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786_b_01L불설잡장경(佛說雜藏經)
019_0786_b_01L佛說雜藏經


동진(東晉) 법현(法顯) 한역
김성구 번역
019_0786_b_02L東晉平陽沙門法顯譯



부처님의 제자들, 모든 아라한(阿羅漢)은 각각 모든 행동에는 으뜸가는 것이 있으니, 마치 사리불(舍利佛)은 지혜가 으뜸이어서 미묘한 법을 잘 말하는 것과 같이 목건련(目犍連)은 신통이 으뜸이어서 항상 신통을 부리어 여섯 갈래[六道]에 이르러 중생들이 받는 선악의 과보를 보고 돌아와서는 사람들에게 말하여 주었다.
019_0786_b_03L佛弟子諸阿羅漢諸行各爲第一舍利弗智慧第一樂說微妙法目連神足第一常乘神通至六道見衆生受善惡果報還來爲人說之
어느 때 목건련이 항하(恒河) 강변에 이르니, 5백 마리의 아귀(餓鬼)가 떼를 지어 물로 오는데 물을 지키는 귀신이 쇠  지팡이를 들고 몰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모든 아귀들은 목건련에게 달려와서 목건련의 발에 절하고 각각 그 죄의 인연을 물었다.
019_0786_b_07L目連又一時至恒河邊見五百餓鬼群來趣有守水鬼執鐵杖驅馳令不得近於是諸鬼逕詣目連所禮目連足問其罪因緣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물었다.
“대덕(大德)이시여, 저는 이 몸을 받은 이래 항상 뜨거움과 목마름을 느낍니다. 옛날부터 이 항하의 물이 시원하고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기에 기꺼이 와서 뛰어들어 씻으려 하는데, 문득 끓어올라 온몸이 익어 터지고, 한 모금 마시면 오장(五臟)이 타 벗겨지며, 냄새가 나서 견딜 수 없으니,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죄를 받았나이까?”
019_0786_b_11L有一鬼白目連言大德我受此身常患熱渴先聞此恒水淸涼且美歡喜趣之入中洗浴而便沸擧身爛壞若飮一口五藏燋爛不可當何因緣故受如此罪
목건련이 대답하였다.
“네가 전생에 관상쟁이[相師]가 되어 남의 상호의 좋고 나쁨을 보아 주었는데 참다운 것은 적고 허망한 것이 많아서 때로 사람을 나무라기도 하고 칭찬하기도 하면서, 스스로가 요체를 알았다고 자랑하여 남의 마음이 흔들리게 하고 거짓으로 사람을 속여서 이로움을 구하였고, 중생을 미혹하게 하여 여의(如意)한 일을 잃게 하였느니라. 그러므로 오늘 이 물이 시원하고 아름답다고 들었지만 뜻과 같지 못한 지경에 이른 것이니라. 나쁜 행실의 꽃 같은 과보[花報]1)이거니와 뒤에는 바야흐로 지옥의 괴로운 보를 받으리라.”
019_0786_b_15L目連報汝先世時作相師相人吉凶少實多虛或毀或譽自稱審諦以動人心詐惑欺誑以求利養迷惑衆生失如意事是故今日雖聞此水淸涼且美到不如意此是惡行花報後方受地獄苦報
019_0786_c_02L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물었다.
“저는 항상 커다란 개가 날카로운 이빨과 붉은 눈을 부릅뜨고 와서 살을 뜯어 먹어 뼈만 남게 되었다가, 바람이 불어오면살이 다시 소생합니다. 그러면 개가 다시 와서 저를 뜯어 먹습니다. 저는 항상 이러한 고통을 받으니, 무슨 인연으로 그러한 것입니까?”
019_0786_b_21L復有一鬼白目連言我常爲大狗牙赤目來噉我肉遺有骨在風還吹肉續復生狗復來噉我常受此苦何因緣故爾
“네가 전생에 하늘 사당[天祠]의 주인으로 있으면서 항상 중생들을 시켜 염소를 잡아 하늘에 제사하게 하고 너 자신도 먹었으니, 오늘 고기로써 갚는 것이니라.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뒤에는 바야흐로 지옥의 괴로운 과보를 받아 억백천 배나 될 것이니라.”
019_0786_c_04L目連答言汝前世時作天祠主常教衆生殺羊以血祠天自食肉是故今日以肉償之此是惡行華報後方受地獄苦果億百千倍也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대덕이시여, 저는 언제나 몸에 똥이 두루 덮이고, 게다가 그것을 먹기까지 합니다.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죄를 받는 것입니까?”
019_0786_c_07L復有一鬼白目連言大德我常身上有糞遍塗漫亦復噉之何因緣故如是罪
“네가 전생에 바라문(婆羅門)이 되었을 때 간악하고 사악하여 죄와 복을 믿지 않고, 걸식(乞食)하는 도인이 오면 다시 오지 못하게 하려고 그의 발우를 받아다가 똥을 가득히 담고, 밥으로 위를 덮어서 도인에게 주었느니라. 도인이 받아 가지고 본래의 처소에 와서 손을 대면 그의 손에는 똥이 묻었느니라. 그러므로 오늘 그와 같은 죄에 대한 값을 받는 것이니,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뒤에는 바야흐로 지옥의 괴로운 과보를 받을 것이니라.”
019_0786_c_10L目連語言汝前世時作婆羅惡邪不信罪福有乞食道人意不欲使更來卽取其鉢盛滿中糞以飯著上持與道人道人得已持還本處以手食飯糞污其手是故今日受如此罪此惡行華報後方受地獄苦果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물었다.
“대덕이시여, 저의 배는 지극히 커서 독[甕]과 같은데 목구멍과 손발은 아주 가늘어 바늘과 같아 음식을 먹지 못합니다. 무슨 까닭으로 이러한 고통을 받는 것입니까?”
