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628_a_01L범지알파라연문종존경(梵志頞波羅延問種尊經)
019_0628_a_01L梵志頞波羅延問種尊經
동진(東晋) 서역삼장(西域三藏) 축담무란(竺曇無蘭)한역
019_0628_a_02L東晉西域三藏竺曇無蘭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9_0628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5백 명의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019_0628_a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有五百比丘俱
사위성에는 5백 명의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성을 나와 자기들 농막[田盧]으로 가서 둘러 앉아 이야기하였다.
“이 땅에 처음 사람이 생겨났을 때에 그들은 모두 우리 바라문 종족이었고, 둘째 종족은 찰리(刹利), 셋째 종족은 농부, 넷째 종족은 기술자[工師]였는데 우리 종족이 가장 높다.
019_0628_a_05L舍衛城中有婆羅門五百人五百人相將俱出城自至其田廬相與共坐講議言本初起地上人時皆是我曹婆羅門種二種者剎利第三種者田家第四種者工師我曹種最尊
처음 이 땅에 사람이 생겨났을 때에 그들은 모두 우리 종족이었다. 우리 종족이 처음 날 때에는 모두 입으로부터 났는데 지금 사람들은 모두 밑으로부터 난다. 천하에 있는 사람들 중에 우리 종족이 가장 높다. 우리 종족은 모두 일곱째 범천의 자손인데, 부처는 도리어 ‘세상에는 한 종족뿐이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우리 종족을 저 찰리종족이나 농부, 기술자 종족과 같다고 한다. 우리 종족은 죽으면 모두 범천에 올라가는데, 부처는 우리 종족을 저 범부들과 같다고 한다.”
019_0628_a_10L初起地上作人皆是我曹種初生時從口中出世人反從下出在天下者我曹種爲最尊我曹種皆是第七梵天子孫反言天下一種耳佛皆持我曹種剎利田家工師種等我曹種死皆上梵天佛反持我曹種與凡人等
그들은 또 이야기하였다.
“누가 능히 저 부처와 토론하여 이 종족을 분별할 수 있겠는가?”
019_0628_a_16L自相與議誰能與佛共講議分別是種者
이 때 어떤 바라문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나이는 15, 6세요, 이름을 알파라연대성[頞波羅延大聖]이라 하였다. 그는 기술학에 밝고 미래의 일을 내다봤다. 5백 명의 바라문 중에는 그와 짝할 이가 없어 모두 그를 스승으로 섬겼다. 또한 그는 경전을 잘 설명할 줄 알았고 온 세상의 일을 알았으며, 그 몸에는 기이한 상을 지니고 있었다.
019_0628_a_17L時有婆羅門有一子年十五六字頞波羅延大聖明工書知方來之事五百婆羅門中無有能與等者皆師事之能說經知天下事頞波羅延大聖身有奇相
그 바라문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알파라연만이 부처와 토론할 수 있을 뿐 우리는 저 부처를 상대하여 토론할 수 없다.”
019_0628_a_22L諸婆羅門自共議言獨頞波羅延能與佛共談我曹皆不能與佛共談
019_0628_b_01L그 5백 명의 바라문들은 다 같이 알파라연에게 말하였다.
“부처는 온 세상 사람은 다 한 종족이라 합니다. 우리 종족은 저 찰리종족이나 농부, 기술자 종족과 다릅니다. 우리 종족은 범천에서 내려와 입으로부터 났지만, 지금 세상 사람들은 밑으로부터 났습니다. 그런데 부처는 ‘천하에는 네 가지 종족이 있지만 그 네 종족은 다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알파라연께서는 스스로 굽혀 저 부처에게 가서 그를 상대로 토론해주시기 바랍니다.”
019_0628_b_02L五百人共告頞波羅延言佛以天下人爲一種我曹種與剎利田家工師異我曹種從梵天來下生從口今世人生反從下出佛言天下有四種四種皆佳願頞波羅延自屈俱往與佛共講
알파라연은 말하였다.
“그 부처님이 바른 도를 가지고 바른 도로 대답할 수 있으면 나는 바라문 종족들과 함께 가겠지만 그는 도를 가지지도 않았고 그 도가 바르지도 않다.”
