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5_0825_c_01L소품반야바라밀경 제10권
005_0825_c_01L小品般若波羅蜜經卷第十

후진 구자국 삼장 구마라집 한역
005_0825_c_02L後秦龜茲國三藏鳩摩羅什 譯


27. 살타파륜품(薩陀波崙品)
005_0825_c_03L薩陁波崙品第二十七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구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살타파륜(薩陀波崙)1)보살이 지금 뇌음위왕(雷音威王)부처님께서 계신 곳에서 행하는 보살도(菩薩道)처럼 해야 한다.”
005_0825_c_04L佛告須菩提若菩薩欲求般若波羅當如薩陁波崙菩薩今在雷音威王佛所行菩薩道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살타파륜보살이 반야바라밀을 어떻게 구했습니까?”
005_0825_c_07L須菩提白佛言薩陁波崙菩薩云何求般若波羅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살타파륜보살이 반야바라밀을 구할 때는 세상일에 의존하지 않고 목숨을 돌보지 않고 이익을 탐하지 않았으니 그때 인적이 없는 숲 속의 공중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005_0825_c_09L佛告須菩提薩陁波崙菩薩本求般若波羅蜜時不依世事不惜身命不貪利養於空林中聞空中聲言
‘선남자여, 그대는 이 동쪽으로 가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듣고 이를 얻을 것이니, 그곳으로 갈 때는 피곤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졸립다고 생각하지 말고 먹을 것을 생각하지 말고 밤낮을 생각하지 말고 추위와 더위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와 같은 일은 생각하지도 말고 보지도 말고 헤아리지도 말며 아첨하여 비뚤어진 마음을 여의며 잘난 체하고 남을 얕보지 말아야 한다.
005_0825_c_11L男子汝從是東行當得聞般若波羅行時莫念疲倦莫念睡眠莫念飮莫念晝夜莫念寒熱如是諸事念莫觀亦莫思惟離諂曲心莫自高身卑下他人
모든 중생의 모양을 반드시 여의고 모든 이익과 명예를 반드시 여의고 훌륭한 법을 내지 못하게 하는 5개(蓋)2)를 반드시 여의고 시기하는 마음을 반드시 여의고, 또 안과 밖의 모든 대상을 분별하지 않아야 한다. 갈 때는 좌우를 돌아보지 말 것이며, 앞과 뒤도 생각하지 말고 위와 아래도 생각하지 말고 사방도 생각하지 말고, 색과 수ㆍ상ㆍ행ㆍ식을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왜냐 하면 만약 색과 수ㆍ상ㆍ행ㆍ식을 움직이면 이것은 불법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니, 이와 같이 행하는 사람은 반야바라밀을 얻지 못한다.’
005_0825_c_16L當離一切衆生之相當離一切利養名譽當離五蓋當離慳嫉亦莫分別內法外法行時莫得左右顧視莫念前莫念後莫念上莫念下莫念四維莫動色受何以故若動色則不行佛法行於生死如是之人不能得般若波羅蜜
005_0826_a_02L살타파륜보살이 공중의 소리에 대하여 말했다.
‘저는 반드시 이와 같이 배우고 행하겠습니다. 왜냐 하면 저는 모든 중생을 위해 광명이 되고 모든 불법에 통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005_0825_c_22L薩陁波崙報空中聲言當如教行以故我爲一切衆生作光明故集諸佛法
다시 공중으로부터 소리가 들려왔다.
‘훌륭하고도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반드시 공(空)은 무상(無相)이고 무작(無作)인 것을 믿고 이해해야 하며 모든 모양을 여의고 있다는 견해를 여의며, 5온(蘊)으로 중생이 이루어졌다는 견해[衆生見]와 사람은 축생 따위와 다르다는 견해[人見]와 내가 실재한다는 견해[我見]를 여의고 반야바라밀을 구해야 한다.
005_0826_a_04L空中聲言善哉善哉善男子應信解空無相無作法應離諸相離於有見離衆生見人見我見求般若波羅蜜
선남자여, 반드시 악지식(惡知識)을 여의고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해야 하니, 선지식은 능히 공(空)은 무상(無相)ㆍ무작(無作)ㆍ무생(無生)ㆍ무멸(無滅)의 법(法)이라고 말한다.
005_0826_a_07L善男子應離惡知識親近善知善知識者能說空無相無作無生無滅法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이와 같이 하면 머지않아 반야바라밀을 들을 것이니, 혹은 경전에서 들을 것이고 혹은 법사에게서 들을 것이다.
005_0826_a_09L善男子汝能如是不久得聞般若波羅蜜若從經卷聞若從法師
선남자여, 반야바라밀을 들려주는 대상에 대해 그대는 큰 스승처럼 생각하고 은혜를 갚을 줄 알아야 하니, 반드시 마음속으로 ≺나에게 반야바라밀을 들려준 대상은 곧 나의 선지식이며 내가 이제 반야바라밀을 들었으니 결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모든 부처님을 여의지 않고 부처님이 없는 세상에는 태어나지 않으며, 모든 고난을 여읠 것이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공덕과 이익을 생각하는 까닭에 법사에 대하여 큰 스승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선남자여, 세속의 이익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법사를 따라서는 안 되니 반드시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 때문에 법사를 따라야 한다.
005_0826_a_11L善男子汝所從聞般若波羅蜜於是人生大師想當知報恩應作是我所從聞般若波羅蜜則是我善知識我得聞般若波羅蜜當不退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離諸佛生無佛世界得離諸難思惟如是功德利故於法師所生大師想善男子以世俗財利心故隨逐法師當以愛重恭敬法故隨逐法師
또 선남자여, 반드시 악마의 장난에 대비해야 하니, 혹시 악마가 법을 말하는 사람에 대해 온갖 인연을 꾸며서 아름답고 묘한 빛깔[色]과 소리[聲]와 향기[香]와 맛[味]과 촉감[觸]을 받아들이도록 하면 법을 말하는 사람은 방편의 힘이 있는 까닭에 이 5욕락(欲樂:색성향미촉의 낙)을 그대로 받아들이니 그대는 정작 이에 대해 청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품어서는 안 되며, 그 대신 마음속으로 ≺나는 방편의 힘을 알지 못하며 스승께서는 어쩌면 중생으로 하여금 선근을 심어 이익을 얻도록 하기 위해 이 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르므로 다른 모든 보살은 아무런 장애도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005_0826_a_19L善男子應覺魔事惡魔或時爲說法者作諸因緣令受好妙色聲香味觸說法者以方便力故受是五欲汝於此中生不淨之心應作念言我不知方便之力法師或爲利益衆生令種善根受用是法諸菩薩者無所障㝵
005_0826_b_02L선남자여, 그대는 이때 반드시 모든 대상의 진실한 모양을 관찰해야 하니, 모든 대상의 진실한 모양이란 무엇일까? 부처님께서는 어떤 대상에도 티끌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왜냐 하면 모든 대상의 성품은 공하며 모든 대상에는 나라고 할 만한 것도 없고 중생이라는 견해도 없으며 어떤 대상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고 메아리와 같고 그림자와 같고 불꽃과 같기 때문이다.
005_0826_b_02L男子汝於爾時應觀諸法實相何等是諸法實相佛說一切法無垢何以一切法性空一切法無我無衆生一切法如幻如夢如響如影如炎
선남자여, 만약 그대가 법사를 따라 모든 대상의 진실 된 모양을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머지않아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선남자여, 다시금 악마의 장난에 대비해야 하니, 만약 법사가 반야바라밀을 구하는 사람을 마음속으로 탐탁하지 않게 여기어 돌아보지 않더라도 그대는 아무런 걱정도 말고 오로지 가르침을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법사를 따르되 행여나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005_0826_b_06L男子汝若如是觀諸法實相隨逐法不久當善知般若波羅蜜善男復應覺知魔事若法師於求般若波羅蜜者心有嫌恨而不顧錄汝於此中不應憂惱但以愛重恭敬法心隨逐法師勿生厭離
수보리여, 살타파륜보살은 공중으로부터 이와 같은 가르침을 받고 바로 동쪽을 향해 나아갔다. 동쪽으로 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마음속으로 ‘나는 공중으로부터 동쪽으로 멀리 가라는 소리를 듣고 왜 아무것도 묻지 않았을까? 누구로부터 반야바라밀을 들을 수 있다는 말인가?’하고 생각하면서 가던 길을 멈추고 큰 소리로 통곡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다시 ‘하루든 이틀이든 더 나아가 7일 동안이라도 이곳에 그대로 있자. 피곤함도 생각하지 않고 졸음도 생각하지 않고 음식도 생각하지 않고 밤낮도 생각하지 않고 추위와 더위도 생각하지 않고 내가 누구로부터 반야바라밀을 들을 것인지 반드시 알아낼 것이다’하고 생각하였다.
005_0826_b_12L須菩提薩陁波崙菩薩受虛空中如是教已卽便東東行不久復作是念我向者云何不問空中聲東行遠近當從誰聞般若波羅蜜卽住不行憂愁啼哭作是念言我住於此若一日二日乃至七日不念疲極不念睡眠不念飮食不念晝夜不念寒熱要當得知我從誰聞般若波羅蜜
수보리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어떤 사람이 애지중지하던 외아들을 갑자기 잃은 슬픔으로 모든 것을 제쳐놓고 괴로워하기만 하는 것과 같다.
수보리여, 살타파륜보살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모든 것을 제쳐놓고 오로지 자신이 반야바라밀을 들을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만을 생각한다.
005_0826_b_20L須菩提譬如有人唯有一子愛之甚重一旦命終甚大憂惱唯懷憂惱無有餘念須菩提薩陁波崙亦如是無有餘念但念我當何時得聞般若波羅蜜
005_0826_c_02L수보리여, 살타파륜보살이 이와 같이 괴로워하고 통곡하고 있을 때 바로 앞에 부처님의 모습이 나타나 칭찬의 말씀을 하셨다.
‘훌륭하고도 훌륭하다. 선남자여,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원래의 보살도(菩薩道)를 행하실 때에도 반야바라밀을 구하셨으니 지금의 그대 모습과 똑같았다.
005_0826_b_24L須菩提薩陁波崙菩薩如是憂愁啼哭時佛像在前立讚言善哉善哉善男子過去諸佛本行菩薩道時求般若波羅蜜亦如汝
선남자여, 이러한 까닭에 그대는 부지런히 정진하고 가르침을 존중하고 기꺼워하는 마음으로 이제부터 동쪽으로 가되 500유순을 가면 중향(衆香)이라는 성이 있을 것이다. 그 성은 7보(寶)로 이루어져 있고 일곱 겹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가로와 세로가 모두 12유순이다. 주위에는 7보로 이루어진 나무가 둘러서 있고 풍요롭고 평안하며 사람들이 모두 활기차며, 길거리와 항구는 마치 그림처럼 정연하고 다리와 나루는 마치 대지처럼 널찍하고 깨끗하다.
005_0826_c_05L是故善男子汝以是勤行精進愛樂法故從是東行去此五百由旬城名衆香七寶合成其城七重縱廣十二由旬皆以七寶多羅之樹周遍圍繞豐樂安靜人民熾盛街巷相當端嚴如畫槁津如地寬博淸淨
일곱 겹의 성 위에는 모두 염부단금으로 만든 누각이 서 있고 각각의 누각에는 7보로 이루어진 나무가 온갖 열매를 매단 채 줄 서 있다. 누각과 누각은 차례로 보배로 만든 줄로 연결되어 있고 거기에 매달린 보배 방울이 성 위에 그물처럼 드리워져 있어서 바람이 불면 마치 다섯 가지 악기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처럼 방울 소리가 조화를 이루니, 그 소리에 그곳의 중생들은 모두 즐거워한다.
