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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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48_b_01L 불설장자녀암제차사자후요의경 (佛說長者女菴提遮師子吼了義經)
014_0048_b_01L 佛說長者女菴提遮師子吼了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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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역인명(失譯人名) 김철수 번역
014_0048_b_02L 失譯人名今附梁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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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4_0048_b_03L 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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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한량없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함께 계셨으며, 보살마하살의 무리도 함께 있었다.
014_0048_b_04L 一時, 佛住舍衛國祇樹給 孤獨園, 與無量比丘、 比丘尼、 優婆塞、 優婆夷、 菩薩摩訶薩衆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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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사위성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20여리 떨어진 곳에 장제(長堤)라고 하는 한 촌락이 있었다. 그 마을에는 바사이가(婆私膩迦)라는 바라문이 살고 있었다.
014_0048_b_06L 爾時, 去 舍衛城西二十餘里, 有一村名曰長 提。 有一婆羅門, 名婆私膩迦, 在其中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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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학문이 넓고 박식하였으며, 내전(內典)1) 을 깊이 믿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경하여 받들었다.
014_0048_b_08L 其人學問廣博, 深信內典敬承佛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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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바라문은 대회(大會)를 베풀고 싶어서 기원(祇洹)에 이르러 부처님과 승가(僧伽)를 초청하였다.
014_0048_b_09L 時婆羅門欲設大會, 至祇洹所請佛 及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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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그 청을 받아들이셨고, 바라문은 집으로 돌아갔다.
佛則受其請, 婆羅門還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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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약속한 때가 되자 부처님과 대중들은 그 마을로 찾아가 바라문의 집에 이르렀다.
014_0048_b_11L 又剋 其時, 佛與大衆往詣彼村, 至婆羅門 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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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장자는 부처님을 바라보고 마음이 뛸 듯이 기뻐서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여 곧 모든 권속들을 데리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 각각 부처님께 예를 올려 공경하고 머물렀다.
014_0048_b_13L 爾時, 長者見佛, 歡喜踊躍, 不能自 勝, 卽率諸眷屬來至佛所, 各各禮佛, 恭敬而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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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라문에게는 다 큰 딸이 하나 있었으니, 이름이 암제차(菴提遮)였다. 전에 다른 사람에게 시집갔는데 잠시 친정에 와 있었다. 부모를 잘 모시고 보살폈으며, 용모가 단정하였고 도량이 넓어서 마음씀이 부드럽고 겸손하였다. 속이 툭 트여서 부부간에 잘 화합하였고, 친족들을 잘 모시고 부양했으며, 지아비를 금계(禁戒)를 지키듯 섬겼으니, 그 태도가 비할 데가 없어 보통 여성들을 넘어섰다.
014_0048_b_15L 其婆羅門有一長女, 名菴 提遮, 先𡣪與人, 暫來還家侍省父母。 其女容貌端正, 其度高遠, 用心柔下, 其懷豁然, 能和夫妻, 侍養親族, 事夫 如禁, 其儀無比, 出於群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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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권속 모두가 나와 부처님을 뵈었으나 오로지 이 여인만이 집안에 홀로 머물러 있었다. 그 여인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가 그 말미암는 바를 헤아릴 수 없었으므로 이름을 암제차라 한 것이었다.
014_0048_b_19L 父母眷屬 皆出見佛, 唯有此女獨在室內。 其女 自以生來, 父母莫測其所由, 故名之 菴提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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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여래께서는 곧 장자에게 딸이 하나 있으며, 집 안에 있으면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음을 아셨고, 또한 그녀가 밖으로 나오지 않은 까닭도 아셨다.
014_0048_b_22L 爾時如來, 卽知長者有一女, 在室內未出, 知其不出所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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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48_c_01L 만일 그녀가 밖으로 나오면 대중들이나 모든 천상이나 인간에게 한량없는 이로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고, 부처님께서 곧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014_0048_c_01L 若其出 者, 利益無量大衆, 及諸天人。 佛卽告 長者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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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권속은 빠짐없이 다 밖으로 나왔는가?”
