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0271_a_01L불퇴전법륜경(不退轉法輪經) 제1권
010_0271_a_01L不退轉法輪經卷第一

실역인명(失譯人名)
김월운 번역
010_0271_a_02L僧祐錄云安公涼土異經在北涼錄第二譯

1. 서품(序品)
010_0271_a_03L序品第一

이렇게 나는 들었다.
010_0271_a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級孤獨園)에서 큰 비구 1,250인과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보살마하살들과 자리를 함께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밤중을 지난 뒤에 광대광명조삼매(廣大光明照三昧)에 드셨다. 이때에 문수사리(文殊師利) 법왕자(法王子)는 밤중이 지나 대광명조삼매(大光明照三昧)에 들었으며, 미륵보살 역시 밤중이 지나 변거삼매(遍炬三昧)에 들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삼매로부터 일어나 사리불과 함께 밤중에 그의 방을 나와서 문수사리 법왕자가 머무는 처소에 이르셨다.
010_0271_a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僧千二百五十人及諸菩薩摩訶薩衆無量無邊阿僧祇數爾時世尊於中夜後入廣大光明照三昧是時文殊師利法王子於中夜後入大光明照三昧彌勒菩薩於中夜後亦入遍炬三昧是時尊從三昧起與舍利弗於中夜後共出其房到文殊師利法王子所住之
존자(尊者) 사리불(舍利弗)이 문수사리 법왕자와 세존의 방을 보니 좌우(左右)에 모두 못물이 가득하였으며, 그 못에는 또한 한량없는 종류의 연꽃이 수면을 덮고 있었다. 모든 연꽃은 제각기 광명을 놓아 널리 기수급고독원과 사위국 을 비추었으며, 나아가 삼천대천세계를 모두 밝게 비추었다. 가르침을 들으면서 서로 얘기하는 소리가 시방의 일체 세계에 두루 들리었으니, 그 가운데 있는 보살들이 서로 묻고 대답하고 의논하는 것이었다.
010_0271_a_14L尊者舍利弗見文殊師利法王子房及世尊房左右皆悉滿中池水其池水中亦有無量種種蓮華遍布水上而諸蓮華各放光明普照祇洹及舍衛國乃至三千大千世界皆悉照明大聞法音遍於十方一切世界其中菩薩互共諮請發問論議
010_0271_b_02L존자 사리불은 방에 들어가 문수사리가 고요히 선정에 든 것을 보고 그 앞에 우뚝 섰다.
존자 사리불은 이어 손가락을 튀기고 기침을 하여 소리를 내었다. 그때 세존과 사리불 등이 문수사리 법왕자의 신통 변화를 보니, 각각 그 몸이 큰 바다 위에 떠 있었다.
이때에 사리불은 문수사리의 방에서 나올 수가 없었으며, 허공으로 뛰어 오르려 하였으나 또한 불가능했다. 스스로 어느 곳에서 왔는가도 모르거늘, 하물며 신통을 부려 갈 수도 없는 일이었다.이때 존자 사리불이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앉으니, 홀연히 문수사리가 그의 눈앞에 나타나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았음을 보았다. 이는 문수사리의 신통력으로 본래의 곳[本處]을 떠나지 않고 사리불로 하여금 문수사리를 보게 한 것이다.
010_0271_a_20L者舍利弗旣入室已見文殊師利寂然禪定在前而立尊者舍利弗卽便彈指謦咳出聲爾時世尊及舍利弗見文殊師利法王子神通變化見其身在大海中是時舍利弗在文殊師利室中不能得出欲踊虛空亦不能去而不自知從何處來況復能以神通而去是時尊者舍利弗結加趺坐忽然而見文殊師利在其目前正身端坐文殊師利神通力故不離本處令舍利弗見文殊師利
항하(恒河)의 모래같이 많은 세계를 지나 한 세계가 있었으니, 이름이 아비발치논의음성(阿鞞跋致論議音聲)이요, 그 안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선주광화개부(善住光華開敷)이시며, 현재에 계시면서 한량없는 억천(億千) 보살에게 둘러싸였다. 그 부처님의 몸을 보건대 모든 털구멍[毛孔]에서 연꽃이 나왔으며, 그 낱낱 꽃은 광명을 놓아 두루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었다. 꽃에는 천 개의 잎이 달렸으니, 모두가 보랏빛 유리[紺琉璃]로 줄기를 삼았고, 마노(馬瑙)로써 수실[鬚]을 삼았으며, 뭇 보배로 대(臺)를 삼았다. 그 꽃대 위에는 모든 보살이 가부좌를 맺고 앉은 것을 볼 수 있었으니, 그 보살들은 모두 아비발치(阿鞞跋致:不退轉)에 머물러서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無上正等覺)를 얻을 이들로, 모든 다라니(陀羅尼) 법문에서 큰 법인(法忍)을 성취하고 32상으로써 스스로를 장엄하였으며, 몸빛은 순금과 같아서 미묘함이 제일이었다.
010_0271_b_10L過恒河沙有世界名阿鞞跋致論議音聲彼中有佛號善住光華開敷現在於有無量億千菩薩圍遶見彼佛身於諸毛孔皆出蓮華其一一華光明遍照三千大千世界華有千葉皆以紺瑠璃爲莖馬瑙爲鬚衆寶爲臺華臺上見諸菩薩結加趺坐彼諸菩薩皆住阿鞞跋致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於諸陁羅尼門成就大忍以三十二相而自莊嚴身色如眞金微妙第一
010_0271_c_02L그때에 선주광화개부부처님의 배꼽에서 큰 연꽃이 나왔으니, 그 빛이 매우 찬란하였고, 꽃잎은 한량없었으며, 또한 보랏빛 유리로 줄기를 삼았고, 금강으로 잎을 삼았으며, 인다라(因陀羅:帝釋天) 유리로써 수실을 삼았으며, 용견전단왕(龍堅旃檀王)으로 대(臺)를 삼았으니, 세간의 흙탕물이 능히 더럽히지 못했다. 사리불이 보기에 이 꽃대에는 아무것도 없더니, 홀연히 문수사리가 그 안에 들어앉아서 연화대(蓮華臺)와 함께 위로 유정천(有頂天)에까지 이르렀다. 문수사리는 부처님을 세 번 돌며 일심으로 합장하여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는 연화대 가운데 가부좌를 틀고 바른 마음으로 부처님을 향하여 앉았다.
010_0271_b_21L爾時善住光華開敷佛中出大蓮華其色衆多華葉無量以紺琉璃爲莖金剛爲葉因陁琉璃爲鬚龍堅栴檀王爲臺世閒塵水所不能染舍利弗見此華臺空無所有文殊師利入中而坐與蓮華臺俱上至有頂文殊師利遶佛三帀一心合頂禮佛足於蓮華臺中結加趺坐正念向佛
그때에 선주광화개부여래께서 문수사리에게 물으셨다.
“그대는 어디에서 여기까지 왔는가?”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바세계에서 짐짓 여기까지 왔나이다.”
010_0271_c_06L是時善住光華開敷如來問文殊師利言汝從何方而來到此文殊師利白佛言世尊我從娑婆世界故到此土
그 불토(佛土)에 두 보살이 있었으니, 하나는 선음(善音)이라 불렸고, 또 하나는 선성(善聲)이라 불렸다. 이 두 보살마하살은 이미 모두 아비발치의 경지에 머물러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어 있었다. 함께 연화대 가운데에서 나와 다시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 무릎을 꿇어 땅에 대고 일심으로 합장하여 각각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사바세계는 여기에서 얼마나 되나이까?”
그러자 선주광화개부부처님께서 두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사바세계는 이 불찰(佛刹)에서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세계 밖에 있으며, 문수사리는 그곳에서 왔느니라.”
010_0271_c_09L彼佛國中有二菩薩名善音二名善聲是二菩薩摩訶薩皆已住阿鞞跋致地決定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俱從蓮華臺中而更整衣服右膝著地一心合掌各白佛言世尊娑婆世界去此幾何善住光華開敷佛答二菩薩言婆世界去此佛剎恒河沙世界之外文殊師利從彼而來
그때에 선음과 선성 두 보살은 함께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그 세계에서는 부처님의 명호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러자 선주광화개부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바세계에 부처님 여래ㆍ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呵)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께서 계시니, 명호는 석가모니(釋迦牟尼)이시며, 지금 세상에 계시느니라.”
010_0271_c_17L是時善音善聲菩薩俱白佛言世尊於彼世界佛號何等今欲知之爾時善住光華開敷佛卽便答言娑婆世界有佛如來陁阿伽度阿羅呵三藐三佛陁號釋迦牟尼今現在世
010_0272_a_02L두 보살은 다시 여쭈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어떠한 법을 말씀하시나이까?”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3승법(乘法)을 말씀하시느니라.”
그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을 일러 3승법이라 하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성문승(聲聞乘)ㆍ벽지불승(辟支佛乘)ㆍ불승(佛乘)이니,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항상 이러한 3승법을 말씀하시느니라.”
