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6_1343_a_01L불설유일마니보경(佛說遺日摩尼寶經)
006_1343_a_01L佛說遺日摩尼寶經


후한(後漢) 월지국(月支國) 지루가참(支婁迦讖) 한역
변각성 번역
006_1343_a_02L後漢月支國三藏支婁迦讖譯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원(祗洹) 아난분지아람(阿難邠坻阿藍)에 계셨다. 이때 큰 비구 스님 1,250명과 보살 1만 2천 사람과 함께 하셨다.
006_1343_a_03L佛在舍衛國祇洹阿難邠坻阿藍時與摩訶比丘僧千二百五十人菩薩萬二千人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마하가섭(摩訶迦葉)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네 가지 일과 법이 있으면 지혜가 감히 지나니, 무엇이 네 가지 일인가. 첫째는 경을 공경하지 아니하고 스승을 공경하지 아니함이요, 둘째는 사람이 경을 듣고 싶어 하는데 중단함이요, 셋째는 사람이 심오한 경전을 구하려 하는데 아끼고 즐겨 주지 아니함이요, 넷째는 스스로 높은 체하고 남을 업신여김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a_06L爾時佛語摩訶迦葉比丘菩薩有四事法智慧爲減何等爲四事一者不敬經不敬師二者人有欲聞經者中斷之三者人有求深經者愛惜不肯與四者自貢高輕侮他是爲四
보살이 다시 네 가지 일과 법이 있으면 지혜가 더하나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경을 공경하고 스승을 높임이요, 둘째는 사람이 와서 경을 들으려 하면 중단하지 아니함이요, 셋째는 사람이 심오한 경전을 얻으려 하면 아끼고 감추지 아니함이요, 넷째는 구족하게 남을 위하여 경을 설해 주되 사람으로부터 바라는 바 없고 항상 스스로 정진하며 항상 법행(法行)을 따르고 시끄럽게 말하지 아니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a_11L菩薩復有四事法智慧爲何等爲四一者恭敬經尊師二者人有來聽經者不中斷三者人有欲得深經者不愛藏四者具足爲人說不從人有所徼冀常自精進常隨法行不譁說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세상에 날 적마다 보살도의 뜻을 망실하리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그 스승을 속임이요, 둘째는 남의 장단(長短)을 가로맡아 남의 장단이 없는데도 비방함이요, 셋째는 보살도를 무너뜨림이요, 넷째는 보살도 하는 자를 꾸짖음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a_16L菩薩有四事世亡菩薩道意何等爲四一者欺調其師二者主持他人長短人無長短誹謗之三者壞敗菩薩道四者罵詈爲菩薩道者是爲四
006_1343_b_02L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세상에 날 적마다 보살도를 생각하여 망실하지 않고 스스로 부처됨에 이르리니, 무엇이 네 가지 일인가. 첫째는 스승을 속이지 않고 그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두 가지 말하거나, 아첨하거나 자랑하지 아니함이요, 둘째는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두 가지 말하거나, 남을 비웃지 아니함이요, 셋째는 남에게 자비한 마음으로 대하고 남의 나쁨을 생각하지 아니함이요, 넷째는 여러 보살 보기를 부처님 보는 것 같이하여 처음 발심할 적과 다름이 없음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a_20L菩薩有四事世所生念菩薩道不忘及自致至佛何謂四事一者不欺師盡其形壽不兩舌諛訑二者盡形壽不兩舌形笑他人三者慈心於人不念人惡四者視諸菩薩如見佛及初發意無異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법 가운데 도가 단절하여 보살의 해[日]가 감해짐이 되나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스스로 높은 체하여 외도를 배움이요, 둘째는 혼자만 공양을 받고 싶어하고 남은 얻게 하지 아니함이요, 셋째는 도리어 스스로 보살을 증오하고 도리어 스스로 비방함이요, 넷째는 사람이 와서 항상 듣고 싶어 하는 경을 괜히 중지하여 단절케 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b_05L菩薩有四事法中道斷絕爲菩薩日減何謂爲四一者自貢高學外二者獨欲自供養不欲令他人得三者反自憎菩薩還自相謗四者人有來常所聞經妄止令斷絕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경전과 도를 구함과 및 그 외 구하는 바를 중단하지 않나니, 무엇이 네 가지 일인가. 다만 좋은 경법과, 6바라밀과, 및 보살의 비라경(毘羅經)과, 부처님의 모든 품(品)을 구하며 성내는 마음을 버리고 시방의 여러 사람을 공경히 섬기되 종이 주인을 섬기는 것같이 함이요, 경을 좋아하고 외도를 하거나 스스로 몸을 이익하려 하지 아니함이요, 스스로 지키고 남의 나쁨을 말하거나 및 사람을 참소하지 아니함이요, 듣지 못한 경으로서 부처님 지혜를 한정지우지 못할 것이니 그 기뻐하는 바 경을 따라 제각기 얻어 듣게 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b_09L菩薩有四事求經道及有所求索不中斷何謂四事但求索好經法六波羅蜜及菩薩毘羅經及佛諸品去瞋恚之心敬事十方天下人如奴事大樂於經不爲外道自益身也自守不說人惡及讒溺於人所不聞經不限佛智也隨其所喜經者各自聞得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마음이 위곡하지 못하리니 마땅히 멀리 떠나야 한다.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불법(佛法)에 유예함이요, 둘째는 스스로 높은 체하여 성내고 사나움으로 사람에게 가함이요, 셋째는 간탐[貪]․질투[嫉]․아첨[諛]․자긍[訑]함이요, 넷째는 보살의 단점을 말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b_17L菩薩有四事心不委曲當遠何謂爲四一者猶豫於佛法二者自貢高瞋恚頑很用加於人三者貪嫉諛訑四者說菩薩短是爲四
006_1343_c_02L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정직하게 지성(至誠)을 행하리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스스로 허물과 악이 있음에 덮어 가추지 않고 스스로 참회하여 그 죄를 없애고자 함이요, 둘째는 진실로 목숨이 망하고, 나라가 망하고, 재물이 망할지라도 두 가지 말을 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설령 재변이 괜히 일어나서 꾸짖으며 자주자주 멸시하여 구타하며 감옥에 가둠에 이르러 설령 이러한 것들이 있을지라도 마땅히 스스로 전생의 죄악으로 된 것임을 참회함이요, 넷째는 원망함과 성냄이 없고 스스로 진중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b_20L菩薩有四事直行至誠何謂爲四一者自有過惡不覆藏自悔欲除其罪二者實諦亡命亡國亡財不兩舌三者設有災變妄起至罵詈數數輕易及撾捶閉著牢獄設有是當自悔前世惡所致四者無恨無瞋恚自信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조복하기 어렵나니 무엇이 네 가지 일인가. 첫째는 경을 배우되 제멋대로 하고 스승의 법을 따르지 아니함이요, 둘째는 배운 바를 따르지 않고 스승에게 자효(慈孝)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비구 스님의 신중히 여기는 글귀를 받아서 망령되이 다른 사람에게 줌이요, 넷째는 보살 성취한 이를 공경하지 않음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c_03L菩薩有四事難調也何謂四事一者學經自用不隨師法二者所受教不用也不慈孝於師三者受比丘僧所信句妄與他人四者不敬於成就菩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조복하기 쉽나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들은 경법에 가르침을 따르고 넘어서지 않아 듣는 바엔 다만 듣고서 법만 취하고 꾸미려 하지 않음이요, 둘째는 마땅히 스승을 공경하고 아첨함이 없음이요, 셋째는 먹는 데에 만족을 알고 계를 지니고 삼매 닦는 것이 법과 같음이요, 넷째는 보살 성취한 이를 보면 좋은 마음으로 대하고 몸과 입과 뜻도 또한 그리하여 그 공덕을 따르고자 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c_08L菩薩有四事易調也何謂爲四一者所聞經法隨教不過所聞者但聞取法不取嚴飾二者當恭敬於師無諛諂三者食知足持戒三昧如法四者見成就菩薩持善心向心口身亦爾亦欲及其功德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그 허물을 얻나니, 무엇이 네 가지 일인가. 첫째는 본래 익힌 것이 아니면 응당 망령되이 믿지 않을 것이라 함이요, 둘째는 부처님께서는 심오한 법이 있는데 응당 망령되이 사람에게 가르치지 아니했다 함이니 이는 큰 허물이 된다. 셋째는 사람이 보살도를 좋아하는데도 도리어 사람에게 나한도(羅漢道)를 가르침이니 이는 큰 허물이 된다. 넷째는 비구 스님에게 보시하되 마음이 평등하게 주지 못함이니 이는 큰 허물이 된다.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c_13L薩有四事得其過何謂四事一者本不相習不當妄信二者佛有深法不當妄教人是爲大過三者人有喜菩薩道者反教人羅漢道是爲大過者於比丘僧中布施心不等與者爲大過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보살도를 얻나니, 무엇이 네 가지 일인가. 첫째는 시방의 사람에게 마음이 평등함이요, 둘째는 보시하는데 마음이 시방의 사람에게 평등함이요, 셋째는 작위(作爲)하는데 마음이 시방의 사람에게 평등함이요, 넷째는 경을 설함에 마음이 시방의 사람에게 평등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c_19L菩薩有四事得菩薩何謂四事一者等心於十方人者布施等心於十方人三者所作爲等心於十方人四者說經等心於十方人是爲四
