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1_0365_a_01L불설보살섬자경(佛說菩薩睒子經)
011_0365_a_01L佛說菩薩睒子經


실역인명 (失譯人名)
011_0365_a_02L安公錄中闕譯今附西晉錄



이렇게 들었다.
011_0365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라륵국(比羅勒國)에 계셨는데, 1,250비구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살ㆍ국왕ㆍ대신ㆍ인민ㆍ장자ㆍ청신사ㆍ청신녀가 일시에 와서 모였다.
011_0365_a_04L一時佛在比羅勒國與千二百五十比丘及衆菩薩國王大臣長者居士淸信士女不可稱計時來會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모두 다 고요히 뜻을 정하여 들어라. 내가 전세에 처음 보살의 도를 구할 때, 계행(戒行)을 두루 갖추고 정진하여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혜를 닦아 좋은 방편으로 행하여 공덕을 쌓음이 가히 말할 수 없어서 모든 하늘ㆍ제석ㆍ범천ㆍ용ㆍ귀신ㆍ제왕ㆍ인민이 능히 행할 이가 없었느니라.”
011_0365_a_07L佛告諸比丘皆悉寂靜定意我前世初求得菩薩道時戒行普具精進一心修集智慧行於善㩲功德累積不可稱說諸天釋梵天龍鬼神帝王人民無能行者
아난(阿難)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서 의복을 고쳐 바로잡고 꿇어앉아 손을 모으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하옵건대 듣고자 하옵니다.”
011_0365_a_11L阿難聞佛更整衣服長跪叉手白佛言願欲聞之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과거 셀 수 없는 세상에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은 일체묘(一切妙)였다. 인자하여 은혜로 보시하며 중생을 구제하여 항상 네 가지 평등한 마음으로 행하여 세상의 위태한 액(厄)을 제도하고 괴로운 사람을 불쌍히 여겨 길렀다.
011_0365_a_13L佛告阿難乃往過去無數世時有菩薩名曰一切妙仁慈惠施救濟群生常行四等心度世危厄愍育苦人
그때 도술천(兜術天)의 위에서 하늘 사람을 가르쳤는데, 항상 낮과 밤, 세 때에 뜻을 정하여 삼계(三界)를 생각하고 시방 천하 인민의 선하고 악한 도를 밝게 관찰하여 부모에게 효순(孝順)하고 3존을 받들어 공경하며 스승과 어른에게 공순하며 많은 공덕을 닦는 이가 있음을 알려고 항상 천안으로 두루 5도(道)를 관찰하였다.
011_0365_a_16L於兜術天上教授天人常以晝夜各三時定意思惟三界——照觀十方天下人民善惡之道知有孝順父母奉敬三尊恭順師長修諸功德者——常以天眼遍察五道
011_0365_b_01L그때 가이국(迦夷國)에 외롭고 아들이 없는 한 장자가 있었다. 남편과 아내가 두 눈이 모두 멀었는데, 산에 들어가서 위없는 지혜를 구하기를 마음으로 원하여 청정한 뜻을 닦고 공한(空閑)을 믿고 좋아하였다. 보살은 생각하였다.
‘이 사람이 뜻을 일으켜 배우는 것이 미묘하지만 두 눈이 보이지 않으니, 만일 산 속에 들어간다면 구렁에 떨어지기도 하고 독한 벌레를 만나면 잘못 해를 당할 것이다. 만일 내가 수명을 마치면 그를 위하여 아들이 되어 목숨을 마치도록 부모를 공양하리라.’
011_0365_a_21L時有迦夷國中有一長孤無兒子夫妻兩目皆盲心願入求無上慧修淸淨志信樂空閑薩念言此人發意所學微妙而兩目無所見若入山中者或墮溝坑或逢毒虫所見枉害若我壽終爲其作子供養父母終其年壽
이에 보살이 수명이 다하자 곧 내려와서 장님인 부모의 집에 아들이 되었다. 부모는 기뻐하여 몹시 사랑하고 중히 여겨, 본래는 큰 뜻을 발하여 산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아들을 낳았기 때문에 편안히 머물러 세간을 즐겼다.