“ 汝之眷屬出來盡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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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라문은 손을 모아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는 이 딸아이가 나오지 않은 상황을 부끄럽게 여겨서 침묵한 채 답하지 못했다.
014_0048_c_03L 其婆羅 門束手長跪佛前, 以此女不出之狀, 將之爲恥, 默然未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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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그 마음을 아시고 이내 말씀하셨다.
014_0048_c_05L 佛則知其意, 仍 告之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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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가 되었으니 공양을 베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 中時向至, 可設供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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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바라문은 곧 부처님의 말씀을 받들어 공양을 베풀었다. 대중들과 그 장자의 권속들이 모두 점심을 마쳤으나, 오직 이 여인만이 그때까지도 음식을 먹지 못했다.
014_0048_c_06L 時婆羅 門, 卽承佛教起設供養, 大衆及其長 者、 眷屬中食已訖, 唯有此女, 未及得 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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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여래께서는 발우 안에 일부러 음식을 남기셨다가 한 화녀(化女:변화시켜 낸 여인)를 보내 이 남은 음식을 가져다 그 집 안에 있던 여인 암제차에게 주셨다.
014_0048_c_09L 時如來鉢中故留殘食, 遣一化女 將此餘食, 與彼室內女菴提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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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화녀가 게송으로 알렸다.
014_0048_c_10L 時化 女人以偈告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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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은 여래께서 남기신 것으로 위없이 뛰어나신 분께서 주셨습니다. 제가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을 받드니 원컨대 어진 이여, 청정한 것을 받으소서.
014_0048_c_11L 此是如來餘,
無上勝尊賜,
我當承佛教,
願仁淸淨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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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 여인이 곧 게송으로 찬탄하여 말하였다.
014_0048_c_13L 其女菴提遮, 卽以偈歎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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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자대비시여 제가 집 안에 있는 줄 아시고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보내주시니 곧 우러러 성스러운 분의 뜻을 알겠습니다.
014_0048_c_14L 嗚呼! 大慈悲,
知我在室已,
今賜一味食,
尋仰睹聖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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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게송으로 그 화녀에게 답하여 말했다.
014_0048_c_16L 復以偈荅彼化女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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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마음속으로 대성(大聖)께서 행하시는 바를 생각하였다네. 일찍이 그대와 더불어 다름이 없으니 무슨 일인들 청정하지 않겠는가.
014_0048_c_17L 我常念所思,
大聖之所行,
未曾與汝異,
何事不淸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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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화녀는 암제차가 말한 게송을 듣고 나서 곧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014_0048_c_19L 其化女聞菴提遮說偈已, 卽沒不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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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는 마음으로 게송을 염송(念誦)하였다.
014_0048_c_20L 其女菴提遮, 以心念誦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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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아비는 지금 어디에 계시는지 원컨대 나타나시어 뛰어난 분을 뵙고 내 마음이 깨끗함을 아셨으면 좋으련만 속히 오시어 함께 법문을 들을 수 있었으면
014_0048_c_21L 我夫今何在? 願出見勝尊,
願知我心淨,
速來得同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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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49_a_01L
그때 암제차의 깨끗한 마음의 힘 때문에 그 남편이 마음을 따라 그곳에 이르렀다. 암제차는 그 남편을 보자 마음이 기뻐 게송으로 찬탄하여 말했다.
014_0048_c_23L 爾時, 菴提遮淨心力故, 其夫隨念卽 至其所。 是女菴提遮見其夫已, 心生 歡喜, 以偈歎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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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대승존(大勝尊)께서 지금 저의 소원을 들어 주셨으니 작은 계(戒)를 깨뜨림을 사양하지 않겠지만 함께 법문을 듣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014_0049_a_03L 嗚呼! 大勝尊,
今隨濟我願,
不辭破小戒,
恐當不同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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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남편은 암제차가 게송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나서, 곧 다시 게송으로 꾸짖어 말하였다.
014_0049_a_05L 其夫見菴提遮說偈言已, 卽還以偈 責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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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대는 크게 어리석도다 자신의 합당함을 잘 모르는구나. 수고롭게도 대성께서 남은 음식을 보내 주셨으니 계를 지킨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014_0049_a_07L 嗚呼! 汝大癡,
不知善自宜,
勞聖賜餘食,
守戒竟何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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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암제차는 그녀의 남편을 따라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가 각자 부처님과 모든 대중들에게 예를 올리고 공경히 서있었다.