006_1344_a_02L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보살이 되었다고 거짓 칭함이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경에 의지하여 생활함이요, 둘째는 다만 이름만을 구하고 불도를 구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다만 스스로 편안하려 하고 괴로운 사람을 생각하지 아니함이요, 넷째는 다만 입으로 말을 많이 하고 그 외 사람을 제외하고자 하나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3_c_23L菩薩有四事矯稱爲菩何謂四事一者依經得生活二者但欲聲名不索佛道三者但欲自安不念苦人四者但口多說不欲度餘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그 공덕을 이루나니, 무엇이 네 가지 일인가. 첫째는 허공임을 믿음이요, 둘째는 지은 악을 마땅히 참회할 것임을 믿음이요, 셋째는 만물은 모두 나의 것[我所]이 아니라고 마음에 생각함이요, 넷째는 시방의 사람에게 지극히 크게 자비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4_a_04L菩薩有四事成其功德謂四事一者信虛空二者所作惡信當悔三者心念萬物皆非我所四者極大慈於十方人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악지식(惡知識)이 있나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사람에게 나한도(羅漢道)를 하여 뜻을 없애는 것을 가르침이요, 둘째는 사람에게 벽지불도(辟支佛道)를 하여 스스로 무위(無爲)를 지키게 가르침이요, 셋째는 사람에게 교화도[敎道] 하는 것 가르침을 좋아함이요, 넷째는 사람이 와서 경을 배우려 하면 재물을 가지고 오기를 유도하고 즐겨 사람에게 가르쳐 주지 아니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4_a_07L菩薩有四惡知識何謂四一者教人爲羅漢道滅意二者教人爲辟支佛道自守無三者喜教人爲教道四者人求有學經者持財物誘恤不肯教人是爲
보살이 네 가지 선지식(善知識)이 있나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요구하는 바를 거역하지 않음이니 이렇게 하기 때문에 불도를 성취한다. 둘째는 경 사(經師)가 선지식이니 경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요, 셋째는 권유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뜻을 발하여 불도를 구하여 공덕을 이루게 함이요, 넷째는 부처님, 천중천(天中天 )이 선지식이 모든 불법을 구족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4_a_12L菩薩有四善知識何等爲四一者人所求索不逆也用是故成佛道者經師是爲善知識多聞經故三者勸樂使人發意求佛成於功德四者佛天中天是善知識具足諸佛法故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보배로움이 있나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부처님을 친견하면 모두 공양하고 딴 뜻이 없음이요, 둘째는 6바라밀 법을 모두 들음이요, 셋째는 항상 깨끗한 마음으로 스승에게 대함이요, 넷째는 애욕을 끊고 항상 조용한 곳에 머무름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4_a_17L菩薩有四珍寶何謂爲四者見佛已悉供養無二意二者六波羅蜜法悉聞三者常淨心向師四者止於愛欲常止空閑處是爲四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마(魔)의 세계를 벗어나나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보살의 마음을 버리지 아니함이요, 둘째는 털끝만큼이라도 성내는 마음으로 시방 사람에게 대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딴 외도를 모두 배워 알았음이요, 넷째는 모두 보살을 공경함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4_a_20L菩薩有四事出於魔界何謂爲四一者不捨菩薩心二者無有瞋恚心向於十方人大如毛髮三者悉學外餘道者恭敬於諸菩薩是爲四
006_1344_b_02L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으면 얻은 공덕을 헤아릴 수 없으리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법을 가지고 사람에게 주되 소득이 있기를 바라지 않음이요, 둘째는 계(戒)에 범함이 있는 사람을 마땅히 사랑하고 슬퍼해 줌이요, 셋째는 많이 사람을 가르쳐 보살도를 닦게 함이요, 넷째는 하천한 사람이 와서 보살을 헐뜯고 욕하거든 모두 마땅히 참음이니 이것이 넷이 되느니라.”
006_1344_a_24L菩薩有四得功德不可復計何謂爲四一者持法施與人不希望欲有所得二者人有犯戒者當慈哀之三者多教人爲菩薩道四者有下賤人來毀辱菩悉當忍之是爲四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명자[字]를 쓰지 않으므로 보살이라 이름함이니 법을 따라 행하고 법을 따라 용(用)을 세우기에 그러므로 보살이라 이름한다. 보살이 무릇 서른두 가지 일이 있나니 무엇이 서른두 가지 일인가.
006_1344_b_06L佛語迦葉言不用字爲字菩薩也法行隨法立用是故字菩薩菩薩有三十二事何謂三十二事
사람에게 안온과 자비한 마음을 둠이요, ‘지혜로운 생각이 적고 자기의 덕이 높지 못함을 스스로 생각함이요, 스스로 굳게 머물러 움직이지 않음을 기름이요, 주는 것에 친절하고 후하게 함이요, 이에 열반에 이름이요, 선지식(善知識)과 악지식(惡知識)에 평등하여 마음이 다름이 없음이요, 하는 일에 게으르지 아니함이요, 항상 시방 사람에게 화창하게 대함이요, 중단하지 않고 평등한 마음으로 모두 두루 대함이요, 자비한 마음을 끊지 않음이요, 모든 경법을 구하여 잊지 않음이니라.
006_1344_b_09L安隱慈於人自念智慮少去自用不高自堅住不動還所與親厚乃至般泥善知識惡知識等心無有異所作爲不懈怠常和暢向於十方人不中等心悉遍至不斷慈心索諸經法不忘
경법 중에 배부를 때가 있지 않음이요, 있는 바 악은 숨기지 아니함이요, 모두 고백함이요, 남의 단점이 있는데도 그 단점과 나쁜 점을 생각하지 아니함이요, 모든 복과 공덕이 모두 완성됨이요, 보시할 데를 찾아 줌이요, 다만 발심하여 부처를 찾고 일체를 찾지 않음이요, 생기는 마음이 있더라도 시방 사람을 대하여 증오함이 있지 않음이요, 사상(思想)하는 선(禪)이 없어서 그중에 원하지 않음이니라.
006_1344_b_15L於經法中無有飽時所有惡不覆藏皆發露他人有短不念其短惡諸福功德悉究竟索所施與但發心索佛耳一切不索有所生心向十方人不適有所憎無思想之禪不願於其中也
구화(漚和)와 구사라(拘舍羅)로 지혜를 보호함이요, 4사(事)로 섞어 보시함이요, 다른 일을 좋아하지 않음이요, 적은 도를 좋아하지 않음이요, 마음에 큰 도를 좋아함이요, 악지식을 떠남이요, 선지식을 익힘이요, 5신통으로써 스스로 즐김이요, 비유컨대 달이 처음 생길 때에 차츰 차츰 더 커지는 것과 같아서 지혜가 차츰 자람도 이와 같음이요, 그릇된 법에 떨어지지 않음이요, 말하는 바가 틀림이 없음이요, 말한 진리를 공경(恭敬)함이니라.”
006_1344_b_20L漚和拘舍羅護於智慧四事雜布施不樂於外事不喜於小道喜於大道離於惡知識習善知識五旬自娛樂譬如月初生時稍稍增於智慧稍稍如是不墮非法所語無異所說諦者恭敬
006_1344_c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가섭아, 이와 같은 서른두 가지 일이기에 그러므로 보살이라고 이름하느니라.”
006_1344_c_02L佛言如是迦葉三十二事是故名爲菩薩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땅이 일체 사람의 그 심은 바를 따르고 그 땅이 또한 사람을 가리지[擇] 아니함과 같나니, 이와 같아서 뜻을 발한 보살이 스스로 이에 부처를 이루게 되어 시방의 사람을 이익하게 하고, 또한 가리는 바가 없느니라.
006_1344_c_04L佛言迦葉譬如地一切人隨其所種其地亦不置人也如是發意菩自致乃成佛饒益十方人亦適無所置也
가섭아, 비유컨대 봄과 여름이 따뜻하고 뜨거움에 심은 바가 성숙함과 같아서 보살의 지혜로 시방의 사람을 성숙하는 공덕도 이와 같으니라. 비유컨대 물로서 온갖 곡식과 풀과 나무가 모두 자라서 무성해짐과 같아서 보살도 이와 같아서 발심과 모든 경법(經法)이 모두 그 가운데로부터 생기느니라. 비유컨대 풍륜(風輪)이 모든 불국토를 모두 이룬 것과 같아서 보살도 이와 같아서 구화(拘和)와 구사라(拘舍羅)로 모든 불경을 이루었느니라.
006_1344_c_07L迦葉譬如春夏溫煖所種成菩薩智慧成熟十方人功德如是譬如水百穀草木皆因水茂盛菩薩如是發心諸經法悉從中生譬如風悉成諸佛國土菩薩如是漚和拘舍羅悉成諸佛經
비유컨대 해가 비추지 아니한 바 없음에 온 천하가 모두 그 밝음을 보는 것과 같아서 보살도 이와 같아서 지혜광명과 경도(經道)의 밝음이 시방의 사람을 모두 비추느니라. 비유컨대 달이 처음 생길 때에 나날이 더 커짐과 같아서 보살도 이와 같아서 증진하여 공덕을 구족하느니라. 비유컨대 사자가 혼자 걸어 다녀도 두려워하는 바 없는 것과 같아서 보살도 이와 같아서 계덕(戒德)의 투구를 쓰고 홀로 걸어 다녀도 두려워하는 바가 없느니라.
006_1344_c_12L譬如日無所不照下皆見其明菩薩如是智慧光明悉照十方人經道之明譬如月初生時日日增益菩薩如是精進具足於功譬如師子獨行獨步無所畏菩薩如是被戒德之鎧獨行獨步無所畏
비유컨대 초목이 비록 위 가지가 없더라도 아래 뿌리로 말미암아 다시 생장하는 것과 같아서 보살도 이와 같아서 2처(處)를 끊었으나 극히 큰 자비로 계속 세간에 출현하느니라. 비유컨대 1만 내[川]와 사방의 흐름이 모두 바다에 돌아가면 합하여 한 맛이 되는 것과 같아서 보살도 이와 같아서 약간 종류의 행(行)을 가지고 합하여 공덕을 모아서 그를 가지고 원(願)의 한 맛을 이루어서 살반야(薩般若)의 가운데 드느니라.
