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868_a_01L불설해팔덕경(佛說海八德經)
019_0868_a_01L佛說海八德經七寶

후진(後秦) 구자국(龜茲國)삼장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
019_0868_a_02L後秦龜茲國三藏鳩摩羅什譯



이와 같이 들었다.
019_0868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무승국(無勝國) 시재하(時在河) 가에 노니시면서, 언제나 보름날이면 사문들을 위해 계경(戒經)을 설명하셨다. 그러나(그 날은) 부처님께서 고요히 앉아 오랫동안 말씀이 없으셨다. 아난은 옷을 바루고 무릎을 땅에 꿇고 아뢰었다.
“사문들이 좌정하고 맑은 법을 듣고자 함이다.”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셨다.
아난은 세 번 일어나 아뢰었다.
“벌써 밤중이 되었으니 계경을 설명하셔야 합니다.”
019_0868_a_04L一時佛遊無勝國時在河邊常以十五日爲諸沙門說戒經佛坐寂寞久而無言阿難整服長跪白曰沙門坐定樂聞淸法世尊默然阿難三起白夜已半可說戒經
세존께서는 이에 말씀하셨다.
“이 사문들 중에 더럽고 탁한 자가 있다. 그는 마음이 사특하고 그 행은 말과 법에 어긋나며, 사문의 계를 어겼다. 위신(威神)은 지극히 중한 것으로서 저런 하천한 자가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맑음과 흐림은 서로 어긋나기 때문에 나는 설법하지 않는 것이다.”
019_0868_a_08L世尊乃曰諸沙門中有穢濁者心邪行違言與乖沙門之戒威神致重非彼下賤所能執行淸濁相違故吾不說
존자 목련(目連)은 일심으로 정(定)에 들어 청정한 도(道)의 눈으로 관찰하여 그의 마음에 버려야 할 행이 있음을 갖추어 보았다. 목건은 곧 그에게 말하였다.
“일어나라, 너 같은 속된 자가 앉아 있을 자리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일어나려 하지 않자, 그 팔을 끌어 내치면서 말하였다.
“너는 지극한 덕이 없고 마음에는 여섯 가지 사특함이 있다. 어떻게 감히 그 뒷간 냄새 나는 몸으로 하늘 향기 있는 자리에 앉았는가? 너는 버린 사람이요, 사문이 아니다.”
목련은 곧 청정한 자리로 돌아왔다.
부처님께서 목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왜 그 어리석은 자를 좋게 깨우쳐 내보내지 않고, 팔을 끌어 내쫓느냐?”
019_0868_a_11L尊德目連一心入定道眼淨觀具見彼心有可棄之行矣目連卽與謂之曰非爾俗夫所應坐處也彼不肯起臂使出曰爾無至德心懷六邪何敢以臭溷之體坐天香之座爾是棄人非沙門矣目連卽還就淸淨座佛告目連子何一愚好喩不出牽臂乃去
부처님께서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말을 조용히 들어라.”
모든 사문들은 대답했다.
“예,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019_0868_a_18L佛告沙門靖聽吾言諸沙門曰唯然受教
“저 큰 바다를 보라. 여덟 가지 아름다운 덕이 있느니라.
그 넓이는 넓고 넓어 가가 없고, 그 깊이는 바닥을 헤아릴 수 없어 들어갈수록 더욱 깊어지고, 나아가도 걸림이 없으니, 이것이 첫째 덕이니라.
019_0868_a_20L觀彼巨海有八美德其廣卽汪洋無涯其深則有不測之底稍入稍無前所礙斯一德也
바다의 조수(潮水)는 그 시기와 먼저 즈음을 넘기지 않으니, 이것이 둘째 덕이니라.
019_0868_a_22L海潮不過期先際斯二德也
019_0868_b_02L바다는 온갖 보배를 갈무려 수용하지 않는 것이 없으나 냄새나는 썩은 송장은 용납하지 않고 신풍(神風)이 불어 기슭으로 올리니, 이것이 그 셋째 덕이니라.
019_0868_b_02L海含衆寶靡所不包死屍臭朽海不容焉神風吹漂上岸之邊斯三德也
바다는 온갖 보배를 가졌다. 즉 황금ㆍ백은ㆍ유리ㆍ수정ㆍ산호ㆍ용민(龍玟)ㆍ명월신주(明月神珠) 등, 천만 가지 기이한 것들이 있어 구해서 얻지 못할 것이 없으니, 이것이 그 넷째 덕이니라.
