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3_0228_b_01L불설보살본행경(佛說菩薩本行經) 상권
013_0228_b_01L佛說菩薩本行經卷上

역자 미상
013_0228_b_02L失譯人名今附東晉錄

1
이와 같이 들었다.
013_0228_b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사문들이 몸과 마음이 게을러서 부지런히 정진하지 않음을 보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대체로 게으름이란 것은 모든 행(行)의 폐단이다. 집에 있으면서 게으르면 옷과 음식이 공급되지 못하고 산업(産業)이 흥하지 않으며, 출가하여서 게으르면 능히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모든 일들이 모두 정진(精進)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나니, 집에 있으면서 정진하면 옷과 음식이 풍요롭고 사업이 더 넓어져서 멀고 가까운 이가 칭찬하고 감탄하며, 출가하여서 정진하면 행하는 도(道)가 다 이루어진다.
37품(品)과 모든 선(禪), 삼매(三昧)와 도법(道法)의 고장(庫藏)을 구족하여 생사의 흐름을 끊어 니원(泥洹:열반)의 언덕에 이르러서 무위(無爲)의 안락을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해야 하니, 부지런히 닦는 것이 근본이 된다. 6도무극(度無極:波羅蜜)과 4등(等:無量心)과 4은(恩)과 여래의 10력과 4무소외(無所畏)와 18불공특이지법(不共特異之法)과 6신통(神通)과 3달(達)을 얻어서 일체지(一切智)를 이루려고 한다면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구족하고 국토를 엄정(嚴淨)하게 하고 중생을 교화해야 하니, 이런 것이 다 정진으로 말미암아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013_0228_b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見諸沙門身心懈怠不勤精進告阿難言夫懈怠者衆行之累居家懈怠則衣食不供產業不出家懈怠不能出離生死之苦切衆事皆由精進而得興起在家精衣食豐饒居業益廣遠近稱歎家精進行道皆成欲得具足三十七諸禪三昧道法之藏截生死流至泥洹岸無爲安樂當勤精進勤修爲欲得六度無極四等四恩如來十四無所畏十八不共特異之法三達成一切智欲得具足三十二八十種好嚴淨國土教化衆生由精進而得成辦
013_0228_c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헤아릴 수 없는 겁에 5백 명의 장자의 아들들이 있었는데, 큰 단(壇)을 차리고 큰 기를 세우고 북을 울려 영을 내려서 사문ㆍ바라문ㆍ빈궁한 걸인들에게 모두 은혜를 베풀었다. 5백 명의 장자의 아들들이 각기 진귀한 보배와 코끼리ㆍ말ㆍ수레ㆍ의복ㆍ음식을 꺼내서 각각 궁핍한 바를 따라서 모두 다 주었다. 그때 한 가난한 사람이 두루 모든 나라들을 돌아다니다가 이 나라에 이르러서 5백 명의 장자의 아들들이 큰 단을 시설하고 궁핍한 이를 구휼하는 데 두루 일체를 남기고 아끼는 바 없이 구원함을 보고서 물었다.
‘그대들은 보시하여 짓는 공덕으로 어떠한 원을 구하는가?’
곧 대답하였다.
‘이 공덕으로 불도(佛道)를 구하려고 한다.’
013_0228_b_18L佛告阿難乃往過去無央數劫時有五百長者子設施大壇豎立大幡擊鼓宣令沙門婆羅門貧窮乞丐悉當惠與五百長者子出珍寶象馬車乘衣被飮食各隨所乏悉皆與之有一貧人周行諸國至此國中見五百長者子施立大壇賑窮濟乏周救一切無所遺惜而問之言汝等布施所作功德求何等願卽便答言持此功德欲求佛道
가난한 사람이 또 물었다.
‘무엇을 불도라고 하며, 그 법이 어떠한가?’
장자의 아들들이 대답하였다.
‘대체로 불도라는 것은 나한(羅漢)과 벽지불(辟支佛)의 위를 지나서 삼계(三界)에서 가장 높으신 천상과 인간의 스승께서 한량없는 큰 사랑과 다함없는 큰 슬픔으로 널리 5도(道) 중생의 무리들을 가엾게 여기시기를, 마치 갓난아기처럼 여기시고, 일체를 교화하여 모두 선행(善行)을 하게 하시고, 중생들의 3도(塗)의 고통을 끊어 생사의 바다를 건너서 니원의 안락한 곳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이른바 부처라는 것은 모든 악이 영원히 다하고 모든 선이 두루 모여서 다시 여러 가지 번뇌[垢]가 없고 모든 욕심이 온통 멸하였으며, 6도무극을 다 모두 원만히 마치고 권도와 방편으로써 수시로 교화함이 끝이 없다.
10신력(神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18불공기특지법(不共奇特之法)과 37품도법(品道法)의 고장(庫藏)이 있어서 다함이 없다.
몸은 자금색(紫金色)에 32상과 80종호며, 6통(通)이 맑게 사무쳐서 걸림이 없어서 앞으로 무궁함을 알고, 뒤로 무한함을 보며, 현재의 일도 알지 못하는 것이 없나니, 3달(達)로 멀리 비추면 10구(句)에 나타난다. 이와 같은 덕이 있으므로 부처라고 부른다.’
모든 장자의 아들들이 각각 부처님의 한량없는 덕행을 찬탄함이 모두 이와 같다.
013_0228_c_05L爾時貧人重復問曰何謂佛道其法云何諸長者子而答之言夫佛道者過於羅漢辟支佛上三界特尊天人之師無量大慈無極大哀普愍五道衆生之類猶如赤子教化一切悉令爲善斷絕衆生三塗之苦度生死海使至泥洹安樂之處所謂佛者諸惡永盡諸善普會無復衆垢諸欲都滅六度無極皆悉滿畢以㩲方便隨時教化而無有極有十神力四無所畏十八不共奇特之法三十七品道法之藏而無有極身紫金色三十二相八十種好六通淸徹無所罣㝵前知無窮卻睹無極現在之事靡所不知三達遐鑑顯于十句有如此德故號爲佛諸長者子等各各歎佛無量德行悉皆如是
013_0229_a_01L이때 가난한 사람이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 마음으로 스스로 ‘나도 이제 역시 이 원을 배우고 익혀서 일체를 널리 제도하려고 하지만, 빈궁함만 더하여서 재보가 없으니, 마땅히 무엇을 가지고 보시할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또 스스로 ‘마땅히 내 몸뚱이를 가지고 보시를 하리라’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한 후 문득 다니면서 꿀을 찾아 몸에 바르고 무덤 사이에 누워 원을 세워 말하였다.
‘이제 내가 몸으로써 일체를 베풀어 줄 것이니, 만약 살이나 머리나 눈이나 뇌수를 원하는 이가 있다면 내가 다 줄 것이다. 이 공덕으로 불도를 구하여서 널리 일체를 제도하리라.’
013_0228_c_22L於時貧人聞佛功德心自念言我今亦欲學習此願廣度一切加復貧窮無有財寶當用何等而行布施意自念言當持己身而用惠施作是念已便行索蜜而用塗身臥於塚閒便作願言今我以身施與一切若有須肉我悉與之持是功德用求佛道廣度一切
이러한 원을 세우고 나니 때에 응하여 삼천대천세계가 크게 진동하고 모든 하늘의 궁전이 기울고 솟고 꺼지고 하였다.
그때 모든 하늘 사람들이 놀라서 달리고, 두려워하고 부끄럽게 여기니, 석제환인(釋提桓因)이 곧 천안(天眼)으로써 염부제를 보았는데, 보살이 무덤 사이에서 몸으로 보시하는 것이 보여서 곧 내려와서 시험하려고 뭇 개와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으로 변화하여 와서 먹으려고 하였다.
이에 보살이 개 떼와 모든 새들이 와서 그 몸뚱이를 먹는 것을 보고 마음이 문득 기뻐서 물러서거나 흔들리는 뜻이 없었다. 이때 천제(天帝)가 다시 제석의 몸을 회복하고서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심히 기특하여 미치기 어렵도다. 지은 공덕으로 어떠한 원을 구하려고 하는가? 천제인가, 범왕(梵王)인가, 전륜왕(轉輪王)인가?’
이에 보살이 문득 일어나서 대답하였다.
‘천제나 전륜성왕이나 마왕이나 범왕을 구하지 않으며, 또한 삼계의 즐거움을 구하지 않습니다. 지금 나의 지극한 뜻은 불도를 구하려고 하는 것인데, 내가 이미 빈궁하여 재보를 지닌 것이 없기에 몸을 보시하여 불도를 구하여서 널리 일체의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제도하려는 것입니다.’
그때 천제석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든 하늘들이 이구동음(異口同音)으로 칭찬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기특하여 미치기 어렵도다.’
013_0229_a_06L作是願已應時三千大千世界爲大震動諸天宮殿坡峨踊沒諸天人馳動惶懅釋提桓因卽以天眼觀閻浮提見於菩薩在於塚閒以身布施卽便來下而欲試之化作衆狗飛鳥走獸欲來食之於是菩薩而見衆狗諸飛鳥輩來噉其身心便歡喜無有退轉傾動之意於時天帝還復釋身而讚歎言善哉善哉甚奇難及所作功德欲求何願天帝梵王轉輪王乎於是菩薩便起答言不求天帝轉輪聖王魔王亦不願求三界之樂今我至意欲求佛道我旣貧窮無有財寶可用布以身惠施用求佛道廣度一切無量衆生爾時天帝釋無數諸天異口同音讚言善哉善哉奇特難及
그때 천제석이 게송을 설하였다.
