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9_0913_a_01L오고장구경(五苦章句經)
019_0913_a_01L五苦章句經 一名淨除罪蓋娛樂佛法經一名諸天五苦經


동진(東晉) 서역(西域) 축담무란(竺曇無蘭) 한역
김성구 번역
019_0913_a_02L東晉西域沙門竺曇無蘭 譯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삼계(三界)의 5도(道)1)에는 나고 죽는 일이 끊이지 않느니라. 괴로움은 대체로 다섯 가지가 있으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모든 하늘의 괴로움[諸天苦]이고, 둘째는 인간의 괴로움[人道苦]이며, 셋째는 축생의 괴로움[畜生苦]이고, 넷째는 아귀의 괴로움[餓鬼苦]이며, 다섯째는 지옥의 괴로움[地獄苦]이니라.
019_0913_a_03L世尊曰三界五道生死不絕凡有五何謂五苦一曰諸天苦二曰人道三曰畜生苦四曰餓鬼苦五曰地獄苦
무엇이 모든 하늘의 괴로움인가. 첫째의 하늘로부터 스물여덟 번째 하늘까지의 중간에 있는 아나함천(阿那含天)을 제외하고는 모두이니라. 5계(戒)를 지키고 10선(善)을 닦고 4선(禪)을 행하는 이는 그 위에 태어나거니와 도의 지혜와 뜻이 없기 때문에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이 있게 되고, 자신에게 하늘이 준 수명을 다하지 못하는 이도 있으니, 지난 세상에 지은 일에 따라 수명도 길고 짧음이 있느니라. 모든 하늘에 두 가지 큰 재앙이 있으니, 첫째는 목숨이 다하는 것이고, 둘째는 겁(劫)이 다하는 것이니라. 겁이 다하는 데에는 세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큰 불이고, 둘째는 큰 바람이며, 셋째는 큰물이니라. 목숨이 다하는 데에는 일곱 가지 징조가 있으니, 첫째는 목[項] 위의 광명이 사라지고, 둘째는 머리 위의 꽃이 시들며, 셋째는 얼굴빛이 변하고, 넷째는 옷에 티가 묻고, 다섯째는 겨드랑이에 땀이 나고, 여섯째는 몸의 겉모양이 야위고, 일곱째는 파리가 몸에 붙었다가 자연히 본래의 자리에서 떠나는 것이니라.
019_0913_a_07L何謂諸天苦從第一天上至二十八天除中阿那含天皆是持五戒守十善行四禪者得生其上無道慧意故有生老病死亦有不盡其天壽隨其先世所作故壽命有長短諸天有二大災一曰命盡二曰劫盡劫盡有三因緣一曰大火二曰大風三曰大水命盡有七證一曰項中光滅曰頭上華萎三曰顏色爲變四曰衣上塵土五曰腋下汗出六曰身形損七曰蠅著自然離於本座
019_0913_b_02L물의 재앙[水災]을 만났을 때에는 큰 홍수가 터져서 열다섯 번째 하늘까지 이르면 그 안의 것은 없어지지 않는 것이 없으리라. 바람의 재앙[風災]을 만났을 때에는 거센 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 수미산(須彌山)과 다른 이름난 산을 날리면 산과 산이 부딪쳐서 가루같이 되어 없어지지 않는 것이 없으리라.
불의 재앙[火災]을 만났을 때에는 일곱 개의 해가 한꺼번에 떠올라 꼼짝도 않고 머물러 움직이지 않은 채 하늘과 땅을 태워 없애나니, 모두가 무쇠 녹이는 것과 같으니라. 욕계(欲界)의 안에 있는 것은 모두가 사라지고, 가장 높은 네 하늘도 비록 수명은 80억4천만 겁이나 모두가 죽어서 8악도(惡道)에 태어나게 되니, 이것이 첫째의 괴로움이니라.
019_0913_a_17L遭水災大洪水起齊十五天其中所有無不盡者遭風災時隨藍大風四起須彌山及諸名山山山相摶令如粉無不盡者遭火災時七日竝出住不行燒滅天地皆如融金欲界所其中皆盡最上四天雖壽八十億四千萬劫要當皆死屬八惡道是謂一苦
두 번째 인간 세상의 괴로움이란 백천 종류가 있어서 진실로 사람을 힘들게 만드느니라. 종과 심부름하는 사람과 거지와 천한 사람으로부터 중간은 부귀한 사람과 위로는 임금과 전륜왕(轉輪王)에 이르도록 모두가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덥고 괴롭고 아프고 근심스럽고 번거롭고 걱정스러움과 재앙과 변괴가 있으며, 또는 군사와 도둑과 감옥과 형벌로 죽거나 불에 타거나 언덕에서 떨어지거나 틈에 치이거나 벽돌과 돌과 무기와 수레와 말에 죽거나 원수와 도둑에게 몸이 상하거나 하는 등, 그 죽음의 종류는 만 가지니라. 온갖 중생이 삼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모두가 함께 가지나니, 이것이 두 번째 괴로움이니라.
019_0913_b_04L二曰人道苦有百千種人實爲疲勞從奴婢下使乞兒賤人中閒富上至帝王轉輪聖王皆有生老病飢渴寒熱苦痛愁惱憂患災變有兵賊牢獄刑戮火燒水溺墜落堆塼石刀杖奔車逸馬怨家劫盜相傷害其死萬端一切衆生未脫三皆共有之是謂二苦
세 번째 축생의 괴로움이란, 날파리[蜎飛]와 길짐승과 옆으로 다니는 무리와 헐떡거리는 무리와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과 위로는 코끼리와 용, 금시조(金翅鳥)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축생이니라. 이들에게도 기갈(飢渴)과 추위와 더위와 근심걱정과 고통이 있으며, 강한 것은 약한 것에 항복을 받아 서로가 잡아먹으며, 또 어떤 것은 푸줏간에서 죽거나 사냥꾼에게 죽거나 그물에 걸려서 살을 사람에게 먹히니, 그 변화가 만 가지에 이르러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이것이 세 번째 괴로움이니라.
019_0913_b_11L三曰畜生苦蜎蜚蠕動蚑行喘息飛鳥走獸上至金翅鳥王皆是畜生亦有飢渴寒熱憂患勤苦强者伏弱更相噉食或有屠殺田獵網羅以肉供人其變萬端不可具說是謂三苦
네 번째 아귀의 괴로움이란, 아홉 종류의 아귀가 있거니와 첫째의 무리는 몸의 길이가 1유순(由旬)이지만 목구멍은 바늘구멍만 하느니라. 걸어 다닐 때에는 마디마디가 풀리어 마치 5백 대의 수레가 움직이는 소리와 같으며, 목구멍에서는 불길이 나와 제 몸을 태우고, 물을 보고 달려가면 곧 말라버려 한 모금도 얻어 마시지 못하느니라. 설사 한 모금을 마셔도 피고름으로 변하거나 끓는 똥이 되어버리며, 또는 녹은 구리가 되어서 목구멍을 모조리 태우며, 엄청난 뜨거운 기운이 아래로 통과하면서 훤하게 뚫리지 않는 곳이 없느니라. 죄 받기가 다 끝나지 않으면 몸에 저절로 불이 일어나 타는 일이 다시 반복되니, 모두가 지난 세상에 사람이 되어 생명을 다스리되 사납게 하고, 두렵게 협박을 하며, 도리에 어긋나게 탐내고 혼자서 먹은 까닭으로 이런 재앙을 받느니라. 이것이 네 번째 괴로움이니라.
019_0913_b_16L四曰餓鬼有九種餓鬼第一輩者身長一由頸所咽處如一鍼孔行步之時節骨解如五百車聲咽火炎出自相燒若見流水往卽枯竭不得一咽或得一咽化爲膿血或爲沸屎或爲銅銷自然大熱爛下過無不洞徹罪過未畢身自然復如是皆先時爲人治生暴逆恐怛迫脅不以道理慳貪獨食故受此是謂四苦
019_0913_c_02L다섯 번째는 지옥의 괴로움이니, 무쇠의 성과 끓는 가마와칼 나무와 칼 산과 무쇠 기둥과 녹인 구리와 피고름과 추운 얼음과 끓는 똥과 짠 물과 대나무 잎[竹葉]과 불 수레와 숯불 화로와 불에 단 못[火針]과 열여섯 가지 독한 가시와 까마귀ㆍ까치와 사나운 개와 메추라기[鶉鳥]와 굴조(屈鳥)의 지옥이니라. 굴조의 부리는 순전히 강철이어서 사람의 입으로 날아 들어가면 안팎이 훤하도록 사람의 창자를 먹건만 동서남북 어느 곳도 피할 곳이 없느니라. 고통스럽고 혹독한 죄를 받는 지옥이 열여덟 곳이 있지만 죄받는 무리는 지위가 높고 낮은 것을 묻지 않고 죄악의 가볍고 무거움에 따라서 제각기 받느니라. 혹은 한 겁이나 반 겁이 지나서 마치는 이도 있고, 혹은 능력이 없거나 날아 나오지 못하는 이도 있으며, 죄를 마치고도 도리어 세간에 태어나서 남은 죄를 받게 되니, 이것이 다섯 가지 괴로움이니라.
019_0913_c_02L五曰地獄苦鐵城鑊湯樹刀山鐵柱消銅膿血寒冰沸屎鹹竹葉火車爐炭火釘十六毒刺狡狗鶉鳥屈鳥其鳥喙嘴純是剛飛入人口表裏洞徹食人五藏西南北無有避處苦毒罪獄凡有十諸受罪者不問尊卑隨惡輕重自受之或有一劫半劫畢者不能不翅者罪畢還生世閒受諸餘殃是謂五苦
여덟 가지 나쁜 길[八惡處]이란, 첫째는 지옥이요, 둘째는 아귀요, 셋째는 축생이요, 넷째는 변두리[邊地]요, 다섯째는 장수(長壽)하는 하늘이요, 여섯째는 비록 사람의 몸을 받았지만 맹인이나 귀머거리, 벙어리, 말더듬이가 되거나, 손과 발이 온전하지 않거나 절룩거리면서 듣거나 받지도 못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비록 사람의 몸을 받아서 6정(情)이 완전하게 갖추었지만 세간의 지혜로 말을 잘 하고 총명하여 세상의 경전을 배워서 사특한 것을 믿고 소견이 뒤바뀌어 요망한 귀신을 제사하여 모시며, 혹은 도살(屠殺)과 사냥으로 마음을 풀고 정신을 놓으며, 거짓된 일을 만 가지로 하여 3존(尊)2)을 믿지 않다가 그 때문에 몸을 잃어버린 뒤에 다시 지옥에 떨어지며, 어두운 데서 다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 벗어날 때가 없으며, 때로 사람으로 태어나도 바른 법을 믿지 않고 3존을 받들지 않으며, 성스러운 도를 비방하는 것이니라. 여덟 번째는 부처님의 옛 땅에 태어나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 나쁜 길이며, 또는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이라고 하느니라.