005_0826_c_10L七重城上皆以閻浮檀金而爲樓閣一一樓七寶行樹種種寶果其諸樓閣第皆以寶繩連緜寶鈴羅網以覆城風吹鈴聲其音和雅如作五樂可愛樂以是音聲娛樂衆生
성(城)의 사방에는 못이 있고 맑은 물이 흐르며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게 적당히 조절되어 있다. 그곳에는 7보로 장식된 배가 떠 있다. 이곳의 모든 중생들은 전생에 쌓은 업으로 못 가운데에 피어 있는 파랗고 노랗고 빨갛고 하얀 온갖 빛깔의 연꽃을 즐기며 논다. 향과 빛깔에 부족함이 없어서 그 위에 가득하며 삼천대천세계의 아름다운 꽃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005_0826_c_15L其城四流池淸淨冷煖調適中有諸舩寶嚴飾是諸衆生宿業所致娛樂遊諸池水中種種蓮華靑黃赤白雜好華香色具足遍滿其上三千大千世界所有好華悉皆具有
005_0827_a_02L성(城)의 사방에는 500개의 정원이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어서 아주 아름답고 볼 만하다. 각각의 정원에는 500개의 연못이 있으니 가로와 세로가 10리씩이고, 모두 7보와 온갖 색깔로 장식되어 있으며, 연못 안에는 모두 파랗고 노랗고 빨갛고 하얀색의 마차 바퀴 만한 연꽃이 물 위를 가득 덮고 있다. 파란 꽃은 파랗게 빛나고 노란 꽃은 노랗게 빛나고 빨간 꽃은 빨갛게 빛나고 하얀 꽃은 하얗게 빛난다. 또 모든 연못에는 오리와 기러기와 원앙새를 비롯한 온갖 종류의 새들이 있다. 이 모든 정원의 연못은 특별한 임자가 있지 않으니, 모두 이 중생들이 전생에 쌓은 업에 의한 과보이고, 오랜 세월 동안 깊은 법을 기꺼워하고 믿으며 반야바라밀을 행한 복덕에 의한 것이다.
005_0826_c_20L其城四有五百園觀七寶莊嚴甚可愛樂一一園中有五百池水池水各各縱廣十里皆以七寶雜色莊嚴諸池水皆有靑黃赤白蓮花大如車輪覆水上靑色靑光黃色黃光赤色赤白色白光諸池水中皆有鳧鴈鴛異類衆鳥是諸園觀池沼適無所皆是衆生宿業果報長夜信樂深行般若波羅蜜福德所致
선남자여, 중향성(衆香城) 안에는 크고 높은 터가 있는데 그 위에 담무갈 (曇無竭)보살의 궁전이 있다. 궁전의 가로와 세로는 50리씩이고 모두 7보와 온갖 색깔로 장식되어 있으며, 일곱 겹의 울타리도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고, 그 주위에는 7보로 이루어진 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005_0827_a_06L善男子衆香城中有大高臺曇無竭菩薩宮舍在上其宮縱廣各五十里皆以七寶挍成雜色莊嚴其牆七重皆亦七七寶行樹周帀圍繞
궁의 사방에는 항상 즐거움을 주는 정원이 있으니, 첫째는 상희(常喜)라고 일컫고, 둘째는 무우(無憂)라고 일컫고, 셋째는 화식(華飾)이라고 일컫고, 넷째는 향식(香飾)이라고 일컫는다. 각각의 정원 안에는 여덟 개의 연못이 있으니, 첫째는 현(賢)이라고 일컫고, 둘째는 현상(賢上)이라고 일컫고, 셋째는 환희(歡喜)라고 일컫고, 넷째는 희상(喜上)이라고 일컫고, 다섯째는 안온(安隱)이라고 일컫고, 여섯째는 다안온(多安隱)이라고 일컫고, 일곱째는 필정(必定)이라고 일컫고, 여덟째는 아비발치(阿毘跋致)라고 일컫는다. 각 연못 네 모서리는 황금과 백은과 유리와 파리 가운데 한 가지 보배로 두르고, 바닥은 붉은 옥이고 그 위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다. 각각의 연못 옆에는 여덟 개의 계단이 있는데 갖가지 보배로 층계를 만들고 층계와 층계 사이에는 염부단금을 깔고 파초를 심어 놓았다.
005_0827_a_10L其宮舍中有四園觀常所娛樂一名常喜二名無三名華飾四名香飾一一園中有八池水一名爲賢二名賢上三名歡四名喜上五名安隱六名多安隱七名必定八名阿毘跋致諸池水邊面各一寶黃金白銀琉璃頗梨玟瑰爲底金沙布上一一池側有八梯階種種寶物以爲梯橙諸階陛閒有閻浮檀金芭蕉之樹
모든 연못 가운데는 파랗고 노랗고 빨갛고 하얀 연꽃이 있으며, 다시 그 위에는 오리와 기러기와 원앙새와 공작 등의 온갖 새들이 있어서 서로 우짖는 소리가 잘 어울려 아름답고 즐길 만하다. 모든 연못가에는 온갖 꽃나무와 향나무가 나 있고 바람이 불어 향기로운 꽃잎이 물 위에 떨어지면 그 연못은 여덟 가지 공덕을 성취하니, 마치 전단향과 같이 맛과 빛깔에 부족함이 없다.
005_0827_a_19L諸池水中皆有靑黃赤白蓮花遍覆其上鳧鴈鴛鴦雀衆鳥鳴聲相和甚可愛樂諸池水皆生花樹香樹風吹香華墮池水其池成就八功德水香若栴檀味具足
005_0827_b_02L담무갈보살은 6만 8천의 궁녀들과 함께 5욕락을 마음껏 즐기며, 성 안의 남녀들도 상희(常喜) 등의 정원과 현(賢) 등의 연못에 들어가 즐겁게 논다.
005_0827_a_24L曇無竭菩薩與六萬八千婇五欲具足共相娛樂及城中男女俱入常喜等園賢等池中共相娛樂
선남자여, 담무갈보살은 궁녀들과 마음껏 놀고 난 뒤에 하루에 세 번씩 반야바라밀을 말하니, 중향성 안의 남녀노소는 담무갈보살이 법을 말할 수 있도록 성 안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큰 법좌(法座)를 마련한다. 그 법좌는 다리가 넷이니, 하나는 황금이고 하나는 백은이고 하나는 유리이고 하나는 파리이다. 온갖 색깔로 물들인 자리를 밑에 깔고 그 위에 다시 가시(迦尸)에서 나는 흰색 모포를 펼쳐 놓았다. 법좌의 높이는 5리(里)인데 갖가지 수실을 드리웠으며, 법회 장소의 네 곳에는 다섯 가지 색깔의 꽃을 뿌려 놓고 온갖 이름의 향을 태워서 법을 공양하는 까닭에 담무갈보살은 이 법좌 위에서 반야바라밀을 말한다.
005_0827_b_03L善男子曇無竭菩薩與諸婇女遊戲娛樂已日日三時說般若波羅蜜香城中男女大小爲曇無竭菩薩其城內多聚人處敷大法座其座四或以黃金或以白銀或以琉璃以頗梨敷以綩綖雜色茵蓐以迦尸白㲲而覆其上座高五里施諸幃帳其地四邊散五色華燒衆名香供養法故曇無竭菩薩於此座上說般若波羅蜜
선남자여, 저 모든 사람들이 이와 같이 담무갈보살을 공경하고 공양함으로써 반야바라밀을 듣는 까닭에 이 법회에는 백천만의 천신들과 지상의 사람들이 모두 모이니, 그 중에는 듣는 이도 있고 받아들이는 이도 있고 지니는 이도 있고 독송하는 이도 있고 베껴 쓰는 이도 있고 바로 관찰하는 이도 있고 들은 대로 행하는 이도 있어서 이 중생들이 모두 3악도를 면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005_0827_b_13L善男子彼諸人衆如是供養恭敬曇無竭菩薩爲聞般若波羅蜜於是大會百千萬衆諸天世人一處集會中有聽者中有受者中有持中有誦者中有書者中有正觀者中有如說行者是諸衆生已度惡道皆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
선남자여, 그대가 이와 같이 동쪽으로 가면 반드시 담무갈보살이 계신 곳에서 반야바라밀을 들을 것이니, 담무갈보살이야말로 세세생생 그대의 선지식이어서 그대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보여 주고 가르쳐 주며 이익을 주고 기쁨을 줄 것이다.
005_0827_b_19L善男子汝從是去當於曇無竭菩薩聞般若波羅蜜曇無竭菩薩世世是汝善知識示教利喜汝阿耨多羅三藐三菩提
005_0827_c_02L선남자여, 담무갈보살이 원래의 보살도를 행할 때에도 반야바라밀을 구하셨으니 지금의 그대 모습과 똑같았다. 이제 그대는 동쪽을 가되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얻을 것이다.’
005_0827_b_23L善男子曇無竭菩薩行菩薩道時求般若波羅蜜亦如汝今汝東行莫計晝夜不久當得聞般若波羅蜜
살타파륜보살의 마음은 기쁘기 그지없었다. 비유하자면 이것은 어떤 사람이 독화살을 맞았을 때 모든 것을 제쳐놓고 오로지 훌륭한 의사가 화살을 뽑아내어 이 고통을 제거할 때만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 살타파륜보살도 이와 같아서 모든 것을 제쳐 두고 오로지 ‘나는 언제나 담무갈보살님이 나를 위해 반야바라밀을 말해 주는 것을 볼 수 있을까? 반야바라밀을 듣는 대로 나는 모든 것이 있다는 견해를 끊으리라’는 생각뿐이었다.
005_0827_c_03L薩陁波崙菩薩心大歡譬如有人爲毒箭所中更無餘念唯念何時當得良醫拔出毒箭除我此苦如是薩陁波崙菩薩無有餘念但念何時得見曇無竭菩薩爲我說般若波羅蜜我聞般若波羅蜜斷諸有見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바로 그 자리에서 어떤 대상도 확고한 모양이 없다고 알고 모든 삼매의 문으로 들어갔다. 이른바 제법성관삼매(諸法性觀三昧)와 제법불가득삼매(諸法不可得三昧)와 파제법무명삼매(破諸法無明三昧)와 제법불이삼매(諸法不異三昧)와 제법불괴삼매(諸法不壞三昧)와 제법조명삼매(諸法照明三昧)와 제법이암삼매(諸法離闇三昧)와 제법불상속삼매(諸法不相續三昧)와 제법성불가득삼매(諸法性不可得三昧)와 산화삼매(散華三昧)와 불수제신삼매(不受諸身三昧)와 이환삼매(離幻三昧)와 여경상삼매(如鏡像三昧)와
005_0827_c_09L爾時薩陁波崙卽於住處一切法中生無決定想入諸三昧門所謂諸法性觀三昧諸法不可得三昧諸法無明三昧諸法不異三昧諸法不壞三昧諸法照明三昧諸法離闇三昧諸法不相續三昧諸法性不可得三昧散華三昧不受諸身三昧幻三昧如鏡像三昧
일체중생어언삼매(一切衆生語言三昧)와 일체중생환희삼매(一切衆生歡喜三昧)와 수일체선삼매(隨一切善三昧)와 종종어언자구장엄삼매(種種語言字句莊嚴三昧)와 무외삼매(無畏三昧)와 성상묵연삼매(性常黙然三昧)와 무애해탈삼매(無礙解脫三昧)와 이진구삼매(離塵垢三昧)와 명자어언장엄삼매(名字語言莊嚴三昧)와
005_0827_c_16L一切衆生語言三昧一切衆生歡喜三昧隨一切善三昧種種語言字句莊嚴三昧無畏三昧性常默然三昧無㝵解脫三昧離塵垢三昧名字語言莊嚴三昧
일체견삼매(一切見三昧)와 일체무애제삼매(一切無礙際三昧)와 여허공삼매(如虛空三昧)와 여금강삼매(如金剛三昧)와 무부삼매(無負三昧)와 득승삼매(得勝三昧)와 전안삼매(轉眼三昧)와 필법성삼매(畢法性三昧)와 득안온삼매(得安隱三昧)와 사자후삼매(師子吼三昧)와 승일체중생삼매(勝一切衆生三昧)와 이구삼매(離垢三昧)와
005_0827_c_20L一切見三昧一切無㝵際三昧如虛空三如金剛三昧無負三昧得勝三昧轉眼三昧畢法性三昧得安隱三昧師子吼三昧勝一切衆生三昧離垢三昧
005_0828_a_02L무구정삼매(無垢淨三昧)와 화장엄삼매(華莊嚴三昧)와 수견실삼매(隨堅實三昧)와 출제법득력무외삼매(出諸法得力無畏三昧)와 통달제법삼매(洞達諸法三昧)와 괴일체법인삼매(壞一切法印三昧)와 무차별견삼매(無差別見三昧)와 이일체견삼매(離一切見三昧)와
005_0828_a_02L無垢淨三昧華莊嚴三昧隨堅實三昧出諸法得力無畏三昧通達諸法三昧壞一切法印三昧無差別見三昧離一切見三昧離一切闇三
이일체암삼매(離一切闇三昧)와 이일체상삼매(離一切相三昧)와 이일체착삼매(離一切著三昧)와 이일체해태삼매(離一切懈怠三昧)와 심법조명삼매(深法照明三昧)와 선고삼매(善高三昧)와 불가탈삼매(不可奪三昧)와 파마삼매(破魔三昧)와 생광명삼매(生光明三昧)와 견제불삼매(見諸佛三昧)이니, 살타파륜보살은 곧 이 모든 삼매 가운데에서 시방의 부처님들께서 모든 보살들을 위해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005_0828_a_06L離一切相三昧離一切著三昧一切懈怠三昧深法照明三昧善高三昧不可奪三昧破魔三昧生光明三昧見諸佛三昧
모든 부처님들은 살타파륜보살에게 다음과 같이 위로와 칭찬의 말씀을 이르셨다.
