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付法藏因緣傅卷第五 飛

ABC_IT_K0990_T_005
030_0113_c_01L부법장인연전 제5권
030_0113_c_01L付法藏因緣傅卷第五 飛


길가야1)ㆍ담요2) 공역
심삼진 번역
030_0113_c_02L元魏西域三藏吉迦夜共曇曜譯
030_0114_a_01L

상나화수존자가 열반할 때가 되어 법을 우바국다에게 부촉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옛날 바가바(婆伽婆)께서 위없는 법으로써 마하가섭존자에게 부촉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크게 밝은 횃불을 잡게 하여 영원히 모든 고통을 여의고 열반의 즐거움을 받게 하셨다. 가섭존자가 다음으로 나의 스승이신 아난존자에게 부촉하셨고, 아난존자는 다시 나에게 부촉하셨다. 내가 멸도하려고 지금 너에게 부촉하니 네가 만약 뒷날 열반을 하려고 하면 마돌라국에 어떤 선남자가 세상에 나올 것이며, 그의 이름은 제다가(提多迦)일 것이다. 오래 전부터 서원과 행을 닦아 변재가 다함이 없을 것이다. 너는 반드시 뒤에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고 정법 안장[法眼]으로써 모두 그에게 부촉하도록 하여라.”
우바국다가 말하였다.
“예. 가르침을 받아 그 존자에게 이르도록 하겠습니다.”
우바국다가 교화하는 인연을 장차 끝내고 열반에 들려고 마음먹고 제다가가 세상에 태어났는지 아닌지를 관찰했다. 사유하다가 문득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알았다.
그때 우바국다존자가 비구들을 데리고 그 집에 갔다. 점점 숫자를 줄여 나중에는 혼자 갔다. 그의 아버지인 장자가 물었다.
“큰 성인이시여, 어찌 권속도 없이 홀로 다니십니까?”
우바국다존자가 대답하였다.
“장자님, 출가한 사람이라 시봉이 없습니다. 만약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시혜를 베풀도록 하십시오.”
장자가 다시 말했다.
“저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니 스님이 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이후에 아들을 낳으면 반드시 시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바국다존자가 말했다.
“그 뜻이 훌륭합니다. 반드시 그 마음을 지켜 변하거나 후회하지 마시오.”
이 장자가 몇 차례 여러 아들을 낳았으나 모두 나이가 어릴 때 번번이 죽어 버렸다. 맨 끝으로 낳은 아들의 이름은 제다가였고 얼굴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총명하고 영리하여 배움을 받아들임이 아주 능숙하여 모든 경과 논[經論]을 기억하였다. 과거에 수행하여 선의 근본을 깊이 심었다.
우바국다가 가서 그를 찾으니 장자가 기뻐서 손수 주었다. 데리고 절[僧坊]에 이르러 제도하여 출가하게 했는데 나이가 이십 세가 되자 구족계(具足戒)를 받던 중 처음 말할 때 견제(見諦)3)의 결(結)을 끊어 수다원을 증득했고, 첫째 갈마(羯磨)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사다함을 획득하였으며, 둘째 갈마에 욕계(欲界)의 결이 다하여 아나함을 증득하였고, 셋째 갈마에 갑자기 삼계의 번뇌가 끊어지고 범행이 이루어져 아라한을 성취하였다. 세 가지 밝음[三明]이 멀리 비치고 여섯 가지 신통[六通]을 구족하였고 유보(遊步)함에 숨거나 드러남이 뜻대로 되어 막힘이 없었다.
우바국다가 그에게 말했다.
“지혜의 태양이신 세존께서 자비로 널리 덮으시고, 중생을 나고 죽는 큰 고통에서 제도하시려고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모은 법을 마하가섭존자에게 부촉하여 크게 밝은 등불을 만들어 세간의 어두움을 널리 비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배우고 닦아 애욕의 그물을 끊고 진흙창에서 벗어나게 하셨다. 가섭존자가 다음으로 아난존자에게 부촉하셨고, 아난존자가 멸도하면서 나의 스승인 상나화수존자에게 부촉하셨으며, 상나화수존자는 나에게 부촉하셨다. 이와 같이 서로 이어 항상 법륜(法輪)을 퍼뜨렸고 감로를 뿌려 맛보게 하여 번뇌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그러나 나는 지금 할 일을 다하여 열반의 시기가 왔으니 멸도가 멀지 않았다. 이 법보(法寶)로써 너에게 부촉하나니 너는 받아서 유지시켜 받들어 모시고 부지런히 수호하기에 힘써 법보로 하여금 빠뜨려 잃어버림이 없게 하고 법을 연설하는 광명이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비추게 하여라.
또한 제다가야, 여래께서 열반하시자 현성들도 열반하시어 있던 일체 뜻이 깊은 경전과 보장(寶藏)도 점점 쇠퇴하여 땅에 묻혀 버리고 세간이 어두워졌으며 나고 죽음에 떠돌았다. 왜냐하면 옛날 나의 스승이신 상나화수존자께서 이미 멸도하신 뒤에 칠만 칠천의 본생(本生)을 말씀하신 모든 경전과 일만의 아비담장(阿毘曇藏)과 팔만의 청정한 비니(毘尼) 등 이와 같은 법들이 모두 따라서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열반하면 뭇 법이 쇠퇴하여 감소하거늘 하물며 많은 현성들이 함께 모두 멸도하였으니 어떠하겠느냐? 청정하고 미묘하며 뛰어난 법이 영원히 남은 것이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지금 간절히 너에게 맡기노라. 너는 나의 뜻을 공경하고 따라서 모든 중생들에게 크게 자비로운 마음을 내고 정법을 받아서 유지하고 유포하여 단절됨이 없게 하여라.”
제다가가 말했다.
“공손히 높으신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저는 반드시 이와 같은 정법을 옹호하고 미래의 세상을 위하여 벗을 청하지 않는 벗이 되겠습니다.”
이에 차례로 말하여 위없는 법을 맛보였으니 그가 교화하여 제도시킴이 매우 크고 넓었다. 인연이 끝나자 열반했는데 사람과 천신이 슬퍼하며 사리를 수습하여 칠보탑을 세우고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는 등 갖가지로 공양 올렸다.
옛날 제다가가 멸도에 들 때 정법으로써 제일 큰 제자인 미차가(彌遮迦)에게 부촉하였다. 들은 것이 많고 널리 통달하였으며 큰 변재가 있었다.
제다가가 말했다.
“부처님께서 정법을 대가섭(大迦葉)에게 부촉하셨고, 이와 같이 한 분 한분께 부촉하여 나에게까지 이르렀다. 내가 장차 열반하려고 너에게 부촉하니 너는 반드시 후세에 법의 눈[法眼]을 유포하여라.”
마차가가 말했다.
“좋습니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이에 정법보장(正法寶藏)4)을 두루 유포시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열반의 길을 열게 하고, 교화할 인연을 이미 마치고는 멸도함에 다다라 다시 정법으로써 불타난제(佛陀難提)존자에게 부촉하여 그로 하여금 불법을 유포하고 뛰어난 감로로써 맛보이게 하였다. 난제가 뒤에 널리 두루 분별하여 큰 법륜을 퍼뜨려 마군과 원적들을 항복시킨 뒤 불타밀다(佛陀蜜多)에게 부촉하였다. 그 사람이 지닌 덕의 힘은 매우 깊어 헤아릴 수 없으며, 훌륭하고 교묘한 방편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나쁜 견해를 여의고 가장 뛰어난 도에 나아가도록 했으며, 큰 지혜로써 스스로를 장엄하였고, 청정한 법을 연설하여 다른 도를 배우는 이들을 항복시켰다. 이와 같은 공덕을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다.
내가 지금 그의 행적을 따라 약간만을 말하겠다.
어떤 큰 나라의 임금이 온 천하를 거느렸다. 재주와 용맹이 뛰어났으며, 많이 듣고 널리 통달했으나 근본적으로는 다른 가르침을 섬기고 삿된 견해를 믿고 수용하며, 불ㆍ법ㆍ승은 항시 경멸하고 훼손하려는 뜻을 품었다.
불타밀다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의 스승이신 난제존자께서 법을 나에게 부촉하셨거늘 나는 어떻게 하면 뛰어난 눈[勝眼]을 부연(敷演)하여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널리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할 것인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임금은 삿된 견해가 매우 크니 나는 꼭 먼저 가서 이를 조복시켜야 하겠다. 비유하면 나무를 벨 때와 같으니 만약 밑둥치를 잘라 버리면 가지와 잎과 꽃과 줄기가 어찌 오래 갈 수 있겠는가?’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서 십이 년 동안 몸소 붉은 변기[幡]를 가지고 왕 앞에서 걸어갔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왕이 전혀 묻지 않았다. 이렇게 시간이 흐른 뒤 문득 그것을 물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나를 앞서 가고 있는가?”
문득 명령하여 불러서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묻자 불타밀다존자가 말했다.
“대왕이시여, 저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담론(談論)을 매우 잘합니다. 임금님 앞에서 한번 시험해 주실 것을 청하옵니다.”
그때 대왕이 곧 두루 명령하여 나라 안에 있는 바라문(婆羅門)과 장자(長者)와 거사(居士)로서 총명하고 널리 통달하고 말을 잘하는 이는 모두 나의 정승전(正勝殿)에 모여 한 사문(沙門)과 함께 논리에 대하여 토론[議論]하라고 하였다.
이에 일체 삿된 견해를 지닌 외도로서 변재가 심오하고 지혜가 널리 통달하고 천문과 지리 등 종합하여 익히지 아니한 것이 없는 이들이 성내며 독한 마음을 품고 다투어 와서 구름같이 모였다.
그때 그 대왕이 정전(正殿) 위에 공양거리를 뛰어나게 차려 놓고 깔개를 펴고, 한편 향을 피우고 꽃을 뿌려 장엄한 것이 화려하게 밝고 깨끗하였다.
불타밀다존자가 법좌(法座)에 올라 모든 외도와 함께 부정론[無方論]5)을 세우자 얕은 지혜를 지닌 이들은 한마디 말에 굴복하고, 총명과 변재가 많은 이라도 두 번째에서 문득 말문이 막혔다.
왕이 모든 사람들을 보니 이치적으로 모두 몹시 부족하였다. 임금이 밀다와 더불어 스스로 함께 논리를 토론하더니 말을 시작하자 실마리를 잡혀 곧 꺾이고 말았다.
불타밀다존자는 ‘내가 왕과 더불어 논의하여 이긴 것을 드러내지 말자’라고 생각하고서 임금에게 말했다.
“이 뜻의 매우 깊고 얕음은 임금님께서 스스로 아십니다.”
그때 그 왕은 곧 자신이 굴복한 것을 알고, 삿된 마음을 고쳐 정법을 공경하고 믿었으며, 스스로 삼귀의(三歸依)를 받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나라에 널리 불도로써 교화를 베풀었다.
그때 이 나라 안에 어떤 니건(尼乾)이 한 사람 있었는데 삿된 견해가 불길같이 번졌고 정법을 헐뜯어 비방하였다. 변재와 지혜로 총명하며 널리 통달했으며, 특히 수학[數算]에 뛰어나게 능숙하였다. 불타밀다가 그를 교화시키고 싶은 까닭에 니건에게 가서 제자가 되어 그들의 술법을 받아 배우고 익혔는데 오래지 않아 모두 훤히 통달하였다. 그 니건자가 큰 소리로 부처님을 꾸짖고 욕하거늘 불타밀다가 니건자에게 말하였다.
“그러한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라. 너는 죄를 얻었으니 이 업보로 반드시 큰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니건자가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이와 같은 일을 잘 아는가?”
밀다존자가 말했다.
“믿지 못하겠거늘 네가 이것을 추산(推算)해 보아라. 이미 추산하고 나면 반드시 깨달아 알 것이다.”