006_1344_c_17L譬如草木雖無上枝下根由復生薩如是雖斷三處極大慈續見世閒譬如萬川四流皆歸於海合爲一味菩薩如是持若干種行合會功德用成願一味入薩芸若中
006_1345_a_02L비유컨대 수미산에서 도리천이 그 위에 있는 것과 같아서 보살도 이와 같이 발심하여 살반야를 이루느니라. 비유컨대, 나무 그늘에 비를 뿌리는 것과 같아서 보살도 이와 같아서 지극히 큰 자비를 가지고 경과 도의 비를 내리느니라. 비유컨대 국왕(國王)이 돕는 신하를 얻어서 함께 정치함에 곧 구화와 구사라를 좋아하는 것과 같아서 이와 같은 보살의 하는 일도 부처님과 같으니라.
006_1344_c_22L譬如須彌忉利住其上菩薩如是發心成薩芸若譬如樹蔭卻雨菩薩如是持極大慈雨於經道譬如國王得傍臣共則好漚和拘舍羅如是菩薩所作爲如佛
비유컨대 하늘이 개인 데서 비를 찾으면 얻을 수 없듯이 보살도 이와 같아서 경도를 배우지 아니하면 지혜가 고명하지 못하느니라. 비유컨대 차가월라왕(遮迦越羅王)의 거처하는 곳엔 저절로 7보(寶)가 자연히 와서 생기듯이 보살도 이와 같아서 처음 살반야의 뜻이 생기고 그 후에 자연 37품(品) 경이 생기느니라.
006_1345_a_04L譬如天晴欲索雨不能得也菩薩如是不學經道豫知不高明也譬如遮迦越羅王之所處自然後七寶自然來生菩薩如是初生薩芸若意然後自然生三十七品經
비유컨대 마니주를 다시 잘 갈면 그 값이 배나 더하여 이익이 많듯이 한 사람을 보살도 닦게 만들면 뭇 아라한(阿羅漢)과 벽지불(辟支佛)이 모두 다 의지하여 제도함을 얻느니라. 비유컨대 독약이 사람의 수중에 있어서는 사람을 해치지 않듯이 보살이 비록 애욕의 속에 있으나 지혜를 가졌기에 악도(惡道)에 들어가지 않느니라. 비유컨대 군국(郡國)에 거름 무더기를 많이 쌓아서 나락 밭과 채소밭에 이익 됨이 있듯이 보살도 비록 애욕(愛欲) 속에 있으나 천상천하를 이익 되게 하느니라.”
006_1345_a_08L譬如更治摩尼珠其價增倍多所饒益師成一人爲菩薩道衆阿羅漢辟支佛皆依用得度譬如毒藥在人手中不害傷菩薩雖在愛欲中持智慧不入惡譬如郡國多積糞壤有益稻田菜菩薩雖在愛欲中益於天上天下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지극히 큰 보배가 쌓임은 유일라경(遺日羅經)을 배우고자 할진대 마땅히 이 경의 근본법[本法]을 따라 정진할 것이다. 무엇이 근본법이 되느냐. 법도 없고, 아(我)도 없고, 인(人)도 없고, 수(壽)도 없고, 떳떳함도 없고, 색(色)도 없고, 아픔도 없고, 사상(思想)도 없고, 생사식(生死識)도 없는 이것이 법의 근원이 된다. 유상(有常)도 1변에 있음이요, 무상(無常)도 1변에 있음이요, 유상무상도 그 속에 있다. 색(色)도 없고, 견(見)도 없고, 식(識)도 없나니, 그러므로 그 속의 지혜 근본이 되느니라.
006_1345_a_14L佛語迦葉若有菩薩欲學極大珍寶之積遺日羅經當隨是經本法精進何等爲本法無法無我無人無壽無色無痛痒無思想無生死識爲法本根有常在一邊無常在一邊有常無常適在其中無色無見無識是故爲中之智黠本也
비유컨대 대지(大地)가 한 세계와 또 한 세계가 됨에 두 세계가 그중에 모였듯이 색(色)이 없고 견(見)이 없고 식(識)이 없고 아(我)가 없고 인(人)이 없고 들어가는 바가 없고 말하는 바가 없는 이것이 지혜의 근본이 되느니라.
006_1345_a_21L譬如大地爲一界復一佛界兩界之際中無色見無識無我無識無所入無所語爲智黠本也
유심(有心)도 1변(邊)이 되고 무심(無心)도 1변이 되지만 만일 심(心)도 없고 식(識)도 없고 아(我)도 없고 인(人)도 없는 것이면 이것은 중간의 근본(根本)이 되느니라.
006_1345_a_24L心爲一邊無心爲一邊設無心無識無我無識是爲中閒之
006_1345_b_02L부처님의 경법(經法)은 평등하여 다름이 없나니 덕이 있음과, 덕이 없음과, 안의 일과, 바깥일과, 세간(世間)이 있음과, 세간이 없음과, 제도된 자와, 제도되지 못한 자와, 애욕을 해탈함과, 애욕을 해탈하지 못함과, 열반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다. 유(有)도 1변에 있음이요, 유(有) 없음도 1변에 있으나 유와 무유(無有)는 마침 중간에 있나니 이것이 지혜 중간의 근본이 되느니라.”
006_1345_b_03L諸佛經法等無有異有德無德事外事有世閒無世閒爲度者未度脫愛欲未脫愛欲泥洹等無有異有在一邊無有在一邊有無有適在中閒是爲智黠中本也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설법하노라. 날 적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몸에서 출생한 바 괴로움과 어리석음도 1변에 있음이요, 슬기로움도 1변에 있다. 어리석음도 없고 슬기로움도 없는, 이것은 마침 중간에 있나니 이것이 지혜 중간의 근본이 되느니라.”
006_1345_b_07L佛語迦葉爲汝曹說法從生至死身所出生癡在一邊黠在一邊無癡無黠適在中閒是爲智黠中閒之本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공(空)은 지음 아닌[不作] 법이나 법은 본래 공이 없다. 무상(無相)이 지음 아닌 법이니, 법은 본래 무상(無相)이니라. 무원(無願)이 지음 아닌 법이니 법은 본래 무원(無願)이니라. 나고 죽음이 없는 것이 지음 아닌 법이니 법은 본래 나고 죽음이 없느니라. 남도 없고[無生] 나감도 없고[無出] 생멸(生滅)과 처소(處所)가 없고 형체가 없는[無形] 것이 지음 아닌 법이니 법은 본래 형체가 없느니라. 마땅히 이 근본법을 따를 것이니 이것이 중간에서 보는 근본이 된다. 스스로 분별하여 몸이 공(空)이 된다고 알지 아니할 것이니, 공(空)은 공중의 공(空)과, 또 미래의 공[當來空]과, 현재의 공[現在空]도 아니니라.”
006_1345_b_10L佛語迦葉空不作法法本無空無相不作法法本無相無願不作法法本無願無死生不作法法本無死生生無出生無滅無處所無形不作法法本無形當隨是本法是爲中閒本法不自分別解身爲空也空棄空中之空本自空甫當來空現在空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만일 어리석음에 집착한 것이 크기가 수미산과 같다면 그 허물이 있다고 말할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사람이 공에 집착하여 공(空)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 허물이 더 클 것이니, 만일 어리석음에 집착함이 있는 자는 공을 깨달아서 해탈을 얻거니와, 공에 집착한 자는 해탈을 얻지 못하느니라.”
006_1345_b_17L語迦葉人寧著癡大如須彌山呼爲有其過不足言耳人有著空言有空其過甚大若有著癡者曉空得脫空者不得脫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사람이 병들어 좋은 의원이 약을 주는데도 약이 뱃속에 들어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가섭아, 뜻에 어떠하냐? 이 사람의 병이 낫겠느냐?”
가섭은 대답하여 말하였다.
“크게 어려울 것입니다.”
006_1345_b_21L佛語迦葉言譬如人病得良醫與藥藥入腹中不行於迦葉意云何是人能愈不迦葉報言大難
006_1345_c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외도라도 공을 깨달으면 해탈을 얻고 공에 집착하면 해탈을 얻지 못하느니라. 비유컨대 만일 사람이 허공을 두려워하여 울고 불며 사람을 시켜 허공을 없애게 한다면”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이 허공을 없앨 수 있겠느냐?”
가섭은 말하였다.
“없앨 수 없습니다.”
006_1345_b_23L外餘道曉空得脫著空不得脫如人畏於虛空啼哭教人卻去虛空佛語迦葉是人寧卻虛空不迦葉言不可卻也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와 같다. 가섭아, 만일 사문․바라문이 허공을 두려워하여 그 사람이 또한 공했다 말하고, 다시 허공을 두려워한다면 이 사람은 미친 것과 다르지 않으리라.”
006_1345_c_04L佛言如是迦葉若沙門婆羅門畏於虛空其人亦空語復畏空是人爲狂無有異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그림 그리는 사람이 스스로 귀신의 형상을 그려놓고 도리어 스스로 다시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 비유컨대 도를 얻지 못한 사람이 이와 같은 색(色), 소리, 냄새, 맛에 앉아 있어 나고 죽는 가운데에 떨어지고 법을 깨닫지 못함과 같다. 비유컨대 나무 속에 불이 나와서 도리어 스스로 나무를 태우듯이 관(觀)으로부터 지혜를 얻어 스스로 몸을 태운다. 비유컨대, 요술하는 사람이 변화로 사람을 만들어 내고 도리어 스스로 요술하는 사람을 잡아먹듯이, 이와 같은 색(色), 소리, 냄새, 맛의 대(對)함이 그 속으로부터 나와서 공(空)이라고 마음먹으나, 마음먹은 것이 별다른 기특함이 없느니라.”
006_1345_c_06L佛語迦葉言譬如畫師自畫鬼神像還自復恐怖譬如人未得道者如是色聲香味坐是墮死生中不曉法譬如木中火出還自燒從觀得黠自燒身譬如幻師化作還自取幻師噉如是色聲香味對從中出念噉空噉無他奇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등불의 밝음이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기를, ‘내가 마땅히 어둠을 구축하여 어둠을 제거 하겠다’ 고 아니 하며, 등불이 커져서 비추어도 어둠의 간 곳을 알지 못하듯이, 이와 같은 지혜도 ‘내가 마땅히 어리석음을 버리고 지혜를 얻겠다’ 고 생각하지 않고, 어리석음의 간 곳을 알지 못한다. 이 지혜는 온곳도 없고 또한 지내고 온 것도 없으며, 이 등불의 어둠을 밝힘에 허공을 얻어 지닐 수도 없나니, 이 지혜와 어리석음을 둔 것이 모두 공하여 지니는 바 없다.
