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09_1101_a_01L
선사동자경(善思童子經) 상권
009_1101_a_01L善思童子經卷上


수(隋) 천축(天竺) 사나굴다(闍那崛多) 한역
홍승균 번역
009_1101_a_02L隋天竺三藏闍那崛多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9_1101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婆伽婆]께서 비야리성(毘耶離城)의 암바라바리(菴婆羅波梨) 동산 안에 계셨다. 그때 여러 성문과 8천 명의 비구 및 만 명의 보살들과 함께 계셨는데, 이들 대중들은 다 한결같이 자신의 모습을 변화하여 제천(諸天)의 몸을 하고 있었다.
009_1101_a_04L一時婆伽婆住毘耶離城在菴婆羅波梨園內與諸聲聞八千比丘一萬菩薩如是大衆一切悉皆變化形服作諸天身
그때 세존께서는 새벽에 일어나셔서 옷을 갖추시고 발우를 드신 다음, 이들 변화한 대중[化衆]들을 전후좌우에 거느리고 비야리의 큰 성 안으로 들어가셔서 집집마다 걸식을 하셨다. 그리하여 여러 집을 거쳐서 드디어 비마라힐(毘摩羅詰:維摩詰) 이차(離車:刹帝利 종족)의 집에 이르셨다.
009_1101_a_07L爾時世尊於晨朝時著衣持鉢將此化衆前後圍遶入毘耶離大城之中次第乞食漸漸行至毘摩羅詰離車之家
그때 비마라힐 이차의 집에는 동자가 한 명 있었는데, 이름을 선사(善思)라고 했다. 그런데 선사는 자기 집의 2층 방에서 유모에게 안겨서 손에 한 송이 연꽃을 들고 놀고 있었다. 이 동자는 본래 전생에 온갖 선근을 심어서 그 훈습(熏習)을 받은 데다가, 또 부처님의 신통력에 의해 홀연히 그 유모에게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게 되었다.
009_1101_a_10L當於是時毘摩羅詰離車家內有一童子名曰善思是時善思在於自家重閣之上嬭母抱持彼童子手中秉執一莖蓮華翫弄嬉戲而彼童子以其宿植衆善所熏又佛世尊神通力故令此童子忽然以偈白其嬭母作如是言

갖가지 음악 소리에 가려서
지금 미묘한 소리가 들리는구나.
유모여, 나를 데리고
저 다락 위로 가주오.
009_1101_a_16L 今有響微妙
翳諸音樂聲
願嬭放我身
捨置於樓上

이처럼 광명을 비추니
필연코 대장부(大丈夫)이리라.
오른발을 문지방에 걸치고
이 성문을 들어오려고 하시는구나.
009_1101_a_18L而此光明照
決是大丈夫
右足跨於閫
欲入此城門

미묘한 소리가 마음에 기뻐라.
온갖 새들이 조잘거리네.
이처럼 조잘거리는 새소리를
나는 오늘에야 처음 듣네.
009_1101_a_19L微妙令意喜
諸鳥鳴喚聲
我耳未曾聞
諸鳥如是唱

분명코 이는 조어장부(調御丈夫)께서
이 세상을 이롭게 하시려고
오른발을 문지방에 걸치고
이 성문을 들어오려고 함이어라.
009_1101_a_20L決定是調御
爲利益世閒
右足跨於閫
欲入此城門

영락으로 꾸민 옷을 입어서
온몸에서 소리가 나는구나.
그 쟁그랑거리는 소리에
듣는 사람이 다들 기뻐하네.
009_1101_a_22L如服諸瓔珞
遍體震鳴聲
其響妙鏗鏘
聞者皆歡喜
009_1101_b_02L
필연코 이는 천륜의 발[千輪足]이겠지.
몸과 마음이 장엄하구나.
오른발을 문지방에 걸치고
이 성문으로 들어오신다네.
009_1101_b_02L決定千輪足
威神莊嚴身
右足跨於閫
欲入此城門

대지가 저처럼 진동하니
마치 동종(銅鍾)을 울리는 것 같아라.
이처럼 우렁찬 소리를
듣지 못할 자는 없으리.
009_1101_b_03L猶彼大地震
亦如打銅鍾
諸如是等聲
無有不聞者

필연코 저 사람의 태양[人日]은
대성인(大聖人)의 몸의 광채일 것이니
이 성 안에 들어오셔서
우리 중생들의 두려움을 없애 주시리.
009_1101_b_05L決定彼人日
大聖之身光
欲入此大城
令衆生無畏

마치 온갖 숲들이
갖가지 꽃들로 화려하듯이
온갖 미묘한 소리
듣는 중생들이 즐거워하네.
009_1101_b_06L如諸林樹木
種種華莊嚴
各聞微妙音
衆生隨所樂

결정코 잘 안주[善安住]하되
용왕에게 발원(發願)하라.
오른발로 문지방을 넘어
지금 이 성문으로 들어오시네.
009_1101_b_07L決定善安住
與願大龍王
右足跨於閫
欲入此城門

마치 허공에 빛살이 퍼지듯
넓은 대지가 골고루 밝구나.
햇빛이 정작 빛나지 않는 것은
세존의 황금빛 때문이리라.
009_1101_b_09L如虛空光照
大地普皆明
日彩曀不彰
此世尊金色

결정코 이를 관찰하기를 좋아하며
위엄의 광염(光焰)을 내뿜으며
오른발로 문지방을 넘어
이 성문으로 막 들어오시네.
009_1101_b_10L決定喜觀察
大威放焰光
右足跨於閫
欲入此城門

유모여, 이것을 보시오.
천인들이 허공에 보이지요?
옷자락 펄럭이며
기뻐서 노래하고 있다오.
009_1101_b_11L阿嬭今觀此
天衆在虛空
歡喜歌嘯聲
弄諸衣服等

가장 뛰어난 중생들을 위해
분명코 세상을 이익되게 하시려고
오른발로 문지방을 넘어
성문으로 들어오시네.
009_1101_b_13L決定利益世
最勝諸衆生
右足跨於閫
欲入此城門

지금 이 큰 성 안에는
서로 향해서 자비심을 일으키니
각자가 서로 기뻐함이
마치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듯하구나.
009_1101_b_14L今此大城內
相向起慈心
各各共喜歡
如父母愛子

필연코 저 대복취(大福聚)께서는
온갖 덕으로 몸을 장엄하고
오른발로 문지방을 넘어
지금 막 성문을 넘고 계시리.
009_1101_b_15L決定大福聚
衆德莊嚴身
右足跨於閫
欲入此城門

그리고 또 남녀 부부가
갖가지 향화(香花)를 들고
4면의 표주박에 가득 뜨니
마음에 큰 기쁨이 일어라.
009_1101_b_17L又男夫婦女
將種種香花
滿掬四面飄
心生大歡喜