그때 그 니건자가 곧 스스로 추산해 보니 자신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이 보였다.
곧 크게 두려워하며 깊이 근심하고 뉘우치는 마음을 내고, 불타밀다를 향하여 다섯 활개를 땅에 던진 채로 말하였다.
“어지신 분이여, 저는 어떻게 하면 이 허물을 면할 수가 있겠습니까?”
불타밀다가 말했다.
“니건아, 땅에 넘어진 자는 땅을 짚고 일어나는 법이니 네가 만약 부처님께 귀의하면 이 죄업을 소멸할 수 있다.”
그때 니건자는 크게 믿는 마음을 일으켜 오백의 게송으로써 여래를 찬탄하고 먼저 지은 죄업을 회개하고 참회하며 스스로를 매우 꾸짖었다.
불타밀다가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이러한 마음과 선업의 인연 때문에 죽으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니건자가 다시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제가 하늘에 태어날 것을 아십니까?”
불타밀다가 말했다.
“네가 믿지 못하겠다면 스스로 그 진실을 추산해 보아라.”
니건자는 즉시 추산해 보더니 자신의 죄업이 소멸되어 하늘에 날 것임을 스스로 확인하고는 곧 크게 기뻐하며 출가하기를 애원하였다.
밀다가 말했다.
“오늘 꼭 그대의 권속에게 알린 뒤에라야 반드시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겠다.”
니건자의 제자가 무릇 오백 사람이었다. 곧 그들의 처소에 가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뛰어난 이치를 보았으니 마음으로 매우 사랑하고 좋아한다. 부처님의 법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자 하니, 너희들은 지금 너희들 뜻에 따라 하고 싶은대로 다시 밝은 스승에게 알리고, 뛰어난 법을 여쭈어 받도록 하여라.”
그때 제자들이 모두 스승에게 말하였다.
“본래 스승을 받들어 우러름을 큰 구름이 덮는 것처럼 하였는데, 스승께서 뛰어난 도에 들어가시니 마음으로 즐거이 따르겠습니다.”
그때 니건자가 오백 사람과 함께 존자의 처소에 이르러 함께 출가하였다.
이에 불타밀다존자의 아름다운 소리가 온 염부제에 널리 퍼졌고 그는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교화하였다. 인연이 다하여 목숨을 버리니 제자들이 슬픈 마음으로 사리를 수습하여 탑을 세우고 공양 올렸다. 옛날에 불타밀다존자가 교화할 인연을 마치고 목숨을 버리려할 때 협(脇)이라는 비구에게 말했다.
“너는 반드시 뒤에 널리 거룩한 가르침을 부연하고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여라.”
협존자가 불타밀다존자에게 말하였다.
“큰 스승님, 공경히 높은 가르침을 받들어 저는 반드시 지극한 마음으로 정법을 수호하겠습니다.”
그 협비구는 숙업을 말미암은 까닭에 어머니의 태에 육십여 년이나 있었다. 날 때부터 털들은 호호백발이었고 오욕락을 싫어하고 세속에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불타밀다존자에게 가서 머리 숙여 발에 절하고 도를 배우는 서열에 있기를 청하였다. 곧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였고 그를 위하여 법요를 말하니, 깨끗하고 산뜻한 흰 천이 쉽게 물들여지듯이 문득 앉은 자리에서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세 가지 밝음이 비춰 확 트이고 여섯 가지 신통이 걸림 없었으며, 부지런히 고행을 닦고 정진함이 용맹하였다. 일찍이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본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그 당시 사람들이 협비구(脇比丘)라고 이름 붙였다.
법요를 잘 말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할 일을 마치고 문득 열반에 드니 사리를 수습하여 탑을 세우고 공양 올렸다.
그 협비구가 멸도할 때를 당하여 한 비구에게 말했는데 이름이 부나사(富那奢)였다.
“장로야, 반드시 알아라. 부처님의 법은 미묘하여 큰 공덕이 있다. 이러한 까닭으로 모든 성인들이 가장 높이 받들어 유지했으며, 내가 부촉을 받아 이 법을 수호했으나 이제 열반하려 하면서 너에게 부촉하니 너는 꼭 지극한 마음으로 옹호하고 받아서 유지시켜라.”
그때 부나사가 대답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에 미묘하고 뛰어난 법을 자세히 말하여 그는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였다. 뒤에 어느 때 한림(閑林) 아래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으면서 고요히 사유하였다. 어떤 한 명의 대사(大士)가 있는데 이름이 마명(馬鳴)이며 지혜가 깊고 밝으며 아는 것이 뛰어나 견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어려운 질문을 해도 꺾어 버리고 항복 받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비유하면 사나운 바람이 불어 썩은 나무를 뽑아 버리는 것과 같았다. 초개같은 중생들에게 큰 교만심을 일으켜 진실로 아(我)가 있다고 생각하고 매우 스스로를 높이 여기고 있었다.
부나사라고 이름하는 존자가 지혜가 매우 깊고 많이 들어 널리 통달했으며, ‘모든 법은 공하고 나[我]도 없고 인(人)도 없다’고 말한다는 소문을 듣고 경솔하게 교만심을 품은 채로 그의 처소에 나아가 이러한 말을 했다.
“일체 세간에 있는 언론은 내가 헐고 파괴하여 우박 맞은 풀과 같은 꼴이 되었소. 이 말이 만약 헛되고 진실하지 않다면 반드시 나의 혀를 잘라 버리고 물러나 굴복할 것을 약속하오.”
부나사존자가 말했다.
“부처님의 법에 두 가지 진리[二諦:眞諦ㆍ俗諦]가 있소. 만약 세속적인 진리에 나아가면 거짓 이름으로 아(我)라고 하지만 제일의제에 나아가면 모두 공하고 고요한 것이오. 이와 같이 추구한다면 나라는 것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겠소.”
그때 마명은 마음을 아직 조복(調伏)하지 않고 스스로의 기교 있는 지혜를 믿고 오히려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부나사존자가 말했다.
“그대는 자세히 사유하여 헛된 말을 하지 마시오. 내가 지금 그대와 더불어 누가 이겼는가를 결정하였소.”
이에 마명이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속의 진리로 거짓 이름한 것은 진실한 것이 아니다. 제일의제란 성품이 다시 공하고 고요한 것이라 하니, 이와 같은 두 진리랄 모두 얻을 수 없다. 이미 있는 것이 없으니 어떻게 파괴할 수 있겠는가? 나는 지금 저 분에게 도저히 미칠 수 없다.’
문득 혀를 자르고 물러나 굴복하려고 하였다.
부나사존자가 마명의 뜻을 알고 말했다.
“우리의 법은 인자(仁慈)하니 그대의 혀를 자르지 마시오. 반드시 머리를 깎고 나의 제자가 되는 것이 마땅하오.”
그때 존자가 제도시켜 출가했으나, 마음은 오히려 부끄러움과 회한에 젖어 있었다. 그가 목숨을 버리려 할 때 부나사는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정(定)에 들어 관찰하다가 그의 마음을 알고 존자가 먼저 경전을 암실에 가져다 두고 문득 마명으로 하여금 거기에 가서 그것을 가져 오게 하였다.
마명이 말했다.
“큰 스승님, 이 방은 어두운데 어떻게 들어갈 수 있습니까?”
부나사가 말하였다.
“가 보아라. 반드시 너로 하여금 보도록 해주겠다.”
그때 존자가 곧 신통의 힘으로써 오른손을 멀리 펴서 집 안에 넣고 다섯 손가락으로 광명을 내니 밝게 비추어 암실에 있는 것이 모두 드러나 나타났다. 그때 마명이 마음으로 이것이 환술인가라고 의심하였다. 무릇 환술의 법은 이것이 환술인 줄 알면 곧 소멸한다. 그러나 이 광명은 더욱더 밝아졌다. 그의 기술을 다 동원하여 이 광명을 없애려 하다가 결국 지치기만 하고 끝내 달라지는 모양이 없자, 스승께서 하신 것임으로 알고 곧 꺾어 항복하였다. 부지런히 닦고 고행하여 다시는 물러남이 없었다.
이와 같이 존자는 선(善)으로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서 열반에 드니 사부대중이 감동하고 그리워하며 탑을 세우고 공양 올렸다.
부나사존자가 열반할 때에 다다라 법으로써 제자 마명에게 부촉하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비유하자면 암실에서 크게 타는 밝은 횃불이 모든 사물을 다 비추듯이 법의 밝은 등불도 이와 같다. 세간에 유포시켜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없애라. 이러한 까닭으로 여래께서 이 정법을 연설하셔서 널리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닦고 행하게 하셨다. 모든 현성인이 항상 수호함을 더하고 함께 서로 위촉하여 나에게까지 이르렀고 나는 뛰어난 눈으로써 유지하다가 베풀어 너에게 부촉하나니 너는 반드시 뒤에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서 유지하여 미래의 중생으로 하여금 널리 이익을 얻게 하여라.”
마명이 공경히 승낙하고 말하였다.
“반드시 높은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이에 심오한 법장을 널리 반포하고 큰 법의 깃대를 세워 삿된 견해를 꺾어 없애며, 화씨성에 노닐면서 교화하였다. 그 성의 모든 중생을 제도하려고 묘한 음악을 지었는데 이름이 뇌타화라(賴吒啝羅)였다. 그 소리는 청아(淸雅)하고 슬프고 완곡하였으며 곡조가 부드럽고 맑았으며, 괴롭고[苦] 공하고[空] 아가 없는[無我] 법을 두루 말하였다. 유위(有爲)6)는 허깨비와 같고 유술[化] 같으며, 삼계는 감옥이요, 포승줄이니 하나도 즐거워할 것이 없다. 왕위는 높이 드러나고 세력이 자재하지만 무상함이 이미 이르면 누가 생존함을 얻을 것인가? 공중의 구름과 같아 눈 깜짝할 사이에 흩어지고 없어지니 이 몸은 허위여서 파초(芭蕉)와 같다. 원수요 도적이니 친근할 수 없는 것이다. 독사 상자와 같으니 누가 반드시 사랑하고 좋아할 것인가? 이러한 까닭으로 모든 부처님께서 항상 이 몸을 나무라셨다. 이와 같이 널리 공하고 아(我)가 없다는 뜻을 설하였다.
음악을 작곡한 사람으로 하여금 이 소리를 연주하게 하니, 그때 모든 연주자들이 내용을 잘 알지 못하여 곡조와 음절이 모두 어긋났다. 이렇게 되자 마명이 흰 옷을 입고 연주하는 사람들 가운데 들어가 스스로 종과 북을 쳐 거문고와 비파에 조화시키니 음절이 애절하며 청아하고 곡조가 이루어져 모든 법은 괴로움이고 공하고 아가 없음을 자세히 말하였다. 그때 이 성 안에 있던 오백 명의 왕자가 동시에 깨닫고는 오욕을 싫어하고 도를 위하여 출가하였다.
그때 화씨성의 왕[華氏王]은 백성들이 이 음악을 듣고는 가법(家法)을 버리면 국토가 텅 비어 왕업(王業)이 허물어질까 두려워 곧 그 국토의 백성들에게 ‘지금부터 다시 이 음악을 연주하지 말라’고 널리 명령하였다. 그 화씨성에는 구억의 백성이 살았다.
