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1171_a_01L수마제경(須摩提經)
按開元錄云妙慧童女經流志後譯
006_1171_a_01L須摩提經按開元錄云妙慧童女經流志後譯


오월지(吳月氏) 보리류지(菩提流支) 한역
변각성 번역
006_1171_a_02L大唐三藏法師菩提流志奉 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6_1171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비구 1,250인과 보살 십천(十千) 인과 함께 계셨다.
006_1171_a_04L一時佛在王舍城耆闍崛山中與比丘衆千二百五十人菩薩摩訶薩十千人俱
그때 왕사성에 장자의 딸이 있었는데 이름이 묘혜(妙慧)였다. 나이 8세인데, 모습이 단정하고 얼굴빛이 아름다우며 모든 상을 원만하게 갖추어 보는 이들이 다 기뻐하였으니, 과거에 한랴없는 부처님을 가까이하고 공양하며 온갖 선근을 심었기 때문이었다.
006_1171_a_06L時王舍城有長者女名爲妙慧年始八歲面貌端正色姝好諸相具足見者歡喜——曾於過去無量諸佛親近供養種諸善根
그때 그녀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는 꿇어앉아 합장하고 게송으로 아뢰었다.
006_1171_a_09L彼女人詣如來所頂禮佛足右繞三長跪合掌而說偈言

가장 높으신 등정각(等正覺)이시여
세상의 큰 등불이시네.
보살행이 무엇인지
저의 물음을 받아 주옵소서.
006_1171_a_11L無上等正覺
爲世大明燈
菩薩之所行
唯願聽我問

부처님께서는 묘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마음대로 물으라. 내가 설명하여 너의 의심 그물을 끊어 주리라.”
006_1171_a_13L佛告妙慧今恣汝問當爲解說令斷疑網
그러자 묘혜는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아뢰었다.
爾時妙慧卽於佛前以偈問曰
어떻게 하면 단정하고
부귀한 몸이 되며
또 무슨 인연으로
권속을 무너지지 않게 하리까.
006_1171_a_15L云何得端正
大富尊貴身
復以何因緣
眷屬難沮壞

어떻게 하면 제 몸이
화생(化生)을 받아
천 잎 연꽃 위에서
모든 세존 받듦을 보리까.
006_1171_a_17L云何見己身
而受於化生
千葉蓮花上
面奉諸世尊

어떻게 하면 자재한
훌륭한 신통을 얻어서
한량없는 국토를 두루 다니면서
모든 부처님께 예경하리까.
006_1171_a_18L云何能證得
自在勝神通
遍往無量剎
禮敬於諸佛

어떻게 하면 원망을 사지 않고
제 말을 남이 다 신임하며
법의 장애를 깨끗이 치우고
악마의 업을 길이 벗어나리까.
006_1171_a_19L云何得無怨
所言人信受
淨除於法障
永離諸魔業

어떻게 하면 목숨 마칠 때
모든 부처님 만나 뵈옵고
그 청정한 설법을 들으며
어떤 고뇌도 받지 않으리까.
크게 자비로우신 위없는 어른이시여
부디 저를 위하여 말씀해 주옵소서.
006_1171_a_21L云何命終時
得見於諸佛
聞說淸淨法
不受於苦惱
大悲無上尊
唯願爲我說
006_1171_b_02L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묘혜 동녀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이 깊고 오묘한 뜻을 물을 줄 아는구나.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도록 하여라. 너를 위해 설명하여 주리라.”
006_1171_b_02L爾時佛告妙慧童女言善哉善哉能問此深妙之義諦聽諦聽善思念當爲汝說
묘혜는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기를 원합니다.”
006_1171_b_06L妙慧白言唯然世尊樂欲聞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단정한 몸을 받을 수 있다. 그 네 가지 법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나쁜 벗에 대해 성을 내지 않고, 둘째는 큰 자비에 살며, 셋째는 바른 법을 깊이 즐거워하고, 넷째는 부처님의 형상을 만드는 것이다.”
006_1171_b_07L佛言妙慧菩薩成就四法受端正身何等爲四一者於惡友所不起瞋心二者住於大慈三者深樂正法四者造佛形像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분노는 선근을 파괴하나니 그것을 키우지 말고
인자한 마음으로 법을 즐기며 부처님 형상 만들라.
그리하면 원만한 용모과 장엄한 신체를 얻어서
모든 중생들이 보기만 하면 다 좋아할 것이다.
006_1171_b_11L瞋壞善根勿增長
慈心樂法造佛形
當獲具相莊嚴身
一切衆生常樂見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부귀의 몸을 얻을 수 있다. 그 네 가지 법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때에 맞추어 보시를 행하고, 둘째는 업신여기는 마음이 없으며, 셋째는 기꺼이 주고, 넷째는 과보를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006_1171_b_13L復次妙慧菩薩成就四法得富貴身何等爲四一者應時行施二者無輕慢心三者歡喜而與四者不希果報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1171_b_16L爾時世尊而說偈言