필연코 대자재(大自在)한 분이
복덕의 꽃으로 장엄하고
오른발로 문지방을 넘어
지금 막 성문을 넘고 계시리.
009_1101_b_18L決定大自在
福德華莊嚴
右足跨於閫
欲入此城門

천인(天人)이 하늘 꽃을 뿌리니
허공에 온통 가득하구나.
곳곳에 내리는 온갖 향기
그 미묘함이 정말 기뻐라.
009_1101_b_19L天人華所散
悉遍滿虛空
處處雨衆香
微妙甚可憙

필시 세상의 선서(善逝)께서
큰 복과 지혜로 성을 들어오셨으리라.
중생을 이익되게 하시려고
이제 여기에 오셨다네.
009_1101_b_21L決定世善逝
大福慧入城
爲利益衆生
所以今來到

그때 선사를 안고 있던 유모는 동자가 이처럼 스스로 게송을 설하는 것을 듣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몸의 털들이 모두 곤두서고 온몸이 떨려서 가눌 수가 없었다.
009_1101_b_22L爾時善思懷抱嬭母聞其童子自口所說如此偈已心生恐怖身毛悉豎支節戰掉不能自持
009_1101_c_02L그래서 이 어린 아이를 다락 위에 고이 갖다 놓고 나서 곧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아이는 대체 누구일까, 천(天)일까, 용(龍)일까, 야차(夜叉)일까, 나찰(羅刹)일까, 구반다(鳩槃茶)1)일까, 비사차(毘舍遮:食血肉鬼)일까, 긴타라(緊陀羅:歌神)일까, 아니면 마후라가(摩睺羅伽:蛇神)일까? 이와 같은 말은 결코 이 세상의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009_1101_c_02L安彼童子於樓閣上置已卽作如是思惟此子何也爲天爲龍爲是夜叉爲是羅剎爲鳩槃茶爲毘舍遮爲緊陁羅或復爲是摩睺羅伽如此之言非是世閒嬰孩所說
그러자 유모는 몸이 굳어져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으며, 또한 일어나 걷거나 말을 크게 할 수조차 없어서 간신히 숨을 헐떡이며 머리를 떨어뜨리고는 잠잠히 듣고만 있었다.
009_1101_c_07L彼嬭母卽一定住不敢動移亦不起行不敢大語細喘低頭默然察聽
그때 세존께서는 차츰 이차(離車)인 선사 동자의 집 가까이까지 오시다가 마을에 들어와서 그의 집 문 앞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셨다. 이차 선사 동자는 세존께서 자기 집 문 앞에 서 계신 것을 보고 그 높은 다락 위에서 곧장 부처님을 향해 몸을 던졌다. 그러나 선사 동자는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해서 허공에서 지상으로 우뚝 내려섰다. 그리고 곧장 게송으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009_1101_c_09L爾時世尊漸漸行近善思離車童子之家入彼街巷至於其家門前止住而是善思離車童子遙見世尊在於閣下見已卽便從高樓上投身向佛是時善思離車童子以佛神力在於空中嶷然而住卽以偈頌而白佛言

지혜 가운데 계시는 세존이시여,
여기 계시는 가장 훌륭한 분이시여,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시는 분이시여,
원컨대 저의 이 연꽃을 받아 주소서.
009_1101_c_15L世尊住智中
最勝者住此
利諸衆生故
願受我蓮花

그때 세존께서는 역시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이차 선사 동자에게 대답하셨다.
009_1101_c_17L爾時世尊卽還以偈報於善思離車童子作如是言

내가 머문 곳은 진실의 경계[實際]이니
중생들의 경계가 아니라네.
그 경계엔 있는 것이 없지만
이 경계는 바로 실상(實相)이어라.
009_1101_c_19L我所住實際
非衆生境界
彼際無所有
是際如實相

세존께서 이처럼 말씀을 마치시자, 이차 동자가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009_1101_c_21L爾時世尊說是語已離車童子復更以偈而白佛言

세존께서는 왜
이 진실의 경계에 머문다고 하십니까?
이 경계는 이미 없는 것이니
있지 않은데 어디에 머무십니까?
009_1101_c_23L世尊云何住
於此眞實際
此際旣無有
無有何所住
009_1102_a_02L
이차 선사 동자가 이 같은 말을 마치자,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09_1102_a_02L爾時善思離車童子說是語已佛復以偈而更報言

그 경계가 만약 진실의 경계라면
그 경계는 곧 여래(如來)라네.
그와 같은 진실한 경계에 머문다면
내가 거기에 머묾도 마찬가지리라.
009_1102_a_04L如際實際者
彼際是如來
如彼實際住
我住彼亦然

만일 모든 부처들이 실제와 같이
그 체(體)가 하나로 다르지 않다면
마치 그 진실한 경계처럼
나도 또한 그렇게 머무네.
009_1102_a_06L如實際諸佛
其體一無殊
如彼眞實際
我作如是住

세존께서 이처럼 말씀을 마치시자, 선사 동자는 다시 거듭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009_1102_a_07L爾時世尊說是語已善思童子復更以偈重白佛言

실제의 실제가 아니면서 실제가 아닌 것,
이러한 실제는 어떤 모습이 있으며
어떠한 방편이기에
실상(實相)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까?
009_1102_a_09L非際際非際
此際有何相
作何等方便
得名爲實相

이차 선사 동자가 이처럼 말을 마치자,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09_1102_a_11L爾時善思離車童子說是語已佛復以偈而更報言

실제의 실제[際際]는 잡을 수가 없기에
그래서 이것을 실제라고 한다네.
그 실제는 허공과 같으니
허공 또한 모양[相]이 없네.
009_1102_a_13L不可執際際
故言爲實際
彼際如虛空
虛空亦無相

세존께서 이처럼 말씀을 마치시자, 선사 동자가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009_1102_a_15L爾時世尊說是語已善思童子還更以偈白於佛言

진실이 있는 곳에 머문다는 것은 드문 일인데
머물되 가장 높은 곳에 머무네.
원컨대 중생들이여, 여기에 머무소서.
마치 부처님들께서 머무시는 것처럼.
009_1102_a_17L希有眞實處
住處最上住
願衆生住此
如諸佛所住