월지국(月支國)의 임금은 위엄과 덕망이 불길같이 무성하였는데 이름은 전단계닐타(栴檀罽昵吒)였다. 지조와 기상이 웅장하고 용맹하며 건강하여 세상을 뛰어넘어 토벌하려고 한 것은 꺾어서 쓸어버리지 못한 것이 없었다. 곧 네 종류의 병사를 무장시켜 이 나라를 향하였다. 함께 서로 공격하여 싸운 뒤에 그 나라가 귀순하여 항복하자 곧 구억의 돈을 요구하였다. 그때 그 나라의 국왕은 그 나라에 있던 마명과 부처님의 발우와 한 마리의 자비심[慈心]을 지닌 닭이 각각 삼억에 해당하여 이것을 계닐타왕에게 주었다. 마명보살은 지혜가 특별히 뛰어나고, 부처님 발우의 공덕은 여래께서 가지시던 것이며, 닭은 자비심이 있어서 벌레가 있는 물을 먹지 않았다. 모두 일체 원한이 있는 적을 소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구억의 돈에 해당하였다. 계닐타왕이 크게 기뻐하며 이것을 받고 곧 병사의 무리들을 되돌려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 계닐타왕은 큰 공덕이 있으니 큰 서원의 갑옷을 입었고 뜻과 서원이 견고하였다. 일찍이 진흙덩어리를 탑 위에 올려놓고 그리고 나서 서원을 세워 말하였다.
“만약 내가 내세에 천 불의 숫자 가운데 들어 정각을 증득하여 성취할 것이라면 지금 이 흙덩이가 변하여 불상(佛像)이 될 것이다.”
이러한 서원을 하자마자 걸맞게 곧 이루어졌는데 위의와 모습이 기이하고 특별한 것이 흡사 그림을 그린 것과 같았다. 마음이 크게 기뻐 날뜀이 끝이 없었다.
왕이 뒤에 어느 때 길을 가고 있다가 칠보로 장엄된 외도의 탑을 보고 곧 크게 기뻐하며, 여래의 탑인 줄로 알고 앞에 이르러 머리 숙여 절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공경하여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며 게송으로써 찬탄하였다.

일체의 지혜를 구족하시고
탐욕과 번뇌의 장애를 끊으셔서
뭇 신선 가운데 최고로 뛰어나고 높으신 분
그 이름 삼계에 두루하시네.

제유(諸有)를 해탈해 여의시고
군맹(群萌)의 유(類)를 불쌍히 여기시니
말씀하신 것은 진실한 진리
삿된 논리의 깃대 꺾어 버렸네.

이런 이유로 제가 지금
응공존(應供尊)께 정례합니다.

이 게송을 읊고 나자 그때 맞춰 보배 탑이 무너져 분산되어 버렸다. 왕이 보고 놀라며 두려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복이 다하여 왕위를 잃으려 하는 것인가? 무슨 까닭으로 내가 이 보배탑에 나아가 절하자 문득 무너지는가?”
어떤 사람이 말했다.
“왕이 절한 탑은 외도의 탑입니다. 그 위엄과 덕이 낮고 천하며 적어서 임금님과 같은 복과 덕이 있는 사람의 예배를 받고 견디지 못하여 무너진 것뿐입니다.”
곧 부서진 탑 밑에 니건(尼乾)의 시체가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감탄하여 말했다.
“기이하다. 대왕의 복과 덕의 힘은 깊고 두터워 이 삿된 탑에 절하여 그것으로 하여금 무너지게 했으니 임금님의 공덕은 범천(梵天)에 비교 되겠다.”
또 계닐타왕은 일찍이 어느 때 이발사로 하여금 이발을 하게 했는데 그때 이발사가 임금님 앞에 서서 이러한 말을 했다.
“저의 자식 놈이 단정하고 지혜로움이 보기 드문 정도이니 대왕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공주님으로써 아내로 삼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왕이 크게 성내며 그에게 말했다.
“너는 하천한 종성으로 비열하거늘 어떻게 나의 공주로써 네 아들의 아내를 삼겠다는 것이냐?”
곧 다른 곳으로 쫓아 버렸더니 그때부터 저절로 그러한 말이 없었고 감히 다시는 왕에게 말하지 못했다. 뒤에 다시 불러 이발을 시켰더니 그 자리에 서서 예전과 같은 말을 세 번이나 하였다. 그러자 왕은 생각해 보고 말했다.
“지금 이 땅 아래에는 반드시 보배가 깊이 감추어져 있다. 그러므로 이 사람으로 하여금 감히 이런 말을 하게 한다.”
곧 사람을 시켜 아래를 발굴하게 하여 곧 여러 종류의 보배를 찾아내었으니 임금의 지혜가 그 일과 같았다.
또 계닐타왕은 어느 때인가 여러 신하를 방문하여 말한 적이 있었다.
“온 국토 가운데 뛰어나게 지혜로운 사람이 있다면 자문하고 공경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때 한 비구가 있었는데 달마밀다(達摩蜜多)라 이름했으며 지혜가 매우 깊었고 공덕을 구족하여 삼매정상(三昧定相)7)을 아주 능숙하게 통달하였다.
남천축국에 두 비구가 있었는데 마음이 유화하고 깊이 선법을 좋아하였다. 본래부터 존자가 좌선이 제일이라는 소문을 듣고 곧 함께 그곳에 가려고 했다. 그가 머무는 곳에는 세 개의 굴이 있었다. 그때 두 사람이 아랫굴에 이르러 한 비구가 해진 옷을 입고 누추한 모습으로 부엌 앞에 단정히 앉아 스님들을 위하여 불을 때고 있는 것을 보고, 두 비구가 물었다.
“달마밀다장로는 어느 곳에 계십니까?”
“지금 제일 위의 굴에 계시니 그대들은 빨리 가서 그를 뵙는 것이 마땅할 것이오.”
그때 두 사람이 위의 굴에 이르니 조금 전의 비구가 이미 굴 안에 좌정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한 비구가 그 도반(道伴)에게 말했다.
“이 늙은 비구는 어찌하여 조금 전에 본 이와 이렇게도 흡사한가?”
다른 비구는 슬기롭고 재치가 있어 깨달아 곧 도반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존자께서 능숙하시기가 이와 같으니 소문이 널리 퍼졌다. 그러니 어찌 이곳에 이르러 좌정하시지 않겠는가?”
곧 앞에 머리 숙여 절하고 말하였다.
“대덕의 위엄 있는 이름은 세간에 드무신데 무슨 까닭으로 스스로를 낮추어 스님들을 위하여 불을 때십니까?”
달마밀다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반드시 들어라. 내가 나고 죽음에서 괴로움을 받은 것은 오랜 긴 세월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머리와 손으로 하여금 불때는 일을 하게 할 수 있다면 나는 반드시 스님들을 위하여 불을 때는 일을 끝까지 하겠거늘 하물며 할 수 있는 몸으로 불을 때는데 어찌 어렵다고 하겠는가? 내가 옛날을 생각하면 오백 세상 가운데 항상 개의 몸을 받아 굶주리고 곤궁하여 고달프고 수척하였고, 오직 일찍이 두 번 배불렀다. 옛날 어느 때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술에 취하여 땅에 구토하였다. 나는 그때 그것을 먹고서 만족하였다. 또 한 번은 옛날에 일찍이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이 그릇에 죽을 쑤어 놓고 외출을 했는데, 내가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그 집 안에 들어가 머리를 그릇 안에 넣고 죽을 먹고 배가 부른 뒤, 머리를 빼내려고 했으나 결국 머리를 빼지 못했다. 외출했던 남편과 아내가 돌아와 그 죽을 먹어 버린 나를 보고, 매우 심하게 성내더니 곧 날카로운 칼로써 내 머리를 잘랐다. 오백 세상 가운데 개의 몸을 받아 비록 두 번 배불렀지만 죽음을 당하였다. 이로써 생각하면 나고 죽음에서 길고 오랫동안 다섯 갈래[五道]8)를 헤매며 받은 고통이 헤아릴 수 없었다. 이러한 까닭에 지금 나는 부지런히 일하는 것을 꺼리지 않고 몸으로 뭇 스님들을 위하여 직접 불을 때는 것이다.”
그때 두 비구는 이 말씀을 듣고 나서 깊이 나고 죽는 동안 헤아릴 수 없는 잘못이 있었음을 관하더니 때맞게 수다원도를 증득함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달마밀다의 지견(知見)은 높고 멀리까지 이름이 퍼졌다.
왕과 모든 신하들은 본래부터 그 이름을 들었었다. 신하들이 함께 말했다.
“대왕이시여, 꼭 아십시오. 계빈산(罽賓山) 가운데 한 비구가 있는데 이름은 달마밀다라고 합니다. 재주와 지혜가 견줄 사람이 없고[超倫] 복과 덕이 깊고 두텁다 합니다. 임금님께서 거기에 가셔서 공양하고 문안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때 계닐타왕은 곧 수레를 타고 앞뒤로 둘러싸여 오백여 리나 되는 계빈산을 향해 가면서 혼자 생각하였다.
‘만약 그 비구의 복과 덕이 깊고 넓다면 나의 공경과 예배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만일 박복한 사람이면 끝내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달마밀다는 그 성격이 꾸밈없이 소박한 것을 좋아하여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얼굴은 초췌하였다.
존자의 제자들이 모두 말하였다.
“계닐타왕의 위엄과 명성은 대단합니다. 수레를 끌고 이곳에 와서 스님께 절하고 뵈려 하니 직접 치장을 하시고 새롭고 깨끗한 복장을 하셔서 그 왕으로 하여금 경솔하고 천박하게 여김이 없게 하십시오.”
달마밀다가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옛날에 만약 부호나 귀족을 만나거든 재빨리 몸을 단장하라고 가르치신 일이 없다. 또 출가한 사람은 천이 좋지 못하고 너덜너덜한 옷을 입는 것이 상례이거늘 이미 적당하게 되었는데 어찌 모습을 고치란 말이냐?”
그때 왕이 곧 앞으로 나아가 머리 숙여 절하고 공경히 ‘안녕하십니까?’라고 문안하였다.
달마밀다가 그의 마음을 알고 곧 가래를 돋워 왕으로 하여금 타기(唾器)를 받들게 하니 그때 닐타가 꿇어앉아 합장하고 가래를 받아 버리자, 물었다.
“내가 지금 대왕의 공양을 견딜 만합니까?”
왕이 곧 기가 꺾여 항복하고 공경하며 믿는 마음이 갑절이나 더하였다.
존자가 말하였다.
“대왕은 옛날부터 일찍이 뛰어난 갈래[勝道]에서 왔거늘 지금 본래의 길로 돌아가시오.”
이미 이 말을 듣고 가르침을 받아 귀국하였다.
그때 군신(群神)들이 모두 ‘왜 대왕께서는 본래 뛰어난 사람을 방문하여 이미 만나고도 전혀 자문하지 않으셨는가?’ 하고 혐오하는 마음과 분한 마음을 내었다.
왕이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어찌 그대들이 이와 같은 일들을 알 수 있겠느냐? 내가 옛날 복된 행위를 쌓고 닦아서 지금 임금이 되어 재주와 지혜가 세상을 뛰어넘었다. 존자께서 나로 하여금 ‘돌아가 본래의 업을 닦아라’고 이미 가르침을 주셨거니 다시 무엇을 묻겠는가?”
왕이 뒷날 닐타탑에 이르러 앞길에 있던 겉인 오백 사람을 보니, 같은 소리로 통사정하며 구걸하기를 ‘나에게 보시하소서’라고 하였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나서 크게 걸인들에게 금ㆍ은ㆍ유리ㆍ코끼리ㆍ말ㆍ전답ㆍ집 등을 보시하고 돌아와 여러 가지 보시하는 모임을 만들어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을 구휼하고 고아나 노인을 찾아 안부를 묻고 위로하며 정법으로써 세상을 다스리고 어질게 온 세상을 편안히 살게 하였다.
그때 천법(天法)이라는 신하는 문득 ‘어찌하여 대왕께서 이 걸인들을 보시고 이와 같은 공덕과 뛰어난 업적을 일으켰을까?’라고 생각하면서 곧 왕에게 물었다.