011_0365_b_05L於是菩薩壽盡卽下生爲盲父母家作子父母歡喜甚愛重之本發大意欲行入山以生子故便留樂世閒
아들의 나이는 7세였으며 이름은 섬(睒)이라고 불렀다. 섬은 지극한 효도와 인자함으로 10선(善)을 받들어 행하여 살생(殺生)하지 않으며, 도적질하지 않으며, 음란하지 않으며,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으며, 망령된 말을 하지 않으며, 꾸밈말을 하지 않으며, 질투(嫉妬)하지 않으며, 남이 잘못되기를 빌고 바라지 않으며, 도를 믿고 의심하지 않았으며, 밤낮으로 정진하였다.
011_0365_b_08L子年七歲號字曰睒睒至孝仁慈行十善不殺不盜不婬不欺誑不飮不妄言不綺語不嫉妒不呪詛道不疑晝夜精進
부모를 받들어 섬기기를 사람이 하늘을 섬기듯 하며, 말할 적에는 항상 웃음을 머금어서 사람의 뜻을 상하지 않았으며, 다닐 적에는 법에 응하여 망령되고 기울어지고 삿되지 않아 부모는 기뻤고 다시 근심과 수심이 없었다.
011_0365_b_12L奉事父母如人事言常含笑不傷人意行則應法不妄傾邪父母喜悅無復憂愁
나이 10세가 지나자 섬은 꿇어앉아 부모께 여쭈었다.
“본래는 큰 뜻을 내어 깊은 산에 들어가 뜻이 공적(空寂)한 위없는 정진(正眞)을 구하려 하시다가 어찌 아들 때문에 본래의 원(願)을 끊어버리십니까? 사람이 세간에 있는 것은 덧없어서 백 가지로 변하며 목숨은 쇠나 돌이 아니어서 기한이 없는 것이니, 원하옵건대 본래의 뜻과 같이 마땅히 좋은 때가 이르렀으니 산의 청정한 데로 들어가십시오.
저도 부모님을 따라가서 뜻대로 공양하여 시절(時節)을 잃지 않겠습니다.”
011_0365_b_14L年過十睒長跪白父母言本發大意欲入深山求志空寂無上正眞豈以子故而絕本願人在世閒無常百變命非金石對至無期願如本意宜及上時入山淸淨我自尋隨與父母俱供養隨意不失時節
부모는 섬에게 대답하였다.
“너의 효순함은 하늘이 본래부터 아시니 본래의 서원을 어기지 말고 바로 함께 산으로 들어가자.”
011_0365_b_20L父母報睒言子之孝順天自知之不違本誓便共入山
011_0365_c_01L섬은 곧 집에 있는 물건을 모두 나라 안의 빈궁한 이에게 보시하고 곧 산으로 들어갔다. 산 속에 이르러 창포 풀로 부모를 위하여 집을 짓고 평상과 자리를 만들었는데, 차지도 덥지도 않게 항상 때에 마땅하게 하였다.
산 속에 들어간 지 1년이 되었는데, 모든 과실이 풍부하고 무성하며 음식은 향기롭고 달며 샘물이 솟아 나와 맑고 또한 서늘하였다. 못 가운데 연꽃이 5색으로 맑고 밝았으며 전단(栴檀)과 여러 향나무가 풍부하고 성함이 보통 때보다 갑절이나 더하였다. 바람과 비가 때를 맞추어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며, 나뭇잎이 서로 접하여 비와 이슬을 막고 그늘이 햇빛을 가려 그 밑은 항상 서늘하였다.
011_0365_b_21L睒卽以家中所有之物皆施國中諸貧窮便與父母俱共入山睒至山中蒲草爲父母作屋施作牀蓐不寒不恒得時宜適入山中一年衆果豐食之香甘泉水涌出淸而且涼中蓮華五色精明栴檀雜香樹木豐倍於常時風雨時節不寒不熱樹葉相接以障雨露蔭覆日光其下常涼
기묘하고 이상한 종류의 나는 새가 활개치며 모여 모두 음악의 소리를 내어 장님 부모를 즐겁게 하였으며, 사자ㆍ곰ㆍ범과 사납고 독한 짐승이 모두 스스로 자비한 마음으로 서로 향하고, 또 서로 해하려는 뜻이 없고, 모두 풀과 과실을 먹으므로 두려운 마음이 없으며, 사슴과 곰, 여러 종류의 짐승들이 모두 섬 가까이에 와서 음성은 서로 온화하고 모두 즐거운 소리를 내었다. 섬은 지극한 효심과 자비한 마음으로, 땅을 밟으면 항상 땅이 아플까 두려워하였다.
