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0_1207_a_01L
불설보여래삼매경(佛說寶如來三昧經) 상권
010_1207_a_01L佛說寶如來三昧經卷上


천축(天竺)삼장 지다밀(祇多蜜) 한역
김혜경 번역
010_1207_a_02L東晉天竺三藏祇多蜜譯


이와 같이 들었다.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열기성(羅閱祇城) 죽림원(竹林園) 안에 계셨다. 그때 1,250명의 비구 스님들과 90억 명의 보살이 함께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문수사리(文殊師利)와 비등(比等)한 사람들이었다.
010_1207_a_03L聞如是一時佛在羅閱祇竹園中與千二百五十比丘僧菩薩有九十億人悉皆如文殊師利
그때 나열국 죽림원은 사방의 가로와 세로가 위로 36천(天)에 이르렀고, 아래로 무극불찰(無極佛刹)의 국토에 이를 만큼 넓었다. 그곳 모두에는 문타반꽃[文陀般華]이 피어 있었는데, 모두 90만억 종류의 색깔을 지녔고, 각각의 기이함은 세상의 것이 아니었다.
010_1207_a_06L是時羅閱國及竹園四面廣縱上到三十六天到無極佛剎地悉生文陁般華悉有九十萬億種種色各各異非世之明
한 송이의 꽃에는 백만 개의 잎이 달려 있었고, 잎 위에는 모두 한 분의 달살아갈(怛薩阿竭:여래)께서 계셨으며, 모두 온갖 보배로 장식된 일산(日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리고 하나의 일산에서는 각각 온갖 음악이 흘러나와 서로 즐거워하였다. 한 분 부처님의 앞에는 각각 한 보살이 있었는데, 모두 문수사리보살과 비등하게 일에 대해 물었다.
010_1207_a_09L一華有百萬葉葉上悉有一怛薩阿悉有交絡萬寶之蓋一蓋之上各各有萬種之音樂聲相娛樂一佛前各各有一菩薩如文殊師利菩薩等問事
이때 죽림원의 국토는 모두 평등하여 마치 3미륵불(彌勒佛)의 국토와 같았다. 이 삼천대천세계의 해와 달은 모든 부처님 경계에서 광명이 모두 사라져 밝음을 나타내지 못했다.
010_1207_a_14L是時竹園地悉平等如三彌佛是三千日月諸佛境界光明悉蔽隱無有明
그리고 일시에 모든 부처님 경계의 대지옥(大地獄)에서 혹독하게 괴로움을 당하는 사람들은 다 고통이 멈추어져 모두 안온하게 되었고, 백 일 동안 모두 시방(十方)의 부처님만을 보게 되었다. 그때에 이르러 짐승들과 날아다니는 새들도 모두 백 일 동안 먹지 않고 오직 법미(法味)만을 들을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그 중생들은 다시 부처님을 뵐 줄 스스로 알지 못했다.
010_1207_a_16L一時諸佛境界諸大泥犂毒痛勤苦悉爲不行皆得安隱百日悉得見十方佛當是時禽獸飛鳥百日不飯食但聽法味耳不自知是衆生亦復見佛
010_1207_b_02L그때 나열국 안의 백성들도 백 일 동안 다시 다섯 가지 맛의 음식[五味]을 먹지 않고 오직 법(法)만을 맛보아 모두 아뇩다라삼야삼보리(阿耨多羅三耶三菩提)의 마음을 발하였으며, 삼천대천(三千大千) 부처님 경계에 있는 나무들도 저절로 음악을 내어 서로 즐거워하였다.
010_1207_a_20L爾時羅閱國中人民悉百日無復食五味者悉以法作皆發阿耨多羅三耶三菩提心千大千佛境界樹木自有音樂自復相娛樂
이때 죽림원이 변하여 연못이 되었으며, 그 연못 가운데에서는 10만 종의 연꽃이 피어나니 크기가 마치 작은 산과 같았다. 한 연꽃마다 40만 개의 잎이 피었는데, 잎사귀 위에는 낱낱이 교로(交露:구슬장식)로 만들어진 사자좌(師子座)가 있었고, 그 자리마다 각각 문수사리와 비등한 한 명의 보살이 앉아 있었다.
010_1207_b_03L是時竹園化作水池池中有十萬種蓮華大如小山一華有四十萬葉葉上悉有交露師子座一座上各各有一菩薩如文殊師利一座前各各有天侍菩薩
그 각각의 자리마다 하늘이 그 앞에서 보살을 모시고 있었고, 교로로 만든 휘장 사이에는 각각 온갖 음악이 흘러나와 모두들 즐거워하고 있었다. 천 년이나 지난 마른 나무마다 모두 꽃이 피어났고, 삼천대천 부처님 세계의 모든 나무들은 가지를 구부려 사면(四面)으로 서로 마주하였다.
010_1207_b_07L交露帳閒各各有萬種音樂相娛樂千歲枯死樹悉爲生華三千大千佛剎諸樹悉爲屈枝四面相向
그때 부처님께서 가르치고 인도하신 죽림원에 있던 여인들은 모두 변하여 남자가 되었고, 애욕이 없어져 누구 할 것 없이 법안(法眼)을 증득하였다.
010_1207_b_10L是時竹園佛教導處女人悉化爲男子無有愛欲悉得法眼
그때 부처님께서 넓고 크게 보여래삼매(寶如來三昧)를 나타내시자, 곧 9억만의 부처님이 계신 세계[佛刹土]가 감동하였다.
010_1207_b_11L爾時爲廣大現寶如來三昧卽動九億萬佛剎土
그때 삼매는 조금도 남김없이 시방에 통했으니, 동방 무극불(無極佛)의 국토에서는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내었는데, 모두 여래와 동등하였으며, 각각 형상이 없는 꽃과 색깔이 다른 십만 가지의 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와서 정각(正覺)께 예를 올리고, 그 꽃을 정각 위에 뿌리고는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b_13L爾時三昧都無所捨東方無極佛剎土遣無數菩薩悉如如來等各各自持無形之華十萬種異色之華來到竹園爲正覺作禮華散正覺上卻就坐
또 남방의 무극불 국토에서도 여래와 동등한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냈는데, 그들도 각각 20만 가지의 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정각께 예를 올리고, 그 꽃을 정각 위에 뿌리고는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b_17L復有南方無極佛國土復遣無數菩薩悉如如來各持二十萬種華來到竹園中爲正覺作禮以華散正覺上卻坐
또 서방의 무극불 국토에서도 각각 다 여래와 같은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냈는데, 그들 또한 각각 색깔이 다른 30만 가지의 꽃들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정각께 예를 올리고, 그 꽃을 대중들이 모여 있는 위에 뿌리고는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b_20L復有西方無極佛復各各遣無數菩薩悉如如來等各各復持三十萬種異色華來到竹園爲正覺作禮以華散衆會卻坐
010_1207_c_02L또 북방의 무극불 국토에서도 다 여래와 같은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냈는데, 그들도 각각 색깔이 다른 40만 가지 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정각께 예를 올리고, 그 꽃을 대중이 모여 있는 위에 뿌리고는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b_24L復有北方無極佛剎亦復遣無數菩薩悉如如來等各各復持異色四十萬種之華來到竹園爲正覺作禮以華散衆會上卻坐
또 동각(東角)1)의 부처님 국토에서도 모두 여래와 동등한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냈는데, 각각 형상이 없는 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정각께 예를 올리고, 그 꽃을 부처님과 대중이 모여 있는 위에 뿌리고는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c_04L復有東角佛剎復遣無數菩薩悉如如來等各持無形華來到竹園爲正覺作禮以華散佛及衆會上卻坐
또 남각(南角)의 부처님 국토에서도 역시 여래와 동등한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냈는데, 각각 생각과 욕심이 없는 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정각께 예를 올리고, 꽃을 정각과 큰 모임에 뿌리고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c_07L復有南角佛剎亦復遣無數菩薩悉如如來等各各持無想欲之華來到竹園爲正覺作禮以花散正覺及大會卻坐
또 서각(西角)의 수없이 많은 부처님 국토에서도 모두 여래와 동등한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냈는데, 그들도 각각 소리가 없는 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정각께 예를 올리고, 그 꽃을 부처님과 큰 모임에 뿌리고는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c_10L有西角無數佛剎復遣無數菩薩如如來等各各持無響之華來到竹爲正覺作禮以華散佛及大會
또 북각(北角)의 무극불 국토에서도 여래와 동등한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냈는데, 그들도 각각 문니(文尼)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는, 그 꽃을 부처님과 대중이 모인 곳에 뿌리고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c_14L復有北角無極佛剎遣無數菩薩悉如如來等各各持文尼之華來到竹園爲佛作禮以華散佛上及衆會卻坐
또 상방(上方)의 무극불 국토에서도 각각 다시 여래와 동등한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냈는데, 그들도 각기 여러 가지 색깔이 어우러진 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정각께 예를 올리고, 그 꽃을 정각과 큰 모임의 자리에 뿌리고는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c_17L復有上方無極佛剎各各復遣無數菩薩悉如如來等各各持亂色之華來到竹園爲正覺作禮以華散正覺及大會卻坐
하방(下方)의 수없이 많은 부처님 국토에서도 각각 여래와 동등한 수없이 많은 보살을 보냈는데, 그들도 각기 여러 절묘한 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정각께 예를 올리고, 그 꽃을 정각과 큰 모임에 뿌리고는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010_1207_c_20L下方無數佛剎各遣無數菩薩悉如如來等各各持諸妙華來到竹園爲正覺作禮以華散正覺及大會卻坐
010_1208_a_02L상방의 여러 하늘들도 과거세(過去世)에 공덕이 매우 높아 부처님의 큰 법회에서 넓고 크게 보여래삼매(寶如來三昧)를 만나게 되었는데, 각각 스스로 장엄하였으며 천상의 여러 천자(天子)들로 하여금 모두 처음으로 발심하게 하였다.
010_1207_c_23L上方諸天宿命功德甚尊遇佛大會曠大寶如來三各各自莊嚴天上諸天子皆令初發意
범천(梵天:梵衆天)이 수없이 많은 하늘들을 거느리고 제각기 하늘의 향과 꽃을 가지고 왔으며, 범다회천(梵多會天:梵輔天)도 다시 수없이 많은 하늘들을 거느리고 제각기 천상의 온갖 꽃과 향을 가지고 왔으며, 변정천(遍淨天:3禪天의 제3천)도 세간의 꽃이 아닌 훌륭한 꽃을 가지고 오는 등 모든 높은 하늘들이 다 천상의 기악(伎樂)을 가지고 허공에서 음악을 연주하였다.
010_1208_a_03L梵天將無數天各各持天香天梵多會天復將無數天各各持天上雜華香遍淨天持非世閒名華尊天盡持天上伎樂在虛空中立樂
삼천대천이 다 법음(法音)으로써 밤낮 백 일 동안 이와 같이 받아서 죽림원에 이르러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애욕(愛欲) 천자(天子)도 또한 수없이 많은 천자들을 거느리고 제각기 하늘의 기악을 가지고 죽림원에 이르러 부처님께 예를 올리니, 허공에서 여러 하늘들이 즐거워하였다.
010_1208_a_07L三千大千悉以法音晝夜百日如是受之來到竹園爲佛作禮愛欲天子復將無數天子各各持天伎樂到竹園爲佛作禮於虛空中娛樂諸
가익천(迦翼天)의 모든 하늘들도 천만 가지 온갖 향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과 여러 보살들 위에 흩뿌리고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010_1208_a_11L迦翼天上諸天持千萬種雜香散佛上及諸菩薩上爲佛作禮
진천(盡天)의 여러 하늘들도 다 와서 죽림원에 모이니 위로 36천(天)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 한 하늘도 빠짐이 없었다. 모든 천자와 여러 대용왕(大龍王)들도 제각기 다시 수없이 많은 관속들을 거느리고 세간 사람으로서는 얻을 수 없는 꽃을 가지고 와서 죽림원에 비처럼 내리게 하였다.
010_1208_a_12L盡天上諸天悉來會竹園中上到三十六中閒無缺悉諸天子諸大龍王各復將無數官屬持世閒人所不能得華以雨竹園
그리고 모든 아수륜왕(阿須倫王)도 제각기 수없이 많은 관속들을 거느리고 각자 온갖 꽃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과 여러 보살들의 위에 비 내리듯 뿌렸다.
010_1208_a_16L諸阿須倫王各各復將無數官屬各各持雜華以雨佛上及諸菩薩上
여러 가루라(迦樓羅)들도 제각기 다시 수없이 많은 관속들을 거느리고 죽림원에 이르렀고, 여러 진다라(眞陀羅)들도 제각기 또한 수없이 많은 관속들을 거느리고 죽림원에 왔으며, 모든 마후륵(摩睺勒)들도 다시 관속들을 거느리고 죽림원에 왔다.
010_1208_a_18L諸迦樓羅各各復將無數官屬來到竹園諸眞陁羅各各復將無數官屬來到竹園諸摩睺勒復將官屬來到竹園
부처님께서 그때 보여래삼매(寶如來三昧)를 나타내시자, 곧 9억만 부처님 국토가 진동하였다. 사리불(舍利弗)이 대지가 크게 진동하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제 먼 곳에 있는 여러 보살들과 모든 하늘의 백성들이 다 모였는데, 위로 36천에 이르기까지 대지가 크게 진동하니, 이것은 어떤 감응이 있어서입니까?”
010_1208_a_21L佛爾時現寶如來三卽動九億萬佛剎舍利弗見地大舍利弗白佛言今諸遠方菩薩諸天人民悉會上到三十六天地爲大是何等應
010_1208_b_02L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감응이 없는 감응[無應之應], 이것이 바로 그 감응이니라.”
010_1208_b_02L佛告舍利弗無應之應是其應
사리불이 다시 천중천(天中天)께 아뢰었다.
“감응이 없는 감응이 바로 그 감응이라 하셨는데, 그것은 또 무슨 뜻입니까?”
010_1208_b_03L舍利弗復白天中天言無應之應是何應是何等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너에게 생겨난 의혹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되거든 보여래(寶如來)보살의 처소에 가 보거라.”
010_1208_b_04L佛告舍利弗疑不斷若往到寶如來菩薩所
사리불이 의복을 단정히 하고 보여래께 예를 올린 후 조금 있다가 합장하고 보여래께 아뢰었다.
“오늘 시방세계와 위로 36천에 이르기까지 백천억 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다 모였으니, 이제 어떤 감응이 있겠습니까? 여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010_1208_b_05L舍利弗正衣服禮如來若干過叉手白如來言今日諸十方上到三十六天千億佛剎菩薩悉會何等之應願如來說之
보여래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아라한이 본래 의혹이 너무 중하기 때문에 알고자 왔군요.”
010_1208_b_09L如來謂舍利弗言若阿羅漢本疑大重故來解耶
보여래보살이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만약 항상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극진하지 못한 행위입니다. 생각이 없으면 지어짐[作]도 없으므로 보법(寶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010_1208_b_10L如來菩薩言利弗若常有想想者非盡之作無想無作
여래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내가 처음 발심(發心)하였을 때 36억 사람과 함께 보살도(菩薩道)를 구하였는데, 정각께서도 그때 그 가운데 계셨습니다. 일체가 다 생겨났지만 나[我]만은 조작하지 않았고, 모든 것이 다 작용이 있었지만 나만은 그렇지 않고 공(空)함을 생각하였습니다. 모든 법은 다 나[我]라는 것이 없고 생사를 구함도 없으며 도(道)도 없고 단절됨도 없습니다.
010_1208_b_12L是故寶法如來告舍利弗我初發意時與三十六億人求菩薩道覺時亦在其中一切悉起我不作悉作我不念空法悉無我無求生死生死無道無有斷者
허공이 주장하는 것이 없듯이 나[我]라는 것도 존재하는 현법(現法)이 아니니, 비유하면 마치 아지랑이가 아무 형상도 없이 일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작법(作法)을 가지고 행(行) 멸하기를 구하고 바라니, 생각으로 이를 얻고자 하나 이는 생각이 중하기 때문에 죄업만 밝아지고 맙니다.