013_0229_a_22L帝釋便說偈言
013_0229_b_01L
가장 수승한 도를 구하고자 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고,
몸뚱이 버리기를 썩은 흙처럼 하니
나[我]라는 게 없음을 분명히 안 것일세.
013_0229_a_23L欲求最勝道
不惜其軀命
棄身如糞土
解了無吾我

재보로써 보시하는 것
이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네.
용맹이 이와 같은 자는
정진하여 빨리 부처가 되리.
013_0229_b_02L雖用財寶施
此事不爲難
勇猛如是者
精進得佛疾

이때 천제석이 보살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큰 용맹정진은 미치기 어렵고 이는 5백 명의 보살이 보시하는 것을 훨씬 넘어서 위로 백천억 배, 헤아릴 수 없는 수의 갑절도 더 되니, 마땅히 5백 보살들보다 먼저 부처가 될 것이다.’
제석과 모든 하늘들이 하늘의 향과 꽃으로써 그의 위에 뿌리고 기뻐하면서 갔다.”
013_0229_b_03L天帝釋語菩薩言汝大勇猛精進難過踰於此五百菩薩所施者上百千億倍不可計倍當先在前而得作帝釋諸天以天香花而散其上歡喜而去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가난한 사람은 지금의 나이고, 5백 명의 장자의 아들들은 지금의 미륵(彌勒) 등 5백 보살이니라.
내가 정진을 용맹하게 한 까닭으로 모든 보살들이 지은 공덕을 초월하여서 먼저 성불하였나니,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음은 가히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보살의 보시함이 이와 같다.”
013_0229_b_08L佛告阿難爾時貧人者今我身是五百長者子今此彌勒五百菩薩是我以精進勇猛之故超諸菩薩所作功德而先成佛精進勤修不可不逮也菩薩布施如是
이에 아난과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고, 부처님께 절하고는 각각 정진하여 도행을 닦고 세웠다.
013_0229_b_12L於是阿難及諸比丘聞佛所說莫不歡喜爲佛作各各精進修建道行

2
이와 같이 들었다.
013_0229_b_14L聞如是
013_0229_c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한 거사(居士)가 있었는데, 재물의 넉넉함이 헤아릴 수 없었고, 소유한 보배가 왕이 간직한 것보다 많았다.
이름은 마하남마(魔訶男摩)인데 사람됨이 인색하고 탐욕스러워 감히 입지도 먹지도 못하였으며 보시라는 것을 몰랐다.
나갈 때면 썩은 헌 수레를 탔으며, 풀을 엮어서 일산을 만들고, 낡은 헌 옷을 입었으며, 먹을 것이 많고 곡물이 줄지어도 일찍이 잘 먹어 본 적이 없었고, 식사할 때에는 문을 닫았다.
어느 때 병이 위독하여 마침내 죽었는데, 또한 아들이 없어 소유한 재물과 보배를 바사닉왕(波斯匿王)이 다 빼앗아 가니, 자신과 아내와 딸은 그 은혜를 입지 못하였다.
바사닉왕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보통 자리로 물러나 앉아서 세존께 여쭈었다.
“나라에 마하남마라는 거사가 있었는데 사람됨이 인색하고 탐욕스러워 보시를 즐겨 하지 않고, 입고 먹을 줄도 모르다가 이제 죽었는데 어느 갈래[道]에 태어났습니까?”
013_0229_b_1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有一居士財富無數所有珍寶多於王藏字摩訶男摩爲人慳貪敢衣食不知布施若行出時乘朽故結草爲蓋著弊故衣食鬱陳穀曾美食食便閉門病困篤遂便喪又無子息所有財寶波斯匿王盡奪收去己身妻女不蒙其恩波斯匿王往至佛所稽首佛足卻坐常位世尊言國有居士名摩訶男摩爲人慳貪不肯布施不知衣食今者已死生於何道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노갈지옥(盧獦地獄) 가운데 떨어져 수천만 년 동안 많은 고통을 받다가 지옥에서 나오면 마땅히 아귀계(餓鬼界)에 떨어져서 주야로 굶주리고 목마름에 몸이 항상 불타고, 백천만 년 동안 일찍이 물과 곡식의 이름을 조금도 듣지 못할 것이다.”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놀라서 머리털이 일어섰으며 슬피 울어서 목이 메어 스스로 이길 수 없었다.
013_0229_c_03L佛告王曰墮於盧獦地獄之中數千萬歲受衆苦痛從地獄中出當墮餓鬼晝夜飢渴身常火燃千萬歲初不曾聞水穀之名王聞佛說心驚毛豎悲泣哽咽不能自勝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체로 지혜로운 자는 능히 인색함과 탐욕을 버리고 보시를 행하여서 현세에 도움을 얻고 후세에 복을 받는다.
옛날 과거 세상에 이 염부제에 큰 국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가나가발미(迦那迦跋彌)였다.
사람됨이 인자하였고, 염부제의 8만 4천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을 거느렸는데, 1만 명의 대신과 2만 명의 채녀와 1만 명의 부인을 두었으며, 백성이 흥성하였다.
013_0229_c_07L告王曰夫爲智者能捨慳貪行於布現世獲祐後世受福昔過去世此閻浮提有大國王名迦那迦跋彌人慈仁典閻浮提八萬四千諸小國有萬大臣二萬婇女一萬夫人民興盛
그때 화성(火星)의 운이 나타나서 태사(太史)가 점치니, 가뭄이 닥쳐서 비가 오지 않은 채로 12년을 지내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태사가 왕에게 여쭈었다.
‘별의 운수가 변하여 나타나서 온 염부제가 12년 동안 가물어서 비가 오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비가 오지 않는다면 오곡을 거두지 못하여 백성이 굶주리고 나라가 크게 황폐할 것이오니,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때 왕이 이를 듣고 크게 근심하여 곧 여러 신하에게 조칙을 내려 8만 4천 모든 작은 나라의 왕들을 불러서 다 모이게 하고, 모두 각기 백성의 수를 조사하여 상소하고, 또 곡식의 많고 적음을 조사하여 상소하라고 하였다. 남녀, 부귀, 빈천, 대소를 막론하고 사람을 계산하고 날을 계산하여 하루에 한 되의 곡식을 주고는 더 먹지 못하게 하였다.
여러 신하들과 모든 왕들이 모두 교지(敎旨)를 받고 각기 본국으로 돌아가서 조칙을 내린 대로 영을 베풀어서 모두 그와 같이 하였다.
013_0229_c_13L火星運現太史占之當旱不雨經十二年太史白王星運變現擧閻浮提十二年中當旱不雨若不雨者則五穀不收人民飢餓國欲大當云何耶王聞之大用愁憂勅群臣召八萬四千諸小國王盡來集會盡皆條疏人民口數又疏現穀多少斛斗不問男女豪貴貧賤大小計人幷計日日與一升粟不得長食群臣諸王皆悉受教各還本國宣令所局悉皆如是
013_0230_a_01L이런 뒤로 하늘이 가물어서 비가 오지 않으니, 밭갈고 씨뿌리지 못하여 미곡이 없어지자, 백성이 굶주려서 죽는 자가 매우 많았다.
여러 신하들이 왕에게 굶어 죽는 백성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말하였다.
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각국에 영을 선포하여서 인민들이 각각 10선(善)을 지니면 비록 다시 몸은 죽더라도 혼신은 천상에 태어나서 쾌락을 자연히 얻게 된다고 하라.’
모든 신하들이 교지를 받들고 각각 영을 내려서 백성들로 하여금 다 10선을 지니도록 하니, 죽는 자는 모두 천상에 태어났다.
013_0229_c_23L從是已後天旱不雨不耕不種無有米穀人民飢餓死者甚多群臣白王人民飢困死者甚多王告群臣宣令諸國告勅人民各持十善雖復身死神得生天怏樂自然諸臣受教咸各宣令人民大小皆持十善其有死者盡得生天
그때 어떤 한 사람이 총명하고 지혜롭고 단정하여 견줄 데가 없었는데, 비사가(比舍家)의 어미가 아이와 함께 정을 통하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이 이것을 보고는 마음이 좋지 않아서 속으로 생각하였다.
‘비록 사람의 몸을 얻었으나 축생의 짓을 하는구나. 색욕에 미혹되어서 자식이 어미를 모르고, 어미가 자식을 몰라서 상하가 전도되어 서로 분별하지 못하니, 생사의 가운데 심히 크게 두려울 만하다.’
곧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산택(山澤)에 이르러서 좌선하여 생각하였다.
‘우치(愚癡)ㆍ탐음(貪婬)ㆍ진에(瞋恚)가 있음을 말미암아서 여러 가지 행을 하기에 이르고, 문득 5도(道)에서 생사의 여러 고통을 받나니, 만약 3독(毒)이 없으면 모든 행이 없을 것이니, 모든 행이 이미 멸한다면 몸을 받지 않을 것이며, 이미 몸이 없다면 여러 가지 괴로움이 사라질 것이다.’
생각이 이와 같이 되자 확연히 뜻이 풀리고 모든 욕심이 영영 다하여서 즉시 문득 벽지불의 도를 얻었고, 6신통이 맑고 투철하여 걸리는 바가 없었다.