014_0049_a_09L 時女菴提遮卽隨其夫往詣佛所, 各 自禮佛及諸大衆, 恭敬而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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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14_0049_a_11L 時女菴 提遮, 以偈歎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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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건대 대자비로 시방세계를 구호(救護)하시는 분께서 비밀장(秘密藏)을 열어 베푸시고자 저에게 청정한 남은 음식을 주셨습니다.
014_0049_a_12L 我念大慈悲,
救護十方尊,
欲設秘密藏,
賜我淨餘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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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大聖)은 너무 만나기 어렵고 세간 사람들 마음에는 의문이 있으니 누가 법을 여쭈어 중생들 보리의 터전을 일으키겠습니까?
014_0049_a_14L 大聖甚難會,
世心有所疑,
誰可問法者,
發衆菩提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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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014_0049_a_15L 爾時, 舍利弗卽白佛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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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어떤 여인이기에 갑자기 여기에 왔으며, 또 이와 같은 법을 설하고 게를 말하여 부처님께서 남기신 음식을 얻었습니까?”
014_0049_a_16L “ 世尊! 此是何 女人? 忽爾來至此, 復說如是法偈, 言 得餘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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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佛告舍利弗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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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인은 장자의 딸이다.”
“ 此是長者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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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다시 여쭈었다.
014_0049_a_18L 復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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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으며, 무슨 인연으로 여기에 왔습니까?”
“ 從何而來? 何因至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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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014_0049_a_19L 佛告舍 利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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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인은 먼 곳에서 온 것이 아니라 이 집 안에 있었다. 비록 부모님이나 권속들이 있었지만 그 지아비가 없었으므로 스스로 경계하고 공경하여 지아비의 인연을 따랐기 때문에 부모를 따라 가볍게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014_0049_a_20L “ 此女人不從遠來, 只在此室。 雖 有父母眷屬, 其夫不在, 以自誡敬順 夫因緣故, 不從父母輕爾出遊現於 大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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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時舍利弗白佛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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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49_b_01L “이 여인은 어떤 선한 인연 때문에 이 장자의 집에 태어났으며, 그 용모가 이와 같습니까? 또한 어떤 인연 때문에 이와 같은 장부와 금약(禁約)을 맺어 이렇듯 자기 마음대로 부처님과 성중들을 뵐 수 없습니까?”
014_0049_a_23L “ 是女以何善 因故, 生此長者家, 其容若此? 復以何 因緣故, 得如是士夫, 禁約若此, 不能 自由見佛及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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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곧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佛卽告舍利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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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직접 물어보아라.”
014_0049_b_03L “ 汝自 問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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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사리불이 그녀에 물었다.
時舍利弗問其女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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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인연 때문에 이 장자의 집안에 태어났으며, 또한 어떤 인연으로 이와 같은 사람을 지아비로 얻어 금계(禁戒)를 맺고 이렇듯 자기 뜻대로 부처님과 성중(聖衆)들을 뵙지 못하는 것입니까?”
014_0049_b_04L “ 汝以何因 緣, 生此長者家? 復以何因緣, 得如是 人爲夫, 禁戒若此, 不能自由見佛及 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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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其女菴提遮, 以偈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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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악한 일을 짓지 않아 이 장자의 집안에 태어났고 또한 여인의 모습에 집착하지 않아 이 청정한 지아비를 얻었습니다.
014_0049_b_07L 我以不惡生,
生此長者家,
又不執女相,
得是淸淨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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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집 안에 있으면서도 자재한 경지라고 여겼으니 이 분위(分位)2) 를 넘은 적이 없으므로 대성(大聖)께서 아시고 저에게 남은 음식을 주셨습니다.
014_0049_b_09L 我在內室中,
以爲自在竟,
是分未曾越,
聖知賜我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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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제 대덕(大德)께서는 그 진실된 까닭을 알지 못하고 실오라기만큼도 등에 지고 넘지 못하니 그러고도 대자재인이라 할 수 있는지요.