때를 따라 보시를 행하면서도 업신여기는 마음이 없고
기꺼이 내어 주고서도 바라는 것이 없도록 하라.
이 네 가지 업을 항상 부지런히 닦는다면
태어나는 곳마다 큰 재물과 지위를 얻으리라.
006_1171_b_17L應時行施無輕慢
歡喜授與不希求
能於此業常勤修
所生當獲大財位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 권속들이 무너지지 않는다. 그 네 가지 법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이간질하는 말을 잘 내쳐 버리고, 둘째는 삿된 견해를 가진 중생을 바른 견해에 살게 하며, 셋째는 멸하려 하는 정법을 보호하여 오래 머물게 하고, 넷째는 모든 유정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깨달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006_1171_b_19L復次妙慧菩薩成就四法得眷屬不何等爲四一者善能棄捨離閒之二者邪見衆生令住正見三者法將滅護令久住四者教諸有情趣佛菩提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이간질하는 말과 삿된 견해를 버리고
바른 법이 멸하려 할 때에 잘 보호해 지니도록 하라.
중생들을 큰 깨달음에 편안히 머물게 하면
마땅히 모든 권속들을 무너지지 않게 하리라.
006_1171_b_24L捨離閒言及邪見
正法將滅能護持
安住衆生大菩提
當成不壞諸眷屬
006_1171_c_02L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부처님 앞에서 화생(化生)을 받아 연화좌(蓮花座)에 앉게 될 것이다. 그 네 가지 법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여러 가지 꽃과 열매와 고운 가루 향을 받들어 부처님 전과 탑에 뿌리고, 둘째는 남에게 함부로 손해를 끼치는 일을 절대 하지 않으며, 셋째는 여래의 형상을 만들어 연화좌에 모시고, 넷째는 부처님의 깨달음에 대해 깊고 청정한 신심을 내는 것이다.”
006_1171_c_02L復次妙慧菩薩成就四法當於佛前得受化生處蓮花座何等爲四一者捧諸花果及細末香散於如來及諸塔廟二者終不於他妄加損害三者造如來像安處蓮華四者於佛菩提深生淨信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꽃과 향을 부처님과 영탑(靈搭)에 뿌리고
남을 해치지 않으며 또 불상을 만들도록 하라.
크나큰 깨달음의 지혜를 깊이 믿고 이해하여
연화좌에 살게 되고 부처님 앞에서 태어나리라.
006_1171_c_08L花香散佛及支提
不害於他幷造像
於大菩提深信解
得處蓮花生佛前