019_0786_c_15L復有一鬼白目連言大德我腹極大如甕咽喉手腳甚細如鍼不得飮食何因緣故受如此苦
“네가 전생에 마을의 주인이었는데 스스로의 호귀(豪貴)한 것만 믿고 마음대로 술을 마셨으며, 다른 사람을 가벼이 속이어 그들의 음식을 빼앗아 중생들을 굶주리게 하였으니, 그 까닭에 그러한 죄를 받느니라.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괴로운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6_c_18L目連答言汝前世時作聚落主自恃豪貴飮酒縱撗輕欺餘人奪其飮食飢困衆生由是因緣受如此罪此是華報地獄苦果方在後也
다시 한 아귀가 물었다.
“저는 항상 시궁창에 가서 똥이나 먹으려 하여도 한 떼의 귀신이 지팡이를 들고 저를 쫓기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으며, 입 안은 벗어지고 냄새가 나며, 시장하고 피곤한 것을 견딜 수 없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이러한 죄를 받는 것입니까?”
019_0786_c_22L復有一鬼白目連言我常趣溷欲食有大群鬼捉杖驅我不得近廁中爛臭飢困無賴何因緣故受如此
019_0787_a_02L“너는 전생에 절[佛圖]의 주인이었는데 속가[白衣]의 어진 이들이 스님네에게 공양하려고 음식을 마련하였을 때 객승(客僧)이 오면 너는 얼른 거친 음식으로 공양하고 객승이 떠난 뒤에 혼자서 좋은 음식을 먹었느니라. 이 까닭에 똥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좋은 음식이겠느냐.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華報]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7_a_03L目連答言汝前世時作佛圖主諸白衣賢者供養衆僧供設食具有客僧來汝便粗設麤供客僧去已自食細者以是因緣故糞尚叵得況好食此是華報耳後當受地獄果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물었다.
“저는 온 몸뚱이에 숱하게 혀가 돋는데 도끼로 그 혀를 잘라도, 잘려지면 이어서 다시 납니다. 이렇게 하여 끊임이 없으니, 무슨 까닭으로 그러한 것입니까?”
019_0787_a_07L復有一鬼白目連言我身上遍滿生斧來斫舌斷續復生如此不已何因緣故爾
“네가 전생에 도인(道人)이 되었을 때 스님네가 꿀물[蜜漿]을 타 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었더니, 꿀의 덩어리가 커서 풀리지 않으므로 도끼로 쪼개어, 훔치는 마음이 일어 한 입 먹었느니라. 그러한 까닭에 도끼로 혀를 잘리는 것이니라.”
019_0787_a_10L目連答言汝前世時道人衆僧差作蜜漿石蜜塊大難消以斧斫之盜心噉一口以是因緣故斧還斫舌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물었다.
“저에게는 항상 일곱 개의 무쇠 덩어리가 곧장 입으로 들어오고, 들어와서는 장을 태우고 지지고는 다시 나가고, 나갔다가는 다시 들어옵니다. 무슨 까닭으로 이러한 죄를 받는 것입니까?”
019_0787_a_13L復有一鬼白目連言我常有七枚熱鐵丸直入我口入腹五藏燋爛出還復入何因緣故受如此罪
“너는 전생에 사미(沙彌)가 되어서 과일과 외[蓏]를 돌릴 때에 너의 스승 앞에 이르러서는 스승을 공경하는 까닭에 편벽된 마음으로 일곱 개를 더 주었느니라. 그 까닭에 그러한 죄를 받나니, 이것은 나쁜 행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을 것이니라.”
019_0787_a_16L目連答言汝前世時作沙彌行果苽子到師所敬其師故偏心多與實長七枚是故受如此罪此是華報後受地獄果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항상 뜨거운 쇠로 만든 바퀴 두 개가 있어 저의 양 겨드랑이에서 돌아갑니다. 몸은 불에 타 이지러지니 무슨 까닭으로 이런 고통을 당하는 것입니까?”
019_0787_a_19L復有一鬼白目連言常有二熱鐵輪在我兩腋下轉身體燋爛何因故爾
“너는 전생에 여러 스님들과 함께 떡을 만들었는데, 훔치려는 마음이 일어 두 개를 훔쳤느니라. 훔친 떡을 양 겨드랑이 밑에 넣었으니, 이 때문에 이러한 죄 값을 치르는 것이니. 이것은 나쁜 행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7_a_21L目連答言汝前世時與衆僧作餠心取二番挾兩腋底是故受如此罪此是花報後方受地獄果
019_0787_b_02L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제게는 크기가 동이만한 큰 구슬이 아홉 개가 있어움직일 때에는 어깨에 메고 머물 때에는 그 위에 앉아 있으니, 움직일 때나 머물 때나 고통이 극심합니다. 무슨 인연 때문에 이러한 것입니까?”
019_0787_a_24L復有一餓鬼白目連言我丸極大如行時擔著肩上住則坐上進止患何因緣故爾
목건련이 대답하였다.
“너는 전생에 시장에서 일을 했는데, 항상 가벼운 것은 작은 말[小斗]로 재어 주었고, 무거운 것은 큰 말[大斗]로 재어 주어 항상 스스로 자기가 더 큰 이익을 얻으려고 했느니라. 다른 사람들을 속여 먹었으니 이 때문에 이러한 형벌을 받는 것이니라. 이것은 나쁜 행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7_b_04L目連答言汝前世時作市令常以輕稱小斗而與重稱大斗而取常自欲得大利於己侵剋餘人是故受如此罪此是華報地獄苦果方在後也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저는 항상 두 어깨에 눈이 있고, 가슴에 입과 코가 있어서 언제나 머리가 없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그러한 것입니까?”
019_0787_b_08L復有一鬼白目連言我常兩肩有眼胸有口鼻常無有頭何因緣故爾
“너는 전생에 항상 사람 백정[魁膾]의 제자가 되었는데 사람을 죽일 때 언제나 즐겨 밧줄로 상투를 옭아서 당기었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그러한 죄를 받거니와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7_b_10L目連答言汝前世時恒作魁膾弟子若殺罪人時汝常有歡喜心以繩著髻挽以是因緣故受如此罪此是惡行華報地獄苦果方在後也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저에게는 항상 뜨거운 무쇠 바늘이 있어 저의 몸을 쑤시므로 괴로움을 견딜 수 없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그러한 것입니까?”
