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乘本生心地觀經卷第二

ABC_IT_K1385_T_002
037_0488_a_01L대승본생심지관경 제2권
037_0488_a_01L大乘本生心地觀經卷第二


대당 계빈국 삼장 반야 한역
037_0488_a_02L大唐罽賓國三藏般若奉 詔譯


2. 보은품(報恩品)①
037_0488_a_03L報恩品第二之上

이때 부처님께서는 삼매에서 조용히 깨어나시어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037_0488_a_04L爾時世尊從三昧安詳而起告彌勒菩薩摩訶薩言
“착하고 착하다. 너희들 대사(大士)와 모든 선남자가 세간의 부모를 친근히 하고자 하며, 출세의 법을 듣고자 하며, 여여한 이치를 생각하고자 하며, 여여한 지혜를 닦고자하여,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공양하고 공경하니, 내가 이제 심지(心地)1)의 묘한 법을 연설하여 중생들을 인도해서 부처님의 지혜에 들게 하리라.
037_0488_a_06L善哉善哉汝等大士諸善男子爲欲親近世閒之父爲欲聽聞出世之法爲欲思惟如如之理爲欲修習如如之智來詣佛所供養恭敬我今演說心地妙法引導衆生令入佛智
이러한 묘한 법은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한량없는 겁을 지내서야 말씀하시는 것이니, 여래 세존께서 세상에 나심을 만나기란 우담발꽃과 같이 어려운 것이며, 설령 여래께서 세상에 나셨다하더라도 이 묘법을 말씀하시기는 또한 어려운 것이다.
037_0488_a_11L如是妙法諸佛如來過無量劫時乃說之如來世尊出興於世甚難値遇如優曇華假使如來出現於世說此妙法亦復爲難
왜냐 하면 일체 중생이 대승보살의 행과 원을 멀리 여의고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의 보리에 나아가 생사를 여의고 영원히 열반에 들어, 대승의 상주(常住)하는 즐거움의 묘한 과보를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
037_0488_a_14L所以者何一切衆生遠離大乘菩薩行願趣向聲聞緣覺菩提厭離生死永入涅槃不樂大乘常樂妙果
그러나 모든 여래께서는 법바퀴를 굴리시어 네 가지 잃음[四失]을 멀리 여의고 서로 맞는 법을 말씀하시니, 첫째는 그른 곳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그른 때가 없는 것이요, 셋째는 그른 근기가 없는 것이요, 넷째는 그른 법이 없는 것이다.
037_0488_a_17L然諸如來轉於法輪遠離四失說相應法一無非處二無非時三無非器四無非法
병에 따라 약을 주어 낫게 하심이 곧 여래께만 있는 덕이고, 성문과 연각으로 아직 자재함을 얻지 못한 것은 모든 보살에게만 있는 경계이다. 이런 인연으로 인하여 보리의 바른 도와 심지법문(心地法門)을 보기도 어렵고 듣기도 어려운 것이다.
037_0488_a_19L應病與藥令得復除卽是如來不共之德聲聞緣覺未得自在諸菩薩衆不共之境以是因緣難見難聞菩提正道心地法門
037_0488_b_01L만일 선남자와 선녀인이 이 묘한 법을 들어 한번만이라도 귀를 지나가 잠깐 동안이라도 생각을 거두어들여 마음을 관찰하면 위없는 큰 보리의 종자를 익혀 이루어서 오래지 않아 보리수왕 금강자리에 앉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037_0488_a_23L若有善男子善女人聞是妙法一經於耳須臾之頃攝念觀心熏成無上大菩提種不久當坐菩提樹王金剛寶座得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이때 왕사대성(王舍大城)에 5백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묘덕(妙德) 장자ㆍ용맹(勇猛) 장자ㆍ선법(善法) 장자ㆍ염불(念佛) 장자ㆍ묘지(妙智) 장자ㆍ보리(菩提) 장자ㆍ묘변(妙辯) 장자ㆍ법안(法眼) 장자ㆍ광명(光明) 장자ㆍ만복(滿腹) 장자였다.
037_0488_b_04L爾時王舍大城有五百長者其名曰妙德長者勇猛長者善法長者念佛長者妙智長者菩提長者妙辯長者法眼長者光明長者滿願長者
이러한 큰 부자인 장자들이 바른 소견을 성취하여 여래와 모든 성자들에게 공양하였으니, 이 모든 장자들은 세존께서 대승심지법문을 찬탄하심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여래께서 내신 금빛 광명을 보니 보살의 어려운 행과 괴로운 행이 그림자로 나타났다. 내가 고행을 행할 마음이 내키지 않으니 누가 능히 긴 겁 동안 생사에 머물러 중생들을 위하여 모든 고통을 받을 것인가.’
037_0488_b_08L如是等大富長者成就正見供養如來及諸聖衆是諸長者聞是世尊讚歎大乘心地法門而作是念我見如來放金色光影現菩薩難行苦行我不愛樂行苦行心誰能永劫住於生死爲衆生受諸苦惱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어, 합장하고 공경히 모두 똑같은 말로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037_0488_b_14L作是念已卽從座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恭敬異口同音前白佛言
037_0488_c_01L“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대승의 모든 보살행을 즐기지 않으며, 또한 고행이란 소리조차 듣기를 기뻐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가하면, 일체의 보살들이 닦은 행원(行願)이 모두 다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냐 하면 부모를 멀리 여의고 출가하여 자기의 처자에게 원하는 것을 보시하게 하고, 머리와 눈과 뇌수가 그 원하여 구하는 것을 따라서 모두 다 보시하여 모든 고통을 받으니, 3승기 겁에 모든 바라밀[度]의 8만 4천 바라밀행을 구족하게 닦아 생사의 흐름을 초월하여 바야흐로 보리의 크게 안락한 곳에 이른다하더라도 이승도(二乘道)의 과보에 나아가 3생(生)의 백겁 동안 밑천[資糧]2)을 닦아 모아서 생사의 인(因)을 끊고 열반과를 증득하여 빨리 안락에 이르러야 바야흐로 은혜를 갚는다고 하는 것만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037_0488_b_16L世尊我等不樂大乘諸菩薩行亦不喜聞苦行音聲以者何一切菩薩所修行願皆悉不是知恩報恩何以故遠離父母趣於出家以自妻子施於所欲頭目髓腦隨其願求悉皆布施受諸逼惱三僧祇劫具修諸度八萬四千波羅蜜行越生死流方至菩提大安樂處不如趣向二乘道果三生百劫修集資糧斷生死因證涅槃果速至安樂方名報恩
이때 부처님께서 5백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구나. 너희들이 대승을 찬탄하는 것을 듣고는 물러날 마음을 내어 기묘한 뜻을 일으켜서 미래세 가운데 이익 되고 편안하고 즐겁고자 하니, 은덕을 알지 못하는 일체 중생들은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세간과 출세간의 은혜 있는 곳을 분별하여 연설하겠다.
037_0488_c_03L爾時佛告五百長者善哉善哉汝等聞於讚歎大乘心生退轉發起妙義利益安樂未來世中不知恩德一切衆生諦聽諦聽善思念之我今爲汝分別演說世出世閒有恩之處
선남자여, 너희들이 말한 것은 바른 이치라고 할 수 없다.
왜냐 하면 세간과 출세간의 은혜에는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부모의 은혜요, 둘째는 중생의 은혜요, 셋째는 나라의 왕의 은혜요, 넷째는 3보(寶)의 은혜다. 이러한 네 가지 은혜는 일체의 중생들이 평등하게 짊어진 것이다.
선남자여, 부모의 은혜라 함은 아버지에게는 자애한 은혜가 있고 어머니에게는 자비한 은혜가 있는 것이니, 만일 내가 이 세상에서 1겁 동안 머무르면서 말한다하더라도 능히 다하지 못할 것이나, 내가 이제 너희를 위하여 조금만 연설하겠노라.