010_0271_c_22L是二菩薩復更問釋迦牟尼佛爲說何法彼佛答言說三乘法而彼菩薩復白佛言云何名爲三乘佛言所謂聲聞乘辟支佛佛乘釋迦牟尼佛常作如是說三乘法
두 보살들은 다시 그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모든 부처님의 설법이 같지 않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은 모두 같으니라.”
보살들은 다시 여쭈었다.
“무엇을 같다고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러나지 않는 법륜[不退法輪]을 모든 부처님께서 다 같이 말씀하시었느니라.”
010_0272_a_04L彼菩薩復白佛言世尊諸佛說法何故不同佛言一切諸佛有所說法悉皆同等彼諸菩薩復白佛言云何同等佛言不退法輪一切諸佛皆悉等說
두 보살들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3승법을 말씀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바세계 중생은 대체로 근기가 낮아서 만일 1승법만을 설명하면 능히 알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석가모니부처님은 좋은 방편으로써 모든 중생을 5탁세(濁世)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분별하여 3승을 말씀하시어 중생들을 인도하여 1승에 들어가게 하시느니라.”
010_0272_a_08L彼菩薩復白佛言世尊何以故釋迦牟尼佛說三乘法佛言娑婆世界衆生心多下劣若說一乘則不能解是故釋迦牟尼佛以善方便爲諸衆生出五濁世分別說三導衆生令入一乘
때에 두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석가모니부처님의 설법은 무엇보다 어렵다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실로 석가모니부처님의 설법은 심히 어려우니라.”
010_0272_a_13L二菩薩白佛言世尊釋迦牟尼佛說法爲最甚難釋迦牟尼佛說法實爲甚難
선음과 선성 두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상쾌하게도 이러한 좋은 이익을 얻었사오니, 다시는 그러한 나쁜 나라에 태어나지 않겠나이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두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속히 그 말을 버릴지니라.”
선음과 선성 두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말을 버리라 하시나이까? 저 악세에서는 이 법을 말하기가 어렵겠기에 저희들은 지금 기뻐하지 않겠나이다.”
010_0272_a_15L善音善聲菩薩白佛言世尊我等今者快得善利不生如是下劣惡國爾時答二菩薩言莫作是語當疾捨離善聲菩薩復白佛言世尊以何因緣令捨是語彼惡世中說此法難是故我等今者不生喜樂
010_0272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세계에서 20억 나유타(那由陀) 겁 동안 모든 선근(善根)을 닦을지라도 사바세계에서 한 식경(食頃) 동안 모든 반야바라밀과 상응하여 한 중생으로 하여금 3보(寶)에 귀의케 하고, 5계(戒)를 받아 성문이나 벽지불의 마음을 멀리하여 위없는 보리 마음을 내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저 20겁 동안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다시 어떤 사람이 능히 사람들을 권하여 출가하게 하고 공덕을 찬탄하며 널리 설법하여 삼계(三界)를 벗어나도록 하며, 이러한 교화를 일으키어 자기의 이익을 얻고 착한 법을 닦고 모아서 모든 선정에 들게 하는 일은 말할 나위 있겠느냐? 왜냐하면 이 모든 중생들은 흔히 번뇌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니라.”
010_0272_a_21L佛言於此世界二十億那由他劫修諸善根不如娑婆世界於一食頃與諸般若波羅蜜相應令一衆生歸依三寶受持五遠離聲聞辟支佛心使發無上菩提道意甚難於彼二十億那由他者況復有能勸人出家讚歎功德廣爲說法令出三界作如是教逮得己利修集善法入諸禪定何以故此諸衆多爲煩惱之所濁亂
이 두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그곳의 중생들은 많이 번뇌에 물들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만일 수명이 다하도록 그대들을 위하여 사바세계 중생들의 물듦[濁亂]인 탐욕(貪欲)ㆍ진에(瞋恚)ㆍ우치(愚痴) 등 한량없는 모든 악행과 착하지 못한 모든 법을 설명할지라도 다하지 못할 것이니, 부처님만이 능히 업보의 선과 악을 아시느니라.”
010_0272_b_07L是二菩薩復白佛言世尊云何於彼世界諸衆生多爲煩惱而濁亂耶佛言若我盡壽更爲汝等說娑婆世界衆生濁亂貪欲瞋恚愚癡無量諸惡不善諸法猶不可盡惟佛能知業報善惡
그때에 선음과 선성 두 보살은 함께 찬탄의 말을 했다.
“참으로 석가모니부처님이시며, 참으로 석씨(釋氏)의 사자(師子)이시며, 참으로 석씨의 선인(仙人)이시옵니다.”
이러한 세 가지 찬탄을 마치고 다시 찬탄의 말을 했다.
“거룩하시옵니다. 법을 설해 마음과 생각을 잘 아시며, 또한 모든 훌륭하지 못한 법, 즉 탐욕ㆍ진에ㆍ우치ㆍ사견(邪見) 등 한량없는 악행을 자세히 말씀하시며, 좋은 갈래[善趣]와 성문ㆍ벽지불의 길을 공교하게 말씀하시어 모두 부처님에게 돌아가게 해 부처의 지혜를 이루게 하고, 제일가는 청정으로 보리심을 내고 수순하여 해탈케 하여 부처의 지혜에 들게 하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선근을 성숙시켜 마음에 물드는 바가 없게 하시옵니다.”
010_0272_b_12L爾時善音善聲彼菩薩等俱共歎言是眞釋迦牟尼佛是眞釋師子是眞釋仙作如是等三種讚歎善哉說法善知心念亦爲廣說諸不善法貪欲瞋恚愚癡邪見無量諸惡巧說善趣及向聲聞辟支佛道皆歸於佛成就佛智第一淸淨發菩提心隨順解脫入佛智慧爲諸衆生成熟善根心無所染
010_0272_c_02L그 보살들은 모두 여러 빛깔의 7보 연꽃을 가지고 있었는데, 백천만억 개의 잎을 지녔으니 마치 금강 보배의 창고와 같았으며, 하늘의 보랏빛 유리로 수실을 삼고 용견전단(龍堅栴檀)으로 대(臺)를 삼았으며, 뭇 보배로 줄기를 삼아 흙탕물이 묻지 않았다. 눈으로 보고도 알 수 있는 바로서 그 꽃이 미묘하게도 허공에서 스스로 회전하여 잡을 수가 없음이, 마치 요술의 그림자[影幻]가 업보에서 생기는 것과 같으며, 또는 해탈에서 모든 삼매가 나는 것과 같았다. 허공에서 그들을 취하여 멀리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 위에 흩으니 모든 화만(華鬘)과 꽃 일산을 유지하는 것은 모두가 뭇 보배이었으며, 또한 보배 구름, 보배 일산, 갖가지 비단의 번과 일산, 가루 향[末香], 바르는 향, 한량없는 종류의 물건으로 석가모니부처님께 공양하기를 마치었다.
010_0272_b_20L彼諸菩薩皆悉共取七寶蓮華若干種色有百千萬億葉如金剛寶藏紺琉璃爲鬚龍堅栴檀爲臺衆寶爲不著塵水眼識所知其華微妙於虛空中而自迴轉不可執持猶如影幻從業報生亦從解脫諸三昧生於虛空中取已遙散娑婆世界釋迦牟尼佛上持諸華鬘華蓋悉是衆寶亦有寶雲寶蓋及雜綵繒蓋末香塗香量種色供養釋迦牟尼佛已
그리고서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해 부처님을 향해 예를 갖추고는 함께 여쭈었다.
“석가모니부처님께 귀의하나이다. 이 사바세계의 보살마하살은 대승을 장엄하고 정진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모든 공덕을 닦아서 능히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온갖 바른 법을 다 지니고 괴로워하는 중생을 건지고자 하여 큰 광명이 되어 1승에 머물고자 하옵니다. 저희들이 석가모니부처님과 사바세계의 모든 큰 보살마하살을 가서 뵙고자 하여 큰 장엄으로써 스스로를 장엄하였사오니, 부처님의 종자를 이어서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옵니다.”
010_0272_c_07L五體投地向佛作禮皆作是言南無釋迦牟尼佛此娑婆世界菩薩摩訶薩莊嚴大乘精進無懈修諸功德悉能護持過未來現在諸佛一切正法爲欲拔濟苦惱衆生作大照明住於一乘等欲往見釋迦牟尼佛及娑婆世界諸大菩薩摩訶薩衆以大莊嚴而自莊嚴爲紹佛種使不斷絕
선주광화개부여래께서 모든 보살의 이러한 말을 들으시고, 그들의 마음을 관찰하신 뒤에 거듭 그들을 위하여 부처님의 공덕을 말씀하여 보이고 가르치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려고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마땅히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본래 행하시던 도를 따라 배울지니라. 일체 중생에게 큰 자비한 마음과 이익케 하려는 마음을 내며, 깊은 법에 두려운 마음과 비방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모습 없이 구족한 선근을 일으키어 과보를 구하지 말지니라. 이러한 보살마하살은 모두가 다 석가모니부처님의 나라에 갈 것이니, 본원력(本願力)으로써 모두 그곳에 태어나 바른 법을 보호하여 지니고, 모든 부처님께서 닦고 배우시던 바를 따르게 되리니, 그대들은 가서 볼지니라.”