006_1345_c_12L佛語迦葉譬如燈炷之明不自念言我當逐冥去冥也然燈炷照不知冥所去處智黠不念我當去愚癡得智黠知愚癡所去處也是智黠無所從來亦無有持來者是燈炷明是冥空不可得持也是智黠是癡兩者俱空所持也
비유컨대 큰 집과 작은 집에 백년 천년을 지나도록 일찍이 그 속에서 등불을 켜지 않다가 그 후에 그 속에서 등불을 켰다면 가섭아, 너의 뜻에 어떠하냐? 이 어둠이 그 속에서 천년 동안 있었으니, ‘나같이 강한 것이 나가겠느냐’고 하느냐?”
006_1345_c_19L譬如大舍小舍百歲若千歲未嘗於其中然燈火也卻後各於中然燈火迦葉於迦葉意云何是冥在中千歲若我豪强不出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니옵니다. 어둠이 비록 그 속에 오래 있었으나 밝은 불을 보면 감히 견디지 못하고 즉시 가야 합니다.”
006_1345_c_22L迦葉白佛言不也冥雖久在中見火明不敢當卽
006_1346_a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와 같다. 가섭아, 보살이 수천억만 겁(劫)을 애욕 속에 있어서 애욕에 덮인 바가 되었더라도 부처님 경을 한번 듣고 착함을 생각하면 죄가 곧 소멸하여 없어지나니 등불의 밝음이란 불법중의 지혜 밝음이요, 어둠인 곧 애욕이 소멸하여 없어짐이니라.
006_1345_c_24L佛言如是迦葉菩薩數千巨億萬在愛欲中爲欲所覆聞佛經一反念善罪卽消盡燈炷明者於佛法中智黠明是也冥愛欲卽爲消盡
비유컨대 허공 가운데는 곡식이 나지 않고 땅과 종자에 곡식이 나는 것과 같아서 이와 같은 열반 가운데엔 보살이 나지 않는다. 거름 주고 가꾼 그 땅에 곡식 종자가 자라듯이 애욕 가운데에서 보살이 나느니라.”
006_1346_a_04L譬如虛空中不生穀實也地種乃生穀實如是泥洹中不生菩薩也糞治其地穀種潤澤生於愛欲中生菩薩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벌판의 가운데와 산 위에 연꽃과 우발라(優鉢羅)꽃이 나지 않듯이, 보살은 뭇 아라한과 벽지불의 법 가운데에서 나지 않느니라. 비유컨대 큰 물 더러운 진흙 속에 연꽃과 우발라꽃이 나듯이 애욕 가운데로부터 보살법이 생긴다.
006_1346_a_07L語迦葉譬如曠野之中若山上不生蓮華及優鉢華也菩薩不於衆阿羅辟支佛法中出也譬如大陂水污泥之中生蓮華優鉢華也從愛欲中生菩薩法
비유컨대 넷 큰 바다가 정주하듯이 보살이 삼계(三界) 공덕 가운데에서 윤택하여 보살도를 이룬다. 비유컨대 좀벌레가 개자공(芥子空:큰 방공과 대조적인 말)을 먹듯이 나한과 벽지불의 지혜도 그러하니라. 비유컨대 만일 삼[麻]의 기름에서 한 터럭 정도 깨뜨려 백분으로 만들고 그의 1분을 가지고 기름을 짠다면 마(麻)의 속에서 몇 방울이나 나겠느냐. 나한과 벽지불의 지혜는 이와 같고, 시방 허공의 이르는 바와 같아서 보살의 부처님 지혜를 아는 것은 이와 같으니라.
006_1346_a_12L譬如四大海停住菩薩於三界功德中潤澤成菩薩道譬如蠹虫食芥子空羅漢辟支佛智爾所耳譬如麻油破一髮作百分持一分搵油麻中爲出幾所渧羅漢辟支佛智如是如十方空所至菩薩曉佛智如
비유컨대 차가월라(遮迦越羅)에게 천 아들이 있으나 한 아들도 차가월라의 상(相)에 응함이 없다. 비록 그러한 아들이 있으나 아들 계산에 들지 못하듯이 나한이 수천억만 사람이 있을지라도 부처님 계산 중에 들지 못하고 한 보살도 아님이니 부처님에게 비록 그러한 것들이 있다 해도 나한은 옳은 불자(佛子)가 되지 못하다. 비유컨대 차가월라의 정부인(正夫人)이 빈궁한 사람과 간통하여 그 속에서 아들을 낳았다고 하자.”
006_1346_a_18L譬如遮迦越羅有千子無有一子應遮迦越羅相也雖有爾所子不在子計中也有羅漢數千巨億萬人在佛計中無一菩薩佛雖有爾所羅不具足爲佛子也譬如遮迦越羅正夫人與貧窮人共交通從中生子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응당 차가월의 아들이라고 해야겠느냐?”
가섭은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006_1346_a_23L佛語迦葉是寧應爲遮迦越羅子不迦葉報佛言不也
006_1346_b_02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와 같다, 가섭아. 비록 나한이 법 가운데로부터 나왔으나, 이는 불자가 아니요, 보살과 같지 않나니 무슨 까닭이냐? 보살은 불법을 끊지 않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차가월라가 하천한 사람과 정을 통하여 그후 아들을 낳아서 구족히 차가월라의 상을 이루었다면 비록 청의(靑衣)로부터 나왔으나 이는 차가월라의 아들이 될 수 있듯이 이와 같은 보살이 비록 나고 죽는 속에 있어서 행하는 힘이 적다해도 곧 불자가 된다.
006_1346_b_02L佛言如是迦葉雖有羅漢從法中出是非佛子也類菩薩何以故菩薩不斷佛法故如遮迦越羅與靑衣交通卻後生子具足成遮迦越羅相雖從靑衣生爲是遮迦越羅子也如是菩薩雖在生死中行力少會爲佛子
비유컨대 차가월라의 부인이 임신한 지 7일이었다면 곧 마땅히 차가월라의 상을 이룰 것이다. 모든 하늘은 모두 뱃속에 든 태아를 사무쳐보나니 비록 차가월라의 아들이 많더라도 차가월라의 상이 없기에 모든 하늘은 말하되, ‘뱃속에 7일인 아들에게 공양함만 못하다’고 하듯이, 뜻을 발한 보살이 이와 같은 속에서 불도를 닦음이 있으면 모든 하늘은 생각하되 ‘비록 나한의 수가 천만억이며 존귀함이 있더라도 뜻을 발한 보살에게 공양한 것만 못하다고’ 하느니라.
006_1346_b_08L譬如遮迦越羅夫人懷軀七日會當成遮迦越羅相也諸天皆徹視見腹中胞胎遮迦越羅子多者無遮迦越羅相天言由不如供養腹中七日子也意菩薩如是中有爲佛道諸天心念雖有羅漢數千萬億豪尊不如供養發意菩薩也
비유컨대 수정이 있어 크기가 수미산과 같더라도 한낱 마니주(摩尼珠)만 같지 못하듯이 처음 뜻을 발한 보살 무리를 아라한과 벽지불이 능히 미칠 바가 아니다. 비유컨대 차가월라에게 자은 아들이 있음에 모든 작은 왕과 대신이 모두 예경하듯이, 처음 뜻을 발한 보살도 이와 같나니 모든 하늘과 제석과 범왕과 인간 사람과 용과 귀신이 모두 예경한다.
006_1346_b_15L譬如摩尼珠有水精大如須彌山不如一摩尼珠初發意菩薩衆阿羅漢辟支佛所不能及也譬如遮迦越羅有少子諸小王傍臣皆爲作禮初發意菩薩如是諸天世閒人鬼神皆爲作禮
비유컨대 큰 산의 모든 약초가 모두 따라 모든 병을 다 낫게 하듯이, 보살도 이와 같아서 지혜의 약을 가지고 시방 천하(天下) 사람의 나고 죽고 늙고 병든 것을 치유하되 모두 평등한 마음이니라.
006_1346_b_20L譬如大諸藥草悉出其巓亦無有主隨其有病者與諸病皆愈菩薩如是持智慧藥愈十方天下人生死老病悉等
006_1346_c_02L 비유컨대 달이 처음 생김에 사람들이 모두 예하고 달이 가득차매 예하는 자 없듯이 만일 부처님을 믿는 자가 있어 보살 뜻을 발했으면 부처님을 믿는 자는 많이 보살에게 예하리니, 무슨 까닭이냐. 보살로부터 성불하기 때문이다.
006_1346_b_24L譬如月初生人皆爲作禮月成滿無有爲作禮者若有信佛者於佛法中菩薩發意若有信佛者多爲菩薩作禮者何以故從菩薩成佛故
비유컨대 지혜 있는 자는 달을 버리고 별에게 예하지 않는다. 높은 사람도 이와 같아서 보살을 버리고 나한에게 예하지 않느니라. 비유컨대 천상천하에서 한 가지로 한 수정(水精)만을 다듬는다면 곧 능히 마니주를 얻지 못하듯이, 일체 계(戒) 지님과 선(禪) 삼매만을 지키는 지혜로운 나한이 비록 많으나 능히 부처님 나무 밑에 앉아서 능히 부처가 되지 못하느니라.”
006_1346_c_04L譬如有智者不捨月爲星宿作禮也高人如是不捨菩薩爲羅漢作禮也譬如天上天下共治一水精會不能得摩尼珠也一切自守持戒禪三昧智黠羅漢雖衆不能坐佛樹下不能作佛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마하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배우되, 시방 사람을 위하는 것이므로 보살이 공덕을 지으며, 시방 사람을 위하기 때문에 보살이 공덕을 짓되 스스로 높은 체 아니하며, 보살이 항상 시방 사람으로 하여금 그 병을 낫게 하느니라.