“또 묘혜야, 보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한 불토에서 또 한 불토에 이른다. 그 네 가지 법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남이 선을 닦는 것을 보면 그 장애가 되지 않고, 둘째는 남이 설법할 때 비난하지 않으며, 셋째는 여래의 탑에 불을 켜서 공양하고, 넷째는 모든 선정을 항상 부지런히 닦아 익히는 것이다.”
006_1171_c_10L復次妙慧菩薩成就四法從一佛土至一佛土何等爲四一者見他修善不爲障惱二者他說法時未常留㝵三者然燈供養如來之塔四者於諸禪定常勤修習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남이 선을 닦고 바른 법을 설명하는 것 보고
그것을 훼방하거나 비난을 더하지 않고
여래의 탑묘에 등불을 밝혀 보시하면서
모든 선정을 닦아 익히어 부처님의 국토에 노닐리라.
006_1171_c_15L見人修善說正法
不生謗毀加留難
如來塔廟施燈明
修習諸禪遊佛剎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세상을 살아갈 때 원망이 없다.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아첨하는 마음이 없이 선한 벗을 가까이 친하고, 둘째는 남의 훌륭한 법에 대해 질투하는 마음이 없으며, 셋째는 남이 명예를 얻을 때 항상 기뻐하고, 넷째는 보살행에 대해 업신여기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006_1171_c_17L復次妙慧菩薩成就四法處世無怨云何爲四一者以無諂心親近善友二者於他勝法無嫉妒心三者他獲名譽心常歡喜四者於菩薩行無輕毀心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을 외우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아첨하지 않으면서 선한 벗을 친하며
남의 훌륭한 법에 대해 질투하는 마음이 없고
남이 명예를 얻을 때 항상 기뻐하며
보살을 비방하지 않으면 원망이 없어지리라.
006_1171_c_22L不以諛諂親善友
於人勝法無妒心
他獲名譽常歡喜
不謗菩薩得無怨
006_1172_a_02L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의 말을 남들이 신임하게 된다. 그 네 가지 법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내는 말과 닦는 행이 항상 서로 맞게 하고, 둘째는 선한 벗에게 자신의 악을 숨기지 않으며, 셋째는 남의 설법을 들을 때 허물을 찾지 않고, 넷째는 설법하는 사람에게 악한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다.”
006_1171_c_24L復次妙慧菩薩成就四法所言人信何等爲四一者發言修行常使相應二者於善友所不覆諸惡三者於所聞法不求過失四者於說法者不生惡心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을 외우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내는 말과 닦는 행이 항상 서로 부응하고
자기의 죄를 선한 벗에게 감추지 않으며
설법을 들을 때 사람과 법의 허물을 찾지 않으면
그가 하는 말을 모든 사람들이 다 신임하게 되리라.
006_1172_a_06L發言修行常相應
己罪不藏於善友
聞經不求人法過
所言一切皆信受

“또 묘혜야, 보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법의 장애를 떠나서 빨리 청정해질 수 있다. 그 네 가지 법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깊은 뜻으로 세 가지 율의(律儀)를 기꺼이 껴잡고, 둘째는 아주 깊은 경전의 법을 듣고 비방하지 않으며, 셋째는 새로 발심한 보살을 보고 모든 지혜의 마음을 내고, 넷째는 모든 유정에 대해 평등한 대자비심을 갖는 것이다.”
006_1172_a_08L復次妙慧菩薩成就四法能離法障速得淸淨何等爲四一者以深意樂攝三律儀二者聞甚深經不生誹謗三者見新發意菩薩生一切智心者於諸有情大慈平等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을 외우셨다.
006_1172_a_13L爾時世尊而說偈言

깊은 의욕으로 기꺼이 율의를 껴잡고
아주 깊은 경전의 법을 들어도 잘 믿고 이해하며
처음 발심한 이를 부처님같이 생각하여 공경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두루 적셔서 장애를 제거하리라.
006_1172_a_14L以深意樂攝律儀
聞甚深經能信解
敬初發心如佛想
慈心普洽障消除

“또 묘혜야, 보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모든 악마를 떠난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법성(法性)의 평등함을 알고, 둘째는 정진을 일으키며, 셋째는 항상 부지런히 염불하고, 넷째는 일체 선근을 다 회향하는 것이다.”
006_1172_a_16L復次妙慧菩薩成就四法能離諸魔云何爲四一者了知法性平等二者發起精進三者常勤念佛四者一切善根皆悉迴向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을 외우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모든 법의 평등한 성품을 잘 알고
항상 정진을 일으키며 여래를 생각하고
일체의 모든 선근을 잘 회향하면
어떤 악마도 그 틈을 엿보지 못하느니라.
006_1172_a_20L能知諸法平等性
常起精進念如來
迴向一切諸善根
衆魔不能得其便
006_1172_b_02L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목숨을 마칠 때에 모든 부처님이 그의 앞에 나타난다. 그 네 가지 법이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남의 요구가 있으면 보시하여 만족하게 하고, 둘째는 모든 선한 법을 깊이 믿고 이해하며, 셋째는 모든 보살에게 장엄할 도구를 보시하고, 넷째는 삼보께 부지런히 공양을 닦는 것이다.”
006_1172_a_22L復次妙慧菩薩成就四法臨命終時諸佛現前何等爲四一者他有所求施令滿足二者於諸善法深生信解三者於諸菩薩施莊嚴具四者於三寶所勤修供養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을 외우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다른 사람이 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만족하게 해주고
깊이 법을 믿고 이해하며 장엄할 도구를 보시하고
삼보의 복밭에 부지런히 공양을 올리면
임종할 때에 부처님이 그의 앞에 나타나리라.
006_1172_b_04L他有所求令滿足
信解深法捨嚴具
三寶福田勤供養
臨命終時佛現前

