기를 바라시니 빨리 가서 뛰어나게 깨달은 분에게 예배하고 뵈옵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아난이 말하였다.
“여래의 위엄과 덕망은 오히려 큰 용과 같으신데 지금 저는 더럽고 약하니 감히 명령을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아난이여, 반드시 아십시오. 세존께서는 오로지 마음이 그대에게만 있을 뿐입니다. 반드시 빨리 받들어 뵈십시오. 오래 머뭇거림은 옳지 않습니다.”
아난이 공경히 승낙하면서 곧 세 가지 소원을 구하였다.
“첫째 여래께서 입던 옷을 나에게 주시지 말며, 둘째 남기신 음식은 다른 사람에게 주시고, 셋째 나아가 부처님을 뵙는 시기는 나의 재량에 따라야 합니다. 세 가지 소원이 만약 이루어진다면 반드시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의 처소에 가서 머리 숙여 절하고 갖추어 위의 사실을 진술하자 여래께서 탄식하시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아난아, 큰 지혜가 있어서 시기가 마땅함을 잘 아는구나. 단지 지금만 그러한 것이 아니고 옛날부터 그러하였다. 그대들은 잘 들어라. 나는 반드시 자세하게 설하겠다. 옛날 아승기겁에 어떤 왕이 세상을 다스리면서 파시성(婆翅城)에 머물렀다. 이 성 안에 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름은 구루타였고 총명하여 널리 통달하였으니 천재로서 세상을 초월하였다. 그 나라의 사람들과 거사(居士)14)들이 모두 으뜸으로 공경하였다. 재물과 보배가 많아 넉넉하였고 백천만억이었으나 대를 이어 갈 자식이 없어 언제나 근심과 고뇌를 품고 있었다. 모든 하늘에 청하고 기도한 지 열두 해가 지나자 첫 부인에게 태기가 있었고 달이 차서 한 남자 아이를 낳았다. 몸은 자주빛 금색이고 얼굴은 단정하였다. 관상가가 점을 쳐서 ‘복과 덕이 이 아들에 많다’고 말하였다. 곧 글자를 골라 대시(大施)라고 이름하였다. 나이가 들어 점점 자라더니 나가서 놀기를 아버지께 요구하였고, 아버지는 명령하여 길을 잘 치장하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며 뭇 기악을 연주하게 해 놓고 대시가 밖에 나가 유람하게 하였다. 곧 앞길에 걸인이 있었는데 떨어진 옷을 입고 상스러운 말로 구걸하는 것을 보고 대시가 물었다.
‘무슨 까닭에 이와 같은가?’
걸인이 대답하였다.
‘저는 본래 고아였으며 가난하고 병고에 핍박되어 목숨이 이미 끊어진 듯하여 이런 까닭에 다니면서 구걸합니다.’
대시가 듣고 슬퍼하면서 탄식하여 말하였다.
‘중생의 무리들이 어찌하여 한결같이 불쌍한가? 어리석음이 마음을 가리어 오욕에 빠지니 늙고 병들고 죽음에 고뇌하고 해롭게 되는 바이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태평스럽게 쾌락에 빠져 선한 업을 닦지 않아서 이러한 나쁜 과보를 받는구나. 괴이하도다. 너무 험악해서 매우 두렵구나.’
다시 조금 앞으로 가다가 도살하고 수렵하고 그물로 나는 새를 잡고 밭 갈고 고기 잡는 데에서 상해(傷害)되는 것이 많음을 보고 대시가 물었다.
‘무슨 까닭에 이와 같은가?’
모든 사람이 대답하였다.
‘저의 조부 때부터 본래 이런 일을 하였으며 이렇게 해야 목숨을 보존하고 겸하여 왕의 역사(役事)에 이바지합니다. 하루아침에 이것을 버리면 반드시 가난해질 것입니다.’
대시는 이것을 듣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더욱더 생겨 스스로 생각하여 대비(大悲)의 뜻을 내었다.
‘슬프다. 중생이 어리석고 지혜의 눈이 없어 오랫동안 죄업을 쌓아 빈궁하고 고달프고 열악하여 큰 암흑에 살며 매우 두려워하면서도 지금 또 이와 같은 악업을 지어 중생을 살해하거나 다른 이의 아끼는 생명을 끊으니 악업은 더욱 성장하고 좋지 못한 것[不善]은 번성한다. 다섯 갈래[五道]에 윤회함을 무엇으로 말미암아 벗어날 수 있겠는가? 내가 지금 반드시 방편으로 구제하여 보호하고 나고 죽음의 괴롭고 뜨거움에 청량제를 만들겠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서 곧 큰 바다에 들어가 용왕의 궁전에 나아가 여의주를 구하려 하였다. 한 금성을 보니 광명이 빛나며 독사가 둘러싸여 접근할 수가 없자 곧 자정(慈定)에 들어가 위를 밟고 통과하였다. 용왕이 나와서 영접하며 예배 공경하고 서로 위문하고서 함께 궁중으로 들어갔다.
용왕이 물었다.
‘당신은 무슨 까닭으로 여기에 오셨습니까?’
대시가 대답하였다.
‘염부제(閻浮提) 사람들은 빈궁하기 때문에 지극히 상해(傷害)함이 많으니 죽으면 반드시 세 가지 나쁜 갈래[三惡道]에 태어날 것입니다. 제가 저들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험한 곳을 지나 여기에 왔습니다. 이제 여의주(如意珠)를 구하여 그들의 고통을 면하게 하려는 것이니, 저에게 주셔서 중생들을 이롭게 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용왕이 말했다.
‘좋습니다. 분부를 어기지 않을 테니 잠시 동안 머물며 저를 위하여 설법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대시가 이것을 승낙하고 네 달이 지나도록 머물면서 모든 법의 명자(名字)15)의 본말(本末)을 자세히 말하고 차례대로 수순하여 그 구(句)의 뜻을 해설하였다. 용왕은 지극한 마음으로 듣고 받아 사유(思惟)하였으며, 생활함에 불편이 없도록 살피되 시기에 꼭 알맞게 하였고, 나아가 뵙는 시절을 스스로 재량하였다. 네 달이 지나 대시가 물러나기를 아뢰자 용왕이 계주(髻珠)를 풀어서 대시에게 주면서 서원을 세웠다.
‘대사(大士)의 자비는 매우 넓고 넓으니 반드시 자연스럽게 정각(正覺)을 이룰 것입니다. 저는 그때 다문(多聞)하는 제자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이에 대시는 여의주로써 뭇 칠보를 내리게 하여 염부제 사람들 모두가 안락하게 하였고 열 가지 선[十善]을 닦아 생명을 마치고는 하늘에 태어나게 하였다.
‘비구들아, 반드시 알아라. 그때의 대시는 바로 지금의 나였고, 그때의 용왕은 지금의 아난이다. 용왕으로 있을 때에도 시기를 적절하게 알았거늘 하물며 지금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 있겠느냐?’”
이에 아난이 여래의 시자가 되어 능히 잘 따랐으며, 법장을 듣고 지녀서 처음부터 빠뜨린 것이 없었다. 세존께서 쌍수림(雙樹林)에서 반열반하실 즈음에 교진여에게 물으셨다.
“아난은 어디에 있느냐?”
“지금 사라 숲[婆羅林] 밖에서 뭇 마군에게 괴롭힘과 어지럽힘을 당하여 깊이 삿된 그물에 걸려 크게 고뇌하고 있습니다. 부처님ㆍ여래를 제외한 그 어떤 누구도 구제해 주거나 보호할 수가 없습니다.”