037_0488_c_08L善男汝等所言未可正理何以故世出世恩有其四種一父母恩二衆生恩三國王恩四三寶恩如是四恩一切衆生平等荷負善男子父母恩者父有慈恩有悲恩母悲恩者若我住世於一劫中說不能盡我今爲汝宣說少分
설령 어느 사람이 복덕(福德)을 위하여 백 가지를 청정히 행한 큰 바라문과 백 다섯 가지의 신통을 가진 훌륭한 신선과 백 명의 착한 벗을 공경하고 공양하여, 7보로 꾸민 제일 아름다운 집안에 편안히 모시고, 백천 가지 가장 오묘한 맛의 음식과 모든 구슬을 드리워 뭇 보배들로 장식한 의복과 전단향과 침향(沉香)으로 모든 방사(房舍)를 세우고 백 가지 보배로 장엄한 평상과 잠자리와 모든 병을 치료하는 백 가지 탕약으로 한 마음으로 백천 겁 동안 공양할지라도, 한결같은 생각으로 효순(孝順)한 마음을 가져 적은 물건이라도 어머님의 마음에 들도록 공양하여 편한 곳을 좇아 공양하고 모시는 것만 같지 못하니, 앞의 공덕에 견주어서 백천만 분의 일이라도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다.
037_0488_c_14L使有人爲福德故恭敬供養一百淨行大婆羅門一百五通諸大神仙百善友安置七寶上妙堂內以百千種上妙珍膳垂諸瓔珞衆寶衣服檀沈香立諸房舍百寶莊嚴牀臥敷療治衆病百種湯藥一心供養滿百千劫不如一念住孝順心以微少物色養悲母隨所供侍比前功德千萬分不可校量
037_0489_a_01L세간의 어머니가 자식을 염려하는 마음은 비길 데가 없으니, 그 은혜가 아직 형상으로 나타나지 않은 데까지 미쳐서 수태(受胎)로부터 시작하여 열 달을 마치는 동안 걷고 서고 앉고 누울 때마다 받는 고통은 입으로 다 말할 수가 없다. 비록 즐거운 것과 음식과 의복을 얻을지라도 사랑스럽게 여기지 않으며, 근심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항상 쉴 새 없이 다만 스스로 장차 해산할 것만 생각하며 점점 모든 괴로움을 받아 밤낮으로 근심하고 고뇌하는 것이다.
037_0488_c_23L世閒悲母念子無恩及未形始自受胎終於十月住坐臥受諸苦惱非口所宣雖得欲樂飮食衣服而不生愛憂念之心恒無休息但自思惟將欲生產漸受諸苦晝夜愁惱
만약 해산이 어려울 때에는 백천 개의 칼로 잡아 베이는 듯하다가 혹 아무렇지 않기도 하니 만일 고뇌가 없으면 모든 친척과 권속이 기뻐하고 즐거워함이 그지없으며, 마치 가난한 여자가 여의주를 얻은 듯하여 그 자식의 울음소리가 음악을 듣는 것과 같은 것이다.
037_0489_a_05L若產難時如百千刃競來屠割或致無常若無苦惱諸親眷屬喜樂無盡猶如貧女得如意珠子發聲如聞音樂
어머니 가슴으로 잠자리를 삼고, 좌우 무릎 위는 항상 놀이터가 되며, 가슴속의 감로수로 길러주신 은혜는 하늘보다 넓고, 어여삐 여기신 그 넓고 큰 덕은 비할 데 없나니, 세간에서 높은 것은 산악(山岳)보다 더한 것이 없지만 어머니의 은혜는 수미산 보다 높으며, 세간에서 무거운 것으로 대지(大地)보다 앞선 것이 없지만 자비한 어머니의 은혜는 그 보다 더한 것이다.
037_0489_a_08L以母胸臆而爲寢左右膝上常爲遊履於胸臆中出甘露泉長養之恩彌於普天憐愍之德廣大無比世閒所高莫過山嶽母之恩逾於須彌世閒之重大地爲悲母之恩亦過於彼
그러므로 만일 남녀간에 은혜를 배반하고 따르지 않아서 그 부모가 원망하는 마음을 내게 하여, 어머니가 악한 말을 내뱉으면 아들은 곧 그 말에 따라 혹은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세간에서 빠르기로는 사나운 바람 보다 더한 것이 없지만, 원망하는 마음으로 징계하는 것은 그 보다 빠르니, 일체 여래와 금강천(金剛天) 등과 5통(通)의 신선들도 능히 구호하지 못하느니라.
037_0489_a_13L若有男女背恩不順令其父母生怨念心母發惡言子卽隨墮或在地獄餓鬼畜生閒之疾莫過猛風怨念之徵復速於一切如來金剛天等及五通仙能救護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어머니의 가르침에 의지해서 받들어 따르고 어기지 않는다면 모든 하늘이 호위하고 염려하여 복과 즐거움이 다함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남녀를 곧 존귀한 하늘사람의 종류라고 이름할 것이니, 혹 보살이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아들이나 딸로 나타나 부모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037_0489_a_18L若善男子善女人依悲母教承順無違諸天護念福樂無盡如是男女卽名尊貴天人種類或是菩薩爲度衆生現爲男女饒益父母
037_0489_b_01L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어머니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1겁을 지나는 동안 매일 세 때씩 자기의 몸을 베어 부모님께 공양하더라도 능히 하루의 은혜를 갚지 못할 것이다. 왜냐 하면 일체 남녀가 태(胎) 속에 있을 때 입으로 젖줄을 빨아 어머니의 피를 마시며, 태에서 나온 뒤에도 어렸을 적에 마시는 어머니의 젖은 180곡(斛)이며, 어머니가 맛있는 음식을 얻으면 먼저 그 자식에게 주나니, 진귀하고 미묘한 의복도 또한 이와 같아서, 어리석고 비루한 정(情)과 사랑이 둘도 없는 것이다.
037_0489_a_21L若善男子善女人爲報母恩經於一劫日三時割自身肉以養父母而未能報一日之恩所以者何一切男女處于胎中口吮乳根飮噉母血及出胎已幼稚之前所飮母乳百八十斛得上味先與其子珍妙衣服亦復如愚癡鄙陋情愛無二
옛날 어떤 여인이 멀리 다른 나라에 갔다가 갓난 아들을 안고 긍가하(殑伽河)를 건너는데, 물이 사납게 넘쳐흘러서 힘에 겨워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지만 사랑하는 마음에 버리지 못하고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죽었다. 이 인자한 마음과 선근의 힘으로 말미암아 곧 색구경천(色究竟天)에 태어나서 큰 범왕(梵王)이 되었다.
037_0489_b_05L昔有女人遠遊佗國抱所生子渡殑伽河其水暴漲力不能前愛念不捨母子俱沒是慈心善根力故卽得上生色究竟天作大梵王
이러한 인연으로 어머니에게도 열 가지 덕이 있다.
첫째는 대지(大地)라 하니, 어머니의 태속에 의지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능생(能生)이라 하니, 모든 괴로움을 겪고서 낳기 때문이요, 셋째는 능정(能正)이라 하니, 항상 어머니의 손으로 5근(根)을 다스리기 때문이요, 넷째는 양육(養育)이라 하니, 사시(四時)의 마땅함을 따라 기르기 때문이요, 다섯째는 지자(智者)라 하니, 방편(方便)으로 지혜를 낳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장엄(莊嚴)이라 하니, 미묘한 영락으로 꾸며 주기 때문이요, 일곱째는 안은(安隱)이라 하니, 어머니의 품에 안겨 편하게 쉬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교수(敎授)라 하니, 선교방편과 방편으로 아들을 지도하기 때문이요, 아홉째는 교계(敎誡)라 하니, 착한 말로 모든 악을 여의게 하기 때문이요, 열째는 여업(與業)이라 하니, 능히 가업(家業)을 아들에게 맡기기 때문이다.
037_0489_b_09L以是因緣母有十德名大地於母胎中爲所依故二名能經歷衆苦而能生故三名能正以母手理五根故四名養育隨四時宜能長養故五名智者能以方便生智慧故六名莊嚴以妙瓔珞而嚴飾七名安隱以母懷抱爲止息故名教授善巧方便導引子故九名教以善言辭離衆惡故十名與業以家業付囑子故
선남자여, 세상에서 어떤 것이 가장 부자이며 어떤 것이 가장 가난한 것인가?