019_0787_b_14L復有一鬼白目連言我常有熱鐵鍼入出我身受苦無賴何因緣故爾
“너는 전생에 말을 길들이거나 코끼리를 길들이는 사람이 되었었는데 말과 코끼리를 길들이기 어려우면 너는 무쇠 바늘로 다리를 찔렀고, 또 소가 더디다고 바늘로 찔렀느니라. 그러므로 이러한 죄를 받는 것이니,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7_b_16L連答言汝前世時作調馬師或作調象師象馬難制汝以鐵鍼刺腳又時牛遲亦以鍼刺是故受罪如是此惡行華報地獄苦果方在後耳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저의 몸에서는 항상 불이 나서 뜨겁고 괴로우니 무슨 까닭으로 그러한 것입니까?”
019_0787_b_20L復有一鬼白目連言我身常有火出燋熱燠惱何因緣故爾
019_0787_c_02L“너는 전생에 왕의 부인이었는데 다시 한 부인을 왕이 심히 사랑하였느니라. 항상 질투하는 마음을 내어 해치려고 엿보던 중 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고, 사랑 받던 여인은 아직 잠들어 일어나지 않고, 옷도 입지 않고 있는 때를 만났느니라.즉시 나쁜 마음이 일어나 때마침 떡을 만드느라고 끓인 참기름이 있었으므로 곧 그것을 퍼 배에 부으니 배를 데어서 즉사하였느니라. 이러한 까닭으로 그러한 죄를 받느니라.”
019_0787_b_22L目連答言前世時作國王夫人更一夫人王甚幸愛常生姤心伺欲危害値王臥起時所愛夫人眠猶未起著衣卽生惡心正値作餠有熱麻油卽以灌其腹爛卽死以是因緣受罪如是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항상 돌개바람이 불어와서 저의 몸을 휘말려서 마음대로 동서(東西)로 다니지 못하고, 마음이 항상 괴롭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그러한 것입니까?”
019_0787_c_04L復有一鬼白目連言常有旋風迴轉我身不得自在隨意東西心常惱悶何因緣故爾
“너는 전생에 항상 점쟁이[卜師]가 되었었는데 때로 참말을 하고 때로 거짓말을 하여 남들이 믿을 수 없게 만들었느니라. 그러므로 이러한 죄를 받았으니,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7_c_07L目連答言汝前世時作卜師或時實語或時妄語迷惑人不得隨意是故受如此罪此是華地獄苦果在後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저의 몸은 항상 고기 덩어리 같아서 손ㆍ발ㆍ눈ㆍ귀ㆍ코들이 없으며, 항상 벌레와 새에게 먹히니, 괴로움을 견디기 어렵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그러한 것입니까?”
019_0787_c_10L復有一鬼白目連言我身常如塊肉無有手鼻等恒爲虫鳥所食苦難堪何因緣故爾
“너는 전생에 항상 남에게 약을 주어서 태아(胎兒)를 떨어지게 하였느니라. 그러므로 이러한 죄를 받는 것이니,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7_c_13L目連答言汝前世常與他藥墮他兒胎是故受如此此是華報地獄苦果方在後耳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항상 뜨거운 무쇠 용수[籠]가 저의 몸을 가두니, 뜨겁고 데이고 괴롭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이러한 죄를 받는 것입니까?”
019_0787_c_15L復有一鬼白目連言常有熱鐵籠落我身燋熱懊惱何因緣故受如此
“너는 전생에 항상 그물을 가지고 새와 고기를 덮쳐서 잡았느니라. 그러므로 이러한 죄를 받는 것이니,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7_c_18L目連答言汝前世時常以羅網掩捕魚鳥是故受如此罪此是惡行華苦果在後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저는 스스로 어떤 물건으로 머리를 가리고, 항상 남이 와서 나를 죽일까 하는 두려움으로 견딜 수 없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그러한 것입니까?”
019_0787_c_20L復有一鬼白目連言我以物自蒙籠亦常畏人來殺我心常怖懼不可堪忍何因故爾
019_0788_a_02L“너는 전생에 음란하게 남의 여자를 침범하되 항상 남이 볼까 두려워하고 혹은 그 남편이 붙들어다 죽이지나 않을까 혹은 법관(法官)이 도시에서 죽이지나 않을까 항상 두려운 마음을 품어 끊이지 않았느니라.그러므로 이러한 죄를 받았으니, 이것은 나쁜 행실에 대한 꽃 같은 과보이거니와 지옥의 과보가 뒤이어질 것이니라.”
019_0787_c_23L目連答言汝前世時犯外色常畏人見或畏其夫主捉縛打或畏官法戮之都市常懷恐怖相是故受此罪此是惡行華報後方受地獄果耳
다시 한 아귀가 목건련에게 여쭈었다.
“저는 항상 어깨 위에 구리 쇠 병이 있는데 그 안에는 구리 녹은 물이 가득합니다. 손으로 표주박을 잡고 떠내어 스스로 머리에 부으면 온몸이 타고 데이곤 합니다. 이렇게 고통을 받기를 헤아릴 수도 없이 되풀이합니다. 무슨 까닭에 이러한 죄가 있는 것입니까?”
019_0788_a_04L復有一鬼問曰我受此身肩上常有銅甁滿中洋銅手捉一杓取自灌頭擧體燋爛如是受苦無數無量有何因緣罪咎如此
“너는 전생에 집을 떠나서 도를 닦을 때 스님네의 음식을 맡았었는데 한 병의 우유[酥]를 사사로이 딴 곳에 두고, 객승들이 오면 주지 않다가 가고 난 뒤에는 우유를 꺼내서 옛 스님네에게만 돌렸느니라. 이 우유는 초제(招提)의 물건으로서 모두에게 권한이 있는 것인데, 이 사람이 감추어 둔 데다 나누어 줄지라도 평등하게 나누지 않았느니라. 이 까닭에 그러한 죄를 받느니라.”