010_1208_b_16L虛空無主我非所有現法譬若野馬無相起作持是作法滅行求願想欲得是爲懷重者罪之明
그리고 스스로 도를 얻었다고 말하면서도 생각으로는 죄의 생각을 일으켜서 모든 지혜를 괴멸(壞滅)시킵니다. 아무리 3존(尊)을 얻어 구하려는 생각을 일으켜 니원(泥洹:열반)을 취해 의심을 없애고 몸을 멸하려 하지만 생사가 끊어진 것은 아닙니다.
010_1208_b_19L自言得道起想罪想壞滅諸慧求得三尊從是作想取泥洹疑盡滅身然生死不斷
니원을 증득했다고 말하는 아라한은 비유하면 마치 목숨이 다한 사람의 그 몸이 평상에 남아 있는 것과 같아서, 한때 얻어 들음이 잠깐 휴식된 것일 뿐 목숨이 다했다 해도 오히려 몸을 떠난 것은 아닙니다. 그러하니 아라한과 벽지불(辟支佛)이 스스로 선정[禪]을 증득했다고 함은, 이것은 의심을 크게 쌓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010_1208_b_21L言得泥洹羅漢如命盡之人其身在牀一時得聞須臾休息命盡猶不離於身羅漢辟支佛自得禪是非大積疑耶
여래께서 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질문하신 것이 바로 이러한 것입니다.”
010_1208_b_24L如來謂舍利弗佛所問乃爾
010_1208_c_02L여래께서 다시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마땅히 용(龍)이 비를 내리고 구름을 일으키려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본 적이 없습니까?”
010_1208_c_02L如來謂舍利弗言若當見龍欲作雨起雲時不
사리불이 말했다.
“보았습니다. 그러나 사면(四面) 어느 곳으로부터 구름이 일어나는지를 알지 못하는데, 더구나 보살 제9지(地)로부터 그 아래로 모두 6만 삼매를 체득하였으니, 어느 도(道)로부터 보살이 온 곳을 알 수 있겠습니까?”
010_1208_c_03L舍利弗見之四面不知雲所從來何況菩薩從第九以下悉得逮六萬三昧道菩薩所從來處
사리불이 여래께 말하였다.
“이와 같이 지혜롭게 풀어 주시니 마음속에 맺혀 있던 의혹이 이제 다 파괴되어 의심의 뿌리가 모두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배우긴 했어도 본래 선지식을 체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나[我]라는 생각을 단멸하고 해탈하여 법륜을 얻지 못하였으며, 의심의 뿌리를 완전히 끊지 못했습니다.
010_1208_c_06L舍利弗白如來言解慧如是心意疑結今悉破壞都無復有疑根但學本不得善知識相得故斷滅我意令我不脫法輪令我疑根不絕耳
지금 제가 존귀한 법을 들었으나 유익함이 없으니, 비유하면 마치 온갖 새가 아름다운 소리로 울어도 마침 그 울음소리를 듣고 아는 사람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다만 이 자리에 모인 새롭게 발심한 여러 마하살과 큰 모임의 여러 하늘과 사람들로 하여금 이 존귀한 삼매를 듣게 했다고 해서 얼마나 높고 높아지겠습니까?
010_1208_c_10L今我聞尊法無所益譬如爲百鳥作音樂會無有聽受知者但當爲坐中新發意諸摩訶薩故令大會諸天及人得聞是尊三昧一巍巍乃爾
그렇지만 마땅히 존귀한 삼매에 친근해지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세상에 선지식을 만나지 못했으므로 이와 같은 삼매를 보고 여래의 지혜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마음속에 의심하고 있던 것이 지금 흩어져 풀리기는 하였으나, 비유하면 마치 깜깜한 곳에 잠시 동안 불을 밝혔다가도 불이 꺼지면 그곳은 다시 깜깜해지는 것과 같으니 지금 제가 들은 것은 이와 같을 뿐입니다.”
010_1208_c_14L但當親近尊但我前世不與善知識相得故令我不得見是三昧如來慧如是心意所疑今散解譬如冥處須臾以火明之火滅冥復在處今我聞之如是
사리불이 합장하고 여래께 말하였다.
“지금 8천 리를 태울 만큼 큰불을 얻어 위로 36천에 이르게 하여 내 몸을 그 가운데 억만 겁 동안 놓아두고, 뒤에 나와서 다시 3악도(惡道)에 들어가 수천억 겁 동안 천하 사람들의 먹이가 되며, 뒤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종처럼 대부(大夫)를 섬기며 선지식을 구한다면, 내 마음 속에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010_1208_c_18L舍利弗叉手白如來言今乞得作八千里大火上到三十六天持我身置其中億萬劫出復入三惡道爲天下人所噉食千億劫後生作人如奴事大夫求善知識相得求我心中所願可得不
010_1209_a_02L보여래께서 말하였다.
“큰불이 치솟아 위로 36천까지 이르면 태워 없애기는 하겠지만, 본래 발심한 공덕이 미약하고 엷으며 깨달음의 근본이 두텁지 못하면, 살운야(薩云若:一切智)를 얻을 수 없고 구화구사라(漚和拘舍羅:善巧方便)도 얻을 수 없으며, 선지식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것을 이룩하지 못합니다.”
010_1208_c_23L如來言大火上至三十六天尚可澆若本發意微薄功德無厚覺本得薩云若不得漚和拘舍羅不得善知識故不致是耳
사리불이 질문을 마치고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여래보살이 의복을 바로 가다듬고 정각(正覺)께 예를 올리고 말했다.
“여쭈어볼 말씀이 있습니다.”
010_1209_a_04L舍利弗問事竟還如來正衣服爲正覺作禮願欲有所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마땅히 물어보아라.”
佛言善哉善哉當問
여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법은 주인이 없는데 누가 일체지[薩云若]를 성취하고, 누가 정각을 성취하며, 그 누가 아라한과 벽지불을 성취합니까? 여래[怛薩阿竭]께서는 마땅히 이 자리에 있는 여러 큰 보살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결단해 주십시오.”
010_1209_a_06L如來白佛諸法無主誰爲成薩云若者誰爲成正覺者誰爲成阿羅漢辟支佛者願怛薩阿竭當爲坐中諸摩訶薩分別其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여래는 곧 시방세계의 큰 생사의 뿌리를 결단하려 하고 있구나.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려 한다면, 마땅히 아홉 가지 법보(法寶)를 행하여야 하느니라. 무엇을 아홉 가지 법보라 하는가?
010_1209_a_10L佛言善哉善哉如來乃欲決斷十方大生死根若有善男子善女欲使發阿耨多羅三耶三菩提心當行九法寶何等爲九法寶
첫째는 모든 하늘은 처소(處所)가 없고 다만 이름[名]뿐이라고 보는 것이요, 둘째 법보는 세간의 사람들이란 다만 문자[字]만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보는 것이며, 셋째 법보는 다섯 가지 세계[五道]에서 괴로움을 받는 것은 다만 괴로움의 습기(習氣)만 있을 뿐이라고 보는 것이요, 넷째 법보는 물ㆍ불ㆍ바람ㆍ땅도 다만 한낱 장난감 같은 요소에 불과할 뿐이라고 보는 것이며, 다섯째는 미래ㆍ과거ㆍ현재도 파초(芭蕉)와 같아서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요,
010_1209_a_13L一者諸天無有處但有名耳二寶者世閒人民但有字耳三寶者五道勤苦但有苦習耳四寶者水火風地但有戲五者當來過去現在如芭蕉無想
여섯째는 눈앞에 나타나 있는 나고 죽음[生死]도 본제(本際:實體)가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며, 일곱째 모든 삼매는 적연(寂然)하여 가고 옴[往來]이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요, 여덟째 삼천대천세계의 일월(日月)과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관찰하여 보고는 얻을 것이 없다는 이치를 깨달아 아는 삼매이며, 아홉째는 삼천대천세계의 일월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나 온갖 동물들도 다 해탈시켜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과 동등하게 만드는 것이니라.”
010_1209_a_17L六者現生死無本際也七者觀諸三昧寂然無有往來者也八者當觀三千大千日月諸佛剎土見之了無得三昧者九者見三千大千日月中人民蠕動悉欲度之令與佛等
부처님께서 여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러한 작용이 없는 생각[無作之想]을 증득하면 곧 시방세계의 큰 생각까지 결단할 수 있느니라.”
010_1209_a_22L佛告如得是無作之想者卽可決斷十方之大想
여래보살이 다시 정각께 아뢰었다.
“모든 법이 생각으로써는 보아 알지 못하는 것이라면, 마땅히 무엇을 지어 머물러야 머물지 않는 법[無所住法]을 증득할 수 있습니까?”
010_1209_a_24L如來復白正覺言諸法不以想見知之當作何等住得無所住法
010_1209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법은 본래 머무름이 없느니라. 법이 머문다고 하면 그것은 고정된 관념[想]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생각[念]을 일으킴이 없어야 하나니, 생각을 일으킨다면 그것 또한 고정된 관념이 되며, ‘고정된 관념이 아니니, 도(道)가 아니니’ 하는 것도 또한 고정된 관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구(求)하는 작용까지도 끊어야 하는 것이니라.”
010_1209_b_02L佛言諸法無住是卽爲想無起之念是亦復爲想非想非道亦復爲想斷求之作
여래가 천중천(天中天)께 아뢰었다.
“마땅히 어떠한 인연을 지어야 숱한 욕망에서 해탈할 수 있습니까?”
010_1209_b_05L如來白天中天言當作何緣度衆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여래보살의 물음이여, 그렇기 때문에 나한이나 벽지불로서는 미칠 수 없느니라. 숱한 욕망은 번뇌[垢]도 없고, 숱한 욕망은 뛰어넘어 해탈할 것도 없으며, 숱한 욕망은 주인도 없고, 숱한 욕망은 가고 오는 것도 없고, 숱한 욕망은 허공과 같아서 가리거나 숨길 것도 없느니라. 그리고 니원(泥洹)과 동등하며 무명(無名)과도 같은 것이니라.”
010_1209_b_06L佛言善哉善哉如來所問乃爾故非羅漢辟支佛所及者衆欲無衆欲無過度衆欲無主衆欲無往來者衆欲如虛空無有能蔽隱者泥洹等與無名等
여래보살은 질문하던 일을 마치고는 천중천께 예를 올리고 물러나와 자리에 앉았다.
010_1209_b_10L如來問事竟爲天中天作禮卻坐
반시(般施)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늘 이 큰 모임에 모인 보살들은 보리수[佛樹]에 앉고 싶어하고,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난 곳이 없는 데[無所從生處]에 서 있고 싶어하며, 천억 부처님 국토를 장엄하고 싶어하고, 시방세계의 중생을 교수(敎授)하되 시방 모든 부처님 국토의 중생들로 하여금 각각 오늘 죽림원에 모인 때와 같이하고 싶어합니다.”
010_1209_b_11L般施白佛言今日大會菩薩欲於佛樹欲得無所從生處欲得莊嚴千億佛剎土欲得教授十方悉使十方諸佛剎土各如今日會竹園中時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반시보살의 질문이 매우 심오하고도 심오하구나.”
010_1209_b_15L佛言善哉善哉般施菩薩所問甚深甚深
부처님께서 다시 반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시방세계의 큰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로 하여금 보리수 아래에 앉게 하고 싶거나,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난 곳이 없는 데에 처하게 하고 싶거나, 여러 부처님 국토를 장엄하고 싶어하거나, 시방세계를 교수하여 그들이 다 여러 부처님 국토로 하여금 각각 스스로 오늘 이 죽림원에 모였을 때처럼 하고 싶어한다면, 마땅히 여덟 가지 바른 것[八直:八直行ㆍ八正道]을 수행해야 하느니라.
010_1209_b_16L佛語般施菩薩言欲得使十方大會欲坐於佛樹欲得無所從生處立欲得莊嚴諸佛剎土欲得教受十方悉使諸佛剎土各自如今日會竹園中時者當行八直
여덟 가지 바른 것이란, 첫째는 이름 없는 메아리[無名之響]라는 것을 바르게 아는 것이요, 둘째는 이름이 없는 소리[無名之聲]임을 바르게 아는 것이요, 셋째는 시방세계 부처님 국토는 둘이 아님[十方佛剎土無有二]을 바르게 관하는 것이요, 넷째는 삼천대천세계 부처님 국토의 법은 모두 똑같이 서로 여읨이 없다는 것을 바르게 아는 것이요,
010_1209_b_20L一者直無名之響二者直無名之聲三者直觀十方佛剎土無有二四者見三千大千剎土直之法皆同無相離者
010_1209_c_02L 다섯째는 시방세계 일체 중생이 부처님과 동등하다는 것을 바르게 아는 것이요, 여섯째는 법에는 본래 형상을 지음이 없어서 온갖 것은 나고 죽음이 없다는 것을 바르게 아는 것이며, 일곱째는 보이는 대상이 다 모든 삼매에 들어가 머무름이 없는 상보(相報)의 생각에 간직된다는 것을 바르게 아는 것이요, 여덟째는 시방세계 부처님은 니원이거나 니원이 아니거나 간에 그것 또한 다 평등하다고 바르게 보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 바른 것이니라.
010_1209_b_24L五者直觀十方一切欲令與佛六者直於法無作形見一切不生死者七者所見直悉入諸三昧藏於無住相報之想八者直見十方佛洹不泥洹亦復悉等是爲八直
법행(法行)보살은 이것에 의지하여 어디로부터 생겨난 바가 없는 법[無所從生法:無生法忍]을 빨리 얻으며, 여러 부처님의 국토에 있는 중생을 교수(敎授)하며, 오늘 모임과 같은 죽림원의 큰 모임을 속히 얻느니라.”
010_1209_c_05L法行菩薩從是疾得無所從生法從是得教授諸佛剎土從是疾得大會竹園如今日會時
여래보살이 다시 정각께 아뢰었다.
“오늘 먼 곳으로부터 이 죽림원의 모임에 와서 모두들 부처님께서 이렇게 계신 것을 보고는 기뻐하면서 며칠 동안이나 밥도 먹지 않았습니다.
010_1209_c_08L如來復白正覺言今日遠方悉來會竹園悉得見佛如其處歡喜不食若干日
이런 일이 있은 뒤부터는 모든 보살들과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다 부처님을 뵙고 싶어하며 모든 삼매에 들고 싶어하는데, 이것이 그들이 성취하고자 하는 본래의 서원[本願]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새로 발심한 마하살들에게 이와 같은 이치를 해설해 주소서.”
010_1209_c_10L各各自是諸菩諸天及人民皆得見佛皆見諸三是其本願所致耶佛當爲新發意摩訶薩解說如是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여래보살이 질문한 것이 매우 심오하구나. 그대는 이 모임에 온 모든 보살들과 새로 발심한 여러 하늘 사람들을 위하여 교량(橋梁) 역할을 하고 싶어함이 이와 같구나.”
010_1209_c_13L佛言善哉善哉如來所問甚深悉欲爲諸來會菩薩新發意諸天人民橋梁如是
부처님께서 여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이 죽림원에 모인 이들로서 지금 모든 보살마하살과 여러 하늘 사람들과 대용왕들과 여러 귀신왕들이 모두 여러 삼매를 견문(見聞)하는 것은, 본래의 서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본래의 서원을 여읜 것도 아니니라.
010_1209_c_16L佛語如來是今日諸菩薩摩訶薩諸天人民大龍王諸鬼神王悉來會竹園者皆聞見諸三昧亦非本願亦不離於本願
항상 정진하고 수행한다면 여러 가지 삼매를 잃지 않느니라. 선지식을 잃지 않고 세세(世世)로 잡다한 일들을 멀리해야 하며, 적연(寂然)히 머물기 위해서는 자주 모이지 말고 오로지 이 삼매에 있기만을 서원해야 하느니라. 그런 까닭에 지금 보정니원주(寶精泥洹珠)를 이 큰 모임에 비처럼 내리게 한 것일 뿐이니라.”
010_1209_c_19L所行常精進失諸三昧不失善知識世世遠衆事寂然不數會但願是三昧今故以寶精泥洹珠以雨大會耳
여래보살이 정각께 아뢰었다.
“지금 이 모임에 새로 발심한 마하살들이 이 삼매를 행하려면, 마땅히 어떻게 해야 이것을 성취할 수 있습니까?”
010_1209_c_22L如來白正覺今會有新發意摩訶薩欲行是三當何以致之
010_1210_a_02L부처님께서 여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질문한 것이 매우 시원스럽구나. 만약 새롭게 발심한 마하살들이 이 삼매를 행하려면, 마땅히 여덟 가지 법보(法寶)를 행해야만 하느니라. 무엇을 그 여덟 가지 법보라 하는가?
010_1209_c_24L佛言如來所問甚快若新發意摩訶薩欲行是三昧當行八法寶何等爲八法寶