어머니가 계시는 것을 부자라 하고 어머니가 계시지 아니한 것을 가난하다고 하며, 어머니가 계실 때를 한낮이라 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때를 해가 졌다고 하며, 어머니가 계실 때를 달이 밝았다고 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때를 어둔 밤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부지런히 더욱 닦아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봉양하라. 만일 사람이 부처님께 공양하면 복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으리니, 마땅히 이와 같이 부모님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
037_0489_b_18L善男子於諸世閒何者最富何者最貧悲母在堂名之爲富悲母不在名之爲貧悲母在時名爲日中悲母死時名爲日沒悲母在時名爲月明悲母亡時名爲闇夜是故汝等勤加修習孝養父母若人供佛福等無異應當如是報父母恩
037_0489_c_01L선남자여, 중생의 은혜라는 것은 곧 처음 시작된 곳이 없어서 일체 중생이 5도(道)에 돌고 돌아 백천 겁을 지내는 동안 여러 번 태어나는 가운데 서로 부모가 되었다. 서로 부모가 되었던 까닭에 일체의 남자는 곧 자애한 아버지요, 일체의 여자는 곧 자비한 어머니이니, 옛날에 태어났을 때마다 큰 은혜가 있었으므로 현재 부모의 은혜와 평등하여 차별됨이 없는 것이다.
037_0489_c_01L善男子衆生恩者卽無始來一切衆生輪轉五道經百千劫於多生中互爲父母以互爲父母故一切男子卽是慈父一切女人卽是悲母昔生生中有大恩故猶如現在父母之恩等無差別
이러한 옛적 은혜도 오히려 갚지 못하였거늘 혹 망령된 업으로 말미암아 중생이 모든 것을 어기고, 집착(執着)하는 까닭에 도리어 그 원수가 되는 것은 왜일까? 무명(無明)이 숙주지(宿住智)3)의 밝음을 덮고 가리어서 전생에 일찍이 부모였으므로 은혜를 갚아 서로 이롭게 해야 함을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이니, 이롭게 함이 없는 것을 불효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모든 중생들은 어느 때라도 또한 큰 은혜가 있어서 참으로 갚기 어려우니, 이러한 일을 중생의 은혜라고 하는 것이다.
037_0489_c_07L如是昔恩猶未能報或因妄業生諸違順以執著故反爲其怨以故無明覆障宿住智明不了前生曾爲父母所可報恩互爲饒益無饒益者名爲不孝以是因緣諸衆生類於一切時亦有大恩實爲難報如是之事名衆生恩
국왕의 은혜라는 것은, 복덕이 가장 수승하여 비록 인간에 태어났으나 자재함을 얻었기 때문에 삼십삼천(三十三天)의 모든 천자들이 항상 그에게 힘을 주어 늘 보호해주므로 그 나라의 경계와 산과 대지(大地)와 큰 바다의 끝까지가 그에게 속하나니, 한 사람의 복덕이 수승하여 일체 중생의 모든 복보다 더 낫기 때문이니라.
이 큰 성왕(聖王)은 바른 법으로 교화하여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다 안락하게 하나니, 비유컨대 세간의 일체 전당(殿堂)에 기둥이 근본이 되듯이 인민이 풍요롭고 즐거운 데에는 왕이 근본이 되어 왕이 있음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037_0489_c_13L國王恩者福德最勝雖生人閒得自在故三十三天諸天子等恒與其力常護持故於其國界山河大地盡大海際屬于國王一人福德勝過一切衆生福故是大聖王以正法化能使衆生悉皆安樂譬如世閒一切堂殿柱爲根本人民豐樂王爲根本依王有故
037_0490_a_01L또한 범왕(梵王)이 능히 만물을 냄과 같으니 성왕(聖王)이 나라를 다스리는 법을 내어 중생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며, 일천자(日天子)가 능히 세간을 비춤과 같으니 성왕이 능히 천하 사람을 관찰하여 편안하고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왕이 바르게 다스림을 잃으면 인민이 의지할 데가 없고, 만일 바르게 잘 다스리면 여덟 가지 큰 두려움이 그 나라에 들어오지 못하나니, 이른바 다른 나라의 침입과 자기 나라 안의 반역(叛逆)과 악귀의 질병과 국토의 흉년과 때 아닌 비바람과 때가 지난 비바람과 일식과 월식, 별들의 변괴인데, 인왕(人王)이 바른 교화로 인민을 이롭게 하면 이와 같은 8난(難)이 침범할 수 없기 때문이다.
037_0489_c_20L亦如梵王能生萬物聖王能生治國之法利衆生故如日天子能照世閒聖王亦能觀察天下人安樂故王失正治人無所依若以正化八大恐怖不入其國所謂佗國侵逼自界叛逆惡鬼疾病國土飢饉非時風雨過時風雨日月薄蝕星宿變怪人王正化利益人民如是八難不能侵故
비유컨대 장자(長者)에게 오직 아들이 하나만 있다면 사랑함이 비할 데 없어서 어여삐 여기며 이롭게 하여 항상 편안하고 즐겁게 하기를 밤낮으로 쉬지 아니 하듯이, 나라의 큰 성왕도 또한 이와 같아서 중생을 평등하게 보아 외아들같이 옹호하는 마음을 밤낮으로 쉬지 아니하는 것이다.
이렇듯 임금이 백성에게 십선(十善:十善戒)을 닦게 하므로 복덕주(福德主)라 하는 것이니, 만일 10선을 닦도록 하지 않는다면 복덕주가 아닌 것이다. 왜냐 하면 만일 왕의 나라 안에 한 사람이라도 선을 닦아 그 지은 복이 모두 7분(分)이라면 선을 지은 사람은 그 5분을 얻고 저 국왕은 항상 그 2분을 얻으니, 선을 왕 때문에 닦았으므로 복과 이익이 같기 때문이다.
037_0490_a_05L譬如長者唯有一子愛念無比憐愍饒益常與安樂晝夜不捨國大聖王亦復如是等示群生如同一子擁護之心晝夜無捨如是人王令修十善名福德主若不令修名非福主所以者何若王國內一人修善其所作福皆爲七分造善之人得其五分於彼國王常獲二分善因王修同福利故
10악업(惡業)을 지음도 또한 이와 같으니 그 일이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일체 나라 안의 밭이나 동산이나 숲에서 생산된 물건도 모두 7분(分)이 되니,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만일 인왕(人王)이 바른 소견을 성취하여 법답게 세상을 교화한다면 천주(天主)라고 이름할 것이니, 하늘의 착한 법으로 세간을 교화하기 때문이며, 모든 하늘의 선신(善神)과 세상을 호위하는 왕들이 항상 와서 왕궁을 수호하기 때문이며, 비록 인간에 처하였으나 하늘의 업(業)을 닦아 행하여 상을 주고 벌을 주는 마음에 치우침이 없기 때문이다. 일체 성왕의 법이 모두 이와 같으니, 이러한 성주(聖主)를 바른 법의 왕이라고 하는 것이다.
037_0490_a_13L造十惡業亦復如是同其事故一切國內田地園林所生之物皆爲七分亦復如是若有人王成就正見如法化世名爲天主以天善法化世閒故諸天善神及護世王常來加護守王宮故雖處人閒修行天業賞罰之心無偏黨故一切聖王法皆如是如是聖主名正法王
037_0490_b_01L이러한 인연으로 열 가지 덕을 성취한다. 첫째는 능조(能照)라 하니, 지혜의 눈으로 세간을 비추기 때문이요, 둘째는 장엄(莊嚴)이라 하니, 큰복과 지혜로 나라를 장엄하기 때문이요, 셋째는 여락(與樂)이라 하니, 큰 안락을 인민에게 주기 때문이요, 넷째는 복원(伏怨)이라 하니, 일체의 원수와 적이 저절로 복종하기 때문이요, 다섯째는 이포(離怖)라 하니, 능히 8난(難)을 물리치고 공포를 여의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임현(任賢)이라 하니, 모든 어진 사람들을 모아서 나라 일을 바로잡기 때문이요, 일곱째는 법본(法本)이라 하니, 만백성이 편하게 사는 것이 국왕에 의지하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지세(持世)라 하니, 천왕(天王)의 법으로 세간을 지탱하기 때문이요, 아홉째는 업주(業主)라 하니, 선과 악의 모든 업이 국왕에게 달려있기 때문이요, 열째는 인주(人主)라 하니, 일체 인민이 왕을 주인으로 삼기 때문이다.
모든 국왕(國王)들이 선세(先世)의 복으로 이러한 열 가지 수승한 덕을 성취한 것이다.