문수사리(文殊舍利)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 대중 가운데 모든 보살은 헤아릴 수 없는 겁 이전에 보리심을 내어 오랫동안 원과 행을 닦아 물러나지 아니함을 얻었습니다. 이와 같이 동등하게 능히 모든 부처님의 법장을 잘 받아 유지하고 있는데 무슨 까닭으로 아난이 있는 곳을 물으십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비구는 나를 섬겨 온 지가 오래되었다. 처음부터 허물이 없었고, 불가사의(不可思議)함을 구족하게 성취하여 들은 바의 법을 잘 받아 지니고 있었다. 비유하면 그릇에 담긴 물을 다른 그릇에 옮겨 두는 것과 같다. 모든 중생이 함께 우러러볼 것이니 이러한 까닭으로 내가 아난이 있는 곳을 물었다. 지금 이 모임에서 십이 유순(由旬)을 가면 모든 마군의 무리가 번거롭게 하고 어지럽게 하고 있을 것이니, 그대가 나의 주문을 가지고 가서 그를 풀어 주도록 하여라.”
문수사리가 곧 마군의 처소에 이르러 다라니를 말하였고, 마군은 이것을 듣고 곧 아난을 놓아 주었으며, 문수와 함께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머리 숙여 경례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중후야(中後夜)16)에 반열반에 드셨고,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크게 공양을 베풀고 깨끗한 천으로 싸서 사비(闍毘)하여 그 일을 전부 끝내었다. 마하가섭과 모든 아라한이 왕사성에서 세안(世眼)을 결집하려 했는데, 아난은 이때까지 오히려 배움의 지위에 있어 아직 번뇌가 다하지 못해 결집하려는 성중(聖衆)17)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때 바사불(婆闍弗)이라는 비구가 있었는데 곧 게송으로써 아난을 깨우쳐 주었다.
뛰어나구나, 다문한 이여.
숲에서 편안히 적정하소서.
반드시 일체 법은
거짓이며 견고하지 못하고
나고 죽음은 허물이 많으며
열반만이 최고의 청량제임을 관하소서.
구담(瞿曇)의 자손은 반드시
무루행(無漏行)18)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니
이와 같이 한다면 반드시 오래지 않아
제일의 즐거움을 받게 됩니다.
아난이 듣고 나서 밤이 다하도록 경행(經行)하고 비록 부지런히 고행을 더했으나 아라한이 되지 못하고 몸이 너무 피곤하여 잠을 자며 쉬려고 했다. 머리가 베개에 닿기 전에 집착함이 없는 과[無著果]를 얻으니, 세 가지 밝음[三明]이 걸림이 없고 여섯 가지 신통[六通]이 훤해졌다. 곧 날아서 빈발라굴에 가 문 밖에 서서 게송으로써 말하였다.
다문하였고 변재하며
정각을 시봉했던
구담 아난이
지금 문 밖에 있습니다.
그때 가섭이 게송으로써 대답하였다.
그대 만약 뭇 고통 다하고
번뇌의 짐 벗었다면
반드시 신통의 힘 나타내어
성중들에게 모두 증명하여 알게 하게나.
이에 아난이 곧 신통으로써 석벽에 장애 없이 들어가 뭇 스님들의 발에 절하고 차례에 따라 앉아서 가섭의 명령을 받고 뛰어난 눈[勝眼]을 자세히 말하여 결집하였으며, 더 나아가 가섭이 열반했을 때 아사세왕과 함께 계족산에 이르러 향 피우고 꽃을 뿌리며 찬탄하고 공양 올렸다. 그때 아사세왕이 말했다.
“어지신 분이여, 여래와 가섭께서 반열반에 드시는 것을 저는 재앙이 많아 모두 뵙지 못했습니다. 존자께서 만약 멸도하시려거든 꼭 저에게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난이 말했다.
“좋습니다. 삼가 분부를 받들겠습니다.”
이에 여러 지방을 다니면서 미묘한 법을 널리 설하여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고 그들 모두를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였으며 최후에 한 죽림(竹林)에 이르러 어떤 비구가 법구(法句)를 외우는 것을 들었다.
만약 사람이 백 년을 산들
물의 늙은 학(鶴)을 보지 못하면
하루를 산 것보다 못하니
이것을 보아야 하느니라.
아난이 이 게송을 듣고서 슬피 탄식하였다.
‘세간의 눈이 없어짐이 어떻게 이리 빠른가? 번뇌와 모든 악(惡)이 어찌하여 갑자기 일어나는가? 성인의 가르침을 어기고 스스로 망상을 일으키니 지혜의 밝음이 없어지고 항상 어리석은 어둠에 있겠구나. 영원히 나고 죽음의 큰 바다를 헤매며 늙고 병들고 죽음의 핍박을 당하겠구나.’
곧 비구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니 수행해서는 안 된다. 너는 지금 두 사람이 부처님을 비방하는 것임을 반드시 알아라. 하나는 비록 많이 들었으나 삿된 견해를 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깊은 뜻을 모르며 뒤바뀌게 망령되이 말하는 것이니 이 두 가지 법을 소유한다면 스스로를 훼손함이 되며 사람들로 하여금 세 가지 나쁜 갈래[三惡道]를 여의게 하지 못한다. 너는 지금 반드시 내가 말하는 부처님의 게송을 들어라.”
만약 사람이 백 년을 산들
나고 죽는 법을 모른다면
하루를 산 것만도 못하나니
이것을 깨달아야 하느니라.
그때 비구가 곧 그의 스승을 향하여 아난의 말을 하니, 스승이 그에게 말하였다.
“아난은 늙어서 지혜가 쇠퇴하였으니 말에 오류가 많다. 믿을 것이 못 되니 너는 지금 앞에서 외우던 대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난이 뒤에 그 비구가 대 숲에서 아직도 옛 게송을 외우는 것을 듣고 곧 그 이유를 물었다.
“존자님, 저의 스승이 저에게 ‘아난은 늙어서 말이 헛되고 망령됨이 많으니 너는 지금 앞에서 외우고 익히던 것을 의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은 사유하였다.
‘그들이 나의 말을 가벼이 여기니 혹시 다른 가르침을 받았는가?’
곧 삼매에 들어 뛰어난 덕을 지닌 이들을 추구하였으나 어떤 사람도 그들의 뜻을 돌릴 만한 이는 보지 못했다.
문득 이러한 말을 속으로 하였다.
‘기이하도다. 무상은 매우 크고 웅대하고 용맹하여 흩어지고 깨어지게 하는구나. 이와 같으니 헤아릴 수 없는 현성(賢聖)들이 모든 세간으로 하여금 모두 텅비게 하였구나. 항상 암흑과 두려움 가운데 행하여 머무니 삿된 견해가 치성하고 선하지 아니한 것이 더욱 자라며, 여래를 비방하고 바른 가르침을 단절하여 영원히 나고 죽음의 큰 강에 빠졌으니 나쁜 갈래의 문[惡趣門]은 열리고 사람과 하늘의 길은 막혀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모든 괴로움을 받을 것이니, 슬프다. 세간은 깊이 불쌍히 여길 수밖에 없구나. 지금 이 비구는 내가 친히 말한 것을 도리어 삿된 말이라 받아들이고 나의 가르침을 받지 않는구나. 나는 누구를 향하여 이와 같은 일을 말해야 하는가? 세간의 뭇 괴로움은 원하거나 좋아할 것이 아니다. 이 몸은 견고하지 않아 부패하고 위태롭고 여리며, 오히려 거품과 같고 잠깐 동안에 변화하여 없어지며, 단정했던 용모는 애착할 만하였으나 이미 노쇠함에 이르렀으니 단정했던 용모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엷은 피부로써 덮어 피고름이 안에서 흐르고 오로(惡露)19) 등 깨끗하지 못한 것을 엄식(嚴飾)하였다고 말하지만 유위(有爲)는 무상하여 매우 빠르고 한 번 보거나 한 번 숨쉬는 사이 사백 번을 났다가 없어진다. 비유하면 허공에서 벼락이 치고 구름이 일어나고 폭풍이 갑자기 몰아치지만 문득 찾아보면 흩어져 없는 것과 같다. 오욕도 견실하지 못함이 또한 이와 같다. 서로 사랑하여 쾌락에 안온하다가 무상이 이미 이르면 누가 생존할 수 있겠는가? 세간의 뭇 고통은 오래 함께 하기가 매우 어려우니 나는 오늘 열반에 드는 것이 마땅하겠다. 또 나의 큰 스승님과 범행(梵行)을 같이 닦던 이와 같은 분들이 다 멸도하셨거늘 내가 지금 어찌 오랫동안 머물겠는가?’