019_0628_b_07L頞波羅延言佛持正道答應正道者欲持婆羅門種往不其有持道道正也
5백 명의 바라문들은 말하였다.
“우리는 알파라연님을 스승으로 섬기는데 왜 그에게 가서 이 네 종족의 일을 말하려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두번 세번 되풀이하다가 알파라연은 곧 일어나 5백 명의 바라문들과 함께 부처님이 계시는 기수(祇樹)로 갔다.
019_0628_b_09L五百人皆言我曹持頞波羅延作師何爲不往講是四種如是者再三頞波羅延卽起與五百人俱到佛所祇樹
아난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이가 15, 6세인 바라문의 아들 알파라연이 그를 따르는 5백 명의 장로 바라문들과 함께 밖에 와 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불러 들여라.”
019_0628_b_12L阿難白佛有婆羅門子字頞波羅延年十五六所從五百長老婆羅門來在外佛言呼入
아난은 밖으로 나가 알파라연을 들어오게 하였다. 알파라연과 5백 명의 바라문은 들어갔으나 부처님께 예배하지 않고 모두 서서 말하였다.
“사소한 일이나마 부처님께 묻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앉아라.”
019_0628_b_14L阿難出請頞波羅延入頞波羅延等五百人皆住不爲佛作禮自說言有小事欲問佛佛言可坐
알파라연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나는 묻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답해 주십시오.”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어서 말해 보라.”
019_0628_b_17L頞波羅延白佛我欲有所問寧可相答佛言所疑者便說之
알파라연은 말하였다.
“우리 종족은 저 찰리종족이나 농부, 기술자 종족들과 다릅니다. 우리 종족은 범천의 자손입니다. 우리 선조가 처음 날 때에는 모두 입으로부터 나왔습니다. 그리고 죽어서는 모두 천상에 올라갑니다.”
019_0628_b_19L頞波羅延言我曹種道說與剎利田家工師種異言我曹種是梵天子孫我曹先祖初生時皆從口出死皆上天
019_0628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 법에서는 종족들이 다르다고 말하지 않는다. 만일 바라문 남자가 찰리종족의 여자에게 장가가면 찰리종족의 여자가 자식을 낳을 것이다. 찰리종족의 남자가 농부의 여자에게 장가가면 농부의 여자가 자식을 낳을 것이며, 농부의 남자가 기술자 종족의 여자에게 장가가면 지술자 종족의 여자가 자식을 낳을 것이요, 기술자 종족의 남자가 바라문의 여자에게 장가가면 바라문의 여자가 자식을 낳을 것이다.”
019_0628_b_22L佛報言我經不道說異種若婆羅門娶剎利女剎利女爲生子剎利娶田家女田家女爲生田家娶工師女工師女爲生子師娶婆羅門女婆羅門女爲生子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우리 법에서는 행(行)을 근본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선을 행한 사람이 가장 위대한 종족이다. 천하에 존귀한 자는 모두 선을 행함으로써 얻는 것이지 종족으로 얻는 것이 아니다.
나는 과거 무수한 겁 동안 바라문의 아들이 되기도 하였고 찰리종족의 아들이 되기도 하였으며 농부의 아들이 되기도 하였고 기술자 종족의 아들이 되기도 하였으며, 또 스스로 왕자가 되었다가 지금은 부처가 되었다.”
019_0628_c_03L我經中以施行爲本施行善者最爲大種其天下尊貴者皆施行善得不以種得也我先世無數劫時作婆羅門子亦作剎利子亦作田家亦作工師子自致爲王子今身爲
부처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나는 너에게 한 가지 일을 물을 것이니 너는 사실대로 대답하라.”
019_0628_c_09L佛告頞波羅延我問若一事若如事說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세상에서 양가의 아들로서 남의 종이 되었다가 종의 신분을 면하고 다시 양가의 아들이 되는 것을 보았는가?”
알파라연은 아뢰었다.
“월지국(月支國)에 그런 일이 있다는 말을 나는 들었습니다.”