011_0365_c_07L飛鳥翔集奇妙異類皆作音樂之聲以娛樂盲父母師子熊羆虎狼毒獸皆自慈心相向無復相害之意皆食噉草果無恐懼之心獐鹿熊羆雜類之獸皆來附近睒音聲相和作娛樂之音睒至孝慈心履地常恐地痛
천신(天神)과 산신(山神)은 모두 사람의 모양을 하고 낮과 밤으로 세 도인을 위로(慰勞)하였다. 세 도인은 일심으로 뜻을 정하여 다시 근심하고 수심하지 않았다.
섬은 항상 부모와 더불어 여러 가지 과실과 풀과 열매를 취하여 부모가 드시고도 남았다. 목마르면 샘물을 마시는데도 부족함이 없었다. 부모가 때로 목말라서 마시고자 하면 섬이 사슴 가죽옷을 입고 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물을 취하였는데, 사슴의 무리와 새들도 가서 물을 마시며 서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011_0365_c_13L天神山神皆作人形晝夜慰勞三道人三道人一心定意無復憂愁睒常與父母取百種果蓏以食父母恒有盈餘渴飮泉水無所乏短父母時渴欲飮睒著鹿皮之衣提甁行取麋鹿衆鳥亦復往飮水不相畏難
그때 가이국 왕이 산에 들어가서 사냥을 하다가 멀리서 물가에 사슴이 있는 것을 보고 활을 당겨 사슴을 쏘았는데, 화살이 잘못 섬의 가슴에 맞았다. 섬은 독한 화살을 맞고 온몸이 모두 아파서 크게 부르짖었다.
“누가 독한 화살을 가지고 세 도인을 쏘아 죽이느냐?”
011_0365_c_18L時有迦夷國王入山射獵王遙見水邊有麋鹿引弓射鹿箭誤中睒胸被毒箭擧身皆痛便大呼言誰持一毒箭射殺三道人者
011_0366_a_01L왕은 사람의 소리를 듣고 곧 말에서 내려서 섬의 앞에 이르렀다. 섬은 왕에게 말하였다.
“코끼리는 어금니 때문에 죽는 것이며, 물소는 그 뿔 때문이며, 비취새는 그 털이 있기 때문이며, 사슴은 가죽과 고기 때문이지만, 이제 나는 뿔도 없고, 어금니도 없고, 털도 없으며, 가죽과 살도 먹을 수 없는데 내가 이제 무슨 죄명을 쓰고 죽느냐?”
011_0365_c_22L王聞人聲卽便下馬往到睒前睒謂王言象坐牙死犀坐其角翠爲毛故獐鹿爲皮肉故今我無角無牙無毛皮肉不可噉今坐何等罪死耶
왕은 섬의 말을 듣고 물었다.
“그대는 누구기에 사슴의 가죽옷을 입고 새와 짐승과 더불어 다름이 없느냐?”
011_0366_a_03L王問睒言卿是何等人被鹿皮衣與禽獸無異
섬은 말하였다.
“나는 왕의 사람으로 장님인 부모와 함께 산 속에 들어와 도를 배운 지 20여 년이지만 일찍이 범이나 이리나 독한 벌레의 해를 당하지 않았는데 이제 곧 왕이 쏜 화살에 죽게 되었노라.”
011_0366_a_04L睒言是王國中人與盲父母俱來入山中學道二十餘年未曾爲虎狼毒虫所見害今便爲王所射殺
그 때를 만나 산 속에서 큰바람이 맹렬하게 불어 나무가 꺾였으며, 온갖 새가 슬피 울며 사자와 곰과 다른 짐승의 무리가 모두 크게 부르짖어 온 산 속이 진동하였다. 해가 밝은 빛이 없고, 흐르는 샘이 말랐으며, 모든 꽃이 시들어 죽으며, 우레와 번개가 땅을 진동하였다.