010_0272_c_15L善住光華開敷如來聞諸菩薩作是語已觀察其心復重爲說諸佛功德示教利喜告諸菩薩言汝當隨學釋迦牟尼佛本所行道於一切衆生發大慈心利益心於諸深法莫生驚怖及諸誹而起無相具足善根不求果報是菩薩摩訶薩皆悉當往釋迦牟尼佛國以本願力俱生於彼護持正法隨順諸佛本所修學汝可往見
010_0273_a_02L그 두 보살은 여쭈었다.
“저희들은 마땅히 부처님의 위신력과 과거ㆍ미래 모든 부처님의 힘을 빌어 그곳으로 나아가겠나이다.”
선주광화개부여래께서 선음ㆍ선성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문수사리와 함께 사바세계로 갈지니라.”
또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두 보살과 함께 그곳으로 갈지니라.”
010_0272_c_24L彼二菩薩作如是言我當乘佛神力及過未來諸佛之力而詣於彼善住光華開敷如來告善音善聲菩薩等今當共文殊師利詣娑婆世界亦語文殊師利與二菩薩俱共到彼
두 보살은 문수사리에게 말했다.
“우리들이 석가모니부처님과 모든 보살과 일체 대중을 뵙고자 하는데, 마땅히 그대의 신력을 빌려야 그 부처님을 뵐 수 있을 것입니다.”
문수사리보살이 두 보살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그대들은 먼저 그 부처님께 예배해야 할 것이며, 또한 무수한 부처님께도 가까이 다가가 공양하고 공경할지니, 모두가 시방세계의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고 부처의 보리를 자라나게 하고자 하는 까닭이며, 또는 부처의 지혜를 성취하기 위한 까닭이니라.”
그 두 보살은 곧 가르치는 대로 하면서 말했다.
“저희들이 또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며, 가까이하여 예배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오리이다. 마땅히 문수사리를 배우리니,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하기 위함입니다.”
010_0273_a_06L菩薩語文殊師利言我等欲見釋迦牟尼佛及諸菩薩一切大衆當依汝神力得見彼佛文殊師利語二菩薩善男子汝等應當先禮彼佛亦應親近供養恭敬無數諸佛悉爲利益十方世界一切衆生爲欲增長佛菩提故亦爲成就佛智慧故彼二菩薩卽如其教作如是言我等亦當隨逐供養諸佛如來親近禮拜尊重讚歎當學文殊師利爲欲利益一切衆生
010_0273_b_02L그때에 문수사리가 곧 선주광화개부여래에게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아 공경하고 존중함을 표했으며, 여러 보살들 및 사리불과 함께 그곳에 이르러서 법을 듣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조용히 여래를 우러러뵈었다. 꽃을 뿌리고 가루 향과 바르는 향과 비단과 번기와 일산 가운데 청정함이 제일가는 것으로 공양하였으니, 모두가 과거 모든 부처님의 신력으로 보호하시는 바이었으며, 생각과 지혜가 견고하여 모두가 불ㆍ법ㆍ승 3보에 두루 공양하는 것은 일체 중생이 해탈을 얻게 하려는 까닭이었다. 마치 장사가 팔을 폈다 구부리는 그러한 사이에 동방으로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부처님 앞에 홀연히 나타나 여러 부처님께 청정한 불퇴전법륜(不退轉法輪)을 자세히 말씀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청했다.
010_0273_a_16L爾時文殊師利便禮善住光華開敷如來遶佛三帀恭敬尊重與諸菩薩幷舍利弗俱詣於彼到已聽法受佛教勅諦觀如來散華供養末香塗香繒蓋幢幡淸淨第一悉爲過去諸佛神力之所護持念慧堅固悉遍供養僧寶爲一切衆生得解脫故大力士屈申臂頃於彼東方恒河沙佛前忽然而見於諸佛所卽便勸請廣說淸淨不退轉法輪
이 모든 불국토에는 여인이 없고 또한 성문과 벽지불이라는 2승의 이름도 없으니, 마치 선주광화개부부처님의 국토와 다름이 없었다. 모든 세계 가운데서 순전히 큰 보살들로써 장엄을 삼았으니, 이 모든 보살들의 털구멍과 배꼽에서도 모두 연꽃이 나왔으며, 연화대 가운데는 모두 보살들이 있으며, 낱낱 연화대 위에는 모두 문수사리가 있었으니, 모두가 이러한 변화를 지어 모든 부처님을 공양했다.
010_0273_b_03L是諸佛國無有女人亦無二乘聲聞辟支佛名如善住光華開敷佛國等無有異世界中純大菩薩以爲莊嚴是諸菩薩毛孔臍中皆出蓮華蓮華臺中皆有菩薩一一蓮華臺上皆有文殊師悉作如是神通變化供養諸佛
남쪽ㆍ서쪽ㆍ북쪽과 네 간방[四維]과 위아래 시방세계에도 모두 문수사리가 있어서 불퇴전법륜을 말씀하시며, 모두 두 명의 보살이 있어서 연화대에서 나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바세계에서는 어찌하여 3승법을 말씀하시나이까? 모두가 문수사리를 따라가 석가모니부처님을 뵙고 싶나이다.”
그때에 문수사리 법왕자는 시방세계에서 모든 보살을 위로했다.
“내가 마땅히 그대들과 함께 저 사바세계로 가겠노라.”
염부제(閻浮提)에 이르렀을 때에 하늘이 곧 밝으려 했다.
010_0273_b_09L西北方四維乃至十方世界有文殊師利說不退轉法輪皆有二菩薩從華臺中而出問佛彼娑婆世界云何名爲說三乘法皆悉欲隨文殊師利見釋迦牟尼佛爾時文殊師利法王子於十方世界安慰諸菩薩我當共汝俱往至彼娑婆世界閻浮提天將欲明
이때에 아난은 하늘이 아직 밝지도 않았는데 대문 고리 구멍으로 광명을 보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는 문득 큰 광명이 기원(祇洹)을 두루 비추는 것을 보았다. 맑은 물은 투명하게 개이어 말끔히 넘쳐흐르고, 못[池]은 밝아서 거울같이 투명하여 하나의 티끌도 없었으며, 숲과 절이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아난(阿難)은 보고 나서 곧 생각했다.
‘이제 무슨 인연으로 문득 이러한 모습이 생기었는가. 아마도 이 상서는 반드시 큰 법을 말씀하시리라.’
010_0273_b_17L是時阿難天旣未門籥孔中而見光明卽起出外便見大光遍照祇洹淨水澄潔湛然盈滿淵明鏡徹無諸塵垢林樹精舍悉皆不現阿難見已卽作是言今何因緣忽有是相尋念此瑞必說大法
010_0273_c_02L그때에 아난이 물에 들어갔으나 발이 물에 빠지지 않고, 물이 몸에 묻지 않으므로 마음이 기뻐서 곧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곳을 둘러싸고 만 송이의 연꽃이 있었으며 장엄한 음악이 들리었다. 연꽃을 보니 모두 광명을 놓았으며, 그 광명은 두루 기원정사(祇洹精舍) 및 사위국을 두루 비추었으며, 염부제와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크게 밝아 낮과 같이 빛났다.
아난은 기쁨에 겨워 대환희심을 내며 오른 무릎을 구부려 땅에 대고 공경히 합장하여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렀다.
010_0273_b_22L阿難入其水中足不沈沒水不著心意歡喜卽往佛所遶佛住處十千蓮華聞大音樂見諸蓮華皆出光明其光遍照祇洹精舍及舍衛國閻浮提內三千大千世界悉皆大明如晝光照阿難踊躍發大歡喜右膝著地恭敬合掌一心向佛
그때에 먼동[明相]이 트고 해가 솟으려 할 때에 만 송이의 연꽃을 보니, 한 연꽃이 기원(祇洹)의 숲에서 가장 훌륭하게 뛰어났었다.
존자 아난은 생각했다.
‘오늘 세존께서는 반드시 설법을 하시리니, 나는 마땅히 자리를 펴고 여래를 기다려야 하리라. 왜냐하면 이러한 설법의 상서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가 곧 부처님을 위하여 사자좌를 펴니 한 눈 깜짝할 사이에 부처님께서는 이미 좌정하셨다.
010_0273_c_06L爾時明相便已顯現日欲出時見十千蓮華有一蓮華於祇洹林最勝特出尊者阿難發心念言今日世尊必應說法我當敷座以待如來見有如是說法相故卽便爲佛敷師子座於一瞬頃剎那中閒佛坐已定
이때에 온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시방의 항하사 세계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그처럼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삼천대천세계에 하늘의 꽃과 구물두꽃[拘物頭華]과 분다리꽃[分陀利華]과 우발라꽃[優鉢羅華]이 두루했으며, 과일과 꽃나무들이 저절로 나왔다. 그때에 비구들이 모두 밖으로 나아가고자 하였으나 큰물을 보고 두려워져서 아무도 감히 나아가지 못했다. 기원림의 승방을 보니, 물이 이미 가득하되 청정하고 티가 없었으며, 모든 수목과 승방과 당사(堂舍)와 동산 역시 모두 보이지 않고 광명만이 두루할 뿐이었다.
비구들은 함께 말했다.
“지금의 이 상서는 반드시 큰 법을 말씀하실 것이다.”
010_0273_c_12L爾時大地六種震動乃至十方恒沙世界亦復如是六返震動三千大千世界遍布天華拘物頭華分陁利華優鉢羅華諸果華樹自然而出諸比丘皆悉欲出見其大水而心驚怖都不敢出見祇洹林僧房池水悉已盈滿淸淨無垢一切樹木及諸僧房堂舍園苑亦皆不現惟見光明無不遍照諸比丘等俱作是言今此瑞相必說大法
010_0274_a_02L그때에 세존께서는 선정에서 조용히 일어나셨다.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니, 약간(若干)의 보배 그물이 백천만억 가지이어서 헤일 수 없는 빛깔이었으며, 눈으로는 알 수 있으나 손으로 잡을 수는 없었다.