첫째는 부처님 앞에 나아가는 것이 곧 삼매이니, 이것이 첫 번째 법보이며, 두 번째 법보란 시방의 모든 나한들에게 공양하면서 그들을 좇아 서로 따르기를 억억만(億億萬) 겁 동안 하다가 어느 때 삼매를 들으면 곧바로 알아서 친근히 하고 존중하여 이 삼매를 멀리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두 번째 법보이니라.
010_1210_a_03L一者卽於佛前是三昧是爲一法寶二法寶者養十方諸羅漢從其相隨億億萬劫一時聞是卽解親近尊三昧不遠爲二法寶
셋째는 사리(舍利)를 공양하되 위로 36천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조금의 빈틈이나 결함이 없다 해도 그것은 법에 이익이 될 수 없으므로, 일시에 마음을 바꾸어 수행하면 지혜의 문[慧門]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세 번째 법보이니라. 네 번째 법보란 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四無所畏]을 증득하여 시방세계의 나고 죽음을 허여[與]하지 않아서 멀리 여읠 것조차 없는 것이니, 이것이 네 번째 법보이니라.
010_1210_a_07L三者供養舍利從上至三十六天中無空缺無益一時也轉意作行卽向慧問是爲三法寶四法寶得四無所畏不與十方於生死無所遠離是爲四法寶
다섯 번째 법보란 보살이 다섯 세계[五道]의 근심과 고통을 보고는 마음속으로 그들의 고통을 다 멈추게 하고 괴로움에서 건져 주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몸을 바쳐 그들을 구원해서 모진 괴로움을 받지 않게 하고 그들 모두가 부처님 법을 얻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다섯 번째 법보이니라.
010_1210_a_11L五法寶者菩薩見五道勤苦心意欲悉止度之以其身救之命不用作勤劇趣令得佛耳是爲五法寶
여섯 번째 법보란 보살이 시방 천하의 사람들을 섬기기를 마치 늘 여자 노비가 대장부[大夫]를 섬기듯 하되 괴롭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며 귀한 이들을 제도하는 것이니,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구하는 것이 없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며, 근본적으로 어떠한 생각을 일으키는 것도 없기 때문이니, 이것이 여섯 번째 법보이니라.
010_1210_a_14L六法寶者菩薩事十方天下人常如奴事大夫不用作苦貴度之所以者何知本求無故本無所起故是六法寶
일곱 번째 법보란 보살이 96종의 외도들을 관찰하여 그 가운데에서 깨닫고 알게 해 법에 안주하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게 하려는 것이니, 이것이 일곱 번째 법보이니라. 여덟 번째 법보란 6바라밀(波羅蜜)을 받들어 행하여 비구 스님을 비록 억만 겁이 지나도록 공양한다 해도 그것은 한 번 이 보여래삼매(寶如來三昧)를 듣는 것만 같지 못하니, 시방세계의 어떤 사람이 마땅히 부처가 된다면 무엇을 가지고 증명하겠는가?
010_1210_a_17L七法寶者菩薩觀見九十六種外道於其中覺知之欲起想取法住是爲七法寶八法寶者行六波羅蜜供養比丘僧供養億萬不如一時聞是寶如來三昧十方當作佛者用何爲證
010_1210_b_02L 바로 이 보여래삼매를 듣는 것이니, 그렇게 한 사람은 시방세계에서 부처가 되었다는 증명을 얻은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새로 발심한 보살로서 이 삼매를 향하여 기뻐하면서 이 삼매를 깨달아 아는 이가 있다면, 이 사람은 곧 만만(萬萬) 가지 삼매를 알게 될 것이며 이미 여래삼매를 증득한 사람일 것이니, 이것이 여덟 번째 법보이니라.”
010_1210_a_22L聞是寶如來三昧者卽十方人得佛證若新發意向是三昧歡喜解是三昧者卽是爲以解萬萬三昧爲已得如來三昧是爲八法寶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이 삼매를 행하게 한다면, 곧 다라니문(陀羅尼門)을 얻을 수 있습니까?”
여래보살이 질문을 마치고 돌아가 앉으니, 부처님께서 문득 미소를 지으셨다.
010_1210_b_03L令行是三昧卽可得陁鄰尼如來問事竟還坐佛便笑
문수사리(文殊師利)가 의복을 바로잡고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고 합장한 채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헛되이 미소를 짓지 않으십니다. 지금 미소를 지으셨으니 반드시 어떤 뜻이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010_1210_b_04L文殊師利正衣服頭面著地叉手爲佛作禮白佛言佛不妄笑旣笑當有意願佛說之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여래보살은 부처님의 국토에서 왔느니라. 여기에서 9억만 부처님 국토를 지나면, 그 이름이 제법자연무염감유(諸法自然無厭敢有)라는 국토가 있느니라.
010_1210_b_07L佛語文殊師利言寶如來所從來佛剎過是九億萬佛國土其剎名曰諸法自然無厭敢有
그곳에 선남자와 선여인이 가면 태(胎)로 태어남도 없고, 고통으로 태어나는 일도 없으며, 은애(恩愛)로 태어나는 일도 없어서, 모두 다 백만억 가지 온갖 꽃향기 속에 태어나는데, 태어나자마자 서고 머물 수 있으며, 거기에는 온갖 음악 소리가 울려 퍼져 아침저녁으로 서로 즐기며 노니, 다만 하고자 하는 의식이 없는 법[無作法]과 적연한 법만을 가지고 음악을 부르느니라.
010_1210_b_09L善男子善女人往者無有胞生者無有苦痛生者無恩愛生者悉於百億萬雜華香中生卽立住悉有亂音樂聲朝暮相娛但以無作法但以寂然法爲唱樂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삼매를 들으면 곧바로 640겁의 죄업을 물리칠 수 있으며, 죄가 다하여 명(命)을 마치고 나면 곧 왕생할 수 있고, 왕생한 사람은 다만 모든 삼매로써 서로 즐거워하느니라.
010_1210_b_13L若善男子善女人聞是三昧卽卻六百四十劫罪盡絕命卽得往生往生者但以諸三昧爲樂
보여래의 국토에는 해와 달의 광명이 없으니 비록 작용이 있다 해도 나타나지 않느니라.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그곳에 가서 태어나게 되면, 해와 달의 광명과 별들의 광명이 곧 나타나느니라. 이 삼매와 호응하면 마땅히 그곳에 가서 태어나는데, 그렇게 되면 별들과 해와 달의 광명이 다 나타나느니라.”
010_1210_b_16L寶如來剎無有日月光明雖有爲不現若有善男子善女人往生者日月光明星宿明卽爲現應是三昧當往生者星宿日月光明悉爲見
시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도 또 보여래 국토에 가서 태어난 사람이 있구나.”
010_1210_b_20L十方佛言今日復往生寶如來剎
시방의 모든 보살들이 시방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으로 증명하실 수 있습니까?”
010_1210_b_21L十方諸菩薩問十方佛以爲證
시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별들과 해와 달의 광명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느니라. 나한과 벽지불의 숫자도 이와 같으나 이것은 모든 나한과 벽지불로서는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니라. 그 나라에 가서 태어나는 선남자와 선여인과 보살만이 스스로 알 뿐이니라. 그런 까닭에 내가 미소를 지었던 것이니라.”
010_1210_b_22L十方佛言以星宿日月明見作證羅漢辟支佛其數如是非諸羅漢辟支佛所及知以往生其國中善男子善女人菩薩自知之耳我故笑
010_1210_c_02L수보리(須菩提)와 사리불(舍利弗), 두 제일 어진 사람[第一賢者]이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고 정각(正覺)께 예를 올리고 나서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큰 은혜를 베푸시어 저희들을 크게 불쌍히 여기시고,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과 신통력을 저희들에게 주셔서, 저희들로 하여금 보여래의 국토인 제법자연국(諸法自然國)에 가서 잠깐 동안만이라도 관찰하고 돌아올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010_1210_c_03L須菩提及舍利弗二第一賢者起頭面著地爲正覺作禮願佛加大恩廣大哀我等以佛威神神足與我我等欲到寶如來剎土諸法自然國觀臾復還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사리불존자와 나한 수보리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타고 잠깐 사이에 곧바로 보여래보살의 국토에 이르러서 보여래의 나라를 보니, 거기에도 나열기성과 죽림원이 있었는데 석가문(釋迦文)부처님 회상에 모인 때와 다름이 없었다. 동방에서 무앙수(無央數)의 보살을 보내온 것도 보였고, 남방의 수없이 많은 보살도 보였는데, 시방세계에서 위로 36천 회상에 이르기까지 다 이와 같았다.
010_1210_c_07L佛言善哉善哉舍利弗尊羅漢須菩提乘佛威神須臾卽到寶如來菩薩剎便復見寶如來國中亦復羅閱竹園如釋迦文佛會時也見東方遣無央數菩薩見南方無數菩薩十方上至三十六天會如是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여래[怛薩阿竭]께서도 우리들을 따라서 이 국토에 오셨습니까?”
수보리와 사리불이 잠깐 동안 구경하고 나서 돌아와 죽림원 회상에 이르렀는데, 예전과 다름없이 그대로였다.
010_1210_c_12L舍利弗問須菩提怛薩阿竭隨我人來到是剎也須菩提舍利弗須臾便還到竹衆會如故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물으셨다.
“지난번에 보여래 국토를 관찰하였는데, 그 국토의 백성들은 어떤 부류들이었으며, 몇 사람이나 교수(敎授)하였느냐?”
010_1210_c_15L佛問舍利弗向觀寶如來國土人民何類教授幾人
수보리와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나라를 살펴보았더니 모두 오늘날 이 죽림원 가운데 모여 있는 때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010_1210_c_16L須菩提舍利弗白佛言觀彼國悉如今日會竹園中時也
사리불이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부처님의 공덕은 매우 존경스럽습니다. 지금 이 큰 모임의 여러 하늘과 그 백성들이 광명을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와 같습니다.”
010_1210_c_18L舍利弗爲佛作禮佛功德甚尊今大會諸天人民得見明乃如是
삼미(三彌)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바로 잡고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어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아뢰었다.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010_1210_c_20L三彌菩薩從坐起正衣服頭面著地爲佛作禮願欲所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무엇이든 물어보아라.”
010_1210_c_21L佛言善哉善哉當問
삼미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생겨남이 없는 법인[無生法]에 생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생각에는 인식작용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니원(泥洹:涅槃)에 적연함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니원에는 일어남이 없다고 말한다면 형태는 있습니까? 형태가 없다면 저 세간에서의 가르침은 존재하는 것이며, 생사의 입처(立處)에서는 그 누가 주인이 됩니까?”
010_1210_c_22L三彌菩薩白佛言無生之法有想無未起之想有識無泥洹寂然有無泥曰不起有形無形者在彼閒教生死立處誰是主者
010_1211_a_02L“공(空)으로써 공을 짓는 것이 곧 주인이 되느니라.”
010_1211_a_02L以空造空是爲主
삼미보살이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해설하심을 들었다. 그리고 그때 여러 하늘과 사람들 8만 6천 명이 곧바로 어디서부터 생겨남이 없는 법인(法忍)을 얻었다. 그리고는 즉시 땅에서부터 160장(丈)쯤 떨어진 허공에 머물러 있다가 내려와서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010_1211_a_03L三彌聞佛解說是事如是卽時諸天及人八萬六千人卽得無所從生法忍卽住虛空中去地百六十丈來下爲佛作禮
그때 삼천대천세계의 해와 달이 곧 다시 크게 진동하였다. 이에 미륵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조금 전에 땅이 크게 진동하였는데, 이는 어떤 감응이 있어 그런 것입니까?”
010_1211_a_06L是時三千大千日月卽復大動彌勒菩薩從坐起佛作禮問佛言向者地大動是何之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땅이 크게 진동한 것은 비단 여기 국토만 진동한 것이 아니라 시방 모든 부처님의 국토도 다 진동하였느니라. 또한 각각 8만 6천 여러 하늘과 사람들이 어디로부터 생겨남이 없는 법주(法住:法忍)를 증득하고 곧 허공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땅이 크게 진동하였느니라.”
010_1211_a_09L佛語彌勒菩薩言所以地大動者非但剎動十方諸佛剎悉復動亦復各各八萬六千諸天及人得無所從生法住卽住虛空中如是以故地大動耳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따라 발의(發意)해야 무생법인을 이룩할 수 있습니까?”
彌勒白佛言何從致若
“항상 여섯 가지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무엇이 그 여섯 가지인가?
첫째 법은 서른여섯 하늘의 장차 부처가 될 이로서 아직 수기를 얻지 못한 이가 있으면, 나는 마땅히 가서 수기를 주되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다.
010_1211_a_13L有發意常當六法何等爲六一法者知三十六當得佛者未得莂者我當往莂不與十方天下人共知之
둘째 법은 삼천대천의 해와 달 가운데 선남자와 선여인이 장차 부처가 될 이가 있으면, 나는 마땅히 가서 수기를 주되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다.
010_1211_a_16L二法者三千大千日月中善男子善女人當得佛我悉當往莂之不與十方天下人共知之
셋째 법은 백천 니리(泥犁:地獄)에 있는 사람으로 장차 부처가 될 이가 있으면, 내가 가서 그들 모두에게 수기를 주되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는 못하는 것이다.
010_1211_a_19L三法者百千泥犂中人得佛者我悉往莂之不與十方天下人共知之
넷째 법은 시방세계의 사람들이 목숨이 끝나면 장차 태어날 곳을 내가 다 알지만,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다.
010_1211_a_21L四法者十方人絕命當所生處我悉知之不與十方天下人共知之
010_1211_b_02L 다섯째 법은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목숨이 다한 것은 내가 다 알지만,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며, 여섯째 법은 시방 여러 부처님께서 장차 니원에 드는 이와 니원에 들지 못하는 이를 알지만, 시방 천하의 사람들이 함께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010_1211_a_23L五法者十方天下人命盡我悉知之不與十方天下人共知之六法十方諸佛當取泥洹不取泥洹者不與十方天下人共知之也
이것이 여섯 가지 법주(法住)이니, 이 법을 수행하면 어디로부터 생겨남이 없는 법인[無所從生法忍]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느니라.”
010_1211_b_03L是爲六法住從是疾得無所從生法忍
미륵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삼매는 매우 존귀하고 매우 존귀합니다. 지금 저는 이 법회에 모인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이 삼매를 증득하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땅히 어떤 법을 행하여야 합니까?”