011_0366_a_07L登爾之時中大風暴起吹折樹木百鳥悲鳴熊羆走獸之輩皆大號呼動一山中日無精光流泉爲竭衆華萎死雷電動地
그때 장님 부모는 놀라서 일어나 서로 말하였다.
“섬이 물을 가지러 가서 오래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니 범이나 이리나 독한 벌레의 해를 당한 것은 아닐까? 새와 짐승의 우는 소리와 부르짖음이 보통 때와는 다르고, 바람이 4면에서 불어서 나무가 꺾어지니 반드시 이상한 재앙이 있는 것이다.”
011_0366_a_11L時盲父母驚起自相謂言睒行取水經久不還將無爲虎狼毒虫所禽獸悲鳴音聲號呼不如常時起四面樹木摧折必有災異
왕은 이때 두려워서 크게 스스로 후회하고 꾸짖었다.
“내가 본래 사슴을 쏘았는데 화살이 잘못 맞아서 도인을 쏘아 죽였으니, 많지 않은 고기를 탐하다가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되었다. 내가 이제 온 나라의 보배와 창고의 물건과 궁전과 기녀(妓女)와 구곽(丘郭)과 성읍(城邑)으로 그대의 목숨을 구제하겠노라.”
011_0366_a_14L王時怖大自悔責我所作無狀我本射鹿箭誤相中耳射殺道人其罪甚重貪小肉重受其殃我今以一國珍寶庫藏之物宮殿妓女丘郭城邑以救子命
이때 왕은 곧 앞으로 나아가서 손으로 섬의 가슴에 화살을 잡아 뽑았으나 화살이 깊어 뽑히지 않았다.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이 4면에서 구름같이 모여 부르짖어 온 산 속이 진동하였다. 왕은 더욱 두려워서 360마디마디가 모두 움직였다.
011_0366_a_19L時王便前以手挽拔睒胸箭深不可得出飛鳥走獸四面雲集呼動一山中王益惶怖三百六十節節皆動
011_0366_b_01L섬은 왕에게 말하였다.
“왕의 허물이 아니라 나의 지난 세상의 죄로 이룬 것이므로, 나는 몸과 목숨이 아깝지 않지만 다만 나의 장님인 부모를 불쌍히 생각하나니, 나이 쇠하고 늙어 두 눈이 보이지 않는데 내가 없으면 또한 마땅히 죽을 때까지 의지할 데가 없으니 이 때문에 몹시 근심하고 고뇌할 뿐입니다.”
011_0366_a_22L睒語王言非王之過自我宿罪所致我不惜身命但憐念我盲父年旣衰老兩目無所見一旦無我亦當終沒無所依仰以是之故用自懊惱酷毒耳
이 때를 당하여 모든 하늘과 용신과 산신과 수신(水神)과 수신(樹神)은 모두 엄숙하게 움직였다. 왕은 또한 거듭 말하였다.
“내가 차라리 지옥에 들어가서 100겁 동안 죄를 받을지라도 섬의 몸이 살아나게 하리라.”
011_0366_b_03L登爾之時諸天龍神水神樹神皆爲肅動王復重言寧入泥犂中百劫受罪使睒身活
그리고 꿇어앉아 섬을 향하여 허물을 후회하며 말하였다.
“만일 그대의 목숨이 끝난다면 나는 마땅히 다시 나라에 돌아가지 않고 산 속에 머물러 그대의 부모를 공양하여 그대가 있을 때와 같이 하겠으니 염려하지 말라. 모든 하늘과 용과 신이 모두 마땅히 증명하여 알 것이니 이 맹세를 저버리지 않겠노라.”
011_0366_b_05L跪向睒悔過言若子命終我當不復還國便住山中供養卿父母如卿在勿以爲念諸天龍神皆當證知負此誓
섬은 왕의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비록 독한 화살을 맞았지만 마음이 기쁘고 뜻이 기뻐서, 비록 죽을지라도 한탄하지 않고 나의 장님인 부모를 왕에게 공양하는 수고를 끼치나니, 왕이 이 현세에 죄를 멸하면 복을 얻음이 한량없을 것입니다.”
