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0_1162_a_01L불설대가섭본경(佛說大迦葉本經)
020_1162_a_01L佛說大迦葉本經


축법호(竺法護) 한역
권영대 번역
020_1162_a_02L西晉三藏竺法護譯



이와 같이 들었다.
020_1162_a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영취산(靈鷲山)에 계셨다.
一時佛遊王舍城靈鷲山
그때 성안에는 니구류(尼拘類)진(晉)나라에서는 무에(無恚)라고 한다.라는 세력 좋은 범지(梵志)가 있었다. 그는 재산이 한량없이 많아 금은과 7보(寶)와 전택(田宅)과 소와 말이 헤아릴 수 없었으며,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은 필발학지(畢撥學志)였다. 그는 60거리(佉梨)의 금보(金寶)와 좋은 물건과 1천 마리의 얼룩소를 버렸고, 어질고 착하기가 천하제일이며 얼굴이 예쁘고 안색이 가장 고운 아내도 버리고는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세간의 아라한(阿羅漢)의 배움에 나아가서 깨끗이 범행을 닦자’ 하고, 다자신사(多子神祀)의 약(藥) 나무 밑에 가서 그 열매를 따먹었다. 이때 세존께서 크게 법바퀴를 굴리셨는데, 법바퀴를 다 굴리시고는 모든 비구들을 데리고 떠나와 다자신사에 오시어 그 절에 머무시었다.
020_1162_a_04L城中有勢富梵志名曰尼拘類曰無恚財富無數金銀七寶田宅牛不可稱計梵志有子名曰畢撥學捨六十佉梨金寶好物及千具犂捐仁賢妻天下第一光顏微妙面色爲最心自念言當趣世閒阿羅漢學淨修梵行詣多子神祠藥樹之下噉食其果於是世尊轉大法輪轉法輪竟與比丘衆退至多子神祠止其精舍
이때 필발학지가 새벽이 오려 할 때 서서 멀리 바라보니, 세존께서 숲속에 계시는데, 광명이 멀리 비치고 위엄의 빛이 크게 비치었다. 그는 곧 생각하기를, ‘지금 이 숲에 날이 밝으려 하는데 위신이 크게 비치고 광명이 한량없으며 특수하고 묘하고 으리으리하니, 이 숲속에 반드시 사슴 왕이나 큰 사자나 천신이나 신족으로 크게 변화하는 큰 신통이 있음을 의심하지 않겠다. 내가 꼭 가서 보아야겠다’ 하였다.
020_1162_a_14L於時畢撥學志夜欲向明住立遙見世尊在叢樹閒光明遠照威曜普達志卽念言今此叢樹天已向明威神普照光明無量殊妙巍巍於此樹閒必有鹿王大雄師子若有天神及大神通神足大變必爾不疑我當往觀
020_1162_b_02L이때 필발학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숲으로 가다가 멀리서 세존을 보니, 광명이 백천(百千)이요, 발바닥의 모양과 무늬가 온갖 상호를 구족하였다.
그때 그는 찬탄하였다.
‘우리들의 예전 신선이 남긴 경전에서말하기를, 서응(瑞應)인 32대인(大人)의 상(相)을 낱낱이 구족하면 마땅히 두 곳에 나아가나니, 곧 집에 있다면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를 주관하여 요긴한 가르침을 골라 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칼ㆍ몽둥이ㆍ병기ㆍ갑옷은 억제하여 베풀지 아니하며, 만약 출가한다면 나라는 버려 왕에게 주고, 마땅히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明行成)ㆍ위선서(爲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가 되며, 이름은 불세존(佛世尊)이라고 하리라 하였으니, 차라리 직접 뵙는 것이 옳겠다.’
020_1162_a_20L時畢撥學志卽從坐起往詣叢樹見世尊光明百千足底相文衆好具卽時歎曰吾等先古神仙所遺經說有瑞應三十二大人之相分別具足當趣二處設在家者爲轉輪聖主四天下選擇要教治以正法杖兵甲制而不施假使出家棄國捐當爲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寧可親覲
필발학지는 부처님 처소에 나아갔다. 세존께서는 나무 사이에 단정히 앉아 계셨는데, 마치 7보를 합하여 만든 큰 코끼리같이 위덕(威德)이 으리으리하고 모든 감관[根]이 적정하였으며, 도의 마음이 고요하여 가장 고요하였으며, 황홀하고 청정하여 피안을 건넜는데 금산(金山) 같고 수미산(須彌山) 같았으며, 마치 캄캄한 곳에 앉았는데 큰 횃불을 태우는 것 같았으며, 비유하면 용이 깊은 못에 있는데 그 물이 맑고 서늘한 것 같았으며, 서른두 가지 상호가 그 몸을 장엄했으며, 큰 산꼭대기에 큰 불이 타는 것 같았으며, 산에 해가 돋아 빛이 널리 비추는 것 같았으며, 둥근 달이 뭇 별 가운데 홀로 밝은 것 같았으며, 전륜왕이 권속들에게 둘러싸인 것 같았으며, 80종호(種好)가 그 몸에 두루하여 마치 1천 꽃들이 각기 핀 것처럼 억백천 광명이 거룩한 몸에서 나왔다.