019_0913_c_11L八惡處者一曰地獄二曰餓鬼三曰畜生四曰邊地五曰長壽天曰雖得人身盲聾瘖瘂手足殘跛能聽受七曰雖得人身六情完具智辯聰學世經典信邪倒見祠祀鬼或屠殺田獵肆心放意欺僞萬端不信三尊從是後身還入地獄從冥入冥無有脫時時得爲人復不信正不奉三尊誹謗聖道八曰生佛故處是謂八惡亦謂八難
019_0914_a_02L3악도(惡道)란, 온갖 중생의 집에서 잠시 사람도 되고 잠시 하늘도 되거니와 마치 나그네 되는 날은 적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많은 것과 같으니라. 배우는 사람들이 생각하여서 부지런히 정진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사람의 몸은 받기 어렵고, 6정(情)은 갖추기 어려우며, 말 재주는 적중(的中)하기 어렵고, 재주와 총명은 이르기가 어려우며, 오래 사는 운명은 얻기가 어렵고, 밝은 사람은 만나기 어려우며, 곧은 믿음은 가지기 어렵고, 큰마음은 일으키기 어려우며,경전의 말씀은 듣기 어렵고, 여래는 만나기 어려우니라. 세간에 나무가 있으니, 우담발화(優曇鉢華)라 하며, 열매만 있고 꽃이 없는데 여래가 세상에 나오면 꽃이 피느니라.
이미 사람의 몸을 얻어 6정을 완전히 갖추고 말 재주가 있고 총명하며, 목숨이 길고 밝은 사람을 만났으며, 보살 마음을 일으키어 바르게 믿고 물러나지 않으며, 온전히 경전의 말씀을 듣고, 여래의 세상을 만난 것은 모두 지난 세상에 사람에게 복덕을 베풀었으며, 밝은 곳으로부터 밝은 곳으로 들어가면서 여래의 자취를 찾고, 거듭거듭 행하여 멈추지 않았으며, 도량(道場)에 모여서 몸의 감관[根]을 훼손하지 않은 까닭이니, 앞의 공덕을 잃고 한번 도의 뜻을 잊으면 잠깐 움직이는 사이에 몇 겁이 지나가리니 삼가고 삼갈지니라.
019_0913_c_20L三惡道者一切衆生之家暫得爲人暫得爲天譬如作客日少歸家日多學者思之勤力精進可得脫苦人身難得六情難具口辯難中才聰難致壽命難獲明人難遭直信難有大心難發經法難聞如來難値世閒有樹名優曇鉢有實無有華如來出世乃有華耳得人身六情完具口辯才聰壽命延遭値明人發菩薩心直信不還具聞經法遇如來世此皆宿行覆福德人從明入明尋如來迹累行不止會於道場無毀其根忘失前功一失道意動有劫數愼之愼之
온갖 중생이 항상 긴 감옥[長獄]에 있을 적에 열두 겹의 성(城)이 둘러쌌고, 세 겹의 가시나무 울타리로 막았으며, 항상 여섯 개의 칼을 뽑은 도둑이 엿보니, 그 안에서 벗어나기는 매우 어려우니라. 무엇이 ‘긴 감옥’인가. 삼계를 말하는 것이니라. 무엇이 ‘열두 겹의 성’인가. 열두 가지 인연을 말하는 것이니라. 무엇이 ‘세 겹의 울타리’인가. 3독(毒)3)을 말하는 것이니라. 무엇이 ‘여섯 개의 칼을 뽑은 도둑’인가. 6정(情)을 말하는 것이니라.
이미 도의 마음을 일으킨 이는 마땅히 금계(禁戒)와 4등(等)의 큰 자비와 6바라밀(波羅蜜)과 안반(安般)의 뜻 지킴과 37품(品)과 모든 선정의 삼매(三昧)와 총지(總持)4)의 문을 갖추어야 할 것이니라. 온갖 법과 뜻에는 높음도 없고 낮음도 없으며, 망상도 없고 소원도 없으니 세 가지 해탈의 문[三解脫門]을 벗어나서 세 가지 다스리는 법[三治法]을 얻으며, 세 가지 회향(廻向)을 분별하여 세 가지 통달한 지혜를 깨달을지니라. 속박도 없고 해탈도 없이 하되 하늘과 인간에서 존귀한 전륜성왕의 지위를 구하지 말지니라. 그 마음을 요동치 않고 죄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수고로움을 헤아리지 않고, 뜻이 온갖 곳에 있으되 영예를 바라는 것이 없을지니라. 삼계가 공한 줄 알아서 3유(有)5)를 익히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이 열두 겹의 긴 감옥을 벗어나는 것이니라.
019_0914_a_10L一切衆生常在長獄有十二重城圍之以三重棘籬籬常有六拔刀賊伺之能於其中得脫出者甚難甚難何謂長獄謂三界也何謂十二重城謂十二因緣也何謂三重棘籬謂三毒也何謂六拔刀賊謂六情也已發道心當具禁戒四等大慈六波羅蜜安般守意三十七品禪三昧摠持之門等一切法意無高無下無想無願出三脫門得三治分別三向曉三達智無縛無解求諸天人中之尊轉輪王位不動其心不畏罪苦不計有勞志在一切無所榮冀解三界空不習三有是謂得出十二長獄
019_0914_b_02L열두 가지 인연의 일어나는 것과 멸하는 것을 알아 어리석음의 근본을 끊으면 이것이 열두 겹으로 포위한 성에서 벗어나는 것이고,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 등 세 가지 때[垢]가 원래 없는 줄을 알고 뜻으로 집착하지 않으면 이것이 세 겹의 가시나무 울타리를 뽑아 버리는 것이며, 6정(情)이 모두가 본래 근본과 끝이 없는 것을 알아 마치 파초와 같은 것인 줄 깨닫고 마음이 애착에 얽매이지 않으면 이것이 여섯 개의 칼을 뽑은 도둑을 없애는 것이니라. 나도 없고 남도 없어서 도무지 지을 것이 없고, 짓지 않는 것도 없으며, 공덕 짓는 일을 억 겁이 지나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마치 새가 허공을 날지만 자취가 없는 것과 같으며, 자취가 없는 행동을 지을 때에는 능히 보는 사람 없더라도 죄가 되는 일을 하지 않나니, 모든 나쁜 인연은 크기가 터럭 끝과도 같으니라. 이를 일러 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사람이라 하니, 능히 괴로움을 면하리라.
집에 있는 것을 감옥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라. 어여쁜 아내와 자식들과 재물과 진기한 보배는 낮은 것이어서 은사슬[銀鐺]이자 항쇄와 족쇄[杻械]가 될 것이며, 은혜와 애정으로 어리석음을 드러내니 무거운 짐이 될 것이니라.”
019_0914_a_24L知十二因緣所起所滅斷癡本是謂得出十二重城知婬癡三垢無原意不復著是謂得拔三重棘籬曉了六情皆無本末譬如芭意不縛愛是謂得離六拔刀賊當先解無我無人都無所作無所不所作功德億劫不惓譬如鳥飛虛無有足迹作無迹行無能見者與罪事諸惡因緣大如毛髮是謂發菩薩心者能度苦厄居家爲牢獄兒息財物珍寶爲下爲是銀鐺杻恩愛癡著爲是重擔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들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온갖 선남자와 선여인들아, 너희들이 이미 집을 나온 것은 감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고, 처자를 버린 것은 칼[械]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니 어찌하여 무거운 짐을 버리지 못하는가.”
사문(沙門)들이 여쭈었다.
“저희들은 짊어진 것이 없나이다.”
019_0914_b_12L佛告諸弟子一切善男子善女人已出家爲得離獄棄捐妻子爲得脫械如何不能放捨重擔諸沙門曰我無所擔
019_0914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사문이 나와 남에 집착하여 몸을 탐내고 수명을 헤아리니 이것이 무거운 짐이고, 오로지 공양을 구하고 가진 것을 쌓아 두니 이것이 무거운 짐이며, 같이 배우는 이와 화목하지 못하고 도리어 속인[白衣]과 가까이하니 이것이 무거운 짐이고, 스스로의 집안을 대단하다고 여겨 도도하고 교만하게 구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며, 슬기로움을 믿고 어리석은 이를 업신여기며 다른 사람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고, 굳세고 어긋남으로써 제 주장을 삼고 남의 충고를 받지 않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며, 음식에 절도(節度)가 없고 술과 맛있는 것을 탐하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고, 법복(法服)을 갖추지 않고 속인의 의복을 입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며, 겉으로는 법다운 척하지만 안으로는 굽은 생각을 품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고, 6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계를 깨뜨리며 욕정을 범하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며, 백성들에게 많이 거두어다가 절을 짓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고,귀신의 어미에게 제사하여서 복과 소원을 청하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며, 불법에 거짓으로 의탁해서 주술(呪術)로써 병을 고치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고, 무리의 도움을 저버리고 네 가지 무거운 금계(禁戒)를 어기는 것이 무거운 짐이며, 아무 곳에나 쉬면서 사원의 방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 너희들의 무거운 짐이니, 짐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뒤에 지옥에 떨어질 것이리라.”