그때 묘혜 동녀가 부처님의 말씀을 다 듣고 나서 세존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보살의 모든 행을 저는 다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이 40행(行) 가운데서 하나의 행이라도 빠뜨리고 닦지 않는다면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고 여래를 속이는 것입니다.”
006_1172_b_06L爾時妙慧童女聞佛說已白言世尊如佛所說菩薩諸行我當奉行世尊若我於是四十行中闕於一行而不修者則違佛教欺誑如來
그때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이 묘혜에게 말하였다.
“보살의 행은 매우 행하기 어려운 것이다. 네가 지금 이렇게 뛰어나고 큰 서원을 세웠으니, 어떻게 여기에서 자재함을 얻으려는가?”
006_1172_b_10L爾時尊者大目揵連告妙慧言菩薩之行甚難可行汝今發斯殊勝大願豈於是願得自在耶
그때 묘혜가 존자에게 아뢰었다.
“만일 저의 큰 서원이 진실하고 허망하지 않아서 모든 행을 원만하게 성취할 수 있다면 이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게 될 것입니다.”
006_1172_b_13L爾時妙慧白言尊者若我弘願眞實不虛能令諸行得圓滿者願此三千大千世界六種震動
그리고 묘혜는 목련 존자에게 거듭 아뢰었다.
“제가 이와 같이 진실하게 말하였기 때문에 저는 미래의 세상에서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며, 지금의 석가여래와 같이 될 것입니다. 저의 나라에는 악마의 일이 없으며, 또 나쁜 냄새나 여자라는 이름도 없을 것입니다. 만일 저의 이 말이 허망하지 않다면 여기에 있는 대중들의 몸이 다 금빛으로 될 것입니다.”
이 말을 하자 대중들이 다 금빛이 되었다.
006_1172_b_16L是時妙慧重白目連以我如是眞實言故於未來世當得成佛——亦如今日釋迦如來——於我國中無有魔事及以惡趣女人之名若我此言非虛妄者令斯大衆身皆金色說是語已衆皆金色
그때 존자 대목건련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아뢰었다.
“저는 지금 먼저 처음으로 발심한 보살을 비롯한 모든 보살마하살들에게 예배합니다.”
006_1172_b_22L爾時尊者大目揵連卽從坐起偏袒右肩頂禮佛足白言世尊我今先禮初發心菩薩及諸菩薩摩訶薩衆
006_1172_c_02L그때 문수사리 법왕자(法王子)가 묘혜에게 말하였다.
“너는 어떤 법에 머물러 이런 진실한 서원을 내었는가?”
묘혜는 답하였다.
“문수사리께서 물으실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법계 중에는 머무르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006_1172_c_02L爾時文殊師利法王子告妙慧言住何法發斯誠願妙慧答言文殊師非所問也何以故於法界中無所住故
문수사리가 또 물었다.
“무엇을 보리라고 하는가?”
묘혜가 답하였다.
“분별함이 없는 법을 보리라 합니다.”
006_1172_c_06L又問云何名爲菩提答曰無分別法是名菩提
또 물었다.
“무엇을 보살이라고 하는가?”
묘혜가 답하였다.
“모든 법이 허공의 모양과 같은 것을 보살이라 합니다.”
006_1172_c_07L又問云何名爲菩薩答曰一切諸法等虛空相是名菩薩
또 물었다.
“무엇을 보리의 행이라 이름하는가?”
묘혜가 답하였다.
“마치 태양 빛과 골짜기의 메아리 같은 행을 보리행이라 합니다.”
006_1172_c_08L又問云何名爲菩提之行答曰猶如陽焰谷響之行是菩提行
또 물었다.
“너는 어떤 은밀한 뜻이 있기에 이런 말을 하는가?”
묘혜가 답하였다.
“저는 여기에서 조그만 법 하나도 밀의이거나 밀의 아닌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006_1172_c_10L又問依何密意作如是說答曰我於此中不見少法密非密者
또 물었다.
“만일 그렇다면 일체 범부가 마땅히 그대로 보리일 것이다.”
묘혜가 답하였다.