019_0868_b_04L海懷衆珍黃金白銀瑠璃水精珊瑚龍玫明月神珠千奇萬異無求不得斯四德也
이 천하에는 다섯 개 큰 강이 있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서쪽으로 흐르는 것은 이름이 항(恒)이요, 남쪽으로 흐르는 것은 이름이 사(邪)요, 동쪽으로 흐르는 두 강 중 하나는 이름이 사륙(沙陸)이요, 하나는 이름이 아이월(阿夷越)이며, 북쪽으로 흐르는 것은 이름이 묵(墨)이다. 이 다섯 강이 빨리 흘러 함께 바다로 들어가면 다 옛 이름을 버리고 합해서 바다가 되니, 이것이 그 다섯째 덕이니라.
019_0868_b_06L普天之下有五大河流行注海西流者名恒流者名邪云東流者兩河一名沙陸一名阿夷越北流名墨五河流邁入于海皆去舊名合爲海斯五德也
다섯 줄기 강과 만 갈래 흐름이 장마가 그칠 무렵이면 천지(天地)를 뒤집을 듯 밀려오고 비가 내리고 강물이 흘러 들어도 바닷물은 전과 같아서 별로 더하고 덜함이 없으니, 이것이 그 여섯째 덕이니라.
019_0868_b_10L五河萬流淋雨終時立天地來雨落河注海水如故蓋無增減斯六德也
바다에는 큰 몸집에 의젓하고 웅장한 온갖 물고기가 있다. 그 첫째 물고기는 몸 길이가 4천 리요, 둘째 물고기는 몸 길이가 8천 리며, 셋째 물고기는 몸 길이가 1만 2천 리요, 넷째 물고기는 몸 길이가 1만 6천 리며, 다섯째 물고기는 몸 길이가 2만리요, 여섯째 물고기는 몸 길이가 2만 4천 리며, 일곱째 물고기는 몸 길이가 2만 8천 리니, 이것이 그 일곱째 덕이니라.
019_0868_b_12L海有衆魚巨軀巍巍第一魚身長四千里第二魚身長八千里第三魚身長萬二千里第四魚身長萬六千里第五魚身長二萬里第六魚身長二萬四千里第七魚身長二萬八千里斯七德也
바닷물은 두루 짜서 가나 복판이 한결같으니, 이것이 그 여덟째 덕이니라.
019_0868_b_18L海水通鹹邊中如一斯八德也
이러하기 때문에 질량(質亮)과 신룡(神龍)들이 기쁜 마음으로 즐거워하느니라.
以斯之故質亮神龍欣心樂之
우리 묘한 경전도 또한 빛나는 덕이 있어, 읽어도 다함이 없고 그 뜻은 날로 깊어, 범(梵)ㆍ마(魔)ㆍ제석(帝釋)도 능히 측량할 수 없음이, 마치 바다가 넓고 멀며 매우 깊어 측량하기 어려움과 같다. 이러하기 때문에 모든 사문들이 즐거워하나니, 이것이 첫째 덕이니라.
019_0868_b_19L吾經妙典亦有景德讀之無盡其義日深梵魔帝釋無能測度猶海廣遠甚深難測以斯之故諸沙門樂之一德矣
내 제자들은 서로를 단속하고 통솔하며 경을 외우고 좌선하며, 예의와 법식에 그 때를 잃지 않는다. 마치 바다의 조수가 그 시기와 먼저 즈음을 넘기지 않는 것과 같나니, 이것이 둘째 덕이니라.
019_0868_b_23L吾諸弟子更相撿率誦經坐禮儀景式不失其時也猶海之潮不過期先際斯二德也
019_0868_c_02L내 법은 맑고 깨끗하고 뜻은 담박함에 있어서, 의복과 음식을 받은 뒤에는 조금 남은 것도 쌓아 두지 않는다. 만일 어떤 사문이 그 마음이 더럽고 흐리면, 법으로써 꾸짖어 쫓아 절에 있지 못하게 한다. 마치 바다는 넓고 넉넉하여도 썩은 송장을 용납하지 않는 것과 같나니, 이것이 셋째 덕이니라.
019_0868_c_02L吾法淸潔在憺怕衣食供已不畜微餘若有沙志趣穢濁以法彈遣不得處廟海弘裕不容臭屍斯三德也
내 도(道)의 모든 경전에는 그 이치가 두루 갖추어져 있다. 사문들은 이를 고요히 생각해 마음의 때[垢]와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온갖 더러움을 떨어 버리는데, 이는 마치 거울을 닦으면 티가 없어지고, 또 조금이라도 구름을 흩어 버리면 해가 밝아 보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첫째는 앉아 스스로 생각해, 과거의 나고 죽는 근원을 생각하면 알지 못할 것이 없다. 둘째는 천지 만물은 꼭두각시 같아서 대개 모인 것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것을 생각한다. 셋째는 언제나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세상 사람들이 어리석고 미혹해 뒤바뀐 짓을 하며 스스로 잘못을 알지 못하는 것을 가엾이 여긴다. 넷째는 스스로 알뜰히 생각해 이미 지나간 과거를 알고, 또 미래 중생들의 영혼이 갈 곳을 비추어 보아, 자신은 도로 향하며 마음의 깨끗함을 보배로 삼는다. 그래서 사문들이 더러움을 버리고 깨끗한 행을 얻으면 그는 마음으로 기뻐하나니, 마치 저 질량(質亮)이 바다의 온갖 보배를 좋아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넷째 덕이니라.