019_0788_a_08L目連答言汝前身時家爲道典僧飮食以一酥甁私著餘處有客道人來者不與之去已出酥與舊僧此酥是招提僧物一切有分此人藏隱雖與不等由是緣故受此罪也
목건련이 다시 보니, 한 천녀(天女)가 한 송이 연꽃 위에 앉았는데 가로와 세로가 백 유순(由旬)이었다. 이 꽃은 유독 다른 꽃보다 묘하고 뛰어났으며, 원하는 재물과 집과 음식을 마음대로 얻는데 모두가 꽃에서 나오며, 가거나 오거나 그녀의 몸을 따르고 있었다. 목건련이 물었다.
“어떠한 선행(善行)을 지었기에 받는 과보가 이러하오?”
019_0788_a_13L目連復見一天女坐一蓮華上縱廣百由旬此華獨妙殊於餘者所欲資生之具堂殿飮食隨念欲得盡從華進止隨身目連問言作何善行報如此
천녀가 대답하였다.
“가섭불(迦葉佛)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온몸의 사리(舍利)를 남기시었는데 모든 제자들이 7보의 탑을 세웠으니 가로와 세로가 40리였습니다. 제가 그때 여자로 태어났었는데 나아가서 보탑(寶塔) 속의 부처님 상호가 계신 것을 보고, 믿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고, 머리 위의 꽃을 벗어서 불상 앞에 바치었습니다. 그러한 인연으로 받는 과보가 독특하고 묘한 것이 이러하나이다.”
019_0788_a_18L天女答言迦葉佛滅度後全舍利諸弟子輩建七寶塔高廣四十里時我作女人出見寶塔中佛像相好信敬情發念佛功德脫頭上華奉獻於像以是因緣故受報獨妙如此
019_0788_b_02L사리불(舍利弗)이 몹시 더운 여름날, 암라(菴羅) 동산을 지나다가 들렀다. 한 품팔이가 우물의 물을 퍼서 나무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 사람은 부처님에 대하여도 별다른 믿음이 없었는데 사리불을 보더니 조그마한 신심이 일어났다.사리불을 부르면서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이리 와서 옷을 벗고 나무 밑에 앉으시오. 제가 물을 부어 씻겨 드리오리다. 나무에 물도 주게 되니 겸하여 이롭지 않겠습니까.”
019_0788_a_22L舍利弗夏盛熱時遊行至菴羅園中有一客作人汲井水漑灌於樹此人於佛無有大信見舍利弗發小信心喚舍利弗言大德來脫衣樹下坐當以水澆之不失漑灌兼相利益
그때 사리불이 옷을 벗고, 몸을 씻게 하여 시원한 쾌락을 얻고 마음대로 가버렸다.
019_0788_b_04L是舍利弗脫衣受洗身得涼樂隨意遊行
이 품팔이가 죽은 뒤에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나니 큰 위력이 있어서 석제환인(釋提桓因)의 다음이었다. 문득 스스로가 생각하기를 ‘나는 무슨 인연으로 여기에 태어났는가?’ 하여 스스로의 옛 세상에서 믿는 마음이 엷어서 품팔이로 나무에 물을 주는 기분으로 사리불을 목욕시켰던 것을 알았다. 그리고 생각하기를 ‘내가 만일 신심이 두터웠다면 반드시 좋은 보가 있었을 것을’ 하고 곧 목욕하는 기구를 만들어 공양하려 하였다. 그리고 생각하기를 ‘공덕은 비록 적지만 좋은 복밭을 만나면 얻는 과보는 아주 많으리라’ 하고 곧 사리불에게 가서 꽃을 뿌리면서 공양하였다. 사리불은 그의 맑은 신심(信心)에 감동하여 설법하니 곧 수다원(須陀洹)2)을 얻었다.
019_0788_b_06L此客作人其夜命終卽生忉利天上有大威力次釋提桓因便自念我何因生此自觀宿命信心微薄因客作漑灌計水洗浴舍利弗我若信心純厚知必有報故設浴具以爲供養自惟爲功雖少以遇良田獲報甚多卽詣舍利弗所散花供養舍利弗因其淨信之心卽爲說法得須陁洹道
목건련은 또 어떤 귀신을 보니, 몸이 지극히 크고, 금빛 손이 있는데 다섯 손가락에서는 항상 감로(甘露)가 흐르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찾는 음식과 살림살이도 모두 그 속에서 나와서 마음대로 나누어 주는 것이었다. 목건련이 물었다.
“그대는 어느 하늘이기에 복덕과 공덕이 그렇게 기이한가?”
019_0788_b_14L目連復見一神身體極大有金色手五指常流甘露若有行人所須飮食資生之具盡從指出恣而與之目連問言汝是何天福報功德奇特乃爾
천왕(天王)이 대답하였다.
“나는 도리천도 아니요, 여섯째 하늘의 왕도 아니요, 또한 범천왕(梵天王)도 아닙니다. 나는 힘이 센 귀신으로서 저 나라의 큰 성에 살고 있는데 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019_0788_b_18L天王答言我非忉利天王乃至非第六天王亦非梵天王我是大鬼神依其國大城住爲遊行觀看故來至
“그대는 무슨 좋은 일을 하였기에 이러한 과보를 얻었는가?”
目連問言汝作何善行得如此報
019_0788_c_02L그가 웃으면서 대답하였다.
“저의 나라의 큰 성은 나루(羅樓)라 하는데 제가 옛날에 그 안에서 가난한 여인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털실 주머니를 짜서 팔면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살림은 점점 빈곤하여지고 집이 무너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드디어 산모퉁이에 이르러어떤 큰 부자로서 보시를 좋아하는 장자의 집 가까이에 머무르면서 주머니를 짜서 살아갔습니다. 해가 한낮이 가까울 때 사문과 바라문들이 발우를 들고 걸식하러 와서 저에게 묻기를 ‘아무 장자의 집이 어디인가?’ 하면 저는 참된 마음으로 거짓 없이 기꺼이 손을 들어 그 집을 가리키면서 ‘저곳으로 가시오. 저곳으로 가시오. 때가 지나려 하니 딴 데로 가지 마세요’ 하였습니다. 이 까닭에 얻은 과보가 이러합니다. 빈궁한 여인으로서 즐겨 남의 보시를 돕기만 하였는데도 얻는 과보가 이러하거늘 하물며 실제로 보시하는 사람에 있어서야 어떠하겠습니까.”