006_1346_c_10L爾時佛語摩訶迦葉菩薩學用十方人故菩薩作功德用十方人故菩薩作功德不自貢高菩薩常當教十方人愈其病
무엇이 병을 낫게 함이냐. 음탕한 자에겐 평등한 마음으로 약을 삼게 하며, 어리석은 자에겐 12인연으로써 약을 삼게 하며, 의심하여 믿지 않는 자에겐 공(空)으로써 약을 삼게 하며, 욕처(欲處)․색처(色處)․무색처(無色處)에서 만일 이를 깨닫고자 하는 자에겐 무상(無相)으로써 약을 삼게 하며, 이 아소(我所)와 아소가 아닌데서 애욕(愛欲)으로 생각하는 바에는 무원(無願)으로써 약을 삼게 한다.
006_1346_c_13L何等爲愈病婬者以觀爲藥瞋恚者以等心爲藥癡者以十二因緣爲藥疑不信者以空爲藥處色處無色處若欲覺此者以無相爲藥是我所非我所愛欲所念以無願爲藥
4전도(顚倒)에 각기 약이 있나니 무엇이 각기 약이 있는 것이 되느냐. 첫째는 떳떳함[常]이 있다고 한 이에게는 무상(無常)으로 약을 삼게 함이요, 둘째는 낙(樂)이 있다고 한 이에게는 고(苦)로써 약을 삼게 함이요, 셋째는 아소(我所)가 있다고 말한 이에게는 아소가 아닌 것으로써 약을 삼게 함이요, 넷째는 몸이 있다고 한 이에게는 관(觀)으로써 약을 삼게 한다.
006_1346_c_18L四顚倒各自有藥何等爲各自有藥一者有常以無常爲藥二者有樂以苦爲藥三者有言是我所以非我所爲藥四者有身以觀爲藥
006_1347_a_02L4의지(意止)엔 몸과 마음으로써 생각을 하게 하나니 이것이 약이 됨이요, 4의단(意斷)엔 일체 악(惡)을 끊게 하나니 이것이 약이 됨이요, 4신족(神足)엔 합하고 모여서 몸 이룬 것을 생각하여 공한 것으로써 약을 삼게 함이요, 5근(根)․5력(力)과, 믿지 않고 게으른 이에겐 공덕을 생각하여 약을 삼게 함이요, 7각의(覺意)엔 법의 슬기로움에 드는 것으로 약을 삼게 함이요, 외도와 믿지 않는 이에겐 8도(道)로 약을 삼게 하나니, 이것이 각각 약을 분별함이 되느니라.”
006_1346_c_21L意止以身心爲念是爲藥四意斷一切惡悉斷是爲藥四神足念合會成身以空棄爲藥五根五力不信懈怠念功德爲藥七覺意入法黠是爲藥外道及不信以八道爲藥是爲各各分別藥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염부리(閻浮利)에서 의사[醫]이거나 의사의 제자이거나 혹 가장 높은 의왕이 3천 국토에 가득 찼으며, 혹 의왕이 그 속에 가득 차서 비록 이러한 의왕이 있더라도 능히 외도와 믿지 않는 자를 치유하지 못하고 응당 어떤 법약을 가지고 치유해야 할 것인지 알지 못한다.
006_1347_a_04L佛語迦葉若閻浮利若醫若醫弟子者或醫王最尊三千國土滿其中者或醫王滿其中雖有乃爾所醫王不能愈外道及不信者不知當持何等法藥愈也
보살은 이러한 생각을 하되, ‘세상 약을 가지고 사람의 병을 치유하지 아니하고 마땅히 불법의 약을 가지고 사람의 병을 치유하리라’ 한다. 무엇이 불법의 약이 되느냐. 그 인연을 따라서 지혜 중에 아(我)․인(人)․수(壽)․명(命)도 없고, 공(空)을 믿어 도탈함과 공(空)과 공 없음이니, 이를 듣고 두려워하지 않고 정진(精進)과 추구하여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006_1347_a_08L菩薩作是念不持世閒藥愈人病也當持佛法藥愈人何等爲佛法藥隨其因緣黠慧中無我無人無壽無命信空度脫空無空聞是不恐不懼持精進推念心
어떤 마음이 음욕에 들어가며, 어떤 마음이 성냄에 들어가며, 어떤 마음이 어리석음에 들어가며, 과거․미래․현재의 마음을 가지고 들어감인가. 과거는 없어졌고 또 미래는 이르지 아니했고 현재는 머무르는 바 없느니라.”
006_1347_a_12L等心入婬何等心入瞋怒何等心入持過去當來今現在心入耶過去爲盡甫當來未至今現在無所住也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마음은 색(色)도 없고 보이지도 않고 볼 수도 없느니라.”
006_1347_a_15L佛語迦葉言心無色無視無見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도 또한 마음을 보지 못한 것은 본래 있는 바가 없고 인(因)하는 바가 없는 것이다. 스스로 이 인연을 지어서 스스로 나고 죽는 것을 취득하여 마음이 멀리 이르고 혼자 떠나느니라.
006_1347_a_16L佛語迦葉言諸佛亦不見心者本無所有無所因也自作是因緣自得是死生心遠至而獨行
마음은 비유컨대 흐르는 물 위에 거품이 생겼다가 잠깐 동안에 없어지는 것과 같다. 마음은 비유컨대 하늘의 폭우와 같아 가자기 오고 기한이 없듯이, 애욕도 또한 이와 같아서 갑자기 오고 기한이 없다. 마음은 비유컨대 나는 새와 원숭이가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아니함과 같아서 마음의 인연하는 바가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006_1347_a_19L心譬如流水上生泡沫須臾而滅心譬如天暴雨卒來無愛欲亦如是卒來無期心譬如飛鳥獼猴不適止一處也心所因不適止一處也
006_1347_b_02L 비유컨대 그림 그리는 사람의 이것저것 쓰는 채색이 다르듯이 마음도 각각 달라서 이와 같이 따라 행하여 작위하는 바이니라. 비유컨대 왕이 뭇 사람 중에 최상인 것과 같아서 마음이 모든 공덕 중에 최상이 된다. 비유컨대 똥파리가 똥 위에 앉아서 스스로 깨끗하게 여기듯이 마음도 또한 이와 같아 애욕 속에 들어가서 스스로 깨끗하다고 여긴다. 마음은 비유컨대 원수 집과 같아서 사람을 던져 악도(惡道) 가운데에 넣어 나올 기한이 없다.
006_1347_a_23L譬如畫師各各賦彩心各各異如是隨行所爲譬如王於衆人中爲上心於諸功德中無上譬如蒼蠅在糞上住自以爲淨心亦如是入愛欲中自以爲淨心譬如怨家擲人著惡道中無有期也
비유컨대 재[灰]를 가지고 성(城)을 쌓는 것과 같아서 무상을 가지고 유상(有常)으로 여긴다. 비유컨대 갈고리를 가지고 고기를 낚아 얻으려 하듯이 마음이 아소(我所) 아닌 것을 가지고 아소라 한다. 마음은 비유컨대 도적과 같아서 지은 공덕에서 도리어 스스로 욕되게 한다. 비유컨대 산비탈 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하듯이 마음은 잠시 사랑하다가 잠시 미워한다. 마음은 비유컨대 원수 집과 같아서 남의 기회만을 노린다. 마음은 항상 향내를 맡고 싶어하나 비유컨대 그림 병에 똥을 담은 것 같아서 무슨 신기함이 있으리요. 마음은 맛을 좋아함이 비유컨대 종이 주인의 지시를 따르는 것 같으며, 마음은 닿임[觸]을 좋아함이 비유컨대 나는 나비가 스스로 등불 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으니라.”
006_1347_b_05L譬如持灰作城持無常作有常譬如持鉤行釣魚得心持非我所是我所心譬如賊所作功德反自辱譬如坂上上下心須臾有愛須臾有憎心譬如怨家但伺人便心常欲聞香譬如畫甁盛屎有何他奇心喜味譬如奴隨大夫使心樂譬如飛蛾自投燈火中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마음은 찾아보아도 마침내 얻을 수 없고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인(因)이 없고 인이 없기에 생긴 바 없음이 되고 생긴 바 없음이 되기에 또한 출현하는바 없고, 출현하는 바 없기에 또한 파괴되는 바 없고 파괴되는 바 없기에 또한 죽음도 없고 또한 생김도 없고, 나는 바와 죽는 바가 없기에 본래 인연과 죽음과 남이 없고, 본래 인연이 없기에 남도 없고 또한 원(願)도 없다. 원(願)이 없기에 또한 지니는 바가 없고 지니는 바가 없기에 이 나한의 멸[羅漢滅]이 되나니 이 나한의 멸진이 되기에 계금(戒禁)이 없다.
006_1347_b_12L佛語迦葉心索之了不可得雖不可得是爲無有雖無有因爲無所生無所生亦無所出雖無所出亦無所雖無所壞亦無有死亦無有生無所生無所死本無因緣死生雖本無因緣無生亦無願也雖無願亦無所持雖無所持是爲羅漢滅是爲羅漢滅無誡禁也
나고 죽음과 계교하여 짓는 바 업(業)이 본래 없는 것으로 요달하면 이는 나고 죽음이 없는 것이며 이 나한멸이 되나니, 나한멸이란 또한 몸의 행[身行]도 없고 입의 행[口行]도 없고 마음의 행[心行]도 없고 적멸[滅]하여 다름이 있지 않다. 무슨 까닭이냐. 모든 경(經)은 한 맛인 까닭이며, 이 적멸은 모두 평등하여 허공과 같다. 이 적멸은 하려고 함과 하지 아니하려고 하는 바도 없고 또한 아소(我所)가 없고 이 아소가 아니다.