014_0049_b_10L 嗚呼! 今大德,
不知眞實由,
絲毫不負越,
故名大自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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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록 집 안에 있었어도 대성존(大聖尊)께서 마치 눈앞에 계신 것 같았는데 그대는 아라한이라 불리며 항상 따라다니면서도 보지 못하니
014_0049_b_11L 我雖內室中,
尊如目前現,
仁稱阿羅漢,
常隨不能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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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께서는 색신(色身)도 아니시고 또한 색신의 모습을 떠난 것도 아닌데 성문들은 파순(波旬)을 보고 큰 힘을 지닌 이라 일컫습니다.
014_0049_b_13L 大聖非是色,
亦不離色身,
聲聞見波旬,
謂是大力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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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지금 대덕께서는 성인의 작은 방편만을 따라 본원적인 까닭을 모르고 저에 대해 전도된 견해를 내시는군요.
014_0049_b_14L 嗚呼! 今大德,
隨聖少方便,
不知本元由,
於我生倒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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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사리불은 침묵하여 말을 그치고 스스로 마음속으로 생각하여 말하길 ‘이 사람은 어떤 여인이기에, 그 변재(辯才)가 이와 같아 내가 미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하였다.
014_0049_b_15L 爾時, 舍利弗默然而止, 私自念言: “ 此是 何女人? 其辯若此, 我所不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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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곧 사리불의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셨다.
014_0049_b_17L 佛卽知 其意, 而告之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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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問答)에서 물러나 다른 마음을 내지 말도록 하라. 이 여인은 이미 한량없는 부처님들이 말씀하신 바를 만났으니, 이 법약(法藥)에 대해 의심하지 말아라.”
014_0049_b_18L “ 勿退於問答, 生於異 心, 是女人已經値無量諸佛, 所說是 法藥, 勿疑之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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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문수사리가 암제차에게 물었다.
014_0049_b_20L 爾時, 文殊師利問菴提遮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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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태어남과 죽음의 뜻을 압니까?”
014_0049_b_21L “ 汝今知 生死義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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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荅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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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위신력이 있기 때문에 압니다.”
“ 以佛力故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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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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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안다면 태어남이란 어떤 것입니까?”
014_0049_b_22L “ 若知者生以何爲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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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荅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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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生]이란, 태어나지 않음[不生]을 태어나는 것으로써 뜻을 삼습니다.”
014_0049_b_23L “ 生以不生 生爲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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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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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태어나지 않음을 태어나는 것이 뜻이 됩니까?”
“ 云何不生生爲義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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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49_c_01L 암제차가 대답하였다.
014_0049_c_01L 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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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의 네 가지 연(緣)이 결국 일찍이 스스로 화합함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그 합당한 바에 따라 말한다면 태어남의 뜻이 됩니다.”
014_0049_c_02L “ 若能明知地、 水、 火、 風四緣, 畢竟 未曾自得有所和合, 而能隨其所宜 有所說者, 以爲生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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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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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ㆍ수ㆍ화ㆍ풍이 결국 스스로 화합하는 바가 없다는 것을 태어남의 뜻이라고 한다면, 마땅히 태어남의 상(相)도 없을 것이니, 무엇을 가지고 뜻을 삼겠습니까?”
014_0049_c_04L “ 若知地、 水、 火、 風, 畢竟不自得有所和合爲生 義者, 卽應無有生相, 將何爲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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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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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태어나는 곳에 있더라도 태어남이 없다면 이것이 바른 태어남이므로 그런 뜻이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014_0049_c_06L “ 雖在生處而無生者, 是爲正生, 故說 有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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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다시 물었다.
文殊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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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어떤 것입니까?”
“ 死以何爲義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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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014_0049_c_08L 答 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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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死]이란 죽지 않음[不死]을 죽는 것으로써 뜻을 삼습니다.”
“ 死以不死, 死爲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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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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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지 않음을 죽는 것으로써 죽음의 뜻을 삼습니까?”
