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는 여래의 경계인 중보도량(衆寶道場)에 계셨으니, 그곳은 모든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곳이며, 모든 부처님께서 즐거워하시는 곳이며, 지혜로우셔서 의심과 걸림이 없는 보살의 오묘한 궁전으로서 미묘하게 갖가지로 장엄하였으며, 언제나 법을 연설하는 소리와 큰 공덕을 갖추고 있는 곳이었다. 여래께서는 그곳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대보살들과 함께 계셨으니, 그들은 모두가 여래 법신(法身)의 참된 아들(보살)들이었고, 모든 불국토로부터 이 회상에 와서 모인 한량없이 많은 천(天)⋅사람⋅아수라[阿素洛] 등과 아라한[應眞]의 대중들이 앞뒤에서 부처님을 에워싸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제불심(諸佛心)이라 부르는 다라니가 있는데,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께서 함께 말씀하신 것으로서 모든 두려움에 떠는 중생들을 두루 이익하게 할 수 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 지녀서 독송하면 백천 겁 동안 나고 죽는 지극한 괴로움을 뛰어넘고, 결정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보리에서 속히 수행할 수 있어서 영원토록 물러남이 없으며, 나아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보리에 이르러서 끝내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는 세계에 잘못 태어나지 않고, 언제나 모든 다라니를 잘 깨달아 이해하며, 언제나 여래를 뵙고 가까이에서 모시고 공양하고, 언제나 숙명(宿命)을 기억하여 인과를 깊이 믿으며, 현세상의 사람이나 사람이 아닌 존재가 지닌 원한과 해치려는 마음을 모두 없애고, 질병이 침범하지 못하여 중간에 요절하는 일이 없으며, 모든 악마의 일이 모두 없어지고 가지고 있는 악업이 다 소멸되며, 모든 마군이 놀라고 두려워하여 흩어져 달아날 것이다. 선남자야, 이 다라니의 문자와 장구(章句)는 모든 부처님께서 함께 칭찬하여 드러내신 것이니, 이것 이대로가 바로 모든 부처님의 문자와 장구이다. 그러니 너는 반드시 다라니를 자세히 들어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모든 부처님의 핵심이며 큰 위덕을 갖춘 다라니를 송하시자 곧바로 삼천대천세계의 대지(大地)⋅대해(大海)와 묘고산왕(妙高山王)이 모두 동시에 열여덟 가지로 진동하여 모든 천계의 궁전이 흔들리고 흉악한 마군은 그들의 위력 있는 광명이 없어졌으며, 서로가 돌아보면서 두려워하고 근심하였다. 그때 삼천대천세계의 제도 받아야 할 자들은 놀라서 이러한 모양을 보고 모두가 세 번을 실성(失聲)하였으며, 모든 천계의 대중들로서 삼보(三寶)를 믿는 자들은 뛸 듯이 기뻐하여 각자 천계의 꽃을 두 손에 받들어 부처님 위에 흩뿌리고 아울러 여러 마군들에게 부처님의 법에 귀의할 것을 권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모든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다라니를 송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고통을 벗어나게 하였으니, 반드시 바르게 기억하여 생각하고 세간에 널리 퍼뜨려서 모든 중생들이 받아 지니고서 수승한 이익과 즐거움을 얻게 하여라.” 그때 여러 보살들과 회상에 모였던 그 밖의 모든 대중들은 모두가 크게 기뻐하며 믿고 받아서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