이차 선사 동자는 이와 같이 게송을 마치고 마음을 가다듬어 합장한 다음 부처님께 여쭈었다.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가엾이 여기셔서 이 연꽃을 받아 주십시오.”
009_1102_a_19L爾時善思離車童子說此偈已一心合掌而白佛言惟願世尊慈愍我故受此蓮華
그때 세존께서는 이 이차 선사 동자를 가엾이 여겨 그가 올리는 연꽃을 받으셨다.
009_1102_a_22L爾時世尊爲欲憐愍善思離車孩童子故受彼蓮華
009_1102_b_02L부처님께서 연꽃을 받으시자, 이차 선사 동자는 뛸 듯이 기뻐하면서 다음과 같이 발원(發願)하였다.
“지금의 이러한 선근으로 인하여 제가 만일 내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한다면 지금의 세존처럼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법 가운데 범부의 법이나 아라한의 법과 성인의 법은 모두 얻을 수가 없습니다.”
009_1102_a_23L佛受華已是時善思離車童子歡喜踊躍發是願言藉此善根我於來世若當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已如今世尊爲於一切衆生說法然其法中諸凡夫法及阿羅漢一切聖法皆不可得
그때 장로 사리불(舍利弗)이 함께 이 회합에 참여하여 이 말을 들었다.
009_1102_b_05L爾時長老舍利弗同在集會聞是語
그래서 대중들 속에서 이차 선사 동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차 동자여, 잘 생각해서 그와 같이 말해야 한다. 네가 말한 것에 대해 내가 증명해 주겠다. 그런데 그와 같은 법이 모든 중생들을 위해 설한 것이라면 어떻게 말하며, 그 법은 어떤 것인가?”
009_1102_b_07L於大衆中卽問善思離車童子如是言離車童子汝向所言我當證彼如是法已爲諸衆生說於彼法何說法彼法云何
그러자 이차 선사 동자는 즉시 게송으로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009_1102_b_10L爾時善思離車童卽以偈答舍利弗言

그 법에는 부처님도 없고
성문(聲聞)도 없다네.
내 이 법을 증득하여
중생들을 위해 설하리라.
009_1102_b_11L彼法無有佛
及諸聲聞得
我當證是法
爲諸衆生說

그 법은 처소(處所)도 없고
또한 오고 가는 것도 없다네.
지혜로운 자는 이것이
법의 본래의 체성(體性)임을 안다네.
009_1102_b_13L彼法無處所
亦復無去來
智者如是知
法之本體性

과거의 모든 부처님과
현재의 무상존(無上尊)이
하나같이 이렇게 알아서
무여적멸(無餘寂滅)에 들어갔다네.
009_1102_b_14L過去一切佛
現在無上尊
無不如是知
入無餘寂滅

거기에는 법계(法界)도 없고
또한 중생계(衆生界)도 없다네.
이러한 구극(究極)의 경지에
세간에서는 들어가는 자가 없어라.
009_1102_b_15L彼中無法界
衆生界亦無
如是之邊際
世閒無入者

법계란 다만 이름일 뿐이라네.
이름이란 분별에서 생기는 것이니
없는 분별을 분별한다면
그 끝은 얻을 수가 없어라.
009_1102_b_17L法界惟名字
字從分別生
分別無分別
究竟不可得

그때 장로 부루나미다라니자(富婁那彌多羅尼子)가 대중 속에서 다시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선사 동자에게 물었다.
009_1102_b_18L爾時長老富婁那彌多羅尼子卽於衆中還以偈問善思童子作如是言

너는 어떤 어린아이기에
능히 이런 법을 배워서 아는가?
이 법은 너무 깊어서 비유할 수가 없으니
모든 지혜로운 자가 미혹을 일으키네.
009_1102_b_20L童子汝云何
能學解此法
甚深無譬喩
諸智者所迷

너는 아직 걸음마도 못하는데
벌써 이런 말을 하여
최고의 답변을 하니
지혜로운 대성문(大聲聞)이로구나.
009_1102_b_22L汝今身未行
已作如是辯
能對最第一
智慧大聲聞

너의 몸은 진금(眞金)과 같아서
모든 것을 잘도 이해하는구나.
이 성 안에서 그 빛이 찬란하니
마치 하늘의 달과 같아라.
009_1102_b_23L汝體如眞金
遍皆巧知解
顯赫此城巷
如月處虛空
009_1102_c_02L
그러자 이차 선사 동자는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장로 부루나미다라니자에게 대답하였다.
009_1102_b_24L爾時善思離車童子卽還以偈答於長老富婁那彌多羅尼子作如是言

존자(尊者)는 지금 삶[生]을 말하지만
이 삶이란 있는 곳이 없다네.
모든 법에 삶이란 없는데
삶을 말하니 이것이 무엇인가?
009_1102_c_03L尊者今言生
此生無有處
諸法無生故
當生此是何

모든 법에 이미 삶이 없는데
무엇을 두고 진체(眞體)라 하는가?
그래서 내가 본성을 말하면서
일체의 법이란 없다고 했다네.
009_1102_c_05L諸法旣無生
何者名眞體
此我說本性
一切諸法無

법이든 그 법의 본성이든
둘은 모두 얻을 수 없는 것,
이 둘은 이미 얻을 수 없으니
모든 부처님께서는 이런 법을 설하신다네.
009_1102_c_06L法及法本性
二俱不可得
二旣不可得
此法諸佛說

이것의 이름은 최상륜(最上輪)으로
녹원(鹿苑)에서 처음 하신 설법이라네.
허공에 불끈 주먹을 쥐시니
많은 제자들이 깨닫게 되었다네.
009_1102_c_07L是名最上輪
鹿苑中前轉
虛空搦拳已
令覺多聲聞

법을 설하는 소리만 울리니
중생들이 광혹(誑惑)함이 많아라.
방편과 지혜를 통해
반드시 진실대로 말하리라.
009_1102_c_09L唯鳴於法聲
衆生多誑惑
乘方便及智
當說如眞實

삶과 죽음을 말하는 자들을
범부의 경계라고 부른다네.
이것은 뒤바뀐 소견이니
부루나여, 미진(未盡)하도다.
009_1102_c_10L言生及死者
是名凡夫境
此之顚倒見
富婁那未盡

나고 죽음과 이것과 저것은
세속 사람들의 말이라네.
말 없는 법 가운데
말을 빌어서 말하도다.
009_1102_c_11L生死及彼此
世閒人言語
無言語法中
假以語言說

장로 부루나미다라니자는 이 게송을 듣고 나서 기뻐서 칭찬하였다. 그리고는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드문 일입니다. 바가바시여, 매우 드문 일입니다. 수가타(修伽陀)시여, 이 선사 동자가 이처럼 가히 헤아릴 수조차 없는 더없이 깊은 지혜를 가지고 있다니요.”
009_1102_c_13L爾時長老富婁那彌多羅尼子聞此偈已歡喜稱讚卽便白佛作如是言希有婆伽婆希有修伽陁此之善思離車童子乃有如是甚深智慧難可度量
그러자 부처님께서 부루나에게 말씀하셨다.
“과연 그렇다. 부루나여, 과연 네가 말한 것과 같구나.”
009_1102_c_18L是時佛告富婁那言如是如是汝富婁那如汝所說
그런 다음 세존께서는 이차 선사 동자에게 이렇게 물으셨다.
“선사 동자여, 너는 지금 누구를 위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증득하려고 하느냐?”
009_1102_c_19L爾時世尊問於善思離車童子作如是言善思童子汝今欲爲何誰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
이에 이차 선사 동자는 곧 게송으로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009_1102_c_22L是時善思離車童子卽以偈頌而答佛言