필발학지는 부처님의 이러함을 보고 마음에 기쁘기가 어둠에 빛을 본 듯이 곧 세존께 나아가 읍하고 자기의 성명을 말씀드리고서 한쪽에 앉았다.
020_1162_b_09L畢撥學志往詣佛所睹世尊在於樹閒端嚴而坐大形象七寶合成威德巍巍諸根寂道心靜然逮最憺怕忽然淸淨于彼岸猶若金山若須彌王猶如夜分坐於幽冥然大炬火譬龍在深淵其水淸涼相三十二莊嚴其身如大山王頂有大火然如日出山岡光曜普如月盛滿衆星獨明如轉輪王眷屬圍繞八十種好遍布其體猶若干各各開擺億百千光從聖體出撥學志見佛如是心懷欣然如冥見尋趣世尊揖讓談語自達姓名坐一面
020_1162_c_02L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경을 설하시어 약간의 뜻을 풀어 주시었고, 그 혜론(慧論)을 분별하시었다. 불세존께서는 부드러운 말씀[悅辭]으로 보시ㆍ지계(持戒)와 애욕의 병과 번뇌를 이끌면 마음을 수고롭힌다는 것과 출가가 최상이라는 것과 어지러운 모든 품[慣擾諸品]에 대하여 병에 맞게 약을 주시었다.
세존께서 그의 마음을 보시니, 때에 알맞은 부드러운 마음,의심하는 마음[孤疑蓋心], 기쁘게 믿는 마음[悅信之心], 죄와 복의 마음[罪福之心], 평등한 마음[若平等心]인지라. 그의 마음에 맞추어 설명하시되, 모든 부처님의 법대로 그 근원을 살피시고 고(苦)ㆍ집[習]ㆍ멸[盡]ㆍ도(道)를 분별하여 설하셨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번뇌를 멀리 여의었으며 모든 법 눈[法眼]이 생겼으므로 현재에서 득도하여 법의 근원을 보았으며, 경전을 분별하였고, 의심을 뽑았으며 과위[果]를 얻어 증득하였다.
그는 가르침[誨慧]을 받고 용맹한 법을 이룩하여 곧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옷을 매만지고 오른 무릎을 꿇어서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였다.
“제가 처음 올 때에 부처님의 발바닥을 보고 제 이름을 말씀드리고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보고는 마음에 어찌나 환희하였든지 예경(禮敬)할 것을 잊었습니다.”
020_1162_b_22L佛爲說經解若干義分別其論佛世尊有誨悅辭布施持戒欲之病挑塵勞心出家爲上憒擾諸應病授藥尊見其心應時柔心疑蓋心悅信之心罪福之心若平等心應心與合而爲說法如諸佛法察其根源而分別說苦習盡道卽於坐上遠塵離垢諸法眼生現在獲度睹見法源分別經典拔于狐疑得立果證受教誨慧致勇猛法卽從坐起更整衣服右膝著地稽首佛足我初來觀尊足心自說名字觀佛相好懷踊躍而失禮敬
그때 세존께서 대가섭(大迦葉)에게 말씀하셨다.
“현자여, 그러니 이제부터 족성자(族姓子)가 이르는 곳에 마음 생각이 달 같으며 마치 달빛이 비친 듯 종성의 광명이 빛나리라. 이와 같이 족성자는 눈을 뜨고 다니어라. 이와 같이 가섭은 지금부터 시작하라. 만약 족성자가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면 마치 둥근 달이 허공에 노니는 것 같으니라. 그러므로 가섭은 오늘부터 시작하라. 족성자가 유행하며 이르는 곳에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면 마치 햇빛이 천하를 비추는 것 같으리라. 족성자는 일찍이 눈을 감은 적이 없이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였으니, 마치 햇빛처럼 또한 그와 같으리라.”