‘훌륭하고도 훌륭하다. 선남자여, 우리들이 원래의 보살도를 행하여 반야바라밀을 구할 때에도 지금 그대의 모습과 같았고 이 모든 삼매를 얻은 것도 지금 그대의 모습과 같았으니, 모든 삼매를 얻은 뒤에 비로소 반야바라밀에 도달하여 아비발치 보살의 지위에 올랐고 모든 삼매를 얻은 까닭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었다.
005_0828_a_09L薩陁波崙菩薩住是諸三昧中卽見十方諸佛爲諸菩薩說般若波羅蜜諸佛各各安慰讚善哉善哉善男子我等本行菩薩道時求般若波羅蜜亦如汝今得是諸三昧亦如汝今得是諸三昧已達般若波羅蜜住阿毘跋致地我等得是諸三昧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선남자여, 이 반야바라밀을 행한다는 것은 모든 대상이 실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며, 우리들도 모든 대상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와 같은 금색신(金色身)과 32상(相)과 커다란 광명과 불가사의한 지혜와 모든 부처님의 무상삼매(無上三昧)와 무상지혜(無上智慧) 등의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공덕은 아무리 많은 부처님이라도 오히려 모두 말씀하실 수 없을 정도이니 하물며 성문과 벽지불이겠느냐?
005_0828_a_17L善男子是爲般若波羅蜜所謂於諸法無所念我等住於無念法中得如是金色之身三十二相大光明不可思議智慧諸佛無上三昧無上智慧盡諸功德邊如是功德諸佛說之猶不能盡況聲聞辟支佛
005_0828_b_02L선남자여, 이러한 까닭에 그대는 이 법을 더욱 공경하고 존중하며 청정한 마음을 내어야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또 그대는 선지식을 깊이 공경하고 존중하며 기꺼이 믿어야 하니, 만약 선지식이 보살을 염두에 두고 보호한다면 그 보살은 신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005_0828_a_22L是故男子汝於是法倍應恭敬愛重生淸淨心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足爲難汝於善知識應深恭敬愛重信善男子若菩薩爲善知識所護念疾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살타파륜보살이 모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떤 사람이 저의 선지식입니까?’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담무갈보살은 세세생생 그대를 가르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도록 하며 지금도 그대를 가르쳐서 반야바라밀의 방편력(方便力)을 얻게 하니 담무갈보살이야말로 그대의 선지식이다. 그대는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한다.
005_0828_b_04L薩陁波崙菩薩白諸佛言何等是我善知諸佛答言善男子曇無竭菩薩世教誨成就汝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令汝得學般若波羅蜜方便之曇無竭菩薩是汝善知識汝應報
선남자여, 그대가 설령 1겁, 아니 2겁, 아니 3겁, 더 나아가 100겁, 아니 100겁 이상의 오랜 세월 동안 공경하고 떠받들면서 온갖 귀한 물건으로 공양하거나 혹은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아름답고 묘한 빛깔과 소리와 향기와 맛과 감촉을 통틀어 공양한다 해도 그 분이 베푸신 눈 깜짝할 사이의 은혜조차 갚을 수가 없다.
005_0828_b_10L善男子汝若於一劫若二劫三劫乃至百劫若過百劫頂戴恭敬以一切樂具而供養之若以三千大千世妙好色聲香味觸盡以供養亦未能報須臾之恩
왜냐 하면 담무갈보살은 정작 인연의 힘에 의해 그대로 하여금 이와 같은 모든 삼매를 얻게 하고 또 반야바라밀의 방편을 듣도록 하기 때문이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살타파륜보살에게 가르치고 위로하고는 갑자기 사라졌다.
005_0828_b_14L何以故以曇無竭菩薩因緣力故令汝得如是諸深三昧及聞般若波羅蜜方便諸佛如是教授安慰薩陁波崙菩薩已忽然不現
살타파륜보살은 문득 삼매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조금 전까지 공중에 보이던 부처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살타파륜보살은 마음속으로 ‘저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신 것일까? 부처님들이 보이지 않으니 걱정스럽고 슬프구나’라고 생각하고는,
005_0828_b_17L薩陁波崙菩薩從三昧起不見諸佛作是念是諸佛向從何來今至何所不見佛故卽大憂愁
다시 마음속으로 ‘담무갈보살님은 이미 다라니(陀羅尼)와 온갖 신통력을 얻고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을 공양하셨으며 세세생생 나의 선지식이 되어 항상 이익을 주셨으니, 담무갈보살님께 가서 저 모든 부처님들께서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셨는지 여쭙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고 생각하였다.
005_0828_b_20L作是念曇無竭菩薩已得陁羅尼諸神通力已曾供養過去諸佛世世爲我善知識常利益我我至曇無竭菩薩所當問諸佛從何所來去至何所
005_0828_c_02L그때 살타파륜보살은 담무갈보살을 더욱 존중하고 공경하며 기꺼이 믿으면서 마음속으로 ‘나는 지금 가난해서 꽃도 향도 장신구도 바르는 향도 옷가지도 깃발도 금은도 진주도 파리도 산호도 없으니, 어떤 물건으로도 담무갈보살을 공양할 수가 없구나. 이제 내가 담무갈보살에게 빈손으로 가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만약 빈손으로 간다면 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니 내 몸이라도 팔아 반드시 이 물건들을 구하여 반야바라밀을 위해 담무갈보살에게 공양해야 한다.
005_0828_b_24L爾時薩陁波崙菩薩於曇無竭菩薩益加愛重恭敬信樂作如是念我今貧窮無有華香瓔珞燒香塗香衣服幡蓋金銀眞珠頗梨珊瑚無有如是諸物可以供養曇無竭菩薩我今不應空往曇無竭菩薩所我若空往心則不安當自賣以求財物爲般若波羅蜜故供養曇無竭菩薩
왜냐 하면 나는 지금까지 세세생생 육신을 잃었던 적은 무수히 많지만 정작 시작을 알 수 없이 나고 죽는 것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욕심이 원인이 되어 지옥에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은 일은 있어도 이 청정한 가르침을 위해 나고 죽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고 생각하였다.
005_0828_c_09L何以故我世世已來身無數於無始生死中爲欲因緣故在於地獄受無量苦未曾爲是淸淨之法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도중에 어떤 큰 성(城)의 시장으로 들어가 큰 소리로 외쳤다.
‘누군가 인간이 필요한 사람은 없습니까? 누군가 인간이 필요한 사람은 없습니까?’
005_0828_c_12L是時薩陁波崙菩薩中道入一大城至市肆上高聲唱言誰欲須人誰欲須人
그때 악마는 마음속으로 ‘살타파륜보살은 법을 사랑하는 까닭에 자신을 팔아서 담무갈보살을 공양하고 반야바라밀의 방편을 들으려 하는구나. 어쨌든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신속하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고 또 큰 바닷물과 같이 많은 것을 들을 것이니, 그 때는 어떤 악마라도 그를 파괴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모든 공덕을 빠짐없이 갖추어 이에 의해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면,
005_0828_c_14L爾時惡魔作是念薩陁波崙菩薩爲愛法故欲自賣身以供養曇無竭菩薩爲聞般若波羅蜜方便何菩薩行般若波羅蜜疾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亦得多聞如大海水不爲諸魔所壞能盡一切諸功德邊於此利益無量衆生
이 중생들은 나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 지금 당장 달려가서 깨달음을 구하려는 그의 마음을 파괴하리라’고 생각하였다.
악마는 곧 모든 살타파륜보살을 숨겨 보이지 않게 하고 더 나아가 그 누구라도 보살의 외침 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하였다. 단 한 사람 어떤 장자의 딸만은 악마도 마음대로 숨길 수가 없었다.
005_0828_c_20L是諸衆生出我境界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我今當往壞其道意卽時惡魔隱蔽諸人乃至不令一人得聞唱聲唯一長者女魔不能蔽
005_0829_a_02L살타파륜보살은 자신의 육신을 팔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자 한편으로 가서 울면서 말했다.
‘내가 큰 죄를 지었기에 이 육신을 팔아 담무갈보살님을 공양하고 반야바라밀을 들으려고 해도 나를 사가려는 사람이 없구나.’
005_0828_c_24L薩陁波崙菩薩賣身不在一處立流淚而言我爲大罪故欲自賣身供養曇無竭菩薩爲聞般若波羅蜜而無買者
그때 석제환인은 마음속으로 ‘이제 이 선남자가 진정으로 법을 깊이 사랑하는 까닭에 육신을 버리고자 하는지를 시험해 보리라’고 생각하고 곧 바라문으로 모습을 바꾼 다음 살타파륜보살에 가서 말했다.
005_0829_a_04L爾時釋提桓因作是念我今當試是善男子實以深心爲愛法故捨是身不卽化作婆羅在薩陁波崙菩薩邊行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어떤 까닭으로 슬피 울고 있느냐?’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저는 가난하여 아무런 재산이 없어 이 육신이라도 팔아 담무갈보살님을 공양하고 반야바라밀을 듣고자 하는데 아무도 나를 사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005_0829_a_07L問言善男汝今何故憂愁啼哭薩陁波崙言以貧窮無有財寶欲自賣身供養曇無竭菩薩爲聞般若波羅蜜而無買婆羅門言
‘선남자여, 나는 사람은 필요하지 않고 다만 하늘에 큰제사를 드리는 데에 필요한 심장과 혈액과 골수만이 필요할 뿐이다. 나에게 줄 수 있겠느냐?’
살타파륜보살은 곧 ‘내가 큰 이익을 얻었구나. 바라문이 나의 심장과 혈액과 골수를 사고자 하니 반드시 반야바라밀의 방편을 들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크게 기뻐하면서 바라문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005_0829_a_11L善男子我不須人今欲大祠當須人心人血人髓能與我不薩陁波崙自念我得大利定當得聞般若波羅蜜方便以婆羅門欲買心血髓故卽大歡喜語婆羅門汝所須盡當相與婆羅門言
‘그대는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가?’
대답하였다.
‘당신이 주는 대로 받겠습니다.’