부처님, 가장 뛰어나신 세존이시여,
아시면서도 일부러 저에게 물으십니다.
누구를 위해 갑옷을 입었느냐고
그 진실을 지금 밝히라고 하십니다.
009_1102_c_23L佛最勝世尊
知而故問我
欲爲誰著鎧
今當眞實宣
009_1103_a_02L
저에게는 위하는 사람이 없으니
입을 갑옷도 역시 없습니다.
깊고 깊은 상법(上法) 중에는
교화할 중생도 없습니다.
009_1103_a_02L我無所爲人
亦無著鎧者
甚深上法中
無受化衆生

중생이든 또는 중생이 아니든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곳에는 미혹함이 없으니
이를 일러 세존이라고 합니다.
009_1103_a_03L衆生非衆生
一切皆無有
此處不迷惑
彼名爲世尊

이와 같은 삶의 이해의 법은
실제(實際)가 항상한 것처럼
같은 것 아니니, 다르지 않음도 없는
이것이 깊고 깊은 최상법입니다.
009_1103_a_04L如是生解法
如實際常處
非一非無異
此甚深最上

저는 마땅히 중생을 깨우치게 해주어야 하지만
중생이란 것도 역시 없습니다.
중생에게 그 체(體)가 본래 없는데
거기에 어찌 지혜가 있겠습니까?
009_1103_a_06L我當令覺衆
彼衆生亦無
衆生體旣無
彼中何有智

지혜와 중생에는
구경의 체성[性]은 없습니다.
만일 이와 같이 이해할 수 있다면
그를 일러 세상의 지혜 있는 사람이라 합니다.
009_1103_a_07L智慧及衆生
性畢竟非有
若能如是解
彼名世智人

이차 선사 동자는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위대한 성인이신 세존이시여, 제가 만약 앞으로 이러한 법을 스스로 깨달아서 알기만 한다면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이 설하겠습니다.”
009_1103_a_08L爾時善思離車童子說是偈已而白佛言大聖世尊我若當來自覺了知如是法已爲諸衆生作如是說
그때 장로 아난(阿難) 비구가 대중들 속에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드문 일입니다. 바가바시여, 희유한 일입니다. 수가타시여, 이 어린 이차 선사 동자가 능히 이처럼 깊고 미묘한 법구(法句)와 염착(染着)이 없는 말과 의착(倚着)이 없는 말을 설하니, 이와 같은 깊은 법에 대하여 천인과 세간의 두려움과 미혹이 사라졌습니다. 이와 같은 실성(實性)의 깊고 깊은 법을 누군들 행하고 싶지 않겠습니까마는, 옛날에 이 깊고 깊은 법에 대하여 인연이 있는 자만이 능히 그러한 신심(信心)이 생길 뿐입니다.”
009_1103_a_11L是時長老阿難比丘於大衆中卽從座起而白佛言世尊希有婆伽婆希有伽陁此之善思離車童子乃能如是宣說甚深微妙法句不染著句無倚著句此深法中天人世閒恐怖迷沒世尊如是實性甚深法中誰不欲行惟有昔於甚深法中有因緣者乃能生信
이때 아난은 이러한 뜻을 거듭 펴고자 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爾時阿難欲重宣此義而說偈言

마치 진금(眞金)이 모여 있는 듯
그 묘함이 드러나서 빛을 내는
이 선사 동자는
지금 대중 속에 함께 있다네.
009_1103_a_19L猶如聚眞金
遙觀妙顯赫
此善思童子
處在大衆中

마치 저 수미산(須彌山)처럼
대해(大海) 안에 안주하는구나.
이처럼 훌륭히 법을 설하니
이 세간을 온통 가득 덮으리라.
009_1103_a_21L譬如須彌山
安住於海內
如是善說法
彌覆此世閒

있지[有]도 않고 없는 것[無]도 아님을
선사 동자가 설하였다네.
저 실제(實際)도 이와 같이
그 실제 또한 공하고 없는 것이라네.
009_1103_a_22L無有及非無
善思童子說
如是彼實際
實際亦空無

네가 지금 이것을 설할 때에
두려움이 인 적이 없어라.
선사여, 그대는 이와 같은 법을
어떻게 알았는가?
009_1103_a_23L汝今說此時
不曾生恐怖
善思汝如是
我云何得知
009_1103_b_02L
그러자 이차 선사 동자가 이 말을 듣고 나서 즉시 게송으로 아난에게 대답하였다.
009_1103_b_02L爾時善思離車童子聞是語已卽還以偈報阿難言

내 이미 몸을 버릴 맹세를 했기에
이 무위(無爲)의 갑옷을 입은 것이며
바람[望]이 없기에 도를 구하고
많이 들었기에[多聞] 이렇게 안 것이라네.
009_1103_b_04L我已誓捨身
著此無爲鎧
無望故求道
多聞如是知

5욕(欲)으로부터 미혹을 당해서
두려움의 지옥에 떨어진다네.
그런데 지금 무상존(無上尊)을 뵈었으니
내 어찌 기쁘지 않으랴.
009_1103_b_06L爲五欲所迷
墮於可畏獄
今見無上尊
我云何不喜

세존은 크게 자비하시어
모든 중생을 교화해 제도한다네.
내 몸이 지옥에 떨어져도 상하지 않고
지금 여기 부처님 앞에 있네.
009_1103_b_07L世尊大慈愍
化度諸衆生
我身不墜傷
今在佛前住

허공과 나의 체(體)는
둘 다 없는 것이라네.
몸도 허공도 없는 것이라면
몸이 부서진들 무엇을 걱정하랴.
009_1103_b_08L虛空及我體
此二悉是無
身及空旣無
云何當畏壞

불신(佛身)과 저 허공의 체는
본래 진실하여 나눌 수가 없다네.
이와 같은 인심(忍心)만 갖는다면
공중에서 떨어져도 두렵지 않으리.
009_1103_b_10L佛身及空體
眞實不可分
能有此忍心
彼中無怖畏

저 허공과 대지는
진여(眞如)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네.
지금 내가 그 진실을 알고 있으니
이 때문에 두려움이 없다네.
009_1103_b_11L虛空及大地
眞如中悉無
我今眞實知
是故無恐怖