019_0628_c_10L佛言若見世閒人善家子爲人作奴奴反免爲人作子不頞波羅延白佛言我聞月支國中有是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슨 이유로 양가의 아들이 종이 되고 그 종이 다시 양가의 아들이 되는가. 그 종은 마음으로 선을 행하였기 때문에 양가의 아들이 되고, 양가의 아들은 마음으로 악을 행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팔려 남의 종이 된 것일 뿐이다. 너희들은 사람에게 그러한 종족이 있다고 말하지만 사람의 종족이 어디 있는가?”
019_0628_c_12L佛言是何等故善家子反作奴奴反爲人作子是奴志意施行善故人用作子子作奴者志意施行惡故自賣爲人作奴耳若曹言人有種如是者人種在何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바라문이나 찰리종족, 농부, 기술자의 이 네 종족 가운데 살생을 매우 좋아하고 도둑질이나 음행을 좋아하며 이간질 하는 말이나 욕설, 거짓말이나 참소(讒訴)하기를 좋아하고, 어리석은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며 성내거나 제사하기를 좋아하는 자가 있다면 이런 행을 행하는 사람은 지옥에 떨어지지 않겠는가?”
019_0628_c_17L佛言若有婆羅門剎利田家師是四種甚爲憙殺憙盜憙婬憙兩舌憙惡口憙妄言憙讒人喜與癡人相隨喜瞋怒喜祠祀作是行者寧墮地獄中
알파라연은 대답하였다.
“바라문 종족들은 ‘비록 그런 악이 있더라도 우리 종족은 가장 높다. 우리는 범천의 자손으로서 태어나기는 입으로부터 나왔고 죽어서는 모두 하늘에 올라간다.’라고 말합니다.”
019_0628_c_21L頞波羅延言婆羅門種說雖有是我種最尊是梵天子孫生從口出死皆當上天
019_0629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바라문 종족이나 찰리종족, 농부, 기술자 종족 가운데 살생할 마음이 없고 도둑질이나 음행할 마음이 없으며 이간질이나 욕설이나 거짓말하려는 마음이 없고 다른 이를 참소하는 일을 기뻐하는 마음이 없고, 어리석은 이를 따르는 일을 기뻐하는 마음이 없으며 성내거나 제사하기를 기뻐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런 사람도 죽어서는 천상에 나지 않겠는가?”
019_0628_c_23L佛言其有婆羅門剎利田家工師種無殺心無盜心無婬心無兩舌心無惡口心無妄言心無憙讒人心無憙隨愚癡心無憙瞋恚心祠祀心如是死者不生天上耶
알파라연은 말하였다.
“그런 사람은 다 천상에 날 것입니다.”
019_0629_a_03L頞波羅延言如是皆生天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너희들이 말하는 종족의 부류는 어디 있는가?”
019_0629_a_04L佛言若說種類者在何所
부처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종족의 부류는 모두 마음과 뜻과 식별에 따라 생기는 것이다. 마음과 뜻과 식별로 선을 행하면 천상이나 인간에 날 것이요, 마음과 뜻과 식별이 악하면 벌레나 짐승 등 축생이나 귀신,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019_0629_a_05L佛言人種類皆從心意識出心意識施行善者生天上人閒心意識惡者入虫獸畜生鬼神地獄道中
그러므로 어떤 바라문이나 찰리, 농부, 기술자 종족으로서 그 행이 악하면 역시 세 갈래 나쁜 길에 들어간다. 만일 그렇다면 그 종족이란 어디 있는 것인가?
019_0629_a_08L其有婆羅門剎利田家工師種施行惡者同入三惡道中如是者在何所
바라문 종족의 행에도 선과 악이 있고, 찰리 종족의 행에도 선과 악이 있으며, 농부의 종족에도 선과 악이 있고, 기술자 종족에도 선과 악이 있다. 그렇다면 너희들이 말하는 그런 종족은 과연 어디 있는가?
019_0629_a_10L婆羅門種施行亦有善惡利種施行亦有善惡田家種施行亦有善惡工師種施行亦有善惡若曹自說言有種如是種爲在何所
만일 바라문이 허공을 원망하고 찰리나 농부나 기술자의 원한도 허공을 원망하되 허공을 중상 할 수 없나니 그것은 평등하게 마음을 쓰기 때문이다. 다만 바라문이 고의로 세상에서 자기를 가장 높다고 뽐내는 것일 뿐이다.