019_0914_b_16L佛言汝沙門著吾我人身計壽是汝重擔專求供養畜積所是汝重擔同學不和反親白衣汝重擔自大種姓貢高憍綺是汝重恃智慢愚輕邈他人是汝重擔戾自用不受人諫是汝重擔食無節飮酒貪味是汝重擔法服不具俗衣裳是汝重擔外似如法內懷諛是汝重擔不制六情毀戒犯欲汝重擔賦斂百姓興起寺廟是汝重祠祀鬼母祈請福願是汝重擔假託佛法呪術治病是汝重擔違負衆祐犯四重禁是汝重擔拪息無恒不還廟房是汝重擔不捨擔者後入地獄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여기 크고 흰 코끼리가 있으니, 힘이 세어서 산을 옮기고 땅을 파서 개울을 이루고, 나무를 뽑고 돌을 부수느니라. 코끼리의 힘이 이와 같아서 당할 이가 없거늘 어떤 사람이 한 올의 머리칼로써 그의 다리를 매면 코끼리는 절름발이가 되어서 다시는 움직이지 못하느니라. 모든 제자들이여, 마땅히 이 비유를 잘 알아서 깊이 생각할지니라. 어떤 현명한 사람이 집에서 도를 익히다가 세상의 모든 것이 괴롭고 공하고 몸이 아님을 싫어하여 항상 몸을 뛰쳐나가 도를 닦는데, 집과 처자를 하직하고 밝은 스승을 찾아서 법복을 받으려 하였느니라. 떠나는 날에 처자가 흐느껴 우니, 이 슬프게 호소하는 소리는 애처롭고 그 말투는 괴롭고 고달팠느니라. 어진 사람은 이것을 보고, 마음이 슬픔으로 가득해져서 원래 뜻을 돌리고 처자에게 미혹되니 다시는 집 떠날 뜻이 없어져 버렸느니라. 이것이 머리칼로써 코끼리의 다리를 매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함과 같으니, 영원히 쇠약해지는 괴로움을 받으리라.”
019_0914_c_06L佛言有大白象力壯移山壞地成㵎拔樹碎石象力無雙有人以髮絆繫其腳象爲之躄不能復動佛告諸弟當解此譬當善思之若有賢者家爲道厭世所有苦空非身常欲出爲道辭家妻子當就明師受持法服臨出之日妻子戀泣悲訴聲哀其辭辛苦賢者睹之心爲悵然意卽迴變爲妻子所惑無復出家之志是如髮繫不能復動長受衰矣
019_0915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힘 센 장사[壯]도 마음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니, 마음은 원수이어서 항상 사람을 그르치고 속이느니라. 마음이 지옥을 취하고, 마음이 아귀를 취하며, 마음이 축생을 취하고, 마음이 하늘 사람을 취하느니라. 형상을 이루는 것은 모두가 마음의 하는 것이니, 능히 마음을 항복받고 도를 닦는 이는 그 힘이 가장 많으니라. 내가 마음과 싸운 겁수(劫數)는 헤아릴 수도 없거니와 이제는 부처를 이루어서 홀로 삼계를 거닐고 있으니, 모두가 마음이 하는 짓이니라.
온갖 향 가운데 전단(栴檀)보다 나은 것이 없으니, 그 향기는 한량이 없고, 값은 염부단금(閻浮檀金)보다 비싸니라. 또 사람들의 병도 고치니, 사람들이 독약에 중독되어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나거든 전단을 갈아서 그 위에 붙이거나 마시면 병이 곧 나아버리니 모든 중생이 얻기를 바라느니라. 그러나 어떤 사람이 전단나무를 많이 얻어서섶나무에 묶어 팔면 아무도 사는 이가 없으니 부처님이 계실 때에 말씀하신 경전은 사람들이 도를 얻어 제도를 받지 못하는 이가 없거니와 열반에 드신 뒤에는 12부경(部經)이 세간에 남아 있어 몇 권에 이를지라도 아무도 보지 않으리니, 마치 전단나무를 섶에 묶어 팔면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는 것과 같으리라.
019_0914_c_16L佛言一切壯無過心心是怨家常欺誤人心取地獄心取餓鬼心取畜生心取天人作形貌者皆心所爲能伏心爲道者其力最多吾與心鬪其劫無數今乃得佛獨步三界皆心所爲一切衆香過栴檀其香無量香價貴於閻浮提又療人病人有中毒頭痛體熱磨栴檀屑以塗其上若以服之病卽除愈一切衆生莫不願得有人大得栴檀香樹束薪賣之無買之者佛在世所說經法令人得道無不度者泥洹後十二部經留在世閒動有卷無人視者亦如栴檀束薪賣之有買之者也
온갖 냄새 나는 나무 가운데 이란(伊蘭)6)보다 좋은 것이 없으니, 그 냄새가 독하고 나빠서 사람들이 모두가 싫어하며, 그 냄새를 맡을까 두려워하느니라. 이란과 전단은 네 종류로 생겨나니, 첫째는 전단나무가 있으면 이란이 둘러싸고, 둘째는 이란이 있으면 전단이 둘러싸며, 셋째는 전단이 있는 곳에 전단 스스로가 숲을 이루고, 넷째는 이란이 있는 곳에 이란이 둘러싸느니라. 무엇이 전단을 이란이 둘러쌌다 하는가. 어떤 집에 장자(長者)가 바르게 믿고 도를 닦거늘 처자와 집안이 따르지 않고, 사악하고 뒤바뀐 가르침을 받들며, 요망한 귀신에게 제사하여 바르게 가르쳐도 따르지 않는 것이 전단을 이란이 둘러싼 것이라 하느니라.
무엇이 이란을 전단이 둘러쌌다 하는가. 어떤 집에 장자는 사악한 것을 믿어 소견이 뒤바뀌고, 귀신과 요망한 것에 제사하거니와 그의 처자와 며느리와 집안에 사는 아래위 식솔들 모두가 삼보(三寶)를 믿고, 8재계(齋戒)를 잃지 않고, 보시로써 공덕을 닦으며, 바라밀을 폐하지 않느니라. 장자가 꾸짖고 말려도 그 말을 따르지 않고 몰래 피하면서 시행하니, 이것이 이란이 주인이 된 곳에 전단이 둘러싼 것이라 하느니라.
019_0915_a_07L一切臭木莫過伊蘭臭毒惡人見惡之畏聞其氣伊蘭栴檀生有四輩何謂爲四一曰有栴檀樹伊蘭遶之二曰有伊蘭樹栴檀圍之曰有栴檀栴檀自爲叢林四曰有伊伊蘭以相圍遶何謂栴檀伊蘭遶有家長者直信爲道妻子室內不從其教奉邪倒見祠祀鬼妖不從教是謂栴檀伊蘭繞之者也何謂伊蘭栴檀圍之有家長者信邪倒見祠祀鬼妻子兒婦家內大小直信三尊失八齋布施爲德六度不廢長者呵不從其教竊避爲之是謂伊蘭爲栴檀圍之者也
019_0915_b_02L무엇이 전단과 전단이 숲을 이루는 것인가. 어떤 집에 장자가 도를 닦으면 집안의 권속이 모두 그의 말을 따라 어기지 않고, 바르게 삼보를 믿어 마음과 뜻이 화목하니, 이것이 전단과 전단이 숲을 이루는 것이니라.
무엇이 이란과 이란이 서로서로 모이는 것인가. 어떤 집에 장자가 간사함을 믿어 소견이 뒤바뀌고, 열 가지 죄악을 남기지 않고 행하며, 귀신과 요망한 것에 제사하고, 온 집안이 삶아 죽이는 일 하기를한마음으로 기뻐하니, 이것이 이란과 이란이 서로서로 어울린 것이니라.
이 네 가지 인연은 모두가 지난 세상에 뜻과 행이 같지 않았던 까닭이니, 이 때문에 화합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율경(律經)에 죄와 복을 얻는 인연을 밝히시되, 만일 제사하는 집에서 살생하여 귀신에게 바치거든 함께 그 일을 따라 하지 말 것이고 그 음식도 먹지 말라 하시느니라. 만일 산과 들에 들어가서 새와 짐승이 모여서 먹는 것을 보거든 절대로 놀라게 하거나 그들의 먹는 것을 빼앗지 말 것이며, 만일에 돼지나 염소를 죽이거나 그물과 총으로 사냥하거나 죄인을 죽이거든 바라보지 말고 피할 것이며, 피할 수가 없거든 응당 큰 자비의 마음을 일으키어 승가(僧伽)에게 서원(誓願)하되, ‘내가 부처를 이루거든 나의 국토에는 먹고 사는 것이 제대로 생기어 이러한 나쁜 인연이 없어지이다’라 할 것이니라.
019_0915_a_20L何謂栴檀栴檀以爲叢林有家長者爲道室家眷屬皆隨其教不相違戾直信三尊心意和同是謂栴檀栴檀以爲叢林者也何謂伊蘭伊蘭自相圍遶有家長者信邪倒見具行十惡祠祀鬼妖闔門烹殺意同歡喜是謂伊蘭伊蘭自相圍繞者也此四輩因緣皆由宿命意行不故令不和是以律經明曉因緣罪福事若祠祀家殺生鬼飼不與從不食其飮食若入山澤見飛鳥走獸聚食終不驚怛斷其食味若見屠殺豬羊網獵刑戮罪人不得看視當避捨之縱不得避當起大慈誓願僧那我得佛時使我剎中飮食自然無令有此諸惡因緣
옛날에 어떤 국왕의 부인은 향을 나누되 백정(白丁)의 아내에게는 주지 않았으니, 나고 죽으면서 상대하는 인연은 더욱더 서로 인연이 되어서 때로 죄로써 복이 말미암기도 하고 때로 복으로써 죄가 말미암기도 하기 때문이니라. 죄와 복이 모이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재배[裁]와 결과이니라. 마음이 망상을 내기 때문에 행동[行]하는 씨앗이 되고, 재배함으로써 뿌리와 싹이 있고 나중에 결실을 얻느니라. 이것이 백정의 아내가 죄로써 복을 말미암게 하는 것이니, 뒤에 더욱더 지나면 문득 허물이 생기어서 괴로움의 근본을 심으리라. 그러므로 향을 주지 않았느니라.
019_0915_b_12L昔者國王夫人付香不與屠者之妻生死作對因緣轉相緣或罪緣福或福緣罪罪福之會有二栽果心以生想爲行種栽以有根後受報果此屠者之妻爲罪緣福後相經歷輒當過生爲種苦本是以不與香也