저 드넓은 허공이나 대지는
구경(究竟)에는 얻을 수가 없는 것.
진실도 생사도 거기에 없으니
진실로 놀라움과 두려움이 없어라.
009_1103_b_12L虛空遍大地
畢竟不可得
無眞無生故
眞實無驚畏

허공에는 꼭대기가 없으니
밑바닥도 역시 없어라.
이와 같은 법을 안다면
놀랄 것은 아무 곳에도 없다네.
009_1103_b_14L虛空無有高
下處亦無有
如是法知者
彼無虛可驚

이처럼 이차 선사 동자가 게송을 마치자,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선사 동자야, 너는 두렵지 않느냐?”
009_1103_b_15L爾時善思離車童子說是偈已佛卽問言善思童子汝不畏耶
그러자 선사 동자가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저는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009_1103_b_17L是時善思卽答佛言善哉世尊我實無畏
부처님께서 다시 선사 동자에게 물으셨다.
“너는 겁나지 않느냐?”
009_1103_b_18L佛復更問善思童子汝不恐耶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저는 조금도 겁나지 않습니다.”
009_1103_b_19L善思答言善哉世尊我實無恐
부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선사 동자야, 너는 무섭지 않느냐?”
009_1103_b_20L佛復問言善思童子汝不怖耶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저는 조금도 무섭지 않습니다.”
009_1103_b_21L善思答言善哉世尊我實不怖
그러자 부처님께서 선사를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도 훌륭하구나. 선사 이차여, 참으로 훌륭하구나. 네가 지금 이처럼 두려워하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다니.”
009_1103_b_22L爾時世尊讚善思言善哉善哉善思離車眞實善哉汝今乃能如是不畏不恐不怖
009_1103_c_02L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이 일에 대하여 선사를 위해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103_c_02L佛因此事卽爲善思而說偈言

유(有)가 있다고 해서 공포가 생긴 것이지
그 유란 얻을 수가 없는 것이라네.
능히 이 인(忍)을 결정할 수 있다면
그는 곧 보리(菩提)에 가까우리.
009_1103_c_03L有有故怖生
彼有不可得
能定此忍者
彼卽近菩提

모양을 취해서 중생이라 하지만
중생이란 본래 있는 것이 아니라네.
능히 이처럼 환히 깨닫는다면
그는 곧 진승(眞乘)에 머무르리라.
009_1103_c_05L取相言衆生
而衆生無有
能如是了達
彼卽住眞乘

보리를 얻는 사람은 없고
득(得)과 부득(不得)도 얻을 수 없다네.
이러한 득과 부득을 떠난다면
두려운 마음이 사라지리라.
009_1103_c_06L菩提無得人
不得得不得
離此得不得
恐怖心則無

만일 능히 이러한 것을 안다면
유에도 무에도 머물지 않으리.
선사여, 너는 알아야 하리라.
이 길이 보리로 가는 길임을.
009_1103_c_07L若能如是知
有無皆不住
善思汝當識
此路趣菩提

세존께서는 이처럼 게송으로 말씀하시고 나서 다시 선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선사 동자야, 그렇기 때문에 보살마하살로서 서둘러 안락하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서 성취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상상(常相)ㆍ낙상(樂相)ㆍ아상(我相)ㆍ정상(淨相)과 중생상(衆生相) 및 수명(壽命)ㆍ양육(養育)ㆍ복가라상(福伽羅相:補特伽羅相)을 생각해야 한다. 이런 상들은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가는 진정한 바른 길이다.
009_1103_c_09L爾時世尊說此偈已復告善思作如是言善思童子是故菩薩摩訶薩等若欲速疾安樂得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當應須念常相樂相我相淨相及衆生相壽命養育福伽羅相此相卽是阿耨多羅三藐三菩提正直路
선사 동자야, 내가 전에 발심하여 보살행을 닦을 때에도 항상 이 길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곧장 이 길을 따라서 보리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이 길은 무와 유가 같다고 하는 그러한 법만을 따라가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이것이 곧 나의 무상보리(無上菩提)이다.”
009_1103_c_16L善思童子我於往昔發心於菩薩行時常念此路以是義故乘此路得至菩提然其此路無有一法而可得者此卽是我無上菩提
이때 세존께서는 이러한 뜻을 거듭 펴시고자 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103_c_19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내 비록 상상(常相)을 설하지만
그 상(常)이란 있는 것이 아니라네.
상이 없다는 걸 이미 안다면
다투고 싸울 일들이 없어라.
009_1103_c_20L我雖說常相
其常非是有
旣知無有常
卽無有諍競

낙상(樂相)에 집착할지라도
그 낙이란 것도 실제로는 없다네.
이는 곧 뒤바뀐 견해이니
바로 복가라(福伽羅)를 분별함이라.
009_1103_c_22L有著樂相者
樂亦無眞實
此是顚倒見
分別福伽羅

모든 법이 진실임을 안다면
어느 곳에도 모이는 곳은 없으리니
그들은 수명상과 복가라상의
모양을 만들지 않으리라.
009_1103_c_23L若知諸法眞
各各無集處
彼等不作相
命及福伽羅
009_1104_a_02L
길[路]이 보리가 아니라면
길 아닌 것[非路]도 또한 다시 그러하다네.
내 이러한 본성과 모든 법에는
처소가 없음을 말하노라.
009_1103_c_24L路非是菩提
非路亦復爾
我說此本性
諸法無處所

본성과 온갖 사물에 대해
지혜로운 자는 분별하지 않는다네.
선사여, 너는 알아야 하리니
이 길이 보리로 가는 길임을.
009_1104_a_03L本性及衆物
智者不分別
善思汝當知
此路向菩提

만약 이런 길에 집착한다면
부처님은 그런 길을 가지 않는다네.
만약 유상(有相)에 집착한다면
그는 모든 법을 모르는 자이어라.
009_1104_a_04L若著如是路
彼佛非行道
若著有相者
彼不知諸法

역시 탈 것을 탈 수 없다면
부처님들이 불쌍히 여기신다.
사람이 능히 무유(無有)를 행한다면
이것이 적정(寂靜)의 깊고 깊은 곳이리.
009_1104_a_05L亦不能乘乘
諸佛所憐愍
無有人能行
此寂甚深處

어느 곳에도 개체[物]라고 할 것은 없으니
그것[物]도 개체라고 할 수 없다네.
이미 개체라고 할 만한 것이 없기에
그러한 낙상(樂相)이 생길 곳도 없어라.
009_1104_a_07L一切處無物
彼物不可物
旣無有物故
彼樂無處生

모든 즐거움이나 고통이 있는
그 길은 허공과 같은 것.
능히 이러한 것을 깨닫는다면
그 마음에 해탈을 얻으리.
009_1104_a_08L諸樂及諸苦
此路如虛空
能得如是覺
彼心得解脫