“대인께서는 보리가 범부와 다르다고 하십니까? 그렇게 보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이것들은 다 동일한 법계의 상으로서 취할 것도 아니고 버릴 것도 아니며, 이루어지거나 무너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006_1172_c_12L又問若如是者一切凡夫應卽菩提答曰汝謂菩提異凡夫耶莫作是見何以故等皆同一法界相非取非捨無成壞故
또 물었다.
“이러한 이치를 깨달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묘혜가 답하였다.
“약간의 환화(幻化)의 심왕(心王)1)과 심소(心所)2)가 헤아리고 약간의 환화의 중생이 이 이치를 압니다.”
006_1172_c_15L又問於此義中能解了者其數幾何答曰如若干幻化心心所量若干幻化衆生能了斯義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환화가 본래 없는데, 어찌 그런 심왕과 심소법 같은 것이 있겠는가?”
묘혜가 답하였다.
“법계도 그렇게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여래라 하여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006_1172_c_18L文殊師利言幻化本無何有如是心心所法答曰法界亦爾非有非無乃至如來亦復如是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묘혜는 매우 희유하게도 이러한 법인(法忍)3)을 잘 성취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진실로 그대 말과 같다. 그런데 이 동녀는 과거에 이미 보리심을 내어서 30겁을 지냈느니라. 나도 이에 발하여 최상의 보리를 뛰어넘었으며, 그것이 또한 그대로 하여금 무생법인(無生法忍)4)에 머물게 하였느니라.”
006_1172_c_20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今此妙慧甚爲希有乃能成就如是法忍如是如是誠如所言然此童女已於過去發菩提心經三十劫我乃發趣無上菩提彼亦令汝住無生忍
006_1173_a_02L그러자 문수사리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묘혜에게 예배하고 아뢰었다.
“내가 과거 무량겁 전에 이미 공양을 하였었다. 그러니 지금 더욱 친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묘혜는 답하였다.
“문수사리여, 당신은 지금 그런 분별을 일으키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분별이 없어야만 무생인(無生忍)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006_1173_a_02L爾時文殊師利卽從坐起爲其作禮白妙慧言我於往昔無量劫前已曾供養不謂今者還得親近妙慧告言文殊師利汝今莫起如是分別何以以無分別得無生忍故
또 물었다.
“그대는 아직도 여자의 몸을 바꾸지 않는가?”
006_1173_a_07L又問妙慧汝今猶不轉女身耶
묘혜가 답하였다.
“여자의 모습을 끝내 얻을 수 없을 것인데 지금 무엇 하러 바꾸겠습니까? 문수사리여, 제가 당신을 위해 의혹을 제거해 드리겠습니다. 저의 이런 진실한 말로 말미암아 오는 세상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에는 내 법 안에서 모든 비구들이 ‘선래(善來)’라는 명령을 듣고 집을 떠나 도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나의 국토 안의 모든 중생의 몸은 다 금색이며, 일상생활에 쓰는 도구들은 제6천5)과 같을 것입니다. 음식은 풍요하여 생각만 하면 나오고, 악마의 일과 나쁜 냄새가 없으며, 또한 여자라는 이름도 없을 것입니다.
006_1173_a_08L妙慧答言女人之相了不可得今何所轉文殊師利我當爲汝除斷疑惑由我如是眞實語故於當來世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時於我法中諸比丘輩聞命善來出家入道我國土中所有衆生身皆金色服用資具如第六飮食豐饒隨念而至無有魔事及諸惡趣亦復無有女人之名
7보의 숲 위에 보배 그물을 치고 7보의 연꽃은 보배 장막으로 덮여서 문수사리께서 이루신 깨끗한 국토와 같아 그 장식과 장엄 같은 것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006_1173_a_16L有七寶林上羅寶網七寶蓮花覆以寶帳——如文殊師利所成淨剎裝挍嚴飾等無有異