011_0366_b_09L睒聞王此誓言雖被毒箭喜意悅雖死不恨以我盲父母累王供養道人現世罪滅得福無量
왕은 말하였다.
“그대가 나에게 부모의 처소를 말하면 아들이 죽기 전에 내가 알게 하리라.”
011_0366_b_11L王言卿語我父母處及子未死語我知之
섬은 곧 가리켜 말하였다.
“여기서 걸어가서 멀지 아니하여 한 풀 집이 보일 것이니, 나의 부모는 그 가운데 계십니다.
왕은 천천히 가셔서 나의 부모로 하여금 놀라게 마시고, 좋은 방편으로 권하여 그 뜻이 이해되도록 말하고 나를 위하여 부모께 사례를 올리십시오.
덧없음이 이제 이르러 후세로 나아가니, 나의 목숨은 아깝지 않지만 다만 염려되는 것은 부모가 나이 늙고 두 눈이 또한 장님이므로 하루 아침이라도 내가 없으면 의지할 데가 없기 때문에 근심하고 고뇌함이 스스로 혹독할 뿐입니다.
011_0366_b_12L睒卽指示語從此步徑去是不遠當見一草屋我父母在其中止王徐徐往勿令我父母怖懅以善權方便解語其意爲我上謝父母無常今至當就後世不惜我命但念父母年者兩目復盲一旦無我無所依仰以此懊惱自酷毒耳
011_0366_c_01L죽음은 저절로 정해진 것이며 지난 세상의 죄로 이른 것이므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니 이제 부모께 참회하옵니다. 무수한 겁 이래로 행해온 모든 악에서 죄가 멸하고 복이 생겨 , 원하옵건대 나의 부모와 세상마다 서로 만나 멀리 떠나지 않게 하시며, 원하옵건대 부모님께서 수명을 보존하여 근심과 환란이 없으며, 하늘과 용과 귀신이 항상 따르며 호위하고 도와서 재해가 소멸하고 하고자 하는 바가 뜻대로 함이 없이 저절로 되게 하옵소서.”
011_0366_b_19L死自當分宿罪所致無有得脫者今自懺悔於父母從無數劫以來所行衆惡於此罪滅福生願我與父母世世相値不相遠離父母終保年壽勿有憂患天龍鬼神常隨護助災害消滅所欲應意無爲自然
왕은 곧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지름길로 부모의 처소에 나아갔는데, 왕이 간 뒤에 섬은 곧 죽었다. 나는 새와 짐승이 모두 크게 울부짖으며 섬의 시체 위를 빙 둘러 혀로 섬의 몸의 피를 핥았다. 장님인 부모는 이 음성을 듣고 더욱 두려워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다가 서 있었다.
011_0366_c_02L王便將數人徑詣父母許王去之後睒便奄然而死飛鳥禽獸皆大號哭遶睒尸上以舌舐睒身血盲父母聞此音聲益用怖懼徬徨而住
왕이 빨리 달리다가 풀과 나무를 건드려 소리를 내자 부모는 놀라 말하였다.
“저 사람은 누구인가? 내 아들이 오는 것이 아니구나.”
011_0366_c_05L王行馳駃觸動草木肅有人聲父母驚言此是何人非我子行
왕은 말하였다.
“나는 가이국의 왕인데 도인이 산 속에 있으면서 도를 배운다는 것을 듣고 일부러 와서 공양하나이다.”
011_0366_c_07L王言我是迦夷國王聞道人在山中學道故來供養道人
부모는 말하였다.
“대왕께서 오시니 대단히 반갑습니다. 거동을 수고롭게 굽히시어 먼 데서 초야(草野)에 임하시니, 왕의 몸은 안은(安隱)하시며 궁전과 부인과 태자와 관속과 인민이 편안히 잘 있으시며, 바람과 비가 조화로우며, 5곡이 풍족하며, 이웃나라에서 서로 침해하지는 않습니까?”
011_0366_c_08L父母言大王來大善勞屈威尊遠臨草野王體中安隱不宮殿夫人太子官屬人民皆安善不風雨和調五穀豐足不鄰國不相侵害不
왕은 도인에게 말하였다.
“도인의 은혜를 입어 모두 평안합니다.”