살타파륜보살은 곧 칼을 집어들고 자신의 오른쪽 팔을 찔러 피를 내었다. 그리고 다시 오른쪽 허벅지를 갈라 뼈를 부러뜨리고 막 골수를 내려고 할 때,
005_0829_a_16L汝須何價隨汝所與薩陁波崙菩薩卽執利刺右臂出血復割右髀欲破骨出
멀리 떨어진 누각 위에서 살타파륜보살이 자신의 팔을 찔러 피를 내고 다시 오른쪽 허벅지를 갈라 뼈를 부러뜨리고 골수를 내려고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어떤 장자의 딸은 마음속으로 ‘저 선남자는 어떤 까닭에 자신의 육신을 저토록 고통스럽게 하는 것일까? 가서 알아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서둘러 누각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살타파륜보살에게 가서 물었다.
‘선남자시여, 어떤 까닭에 자신의 육신을 그토록 고통스럽게 합니까? 혈액과 골수는 어디에 쓰려는 겁니까?’
005_0829_a_19L時一長者女在閣上遙見薩陁波崙菩薩刺臂出血割其右髀復欲破骨出髓作是念此善男子何因緣故困苦其身我當往問時長者女卽便下閣到薩陁波崙菩薩所問言善男子何因緣故困苦其身用是血髓爲
005_0829_b_02L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바라문에게 팔아서 반야바라밀과 담무갈보살님을 위해 공양을 올리려고 합니다.’
장자의 딸이 말했다.
‘선남자시여, 혈액과 골수를 팔아서 공양하면 그 사람은 어떤 이익이 있습니까?’
005_0829_a_24L薩陁波崙言賣與婆羅門供養般若波羅蜜及曇無竭菩薩長者女言男子汝賣血髓供養是人得何等利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그분은 나를 위해 반야바라밀의 방편의 힘을 말씀해 주실 것이고, 나는 그 가운데에서 배워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금색신(金色身)ㆍ32상(相)ㆍ상광(常光)ㆍ무량광(無量光)ㆍ대자(大慈)ㆍ대비(大悲)ㆍ대희(大喜)ㆍ대사(大捨)ㆍ10력(力)ㆍ4무소외(無所畏)ㆍ4무애지(無礙智)ㆍ18불공법(不共法)의 고유한 특성과 6신통(神通)과 불가사의하고 청정한 계품(戒品)과 정품(定品)과 지혜품(智慧品)과 해탈품(解脫品)과 해탈지견품(解脫知見品)을 얻고, 또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와 위없는 법보(法寶)를 얻어서 모든 중생들에게 베풀어 줄 것입니다.’
005_0829_b_04L薩陁波崙言是人當爲我說般若波羅蜜方便力我隨中學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金色之身三十二相常光無量光大慈大悲大喜大捨四無所畏四無㝵智十八不共法六神通不可思議淸淨戒品定品慧品解脫品解脫知見品得佛無上智慧無上法寶分布施與一切衆生
그때 장자의 딸이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그대가 말한 것은 참으로 드문 일이고 미묘하기 그지없어서 이 하나하나의 법을 위해서라면 짐짓 항하의 모래알만큼 오랜 세월 동안이라도 이 육신을 버리고 또 버릴 수 있겠습니다.
005_0829_b_12L時長者女語薩陁波崙汝所說者爲希有微妙第一爲一一法乃可應捨恒河沙身
선남자여, 그대가 필요로 하는 금은과 진주와 유리와 파리와 호박과 산호 등의 온갖 진기한 보배는 물론 꽃과 향과 장신구와 깃발과 옷가지도 모두 드릴 터이니, 담무갈보살님에게 공양을 올리시고 스스로 육신을 괴롭히는 일은 그만두십시오. 저도 이제 그대를 따라 담무갈보살님이 계신 곳으로 가서 온갖 선근을 심고자 하니 이와 같이 청정한 법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005_0829_b_15L善男子汝今所須金銀眞珠琉璃頗梨琥珀珊瑚諸好珍寶及華香瓔珞幡蓋衣服盡當相與供養曇無竭菩薩莫自困苦我今亦欲隨汝至曇無竭菩薩所種諸善根爲得如是淸淨法故
그때 석제환인은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살타파륜보살 앞에 서서 말했다.
‘훌륭하고도 훌륭합니다. 선남자시여, 그대는 마음에 아무런 흔들림도 없이 이토록 법을 사랑하시는군요.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도 보살도를 행할 때는 지금 그대의 모습과 똑같이 반야바라밀의 방편을 듣기를 구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습니다.
005_0829_b_20L爾時釋提桓因卽復其在薩陁波崙菩薩前立作是言善哉善男子汝心堅固愛法如是過去諸佛行菩薩道時亦如汝今求聞般若波羅蜜方便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005_0829_c_02L선남자시여, 사실 나는 사람의 심장과 혈액과 골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에 와서 그대를 시험해 보고자 했을 뿐입니다. 그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나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주십시오.’
005_0829_c_02L善男子我實不須人心血故來相試汝願何等當以相與陁波崙言與我阿耨多羅三藐三菩
석제환인이 말했다.
‘나에게는 그러한 능력이 없고 모든 부처님과 세존께서는 능히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것을 원하면 드리겠습니다.’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그렇다면 나의 육신을 원래대로 되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살타파륜보살의 육신은 곧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아무런 상처도 남지 않았다. 그 순간 석제환인의 모습은 홀연히 사라졌다.
005_0829_c_05L釋提桓因言我無此也諸佛世尊乃能辦之更求餘願當以相與薩陁波崙言汝於此中若無力者還使我身平復如故薩陁波崙身卽平復無有瘡瘢於是釋提桓因忽然不現
그때 장자의 딸이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담무갈보살님에게 법을 듣고 공양을 올릴 보배는 저희 집으로 가서 저희 부모님께 부탁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살타파륜보살은 장자의 딸과 함께 그 집으로 갔다.
장자의 딸이 집으로 들어가 아버지에게 말했다.
005_0829_c_09L時長者女語薩陁波崙菩薩言可至我舍當白父母求索財寶爲聞法故供養曇無竭菩薩薩陁波崙菩薩與長者俱到其舍長者女入白父母言
‘저에게 꽃과 향과 장신구와 여러 옷가지와 온갖 보배를 주십시오. 원하건대 앞서 저를 시중들게 하기 위해 주셨던 500명의 시녀들도 살타파륜보살님과 함께 가서 담무갈보살님을 공양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담무갈보살님은 반드시 저를 위해 법을 말씀해 주실 것이고, 이로부터 저희들은 모든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가 딸에게 말했다.
‘살타파륜보살은 지금 어디에 계시냐?’
005_0829_c_13L我華香瓔珞種種衣服及諸寶物聽我身幷先所給五百侍女與薩陁波崙菩薩共往供養曇無竭菩薩無竭菩薩當爲我說法以是法故等當得諸佛之法父母語女薩陁波崙菩薩今在何處
딸이 말했다.
‘지금 문 밖에 계십니다. 그분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모든 중생들을 나고 죽는 고통에서 구하리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을 사랑하는 까닭에 자신의 몸까지 팔려고 하였으나 사려는 사람이 없자 한 곳에서 슬피 울며 말하였습니다.
≺내가 몸을 팔고자 하나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구나.≻
005_0829_c_19L女言今在門外人發心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度一切衆生生死苦惱爲愛法故自賣身而無買者憂愁啼哭立在一作是言我欲賣身而無買者
005_0830_a_02L그때 어떤 바라문이 나타나서 말했습니다.
≺그대는 무슨 까닭에 자신의 몸을 팔려고 하느냐?≻
그분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법을 사랑하는 까닭에 담무갈보살님을 공양하고 반드시 그로부터 불법을 얻을 것입니다.≻
005_0829_c_23L時一婆羅門作是言汝今何故欲自賣身答言我愛法故欲供養曇無竭菩薩我當從彼得諸佛法
바라문이 말했습니다.
≺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큰제사를 드리는 데에 필요한 그 심장과 혈액과 골수만이 필요할 뿐이다.≻
그러자 그분은 크게 기뻐하면서 예리한 칼을 집어든 다음 자신의 팔을 찔러 피를 내고 다시 오른쪽 허벅지를 갈라 뼈를 부러뜨리고 막 골수를 내려고 할 때 누각 위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던 저는 ≺저 사람은 무슨 까닭에 자신의 육신을 저토록 고통스럽게 하는 걸까? 가서 알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가서 묻자 그분이 말했습니다.
≺제가 가난하여 아무런 재산도 없기 때문에 저의 심장과 혈액과 골수를 저 바라문에게 팔려고 하는 겁니다.≻
005_0830_a_03L婆羅門言我不須人今欲大祠當須人心人血人髓卽時是人心大歡喜手執利刀刺臂出血復割右髀欲破骨出髓我在閣遙見此事心自念言是人何故苦其身當往問之我卽往問答我言我以貧窮無有財寶欲賣心血髓婆羅門
제가 물었습니다.
≺선남자시여, 재물을 가지고 무엇을 하시렵니까?≻
그분이 말했습니다.
≺법을 사랑하는 까닭에 담무갈보살님에게 공양을 올리려고 합니다.≻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선남자시여, 그렇게 하면 어떤 이익이 있습니까?≻
그분이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공덕의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저는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얻는다는 말을 듣고 더없이 기뻐하면서 이 선남자는 참으로 대단하구나. 이와 같은 고통을 스스로 자초하는 것을 보면 법을 위해 능히 육신을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니, 나라고 어찌 법을 공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에게는 지금 재물이 많으니 이 일에 대해 반드시 큰 원을 발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005_0830_a_10L我時問言善男子持是財物欲作何等答我言爲愛法故供養曇無竭菩薩我復問言善男子汝於是中得何等利答我言我於是中當得無量不可思議功德之利我聞是無量不可思議諸佛功德心大歡喜是念是善男子甚爲希有乃能自受如是苦惱爲愛法故尚能捨身我當云何不供養法我今多有財物於是事中當發大願
그때 제가 말했습니다.
≺선남자시여, 그대의 육신을 그만 괴롭히십시오. 제가 많은 재물을 드릴 테니 담무갈보살님을 공양하십시오. 저도 역시 그대를 따라 담무갈보살님에게 가서 몸소 공양을 올리고 위없는 불법을 얻고 싶습니다.≻
아버님 그리고 어머님, 제가 이제 이 선남자를 따라가는 것을 허락하시고 재물을 주시어 담무갈보살님을 공양하도록 해주십시오.’
005_0830_a_19L我時語言善男子莫如是困苦其身我當多與財物養曇無竭菩薩我亦隨汝至曇無竭菩薩所欲自供養我亦欲得無上佛如上所說父母今當聽我隨是善男子及給財物供養曇無竭菩薩
005_0830_b_02L부모가 말했다.
‘네가 찬탄하여 말한 것은 참으로 흔치 않은 일이고 어려운 일이다. 이 사람은 마음속으로 오로지 법만을 생각하니 세상을 통틀어 가장 훌륭하고 반드시 모든 중생들을 평안하게 할 것이며 어려운 일을 능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네가 그 사람을 따라가는 것을 허락하겠다. 우리들도 역시 담무갈보살님을 뵙고 싶구나.’
장자의 딸은 담무갈보살에 대한 공양을 허락 받고 부모님께 말했다.
‘저는 결코 사람들의 공덕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005_0830_a_24L母報言汝所讚者希有難及是人一心念法一切世界勝最第一必能安樂一切衆生是人能求難事我今聽汝隨我等亦欲見曇無竭菩薩是女爲供養曇無竭菩薩故白父母言我不敢斷人功德
장자의 딸은 곧 500대의 수레를 잘 꾸미고 500명의 시녀들을 단장시킨 다음 온갖 빛깔의 꽃과 온갖 빛깔의 옷가지와 갖가지 잡향(雜香)ㆍ가루향[末香]ㆍ바르는 향[塗香]ㆍ금은보화(金銀寶華)와 온갖 모양의 아름다운 영락과 모든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살타파륜보살을 비롯하여 모든 일행을 각기 한 대씩의 수레에 나누어 타도록 한 뒤 자신을 둘러싸고 공경하는 500의 시녀들을 거느리고 조금씩 동쪽으로 나아갔다.