019_0788_b_22L答言彼國大城名曰羅樓我昔在中作貧女人又織毛縷囊賣以自活計轉貧屋舍壞盡遂至陌頭近一大富好施長者家織囊自活日欲中時若有沙門婆羅門持鉢乞食問我言某長者家爲在何處我心眞實無有虛妄歡喜擧手指示其家言彼處去彼處去日時欲過勿復餘求以是因緣故得報如是貧女人以隨喜心行施者得報如此何況實行布施者也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큰 나라의 왕이 다섯이었다. 모두 가섭불 때에 선지식(善知識)에 의하여 집을 떠나 도를 배우다가 석가모니불 때에 도를 얻었다. 이제 그 가운데 한 왕이 도를 얻은 인연을 말씀하셨다.
“나라의 이름은 ‘반제(槃提)’요, 왕의 이름은 ‘우달나(優達那)’였다. 그 나라는 매우 부유하고 백성이 번성했으며, 왕은 2만 명의 부인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 첫째 부인의 이름은 ‘월명(月明)’이었는데 모양이 단정하여 왕의 애틋한 사랑을 받았다. 왕은 때때로 잔치를 베풀고 음악을 연주하게 하면서 월명 부인에게 춤을 추도록 하였다. 월명 부인은 최상의 옷을 입고, 금은 등 이름난 보배로 몸을 치장하고 정말 기이하고 아담하게 춤을 추니, 보는 사람들의 기분은 기껍고 즐거웠느니라.”
019_0788_c_09L佛在世時有五大國王迦葉佛時善知識出家爲道釋迦文佛出世得道迹今說一王得道因緣國名槃王名憂達那其國殷富人民熾盛王有二萬夫人第一夫人字月明儀端正王甚愛敬王時大會作衆伎命月明儛月明夫人衣以上服銀名寶纓絡其身儛甚奇雅悅衆歡
019_0789_a_02L왕은 관상(觀相)을 잘 보았는데 그 부인을 보니 곧 죽을 상호가 나타났다. 반년도 지나지 않아 갑자기 죽을 것을 알자,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 때문에 근심스러워 그녀를 보지 못했다. 월명은 괴이하게 여기고 물어 보았지만 왕은 죽는 일이 큰 까닭에 그녀가 근심할까 두려워 숨기고 대답하지 않았다. 거듭거듭 은근히 물으니 왕이 대답하였다.
“그대의 수명이 짧아 머지않아 죽겠구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정을 생각하니 근심하는 것이오.”
부인이 말하였다.
“태어난 것에 죽음이 있는 것은 세상의 상례[常]이거늘 어찌 유독 근심하옵니까? 만일에 저를 진정으로 염려하신다면 다만 저에게 집 떠나기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왕은 그 말을 옳다고 여겨 도에 들어가기를 허락하였다. 왕은 과보를 증명하고,믿는 마음을 더하게 하고자 하여 그녀와 맹세하는 말을 나누었다.
“그대가 만약 집을 떠나서 계율을 지니고 도를 생각하면 설사 도는 얻지 못할지라도 반드시 하늘에는 태어날 것이오. 하늘에 태어나거든 꼭 나에게로 돌아온다고 해야 그대가 집 떠나는 것을 허락하겠소.”
019_0788_c_18L王善能相見其夫人將終相現過半歲奄然殞逝恩愛離苦憂慼不月明怪而問之王以死事大故其憂惱隱而不說慇懃重問王便答汝壽命短將終不久愛離之情故愁耳月明白言夫生有死自世之何獨憂耶若顧隆念但相告示放出家王善其言聽其入道王欲證明果報增益信心與之結誓語言若出家持戒思惟設未成道必生天生天上已還至我所聽汝出家
월명 부인은 곧 그 맹세를 허락하였다. 이에 여러 비구니를 불러서 제도하게 하였다. 귀한 몸으로 다섯 가지 욕심[五欲]을 버렸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와서 문안하고 공경하며 공양하니 도에 방해가 되었다. 그러므로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019_0789_a_05L明卽許其誓於是喚諸比丘尼卽度將去以貴重能捨五欲多來問訊敬供養妨其道業是故遊行諸國
집 떠난 날로부터 여섯 달이 차도록 맑고 깨끗하게 계율을 지니고 부지런히 도를 생각하며 세간을 싫어하여 아나함(阿那含)3)의 과를 얻었다. 어떤 마을에 이르러서 목숨을 마치고 색계의 하늘에 태어났는데, 옛날의 인연을 관찰하니 왕에게 한 약속이 있었다. 본래의 맹세대로 나아가려 하였지만 왕이 다섯 가지 욕망에 빠져 사나워져서 교화하기 어려울 것을 알았다. 바로 가서는 감동시킬 수 없으므로 두려움으로써 핍박하여야 비로소 항복하리라 생각하고, 곧 몸을 변하여 큰 나찰(羅刹)의 몸이 되었다. 옷과 터럭을 곤두세우고 손에는 다섯 자 칼을 잡은 채 왕이 밤에 고요히 누웠을 때 멀리 떨어지지 않은 허공에 멈추었다. 왕은 잠에서 깨어나 몹시 놀랐다.
나찰이 말하였다.
“네가 아무리 천만 명의 백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제는 오직 나에게 매었으니 자재(自在)하지 못하리라. 죽을 때가 이르렀으니 무슨 인연으로 구제를 얻으려느냐?”
019_0789_a_08L出家日數滿六月持戒淸淨懃思惟厭惡世閒得阿那含道於一聚落命終卽生色天上觀昔因緣於王有要赴本誓觀王沒於五欲𢤱戾難直爾而往無以感發宜以恐逼乃降伏便自變身作大羅剎衣毛振執五尺刀因王夜靜臥去之不遠在虛空中王覺已甚大怖畏語言雖有士衆千萬今唯屬我不得自在死時已至何緣得濟
왕이 말하였다.