011_0366_c_12L王答道人蒙道人恩皆自平安
왕은 장님인 부모에게 문안하였다.
“산 속에 와 계시니 마음이 수고롭고 괴롭겠습니다. 나무 사이에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이 도인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요? 산 속에 계시는데 차고 더움이 때를 따르고, 현세 안은(現世安隱) 하십니까?”
011_0366_c_13L王問訊盲父來在山中勞心勤苦樹木之閒鳥走獸無有侵害道人者不在山中寒暑隨時現世安隱不
장님인 부모는 말하였다.
“대왕의 두터운 은혜를 입어 항상 안은하며 저의 효도하는 아들이 있으니, 이름은 섬인데 항상 우리를 위하여 온갖 과실과 풀 열매를 따서 주며, 샘물도 항상 넉넉하며, 산 속에 바람과 비가 조화롭고 부족함이 없습니다.
저의 풀 자리에 앉아 풀 열매를 드십시오. 섬은 물을 뜨러 갔는데 곧 돌아 올 것입니다.”
011_0366_c_16L盲父母言大王厚恩常自安隱我有孝子名睒常爲我取百種果蓏泉水恒自豐饒山中風雨和調無所乏短我有草席可坐果蓏可食睒行取水且欲來還
왕은 장님인 부모의 말을 듣고 또한 크게 상심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제가 산에 들어가서 사냥을 하다가 죄를 지었습니다. 물가에 사슴 떼가 있는 것을 보고 활을 당겨 쏘았는데, 잘못 도인의 아들을 맞추어서 섬이 몸에 독한 화살을 맞아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까닭에 와서 두 도인에게 말합니다.”
011_0366_c_20L王聞盲父母言又大傷心淚出而言我罪惡無狀入山射獵見水邊有群鹿引弓射之箭誤中道人子睒身被毒箭甚痛故來語二道人
011_0367_a_01L부모는 듣고 온몸이 땅에 넘어지며 태산이 무너지듯 땅이 진동하였다. 왕은 곧 앞으로 가서 붙들어 이끌었다. 부모는 하늘을 우러러 부르짖으며 호소하였다.
“내 아들 섬은 천하에 지극한 효(孝)와 인자함이 지나침이 없나니, 땅을 밟으면 땅이 아플까 두려워하였는데 이제 무슨 죄가 있어서 왕이 쏘아 죽였습니까? 큰바람이 갑자기 불어서 나무를 꺾으며, 온갖 새가 슬피 울부짖어 온 산이 진동하였는데, 제가 산 속에 있은 지 20여 년이지만 일찍이 이런 재앙을 보지 못하였으므로, 내 아들이 물을 떠서 오래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기에 반드시 까닭이 있으리라 의심하였습니다.”
011_0367_a_01L父母聞之擧身自撲如太山崩地爲震動王便自往前扶牽父母仰天號哭自訴言我子睒天下至孝仁慈無有過者踐地常恐地痛今有何罪而王射殺之向者風卒起吹折樹木百鳥悲鳴號哭動一山中我在山中二十餘年未曾有此災異疑我子取水經久不還必當有故
여러 신이 놀라 모두 엄숙히 움직였으며 어머니는 울부짖음을 그치지 못하였다. 아버지는 말하였다.
“이제 그치시오. 사람이 나서 죽지 않는 이가 없나니 덧없는 자연은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011_0367_a_09L諸神皆驚肅肅而動母啼號不可復止父言且止人生無有不死者常自然不可得卻
아버지는 또한 왕에게 말하였다.
“섬이 어디를 맞았으며 지금 죽었습니까, 살았습니까?”
011_0367_a_11L且問王言睒爲射何許今爲死活
왕은 섬이 입으로 말한 것을 갖추어 장님인 부모를 향하여 말하였다.
부모는 왕의 이 말을 듣고 원통함이 극에 달하여 말하였다.
“우리가 하루아침이라도 아들이 없으면 함께 죽어야 하겠으니 원하건대 왕은 우리 두 사람을 이끌어 섬의 시체 곁에 나아가게 하소서.”