005_0830_b_07L是女卽時莊嚴五百乘勅五百侍女亦皆莊嚴持種種色種種色衣種種雜香末香塗香銀寶華種種雜色妙好瓔珞諸美飮與薩陁波崙菩薩各載一車五百侍女恭敬圍繞漸漸東行
멀리 중향성(衆香城)이 보였다. 7보로 일곱 겹을 꾸며놓은 성의 모습은 보기 좋고 아름다웠다. 성의 둘레에는 일곱 겹의 도랑이 파져 있고 일곱 겹으로 나무가 심어져 있었으며 성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12유순이나 되었다. 물자는 풍성하고 환경은 즐겁고 평안하며 사람들은 활기찼다. 500곳의 길거리와 항구는 그림과 같이 정연하였고, 다리와 나루는 대지와 같이 널찍하고 깨끗하였다.
005_0830_b_12L遙見衆香其城七重七寶莊嚴甚可愛樂七重塹七重行樹其城縱廣十二由豐樂安靜人民熾盛五百街巷嚴如畫橋津如地寬博淸淨
마침내 성(城)의 중앙에 있는 법좌 위에 앉아서 한량없는 백천만 중생들에 둘러싸여 법을 말씀하고 계신 담무갈보살을 본 순간 살타파륜보살의 마음은 더없이 기뻤다. 비유하자면 이것은 비구가 제3의 선정을 얻었을 때와 같았다. 살타파륜보살은 마음속으로 ‘우리들이 수레에 탄 채로 담무갈보살님에게 간다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모두들 수레에서 내려 걷도록 하였다.
005_0830_b_16L見曇無竭菩薩於城中央法座上坐無量百千萬衆圍繞說法心卽歡喜譬如比丘得第三禪見已作是念我等不應載車趣曇無竭菩薩卽皆下車步進
살타파륜보살은 자신을 둘러싼 500명의 시녀들로부터 공경을 받으면서 온갖 보배를 가지고 담무갈보살이 계신 곳으로 갔다.
005_0830_b_20L薩陁波崙與五百侍女恭敬圍繞持種種莊嚴諸物俱詣曇無竭菩薩
005_0830_c_02L담무갈보살이 계신 곳에는 7보로 만든 누각이 있었는데 붉은 전단향 나무로 꾸몄고, 진주를 꿰어 만든 발과 보배로 장식한 종으로 문을 달았으며, 네 구석에는 빛을 내는 보석을 매달아 등불을 대신하였다. 그리고 백은(白銀)으로 만든 네 개의 향로에는 침향(沈香)을 태워 반야바라밀을 공양하고 있었다.
005_0830_b_23L曇無竭菩薩所有七寶臺牛頭栴檀而以挍飾眞珠羅網寶鈴閒錯角各懸明珠以爲光明有四白銀香燒黑沈水供養般若波羅蜜
누각 안에는 7보로 만든 큰상이 있었고, 그 위에는 네 가지 보배로 만든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반야바라밀을 써넣은 황금 책이 모셔져 있었다. 누각의 네 모서리에는 깃발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
005_0830_c_03L其寶臺中有七寶大牀牀上有四寶函眞金鍱書般若波羅蜜置是函中臺四邊垂諸寶幡
살타파륜보살과 500명의 시녀들이 멀리서 온갖 진기한 보배로 장식된 아름다운 누각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석제환인과 한량없는 백천만의 모든 천자들이 하늘 나라의 만다라꽃과 금은 꽃과 전단향나무의 꽃을 누각 위에 뿌리면서 공중에서 온갖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이 보였다.
곧 살타파륜보살이 석제환인에게 물었다.
‘교시가여, 어떤 이유에서 하늘 나라의 모든 대중들과 함께 하늘 나라의 만다라꽃과 금은꽃과 전단향나무의 꽃을 누각 위에 뿌리면서 공중에서 온갖 음악을 연주하는 겁니까?’
005_0830_c_06L爾時薩陁波崙菩與五百侍女遙見妙臺種種珍寶以爲挍飾又見釋提桓因與無量百千諸天以天曼陁羅華天金銀華栴檀花以散臺上天於空中作諸伎卽問釋提桓因憍尸迦汝以何故與諸天衆以天曼陁羅華天金銀華天栴檀華散此臺上於虛空中作諸伎樂
석제환인이 말했다.
‘선남자여, 그대는 모르는가? 어떤 법이 있으니 이름하여 마하반야바라밀이라고 한다. 이것은 모든 보살의 어머니이니, 보살은 반드시 이 가운데에서 배워 모든 공덕과 불법을 성취하고 신속히 살바야를 얻는다.’
005_0830_c_14L釋提桓因言善男子汝不知耶有法名摩訶般若波羅蜜是諸菩薩菩薩於是中學當得盡諸功德切佛法疾得薩婆若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교시가여, 마하반야바라밀이 모든 보살의 어머니라면 도대체 그것은 어디에 있는지 지금 당장 보고 싶습니다.’
‘선남자여, 그것은 저 7보(寶)로 만든 상자 안의 황금 책에 씌어 있다. 하지만 담무갈보살님께서 7보로 만들어진 도장으로 이것을 봉인해 놓았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보여 줄 수가 없다.’
005_0830_c_17L薩陁波崙言尸迦摩訶般若波羅蜜是諸菩薩母爲在何處我今欲見善男子在此七寶篋中黃金鍱上曇無竭菩薩七處印之我不得示汝
005_0831_a_02L그때 살타파륜보살과 500명의 시녀들은 온갖 종류의 꽃과 향과 영락(瓔珞)과 깃발과 해 가리개와 옷가지와 금은 등의 진기한 보배를 반으로 갈라 먼저 반야바라밀을 공양하고, 나머지 반으로 담무갈보살을 공양하였다.
살타파륜보살은 온갖 종류의 꽃과 향과 영락과 깃발과 해 가리개와 옷가지와 금은보화와 갖가지 음악으로 반야바라밀을 공양한 다음 담무갈보살이 있는 곳으로 가서 법을 공양하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꽃과 향과 영락과 전단향 가루와 금은보화를 담무갈보살의 머리 위에 뿌렸다. 그러자 이것들은 곧 공중에서 보배로 꾸민 해 가리개가 되었고, 그 네 모서리에는 보배 깃발이 드리워졌다.
005_0830_c_21L爾時薩陁波崙菩薩與五百女人各持種種華香瓔珞幡蓋衣服金銀珍寶以半供養般若波羅蜜以半供養曇無竭菩薩薩陁波崙菩薩以種種花香瓔珞幡蓋衣金銀寶花作諸伎樂供養般若波羅蜜已向曇無竭菩薩所復以種種華香瓔珞碎末栴檀金銀寶華養法故散曇無竭菩薩上卽住虛空合成寶蓋其蓋四邊垂諸寶幡
살타파륜보살과 500명의 시녀들은 이와 같은 신통력을 보고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담무갈보살님의 이러한 신통력은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부처님이 되기 전인데도 이 정도의 신통력이라면 하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다음이겠는가?’하고 생각하였다.
005_0831_a_07L薩陁波崙菩薩及五百女人見此神力大歡喜作是念未曾有也曇無竭大神力乃爾未成佛道神通之力能如是況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500명의 시녀들은 담무갈보살님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면서 ‘우리가 이로써 선근의 인연을 심고 미래 세상에 반드시 부처님이 될 수 있기를, 보살의 길을 행할 때에도 이와 같은 공덕을 얻을 수 있기를, 지금의 담무갈보살님과 같이 반야바라밀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여 중생들을 위해 널리 설법하며 방편의 힘을 성취하는 것도 담무갈보살님과 다름없기를.’이라고 서원하였다.
살타파륜보살과 500명의 시녀들은 담무갈보살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합장공경하며 한편으로 물러나 앉았다.
005_0831_a_11L時五百女人敬重曇無竭菩薩故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我等以是善根因緣於未來世當得作佛菩薩道時亦得如是功德如今曇無竭菩薩供養恭敬尊重般若波羅蜜爲人演說成就方便力亦如曇無竭菩薩薩陁波崙及五百女人頭面禮曇無竭菩薩足合掌恭敬卻住一面
살타파륜보살이 담무갈보살에게 말했다.
‘제가 전에 반야바라밀을 구할 때 깊은 숲 위의 공중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선남자여, 이곳에서 동쪽으로 가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저는 곧 동쪽으로 갔습니다. 동쪽으로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문득 생각했습니다.
005_0831_a_19L薩陁波崙白曇無竭菩薩言我本求般若波羅蜜時於空林中聞空中聲善男子從是東行當得聞般若波羅蜜我卽東行東行不久便作是念
005_0831_b_02L≺나는 왜 공중의 소리에 대해 한참 가야 되는지 조금만 가면 되는지, 누구에게 반야바라밀을 들어야 하는지 묻지 않았는가?≻
슬픔과 고통 속에서 7일이 지났습니다. 먹고 마시는 일을 비롯한 세상의 자질구레한 일은 깡그리 잊고 오로지 반야바라밀과 왜 공중의 소리에 대해 묻지 않았는지, 한참 가야 되는지 조금만 가면 되는지, 누구에게 반야바라밀을 들어야 하는지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때 부처님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005_0831_a_23L我云何不問空中聲去當遠近從誰得聞般若波羅蜜憂愁懊惱卽住七日不念飮食及世俗事但念般若波羅我云何不問空中聲去當近遠誰得聞卽時佛像現在我前作是言
≺선남자여, 이로부터 동쪽으로 500유순을 가면 중향성(衆香城)이라는 성이 있다. 그곳에서 담무갈이라는 보살이 모든 중생들을 위해 반야바라밀을 말하고 있으니, 그대는 그곳에서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이곳에서 어떤 대상에도 의지하지 않는 생각을 내었고 한량없는 삼매의 문을 얻었습니다. 저는 이 삼매의 문에 머무르는 동안 온 사방의 모든 부처님들이 모든 중생들을 위해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모든 부처님들은 저를 칭찬하여 말씀하셨습니다.
005_0831_b_05L善男子從是東行五百由旬有城名衆香城中有菩薩名曇無竭爲諸大衆說般若波羅蜜汝於是中當得聞般若波羅蜜我於是處一切法中無依止想亦得無量諸三昧門我住是諸三昧卽見十方諸佛爲諸大衆說般若波羅蜜諸佛讚我言
≺훌륭하고도 훌륭하다. 선남자여, 일찍이 우리들이 보살도를 행할 때에도 역시 이러한 삼매를 얻고 이러한 삼매에 머물러서 여러 부처님의 가르침을 성취할 수 있었다.≻
모든 부처님들께서 저에게 위로와 가르침의 말씀을 주시고는 홀연히 모습이 사라지셨습니다. 저는 삼매에서 깨어나 모든 부처님들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셨는지 생각했습니다.
005_0831_b_12L善哉善男子我等本行菩薩道時亦得是諸三昧住是諸三昧中能成就諸佛法諸佛安慰示教我已皆不復現我從諸三昧覺已作是念諸佛從何所來去至何所不知諸佛來去因緣卽作是念
부처님들께서 나타났다가 사라진 까닭을 알 수 없었던 저는 다시 ≺담무갈보살님은 일찍이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을 공양하여 깊은 선근을 심고 방편을 잘 배우셨으니, 이 모든 부처님들께서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셨는지 나에게 잘 말씀해 주실 것이다. 위대하신 스승님이시여, 이제 이 모든 부처님들께서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셨는지 저에게 잘 일러 주소서. 그리하여 부처님들을 보거든 한시라도 이를 여의지 않도록 하소서≻라고 생각했습니다.’”