019_0915_c_02L대개 부자(父子)와 부부와 형제와 집안[家室]과 친지와 하인들에게는 다섯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원수요, 둘째는 빚쟁이[債主]며, 셋째는 빚 갚음이요, 넷째는 본래의 소원[本願]이며, 다섯째는 참된 벗이니라.
무엇이 원수인가. 부자ㆍ부부ㆍ형제ㆍ친척ㆍ친지ㆍ하인이 서로 만나서 죽이는 것이니라. 무엇이 빚쟁이인가. 부모가 재산을 모으면 자손이 써서 흩는 것이니라. 무엇이 빚 갚음인가. 아들이 재산을 벌어서 부모에게 봉양하는 것이니라. 무엇이 본래의 소원인가. 지난 세상에 서원을 세워서 집안이좋은 마음으로 기뻐하고, 서로서로가 두터이 공경하는 것이니라. 무엇이 참다운 벗인가. 지난 세상에 법과 도로써 맺은 인연을 서로서로가 섬기면서 경과하여 태어나는 곳마다 법을 밝히고 정진하되 뜻이 화목한 것이니라.
019_0915_b_18L夫父子夫婦兄弟家室奴婢有五因緣何謂爲五一曰怨二曰債主三曰償債四曰本願曰眞友何謂怨家父子夫婦兄弟知識奴婢相遇相殺是謂怨家謂債主父母致財子散用之是謂債何謂償債子主致財供給父母謂償債何謂本願先世發意欲爲家善心歡喜厚相敬從是謂本願謂眞友先世宿命以道法因緣共相承後相經過生則明法精進志和謂眞友
옛날에 ‘외로운 이 돕는 장자’의 집에는 다섯 가지 복스러운 인연이 있었으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시절(時節)이요, 둘째는 몸으로 가르침이며, 셋째는 입으로 말하는 것이요, 넷째는 한 맛[一味]이며, 다섯째는 화순(和順)이니라.
무엇이 시절인가. 밤과 낮의 여섯 때[六時]7)에 예절과 공경을 잃지 않는 것이 시절이니라. 무엇이 몸으로 가르침인가. 장자가 일어날 때에는 집안의 위아래 식솔 모두가 따르니, 이것이 몸으로 가르치는 것이니라. 무엇이 입으로 말하는 것인가. 장자가 무엇인가를 하여서 복을 짓고자 할 때에 먼저 집안사람에게 말하면 모두가 따르는 것이 입으로 말하는 것이니라. 무엇이 한 맛인가. 입고 먹는 것이 평등하고 하인까지도 그렇게 하니 이것이 한 맛이니라. 무엇이 화순인가. 위아래가 서로 순종하여 어기지 않는 것이 화순이니라. 이러한 다섯 가지로써 집안의 하인들과 소ㆍ말 등 여섯 가지 가축과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장구벌레까지 죽어서는 모두 하늘에 태어나느니라.
019_0915_c_06L昔者阿難邠邸家有五福德因緣何謂爲五一曰時節二曰身教三曰口言四曰一味五曰和順何謂時節晝夜六時不失禮敬是謂時節何謂身教長者起時室內大小無不隨者是謂身教何謂口言長者欲有所作興福事時先報家中皆從其教是謂口言何謂一味衣食平等奴婢亦然是謂一味何謂和順上下相從不相違戾是謂和順以是五福家中奴婢牛馬六畜蜎飛蠕動死皆生天
어떤 사람이 그 집에 쉬거나 자거나 잠시 들렀거나, 또는 날던 새와 뛰던 짐승이 그 집 앞을 지났다고 해도 죽어서 모두가 하늘에 태어나느니라. 그 까닭은 장자의 집안에 말할 수 있는 이는 모두가 경을 외워서 소리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소리를 듣거나 그 소리가 귀에 들어간 이는 모두가 기뻐했던 까닭이니라. 마음이 근본이니, 그러므로 하늘에 태어났으며, 또 장자의 본래 소원이었던 탓이니, 헤아릴 수 없는 겁으로부터 입으로 독실한 믿음을 말하고 사람을 속이지 않았으며, 모든 악한 무리와 함께 인연을 짓지 않아서 공덕이 순일하게 맑아진 때문이며, 큰 승가의 힘으로 그렇게 되느니라.
019_0915_c_16L其有人家宿止經歷飛鳥走獸過其居屋者死皆亦生天用長者家合門之內能言之屬口誦法者經聲不絕其有聞入耳中者無不歡喜心則是本是故生天亦是長者本願所致從無數劫口言篤信不欺慢人不與諸惡共作因緣功德純淑大僧那力故使其然
019_0916_a_02L하늘ㆍ땅의 경계가 삼재(三災)를 만날 때에는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모두 다한다고 해도 저 경계에는 미치지 못하고, 큰 겁이 다할 때 한 부처님의 경계에는백억 수미산과 철위산(鐵圍山)이 있으되 모두가 다한다고 해도 저러한 부처님의 국토에는 미치지 못하느니라. 이렇듯이 시방의 모든 부처님 경계에는 다함이 없는 허공과 다함이 없는 중생과 다함이 없는 부처님의 국토와 그지없는 허공과 가없는 중생과 근원 없는 대천국토(大千國土)가 있으니, 그 안에 가득히 계시는 여래께서는 억 겁의 수명으로써 ‘중생은 시초가 있고 마침이 있다’고 하시지 않았느니라. 여래의 지혜로써 온갖 중생의 밑이 없음을 아시는 까닭에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은 밑이 없으며, 중생도 밑이 없다 하시느니라.”
019_0915_c_23L天地境界遭三災時其中所有一切皆盡不及彼界大劫盡時一佛境界其中凡有百億須彌山百億鐵圍山一切皆盡不及彼佛國也如是十方諸佛國無極虛空無極衆生無極佛國無邊虛空無際衆生無原大千國土如來滿中以億劫之壽不說衆生有始有終如來之智了知一切衆生無底故言般若波羅蜜無底衆生無底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4생(生)이 있으니, 태생(胎生)ㆍ난생(卵生)ㆍ습생(濕生)ㆍ화생(化生)이 그것이니라. 이것은 분별하는 말로써 모두에게 말하여 종류를 알게 하는 것일 뿐이니라. 삼계와 5도에 있는 중생은 모두가 화생이니, 그러므로 모든 것은 변화[化]와 같고 꿈ㆍ그림자ㆍ메아리ㆍ물속의 달그림자와 같아서 짓는 이가 없다 하느니라. 먼저 이 뜻을 알아야 비로소 도를 닦을 것이니, 도는 변화와도 같으며, 모든 것은 근원이 없고, 지은 이와 짓는 이와 시작과 마침이 없느니라. 새로이 배우는 이가 이를 들으면 놀라고 의심하는데, 놀라는 데는 세 가지 인연이 있느니라. 첫째는 본래 공덕이 적고, 둘째는 밝은 스승을 만나지 못했으며, 셋째는 경 배우는 일에 힘쓰지 않고, 스스로의 뜻으로 ‘나’에 집착하며, 이름과 물질을 따라 이끗[利養]을 탐내고, 하는 일마다 아첨하여 지극한 믿음이 없으니, 이와 같이 하여 깊은 지혜에 가까이 가지 못하느니라.
019_0916_a_09L佛又說有四種生一曰胎生二曰卵三曰濕生四曰化生此分別說耳語一切使知種類三界五道衆生切所有皆是化生故言一切如化如夢如影如響如水月形無有作者先了此意乃可爲道道亦如化一切無原無造無作無始無終新學聞之其意驚諸驚疑者有三因緣一曰本功德少二曰不得明師三曰不勤於經學自用意著於吾我逐於名色貪求利養行諛諂無有至信如是不能近深法
019_0916_b_02L공하여서 있는 바가 없다거나 형상도 없고 소원도 없는 것이 도의 요점이라 하거나 지혜로운 도는 ‘공’으로써 으뜸을 삼는다거나 배움은 하는 것이 없는 것으로써 으뜸을 삼는다 하거니와, 이 세 구절은 새로 배우는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없다는 말을 들으면 곧 자신의 뜻을 놓아서, 다시는 계율을 닦지 않는 일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여섯 가지 공덕을 일마다 게을리 하면서 말하기를 ‘온갖 것이 공한데 무엇을 짓겠는가’라 하느니라. 입으로는공을 말하지만 행동은 있는 데 걸려 네 가지 뒤바뀜[四顚倒]에 떨어진 까닭에 공덕이 없다고 하나니, 보살은 마땅히 ‘나는 곳 없는 법의 지혜[無所從生法忍]’를 듣게 하지 말지니라. 대개 선지식이 새로이 배우는 이를 가르치려고 한다면 차츰차츰 가르치되 마군의 일을 말하여 마군으로부터 보호하게 하고, 인연으로 나고 죽는 죄고(罪苦)와 5도를 분명히 하여 죄와 복을 믿되 일마다 분명히 한 후에 비로소 도를 말해 줄지니라.
019_0916_a_21L空無所有無相無願是道之要慧道以空爲上學以無爲爲先此三句者不可爲新學人說之聞無所有便曠其意不復修戒無所罣㝵於六德事事懈廢言一切空當何所作但說空行在有中墮四顚倒故言無功德菩薩不應使聞無所從生法忍夫善知識欲教新學稍稍以漸教魔事令護魔因緣生死罪苦五道分明令信罪福事事了了乃可語道
옛날에 분화단왕(分和檀王)이 부처님과 지혜를 겨를 때에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시기를 ‘바닷물로써 먹을 갈고 나무를 쪼개어 붓을 삼고 내가 아는 것을 써서 경을 만들면 바닷물이 다하고 나무 가지를 모조리 찾더라도 나의 경은 끝나지 않으리라’고 하셨으니,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은 세 가지를 통달하는 지혜가 있으시어 미래와 현재와 과거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불경이 많으시니 허공으로써 양을 삼고, 부처님의 지혜가 크고 깊으시니 나아갈 곳 없음으로써 근원을 삼느니라. 경 가운데 연설하신 바는 헤아릴 수 없으며, 혹은 반복되어서 깨닫기도 어렵고 밝히기도 어려우니, 대략 여섯 가지 일[六事]로써 그 큰 요지를 알게 하리라.
첫째는 바른 도요, 둘째는 좋은 방편[善權]이며, 셋째는 지극한 가르침[至敎]이요, 넷째는 인도함이며, 다섯째는 복덕이요, 여섯째는 계율이니라.
019_0916_b_07L昔分和檀王與佛捔智佛告王曰以海水磨墨斫樹爲筆寫吾所知爲經卷水竭盡樹枝了索吾經不盡所以爾佛有三達之智來今往古靡不通佛經衆多以虛空爲量佛智弘深以無造爲原經中所演不可思議有反覆難了難明粗以六事可知其一曰正道二曰善權三曰至教曰誘導五曰福德六曰禁戒