문수사리는 시방의 항하사 수효 모든 부처님 세계의 큰 보살들과 함께 한량없는 중생을 이롭게 하고자 하여 낱낱 부처님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에게 골고루 예배하고 공양하고 공경했으며 존중하고 찬탄했다. 이러한 보살마하살들과 함께 신통 변화가 부사의(不思議)하므로 중생으로 하여금 불법을 믿고 교화하고 이익케 하여 그의 응할 바에 따라 모두가 듣고 보게 하고자 하여 방편으로 말하여 주어 모두가 깨닫게 했다.
010_0273_c_21L爾時世尊從禪定起安詳而坐十方世界一切諸佛放大光明若干寶網百千萬億無數種色眼識所識不可執捉文殊師利共十方恒河沙等諸佛世界大菩薩等爲欲利益無量衆生一一諸佛多陁阿伽度阿羅訶三藐三佛陁皆悉禮拜供養恭敬尊重讚與如是等諸菩薩摩訶薩俱神通變化不可思議欲令衆生使信佛法教化利益隨其所應皆得聞見方便爲說悉令解悟
그때에 문수사리는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앉으신 것을 알았다. 온 땅덩이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보살들은 땅에서 솟아올라 1아승기, 백 아승기, 내지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기가 모두 모임에 와서 함께 백 번 천 번 부처님을 돌았다. 또한 무수한 연꽃을 지니니, 약간의 빛이 있고 그 꽃잎이 한량없고 부사의한 것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의 머리 위에 흩으니,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일심으로 뛰어난 지혜에 나아가게 했다. 뿌려진 꽃은 두루 삼천대천세계를 덮었고, 용견전단(龍堅旃檀)의 가지가지 향기와 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선정(禪定)ㆍ지혜(智慧)ㆍ방편(方便)ㆍ신통 바라밀은 모두가 생각 없는[無想] 조도(助道)의 향기이었다. 나머지 모든 전단의 뒤섞인 묘한 향기가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신통으로 보호되었다가 석가모니부처님께 공양하는 데 쓰이는 것이었다.
010_0274_a_09L爾時文殊師利知釋迦牟尼佛坐已一切大地六返震動有諸菩薩從地踊出一阿僧祇百阿僧祇乃至百千萬億那由他數阿僧祇等悉來集會俱共遶佛至百千帀復持無數蓮華若干種色其葉無量不可思議而散佛上能令衆生一心專念發趣勝慧所散之華遍覆三千大千世界龍堅栴檀種種諸香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方便神通波羅皆是無想助道之香幷諸栴檀衆雜妙香悉爲十方諸佛神通之所護以用供養釋迦牟尼佛
010_0274_b_02L그때에 문수사리가 모든 여래를 공양하기 위하여 여러 보살과 함께 묘한 탑을 장엄하되, 여러 가지 마니(摩尼)와 여덟 모 난 보배 구슬과 뭇 보배 나무와 비단으로 된 일산과 번기를 보배 그물과 섞어 그 위를 덮었다. 또한 마니로써 승방과 문과 창문과 대문을 지으니 가지가지로 장엄되었다. 물이 고인 못과 흐르는 개울과 큰 강에는 우발라꽃과 구물두꽃과 분다리꽃과 뭇 보배로운 연꽃이 물 위에 덮이었고, 8공덕수(功德水)는 항상 넘쳐흘러 여러 가지 새들이 모여 와 놀며, 모든 하늘의 보배 나무가 생각하는 대로 나타났다. 중생들을 구제하고 해탈을 얻게 하기 위하여 부처의 지혜를 닦아 보리심을 내니, 모두가 문수사리의 불가사의한 신통 변화로 부처님의 신력과 서원(誓願)의 힘에 의지함이었으며, 또한 석가모니부처님의 본래 행하신 원력이었다. 문수사리는 이러한 변화를 지어 중생들을 조복 받는 일을 성취하고자 마음으로 사의함이 없이 부사의함을 보았으니, 큰 장엄을 일으켜 성스러운 경계에 들어간 것이었다.
010_0274_a_21L爾時文殊師利爲欲供養諸如來故與衆菩薩莊嚴妙塔持諸摩尼八楞寶珠及衆寶樹繒蓋幢幡以雜寶網羅覆其上亦以摩尼造作僧房門屛戶牖種種嚴飾池泉流渠及諸大河優鉢羅華拘物頭華分陁利華衆寶蓮華而覆水上八功德水亦常盈滿異類衆鳥皆悉遊集諸天寶樹隨念皆現救度衆生使得解脫爲修佛智發菩提心皆是文殊師利不可思議神通變化乘佛神力及誓願力亦是釋迦牟尼佛本行願力文殊師利作是變化欲成就調伏衆生心不思議見不思發大莊嚴入聖境界
그때에 문수사리와 모든 보살마하살은 일체를 뜻대로 꽃과 나무로 장엄하고는 부처님께 나아갔다. 이 모든 보살이 앉으려 할 때에 문수사리는 먼저 그의 모습[相]을 나타내니, 찰나(刹那) 사이에 모습 없는 연꽃이 털구멍에서 나왔다. 줄기는 여러 가지 종류로 한량없는 백천 가지 빛깔이 섞이었다. 그 잎은 헤일 수 없었으며 불가사의하였고, 금강 보배로 광망(光網)을 삼았으며, 하늘의 보랏빛 유리로 수염을 삼았으며, 용견전단으로 대(臺)를 삼았는데, 모든 보살들은 그 위에서 가부좌를 맺고 앉아 있었다.
010_0274_b_12L爾時文殊師利幷諸菩薩摩訶薩衆莊嚴一切如意花樹至於佛前是諸菩薩若欲坐文殊師利先現其相於剎那頃相蓮花從毛孔出莖若干種無量百千雜色其葉無數不可思議金剛寶藏以爲光網天紺琉璃以爲其鬚堅栴檀以爲其臺有諸菩薩而在其中結加趺坐
010_0274_c_02L그때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배꼽으로부터 광명을 놓으사 널리 6도(道)의 어두운 곳을 비추시니, 억천 가지 광명이 모두 아제목다가(阿提目多伽)의 빛과 같았다. 가지가지 헤아릴 수 없는 광명은 가늘고 부드러움이 마치 연화장(蓮華藏)과 같았으니, 청정한 향기는 시방에 두루하여 걸림 없이 통달했다.
연화대(蓮華臺) 가운데서 묘한 누각(樓閣)이 나오니 부처님께서 호지(護持)하시는 바로서 법계와 같고, 적멸락(寂滅樂)으로 해탈한 이의 색(色)과 같아서 비어 있고[空] 모습 없고[無相] 바람 없고[無願] 지음 없고[無作] 이룸 없고[無爲] 생겨남 없고[無生] 멸함 없었으며[無滅], 3세(世)가 평등하여 모두가 허공계에 들어감이 눈의 경계를 초월했다.
010_0274_b_20L爾時釋迦牟尼佛放臍中光普照六道幽闇之處億千種光皆如阿提目多伽色種種無數光明細軟如蓮華藏淸淨香潔周遍十方通達無㝵蓮花臺中出妙樓閣佛所護持與法界等如寂滅樂解脫之色無相無願無作無爲無生無滅三世等悉入空界過於眼境
문수사리는 누각 위에서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아 마음을 동요치 않고 부처님의 경계를 생각했다. 스스로가 공한 법을 증득하여 금강삼매(金剛三昧)를 얻었으며, 석가모니부처님의 법을 잘 배워서 결정코 무연삼매(無緣三昧)를 성취하여 깊이 부처님의 지혜에 들어갔었다. 문수사리와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시방세계에서 불사(佛事)를 마치고 마음으로 바른 법을 좋아하여 항상 부지런히 닦았으며, 또한 과거의 모든 부처님 법에도 오래도록 선근(善根)을 심었다. 모두가 문수사리의 거두어 주는 바로서 정성껏 보리를 행하고 마음이 물러나지 않았으므로 마치 사자가 두려움 없는 자리에 앉은 것 같았다.
010_0274_c_04L文殊師利在樓閣上正身端坐心不動搖念佛境界自證空法得金剛三昧善學釋迦牟尼佛法決定成就無緣三昧深入佛慧文殊師利幷諸菩薩摩訶於十方世界作佛事已心樂正法常勤修集亦於過去諸佛法中久種善根皆是文殊師利之所攝持志行菩提心無退沒猶如師子處無畏座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기원정사에 사는 비구들과 사위성의 비구니들에게 말을 전하거라. 곧, ‘여래ㆍ세존께서 이제 법을 말씀하려 하신다. 사위성에 사는 우바새ㆍ우바이들로서 3보를 믿어 선근이 익어진 이는 모두 와서 함께 법을 들으라’라고 말이니라.”
그때에 존자 아난이 승방(僧房)으로부터 경행을 하는 곳[經行處]에까지 이르면서 외쳤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설법을 시작하시려 하오.”
010_0274_c_12L佛告阿難汝語祇洹諸比丘衆及舍衛國諸比丘尼如來世尊今欲說法令舍衛國優婆塞優婆夷等信樂三寶善根純熟悉皆來集一時聽法尊者阿難從其僧房及經行處卽告言佛欲說法
그때 어떤 비구들은 이미 모였으나 어떤 비구들은 방안에 있으면서 제각기 말했다.
“이미 설법하실 상서로운 광명을 보았으나 우리들은 갈 수가 없소.”
이에 아난이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오지 못한다는 것이오?”
비구들은 말했다.
“이제 기원정사를 보니 큰물이 가득하여 수목은 보이지 않고 광명만 보이므로 감히 갈 수가 없소.”
010_0274_c_18L有比丘已來集復有比丘住在房中各言已見說法光相而我等輩不能得往阿難復何故不來諸比丘言今見祇洹大水盈滿無諸樹木惟見光明未敢便
010_0275_a_02L그때에 아난은 곧 부처님의 처소에 가서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올 수 없나이다. 기원정사를 보니 큰물이 가득하여 청정하고 티가 없으며 정사(精舍)도 숲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모두가 오지 못하는 것이옵니다.”
010_0274_c_23L爾時阿難卽往佛所白言世尊比丘不能得來何以故見祇洹中大水悉滿淸淨無垢亦復不見精舍樹以是義故皆不得來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비구들은 물이 없는데 물이란 생각을 내고, 색(色)이 없는 곳에 색이란 생각을 내고,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 없는 곳에 수ㆍ상ㆍ행ㆍ식이란 생각을 내며, 성문ㆍ벽지불 없는 곳에 성문ㆍ벽지불의 생각을 내는구나. 아난이여, 너는 다시 가서 비구들에게 그들의 방과 경행처에서 모두 나와 법을 들으라 일러라.”
