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국[爲耶國]의 숲 속에서 뭇 비구들과 함께 계셨는데, 비구들은 5백 사람이 있었다. 그 달의 보름달이 둥글게 떴을 때 한밤이 고즈넉하고 편안하며 고요하자 비구들이 서로 묻고 대답하고 있었다. 그때 전단조불(旃檀調弗) 하늘 사람이 하늘의 형상과 위신과 광명을 빛내며 똑바로 부처님 앞으로 나왔다. 앞에 이른 뒤에는 몸에 입고 있는 모든 진기한 보배 옷을 벗고, 다만 한 벌의 옷만 입은 채 부처님 앞에서 머리를 숙여 부처님의 발에다 대고 예배하였다. 그리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과거 모든 부처님의 바로 깨달은 제자들은 경을 가졌으니, 이름이 『알다화다기(頞多和多耆)』이옵니다. 부처님 제자들은 지금도 이 『알다화다기경』을 말하니,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그 경을 말씀해 주셔서 제자들이 받들어 지니게 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잠자코 대답을 하지 않으시자 전단조불은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경에 대해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알다화다기경』을 말하리니, 모두가 듣고 마음에 새겨 잊지 않도록 기억하여라.” 비구들이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부처님이시여, 말씀하시옵소서. 저희들 모두가 경의 계율을 잘 받들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시(布施)는 여덟 가지가 있으니,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어리석은 이는 보시하되, 다만 베풀기만 할 뿐 그 은혜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 못하고, 이미 보시는 하였지만 세간이 덧없음을 깨닫지 못하며, 어리석은 이는 항상한 세간[常世間]이라 하지만 괴로움은 다함이 없으며, 어리석은 이는 세간에 있는 것은 즐겁다 하느니라. 어리석은 이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항상 얻을 수 있는 것이거늘 세간 사람은 모두가 뒤바뀌었다 하며, 더럽고 냄새 나는 오로(惡露)를 어리석은 사람은 좋다고 생각하며, 착한 일을 하면 선을 얻고 악한 일을 하면 악을 얻는 줄 알지 못하느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남에게 보시하여 주되, 그 사람의 덕이 깊은지 얕은지를 알지 못하나니, 착한 마음으로 도를 얻은 이에게 보시하면 복이 헤아릴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알겠는가. 보시에는 열 가지 인연이 있느니라. 무엇이 열 가지인가. 어리석은 사람은 보시하되 존경하는 사람을 위하여 스스로가 줌으로써 선함을 얻는 줄 알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지극한 마음으로 보시하지 않으며, 어리석은 사람은 베풀어서 사람에게 주되 줄 때 공경하는 마음으로 하지 않으며, 자기 손으로 직접 주지 않고 사람을 시켜 전해 주느니라. 보통 사람은 돌아올 그 복덕을 바라지 않으며, 즉시 그 복덕을 얻으려고도 하지 않아 스스로 그 복덕을 잊으려 하느니라.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아라한(阿羅漢)과 벽지불(辟支佛)에게 보시하고도 스스로가 그 복이 얼마나 큰지 알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보시를 하되, 벽지불과 아라한과 아나함(阿那含)과 사다함(斯陀含)과 수다원(須陀洹)을 믿지 않고 모두가 버린 것이라 여기며, 다음 생[後生]이 없다 여기느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보시를 하되, 다만 이름만 얻으려 하여 사람들을 시켜 칭찬하도록 하니, 이것이 어리석은 사람의 보시이니라.” 부처님께서 경을 다 말씀하시니, 전단조불과 모든 비구가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 앞에서 예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