014_0049_c_09L “ 云何以 不死死爲死義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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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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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ㆍ수ㆍ화ㆍ풍이 결국 스스로 흩어지는 바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그 합당한 바에 따라 말한다면, 이것이 죽음의 뜻이라 할 수 있습니다.”
014_0049_c_10L “ 若能明知地、 水、 火、 風, 畢竟不自得有所散, 而能隨 其所宜有所說者, 是爲死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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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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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ㆍ수ㆍ화ㆍ풍이 결국 스스로 흩어지지 않는다면, 곧 죽음의 상(相)도 없을 것인데, 무엇을 가지고 뜻을 삼겠습니까?”
014_0049_c_12L “ 若知地、 水、 火、 風, 畢竟不自得散者, 卽 無死相, 將何爲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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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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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죽는 곳에 있더라도 그 마음이 없어지지 않으면 이것이 바른 죽음이므로 그런 뜻이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014_0049_c_14L “ 雖在死處其 心不亡者, 是爲正死, 故說有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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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014_0049_c_15L 文殊 師利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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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常]이란 어떤 뜻입니까?”
“ 常以何爲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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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荅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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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이 결국 생하였다가 멸하고 변하고 바뀌어 정해진 것이 없음이 마치 허깨비와 같은 모습임을 분명히 알고 그 합당한 바에 따라 말한다면, 이것이 항상의 뜻입니다.”
014_0049_c_16L “ 若能 明知諸法畢竟生滅變易, 無定如幻 相, 而能隨其所宜, 有所說者, 是爲常 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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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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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모든 법이 결국 생멸(生滅)하여 정해진 것이 없음이 마치 허깨비와 같은 모습인 줄 아는 것이라면 이것은 곧 무상(無常)이라는 뜻인데, 어떻게 항상의 뜻이라 할 수 있습니까?”
014_0049_c_19L “ 若知諸法畢竟生滅無定如 幻相者, 卽是無常義, 云何將爲常義 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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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荅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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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은 생하였다 해도 스스로 생한 것이 아니고, 멸했다고 해도 스스로 멸한 것이 아니며, 나아가 변하여 바뀌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변하여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의 뜻이 된다고 말한 것입니다.”
014_0049_c_21L “ 諸法生而不自得生, 滅而不 自得滅, 乃至變易亦復如是, 以不自 得故, 說爲常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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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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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無常)은 어떤 뜻입니까?”
014_0049_c_23L “ 無常以何爲 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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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荅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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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0_a_01L “만일 모든 법이 결국 불생불멸(不生不滅)임을 알고 이와 같은 모습에 따라 그 합당함을 말한다면, 이것이 무상의 뜻입니다.”
014_0050_a_01L “ 若知諸法畢竟不生不滅, 隨 如是相, 而能隨其所宜有所說者, 是 爲無常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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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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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모든 법이 결국 불생불멸임을 안다면 곧 이것은 항상의 뜻인데, 어째서 무상의 뜻이라고 하는 것입니까?”
014_0050_a_03L “ 若知諸法畢竟 不生不滅者, 卽是常義, 云何說爲無 常義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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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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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모든 법은 자재하게 변하고 바뀌어서 정해진 모습이 없으므로 스스로 따를 수 없으니, 이와 같이 알 수 있기 때문에 무상의 뜻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014_0050_a_05L “ 但以諸法自在變易無 定相, 不自得隨, 如是知者, 故說有無 常義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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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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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空)은 어떤 뜻입니까?”
“ 空以何爲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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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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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모든 법의 모습이 일찍이 스스로 공하지 않고 무너짐이 없어 지금 존재하고, 공하지 않으면서 공하고, 존재하지 않으면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공의 뜻이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014_0050_a_07L “ 若 能知諸法相, 未曾自空, 不壞今有, 而 能不空空、 不有有者, 故說有空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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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014_0050_a_09L 又 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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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하지 않으면서 공하고 존재하지 않으면서 존재한다면, 아무 일도 없는 것이니, 어떻게 공의 뜻이라 할 수 있습니까?”
014_0050_a_10L “ 若不空空、 不有有者, 卽無有事, 將何爲空義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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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4_0050_a_11L 其女菴提遮, 則以偈 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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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훌륭한 대덕이여 참된 공[眞空]의 뜻을 모르십니까? 색(色)에는 자상(自相)이 없으니 어찌 공과 같지 않을 수 있습니까?