010_1211_b_04L彌勒菩薩復白佛言是三昧甚尊甚尊我欲使來會者悉得是三昧當行何等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아홉 가지 법을 행해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아홉 가지 법인가?
첫째 법은 모든 법은 청정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요, 둘째 법은 하늘은 모두 깨끗하다고 보는 것이요, 셋째 법은 모든 생사(生死) 역시 깨끗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요, 넷째 법은 다섯 갈래의 세계[五道]는 다 청정하다고 보는 것이며, 다섯째 법은 탐욕을 구하지 않는 것은 다 깨끗하다고 보는 것이요,
010_1211_b_07L佛言當行九法何等爲九一法視諸法悉淸淨無邊二法者視天悉淸淨三法者視諸生死亦淸淨無四法者視五道悉淸淨五法者欲無所求悉淸淨
여섯째 법은 삼계(三界)의 색(色)은 청정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며, 일곱째 법은 모든 지옥[泥犁]은 청정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요, 여덟째 법은 니원은 청정함이 끝이 없다고 보는 것이며, 아홉째 법은 시방세계는 이름을 듦[擧名]이 없다고 보는 것이니, 이것이 아홉 가지 법이니라. 이 아홉 가지 법을 행하는 사람은 빨리 이 삼매를 증득할 수 있느니라.”
010_1211_b_11L六法者視三界色悉淸淨無有邊七法者見諸泥犂悉淸淨無邊八法者觀視泥洹悉無邊九法者十方無有擧名者是爲九法作是行者疾得是三昧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법을 보여래보살에게 설할 때 곧 6만 삼매를 증득하였는데, 그 삼매에는 곧 그 끝[邊幅]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가령 6만 삼매를 증득하면 구족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까?”
010_1211_b_15L彌勒白佛言說是如來時卽得六萬三昧三昧乃有邊幅無如得六萬三昧是爲有邊幅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6만 삼매를 얻는다 해도 그것은 다만 이름만 있을 뿐이니, 그 삼매를 다했다 해도 구족할 수는 없느니라.”
010_1211_b_18L佛言雖得六萬三昧但有名不可極盡三昧悉具足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삼매는 단지 하나의 종류뿐만 아니니, 생각이 없는 삼매[無念三昧]도 있고, 욕심을 여읜 삼매[離欲三昧]도 있으며, 앉아서 시방세계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坐廳十方佛] 삼매도 있고,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꽃과 향으로 장엄하는[莊嚴諸佛國土華香] 삼매도 있으며, 설법을 하여 모든 사람들을 다 근본으로 돌아가게 하는[所說法一切人悉還本] 삼매도 있고, 모든 욕심에서 벗어나 돌이켜 생각함이 없는[出諸欲無還想]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1_b_19L佛言三昧非但一輩有無念三昧有離欲三昧有坐聽十方佛三昧有莊嚴諸佛國土華香三昧有所說法一切人悉還本三昧有出諸欲無還想三昧
010_1211_c_02L경을 설할 때에 변화하여 백 가지 음악 소리가 되게 하는[說經時化爲百種音樂聲] 삼매도 있고, 설법을 할 때 억천만 부처님 국토에서 꽃과 향이 저절로 오는[說法億千萬佛國華香自然來] 삼매도 있으며, 모든 악마를 조복시키는[伏諸魔]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1_b_23L有說經時化爲百種音樂聲三昧有說法億千萬佛國華香自然來三昧有伏諸魔三昧
사자의 뜻을 내어 홀로 행하고 홀로 걷는[發師子意獨行獨步三昧] 삼매도 있으며, 가는 처소마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지 않음이 없는[所向處莫不發阿耨多羅三耶三菩提] 삼매도 있고, 처해 있는 곳에서 공양을 하지 않는 이가 없는[所在處莫不供養者三昧]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1_c_03L有發師子意獨行獨步三有所向處莫不發阿耨多羅三耶三菩提三昧有所在處莫不供養者三
어지러운 바람이 한 번 일어날 때 마치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시는 소리와 같은[亂風一起時如佛說經聲] 삼매도 있고, 향하는 문마다 열리지 않음이 없는[所向門莫不開] 삼매도 있으며, 처하는 곳마다 다 사자좌가 나타나는[所處悉師子座爲現] 삼매도 있고, 어느 곳이나 다 날아서 이르는[飛到十方] 삼매도 있으며, 향하는 문마다 시방세계의 보살들이 오고 감이 끊어지지 않는[所向門十方菩薩往來無極]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1_c_06L有亂風一起時如佛說經聲三昧有所向門莫不開三昧有所處悉師子座爲現三昧有飛到十方三昧所向門十方菩薩往來無極三昧
시방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所知十方人意] 삼매도 있으며, 모든 생각을 괴멸하는[壞滅諸想] 삼매도 있고, 모든 식을 괴멸하는[壞滅諸識] 삼매도 있으며, 시방세계의 모든 국토를 합하여 한 국토로 만드는[合十方諸刹土合爲一刹] 삼매도 있으며, 마음을 발함이 끝없는[發意不盡] 삼매도 있고, 삼계를 보되 한 사람도 있지 않다고 여기는[視三界中了有一人]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1_c_09L所知十方人意三昧有壞滅諸想三有壞滅諸識三昧有合十方諸剎土合爲一剎三昧有發意不盡三昧有視三界中了不有一人三昧
한 부처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국토에 이르는[從一佛國到一佛國] 삼매도 있고, 처해 있는 곳이 법으로 하여금 단절되지 않게 하는[所在處令法不斷絶] 삼매도 있으며, 처해 있는 곳마다 항상 부처님을 서로 만나는[所在處常與佛相遇]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1_c_13L有從一佛國到一佛國三昧有所在處令法不斷絕三昧有所在處常與佛相遇三昧
앉아서 시방세계의 큰 군대ㆍ큰 불ㆍ큰 물ㆍ큰 바람을 보되 두려워하지 않고 그 가운데에 다 머물러 가르치고 인도하는[坐觀十方大兵大火大水大風於其中不恐怖悉住敎導之] 삼매도 있으며, 처해 있는 곳마다 다만 법으로써 작용하는[所在處但以法作器] 삼매도 있고,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삼매를 듣고 돌아감이 없는 생각에 머무는[善男子善女人聞是三昧卽得住無還之想]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1_c_16L有坐觀十方大兵大火大水大風於其中不恐怖悉住教導之二有所在處但以法作器三昧有善男子善女人聞是三昧卽得住無還之想三昧
이러한 삼매는 크고도 많아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이 큰 모임에 머물면서 이를 설하느니라.
010_1211_c_20L是三昧大多不可極盡住大會說之
또 이름이 없는[無名] 삼매도 있고, 모든 법에 머무는[住諸法] 삼매도 있으며, 모든 지혜라고 이름하는[名諸慧] 삼매도 있고, 법을 가르치는[敎法] 삼매도 있으며, 나한과 벽지불을 멸하여 무너뜨리는[滅壞羅漢辟支佛] 삼매도 있고, 법보(法寶)삼매도 있으며, 총지무명법(總持無名法)삼매도 있고, 남의 마음을 아는[知人意] 삼매도 있으며, 모든 번뇌를 끊는[斷諸煩荷] 삼매도 있고, 제력욕각(制力欲覺)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1_c_21L有無名三昧有住諸法三昧有名諸慧三昧有教法三昧滅壞羅漢辟支佛三昧有法寶三昧有摠持無名法三昧有知人意三昧有斷諸煩荷三昧有制力欲覺三昧
010_1212_a_02L열 가지 힘[十種力]의 삼매도 있고, 지혜(智慧)삼매도 있으며, 수행하는 곳을 광명으로 비추는[光明所行處] 삼매도 있고, 헤아려 알 수 없는[不可計] 삼매도 있으며, 법을 보되 물속의 그림자를 보는 것 같이 하는[見法時如水中影]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2_a_02L有十種力三昧有智慧三昧有光明所行處三昧有不可計三昧有見法時如水中影三昧
깨끗한 지혜가 다함이 없는[不可盡淨慧] 삼매도 있으며, 사람에게 뭇 악행이 공하여 원하는 생각이 있지도 없지도 않는[人空衆惡無有無願想] 삼매도 있고, 선정에 머물러 마침내 니원에 이르는[住禪乃到泥洹]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2_a_05L有不可盡淨慧三昧有人空衆惡無有無願想三昧有住禪乃到泥洹三昧
비유하면 금강같이 견고하고 더러움이 없는[譬若金剛無穢] 삼매도 있고, 다함이 없는 밝음[無極明]의 삼매도 있으며, 모든 번뇌를 제도하여 이미 다 없애버린[度諸煩荷已盡] 삼매도 있고, 넓고 큰 수법[廣大水法] 삼매도 있으며, 큰 배를 장엄하는[莊嚴大船] 삼매도 있고, 무명에 들어가는[入無名]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2_a_07L有譬若金剛無穢三昧有無極明三昧有度諸煩荷已盡三昧有廣大水法三昧有莊嚴大舩三昧有入無名三昧
기쁜 마음이 다함이 없는[不可盡喜意] 삼매도 있고, 총지하여 잊지 않는[總持無忘] 삼매도 있으며, 어두운 곳에 있으면 모두 밝게 하는[在冥悉令明] 삼매도 있고, 즐거운 것을 다 즐거워하는[所樂悉樂]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2_a_10L有不可盡喜意三昧有摠持無忘三昧有在冥悉令明三昧有所樂悉樂三昧
자비를 행하는[慈行] 삼매도 있고, 깨끗하고 크게 불쌍히 여기는[淨大哀] 삼매도 있으며, 평등한 마음에 들어가는[入等心] 삼매도 있고, 평등한 마음에서 나오는[出等心] 삼매도 있으며, 이름에서 이미 벗어나고 아직 벗어나지 못한[名已脫未脫] 삼매도 있고, 어떤 곳으로부터 온 곳이 있는 광명[光明所從來處]의 삼매도 있으며, 밝아서 밝히지 않은 곳이 없는[曉無所不曉] 삼매도 있고, 지혜를 벗어나고 가르침을 벗어난[脫慧脫敎]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2_a_12L有慈行三昧有淨大哀三昧有入等心三昧有出等心三昧有名已脫未脫三昧有光明所從來處三昧有曉無所不曉三昧有脫慧脫教三昧
금빛 연꽃이 나타나는[金色蓮華爲現] 삼매도 있고, 여읨도 없고 항상함도 없는[無離無常] 삼매도 있으며, 지혜를 존중히 여겨 태어남이 없는[尊智慧無生] 삼매도 있고, 용맹하여 항복시키지 못함이 없는[勇猛無所不伏] 삼매도 있으며, 모든 국토를 개벽하는[開闢諸刹]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2_a_16L有金色蓮華爲現三昧有無離無常三昧有尊智慧無生三昧有勇猛無所不伏三昧有開闢諸剎三昧
청정하여 형상이 없는[淸淨於無形] 삼매도 있으며, 진기한 보배라고 이름함이 없는[無名珍寶] 삼매도 있고, 바다와 같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如海無所不受] 삼매도 있으며, 신족이 넓고 큰[神足廣大] 삼매도 있고, 손가락 튀기듯 짧은 시간에 이르지 못할 곳이 없는[彈指頃無所不及] 삼매도 있느니라.”
010_1212_a_19L有淸淨於無形三昧有無名珍寶三昧有如海無所不受三昧有神足廣大三昧有彈指頃無所不及三昧
담마갈(曇摩竭)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했다.
“질문한 것은 지혜가 머무는 것이기 때문에 다함이 없는 것이라고 한 것 입니다. 이것은 그때 들은 것과 호응하여 들은 것이 마음과 같이 되더라도 스스로 교만하지 않고 하는 짓이 망령되지 않으며, 항상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가르친 바와 같이 행합니다.
010_1212_a_22L曇摩竭菩薩語舍利弗言所問慧住故曰不可極應時聞所聞如意不自貢高所作不妄常敬意如所教
010_1212_b_02L 지혜를 익혀 마음 씀에 받아들이는 바가 없기 때문에 예절을 잃지 않고, 법(法)을 행함도 허망하거나 혼란하지 않습니다. 뜻이 귀중한 보배와 같아서 모든 늙고 병듦을 제거하고 뜻으로써 법기(法器)를 삼는데, 이것이 인욕(忍辱)을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010_1212_b_02L習慧用意無所受故不失禮節所作法不妄不亂意如珍寶除諸老病以意爲法器也是爲樂忍
생각함에 있어 단지 진리만을 생각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다만 법에 대한 지혜의 생각이며, 넉넉하지 못할 때에도 베풀어주는 것에 아낌이 없고, 도와주는 것에 있어서도 적당하지 않으면 안 되며, 들은 진리를 마음으로 관찰하고, 얻을 것이 없음을 기뻐하면, 그 마음이 이미 기쁘고 신체는 모두 가벼워집니다.
010_1212_b_05L所思但想諸所樂但法意慧不有足時所施無所惜與無適莫所問諦意觀歡喜無所得其意已悅身體悉爲輕
그리하여 마음이 외도에 있지 않고 다만 법미(法味)와 『비라경(毗羅經)』만을 듣고 싶어하고, 다만 선교방편[漚和拘舍羅]만을 듣고 싶어하며, 다만 네 가지 평등심[四平等心]만을 듣고 싶어하고, 다만 밑 없는 법[無底法]을 듣고 싶어합니다.
010_1212_b_08L意不在外道但欲聞法味及毘羅經但欲聞漚和拘舍羅但欲聞四平等心但欲聞無底法
뜻과 같이 하여 다른 생각이 없기에 마음속으로 선교방편을 받고 싶어하고, 어디로부터 나는 곳이 없는 법[無所從生法]을 듣고 싶어하며, 탐내지 않고 관(觀)하고 다만 자비한 마음으로 제도하고 싶어하고, 덧없는 소리[無常聲]를 알고 싶어하며, 적연한 뜻을 알고 싶어하고, 공(空) 또한 공한 것이라는 이치를 알고 싶어하며, 생사와 보시에 대한 생각함조차 없는 것을 알고 싶어합니다.
010_1212_b_10L如意無異念欲意受漚和拘舍羅欲聞無所從生法不貪觀但欲慈度之欲知無常聲欲知寂然之意欲知空復空欲知無想生死及布施
일체를 듣고 싶어하지 않되 다만 음악만을 듣고 싶어하며, 시방세계 가운데 충성과 믿음으로써 작용하는 것을 따라 즐거워하고, 모든 탐욕의 뿌리[欲根]를 조복시킵니다.”
010_1212_b_14L一切不欲聞但欲聞音樂隨樂十方中忠信以作正降伏諸欲根
담마갈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바로 잡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이 이미 보여래삼매(寶如來三昧)를 얻어, 행함이 자재롭고 온갖 지혜를 이미 다 갖추었으며, 문득 세 가지 보배[三寶]를 증득하였습니다.
010_1212_b_16L曇摩竭菩薩從坐起正衣服白佛言菩薩已得寶如來三昧自然所爲衆慧已具便得三寶
어떤 것을 세 가지 보배라 하느냐 하면, 첫째는 비유하면 물속의 그림자와 같이 그림자는 물속에 있는 것이 아니요, 또한 물 밖에 있는 것도 아닌 것과 같이, 보살은 이 세간에 앉아 있으면서 그 몸은 시방세계 어느 곳에나 다 있으나, 또한 그 몸은 시방세계 어느 곳에도 있지 않는 것입니다.
010_1212_b_18L何等爲三一者譬如水中影影亦不在水中亦不在水外菩薩於是閒坐其身悉在十方其身亦不在十方
둘째는 보살이 이 세간에 앉아 있으면서 몸을 나누어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 앞에 다 나타나 앉아 있으나, 그 몸은 또한 시방세계의 부처님 앞에 앉아 있지 않기도 하는 것입니다.
010_1212_b_21L二者菩薩於是閒坐分身悉現十方佛前坐身亦不在十方佛前坐
010_1212_c_02L 셋째는 비유하면 마치 산속에서 소리를 외치면 그 음성의 메아리가 다시 돌아와서 그 메아리는 산속에 있는 것도 아니요 또한 밖에 있는 것도 아닌 것과 같이, 보살이 여기에 앉아 있기는 해도 그는 멀리서도 시방세계 모든 보살의 일들을 다 설하니, 시방세계 모든 보살들도 또한 보살이 있는 곳에 도달함이 없고, 보살도 또한 나아감이 없음이 이와 같습니다.”
010_1212_b_23L三者譬如山中呼響音聲還報音響亦不在中不在外菩薩於是坐悉遙說十方諸菩薩事十方諸菩薩亦無來到彼者彼亦無往者如是
부처님께서 담마갈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미 다린니문(陀隣尼門)을 증득함은, 비유하면 활을 당겨 화살을 쏠 때 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는 것과 같이, 보살이 하나의 지혜만 가지면 만 가지 지혜에 들어가서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음도 이와 같으니라.”
010_1212_c_04L佛語曇摩竭菩薩已得陁鄰尼門譬如持弓弩布矢所欲射無所不到菩薩持一慧入萬靡所不至如是
부처님께서 담마갈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아수륜(阿須倫)이 군대를 일으키려고 할 때에 손가락을 튀기듯 짧은 시간에 28천(天) 군사들이 문득 이르는데, 그 중간에 한 곳도 비어 있는 곳이 없음을 보았을 것이니라. 보살이 제9지(地) 보살로부터 그 아래에 이르기까지 법을 설할 때에도 이와 같으니라.”