내 비록 아상(我相)을 설하더라도
이 법 역시 있는 것이 아니라네.
내 것이라는 것이 이미 없다면
지혜 또한 있을 곳이 없어라.
009_1104_a_09L我雖說我相
此法亦無有
旣無有我所
亦復無有智

지혜[智]와 앎[知]이란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지혜의 경계라네.
수명(壽命)이 있다고 분별하지만
결국 그것도 필경에는 공하다네.
009_1104_a_11L旣無有智知
此卽智境界
壽命分別有
其相畢竟空

있지 않음[無有]을 앎이라고 하니
작은 지혜는 곧 미혹된다네.
나라는 것[我相]과 수명이라는 것[壽命相]의
본성은 있는 것이 아니라네.
009_1104_a_12L無有言知者
小智卽迷惑
我相及壽命
本性非是有

본성과 모든 사물이 있다고 하는 것
이것이 어리석은 경계라네.
이들은 부사의한 불승(佛乘)에
가까이 갈 수 없다네.
009_1104_a_13L本性及諸物
此愚癡境界
彼等不能近
不思議佛乘

깊고 깊은 경전 말씀을 들을 수도 없고
또 이를 읽거나 외울 수도 없다는 것,
있고 없음의 모든 법상(法相)을
이 경전에서는 말하지 않았네.
009_1104_a_15L不聞深經典
復不讀誦持
此經典不說
無有諸法相

내가 모든 법을 성취한 적 없으니
설할 곳 또한 없어라.
내 예전에 도량에 앉았을 때
증득한 지혜 또한 있지 않네.
009_1104_a_16L我不得諸法
說處亦復無
我昔坐道場
無一智可證

나의 지혜가 그러하니
보리란 것도 얻을 수가 없어라.
보리와 도량의
두 가지는 모두 증득할 수 없다네.
009_1104_a_17L此智我如是
菩提不可得
菩提及道場
此二無證者

범부의 무리는
부처님이 모든 법을 설하셨다고 분별하네.
그것은 이름을 빌려 설하신
부처님들의 깊은 뜻이 있는 곳이네.
009_1104_a_19L凡夫輩分別
諸佛說諸法
此是假名字
諸佛甚深處

깊은 법과 부처님의 말씀에 집착하면
이것이 곧 마군의 경계라네.
경전의 말씀과
부처님의 말씀을 들을 수가 없다네.
009_1104_a_20L甚深及諸佛
此是魔境界
不聞此經典
佛世尊所說

그들은 모든 법의 맛[味]과
이익되는 곳을 알 수 없게 된다네.
보살이 고행을 하건만
그 수행의 의미를 알지 못하네.
009_1104_a_21L彼等不知味
諸法利益處
菩薩行苦行
其行無知故

부처님과 보리라고 하지만
이 둘은 볼 수가 없어라.
이들을 분별로 사유하고는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함부로 말하네.
009_1104_a_23L言佛及菩提
此二不可見
如是思惟已
妄言諸佛說

모든 경계가 있다고 하면서
여기에 기대니 집착이 생겨라.
이미 염오(染汚)와 집착이 있기에
그들이 나[我]를 보지 못하네.
009_1104_a_24L稱有諸境界
倚之而生著
旣有染著處
彼等不見我
009_1104_b_02L
만일 모든 중생들이
깊고 깊은 지혜를 성취한다면
그들은 불법의 불가사의함을
크게 떨치고 노래하리.
009_1104_b_02L若有諸衆生
成就甚深智
彼等大唱說
諸佛不思議

그러니 선사 동자여,
깊고 깊은 법을 알고 싶으면
열심히 정진하고 마음을 써야 하네.
그러면 법의 진실을 곧 알게 되리라.
009_1104_b_04L是故汝善思
欲知甚深法
精勤當用心
卽知法眞實

참으로 그 법은 걸림이 없으니
그러므로 깊고 깊은 법[甚深]이라고 이름한다네.
이것을 이와 같이 말할 때
얻을 수 없는 것[不可得]이라고 이름한다네.
009_1104_b_05L彼法實無礙
故名爲甚深
如是說之時
名爲不可得

중생들의 뒤바뀐 견해로는
그러한 경계를 얻지 못하네.
그러므로 선정(禪定)을 구하지 않고는
진실한 뜻을 알 수가 없어라.
009_1104_b_06L衆生顚倒見
此非彼境界
非以禪定求
可知眞實義

삼매 아닌 삼매는
허공에서는 얻을 수 없다네.
이것은 지혜의 경계가 아니니
지혜가 없다는 것도 역시 그러하다네.
009_1104_b_08L三昧非三昧
空中不可得
此非智境界
無智亦復然

그러한 경계를 깨닫게 한다 해도
이것 역시 지혜의 경계는 아니어라.
이러한 법은 인연을 따라 있으며
깊고 깊으며 들어갈 수 있어라.
009_1104_b_09L雖令覺彼際
亦非智境界
此法從緣有
甚深卽能入

만약에 적정(寂靜)을 즐긴다면
이것이니 저것이니 할 것도 없다네.
마음속으로 믿고 즐긴다면
이 경의 내용을 설하라.
009_1104_b_10L若有樂寂靜
則無有彼此
若心能信樂
正說此經處