019_0629_a_13L若婆羅門持意怨是虛空剎利田家工師亦怨是虛空不能中傷也用意言等但婆羅門持意自貢高世閒耳
바라문과 찰리와 농부와 기술자 종족들이 다 같이 큰 시냇물에 들어가 제각기 때를 밀어서 물속에 떨어뜨릴 때 과연 ‘이것은 바라문의 때이다. 이것은 찰리의 때이다. 이것은 농부의 때이다. 이것은 기술자 종족의 때이다’라고 분별하여 알 수 있겠는가?”
019_0629_a_16L婆羅門種剎利田家工師種入大溪水中各自浴垢墮水中寧能別知是婆羅門垢剎利垢田家垢工師垢不
알파라연은 말하였다.
“때가 큰 시냇물 속에 있기는 하지만 어디 있는지는 모를 것입니다.”
019_0629_a_19L頞波羅延言垢在大溪水中當知在何所
“너는 사람의 때도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우리 종족은 본래 천상에 있으면서 입으로부터 났고 다른 사람은 밑으로부터 났다. 사람 중에서 우리 종족이 가장 존귀하다’고 말하겠는가?”
019_0629_a_20L若尚不知人垢反言我種在天上從口出餘人從下出我種人中最尊
019_0629_b_01L부처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만일 국왕이 ‘어떤 나라, 어떤 고을, 어떤 마을에 어떤 바라문의 아들이 그 덕이 높고 현명하며, 어떤 찰리의 아들이 덕이 높고 현명하며, 어떤 농부의 아들이 덕이 높고 현명하며, 어떤 기술자 종족의 아들이 덕이 높고 현명하다’는 말을 들으면, 왕은 곧 그들을 모두 불러 신하로 삼되 그 종족의 부류는 묻지 않는다. 왕은 그 덕이 높고 재주가 뛰어나며 현명한 자에게 먼저 좋은 나라와 고을을 주면서 왜 그 아들들의 종족의 부류는 묻지 않는가?
019_0629_a_23L佛告頞波羅延若國王聞某國某郡縣某聚落有婆羅門及子高明有剎利及子高明有田家及子高明有工師及子高明王卽徵召俱爲王臣王豈問種類耶其高才明達者王卽先與好郡國王何以不問子種類
만일 종족의 부류가 있다고 말한다면 알파라연아, 너희들의 계율은 어디 있는가. 여러 장로들을 따라 그 장로들의 윗자리에 앉을 때, 그 5백의 바라문들은 왜 너희들의 종류를 너희들의 스승으로 삼은 것을 꾸짖지 않는가.
019_0629_b_05L若曹言有種類者爲頞波羅延若戒在何所從諸長老坐在長老上是五百人以不責若種類若作師
또 바라문과 찰리와 농부와 기술자 종족과 그 밖의 다른 종족들이 추울 때에 크게 지펴놓은 불가에 함께 있으면 불기운은 한 종족에만 가지 않고 따뜻한 기운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전달될 뿐이다.
019_0629_b_08L其有婆羅門剎利田家工師種及餘種寒時俱在大火邊火熱不獨至一種所溫熱皆等耳
또 바라문과 찰리와 농부와 기술자 종족이 하나의 커다란 배를 타고 물을 건널 때면, 그 배는 바라문 종족만 건네주지 않고 또 다른 종족만을 건네주지도 않는다.”
019_0629_b_11L若有大舩渡水婆羅門剎利工師種俱在一舩上渡舩不獨渡婆羅門種亦不獨渡餘種
부처님께서 이어 알파라연에게 물으셨다.
“만일 바라문과 찰리와 농부와 기술자 종족과 또 다른 종족의 태아들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열 달이라는 기한이 혹시 더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이 있는가?”
알파라연은 대답하였다.
“모두 다 열 달일 뿐이지 거기에는 누구도 더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습니다.”
019_0629_b_13L佛問頞波羅延若婆羅門剎利田家工師種亦餘種子在母腹中時同十月有增減頞波羅延言皆十月耳無有增減
“그렇다면 너희들은 무슨 이유로 ‘우리 종족은 범천의 자손으로서 입으로부터 났다’고 말하는가. 또 해와 달은 왜 바라문 종족ㆍ찰리 종족ㆍ농부 종족ㆍ기술자 종족과 또 다른 종족 중에서 너희 한 종족만 비추지 않고 다른 종족까지 함께 비추는가?”