“지금 임금님께서는 어떤 인연으로 이 걸인들을 보시고 널리 이 복을 지으십니까?”
그때 대왕이 천법에게 말했다.
“걸인들은 나에게 큰 이익을 주었다. 그들은 몸과 말로써 깨달음을 보여 주려고 한 것이다. 나는 옛날에 왕 노릇 하면서도 복의 인연을 닦지 못하여 그 까닭으로 지금 백성이 주리고 춥고 곤궁하고 몸이 여위는 모든 고통을 받는 것이다. 왕이 만약 구걸하고 궁핍함을 구제하지 못하면 미래의 세상에서도 반드시 당연히 지금 나의 백성과 같이 주리고 춥고 여윌 것이다. 그 걸인들의 일이 이와 같아서 내가 이 일을 깨닫고 복된 일을 하는 것이다.”
천법이 임금에게 말하였다.
“임금님은 지위만 천하에서 제일 뛰어나신 것이 아니라 지혜도 만국(萬國)을 제어하십니다.”
그때 이웃 나라 안식국의 왕[安息王]은 성품이 매우 완고하고 포악하여 장차 네 종류의 병사를 거느리고 계닐타를 정벌하려고 하였다.
계닐타왕도 엄중히 경계하다가 두 진영이 맞닥뜨려 교전을 하였는데 칼날이 계속 번뜩이더니 계닐타왕이 승리하였는데, 안식국 사람이 구억이나 전사하였다. 여러 신하들에게 계닐타왕이 물었다.
“지금 나의 이 죄업이 소멸될 수 있을까?”
모든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살육 당한 이들이 무려 구억 명입니다. 죄업이 이미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데 어떻게 없앨 수 있겠습니까?”
그때 계닐타왕이 문득 큰 가마솥을 걸게 하고 이레 동안 물을 끓이니, 끓는 물이 용솟음치고 파도까지 일어나 치열한 열기가 불꽃을 이루었다. 거기에 한 개의 금반지를 던져 놓고 여러 신하들을 죽 훑어보고 말했다.
“누구든 교묘한 방편으로써 이 반지를 건져내어 보아라.”
그때 어떤 한 신하가 왕의 명령에 따라 문득 냉수를 가마솥에 붓고서 반지를 찾아내니 손이나 팔에 아무 상처도 없었다.
왕이 신하들에게 말했다.
“내가 지은 죄는 저 끓는 물과 같다. 참회하면 반드시 없앨 수 있으니 냉수로써 처리함과 같다. 죽은 사람이 비록 구억이라고 하지만 죽여서 무거운 죄를 받을 만한 사람은 두 사람 반뿐이었다. 내가 죽일 때에 두 명의 훌륭한 신자가 있었는데 ‘나무불(南無佛)’ 하면서 죽었다. 내가 이들을 죽였으니 이 죄는 매우 중대하고 심각하다. 다른 한 사람은 입으로 ‘나무’라는 말만 하고 아직은 ‘불’이라는 말을 알지 못했으니 부란나(富蘭那)9)였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이 사람을 죽였으니 이런 까닭으로 반 사람이라고 한다.
그때 어떤 아라한 비구가 계닐타왕이 이러한 악업을 지은 것을 보고 그 왕으로 하여금 두려워하여 허물을 참회하도록 하려고 곧 신통의 힘으로 그에게 지옥을 보여 주었다. 곧 도끼로 찍어 쪼개고 검륜(劍輪)으로 몸뚱이를 분해하니 슬퍼 울부짖고 고통을 참기 어려웠다. 왕이 이것을 보고 나서 두려움을 더할 수 없어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매우 어리석어 이 죄업을 지었다. 미래에 반드시 이와 같은 고통을 받을 것이다. 만약 내가 이와 같은 나쁜 과보를 먼저 알았던들 이 몸으로 하여금 사지의 마디마디를 분해하는 한이 있어도 끝내 원수와 적에게 가해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게 하였을 것이거늘, 하물며 착한 사람에게 한 생각이라도 악함을 내었겠는가?’
그때 불안에 떨고 있는 왕에게 마명보살이 말했다.
“임금님,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설법을 들으소서. 나의 가르침을 따르고 받들어서 수지하면 임금님으로 하여금 이 죄업으로 지옥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계닐타왕이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이에 마명보살이 그 임금을 위하여 널리 청정한 법을 말하여 그 무거운 죄업으로 하여금 점점 엷어지게 하였다.
또한 한 명의 의원이 있었는데 이름이 차륵(遮勒)이었다. 약방문을 잘 알며, 총명하고 민첩하며 많이 듣고 예리한 지혜에 변재까지 뛰어났고, 자비롭고 화목하여 어진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였다.
계닐타왕이 본래 그 이름을 듣고 언제나 만나고 싶어 하였는데 그가 스스로 왕궁으로 찾아와 그를 만나게 되었다. 왕은 의원이 도착했다는 기별을 듣고 곧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몸이 잘 조절되어 오른쪽으로 눕고 음식을 절제함이 이와 같은데 의원이 어디에 소용 있을까?”
차륵이 말했다.
“임금님께서 이와 같이 능숙하다면 출가하심이 마땅합니다. 대개 왕이 된 이는 감정을 따라 탐욕이 끝없으며, 몸과 입을 조심하지 않습니다. 지금 임금님께서는 오히려 거두어 잡도록 하시고 막고 보호하시는데 왜 이 왕위를 탐하여 오랫동안 세상에 사십니까?”
왕이 이 말을 들으니 자기의 이론이 굴복당한 것을 알고 곧 불러서 들어오게 하여 서로 위문하였다.
의원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만약 저의 가르침을 믿고 받아서 따르시고 거역하지 않으신다면 반드시 왕의 몸이 색력(色力)이 충족하게 되고 음식이 잘 소화되며 끝내 병환이 없을 것입니다.”
왕이 말했다.
“좋습니다. 공경히 받들겠으니 와서 가르쳐 주시오.”
그 뒤 오래지 않아서 사랑하는 부인이 임신한 것을 알았다. 열 달이 되자 사내 아이 하나를 낳게 되었는데 이미 목숨이 끊어져 태에서 거꾸로 나왔다. 그 어머니도 고통으로 생명이 위독하였다. 그 뒤부터 계속해서 태어남이 번번이 이와 같았다. 그때 차륵이 손을 태 안에 넣어 그 아이의 얽힘[衣]을 푼 뒤에야 태어났다. 이에 산모는 안온하고 안전하게 되었다.
의원이 말했다.
“대왕이시여, 지금부터 다시는 이 부인에게는 은총을 내리지 마십시오. 만약 이 부인을 가까이하면 반드시 지금과 같아질 것입니다.”
계닐타왕은 음욕이 불길 같아서 자제하지 못하고 다시 이 부인을 총애하였다. 뒤에 계속 아이를 낳다가 괴로움과 참혹함이 앞과 같았다. 그때 의원 차륵은 비로소 오욕이 근심의 근본임을 깨닫고 생각하였다.
‘계닐타왕을 내가 몸소 가르쳤지만 나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더니 이러한 괴로움에 이르렀도다. 반드시 알아야겠다. 애욕은 매우 좋아할 것이 아니구나. 덕을 깨뜨려 몸을 상하게 함은 이것을 말미암지 아니함이 없고 좋은 이름을 깨뜨리고 범행을 더럽히고 욕되게 하는구나. 범부는 미혹하여 버리지 못하고 지혜로운 이는 이것을 알고 원수와 도적과 같은 것임을 관찰하는구나. 나는 지금부터 반드시 나쁜 법을 버리고 숲 속에 은거하여 조용히 앉아서 생각하고 정에 들리라.’
이에 왕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출가하여 도를 배웠다. 높은 재주로 세상을 멀리하고 지극히 밝게 널리 통달하여 기론(記論)10)을 자세히 말하고 세간에 다니며 교화하였다.
또한 마탁라(摩啅羅)라는 한 신하가 있었는데 지혜가 무리 중에 제일이고 재주와 기예가 세상에 드물었다.
계닐타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만약 신의 가르침을 따를 수 있다면 반드시 대왕으로 하여금 위엄으로 사해(四海)를 항복 받으시고 일체가 높이 우러러보고 팔표(八表:八方)가 위덕에 귀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 신의 말을 살피셔서 드러나지 않도록 하십시오.”
왕이 말했다.
“매우 훌륭하구나. 반드시 그대의 말과 같이 하겠다.”
그때 대신이 널리 용맹한 장수를 모아 네 종류 병사를 훈련시켜 가는 곳마다 모두 항복시키니 마치 우박이 풀을 꺾어 버리는 것과 같았다. 세 방면[三海]의 백성들이 다 와서 신민으로 예속하였다. 계닐타왕이 탔던 말이 길을 가다가 다리가 부러지자 왕이 말했다.
“나는 세 방면을 정벌하여 모두 이미 귀화(歸化)시켰는데 북쪽 방면[北海]만은 아직 와서 항복하지 않았다. 만약 그것을 얻는다면 다시는 말을 타지 않겠다. 나의 일은 아직 성취되지 않았으니 어떻게 하여 이러한가?”
그때 군신들이 왕의 이러한 말을 듣고 함께 의논하였다.
“계닐타왕은 욕심이 많고 포악하고 도리를 지키는 경우가 없다. 다른 나라를 정벌하기 위하여 자주 출정하고 백성들을 부리되 만족할 줄 모르며 온 천하[四海]에 임금이 되려고 변방 먼 곳을 지키게 하여 친척과 떨어지게 했으니 이와 같은 괴로움이 어느 때에야 그칠 것인가. 한마음으로 함께 그를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한 뒤에라야 우리는 반드시 편안해질 것이다.”
왕이 학질을 앓는 틈을 타서 이불로 덮고는 사람들이 그의 위에 앉으니 잠깐 사이에 기운이 끊어졌다.
마명보살이 설법하는 것을 들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큰 바다 가운데 머리가 천개 달린 고기로 태어났다. 칼이 빙빙 돌며 그 머리를 베었는데 베고 나면 바로 머리가 생겨 차례대로 다시 베어 이와 같이 하기를 끝없이 하니 잠깐 사이에 벤 머리가 바다에 가득하였다. 그때 어떤 아라한이 스님들의 유나(維那)11)가 되어 있었고, 고기가 된 왕이 아라한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칼이 돌아가다가 건추(揵椎)의 소리가 들리면 문득 정지합니다. 그 중간에 고통이 조금 그치니 오직 대덕께서는 불쌍히 여기시고 건추 울림을 늘려 오래도록 해주시기를 원합니다.”
아라한이 불쌍히 생각하고 이것을 계속 치니 이레 만에 받던 고통이 문득 끝났다. 이 절 위에는 그 왕을 인연한 까닭으로 차례대로 서로 전하여 계속 건추를 쳤는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본래와 같이 하였다.
이와 같이 마명보살은 큰 행원으로써 감로의 맛을 연출하여 계닐타왕을 위해 큰 이익을 일으켰으며, 그가 제도하여 해탈시킨 것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이었다. 의례히 해야 할 것을 하고 곧 목숨을 버리니 그 사리를 모아 탑을 세우고 공양을 올렸다.
마명보살이 목숨을 버림에 다다라 비라(比羅)비구에게 말했다.
“장로야, 반드시 알아라. 부처님 법은 순결하고 청정하여 번뇌의 때를 제거하나니 너는 마땅히 뒷날 유포하고 공양 올려라.”
비라가 대답했다.
“좋습니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이로부터 뒷날 널리 정법을 펴 미묘한 공덕으로 스스로를 장엄하였으며, 말이 기교가 있고 지혜가 깊어 외도의 삿된 논리를 꺾지 못한 것이 없었다. 남천축에서 큰 이익을 일으켰고 『무아론(無我論)』을 지었으니 일백의 게송을 충족하였다. 이 논이 이르는 곳에 꺾이고 쓰러지지 않는 것이 없었으니, 비유하면 금강석[金剛]이 모조품을 깨뜨리는 것과 같았다.