다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아사세왕과 나는 약속을 하였다. 나는 반드시 그곳에 가서 그 분에게 말해 주어야 한다.’
곧 왕궁에 가서 문을 지키는 이에게 말하였다.
“나를 위하여 왕에게 ‘아난이 문 밖에 있는데 장차 열반하려 하기 때문에 와서 뵙고자 합니다’라고 말씀드려 주시오.”
문지기가 말했다.
“임금님께서는 지금 주무시고 계시는데 만약 잠을 방해하면 저는 큰 벌을 받게 됩니다.”
아난이 말했다.
“임금님께서 만약 기침하시면 반드시 나를 위하여 이러한 뜻을 빠뜨리지 말고 말하시오.”
아사세왕은 일산의 대가 꺾어지는 꿈을 꾸고 곧 문득 놀라서 깨었다. 문지기가 왕에게 앞의 일들을 자세히 말하였다. 왕이 이 사실을 듣고 기절하여 땅에 넘어졌다. 냉수를 얼굴에 뿌리자 한참 지나서 깨어나 소리 내어 우는데 천지를 진동시켰고 가슴을 치면서 크게 부르짖고 커다란 걱정과 고뇌를 일으켜 이러한 말을 했다.
‘아, 괴이하구나. 세간의 눈이 없어졌으니 삼계의 고뇌를 누가 면하게 하여 제도해 줄 것인가? 옛날에 세존은 자비가 깊고 두터우셔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큰 의지가 되셨는데 열반에 드시고부터 세간은 외롭고 돌보는 이가 없게 되었다. 마하가섭은 큰 이름으로 일컬어져 다음으로 여래를 도와 법을 연설하여 교화하시더니 다시 멸도하여 법은 더욱 쇠퇴하고 감손하였다. 아난을 해나 달과 같이 우러러보았는데 지금 열반에 든다 하니 다시 무엇을 믿고 의지할까? 법의 물[法水]은 청정하여 번뇌[塵勞]를 씻었는데 누가 다시 연설하여 일체를 넉넉하게 하며, 이 모든 중생들은 늘 갈애(渴愛)가 있는데 누가 법의 비[法雨]를 때맞추어 내리게 하여 이들을 충족하게 할 것이며, 삼계의 중생이 영원히 반드시 유전(流傳)하여 모든 고뇌를 받는 것을 어찌 다할 수 있으리오. 마왕은 환희하며 권속을 크게 얻고 좋은 법은 점점 다하여 모든 악이 치성하겠구나.’
곧 문을 지키는 사람에게 아난존자의 소재를 묻자 원신(園神)이 왕에게 말하였다.
“비사리(毘舍離)로 향했습니다.”
곧 네 가지 병사를 치장하고 향하 근처로 갔다. 아난존자는 배를 타고 강 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왕이 곧바로 가서 머리 숙여 말하였다.
“삼계의 밝은 등불이 벌써 저를 버리려 하십니까? 지금 따르고 의지하며 우러러보니 열반하시지 말기를 원합니다.”
아난존자가 말없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설산에 있던 오백 명의 선인(仙人)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고 모두 ‘무슨 인연 때문에 이 이상한 모습이 있는가?’라고 생각하였다.
아난존자가 멸도하려는 것을 관하여 보고 곧 허공을 날아서 그 장소에 나아갔다. 머리 숙여 절하고 출가할 것을 애걸하자, 곧 항하가 변화하여 금 땅이 되었다. 모든 선인을 위하여 상응하도록 설법하였다.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깎이더니 아라한과를 성취하였고, 모두 같은 때에 반열반에 들었다.
아난존자는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계빈(罽賓)이라는 나라에 반드시 마전제(摩田提)라는 비구가 있어 그 국토에서 법안을 유포할 것이니, 곧 법을 마전제에게 부촉하리라는 것을 기별(記莂)20)하셨다.’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려 풍분신삼매(風奮迅三昧)에 들어가 몸을 네 몫으로 나누어 한 몫은 도리천을 향하게 하여 석제환인에게 주었고, 한 몫은 큰 바다의 사가라[娑伽]용왕에게 주었으며, 한 몫은 저 비사리자(毘舍離子)에게 주었고, 한 몫은 아사세왕에게 주었다. 이와 같은 네 곳에는 각각 보배로운 탑을 세우고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며 사리(舍利)에 공양하였다.
마하가섭이 열반을 하려는 때 아난에게 말하였다.
“지금 법보로써 서로 위촉하는 것이니 장로가 뒤에 만약 열반에 들거든, 왕사대성(王舍大城)에 상나화수(商那和修)라는 한 장자가 있는데, 그는 높은 재주와 용맹과 큰 지혜를 지니고 있으며 이미 과거에 선근을 깊이 심었다. 즉, 바다에 들어가 진귀한 보배를 채취하여 돌아와 반차우슬(般遮于瑟)21)을 하려 했고, 부처님ㆍ여래를 위하여 경행하는 처소를 마련하고 다시 반드시 높은 문과 누각을 세우는 일을 끝내면 출가할 것이라고 뜻을 세웠으니 여래의 법장을 모두 그에게 부촉하여라.”
이러한 까닭에 아난이 멸도함에 이르러 그에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법안으로써 대가섭에게 부촉하셨고, 가섭은 법으로써 나에게 부촉하였다. 나는 지금 열반할 때가 되었으니 법보장(法寶藏)을 그대에게 부촉한다. 그대는 정근하여 이 법을 지켜 보호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감로(甘露)의 맛을 먹도록 하여라.”
상나화수가 대답하였다.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제가 반드시 이와 같은 묘한 법을 옹호하고 널리 일체를 위하여 크게 밝은 횃불이 되겠습니다.”
이에 차례로 위없는 법약[無上法藥]을 베풀어 번뇌의 병을 치료하고 중생들을 제도하니 그의 덕은 고매하고 원대하며 오랫동안 원행(願行)22)을 닦아 많이 듣고 모두 가졌으며 변재가 다함이 없었다. 지금 반드시 저 공덕의 덩어리[功德聚]를 부연하겠다. 지나간 과거 아승기겁 전에 상나화수는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어 모든 상인 오백 사람과 함께 큰 바다에 들어가 진귀한 보배를 채취하려 하였다. 그 앞길에서 벽지불을 보았는데 몸은 중병이 들어 수척하고 목숨이 위태로웠다. 여러 상인과 함께 머물러 의약을 추구(推求)하며 이를 치료하되 마음을 다하여 받들고, 공급함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게 하였다. 드디어 병이 쾌차하여 체력이 충족하였다. 이 벽지불은 상나의(商那衣)를 입었다. 그때 상인의 우두머리가 모든 향기로운 목욕물로 벽지불을 목욕시키고 최상으로 묘한 천으로 만든 옷을 봉헌하며 말하였다.