013_0230_a_06L有一人聰明智慧端正無比見比舍家母與兒共通其人見之心便不樂意自念雖得人身作畜生行色欲所惑不識母母不識子顚倒上下不相分生死之中甚大可畏卽便剃頭而著袈裟詣於山澤坐禪思惟由有愚貪婬瞋恚致有諸行便受五道生死衆苦若無三毒則無諸行諸行已滅則不受身已無有身衆苦便滅惟如是豁然意解諸欲永盡卽時便得辟支佛道六通淸徹無所罣㝵
013_0230_b_01L문득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마땅히 무엇을 누구에게서 받아서 먹을 것인가. 염부제의 모든 백성들이 모두 다 굶주려서 먹을 것을 얻을 수 없음을 보고 오직 마땅히 대왕 가나가발미(迦那迦跋彌)의 처소로 가서 먹을 것을 빌리라.’
곧 날아서 대왕의 궁 안에 이르러서 왕에게 음식을 구걸하니 왕이 말하였다.
‘내 음식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것은 오늘이면 다할 것이다.’
왕이 스스로 생각하였다.
‘이제 내가 스스로 먹더라도 반드시 죽을 것이며, 만약 내가 먹지 않더라도 반드시 죽을 것이다. 지금 만나기 어려운 신인(神人)을 만났으니, 내가 차라리 먹지 않고 이 수행자[快士:시원하게 세상을 벗어난 이]에게 대접하리라.’
자신이 먹을 것으로 곧 이 벽지불에게 대접하였다.
013_0230_a_17L便自思惟我今當受何誰食耶觀閻浮提一切人民皆悉飢餓食不可得當往詣大王迦那迦跋彌所而乞食卽便飛到大王宮內從王乞食我食齊此今日便盡王自念言我自食會亦當死若我不食亦當死今得値此神人難遇我寧不食此快士自持食分卽便用飯此辟支
벽지불이 먹고 나서 속으로 생각하였다.
‘지금 이제 이 대왕이 베푸는 것은 미치기 어려운 것이로다. 마땅히 이 왕으로 하여금 더욱 기쁘게 하리라.’
곧 왕 앞에서 허공으로 올라가 날아서 변화하되, 동쪽으로 올라서 서쪽으로 없어지고, 서쪽으로 올라서 동쪽으로 없어지며, 남쪽으로 올라서 북쪽으로 없어지고, 북쪽으로 올라서 남쪽으로 없어지며, 위쪽 방향으로 올라서 아래 방향으로 사라지고, 아래 방향으로 올라서 위쪽 방향으로 사라지며, 허공을 다닐 때에는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며, 몸 위로 물을 내고 몸 아래로 불을 내며, 몸 아래로 물을 내고 몸 위로 불을 내었다.
스스로 한 몸을 나누어서 백 개를 만들고 천 개를 만들고 만 개를 만들고 나아가 수없이 만들었다가 수없는 몸을 다시 합하여 하나로 만들었다.
013_0230_b_03L辟支佛食飯已訖意自念言今此大王所施難及當使其王益加歡喜卽於王前昇於虛空飛騰變化東踊西沒西踊東沒南踊北沒北踊南沒上方踊下方沒下方踊上方沒經行虛空或坐或臥身上出水身下出火身下出水身上出火自分一身作百作千作萬乃至無數以無數身還合爲一
변화를 나타내기를 마치고 허공에서 내려와서 왕 앞에 머물러서 말하였다.
‘대왕이 지금 베푼 것은 실로 미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어떤 원을 구하고자 합니까? 반드시 왕에게 그것을 주겠습니다.’
왕과 여러 신하들과 부인과 채녀(婇女)들이 다 크게 기뻐서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고 벽지불의 발에 절하고 원하는 것을 말하였다.
‘지금 우리 나라의 백성이 굶주려서 위급한 지경에 이르러 목숨이 조석에 달렸습니다. 지금 내가 이 최후의 음식으로 당신에게 베푼 이 공덕으로 우리 나라의 기근(飢饉)을 없애 주십시오. 오직 이 원만을 구합니다.’
그러자 벽지불이 곧 왕에게 “마땅히 그 원하는 바와 같이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하고는 문득 날아가 버렸다.
013_0230_b_11L現變已竟從空來下住於王前而語王言汝今所施實爲難及欲求何願必當與王王及群臣夫人婇女皆大歡喜頭面著地禮辟支佛足求願言今我國土人民飢餓危困至甚命在旦夕今我持此最後之食施此快士持此功德除我國中飢困求此願辟支佛卽答王言當如所言竟卽便飛去
013_0230_c_01L때를 응하여 사방에서 문득 구름이 일어나서 허공에서 합쳐지더니 곧 큰 바람이 일어 땅의 깨끗하지 않은 것을 불어서 티끌과 더러운 똥은 제거하여 모두 변화하여 없어지게 하고, 문득 비가 내려 자연히 온갖 맛의 음식이 염부제에 두루하였으며, 다시 오곡이 쏟아지고, 다음에 의복이 쏟아지고, 다음에 7보가 쏟아져서 염부제 안에 8만 4천 모든 왕과 신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였다.
왕이 여러 신하에게 조서를 내려 8만 4천 모든 왕에게 영을 내렸다.
‘각기 다스리는 일체 백성에게 모두 10선을 지니게 하라.’
염부제에 오곡이 풍성하고 인민들이 기뻐서 10선을 행하니,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향함이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고, 형과 같고, 아우와 같았다.
그리하여 백성들이 목숨을 마친 뒤에는 다 천상에 태어났고, 3악도(惡道)에 떨어지는 자가 없었다.”
013_0230_b_19L應時四方卽便雲起合於虛空便作大風吹地不淨穢糞除悉令化去便雨自然百味飮遍閻浮提復雨五穀次雨衣被雨七寶閻浮提內八萬四千諸王皆大歡喜王告勅群臣宣令八萬四千諸王各勅所局一切人民皆持十善閻浮提五穀豐盛人民歡喜行於十善慈心相向如父如母如兄如弟於時人民壽終之後盡得生天無有墮於三惡道者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가나가발미라는 바로 나였느니라. 내가 그때 곧 한 끼니의 밥으로 벽지불을 대접하여 현세에 복과 공덕을 얻음이 이와 같았고, 이 공덕으로 인하여 스스로 성불하여서 일체 중생 가운데 모든 굶주리고 목마르고 고뇌하는 자로 하여금 도를 얻게 하여 안온하고 쾌락하게 하며, 무위(無爲)에 이르게 하였다.”
그때 모든 제자들과 제왕과 신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였다.
013_0230_c_06L佛告王曰爾時迦那迦跋彌者我身是也而我爾時直以一食施辟支佛現世獲福功德如是因此功德自致成佛一切衆生諸有飢渴苦惱之者令獲道證安隱快樂使至無爲諸弟子帝王皆大歡喜
세존께서 거듭 왕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이 인색함에 얽매이고 인색함으로 덮여서 보시를 알지 못하는데, 그 과보를 얻음이 헤아릴 수 없다.
스스로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예전 과거 세상에 이 염부제에 불류사(不流沙)라는 성이 있었는데, 왕의 이름은 파단녕(婆檀寧)이었으며, 그 부인은 발마갈제(跋摩竭提)였다.
그때 나라에 곡식이 귀하여 인민이 굶주렸고, 게다가 전염병이 있었다.
왕도 역시 병들었는데, 부인이 스스로 나가서 하늘에 제사하였다.
길가에 한 채의 집이 있었는데, 남편이 출타하고 없을 때에 아내가 아기를 낳았고, 또 계집종이 없어서 산후에 주리고 허기지게 되었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게 되었으므로 아내가 스스로 생각하였다.
‘이제 죽음이 닥쳐 왔는데도 다시 무슨 도리가 없으니 마땅히 저 어린 것을 먹어서 목숨을 구해야겠다.’
곧 칼을 가지고 아기를 죽이려고 하니 마음이 비감해져서 소리를 높여서 크게 울었다.
013_0230_c_12L爾時世尊重告王曰一切衆生爲慳索所縛慳蓋所覆不知布施獲其大報不可稱量自念曩昔過去世時閻浮提有城名不流沙王名婆檀寧夫人字跋摩竭提國穀貴人民飢加有疫病王亦病夫人自出祠街邊有一家夫行不在時婦產兒又無婢使產後飢虛復無有食飢餓欲死便自念言今死垂至更無餘計唯當還自噉其兒耳而用濟命卽便取刀適欲殺兒心爲悲感擧聲大哭
013_0231_a_01L그때 왕의 부인이 궁중으로 돌아가려고 하다가 이 여인의 슬픈 울음소리가 애절함을 느끼고 마음이 아파서 가서 들어 보니, 이 여인이 마침 칼을 들어서 그 자식을 죽이려고 하다가 곧 스스로 ‘어떻게 차마 제 자식의 살을 먹을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한 후 곧 다시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부인이 문득 그 집으로 들어가서 물었다.
‘무엇 때문에 우는 것이며,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여인이 대답하였다.
‘밥을 먹지 못한 데다가 산후에 몸이 배나 허약해져서 스스로 아기를 죽여서 목숨을 건지는 데 쓰려고 합니다.’
013_0230_c_23L爾時夫人欲還宮中聞此婦人悲聲慘切愴然憐傷便住聽之而此婦人適欲擧刀欲殺其子便自念言何忍噉其子肉作是念已便復啼哭夫人便入其舍就而問之何以啼哭欲作何等婦卽答言無食食之加復產後身倍虛羸欲自殺兒用濟其命
부인이 듣고는 가엾게 여겨 말하였다.
‘자식을 죽이지 말라. 내가 궁중으로 가서 반드시 먹을 것을 보내리라.’
여인이 대답하였다.
‘부인은 존귀하신지라 더딜 수도 있고 혹은 잊어버리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목숨이 붙어서 호흡할 동안 때를 넘기지 못할 것이니, 스스로 자식을 먹고 목숨을 건지는 것만 못합니다.’