019_0916_c_02L무엇이 바른 도인가. 말하는 데 단서(端緖)가 없고, 조작(造作)이 없으며, 비어서 있는 바가 없고, 나는 바가 없으며, 행함도 없고 얻음도 없이 자연스럽게 그러한 것이니 이것이 바른 도이니라.
무엇이 좋은 방편인가. 변화하는 데 방향이 없어 때로 나오고 때로 멈추며, 무리를 따라 들어가서 인연이 되어 주고 마땅한 시기에 말해 주되 구절에 얽매이지 않고 교화하고 제도하는 것이니라.
무엇이 지극한 가르침인가. 죄와 복을 가르쳐 보여 주되 이것을 지으면 이것을 얻으니, 모두가 행한 데에 따라 이루는 것이고 까닭 없이 주는 이가 없다 하여 그 일을 명백하게 하면 이것이 지극한 가르침이니라.
무엇이 인도함인가. 어리석은 사람을 깨우치되 보호하면 공덕이 있고, 수명이 더하고 이익이 더하는 일을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고, 수명이 더하고 이익이 더하는 일을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다 함이니 이것이 인도함이니라.
무엇이 복덕인가. 6바라밀이 다함이 없어서 6정(情)을 다스리니, 감관[根]의 문을 제어하여 지키면 능히 하늘과 인간과 전륜왕(轉輪王)이 되어서영원히 즐거워 다함이 없으리라 하면 이것이 복덕이니라.
019_0916_b_16L何謂正說無端緖無造無作虛無所有所從生無行無得自然如也是謂正道何謂善權變化無方或出或處隨類而入與爲因緣時宜而說不合章句趣化度之是謂善㩲何謂至指示罪福作是得是皆行所致無撗與者其事明白是謂至教何謂誘導童蒙人有護有德增壽益算現世可是謂誘導何謂福德六度無極主治六情制守根門可得天人轉輪聖王長樂無極是謂福德
무엇이 계율인가. 입을 지키고 뜻을 조절하며 몸으로는 죽이지 않고 훔치지 않고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효도로써 받들고 술에 취하지 않으며, 3악도의 괴로움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하면 이것이 계율이니라. 먼저 이 뜻을 알아야 비로소 도를 닦으리라. 비유컨대 그물을 걷는 이가 먼저 벼리[綱]를 거두면 모든 코가 바르거니와 그물 거두는 법을 알지 못하고 먼저 코를 다루면 뒤바뀌고 어지러워서 서로서로 얽히어 풀지 못하리라. 배우는 것도 그와 같아서 대요(大要)를 알지 못하면 경(經)의 말씀을 들어도 방편을 알지 못하고 분별하지 못하며, 서로서로가 비난하고, 지키는 바만 고집하며, 성내는 뜻을 일으켜 근본 뜻을 잃으며, 바른 이를 비방하고 간사함을 따르는 데 배우는 이가 뇌동(雷同)하며, 울리는 소리만 무조건 따르므로 바로잡지 못할 것이니, 진리를 아는 사람은 적고 타락한 사람이 많을 것이니라. 이러한 무리는 헛되이 배우는 이름만을 가졌느니라.
019_0916_c_03L何謂禁戒守口攝意身不殺不盜不婬不欺奉孝不三惡趣苦不可久處是謂禁戒了此意乃可爲道譬如捉網先攝其諸目皆正不曉持綱先理其目顚倒錯亂互相絆繞無有解已學亦如是不達其要聞經中說不解㩲宜不能分別便相譏恃遂執所守興起恚意失本忘義毀正逐邪學者雷同追逐音響不相匡正識眞者少墮落滋如此之輩徒載學名
이른바 4제(諦)라 하는 것은, 첫째는 괴로움의 진리[苦諦]요, 둘째는 쌓임의 진리[集諦]며, 셋째는 사라짐의 진리[滅諦]요, 넷째는 도의 진리[道諦]니라. 온갖 중생이 이 괴로움을 깨닫지 못하고 괴로움으로써 즐겁다고 여기며, 죄와 괴로움 속에서 편안함을 얻고자 하니, 도둑 같은 의원이 거짓말을 하여 사람의 마음을 미혹하여 지은 바로써 가히 현세에 얻으리라 하면 배우는 이들이 듣고 모두가 기꺼이 따르거니와, 적중하고 지극한 말이 귀에 거슬리는 것을 들으면 받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바른 말이 오히려 반대되는 것처럼 여겨지니 누가 능히 듣겠느냐.
또 쌓임의 진리를 알지 못하니, 쌓임의 진리를 알면 죽는다 하여도 죽어도 감히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이고, 또 사라짐의 진리를 알지 못하니, 사라짐의 진리를 아는 이는 죽는다 하여도, 죽어도 감히 다시 태어나지 않으며, 또 도를 알지 못하니, 도를 아는 이는 도를 듣고 문득 능히 도를 닦느니라. 온갖 세간 사람이 죄 되는 일 짓기는 쉽고, 복 되는 일 짓기는 어렵거니와 온갖 배우는 이는 복되는 일 짓기는 쉽고 도 닦는 일은 어려우며, 도 닦는 일은 쉽다고 하려니와 도를 알기는 어려우며, 도를 말하기는 쉽다고 하려니와 실천하는 일은 어려우니, 그러므로 아주아주 어렵다고 하느니라.
019_0916_c_13L四諦者一曰苦諦二曰習諦三曰盡諦四曰道諦一切衆生不覺此苦以苦爲樂於罪苦中求欲得安賊醫僞說迷惑人心便言所作可現世得學者聞之莫不喜隨聞中至之言逆耳不受正言似反誰能受者復不知習習者死死不敢復作復不知盡知盡者死死不敢復作復不知道知道者聞道便能爲道一切世閒人作罪事爲福事難一切學士作福事易道事難爲道復易解道者難說道者行之者難故言甚難甚難
019_0917_a_02L여래의 많은 경전(經典)과 계율(戒律)의 법이 무릇 8억 4천만 권이니, 모든 중생에게 좋은 약이 되어서 사람들의 몸과 입과 뜻을 다스려 사람들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치료하느니라. 중생을 가르치는 데 두 가지 요점이 있으니,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옳게 하면 옳은 것을 얻고, 둘째는 옳은 것을 짓지 못하면 옳은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는 삼계와 5도(道)에서 죄의 먼지를 뒤집어써 괴로운 이들이 지은 것으로부터 떠나지 않느니라. 온갖 것이 까닭이 없지 않으며 하늘이 주는 것도 아니고, 귀신이 주는 것도 아니며, 임금과 부모와 사문(沙門)과 범지(梵志)가 주는 것도 아니니라. 지은 바 죄와 복은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고, 메아리가 소리에 응하는 것과 같아서 터럭만큼도 어기지 않는다 하시느니라.”
019_0917_a_02L如來衆經禁戒律法凡有八億四千萬卷一切之良藥治人身療人生死耳教衆生有二要何謂爲二者作是得是二者不作是不得是佛所說三界五道罪垢苦惱不離於一切無撗非天授與亦非鬼神非帝王亦非父母亦非沙門梵志授所作罪福如影隨形如響應聲失如毛髮者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염라왕(閻羅王)이 되었을 적에 크고 넓은 자비가 있었느니라. 죄 때문에 지옥에 떨어진 이들을 왕이 두루 보면서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은 어찌하여 여기에 왔는가?’
죄인들이 대답하였느니라.
‘저희들은 죽을 때에 가는 곳을 알지 못하고, 모든 악이 자연히 저를 쫓아 보내 저희들이 여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원컨대 왕은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죄를 용서하시고 허물을 풀어 주옵소서.’
019_0917_a_11L佛言昔者爲鹽樓王有弘普之慈墮罪獄者王盡現之王曰汝等何爲是閒罪人對曰我等死時不知如行惡自然追逐送我來到是閒願王哀赦除罪過
왕이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은 모두 무슨 죄를 지었느냐?’
죄인이 대답하였느니라.
‘저희들은 살았을 때에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살생ㆍ도둑질ㆍ음행ㆍ거짓말ㆍ술 마시기ㆍ싸움ㆍ칼부림ㆍ고집부리기 등을 하여 착한 사람을 침노하고, 성현(聖賢)의 도를 비방하는 등 지은 바 온갖 죄악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나이다. 또 간사한 스승을 믿어 귀신에게 제사하면 복이 있으리라 하기에 세 가지 짐승을 죽여 신령(神靈)에게 빌었사옵니다. 저희들이 지금 자수(自首)하옵고 지은 죄악을 참회하나이다.’
왕이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이 세상에 있을 때 내가 다섯 사자(使者)를 보내어 천하를 두루 다니면서 너희들에게 알리라 하였는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믿지 않았더냐?’
죄인들이 대답하였느니라.
‘저희들이 세간에 있을 때엔 진실로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나이다.’
019_0917_a_16L王曰汝等皆作何惡人對曰我等生時不孝父母殺盜婬欺飮酒鬪亂持刀强勢侵易善人誹謗聖道所作衆惡不可具說又信惡師祠祀鬼神謂當有福烹殺三生禱賽神靈我今自首悔所作惡王曰汝等在世閒時吾遣五使者按行天下告語汝曹汝曹何以不受其教諸罪人曰我等生時實不見聞
019_0917_b_02L왕이 말하였느니라.