“큰 성인이시여, 이 상나의는 지극히 떨어져 좋지 않습니다. 제가 받들어 드리는 옷을 받으십시오.”
벽지불이 말했다.
“시주님 반드시 아십시오. 나는 이것을 입고 출가하고 성도하였으니 다시 이 옷을 입은 채로 열반하겠소.”
상인의 우두머리는 이 말을 듣고 심한 슬픔에 잠겨 말했다.
“큰 성인이시여, 멸도하시지 마시고, 저와 더불어 큰 바다에 들어가시면 저는 반드시 종신토록 필요하신 의복ㆍ와구(臥具)와 병으로 앓을 때 필요한 탕약을 공급하겠습니다.”
벽지불이 말했다.
“바다에 들어갈 수 없소. 나는 지금 반열반하려 하오. 그대는 복밭에 알맞게 깊은 마음을 내었으니 미래에 반드시 커다란 과보를 얻을 것이오.”
곧 허공으로 날아 열여덟 가지 변화를 나타내고 돌아와 본래의 자리에 나아가서 열반에 들었다. 상인의 우두머리는 슬픔으로 울며 목이 메인 채로 여러 향나무를 쌓아서 사비(闍毘)하고 사리를 수습하여 탑을 세우고 공양 올리며 서원을 세웠다.
“저는 내세에 거룩한 스승을 만나되 다시 이 분보다 뛰어나며 나로 하여금 모든 공덕의 덩어리는 지니고 위의와 법식(法式)과 의복이 지금 이 성인과 같고 조금도 다름이 없게 되기를 서원합니다.”
이 원력이 매우 크고 웅장하고 용맹함으로 말미암아 어머니의 태에 있을 때부터 상나의를 입었고 더 나아가 몸과 함께 옷도 커졌으며, 출가하여 계를 받고 도를 얻어 열반하여도 이 상나의는 몸에서 잠시도 떨어진 적이 없었으므로 상나화수(商那和修)라 이름하였다.
여래께서 옛날에 마돌라국(摩突羅國)에서 노니실 때 청수림(靑樹林)이 무성함을 보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숲을 보았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는 우류다산(優留茶山)이다. 내가 멸도한 뒤 상나화수라고 이름하는 비구가 이 산 중에 승가람(僧伽藍)23)을 세우고 설법하여 교화하여 이롭게 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상나화수는 이미 진귀한 보배를 많이 얻어 바다로부터 돌아와서 죽림정사[竹林]에 나아가 아난의 발에 절하고 말씀드렸다.
“큰 성인이시여, 제가 본래 바다에 들어가면서 안온하게 돌아와 부처님과 승가를 위하여 큰 베풂의 모임[大施會]을 열려고 염원하였는데, 지금 불세존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이미 열반에 드셨습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상나화수는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 얼굴에 물을 뿌리니 깨어나서 소리 내어 부르고 슬피 울며 멈췄다가 스스로 머리를 쥐어뜯고 몸에 흙을 뒤집어쓰고 가슴을 치며 크게 울부짖고 흐르는 눈물이 비와 같았다.
문득 이렇게 말했다.
“무상이란 큰 악이 이 보배덩어리를 파괴했으니 세간이 외롭게 드러나고 영원히 의지할 데가 없구나. 나는 왜 박복하고 죄와 업장이 두터운가? 불일(佛日)이 밝고 청정하지만 보지 못하고 영원히 삼유(三有)24)의 고해에 빠져 버리는가?”
다시 아난에게 물었다.
“마하가섭과 대목건련과 사리불 등은 모두 계십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모두 다 이미 멸도하셨습니다.”
이 말을 이미 다 듣고 근심이 배나 더하여 말하였다.
“큰 성인이시여, 제가 본래 바다에 들어가 안온하게 돌아오면 부처님과 승가를 위하여 크게 베푸는 모임을 열기를 서원하셨습니다. 제가 지금 성스러운 대중을 위하여 아주 작은 공양을 마련하였으니, 불쌍히 여기셔서 받아 주시기를 원할 뿐이니 허락하여 주십시오.”
아난이 말하였다.
“훌륭합니다. 장자님, 세간은 불안하고 위태로우니, 뛰어난 복밭에 견고한 업(業)을 일으킬 줄 아십니다. 장자님, 반드시 아십시오. 모든 법은 무상하여 나[我]와 나 것[我所]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비유하면 빌린 것은 오래 보존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장자님이 위없는 이익을 얻고자 하면 복밭에 크고 중요한 업을 일으키는 것이 마땅하니 이것의 과보는 파괴되지 않습니다.”
상나화수는 곧 정성껏 준비하여 반차우슬을 베풀어 여러 가지를 충족하게 했고, 경행하는 곳과 문과 누각과 집을 지었다.
그 일을 마치자마자 아난이 말하였다.
“장자님의 재물 보시는 가장 희유한 것입니다. 지금 다시 법 보시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보시는 미묘하고 매우 크고 넓어 재물 보시보다 백천만 배나 뛰어납니다.”
상나화수가 물었다.
“무엇을 법 보시라고 합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법에 출가하여 도를 배워 설법으로 교화하여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것을 법 보시라고 합니다.”
상나화수가 대답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제가 원하는 것과 꼭 같습니다.”
이에 아난이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고 구족계를 받게 하였다.
상나화수가 말하였다.
“큰 스승님 저는 본디 태어나면서 상나의를 입고 있었으니 금생에는 죽을 때까지 이 옷을 그대로 입고 있겠습니다.”
이 말을 마치자마자 총지력(總持力)을 얻었고 들은 바의 법은 조금도 잃어버리지 않았으며 아라한과를 성취하여 큰 공덕을 지녔다. 아난이 열반한 뒤에 이르러서는 미묘한 법을 널리 말하여 중생들에게 풍부한 이익을 주었으며, 아난존자가 지녔던 팔만 사천 모든 법장의 부문을 상나화수가 모두 기억할 수 있었다. 비유하면 물을 쏟아서 다른 그릇에 옮기는 것과 같이 상나화수가 법을 받아 소지한 것이 또한 이와 같았다. 참되고 청정한 법으로써 노닐며 교화하여 최후에 마돌라국에 도착하여 만타산(曼陀山)에 주거할 절에 세우려고 했다. 그때 그 산중에는 두 마리의 독룡(毒龍)이 살고 있었는데 해독이 매우 심하여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상나화수가 신통의 힘으로써 이 산을 진동시키자 용이 크게 성내어 나쁜 바람과 비를 일으켰으나 상나화수가 자삼매(慈三昧)에 들어 정력(定力)을 사용했기 때문에 용의 독이 소멸되었다. 용이 크게 놀라고 두려워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서 말하였다.
“존자님께서는 어떤 가르침이 있으십니까?”
상나화수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산에 승가가 머물만한 곳이 있다고 기별하셨다. 이러한 까닭에 내가 이 산 중에 절을 세우려 한다.”
용이 말했다.
“만약 진실로 부처님께서 기별하셨다면, 좋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상나화수가 그 산에 절을 짓되 선실(禪室)과 경행(經行)할 곳을 모두 구족하였고 안팎이 텅 비어 혼잡하거나 시끄러움이 없었다.
절을 짓고 나서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부처님께서 계빈국은 안온하고 풍요하며 국토는 고요하여 모든 방해와 난관이 없고 청량하며 병이 적어 경행하기에 매우 좋다고 기별하셨다. 나는 지금 반드시 저곳에 이르러야겠다.’