그것은 한 부처님만 가까이 한 것이 아니고
여러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옛날에 모든 선근(善根)을 심은 것이라
이것을 받아 가질 수가 있었다네.
009_1104_b_12L彼非一佛邊
昔種諸善根
於多諸佛所
乃能受持此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신 다음, 다시 이차 선사 동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선사 동자여, 그렇기 때문에 모든 대보살마하살들은 마땅히 모두 이와 같은 갑옷을 입어야 한다. 이 세상에 있는 두렵고 무서운 곳에 있다 하더라도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이 마음이 이와 같은 갑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009_1104_b_13L爾時世尊說此偈已復告善思離車童子作如是言善思童子以是義故諸大菩薩摩訶薩等一切應當著如是鎧於世閒中所有恐怖驚畏之處應於彼中不生驚畏恐怖之意發於此心如是著鎧
그러자 선사가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위대하신 성인 세존이시여, 저는 그것을 믿습니다만 세상에서는 이것을 믿지 않기도 합니다.”
009_1104_b_19L是時善思卽白佛言大聖世尊我信如是而世閒中所不信處
009_1104_c_02L이때 세존께서 다시 선사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마하살 등은 깊고 깊은 법에 이와 같은 상(相)이 있으며, 이와 같은 좋은 조짐[瑞]이 있으며, 이와 같은 형상이 있는 것을 행하는데, 그들 모든 훌륭한 장부(丈夫)들은 이 세상에 그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어떤 법도 없다는 것을 안다. 이미 모든 법이 평등하여 우열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나면 그 앎으로 말미암아 두렵거나 무섭거나 놀라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009_1104_b_21L爾時世尊復告善思童子有諸菩薩摩訶薩等行於甚深有如是相有如是瑞有如是形彼等一切諸善丈夫觀於世閒無有諸法可優劣者旣見一切諸法平等無有優劣如是知已而心不畏不怖不驚
일체의 법은 소멸된다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소멸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없다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모여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흩어진다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009_1104_c_04L斷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不斷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怖有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無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聚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散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
일체의 법이 화합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화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나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사념(思念)이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사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만들어졌다[造作]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009_1104_c_10L和合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和合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嫌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不嫌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思念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思念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造作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造作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
일체의 법이 경계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경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환희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환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세제(世諦)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009_1104_c_18L境界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境界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歡喜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歡喜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世諦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世諦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
009_1105_a_02L일체의 법이 적정(寂靜)이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적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해(解)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지계(持戒)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파계(破戒)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009_1104_c_24L寂靜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寂靜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解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不解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持戒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戒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
일체의 법이 명(明)이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무명(無明)이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에 이름이 없다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나옴이 이와 같다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나오지 않음이 이와 같다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에 대한 공포가 이와 같다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무섭지 않다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009_1105_a_07L明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無明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有名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驚名一切諸法如是知已而不畏一切法出如是知已而不驚一切法不出如是知已而不畏一切法怖如是知已而不驚一切法不怖如是知已而不畏
일체의 법이 생긴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은 죽는다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보리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보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체의 법이 열반이라는 것을 알아도 놀라지 않으며, 일체의 법이 열반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009_1105_a_15L一切法生如是知已而不驚一切法不生如是知已而不畏一切法死如是知已而不驚一切法不死如是知已而不畏一切法菩提如是知已而不驚一切法非菩提如是知已而不畏一切法涅槃如是知已而不驚一切法非涅槃如是知已而不畏
법에 대해 능히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때, 이를 보살이 두려워하지 않고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고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009_1105_a_23L能作如是說法之時是名菩薩不畏不驚不怖
009_1105_b_02L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신 뒤, 선사에게 이러한 뜻을 거듭 펴시고자 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9_1105_b_02L爾時世尊說是語已欲爲善思重宣此義而說偈言

모든 법이란 있는 것이 아니지만
진여(眞如)는 미혹(迷惑)이 아니어라.
모든 법이란 없는 것이기에
그 모습이 곧 적멸이라네.
009_1105_b_04L一切法無有
眞如不迷惑
諸法無有故
彼相卽寂滅

모든 법에는 우열이 없으니
이것이든 저것이든 모두가 없다네.
모든 법은 없는 것이기에
진실(眞實) 또한 없다네.
009_1105_b_06L諸法無優劣
此彼悉皆無
一切法無故
眞實亦復無

모든 법에 우열이 있다 해도
이것도 저것도 모두 없다네.
모든 법이 다 공(空)하니
다툼도 싸움도 없어라.
009_1105_b_07L諸法有優劣
此彼亦各無
諸法旣悉空
則無有諍競

모든 법이 이미 없으니
본성이 어디에 있으랴.
그 성품이 있지 않은데
무엇이 무너지고 없어진다는 말인가.
009_1105_b_08L一切法旣無
本性何有性
其性無有故
云何有壞滅

모든 법이 단멸(斷滅)이 있을까?
지혜로운 자는 그런 생각 안하네.
설사 단멸이란 말이 있다 해도
아무리 찾아봐도 있는 곳이 없어라.
009_1105_b_10L諸法有斷耶
智者無此念
但假有斷名
求斷處不得

모든 법을 단멸하고 싶어서
자세히 찾아봐도 있는 곳이 없다네.
그것이 아주 작거나 크거나 간에
모든 법이란 있는 것이 아니라네.
009_1105_b_11L欲斷一切法
微細求覓無
毫末及衆多
諸法皆無有

모든 법이 없다고 말한다면
이것 또한 말하는 것이 되네.
거기에는 이런 것들은 없고
다만 드러나 보일 뿐이네.
009_1105_b_12L諸法無有者
此亦是言說
彼中如是無
但有中示現

모든 법에 형상이 없지만
다만 모양이 드러나 보일 뿐이네.
있다는 말이나 없다는 말이나
모든 것은 거짓된 이름[假名]이어라.
009_1105_b_14L一切法無形
但有相中現
有有及無有
一切皆假名

모든 법은 합(合)함이 있는 것도 있고
합함이 없는 것도 나타내지만
진여(眞如)는 합함이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아무것도 있지 않다네.
009_1105_b_15L一切法有合
示現不合者
眞如無合故
畢竟無有物

모든 법은 합함이 없으니
짓는 것도 없고 멸함도 없다네.
이렇게 말하는 것 또한 얻을 수 없으니
모든 법 하나하나가 없는 것이라네.
009_1105_b_16L諸法無和合
無作無滅者
如是亦不得
諸法各各無

모든 법은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니
앞의 경계에도 그것은 없고
본제(本際)가 이미 없기에
그 이름을 실제(實際)라고 한다네.
009_1105_b_18L諸法不可得
彼等前際無
本際旣無故
故名爲實際

모든 법에 기쁨[歡喜]이 있다 해도
기쁨 또한 얻을 수가 없다네.
모든 법은 있지 않다는
그것 또한 말로는 할 수 없는 것.
009_1105_b_19L一切法歡喜
歡喜不可得
旣無有諸法
彼亦不可說

모든 법에 기쁨이 없다 해도
이런 말들도 없는 것이라네.
진여(眞如) 속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이것이 바로 깊고 깊은 모양이네.
009_1105_b_20L諸法無歡喜
彼等二皆無
眞如中無物
此是甚深相

모든 법은 의심이 없으니
진여 속에 나[我]란 없어라.
진여는 있지 않으니
그곳에 의심은 없다네.
009_1105_b_22L一切法無嫌
眞如中無我
眞如無有故
彼無有嫌處

열반에는 찬탄이 없으니
그런 것은 얻을 수가 없어라.
모든 법은 있지 않아
그래서 열반이라 한다네.
009_1105_b_23L涅槃無讚歎
彼法不可得
諸法無有故
故名爲涅槃
009_1105_c_02L
모든 법에 명(明)이란 없으니
진여 가운데 보여 줌이라.
이것은 가짜로 지어낸 이름이니
이런 까닭에 생각[思]이라 한다네.
009_1105_b_24L諸法無明者
眞如中示現
此是假名說
是故名爲思

모든 법에 생각이란 없으니
이런 법은 정한 곳이 없구나.
이 때문에 중생이란 없으니
이것이 바로 모든 법의 체(體)라네.
009_1105_c_03L諸法無思者
此法無定處
是故無衆生
此是諸法體