010_0275_a_03L佛告阿難諸比丘於無水中而生水想無色中生於色想無受識中生受識想無聲聞辟支佛作聲聞辟支佛阿難汝今更往喚諸比丘從其僧房及經行處悉來聽法
그때에 아난이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사위국에 이르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에게 말했다.
“세존께서 지금 설법을 시작하시려 하여 내게 그대들을 불러오라 하시었소. 어서들 가서 법을 들읍시다.”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은 모두 모여들어 부처님 앞에 이르렀다.
010_0275_a_08L爾時阿難卽承佛教到舍衛國勅諸比丘幷比丘優婆塞優婆夷等世尊今者爲欲說法令使我喚宜速往聽諸比丘丘尼優婆塞優婆夷皆悉來集至於佛前
부처님께서는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삼천대천세계에 가서 모든 보살마하살로서 큰 장엄을 일으킨 이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로서 모두 대승에 나아간 이와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伽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 등 인비인(人非人)들까지도 모두 와서 법을 들어 아직 듣지 못했던 일을 모두 알게 하라.
천과 인과 아수라들이 모두 와서 법을 듣는 것은 이미 한량없는 부처님께 미리부터 선근을 심어서 대승으로 나아갔던 때문이니라. 대승을 구하는 이는 가장 뛰어난 탈것을 성취하리니, 또한 청정제일의 탈것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큰 장엄을 내어 스스로를 장엄하고 이 승(乘)을 닦으려는 이는 널리 알려서 모두 모이게 할지니라.”
010_0275_a_13L佛告目連汝今當從三千大千世界諸菩薩摩訶薩等發大莊嚴比丘尼優婆塞優婆夷皆趣大乘夜叉乾闥婆阿修羅伽樓羅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亦皆集會而來聽法所未聞者皆悉得聞阿修羅皆來聽法已於過去無量諸佛宿殖善根發趣大乘求大乘者成最勝乘亦名淸淨第一之乘菩薩摩訶薩發大莊嚴而自莊嚴修此乘者普告令知悉來集會
010_0275_b_02L목련은 “잘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는 장사가 한 팔을 구부렸다 펴는 듯한 사이에 두루 삼천대천세계에 이르러 모든 보리법으로 크게 장엄한 곳에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인비인(人非人)들이 부처님의 신력과 원력으로 모두가 듣거나 알게 하고는 곧 부처님 처소로 돌아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모두에게 알리었나이다.”
010_0275_a_23L目連白佛言然世尊如壯力士屈申臂頃遍至三千大千世界於諸菩薩大莊嚴所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睺羅伽人非人等以佛神力及誓願力皆悉聞知卽還佛所白言世尊悉告已
그때에 4부중(部衆)이 모두 구름같이 모이니 사방으로 1천 유순이요, 높이가 5천 유순으로 중천(中天)을 가득 메웠다. 그 가운데에 있는 사람과 신들은 마음으로 법문 듣기를 기뻐하고 있었다.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4부 대중이 이미 다 모였나이다.”
이때에 허공에 가득한 여러 신들이 모두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이들은 모두가 여래의 위덕에 놀라 선뜻 앉지 못하나이다. 바라옵건대 앉으라는 분부를 내리시옵소서.”
010_0275_b_07L爾時四衆一切雲集縱廣千由旬高五千由旬滿中天人心樂聞文殊師利白佛言世尊四衆已集是時諸天遍滿虛空皆悉合掌而白佛言今此大衆皆悉驚懼如來威德不敢輒坐惟願世尊賜聽令坐
그때에 여래께서 곧 상서로운 모습[瑞相]을 나타내시니, 찰나 사이에 염부제의 금빛 연꽃 백천만억 잎이 땅에서 솟아올랐다. 색이 빛나고 밝기가 마치 불덩이 같았다. 하늘의 유리로써 수염을 삼았으며, 붉은 진주로 대(臺)를 삼고, 7보로써 줄기를 삼았다. 일체 대중은 모두 알아서 여래 앞에 앉았으니,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인비인(人非人)들은 모두 부처님을 향하여 우러러보았다.
010_0275_b_12L爾時如來卽現瑞相於剎那頃有閻浮提金蓮華百千萬億葉從地踊出光色照耀猶如火藏以天琉璃爲鬚赤眞珠爲臺七寶爲莖一切大衆皆各自坐如來前比丘比丘尼優婆塞婆夷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皆面向佛瞻仰世尊
그때에 문수사리보살이 가장 상수(上首)가 되었으며, 모든 보살마하살은 모두 32상으로써 스스로의 몸을 장엄하였으니, 빛깔은 순금과 같았고 용맹 정진하는 위덕은 매우 기세가 넘쳤다.
그때에 모든 보살마하살과 문수사리보살들은 모두 연화대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한 채 세존께 권청하면서 일심으로 부처님을 생각했다.
010_0275_b_20L爾時文殊師利菩薩最爲上首諸菩薩摩訶薩皆以三十二相而自嚴身色如眞金勇猛精進威德熾盛爾時諸菩薩摩訶薩文殊師利等皆從華臺起合掌向佛勸請世尊一心念佛
010_0275_c_02L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4부 대중이 모두 모여 조용히 안정되었고, 일체 하늘들은 허공에 두루하였나이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청정한 불퇴전법륜을 자세히 말씀해 주옵소서.”
010_0275_c_02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四衆皆集寂然已定一切諸天遍滿虛空惟願世尊廣說淸淨不退法輪
그때에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한량없는 백천 하늘로서 신행(信行)과 법행(法行)이 있는 이와 그리고 여덟 가지 무리[八輩]로서 수다원(須陀洹)의 생각과 사다함(斯陀含)의 생각과 아나함(阿那含)의 생각과 아라한(阿羅漢)의 생각과 성문의 생각과 벽지불의 생각과 부처의 생각이 있는 이들이 각각 생각했다.
‘부디 부처님께서는 연설하시와 이 마음을 위로해 주기시를 바라노라. 무슨 인연으로 신행과 법행과 내지 8배(輩)의 수다원과 사다함과 아나함과 아라한을 말씀하실까? 도대체 무슨 까닭으로 이러한 말씀을 하시는 것일까?’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셨다.
010_0275_c_05L是時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無量百千諸天有信行法行者幷諸八輩有須陁洹想斯陁含想阿那含想阿羅漢想聲聞想辟支佛想各作是想願佛演說安慰其心因緣故說信行法行乃至八輩須陁斯陁含阿那含阿羅漢何以故作如是說世尊默然
그때에 존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새벽녘, 날이 밝으려 할 때에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와서 문수사리의 방을 향했나이다. 그 집으로 들어가다가 여래의 방을 보니 만 송이의 연꽃이 여러 겹으로 솟아오르고, 하늘 북[天鼓]이 저절로 울리어 노랫소리가 들렸으며, 기원의 숲과 사위국과 삼천대천세계를 보니 광명이 널리 비치었나이다.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상서를 나타내시나이까?”
사리불이 이와 탁이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설법하기 위하여 먼저 이러한 상서를 나타냈느니라.”
010_0275_c_12L爾時尊者舍利弗白佛言世尊我於夜後分天欲明時從坐而起出其住處卽向文殊師利到已前入其舍見如來室有十千蓮華周帀踊出天鼓自鳴聞歌詠聲見祇洹林及舍衛國三千大千世界光明普照今何因緣而現此瑞舍利弗作是語已佛卽告言爲說法故先現斯瑞
010_0276_a_02L그때에 문수사리는 여래께서 무슨 법을 설하시려 먼저 이러한 상서를 드러내시는지를 청문하고, 여기에서 아난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새벽녘, 날이 밝을 무렵에 창문 틈으로 광명이 스며드는 것을 보았나이다. 방에서 나와 기원의 숲을 보니, 그 안은 맑은 물로 가득 차 티와 흐림이 없는 것만 보이고 수목이나 정사ㆍ승방 등은 보이지 않으며, 오직 큰 광명을 볼 수 있었나이다. 무슨 인연으로 먼저 이러한 상서를 나타내시나이까?”
그때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청정한 법륜을 말하기 위함이며, 또한 문수사리의 신력으로 간절히 청하는 상서로운 상이니라.”
010_0275_c_20L是時文殊師利請問如來說何法先現此瑞爾時阿難復白佛世尊我於夜後天欲明時於戶牖中光從而入見已卽從坐起便出其見祇洹林滿中淨水無垢無濁見樹木精舍僧房惟見大光何因何緣先現此瑞爾時世尊告阿難言來爲說淸淨法輪亦是文殊師利神力勸請瑞相
그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에게 게송을 말씀하셨다.
010_0276_a_05L爾時世尊爲文殊師利卽說偈言