005_0831_b_18L曇無竭菩薩已曾供養過去諸佛深種善根善學方便必能爲我說諸佛從何所來去至何所願大師今當爲我說諸佛從何所來去至何所令我常得不離見佛

28. 담무갈품(曇無竭品)
005_0831_b_22L摩訶般若波羅蜜曇無竭品第二十八
005_0831_c_02L
“그때 담무갈보살이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께서는 오는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다. 왜냐 하면 모든 것의 진실 된 모양은 흔들림이 없으니 모든 것의 진실 된 모양이란 곧 이 여래이기 때문이다.
005_0831_b_23L爾時曇無竭菩薩語薩陁波崙菩薩善男子諸佛無所從來去無所何以故諸法如不動故諸法如是如來
선남자여, 생겨남이 없는 것은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니 생겨남이 없는 이것이 곧 여래이다. 참된 실상은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니 참된 실상이란 곧 이 여래이다. 공(空)은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니 공(空)이란 곧 이 여래이다. 번뇌를 끊는 것은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니 번뇌를 끊는 것이란 곧 이 여래이다. 여의는 것은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니 여의는 것이란 곧 이 여래이다. 소멸하는 것은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니 소멸하는 것이란 곧 이 여래이다. 허공의 성품은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니 허공의 성품이란 곧 이 여래이다.
005_0831_c_04L善男子無生無來無去生卽是如來實際無來無去實際卽是如來空無來無去空卽是如來無來無去斷卽是如來離無來無去離卽是如來滅無來無去滅卽是如虛空性無來無去虛空性卽是如
선남자여, 이 모든 대상을 여의고는 여래란 있을 수 없으니 이 모든 대상이야말로 모든 여래의 진실 된 모양이다. 이 모든 것은 하나와 같아서 둘도 없고 다름도 없다.
선남자여, 이 진실 된 모양은 오직 하나일 뿐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니고 이 모든 헤아림을 초월하니, 있는 것이라고는 없기 때문이다.
005_0831_c_10L善男子離是諸法無有如來是諸法如諸如來如皆是一如無二無別善男子是如唯一無二無三離諸數無所有
선남자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늦은 어느 봄날 오후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보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물을 구하려는 것과 같으니, 그대 생각에 이 물은 동해에서 흘러오겠느냐, 아니면 서해나 남해나 북해에서 흘러오겠느냐?’
005_0831_c_13L善男子譬如春末後月中熱時見野馬動愚夫逐之謂當得善男子於意云何是水從何所來爲從東海來南西北海來
살타파륜보살이 대사에게 말했다.
‘아지랑이 속에는 물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 흘러오고 흘러가는 곳이 있겠습니까? 이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가 없기 때문에 정작 물이 없는데도 물이 있다는 생각을 낸 것이니 실제로 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005_0831_c_16L薩陁波崙白大師言焰中尚無有水況有來處去處但是愚人無有智故於無水中而生水想實無有水
‘선남자여,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의 모습과 음성에 집착하는 마음을 낸다면 이러한 사람은 모든 부처님께서 온다느니 간다느니 하면서 그 모습도 분별할 것이니, 이러한 사람은 마치 물이 없는데도 물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석고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5_0831_c_19L善男子若有人以如來身色音聲而生貪著如是人分別諸佛有去來相當知是等癡無智如無水中而生水想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과 여래는 눈에 보이는 육신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진리의 몸으로 계시기 때문이다.
선남자여, 모든 법의 진실 된 모양은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니 모든 부처님과 여래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005_0831_c_22L何以故諸佛如來不應以色身見諸佛如來皆是法身故善男子諸法實相無來無去諸佛如來亦復如是
005_0832_a_02L선남자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요술쟁이가 요술로 만들어낸 코끼리를 탄 병사와 말을 탄 병사와 수레를 탄 병사와 보병(步兵)이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과 같으니, 모든 부처님께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005_0832_a_02L善男子如幻師幻作象兵馬兵車兵步兵來無去當知諸佛無來無去亦復如
선남자여, 설령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한 분, 아니 두 분, 아니 열 분, 아니 스무 분, 아니 쉰 분, 아니 백 분, 아니 그 이상의 여래를 보았더라도 깨고 나면 더 나아가 한 분도 보이지 않는 것과 같으니, 그대 생각에 이 모든 여래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겠느냐?’
005_0832_a_05L善男子如人夢中見有如來若一若二若十若二十若五十若百若過百數覺已乃至不見有一如來善男於意云何是諸如來從何所來至何所
살타파륜보살이 대사에게 말했다.
‘꿈속에서는 어떤 대상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모두가 허망할 뿐입니다.’
005_0832_a_09L薩陁波崙白大師言夢無定皆是虛妄
‘선남자여, 여래께서는 모든 대상이 꿈과 같이 허망하다고 말씀하셨으니, 만약 어떤 사람이 모든 대상이 꿈과 같이 허망한 줄을 모르고 눈에 보이는 육신과 이름과 말소리에 집착한다면 이러한 사람은 부처님께서 온다느니 간다느니 분별하기 마련이다. 모든 대상의 진실 된 모양을 모르는 까닭에 부처님께서 온다느니 간다느니 분별하는 사람은 지혜가 없는 범부이며, 나고 죽음을 되풀이하면서 6도(道)에 오고 가는 동안 반야바라밀을 여의고 불법을 여읜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005_0832_a_10L善男子如來說一切法虛妄如夢若人不知諸法虛妄如夢以色身名字語言章句而生貪著是人等分別諸佛而有來去不知諸法相故若人於佛分別來去當知是凡夫無智數受生死往來六道般若波羅蜜離於佛法
선남자여, 만약 모든 대상은 꿈과 같이 허망하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러한 사람은 어떤 대상에 대해서도 온다느니 간다느니, 생겨난다느니 소멸한다느니 분별하지 않으며, 만약에 이와 같이 분별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모든 대상의 진실 된 모양으로부터 여래를 보며, 만약에 모든 대상의 진실 된 모양으로부터 여래를 본다면 이 사람은 여래가 온다느니 간다느니 분별하지 않으며,
005_0832_a_16L善男子若能如實知佛所說一切諸法虛妄如夢是人於法則不分別若來若去若生若滅若不分別是人則以諸法實相而觀如來若以法相知如來者是人則不分別如來若來若去
만약 모든 대상의 진실 된 모양을 이와 같이 안다면 이 사람은 곧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니, 이를 일컬어 참된 불제자(佛弟子)라고 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믿음과 보시를 헛되이 받지 않고 세상의 복밭이 된다.
005_0832_a_21L若能如是知諸法相是人則行般若波羅蜜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名眞佛弟不虛受人信施是爲世界福田
005_0832_b_02L선남자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바다 속의 온갖 진기한 보배는 동쪽으로부터 온 것도 아니고, 남쪽이나 북쪽이나 서쪽이나 그 간방(間方)에서 온 것도 아니고, 위쪽이나 아래쪽에서 온 것도 아니고, 정작 중생들의 복업(福業)으로 생겨나는 것이니, 이러한 인연이 없으면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할 때에도 역시 정해진 곳으로 가지 않는 것과 같다. 온갖 인연이 모여서 생겨나고 인연이 소멸하면 없어지는 것이다.
005_0832_a_24L男子譬如海中種種珍寶不從東方南西北方四維上下來衆生福業因緣海生此寶非無因而有諸寶滅亦不至十方以衆緣合則有衆緣滅則無
선남자여, 모든 여래의 몸도 이와 마찬가지이니 고정된 대상이 아닌 까닭에 정해진 곳에서 오지 않으며, 또 인연이 없으면 생겨나지 않으니 본래의 훌륭한 수행이 인연이 되어 그 과보로 생긴 것이다. 온갖 인연이 모이면 생겨나고 인연이 소멸하면 없어지는 것이다.
005_0832_b_06L善男子諸如來身亦復如是無有定法不從十方來亦不無因而以本行報生衆緣合則有衆緣滅則無
선남자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공후(箜篌)의 소리와 같으니 다른 곳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곳도 없이 여러 인연이 어우러지되 줄이 있고 몸통이 있고 굄목이 있어서 이것을 사람이 손으로 뜯으면 여러 인연이 어우러져서 소리가 난다. 이 소리는 줄에서만 나는 것도 아니고 몸통에서만 나는 것도 아니고 굄목에서만 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의 손에서만 나는 것도 아니며 이들 인연이 모두 어우러져서 소리가 나는 것이니 정해진 곳에서 오지 않고 인연이 흩어지면 소멸하며 정해진 곳으로 가지도 않는다.
005_0832_b_09L善男子譬如箜篌音聲無所從去無所至屬衆因緣有絃有槽有有人以手鼓之衆緣合則有聲聲不從絃出槽出棍出手出衆緣合則有聲而無所從來衆緣散則滅無所至
선남자여, 모든 여래의 몸도 이와 마찬가지이니 여러 인연이 어우러져야 한량없는 복덕을 성취하게 되며 한 인연으로부터 한 복덕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또 인연이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으며 여러 인연이 어우러져야 생겨나며 다른 곳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여러 인연이 흩어지면 소멸하여 가는 곳도 없다.
005_0832_b_14L善男子諸如來身亦復如是屬衆因緣無量福德之所成就不從一因緣一福德而生亦不無因無緣而有以衆緣合則有而無所從來緣散則滅而去無所至
선남자여, 모든 여래의 가고 오는 모양은 반드시 이와 같이 관찰할 것이며, 모든 대상의 모양도 반드시 이와 같이 관찰할 일이다.
선남자여, 만약 그대가 모든 여래 및 모든 대상이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는다고 관찰한다면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것이며, 또 반야바라밀의 방편을 낱낱이 얻을 것이다.’
005_0832_b_18L善男子應當如是觀諸如來來去之相亦應如是觀諸法相善男子汝若如是觀諸如來及一切法無來無去無生無滅必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亦得了達般若波羅蜜方便
005_0832_c_02L담무갈보살이 여래는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다고 법을 말할 때 삼천대천세계의 땅이 흔들리고 하늘의 모든 궁전 역시 흔들렸으며 악마들의 궁전은 아예 모습이 사라졌다. 삼천대천세계의 풀과 나무의 꽃들은 모두 담무갈보살을 우러러 때 아니게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 올렸다. 석제환인과 사천왕은 허공 중에서 담무갈보살의 머리 위에 만다라꽃을 흩뿌리면서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오늘 저희들은 그대 덕분에 최상의 진리를 들었습니다. 이것은 어떤 세상에서도 만나기 힘들며 집착을 가지고 여래의 육신을 보려는 이는 도달할 수 없습니다.’
005_0832_b_23L說是如來無來無去法時三千大千世界地大震動諸天宮殿亦皆震動諸魔宮殿皆不復現三千大千世界草木華樹悉皆傾向曇無竭菩薩諸樹皆出非時妙華提桓因及四天王於虛空中雨天名華天末栴檀散曇無竭菩薩上語薩陁波崙菩薩言因仁者故我等今日聞第一義一切世界所難値遇貪身見者所不能及
그때 살타파륜보살이 담무갈보살에게 말했다.
‘어떤 이유에서 땅이 크게 흔들리는 것입니까?’
005_0832_c_09L爾時薩陁波崙菩薩白曇無竭菩薩何因緣故地大震動
담무갈보살이 말했다.
‘이 모든 여래는 오는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느냐는 그대의 물음에 내가 답했을 때 8천 명의 사람들이 무생법인을 얻고 80나유타의 많은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고 8만 4천의 중생들이 번뇌를 여의고 모든 대상에 대해 법의 눈을 떴기 때문이다.’
005_0832_c_10L無竭言以汝向問是諸如來無來無我答汝時有八千人得無生法忍八十那由他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八萬四千衆生遠塵離垢於諸法中得法眼淨
살타파륜보살은 곧 크게 기뻐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반야바라밀 안에서는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다는 설법을 듣고 크고 훌륭한 이익을 얻었다. 한량없는 중생들도 이와 같은 이익을 얻도록 하였으니, 나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해 선근을 모두 성취하였다. 마음에 아무런 의심도 후회도 없으니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다.’