곧 허공을 날아 계빈국에 도착하여 정(定)에 들어 기뻐서 게송으로 말했다.
항상 상나의를 입고
오지선(五支禪)을 성취했네.
산과 바위 빈 골짜기 사이에서
좌선하여 염하고 정[念定]에 드네.
바람과 추위에 모든 근고(勤苦)도
모두 참을 수 있어 이것을 받네.
마음으로 해탈을 잘 얻고
지혜로 스스로 장엄하였네.
오히려 빈 들판의 코끼리같이
태평하며 우환이 없네.
그때 우바국다(憂波毱多)에게 오백 명의 제자가 있었는데 오히려 나고 죽음에 얽매여 해탈을 얻지 못하고서도 마음으로는 크고 높은 교만함을 내었다. 우바국다가 곧 삼매에 들어 이 모든 사람을 관하여 보니 자기와는 인연이 없고, 오직 자기의 스승이라야 교화하고 제도할 수 있었다. 곧 지극한 마음으로 상나화수를 생각하자, 상나화수는 곧 신통의 힘으로써 큰 거위의 왕과 같이 허공을 날아 와서 여기에 이르렀다. 우바국다는 다른 곳에 가고 없었고 오직 제자들만 상나화수를 보았다. 상나화수의 의상은 남루하고 머리카락과 수염과 손발톱은 길었다. 국다의 방에 이르러 그의 자리 위에 앉자 국다의 제자들이 모두 성을 내고 ‘이 남루한 사람은 누구인데 우리 스승의 자리에 있는가?’라고 하고, 곧 밖으로 끌어내려 했으나 수미산(須彌山)25)과 같아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나쁜 말을 하려고 했으나 입이 저절로 닫혔다. 곧 다 함께 국다의 처소에 이르러 말했다.
“큰 스승님, 형색이 초췌한 어떤 노비구가 스승님이 앉았던 곳에 이르러 가부(跏趺)하고서 앉았습니다.”
국다가 생각하였다.
‘나의 스승이 아니라면 앉을 수 없다.’
방에 이르러 상나화수를 보고 곧 얼굴을 땅에 대고 머리 숙여 절하자 제자들은 생각하였다.
‘스승이 비록 절을 하지만 왕성한 덕은 저보다 뛰어나겠지?’
상나화수는 그의 제자들의 교만함이 아직 그치지 아니함을 알고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켰다. 그러자 곧 향기 나는 젖[香乳]이 쏟아졌는데 높은 산봉우리에 샘을 매달아 물이 쏟아지는 것과 같았다.
“국다야, 이것은 어떤 정의 모습[定相]인가?”
우바국다가 곧 삼매에 들어 깊은 마음으로 관찰했으나 알 수가 없자 스승에게 되물었다.
“이것은 무슨 삼매입니까?”
화수가 대답하였다.
“이것은 용분신정(龍奮迅定)이라 이름한다.”
이와 같이 차례로 오백 삼매의 이름을 물었으나 전혀 알지 못했으며, 상나화수는 낱낱이 설명했다.
국다가 말했다.
“제가 얻은 것은 모두 스승에게서 받았는데 오직 이 삼매는 제가 그 그릇이 아닌 것 같습니다.”
“국다야, 반드시 알아라. 여래의 삼매는 벽지불이 그 이름을 모르고, 연각의 삼매는 일체 성문이 알 수 없으며, 대목건련ㆍ사리불 등이 들어간 삼매는 그 밖의 아라한은 헤아리지 못하며, 나의 스승이신 아난의 삼매는 삼매의 모양을 내가 다 모른다. 지금 나의 삼매는 너 역시 알지 못한다. 이와 같은 삼매는 내가 열반한 뒤에는 다 나를 따라 없어질 것이다. 칠만 칠천 본생(本生)의 모든 경전으로 만족함과 일만의 아비담장(阿毘曇藏)과 팔만으로 살필 수 있는 청정한 비니(毘尼) 등 이와 같은 법도 나를 따라 없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국다야, 여래께서 멸도한 뒤에 어질고 성스러운 이들이 사라졌고 이와 같은 법장도 점점 감소된 것은 당연하다. 더 나아가 미래에는 일체가 전부 다해 버릴 것이니, 그대는 반드시 부지런히 수행을 더하여 수호하도록 하여라.”
그때 모든 제자들이 그 자리에서 스스로 뉘우치고 ‘우리는 지혜가 없어 큰 성인을 가볍게 여기고 교만하였구나. 비로소 우리 스승의 정(定)이 저 분에게 미치지 못함을 알겠구나’라고 자책하였다.
이에 상나화수가 곧 설법하자 오백의 제자들이 아라한도를 얻었다.
그때 상나화수존자는 모든 대중에게 상응하는 것을 짓고는 곧 허공에 올라가 열여덟 가지 변화를 짓고 본래 자리로 되돌아와서 열반에 들었다. 우바국다와 모든 권속들이 모든 향나무를 쌓아 불로써 야순(耶旬)하고 사리를 수습하여 탑을 세우고 공양 올렸다. - 030_0095_a_03L摩訶迦葉垂涅槃時以最勝法付囑阿難,而作是言:“長老,當知昔婆伽婆以法付我,我年老朽,將欲涅槃,世閒勝眼,今欲相付。汝可精懃守護斯法。”阿難曰:“諾。唯然受教。”於是阿難演暢妙法,化諸衆生。然其宿世,有大功德,智慧淵廣,多聞博達,佛所咨嗟,摠持第一,悉能聽受諸佛法藏。如大巨海百川斯納,名稱高遠,衆所知識。如是功德不可窮盡,我當隨順說其因緣,乃往古世阿僧祇劫,定光如來時,爲沙門畜一沙彌,常令讀誦,日夜誡勅,無有休廢。若經少闕,卽便呵責。時,此沙彌爲師乞食,若少稽留經不充限,極爲其師之所罵辱。於是沙彌甚爲愁惱,爲師乞食,且誦且行。時,有長者怪而問之,沙彌答曰:“吾師嚴峻,令我誦習,乞食稽留,則不充限。以是事故,每行讀誦。”長者答言:“勿生憂惱。從今以後,常相供給,宜當精勤,誦習經典。”時,此沙彌不復行乞,專心讀誦,從此以後,經常充足。爾時,沙彌卽世尊,是施食長者阿難是也。以斯福緣,阿難比丘智慧深妙,摠持强識,多聞弘廣,不可稱記。至婆伽婆、成無上道,宣暢妙法,化諸衆生。於是阿難卽自思惟:‘世閒牢獄不可愛樂,五欲如幻,無有堅實,甚可畏惡,過於毒蛇,盛年勇壯,顏容姿美,悉爲老病之所殘害,無常迅駛,如暴河流,呑滅一切恩愛集會。古昔,諸王威德自在,爲無常風之所吹壞,憂悲衰惱,衆苦相續,愛羅剎女,常欺衆生,我當云何得免斯難?’復作是念:‘如來世尊神智超世,本從釋氏,出家學道。我今應當往爲弟子。’