019_0868_c_05L吾道衆其義備悉沙門潛思練去心垢婬恚嫉愚癡衆穢猶若磨鏡瑩垢盡又蕩微曀照無不睹一坐自思惟往古生死之源得無不知二惟天地萬物若幻夫有合會必當別離常慈心愍世愚惑作行顚倒不自知四自精思旣知往古又照未然生魂神所當趣向吾向道以心淨爲珍寶沙門去穢得淨行者其心喜之猶彼質亮樂海衆寶斯四德矣
내 도는 넓고 커서 여럿을 합해 하나로 만든다. 즉 제왕종(帝王種)ㆍ범지종(梵志種)ㆍ군자종(君子種)ㆍ하천종(下賤種)들이 모두 와서 사문이 되면, 그들은 다 본성을 버리고 도로써 서로 친하며, 현명하고 어리석은 이가 서로를 권하며 형제처럼 생각한다. 마치 저 여러 물이 모이면 바다라고 이름하는 것과 같나니, 이런 까닭으로 사문은 즐거워한다. 이것이 다섯째 덕이니라.
019_0868_c_15L吾道弘大合衆爲一帝王種梵志種君子下賤種來作沙門者皆棄本姓道相親明愚相進意如兄弟猶彼衆流合名曰海以斯之故沙門樂之六德矣
내 도는 미묘하고 경전은 뜻이 깊다. 상사(上士)가 그것을 얻으면, 첫째는 구항(溝港:수다원)이라 하고, 둘째는 빈래(頻來:사다함)라 하며, 셋째는 불환(不還:아나함)이라 하고, 넷째는 응진(應眞:아라한)이라 한다. 응진의 도는 그 마음이 청정하여, 마치 하늘 구슬이 때[垢]를 녹이는 것과 같다. 몸을 나누고 흩기도 하며 죽고 사는 것에 자재롭고, 머무는 수명이 끝이 없으며, 또한 늙지도 병들지도 않는 것이 마치 저 큰 바다에 사는 신룡(神龍)과 같다. 그런 까닭으로 사문이 즐거워하느니라.
019_0868_c_20L吾道微妙經典淵奧上士得一號溝港二號頻來三號不還號應眞應眞之道其心淸淨猶天明垢藏之德分身散體存亡自由壽無極亦不老病猶彼巨海有神龍以斯之故沙門樂之
019_0869_a_02L내 경전은 그 이치가 감로(甘露)처럼 달콤하고, 선인(仙人)들도 듣지 못한 것이며, 범(梵)ㆍ석(釋)들도 드물게 보는 것으로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일을 기록하지 않은 것이 없고, 끝과 가운데가 모두 바른 것은 마치 저 바닷물 맛이 두루 짠 것과 같다. 그런 까닭으로 사문이 즐거워하느니라.
019_0869_a_02L吾之經籍義美甘露仙聖所不聞梵釋所希睹往古來無物不記邊中皆正猶海通鹹以斯故沙門樂之
그러므로 내 경(經)을 보는 사람은 그 뜻이 다 무위(無爲)로 나아간다. 바다에는 여덟 가지 덕이 있는데 내 경도 또한 그러하니라.”
019_0869_a_05L夫見吾經者意皆趣無爲矣海有八德吾經亦然
아난은 다시 일어나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날이 밝으려 합니다. 원하옵나니 중계(重戒)를 말씀해 주소서.”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오늘 이후로 나는 다시는 중계(重戒)의 경(經)을 말하지 않으리라. 계를 좇지 않는 자에게 저 뇌신(雷神)의 노여움이 있을까 두렵기 때문이니, 나는 그 때문에 계경을 말하지 않으리라. 지금부터는 서로 단속하고 좇으며 보름날에 모여 계경을 설명하라.”
019_0869_a_06L阿難又起稽首白曰東旦欲明願說重戒世尊曰自今之後吾不復說重戒之戒之不從恐彼神雷威怒加之也吾以斯故不說戒經自今以往更相撿率以十五日會說戒經
모든 비구들은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019_0869_a_11L諸比丘起爲佛作禮
佛說海八德經

〈후기〉이 경의 문장을 살펴볼 때 분명 구마라집의 번역은 아니고 후한(後漢) 때 (번역된) 경전인 것 같다. 이 경은 축법란(竺法蘭)의 번역 중 빠진 것이 대장경에 구마라집의 번역으로 잘못 기록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019_0869_a_13L按此經文決非羅什之譯似是後漢之經疑此是彼竺法蘭爲失本者藏中錯爲羅什譯耳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