037_0490_a_20L以是因緣成就十德一名能照以智慧眼照世閒故二名莊嚴以大福智莊嚴國故三名與樂以大安樂與人民故四名伏怨一切怨敵自然伏故五名離怖能卻八難離恐怖故六名任賢集諸賢人評國事故七名法本萬姓安住依國王故八名持世以天王法持世閒故九名業主善惡諸業屬國王故十名人主一切人民王爲主故一切國王以先世福成就如是十種勝德
큰 범천왕과 도리천이 항상 사람의 왕을 도와 수승하고 미묘한 즐거움을 받게 하며, 모든 나찰왕과 모든 신들이 비록 몸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가만히 와서 왕과 권속을 호위하는 것이다.
왕은 인민이 여러 가지 착하지 못함을 짓는 것을 보고도 능히 제지하지 못하면 모든 하늘과 신들이 다 멀리 떠나며, 만일 선을 닦는 것을 보면 기뻐하고 찬탄하여 모두 크게 소리쳐 ‘우리 성왕’이라고 하며, 용과 하늘이 기뻐하여 감로의 비를 뿌려서 5곡이 성숙하고 인민이 풍요롭고 안락하며, 만일 모든 악한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않고 널리 세간을 이롭게 하여 모두 바른 교화를 따르게 한다면 여의보배구슬이 반드시 왕의 나라에 나타날 것이니, 왕의 이웃나라가 다 와서 귀순하고 복종할 것이며,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이 칭탄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037_0490_b_08L大梵天王及忉利天常助人王受勝妙樂諸羅剎王及諸神等雖不現身潛來衛護王及眷屬王見人民造諸不善不能制止諸天神等悉皆遠離若見修善歡喜讚歎盡皆唱言我之聖王龍天喜悅澍甘露雨五穀成熟人民豐樂若不親近諸惡人等普利世閒咸從正化如意寶珠必現王國於王鄰國咸來歸服人與非人無不稱歎
037_0490_c_01L만일 악한 사람이 그 나라 안에서 역적의 마음을 내더라도 잠깐 동안에 이러한 사람은 복이 스스로 쇠하여 줄어들어서 목숨을 마치면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고 축생을 거쳐 모든 괴로움을 고루 받을 것이니, 왜냐 하면 성왕의 은혜를 알지 못한 까닭에 모든 악한 반역을 일으켜 이러한 보를 받기 때문이다.
만일 인민이 능히 선한 마음을 행하여 어진 왕을 공경하여 돕고 존중하기를 부처님께 하듯이 한다면, 이 사람은 현재 세상에서 안온하고 풍요로우며 즐거워서 원하는 바가 있다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없으리니, 왜냐 하면 모든 나라의 왕들은 과거 생에 일찍이 여래의 청정한 금계(禁戒)를 받았으므로 항상 사람들의 왕이 되어 안온하고 쾌락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어기고 따르는 것에 대한 과보가 모두 메아리 같아서 성왕의 은덕이 넓고 큰 것도 이와 같은 것이다.
037_0490_b_17L若有惡人於王國內而生逆心於須臾頃如是之人福自衰滅命終當墮地獄之中經歷畜生備受諸苦所以者何由於聖王不知恩故起諸惡逆得如是報若有人民能行善心敬輔仁王尊重如佛是人現世安隱豐樂有所願求無不稱心所以者何一切國王於過去時曾受如來淸淨禁戒常爲人王安隱快樂以是因緣違順果報皆如響應聖王恩德廣大如是
선남자여, 3보의 은혜라는 것은 부사의하게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하여 쉼이 없다고 하나니, 이는 모든 부처님의 몸이 참으로 선하여 번뇌가 없으며 수 없는 큰 겁 동안 닦은 인(因)으로 증득한 3유(有)4)의 업의 과보가 영원히 다하여 남은 것이 없어서 공덕의 보배산이 비할 수 없이 높고 높으므로 일체 유정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며, 복과 덕이 매우 깊어서 마치 큰 바다와 같고 지혜가 막힘이 없어서 허공과 비등하며 신통과 변화가 세간에 충만하여 밝은 빛이 두루 시방 삼세에 비친다.
일체 중생은 번뇌와 업장(業障)을 모두 깨닫지 못하고 고해(苦海)에 잠겨 생사가 다함이 없지마는 3보는 세상에 출현하여 큰 뱃사공이 되어서 능히 사랑의 흐름을 끊고 저 언덕으로 뛰어 오르게 하니, 모든 지혜 있는 이가 다 우러러 보는 것이다.
037_0490_c_04L善男子三寶恩者名不思議利樂衆生無有休息是諸佛身眞善無漏無數大劫修因所證三有業果永盡無餘功德寶山巍巍無比切有情所不能知福德甚深猶如大智慧無礙等於虛空神通變化充滿世閒光明遍照十方三世一切衆生煩惱業障都不覺知沈淪苦海生死無窮三寶出世作大船師能截愛流超昇彼岸諸有智者悉皆瞻仰
선남자들이여, 오직 한 불보(佛寶)가 세 가지 몸을 갖추었으니, 첫째는 자성신(自性身)이요, 둘째는 수용신(受用身)이요, 셋째는 변화신(變化身)이다.
제일 불신(佛身)은 큰 단덕(斷德)5)이 있으니 이공(二空)의 나타난 바로 일체 모든 부처님이 다 평등한 것이요, 제이 불신은 큰 지혜의 덕이 있나니 진(眞)과 상(常)과 번뇌가 없는 일체 모든 부처님이 다 뜻이 같음이요, 제3 불신은 큰 은덕이 있나니 정(定)과 통(通)으로 변화를 나타내서 모든 부처님이 다 함께 하는 것이다.
037_0490_c_13L男子等唯一佛寶具三種身一自性二受用身三變化身第一佛身有大斷德二空所顯一切諸佛悉皆平第二佛身有大智德眞常無漏一切諸佛悉皆同意第三佛身有大恩德定通變現一切諸佛悉皆同事
037_0491_a_01L선남자여, 그 자성신(自性身)6)이라는 것은 처음도 없고 끝도 없으며, 일체 모양을 여의었고, 모든 희론(戱論)이 끊어져서 두루 원만하여 끝이 없으며, 응연(凝然)히 항상 머무르는 것이다.
그 수용신(受用身)7)에는 두 가지 모양이 있으니 첫째는 자(自)수용신이요, 둘째는 타(他)수용신이다.
자수용신은 3승기 겁에 닦은 만 가지 행으로 모든 중생을 이롭고 편안하며 즐겁게 한 뒤에 10지(地)의 만족한 마음으로 몸을 운전하여 바로 색구경천(色究竟天)에 가서 삼계를 벗어나 청정하고 미묘한 국토에서 무수히 많아 헤아릴 수 없는 큰 보배연꽃에 앉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바다와 같이 모인 보살들이 앞뒤로 둘러싸고 티 없는 비단을 정수리에 달고서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니, 이런 것을 후세 과보의 이익이라고 하는 것이다.
037_0490_c_19L善男其自性身無始無終離一切相絕諸戲論周圓無際凝然常住其受用有二種相一自受用二佗受用受用身三僧祇劫所修萬行利益安樂諸衆生已十地滿心運身直往色究竟天出過三界淨妙國土坐無數量大寶蓮華而不可說海會菩薩前後圍遶以無垢繒繫於頂上供養恭敬尊重讚歎如是名爲後報利益
이때 보살이 금강의 정(定)에 들어 일체 자잘하게 아는 모든 번뇌의 장애를 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묘한 과보를 현재 과보의 이익이라고 하니, 이것이 바로 참 보신(報身)이어서 처음은 있어도 끝은 없어서 수명의 겁수가 한량없는 것이다.
처음 정각(正覺)을 이룬 것으로부터 영원히 모든 근기와 상호(相好)가 법계에 두루하며 네 가지 지혜가 원만하나니, 이것이 바로 참된 보신이 수용하는 법락(法樂)이다.
037_0491_a_05L菩薩入金剛定斷除一切微細所知諸煩惱障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如是妙果名現報利益是眞報身有始無終壽命劫數無有限量初成正覺窮未來際諸根相好徧周法界四智圓滿是眞報身受用法樂
첫째는 대원경지(大圓鏡智)니 이숙식(異熟識)을 굴려서 이 지혜를 얻은 것이 마치 크고 둥근 거울에 모든 색과 모양이 나타나는 것과 같아서 이와 같이 여래의 경지(鏡智) 가운데 중생들의 모든 선과 악의 업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이 지혜를 대원경지라고 하는 것이니, 큰 자비에 의지한 까닭에 항상 중생을 반연하고, 큰 지혜에 의지한 까닭에 항상 법성(法性)과 같으며 진(眞)과 속(俗)을 쌍으로 보되 끊어짐이 없어서 항상 능히 번뇌가 없는 근기의 몸을 가지므로 일체 공덕이 의지할 바가 되는 것이다.