“나는 다른 인연은 없고, 오직 본래 지은 착한 행실을 믿으니,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닦았으므로 죽어서 하늘에 태어날 것이다.”
하늘은 그 말을 옳다고 여기면서 말하였다.
“그러한 인연만이 가장 믿을 만하고 다른 이치는 없느니라.”
019_0789_a_18L王卽報言我無因緣惟恃本所作善修心淸淨死生善處天可之言如此因緣最爲可恃更無餘理
019_0789_b_02L왕이 다시 물었다.
“그대는 어떤 신이기에 이렇게 나를 깜작 놀라게 하시오?”
“저는 월명 부인이옵니다. 왕께서 집을 떠나도록 놓아 주셔서 애욕 버리기를 생각하다가 천상 세계의 하늘에 태어났고 지금 왕과의 약속 때문에 왔나이다.”
“그대가 아무리 그렇게 말하여도 나는 믿을 수 없소. 본래의 형상을 회복하여야 믿겠소.”
하늘은 곧 형상을 변하니, 본래의 월명과 꼭 같았다.의복과 치장을 꼭 본래의 월명과 같이 하여 왕의 곁에 서 있었다.
019_0789_a_21L王便問言汝是何神使我大生怖畏退縮天答言我是月明夫人王放出家思惟離欲生色天上今來赴要王言汝雖說此我猶不信復汝本形爾乃可信天卽變形如本月明衣裳服飾如本在王邊立
왕은 즉시에 욕심이 발동하여 껴안으려 하였다. 월명은 생각하기를 ‘이 사람이 애욕의 버릇이 맑아지지 않았으니 가까이하지 못하겠구나’ 하고 허공으로 올라가서 왕에게 설법을 하였다.
“왕의 그 몸은 덧없는 것이어서 손가락 튀기는 사이에도 보존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아침 이슬이 해가 뜨면 없어지는 것과 같이 덧없을 뿐이거늘 몸을 위하여 탐심을 냅니다. 왕은 보지 못하십니까? 장성한 나이가 늙음 때문에 멸하고, 모든 기능이 늙고 무너져서 눈으로 보지만 밝지 못하며, 귀로 들어도 총명하지 못합니다. 형상이 무너지고 살이 썩으면 아무 데도 가치가 없으니, 마치 술을 빚어서 순수한 맛을 쥐어짜면 찌꺼기는 아무런 값어치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 몸은 이미 늙었으니, 아무 것도 탐할 것이 없고, 오로지 죽음만 있을 뿐입니다. 그 몸이 살아 있다 하여도 항상 죽음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019_0789_b_03L王欲心發卽趣欲捉月明念言此人欲態不淨何可近之於是卽還上昇虛空爲王說法語王此身無常彈指叵保譬如朝露日出則滅不惟無常貪著於身王不見盛年華色老所吞滅諸根朽目視不明耳聽不聰形敗腐朽所復直譬如釀酒綟取淳味糟無所是身旣老無可貪樂唯有死在是身旣生死常與俱
왕은 보지 못하십니까? 뱃속에서 죽는 이도 있고, 태(胎)에서 나오자마자 죽는 이도 있으며, 젊어서 죽는 이도 있고, 늙어서 죽는 이도 있으니, 이 몸은 위태하고 허약하여 죽음의 도둑이 항상 따르므로 잠시도 믿을 수 없습니다.
몸과 마음을 불에 태우는 것은 뭇 고통일 뿐이니, 마음에는 3독(毒)의 근심이 있고, 몸에는 춥고 덥고 목마르고 배고픈 근심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싫어하지 않고 도리어 저의 몸을 탐하십니까? 궁인(宮人)과 기생과 허울 좋은 5욕과 나라와 재물과 처자는 모두가 나의 것이 아닙니다. 죽음이 이를 때에는 하나도 따르는 것이 없고 몸까지도 버립니다. 하물며 다른 물건이리까. 나고 죽고 근심하고 기뻐하는 것은 하나도 기특할 것이 없거늘 뭇 자잘한 바보들은 다섯 가지 욕망에 빠져서 생사(生死)에 헤매며 벗어날 길을 모릅니다. 왕은 지혜로운 사람이온데 어찌하여 벗어나서 집을 떠나 도를 구하지 않으십니까?”
019_0789_b_12L王不見胎中死者胎死者壯時死者老時死者是身危死賊常隨須臾叵信身心火然是衆苦心有三毒憂惱身有寒熱渴衆患而不生厭貪著我身宮人妓華色五欲國財妻子悉非我有至之時無一隨去身自尚棄何況餘生死憂喜無一可奇凡細愚闇沒五欲迴流生死莫知出路王是智何不厭離出家求道
그때에 왕은 좋은 마음이 생기어 집을 떠나기로 작정하였다. 월명은 거듭 교화하였다.
“만약 집을 떠나려면 반드시 좋은 스승을 만나서 묘한 법을 들어야 하옵니다. 묘한 법을 들으면 받들어 실천하여 밤낮으로 부지런히 정지하고 게으르지 말아야 하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019_0789_b_21L王時善心生許其出家月明重化之曰若當出家當求好師當聞妙法聞妙法已受而修行日夕精進翹懃勿解說此語已忽然不現
019_0789_c_02L왕은 다음 날 아침에 왕위를 태자에게 물려주고,다섯 가지 욕망을 떠나 가시연(迦施延)에 의지하여 집을 떠나 도를 닦았다. 그때 사람들이 그가 국왕으로서 온갖 영화를 버리고 진정한 도를 구한다 하여, 대신과 아전과 백성이 많이 와서 공양하고 공경히 문안하니 도업을 닦는 데 방해가 되었다. 그러므로 길을 떠나 마갈제(摩竭提) 나라에 이르니 부처님께서 설법을 해 주시어 아라한의 지위를 얻었다. 모든 감관[根]이 고요해지고 구하는 욕망이 없어져서 질그릇 발우[瓦鉢]를 들고 왕사성(王舍城)에 들어가 남은 밥을 얻어 숲 속으로 돌아와서 풀 위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019_0789_c_02L王至天明禪位太子捨離五欲投迦旃延出家爲道時人以其國王捨重榮利求正眞道臣吏人民多來供養恭敬問訊妨修道業於是遊行至摩竭國佛爲說法得阿羅漢諸根靜默無所求欲執持瓦鉢王舍城乞得宿飯齋還林中坐草而
병사왕(洴沙王:빈비사라왕)이 지나가다가 보고 숲 속에 들어와 문안하고 물었다.