멸도할 때에 다다르자 법장으로써 한 대사(大士)에게 부촉하였는데, 그 이름이 용수(龍樹)였다. 그런 뒤에 목숨을 버렸다.
용수는 뒤에 널리 중생을 위하여 뛰어난 눈[勝眼]을 유포하니 미묘한 공덕으로써 스스로를 장엄하였으며, 천성적으로 총명했고 기묘하게 깨달아 어떤 일을 다시 묻지 않았으며 법의 깃발을 세워 이교도를 항복 받았다. 이와 같은 공덕이 말로 일컬을 수 없지만 지금 사실에 따라 그 인연을 드러내겠다.
처음 태어난 곳은 남천축국 범지(梵志)의 종족으로 큰 부자이며 귀한 집이었다. 처음 태어날 때 나무 아래 있으면서 용을 말미암아 도를 증득했기 때문에 용수라고 불렸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재주와 학문이 세상을 뛰어넘었다. 본래 동자 시절 강보에 싸였을 때 모든 범지들이 외우는 네 가지 위타[四偉陀]12)를 들었는데 그 책은 크고 방대하여 게송이 사만 개였다. 게송 하나에 글자가 서른두 자로 채워져 있었지만 모두 다 밝게 깨치고 그 구절의 의미도 통달하였다. 약관에 이름이 사방으로 퍼졌고 모든 나라를 마음대로 다녔다. 천문(天文)과 지리(地理)와 성위(星緯)와 도참과 그 밖의 주술도 통틀어 익히지 아니한 것이 없었다.
세 명의 벗이 있었는데 타고난 기이한 수재들로서 서로 상의하였다.
“천하의 바른 도리는 신명(神明)을 깨달아 유지(幽旨)를 개발하고 지혜를 더 늘리는 것이다. 이러한 일을 우리들이 다 통달하였는데 다시 무슨 방법으로써 스스로 즐길 것인가?”
다시 이러한 말을 하였다.
“세간에서 오직 호색을 추구하는 것이 있을 뿐이니 감정을 좇아 색욕이 지극하면 이것이 일생에 최상의 쾌락이다. 그러나 범지의 도는 세력이 자재하지 아니하니 기이하고 영화롭지 못하다. 이 즐거움은 갖추기가 어려우니 함께 몸을 숨기는 약을 구하는 것이 좋겠다. 일이 만약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이 소원은 반드시 성취될 것이다.”
함께 말했다.
“좋구나. 이 말은 유쾌하구나.”
곧 술법하는 사람을 찾아가 몸을 숨기는 방법을 묻자 술법하는 사람이 생각하였다.
‘이 네 범지는 재주와 지혜가 높고 큰 교만심을 내어 모든 사람들을 지푸라기[草芥]와 같이 생각하는데 지금 술법 때문에 나를 찾아와 고개 숙이는 것이다. 이들은 연구하여 널리 통달하였고 모르는 것은 오직 이 천박한 술법뿐이다. 이 약방문을 주면 곧 영원히 나를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우선 약을 주면 약을 만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약이 다하면 오랫동안 반드시 와서 술사인 나에게 물을 것이다.’
곧 네 사람에게 파란 약 한 알씩을 주면서 말했다.
“그대들에게 준 이 약을 물로써 그것을 갈아 눈꺼풀에 바르면 모습이 반드시 스스로 숨겨질 것이다.”
곧 술사의 가르침을 받아 각각 그 약을 갈았다. 용수는 약의 향기를 맡고 곧 그것의 성분을 알았다. 즉, 재료의 많고 적은 무게까지 확실히 알았다. 돌아와 술사에게 그 약의 제원을 자세히 말하였다. 이 약에는 일흔 가지 재료가 필요하다는 것과 재료의 이름과 양과 수가 약방문과 같았다. 술사가 듣고 깜짝 놀라며 알게 된 연유를 물으니 용수가 대답하였다.
“대사야, 반드시 아시오. 일체 모든 약은 기분(氣分)이 있으니 이것을 인하여 그것을 아는 것이 무슨 괴이한 일입니까?”
술사가 그 말을 듣고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감탄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러한 사람은 듣기도 어려운데 하물며 내가 직접 만났으니 이 술법을 아끼겠는가?’
곧 그 비법을 네 사람에게 빠짐없이 전수했고, 네 사람은 약방문에 의지해 화합하여 이 약을 만들어 그들의 몸을 숨기게 되자 나다니는 것이 자유롭게 되었다. 곧 같이 왕의 후궁에 들어가 궁중의 미인들을 다 침략(侵掠)하여 백여 일 뒤에 임신한 이들이 많았는데, 곧 왕에게 가서 말하니 허물을 면해 주었다. 그러나 왕은 이 사실을 듣고 몹시 마음이 상하였다. 이것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상서롭지 못하고 괴이하도다. 이에 모든 지혜로운 신하들을 불러 그 일을 함께 의논하였다. 그때 한 신하가 임금에게 말했다.
“이 일은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도깨비의 짓이며, 둘째는 방술(方術)하는 이의 짓입니다. 가는 흙을 모든 문 안에 뿌려 두고 사람들로 하여금 지키게 하고 왕래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만약 이들이 방술하는 자들이라면 발자국이 저절로 나타날 것이며, 가령 도깨비라면 들어와도 반드시 발자국이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라면 병사로써 제거하고 도깨비라면 주술로 쫓아 버리면 됩니다.”
왕이 그 계책대로 모든 준비를 했다. 과연 네 사람의 발자국이 문에서부터 흙에 나타나자 지키는 이들이 급히 왕에게 보고하였다. 왕이 용사 수백 사람을 데리고 와서 칼을 공중에 휘둘러 세 사람의 머리를 잘랐다. 왕의 주위 일곱 자 이내에는 칼질이 미치지 않았고, 용수는 몸을 거두어 왕을 의지해 서 있었다. 이때서야 비로소 애욕은 고통의 근본이며 패덕은 몸을 위태롭게 하고 범행을 더럽힌다는 것을 깨달았다.
곧 스스로 맹세하였다.
‘내가 만약 이 위기를 벗어난다면 반드시 사문들에게 나아가 출가하여 법을 받겠다.’
그곳을 벗어나서 산에 들어가 한 부처님의 탑 앞에 이르러 애욕을 여의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기 시작한 지 구십 일 만에 염부제에 있는 경론(經論)을 모두 통달하고, 다시 다른 전적들을 찾았으나 도무지 얻을 데가 없었다. 드디어 설산(雪山)을 향하여 가다가 한 비구를 만나니 마하연(摩訶衍:大乘)을 용수에게 주니 읽고 외우며 좋아하며 공경히 공양 올렸다. 비록 진실한 뜻을 알기는 했으나 아직 도를 얻어 증득하지 못했다. 변재가 다함이 없고 언론에 능숙하여 외도와 다른 학문을 하는 사문이나 의사(義士)들을 모두 꺾어 항복 받으니 곧 청하여 사범(師範)을 삼았다. 용수 자신이 스스로 일체지(一切智)가 있는 사람이라 말하며 교만한 마음을 내어 매우 크게 높이며 문득 구담(瞿曇)의 문에 들어가고자 하였다.
그때 문을 맡아 지키는 신(神)이 용수에게 말했다.
“지금 그대의 지혜는 오히려 모기와 등에와 같다. 여래의 지혜에 견주어 말할 것이 못 되며, 깜박거리는 반딧불을 휘황찬란한 해와 달과 같다고 하고, 수미산을 겨자씨와 같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내가 어진 분을 관찰하니 일체지가 아닌데 어찌 이 문에 들어오려고 하는가?”
이 말을 듣고 나서 낯을 붉히며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그때 어떤 제자가 용수에게 말했다.
“스승께서는 언제나 스스로 일체지가 있는 사람이라 말씀하시더니, 지금 와서 굴욕스럽게 부처님의 제자가 되려 하십니까? 제자의 법은 스승님께 물어 이어 가는 것입니다. 물어 이어간다면 부족한 것이며 일체지가 아닙니다.”
그때 용수는 할 말을 잃었고 굴욕감을 느끼며 스스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세상의 법 가운데 나루와 길은 헤아릴 수 없다. 부처님의 경전이 비록 묘하지만 구절의 뜻이 아직 다하지를 못하니 내가 지금 반드시 이것을 부연하여 뒷날 배우는 이를 깨닫게 하여 중생들을 이롭게 하겠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서 문득 이것을 행하려고 수계사[師]를 세워 계를 가르치고, 다시 의복을 고쳤고 부처님의 법에 부속시키려고 하였으나 조금도 같지 않았다. 중생들의 미혹된 생각을 제거하고 배움을 받지 않았음을 보이고자 좋은 날을 선택하여 문득 그것을 이루고자 하였다. 그리고 혼자 고요한 집인 수정방(水精房)에 있었다. 대룡(大龍)보살이 그의 이와 같음을 안타깝게 여겨 곧 신기한 힘으로 영접하여 큰 바다에 들어갔다. 그 궁전에 이르러 칠보함을 열고 모든 방등(方等)의 심오한 경전과 헤아릴 수 없는 묘한 법을 용수에게 주었다. 용수는 구십 일 동안 통달하여 이해한 것이 매우 많았다. 그는 마음으로 깊이 들어가 참된 이로움을 체득하였다. 용왕이 용수의 마음을 알고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지금 경전을 보았는데 두루 다 보았는가?”
용수가 대답하였다.
“그대가 소장한 경전은 헤아릴 수가 없어 다 본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읽은 것만 해도 족히 염부제에 있는 경전의 열 갑절이나 됩니다.”
용왕이 말했다.
“도리천의 석제환인(釋帝桓因)이 지니고 있는 경전은 이 궁전에 있는 경전보다 곱절이나 되고 여러 곳에 있는 경전을 이곳에 있는 것과 견주면 백천만 갑절이나 되니 숫자로는 일컬을 수 없답니다.”
그때 용수보살은 이미 모든 경전을 얻었고 활연히 통달하여 한 모습[一相]을 잘 이해하여 깊이 무생법인(無生法忍)13)을 구족한 경지에 들어갔다. 용왕은 용수가 도를 깨달은 것을 알고 궁궐 밖에까지 나와 환송하였다.
그 당시 남천축의 왕이 삿된 견해가 심하고 외도를 받들고 섬기며, 정법을 헐뜯고 비방하였다. 용수보살이 그를 교화하기 위하여 왕 앞에서 직접 붉은 번기를 들고 가는 일을 칠 년 동안이나 했다. 왕이 비로소 이상하게 여기고 물었다.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내 앞에 번기를 들고 다니느냐?”
“저는 일체지(一切智)를 지닌 사람입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매우 크게 놀라면서 그에게 물었다.
“일체지를 지닌 사람은 매우 드물거늘, 그대는 스스로 일체지를 지녔다 하니 무엇으로 증명하겠는가?”
용수보살이 대답하였다.
“대왕께서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물어 보십시오. 그것을 말한 뒤에 증명하여 아시게 하겠습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곧 곰곰이 생각하였다.
‘나는 지혜의 주인이며, 큰 논의사(論議師)라고 하는데 이 사람에게 물어서 굴복시키는 것은 기이한 일이 못 되고, 만일 그를 굴복시키지 못한다면 내 명성에 손해가 너무 크다. 그렇다고 말없이 있는 것도 도리가 아니다.’
이와 같이 생각하고 한참 동안 결정을 못하였다. 일이 이미 몹시 곤란해지자 용수보살의 아래 위를 훑어보다가 물었다.
“모든 천신들이 지금 무엇을 하는가?”
“대왕님, 천신들은 지금 아수라(阿修羅)14)와 교전(交戰)하고 있습니다.”