부인이 물었다.
‘다른 살을 얻어서 먹으면 되지 않겠나?’
여인이 대답하였다.
‘과연 목숨만 건질 수 있다면 좋고 나쁨을 묻지 않겠습니다.’
이에 부인이 곧 칼을 가지고 스스로 그 젖을 베려고 서원하여 말하였다.
‘지금 내가 젖으로써 보시하여 이 위급함을 구제하는 것은 전륜성왕이나 천제나 마왕이나 범왕이 되기를 원해서가 아니라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眞之道]를 이루기 위해서이다.’
곧 젖통을 이 부인에게 주려고 마침 칼을 잡아 한쪽 젖을 베니 그때 삼천대천세계가 크게 진동하고 모든 하늘의 궁전이 다 흔들렸다.
013_0231_a_07L夫人聞之心爲悼愍語言莫殺其子我到宮中當送食來婦人答言夫人尊貴或復稽遲或能忘之而我今日命在呼吸不踰時節不如自噉其子以用濟夫人問言更得餘肉食之可不果得濟命不問好醜也於是夫人卽便取刀自割其乳便自願言今我以乳持用布施濟此危厄不願作轉輪聖王天帝魔王梵王也持此功德用成無上正眞之道卽便持乳與此婦人適欲擧刀更割一乳應時三千大千世界爲大震動諸天宮殿皆悉動搖
013_0231_b_01L그때 천제석이 천안으로 살펴보니 부인이 스스로 그 젖을 베어서 위급함을 구제하는 것이 보였다. 이때 천제석과 수없는 하늘들이 즉시 내려와서 허공에 머물러서 모두 슬피 우니 눈물이 비오듯 하였다.
이때 천제가 부인 앞에 머물러서 물었다.
‘그대가 지금 보시하는 바는 매우 미치기 어렵나니, 무슨 원을 구하는가?’
부인이 대답하였다.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여서 일체 중생의 고통과 재앙을 구제하려는 것입니다.’
천제가 또 물었다.
‘그대가 이러한 원을 구한다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하겠나?’
이에 부인이 곧 서원을 세워서 말하였다.
‘이제 제가 보시한 공덕으로 과연 정각(正覺)을 이루려고 함이 틀림없다면 나의 젖이 얼마 안 있어 마땅히 회복되어 이전과 같을 것입니다.’
그 젖이 곧 전과 같이 회복되었다.
013_0231_a_20L天帝釋天眼觀之見夫人自割其乳濟其危厄天帝釋無數諸卽時來下住虛空中皆爲悲泣淚如盛雨於時天帝住夫人前而便問汝今所施甚爲難及求何願耶人答言持此功德用求無上正眞之度脫一切衆生苦厄天帝答言求此願以何爲證於是夫人卽立誓今我所施功德審諦成正覺者乳尋當平復如故其乳尋時平復如
천제가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는 오래지 않아서 성불하리라.’
모든 하늘들이 기뻐하여 곧 모양을 나타내어서 부인을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보시한 것에 대해 뉘우침과 아픔이 없었는가?’
부인이 대답하였다.
‘저는 뉘우치고 한탄하지 않았으며, 아프다고 여기지도 않았습니다.’
하늘이 또 물었다.
‘만약 뉘우침이 없었다면 그것을 무엇으로 증명하겠나?’
이에 부인이 문득 서원을 세워 말하였다.
‘내가 이제 보시하는 것으로 불도를 구하여서 뉘우침이 없었을진댄 내 여자의 몸을 변화해서 남자가 되게 하여지이다.’
서원을 세우고 나니 곧 여자의 몸이 변하여서 남자로 되었다.
모든 천신(天神)이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가 소원하는 대로 오래지 않아서 성불하리라.’
왕과 신민들이 그 기특함을 경탄하였으며, 기쁨이 한량없었다.
이때 나라에 모든 병이 없어지고 곡식이 풍족하여 천하게 여길 정도였으며, 인민이 모두 안락하였다.
013_0231_b_07L天帝讚言善哉善哉汝成佛不久諸天歡喜卽便現形歎夫人言汝今所施得無悔恨以爲痛耶答言我無悔恨不以爲痛天復答言若無悔恨以何爲證於是夫人便立誓言我今所施用求佛道無悔恨者令我女身變成男子立誓已訖應時女身變爲男子諸天神讚言善哉善哉如汝所願成佛不久王及臣民歎甚奇特歡喜無量是時國中衆病消除穀米豐賤人民安樂
도리어 뒤에 국왕이 사망하자 여러 신하들이 함께 다시 왕을 세울 일을 상의할 때 천제석이 내려와서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발마갈제가 몸이 변하여서 남자가 되었고, 더구나 복덕이 있으니, 마땅히 왕이 될 만하다.’
모든 신하들이 기뻐하며 곧 절하고 왕을 삼으니, 인민들은 번영하고 나라가 드디어 융성하였다.”
013_0231_b_17L卻後國王崩亡群臣共議當更立王天帝釋來下語群臣跋摩竭提變身化成男子加有福應得爲王諸臣歡喜卽拜爲王民熾盛國遂興隆
013_0231_c_01L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발마갈제는 지금의 나이다. 내가 그때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보시함이 이와 같았기에 현세에 과보를 얻어서 곧 그 몸이 남자로 변하였고, 왕위를 이었으며, 이 공덕으로 인해서 이제 부처를 이루어서 널리 일체를 구제하느니라. 보살이 단바라밀(檀波羅蜜:보시바라밀)을 행하매 그 용맹이 이와 같았다.”
013_0231_b_21L佛告王言爾時摩竭提者今我身是而我爾時不惜身命布施如是現世獲報卽變其身成於男子得紹王位因是功德今得成佛普救一切菩薩行檀波羅蜜勇猛如是
모든 제자들과 국왕과 신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하고 돌아갔다.
013_0231_c_03L諸弟子國王皆大歡喜佛作禮而去

3
이와 같이 들었다.
013_0231_c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성안에 한 명의 바라문이 있었는데 성밖에 제사의 단을 세우고 음식을 베풀어서 모든 바라문을 청하여 제사를 지내고는 성으로 돌아왔다.
그때 부처님께서 성에 들어오셔서 걸식하는데 도중에서 부처님의 빛나신 상호의 거룩함을 보고 기뻐 뛰면서 부처님 주위를 한 바퀴 돌고는 절을 하고 갔다. 그때 부처님께서 문득 웃으시니, 광명이 입에서 나와서 두루 시방을 비추어서 위로는 삼십삼천에 이르고, 아래로는 대지옥과 모든 축생과 금수와 모든 아귀들과 5도(道)의 경계에 이르러 광명을 입지 않음이 없었으니, 병자가 모두 나았고 뇌옥(牢獄)에 매여 갇혔던 것이 다 풀려났으며, 모든 하늘의 인민들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한없이 기뻐하면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약간의 꽃과 향으로써 세존께 공양하였다.
아난이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늘 세존께서 기쁘게 웃으심이 이와 같으시니, 부디 웃으신 뜻을 말씀하여 주소서.”
013_0231_c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城中有一婆羅門於城外興立祠壇設施飮食請諸婆羅門祠祀已便還入城佛入城乞食來出道中見佛光相巍巍歡喜踊躍遶佛一帀作禮而去佛便笑光從口出遍照十方上至三十三天下至大地獄諸畜生禽獸諸餓鬼五道境界莫不蒙明病者皆愈牢獄繫閉悉得放解諸天人民見佛光明歡喜無量來至佛所以若干花香供養世尊阿難長跪前白佛言今日世尊欣笑如是說笑意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바라문이 부처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것을 보았느냐?”
013_0231_c_17L佛告阿難見此婆羅門遶佛一帀者不
“그렇습니다, 보았습니다.”
對曰唯然見之
013_0232_a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바라문이 부처를 보고 기뻐하면서 청정하고 공경한 뜻으로 부처의 주위를 한 번 돌았는데, 이 공덕으로써 이 뒤로 25겁 동안 3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에 태어나는 곳마다 쾌락이 무궁하며, 25겁을 마치면 마땅히 벽지불이 되어서 이름을 특친나기리(特櫬那祇梨)라 하리라.”
아난과 일체 대중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마음이 청정해져서 수다원(須陀洹)ㆍ사다함(斯陀含)ㆍ아나함(阿那含)ㆍ아라한(阿羅漢)을 얻는 자도 있었으며, 혹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일으키는 자도 있었다.
무리들이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서 갔다.
013_0231_c_18L佛告阿難此婆羅門見佛歡喜淸淨敬意遶佛一帀以此功德從是以後二十五劫不墮三塗天上人中所生之處快樂無極竟二十五劫當得辟支佛名特%(打-丁+親)那祇梨阿難及一切大衆聞佛所身心淸淨有得須陁洹斯陁含那含阿羅漢者或發無上正眞道者衆會歡喜爲佛作禮右遶而去

4
이와 같이 들었다.
013_0232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울단라연국(鬱單羅延國)에 계셨다.
부처님께서 1천2백50명의 사문들과 함께 마을에 이르시니, 여래의 색상(色相)이 32상 80종호며, 광명이 밝게 천지를 비추어 크게 밝지 않음이 없었으니, 마치 보름달이 별 가운데에서 특별히 밝은 것과 같았다.
그때 날씨가 몹시 더워서 시원한 그늘이 없었는데, 마침 양을 치는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빛나신 상호를 보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여래 세존께서는 삼계의 스승이시거늘 이 뜨거운 열기를 무릅쓰고 걸어가시는데 서늘한 그늘이 없구나.’