만일 저의 이 말이 허망하지 않으면 지금 여기의 대중들의 몸이 다 금색이 될 것이고, 저의 이 여자의 몸이 남자로 변하되 30세의 법을 아는 비구와 같이 될 것입니다.”
006_1173_a_19L若我此言非虛妄者令此大衆身皆金色我之女身變成男子如三十歲知法比丘
이 말을 하자 그곳의 대중들은 다 금색이 되었고, 묘혜보살은 여자의 몸이 변해 남자로 되었는데, 30세의 법을 아는 비구와 같이 되었다.
006_1173_a_22L說此語時此諸大衆皆作金色妙慧菩薩轉女成男如三十歲知法比丘
006_1173_b_02L이때 지거천(地居天)6) 대중이 돌아가면서 찬탄하였다.
“위대하고 위대하여라. 묘혜 보살마하살이 오는 세상에서 보리를 얻을 때에는 장엄한 불찰의 공덕이 그러하겠구나.”
006_1173_a_24L是時地居天衆展轉讚言大哉大哉妙慧菩薩摩訶薩能於來世得菩提時嚴持佛剎功德如是
그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묘혜보살은 오는 세상에 정각을 이루고, 이름을 수승공덕보장(殊勝功德寶藏) 여래라 하여 이 세상에 나올 것이다.”
006_1173_b_03L爾時佛告文殊師利此妙慧菩薩於當來世成等正覺號殊勝功德寶藏如來出現於世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셨을 때, 30구지(俱胝)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머물렀고, 80구지 중생은 번뇌를 멀리 떠나 법눈[法眼]이 깨끗해졌다. 8천 중생은 모두 다 지증(知證)을 얻었고, 5천 비구는 보살승을 행하였다. 물러나려는 마음이 생기다가도 묘혜보살의 선근을 즐거워하고 위덕이 뛰어남을 봄으로 인하여 각기 자기가 입고 있던 상의를 벗어 여래에게 공양했다.
006_1173_b_06L佛說此經時三十俱胝衆生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住不退轉八十俱胝衆生遠塵離垢得法眼淨八千衆生皆獲智證五千比丘行菩薩乘心欲退轉因見妙慧菩薩意樂善根德殊勝故各各脫身所著上服以施如來
이와 같이 공양을 하고는 큰 서원을 내어 말하였다.
“우리는 이 선근으로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저들 선남자들은 이 선근을 최상의 보리에 회향함으로써 90겁의 생사의 고통을 뛰어넘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기를 바라옵니다.”
006_1173_b_13L如是施已發弘誓言我等以此善根決定願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諸善男子等以此善根迴向無上菩提故超九十劫生死之苦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세존께서는 곧 기별을 주시며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미래 세상의 천 겁을 지난 뒤에 무구광명겁(無垢光明劫) 중의 태양빛[陽焰] 세계의 참기 어려운 부처님 국토[難忍佛刹]에서 한 겁 동안에 차례로 부처를 이루고는 변재장엄여래(辯才莊嚴如來)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세상에 나올 것이다.
006_1173_b_18L爾時世尊卽記之曰汝等於當來世過千劫後於無垢光明劫中陽焰世界難忍佛剎於一劫中相次成佛同一字號辯才莊嚴如來出現於世
006_1173_c_02L문수사리야, 이런 법문은 크나큰 위덕이 있어서 보살마하살과 성문승들로 하여금 큰 이익을 얻게 하리라. 문수사리야,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깨달음의 지혜[菩提]를 구하면서도 선교방편(善巧方便)이 없어 천 겁 동안 6바라밀을 행했다 하자. 또 어떤 사람이 반달 동안 이 경을 쓰고 독송했다고 하자. 이렇게 얻는 복덕은 앞의 공덕과 견주어 볼 때 백 배, 천 배, 백천 구지, 내지 산수(算數)로 비유하여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006_1173_b_22L文殊師利如是法門有大威德能令菩薩摩訶薩及聲聞乘者獲大利益文殊師利或有善男子善女人爲求菩提無方便善巧行六波羅蜜足滿千劫若復有人經於半月時一書寫讀誦此經所獲福聚比前功德百分千分百千俱胝乃至筭數譬喩所不能及