037_0491_a_11L圓鏡智轉異熟識得此智慧如大圓鏡現諸色像如是如來鏡智之中現衆生諸善惡業以是因緣此智名爲大圓鏡智依大悲故恒緣衆生大智故常如法性雙觀眞俗無有閒常能執持無漏根身一切功德爲所依止
둘째는 평등성지(平等性智)이니 나라고 보는 알음알이를 전환시켜 이 지혜를 얻는다. 그러므로 자기와 남이 평등하여 둘 다 나[我性]가 없음을 증득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것을 평등성지라고 하는 것이다.
037_0491_a_18L平等性智轉我見識得此智慧是以能證自佗平等二無我性如是名爲平等性智
셋째는 묘관찰지(妙觀察智)이니 분별하는 알음알이를 전환시켜 이 지혜를 얻는다. 능히 모든 법의 자기만의 모양과 공통된 모양을 관찰하여 대중들이 모인 앞에서 모든 묘한 법을 말하여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물러나지 않음을 얻게 하므로 묘관찰지라 하는 것이다.
037_0491_a_20L妙觀察智分別識得此智慧能觀諸法自相共於衆會前說諸妙法能令衆生得不退轉以是名爲妙觀察智
037_0491_b_01L넷째는 성소작지(成所作智)니 다섯 가지 알음알이를 전환시켜 이 지혜를 얻는다. 능히 일체의 갖가지 화신(化身)을 나타내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숙세의 선업(善業)을 이루게 하니, 이러한 인연으로 성소작지라 하는 것이다.
037_0491_a_23L成所作智轉五種識得此智慧能現一切種種化身令諸衆生成熟善業以是因名爲成所作智
이와 같은 네 가지 지혜가 우두머리가 되어 8만 4천 지혜의 문(門)을 구족하였으니, 이러한 일체 모든 공덕법의 이름을 여래의 자수용신이라 하는 것이다.
037_0491_b_03L如是四智而爲上具足八萬四千智門如是一切諸功德法名爲如來自受用身
선남자들이여, 둘째는 여래의 타수용신이니 8만 4천 상호를 구족하여 참되고 청정한 땅에 계시면서 일승법을 설하시어 모든 보살들이 대승의 미묘한 법의 즐거움을 수용하도록 하며, 일체의 여래가 10지(地)의 모든 보살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열 가지 타수용신을 나타내신다.
037_0491_b_05L諸善男二者如來佗受用身具足八萬四千相好居眞淨土說一乘法令諸菩薩受用大乘微妙法樂一切如來爲化十地諸菩薩衆現於十種佗受用
제1 불신은 백 잎[葉] 연꽃에 앉아 초지(初地) 보살을 위하여 백법명문(百法明門)을 말씀하시니, 보살이 깨달은 뒤에 큰 신통을 일으켜 변화해서 백불(百佛) 세계에 가득하여 수없이 많은 중생을 이롭고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다.
037_0491_b_10L第一佛身坐百葉蓮華爲初地菩薩說百法明門菩薩悟已起大神通變化滿於百佛世界利益安樂無數衆生
제2 불신은 천 잎 연꽃에 앉아 이지(二地) 보살을 위하여 천 법명문(千法明門)을 말씀하시니, 보살이 깨달은 뒤에 큰 신통을 일으켜 변화해서 천불세계에 가득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이롭고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다.
037_0491_b_13L第二佛身坐千葉蓮華爲二地菩薩說千法明門菩薩悟已起大神變化滿於千佛世界利益安樂無量衆生
제3 불신은 삼지(三地)보살을 위하여 만법명문(萬法明門)을 말씀하시니, 보살이 깨달은 뒤에 큰 신통을 일으켜 변화해서 만불국토에 가득하여 수없이 많은 중생을 이롭고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다.
037_0491_b_16L第三佛身坐萬葉蓮華爲三地菩薩說萬法明門菩薩悟已起大神通變化滿於萬佛國土利益安樂無數衆生
037_0491_c_01L이와 같이 여래께서 점점 늘어나서 나아가 10지의 타수용신에 이르러 말할 수 없이 미묘하고 보배로운 연꽃에 앉아 십지보살을 위하여 말할 수 없는 제법명문(諸法明門)을 말씀하시면, 보살이 깨달은 뒤에 큰 신통을 일으켜 변화해서 말할 수 없는 미묘한 국토에 가득하여, 무어라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한량없고 끝이 없는 종류의 중생들을 이롭고 편안하며 즐겁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10신(身)이 모두 7보로 꾸며진 보리수왕(菩提樹王)에 앉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였다.
037_0491_b_19L如是如來漸漸增長乃至十地佗受用身坐不可說妙寶蓮華爲十地菩薩說不可說諸法明門薩悟已起大神通變化滿於不可說佛微妙國土利益安樂不可宣說不可宣說無量無邊種類衆生如是十皆坐七寶菩提樹王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모든 선남자여, 낱낱의 꽃잎이 각기 한 삼천세계가 되어 각각 백억 묘고산왕(妙高山王)과 사대주(四大洲)와 해ㆍ달ㆍ별들이 있으며, 3계의 모든 하늘이 구족되지 않음이 없어서 하나하나의 잎에는 모든 섬부주(贍部洲)가 있고 금강좌에는 보리수왕이 있는데 백, 천, 만에서부터 말할 수 없이 크고 작은 화신의 부처님들이 각기 나무 밑에서 마군을 깨뜨린 뒤에 일시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037_0491_c_03L諸善男子一一華葉各各爲一三千世界各有百億妙高山王及四大洲日月星辰三界諸天無不具足一一葉上諸贍部洲有金剛座菩提樹王其百千萬至不可說大小化佛各於樹下破魔軍已一時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이렇게 크고 작은 화신의 부처님들이 각각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구족하시어 모든 자량(資糧)과 4선근(善根)과 모든 보살들과 2승(乘)과 범부(凡夫)를 위하여 편의대로 3승의 묘한 법을 말씀하시고,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6바라밀을 말씀하심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궁극적인 부처님의 지혜를 얻게 하며, 벽지불(僻支佛)을 구하는 이를 위하여 12인연법을 말씀하시며, 성문(聲聞)을 구하는 이를 위하여 4제법(諦法)을 말씀하시어 생ㆍ노ㆍ병ㆍ사를 제도하고, 마침내 열반하시되 남은 중생들을 위하여 사람과 하늘의 가르침을 설하시어 사람과 하늘의 편안하고 즐거운 미묘한 과보를 얻게 하신다.
037_0491_c_09L如是大小諸化佛身各各具足三十二相十種好爲諸資糧及四善根諸菩薩二乘凡夫隨宜爲說三乘妙法諸菩薩說應六波羅蜜令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究竟佛慧爲求辟支佛者說應十二因緣法爲求聲聞者說應四諦法度生老病死究竟涅槃爲餘衆生說人天教令得人天安樂妙果
이렇듯 모든 크고 작은 화신의 부처님을 모두 다 부처님의 변화한 몸이라 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러한 두 가지 응신ㆍ화신 부처님이 비록 멸도(滅度)를 나타내실지라도 이 부처님 몸은 서로 이어져 항상 머무시는 것이다.
037_0491_c_18L諸如是等大小化佛皆悉名爲佛變化身善男子如是二種應化身雖現滅度而此佛身相續常住
037_0492_a_01L모든 선남자여, 하나의 불보(佛寶)인 것 같지만 이렇듯 한량없고 끝없으며 불가사의하게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하는 넓고 큰 은덕이 있느니라.
이런 인연으로 이름을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智)ㆍ명행원만(明行圓滿)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고 하는 것이다.