이 법[乘]은 청정하여
부처 지혜 이루게 하니
문수가 묘한 변재(辨才)로
이 뜻을 물어 주었네.
010_0276_a_06L此乘淸淨
成得佛智
文殊妙辯
發問斯義

1승(乘)은 때[垢]가 없어
부처의 높은 지혜 얻나니
문수는 드러내기 위하여
짐짓 이것을 물었네.
010_0276_a_08L一乘無垢
得佛上智
文殊爲顯
故作斯問

승(乘)은 분별이 없어
모든 희론(戱論)을 여의었나니
문수가 드러내기 위하여
짐짓 이것을 물었네.
010_0276_a_09L乘無分別
離諸戲論
文殊爲顯
故作斯問

본래 온 곳도 없고
또한 갈 곳도 없어서
마치 열반과 같나니
문수가 물은 바일세.
010_0276_a_10L本無有來
亦復無去
猶如涅槃
文殊所問

진실로 얻을 것 없고
또한 말할 것 없거늘
다만 방편으로써
중생을 인도하네.
010_0276_a_12L實無得果
亦無所說
但以方便
引導衆生

음성(音聲)을 멀리한 것은
소리가 곧 한 모습[一相]이니
문수가 드러내기 위하여
짐짓 이것을 물었네.
010_0276_a_13L遠離音聲
聲卽一相
文殊爲顯
故作斯問

소리를 찾고 소리를 구하나
소리는 취할 수 없는 것.
소리와 이름은 공한 것이니
문수가 물은 바일세.
010_0276_a_14L尋聲求聲
無聲可取
聲名字空
文殊所問

이 소리는 바람과 같아
의지할 바 없고
소리가 곧 해탈이니
문수가 물은 바일세.
010_0276_a_16L是聲如風
無所依止
聲卽解脫
文殊所問

아난아, 자세히 들으라.
문수가 물은 바
방편과 보리는
모두가 없는 것이라.
010_0276_a_17L阿難諦聽
文殊所問
方便菩提
皆無所有

부처와 보리는
소리만 있고 실다움 없으며
또한 방소(方所)도 없나니
모든 법은 모두가 그러하네.
010_0276_a_18L佛及菩提
有聲無實
亦無方所
諸法皆然

보리는 빛이 없고
인연은 남[生]이 없으며
가고 옴도 없는 것
이것이 부처님들의 말씀이라네.
010_0276_a_20L菩提無色
因緣無生
無有去來
是諸佛說

만들어지지 않고 모습 없으며
허공과 같아서 볼 수 없나니
보리는 말할 수 없는 것
문수가 물은 바일세.
010_0276_a_21L無爲無相
如空無見
菩提無說
文殊所問

과거 미래 현재의 부처님
모두들 그러하니
지혜는 방소(方所)도 없고
들음[聞]과 견해도 없네.
010_0276_a_22L去來今佛
一切皆然
智無方所
無聞無見

성품과 모습이 이러하여
법계를 나타내거늘
다만 거짓된 이름으로써
진실을 열어 보이네.
010_0276_a_24L性相如是
顯現法界
但以假名
開示眞實
010_0276_b_02L
청정한 보시를 닦고
결함 없이 계를 지니며
인욕을 견고히 하여
한마음 보리를 구하며
010_0276_b_02L修淸淨施
持戒無缺
忍辱堅固
志求菩提

정진하여 게을리 않고
선정을 닦아 뜻을 거두며
지혜를 청정케 하여
보리를 구할지니라.
010_0276_b_03L精進無懈
修禪攝意
智慧淸淨
以求菩提

부처님은 방편에 능숙하여
모든 신통으로 제도하나
의지처[依] 없는 중생에게
보리를 말씀하여 주시네.
010_0276_b_05L佛善方便
度諸神通
無依衆生
爲說菩提

3승을 분별하며
4과(果)를 차별지어
여실지(如實智)로써
마땅함을 따라 세상 건지네.
010_0276_b_06L分別三乘
四果差別
以如實智
隨應救世

5탁(濁) 세계를 나타낸 것은
모든 못난이들이
1승법에 대하여
의심하고 믿지 않는 탓.
010_0276_b_07L現五濁剎
爲諸下劣
於一乘道
驚疑不信

그러므로 4과(果)를 말하여
아라한을 보이고
성문의 문턱으로부터
불교의 문에 들게 하였네.
010_0276_b_09L故說四果
開示羅漢
從聲聞門
入佛教門

수효를 헤일 수 없이
인연의 차별을 말하여
눈앞의 4제(諦)를 보고
모든 법상을 증득케 하네.
010_0276_b_10L說數無數
因緣差別
現見四諦
證諸法相

성문과 아라한과
연각과 벽지불이
함께 무생(無生)을 얻으면
이것이 보살이라네.
010_0276_b_11L聲聞羅漢
緣覺辟支
同得無生
是爲菩薩

공하고 모습 없고 소원 없는
삼매를 두루두루 행하여
해탈문에 들어가면
열반에 머무르게 되리라.
010_0276_b_13L行空無相
無願三昧
入解脫門
安住涅槃

과거와 미래와 현재에
마음이 집착하는 바 없이
능히 시방에 열리면
생이 없고 함이 없으리.
010_0276_b_14L去來今際
心無所著
能開十方
無生無爲

이와 같이 깊은 법을
아난과 문수보살이
방편으로 잘 물었으니
모습 없는 지혜의 힘이어라.
010_0276_b_15L如是深法
阿難文殊
方便發問
無相慧力

1승의 도법[乘]에 의하여
법의 무상(無相)을 알았네.
그러므로 부처에게 물으니
이제 모든 과를 말하리.
010_0276_b_17L乘一乘道
知法無相
是故問佛
今說諸果

3세의 평등함과
공(空)ㆍ무상(無相)을 알아
모든 소리가 적멸해지면
부처와 보리도 없네.
010_0276_b_18L三世平等
知空無相
諸聲寂滅
無佛菩提

헤일 수 없는 항하사
모든 불국토에서
보리를 구하러 왔나니
문수가 소집(召集)하였네.
010_0276_b_19L無數恒沙
諸佛世界
來求菩提
文殊召集

저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의 행을 듣고
3승법을 말하려 하여
사바세계로 모였네.
010_0276_b_21L聞彼諸佛
菩薩所行
欲說三乘
集娑婆界

문수가 질문을 함은
의혹을 끊으려 함이니
‘승과(乘果)를 분별하여
보리를 말해 달라’고 청함이네.
010_0276_b_22L文殊發問
爲決疑惑
乘果分別
請說菩提

부처님의 위신력과
그리고 서원력으로
짐짓 3승을 말하여
괴로운 중생 제도하네.
010_0276_b_23L以佛神力
及誓願力
故說三乘
度苦衆生
010_0276_c_02L
부지런히 수행케 하려고
문수는 소리 높여 말하네.
구세(救世)의 설법 원함은
보살의 행할 바이니.
010_0276_c_02L令勤修習
文殊聲辯
願救世說
菩薩所行

억천의 모든 하늘이
구세주(救世主)에게 공양하되
과보의 생각[果想] 내면
그 의혹을 없애 주네.
010_0276_c_03L億千諸天
供養救世
生果想者
安慰彼疑