‘분명히 너희들에게 다섯 사자를 말하여 주리라. 첫째는 세간의 어머니이니, 임신한 지열 달 동안 몸은 병이 들고, 분만할 때에는 놀라고 위태로우며, 분만한 뒤에는 죽음에서 깨어난 듯해도 젖을 먹이고 안아 주며, 마른 데로 밀고 젖은 데 앉으며, 점점 자랄수록 근심이 만 가지이었으니, 너희들은 보지 못하였느냐?’
‘보았나이다.’
‘그것이 첫 번째 사자이니라. 둘째는 세간의 노인이니, 얼굴빛이 망그러지고, 머리가 희고 이가 빠졌으며, 눈이 어둡고 귀가 멀며, 살이 빠지고 가죽이 밀리며, 구부리고 다니는 것을 너희들은 보지 못하였느냐?’
죄인이 대답하였느니라.
‘보았나이다.’
왕이 말하였느니라.
‘그것이 나의 두 번째 사자이니라.
019_0917_a_24L王曰諦聽當爲汝曹說五使者一曰世閒母人懷妊十月身爲之病臨當產時曰父母怖危旣得㝃身從死得生乳哺懷抱推燥居濕遲得長大憂慮萬端汝見之不罪人曰見之王曰是吾一使者二曰世閒老人顏色壞敗頭白齒落目冥耳聾肉繮皮縮傴僂而行汝見之不罪人曰見之王曰是吾二使者
셋째는 세간의 병든 사람이니, 고단하고 피로하게 자리에 누워 백 가지 고통이 함께 이르며, 좋은 음식도 싫다하는 것을 너희들은 보지 않았느냐?’
죄인들이 대답하였느니라.
‘보았나이다.’
왕이 말하였느니라.
‘그것이 나의 세 번째 사자이니라. 넷째는 세간의 죽은 사람이니, 칼날 같이 매서운 바람이 맥을 끊어 목숨[命根]을 뽑으니, 몸은 빳빳하고 열흘이 넘지 않아 살이 뭉개지고 피가 흐르며, 불어 터지고 냄새가 나서 아무도 가지려는 사람이 없느니라. 살았을 때에 서로가 사랑하던 것도 죽으면 모두가 싫어하는 것을 너희들은 보지 못하였느냐?’
죄인이 말하였느니라.
‘보았나이다.’
왕이 말하였느니라.
‘그것이 나의 네 번째 사자이니라. 다섯째는 세간의 범죄이니, 결박하여 옥에 가두고 칼을 씌우고 매를 때리니 다섯 가지 독이 함께 이르고, 도시에서 죽이거나 손발을 끊거나 불로 지지거나 쇠로 묶거나 목을 베어서 조리를 돌리고, 다섯 가지 형벌 받는 것을 너희들은 보지 못하였느냐?’
죄인이 말하였느니라.
‘보았나이다.’
왕이 말하였느니라.
‘그것이 나의 다섯 번째 사자이니라.’
019_0917_b_09L三曰世閒病人困劣著牀百痛普至美食爲惡汝見之不罪人曰見之王曰吾三使者四曰世閒死人刀風斷脈拔其命根身體正直不滿十日肉壞血流胮脹爛臭無可取者生時相愛死皆相惡汝見之不罪人曰見之是吾四使者五曰世閒犯罪縛束送獄桁械鞭笞五毒普至戮之都市或截手足火燒鈇質斬之梟挓五刑見之不罪人曰見之王曰是吾五使
019_0917_c_02L왕이 다시 죄인에게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은 그것을 볼 때에 응당 스스로가 잘 생각하여 우리들도 또한 나고 늙고 병에 걸리고 죽을 것이요, 우리들도 죄를 지으면 저와 같이 형벌을 받을 줄 생각해야 했을 것인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부모에게 효순하지 않고, 어른들을 공경치 않았으며, 인자한 마음을 앞세우지 않고, 마음으로 싫은 일을 남에게 베풀었느냐? 세상의 어진 사람을 반드시 받아들여 행하고, 3존(尊)께 귀의하여 마음을 가다듬어 도를 받들고 감정을 절제하고 욕심을 끊어 능히 괴로움을 면할 수 있거늘,너희들은 스스로가 지은 일이라 이제 마땅히 그 죄과를 받는 것이니 내가 너희들을 까닭 없이 괴롭히는 것이 아니니라.’
죄인들이 말하였느니라.
‘저희들이 살았을 때에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미처 좋은 일을 할 겨를이 없었나이다.’
왕이 옥졸(獄卒)에게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은 이들을 데리고 가서 끔찍한 곳을 보여 주거라.’
019_0917_b_20L王復告罪人曰汝見是已當自思汝身亦更生更老更病更死汝犯逆亦當如彼現受其殃汝何不孝順父母謙敬長老慈仁爲首心所不欲亦勿施人世有賢明當從啓受歸命三尊迮心奉道節情止欲可得度苦自汝所作今當受之吾不抂汝罪人白我等生時實作苦劇不暇得爲告獄卒汝便將去到其劇處
옥졸의 이름은 방(傍)이요, 소의 머리에 사람의 손이며, 두 다리에 소 발톱이며, 힘이 장대하여 산을 밀어버리고, 강철의 작살[叉]을 들었으니, 작살은 세 가닥인데 한 가닥마다 수백천만 명의 죄인을 집어다가 가마[鑊] 속에 넣느니라. 그 가마는 가로와 세로가 40리인데 자연히 조절되어 떨어지지 않게 하고, 죄가 다하지 않은 까닭에 죽지도 않으니, 가마의 입구에서 밑에까지 백 세이고, 밑에서 입에까지 가는데 또 백 세가 걸리니, 이것이 끔찍한 곳이니라. 모든 죄인들이 죄를 받되 더욱 고통스럽게 열여덟 곳을 두루 돌다가 그 중에 죄가 다한 이는 벗어나느니라.
019_0917_c_05L獄卒名牛頭人手兩腳牛蹄力壯排山鋼鐵叉叉有三股一叉罪人數百千內著鑊中其鑊縱廣等四十里然制持令不墮落罪過未畢故令不從口至底百歲乃至從底至上亦復百歲是名劇處諸罪人受罪更苦楚遍十八處中有罪畢當得出者
왕이 다시 나타나서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이 지금 떠나서 사람의 집에 태어나거든 마땅히 효순할 것을 생각하여 부모의 은혜를 보답하고, 한창 나이에는 나쁜 일 참는 것으로 선행(善行)을 삼으며, 돈독히 3존을 믿고 계를 지키고 도를 받들며, 모든 공덕을 닦아 다시는 죄악을 지음으로써 여기에 들지 않게 하라. 대저 지옥이란 곳은 결코 사람을 불러들이는 곳은 아니니 잘 생각하여라.’
모든 죄인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모두가 만세(萬歲)를 불렀느니라.”
019_0917_c_12L復現之曰汝等今去或當爲人家作子生當念孝順報父母恩曼年盛時當忍惡爲善篤信三尊守戒奉道諸功德莫復作惡還來入此夫地獄終不呼人善自思之諸罪人歡喜皆稱萬歲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시었다.
“세간에는 법을 듣고 잠시는 믿다가 한순간 안 믿고 의심하여 들락날락 정진하다가 도리어 간사함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모두가 지옥에 떨어져서 염라왕의 가르침을 받는 자가 되느니라. 믿음이 얕고 적은 까닭에 그러하니라. 그러나 그가 지은 공덕은 마침내 헛되지 않으며, 부처님의 넓으신 자비도 없어지지 않았느니라. 다만 겁의 수효가 가득 차서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세상을 면하게 될 뿐이니라.”
019_0917_c_18L佛言諸有聞法乍信乍不信狐疑進退還入邪者皆從地獄來出受閻王教者信根淺少故令其然雖爾作功德終不唐捐佛之弘慈亦不遺但劫數彌之耳久後亦當度世
019_0918_a_02L그때에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널리 사람들에게 말하면 당시의 사람들을 빨리 깨닫게 할 것이고, 넓은 법이오는 세상에까지 퍼지리라.”
019_0917_c_23L爾時佛告阿難受是經典持諷誦讀廣爲人說疾令時遠普法澤流布來
아난이 여쭈었다.
“분부대로 받자옵겠거니와 지금의 이 경전은 무엇이라 부르오며,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019_0918_a_04L阿難白佛言唯當受之今斯經典所號云何奉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은 『정제죄개오락불법(淨除罪蓋娛樂佛法)』이며, 또는 『수무사의광보살도결(授無思議光菩薩道決)』이니, 마땅히 받들어 지니도록 하라. 족성자(族姓子)와 족성녀(族姓女)가 그 목숨이 다하도록 여래에게 공양하되 마땅함을 따르거나 편안함을 따라서 하늘의 꽃을 수미산과 같이 가지고 부처님 위에 뿌리거나, 이름난 향과 택향(澤香)과 잡향(雜香)과 비단 일산과 번기[幡]와 당기[幢]를 공경히 바치거나, 정진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을지라도 족성자와 족성녀가 이 경을 받아서 지녀 외우고 읽으며 널리 남에게 말하여 법을 따라 실천하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할 것이니 이렇게 가르친 복과 공덕이 저 공양한 것보다 억만 배나 더 나으리라.
019_0918_a_05L佛言阿難是經名淨除罪蓋娛樂佛一名授無思議光菩薩道決當奉持之族姓子及族姓女盡其形壽養如來隨之宜從其所安若以天華如須彌山用散佛上及以名香澤香雜香繒蓋幢幡謙敬貢上精進不懈不如族姓女受是經法持諷誦廣爲人說遵修法行如是所功德福祐過彼供養巨億萬倍
아난다야, 마땅히 법으로써 여래에게 공양할지니, 만일 더할 나위 없는 큰 성인을 받들고 공경하려 하면 반드시 이 경을 받들어 외우고, 남을 위하여 말하고, 또 법에 응하게 할지니라.”
019_0918_a_14L阿難常當以法供養如來若欲奉敬無上大聖當受斯經持諷誦爲他人說及應法卷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무사의광보살경(無思議光菩薩經)』을 말씀하시니, 어진 이 아난다와 온갖 모인 이와 아수라와 세간의 백성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가 기뻐하면서 물러갔다.
019_0918_a_17L佛說如是無思議光菩薩賢者阿難一切衆會阿須倫閒人民聞佛所說莫不歡喜作禮而