010_1212_c_07L佛言曇摩竭菩薩若乃見阿須倫欲興兵時彈指頃兵便到二十八天中閒無空缺菩薩以次第九以下說法時如是
여래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청정한 사람은 탐욕을 잘 다스려 소멸시키니 그 마음에 탐욕이 없는 것이 다함이 없으며, 저 모든 악한 마음을 지닌 이들이 악한 마음을 항복시키지 못해서 다시 그 마음이 혼란하게 되면 악한 마음을 보호하나니, 이런 까닭에 다함이 없습니다.
010_1212_c_10L如來菩薩語舍利弗言淨者貪欲消其意無貪欲者是不可盡其諸惡意者不能復亂其意護於惡意是故不可盡
그 마음에 진에(瞋恚)가 있고 그 몸을 뽐내어 자만하려는 자가 모든 곳에서 이런 마음 일으키려는 자를 찾을 수 없게 하면, 보살은 항상 이런 뜻이 있는 이를 보호하되 보이지 않는 모든 번뇌[垢]를 다 버리지 않았음을 아나니, 마땅히 이런 마음이 다함이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010_1212_c_14L其意瞋恚有形欲貪高諸所不可索可作者菩薩常欲護是意不可盡去無瞻諸垢當知是意不可
보호하려는 자가 있으면 그 마음이 게을러지지 않게 하니, 그러므로 마땅히 이런 마음이 다함이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광란(狂亂)한 사람이 있을 경우 그 마음을 바꾸어 법으로 보호하니 마땅히 이렇게 하려는 마음이 다함이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지혜가 없는 사람은 보호해 주려고 하니, 이런 마음이 다함이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010_1212_c_17L護者不令懈怠當知其意不可盡其狂亂者輕已法護之當知是意不可極無智慧者欲護之當知其意不可極
모든 사람에게 법시(法施)를 하여 법으로써 해탈케 하니, 이런 마음이 다함이 없음을 마땅히 알아야 하며, 모든 사람들을 가르쳐서 그들로 하여금 모두 공덕이 되게 하니, 이런 마음이 다함이 없음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010_1212_c_20L一切以法施與以法脫之當知其意不可盡欲教一切人皆令爲功當知其意不可盡極
010_1213_a_02L여래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 마음속에 다라니[陀隣尼] 행을 닦음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둘째 다라니를 행함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셋째 모든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넷째 학문을 싫어하지 않으므로 다라니를 행함이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010_1212_c_22L如來語舍利弗言菩薩有四法何等爲四一者作陁鄰尼行不可盡二者陁鄰尼行不可盡三者教一切人是不可盡不厭學問故陁鄰尼不可盡
여래보살이 다시 사리불에게 말했다.
“다시 다함이 없는 네 가지 일이 있으니, 첫째는 상탈(上脫)과 중탈(中脫)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둘째는 사마(四馬)의 길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뜻의 왕[意之王]이 될 만한 것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넷째는 12인연에 주체가 없는 것이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것이 다함이 없는 네 가지입니다.”
010_1213_a_03L如來菩薩復語舍利弗復有四事不可極一者上脫中脫不可盡二者四馬之路不可極三者可意之王不可極十二因緣無有主不可盡極如是爲不可極
여래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또 다함이 없는 여덟 가지 법이 있습니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나[我]가 없다는 말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둘째는 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는 것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적막한 니원이라는 말이 다함이 없는 것이요, 넷째는 보살이 제도하는 것이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010_1213_a_08L如來菩薩語舍利弗復有八法不可盡何等爲八一者無我之語不可極二者無作之極想不可極三者寂寞泥洹之語不可極四者薩所度不可極
다섯째는 큰 바다로 물이 흘러들 듯이 게으르거나 권태로워하지 않음이 다함이 없는 것이고, 여섯째는 뭇 악한 번뇌[垢]가 없는 것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일곱째는 고통의 소리가 다함이 없는 것이며, 여덟째는 과거와 미래의 생각이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덟 가지 법이며, 제도할 대상에 주체가 없는 것도 다함이 없습니다.”
010_1213_a_12L五者大海流水無有懈惓不可極六者衆惡無垢不可極七者苦痛之聲不可極八者去來之想不可極是爲八法所度無主不可
여래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또 다함이 없는 아홉 가지 법이 있습니다. 무엇이 그 아홉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부처님 국토가 다함이 없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보살이 어느 곳으로부터 온 곳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는 것이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010_1213_a_16L如來菩薩語舍利弗復有九法不可極何等爲九法一者諸佛剎土不可極二者諸菩薩所從來處不可極三者發阿耨多羅三耶三菩提者不可極
넷째는 아라한ㆍ벽지불을 원하고 집착하는 것을 버린 것이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시방의 보살이 한 부처님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국토에 날아 이르는 것이 다함이 없는 것이고, 여섯째는 6바라밀이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010_1213_a_20L四者失願取羅漢辟支佛不可五者十方菩薩從一佛剎土飛到一佛剎土不可極六者六波羅蜜不可極
일곱째는 삼매가 다함이 없는 것이고, 여덟째는 니원에 들어감을 또한 변화로 보듯 함이 다함이 없는 것이며, 아홉째는 삼계가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다함이 없는 아홉 가지 법입니다.”
010_1213_a_23L七者三昧不可極八者過於泥洹亦如化視之無極九者三界不可是爲九法不可極
010_1213_b_02L여래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보살에게는 서른두 가지 보배가 있습니다. 무엇을 서른두 가지 보배라고 하느냐 하면, 첫 번째는 그 마음이 애욕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인욕(忍辱)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두 번째는 이것은 ‘나[我]다’, ‘내가 아니다[非我]’ 하는 것을 일으키지 않고 또한 짓는 바가 없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b_02L如來語舍利弗言菩薩有三十二寶何謂三十二寶一者其心不著愛欲是忍辱不可極是卽爲寶二者不起是我非我亦無所造是故忍辱不可是卽爲寶
세 번째는 일체의 선과 악을 생각하지 않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네 번째는 일체에 대하여 마음과 뜻이 항상하지 않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다섯 번째는 모든 사람을 대함에 성내지 않는 것이니 그러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b_07L三者不念一切善惡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四者不恒心意於一切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五者不瞋怒向於一切人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여섯 번째는 다른 사람의 혼란과 악을 마음속에 품거나 기억하지 않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일곱 번째는 망령된 사람으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으므로 인욕을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b_11L六者不懷念他人亂惡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七者亦不妄嬈人有所擊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여덟 번째는 큰 모임 가운데에서 대중을 희롱하여 놀리지 않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아홉 번째는 스스로의 몸도 보호하고 다른 사람의 몸도 보호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b_14L八者不調戲於大會中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九者自護護他人身是爲忍辱不可是卽爲寶
열 번째는 만일 가난하고 궁색한 사람에게 물건을 주어 그들을 보호했을지라도 뒷날에 바라는 것이 없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b_17L十者若貧窮者給護之後不從有所悕望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열한 번째는 스스로를 보호하여 악지식(惡知識)을 따르지 않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열두 번째는 자신의 몸에 대해서나 다른 이의 몸에 대하여 애욕의 생각이 없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010_1213_b_19L十一者自護不隨惡知識不隨衆會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十二者無愛欲意於身於他人身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010_1213_c_02L 열세 번째는 모든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손가락을 튀기듯 짧은 시간이라도 보살에 대하여 생각함이 없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열네 번째는 공덕으로 장엄한 몸의 모습[身相]을 보호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b_22L十三者起諸想無念於菩薩如彈指頃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十四者護功德莊嚴身相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열다섯 번째는 믿음으로 선한 업을 짓고 삼매에서 떠나지 않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c_03L十五者信作善不離於三昧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열여섯 번째는 입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열일곱 번째는 마음이 청정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c_04L十六者不妄語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十七者心淨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열여덟 번째는 선지식에 굳게 머물러서 태어나는 세상마다 서로 따르고 버리지 않되 다른 곳에서라도 그의 잘못과 허물을 말하지 않고 선지식의 악함을 말하지 않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c_07L十八者堅住善知識世世與相隨不捨不於他處說其過失不說之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열아홉 번째는 다른 사람을 헤아려 보아 악한 일이 있으면 ‘나도 또한 악한 일이 있는가?’ 하고 스스로 헤아려 봄으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스무 번째는 생각하는 바에 삿됨이 없이 곧 깨달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010_1213_c_09L十九者自挍計他人有惡者我亦有惡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二十者所念無有邪卽覺是爲忍辱不可極卽爲寶
스물한 번째는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뜻을 화합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스물두 번째는 악한 사람을 보호하여 그로 하여금 악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게 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스물세 번째는 여러 하늘 세계에 태어나서 여러 하늘을 가르치고 인도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c_13L二十一者軟心和意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二十二者護惡人令心不起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二十三者生於諸天教導諸天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스물네 번째는 천상이나 세간에 태어나서 두 갈래 세계의 중생들을 가르쳐서 다시는 3악도(惡道:지옥ㆍ축생ㆍ아귀)의 악한 세계에 나지 않게 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스물다섯 번째는 여러 가지 좋은 상호(相好)를 갖추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010_1213_c_17L二十四者生天上世閒教兩道中不更三惡道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二十五者具足諸種好是爲忍辱不可極卽爲寶
스물여섯 번째는 소리를 얻음이 마치 범천(梵天)의 소리와 같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보배가 됩니다. 스물일곱 번째는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벗어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3_c_21L二十六者得音如梵天聲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二十七者脫婬怒癡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
010_1214_a_02L 스물여덟 번째는 모든 물질[色]과 명예[名]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으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스물아홉 번째는 지은 공덕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고 다만 뭇 법(法)을 일으키려고 할 뿐이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010_1213_c_24L二十八者不於諸色與名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二十九者所作功德不著但欲起衆法耳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