020_1162_c_11L爾時世尊告大迦是故賢者從今以往若族姓子有所至到心念猶月如月光照種姓光明威曜如是族姓子開目而行迦葉從今日始若族姓子制心修如月盛滿遊行空時是故迦葉今日始族姓子所遊至處制心修行猶如日光照於天下其族姓子未曾閉目制心修行猶如日光亦當如是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시작하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마치 꿀벌이 이르는 곳마다 많이 일으키는 것같이, 마치 꿀벌이 맛과 빛깔과 향기가 시들지 않는 여러 꽃을 따는 것같이 하라.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함을 오늘부터 시작하되, 그와 같이 행하라.”
020_1162_c_19L佛告迦葉從今日始制心修行猶如蜜蜂所至到處多所發起猶如蜜蜂採諸花味不萎色香若族姓子制心修行從今日始造行如是
020_1163_a_02L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마땅히 땅ㆍ물ㆍ불ㆍ바람처럼 하여 깨끗함을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온갖 깨끗지 못한 똥ㆍ오줌ㆍ고름ㆍ피와 죽은 뱀과죽은 사람의 더러운 농[惡露]을 얻더라도 근심하지 말며, 꽃ㆍ향ㆍ금ㆍ은ㆍ7보와 다섯 가지 채색을 얻더라도 기뻐하지 말라.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다.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함을 마땅히 이와 같이 하라. 찬탄ㆍ칭찬ㆍ안락ㆍ기쁨으로 기쁨을 삼지 말고, 비방과 온갖 고통과 근심으로 근심을 삼지 말라.”
020_1162_c_23L佛告迦葉從今已往制心修行當如地水火風得淨不喜得諸不淨尿膿血死蛇死人污露不以愁憂若得華香金銀七寶五種彩色不以喜悅無增無減族姓子制心修行亦當如是嗟歎稱安樂歡豫不以爲悅若遇誹謗惱患不以愁憂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시작하라.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깨끗한 것을 털듯이, 또한 깨끗지 못한 것을 털듯이, 또한 똥ㆍ오줌ㆍ콧물ㆍ침ㆍ고름ㆍ피나 죽은 개ㆍ죽은 뱀ㆍ죽은 사람의 더러운 농을 털듯이 하라. 깨끗하다고 기뻐하지 말고 깨끗지 못하다고 근심하지 말라.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 수행함을 이와 같이 해야 한다.”
020_1163_a_07L佛告迦葉從今日始族姓子制心修行當如拂淨物亦拂不淨亦拂屎尿膿血死狗死蛇死人污露不以淨不淨不憂若族姓子制心修行當如是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비로 쓸듯이 하여 깨끗해도 쓸고 더러워도 쓸어야 한다.”
020_1163_a_12L佛告迦葉從今以往制心修當如掃帚淨亦掃不淨亦掃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족성자는 마음을 잡고 수행하되 마땅히 흉축자(凶祝子)처럼 머리를 숙이고 다녀야 하며, 이르는 곳마다 항상 손을 안으로 하며, 벌거숭이처럼 몸을 가리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며, 세간에 있으면서 나아가 생명을 살리려고 하며, 본 성품을 말하지 아니하며, 옳 옳지 않든 스스로 설명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족성자야,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이와 같이 해야 한다.”
020_1163_a_13L佛告迦葉從今以往族姓子制心修行如凶祝子常低頭行在所至到常內其手若裸形人羞身不蔽在於世閒趣欲活命不說本姓若可不可不以自宣若族姓子制心修行亦當如是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족성자는 마음을 다잡아 수행하되 소의 뿔을 끊듯 해야 하나니, 소는 뿔을 끊으면 어질고 착하고 부드럽고 순하다. 네 가지 일[四事]을 탐하지 아니하기를 마치 네거리에 가듯 해야 하나니, 네거리에는 문도 없어서 목숨이 위태롭다. 족성자여, 마음을 다잡아서 수행함을 이와 같이 해야 한다.”
020_1163_a_18L佛告迦葉從今以往族姓子制心修如截角牛如牛截角賢善柔順貪四事詣於四衢於四衢道無有門而危其命若族姓子制心修行當如是
020_1163_b_02L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는 마음을 잡아 수행하기를, 마땅히 쇠 가마솥처럼 또 모든 등(燈)처럼 하라. 가마솥과 등에 구멍을 많이 내면 기름이 가득 새나니, 밝은 눈을 가진 이는 한쪽에서가마솥과 등의 여러 구멍에서 기름이 각각 흘러서 땅에 떨어지는 것을 관찰한다.
족성자여, 몸은 항상하지 아니함을 관찰하라. 그것은 4대(大)가 합성한 것이며, 아홉 구멍이 뚫어져 깨끗지 못한 것이 흐르니, 몸을 탐내거나 즐기지 말고 기이하다고 여기지 말라.”