알파라연은 말하였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 종족은 다른 종족보다 훌륭하다’고 말합니다.”
019_0629_b_17L若曹何以說言我種梵天子孫從口出婆羅門種剎利種田家種師種亦餘種日月何以不獨照若一何爲幷照餘種頞波羅延言我種自說言勝餘種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아비가 나귀이고, 어미가 말이라면, 그 어미인 말이 낳은 새끼 이름은 무엇인가.”
알파라연은 말하였다.
“그것은 노새라고 합니다.”
019_0629_b_21L佛告頞波羅延有驢父馬母馬爲生子名是何等頞波羅延名騾
“아비 이름도 노새가 아니고, 어미 이름도 노새가 아닌데 너는 왜 노새라고 하는가.”
“우리 조상들이 노새라고 부르기에 나도 따라서 노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019_0629_b_23L父亦不字爲騾母亦不字爲若何以字爲騾我先祖呼作騾隨言騾
019_0629_c_01L“아비가 말이고 어미가 나귀일 때, 그 나귀가 새끼를 낳으면 무엇이라고 부르는가?”
“트기라고 합니다.”
019_0629_c_02L有馬父驢母驢爲生子若名爲何等字爲駏驉
“아비 이름도 트기가 아니고 어미 이름도 트기가 아닌데 너는 어떻게 트기인 줄 아는가.”
“우리 조상들이 트기라고 부르기 때문에 나도 따라서 트기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019_0629_c_03L父亦不字爲駏驉亦不字爲駏驉若何知爲駏驉我先祖呼爲駏驉因隨言駏驉
“바라문이 찰리 여자에게 장가가서 그 찰리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그 종족은 무엇인가. 바라문 종족과 찰리 종족이라고 하겠는가.”
알파라연은 말하였다
“무슨 종족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019_0629_c_05L婆羅門娶剎利女剎利女爲生子當名爲何等當言婆羅門種剎利種頞波羅延言不知當呼何種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스스로 그 종족도 모르면서 어찌하여 노새나 트기라 부르는가.
019_0629_c_08L佛言若不自知類以名騾駏驉
또 찰리 종족의 여자가 바라문을 위해 아들을 낳아 너희 문중에 들어와서 너희 제사를 따르고 너희 종족을 따르다가 뒷날 그 아이가 덕이 높고 현명한 사람이 됐다면 너희들은 그를 받들어 섬기겠는가, 쫓아내겠는가?”
019_0629_c_09L剎利女爲婆羅門生子若門中隨若祠祀隨若種類是兒然後高明若曹當承事當出去
“우리는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019_0629_c_11L我曹當承事
“바라문이 농부 종족의 여자에게 장가들어 그 여자가 아들을 낳았을 때 그 아들이 살생할 마음과 도둑질할 마음과 음행할 마음이 있고, 이간질할 마음과 욕설할 마음과 거짓말할 마음과 참소할 마음이 있으며, 어리석은 이를 따를 마음과 성낼 마음과 제사할 마음이 있다. 너희들은 그런 행을 가진 사람과 사귀겠는가?”
019_0629_c_12L婆羅門娶田家女田家女爲生子有殺心有盜心有婬心有兩舌有惡口心有妄言心有讒人心憙隨愚癡心有瞋恚心有祠祀心是行者若曹與相隨不
“우리는 사귀지 않습니다. 그 아들은 마음과 뜻과 식별로 악을 행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쫓아내고 우리 무리 속에 들여 놓지 않을 것입니다.”
019_0629_c_16L我曹不與相子心意識施行惡我曹當逐出內我曹群輩中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스스로 말하기를 ‘우리는 범천의 자손으로서 입으로 부터 났으며 죽어서는 하늘에 올라간다’고 하였다. 그런데 너희들은 다만 그의 마음과 뜻과 식별이 악을 행하는 것만을 보고 쫓아내려고 하는구나. 그러면서 왜 종족을 말하는가?”