서른 번째는 여러 외도를 항복시키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서른한 번째는 이미 온갖 질병에서 벗어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서른두 번째는 모든 불법(佛法)을 구족하여 불법을 훼상되지 않게 하므로 인욕함이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010_1214_a_04L三十者降伏諸外道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寶三十一者已出於衆侯中是爲忍辱不可是卽爲寶三十二者具足諸佛法使不傷毀是爲忍辱不可極是卽爲
여래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보살에게 서른두 가지 일이 있는데, 들어갈 만한 보배가 됩니다. 무엇이 그 서른두 가지 일인가 하면, 첫 번째는 음향(音響)에 들어가고 관하는 데 들어가되 관하는 것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두 번째는 마음과 마음을 여읜 데에 들어가되 마음에는 주장하는 바가 없고자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a_09L如來菩薩語舍利弗菩薩有三十二事爲寶如所入何謂三十二事一者欲入響欲入觀無所觀是卽爲寶二者欲入心離心於心無主是卽寶
세 번째는 몸에 들어가서 해탈을 구하지만 본래 해탈할 것도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네 번째는 12인연에 들어가되 머무르지 않고자 하는 것이 없으니 이것이 보배가 되며, 다섯 번째는 단절됨[斷]에 들어가서 단절됨이 없음을 여의고자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a_12L三者入身求脫本無脫者是卽寶四者入十二因緣無有住者是卽寶五者欲入斷離於不斷是卽寶
여섯 번째는 덧없는 데에 들어가서 형체가 없는 것임을 보고자 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배가 되고, 일곱 번째는 이름이나 주장이 없는 데에 들어가되 이름 없는 것을 여의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a_15L六者欲入無常視之無形是卽寶七者欲入無主離於無名是卽寶
여덟 번째는 적멸에 들어갔으나 일어나는 것을 여의려 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아홉 번째는 삼계(三界)에 들어가되 삼계를 여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며, 열 번째는 받아들이더라도 받는 바가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a_17L八者欲入寂不離於起是卽寶九者欲入三界離三界是卽寶十者欲入受無所受是卽寶
열한 번째는 현재ㆍ미래ㆍ과거에 들어가되 또한 현재ㆍ미래ㆍ과거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열두 번째는 공덕에 들어가되 본말(本末)에 주체[主]가 없음을 관하려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a_20L十一者欲入當來過去亦出當來過去是卽寶十二者欲入功德觀本末無主是卽寶
열세 번째는 공(空)에 들어가되 공 가운데서도 공하려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열네 번째는 무상(無想)에 들어가되 무상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며, 열다섯 번째는 원(願)에 들어가되 원을 일으키지 않으려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a_22L十三者欲入空空中空是卽寶十四者欲入無想起無想是卽寶十五者欲入願不起是卽寶
010_1214_b_02L열여섯 번째는 공(空)에 들어가되 공하다는 생각을 여의려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열일곱 번째는 삼매에 들어가되 부합함이 없고자 하는 것이니, 왜냐하면 어떤 법도 두 가지 법이 없기 때문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열여덟 번째는 삼매로써 태어날 곳을 소원하는 바가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b_02L十六者欲入空離想空卽寶十七者欲入三昧無有合者以者何法無二法是卽寶十八者以三昧有所願生處是卽寶
열아홉 번째는 삼매로 일체의 법을 증득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며, 스무 번째는 태어남이 없는 도[無生之道]에 들어가되 제도를 하면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b_05L十九者三昧不爲一切諸法作證是卽寶十者欲入無生之道有度者是卽寶
스물한 번째는 생겨남이 없는 처소[無生處]에 들어가려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스물두 번째는 동요하지 않는 처소에 들어가려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며, 스물세 번째는 일체가 무아(無我)라는 데에 들어가되 무아를 여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b_07L二十一者欲入無生處是卽寶二十二者欲入不動搖處是卽寶二十三欲入一切無我不離無我是卽寶
스물네 번째는 생사와 더불어 처음부터 서로 앎이 없고자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며, 스물다섯 번째는 삼매와 더불어 처음부터 아는 것이 없으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b_10L二十四者欲與生死初無相知者卽寶二十五者欲與三昧初無所識是卽寶
스물여섯 번째는 모습에 들어가되 처음부터 서로 아는 것이 없고자 하는 것이니2) 이것이 보배가 되고, 스물일곱 번째는 싫어하려 하고 생각하려고 하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며, 스물여덟 번째는 불념(不念)에 들어가되 생각함이 없고자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스물아홉 번째는 여러 다라니문에 들어가되 총지(總持)로 여기지 않는 바가 없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됩니다.
010_1214_b_13L二十六者相欲切相知者是卽寶二十七者欲厭欲意是卽寶二十八者欲入不念無有是卽寶十九者欲入諸陁鄰尼門無所不摠是卽寶
서른 번째는 여러 가지 악을 짓는 곳에 들어가되 악을 행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고, 서른한 번째는 선교방편에 들어가서 뜻으로써 법기(法器)를 만들고자 함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며, 서른두 번째는 온갖 일과 서로 호응하여 서로 멀리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배가 되는 것입니다.”
010_1214_b_17L三十者欲入諸所作惡欲不爲惡是卽寶三十一者欲入漚和拘舍羅以意作法器是卽寶三十二者欲與萬事相應不相遠是卽寶
부처님께서 여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성안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은 먼저 들어갈 문을 알아야 하는 것과 같이, 인연을 알고자 하면 다투는 것이 없어야 하고, 다툼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를 잘 지키는 것만 못하며, 말하고 싶어하지 않음을 알려고 하는 것은 그 가운데 있지 않는 것만 못하고, 동요하지 않는 데에 머물려면 탐욕에 빠지지 않아야 하며, 희망함이 없고자 하면 생각하는 바가 없어야 하니, 이런 까닭에 평등하다고 하느니라.
010_1214_b_20L佛語如來譬如若欲入城會從其門欲知因緣無所諍欲知諍者不如自欲知不欲語言者不如莫那中居不動者勿得轉欲無悕望者無所想是故等
010_1214_c_02L위태롭지 않으려는 이는 마땅히 위치를 바르게 하여 지극함을 말해야 하고, 달라짐[異]이 없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스스로 그 가문을 지켜야 하며, 능히 가문을 스스로 지키려는 이는 칭찬하여 말하지 말아야 하고, 스스로 교만하지 않고 스스로 낮추지 않는 그러한 사람은 이미 모든 것을 다 갖추었기 때문이니라.
010_1214_c_02L不欲危者當正位謂至故有不與者當自守其家能自守者不稱說不自高不自下者其人已具足
모든 것에 미치려[咸] 하지 않는 이와 꾸짖음을 받지 않는 이와 부릴 바가 있기를 바라는 이는 짓는 일에 잃는 바가 없어야 하니 도를 증득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어리석음이 없어야만 하느니라. 어리석음이 없는 이는 근본부터 본래 없는 것임을 알아야 하니 본래부터 공한 것이어서 존재함이 없다는 이치를 아는 이는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3세는 평등하여 다름이 없으니 3세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 없음을 아는 이는 색(色)에 머물지 않으며, 이미 색에 머물지 않으면 뭇 법에도 머물지 않느니라.
010_1214_c_05L不欲咸者無而譴之者欲有所使所作無所失得道亦如是無癡癡者知本無故耳知本無者無所失三世等無異三世無增減者不住已不住色爲不住衆法也
눈이 색을 보는 것은 다만 그것은 눈일 뿐이니, 눈의 정기가 이 색에 머물기 때문이다. 귀로 소리를 듣지만 소리와 인식작용은 머무는 곳이 없고, 코가 냄새를 맡지만 냄새와 인식작용은 머무는 곳이 없으며, 입이 맛을 보아 알지만 맛도 또한 머무는 곳이 없고, 몸이 접촉하여 감촉[細滑]을 느끼지만 인식작용은 머무는 곳이 없으며, 뜻이 인식작용을 알지 못하고 인식작용도 뜻을 알지 못하며 모두 머무는 곳이 없으니, 본행(本行)에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010_1214_c_09L眼見色但是眼眼精住是色也耳聞聲識無所住鼻聞香香識無所住口所識味味亦無所住身知細滑識亦無所住意不知識識不知意無所住本行無有想
지혜로 진리를 수행해야 하니 진리는 나와 같은 것이어서 여기에는 나[我]라는 것도 없고 또한 내 것[我所]이라는 것도 없으며, 모든 법을 보되 다만 나라는 것이 없으며 나라는 이름이 없음을 보아야 하느니라. 지혜도 모든 소유(所有)를 알지 못하고 모든 소유도 또한 지혜를 알지 못하며, 탐욕은 습관을 알지 못하고 습관은 지혜를 알지 못하며, 지혜는 몸을 알지 못하고 몸은 지혜를 알지 못하나니, 보살의 마음은 그 마음의 옳고 그름을 여의지 않느니라.”
010_1214_c_14L慧行諦諦如我無有我是我所非識法見我但見無我名者不知諸所有亦不知慧欲不知習習不知慧慧不知身身不知慧菩薩其心不離其心是非耶
담마갈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도(道)가 생각과 합하지 않는다면 합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까?”
010_1214_c_18L曇摩竭菩薩白佛言天中天道不與想合爲有合者
부처님께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법은 무엇으로도 증명할 수 없으며 다만 음향(音響)으로써 법을 삼느니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긴 피리를 불 적에 그 소리가 구슬프거나 후련하여 노래와 함께 서로 맞아 떨어지면, 노래의 기운과 피리의 기운이 고르게 합쳐져서 동일한 음성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보살의 모든 삼매도 또한 이와 같아서 모든 법은 생겨나는 것도 없고 무너지는 것도 없으며, 또한 생겨나거나 무너짐을 여읨도 없느니라.
010_1214_c_20L佛語菩薩諸法不以爲證但以音響爲法譬若人吹長笛音聲悲快與歌相入知歌氣笛氣合同一音出薩諸三昧亦如是諸法無生壞者離於壞滅
010_1215_a_02L모든 변화도 이와 같고 모든 생각도 이와 같으며, 모든 깨달음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모든 생겨나는 것은 이름이 없는 것이요 이름이 없다는 것조차 여의었으며, 모든 생각도 이름이 없는 것이요 이름이 없다는 것조차도 여의었으며, 깨달음도 모든 이름이 없는 것이요 이름이 없다는 것조차도 여의었느니라.
010_1214_c_24L諸化亦如是諸念亦如是諸覺亦如是諸生無名離於無名念無名離於無名諸化無名離於無覺無諸名離於無名
모든 이름은 처소가 없으니 나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아야 하고, 다만 작용이 없는 생각을 여의어야 하며, 오직 작용이 없는 작용으로써 작용과 생각을 삼아야 하느니라. 생각과 행이 적연(寂然)하여 전혀 집착할 것이 없으니 모든 법에 탐욕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일체의 모든 것이 다 이러하느니라.”
010_1215_a_04L無處我不想但無作之想爲離但已無作之作已爲作想想行寂然都無所著法非欲一切皆然
여래가 의복을 바르게 하고서 부처님[正覺]께 아뢰었다.
“모든 법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셨으니 이제 다시 부처님께 여쭙고자 합니다. 담마갈보살이 지난번 질문하였던 그 큰 의심을 결단하고 각각 본래의 곳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010_1215_a_07L如來正衣服白正覺言諸法不起復欲問如來曇摩竭菩薩向者所問欲決斷大疑各還本處
부처님께서 여래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법에 만약 생겨나는 곳[生處]이 있다 하더라도 그곳은 없는 것이요, 만약 변화하는 곳이 있다 하더라도 그곳 또한 없는 것이며, 모든 법에 대하여 만약 깨닫는 곳이 있다 해도 그 깨닫는 곳은 없는 것이요, 모든 법에 대하여 만약 생각하는 곳[念處]이 있다 하더라도 그 생각하는 곳 또한 없는 것이니라.”
010_1215_a_10L佛語如來法若生處無有處若化處無有處諸法若覺處無覺處諸法若念處無念處
여래보살이 천중천께 여쭈었다.
“나고 나는 처소[生生處]도 나는 처소가 없는 것이요, 변화하고 변화하는 처소[化化處]도 변화하는 것이 없으며, 생각하는 처소[念處]가 없기에 생각하는 것도 없는 것이요, 깨닫는 처소[覺處]가 없기에 깨닫는 것도 없는 것입니까?”
010_1215_a_12L如來菩薩白天中天言生生處有生處無化化處有化無無念處有念無無覺處有覺無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고 나고 다시 나서 니원에 태어나는 것이 합(合)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여래[怛薩阿竭]의 뜻과 부합하는 것이 아니요, 나고 나고 다시 나서 니원에 태어나되 태어남이 아님은 이것이 부합하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여래의 뜻과는 합하는 것이다.
010_1215_a_15L如來言生生復生泥洹生是爲合怛薩阿竭意非合生生復生不生泥洹生是不合怛薩阿竭意是合
변화하고 변화하고 다시 변화하여 니원까지 변화하함은 이것이 합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여래의 뜻과 부합하는 것이 아니요, 변화하고 변화하고 다시 변화하여 니원까지 변화하되 변화가 아님은 이것이 부합하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여래의 뜻과는 합하는 것이니라.
010_1215_a_18L化化復化泥洹化是爲合薩阿竭意非合化化復化不化泥洹是爲不合怛薩阿竭意是合
생각하고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여 니원까지 생각함은 이것이 합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여래의 뜻과는 부합하는 것이 아니요, 생각하고 생각하고 니원까지도 생각하되 생각함이 아님은 이것은 부합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여래의 뜻과 합하는 것이다.
010_1215_a_20L念念復念泥洹念是爲合怛薩阿竭意非念念不念泥洹念是不合怛薩阿竭意是合
깨닫고 깨달으며 다시 깨달아 니원을 깨닫는 이것이 합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여래의 뜻과는 부합하는 것이 아니요, 깨닫고 깨달으며 다시 깨달아 니원을 깨닫되 깨닫는 것이 아님은 이것이 부합하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여래의 뜻과는 곧 합하는 것이니라.”
010_1215_a_23L覺覺復覺泥洹覺是爲合怛薩阿竭意不合覺覺復覺不覺泥洹覺是爲不合怛薩阿竭意是合
010_1215_b_02L문수사리보살이 게송을 설하였다.
010_1215_b_02L殊菩薩說偈言