020_1163_a_23L佛告迦葉從今以往制心修當如鐵釜又如諸燈如釜燈穿多有孔漏滿中油脂如明眼人從一邊釜燈諸孔脂油漏出各各墮地若族姓子察身非常四大合成九孔穿漏皆出不淨不貪樂身不以爲奇
이에 대가섭은 불세존으로부터 달[月]의 비유를 듣고 곧 풍송(諷誦)을 받았으며 8해탈문을 관하였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숲[光曜樹]으로 가자.”
가섭이 대답하였다.
“예, 세존이시여.”
가섭은 곧 일어나서 부처님의 뒤에 섰다.
020_1163_b_05L於是大迦葉從佛世尊聞月喩行受諷誦觀八脫門佛告迦葉詣光曜迦葉應曰唯然世尊卽從坐起佛後住
때에 부처님께서는 대가섭을 데리고 숲을 나와서 다른 숲으로 갔다가 다시 곧 나와서 다른 나무 밑에 앉으시고는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나무 밑에 여래의 자리를 만들어라. 내 몸이 매우 지치었고 등이 매우 아프구나.”
020_1163_b_09L佛與大迦葉出其叢樹異叢樹尋復出去坐異樹下告大迦於此樹下爲如來敷座吾身疲弊其背甚痛
가섭은 서둘러서 여래의 자리를 네모 반듯하게 만들었으며, 자리를 다 편 뒤에 나아가 부처님[大聖]께 아뢰었다.
“자리펴기를 마쳤사오니, 자리에 나아가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앉으시자 곧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땅이 부드럽고 연하고 미끄럽고 묘하고 좋구나.”
020_1163_b_12L迦葉受教促疾促疾爲佛敷座令其方正敷座已竟前白大聖敷座已訖唯願就席佛尋坐竟告迦葉曰是地柔軟細滑妙好
가섭이 아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땅이 이 땅이옵니다. 이제 사람의 몸뚱이는 이 땅으로 돌아가나이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진멸(盡滅)에 돌아가니 인욕(忍辱)의 마음가짐을 이 땅처럼 해야 합니다. 지금 저의 가사[法衣] 또한 부드럽고 좋으니, 부처님께서는 가엾이 여기시어 받으시옵소서.”
020_1163_b_15L迦葉曰然世尊彼地此地今者人身會歸此唯然世尊歸於盡滅持心忍辱如是地今我法衣亦猶柔好願佛愍加哀受之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만약 부드러운 옷을 받는다면 너는 무엇을 입느냐?”
가섭은 아뢰었다.
“옛적의 모든 세존께서 찬탄하시기를, ‘족성자라면 무덤 사이 송장의 떨어진 옷과 다섯 가지 누더기를 입고 모든 하늘과 세간의 사람들을 위한다’고 하셨습니다.”
020_1163_b_19L佛告迦葉假使我受柔軟絳衣汝服何等迦葉白佛往古諸世尊讚譽族姓子著塚閒死人弊衣及五納衣爲安諸天及世閒人
020_1163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가섭이여. 많이 자비[哀愍]하고 많이도 안온하다. 떨어진 옷을 입는 것은 옛적 모든 부처님들이 찬탄한 바다.
가섭이여, 너는 일어나서 빨리 물을 떠 오너라.내가 몹시 목이 말라서 물이 켜이는구나.”
020_1163_b_23L佛言善哉善哉迦葉多所哀愍多所安隱著弊納衣往古諸佛所稱歎者迦葉汝起促取水來吾甚飢渴意欲飮水
“예, 세존이시여.”
가섭은 곧 지시를 받들고 일어나서 발밑에 절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뒤에 물을 가지러 빨리 갔다.
020_1163_c_03L唯然世尊卽受教起稽首足下繞佛三帀促疾促疾欲行取水
모든 비구들은 보고 물었다.
“당신은 노인으로서 잘난 체하지도 않고 또한 근심하지도 않으며, 흉함과 욕망을 버리고 처소가 없는 곳[無所處]에 들려고 하니, 무슨 인연으로 사문이 되어 구족계를 받고서 지금 여기에 왔소?”
가섭은 대답하였다.
“당신들은 부처님께 가서 그 일을 여쭈어 보시오. 부처님께서 당신들을 위해 분별하여 설명하실 것입니다.”