이와 같은 비구나
그리고 비구니거나
청신남과 청신녀들은
가장 뛰어난 상호를 짓네.
010_0276_c_04L如是比丘
及比丘尼
淸信男女
作最勝相

문수가 물은 바는
의혹을 없애려는 것.
이 모든 보살들은
법을 위하여 모여 왔네.
010_0276_c_06L文殊所問
爲慰疑惑
是諸菩薩
爲法故來

2. 신행품(信行品) ①
010_0276_c_07L不退轉法輪經信行品第二

그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읊으시자,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여래께서는 지금 문수사리를 위해 불퇴전법륜을 굴려 이와 같은 질문을 하신 것이옵니까?”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이제 불퇴전법륜을 굴리시려 하나이까?”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아난이여, 여래는 진실로 불퇴전법륜을 굴리려 하노라.”
010_0276_c_08L爾時世尊說是偈已阿難白佛言來今爲文殊師利轉不退法輪作如是問佛言如是如是阿難復白佛言世尊如來今轉不退法輪耶佛言如是阿難如來實轉不退轉法輪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께서는 어떠한 방편으로 신행과 법행을 말씀하시어 이러한 8배(輩)와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성문ㆍ벽지불, 이 모든 사람들을 위해 여래께서는 모두 보살법을 드러내시는 것입니까? 무슨 까닭으로 다시 말씀하시기를 하열한 중생들은 5탁세에 태어나서 대승을 알지 못한다 하시나이까? 여래께서는 자재하게 방편을 성취하시와 모든 중생으로서 큰마음을 갖는 이는 적고 못난 생각 갖는 이는 많이 보셨나이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그들의 근성(根性)을 아시와 불법을 보여 주시고 방편으로 제도하십니다. 한량없는 선법으로써 중생을 교화하여 모든 괴로움을 소멸하고 생사를 다하게 하며, 모든 쇠퇴함과 번민을 여의고 바른 깨달음과 무위의 열반에 머물게 하오며, 나아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게 하옵니다.”
010_0276_c_13L阿難復白佛言如來云何方便說於信行法行如是八輩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聲聞辟支佛是諸人如來皆爲顯示菩薩法耶何故復爲下劣衆生出五濁世不解大乘如來自在成就方便見諸衆生大心者少多懷下劣是故世尊知其根性開示佛法方便濟度以無量善法教化衆生令滅諸苦得盡生死離諸衰惱令住正證無爲涅槃乃至使得一切種智
010_0277_a_02L그때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한량없고 그지없는 중생들을 위하여 부처의 지견(知見) 및 무수한 부처님께서 아시는 법은 색과 수ㆍ상ㆍ행ㆍ식이 없으며, 물듦과 집착이 없는 줄로 믿는 마음을 내게 하면, 이를 신행(信行)이라 하느니라.
다시 아난이여, 보살마하살이 능히 여래의 일체 법공(法空)을 믿고 그러한 이해를 일으키면 또한 보살의 신행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지혜를 믿고 마음으로 즐거워하는 생각을 내었으나 어찌하여 이 지혜는 도무지 특징[法]이 보이지 않는가 하면, 보이지 않는 까닭에 신행이라 부르느니라.
010_0276_c_24L爾時世尊告阿難言菩薩摩訶薩爲無量無邊衆生令生信解佛之知見及無數諸佛所知之法無色乃至受無染無著是名信行復次阿難菩薩摩訶薩能信如來一切法空作如是解亦復名爲菩薩信菩薩摩訶薩信佛智慧心生欣樂云何智慧都不見法以不見故名爲信行
또한 아난이여, 보살마하살이 5욕(欲)에 물들지 않고 신심을 버리지 않으면 이를 보살의 신행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다시 생각하되, ‘부사의(不思議)한 법으로써 중생에게 보시하기를 여여(如如)한 모습과 같이 하리라’ 하나니, 능히 이와 같은 부사의한 법시(法施)를 믿는다면 이를 보살의 신행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환희(歡喜)한 까닭에 능히 자기의 몸을 버리면서도 싫어할 줄을 모르며, 일체 처소에서 질투심을 내지 않고 지은바 보시는 모두 회향하며, 이 같은 회향을 하고 나서는 또한 보리의 생각을 취하지 않으면 무너지지 않는 까닭에 이를 보살의 신행이라 하느니라.
010_0277_a_09L復次阿難菩薩摩訶薩不染五不捨信心是名菩薩信行菩薩摩訶薩復作是念以不思議法施諸衆生猶如如相能信如是不思議法施是名菩薩信行菩薩摩訶薩以歡喜故能捨己身而不厭足於一切處不生嫉恚所作之施皆悉迴向作是迴向已而亦不取菩提之想以不壞是名菩薩信行
다시 아난이여, 보살마하살이 청정한 믿음을 가지고 바른 생각으로 부처님께 향하되 마음에 더러움이 없으며, 또한 더러움 없는 모든 법이 평등하여 중생ㆍ수명ㆍ나[我]ㆍ인간이 없으며, 5음(陰)ㆍ18계(界)ㆍ12입(入)도 없으며, 또한 스스로 수명의 처소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를 신행해탈이라 하느니라.
010_0277_a_17L復次阿難菩薩摩訶薩以淸淨信正念向佛心無垢穢亦信無垢諸法平等無有衆生壽命無陰亦自不著壽命處所是名信行解脫
010_0277_b_02L중생을 교화하여 불법을 믿게 하고 조복하는 마음으로써 보리에 회향하되, 마음의 모습을 보지 않아 능히 6계(界)와 음(陰)ㆍ입(入)이 모두 평등하여 법계와 같은 줄 알며, 분별이 없는 까닭에 법계에는 다른 모습이 없는 줄로 알면 이를 신시(信施)라 하느니라. 일체의 행이 무상하고 일체의 행(行)이 괴롭고 일체의 행이 공하고 일체의 행이 무아(無我)이니, 이러한 법 가운데서 지혜의 힘을 얻어 믿어 베풀고, 성스러운 계[聖戒]와 희론 없는 계[不戱論戒]를 믿어 선정의 힘을 얻고, 적멸의 세계를 믿으면 이를 신시라 하느니라.
010_0277_a_21L教化衆生令信佛法以調伏心迴向菩提亦不見心相知六界入平等悉同法界以無分別故則知法界無有異相是名信施一切無常一切行苦一切行空一切行無我於是法中得智慧力信施信聖戒不戲論戒得禪定力信寂滅界是名信施
보살이 비록 중생을 교화하여 항상 적멸을 믿으나 중생의 상(相)을 취하지 않고 중생을 관찰하되 적멸과 같이하며, 일체 중생은 특징이 없으며 모두가 법계와 동등함을 안다. 이는 견해도 아니고 견해 아닌 것도 아니니, 그것은 왜냐하면, 법계는 곧 일체 중생의 마음의 세계인 때문이다. 이를 보살마하살의 신행이라 하느니라.
010_0277_b_05L菩薩雖教化衆生常信寂然不取於衆生之相觀諸衆生同於寂滅善知一切衆生無相悉同法非見非不見何以故法界卽是一切衆生心界是名菩薩摩訶薩信行
또한 아난이여, 보살마하살은 일체 중생이 참됨이 없으며, 머무름도 없고 멸함도 없어서 성상(性相)이 본래 공한 것임을 관찰하느니라. 그러므로 일체 중생이 의지할 곳이 없고 일체 중생이 열반의 세계와 동등함을 보나니, 그것은 왜냐하면, 일체 중생은 모두가 공계(空界)에 들어가는 때문이니라.
보살이 능히 이렇게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가 믿음을 내게 한다면 이를 보살마하살의 신행(信行)이라 하느니라.”
010_0277_b_09L復次阿難菩薩摩訶薩觀一切衆生無有眞實無住無滅性相本空是故不見一切衆生無依止處觀一切衆生同涅槃界何以故一切衆生悉入空界菩薩能令如是無量衆生皆生信解是名菩薩摩訶薩信行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밝히고자 하여 게송을 말씀하셨다.
010_0277_b_15L爾時欲重宣此義而說偈言

믿음이 많은 중생은
무수한 부처님을 뵈옵고
색상(色相)을 집착하지 않나니
이것을 신행(信行)이라 한다.
010_0277_b_16L多信衆生
見無數佛
不著色相
是名信行

일체 법을 믿고
공의 모습을 드러내니
해탈을 성취하면
이를 신행이라 한다.
010_0277_b_18L信一切法
開示空相
成就解脫
是名信行

항상 바른 법을 믿어
즐기어 부처를 구하되
부사의(不思議)한 지혜를
언제나 구하리.
010_0277_b_19L常信正法
欣樂求佛
何時當得
不思議智

5욕을 관찰하면
믿을 것이 없건만
믿음의 힘 얻으면
이를 신행이라 하네.
010_0277_b_20L觀察五欲
無可信者
逮得信力
是名信行

이러한 믿음은
가장 좋은 것이니
마땅히 법시(法施)를 닦아
큰 선인[大仙]께 공양하여라.
010_0277_b_22L如是之信
最爲善哉
當修法施
供養大仙

부사의한 보시를 하였기에
믿음의 변재를 얻게 되어서
못생긴 생각 없게 하나니
이것을 신행이라 이름하여
010_0277_b_23L不思議施
故得信辯
無下劣想
是名信行
010_0277_c_02L
온갖 사랑하던 바와
그리고 몸까지 버리되
버렸다는 생각조차 없으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b_24L悉捨一切
所愛之身
而無捨想
是名信行

능히 일체를 보시하되
질투하는 마음 내지 않고
보리의 생각까지 버리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03L能施一切
不懷嫉妒
捨菩提想
是名信行

신심이 청정하여
모든 물듦이 없고
또한 수명(壽命)도 없으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04L信心淸淨
無諸濁穢
亦無壽命
是名信行

보시를 수행할지라도
과보를 구하지 않고
깊은 믿음의 힘을 얻으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05L雖修行施
不求果報
得深信力
是名信行

6입(入)을 버리고도
과보를 생각하지 않고
6계를 잘 이해하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07L棄捨六入
不念果報
善解六界
是名信行

이미 스스로를 조복하고
또한 남을 조복하여
불법을 믿게 하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08L己自調伏
亦調伏他
令信佛法
是名信行

이러한 믿음을 얻어
보리에 회향하고도
마음에 상이 없으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09L得是信已
迴向菩提
而無心相
是名信行

6계(界)가 모두
법계와 같음을 알아
비록 법계를 말하나
계의 특징 없나니
010_0277_c_11L知於六界
悉同法界
雖說法界
不得界相

모든 행은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나가 없나니
또한 취하고 집착하지 않으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12L諸行無常
苦空非我
亦不取著
是名信行

능히 성스러운 계율을 믿어
모든 희론을 없애 버리고
선정을 성취한다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13L能信聖戒
無諸戲論
成就禪定
是名信行

모든 중생이 모두 다 함께
적멸의 모습임을 깊이 믿어
무상(無相)을 알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15L信諸衆生
同寂滅相
知無相已
是名信行

중생에 집착하지 않고
함께 법계로 들어가면
이 중생의 세계가
곧 부사의라네.
010_0277_c_16L不著衆生
同入法界
是衆生界
卽不思議

믿음으로써 믿음을 내면
이를 믿음이라 하고
보살이 두려움 없으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17L以信生信
是名爲信
菩薩無畏
是名信行

중생이란 생각
결정코 없나니
체성이 허공과 같아서
처소도 없고 증득도 없네.
010_0277_c_19L衆生決定
無所有想
體性如空
無處無證

중생과 열반
이 둘은 모두 공하니
그에 대해 믿음을 내면
이를 신행이라 이르리.
010_0277_c_20L衆生涅槃
是二俱空
於彼生信
是名信行

보살은 두려움이 없이
모든 중생을 믿나니
이름과 모양 취하지 않고
믿음으로부터 우러나네.
010_0277_c_21L菩薩無畏
信諸衆生
不取名字
從信而生

능히 이렇게 믿고
항상 생각하여 잃지 말지니
아난아, 기억해 지니어
현시하고 분별하거라.
010_0277_c_23L能如是信
常念不失
阿難憶持
顯示分別