019_0629_c_18L佛言若曹自說是梵天子孫生從口出死當上天若曹但見心意識施行惡便生相逐何爲道說種類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만일 바라문 종족 중에 부모에게 불효하고 살생과 도둑질 등의 열 가지 악행을 좋아하는 자가 있으면 그는 죽어서 어떤 길로 갈 것인가?”
알파라연은 말하였다.
“마음과 뜻과 식별로 그와 같은 행을 하는 자는 죽으면 지옥에 들어갈 것입니다.”
019_0629_c_21L佛言若有婆羅門種中有不孝父母者憙殺盜行十惡者死當趣何道頞波羅延言心意識施行如是死當入地獄中
019_0630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말하기를 ‘우리 종족은 본래 범천이며, 입으로부터 나서 사람 중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데 어떻게 지옥에 들어가겠는가?”
019_0630_a_01L佛言若曹言我種本梵天生從口出於人中最尊何爲入地獄中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천하 사람들에게는 종족의 구별도 없고 항상 같은 종족도 없다. 덕이 높고 현명한 사람이란 마음으로 선을 생각하고 선을 행하기를 좋아하면 이런 사람은 존귀한 자가 되며,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고 악을 행하면 그것을 하천한 자라고 하는 것이다.”
019_0630_a_03L佛言天下人無種類無有常高明者心意志善施行好是爲尊心意施行惡是爲下賤
이 때 알파라연은 생각하였다.
‘나는 본래 오고 싶지 않았는데 여러 사람들이 나를 오게 하였다.’
그는 또 생각하였다. ‘나는 처음부터 부처님과 논쟁을 벌이려는 마음이 없었다. 부처님의 도는 올바르다고 나는 계속 말하여왔기 때문이다.’
019_0630_a_05L頞波羅延自思念我本不欲來衆人共使我來自思惟我本意不得與佛諍我續言佛道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처음에는 ‘사람은 종족이 좋아야 한다’고 말하더니 지금은 도리어 ‘나에게 마음과 뜻이 좋아야 한다.’고 말하는구나.”
알파라연은 생각하였다.
‘부처님 말씀은 나의 앞뒤를 막아 버리신다.’
019_0630_a_08L佛言若本時言人當種佳反就我言心意志佳頞波羅延自思佛語遮我前後
이에 부처님께서 알파라연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에 바라문 일곱 사람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도가 있었고 날마다 하늘에 제사하였다. 그들도 스스로 ‘우리는 범천의 자손으로서 입으로부터 났고 일반 사람들은 밑으로부터 났다. 우리 종족은 일반 사람들과 다르다. 우리 종족은 죽어서 모두 하늘에 올라간다.’고 생각하였다.”
019_0630_a_10L佛告頞波羅延往去時有七婆羅門皆有道日日祠祀於天七婆羅門亦自道說我是梵天子孫我曹生亦從口出凡人從下我種與凡人異我種死皆當上天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나 역시 그때 도인으로서 이름을 아혁(阿洫)이라 하였고 사람들은 내 도를 가리켜 천도(天道)라 불렀다. 나는 그 때 그 바라문 일곱 명이 불을 제사지내는 사당에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모두 ‘우리는 죽으면 이 불빛처럼 하늘로 올라간다.’고 말하였다.”
019_0630_a_14L佛言我是時亦作道人字阿洫衆人共呼我道爲天道我是時見七婆羅門乃在焰火祠諸婆羅門皆言我曹死當如是火光當上天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나는 그들의 하는 짓을 보고 스스로 몸을 변하여 손에는 황금 자루로 된 깃대를 들고 몸에는 흰 옷을 입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수레를 빌려 그들에게로 갔다.
019_0630_a_18L佛言我見子曹所爲我自變身體手持黃金柄幢身著白衣從人假車而往至七婆羅門所
이 때 그들은 거닐고 있다가 나를 보고 불렀다.
‘바라문의 도는 어디서 왔소?’
019_0630_a_21L七婆羅門時經行及子曹見呼我作婆羅門道從何所來
019_0630_b_01L일곱 바라문들은 말하였다.
‘그대가 천도라면 우리와 거의 같은데 왜 좋은 옷을 입고 수레에 실려 손에는 황금 깃대를 들고 있소. 그대는 어디서 태어났으며, 어디로 가려는 것이오. 어디서 오며 무엇 하러 여기 왔소?’