011_0367_a_12L王具以睒口中所言向盲父母說之聞王此言又大感絕我一旦無子俱亦當死願王牽我二往臨睒尸上
왕은 곧 장님인 부모를 이끌고 시체 곁에 이르렀다. 아버지는 그 두 다리를 안고, 어머니는 그 머리를 안아 각각 한 손으로 그 가슴의 화살을 어루만지면서 하늘을 우러러 크게 부르며 말하였다.
“모든 하늘과 용신과 산신과 수신(水神)이시여, 내 아들이 인자하고 지극한 효자임은 모든 신께서 아시는 바인데, 어찌 착한 내 아들을 한번 불쌍히 여기지 아니하시나이까?”
011_0367_a_15L王卽牽盲父母往到尸上父抱其兩腳母抱其頭著膝上以一手捫摸其胸箭仰天大喚言天及龍神山神樹神水神我子仁慈至孝諸神所知何能不一哀我子是善子
어머니는 곧 혀로 가슴의 상처를 핥으면서 말하였다.
“원하옵건대, 독이 내 입으로 들어가게 하소서. 나는 이미 나이 늙고 눈이 보이지 않으니 몸으로 아들의 목숨을 대신하여 섬을 살리고 내가 죽으면, 죽어도 한이 없겠습니다.”
011_0367_a_20L母便以舌舐睒胸瘡願毒入我我年已老目無所見以身代子之命睒活我死死不恨也
장님인 부모는 말하였다.
“만일 섬이 지성스런 효자라는 것을 하늘과 땅이 아시는 바라면 화살이 마땅히 뽑혀 심한 통증을 없애서 섬이 다시 살아나게 하소서.”
011_0367_a_22L於是盲父母言若睒有至誠至孝者天地所知箭當拔出毒藥當除睒當更生
011_0367_b_01L이에 제2도리천왕 석(忉利天王釋)의 자리가 곧 크게 움직여 천안으로 두 도인이 아들을 안고 울부짖는 것을 보았으며, 이에 제4도술천(兜術天)과 모든 천궁과 용궁이 모두 엄숙히 움직여 제석과 범천과 사천왕은 곧 제4천의 위로부터 사람이 어깨를 펼 동안에 내려 와서 섬의 앞에 멈추어 신이(神異)한 약을 섬의 입 속에 부으니, 약이 섬의 입에 들어가자 화살이 저절로 빠져 나와 바로 살아나서 예와 같았다.
011_0367_b_01L於是第二忉利天王釋座卽爲大動以天眼見二道人抱子號哭乃聞第四兜術天諸天宮龍宮皆儼儼而爲動釋梵四天王卽從第四天上來如人伸臂頃來下住睒前以神藥灌睒口中藥入睒口箭自拔出便活如故
부모는 놀라고 기뻐서 섬이 이미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을 보고 두 눈이 모두 열렸다.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이 모두 기쁜 소리를 내고, 바람이 쉬고 구름이 사라졌으며, 해가 거듭 빛났고, 샘물이 솟아났으며, 온갖 꽃이 5색이며, 나무의 광영(光榮)이 보통 때보다 갑절 더하였다.
011_0367_b_07L父母驚喜見睒已死更活兩目皆開飛鳥禽獸皆作歡樂之音風息雲消日爲重光泉水涌出衆華五色樹色光榮倍於
그때 왕은 큰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천제석(天帝釋)께 예배하고 돌아와서 섬의 부모와 섬에게 예배하면서 말하였다.
“원하옵건대 내 나라의 재물을 도인에게 올리고, 스스로 머무르며 공양하여 현세의 죄를 멸하고 지난 세상의 원망을 없애겠습니다.”
011_0367_b_11L時王大歡喜不能自勝禮天帝釋還禮父母及子睒願我國財以上道身自留住供養現世罪滅宿怨得
섬은 왕에게 대답하였다.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왕은 나라로 돌아가서 나라 사람을 편안히 위로하여 모두 5계를 받들어 갖게 하고, 왕은 다시는 사냥하여 벌레와 짐승을 죽이고 다치게 하지 마십시오. 현세에 몸이 안은하지 못하고 목숨이 다하면 마땅히 지옥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사람이 세간에 사는데 은혜와 사랑은 잠시이며, 이별은 오래고 길어서 항상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왕은 지난 세상에 공덕이 있었으므로 지금 왕이 되었습니다. 자재(自在)를 얻었다고 스스로 방자(放恣)하지 마십시오.”