014_0050_a_12L 嗚呼! 眞大德,
不知眞空義,
色無有自相,
豈非如空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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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만약 저절로 공함이 있다면 색(色)을 포용할 수 없을 것이지만 공은 스스로 공하지 않기 때문에 온갖 색이 이를 따라 생겨납니다.
014_0050_a_14L 空若自有空,
則不能容色,
空不自空故,
衆色從是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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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문수사리가 다시 물었다.
014_0050_a_15L 爾時, 文殊師利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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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못 생(生)이 불생(不生)의 모습[相]임을 명백하게 안다면 생(生)은 머무는[留] 것입니까?”
014_0050_a_16L “ 頗有明知生 而不生, 相爲生所留者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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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대답하였다.
荅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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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비록 그 힘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분명하게 알더라도 생(生)이 머문다는 것은 옳습니다.”
014_0050_a_17L “ 有, 雖 自明見, 其力未充, 而爲生所留者是 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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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또다시 물었다.
又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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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못 무지하여 생의 성품[性]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결국 생은 머무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014_0050_a_19L “ 頗有無知不識生性, 而畢竟 不爲生所留者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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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답하였다.
荅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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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생의 성품을 알지 못한다면 비록 조복함을 바탕으로 약간의 편안한 곳을 얻더라도, 그 불안한 상(相)을 항상 다스려야 하며, 만약 생의 성품을 알 수 있다면 비록 불안한 곳에 있더라도 길(吉)한 상이 항상 앞에 나타납니다.
014_0050_a_20L “ 無! 所以者何? 若不見生性, 雖因調伏少得安處, 其 不安之相常爲對治。 若能見生性者, 雖在不安處, 而吉相常爲現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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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0_b_01L 만약 이와 같이 알지 못하면 비록 갖가지 뛰어난 변재와 담설(談說)을 갖추고 전적(典籍)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더라도 이는 곧 생멸심(生滅心)이며, 저 실상(實相)에 관한 긴밀하고 중요한 말을 하더라도 소경이 색을 구별하는 것과 같으니, 다른 사람의 말에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청색ㆍ황색ㆍ적색ㆍ백색ㆍ흑색이라고 말은 하지만 스스로는 색의 바른 모습을 볼 수 없으니, 지금 모든 법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014_0050_a_23L 若不 如是知者, 雖有種種勝辯談說甚深 典籍, 而卽是生滅心。 說彼實相密要 之言, 如盲辯色, 因他語故, 說得靑、 黃、 赤、 白、 黑, 而不能自見色之正相; 今不 能見諸法者, 亦復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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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금 생하여도 생한 것은 죽게 되니, 죽는다면 그 사람에게는 곧 생사의 뜻이 없는 것입니다. 상(常)과 무상(無常)에 묶여 있는 경우도 이와 같습니다.
014_0050_b_05L 但今爲生, 所 生爲死, 所死者於其人, 卽無生死之 義耶! 若爲常、 無常所繫者, 亦復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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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알아야만 하니, 대덕이시여, 공(空) 또한 스스로 공할 수 없는 까닭에 공의 뜻이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014_0050_b_07L 當知, 大德! 空者亦不自得空, 故說有 空義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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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014_0050_b_09L 爾時, 佛告文殊師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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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그렇다. 암제차가 말한 내용은 진실하여 틀림이 없으니, 태양이 차가워질 수 있고 달이 뜨거워질 수 있다하더라도 이 암제차가 말한 것은 바뀔 수 없다.”
014_0050_b_10L “ 如是, 如是! 如菴 提遮所說, 眞實無異。 日可令冷, 月可 令熱, 是菴提遮所說, 不可移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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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사리불이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014_0050_b_12L 時舍 利弗復問其女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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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지혜와 말솜씨가 이와 같아서 부처님께서도 칭찬하실 정도이고, 우리들 성문으로서는 미칠 바가 아닌데, 어찌하여 이런 여인의 모습을 떠나지 않는 것입니까?”