왕이 이미 들었으나 목이 메인 사람처럼 삼키지도 못하고 뱉지도 못하는 것과 같은 지경이었다. 설사 그 말이 그르다고 해도 증명할 수가 없었고, 그의 말을 수용한다고 해도 밝히기도 어려웠다.
용수보살이 다시 말했다.
“이 말은 허황된 말이 아니니 왕은 우선 기다려 보십시오. 잠깐 동안에 꼭 증명하겠습니다.”
말이 끝나는 즉시 공중에서 칼이 날아서 내려오더니 긴 창과 짧은 병장기가 계속하여 떨어졌다.
왕이 다시 말하였다.
“방패와 창이 비록 무기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반드시 이것이 천신과 아수라의 싸움인 줄 아는가?”
용수보살이 대답하였다.
“비록 허황된 말 같지만 진실로써 꼭 증명하겠습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아수라의 귀와 코가 공중에서 쏟아졌다.
왕이 비로소 놀라 깨닫고서 머리 숙여 절하며 공경히 존중하여 용수보살의 도와 교화를 받았다.
그때 전각[殿上]에 있던 만 명의 바라문들이 그 신기한 덕을 보고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감탄을 하면서 머리와 수염을 깎고 출가하였다. 또 한편으로 모든 외도들이 이러한 일을 전해 듣고 모두 구름처럼 몰려와 질투하고 성내며 서로 말재주 부리기를 청하였다. 이에 용수보살이 큰 지혜와 방편의 말로써 모든 외도와 더불어 널리 서로 논쟁하였다. 어리석은 이는 일언지하에 문득 굴복하고 약간 총명하고 지혜로운 이들은 이틀이 되자 말과 이치가 바닥 나서 모두 항복하고 머리와 수염을 깎아 버리고는 출가하였다.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는 삿된 도를 배우는 무리를 제도하니 궁중에서 언제나 수레 열 대의 승복과 발우를 보내었고 한 달이 되자 모두 다하였다. 이와 같이 점차로 헤아릴 수 없는 데까지 이르렀다. 마하연의 이치를 널리 열고 분별하여 『우바제사(優波提舍)』15) 십만 게송을 지었고, 『장엄불도론(莊嚴佛道論)』ㆍ『대자방편론(大慈方便論)』 이와 같은 논 각각 오천 게송을 지어 마하연을 세상에 빛내고 널리 퍼지게 하였으며, 『무외론(無畏論)』16) 십만 게송을 지었고, 『중론(中論)』17)이 무외부(無外部) 가운데서 나왔으니 오백의 게송이며, 거기에 부연한 의미는 깊고 깊어 일체 외도의 뛰어난 깃대를 꺾어 항복 받았다.
그때 천축국(天竺國)에 어떤 바라문이 있었는데 삿된 견해가 대단했고 주술(呪術)을 잘 알았다. 자기가 능히 용수보살과 더불어 명성을 다투어 보겠다고 왕에게 직접 말했다.
“대왕이시여, 제가 저 사문과 함께 도력(道力)을 다투려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저 사문이 저를 이기면 제가 반드시 그에게 예속되겠으며 제가 만약 저 사문을 이기면 반드시 나에게 예속되어야 합니다.”
왕이 말하였다.
“대덕아, 그대는 매우 어리석구나. 이 보살은 밝음이 해와 달과 같고 지혜가 뭇 성인들과 가지런하시다. 그대는 지금 용렬하거늘 어찌 견줄 수 있겠는가? 연뿌리에서 나오는 실로 수미산을 매달고 소 발자국의 물로 큰 바다의 물과 같다고 생각하려는 구나. 내가 지금 그대를 관찰하니 또한 이와 같구나. 스스로 생각하여 높은 덕을 이지러지게 함이 없게 하기를 바란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임금님은 지혜로운 분으로 일체 백성이 우러러보기를 해나 달과 같이 관찰하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저의 말이 허황한지 진실한지는 반드시 이치로써 증명될 것인데 대왕께서는 어찌하여 반대로 업신여김만 보이십니까?”
그때 임금은 그의 뜻이 지극함을 보고 수레를 준비해 가지고 용수보살에게 청하였다.
맑은 날 이른 아침에 함께 정덕전(正德殿)에 모였다. 바라문이 곧 주술의 힘으로써 넓고 깨끗한 큰 연못을 만들고 연못 안에 잎이 천 개나 되는 연꽃을 솟아나게 하고 직접 그 꽃 위에 앉아 용수보살에게 말했다.
“그대는 땅에 있으니 축생(畜生)과 같은 종류이고 나는 꽃 위에 있으니 지혜가 청정하거늘 어찌 감히 나와 더불어 대항하여 토론하려 하는가?”
그때 용수보살이 주력으로써 흰 코끼리를 만들었는데, 코끼리는 금실 은실로 치장을 한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지고 있었다. 천천히 연못으로 들어가더니 그 꽃을 뽑아 코로써 칭칭 감더니 높이 쳐들어 땅에 내동댕이쳤다. 그러자 바라문은 등줄기에 부상을 입고 곤란함에 처해 곧 항복하고 용수보살에게 귀명하였다.
“제가 매우 어리석고 미련하여 큰 스승님께 죄를 짓고 거역하였습니다. 불쌍히 여기시고 저의 허물을 참회하오니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용수보살은 자비로 불쌍히 여기고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였다.
그때 어떤 소승(小乘)을 좋아하는 법사(法師)가 용수보살이 식견이 높고 사리에 밝은 것을 보고 항상 질투하고 성내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용수보살이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치고 장차 이 땅을 떠나려 할 때 그 법사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 내가 세상에 오래 머무는 것이 좋은가?”
그가 대답하였다.
“어지신 분이여, 진실로 오래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용수보살이 곧 조용한 방으로 들어갔는데 하루가 지나도록 방에서 나오지 아니하자 제다들이 다 괴이하게 여기고 문을 부수고 드디어 그 스승을 보니 매미가 허물을 벗은 듯 이미 속세를 초연히 벗어나 열반하였다. 천축의 모든 나라에서 각각 절을 짓고 여러 가지로 공양 올리고 공경하여 섬김이 부처님과 같았다.
030_0113_c_03L商那和修臨涅槃時以法付囑憂波鞠多而作是言昔婆伽婆以無上法囑累尊者摩訶迦葉欲令衆生執大明炬永離諸苦得涅槃樂迦葉次付吾師阿難阿難轉復囑累於我我欲滅度委付於汝汝若於後欲涅槃者摩突羅國有善男子當出于世名提多迦久修願行辯才無盡汝當於後度令出家可以法眼悉囑累之憂波鞠言唯然受教逮至尊者憂波鞠多化緣將訖意欲涅槃觀提多迦出世未也思惟便知猶未出世爾時尊者憂波鞠多將比丘衆往詣其舍漸漸轉少乃至單己其父長者問言大聖豈無眷屬何以獨行憂波鞠多答曰長者我出家人無有給侍若有人者當見垂惠長者復言我樂居家不能爲道若後生子必相奉給憂波鞠言善哉斯意當守此心勿令變悔而此長者數生諸子年皆童稚輒便命終最後生子名提多迦顏貌瑰瑋聰明黠慧善能受學諸論經記過去修行深種善本憂波鞠多往從索之長者歡喜手自付與將至僧坊度令出家年滿二十爲受具戒初白之時斷見諦結得須陁洹第一羯磨薄婬怒癡獲斯陁含第二羯磨欲界結盡得阿那含第三羯磨尋時斷除三界煩惱建立梵行成阿羅漢三明遠照六通具足遊步隱顯自在無閡憂波鞠多而告之曰慧日世尊慈悲普覆欲濟衆生生死大苦以無量劫所集之法囑累尊者摩訶迦葉作大明燈照諸癡闇普令一切皆得修學斷絕愛網出欲淤泥迦葉次付阿難比丘阿難滅後囑累吾師商那和修商那和修以付於我如是相續常轉法輪灑甘露味療煩惱渴然我今者所作已辦涅槃時至滅度不遠以此法寶持用付汝汝可於後受持頂戴懃加守護無令漏失演法光明照愚癡闇又提多迦如來涅槃賢聖隱沒所有一切深經寶藏漸當衰損墜沒於地世閒昏流轉生死所以者何在昔吾師商那和修旣滅度後七萬七千本生諸滿足一萬阿毘曇藏凡有八萬淸淨比尼如斯等法皆悉隨減一人涅槃衆法衰減況多賢聖俱皆滅度淨妙勝法永無遺餘是故我今慇懃付汝汝當至心敬順我意於諸衆生起大悲想受持流布無令斷絕提多迦言敬受尊教我當擁護如斯正法爲未來世作不請友於是次宣無上法味其所化度甚大弘廣緣訖涅槃人天悲感卽收舍利起七寶塔燒香散華種種供養提多迦臨滅度時以法付囑最大弟子名彌遮迦多聞博達有大辯才而告之曰佛以正法付大迦葉如是展轉乃至於我我將涅槃用付於汝汝當於後流布世眼彌遮迦言善哉受教於是宣流正法寶藏令諸衆生開涅槃道化緣已竟臨當滅度復以正法次付尊者佛陁難提令其流布勝甘露味難提於後廣宣分別轉大法輪摧伏魔怨然後付囑佛陁蜜多其人德力甚深無量善巧方便化諸衆生令離惡見趣最勝道以大智慧而自莊嚴演淸淨味摧滅異學如是功德不可窮盡我今隨順說其少分有大國王摠領天下高才勇猛多聞博達宗事異學信受邪見於佛法僧恒懷輕毀佛陁蜜多