019_0630_a_22L七婆羅門言若是天道略與我等何以著好衣載車手持黃金幢若從何所生欲至何所從何所來何以來到是間
이 때 나는 그들과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모두 화를 내며 나를 죽이려고 주문을 외웠다. 그들이 주문을 외우자 내 얼굴은 더욱 좋아졌다. 그들이 거듭 주문을 외울수록 내 얼굴빛은 더욱 더욱 좋아져갔다.
019_0630_b_02L時我不與語子曹見我不語皆瞋呪我欲令我住死子曹呪我我面更子曹更復呪我面色復重好
그들은 크게 놀라면서 말하였다.
‘우리가 주문을 외우면 누구나 다 죽는데 지금 우리가 주문을 외웠는데도 얼굴빛이 더욱 좋아지는구나.’
019_0630_b_05L七婆羅門大驚言我曹所呪者皆死今我呪之面色復更好
그들은 다시 아혁을 불러 말하였다.
‘생각하라. 자네는 어떤 도로 가려하느냐?’
019_0630_b_07L更復呼阿洫自思子欲趣何等道
아혁은 대답하였다.
‘내 도가 훌륭한데 너희들은 왜 화를 내느냐. 너희들은 이 아혁의 천도(天道)를 들었는가?’
019_0630_b_08L阿洫卽答言我道意勝若曹何爲怒若曹聞阿洫道天道不
그들은 말하였다.
‘우리는 듣지 못하였다.’
子曹言我不聞
‘현자 도인이 만나면 서로 물어보아야 하는데 왜 성을 내는가?’
019_0630_b_10L賢者道人相見當相問何爲相瞋
아혁은 말하였다.
‘나는 너희들이 천하 바라문은 모두 범천의 자손으로서 입으로부터 나왔으며 사람 중에서 가장 높다고 말한다고 들었다.
019_0630_b_11L阿洫言我聞若曹說天下婆羅門爲梵天子孫生從口出人中獨尊
그 때문에 나는 와서 묻는 것이다.
‘너희들은 이 불을 일으켜 하늘에 제사한다. 하늘에 제사하는 너희들의 이 법은 어떤 스승의 도에서 얻은 것인가. 혹시 선조에게서 들은 것은 없는가?’
그들은 말하였다.
‘우리 선조에게서 본받은 것이다.’
019_0630_b_13L用是故來相問若起是火祠天祠天若法何師道得無復從先祖聞七婆羅門言我先祖爲我曹效
아혁 도인은 말하였다.
‘너희 선조 어머니는 바라문 여자인가, 다른 종족의 여자인가.’
‘우리는 우리 선조 어머니가 찰리 여자인지 농부의 여자인지 기술자 종족 여자인지 모른다.’
019_0630_b_16L阿洫道人言若曹先祖母是婆羅門女他人女我曹不知先祖母剎利女田家女工師女
‘나도 너희 선조 어머니가 바라문에게서 너희들을 낳았는지, 다른 사람을 사랑하여 너희 종족을 낳았는지 모른다. 종족의 부류가 다르면 조상을 알지 못할 터인데 어떻게 너희 선조가 범천에서 내려와 난 줄을 아는가. 여자 마음은 보전하기 어려운 것이다. 너희들은 세상의 부부들이 어떻게 화합하여 자식을 낳는지 알 것이다.’
그들은 모두 말하였다.
‘우리는 모른다.’
019_0630_b_18L我不知若先祖母爲婆羅門生若曹愛他人生若曹種類若殊不知先祖何以知先祖從梵天來生女人心不可保若曹能知世閒人夫婦合會云何生子子曹皆我不知
019_0630_c_01L‘너희들은 선조도 알지 못하고 또 사람이 생기는 것도 알지 못하면서 왜 내게 화를 내는가? 무릇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에는 서로 위로하고 나이의 고하를 묻고 그 사람의 마음을 안 뒤에라야 성낼 수가 있는데 왜 먼저 성을 내는가?
019_0630_b_23L若亦不知先祖亦不知人所生何爲向我瞋怒凡人相見當先相勞問高下當知人意志乃可怒爲先怒
너희들은 아이가 처음으로 어머니 뱃속에 들어가는 때를 아는가. 아버지의 음욕을 탐하는 모양과 어머니의 사랑하고 사모하는 마음과 장차 아이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 이 세 가지가 합해서 아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아이가 될 자는 따뜻한 마음으로 부모를 만나야 비로소 아이가 되는 것이다.