그러므로 문수사리야, 이런 미묘한 법문은 곧 모든 보살의 경전의 근본이니라. 내가 지금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그대는 미래 세상에서 받아 지니어 독송하고 남을 위해 해설해야 한다. 비유하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세상에 나올 때면 온갖 7보가 다 그 앞에 나타났다가 왕이 멸한 뒤에는 그 보배들도 다 숨어 버리는 것과도 같이, 이런 미묘한 법문이 세상에 유행할 때면 여러 여래의 7보리분(菩提分)7) 등의 법의 등불이 꺼지지 않지만, 만일 유행하지 않으면 바른 법[正法]은 당연히 멸할 것이다.
006_1173_c_07L是故文殊師利如是微妙法門卽諸菩薩契經之本我今付囑於汝汝當來世受持讀誦爲人解說譬如轉輪聖王出現於世所有七寶皆悉在前王滅之後寶皆隱沒如是微妙法門流行於世卽諸如來七菩提分等法明不滅若不流行正法當滅
그러므로 문수사리야,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보리를 구하려면 마음을 일으켜 정진하면서 이 경전을 베껴 쓰고 받아 지니어 독송하면서 남을 위해 연설하여야 한다. 이것이 나의 당부이니, 후세에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 않도록 하여라.”
006_1173_c_14L是故文殊師利若善男子善女人等爲求菩提應當發起精進書寫此經受持讀誦爲人演說此是我教勿於後世生悔恨心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말씀하시자 묘혜보살과 문수사리보살 및 모든 대중과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阿修羅)와 건달바(乾闥婆)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여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006_1173_c_18L佛說此經已妙慧菩文殊師利菩薩及諸大衆修羅乾闥婆等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須摩提經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마음 자체. 마음 작용의 근본이 되는 것을 말한다. 마음의 개별적인 작용에 대해 마음이 인식 대상의 총체적인 양상을 받아들여 통합하는 기능을 왕에 비유한 것이다. 6식 또는 8식이 심왕에 해당한다.
  2. 2)마음에 속하는 것으로, 마음의 개별적인 작용․활동. 마음의 속성․심리. 정신 현상․정신 작용. 마음의 주체적인 측면인 심왕에 부수하여 일어나는 세부적인 여러 가지 심리 또는 정신 작용을 말한다.
  3. 3)①6인(忍) 중의 하나로, 법지(法智)를 얻기 전에 모든 법은 가(假)임을 아는 것을 말한다. 즉 지금까지 믿기 어렵던 이치를 잘 받아들이고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4제(諦)의 이치를 관하여 인가(忍可)하는 것을 말한다. ②2인(忍) 중의 하나로 어떠한 것도 참아내며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4. 4)세상 모든 것이 공(空)한 것이라는 이치를 터득하는 것으로 법공지(法空智)․무생인(無生忍)이라고 한다.
  5. 5)6욕천(欲天)의 하나로, 욕계의 가장 높은 데에 있는 하늘이며, 욕계천의 임금인 마왕이 있는 곳이다. 다른 세계에서 만들어낸 욕망의 대상을 자유자재로 수용하여 즐거움을 누리는 세계이다. 이 하늘의 남녀는 서로 마주보는 것만으로 음행이 만족하고, 아들을 낳으려는 생각만 내면 아들이 무릎 위에 나타난다고 한다. 또 이 하늘 사람의 키는 3리(里), 수명은 1만 6천 세, 이 하늘의 1주야(晝夜)는 인간의 1천6백 년에 해당한다.
  6. 6)거처가 지상에 있는 세계. 6욕천 중의 사천왕천과 도리천을 가리킨다.
  7. 7)깨달음을 얻기 위한 실천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각지(覺支)․각분(覺分)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