作是念言吾師難提以法付我我當云何敷演勝眼令諸衆生普得饒益復作是念今此國王甚大邪見我宜先往而調伏之譬如伐樹若傾其本枝葉花莖豈得久立作是念已於十二年躬持赤幡在王前行經歷多時王都不問過是已後忽便問之斯是何人在吾前行尋便命召而問其意答言大王我是智人善能談論欲於王前求一試驗爾時大王卽便宣令國內所有諸婆羅門長者居士聰明博達善於言辭悉可集吾正勝殿上與一沙門共對議論於是一切邪見外道辯才深遠智慧博達天文地理靡不綜練含忿毒心競來雲集大王於正殿上嚴辦供具羅布茵褥燒香散花莊麗明淨佛陁蜜多卽昇法座共諸外道建無方論淺智之者一言卽屈其多聰辯再便辭盡王見諸人理皆窮匱躬與蜜多自共議論始起言端亦尋摧屈佛陁蜜多卽作是念我與王論不應顯勝而語之言此義深淺王自解了爾時彼王卽知其屈迴改邪心敬信正法受三自歸爲佛弟子於自國土弘宣道化國中有一尼乾邪見熾盛毀謗正法辯慧聰達善能數算佛陁蜜多欲化彼故往爲弟子就受斯術不久習學皆悉通了彼尼乾子出大惡聲罵辱於佛佛陁蜜多語尼乾子莫出斯言令汝獲罪此報必當墮大地獄尼乾子言汝豈能知如此之事蜜多答曰若不見信汝可算之旣算已後自當證知彼尼乾便自推算尋見其身必墮地獄卽大恐怖深生憂悔向於蜜多五體投地白言仁者我當云何得免斯咎佛陁蜜多告曰尼乾如因地倒還扶而起汝若歸佛此罪可滅爾時尼乾起大信心以五百偈讚歎如來改悔先罪甚自呵責佛陁蜜多卽告之曰汝以此心善業緣故命終必得生于天上尼乾復言汝云何知我得生天蜜多告曰若不見信自算求實尼乾子卽便下算自見己身罪滅生天便大歡喜求哀出家蜜多羅言今日宜可告汝眷屬然後乃當相度出家尼乾弟子凡五百人卽往其所而告之曰我見勝理情甚愛樂欲於佛法出家爲道汝等今可隨意所欲更稟明師諮受勝法諸弟子咸白師言本相宗仰如大雲蓋師入勝道意樂相隨彼尼乾與五百人至尊者所俱共出家於是尊者佛陁蜜多美聲流布遍閻浮提其所教化無量衆生緣盡捨命弟子悲感收取舍利起塔供養在昔尊者佛陁蜜多化緣旣訖將欲捨壽告一弟子名脅比丘汝當於後廣敷聖教化諸衆生令得解脫白言大師敬承尊教我當至心守護正法彼脅比丘由昔業故在母胎中六十餘年旣生之後鬚髮皓白厭惡五欲不樂居家往就尊者佛陁蜜多稽首禮足求在道次卽度出家爲說法要譬如鮮淨白㲲易受染色便於座上得羅漢道三明照徹六通無㝵懃修苦行精進勇猛未曾以脅至地而臥人卽號爲脅比丘善說法要化諸衆生所作已訖便入涅槃收集舍利起塔供養彼脅比丘垂當滅度告一比丘名富那奢長老當知佛法微妙有大功德是故諸聖頂戴奉持我受付囑守護斯法今欲涅槃用累於汝汝宜至心擁護受持富那奢答曰唯然於是演暢微妙勝法其所化度無量衆生後於一時在閑林下結跏趺坐寂然思惟有一大士名曰馬鳴智慧淵鑑超識絕倫有所難問靡不摧伏譬如猛風吹拔朽木起大憍慢草芥群生計實有我甚自貢高聞有尊者名富那奢智慧深邃多聞博達言諸法空無我無人懷輕慢心往詣其所而作是言一切世閒所有言論我能毀壞如雹摧草此言若虛而不誠實要當斬舌以謝其屈富那奢言佛法之中凡有二諦若就世諦假名爲我第一義諦皆悉空寂如是推求我何可得爾時馬鳴心未調伏自恃機慧猶謂己勝富那語曰汝諦思惟無出虛語我今與汝定爲誰勝於是馬鳴卽作是念世諦假名定爲非實第一義諦性復空寂如斯二諦皆不可得旣無所有云何可壞我於今者定不及彼便欲斬舌以謝其屈富那語言我法仁慈不斬汝舌宜當剃髮爲吾弟子爾時尊者度令出家心猶愧恨欲捨身命那奢得羅漢道入定觀察知其心念尊者有經先在闇室尋令馬鳴往彼取之白言大師此室闇冥云何可往告曰但去當令汝見爾時尊者卽以神力遙申右手徹入室內五指放光其明照耀室中所有皆悉顯現爾時馬鳴心疑是幻凡幻之法知之則滅而此光明轉更熾盛盡其技術欲滅此光爲之旣疲了無異相知師所爲卽便摧伏懃修苦行更不退轉如是尊者以善方便度諸衆生所應作已入於涅槃四衆感戀起塔供養昔富那奢臨涅槃時以法付囑弟子馬鳴而告之曰譬如闇室燃大明燈所有諸物皆悉照了法之明燈亦復如是流布世閒能滅癡闇是故如來演斯正法普令一切皆悉修行諸賢聖人常加守護共相委囑乃至於我我以勝眼持用付汝汝當於後至心受持令未來世普得饒益馬鳴敬諾當受尊教於是頒宣深奧法藏建大法幢摧滅邪見於華氏城遊行教化欲度彼城諸衆生故作妙伎樂名賴咤啝其音淸雅哀婉調暢宣說苦空我之法所謂有爲如幻如化三界獄無一可樂王位高顯勢力自在常旣至誰得存者如空中雲須臾散滅是身虛僞猶如芭蕉爲怨爲賊不可親近如毒蛇篋誰當愛樂是故諸佛常呵此身如是廣說空無我義令作樂者演暢斯音諸伎人不能解了曲調音節皆悉乖錯爾時馬鳴著白㲲衣入衆伎中自擊鍾鼓調和琴瑟音節哀雅曲調成就演宣諸法苦空無我此城中五百王子同時開悟厭惡五欲出家爲道花氏王恐其人民聞此樂音捨離家法國土空曠王業廢壞卽便宣令其土人民自今勿復更作此樂彼華氏城凡九億人月支國主威德熾盛名曰栴檀罽昵咤王志氣雄猛勇健超世可討罰無不摧靡卽嚴四兵向此國共相攻戰然後歸伏卽便從索九億金錢彼國王卽以馬鳴及與佛鉢一慈心鷄各當三億持用奉獻罽昵咤王馬鳴菩薩智慧殊勝佛鉢功如來所持鷄有慈心不飮虫水能消滅一切怨敵以斯緣故當九億王大歡喜爲納受之卽迴兵衆歸本國彼罽昵咤王有大功德被弘誓志願堅固曾以埿團置於塔上立誓曰若吾來世千佛數中得成正令此泥團變爲佛像作是願已時尋成儀相奇特狀若圖畫心大歡踊躍無量王於後時在路遊行外道塔七寶莊嚴便大歡喜謂如來塔前禮稽首至心恭敬燒香散花繞讚歎說偈讚曰具足一切智 斷除欲惱障 衆仙最勝尊名稱遍三界 解脫離諸有 哀愍群萌類所說誠眞諦 能傾邪論幢 是故我今者頂禮應供尊說是偈已應時寶塔分散崩落王見驚怖而作是言我於今者福將欲盡失王位乎何故我適禮此寶塔而便頹毀有人語言王所禮者是外道塔以其威德微末尟少不堪受王福德人禮是故爾耳卽發塔下得尼乾屍衆人歎曰奇哉大王德力深厚禮此邪塔令其毀壞王之功德比於梵天又罽昵咤曾於一時命剃鬚師教剃己鬚剃鬚師在王前立而作是言我子端政智慧希有唯願大王垂哀矜愍以女妻之王大瞋恚而語之曰汝是賤人種姓卑劣云何我女妻汝子乎卽便驅逐令至餘處而自默然不復敢語後更召來言還如前如是至三王思惟曰今此地下必有伏藏故令斯人敢爲此語卽便使人當下發掘尋便大獲種種寶藏王之智慧其事如是又罽昵咤在於一時訪問群臣諸國土中頗有智人可諮敬不當於爾時有一比丘名達磨蜜多慧深遠功德具足善能通達三昧定南天竺國有二比丘心意柔和樂善法素聞尊者坐禪第一卽共相將往詣其所於其住處有三重窟二人至下窟中見一比丘著弊壞形貌醜陋端坐竈前爲僧燃火二比丘問言長老達磨蜜多爲在何答言今在最上窟中汝等宜可急往見之爾時二人進至上窟見向比丘已於中坐一比丘語其伴曰老比丘云何乃似向所見者伴比丘聰慧機悟卽語之曰今此尊者尚能如是流布名聞豈不能至此處坐卽前爲禮稽首問曰大德威名世閒希有何故自屈爲僧燃火達磨蜜多告比丘曰子今當聽我念生死苦長遠若使頭手可得燃者吾當爲僧而盡燃之況餘身分及以燃火足爲難吾念往昔五百世中常受狗飢窮羸乏唯曾爯飽乃於昔時有一人飮酒旣醉嘔吐委地我於爾食而得足又昔曾有夫妻二人器煮糜熟已出外我見無人至其家入頭器中食糜得足後欲出頭了不能得於是夫妻從外還入見食其深生瞋恚卽以利刀用翦吾首五百世受斯狗身雖二飽滿而失身以是思惟生死長久周遍五道苦無量故吾今者不憚懃勞躬爲衆僧而自燃火二比丘聞是語已觀生死無量過患應時逮得須陁洹如是尊者達磨蜜多知見高遠稱流布王諸群臣素聞其名咸共白大王當知罽賓山中有一比丘達磨蜜多才慧超倫福德深厚王宜往彼問訊供養罽昵咤卽便嚴駕前後圍遶往罽賓山離彼住處五百餘里王自念言若彼比丘福德淵廣乃能受吾恭敬禮拜設薄福人終不堪也達摩蜜多性好純素著弊壞衣顏容憔悴尊者弟子咸作是言罽膩咤王威名高遠屈駕來此禮覲大師宜自莊嚴著新淨服無令爲彼之所輕賤達摩蜜多告弟子曰如來昔日無有教勅若見豪貴便自莊嚴且出家人麤弊是常旣得其宜何所改易爾時彼王卽便前進稽首恭敬問訊起居達摩蜜多知其心念卽便咳唾使王承之爾時膩咤長跪合掌受唾而棄問言我今堪王供不王卽摧伏倍生敬信尊者告王王昔曾於勝道而來今可還從本路而去旣聞是語受教歸國爾時群臣咸生嫌忿云何大王本訪勝人旣得見之都不諮啓王告臣曰汝豈能知若斯事耶我於往昔積修福行今得爲王才慧超世尊者令我還修本業已受訓誨更何問乎王於後時至膩咤塔前路見有五百乞人同聲求哀稱施如我王聞是已大施乞人金銀琉璃象馬田宅迴還造作種種施會拯恤貧乏存慰孤老正法治世仁育天下有一臣名曰天法便作是念云何大王見斯乞人建立如是功德勝業卽問王言今王何緣見此乞人廣爲斯福爾時大王告天法曰乞人於我有深利益以其身形及與語言欲見曉悟我昔爲王不修福因是故今者飢寒窮困身體憔悴受諸苦惱王若不能乞丐貧乏未來之生必當如我飢寒羸劣彼乞人者其事若此吾悟斯事是以爲福天法白言王今不但位勝天下智慧亦能摠御萬國安息王性甚頑暴將統四兵伐罽昵咤罽昵咤王亦卽嚴誡兩陣交戰刀劍繼起罽昵咤王尋便獲勝殺安息人凡有九億問群臣曰今我此罪可得滅不諸臣答言大王殺戮凡九億人罪旣深重云何可滅罽昵咤尋置大鑊於七日中煮湯令沸洄涌騰波熾熱焰盛以一金環置斯湯內顧問群臣誰巧方便能得此環有一臣來應王命便投冷水隨而取之手無傷爛尋獲金環王告臣曰我所爲罪如彼沸湯悔必可滅猶冷水處吾所殺人雖有九億其罪重者唯二人半我當殺有兩賢信臨被形戮稱南無佛而我殺之斯罪深重其一人者口言南無未知是佛爲富蘭那我復殺之故名半人爾時有一羅漢比丘見罽昵咤造斯惡業欲令彼王恐怖悔過卽以神力示其地獄所謂斫刺劍輪解形悲叫哀號苦痛難忍王見是已極大惶怖心自念曰我甚愚癡造此罪業未來必受若斯之苦若吾先知如是惡報正使我身支節分解終不起心加害怨賊況於善人生一念惡爾時馬鳴卽語王言王能至心聽我說法隨順吾教頂戴受持令王此罪不入地獄罽昵咤言善哉受教於是馬鳴廣爲彼王說淸淨法令其重罪漸得微薄復有一醫名曰遮勒善解方藥聰敏多聞利智辯才慈和仁愛罽昵咤王素聞其名每常推覓會遇遮勒自詣王宮王聞醫至卽作是言我今善能調和身體右脅而臥節量飮食若斯之者何用醫爲遮勒語言王能如此宜應出家夫爲王者縱情極欲任放身口今王尚能斂攝防護何貪斯位久居世閒王聞是已自知理屈卽召令入共相慰問醫卽語言大王若能信受吾教隨順不逆當令王身色力充足飮食消化終無病患王曰善哉敬承來教其後不久所愛夫人自覺有娠滿足十月生一男兒先已命終從胎倒出