005_0832_c_15L薩陁波崙菩薩心卽歡喜作是念我今則爲大得善聞般若波羅蜜中無來無去利益如是無量衆生我之善根已爲具足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無疑悔必當作佛
살타파륜보살은 담무갈보살의 설법을 듣고 크게 기뻐한 인연으로 곧 높디 높은 다라수(多羅樹)의 키보다 일곱 배나 높은 허공으로 치솟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제 담무갈보살님께 어떤 것이든 공양을 올려야겠다.’
005_0832_c_20L薩陁波崙聞法生歡喜因卽昇虛空高七多羅樹作是念今當以何物供養曇無竭菩薩
005_0833_a_02L이러한 생각을 알아챈 석제환인이 살타파륜보살에게 하늘 나라의 만다라꽃을 건네주면서 말했다.
‘그대는 이 꽃으로 담무갈보살님을 공양하십시오. 선남자여, 우리들은 반드시 그대를 도울 것이니, 그대는 이러한 인연으로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니 모든 중생들을 위해서 한량없는 아승기 수의 세월 동안 삶과 죽음을 되풀이하기 때문입니다.’
005_0832_c_22L釋提桓因知薩陁波崙心所念卽以天曼陁羅華與薩陁波崙作是言汝以是供養曇無竭菩薩善男子我等應助成汝以汝因緣故利益無量衆生善男子如是之人甚難得値能爲一切衆生故於無量阿僧祇劫往來生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석제환인이 주는 만다라꽃을 받아서 담무갈보살의 머리 위에 흩뿌린 다음 허공에서 내려와 대사께 예를 올리고 말했다.
‘저는 이제부터 이 몸을 바쳐서 스승님을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말을 마친 뒤 합장을 하고 한편에 섰다.
005_0833_a_06L爾時薩陁波崙菩薩受釋提桓因曼陁羅華散曇無竭菩薩上從虛空頭面作禮白大師言我從今日身供給奉上大師作是語已合掌一面立
그때 장자의 딸과 500명의 시녀들도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저희들도 이제부터 온몸을 다해서 스승님을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이와 같이 선근을 인연으로 삼아 반드시 이와 같이 훌륭한 가르침을 얻고 세세생생 언제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며 가까이 모시겠습니다.’
005_0833_a_10L爾時長者女及五百侍女白薩陁波崙菩薩言我等今者以身奉上持是善根因緣當得如是善法世世常共供養諸佛常相親近
살타파륜보살이 여인들의 말에 답하였다.
‘만약 그대들이 온몸을 다하여 진정으로 나를 따라 수행하고자 한다면 나는 그대들을 받아들일 것이다.’
005_0833_a_13L薩陁波崙菩薩報諸女言汝若以身與我誠心隨我行者我當受汝
모든 여인들이 말했다.
‘저희들은 온몸을 다하여 진정으로 스승님을 받들어 모실 것이며 반드시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005_0833_a_15L諸女白言我等誠心以身奉上當隨所行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500명의 여인들을 비롯하여 온갖 보배와 장엄구와 500대의 수레를 모두 담무갈보살에게 바치면서 말했다.
‘스승님이시여, 이 500여인들이 스승님을 받들어 모실 것입니다. 500대의 수레도 뜻대로 사용하십시오.’
005_0833_a_16L爾時薩陁波崙菩薩與五百女人幷諸寶物莊嚴之具及五百乘車奉上曇無竭菩白言大師以是五百女人奉給大五百乘車隨意所用
005_0833_b_02L그때 석제환인이 살타파륜보살을 찬탄하여 말했다.
‘훌륭하고도 훌륭합니다. 보살마하살은 반드시 모든 대상을 버리는 것을 이와 같이 배워야 합니다. 보살이 이와 같이 모든 대상을 버린다면 신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보살은 반야바라밀과 그 방편을 듣기 위해 반드시 지금의 그대와 마찬가지로 스승님을 공양해야 합니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도 이전에 보살의 길을 행할 때 지금의 그대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버리고 반야바라밀과 그 방편을 듣기 위해 스승님을 공양하였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습니다.’
005_0833_a_20L爾時釋提桓因讚薩陁波崙菩薩言善哉善哉薩摩訶薩應如是學一切捨法菩薩有是一切捨者則能疾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諸菩薩爲聞般若波羅及方便故應如汝今供養於師去諸佛本行菩薩道時亦皆如汝住是捨中爲般若波羅蜜供養於師聞般若波羅蜜及方便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담무갈보살은 살타파륜보살로 하여금 선근을 성취하도록 하기 위해 500명의 여인과 500대의 수레를 받아들인 다음 다시 이를 살타파륜보살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해가 저물자 자리에서 일어나 궁궐 안으로 들어갔다. 살타파륜보살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가르침을 구하러 왔으니 결코 앉거나 누워서는 안 된다. 반드시 걷거나 선 채로 스승님께서 법을 말하기 위해 궁궐에서 나오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005_0833_b_06L爾時曇無竭菩薩令薩陁波崙菩薩善根具足故受五百女人及五百乘車受已還與薩陁波崙從坐而起還入宮中是時日沒薩陁波崙菩薩作是念我爲法來不應坐臥當以二事若行若立以待法師出宮說法
그때 담무갈보살은 7년 동안 보살의 한량없는 삼매와 한량없는 반야바라밀과 방편에 들어 살타파륜보살이 꼬박 7년 동안 걷거나 선 채로 잠을 멀리하고 모든 욕심을 잊고 맛있는 음식을 잊고 오로지 담무갈보살이 언제인가 선정에서 깨어날 때를 대비하여 법을 말할 자리를 마련해 놓고, ‘담무갈보살은 반드시 여기에서 법을 말할 것이니 그 장소를 쓸고 깨끗이 한 다음 온갖 꽃을 뿌려 놓아야겠다’는 일만을 생각하고 있음을 관찰하고, 또 장자의 딸과 500명의 시녀들도 7년 동안 한결같이 살타파륜보살이 하는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005_0833_b_12L爾時曇無竭菩薩七歲常入菩薩無量三昧無量般若波羅蜜及方便觀薩陁波崙菩薩滿七歲中若行若立離於睡眠不念於欲不念美味但念曇無竭菩薩何時當從禪我當爲敷法座曇無竭菩薩當坐說法我當掃灑令地淸淨布種種華曇無竭菩薩當說般若波羅蜜及方便時長者女及五百女人亦皆七歲隨薩陁波崙菩薩所行之事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공중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선남자여, 담무갈보살은 7일 뒤에 삼매에서 깨어나 성(城) 안의 법좌 위에서 법을 말할 것이다.’
005_0833_b_21L爾時薩陁波崙菩薩聞空中聲言善男子無竭菩薩卻後七日從三昧起當於城中法座上說法
005_0833_c_02L살타파륜보살은 공중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500명의 시녀들과 함께 담무갈보살을 위해 법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때 모든 여인들은 각기 겉옷을 벗어 법좌를 마련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담무갈보살님은 반드시 이 자리에 앉아서 반야바라밀과 그 방편을 말씀하실 것이다.’
005_0833_b_24L薩陁波崙菩薩聞空中聲心大歡喜與五百女人欲爲曇無竭菩薩敷大法座是時諸女各脫上衣以爲法座作是念曇無竭菩薩當坐此座說般若波羅蜜及方便
살타파륜보살은 법좌가 있는 장소를 깨끗이 하려고 했지만 물을 구할 수가 없었다. 악마가 물이 보이지 않도록 감추어 놓았기 때문이었다. 악마는 마음속으로 ‘살타파륜보살이 물을 구하지 못하면 혹시 걱정하고 후회하면서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선근은 불어나지 않고 지혜는 빛나지 않을 것이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005_0833_c_05L陁波崙菩薩欲灑法座處地求水不惡魔隱蔽令水不現作是念薩陁波崙求水不得或當憂悔心動變異善根不增智慧不照
살타파륜보살은 물을 구할 수가 없자 마음속으로 곧 생각하였다.
‘나는 반드시 몸을 찔러 피를 내서 이곳을 깨끗이 해야겠다. 왜냐 하면 이곳의 먼지가 날아가 대사를 더럽힐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 몸을 어디에다 쓰겠는가? 이 몸은 오래지 않아 반드시 허물어질 것이니 정작 내가 가르침을 위해 몸을 없앤다면 결코 헛되이 죽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5욕락이 인연이 되어 무수한 몸을 잃고 나고 죽음을 되풀이하였지만 정작 이와 같은 가르침은 아직 얻지 못했음이랴.’
005_0833_c_09L薩陁波崙求水不得卽作是念我當刺身出血以用灑地何以故此中塵土坌於大師今何用此身此身不久必當壞敗寧爲法以滅於身終不空死我常以五欲因緣喪無數身往來生死曾得爲如是法也
살타파륜보살은 곧 날카로운 칼로 자신의 몸을 찔러 피를 내어 땅을 깨끗이 하였다. 500명의 여인들도 살타파륜보살을 따라서 각기 자신의 몸을 찔러 피를 내어 땅을 깨끗이 하였다. 살타파륜보살과 500명의 여인들은 더 나아가 한마음이 되어 다른 마음이 없었으며, 결국 악마는 그 선근을 무너뜨릴 수가 없었다.
005_0833_c_15L薩陁波崙卽以利周遍刺身以血灑地五百女人效薩陁波崙菩薩各各刺身以血灑薩陁波崙菩薩及五百女人乃至一念無有異心魔不能壞障其善根
그때 석제환인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살타파륜보살은 법을 깊이 사랑하여 위대한 서원으로 크게 꾸미고자 하며 목숨을 아끼지 않고 마음속 깊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향해 나아가니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서 한량없는 중생들을 나고 죽는 고통으로부터 구해낼 것이다.’
그리고는 곧 신통력으로 땅을 깨끗이 하고 핏물은 하늘 나라의 붉은 전단수(栴檀水)로 변하게 하였으며,
005_0833_c_19L爾時釋提桓因作是念未曾有也陁波崙菩薩愛法堅固發大莊嚴惜身命深心趣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脫無量衆生生死苦惱卽時釋提桓因變灑地血爲天赤栴檀水
005_0834_a_02L법좌의 네 모서리는 100유순으로 늘리고 하늘 나라의 전단향이 주위를 가득 맴돌게 하였다.
석제환인이 살타파륜보살을 찬탄하여 말했다.
‘훌륭하고도 훌륭합니다. 선남자여, 그대가 정진하는 힘은 불가사의합니다. 가르침을 사랑하고 가르침을 구하는 것이 더없이 훌륭합니다.
005_0834_a_02L法座四面百由旬天栴檀氣流布遍滿提桓因讚言善哉善哉善男子汝精進力不可思議愛法求法最爲無上
선남자여, 과거의 부처님들도 모두 이와 같이 깊은 마음으로 가르침을 사랑하고 가르침을 구하였으며, 이와 같은 수행을 쌓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습니다.’
005_0834_a_05L善男子過去諸佛亦皆如是深心精愛法求法以此修集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담무갈보살님을 위해 법좌를 마련하고 물을 뿌리고 쓸어내어 자리를 깨끗이 했다. 하지만 어디에 가서 아름다운 꽃을 구해 이곳을 장식하고 담무갈보살님이 자리에 앉아서 설법할 때 공양을 올린다는 말인가?’
005_0834_a_08L爾時薩陁波崙作是念爲曇無竭菩薩已敷法座掃灑淸淨當於何所得好名華莊嚴此地曇無竭菩薩在座說法當以供養
석제환인이 마침 살타파륜보살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산더미 같은 만다라꽃을 살타파륜보살에게 건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선남자여, 이 만다라꽃을 가지고 이곳을 꾸미고 담무갈보살님에게 공양하십시오.’
살타파륜보살은 꽃무더기를 받아서 절반은 땅 위에 뿌리고 나머지 절반은 담무갈보살에게 공양을 올리기로 했다.