곧 풀을 엮어서 일산을 만들어 가지고 부처님 위를 덮어서 잡으면서 부처님을 따라가다가 양에게서 멀리 떨어진 것을 알고 일산을 땅에 던지고 양의 곁으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문득 미소지으시니, 금빛 광명이 입 속에서 수천만 갈래로 나왔는데, 갈래마다 백천만 광명이 나와서 시방을 두루 비치니, 위로 33천에 이르고, 아래로 18지옥과 금수와 아귀에 이르러 크게 밝아지지 않음이 없었다.
삼계의 천인들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때에 응하여 다 부처님 처소에 이르니, 일체 인민과 모든 용과 아수륜(阿修倫:아수라) 등 무수한 무리들이 모여서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향과 꽃과 기악으로 여래께 공양하였다.
아난이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공연히 웃지 않으시니 부디 그 뜻을 말씀해주십시오.”
013_0232_a_04L一時佛在鬱單羅延國佛與千二百五十沙門俱行詣村落如來色相三十有二八十種好光明晃焴照曜天地莫不大明猶如盛月星中特明天盛熱無有蔭涼有一放羊見佛光相心自念言如來世尊三界之師涉冒盛熱無有蔭涼卽編草作蓋用覆佛上捉隨佛行去羊大遠放蓋擲地還趣羊邊佛便微笑金色光從口中出數千萬歧歧出百千萬遍照十方上至三十三天下至十八地獄禽獸餓鬼莫不大明三界天人見佛光明應時皆來至於佛所切人民及諸龍阿修倫無數衆會大歡喜持香花伎樂供養如來阿難長跪前白佛言佛不妄笑願說其意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저 양을 치는 사람을 보았느냐?”
013_0232_a_19L佛告阿難汝今見此放羊人不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러합니다, 보았습니다.”
013_0232_a_20L對曰唯然見之
013_0232_b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양을 치는 사람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풀로 만든 일산을 부처의 위에 덮었으니, 이 공덕으로 13겁 동안 천상과 세간에서 존귀한 곳에 태어날 것이고, 항상 자연히 7보로 된 일산이 그 위를 덮을 것이다.
목숨을 마친 뒤에도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으며, 13겁을 마치면 출가하여 도를 닦아서 벽지불을 이루어 이름을 아뇩바달(阿耨婆達)이라고 할 것이다.”
일체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혹 도적(道迹)ㆍ왕래(往來)ㆍ불환(不還)ㆍ무착(無著)의 증과를 얻었고 벽지불을 이루기도 하였으며, 혹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키기도 하였고, 퇴전하지 않는 지위[不退轉地]에 서게 된 자도 있었다.
무리들이 기뻐서 부처님께 절하고 갔다.
013_0232_a_21L佛告阿難此放羊人以恭敬之心而以草蓋用覆佛上以此功十三劫中天上世閒生尊貴處自然有七寶之蓋而在其上命終之後不墮三惡道中竟十三劫出家爲道成辟支佛名阿耨婆達一切大衆聞佛所說或得道迹往來不還無著之成辟支佛或發無上正眞道意者或得立不退轉地者衆會歡喜爲佛作禮而去

5
이와 같이 들었다.
013_0232_b_07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부처님의 높은 제자인 사리불(舍利弗)이 주야 여섯 때[時]를 항상 도안(道眼)으로써 중생을 관찰하고 반드시 제도해야 할 이가 있으면 문득 가서 제도하였다.
왕 바사닉(波斯匿)에게 사질(師質)이라는 대신이 있어 재물이 풍부하여 한량없었는데, 때에 응하여 제도되었다.
그때 사리불이 다음날 새벽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집에 이르러 밥을 구걸하였다.
이에 사질이 보고 곧 절을 하면서 안부를 여쭙고 들어오도록 청해서 자리에 앉게 한 후 음식을 대접하였다.
이때 사리불이 식사를 마치고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고서 경법(經法)을 설하였다.
“부귀와 영록(榮祿)은 여러 고통의 근본이요, 가정의 은애(恩愛) 속에 있는 것은 마치 감옥 속과 같으며, 일체의 소유가 모두 다 항상함이 아니요, 삼계의 존귀함도 마치 허깨비와 같다. 5(道)에서 나고 죽으면서 몸의 형체를 점차로 바꾸니 나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013_0232_b_08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佛尊弟子名舍利弗晝夜六時常以道眼觀於衆生應得度者輒往度之王波斯匿有一大臣名曰師質財富無量應時得度舍利弗明日晨朝著衣持鉢往詣其家而從乞食於是師質見卽作禮問訊請命入坐施設牀座飯食舍利弗食訖澡手漱口爲說經法富貴榮祿衆苦之本居家恩愛猶如牢獄之中一切所有皆悉非常三界尊貴猶如幻化五道生死轉貿身形無有吾我
013_0232_c_01L사질이 법을 듣고 마음과 뜻이 두려워 영화와 존귀함을 사모하지 않고, 은혜와 애정을 좋아하지 않으며, 거처하는 집을 무덤처럼 여기고 문득 세간 전부를 다 그 아우에게 주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고 깊은 산에 들어가서 좌선하고 도를 행하였다.
그 아내가 근심하면서 전남편을 생각하고 현남편에게 순종하지 않으니, 현남편이 물었다.
“집에 재산과 보배가 매우 많은데 무엇이 부족해서 항상 근심하고 즐거워하지 않는가?”
013_0232_b_19L師質聞法心意悚然不慕榮貴不樂恩愛觀於居家猶如丘墓便以居業一切盡以以付其弟便剃鬚髮而著袈裟便入深山坐禪行道其婦愁憂思念前夫不順後夫後夫問言居家財產珍寶甚多何所乏短常愁不樂
아내가 대답하였다.
“전남편을 생각하니 근심이 됩니다.”
013_0232_c_02L其婦報言思念前夫是以愁耳
남편이 또 물었다.
“그대가 이제 나와 함께 부부가 되었거늘 어째서 밤낮으로 전남편을 생각하는가?”
013_0232_c_03L其夫復問汝今與我共爲夫婦何以晝夜思念前夫
아내가 또 대답하였다.
“전남편은 마음이 비할 데 없이 좋았으므로 자꾸 생각이 납니다.”
013_0232_c_04L婦復答言前夫心意甚好無比是以思念
아우가 형수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형이 돌아와서 다시 그 세간을 빼앗을까 두려워하여 도적의 괴수에게 5백의 금전을 주면서 저 사문의 머리를 베어 오라고 말하였다.
013_0232_c_06L其弟見嫂思念恐兄返戒還奪其業便語賊帥雇汝五百金錢斫彼沙門頭來
도적의 괴수가 돈을 받고 산중에 이르러 저 사문을 만나니, 사문이 말하였다.
“나는 오직 해진 옷뿐이고 재산이 없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왔는가?”
도적이 대답하였다.
“그대의 아우가 나를 고용하여 너를 죽이라고 하였다.”
사문이 무서워하면서 도적에게 말하였다.
“내가 새로 도인이 되어서 아직 부처님을 뵙지 못했고 도법(道法)을 알지 못하였으니, 나를 죽이지 말라. 모름지기 내가 부처님을 뵙고 조금이라도 경법(經法)을 알았을 때 나를 죽여도 늦지 않으리라.”
도적이 말하였다.
“지금 반드시 그대를 죽여야지 그만둘 수 없소.”
사문이 곧 한 팔을 쳐들면서 도적에게 말하였다.
“이 한 팔을 자르고 나의 쇠잔한 목숨을 유지해서 부처님을 뵐 수 있게 해주시오.”
그때 도적이 그 한 팔을 잘라서 아우에게 갖다 주었다.
013_0232_c_08L賊帥受錢往到山中見彼沙門沙門語言我唯弊衣無有財產汝何以來賊卽答言汝弟雇我使來殺汝沙門恐怖便語賊言我新作道又未見佛不解道法且莫殺我我見佛少解經法殺我不遲賊語之今必殺汝不得止也沙門卽擧一臂而語賊言且斫一臂留我殘命使得見佛賊便斫一臂持去與弟
013_0233_a_01L이에 사문이 부처님을 뵙고 절하고 물러나 앉으니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여 주셨다.
“네가 헤아릴 수 없는 구원(久遠)한 겁 이래로 머리와 손과 다리를 베어서 흘러 내린 피가 사대해의 물보다도 많았고, 몸뚱이의 뼈를 쌓는다면 수미산 보다도 높을 것이며, 흘린 한 눈물이 사해보다 많았으며, 먹은 어버이의 젖이 강과 바다보다 많았다.
네가 수없는 겁으로부터 다만 지금뿐 아니라 모든 존재[有]의 몸이 다 온갖 고통을 받았다. 모든 고통이 다 습(習)으로부터 생기나니, 은애(恩愛)를 익힘으로 말미암아서 이 여러 가지 괴로움이 있나니 어리석음과 애욕이 이미 끊어지면 여러 가지 행을 익히지 않으며, 여러 가지 행을 익히지 않으면 몸이 없으며, 이미 몸뚱이가 없다면 여러 가지 고통이 없을 것이다. 오직 마땅히 여덟 가지 바른 도[八正之道]만을 생각해야 한다.”
이에 사문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활연(豁然)히 뜻이 풀리어서 곧 부처님 앞에서 아라한 도를 얻고 문득 신명을 놓아 버리고 반열반(般涅槃)하였다.