019_0630_c_03L若知子初入腹中時不父有貪婬之態母有愛慕之心所當爲作子者三合成子所當爲子者誰令溫意得父母乃成爲子
그러므로 뱃속에 든 아이가 혹 전생에 악을 지었으면 지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앞을 못 보거나 못 듣거나 말을 못하거나, 혹은 등이 굽어지거나 다리를 절거나 혹은 난장이가 되겠지만 부모는 그런 줄을 전혀 알지 못한다. 부모가 자식을 뱃 속에 품고 있으면서 그 자식의 좋고 추한 것을 모르거늘 너희들은 어떻게 선조가 범천의 자손으로서 입으로부터 나와 사람 중에서 저만 홀로 높은 줄을 아는가!”
019_0630_c_06L子在腹中或先世作惡今在腹中或盲或聾或瘂或或跛或杌父母皆不知近父母懷子在腹中尚不能知其子好醜若曹何以知先祖是梵天子孫生從口出人中獨尊
부처님께서 알파라연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의 일곱 바라문들은 주문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지마는 그 때에 나는 그들에게 걸리지 않았고 또 그들의 말도 취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부처가 되었는데도 너희들은 또 와서 ‘우리는 범천으로서 입으로부터 났으며 사람 중에서 홀로 높다’고 말하는구나.”
019_0630_c_11L佛告頞波羅延先世時七婆羅門尚能呪殺人是時我不聽子所語亦不錄也今我作佛若復來道說我梵天子孫生從口出人中獨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내 말을 잘 생각하라. 천하에 자식이 생기면 기르는 이는 부모요, 가르치는 이는 스승이다.
019_0630_c_15L佛告頞波羅延思惟我所語天下生子養者爲父母成者師也
알파라연 바라문과 5백의 바라문과 또 여러 바라문들은 모두 생각하라. ‘나는 과거에 일곱 바라문의 스승이 되었다. 그 일곱 바라문들은 모두 도덕이 있는 자들이었고 주문으로 사람을 죽였다. 나는 지금 분별하여 말한다. 즉 이 사람의 종족은 하나가 백이 되고 백이 천이 되며 천이 만이 되고 또 만이 하나가 된다.’”
019_0630_c_16L頞波羅延婆羅門又與五百婆羅門及諸婆羅門共思惟我往時尚爲七婆羅門作師七婆羅門皆道德人能呪殺人我於今分別道說是人有種一爲百百爲千千爲萬萬爲一
이 때 알파라연과 여러 바라문들은 모두 나와서 땅에 엎드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알지 못하겠습니다. 하나가 백이 되고 백이 천이 되며 천이 만이 되고 만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019_0630_c_21L頞波羅延及諸婆羅門俱前以頭面著佛足不審一爲百百爲千千爲萬萬爲一是者何謂
019_0631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생사를 탐내고 즐기는 이가 매우 많다. 한 사람이 자손을 낳으면 그 뒤에는 나뉘어져 백 집이 되고, 그 백 집은 하나의 도를 구한다. 그 하나의 도란 이른바 무위(無爲)의 도이니 이것이 ‘하나가 천이 되고 천이 만이 된다.’는 것이니라.”
019_0631_a_01L佛言是世閒人貪樂生死者衆一人生子孫然後更分爲百家家求道一道耳何等爲一道謂無爲如是者一爲千千爲萬
그러자 알파라연은 앞으로 나와 꿇어앉고 부처님께 말하였다.
“사문을 가엾이 여기는 것처럼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시고 원한을 품지 마소서. 그리고 저희들은 돌아가 서로 단속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다. 너희들은 아침도 먹지 않았구나.”
019_0631_a_04L頞波羅延前長跪言寧可哀畜我曹如哀沙門莫有恨心於我曹所請歸相撿斂若曹朝來不食
그들은 모두 일어나 땅에 엎드려 부처님 앞에 예배하고 떠났다.
019_0631_a_07L皆起以頭面著佛足
梵志頞波羅延問種尊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