005_0834_a_11L釋提桓因知薩陁波崙心所念卽以三千石天曼陁羅華與薩陁波崙菩薩作是善男子取是曼陁羅華莊嚴此地供養曇無竭菩薩薩陁波崙菩薩受此華已以半散地以半供養曇無竭菩薩
그때 담무갈보살은 7일이 지나 드디어 삼매에서 깨어나 한량없는 백천만의 중생들에게 둘러싸여 공경을 받으면서 법좌로 나아갔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반야바라밀을 말하였다. 살타파륜보살은 담무갈보살을 보는 순간 마음이 크게 기쁘고 즐거웠다. 비유하자면 비구가 제3의 선정에 들었을 때와 같았다.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500명의 여인들과 함께 꽃을 흩뿌려 담무갈보살에게 공양을 올리고는 다시 그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린 다음 한편으로 가서 앉았다.
005_0834_a_17L爾時曇無竭菩薩過七日已三昧起與無量百千萬衆恭敬圍繞趣法座所坐法座上說般若波羅蜜薩陁波崙見曇無竭菩薩心大喜樂譬如比丘入第三禪爾時薩陁波崙及五百女人散華供養頭面禮足坐一面
005_0834_b_02L담무갈보살은 살타파륜보살을 인연으로 대중을 위해 법을 말하기 시작했다.
‘모든 대상은 평등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평등하다. 모든 대상은 여의어 있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여의어 있다. 모든 대상은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흔들리지 않는다. 모든 대상은 생각이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생각이 없다. 모든 대상은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모든 대상은 한결같은 맛이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한결같은 맛이다. 모든 대상은 가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가없다. 모든 대상은 생겨남이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생겨남이 없다. 모든 대상은 멸함이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멸함이 없다.
005_0834_a_23L曇無竭菩薩因薩陁波崙爲大衆說言諸法等故般若波羅蜜亦諸法離故般若波羅蜜亦離諸法不動故般若波羅蜜亦不動諸法無念故般若波羅蜜亦無念諸法無畏般若波羅蜜亦無畏諸法一味故般若波羅蜜亦一味諸法無邊故若波羅蜜亦無邊諸法無生故般若波羅蜜亦無生諸法無滅故般若波羅蜜亦無滅
허공이 가없는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도 가없다. 큰 바다가 가없는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도 가없다. 수미산이 장엄되어 있는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도 장엄되어 있다. 허공이 분별하지 않는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도 분별하지 않는다.
005_0834_b_09L如虛空無邊般若波羅蜜亦無邊如大海無邊般若波羅蜜亦無邊如須彌山莊嚴般若波羅蜜亦莊嚴如虛空無分別般若波羅蜜亦無分別
색이 가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가없다. 수ㆍ상ㆍ행ㆍ식이 가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가없다. 땅의 성질이 가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가없다. 물의 성질과 불의 성질과 바람의 성질과 허공의 성질이 가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가없다.
005_0834_b_13L色無邊故般若波羅蜜亦無邊識無邊故般若波羅蜜無邊地種無邊故般若波羅蜜無邊水種火種風種空種無邊故般若波羅蜜無邊
금강(金剛)이 그러하듯이 반야바라밀도 그러하며 모든 대상이 무너지지 않듯이 반야바라밀도 무너지지 않는다. 모든 대상의 성품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의 성품도 잡을 수 없다. 모든 대상이 평등하지 않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평등하지 않다. 모든 대상이 지어내지 않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지어내지 않는다. 모든 대상이 불가사의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불가사의하다.’
005_0834_b_17L如金剛等故般若波羅蜜亦等諸法無壞故般若波羅蜜無壞諸法性不可得故般若波羅蜜性不可得諸法無等故般若波羅蜜無等諸法無所作故般若波羅蜜無所作諸法不可思議故般若波羅蜜不可思議
005_0834_c_02L이때 살타파륜보살은 바로 그 자리에서 제법등삼매(諸法等三昧)ㆍ제법리삼매(諸法離三昧)ㆍ제법부동삼매(諸法不動三昧)ㆍ제법무념삼매(諸法無念三昧)ㆍ제법무외삼매(諸法無畏三昧)ㆍ제법일미삼매(諸法一味三昧)ㆍ제법무변삼매(諸法無邊三昧)ㆍ제법무생삼매(諸法無生三昧)ㆍ제법무멸삼매(諸法無滅三昧)ㆍ허공무변삼매(虛空無邊三昧)ㆍ대해무변삼매(大海無邊三昧)ㆍ수미산장엄삼매(須彌山莊嚴三昧)ㆍ여허공무분별삼매(如虛空無分別三昧)ㆍ
005_0834_b_23L是時薩陁波崙菩薩卽於坐所得諸法等三昧諸法離三昧諸法不動三昧諸法無念三昧諸法無畏三諸法一味三昧諸法無邊三昧法無生三昧諸法無滅三昧虛空無邊三昧大海無邊三昧須彌山莊嚴三昧如虛空無分別三昧
색무변삼매(色無邊三昧)ㆍ수상행식무변삼매(受想行識無邊三昧)ㆍ지종무변삼매(地種無邊三昧)ㆍ수종화종풍종공종무변삼매(水種火種風種空種無邊三昧)ㆍ여금강등삼매(如金剛等三昧)ㆍ제법불괴삼매(諸法不壞三昧)ㆍ제법성불가득삼매(諸法性不可得三昧)ㆍ제법무등삼매(諸法無等三昧)ㆍ제법무소작삼매(諸法無所作三昧)ㆍ제법불가사의삼매(諸法不可思議三昧) 등을 비롯한 6백만 가지의 삼매를 얻었다.”
005_0834_c_06L色無邊三昧受想行識無邊三昧地種無邊三昧水種火種風種空種無邊三昧如金剛等三昧諸法不壞三昧諸法性不可得三昧諸法無等三昧諸法無所作三昧諸法不可思議三昧得如是等六百萬三昧

29. 촉루품(囑累品)
005_0834_c_12L摩訶般若波羅蜜囑累品第二十九

그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살타파륜보살은 이미 6백만 가지의 삼매문(三昧門)을 얻고 항하(恒河)의 모래알만큼 수많은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큰 비구들의 무리에 둘러싸여 공경을 받으면서 문자와 말로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005_0834_c_13L爾時佛告須菩提薩陁波崙菩薩得六百萬三昧門已卽見十方如恒河沙等世界諸佛與大比丘衆恭敬圍皆以是文字章句相貌說般若波羅蜜
그것은 마치 지금 내가 삼천대천세계에서 모든 대중들에 둘러싸여 공경을 받으면서 문자와 말로 반야바라밀의 모양을 말하는 것과 같았다. 살타파륜보살은 지금부터 많은 것을 들어서 마치 큰 바다와 같이 지혜가 불가사의할 것이며, 태어나는 곳마다 모든 부처님을 여의지 않고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현재불이 그곳에 나며 모든 어려움이 끊어질 것이다.
005_0834_c_18L如我今於此三千大千世界諸大衆恭敬圍繞以是文字章句相說般若波羅蜜薩陁波崙從是已多聞智慧不可思議如大海水世所生不離諸佛現在諸佛常生其一切衆難皆悉得斷
005_0835_a_02L수보리여, 이 반야바라밀을 인연으로 보살의 길이 모두 성취된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러한 까닭에 만약 어떤 보살이 모든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믿고 받아들여서 독송하고 바르게 생각하며 배운 대로 행하며 살타파륜보살에게 널리 말해 주어야 한다. 또 경을 베껴 쓰고 공경하고 찬탄하며 꽃과 향과 영락과 가루향과 바르는 향과 깃발과 해 가리개와 기악 등으로 공양해야 한다.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다.”
005_0834_c_23L須菩提當知是般若波羅蜜因緣能具足菩薩道是故諸菩薩若欲得一切智慧應當信受般若波羅蜜讀誦正憶念如說修行廣爲人說亦當了了書寫經卷供養恭敬尊重讚歎華香瓔珞末香塗香幡蓋伎樂等則是我教
그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생각에 부처는 그대의 큰 스승이겠느냐, 아니겠느냐?”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저의 큰 스승이시며 여래께서도 저의 큰 스승이십니다.”
005_0835_a_06L爾時佛告阿難於意云何佛是汝大師不世尊佛是我大師如來是我大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큰 스승이고 그대는 나의 제자이다. 그대는 이제 몸과 입과 마음으로 나를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였으니 내가 열반에 든 뒤에도 반드시 그대는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 두 번 세 번 거듭 말하지만 그대에게 반야바라밀을 당부하나니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끝내 부처님의 종자를 끊는 사람이 되지는 말라.
005_0835_a_09L佛告阿難我是汝大師汝是我弟汝以身口意業於今現在供養恭尊重於我我滅度後汝當以是供養恭敬尊重般若波羅蜜第二第三亦如是說我以般若波羅蜜囑累於愼莫忘失莫作最後斷種人也
아난이여, 그러할 때에만 반야바라밀은 세상에 있으며, 그러할 때에만 부처님이 세상에 있어 법을 말한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아난이여, 만약 반야바라밀을 베껴 쓰고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바르게 생각하고 배운 대로 행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말해 주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고 꽃과 향과 더 나아가 기악(伎樂)을 공양한다면, 이러한 사람은 부처님을 보는 것도 여의지 않고 법을 듣는 것도 여의지 않고 항상 부처님과 가까이 있는 것이다.”
005_0835_a_14L隨爾所時般若波羅蜜在世當知爾所時有佛在世說法阿難若有書寫般若波羅蜜受持讀誦正憶念所說行廣爲人說供養恭敬尊重讚華香乃至伎樂當知是人不離見不離聞法常親近佛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을 말씀하기를 마치시니, 미륵을 비롯한 모든 보살마하살과 사리불ㆍ수보리ㆍ목건련ㆍ마하가섭 등의 모든 성문과 모든 세간인과 천인과 아수라 등이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기뻐하며 믿음으로 받아들였다.
005_0835_a_20L佛說般若波羅蜜已彌勒等諸菩薩摩訶薩舍利弗須菩提目揵連摩訶迦葉等諸聲聞一切世閒天阿修羅等聞佛所歡喜信受
小品般若經卷第十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상제(常啼)보살을 말한다. 범명(梵名) Sadāprarudita. 음역하여 살타파륜(薩陀波倫)보살이라 하고, 또 보자(普慈)보살ㆍ상비(常悲)보살이라고도 한다. 어릴 때부터 울기를 잘해서 중생들이 고통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을 보고 울며, 부처님 없는 세상에 나와 걱정하며 운다고 해서 용과 귀신이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2. 2)범어 pañca āvaraṇānim. 5장(障)이라고도 한다. 개(蓋)는 부개(覆蓋)의 뜻. 마음을 덮어서 선법(善法)을 내지 못하게 하는 다섯 종류의 번뇌(煩惱)를 말한다. 즉 ①탐욕개(貪欲蓋, rāga-āvraṇa):5욕의 경계를 탐내어 집착하되 만족할 줄을 모르므로 심성(心性)을 덮는 것, ②진에개(瞋恚蓋, pratigha-āvaraṇa):마음에 맞지 않는 경계에 분노를 내어 심성을 덮는 것, ③혼면개(惛眠蓋, styāna- middha-āvaraṇa):또 수면개(睡眠蓋)라고도 한다. 혼침(惛沈)과 수면(睡眠)은 모두로 심성을 어둠에 잠기게 하여 적극적으로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것과 잠들게 하는 것, ④도거악작개(掉擧惡作蓋, auddhatya-kaukṛtya-āvaraṇa):또 도희개(掉戱蓋)ㆍ조희개(調戱蓋)ㆍ도회개(掉悔蓋)라고도 한다. 마음이 어지럽고 들뜨거나, 거꾸로 근심이나 걱정하며 후회하거나 하는 것으로 심성을 덮는 것, ⑤의개(疑蓋, vicikitsā-āvaraṇa):법에 대해서 의심하여 머뭇거리고 결단하지 못하므로 심성을 덮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