013_0232_c_16L於是沙門便往見佛作禮卻坐佛爲說法汝無數劫久遠以來割奪其頭之血多於四大海水積身之骨高於須彌涕泣之淚過於四海飮親之乳多於江海汝從無數劫以來不但今一切有身皆受衆苦一切衆苦皆從習生由習恩愛有斯衆苦癡愛已斷不習衆行不習衆行便無有身無有身衆苦便滅唯當思惟八正之於是沙門聞佛所說豁然意解於佛前得阿羅漢道便放身命而般涅槃
도적이 베어 가지고 와서 아우에게 준 그 팔을, 아우가 형수 앞에 놓고 말하였다.
“항상 전남편을 생각하였으니, 이것이 그 팔이오.”
그 형수가 슬피 울다가 목이 메어 왕에게로 가서 여쭈었다.
왕이 조사해 보니 사실과 다름없는지라 그 아우를 죽였다.
013_0233_a_05L賊擔其臂往持與弟弟便持臂著於嫂前語其嫂言常云思念前壻此是其臂其嫂悲泣哽咽不樂便往白王王卽推挍如實不虛便殺其弟
모든 비구들이 의심이 생겨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사문이 전세에 어떠한 나쁜 짓을 했기에 이제 팔을 잘리었으며, 어떠한 덕을 닦았기에 이제 세존을 만나서 아라한 도를 얻었습니까?”
013_0233_a_08L諸比丘有疑問佛而此沙門前世之作何惡行今見斫臂修何德本今値世尊得阿羅漢道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전 과거 세상에 바라나국(波羅奈國)에 왕이 있었는데, 그때 왕의 이름은 바라달(婆羅達)이었다. 나가서 유람하고 사냥하며 달리는 짐승을 쫓아가다가 잘못하여 길을 잃고 나갈 곳을 모르는데 초목이 하늘에 닿은 듯하고, 다른 도리가 없어서 나갈 길이 큰 걱정이었다.
드디어 다시 앞으로 가다가 한 벽지불을 보고 왕이 그에게 물었다.
‘잘못하여 길을 잃었는데 어디로 가야 나갈 수 있는가? 군사와 말과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그때 벽지불의 팔에 악성 종기가 있어서 능히 손을 들 수 없었으므로 다리로 그 길을 가리키니 왕이 문득 화를 내었다.
‘이는 내 백성인데 나를 보고도 일어나지 않고 도리어 그 다리로 내게 길을 가리키는구나.’
왕이 문득 칼을 꺼내서 그의 팔을 베었다.
013_0233_a_11L佛告諸比丘昔過去世波羅柰國爾時有王名婆羅達出行遊獵馳逐走獸迷失徑路不知出處草木參天無餘方計而得來出大用恐怖遂復前行見一辟支王問其言迷失徑路從何得出人衆在於何所辟支佛臂有惡瘡不能擧手卽便持腳示其道徑王便瞋恚此是我民見我不起反持其腳示我道徑王便拔刀斫斷其臂
013_0233_b_01L그때 벽지불이 스스로 생각하였다.
‘왕이 만약 스스로 뉘우치고 책망하지 않고 간다면 반드시 중죄를 받아서 벗어날 기약이 없을 것이다.’
이에 벽지불이 곧 왕 앞에서 날아서 허공에 올라가 신족으로 변화를 나타내니, 그때 왕이 이를 보고 몸뚱이를 땅에 던지고 큰 소리로 울면서 허물을 뉘우치고 스스로 사과하였다.
‘벽지불이여, 부디 내려오셔서 저의 참회를 받으십시오.’
그때 벽지불이 곧 내려와서 그의 참회를 받으니, 왕이 머리를 조아려 벽지불의 발에 절하면서 스스로 말하였다.
‘오직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참회를 받으시고 부디 제가 오랫동안 고통을 받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때 벽지불이 문득 신명을 놓아 버리고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니, 왕이 거두고 취하여 탑을 세우고 꽃과 향으로 공양하면서 항상 탑 앞에서 참회하면서 제도되고 해탈되기를 원하였다.”
013_0233_a_20L辟支佛意自念言王若不自悔責以當受重罪無有出期於是辟支佛卽於王前飛昇虛空神足變現見之以身投地擧聲大哭悔過自謝辟支佛唯願來下受我懺悔辟支佛卽便來下受其懺悔王持頭面著辟支佛足作禮自陳唯見矜愍受我懺悔願莫使我久受苦痛辟支佛便放身命入於無餘涅槃王便收取耶旬起塔花香供養常於塔前懺悔求願而得度脫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그때 왕이었던 자가 바로 이 사문인데 벽지불의 팔을 잘랐기 때문에 5백세 동안 항상 팔이 잘리어 죽어서 오늘에 이르렀고, 참회했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지혜가 열리었으며, 도탈(度脫)을 얻어서 아라한 도를 이루었다.”
013_0233_b_08L佛言爾時王者此沙門由斫辟支佛臂五百世中常見斫臂而死至于今日由懺悔故不墮地解了智慧而得度脫成阿羅漢道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재앙과 복은 마침내 썩어 없어지지 않는다.”
013_0233_b_11L佛告諸比丘一切殃福終不朽敗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놀라고 무서워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머리를 조아려서 절하였다.
013_0233_b_12L比丘聞佛所說莫不驚悚頭面作禮

6
예전에 부처님께서 아뇩달지(阿耨達池)에 계실 때에 5백 명의 아라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각각 스스로 지난 세상에 지은 행[宿行]으로 이제 도를 이루게 된 것을 말하라.”
그때 모든 아라한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각각 스스로 숙세에 지은 공덕을 말하였다.
013_0233_b_13L昔佛在阿耨達池告五百阿羅漢等各各自說前世宿行今得成道諸阿羅漢承佛教誨各各自說宿行所作功德
013_0233_c_01L이때 파다갈리(婆多竭梨)라는 아라한이 스스로 말하였다.
“지난 세상의 헤아릴 수 없는 겁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명호는 정광(定光)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明行成)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였습니다.
크게 자비로우시고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일체를 도우시니 중생에게 큰 의지가 되셨습니다.
세간에 출현하시어 인간과 천상을 교화하여 다 성도하게 하시고 멸도(滅度)하시니, 그 사리를 분포(分布)하여 탑묘(塔廟)를 일으켰습니다. 법이 끝나려 할 때에 저는 가난한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방도와 직업이 없어서 궁하여 땔나무를 하다가 멀리 대택(大澤) 가운데 있는 탑사(塔寺)가 매우 높은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이것을 보니 마음이 기뻐 뛰고 헤아리기가 어려워서 곧 그 탑으로 가서 그 형상을 보고 기뻐서 절을 하였습니다.
모든 여우와 이리와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들이 그 속에 갇혀서 자고, 초목과 가시덤불의 청정하지 못한 부정한 것이 가득할 뿐, 멀리 사람이 다닌 자취가 끊어져서 공양하는 자가 없는 것을 보고 제가 마음이 슬펐습니다.
여래의 위신과 공덕의 법은 깨달아 알지 못했지만 다만 기뻐하면서 초목을 베고 부정한 것을 쓸어 냈습니다. 탑을 청소하고 나서 일심으로 기뻐하면서 여덟 번을 돌고 합장하고 절하고 갔습니다.
013_0233_b_17L有阿羅漢名婆多竭梨自說前世無央數劫世有佛名曰定光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大慈哀衆祐一切爲於衆生作大依興出于世教化人皆令成道取滅度分布舍利起於塔廟法欲末我爲貧人無餘方業窮行採薪見大澤中有塔寺甚爲巍巍我時見心用欣然踊躍難量卽便行往到其塔所瞻睹所像歡喜作禮見諸狐飛鳥走獸在中止宿草木荊棘不淨滿中迥絕無人無人行迹無供養而我睹見心用愴然不曉知如來威神功德之法但以歡喜誅伐草木及於掃除不淨盡去掃塔已訖一心歡喜遶之八帀叉手作禮而去
이 공덕으로 목숨이 다한 뒤에 제15 광음천(光音天)에 태어났고, 여러 가지 이름 있는 보배로 궁전을 만드니, 광명이 황홀하여 모든 하늘 중에서도 특히 높아서 가히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그 천상의 수명이 다하여 다시 백 번 반복하여 전륜성왕이 되니, 7보가 자연히 풍족하였고, 4역(域)을 맡아서 다스렸으며, 또 그 수명을 마치면 항상 국왕이나 대성(大姓)ㆍ장자(長者)의 집에 태어나서 재산이 넉넉하여 헤아릴 수가 없었고, 용모가 수승하고 미묘하여 비할 데 없었으므로 사람이 보면 기뻐하면서 사랑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다닐 때에는 길이 저절로 깨끗해졌고, 허공에서 여러 가지 꽃비가 내렸는데, 이러한 공경이 나는 곳마다 자연스러웠습니다.
1아승기 90겁 동안 유전하면서 항상 천상과 인간 중에 태어나 존귀함과 영화와 호귀(豪貴)를 봉하여 받았으며, 자연히 3악도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일을 생각해도 크게 스스로 아름답고 기이합니다.
013_0233_c_10L持此功德壽終之後得生第十五光音天以衆名寶用爲宮殿光明晃焴諸天中特爲巍巍不可計量盡其天而復百返爲轉輪聖王七寶自然典主四域復畢其壽常生國王大姓長者家財富無數顏容殊妙無有雙人見歡喜莫不愛敬欲行之時路自淨虛空之中雨散衆花用此恭敬生處自然一阿僧祇九十劫中迴流宛轉常生天上及與人中尊榮豪貴封授自然不墮三塗我憶此事大自雅奇
013_0234_a_01L이제 제가 최후의 복과 원이 가득하여 석사(釋師)ㆍ삼계의 영웅을 만났으며, 존귀한 법에 들어와서 문득 사문이 되어 6신통이 맑고 투철해서 모르는 것이 없고, 모든 욕심을 영원히 다하여서 아라한을 이루니, 다시는 번뇌의 열이 없어서 시원하여 더움이 없으며, 마음이 청정하여 크게 편안함을 얻었습니다.