014_0050_b_13L “ 汝之智慧辯才若 此, 佛所稱歎, 我等聲聞之所不及, 云 何不能離是女身色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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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답하여 말했다.
其女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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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덕께 묻고자 하니 곧 생각 나는 대로 저에게 대답해 주십시오. 대덕이시여, 대덕께서는 지금 현재 남성이십니까?”
014_0050_b_15L “ 我 欲問大德, 卽隨意答我。 大德! 今現是 男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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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말하였다. “저는 비록 겉모습은 남성이지만 마음은 남성이 아닙니다.”
014_0050_b_17L 舍利弗言: “ 我雖色是男, 而心非 男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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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저도 그와 같습니다. 대덕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비록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여성이 아닙니다.”
014_0050_b_18L 其女言: “ 大德! 我亦如是, 如大德 所言, 雖在女相, 其心卽非女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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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현재 지아비에게 잡혀 매여 있으니, 어떻게 그와 같을 수 있습니까?”
014_0050_b_19L 舍利 弗言: “ 汝今現爲夫所拘執, 何能如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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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대답하였다. “대덕이시여, 스스로 자기가 한 말을 믿습니까?”
014_0050_b_20L 其女答曰: “ 大德! 能自信己之所言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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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말하였다. “내 자신이 한 말을 어찌 스스로 믿지 않겠습니까?”
014_0050_b_21L 舍 利弗言: “ 我之自言, 云何不自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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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대답하였다.
014_0050_b_22L 其女 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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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0_c_01L “만일 스스로 믿으신다면, 대덕이시여, 앞서 저에게 ‘나의 모습은 남성이지만 마음은 남성이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곧 마음과 모습[色]에 두 가지 쓰임이 있는 것입니다.
만일 대덕께서 이런 말을 스스로 믿으신다면 저에 대해서 지아비가 있다는 그릇된 견해를 내지 않았을 것이니, 대덕께서 스스로 남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에 대해 여성이라는 상(相)을 내게 되고, 저를 여인의 모습으로 여겼기 때문에 대덕의 마음을 무너뜨린 것입니다. 자기는 남성이고 저 사람은 여성이라는 견해를 일으킨다면, 법에 대해 진실한 믿음을 낼 수 없습니다.”
014_0050_b_23L “ 若自信者, 大德前言說‘ 我色是 男而心非男’ 者, 卽心與色有所二用 也。 若大德自信此言者, 於我所不生 有夫之惡見, 大德自男, 故生我女相, 以我女色故, 壞大德心也; 而自男見 彼女者, 則不能於法生實信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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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말하였다. “제가 당신에 대해서 감히 나쁜 생각을 냈겠습니까?”
014_0050_c_05L 舍利 弗言: “ 我於汝所不敢生於惡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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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대답하였다. “다만 세존을 대하고 있기 때문이니, 감히 이것을 진실한 말이라 할 수 있습니까? 만약 진실로 나쁜 생각을 내지 않았다면 어떻게 저에게 ‘당신은 지금 현재 지아비에게 잡혀 매인 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이 말은 어디로부터 온 것입니까?”
014_0050_c_06L 其女 答曰: “ 但以對世尊故, 不敢是實言也。 若實不生惡見者, 云何說我言‘ 汝今 現爲夫所拘執’ 耶? 是言從何而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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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말하였다. “제가 익힌 것을 여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한 것이니, 진실한 마음이 아닙니다.”
014_0050_c_09L 舍 利弗言: “ 我以久離習故, 有此之言非 實心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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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물었다.
其女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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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이시여, 제가 지금 물을 것이니, 생각나는 대로 저에게 대답해 주십시오. 대덕께서는 이미 오래 전에 남녀에 대한 차별적인 모습을 여의었다고 하셨습니다. 대덕이시여, 모습[色]을 오래 전에 여의었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마음을 오래 전에 여의었다는 것입니까?”
014_0050_c_11L “ 大德! 我今問者隨 意答我。 大德旣言久離男女相者, 大 德色久離? 心久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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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침묵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14_0050_c_13L 時舍利弗, 默然不 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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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암제차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爾時, 菴提遮以偈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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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마음을 오래 전에 여의었다면 끝내 견해를 내지 않아야 할 것인데 누가 여인이라는 생각을 지어 모습에 대해 깨끗하지 못한 생각을 일으켰습니까?