011_0367_b_14L睒答王言欲報恩者王且還國慰國人皆令奉持五戒王勿復射獵夭傷虫獸現世身不安隱壽盡當入泥犂中人居世閒恩愛蹔有別離久不得常在王宿有功德今得爲王莫以得自在故而自放恣
그때 국왕은 스스로 크게 후회하고 꾸짖으면서 말하였다.
“이제부터는 마땅히 섬의 가르친 명령대로 하여 감히 폐지하지 않겠나이다.”
011_0367_b_19L於時國王大自悔責自今以後當如睒教勅敢有廢
왕을 따라 사냥하던 수백 사람은 섬이 이미 죽었는데, 신기한 사람이 약을 가지고 내려 와서 입에 넣어 바로 살아나고, 부모가 눈이 열림을 보고 모두 기뻐 뛰며 뜻을 내어 5계를 받들어 가지고 죽을 때까지 범하지 않았다.
011_0367_b_21L諸隨王射獵者數百人見睒已死神人持藥來下入口卽活父母眼開皆踊躍發意奉持五戒終身不
011_0367_c_01L왕은 나라로 돌아온 뒤에 나라 안에 명령을 선포하여 말하였다.
“모든 빈궁하며 장님인 부모를 모신 섬과 같은 이가 있거든, 모두 마땅히 공양하여 해치고 버리지 말라. 범하는 이는 무거운 벌이 있을 것이다.”
011_0367_c_01L王還國已宣令國中諸有貧窮父母如睒比者皆當供養不得捐捨犯者令有重罪
이에 나라의 인민은 섬이 살아난 까닭으로 위아래가 서로 가르쳐 5계를 받들어 가지며, 10선을 수행하여, 죽어서 하늘에 오르고 3악도에 들어가는 이가 없었다.
011_0367_c_03L於是國中人民以睒活故上下相教奉修五戒修行十善死得昇天無入三惡道者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와서 모인 모든 이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세상에 섬의 몸은 바로 내 몸이며, 그때 장님인 아버지는 현재의 부왕 열두단(閱頭檀))이요, 그때 장님인 어머니는 현세의 어머니 마야(摩耶) 이며, 가이국 왕은 아난이요, 그때 천제석은 미륵(彌勒)이니, 나로 하여금 빨리 위없는 정진(正眞)의 도결(道決)을 이루게 한 것은 모두 나의 부모께서 가르치신 자비한 은혜이다.
죽음으로부터 살아나고, 하늘과 용과 귀신이 감동한 것은 부모의 은혜가 중하고 효도함으로 이룬 바이며, 이제 부처가 되고 아울러 나라 사람을 제도하는 것이 모두 효순한 덕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011_0367_c_05L佛告阿難諸來會者宿命睒身我身是也時盲父者今現父王閱頭檀是也盲母者今現我母王夫人摩耶是也迦夷國王者阿難是也時天帝釋者彌勒是也使我疾成無上正眞之道皆是我父母育養慈恩從死得生感動天龍鬼神父母恩重孝子所致今得爲佛幷度國人皆由孝順之德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널리 일체 인민을 위하여 말하라. 사람이 부모가 있으면 효도하지 않을 수 없으며 도를 배우지 않을 수 없으니, 정신을 맑게 하고 그 괴로움을 여의어 무위(無爲)를 얻는 것이 모두 자비하고 효도함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도를 배우기 때문에 이룬 바이다.”
011_0367_c_13L佛告阿難汝廣爲一切人民說之有父母不可不孝道不可不學濟神離苦後得無爲皆由慈孝學道所致
부처님께서는 경을 말씀하신 뒤에 모든 보살ㆍ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국왕ㆍ대신ㆍ인민ㆍ장자ㆍ거사가 공경을 더하지 않은 이가 없었으며, 모두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아래 예배하고 물러갔다.
011_0367_c_16L佛說經已諸菩薩比丘比丘尼優婆優婆夷國王大臣人民長者居士莫不加敬稽首佛足作禮而去
佛說菩薩睒子經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