만약 능히 부처님ㆍ법ㆍ여러 스님들께 터럭만큼이라도 선한 일을 했다면 태어나는 곳에 그 과보를 받음이 커서 다함이 없는 줄로 압니다.
스스로 예전에 지은 덕행을 생각해 보니 과보의 응함이 이와 같습니다.”
파다갈리가 부처님 앞에서 스스로 숙세의 행을 설하고는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가 한쪽에 머물렀다.
013_0233_c_22L今我最後福願畢滿遭値釋師三界中雄入於尊法便成沙門通淸徹無不解達諸欲永盡得成羅無復惱熱冷而無暖其心淸淨獲於大安若有能於佛法及與衆僧所作如毛髮之善所生之處受報弘大無有窮極自念往古所作德行報應如是者乎婆多竭梨於佛前自說宿行已爲佛作禮卻住一面
예전에 부처님께서 비로소 도를 얻으시고 생각하셨다.
‘중생이 어리석어서 견해가 뒤바뀌었고, 게다가 억세어서 교화하기 어려우니, 내가 설령 법을 설한다고 해도 누가 즐겨서 믿고 받을 것인가. 또한 와서 부처님께 설법을 청하는 자도 없으니, 반열반을 취하는 것만 못하겠구나.’
범천이 부처님의 뜻이 열반을 취하려고 하는 것임을 알고 곧 수없는 범천의 무리들과 더불어 사람이 팔을 오무렸다가 펼 만한 동안에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서 절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번 돌고는 꿇어앉아서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삼계의 중생이 눈멀어 어두운 지 매우 오래 되었는데 큰 성인께서 출현하셨습니다. 오직 세존이시여, 부디 대자대비와 한량없이 큰 애처로움으로 저희의 청을 받아들이시고, 반드시 저희의 청을 받아들이셔서 법장(法藏)을 열어 연설하여 지혜의 광명을 베푸십시오.”
013_0234_a_07L昔佛初得道惟念衆生愚癡倒見剛强難化吾設當爲說法者誰肯信受不如取般涅槃亦無有來請佛說法梵天知佛意欲取涅槃卽與無數梵衆如人屈伸臂頃來至佛所頭面作禮遶佛三帀長跪叉手前白佛言三界衆生盲冥甚久大聖出現唯願世尊以大慈大悲無量大哀願受我必受我請開演法藏施慧光明
부처님께서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은 깨닫기 어렵고 미혹하고 견해가 뒤바뀌어서 내가 설사 그들을 위하여서 경법(經法)을 설한다 해도 누가 즐겨 믿고 받을 것인가? 내가 일찍 니원(泥洹)을 취하는 것만 못하리라.”
013_0234_a_16L告梵天衆生難寤迷惑倒見吾設當爲說其經法誰肯信受吾不如早取泥洹
013_0234_b_01L이에 범천이 거듭 간청하였다.
“삼계의 중생이 오래 깊은 어둠에 있다가 억백천 겁 만에야 부처님을 만나는 것은 마치 우담발화(優曇鉢花)가 때가 되어야 피는 것처럼 부처님 또한 만나기 어려우니, 부디 여래께서 거듭 크게 가엾이 여기시어 어리석음이 열리도록 경법을 설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옛날에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신명과 머리와 눈과 뇌수와 살과 뼈와 피와 나라의 성과 처자 등을 놓아 버리시면서 일체에 보시하고, 중생을 위하시기 때문에 ‘반드시 중생을 위하여서 큰 광명이 되리라’라는 큰 서원을 세웠다.
013_0234_a_19L於是梵天重復請曰三界衆生爲久在幽冥億百千劫乃有佛耳優曇鉢花時時乃有佛亦難値唯願如來重加大哀開寤愚癡願說經法世尊往昔無數劫來放捨身命頭目髓腦肌肉骨血國城妻子施與一切爲衆生故起大弘誓當爲衆生作大光明
과거 한량없는 겁에 염부제에 큰 국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도사나사리(度闍那謝梨)였으며, 인자하고 용맹하며 단정함이 제일이었다. 8만 4천의 나라를 맡아서 다스리니, 그 나라가 풍성하고 인민이 안락하였다.
그때 국왕이 정전(政殿)에 앉아서 스스로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무릇 사람이 세상에서 존귀하고 영화로우며, 호귀(豪貴)와 부락(富樂)이 자연스러운 것은 다 지난 세상에서 여러 가지 선행을 베풀고 지혜를 닦고 익혔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지금 자연스럽게 된 것이다.
이미 자연스러움을 얻었으나 색욕(色欲)에 미혹되어서 항상하지 않음을 생각하지 않고, 다시 내세의 복을 이을 줄 모른다면, 마치 축생이 배부르게 먹고 종일 마음을 쓰는 바가 없는 것과 같으니, 무릇 지혜로운 자는 반드시 지혜와 정법(正法)을 닦아 익혀서 날마다 이익이 새로워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문득 곁의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 중 지혜로운 자를 청하여서 나를 위하여 법을 설하게 하라. 내가 이를 듣고자 하노라.”
여러 신하들이 명령을 받고 사방의 모든 나라로 사신을 보내어서 총명하고 크게 지혜로운 자를 청하도록 명하였다.
013_0234_b_03L乃昔過去無央數劫閻浮提有大國王名度闍那謝梨慈仁勇猛端正第一典主八萬四千諸國其國豐盛人民安樂爾時國王處於正殿坐自思惟夫人在世尊榮豪貴富樂自然皆由先世施行衆善修習智慧是之故今致自然已得自然迷惑色不惟非常不知更紹來世之福如畜生飽食終日無所用心夫爲智唯當修習智慧正法日新之益是思惟已便告傍臣命請中有智慧者爲吾說法我欲聞之群臣受教使四出諸國命請聰明大智慧者
013_0234_c_01L그때 한 명의 바라문이 있었는데 학문이 넓고 지혜가 제일이었다. 와서 왕명에 응하니 여러 신하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어떤 바라문이 총명하고 널리 통달하였는데 와서 문 밖에 있습니다.”
왕이 듣고 기뻐서 곧 나아가 맞이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보좌(寶座)를 베풀고 맛난 성찬을 대접하였다.
음식을 먹은 후 씻고 양치하고서 왕이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오랫동안 덕이 있으심을 들었기 때문에 멀리서도 존경하였습니다. 부디 큰 신선[大仙]께서는 경법을 설하여 주십시오.”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내가 배운 이래로 해마다 부지런함과 고통으로 쌓았거늘 대왕은 어찌 곧바로 들으려고 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나라의 성과 진보(珍寶)가 필요하시다면 뜻대로 요구하는 바를 마땅히 드리오리다.”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내게 진보와 나라의 성과 처자와 상마(象馬)가 소용없으니, 대왕이 만약 능히 그 몸뚱이의 살을 도려내어 천 개의 등불을 켠다면, 만약 능히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마땅히 법을 설하려니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경법을 듣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013_0234_b_15L有一婆羅門學問廣博智慧第一應王命群臣白王今有婆羅門聰明博達來在門外王聞歡喜卽出奉迎頭面作禮施設寶座供施甘饌食訖澡漱王語婆羅門言久聞有德故遠相屈唯願大仙爲說經法答言我學以來積年勤苦大王云何直爾欲聞王語婆羅門言欲須國城珍寶隨意所欲悉當相給答言我亦不用珍寶國城妻子象馬大王若能剜其身肉用作千燈若能爾者當爲說法不能爾者經法難聞
왕은 스스로 ‘수없는 겁을 내려오면서 몸뚱이를 상실한 것이 일찍이 법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제 법을 위해서 몸으로 등불을 삼는다면 매우 유쾌하고 좋은 일이다’라고 생각하고서, 왕이 크게 기뻐하면서 바라문에게 대답하였다.
“그대가 신칙한 대로 곧 받들어 행하여서 명령을 어기기 않겠습니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능히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대단히 좋습니다. 어느 때에 하겠습니까?”
왕이 다시 대답하였다.
“앞으로 7일 만에 반드시 하겠습니다.”
왕이 여러 신하에게 신칙하여 모든 국왕들에게 알렸다.
“앞으로 7일 후에 법을 듣기 위하여서 몸뚱이 위에 천 개의 등불을 켤 것이니 왕을 보고자 하는 자는 모두 다 큰 나라에 모이라고 하라.”
여러 신하들이 명령을 받고 동시에 사신을 보내어서 8만 4천 모든 나라에 하달(下達)하였다.
“대왕께서 앞으로 7일 후에 몸 위에 천 개의 등불을 켜기로 하였으니, 모든 왕과 신민들 중에 왕을 보고자 하는 자는 빨리 달려와서 큰 나라에 모이라.”
013_0234_c_04L王自念言無數劫來喪身叵計未曾爲法今爲法故以身爲燈甚爲快善王大歡喜答婆羅門如汝所勅卽當奉行不敢違命羅門言能爾者大善何時當爲王復答言卻後七日乃當爲之王勅群臣告下諸國大王卻後七日爲聞法故當於身上而燃千燈諸欲來見王者皆悉集於大國群臣受教同時遣使下八萬四千諸國大王卻後七日當於身上而燃千燈諸王民諸欲來見王者疾來馳至集於大國
013_0235_a_01L이때 모든 왕과 신민들이 듣고 놀래어 마치 부모가 죽은 것처럼 슬퍼하니 울음이 염부제를 움직였다.