“그대는 본래 왕으로서 들고 날 적에는 사람들이 모시고 따랐으며 종을 치고 북을 치면 백성들이 마을에서 진기한 보물을 실어 날라 와서 살림살이가 저절로 해결되었는데 이제 거지가 되어서 혼자 다니면서 걸식을 하니, 무슨 즐거움이 있소? 그대가 도를 그만두고 돌아간다면 나라의 반을 나누어서 다스리게 하겠소.”
도인(道人)이 대답하였다.
“나는 큰 나라의 왕이어서 마을이 대단히 많았소이다. 이제 무엇 하러 큰 것을 버렸는데 다시 작은 것을 취하겠소. 내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019_0789_c_09L洴沙王出遊遇見詣林問訊汝本爲王出入營從椎鍾鳴鼓人民聚落貲輸庫藏珍奇資生自然今作乞兒獨行乞食豈可樂耶汝還罷道相與分半國治道人答言我大國王聚落甚多今復何緣捨大就小非我所宜
병사왕이 다시 물었다.
“그대는 본래 최상의 음식을 먹었고 보배 그릇에다 담았는데 이제 질그릇 발우를 들고 남은 밥을 얻으려 다니니, 또한 힘들지 않소? 그대가 본래 왕 노릇을 할 때에는 용맹한 장수들이 모시고 따랐는데 오늘에 홀로 다니니 어찌 두렵지 않겠소? 그대가 본래 깊은 대궐에 있을 때에는 부인과 후비(後妃)와 기생들의 재롱과 좋은 소리와 묘한 빛이 눈과 귀에 가득하고, 보배 평상에 앉아 부드러운 요를 폈었는데, 오늘에 표연(飄然)히 홀로 숲 속에 누워서 풀로 담요[蓐]을 삼으니 어찌 괴롭지 않겠소?”
도인이 대답하였다.
“나는 이것으로 만족함을 아니 더 쾌락을 탐하지 않습니다.”
019_0789_c_14L洴沙王復問汝本食以上味盛以寶今執瓦鉢乞殘宿食不亦難乎本爲王勇夫將士侍衛今日單獨不恐怖汝本在深宮夫人后妃妓女娛樂好聲妙色盈悅耳目坐以寶牀敷以綩綖細褥今日飄然獨宿林野臥敷草蓐豈不苦哉道人報言我以此知足無所貪樂
019_0790_a_02L병사왕이 말하였다.
“그대는 참으로 불쌍한 사람이구려.”
도인이 대답하였다.
“그대가 참으로 불쌍한 사람이지 내가 아닙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대는 다섯 가지 욕망에 얽매이고, 애정에 쫓기어서 자재하지 못하지만, 나는 마음과 뜻이 고요하여 욕심이 없고자재한 데다, 쾌락의 종류도 다양한 것입니다.”
그가 병사왕을 위하여 설법을 하니, 왕은 곧 돌아갔다.
019_0789_c_22L洴沙王言汝是可憐之人道人答言汝是可憐人非我所以者何汝爲五欲所纏恩愛所驅使不得自在我今心意靜悅無欲自在快樂種種爲洴沙王說法已卽還去
어떤 이가 물었다.
“이 네 가지 무리가 모두 불도를 좋아하여 보살의 세 가지 일을 실천하고자 하는데 하루 낮과 밤 동안 실천하려는 사람도 있고, 이레 동안 실천하려 하는 사람도 있으며, 또는 몸을 마치도록 평생 실천하려는 사람도 있으니, 얼마나 되는 복을 받겠습니까?”
019_0790_a_04L問曰此四衆皆好佛道欲行菩薩三事有欲一日一夜行者有欲七日行者乃有終身行者爲得幾許福耶
도인이 대답하였다.
“이 물음은 심히 깊어서 나는 능히 대답하지 못하겠으니, 오직 부처님만이 이 일의 복덕이 많고 적음을 아시고 부처님 밖에는 알 이가 없느니라. 월지(月支) 나라의 왕이 불도를 구하기 위해 서른두 개의 탑을 세우고 불상(佛相)에 공양하려 하여 하나하나 지어서 서른한 개에 이르렀을 때 나쁜 사람이 왕을 흔드니, 왕의 마음이 뒤로 물러났었느니라. 그러니 이러한 나쁜 사람을 어떻게 제도하겠는가? 곧 마음을 돌려서 생사를 버리고 열반에 향하여 서른세 번째 탑을 세우고 해탈을 구하였느니라. 이 까닭에 아라한을 이루었으며, 그 까닭에 이 절을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라 하였느니라. 그로부터 2백 년이 넘지 않아 그 절이 지금도 있는 것을 나도 보았으니, 탑마다 모두 좋은 불상이 있느니라.
019_0790_a_07L答曰此問甚深吾不能答唯佛能知此福多少自捨如來不能了也如月氏國王欲求佛道故作三十二供養佛相一一作之至三十一時惡人觸王王心退轉如此惡人云何可度卽時迴心捨生死向涅槃作第三十二浮啚以求解脫由是因緣成羅漢道是故此寺名波羅提木叉言解脫生死自爾以來未滿二百年此寺今在吾亦見之寺寺皆有好形
왕이 세상을 떠난 뒤 어떤 사람이 암라(庵羅)꽃을 얻었는데 그 빛이 금과 같았느니라. 그 사람은 좋은 꽃을 얻은 까닭에 머리에다 꽂으려 하다가 생각하기를 ‘이 머리는 덧없는 것이어서 죽으면 개가 먹거나 진흙과 함께 굴러다닐 텐데 무엇 하러 치장하겠는가’ 하고는, 곧 불탑(佛塔)에 가지고 들어가서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뵈었느니라. 그는 생각하기를 ‘이것이 석가모니부처님의 상호로구나’ 하고, 이어 ‘지혜의 사람이시다. 큰 사랑과 큰 슬퍼함과 열 가지 힘과 네 가지 두려움 없음 등의 공덕을 갖추시었도다’라고 생각하였다.