모든 법은 허깨비와 같으니
허깨비 또한 얻을 수 없네.
모든 법이 얻을 수가 없기에
유위(有爲)의 제행(諸行)이라 말한다네.
009_1105_c_04L一切法如幻
彼幻不可得
諸法不得故
說有爲諸行

모든 법에 행위가 없으니
이것이 곧 진여의 체라네.
모든 법이 있는 곳이 없기에
끝이 없다고 한다네.
009_1105_c_05L諸法旣無爲
此彼眞如體
無有諸法處
故言無有邊

설사 경계(境界)가 있다고 말한다 해도
경계란 본래 없는 것이라네.
그래도 사람들은 경계를 말하기에
경계라고 부른다네.
009_1105_c_07L雖言有境界
境界實無有
而凡夫所說
故名爲境界

모든 경계는 허망한 것이기에
경계가 없다고 말한다네.
경계가 없다고 하는
이것이 경계의 참 모양[眞相]이라네.
009_1105_c_08L諸境界虛妄
故說無境界
說無有境界
是境界眞相

모든 법의 체는
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네.
그런 것들이 이미 없으니
그것이 적정(寂定)임을 그대들은 알라.
009_1105_c_09L言一切法體
彼等無有數
彼等旣無有
寂定汝等知

얻을 수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니
있는 것으로 나타내 보인다네.
얻으려 해도 얻을 수 없는 곳을
보여 주며 있다고 하는구나.
009_1105_c_11L無得言有得
示現有得處
得無得之處
示現故有得

거기에는 본래 지계(持戒)도 없고
파계(破戒) 또한 없다네.
행도 없고 계율도 없으니
이러한 것이 모든 법의 모양이라네.
009_1105_c_12L彼處無持戒
及破戒亦無
無行及無戒
如是諸法相

모든 법은 본래 없기에
무명(無明)이라고 하니
모든 법은 없다는 사실이
바로 명(明)임을 알아야 하리.
009_1105_c_13L一切法悉無
故名爲無明
無有諸法故
汝當知是明

모든 법이 이름을 가졌지만
실로 이름이란 없는 것이라네.
법에 이미 이름이 없는 것
이것이 열반임을 알아야 하리.
009_1105_c_15L諸法名字者
彼名實無有
旣無有法名
當知是涅槃

수(受)라는 이름을 말한다면
받아들이기에 보여 주는 것,
여기에는 본래 수란 없으니
그래서 수를 보여 준다 말한다네.
009_1105_c_16L說有受名者
以受故示現
是處無有受
故言受示現

없는 것을 있다고 하기에
보여 주며 있다고 말하지만
모든 법이 유(有)를 여의었으니
언제나 없다고 말한다네.
009_1105_c_17L無有爲有相
示現名爲有
諸法中離有
故言常無有

허공에 보이는 신기루를 보고도
어리석은 사람은 있다고 말한다네.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제대로 아는
이런 지혜에는 미혹함이 없어라.
009_1105_c_19L如見幻華已
愚癡言有相
有有無有知
是處智無惑

법과 법이 생기는 곳은 알 수 없는 것,
이 둘은 얻을 수가 없다네.
어리석은 사람은 말하기를
이것이 생겨나는 곳이라고 한다네.
009_1105_c_20L法生處不知
此二不可得
愚癡人故言
說此爲生處

모든 법이 생기는 것이라면
반드시 죽는 것도 말해야 하리.
생기는 곳이든 죽는 곳이든
이 둘은 얻을 수가 없다네.
009_1105_c_21L諸法若有生
應說當有死
生處及死處
此二不可得

모든 법이란 공허한 것이기에
모든 법은 얻을 수가 없어라.
선사 동자여, 내가 말한 것이
바로 이런 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9_1105_c_23L一切法皆空
諸法不可得
善思汝當知
我說如是法

보리는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라서 본래 지을 수가 없으니
이곳에는 만드는 사람 또한 없어라.
만일 보리를 얻는다면
반드시 삼계를 보리라.
009_1105_c_24L菩提不可作
是處作者無
若當得菩提
應卽見三界
009_1106_a_02L
만약에 보리를 분별한다면
그는 보리를 행함이 아니어라.
수행과 보리에는
분별이 없다네.
009_1106_a_02L若分別菩提
彼不行菩提
行行及菩提
彼等無分別

모든 것이 진실이 있지만
진실이란 본래 있지 않다네.
진실은 본래 얻을 수가 없으니
이것이 바로 열반의 모습이네.
009_1106_a_04L一切有眞實
眞實無有處
眞實無得故
此是涅槃相

필경(畢竟)이란 나는 것[出]이 아니기에
어디에도 얻을 곳이 없어라.
어떤 사물도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사라지지 않는다네.
009_1106_a_05L畢竟無出者
彼無處可得
無有諸物故
不滅復不滅

만일에 이런 이치를 안다면
모든 법에 진실이라고 할 것도 없어라.
그들 속에는 생겨나는 것도 없으니
서로 다투고 싸울 일도 없어라.
009_1106_a_06L若能知此義
諸法無眞實
彼等無可生
卽不相諍競

이러한 깊고 깊은 법을 설하되
만일 어떤 두려움도 없다면
이런 사람이야말로 보살이라는 것을
그대는 알아야 하리.
009_1106_a_08L說此甚深法
若無恐怖時
汝應知彼人
眞實是菩薩

세존께서 이와 같이 말씀을 마치시자, 선사 동자가 다시 게송으로 거듭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009_1106_a_09L爾時世尊說此語已善思童子復更以偈重白佛言

세존께서는 저희를 이롭게 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와 같은 법의 모양을 설하실 때에
저는 아무런 의혹도 갖지 않습니다.
009_1106_a_11L世尊利益我
出現於世閒
說此法相時
我無有疑惑

지금 모든 것이 구족되니
부처님께서 부사의(不思議)를 내셨습니다.
온갖 그물에 묶여 있던 저는
지금 그 그물로부터 벗어났습니다.
009_1106_a_13L今者具足滿
佛出不思議
我諸見網薄
今得脫魔網

저는 이미 생사를 끊어버리고
이미 도량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여래께서 모든 모양[諸相]을 설하실 때에
저는 모든 의심[疑結]을 끊어 없앴습니다.
009_1106_a_14L我已斷生死
已住道場內
如來說相時
斷除我疑結

저를 위해 말씀하실 때에
모든 사견(邪見)이 없어졌습니다.
세간을 이롭게 함이 두렵지 않으니
제 마음의 때[垢]가 말끔히 씻겼습니다.
009_1106_a_15L爲我說得處
摧滅諸見等
無畏益世閒
善去我心垢
善思童子經卷上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다는 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