014_0050_c_14L 若心得久離,
畢竟不生見,
誰爲作女人,
於色起不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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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모습을 오래 전에 여의었다고 한다면 법이 본래 스스로 있지 않으니 끝내 물듦이 없었을 텐데 무엇으로 악한 생각을 짓는 것입니까?
014_0050_c_16L 若論色久離,
法本不自有,
畢竟不曾污,
將何爲作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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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 대덕께서는 헛되이 배워서 알지 못하므로 자신은 남성이고 저는 여성이라 하시니 어찌 허망한 생각으로 잘못되었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014_0050_c_17L 嗚呼! 今大德,
徒學不能知,
自男生我女,
豈非妄想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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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앞에서 뉘우치시고 법에 대해 의심을 내지 마십시오. 제가 앞에서 한 말은 부처님께서 위신력으로 호지(護持)한 것입니다.
014_0050_c_18L 悔過於大衆,
於法勿生疑,
我上所言說,
是佛神力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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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제차가 게송을 마치자 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과 천(天)과 인간 천여 명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얻었다.
014_0050_c_20L 時菴提遮說是偈已, 其比丘、 比丘尼、 優婆塞、 優婆夷、 天及人一千餘人, 得 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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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1_a_01L 5천의 무리가 있었으니, 그 가운데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은 자들과 법안(法眼)을 얻은 자들과 또한 마음의 해탈[心解脫]을 얻은 자들이 있었다. 저 수많은 성문 무리 가운데 불법(佛法)을 신행함에 있어 스스로 부끄럽다고 여기는 이들이 한없이 많았다.
014_0050_c_23L 有五千衆, 於中得無生法忍者、 得法眼者、 又得 心解脫者。 其無量聲聞衆, 而於佛法 自生慚恥者無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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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014_0051_a_03L 爾時, 佛告舍利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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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인은 평범한 여인이 아니다. 이미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을 뵈었고, 항상 이와 같은 『사자후요의경(師子吼了義經)』을 설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되게 하였다. 나도 이 여인과 더불어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을 모셨으니, 이 여인도 오래지 않아 마땅히 정각을 이룰 것이다. 이 많은 무리 가운데서 이 여인이 말한 법의 요체에 대해 진실한 믿음을 내는 이들은 모두 이미 오래 전에 이 여인이 법을 말한 것을 들었기 때문에 지금 곧 바른 믿음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사자후요의경」을 진실되게 받아서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014_0051_a_04L “ 是女人非是凡也。 已 値無量諸佛, 常能說如是師子吼了 義經, 利益無量衆生。 我亦自與是女 人同事無量諸佛已, 是女人不久當 成正覺。 是諸衆中, 於是女人所說法 要卽能生實信者, 皆已久聞是女人 所說法故, 今則能生正信。 是故, 應當 諦受是『師子吼了義經』勿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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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014_0051_a_11L 佛告阿 難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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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마땅히 이 장자의 딸 암제차가 말한 『사자후요의문답경』의 문장을 받아 지니도록 하라. 다음으로 그대에게 부촉(付囑)하니, 그대는 마땅히 잘 받아 지녀야 한다.”
014_0051_a_12L “ 汝當受持此長者女菴提遮以 師子吼了義問答經章句次第, 付囑 於汝, 汝當諦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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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다 받아 지니겠습니다.”
014_0051_a_14L 阿難白佛言: “ 唯然, 世 尊! 今悉受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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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대중들은 암제차 여인이 말한 법문을 듣고 나서 마음이 매우 기뻐서 뛰어오를 듯한 즐거움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으며, 각기 스스로 설한 것과 같이 수행하였다.
014_0051_a_15L 爾時, 大衆聞女菴提遮 說法已, 心大歡喜, 踊悅無量, 各自如 說修行。
佛說長者女菴提遮師子吼了義經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불교의 전적(典籍)을 말하며, 불교 이외의 서적을 외전(外典)이라고 한다.
2) 사물에 따라 나눠진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