모든 왕과 신민들이 모두 와서 모이니 왕이 신하에게 신칙하여 아주 넓고 평탄한 땅에 좌석을 시설하게 하였다.
여러 신하들이 명령을 받들어 즉시 넓은 땅에 자리를 마련하니, 그때 왕이 식사를 마치고 모든 부인들과 2만 명의 채녀들과 1만의 대신들이 앞뒤로 따르면서 인도하였다.
왕이 앉을 곳에서 바르게 앉으니 모든 부인들과 채녀들 및 모든 왕과 여러 신하와 인민들이 모두 다 동시에 왕 앞에서 가슴을 치면서 같은 소리로 왕에게 말하였다.
“부디 대왕께서는 대자비로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제발 몸 위에 천 개의 등을 켜지 마십시오.”
013_0234_c_15L當是之諸王聞之驚愕如喪父母㘁涕泣動閻浮提諸王民悉來集王勅語傍臣於大廣博平坦之地設施座席群臣奉命卽時於廣博地設施牀座王飯已與諸夫人二萬婇一萬大臣導從前後王於座所王處正座諸夫人婇女及諸王群臣皆悉同時腹拍王前同聲白王言唯願天王大慈大悲無量大哀以我等故莫於身上而燃千燈
왕이 모든 왕과 신하와 백성과 부인과 채녀들에게 사례하여 대답하였다.
“내가 한량없는 겁으로부터 5도에서 나고 죽으면서 몸을 부순 것이 헤아릴 수 없었으나 일찍이 법을 위하여서 신명을 바치지는 않았다. 이제 법을 위하여서 몸으로써 등불을 삼고, 이 공덕으로 불도(佛道)를 구하여서 널리 시방의 한량없는 중생들을 위한 큰 광명이 되어서 중생의 3독과 어리석음의 어둠을 제거하리라.
내가 성불한 때에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지혜의 광명을 베풀어 주어 생사를 비추어 없애고, 열반(涅槃)의 문을 열어서 안온한 법에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들은 나의 위없는 도의 마음[無上道心]을 물리치지 말라.”
그때 모든 모인 자들이 모두 다 잠잠하였다.
013_0235_a_02L王答謝諸夫人婇女吾從無央數劫道生死壞身無數未曾爲法喪身命今爲法故以身作燈持是功德用求佛道普爲十方無量衆生作大光除去衆生三毒癡冥吾成佛時爲汝等施慧光明照除生死開涅槃門入安隱法汝等莫卻我無上道心諸會者皆悉默然
이에 대왕이 곧 칼을 좌우의 측근에게 주고서 명을 내려 도려내어 천 개의 등 자리를 만들게 하니, 그 몸뚱이에서 살을 도려낸 데의 길이가 큰 돈만큼이나 깊었다. 그 속에 기름을 부어서 천 개의 등을 만들었다.
심지를 넣고는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먼저 경법을 설하시오. 그런 뒤에 등을 켜겠습니다.”
013_0235_a_10L於是大王卽便持刀授與左右勅令剜身作千燈處出其身肉深如大錢以酥油灌中而作千燈安炷已訖語婆羅門言先說經法然後燃燈
바라문이 왕을 위하여서 한 구절의 게송을 설하였다.
013_0235_a_14L而婆羅門爲王唯說一偈言

항상하는 것은 모두 없어지고,
높은 것도 또한 떨어지니,
모인 것에는 헤어짐이 있고,
태어난 자에게는 죽음이 있느니라.
013_0235_a_15L常者皆盡
高者亦墮
合會有離
生者有死
013_0235_b_01L
왕이 게송을 듣고는 기뻐 뛰면서 모든 신하와 부인과 채녀들에게 말하여 빠짐없이 받아서 외우게 하였고, 곧 그 게송을 써서 모든 문과 거리거리에 붙였으며, 모든 인민들에게 신칙하여 다 외우게 하였고, 아래로 염부제의 모든 왕과 신민들에게도 내려서 외우게 하였다.
이에 대왕이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이제 가히 등불을 켜리이다.”
왕은 문득 서원을 세웠다.
“이제 법을 위하여서 몸으로써 등불을 삼습니다.
나는 성왕(聖王)이 되거나 위로 천제와 나아가 모든 천왕과 세계의 영화로움과 즐거움을 구하지 않으며, 또한 2승(乘)의 깨달음을 구하지 않습니다.
이 공덕으로 원컨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여서 널리 시방의 다섯 갈래의 중생을 위한 큰 법의 광명이 되어서 온갖 어둠을 비추리이다.”
013_0235_a_17L王聞偈已歡喜踊躍告諸群臣夫人婇女皆悉受誦卽便疏偈題著諸門街陌里巷勅諸人民皆令諷誦下閻浮提諸王民亦令諷誦於是大王告婆羅門今可燃燈王便立誓今爲法故以身爲燈我不求作聖王上至天帝及諸天王世界榮樂亦不求二乘之證持是功德願求無上正眞之普爲十方五道衆生作大法光明照於衆冥
국왕이 이 서원을 일으키고 나니, 즉시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종류로 진동하여서 위로 수타회천(首陀會天)에 이르도록 일체 궁전이 모두 흔들렸다.
그때 모든 하늘 사람들이 크게 놀라서 ‘이것이 어떤 상서로움이 응하여서 땅을 크게 움직이는 것일까?’라고 여기며, 곧 천안으로써 염부제를 관하다가 보살이 법을 위하여서 몸에 천 개의 등불을 켜면서 큰 서원을 일으켜 그렇게 되는 것을 보았다.
013_0235_b_04L爾時國王發是願已卽時三千大千世界六種震動上至首陁會天一切宮殿皆悉震動諸天甚大惶怖是何瑞應令地大動卽以天眼觀閻浮提見於菩薩爲於法故身燃千燈發於弘誓是使爾耳
그때 모든 하늘 사람이 다 내려와서 보살이 몸에 천 개의 등불을 켠 것을 보고 수없는 하늘들이 슬피 울어 눈물을 흘렸다.
그때 천제석이 왕 앞에서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법을 위하여서 신명을 아끼지 않으니, 무엇을 구하려 하는가?”
보살이 대답했다.
“나는 전륜성왕이나 천제나 마왕이나 나아가 범천의 왕이나 색(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을 구하지 않으며, 또한 나한이나 벽지불도 구하지 않노라.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고, 널리 시방의 한량없는 중생들을 위하여 지혜의 광명을 베풀어서 중생의 3독과 어리석음의 어둠을 밝히어 없애고, 온갖 고통을 떠나서 니원의 안락에 이르게 하리라.”
013_0235_b_09L人皆悉來下而見菩薩身燃千燈無數諸天悲泣雨淚天帝釋住於王前讚言善哉善哉爲於法故不惜身命欲求何等菩薩答言我亦不求轉輪聖王天帝魔王及梵天王亦不求羅漢辟支佛持是功德用求無上正眞之道普爲十方無量衆生施慧光明照除衆生三毒癡冥令離衆苦至泥洹安樂
013_0235_c_01L제석이 또 왕에게 물었다.
“몸에 천 개의 등을 켰으니, 아파서 후회되지 않는가?”
왕이 천제에게 대답하였다.
“아프다고 여기지 않고, 뉘우쳐 한함도 없노라.”
천제가 거듭 물었다.
“만약 뉘우쳐서 한함이 없다면 그것을 무엇으로써 증명하겠는가?”
이에 국왕이 문득 스스로 맹세하였다.
‘내가 오늘 법을 위하기 때문에 몸에 천 개의 등을 켠 것인데,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여서 반드시 성불하게 될진댄 천 개의 등의 모든 상처가 깨끗이 나아서 몸이 곧 평소대로 회복되어 상처의 흔적도 없게 될 지어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몸이 곧 평소대로 회복되어서 상처의 흔적이 없고 단정하고 아름다움이 전보다도 나았다.
013_0235_b_18L天帝釋復問王言身燃千燈得無痛惱而有悔王答天帝不以爲痛亦無悔恨帝重問若無悔恨以何爲證於是國王便自誓言而我今日爲於法故身燃千燈持是功德用求無上正眞之審當成佛者千燈諸瘡卽當除愈身卽平復無有瘡瘢作是語已身卽平復無復瘡瘢端正姝好過踰於前
그때 천제석과 무수한 모든 하늘과 국왕들과 여러 신하들과 부인과 채녀와 한량없는 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모두 “훌륭합니다, 훌륭합니다”라고 찬탄하면서 일찍이 없던 일을 찬탄하고 기뻐 뛰었으며, 모두 10선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때 국왕이었던 자는 곧 나였고, 바라문은 조달(調達)이었느니라.
보살이 지혜를 구하여 정진함이 이와 같다.”
013_0235_c_03L天帝釋無數諸天國王群臣夫人婇女無量庶民異口同音悉讚歎言善哉善哉歎未曾有歡喜踊躍皆奉行十善之教佛言爾時國王者則我身是婆羅門者調達是菩薩求習智慧精進如是
佛說菩薩本行經卷上
거란본 장경에는 이 권(상권)이 하권으로 되어 있고, 중권이 상권으로, 하권이 중권으로 되어 있다. 지금 처음과 끝을 자세히 살피니 거란본 장경의 착오이다.
013_0235_c_10L丹藏以此卷爲下卷以中爲上以下爲中今詳始末丹藏錯耳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