006_1347_b_20L若死生若計所作罪本了無有是無死生是爲羅漢滅漢滅亦無身行無口行無心行是滅無有異也何以故諸經一味故是滅皆等如虛空是滅適無所莫亦無是我亦非是我所
006_1347_c_02L이 적멸[滅]은 진실함[諦]이나 본래 진실함이 없고 이 적멸은 본래 청정하여 애욕의 더러움이 없다. 본래 적멸이나 본래 적멸인 것을 떠났고, 이 적멸은 차례를 따라 열반에 이르나니 이 적멸은 무진(無盡)함이다. 본래 생(生)함이 없음이다. 이 적멸은 안온하게 열반에 이르나니 그러므로 안온(安穩)이 적멸인 것이다. 항상 적멸이며 항상 법이어서 근본이 없고 이 적멸은 잘 가는 것이어서 본래 나고 죽음이 없느니라.”
006_1347_c_02L是滅諦本無諦是滅本淨無愛欲之瑕穢也本滅離本滅是滅隨次至於泥洹是滅無盡也無有生也是滅安隱用至泥洹故安隱是滅也常滅常經無本是滅好去本無死生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스스로 자신의 일만을 구하고 바깥일을 근심하지 말지어다. 이후 닥쳐오는 세상에 비구 무리는 비유컨대 ‘흙덩이를 가지고 개에게 던지면 개는 다만 흙덩이를 쫓아가고 사람을 쫓지 아니함과 같으리라. 닥쳐오는 세상에 비구는 또한 그와 같아서 조용한 산중에서 항상 안온 쾌락을 얻고 싶어하고 즐겨 안으로 자기 몸을 관찰하지 않는다.
006_1347_c_07L佛語迦葉言自求身事莫憂外事後當來世比丘輩譬如持塊擲狗狗但逐塊不逐人當來比丘亦欲於山中空閑之處常欲得安隱快樂不肯內自觀身也
이리하여 색(色), 귀, 코, 혀, 몸을 어떻게 해야만 해탈 얻는 것임을 알지 못한다. 이렇기 때문에 성안에 들어가서 구걸하거나 혹은 취락에 이르러 색(色), 소리, 냄새, 맛의 곱고 좋은 것을 보면 얻고 싶어하여 문득 타락이 되고 만다. 산중에서 만일 계를 조금 지키고 안으로 몸을 관찰하지 않으면 죽어서 천상에 태어나고 천상으로부터 인간에 내려오고 그로부터는 3악도(惡道)를 벗어나지 못하리라.”
006_1347_c_11L如是爲不曉色耳鼻舌身從是何緣得脫乎從是入城乞丐若至聚邑見色聲香味細軟欲得者便爲墮衰於山中若多少持戒不內觀死則天上生從天上來下生世閒從是以後不離三惡道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구가 개의 흙덩이 쫓아가는 것과 같아서 사람이 꾸짖으면 또한 따라 꾸짖고, 사람이 구타하면 또한 따라 구타하듯이 마음을 조복하지 못한 자도 또한 그와 같다.
비유컨대 말을 어거하는 사람이 제멋대로 말을 듣지 않는 말[馬]을 자주자주 가르치면 오랜 후에 많이 조복되어 좋아지는 것과 같아서, 비구도 때때로 법의 관찰로써 마음을 조복하면 또한 그 나쁜 짓을 볼 수 없는 것이 그와 같으리라. 비유컨대 사람이 병이 생겨 목구멍이 아프다면 온몸이 모두 아픈 것과 같아서, 사람이 마음을 아소(我所)다, 아소 아니다 함에 둔다면 외도(外道)를 따름이니 그 또한 이와 같으니라.”
006_1347_c_16L語迦葉言比丘如狗逐塊人罵亦復罵之人撾亦復撾之不制心者亦如譬如調馬師馬有蹚踲者當數數教之久後調好比丘時時法觀制心調亦不見其惡如是譬如人病喉咽擧一身皆爲痛人心繫於是我所非我所隨外道亦如是
006_1348_a_02L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사문(沙門)이 두 가지 일이 있어서 갇힘에 들어가나니 첫째는 이것은 내 것이라 말함이요, 둘째는 남이 공양해 주기를 바람이다. 사문이 또 두 가지 일로 속박됨이 있나니 무엇을 두 가지 일이라 하느냐. 첫째는 외도를 배움이요, 둘째는 옷과 이불과 가사와 발우를 많이 저축함이다.
006_1347_c_23L佛語迦葉言沙門有二事墮牢獄中一者言是我二者求人欲得供養沙門復有二事縛何謂二事一者學外道二者多欲積衣被及袈裟鉢
사문이 또 두 가지 일이 있어 중도(中道)가 단절하나니 무엇이 두 가지 일이 되느냐. 첫째는 속인과 함께 좋아 지냄이요, 둘째는 계(戒) 지키기를 좋아하는 사문을 보면 도리어 증오함이다. 사문이 또 두 가지 일이 있어 더럽고 탁한 속에 떨어지나니, 무엇을 두 가지 일이라 하느냐. 첫째는 항상 애욕만을 생각함이요, 둘째는 지우(知友) 사귀기를 좋아함이다.
006_1348_a_04L沙門復有二事中道斷何等爲二事一者與白衣厚二者見好持戒沙門反憎沙門復有二事墮垢濁中何謂二事一者常念愛欲二者喜交結知友
사문이 또 두 가지 일로 집착함이 있나니 무엇이 두 가지 일이 되느냐. 첫째는 스스로 허물이 있음에도 즐겨 뉘우치지 아니함이요, 둘째는 도리어 남의 나쁜 짓을 생각함이다. 사문이 또 두 가지 일이 있어 지옥에 떨어지나니, 무엇이 두 가지 일이 되느냐. 첫째는 경과 도를 비방함이요, 둘째는 계를 훼손함이다. 사문이 또 두 가지 일이 있으니, 무엇이 두 가지 일이 되느냐. 첫째는 계를 전부 범함이요, 둘째는 법에 소득이 없음이다.
006_1348_a_08L沙門復有二事著何等爲二事自有過不肯悔反念他人惡沙門復有二事墮泥犂何等爲二事一者誹謗經道二者毀戒沙門復有二事何等爲二事者都犯戒二者於法中無所得
사문이 또 두 가지 일로 뉘우침이 있나니 무엇이 두 가지 일이 되느냐. 첫째는 행은 없으면서 억지로 가사를 입음이요, 둘째는 몸은 스스로 계를 지니지 아니한데 계를 지니는 비구가 도리어 받들어 섬김이다. 사문이 또 두 가지 일이 있어 병을 치유하기 어렵나니, 무엇이 두 가지 일이 되느냐. 첫째는 마음이 삿되고 어지러움이요, 둘째는 보살도 하는 사람을 못하게 함이니라.”
006_1348_a_13L沙門復有二事悔何等爲二事一者不應行强披袈裟二者身不自持戒持戒比丘反承事沙門復有二事病難愈等爲二事一者心邪亂二者人有作菩薩道者止斷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사문을 무엇 때문에 바로 사문이라 이름했느냐. 네 가지 일이 있어 사문이라 이름했나니, 무엇이 네 가지가 되느냐. 첫째는 모습을 하고 법복을 입어서 모양이 사문과 같음이요, 둘째는 외모는 사문과 같으나 속에는 간교함을 간직했음이요, 셋째는 이름나기를 바라며 스스로 높은 체함이요, 넷째는 행실이 범함이 없는 참 사문이다.
006_1348_a_18L佛語迦葉沙門何故正字沙門有四事字爲沙門何等爲一者形容被服像如沙門二者外如沙門內懷媮𡣽三者求索譁名自貢高四者行不犯眞沙門也
006_1348_b_02L어떤 것이 모습을 하고 법복을 입어서 모양이 사문과 같음이냐. 머리털과 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졌으나 마음이 바르지 못하고 계를 지니지 아니하며 다만 나쁜 짓만 하려고 하며 외도 배우기를 좋아함이니 이것이 법복만 입어서 모양이 사문과 같음인 것이다. 무엇이 외모는 사문과 같으나 속에는 간교함을 간직한 것이냐. 천천히 다니고 천천히 나가며 천천히 들어가며 외도를 싫어하고 산속 풀집에서 살고 있으나 안으로는 믿음이 없고 아(我)와 아소(我所)에 집착하고 속으로 고민이 많고 바로 믿는 자를 도리어 질투함인 것이다.
006_1348_a_22L何等爲形容被服如沙門者髡頭剔鬚著袈裟持鉢心不正不持戒但欲作惡喜學外道是爲被服如沙門何因外如沙門內懷媮𡣽者安徐而行安徐而出安徐而入外道麤惡於山閒草屋爲廬內無信著我著我所中有因苦直信者反自嫉妒
어떤 것이 이름나기를 바라는 것이냐. 간교하여 계를 지니고는 남이 칭찬하도록 하며, 간교하여 경을 배우고는 남이 칭찬하도록 하며, 간교하여 간사하게 처신하고는 남이 칭찬하도록 하며 스스로 반성하고 경책하여 해탈을 구하려고 아니하고 다만 간교하기만 한 것이다.
006_1348_b_06L何因爲求索譁名媮𡣽持戒令他人稱譽媮𡣽學經令他人稱譽媮𡣽僻處令人稱譽自剋責求度脫但有媮𡣽
어떤 것이 행실이 범함이 없는 참 사문이냐. 목숨을 아끼지 않고 몸도 버리거든 어찌 하물며 귀의하여 공양해 주기를 바라랴. 만일 어떤 비구가 공행(空行)을 지키거든 항상 즐겨 따르기를 권하며, 또 모든 법은 정결하여 본래 더러움이 없는 것을 다 보고는 스스로 지혜 밝음을 만들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지혜 밝음을 갖지 아니하며 불법(佛法)에도 또한 집착하지 않거든 어찌 하물며 항상 색(色)에 집착하랴. 또한 결박됨도 없고 또한 해탈함도 없으며 본시 열반을 보지 않고 또한 나고 죽음도 없으며 또한 열반함도 없나니, 이것이 참 사문이니라.”