하늘의 복이 다하면
떨어져서 소와 벌레가 되나니
비유컨대 땅이 많은 사람은
거두는 것도 대단히 풍부한 것과 같네.
019_0918_a_20L天上福已盡
墮爲牛領虫
譬如大田家
收入甚大豐

그러나 먹기만 하고 심지 않으면
곡식이 다하여 굶주리게 되리니
식복(食福)도 그와 같아서
복이 다하면 죄를 받으리라.
019_0918_a_22L但食不復種
穀盡亦飢窮
食福亦如是
福盡墮罪中

사람의 몸을 받기는 참으로 어렵고
6정이 두루 만족하기도 어렵나니
백 겁에 백 겁이 더 지나야
비로소 사람의 몸을 받으리라.
019_0918_a_23L人身甚難得
根具亦甚難
百劫復百劫
時乃得爲人

계율을 잃으면 사람의 몸을 잃나니
다만 앉아 인연에 집착할 뿐이어서
만족하고 싫어할 줄을 모르는 까닭에
받는 고통도 이와 같이 가득하니라.
019_0918_a_24L失戒離人本
但坐著因緣
不知厭足故
受苦如彌連
019_0918_b_02L
고물고물 기거나 나는 벌레들
정신은 하나의 근원이 되나니
주지 않는 물건을 가졌거나
빌린 물건을 돌려주지 않는 탓일세.
019_0918_b_02L蜎飛蠕動類
其神同一原
坐犯不與取
借貸無還心