卽至佛所求哀出家。佛言:“善來”便成沙門爾時,如來卽爲說法,所謂施論、戒論、生天之論。欲爲不淨,出要最善,意卽開解,成須陁洹。佛於後時,心念侍者。時,憍陳如卽往佛所,求爲給侍。佛言:“憍陳如,汝年老邁,須人瞻視,云何爲我而作給侍?”如是五百大弟子咸至佛所,求爲侍者,皆不聽許,禮佛而退。時,目揵連以他心智,觀如來心在阿難所,如日初出,光照西壁。與諸比丘告阿難曰:“佛須仁者,以爲給侍,宜可速往,禮覲勝覺。”阿難白言:“如來威德猶如大龍,今我穢弱,不敢奉命。”諸比丘言:“阿難,當知世尊專心唯在仁者,當速奉覲,不宜久停。”阿難敬諾,卽求三願:‘如來故衣願,勿與我,所有遺食願賜餘人,進現時節,隨我裁量。三願若遂,乃當受教。’時,諸比丘往世尊所,稽首作禮,具陳上事。如來歎曰:“善哉!阿難,有大智慧,善知時宜,不但今日,久遠亦然。汝等善聽。吾當宣說。乃往過去阿僧祇劫,有王治世,住婆翅城。於此城中,有婆羅門名俱樓陁,聰明博達,天才超世,國人居士皆悉宗敬。多饒財寶百千萬億,無子紹繼,每懷憂惱。請祈諸天,經十二年,最大夫人,便覺有娠,日月已滿,生一男兒,身紫金色,顏貌端正。相師占曰:‘福德此子。’卽爲立字,號曰大施。年漸長大,求父出遊,父卽勅令嚴治道路,燒香散花,作衆伎樂。大施於是出外遊觀,卽於前路,見有乞人著蔽壞衣,卑言求哀。大施問曰:‘何故若此?’乞人答言‘我本孤貧,病苦所逼,身命旣切。是故行乞。’大施聞之,慘然歎曰:‘群生之類一,何可愍:愚癡蔽心,沈沒五欲,爲老病死之所惱害,方於其中,坦然快樂,不修善業,受斯惡果,怪哉!大嶮甚可怖畏。’小復前行,見有屠獵羅羂飛鳥,耕墾漁捕,多所傷害。大施問言:‘何故若此?諸人答曰:‘我祖父來素爲斯業,仰此濟命兼供王役,一旦捨之,便當貧乏。’大施聞之,益增傷感,便自思惟,興大悲意:‘哀哉!衆生愚無慧目,夂積罪業,貧窮羸劣,處大黑闇,甚可怖畏。今復更造如斯惡業,殺害衆生,斷他愛命,惡業增長,不善滋息,輪迴五道,何由得出?我今宜當方便,救護生死惱熱爲作淸涼。’作是念已,卽入大海,詣龍王宮,求如意珠。見一金城,光明赫弈,毒蛇圍繞不可得近,卽入慈定,履上而過。龍王出迎,禮拜恭敬,相慰問已,俱共入宮,問言:‘仁者何故至此?’大施答曰:‘閻浮提人爲貧窮,故極多傷害,命終必當生三惡道。我愍彼故,歷嶮來此,求如意珠,欲免其苦。願見遺給,利益衆生。’龍王曰:‘善。不違來教。願少留停,爲我說法。’大施許之。住經四月,演暢諸法,名字本末,次第隨順,解其句味。龍王至心聽受思惟,問訊起居甚得時宜。進現時節而自裁量,過四月已,大施辭退。龍解髻珠而用與之,因發誓曰:‘大士,慈悲甚極弘廣,必當得成自然正覺。願我得爲多聞弟子。’於是大施以如意珠,雨衆七寶,閻浮提人皆悉安樂,修行十善,命終生天。比丘,當知爾時大施卽吾身是,彼時龍王阿難是也。在龍王中,尚知時宜,況於今者而不通達?”於是阿難給侍如來,善能隨順,聞持法藏,初無漏失,逮及世尊,於雙樹林,垂般涅槃,問憍陳如阿難所在。答言:“今在娑羅林外,爲諸魔衆之所嬈亂,深入邪網甚大苦惱。除佛如來,無能救護。”文殊師利白佛言:“世尊,此大衆中,有諸菩薩於無量劫發菩提心,久修願行,得不退轉,如是等比善能受持諸佛法藏,何緣顧問阿難所在?”佛告文殊:“阿難比丘事我來久,初無過咎,具足成就不可思議,所聞之法善能受持。譬如瀉水置之異器,爲諸衆生,所共瞻仰。是故我問阿難所在,今去此會十二由旬,爲諸魔衆之所惱亂。汝持我呪,往彼解之。”文殊師利卽至魔所,說陁羅尼。魔聞是已,卽放阿難。與文殊俱來至佛所,稽首禮敬,卻坐一面。爾時,世尊於中後夜,入般涅槃,一切天人大設供養,㲲纏闍毘。其事都訖,摩訶迦葉與諸羅漢,於王舍城,欲集世眼。阿難爾時,猶在學地,以漏未盡,不豫聖衆。時,有比丘名婆闍弗,卽以偈頌,而覺悟之:勝哉多聞士, 安靜林樹閒, 當觀一切法,虛僞不堅牢。 生死多過患, 涅槃最淸涼,瞿曇子宜應, 勤修無漏行。 如是當不久,必受第一樂。阿難聞已,竟夜經行,雖加勤苦,不得羅漢,身心疲懈,便欲眠息,頭未至枕,得無著果,三明無㝵,六通淸徹,卽便飛往賓鉢羅窟,在門外立而說偈言:多聞辯才, 給侍正覺, 瞿曇阿難,今在門外。爾時,迦葉說偈答曰:汝若盡衆苦, 棄捨煩惱擔, 宜應現神力,令衆咸證知。於是阿難卽以神通,從石壁入,禮衆僧足,隨次而坐,受迦葉命,演集勝眼。乃至迦葉入涅槃時,共阿闍世王,至雞足山,燒香散華,讚歎供養。王言:“仁者,如來迦葉入般涅槃,自我多殃,悉不睹見。尊若滅度,唯願垂告。”阿難曰:“善。敬承來教。”於是遊行宣暢妙法,化諸衆生,皆令度脫,最後至一竹林之中,聞有比丘誦法句偈:若人生百歲, 不見水老鶴, 不如生一日,而得睹見之。阿難聞已,慘然而歎:“世閒眼滅,何其速哉?煩惱諸惡如何便起,違返聖教,自生妄想,無有慧明,常處癡闇,永當流轉生死大海,爲老病死之所惱逼。”便語比丘:“此非佛語,不可修行。汝今當知二人謗佛:一雖多聞而生邪見,二不解深義顚倒妄說。有此二法爲自毀傷,不能令人離三惡道。汝今當聽。我演佛偈:若人生百歲,不解生滅法,不如生一日,而得解了之。”爾時,比丘卽向其師,說阿難語,師告之曰:“阿難老朽智慧衰劣。言多錯謬,不可信矣。汝今但當如前而誦。”阿難後時,聞彼比丘在竹林下,猶誦前偈,卽問其意,答言:“尊者,吾師告我,阿難老朽言多虛妄,汝今但當依前誦習。”阿難思惟:‘彼輕我言,或受餘教,卽入三昧,推求勝德,不見有人,能迴彼意。’便作是言:“異哉!無常甚大雄猛散壞。如是無量賢聖令諸世閒,皆悉空曠,常處黑闇怖畏中行,邪見熾盛,不善增長,誹謗如來,斷絕正教,永當沈沒生死大河,開惡趣門閉人天路,於無量劫受諸苦惱。哀哉!世閒深可矜愍,今此比丘我躬爲說,返納邪言,不受吾教,我當向誰說如斯事?世閒衆苦不可願樂,此身不堅,腐敗危脆,猶如聚沫須臾變滅,端政容貌,甚可愛著,衰老旣至,將安所在,覆以薄皮。謂爲嚴飾,膿血內流,惡露不淨,有爲無常,甚大迅速,一視息頃,四百生滅。譬如虛空震雷起雲,暴風卒起,尋便散滅,五欲不堅,亦復如是。共相恩愛,安隱快樂,無常旣至,誰有存者?世閒衆苦甚難久居。我於今日,宜入涅槃。又吾大師及同梵行,如是之等皆悉滅度。我於今者,豈宜久停?”復作是念:‘阿闍世王與吾有要,我宜應當至彼語之。’卽詣王宮,告守門者,爲我白王,阿難在外,將欲涅槃。故來相見。