006_1348_b_09L何等爲行不犯眞沙門不惜壽命損身何況索歸遺供養者若有比丘守空行常勸樂追及悉見諸法淨潔本無瑕穢作黠明不從他人持黠明於佛法亦不著何況常著色亦無結者亦無脫本無不見泥洹亦無死生亦無泥是爲眞沙門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진실한 사문은 항상 이런 생각을 하여 마땅히 참 사문을 본받고, 이름나기를 바라는 사문과 간교한 사문을 본받지 말 것이니, 비유컨대 가난한 사람이 큰 부자라고 이름한다면 다만 부자라는 이름만 얻고 실속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006_1348_b_16L佛語迦葉至誠沙門常當作是念效眞沙門莫效譁名諛訑沙門也如貧人號名大富但得富名無所有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응당 이런 명자(사문)를 얻을 수 있겠느냐?”
가섭은 말하였다.
“아닙니다.”
006_1348_b_20L佛語迦葉是人應得爲有是字不迦葉言不也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와 같으니라. 가섭아, 비록 사문이라는 명자가 있으나 사문의 법을 행하지 아니했다. 또한 가난한 사람이 큰 부자라고 자칭함과 같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물에 빠져 있는데도 도리어 목말라서 죽으려 함과 같이 사문도 이와 같아서 경을 많이 외우며 재주가 높더라도 정욕을 버리지 못하면 정욕 속에서 갈애(渴愛)하여 죽으려 하며 그로 인하여 지옥과 축생과 귀신에 들어가느니라.
006_1348_b_21L佛言如是迦葉雖有沙門字不行沙門法也亦如貧人自稱大富譬如人爲水所沒溺反渴欲死沙門如是多諷經高才不去情欲情欲中渴欲死坐入泥犂禽獸薜荔
006_1348_c_02L비유컨대 의원이 한 그릇에 약을 가득히 두었더라도 스스로 그 병을 능히 치유하지 못함과 같아서 비록 경을 많이 외우더라도 계를 지키지 아니하면 그와 같으니라. 비유컨대 사람이 병이 있어서 왕가(王家)의 약을 얻었더라도 스스로 두호하지 않으면 죽게 됨과 같아서 비록 경을 많이 외우더라도 계를 지니지 아니하면 그와 같으니라. 비유컨대 마니 구슬을 똥 속에 떨어뜨림과 같아서, 비록 경을 많이 외우더라도 계를 지니지 아니하면 그와 같으니라. 비유컨대 죽은 사람에게 금의 장식을 더함과 같아서 계를 지니지 아니한 자에게 도리어 가사를 입히면 모양만 계를 지니는 사문과 같으니라. 비유컨대 장자의 아들에게 치장하고서 새 옷을 입히고 새 장식을 더하듯이 경을 많이 외우고 계를 지니면 그 좋은 것이 또한 그와 같으니라.”
006_1348_c_03L譬如醫滿一具器藥不能自愈其病雖多諷經而不持戒譬如人病得王家藥不自護坐死雖多諷經而不持戒如是譬如摩尼珠墮於屎中雖多諷經而不持戒譬如死人著金傅飾不持戒反被袈裟像如持戒沙門如長者子服飾著新衣著新傅飾諷經持戒好亦如是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일이 있어 계를 지니지 아니하니, 모양이 계를 지니는 사람과 같나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만일 어떤 비구가 ‘금계를 설하는 바에 범하고 훼손하지 아니했다’ 하면, 비록 있더라도 이는 집착함이 있음이니 범함이 있는 사람이라 말함이요, 둘째는 만일 어떤 비구가 경과 율(律)을 모두 알면 ‘행에 집착함이니 이는 아소(我所)의 행(行)이다’ 함이요, 셋째는 만일 어떤 비구가 아(我)에 집착하면 ‘이는 아소다’ 함이요, 넷째는 항상 평등한 마음을 행하여 사람에게 마음을 평등하게 하며 나고 죽음을 두려워함이니 이것이 사문의 계를 지니지 아니하는데도 계를 지님이라 이름함이니라.”
006_1348_c_10L佛語迦葉有四不持戒像類持戒人何等爲四者若有比丘禁戒所說不犯缺也有是有著呼有人二者若比丘悉知律經著行是我所行三者若有比丘著我是我所四者常行等心等心於人著怖畏於死生是爲沙門不持戒名持戒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금계는 형체가 없는지라. 삼계(三界)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무엇 때문에 계라 이름하느냐. 나, 아(我), 인(人), 명(命), 의(意)가 없으며, 이름과 종류도 없으며, 교화함과 가르침도 없고 짓는 자도 없으며, 오는 바와 가는 바도 없고, 억제함과 소멸함도 없으며, 몸으로 범함과 입으로 범함과 마음으로 범함과 세상도 계교함도 없으며, 세상에 머무르는 바도 없고, 또 계(戒) 있는 것도 아니요, 계 없는 것도 아니며, 또한 생각하는 바도 없고, 무너뜨림도 없으며, 또한 앉고 서는 것도 없나니 그러므로 금계가 되느니라.”
006_1348_c_17L佛語迦葉言禁戒無形不著三界何因名爲戒無吾無我無人無無意無名無種無化無教無有作無所來無所去無制無滅無身所犯無口所犯無心所犯無世無計無世所住亦無有戒亦不無戒亦無所念亦無敗壞亦無坐立是故爲禁戒
006_1349_a_02L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계는 더러움과 집착이 없는 것이다. 계란 것은 사치함이 없으며 성냄이 없고 안정하여 열반에 나아감이니, 이와 같이 함이 계를 지니는 것이다. 몸에 애착하지 않고 목숨에 애착하지 않으며 5도(道)를 좋아하지 않고, 모두 깨달아 법과 불법(佛法)에 들어가나니 그러므로 계라 하느니라. 중간과 가장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니 중간과 가장자리에 집착하지 않으면 집착하거나 속박되지 않음이 공중의 바람과 같으리니 이것이 계를 지님이 된다.
006_1348_c_24L爾時佛說曰戒無瑕穢著也戒者無奢無瞋恚安定就泥洹如是爲持不愛身亦不愛命不樂於五道曉了人於法於佛法中是故爲戒不在中邊止也中邊不著不著不縛譬空中風是爲持戒
이름과 종류에 주착한 바가 없을 것이니 사람이 마음을 안정하여 집착하는 바 없고 아상(我想)과 인상(人想)이 없어서 이를 깨달은 자라면 이는 깨끗이 계를 지님이 된 것이다. 금계를 소홀히 여기지 않고 스스로 높은 체 아니하며 항상 도를 지키고 계를 지니고자 하여 이와 같이하면 이 이상 더 없다. 아소(我所)의 생각[想]을 떠나서는 자아와 이 아소는 없느니라. 공(空)과 불법(佛法)의 행을 믿고 세속에 물들지 않으며, 세간(世間)에 집착하지 않고 어두운데서 밝은 데로 들어가며 두루 반연하는 바가 없고 삼계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것이 계를 지니는 것이니라.”
006_1349_a_06L名及種無所止人定心無所著無我想無人想是者是爲淨持戒也不輕於禁戒不自貢高常欲守道持戒如是無有能過者離我所想自我及是我所都無有是也信於空及佛法行不沾污於不著於世閒從冥入明適無所因不著於三界是爲持戒
이때 부처님께서 이 경법을 말씀하시니, 2만 2천인 하늘 사람과 인간 사람과 모든 용과 귀신이 모두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었으며, 8백 사문은 모두 아라한(阿羅漢)도를 얻었었다. 5백 사문은 본시 모두 뜻을 지키고 선(禪)를 얻었노라 하였는데, 부처님의 말씀하신 깊은 경을 듣고도 모두 알지 못하고 믿지 아니하여 문득 대중의 자리에서 피하여 도망갔었다.
006_1349_a_13L時佛說是經二萬二千諸天人及世閒人民龍鬼神皆得須陁洹道八百沙門皆得阿羅漢道五百沙門素皆行守意得禪道聞佛說深經皆不解不信便從衆坐避易亡去
가섭 비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5백 선을 지킨[守禪] 비구는 깊은 경을 듣고도 알지 못하고 믿지 아니하나하여 도망갔었다..”
006_1349_a_18L迦葉比丘白佛言是五百守禪比丘聞深經不解不信摩訶而去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5백 선을 지킨 비구는 다른 것을 믿어 깊은 가르침을 듣고도 알지 못하고 믿지 않았다.”
006_1349_a_20L佛語迦葉是五百守禪比丘信餘衆多聞深法教不解不信
006_1349_b_02L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5백 비구는 이 옛적 가섭 부처님 때에 모두 바라문이 되었는데, 가섭 부처님 처소에 한번 경도(經度)를 듣고 마음과 뜻이 기뻐서 즉시 5백 사람이 스스로 말하되, ‘가섭 부처님의 말씀하신 바는 참으로 통쾌하나이다.’ 하였느니라. 그리하여 5백 사람은 이 복과 도움을 얻고서 목숨을 마쳐서는 모두 도리천에 태어났느니라.”
006_1349_a_21L語迦葉是五百比丘者乃前迦葉佛時皆作婆羅門道於迦葉佛所一返聞經道心意樂喜卽時五百人自說迦葉佛所說快乃爾五百人得是福祐壽終皆生忉利天上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5백 비구는 이 복을 얻었기에 그후 나의 법에서 사문이 되었으나, 지금 깊은 경을 듣고서는 아직 못하고 믿지 못하느니라.”
006_1349_b_03L佛言五百比丘得是福已後於我法中作沙門今聞深經不解不信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5백 비구는 이 들은바 깊은 경을 지니면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금생에 모두 응당 아라한의 열반을 얻으리라.”
