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축법호(竺法護)가 한역한 이 경은 총 4권이며, 이와 같은 내용 모두는 불이(不二) 사상에 근거한 것이며, 또한 다른 보살들보다도 지심 범천이 각 권에서 활약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재가 불교를 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 경전은 『유마경(維摩經)』 등과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본다.
산스크리트 경명은 Brahmaviśeṣacintīparipṛcchā Sūtra이고, 티벳어 경명은 Ḥphags pa tshaṅs pa khyad par sems kyis shus pa shes bya ba theg pa chen poḥi mdo이다. 줄여서 『지심경』ㆍ『지심범천경』이라고 하며, 별칭으로 『등어제법경(等御諸法經)』ㆍ『장엄불법경(莊嚴佛法經)』ㆍ『장엄불법제의경(莊嚴佛法諸義經)』ㆍ『지심거사팔성인경(持心居士八城人經)』이라고도 한다.
전편에 걸쳐서 제법 많은 등장인물이 있지만, 각 품을 통해서 항상 동방 월명(月明) 여래의 국토에서 온 지심(持心) 범천이 활약하고 있으므로 『지심범천소문경』이라고 부른다.
2. 성립과 한역
서진(西晋)시대에 축법호(竺法護)가 286년에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사익범천소문경(思益梵天所問經)』ㆍ 『승사유범천소문경(勝思惟梵天所問經)』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전은 총 4권이며 전체 18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전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제1권에서는 세존은 생사를 버리지 않고, 니원(泥洹), 즉 열반을 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제2권에서는 진제(眞諦)의 입장에서는 환희와 고뇌라는 두 가지 일이 없다고 말한다. 제3권에서는 불도를 구하는 것은 사견을 추구하는 것이라 한다. 제4권에서는 들은 바 없음이 곧 경을 듣는 것이라 한다.
각 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권] 제1 명망보살광품(明網菩薩光品):명망보살의 질문에 답해서 부처님께서 여래광(如來光)을 설명하셨다. 어떻게 설명해도 그것을 남김없이 해명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하여 실제로 몸으로부터 광명을 나투어 무량의 불국토를 비추자, 그때 동방월명여래의 불국토에서 지심 범천이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와서 인계(忍界)에 이르러 능인(能仁)여래를 뵙겠다는 소망을 말씀드렸다. 월명여래는 10지행(志行)을 품고서 그 땅에 다녀올 것을 허락하셨고, 또 땅에서 준비한 백천(百千) 겁 동안 범행(梵行)을 닦는다고 해도, 인계(忍界)의 새벽으로부터 밥먹을 시간에 이르기까지 나쁜 마음을 행하지 않음만 같지 못하다고 말씀하시자, 1만 2천의 보살은 지심 범천을 따르겠다고 소원했다. 곧이어 인계에 나타난 범천은 명망보살과 함께 게송을 설하여 부처님을 찬탄했다.
제2 사법품(四法品):지심 범천은 보살이 지성(志性)이 견고해서 게으르지 않는 등의 이유를 들었고, 부처님께서는 이에 4사(事)를 설하여 답하셨다.
제3 분별법품(分別法品):세존은 명망보살과 지심 범천의 문답을 듣고 범천의 말을 칭찬하면서, “세존은 생사를 버리지 않고, 니원(泥洹:涅槃)을 구하지 않는다”고 설하셨다.
제4 해제법품(解諸法品):지심 범천의 물음에 응하여 부처님께서 4제(諦)를 설명하셨다.
[제2권] 제5 난문품(難問品):부처님의 설법을 듣고서 기뻐하지도 슬퍼하지도 않는 지심 범천을 명망보살이 질책하자, 범천은 “진제(眞諦)가 있는 곳에는 영원히 2사(事)가 없다”고 답했다. 무리 중에 있던 보화(普華)보살이 사리불에게 질문하며, 현자 마하가섭(摩訶迦葉)의 청에 의해 부처님의 지시가 있고, 이에 따라 명망보살이 본덕(本德)에 의해 만들어진 업(業)을 드러내 보였다.