門人答曰:“王今眠睡。若設覺悟,罪我不少。”阿難語言:“王若覺者,宜可爲我,具宣斯意。”阿闍世王夢蓋莖折,卽便驚悟,門人向王,具宣上事。王聞是已,悶絕躄地,冷水灑面,良久乃蘇。發聲號哭,哀動天地,椎胸叫喚,生大憂苦而作是言:“嗚呼,怪哉!世閒眼滅,三界苦惱,誰當免濟?昔日,世尊慈悲深厚,爲諸衆生作大依止,自入涅槃,世閒孤露。摩訶迦葉有大名稱,次補如來,演法教化而復滅度,法轉衰損。瞻仰阿難,猶如日月,今入涅槃,更何恃怙,法水淸淨,洗滌塵勞?誰復頒宣,饒益一切?是諸衆生常有渴愛,誰澍法雨,充足之者?三界群生永當流轉,受諸苦惱,何有窮竟?魔王歡喜,大得眷屬,善法漸盡,諸惡熾盛。”卽問門人阿難所在。園神白王:“向毘舍離,卽嚴四兵,往恒河側。阿難乘船,在河中流。”王卽直進,稽首白言:“三界明燈,已棄我去,今相憑仰,願勿涅槃?”阿難默然而不許可。於時,大地六種震動。時,雪山中有五百仙人,見斯相已,咸作是念:‘以何因緣,有此異相?’觀見阿難將欲滅度,卽便飛空,往詣其所,稽首作禮,求哀出家,卽化恒河,變成金地,爲諸仙人如應說法,鬚髮自落,成阿羅漢,咸悉俱時,入般涅槃。阿難念曰:‘佛記罽賓當有比丘名摩田提,於彼國土,流布法眼,卽便以法,付摩田提。’踊身虛空作十八變入風奮迅三昧分身爲四。一分向忉利天與釋提桓因,一分與大海娑伽龍王,一分與彼毘舍離子,一分授與阿闍世王。如是四處各起寶塔,燒香散華,供養舍利。摩訶迦葉垂涅槃時,告阿難曰:“今以法寶,用相委累。長老於後,若入涅槃,王舍大城有一長者名商那和修,高才勇猛,有大智慧,已於過去,深種善根,發意入海,採取珍寶,迴還願作般遮于瑟,爲佛如來,造經行處,復當建立高門樓屋,所爲旣訖,可度出家,如來法藏悉付囑之。”是故阿難,臨當滅度而告之曰:“佛以法眼付大迦葉,迦葉以法囑累於我,如我今者,涅槃時至,以法寶藏,用付於汝。汝可精勤,守護斯法,令諸衆生服甘露味。”商那和修答曰:“奉教。我當擁護。如斯妙法,普爲一切作大明炬。於是次宣無上法藥,療煩惱病,濟度群生,其德高遠,久修願行,多聞摠持辯才無盡,今當敷演彼功德聚。”乃往過去阿僧祇劫,商那和修,時爲商主,共諸賈客五百人俱欲入大海,採取珍寶。於其前路,見辟支佛身嬰重病,氣命羸惙。與諸商人卽便停住,推求醫藥而療治之,盡心承給,無所乏少,病遂除差,體力充足。是辟支佛著商那衣。爾時,商主以諸香湯浴辟支佛,上妙㲲衣而用奉獻,白言:“大聖,此商那衣極爲弊惡。唯願,受我所奉衣服。”辟支佛言:“施主,宜知。我以此衣,出家成道,復當著此而入涅槃。”商主聞之,甚懷悲惱,白言:“大聖,願勿滅度,宜可與我共入大海。吾當終身,供給所須衣服、臥具、病瘦湯藥。”辟支佛言:“不能入海。我於今者,欲般涅槃。汝於福田,宜生深心,未來必當獲大果報。”卽飛虛空,作十八變,還就本座而入涅槃。商主悲哀,啼哭哽咽,積諸香木而用闍毘,收集舍利,起塔供養,因發誓曰:“願我來世,値遇聖師,復過於是,使我所有諸功德聚、威儀法式及以衣服,如今此聖等無有異。”由斯願力,甚大雄猛,處於母胎,著商那衣,乃至與身俱共增長,出家受戒,得道涅槃。是商那衣未嘗離體,因卽號曰商那和修。如來昔遊摩突羅國,見靑樹林敷榮茂盛,告阿難曰:“見此林不?”阿難言曰:“唯然已見。”佛言:“此是優留茶山,吾滅度後,當有比丘,名商那和修。於此山中,起僧伽藍,說法教化,多所利益。”商那和修旣從海還,大獲珍寶,往詣竹林,禮阿難足,白言:“大聖,我本入海,願安隱還,爲佛及僧設大施會。今佛世尊爲在何處?”阿難答曰:“已入涅槃。”聞是語已,悶絕躄地,以水灑面,方得醒悟,發聲號咷,悲泣斷絕,自拔頭髮,塵土坌身,椎胸大叫,淚下如雨,便作是言:“無常大惡壞斯寶聚。世閒孤露永無恃怙,我何薄祐,罪障深厚?佛日明淨而不睹見,永當沈沒三有苦海。”復問:“阿難,摩訶迦葉、大目揵連、舍利弗等悉爲在不?”阿難答曰:“皆已滅度。”旣聞是語,倍增憂感,白言:“大聖,我本入海,願安隱還,爲佛及僧設大施會。我於今者,欲爲聖衆,辦少微供。唯願哀愍而見聽許。”阿難答言:“善哉!長者,能知世閒不安危脆,於勝福田,起堅固業。長者,當知諸法無常、無我、我所。譬如假借,不可久保。若汝欲得無上利者,宜於福田,起殷重業。此之果報不可沮壞。”商那和修卽便嚴辦,爲般遮于瑟,種種充足,造經行處及門樓屋。其事訖已,阿難告曰:“汝爲財施,最大希有。今復宜當作於法施,此施微妙甚爲弘廣,勝於財施百千萬倍。”商那問言:“何名法施?”阿難答曰:“於佛法中,出家學道,說法教化,利益衆生,是名法施。”商那和修答言:“善哉!甚適我願。”於是阿難度令出家,與受具戒,白言:“大師,我本生時,著商那衣,今當盡形受持此服。”作是語已,得摠持力,所聞之法,未曾忘失,成阿羅漢。有大功德,逮及阿難入涅槃後,頒宣妙法,饒益衆生。阿難所持八萬四千諸法藏門,商那和修悉能憶念。譬如瀉水置之異器,彼能受持,亦復如是。以眞淨法,遊行教化,最後次至摩突羅國,於曼陁山欲起住處。時,彼山中有二龍子,毒害熾盛,不可擾近。商那和修卽以神力,震動此山,龍大瞋怒,起惡風雨,商那和修入慈三昧,以定力故,龍毒消滅。卽大驚怖,生信敬心,問言:“尊者有何教誨?”商那答曰:“佛記此山有僧住處。是故我欲於中建立。”龍子白言:“若實佛記,善哉!相聽。”商那和修卽於彼山,營建住處,禪室經行,皆悉具足。內外空閑,無諸憒鬧。造住處已,便作是念:‘佛記罽賓安隱豐樂,國土閑靜,離諸妨難,淸涼少病,甚可經行。我今應當至彼處耶?’卽便飛空,往罽賓國,入定歡喜而說偈言:常著商那衣, 成就五支禪, 山巖空谷閒,坐禪而念定。 風寒諸勤苦, 悉能忍受之,心善得解脫, 智慧自莊嚴。 猶如空野象,坦然無憂患。時,憂波鞠多有五百弟子,猶處生死不得解脫,心生憍慢,甚大貢高。憂波鞠多卽入三昧,觀此諸人,與己無緣,唯有吾師,乃能化度,便至心念商那和修。商那和修卽以神力,如大鵝王,從空飛來,至其所止。憂波鞠多行至餘處,唯諸弟子而獨見之。商那和修衣裳麤弊,髮爪長利,至鞠多房,坐其座上。鞠多弟子咸生瞋忿:“是何弊人,處我師座?”卽欲驅逐使令出外,如須彌山,不可傾動,欲出惡言:“口自噤閉,卽共相將。”至鞠多所,白言:“大師,有老比丘,形容憔悴,到師坐處,跏趺而坐。”鞠多念言:“自非吾師,無能坐者。”至房,便見商那和修,頭面著地,稽首作禮。弟子念言:‘師雖爲禮威德勝之。’