006_1349_b_05L佛語迦葉言五百比丘持是所聞深經得不墮惡於今世皆當得阿羅漢般泥洹去
부처님께서는 수보리(須菩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도망간 5백 비구를 되돌아오게 하라.”
006_1349_b_07L佛語須菩提言汝行教五百亡去比丘令來還
수보리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5백 비구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도 오히려 듣고자 아니하거든 어찌 적은 나한의 말을 즐겨 따르겠습니까?”
006_1349_b_09L須菩提白佛言是五百比丘尚不欲聞佛所說何肯隨小羅漢語乎
부처님께서는 즉시 변화로 두 비구를 만들어서 5백 비구 앞에 천천히 가게 하셨다.
006_1349_b_11L佛卽時化作兩比丘於五百比丘前徐行
5백 비구는 모두 빨리 걸어서 앞선 두 비구를 따르고서 5백 비구는 앞선 두 비구에게 물어 말하였다.
“두 어진 이여, 어디로 가려고 합니까?”
두 비구는 대답하였다.
“조용한 산속 편안한 곳에 가서 스스로 좌선(坐禪)만 하고 다시 다른 걱정 아니하려 합니다.”
006_1349_b_12L五百比丘皆使行及前兩比丘五百比丘問前兩比丘言二賢者欲何至湊兩比丘報言欲到空閑山中安隱之處自守坐禪不能復憂
5백 사람은 또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그리 합니까?”
두 비구는 또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깊은 경을 내가 믿지 않고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006_1349_b_16L五百人復問言何以故兩比丘復報言佛所說深經我不信不解也
5백 사람은 다시 말하였다.
“우리도 또한 산에 들어가서 조용한 곳에 쉬고 쾌히 좌선하여 우리를 시끄럽게 할 사람이 없기를 원합니다. 우리도 또한 부처님의 말씀하신 경을 듣고 믿지 않으며 좋아하지 않습니다.”
006_1349_b_17L五百人復報言我亦欲入山止空閑之處快坐禪無人來嬈我我曹亦復聞佛說經不信不樂也
두 비구는 다시 말하였다.
“이런 일은 마땅히 진실하게 한 가지 의논할 것이요, 농담은 아니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투지 않는 것이 비구의 법이 됩니다. 어떤 것이 열반이 되며, 몸속에 아(我)가 있고 신(神)이 있고 명(命 )이 있고 인(人)이 있고 의(意)가 있는 것입니까? 열반의 곳[泥洹處]에 이르는 것이 있습니까?”
006_1349_b_20L兩比丘復報言事當共諦議不戲也不爭者是爲比丘法也何因爲泥洹身中有我有神有命有人有意耶當有至泥洹處者
5백 사람은 대답하였다.
“이 몸엔 또한 인도 없고 아도 없고 명도 없고 의도 없으며 또한 열반의 곳에 이르는 것도 없습니다.”
006_1349_b_24L五百人報言是身亦無人亦無我亦無命亦無意亦無有行至泥洹處者也
006_1349_c_02L두 비구는 다시 말하였다.
“무엇을 다 없애버려야 곧 열반을 얻을 것입니까?”
5백 비구는 다시 말하였다.
“음욕을 다 없애고 성냄을 다 없애고 어리석음을 다 없애는 것이 열반이 됩니다.”
006_1349_c_03L兩比丘復報言何等盡當得泥洹五百人復報言盡婬盡怒盡癡爲泥洹
두 비구는 다시 물었다.
“그대들은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모두 다 없어졌습니까?”
5백 사람은 다시 대답하였다.
“또한 안도 바깥도 없습니다.”
006_1349_c_05L兩比丘復問言卿曹婬怒癡悉盡未五百人復報言亦無內亦無外也
두 비구는 다시 말하였다.
“어진 이여, 응당 집착하지 말 것이나 또한 집착 아니하지도 말 것이니 비르고 집착하지 않으나 집착 아니하지도 않는 것이 열반이 됩니다. 금계(禁戒)는 나고 죽음에 있지 않고 또 열반에도 있지 않습니다. 지혜와 슬기로움이 적합하고 평등하여 해탈하면 슬기로움을 보나, 역시 나고 죽음에 있지 않고 역시 열반에도 있지 않습니다. 이 본래의 법은 공(空)하여 색(色)이 없고 역시 소견도 없으며 사상(思想)을 버리고 열반이라는 생각을 버리며 아픔을 생각하는 것을 없애고, 있는 바 법을 생각하지 않고 또 생각하지 아니하지도 않는 데에 도달하여 생각함과 아픔을 없애는 이것이 하는 바 없는 것입니다.”
006_1349_c_07L兩比丘復問言賢者當莫著亦莫不著雖不著莫不著是爲泥洹戒不在死生亦不在泥洹智黠適等度脫見黠亦不在死生亦不在泥洹是本法空無色亦無所見棄思想棄泥洹想滅思想痛痒得疾至所有法莫念亦莫不念滅思想痛痒是爲無所爲
그때에 두 비구가 이 경법을 말하니, 5백 사람은 모두 아라한도를 얻고 5백 사람이 도로 부처님의 처소에 왔었다.
수보리는 5백 사람에게 물었다.
“여러 어진이여, 어느 곳에 갔었다가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
5백 사람은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말씀하신 경은 온 곳도 없고 또 가는 바의 곳도 없습니다.”
006_1349_c_14L爾時兩比丘說是經法五百人皆得阿羅漢道五百人屈還至佛所須菩提問五百人言諸賢者去至何從何所來五百人報言佛所說經無所從來去亦無所至
수보리는 5백 사람에게 물었다.
“누가 그대들의 스승이요?”
5백 사람은 대답하였다.
“본래 생김도 있지 않거니, 어찌하여 출현함이 있겠습니까?”
006_1349_c_18L須菩提問五百人誰是汝師者五百人報言本無有生何因當有出
수보리는 또 물었다.
“누가 그대에게 경을 설해 주었습니까?”
5백 사람은 대답하였다.
“5음(陰)이 없고 4대(大)도 없고 6쇠(衰)도 없는 이것이 우리의 스승이 됩니다.”
006_1349_c_20L須菩提復問誰爲卿曹說經者五百人報言無五陰無四大無六衰是爲我師
수보리는 다시 물었다.
“스승은 그대를 위하여 어떤 경을 설해 주었습니까?”
5백 사람은 대답하였다.
“속박도 없고 또 석방도 없습니다.”
006_1349_c_22L須菩提復問師爲汝說何等經五百人復報言無縛亦無放
수보리는 물었다.
“본시 무슨 인연으로부터 도를 수호합니까?”
5백 사람은 대답하였다.
“또 수호(守護)함도 없고 역시 수호하지 아니함도 있지 않습니다.”
006_1349_c_24L須菩提問言本從何因緣守道乎五百人報言亦無守亦無有不守
006_1350_a_02L수보리는 다시 물었다.
“작위하는 바가 응당 이와 같습니까?”
5백 사람은 다시 대답하였다.
“또 작위 하는 바가 이와 같은 것도 없습니다.”
006_1350_a_03L須菩提復問言所作爲當如五百人復報言亦無有當所作如是者
수보리가 다시 물었다.
“마군(魔軍)을 항복받습니까?”
5백 사람은 또 대답하였다.
“5음과 마군이 있지 않습니다.”
006_1350_a_05L須菩提復問言以爲降伏魔耶五百人復報言無有五陰與魔也
수보리는 다시 물었다.
“그대들은 어느 때에 열반하겠습니까?”
5백 사람은 다시 대답하였다.
“변화한 사람[化人]이 열반하면 우리도 그때에 또한 열반하겠습니다.”
006_1350_a_06L菩提復問言卿曹當何時般泥洹乎五百人復報言化人般泥洹者我爾時亦當復般泥洹
수보리는 또 물었다.
“누가 그대들을 낫게 하였습니까?”
5백 사람은 다시 대답하였다.
“몸이 없고 마음도 없는 이것이 우리의 스승이니 우리를 낫게 할 것입니다”
006_1350_a_09L須菩提復問言愈卿者五百人復報言無身無心是我師也當愈我
수보리는 또 물었다.
“그대들은 애욕이 없어졌습니까?”
5백 사람은 다시 대답하였다.
“모든 인연법이 본래 없어진 것입니다.”
006_1350_a_11L須菩提復問言卿曹愛欲盡未五百人復報言諸緣法本盡
수보리는 또 물었다.
“그대들은 이미 나한의 경지에 머물렀습니까?”
5백 사람은 또 대답하였다.
“역시 취하는 바도 없고 또 놓는 바도 없습니다.”
006_1350_a_13L須菩提復問言卿曹已住羅漢地耶五百人復報言亦無所取無所
수보리는 다시 물었다.
“그대들은 나고 죽는 것을 이미 끊었습니까?”
5백 사람은 또 대답하였다.
“본래 끊었으나 역시 소견이 없습니다.”
006_1350_a_15L須菩提復問言卿曹死生已斷耶五百人復報言本斷亦無所見
수보리는 또 물었다.
“그대들은 능히 참는 경지[忍地]에 머물렀습니까?”
5백 사람은 다시 대답하였다.
“일체를 이미 짐작한데서 벗어 버렸습니다.”
006_1350_a_16L須菩提復問言卿曹住能於忍地耶五百人復報言一切已脫著中去
이때 수보리의 묻는 일을 5백 사람이 거침없이 대답하니, 그때에 120만의 사람과, 하늘, 귀신, 용이 모두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었으며, 1천 3백 비구는 모두 아라한(阿羅漢)도를 얻었다.
006_1350_a_18L時須菩提問事以所可報五百人爾時百二十萬人及諸天鬼神龍皆得須陁洹千三百比丘皆得阿羅漢道
부처님께서 경을 설해 마치시니, 비구․비구니․우바새(優婆塞)․우바이(優婆夷)와, 모든 하늘, 인간, 사람, 귀신, 용이 모두 기뻐하며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006_1350_a_21L佛說經已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世人鬼神龍皆歡喜前爲佛作禮而去
佛說遺日摩尼寶經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