주는 것을 받으면서 거역하거나
머리로 사람을 받던 사람들
축생(畜生)의 무리에 돌고 돌면서
그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네.
019_0918_b_03L受寄而拒抵
持頭觸突人
展轉畜生中
其苦難縷陳

부처님은 아귀의 괴로움을 말하시되
주리고 목마른 근심만이 있어서
이곳저곳에서 음식을 구하며 헤매지만
물이나 곡식은 소리조차 못 듣네.
019_0918_b_04L佛說餓鬼苦
但有飢渴患
東西求飮食
不聞水穀聲

몸매는 한 유순(由旬)이고
벗은 몸에 머리가 몸을 덮으며
홀로 앉아 탐내면서 먹은 까닭에
흑승(黑繩)8)지옥에 떨어지느니라.
019_0918_b_06L軀體一由旬
裸形髮繞身
但坐慳獨食
故墮黑繩城

두 개의 철위산(鐵圍山) 사이는
어둡고도 적막하나니
정신[神識]9)이 그 안에 빠지면
해와 달의 정기를 보지 못하리라.
019_0918_b_07L鐵圍兩山間
窈窈何冥冥
識神墮其中
不睹日月精

더욱더 보이지는 않건만
부르짖는 소리만이 들리니
온갖 나쁜 소리들은
고통스러워 사람의 마음을 상하네.
019_0918_b_08L展轉不相見
但聞叫呼聲
一切衆惡聲
苦痛傷人情

사람으로 태어난 뒤에는
몸 위에 갖가지 재앙을 받되
소경과 벙어리, 말더듬이, 천치와
절름발이와 앉은뱅이는 다니지 못하리라.
019_0918_b_10L旣得生爲人
當受身諸殃
盲聾瘖瘂痾
跛躄不能行

세상을 건지는 법이 있지만
듣고서 받들 줄 알지 못하고
밤새도록 이러한 괴로움을 받으니
빙글빙글 수레바퀴가 도는 것 같네.
019_0918_b_11L雖有度世法
不得聽受聞
長夜受是苦
宛轉如車輪

받은 몸이 아무리 다 갖추었어도
단정하며 말재주도 있고 총명해도
사악한 소견으로 뒤바뀜에 빠지면
불경(佛經)이 있는 것을 믿지 못하리라.
019_0918_b_12L受身雖根具
端政辯聰明
邪見墮顚倒
不信有佛經

백정질과 그물질과 사냥을 하거나
술을 즐겨 애욕에 집착하다가
한 몸이 죽은 뒤에 염왕(閻王)을 뵙고
형벌이 이르러서야 두려움을 알리라.
019_0918_b_14L或行屠網獵
酒樂著情欲
沒身見閻王
罪至乃怖驚

변두리는 의리가 없는 곳이니
아비와 아들이 서로 깨물고
지아비와 아내가 서로 팔거나
사람을 바꾸어 종을 삼으리라.
019_0918_b_15L邊地無義理
父子相噬汝
室家更相賣
屬人爲奴虜

축생은 언제나 부림만을 당하여
움직일 때나 가만있을 때나 매를 맞으며
사람의 몸으로 바꾸어 태어나도
축생과 함께 사는 벗이 되리라.
019_0918_b_16L恒畜給驅使
動靜加杖楚
雖得爲人形
畜生共同侶

세간에서 순수하게 착한 사람도
스승에게 법을 받지 못했더라도
반드시 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니
형상은 없어도 마음만은 있으리라.
019_0918_b_18L世閒純淑善
無有師法則
當生長壽天
無形但有識

수명은 아무리 길다 하여도
3악도와 이웃이 되면
뒤에는 지렁이의 몸을 받아서
진흙과 모래로 밥을 삼으리라.
019_0918_b_19L壽命雖延長
三塗爲鄰側
後作曲蟮虫
泥沙爲飮食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이 있는 까닭에
다시는 사람 되기가 어렵나니
비유컨대 바다의 눈 먼 자라가
뜬 나무의 구멍을 찾는 것과 같네.
019_0918_b_20L以在八難處
難得復爲人
譬如海盲鼈
欲値浮木孔

먼저 죽어서 강물에 떨어졌으나
어느 덧 과거로 지나가 버렸고
법을 만나도 이미 다하여 버리면
문득 부처님의 옛 곳에 나리라.
019_0918_b_22L先死墮須河
甫來已過去
値法已沒盡
輒生佛故處

법의 배가 무너지려 하니
생각하여 감로(甘露)에 들어가라.
부지런히 외우는 것이 힘이고
선지식은 사공이 되느니라.
019_0918_b_23L爲法舩欲壞
思惟入甘露
精進諷爲勉
善知識爲師
019_0918_c_02L
정진(精進)은 큰 힘이고
지혜의 광명은 햇빛보다 짙으며
감로는 모든 독을 녹이고
아울러 5음(陰:蘊)을 없애네.
019_0918_b_24L精進爲大力
慧明踰日光
甘露消諸毒
亦能除五陰

어떤 사람이 믿음이 있으면서
부처님의 계율에 머문다면
도를 통하고 또 예리해져서
감로의 문을 크게 열리라.
019_0918_c_03L若人已有信
住在佛教戒
便道通亦利
以開甘露門

감로의 소리가 이미 나타나
삼계에 두루두루 분명하나니
어느덧 커다란 길이 열렸으니
마땅히 바른 뜻을 실천할지니라.
019_0918_c_04L甘露聲已出
三界遍分明
已開大要道
但當正意行

한마음으로 향하되 있는 곳마다
도를 닦아 중간에 멈추지 말라.
사람의 뜻이란 저울과 같아서
언제나 구속하고 잡아야 하네.
019_0918_c_05L一心向在在
爲道莫中止
人意譬如稱
常當攝拘牽

지(止)와 관(觀)을 생각하는 것
이것이 세간의 광명이거니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여
삼계의 어디서나 예불(禮佛)하리라.
019_0918_c_07L思惟止與觀
是爲世間明
叉手持頭腦
三界皆禮佛
五苦章句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또는 5취(趣). 도(道)는 중생이 업인(業因)에 따라 왕래하는 곳. 지옥ㆍ아귀ㆍ축생ㆍ인도ㆍ천도를 말한다.
  2. 2)본존(本尊)과 양편에 모시고 있는 분을 함께 일컫는다. ①미타 3존:아미타불ㆍ관세음보살ㆍ대세지보살. ②약사 3존:약사여래ㆍ일광보살ㆍ월광보살. ③석가 3존:석가여래ㆍ문수보살ㆍ보현보살.
  3. 3)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세 가지 번뇌. 독이라 한 것은 『대승의장』에 “3독이 모두 삼계의 온갖 번뇌를 포섭하고, 온갖 번뇌가 중생을 해치는 것이 마치 독사나 독룡(毒龍)과 같다” 하고, 『법계차제』에는 “독은 짐독(䲴毒)으로 뜻을 삼고, 내지 출세의 선심(善心)을 무너뜨리는 까닭이다”라고 한다.
  4. 4)다라니(陀羅尼)라 음역. 한량없는 뜻을 포함하여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것. 또 선법을 가져 잃지 않고, 악법을 가져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5. 5)네 가지 뜻이 있다. (1)유(有)는 존재한다는 뜻으로 욕유(欲有)ㆍ색유(色有)ㆍ무색유(無色有)를 말한다. 삼계(三界)와 같다. (2)①생유(生有):처음 나는 일찰나. ②본유(本有):나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존재. ③사유(死有):죽는 일찰나. (3)유루(有漏)의 다른 이름이다. (4)수론(數論) 외도가 세우는 선성유(善成有)ㆍ성득유(性得有)ㆍ변이유(變異有)를 일컫는 말이다.
  6. 6)대극과(大戟科)에 딸린 식물. 본래 아프리카에서 산출하여 인도에 분포된 식물. 줄기 6~8척. 잎은 녹색인데 붉은빛이 있으며, 직경 1~2척쯤 되고 일곱 개로 갈라진다. 싯나무와 비슷하다. 장타원형(長楕圓形)의 종자에 독이 있다. 옛날부터 나쁜 냄새가 나는 독초로 유명해서 냄새가 40리에 이른다 한다. 전단향의 상대로 경전에서 많이 비유된다.
  7. 7)하루를 낮 3시ㆍ밤 3시로 구분하는 것. 합하여 6시라 한다. 아침(晨朝)ㆍ낮(日中)ㆍ해질녘(日沒)ㆍ초저녁(初夜)ㆍ밤중(中夜)ㆍ새벽(後夜)을 말한다.
  8. 8)8열지옥(熱地獄)의 하나. 죄 지은 사람이 이 지옥에 떨어지면 뜨거운 쇠줄로 얽어매고, 시뻘겋게 달아오른 도끼ㆍ톱ㆍ칼 등으로 몸을 베고 끊기 때문에 이렇게 불린다. 이 지옥 중생들의 수명은 1천 세다. 이 지옥의 하루는 도리천의 1천 년이고, 도리천의 하루는 인간의 1백 년이 된다고 한다. 사람을 죽이고 도둑질한 이가 떨어지는 지옥이다.
  9. 9)중생의 심식(心識)은 신령스럽고 미묘하며 부사의한[靈妙不思議] 것이란 뜻으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