제6 문담품(問談品):거기서 마하가섭은 명망보살의 광명이 마치 부처님과 같음을 찬탄하고, 지심 범천은 명망과 수결(受決:授記)에 대하여 문답한 것이다.
제7 담론품(談論品):지금까지 묵묵히 앉아 있던 부수(溥首)는 이때 입을 열어 지심 범천과 법성분별(法性分別)에 대해서 문답했고, 도의(道意)ㆍ견의(堅意)ㆍ도인(度人)ㆍ기악(棄惡)ㆍ광세음(光世音)ㆍ득대세(得大勢)ㆍ도사(導師)ㆍ대산(大山)ㆍ구쇄(鉤鎖)ㆍ용심(勇心)ㆍ욕사자변(欲師子變)ㆍ무념(無念) 등의 보살 및 그 밖의 천자(天子)와 동녀(童女) 등이 보살에 관해서 담론한 것이다.
[제3권] 제8 논적품(論寂品):지심 범천은 보행(普行)보살에 대해서 어떠한 행(行)을 행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보행보살은 부처님께서 행하신 바에 따라 행하라고 답하고, 계속해서 부수와 성적(聖寂)에 대해서 논했다.
제9 역행품(力行品):보행은 부수, 지심 범천과 함께 커다란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항상 근력정진(勤力精進)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10 지대승품(志大乘品):보행보살의 물음에 답해서 부처님은 게송으로써 대성(大聖)을 보살이라고 부르는 이유, 대승에 뜻을 둔 자[志大乘者]의 관법(觀法)에 대해서 설해 주셨다.
제11 행도품(行道品):여기서 부수(溥首)는 지원(志願:誓願)을 가지고 불도를 구하는 자는 곧 사견(邪見)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하여 불도의 무이(無二)를 설했다.
제12 탄품(歎品):이때 모여 있던 사천왕(四天王)과 제석(帝釋), 범천(梵天) 등은 하늘의 꽃[天華]을 가지고 부처님께 뿌렸다.
제13 영덕품(詠德品):세존께서 대중들을“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라고 칭찬하신 후, “삼천대천세계에 7보로 가득 차게 보시하는 것보다도 이 경의 가르침을 듣는 공덕이 더욱 뛰어나다”고 설하셨다.
제14 등행품(等行品):대중 가운데 현불퇴전(現不退轉)이라고 하는 천자가 있었다. 이 천자의 물음에 응해서 세존은 “법을 받들고 따른다면, 세속도 아니고 세속을 넘어선 것도 아니며, 생사도 아니고 멸도(滅度)도 아니다”라고 설하고, 천자와 지심 범천의 문답을 빌려서 주평등로(住平等路)ㆍ봉행평등(奉行平等)ㆍ평등견(平等見)을 설하셨다.
[제4권] 제15 수현불퇴전천자별품(授現不退轉天子莂品):부처님께서 큰 신통력을 나타내시자, 지심 범천은 게송으로써 찬탄했다. 부처님께서는 범천에 대하여 현불퇴전 천자는 32번의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阿僧祇劫)을 지난 후 성불하여 수미등왕(須彌燈王)여래라고 불리게 되리라고 기별[記]을 주셨다.
제16 건립법품(建立法品):지심 범천과 부수는 미래의 말세(末世), 5탁악세(濁惡世)에서 이 경전을 확고하게 세우고 널리 알리는 일에 대하여 문답했다.
제17 제천탄품(諸天嘆品):마침내 부수는 여래에게 이 법을 확고하게 세워서 이후 5탁(濁)의 세계에서 천하에 유포하여 염부(閻浮)를 이익되게 할 것을 서원하고, 세존께서는 신주(神呪)의 게송을 설해 주셨다. 제천(諸天)은 게송으로 이를 찬탄한다.
제18 촉루품(囑累品) : 이때 부처는 아난에게 이 경전의 수지를 부촉한다.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모든 대중들이 이를 듣고서 기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