020_1163_c_05L諸比丘見尋時問之仁爲耆年不以貢高亦不憂慼寂除凶欲入無所處何因爲沙門欲受具今所至迦葉報曰汝等詣佛以持此事自問大聖悉當爲汝分別說之
이때 현자 대가섭은 곧 물을 떠와서 부처님께 바쳤으며 부처님께서는 곧 받아서 잡수시고 남은 물을 주시었다. 가섭은 곧 받고 한쪽에 길게 꿇어앉아 손을 모으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다시 옷을 바로하고는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물을 가지러 가는데 모든 제자들과 비구들이 보고 묻기를, ‘당신은 노인으로서 잘난 체도 아니하고 근심하지도 아니하며, 또한 어리석고 망령되지도 않으며, 모든 네 가지 일[四事]과 갖가지 욕망의 흉악함을 고요히 하였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60가리의 금과 묘하고 값진 보배와 천 마리의 얼룩소를 버렸으며, 천하제일의 옥녀(玉女)인 아내도 버리고, 혹 세간에 나한(羅漢)을 이룩한 이가 있다면 마땅히 따르겠다고 하였사온데, 이제 제자들과 여러 비구들이 다 와서 제게 묻더이다.
020_1163_c_09L於時賢者大迦葉卽取水來往奉上佛佛尋受之飮水竟便殘水持與迦葉卽受以著一面長跪叉手右膝著地更整衣服白世尊曰我行取水見諸弟子及諸比丘問我曰仁爲耆年以貢高不以憂慼亦不癡妄寂諸四事衆欲之凶我自捨六十佉犂金妙珍寶犂牛千具棄妻玉女天下第一其有世閒能成羅漢吾當從受今者弟子諸比丘衆悉來問吾
020_1164_a_02L저는 옛적에 다자신사(多子神祀)의 약 나무 밑에서 그 열매를 먹었사온데, 그때엔 세존께서 아직 구족계를 주시지 않았습니다.
어느 때 세존께서 왕사성에서 유행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대나무 숲 사이의 가란(迦蘭) 동산에서 있었는데, 새벽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보니, 해 궁전[日大殿]에서 1천의 광명이 나왔습니다. 그때 불세존께서는 왕사성의 가란 대나무 숲 사이에 계셨는데, 그때 세존을 보고 저는 혼자 생각하기를, ‘크기가 천신만한 해가 다시 떠서밤이 갑자기 낮 같구나’ 하였사온데, 때에 부처님께서는 일몰 때[晡時]에 자리에서 일어나셨는데 마치 달 궁전이 큰 광명을 떨치니, 곧 햇빛과 달빛을 가리운 듯, 큰 횃불을 어둠에 비춘 듯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 속에 계시니 위신과 광명이 이와 같았사오며,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경법을 강설하시니, 전륜왕처럼 모든 제자와 권속들을 데리고 계셨으며, 한없는 비구들을 데리고 계셨습니다.
020_1163_c_19L我時前在多子神祠在藥樹下噉其果蓏於是世尊未受具戒爾時世尊遊於王舍我時在竹樹閒迦蘭園明旦著衣持鉢入城分衛見日大殿有千光出時佛世尊在王舍城迦蘭竹樹間見世尊吾自憶念謂日更若大天夜忽如晝時佛晡時從宴坐起月宮殿振大光明則以覆蔽諸日月光譬如大炬照於暗冥佛在弟子衆中威神光明亦復如是爲諸比丘講說經法如轉輪王與諸子眷屬俱與無央數衆比丘俱
저는 그때 관하기를, ‘모든 비구들은 흔히 받을 이가 없었고 스승 삼을 이가 없었사온데, 오직 여래만이 특히 세간에 뛰어나셔서 도의 교화를 일으키시고 열반하시겠다’고 하였사온데, 이제 여러 비구들이 그 때문에 와서 제게 물었습니다.”
020_1164_a_08L吾爾時觀死不睹見諸比丘衆無能受者無能爲師唯獨如來將出世閒興隆道化而取滅度今諸比丘故來問我
그때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많은 비구들이 선(善)인지 악(惡)인지 각(覺)인지 불각(不覺)인지 알지 못하며, 복밭을 이해하지 못한다. 온갖 법 속엔 뜻[義理]도 많다. 이 말이 제일이며, 가섭은 가장 높으면서도 잘난 체하지 않고 평등하고 근심이 없으며, 모든 네 가지 일과 모든 욕망의 흉함을 고요히 하여 제일을 성취하고 구족계를 받았느니라.”
020_1164_a_11L爾時世尊告迦葉曰多有比丘不了善惡覺與不覺不解福田諸法之處多有義理是說第一迦葉最尊不以貢高平等無憂寂諸四事諸欲之凶弟一成就受具足戒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현자 가섭과 모든 비구들은 환희하였다.
020_1164_a_16L佛說如是賢者迦葉及諸比丘莫不歡喜
佛說大迦葉本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