법이란 생겨나는 것이 없어서
합하여 하나의 찰토가 된다네.
나고 나지만 또한 나는 것이 아니니
니원까지도 다 이와 같네.
010_1215_b_03L法者無有生
合爲一剎耳
生生不復生
泥洹皆如是

변화하는 것도 본래부터 없는 것이니
변화하고 변화해도 벗어날 것이 없네.
변화와 니원은 동등한 것으로
적연하여 처소라는 것도 없네.
010_1215_b_05L化者從本無
化化無脫者
化與泥洹等
寂然無處所

생각이란 것은 본래부터 인식작용[識]이 없고
생각을 내는 것도 본래 공(空)할 뿐이니
니원과 생각은 동등한 것으로
진리를 생각하는 것도 이와 같네.
010_1215_b_06L念者本無識
發念因空耳
泥洹與念等
所念諦如是

깨닫고 깨달음은 평등하고 동등한 것으로
깨달음의 처소에 이를 곳이 없네.
깨달음이란 항상 머무름이 없으니
그런 까닭에 달살갈(怛薩竭:여래)이라 하네.
010_1215_b_07L覺覺平等等
所覺無所到
所覺無常住
是故怛薩竭

변화하는 처소도 본래부터 처소란 없고
깨달음의 처소 또한 이를 곳 없으니
변화하는 처소가 없듯이
모든 법도 다 이와 같다네.
생겨나는 처소가 본래 없는 것이니
생겨남 없는 것이 바로 그곳이라네.
변화하는 처소는 이름이 없는 처소이니
그러므로 일체가 삼매가 된다네.
010_1215_b_09L化處無有處
所覺無所到
若化無處所
諸法皆如是
生處有本無
無生是其處
化處無名處
一切爲三昧