이러한 모든 법은
무량하고 무수하건만
부처의 깨달은 바를
보살은 드러내느니라.
010_0277_c_24L如是諸法
無量無數
佛所證覺
菩薩顯現
010_0278_a_02L
“또한 아난이여, 여래ㆍ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는 이와 같이 깊은 뜻과 믿음의 힘을 구족해 널리 말하였나니, 이를 보살마하살의 신행이라 하느니라.”
010_0278_a_02L復次阿難如來多陁阿伽度如是深義具足信力則爲廣說是名菩薩摩訶薩信行
그때에 세존께서 모든 중생의 믿음의 힘이 견고함을 보시고 거듭 게송을 말씀하셨다.
010_0278_a_05L爾時世尊見諸衆生信力堅固復重頌曰

일체의 듣는 이가
마음이 모두 즐거운 것은
모든 불자들이
말씀하신 공덕이라네.
010_0278_a_06L一切聞者
心皆歡喜
是諸佛子
所說功德

불가사의한 것을
보살들이 드러내니
부처님들의 보리를
안 믿던 이도 믿네.
010_0278_a_08L菩薩顯現
不可思議
諸佛菩提
不信者信

거짓된 이름[假名]에 물들지 않고
또한 마음의 범주[心數]도 없으며
시방에 집착하지 않으면
가장 높은 믿음이라 이르리.
010_0278_a_09L不染假名
亦無心數
不著十方
名最勝信

보살은 분명히 말하여
항상 믿는 법을 닦되
공(空)을 취하지 않고
적멸을 현시하네.
010_0278_a_10L菩薩顯說
常修信法
不取於空
顯示寂滅

구세주께서 말씀하신 바로
이렇게 해탈하였나니
색상(色相)도 그러하여
말씀과 같이 수행하네.
010_0278_a_12L救世所說
如是解脫
色相亦然
如說修行

보살의 분명한 말
슬기로운 이 능히 믿나니
부처는 부사의하여
한량없게 생각하네.
010_0278_a_13L菩薩顯說
智者能信
佛不思議
無量憶念

보살의 믿는 바는
허공같이 끝이 없나니
부처의 슬기 한량이 없어
이름이 대장부라.
010_0278_a_14L菩薩所信
虛空無邊
佛智無量
號名丈夫

구함에 집착 없고
탐욕을 짓지 않으니
불선(不善)을 만들지 않으며
즐거운 법까지도 버리네.
010_0278_a_16L志求無著
不爲貪欲
造作不善
而捨樂法

이것을 일컬어 보살이
능히 법시를 행함이라 하니
보살의 믿음은
선서(善逝)의 인(印)이 되네.
010_0278_a_17L是名菩薩
能行法施
菩薩之信
善誓所印

법시(法施)는 부사의하여
음식과 마니 보배와
황금과 코끼리와 말과 수레와
노비와 처자와 모든 남녀를
믿어 베풀어 주며
010_0278_a_18L法施不思議
信施而飮食
摩尼金象馬
車乘奴婢等
妻子諸男女

나라와 손발과 4지(肢)와
머리와 눈과 뇌수와
눈ㆍ귀ㆍ코ㆍ입 들을 버림은
보살의 뛰어난 믿음이라네.
010_0278_a_20L捨所有國土
手足支節等
頭目及髓腦
眼耳與鼻舌
菩薩之勝信

몸을 버려도 애착하지 않고
보시를 한다는 생각도 없으니
나도 본래 법시를 닦아
부처의 지혜를 구하려 할 제
몸뚱이를 버려도 아깝지 않고
일체에 베풀어 환희했노라.
010_0278_a_22L捨身無染著
亦不念行施
我本修法施
以求於佛智
捨身無染著
一切施歡喜

항상 선지식을 위하여
위태롭고 약한 몸 보시했으니
모든 중생들 가운데에서
믿는 마음 언제나 청정했네.
010_0278_a_24L恒與善知識
棄捨危脆身
於諸衆生中
信心常淸淨
010_0278_b_02L
법을 듣고 부처님 믿으면
이를 보살이라 이르나니
눈과 귀와 그리고 코와 혀와
몸뚱이가 무상한 줄 알리라.
010_0278_b_02L聞法信諸佛
是名爲菩薩
知眼耳鼻舌
身根皆無常

견고하지 못함이 거품 같은 줄
깊이 믿고 이 몸을 던져 버리어
의지할 곳 없는 중생을 위해
네 가지 거두는 일[攝] 건립하네.
010_0278_b_03L不堅如聚沫
深信而捨身
爲無依衆生
建立於四攝

일체를 자심(慈心)으로 대하여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믿고
삿된 짓 하는 중생 보면
그를 위해 위없는 마음을 내네.
010_0278_b_05L慈心於一切
信佛無量智
見造惡衆生
爲發無上心

깊이 보리를 믿어도
모든 심상(心相)을 취하지 않거늘
중생은 도를 구하지 않고
6계에 미혹하네.
010_0278_b_06L深信於菩提
不取諸心相
衆生不求道
愚惑於六界

일체가 진실이라 하여
계가 없거늘 계의 특징을 말하고
유전(流轉)하는 중생을 보니
우치하여 모든 일에 집착하네.
010_0278_b_07L謂一切眞實
無界說界相
見流轉衆生
愚癡著諸邊

보살은 나[我] 없음을 믿으며
모든 행이 무상함도 아나니
모든 파계한 이를 보고는
신계(信戒)의 부사의함을 믿네.
010_0278_b_09L菩薩信無我
諸行皆無常
見諸破戒者
信戒不思議

계행을 맑히어 선정을 세우고
보살은 섭심(攝心)에 머무나니
만일 게으른 자를 보면
부처의 정진력으로 조복시키니
모든 삼매 거두어 지니고
바른 법의 지혜 구하네.
010_0278_b_10L淨戒立禪定
菩薩住攝心
若見懈怠者
求佛精進力
調伏諸三昧
摠持正法智

우치한 이는 수명에 집착하건만
음(陰)을 관찰하면 수명이란 없다네.
010_0278_b_12L愚癡著壽命
觀陰無壽者

중생의 성품이 적멸하나니
모든 법의 모습도 또한 그러해
음(陰)에는 가고 옴이 없으나
선악업은 끊이지 않음을 믿으라.
010_0278_b_13L衆生性寂滅
諸法相亦然
信陰無來去
善惡業不斷

맑거나 맑지 못한 업으로 인하여
나고 죽는 흐름을 면치 못하나
중생은 법계와 같은 것이니
법계가 그대로 생사이니라.
010_0278_b_14L因淨不淨業
不離於生死
衆生同法界
法界卽生死

이것을 이름하여 부사의라 하니
보살은 두려움 없는 믿음과
뛰어난 믿음으로 부사의가 되어
부지런히 법다운 슬기 닦으라.
010_0278_b_15L是名不思議
菩薩無畏信
勝信不思議
精勤修法智

작은 지혜를 위하지 않는 것이
청정한 믿음의 설법이라 하노니
모든 중생은 상주하되
있는 바 없는 줄로 함께 믿으라.
010_0278_b_17L不爲於少智
名爲淨信說
同信諸衆生
常住無所有

공한 데 집착하지 않고
일체 법에 머무르지 않으며
중생의 공한 것이 또 공하면
열반의 세계와 같아진다.
010_0278_b_18L於空無有著
一切法不住
衆生空亦空
同於涅槃界

법은 언제나 무상(無相)으로 설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믿게 하여라.
일체 법은 성품이 공한 것이니
평등하게 중생을 관찰한다면
3유(有) 가운데 뛰어난 지혜라네.
010_0278_b_19L說法常無相
令衆生信解
一切法性空
平等觀衆生
三有中勝智

이처럼 믿고 지닐 수 있음을
또한 최상의 믿음이라 하고
두려움 없는 법을 즐김을
불법 가운데 지혜 있는 이라 하네.
010_0278_b_21L得如是信持
亦名最上信
好樂無畏法
佛法中智人

스스로가 믿고는 남도 권하니
이와 같이 차례차례 가르치면
여러 가지 공덕은 자라는 법
010_0278_b_22L自信勸他信
如是展轉教
增長諸功德

청정한 마음에 물듦이 없으면
이로움을 베푸는 복전(福田)이거니
조복(調伏)하는 보시를 즐거워함과
청정한 계행과 인욕(忍辱)
010_0278_b_23L淨心無染著
利益之福田
欣樂調伏施
淨戒及忍辱
010_0278_c_02L
부지런한 정진과 선정을 닦는 데는
지혜가 길잡이[開導] 되는 것
방편으로 맑은 지혜 나타내어
대중으로 하여금 즐거움 얻게 하라.
010_0278_c_02L精進禪定等
智慧爲開導
方便現淨智
令衆得勝樂

목숨이 마친 뒤에 나쁜 갈래 여의니
보살의 지혜는 가장 뛰어나
신통으로 모든 중생 교화하면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리라.
010_0278_c_03L命終離惡趣
菩薩智最勝
神通化衆生
世界六種動

광명이 널리 비치는 것
보살의 묘한 지혜이니
모습 없는 사자후(師子吼)는
동서남북에 평등하리라.
010_0278_c_04L光明悉普照
菩薩之妙智
無相師子吼
東西南北等

4유(維)와 그리고 위와 아래에서
모두가 법다운 소리를 내되
부처님께 맹세하여 의심치 않고
다른 이도 가르쳐서 그렇게 한다네.
010_0278_c_06L四維及上下
皆出於法音
誓於佛不疑
教他亦令然

이러한 인연이 있는 까닭에
한량없는 모습이 나타났나니
이러한 지혜에 머무른 이를
오로지 부처만이 알아주시리.
010_0278_c_07L以是因緣故
顯現無量相
住於此智者
惟佛能證知
不退轉法輪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