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손으로 바퀴[輪]를 어루만지시면서 말씀하셨다. “멈추어라. 옛날 나는 무수겁(無數劫) 전부터 명색(名色)으로 비롯된 괴로움[苦]을 받은 것이 한량이 없었다. 지금은 어리석음과 애욕의 뜻이 이미 그쳤고, 번뇌의 마음[漏結之情]에서 이미 해탈하였고, 모든 근(根)이 이미 안정되고 나고 죽음이 이미 끊어져 다시는 5도(道)를 윤회[轉]하지 않을 것이다.” 바퀴가 곧 멈추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간(世間)에서 두 가지 일이 있어 극단적인 행[邊行]에 떨어지니, 도를 행하는 제자와 출가자들은 목숨이 다하도록 그것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생각이 탐욕에만 있고 청정한 뜻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몸과 애욕에 기대고 집착하여 정진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극단적인 행으로 물러나 도(道)와 덕(德)을 갖춘 진인(眞人)1)인 부처를 만나지 못한다. 만일 비구가 탐욕을 생각하지 않고 몸과 애욕에 집착하지 않고 수행하면 중도(中道)를 받아 지닐 수 있다. 여래ㆍ최정각(最正覺)은 안목(眼)을 얻고 지혜를 얻어 양쪽의 극단적인 행에서 벗어나 스스로 니원(泥洹:열반)에 이르렀다.
019_0683_b_01L만일 비구가 본래 도를 듣지 못했으면2) 마땅히 어떻게 괴로움이 진제(眞諦:道諦)가 되는가를 알아야 하니, 한결 같은 마음으로 안목을 받아 지니고 선정(禪定)을 받아 지니고 지혜로운 견해[慧見:부처의 지혜]를 받아 지니고, 깨어 있는 생각[覺所念]을 받아 지녀 의미를 깨우치도록 해야 한다. 마땅히 어떻게 고제(苦諦)ㆍ습제(習諦:集諦)ㆍ진제(盡諦:滅諦)가 진제(眞諦)가 되는가를 알아야 하니, 안목을 받아 지니고, 선정을 관(觀)하고, 지혜로운 견해ㆍ깨어 있는 생각을 받아 지녀 의미를 깨우치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이 진제(盡諦)가 진제(眞諦)가 되는가를 알아야 한다.
또 비구들이여, 괴로움이 진제(眞諦)가 되고, 괴로움이 모임으로 말미암은 것이 진제가 되고, 괴로움의 모임이 없어지는 것이 진제가 되고, 괴로움의 모임이 없어져 도를 받아 지니려 하는 것이 진제가 된다. 만일 옛날부터 이 법을 본래 듣지 못한 이는 마땅히 안목을 받아 지니고 선정에 들어 관행(觀行)하고, 지혜로운 견해, 깨어 있는 생각을 받아지녀 그 뜻을 깨우쳐야 한다.
만일 이 자리에 있으면서 아직 이 4제법(諦法)을 듣지 못했던 이들은 마땅히 도안(道眼)을 받아 지니고, 선정[禪思]을 받아 지니고, 지혜로운 견해와 깨어 있는 생각을 받아들여 그 뜻을 깨우쳐야 한다. 만일 다른 곳에 있어서 이 4제법을 듣지 못한 이도 또한 마땅히 도안을 받아 지니고, 선정을 받아 지니고, 지혜로운 견해를 받아들이고, 깨어 있는 생각을 받아들여 그 뜻을 깨우쳐야 한다. 이것이 4제(四諦)를 세 번 굴려[三轉] 합하여 열두 가지의 일이 되는 것이니, 이것을 알고도 청정해지지 않는 이들은 나는 더 이상 상관하지 않겠다.
019_0683_c_01L모든 세간의 모든 천인ㆍ사람ㆍ범천(梵天)ㆍ마구니ㆍ사문ㆍ범지(梵志)들이 스스로 알아 증득하고,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을 받아 행하면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이룰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의 가장 훌륭한 법[四極]이니, 이 생(生) 후에는 다시 몸을 받지 않아 세간을 영원히 떠나 다시는 근심과 걱정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때 현자 아야구린(阿若拘鄰) 등과 8천 해(★)의 천인들이 모두 번뇌를 멀리 떠나서 법안(法眼)이 생겼으며, 1천명의 비구는 번뇌가 다하고 뜻이 열려 모두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하였다. 그리고 위로는 모든 괴로움이 모인 법[習法]을 마땅히 없애야 하는 것[盡]을 모두 보이신[轉] 중우(衆祐:여래 10호의 하나, 바가바)께서 소리내어 법륜을 세 번 굴리시자, 모든 하늘과 세간의 법지(法地)에 있는 이들은 듣지 않은 이가 없었으니, 그 소리가 제14 천왕ㆍ도리천(忉利天)ㆍ염천(焰天)ㆍ도술천(兜術天)ㆍ불교락천(不驕樂天)ㆍ화응성천(化應聲天)까지이르고, 범천들이 머무는 곳까지 이르러 잠깐 사이에 두루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