생각하는 처소에도 생각할 것 없나니
공(空)을 따라 이 처소에 이르렀다네.
본래 진리의 처소 없는 것 아니니
그 지혜 이미 이와 같네.
010_1215_b_11L念處有念無
從空到是處
非本無所諦
其慧已如是

깨달음은 행과 서로 이어져 있지 않으나
깨달음은 그 처소를 떠나지 않고
행은 깨달음을 따라 진리를 보나니
깨달음을 떠나서는 해탈할 수 없네.
010_1215_b_13L覺不行相連
覺不離其處
行從覺見諦
離覺無有脫

생겨나는 법 끊임없으니
있는 곳마다 언제나 이와 같고
삼천대천의 해와 달 중에
최상의 밝음 따로 없네.
010_1215_b_14L所生法不絕
所在常如是
三千日月中
所明無有上

법이란 생각할 대상 아니요
돌이켜 행할 수 있어야 하네.
탐욕에서도 번뇌 일어나지 않으니
공한 것도 아니요 생각도 아니네.
010_1215_b_15L法有非思想
可得還行者
於欲不起垢
非空亦非想

여래의 뜻 항상 맑아서
또한 법이라는 이름에도 머물지 않나니
해탈도 항상 머무는 것 아니요
일체가 다 본래의 처소와 같네.
꽃향기 저절로 이르듯
벗어남도 처소가 없고
청정한 마음도 처소 없듯이
모든 존재도 다 그러하네.
010_1215_b_17L如來意常淨
亦不處法名
所脫非常住
一切如本處
華香自然來
所出無處所
淸淨意無處
所有皆悉爾

천 살[千歲] 먹은 마른 나무 살아나듯이
모두 마음 냄에 따라 일어나네.
모두가 큰 광명 보았으니
세간에 가장 높아 견줄 이 없네.
010_1215_b_19L千歲枯樹生
皆從發意起
皆見大光明
世閒最無有

허공에서 음악 소리 들려오고
밤낮으로 광명 나타나나니
이때 큰 모임에 있는 사람들
모두 다 보살의 마음 냈다네.
010_1215_b_21L虛空爲音樂
晝夜光明現
是時及大會
悉發菩薩意

백성들 크게 기뻐하면서
모두들 이 경을 들었는데
곧바로 삼천세계 진동하였고
부동(不動)의 몸 얻었다네.
010_1215_b_22L人民大歡欣
皆得聞是經
卽動三千剎
得受不動身

적연한 법 나타나니
이것은 무명(無名)이 호응한 것이라
어찌 세간의 모든 존재가
다 이와 같지 않겠는가?
010_1215_b_23L寂然法爲現
無名是其應
何況世所有
一切皆如是
010_1215_c_02L
청정(淸淨)도 선정[定]이 되지 못하고
어리석음과 지혜도 본래 나타남 없으며
청정과 어리석음은 본래 합해진 것이니
지혜도 본래 해탈할 것이 없는 것이네.
삼매란 조작하는 것 없으니
모든 것도 다 이와 같아서
보살이 머무는 도지(道地)도
마음을 따라 생겨난다네.
010_1215_c_02L淸淨不爲定
癡慧本無現
淸癡合用本
慧本無脫者
三昧無所造
一切皆如是
菩薩住道地
在意所從生

다섯 가지 일 가까이하지 말아야 하니
이제 다섯 갈래의 길에 떨어지게 하기 때문이네.
이와 같은 행 멀리 여의시어
부처 되어 시방을 통달하셨네.
010_1215_c_04L五事不可親
今墮五道中
遠離如是行
得佛達十方

백 일 동안 법(法)을 시행할 때
이 삼매를 받들어 행하였으므로
모두 여러 국토에서 찾아와
날아서 여래[怛薩] 앞에 이르렀다네.
010_1215_c_06L百日法爲時
奉行是三昧
皆從諸剎來
飛到怛薩前

여러 하늘과 국왕들
모두 다 부처님 몸 뵈옵고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제 몸은 모두 다 가볍게 여겼네.
010_1215_c_07L諸天及國王
悉得見佛身
志意大歡喜
身體爲悉輕

마땅히 색상(色想)으로써
법을 관하되 삼천(三千)이 있다고 여기지 않아야 하니
『반야비라경(般若毗羅經)』은
삼천세계 어느 곳에도 없기 때문이네.
010_1215_c_08L不當以色想
觀法有三千
般若毘羅法
所處無三千

여래보살이 본래 마음 낸 것은
시방을 떠나지 않기를 바라서였네.
언제나 큰 법의 나라[大法國] 만들었으나
삼천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네.
삼계와 그 이상의 곳에서
곧바로 도리천에 이르렀으니
모두가 아타나불(阿陀那佛)이며
그 명호 천중천(天中天)이라 하네.
010_1215_c_10L如來本發意
願不離十方
常作大法國
所處無三千
三界及已上
乃到忉利天
悉阿陁那佛
其號天中天

마음 내어 그 나라에 이르렀다가
잠깐 사이에 다시 돌아왔더니
마제나(摩提那)보살은
날아서 죽림원에 이르렀어라.
010_1215_c_12L發意到其國
須臾復來還
摩提那菩薩
飛到竹園中

사리불이 여래보살에게 말하였다.
“다시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래께서 오신 곳인 그 국토는 후박(厚薄)이 어떠하며, 본원(本願)은 어떠합니까? 왜 무극국토(無極國土)라고 합니까?”
010_1215_c_14L舍利弗白如來言願復有所問如來所從來處剎土何類厚薄何如本願何如無極國土
여래보살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본원은 다함이 없으며 무극국에는 다 보살만 있고 아라한이라는 이름은 없으며 여인의 소리를 들어볼 수 없고, 궁전은 다 수정(水精)으로 되어 있고, 나무는 모두 황금으로 되어 있으며, 나뭇잎은 흰 은으로 되어 있고 나무 열매는 산호와 마노로 되어 있으며, 요요(銚銚)하고 횡횡(鐄鐄)하여 세상에 밝은 것과는 다르며, 모든 보살들도 연꽃 가운데에 살고 있습니다.”
010_1215_c_17L如來語舍利弗言願無極無極國中悉菩薩無阿羅漢之名無女人之聲宮殿皆水精黃金爲樹白銀爲葉珊瑚馬瑙爲實銚銚鐄鐄非世所明諸菩薩皆生蓮華中
여래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내가 발원한 이래로 건너야 할 곳에 돌아가지 못했으므로 다함이 없는 소원을 발하지 않았습니다. 귀중한 보배라든가 금은으로 된 나무도 나는 모두 가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010_1215_c_21L如來語舍利弗言舍利弗我發願已所度不還無願不極所願也珍寶金銀樹木我欲皆不欲耶
010_1216_a_02L 법은 일어남이 없는 곳에서 일어나니 귀중한 보배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서원입니다. 백천억 부처님의 국토에서 서원을 일으키는 이가 있으니 이제 또 이 다함이 없는 생각과 서원에 돌아갈 것입니다.”
010_1215_c_24L法者無起之處起願珍寶是非思想耶百千億佛剎土有起願者今復還是無極之想願也
사리불이 여래에게 말하였다.
“보여래(寶如來)께서 당시에 억만 가지 꽃을 가지고 오셨는데, 그 꽃은 각각 색상이 달랐으니 그것이 어찌 생각[想]이 아니겠습니까?”
010_1216_a_04L舍利弗白如來言寶如來時持億萬種華來各各異色豈非想耶
여래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그것은 형상이 없는 꽃이었습니다. 다만 꽃으로 법기(法器)를 만들었으므로 받았을 뿐입니다. 모든 보살이 꽃을 가지고 죽림원에 온 것은 이미 다 법으로 준 것이지, 그 가운데 어떤 서원이 생겨나서가 아닙니다. 꽃을 가지고 온 것이 주(主)가 되는 것이지, 그 꽃 가운데 무엇이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010_1216_a_05L如來語舍利弗是無形之華但已華作法器授之耳諸菩薩以花所竹園中者悉已法授之不於中願生持華爲主不於華中生也
여래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처음에 부처님의 형상을 보셨습니까?”
010_1216_a_09L如來語舍利弗若初見佛形像不
사리불이 말하였다.
“보았습니다. 사람들도 다 부처님의 형상에 예를 올렸습니다.”
010_1216_a_10L舍利弗言見之悉爲佛像作禮
“그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에 대하여 귀의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니, 그 가운데에 도의 위신력이 있는 것입니까?”
010_1216_a_11L其佛威神無有不歸之者其中有道威神無
사리불이 다시 말하였다.
“위신력은 어느 곳에 있는 것입니까?”
010_1216_a_12L舍利弗言神在何所
여래가 말하였다.
“형상 가운데에 있지도 않고 또한 형상을 떠난 것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고정관념이 있는 사람이 위신력이 있다고 말할 뿐입니다. 그 형상을 보고 위신력이나 서원이 없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010_1216_a_13L如來言亦不在像中亦不離於像但有想者言有威神耳觀之了無威神願者
비유하면 도리천(忉利天)에 구기(拘耆)라는 나무가 있는데 그 꽃이 울창하여 여러 하늘들이 사랑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이가 없지만, 보살은 이미 법으로써 일체를 깨달아 의왕(意王)이 될 만한 분이므로 안목(眼目)으로 삼을 뿐입니다. 도라는 것은 다 없는 것이니 다만 마음으로 그릇을 삼을 뿐입니다.”
010_1216_a_15L譬如忉利天上有樹名拘者而華熾盛諸天莫不愛樂者菩薩已法爲一切識可意王作眼目道者俱無但以意作器耳
사리불이 말하였다.
“마음엔 별도로 주장하는 것이 있습니까?”
010_1216_a_18L舍利弗意者獨有主耶
여래가 말하였다.
“마음이라는 것은 모든 법과 화합하는 것이요, 모든 법도 마음과 화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에는 주장하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일어남이 없는 것으로 주장을 삼을 뿐이니, 그런 까닭에 법기(法器)가 되는 것입니다.”
010_1216_a_19L如來言意者與諸法合諸法與意合道者無主但以無起作主耳是故爲法器
여래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변화를 보았습니까, 보지 못했습니까?”
010_1216_a_21L如來語舍利若見化未
사리불이 말했다.
“보았습니다.”
舍利弗言見之
여래가 말하였다.
“변화하는 도가 어느 곳을 거쳐서 갔습니까? 그리고 와서 도달한 곳은 어디입니까? 또한 어느 곳으로부터 왔습니까? 도에는 길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010_1216_a_22L如來言化道徑在何所去來到何許從何所有道路無
사리불이 말하였다.
“변화를 거쳐서 온 도에는 길이 없었습니다.”
舍利弗言化無有道徑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한 것인지를 압니까?”
010_1216_a_24L何知爲化
010_1216_b_02L사리불이 말하였다.
“다만 변화가 이룩되었을 때에 마침내 본말(本末)을 볼 수 없었으므로, 변화한 것이라고만 말할 뿐입니다. 여래의 변화는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010_1216_b_02L舍利弗言但見化成時不見本末故呼之爲化耳如來化無所
사리불이 말하였다.
“보는 이가 본 것은 거꾸로[倒] 본 것이 아닙니까?”
舍利弗言見者不見到見耶
사리불이 여래에게 말하였다.
“보는 것이 없다면 무엇을 본다고 합니까?”
010_1216_b_04L舍利弗白如來言無所見何等爲見者
여래가 대답하였다.
“모든 생각은 변화[化]와 같아 이것이 견(見)이 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법이 변화와 같으니 이것이 견이 되며, 미래법(未來法)은 아직 이름이 없으니 이것이 견이 되고, 조작함이 없는 법이 바로 견이 되며, 만들지 않은 법이 곧 견이 되고, 조화(造化)가 없는 것이 곧 견이 되며, 다만 이름 없는 생각을 짓는 것이 바로 견이 되며, 다만 조작 없는 변화를 짓는 것이 바로 견이 됩니다.”
010_1216_b_05L來答言諸想如化是爲見未起法如化是爲見未來法無有名是爲見無造法是爲見未作法是爲見無有造化者是故見但作無名之想是爲見作無造之化是爲見
사리불이 말하였다.
“어째서입니까? 그러면 이 가운데 왕래하는 것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010_1216_b_10L舍利弗言云何於是見中爲有往來無
여래가 대답하였다.
“왕래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것이 견이 됩니다. 가령 왕래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견이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거꾸로 본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여래께서 이러한 일들을 보이셨던 것입니다.”
010_1216_b_11L如來答言無往來者已故爲是見設使有往來是不爲是見是爲到見耳如來見事
寶如來三昧經卷上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동각(東角)ㆍ남각(南角) 등에서 ‘각(角)’은 4유(維)의 간방(間方)을 뜻한다.
  2. 2)이 대목이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상욕절상지자(相欲切相知者)”로 되어 있는데, 이 경의 다른 역본인 『무극보삼매경(無極寶三昧經)』에는 “욕입상초무상지자(欲入相初無相知者)”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후자를 따라 번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