037_0491_c_20L善男子如一佛寶有如是等無量無邊不可思議利樂衆生廣大恩德是因緣名爲如來正徧知明行圓滿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人師世尊
선남자여, 한 불보 속에 여섯 가지 미묘한 공덕을 구족 하였으니, 첫째는 위없는 큰 공덕의 밭[田]이요, 둘째는 위없는 큰 덕이 있음이요, 셋째는 발이 없거나ㆍ두 발ㆍ많은 발을 가진 중생 중에서 높은 것이요, 넷째는 우담발화만큼이나 만나기 어려움이요, 다섯째는 홀로 삼천대천세계에 출현함이요, 여섯째는 세간과 출세간의 공덕이 원만하여 일체의 뜻이 의지함이니, 이렇듯 여섯 가지 공덕이 구족하여 항상 일체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할 수 있으므로 이것을 불보의 부사의한 은혜라고 하는 것이다.
037_0492_a_02L善男子一佛寶中具足六種微妙功德一者無上大功德田二者無上有大恩德三者無足二足及以多足衆生中尊四者極難値遇如優曇華五者獨一出現三千大千世界六者世出世閒功德圓滿一切義具如是等六種功德常能利樂一切衆生是名佛寶不思議恩
이때 5백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한 불보 속에 한량없는 화신의 부처님이 세상에 충만하시어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하신다면 무슨 인연으로 세간 중생이 많이 부처님을 뵈옵지 못하고 모든 고뇌를 받는 것입니까?’
037_0492_a_09L爾時五百長者白佛言世尊如佛所一佛寶中無量化佛充滿世界利樂衆生以何因緣世閒衆生多不見受諸苦惱
다시, 부처님께서 5백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자면 마치 일광(日光) 천자가 백천의 광명을 내어 세상을 비추어 밝게 하지만 장님은 그 빛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너희 선남자들의 생각으로는 어떠하냐? 일광천자에게 잘못이 있느냐?’장자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037_0492_a_13L佛告五百長者譬如日光天子放百千光照明世界而有盲者不見光明汝善男子於意云何光天子而有過否時長者言不也世尊
037_0492_b_01L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항상 바른 법을 연설하시어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하시지만 이 모든 중생들이 항상 악업을 지어 모두 깨달아 알지 못하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 불ㆍ법ㆍ승을 친근히 하기를 즐기지 않으니, 이러한 중생은 죄근(罪根)이 깊고 무거워 한량없는 겁을 지내도록 3보의 이름조차 보고 듣지 못해서 저 장님이 햇빛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만일 중생이 여래를 공경하며, 대승을 사랑하고 즐기며, 3보를 존중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사람은 업장이 소멸되고 복과 지혜가 늘어나며 선근을 성취하여 빨리 부처님을 뵈올 수 있어서 영원히 생사를 여의고 마땅히 보리를 증득할 것이다.
037_0492_a_16L佛言善男子諸佛如來常演正法利樂有情是諸衆生常造惡業都不覺無慚愧心於佛法僧不樂親近是衆生罪根深重經無量劫不得見聞三寶名字如彼盲者不睹日光有衆生恭敬如來愛樂大乘尊重三當知是人業障銷除福智增長就善根速得見佛永離生死當證菩
모든 선남자여, 한 불보 속에 한량없는 부처님이 계시듯이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보도 또한 그러하여 한 법보 속에 한량없는 뜻이 있는 것이다.
선남자여, 법보 가운데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교법(敎法)이요, 둘째는 이법(理法)이요, 셋째는 행법(行法)이요, 넷째는 과법(果法)이다.
일체의 샘[漏]이 없는 이는 능히 무명과 번뇌의 업장을 깨뜨리니, 성명(聲名)과 구문(句文)을 교법이라 하고, 무(無)와 유(有)의 모든 법을 이법이라고 하며, 계(戒)와 정(定)과 혜(慧)와 행(行)을 행법이라고 하며, 함과 함이 없음의 과보를 과법이라고 한다.
이러한 네 가지를 법보라고 하는 것이니, 중생을 인도하여 생사의 바다를 벗어나 저 언덕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037_0492_b_02L諸善男子如一佛寶有無量佛來所說法寶亦然一法寶中有無量義善男子於法寶中有其四種一者教二者理法三者行法四者果法切無漏能破無明煩惱業障文名爲教法有無諸法名爲理法慧行名爲行法爲無爲果名爲果如是四種名爲法寶引導衆生出生死海到於彼岸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이 스승으로 삼는 것이 바로 이 법보이니, 왜냐 하면 3세의 모든 부처님이 법에 의지하여 닦고 행하여서 일체의 장애를 끊고 보리를 성취하여 미래세가 다하도록 중생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연으로 3세 여래께서 항상 모든 바라밀의 미묘한 법보를 공양하시니, 하물며 3계의 일체 중생은 아직 해탈도 얻지 못하였거늘 미묘한 법보를 공경하지 아니할 것인가.
037_0492_b_10L善男子諸佛所師卽是法寶所以者何三世諸佛依法修行斷一切障得成菩提盡未來際利益衆生以是因緣三世如來常能供養諸波羅蜜微妙法寶何況三界一切衆生未得解脫而不能敬微妙法寶
037_0492_c_01L선남자여, 내가 옛날에 일찍이 법을 구하는 인왕(人王)이 되어 큰 불구덩이에 들어가 바른 법을 구하여 영원히 생사를 끊고 큰 보리를 얻은 까닭에 법보가 능히 일체 생사의 감옥을 깨뜨리니, 마치 금강이 만물(萬物)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과 같으며, 법보가 능히 어리석고 어두운 중생을 비치는 것이 마치 일(日) 천자가 능히 세계를 비치는 것과 같으며, 법보가 능히 가난하고 궁핍한 중생을 구원하는 것이 마치 마니(摩尼) 구슬이 뭇 보배를 비 내리는 것과 같으며, 법보가 능히 중생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니 마치 하늘북이 모든 하늘을 즐겁게 하는 것과 같은 까닭이요, 법보가 능히 모든 하늘의 보배 섬돌이 되나니 바른 법을 들으면 하늘에 태어남을 얻는 까닭이며, 법보가 능히 굳고 굳은 큰배가 되니 생사의 바다를 건너 피안에 이르게 하는 까닭이다.
037_0492_b_16L善男子我昔曾爲求法人王大火坑而求正法永斷生死得大菩是故法寶能破一切生死牢獄猶如金剛能壞萬物法寶能照癡闇衆生如日天子能照世界法寶能救貧乏衆生如摩尼珠雨衆寶故法寶能與衆生喜樂猶如天鼓樂諸天故法寶能爲諸天寶階聽聞正法得生天故法寶能爲堅牢大船渡生死海到彼岸故
법보는 전륜성왕(轉輪聖王)과 같으니 능히 3독(毒) 번뇌의 도적을 제거하는 까닭이며, 법보는 능히 보배롭고 미묘한 의복이 되니 부끄럼 없는 모든 중생을 덮어주는 까닭이며, 법보는 마치 금강의 갑옷과 같으니 능히 네 마군을 깨뜨리고 보리를 증득하는 까닭이요, 법보는 능히 지혜의 예리한 칼과 같으니 생사를 끊고 속박을 여의기 때문이며, 법보가 바로 3승의 보배수레이니 중생을 운전하여 화택(火宅)에서 벗어나게 하는 까닭이요, 법보는 일체의 밝은 등과 같으니 능히 3도(塗)의 어두운 곳을 비추는 까닭이며, 법보는 활과 화살과 창과 같으니 능히 나라의 경계를 진압하고 원수와 적을 꺾기 때문이며, 법보는 험한 길의 길잡이와 같으니 중생을 잘 인도하여 보배가 있는 곳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037_0492_c_02L法寶猶如轉輪聖王能除三毒煩惱賊故法寶能爲珍妙衣服覆蓋無慚諸衆生故法寶猶如金剛甲胄能破四魔證菩提故法寶猶如智慧利劍割斷生死離繫縛故法寶正是三乘寶車運載衆生出火宅故法寶猶如一切明燈能照三塗黑闇處故法寶猶如弓箭矛槊能鎭國界摧怨敵故法寶猶如險路導師善誘衆生達寶所故
선남자여, 3세 여래께서 말씀하신 미묘한 법에 이렇듯 헤아리기 어려운 일이 있나니 이것을 법보의 부사의한 은혜라고 하는 것이다.
037_0492_c_11L善男子三世如來所說妙法有如是等難思議事是名法寶不思議
선남자여, 세간과 출세간에 세 가지 승(僧)이 있나니, 첫째는 보살승(菩薩僧)이요, 둘째는 성문승(聲聞僧)이요, 셋째는 범부승(凡夫僧)이다.