商那和修知其弟子憍慢未息,手指虛空,便下香乳,如高山頂,懸泉流注,問言:“鞠多,是何定相?”憂波鞠多卽入三昧,深心觀察,不能曉了,卽問其師:“是何三昧?”和修答言:“此卽名爲龍奮迅定。”如是次第五百三昧,問其名字,都不了知。商那和修一一爲說。鞠多白言:“我之所得盡從師受。唯是三昧我非其器。”“鞠多,當知如來三昧,諸辟支佛不識其名。緣覺三昧,一切聲聞莫能解了。大目揵連、舍利弗等所入三昧,其餘羅漢不能測度。吾師阿難三昧定相,我悉不知。今我三昧,汝亦不識。如此三昧我涅槃後,皆隨吾滅,七萬七千本生諸經滿足,一萬阿毘曇藏有八萬數淸淨毘尼,如斯之法,亦隨我滅。是故鞠多,如來滅後,賢聖隱沒,如是法藏漸當衰損,乃至末後,一切都盡。汝今應當勤加守護。”時,諸弟子方自悔責:“我無智慧,輕慢大聖。始知吾師,定不及彼。”於是商那卽爲說法,五百弟子得羅漢道。爾時,尊者商那和修於諸衆生,所應作已,飛騰虛空,作十八變,還就本座而入涅槃。憂波鞠多與諸眷屬積諸香木,以火耶旬,收取舍利,起塔供養。付法藏因緣傳卷第二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1)인도 스님으로 중국에 와서 담요(曇曜)와 함께 『잡보장경(雜寶藏經)』과 『부법장인연전』 등 5부 19권을 번역하였다.
- 2)중국 스님으로 5세기경 길가야 등 다른 스님들과 『부법장인연전』ㆍ『정도삼매경(淨度三昧經)』ㆍ『대길의신주경(大吉義神呪經)』 등을 번역하였다.
- 3)범어로 Āyuṣmat. 존자(尊者)ㆍ구수(具壽)라 번역한다. 지혜와 덕이 높고 법랍이 많은 비구를 통틀어 일컫는다.
- 4)여기서는 상징적 표현이다. 즉, 불법을 의미한다.
- 5)정성스럽고 부지런히 수행한다는 의미로서, 지금은 불전에서 정성스럽게 기도하는 일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 6)석가모니부처님께 수기를 주신 과거의 부처님으로, 연등불(練燈佛)의 다른 이름이다.
- 7)범어로 Śrāmaṇera. 식자(息慈)ㆍ식악(息惡)ㆍ행자(行慈)ㆍ근책남(勤策男)이라 번역하며, 출가하여 십계를 받았으나 아직 비구계를 받지 아니한 남자 스님을 말한다.
- 8)범어로 dhāraṇī. 다라니라고 음역한다. 많은 뜻을 섭지(攝持)하고 기억하여 악법을 막고 물리친다.
- 9)범어로 Rākṣasa. 속질귀(速疾鬼)ㆍ식인귀(食人鬼)ㆍ악귀(惡鬼)ㆍ가외(可畏)ㆍ호자(護者)라 번역한다. 여기서는 그 여성인 애욕의 나찰녀를 말한다.
- 10)시론ㆍ계론ㆍ생천론이라는 말은 보시를 하고 계를 잘 지키면 천상에 태어난다는 말이다.
- 11)범어로 Srota-āpanna. 성문 4과 가운데 제일 낮은 과위로서, 예류과(豫流果)라 번역한다.
- 12)범어로 Kauṇḍinya. 석가모니부처님께 제일 먼저 스님이 된 다섯 비구 가운데 한 분이다.
- 13)범어로 Maudgalyāyana.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신통이 제일 뛰어났던 제자이다.
- 14)범어로 Gṛha-pati. 한자어로 가주(家主)라 번역한다.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 또는 집에 있는 선비라는 뜻이다. 불가에서는 출가하지 않고 집에 있으면서 부처님께 귀의한 남자를 일컫는 말이다.
- 15)명은 실제의 이름이며, 자는 거짓 이름이다. 즉, 사물을 가리키는 이름을 말한다.
- 16)밤을 초ㆍ중ㆍ후로 나누었을 때 중야의 뒤란 뜻으로,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대강 자정쯤이라 말할 수 있다.
- 17)성자들을 말하며, 여기서는 결집에 참여한 500명의 아라한을 뜻한다.
- 18)누(漏)는 여섯 감관이 외부의 대상을 상대로 끊임없이 허물을 누출하므로 번뇌를 뜻한다. 무루행은 허물이 없는 행위이니 곧 성자의 행이다.
- 19)몸에서 나오는 더러운 수분이다. 즉, 피ㆍ고름ㆍ똥ㆍ오줌 따위 등을 말한다.
- 20)부처님께서 수행하는 제자들에게 미래에 성불할 것이라는 예언을 낱낱이 구별하여 말씀해 주신 사실로서, 다른 말로 수기(授記) 또는 줄여서 기(記)라고도 한다.
- 21)범어로 Pañcavārṣika. 5년마다 베푸는 큰 재의 의식으로, 무차대회(無遮大會)라 의역한다. 베풂을 받는 사람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 22)서원과 수행을 말한다. 서원을 세우고 서원의 성취를 위하여 노력하는 수행을 뜻한다.
- 23)스님들이 사는 사원(寺院)을 통틀어 말한다. 범어로 Saṃgha-ārāma이다.
- 24)범어로 Trayobhavāḥ. 욕유(欲有)ㆍ색유(色有)ㆍ무색유(無色有)와 생유(生有)ㆍ본유(本有)ㆍ사유(死有)이다. 태어나는 찰나ㆍ태어나 죽음에 이르는 금생의 삶ㆍ죽음의 순간 등의 셋이 있고, 욕망과 물질과 물질이 없는 것 등 삼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한다.
- 25)범어로 Sumeru. 묘고(妙高)ㆍ묘광(妙光)ㆍ안명(安明)ㆍ선적(善積)이라 번역하며, 불교에서 말하는 사주세계에 우뚝 솟아 있는 산 이름으로, 주위에는 일곱 개의 철위산과 여덟 개의 향수해가 있다고 하며, 물 속에 잠긴 부분과 물 위에 드러난 부분이 각각 8만 유순이다. 산 중턱에 사천왕이 있고, 꼭대기에는 재석천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