其母苦痛性命危惙從後展轉生輒如是爾時遮勒入手胎中解其兒衣然後乃出於是母人安隱全濟醫言大王自今勿復幸此婦人若近之者必當如本罽昵咤王婬欲火盛不自裁量更幸斯婦後續生子如前苦毒遮勒醫始覺五欲過患根本便作是念罽昵咤王我躬教誨不受吾言致斯衆苦當知愛欲甚不可樂敗德喪身莫不由之壞好名聞污辱梵行凡夫迷惑不能捨離智者了之觀如怨賊我今宜應捨斯惡法隱居林藪坐閑念定於是辭王出家學道高才邈世淵明博達演宣記論遊化世閒復有一臣名摩啅羅智慧超倫才藝希世白罽昵咤大王若能隨順臣教必當令王威伏四海一切宗仰八表歸德宜密臣言無令彰露王曰甚善當如卿言爾時大臣廣集勇將嚴四種兵所向皆伏如雹摧草三海人民咸來臣屬罽昵咤王所乘之馬於路遊行足自摧屈王語之言我征三海悉已歸化唯有北海未來降伏若得之者不復相乘吾事未辦如何便爾爾時群臣聞王此語咸共議曰罽昵咤王貪虐無道數出征伐勞役人民不知厭足欲王四海戍備邊遠親戚分離若斯之苦何時寧息宜可同心共屛除之然後我等乃當快樂因王病瘧以被鎭之人坐其上須臾氣絕由聽馬鳴說法緣故生大海中作千頭魚劍輪迴注斬截其首續復尋生次第更斬如是展轉乃至無量須臾之閒頭滿大海羅漢爲僧維那王卽白言今此劍輪聞犍椎音卽便停止於其中閒苦痛小息唯願大德垂哀矜愍若鳴揵椎令長久羅漢愍念爲長打之過七日已受苦便畢而此寺上因彼王故次第相傳長打揵椎至於今日猶故如本如是馬鳴以大行願演甘露味爲罽昵咤王興大饒益其所度脫量億人所應作已便捨命行集其舍利起塔供養馬鳴菩薩臨欲捨命一比丘名曰比羅長老當知佛法純淨能除煩惱汝宜於後流布供養比羅答言受教從是以後廣宣正法微妙功德而自莊嚴巧說言辭智慧淵遠道邪論無不摧伏於南天竺興大饒造無我論足一百偈此論至處不摧靡譬如金剛所擬斯壞臨當滅便以法藏付一大士名曰龍樹然後捨命龍樹於後廣爲衆生流布勝眼以妙功德用自莊嚴天聰奇悟事不再問建立法幢降伏異道如是功德不可稱說今當隨順顯其因緣託生初在南天竺國出梵志種大豪貴家始生之時在於樹下由龍成道因號龍樹少小聰哲才學超世本童子時處在襁抱聞諸梵志誦四韋陁其典淵博有四萬偈偈各滿足三十二字皆卽照了達其句味弱冠馳名擅步諸國天文地理星緯啚讖及餘道術無不綜練有友三人天姿奇秀相與議曰天下理義開悟神明開發幽旨增長智慧若斯之事吾等悉達更以何方而自娛樂復作是言世閒唯有追求好色縱情極欲最是一生上妙快樂然梵志道勢非自在不爲奇策斯樂難辦宜可共求隱身之藥事若得果此願必就咸曰善哉斯言爲快卽至術家求隱身法術師念曰此四梵志才智高遠生大憍慢草芥群生今以術故屈辱就我然此人輩硏窮博達所不知者唯此賤法若授其方則永見棄且與彼藥使不知之藥盡必來師諮可久卽便各授靑藥一丸而告之曰汝持此藥以水磨之用塗眼瞼形當自隱尋受師教各磨此藥龍樹聞香卽便識之分數多少錙銖無失還向其師具陳斯事此藥滿足有七十種名字兩數皆如其方師聞驚愕問其所由龍樹答言大師當知一切諸藥自有氣分因此知之何足爲怪師聞其言歎未曾有卽作是念若此人者聞之猶難況我親遇而惜斯術卽以其法具授四人四人依方和合此藥自翳其身遊行自在卽共相將入王後宮宮中美人皆被侵掠百餘日後懷妊者衆尋往白王庶免罪咎王聞是已心甚不悅此何不祥爲怪乃爾召諸智臣共謀斯事有一臣卽白王言凡此之事應有二種一是鬼魅二是方術可以細土置諸門中令人守衛斷往來者若是方術其迹自現設是鬼魅入必無迹人可兵除鬼當呪滅王用其計備法爲之見四人迹從門而入衛者驟以聞王王將勇士凡數百人揮刀空中斬三人首近王七尺刀所不至龍樹斂身依王而立於是始悟欲爲苦本敗德危身污辱梵行卽自誓曰我若得脫免斯厄難當詣沙門受出家法旣出入山至一佛塔捨離欲愛出家爲道於九十日誦閻浮提所有經論皆悉通達更求異典都無得處遂向雪山見一比丘以摩訶衍而授與之讀誦愛樂恭敬供養雖達實義未獲道證辯才無盡善能言論外道異學沙門義士咸皆摧伏請爲師範卽便自謂一切智人心生憍慢甚大貢高便欲往從瞿曇門入爾時門神告龍樹曰今汝智慧猶如蚊蝱比於如來非言能辯無異螢火齊輝日月以須彌山等葶藶子我觀仁者非一切智云何欲從此門而入聞是語已𧹞然有愧有弟子白龍樹言師恒自謂一切智人今來屈辱爲佛弟子弟子之法諮承於師諮承不足非一切智於時龍樹辭窮情屈心自念言世界法中津塗無量佛經雖妙句義未盡我今宜可更敷演之開悟後學饒益衆生作是念已便欲爲之立師教誡更造衣服令附佛法而少不同欲除衆情示不受學選擇良日便欲成建獨處靜室水精房中大龍菩薩愍其若此卽以神力接入大海至其宮殿開七寶函以諸方等深奧經典無量妙法授與龍樹九十日中通解甚多其心深入體得實利龍知心念而問之曰汝今看經爲遍未耶龍樹答言汝經無量不可得盡我所讀者足滿十倍過閻浮提龍王語言忉利天上釋提桓因所有經典倍過此宮百千萬倍諸處此比不可稱數爾時龍樹旣得諸經豁然通達善解一相深入無生二忍具足龍知悟道還送出宮南天竺王甚邪見承事外道毀謗正法龍樹菩薩爲化彼躬持赤幡在王前行經歷七年王始怪問汝是何人在吾前行答曰我是一切智人王聞是已甚大驚愕而問之言一切智人甚爲希有汝自言是何以取驗龍樹答曰王欲知者宜當見問旣說之後乃可證知王聞是語便作是念我爲智主大論議師問之能屈未足爲奇脫不如彼所損甚多默然無言亦復非理如是思惟良夂不決事旣窮迫俛仰問之諸天今者爲何所作答言大王天今正與阿修羅戰王旣聞已譬如人噎旣不得吐又不得出設非其言無以爲證欲納彼說事又難明龍樹復言此非虛論王且待之須臾當驗語訖空中刀劍飛下長戟短兵相繼而落王復語言干戈矛槊雖爲戰器何必是天阿修羅也龍樹答曰雖若虛言當驗以實作是語已修羅耳鼻從空而下王始驚悟稽首爲禮恭敬尊重受其道化爾時殿上萬婆羅門見其神德歎未曾有剃除鬚髮而就出家諸外道聞是事已悉來雲集含怒懷嫉求競言辯於是龍樹以大智慧方便言辭與諸外道廣共論議其愚短者一言便屈小有聰慧極至二日辭理俱盡皆悉摧伏剃除鬚髮就其出家如是所度無量邪道王家常送十車衣鉢終竟一日皆悉都盡如是展轉乃至無數廣開分別摩訶衍義造優波提舍十有萬偈莊嚴佛道大慈方便是等論各五千偈令摩訶衍光宣於造無畏論滿十萬偈中論出於無部中凡五百偈其所敷演義味深摧伏一切外道勝幢天竺國有婆羅門邪見熾盛善知呪術欲以己能競名龍樹白彼王言唯願大王哀聽我與此沙門諍捔道力若彼勝我當屬之我若勝彼當見屬我大德汝甚愚癡此菩薩者明同日智齊衆聖汝今庸劣豈可爲比以藕絲懸須彌山牛迹之水等量大我今觀仁亦復如是幸自思惟無虧高德婆羅門言王爲智人一切瞻猶如日月莫不觀察吾言虛實以理驗大王云何逆見陵蔑爾時王見其至意嚴駕往請龍樹菩薩旦俱集正德殿上婆羅門卽以呪化作大池廣長淸淨池中出生千葉蓮華自坐其上語龍樹曰汝處於類同畜生我居花上智慧淸淨敢與吾抗言議論爾時龍樹復以呪化爲白象象有六牙金銀校絡行詣池趣其花座以鼻絞拔高擧擲婆羅門傷背委困卽便摧伏命龍樹我甚頑嚚犯逆大師唯願愍聽吾悔過龍樹慈矜度令出家有一小乘法師見其高明常懷忿龍樹菩薩所作已辦將去此土法師言汝今樂我久住世不答曰者實不願也卽入閑室經日不現子咸怪破戶看之遂見其師蟬蛻而天竺諸國竝爲立廟種種供養事如佛付法藏因緣傳卷第五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인도 스님으로 중국에 와서 담요(曇曜)와 함께 『잡보장경(雜寶藏經)』과 『부법장인연전』 등 5부 19권을 번역하였다.
  2. 2)중국 스님으로 5세기경 길가야 등 다른 스님들과 『부법장인연전』ㆍ『정도삼매경(淨度三昧經)』ㆍ『대길의신주경(大吉義神呪經)』 등을 번역하였다.
  3. 3)성문의 예류과, 보살의 초지 이상이 될 때 깨닫는 도리이다.
  4. 4)부처님의 법을 보배로 여겨 그 보배를 저장한 창고라는 뜻으로 비유한 것이다.
  5. 5)하나가 온갖 것을 갖추고 있다는 삼론종(三論宗)의 네 가지 해석 가운데 하나이다.
  6. 6)유위법(有爲法)을 말하며, 범어로는 saṃskṛta이다. 유위ㆍ위작(爲作)ㆍ조작(造作)이라 한다.
  7. 7)마음을 한곳에 두어 열반 적정한 모양으로 변하지 않은 상태이다.
  8. 8)다른 말로 오취(五趣)라 하며, 중생이 윤회하는 다섯 갈래의 길로서, 지옥(地獄)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ㆍ인도(人道)ㆍ천도(天道)를 말한다.
  9. 9)범어로 Pūraṇa. 육사외도(六師外道)의 하나이다. 즉, 공견외도(空見外道)이다.
  10. 10)오명(五明)의 하나로서 외도의 한 파(波)이며, 고대 인도의 문법학(文法學)을 다룬 성명(聲明)의 논리이다.
  11. 11)절의 사물을 도맡아 모든 일을 지휘하는 사람이다.
  12. 12)고대인도 바라문교의 근본 성전인 사 베다를 말한다.
  13. 13)불생불멸하는 진여의 법성을 인지(認知)하고 거기에 안주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보살이 초지(初地)나 7ㆍ8ㆍ9지(地)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14. 14)범어로 asura. 비천(非天)ㆍ부단정(不端正)이라 번역하며, 팔부의 하나이다.
  15. 15)범어 upadeśa의 음사(音借)로서, 부처님 경전에 대한 주석(註釋)을 말한다.
  16. 16)『무외소』라고도 한다. 『중론송』을 용수가 직접 주석한 것으로 티베트어로만 번역되어 현존하다.
  17. 17)구체적으로 『중관론(中觀論)』 범어로 Madhyamakakārikā. 용수보살이 지은 27품 450여 게송으로 된 무소득(無所得)의 중도(中道)를 논술한 책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