문수사리(文殊師利)나 미륵(彌勒) 등은 보살승이고, 사리불(舍利弗)과 목건련(木犍連) 등은 성문승이며, 만일 별해탈(別解脫)의 계(戒)를 성취함이 있는 이는 참으로 훌륭한 범부요, 나아가 일체 바른 소견을 구족하여 능히 널리 다른 이를 위하여 뭇 성스러운 도법을 연설하고 열어 보여서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하는 이를 범부승이라고 하느니라.
037_0492_c_13L善男子世出世閒有三種僧一菩薩二聲聞僧三凡夫僧文殊師利及彌勒等是菩薩僧如舍利弗目犍連等是聲聞僧若有成就別解脫戒眞善凡夫乃至具足一切正見能廣爲佗演說開示衆聖道法利樂衆生名凡夫僧
037_0493_a_01L비록 아직 능히 샘[漏]이 없는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을 얻지 못하였더라도 공양하는 이는 한량없는 복을 얻으리니, 이러한 세 가지를 참된 복전(福田)의 승(僧)이라고 하는 것이다.
복전의 승이라 이름하는 또 다른 무리가 있으니, 부처님의 사리와 부처님의 형상과 아울러 모든 법과 승가와 성인이 지은 계(戒)를 깊이 공경하고 믿음을 내어 스스로 삿된 견해가 없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하도록 하여 능히 바른 법을 펼치고 일승을 찬탄하며 깊이 인과(因果)를 믿고 항상 착한 서원을 발하며 잘못된 허물을 참회하여 업장을 없애는 사람이다.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3보를 믿는 힘이 모든 외도보다 백천만 배나 나으며 네 가지 전륜성왕보다도 나으니, 하물며 다른 부류의 일체 중생임에랴.
037_0492_c_19L雖未能得無漏戒定及慧解脫而供養者獲無量福如是三種名眞福田僧復有一類名福田僧於佛舍利及佛形像幷諸法僧聖所制戒深生敬信自無邪見令佗亦然能宣正法讚歎一乘深信因果常發善願其過犯悔除業障當知是人信三寶勝諸外道百千萬倍亦勝四種轉輪聖王何況餘類一切衆生
울금(鬱金) 꽃8)은 비록 이울어졌을지라도 오히려 일체 모든 잡다한 종류의 꽃보다 낫듯이, 바르게 보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아서 다른 중생보다 백천만 배나 나으니, 비록 금계를 허물어뜨렸을지라도 바른 소견은 무너진 것이 아니므로 이런 인연으로 복전의 승이라고 하는 것이다.
선남자와 선여인들아, 이러한 복전의 승을 공양하는 이는 얻은 공덕이 다함이 없어서 앞에 말한 세 진실한 승보를 공양하여 얻은 공덕과 똑같아 다름이 없다.
이러한 네 가지는 성인과 범부와 승가의 보배이니,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하여 항상 잠시라도 버려두지 않으므로 이것을 승보의 헤아릴 수 없는 은혜라고 하는 것이다.’
037_0493_a_04L如鬱金華雖然萎悴猶勝一切諸雜類華見比丘亦復如是勝餘衆生百千萬雖毀禁戒不壞正見以是因緣名福田僧若善男子善女人等供養如是福田僧者所得福德無有窮盡養前三眞實僧寶所獲功德正等無如是四類聖凡僧寶利樂有情恒無蹔捨是名僧寶不思議恩
이때 5백 장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오늘 부처님의 법음(法音)을 들어 3보가 세간을 이롭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무슨 뜻으로 불ㆍ법ㆍ승을 보배라 말씀하시는지 알지 못하겠으니, 원하건대 부처님은 풀어 말씀하시고 나타내 보이시어 여기 모인 대중들과 미래의 세계에서 3보를 공경하고 믿는 일체의 유정(有情)들이 영원히 의심의 그물을 끊고 무너지지 않을 믿음을 얻어 3보의 헤아릴 수 없는 바다에 들게 하소서.’
037_0493_a_12L爾時百長者白佛言世尊我等今日聞佛法音得悟三寶利益世閒然今不知以何義故說佛法僧得名爲寶願佛解說顯示衆會及未來世敬信三寶一切有情永斷疑網得不壞信令入三寶不思議海
이에 부처님께서 모든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구나, 너희 선남자들이여. 여래의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물을 수 있으니 미래세의 일체 중생들을 이롭고 편안하며 즐겁게 하겠구나.
비유컨대, 세간에서 가장 진귀한 보배가 열 가지 이치를 구족하여 국경을 장엄하고 유정을 이롭게 하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다.
037_0493_a_18L爾時佛告諸長者言善哉善哉汝善男子能問如來甚深妙法於未來世利益安樂一切衆生譬如世閒第一珍寶具足十義莊嚴國界饒益有情佛法僧寶亦復如是
037_0493_b_01L첫째는 단단함[堅牢]이니, 마니 보배는 아무도 깨뜨릴 수 없는 것처럼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아서 외도나 천마(天魔)가 능히 깨뜨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037_0493_a_23L一者堅牢如摩尼寶無人能破佛法僧寶亦復如是外道天魔不能破故
둘째는 때가 없음[無垢]이니, 세간에서 뛰어난 보배는 맑게 빛나고 깨끗하여 티끌과 더러운 것에 섞이지 아니하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아서 모두 능히 번뇌와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기 때문이다.
037_0493_b_02L二者無垢世閒勝寶淸淨光潔不雜塵穢佛法僧寶亦復如是悉能遠離煩惱塵垢
셋째는 즐거움을 주는 것[與樂]이니, 천덕병(天德甁)9)이 능히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아서 능히 중생들에게 세간과 출세간의 즐거움을 준다.
037_0493_b_04L三者與如天德甁能與安樂佛法僧寶亦復如是能與衆生世出世樂
넷째는 만나기 어려움[難遇]이니, 길상(吉祥)의 보배는 드물어서 얻기 어렵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그러하여 업장이 있는 유정은 억겁에도 만나기 어려운 것이다.
037_0493_b_06L四者難遇如吉祥寶希有難得佛法僧寶亦復如是業障有情億劫難遇
다섯째는 능히 깨뜨림[能破]이니, 여의주가 능히 가난과 궁핍을 깨뜨리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아서 능히 세간의 모든 가난과 괴로움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037_0493_b_08L五者能破如意寶能破貧窮佛法僧寶亦復如能破世閒諸貧苦故
여섯째는 위덕(威德)이니, 전륜왕이 가진 윤보(輪寶)가 능히 모든 원수를 복종시키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아서 여섯 가지 신통을 갖추어 네 마군을 항복시킨다.
037_0493_b_10L六者威德轉輪王所有輪寶能伏諸怨佛法僧寶亦復如是具六神通降伏四魔
일곱째는 소원을 원만히 함[滿願]이니, 마니구슬이 마음에서 구하는 대로 능히 뭇 보배들을 비처럼 내려주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아서 능히 중생이 닦은 착한 소원을 원만하게 하는 것이다.
037_0493_b_12L者滿願如摩尼珠隨心所求能雨衆佛法僧寶亦復如是能滿衆生所修善願
여덟째는 장엄(莊嚴)이니, 세상의 진귀한 보배로 왕궁(王宮)을 장엄하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아서 법왕의 보리 보궁(寶宮)을 장엄하는 것이다.
037_0493_b_15L八者莊嚴如世珍寶莊嚴王佛法僧寶亦復如是莊嚴法王菩提寶宮
아홉째는 가장 미묘함[最妙]이니, 하늘의 묘한 보배가 가장 미묘하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아서 모든 세간에서 가장 좋고 묘한 보배보다도 더 뛰어난 것이다.
037_0493_b_17L九者最妙如天妙寶最爲微佛法僧寶亦復如是超諸世閒最勝妙寶
열째는 변하지 않음[不變]이니, 비유컨대 순금은 불에 들어가도 변하지 않듯이 불ㆍ법ㆍ승도 또한 이와 같아서 세간의 여덟 가지 바람이 능히 기울이고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037_0493_b_19L十者不變譬如眞金入火不佛法僧寶亦復如是世閒八風不能傾動
037_0493_c_01L불ㆍ법ㆍ승은 한량없는 신통과 변화를 구족하여 유정을 이롭고 즐겁게 해서 잠시도 쉬지 않으니, 이런 까닭에 모든 불ㆍ법ㆍ승을 보배라고 말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내가 너희들을 위해 대략 네 가지의 세간과 출세간의 은혜 있는 곳을 말하였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서 보살의 행을 닦아 이러한 네 가지 은혜를 갚아야할 것이다.’