019_0790_a_17L王去世後一人得菴羅樹花其色如金是人得好花欲爲首飾卽自惟此頭無常壞時狐狗食噉糞土同何用嚴飾卽持入佛塔見佛像相心生念言此是釋迦牟尼佛像相續念佛功德佛是一切智人大慈大悲十力四無所畏等功德
019_0790_b_02L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에서 열이 나고 머리털이 곤두서서, 곧 꽃을 부처님께 바치었느니라. 부처님께 바치고는 생각하기를 ‘비록 부처님께 한 꽃으로 공양하여도 큰 과보를 얻으리라고 들었지만, 많고 적은 한계를 모르겠구나’ 하고밖으로 나가서 교화하는 도인(道人)을 만나 물었느니라. ‘한 송이의 꽃을 부처님께 뿌리면 얼마나 되는 복을 받습니까?’
019_0790_a_23L念已熱毛豎卽以華上佛上佛已念言聞佛說一華供養必得大報不知齊限多少卽出見勸化道人問言以一花散佛得幾許福德
도인이 대답하였느니라. ‘나는 세상을 싫어하고 다섯 가지 욕망을 버리고 집을 떠나 계를 받았을 뿐이요 경전(經典)을 읽지 않았으므로 그렇게 깊은 일은 모릅니다. 마땅히 경을 읽어 총명한 이에게 물으시구려.’
곧 경을 읽은 도인에게 가서 물으니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느니라. ‘나는 그림쟁이와 같아서 듣고 보는 것뿐이요. 하늘눈[天眼]의 신통이 없으니 선악의 과보는 알지 못합니다. 좌선(坐禪)하는 도인을 가르쳐 드리겠으니, 가서 물어보시오. 그 상좌(上座)는 여섯 가지 신통이 있는 아라한이어서 반드시 이 일을 알 것입니다.’
019_0790_b_04L答言我厭世苦捨五欲出家受戒而已不讀經書此深事我不能知當問讀經聰明者卽往問讀經道人答言我如畫師所聞見無有天眼神通不能知見善惡果報卽示坐禪道人可往問坐禪道人上坐是六通羅漢必知此事
곧 가서 묻기를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다가 마음에 열이 나고 머리털이 곤두서서 꽃 한 송이를 부처님께 뿌리면 얼마나 되는 복을 받겠습니까?’ 하였느니라. 아라한은 곧 그를 위하여 관찰하였으니 ‘이 몸을 버리면 차례차례 하늘과 인간에서 복을 받는데 한 세상에서 천만억 세상에 이르고, 하나의 큰 겁(劫)에서 8만의 큰 겁에 이르도록 복이 다하지 않느니라’ 하고, 이를 지나서는 알지 못하였느니라.
019_0790_b_10L便往問念佛功德心熱毛豎以一花散佛得幾許福德阿羅漢卽爲觀之捨此身已次第受天上人中福德世至千萬億世從一大劫乃至八萬大劫福猶不盡過是以往不能復知
아라한은 대중의 추앙을 받는 몸인데도 한 꽃의 과보를 어찌하여 알지 못하였겠느냐. 이 사람에게 말하다가 잠시 말을 멈추고는 몸을 버리고 도솔천(兜率天)에 이르러서 미륵불에게 어진 이의 말하는 것을 갖추어 아뢰어서 미륵에게 되묻기를 ‘얼마나 되는 복을 받겠습니까?’ 하였느니라. 미륵은 대답하기를 ‘모르겠구나. 설사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일생보처(一生補處)4) 보살이라도 오히려 알지 못할 것이거늘 하물며 내 한 몸이겠느냐. 무슨 까닭인가 하면, 부처님은 한량없는 공덕과 복밭이 있으시어 아주 좋기 때문이니라. 그 가운데서 가지가지 과보가 다함이 없으니, 내가 장래에 부처를 이루어야 다 알리라’ 하셨느니라.”
019_0790_b_15L阿羅漢自以衆所推擧一花果報何不知卽語此人小住語已遣化身至兜率天上詣彌勒所具稱賢者所說表之彌勒得幾許果報彌勒答言能知正使恒河沙等一生補處菩薩尚不能知況我一身所以者何佛有無量功德福田甚良於中種種果報無盡待我將來成佛乃能知之
佛說雜藏經
  1. 1)원인이 되는 행업(行業)에 대하여 받을 결과인 과보(果報)보다 먼저 받는 보(報). 이것은 식물이 열매를 맺기 전에 꽃이 피는 것과 같으므로 이렇게 말한다. 선한 업인으로 말미암아 내세에 선도(善道)에 날 사람이, 이 세상에서 먼저 부귀ㆍ장수 등의 보를 받는 것이나, 악한 업인으로 말미암아 내세에 악도(惡道)에 떨어질 사람이, 이 세상에서 병들고 형벌 받는 등의 보를 받는 따위가 그것이다.
  2. 2)성문 4과(果)의 하나. 예류과(預流果)의 범명(梵名). 무루도(無漏道)에 처음 참례하여 들어간 지위다.
  3. 3)성문(聲聞) 4과 중의 제3. 줄여서 나함(那含)이라 하며, 불환(不還) 또는 불래(不來)라 번역한다. 욕계(欲界)에서 죽어 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에 나고는 번뇌가 없어져서 다시 돌아오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4. 4)일생만 지내면 부처님의 지위에 후보한다는 뜻. 등각(等覺)의 지위. 미륵보살 같은 이가 석존보다 먼저 입멸하여 도솔천궁에 나서 그 천상의 수명으로 4천 세(인간의 56억 7천만 년)를 지낸 뒤에 석가모니불 다음에 사바세계로 내려와 화림원(華林園) 용화수(龍華樹) 아래에서 성도하고, 3회(會)의 설법으로 인천(人天)을 교화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