037_0493_b_21L佛法僧寶具足無量神通變利樂有情蹔無休息以是義故佛法僧說名爲寶善男子我爲汝等略說四種世出世閒有恩之處汝等當知修菩薩行應報如是四種之恩
이때 5백 장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네 가지 은혜는 매우 갚기 어려우니 마땅히 무슨 행을 닦아야 이 은혜를 갚겠습니까?’
037_0493_c_02L爾時五百長者白佛言世尊如是四恩甚爲難報當修何行而報是恩
부처님이 모든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보리를 구하는 데에는 세 가지 10바라밀이 있으니, 첫째는 열 가지 보시 바라밀다요, 둘째는 열 가지 친근(親近) 바라밀다요, 셋째는 열 가지 진실한 바라밀다이다.
037_0493_c_04L告諸長者言善男子爲求菩提有其三種十波羅蜜一者十種布施波羅蜜多二者十種親近波羅蜜多三者十種眞實波羅蜜多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 능히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7보로 한량없이 빈궁한 중생들에게 보시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보시는 다만 보시바라밀다라 이름할 뿐이지 진실바라밀다라고는 하지 못한다.
037_0493_c_08L若有善男子女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以七寶滿於三千大千世界布施無量貧窮衆生如是布施但名布施波羅蜜多不名眞實波羅蜜多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큰 자비의 마음을 내어 위없는 정등(正等)보리를 구하기 위해서 자기 처자를 남에게 보시하고도 마음으로 아까워함이 없으며, 내게 몸의 살과 손과 발과 머리와 눈과 뼈와 뇌와 몸과 목숨을 구하는 이에게 이런 것을 보시하더라도 이러한 보시는 다만 친근바라밀다라 이름할 뿐이지 진실바라밀다라고는 하지 못한다.
037_0493_c_12L若有善男子善女人發大悲心爲求無上正等菩提以自妻子施與佗人心無悋身肉手足頭目髓腦乃至身命施來求者如是布施但名親近波羅蜜未名眞實波羅蜜多
너희 선남자와 선여인이 위없는 큰 보리의 마음을 내어 얻을 것이 없는 곳에 머무르면서 모든 중생들에게 함께 이 마음을 내도록 권유하여, 진실한 법 14구(句)의 게송으로 한 중생에게 보시하여 그로 하여금 위없는 정등보리를 향하게 한다면 이를 진실바라밀다라 할 것이니, 앞에 말한 두 보시는 은혜를 갚는다고 이름하지 못할 것이다.
너희 선남자와 선여인이 능히 이와 같이 세 번째 진실바라밀다를 닦는다면 진실로 네 가지 은혜를 갚는다고 할 것이다.
037_0493_c_17L若善男子女人發起無上大菩提心住無所得勸諸衆生同發此心以眞實法一四句偈施一衆生使向無上正等菩提是名眞實波羅蜜多前二布施未名報恩若善男子善女人能修如是第三眞實波羅蜜多乃名眞實能報四
037_0494_a_01L왜냐 하면 앞의 두 보시에는 무엇인가 얻으려는 마음이 있고, 세 번째 보시에는 얻으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니, 진실한 법으로 한 유정에게 보시하여 그로 하여금 더 없는 큰 보리의 마음을 내게 한다면 이 사람이 보리를 증득할 때에는 한없이 널리 중생을 제도할 것이며 3보의 종자를 이어서 끊어지지 않게 할 것이므로, 이런 까닭에 은혜를 갚는다고 하는 것이다.’
037_0494_a_01L所以者何前二布施有所得心三施者無所得心以眞實法施一有令發無上大菩提心是人當得證菩提時廣度衆生無有窮盡紹三寶種使不斷絕以是因緣名爲報恩
이때 5백 장자는 부처님으로부터 예전에 듣지 못했던 이 은혜 갚는 법을 듣고는 마음속으로 기뻐 날뛰면서 아직까지 없었던 것을 얻었고, 마음을 내어 위없는 보리를 구해서 인욕(忍辱)삼매를 얻고 불가사의한 지혜에 들어가 영원히 물러나지 않았다.
037_0494_a_05L爾時五百長者從佛聞是昔所未聞報恩之法心懷踊躍得未曾有發心求趣無上菩提得忍辱三昧入不思議永不退轉
이때 모임 가운데 8만 4천 중생이 보리의 마음을 내어 견고한 믿음과 이 삼매를 얻었고, 바다 같이 모여 있던 대중들은 모두 금강인욕삼매를 얻어 무생인(無生忍)10)과 유순인(柔順忍)11)을 깨달았으며, 혹은 초지(初地)를 증득하여 불기인(不起忍)12)을 얻었으니, 한량없는 중생들이 보리의 마음을 내어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머물렀다.
037_0494_a_09L爾時會中八萬四千衆生發菩提心得堅固信及此三昧海會大衆悉得金剛忍辱三昧悟無生忍及柔順忍或證初地得不起忍無量衆生發菩提心住不退位
이때 부처님께서 5백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 가운데 일체 중생이 만일 이 심지관보사은품(心地觀報四恩品)을 얻어 들어 간직하거나 읽고 익혀서 풀어 말하고 써서 널리 유포시키는 이가 있다면, 이러한 사람들은 복과 지혜가 늘어나 모든 하늘들이 호위하며 몸에 병이 없고 수명이 연장될 것이요, 만일 목숨이 마칠 때에는 곧 미륵 내궁(內宮)에 태어나 백호상(白毫相)을 보고 생사를 초월하며 용화삼회(龍華三會)13)에서 마땅히 해탈을 얻어 시방정토에 뜻대로 가서 태어나 부처님을 뵈옵고 법을 들으며 정정취(正定聚)에 들어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여래의 지혜를 이룰 것이다.’
037_0494_a_14L爾時佛告五百長者未來世中一切衆生若有得聞此『心地觀報四恩品』受持讀習解說書寫廣令流布如是人等福智增長諸天衛護現身無疾壽命延長若命終時卽得往生彌勒內宮睹白毫相超越生死龍華三會當得解脫十方淨土隨意往生見佛聞法入正定聚速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如來智慧
大乘本生心地觀經卷第二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보살의 10신ㆍ10주ㆍ10행ㆍ10회향ㆍ10지의 50위에 있어서의 심(心)을 말한다. 보살이 마음을 근거로 하여 수행을 해나가므로 심을 지(地)에 비유한 것이다.
  2. 2)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데 밑천이 되는 것.
  3. 3)과거세의 일을 아는 지혜.
  4. 4)3계의 욕유(欲有)ㆍ색유(色有)ㆍ무색유(無色有)와 일생의 생유(生有) 본유(本有)ㆍ사유(死有)를 말한다.
  5. 5)모든 번뇌를 끊어버린 부처님의 덕.
  6. 6)법(法)ㆍ보(報)ㆍ응(應) 3신의 하나로 법신을 자성신이라고 한다.
  7. 7)① 자수용신: 다른 보살이 보고 들을 수 없는 불신으로서 자기가 증득한 법락을 혼자 즐겨하는 몸이다. ② 타수용신: 10지의 초지 이상만이 볼 수 있고 자기가 증득한 법락을 다른 보살에게도 주는 불신을 말한다.
  8. 8)약용으로 쓰이는 구근식물로 붉은색 꽃이 피며, 그 꽃에서 추출한 향을 울금 향이라고 한다.
  9. 9)소원을 성취할 수 있는 병. 『탐현기』에 ‘천덕병은 그 속에서 찾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여의주와 같다’고 하였다.
  10. 10)불생불멸하는 진여 법성을 인지(忍知)하고, 다시 미혹의 세계로 추락하지 않는 위(位)를 말한다
  11. 11)마음이 부드럽고 지혜를 따르므로 실상의 이치에 거슬리지 않는 것을 ‘유순’이라고 하며, 여기에 안주하는 것을 ‘인’이라고 한다.
  12. 12)견혹(見惑)을 끊고 공리(空理)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13. 13)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 56억 7천만 년이 지나면 미륵보살이 나와 용화수 밑에서 정각을 이루고 중생들을 3회에 걸쳐 제도한다는 설법의 법좌(法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