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4_0569_a_01L불설해하경(佛說解夏經)
034_0569_a_01L佛說解夏經


서천(西天) 역경삼장(譯經三藏) 조봉대부(朝奉大夫) 시광록경(試光祿卿) 명교대사(明敎大師) 법현(法賢)한역
034_0569_a_02L西天譯經三藏朝奉大夫試光祿卿明教大師臣法賢 奉 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34_0569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가란타(迦蘭陀) 죽림정사(竹林精舍)에서 5백 명의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비구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였고 할 일을 마쳤으며, 온갖 무거운 짐을 버렸고, 이미 이익을 얻었으며, 어떤 생존[有]의 속박[結]도 다하여 마음이 잘 해탈한 이들이었다.
오직 한 비구가 현재에 배움 자리[學位]에 있었지만 부처님께서는 이미 그를 위하여 ‘법을 보고 법을 얻어 반드시 원만한 결과를 증득할 것이다’라고 기별을 주셨던 것이다.
034_0569_a_04L一時佛在王舍城迦蘭陁竹林精舍與五百苾芻衆俱皆是阿羅漢諸漏已盡所作已辦除諸重擔逮得己利盡諸有結心善解脫唯一苾芻現居學位世尊已爲授記見法得法當證滿果
그때 세존께서는 안거를 마치시고, 안거를 마칠[解] 때에 즈음한 보름날에 비구들과 함께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대중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나는 이미 청정한 수행[梵行]의 고요함을 얻었으니, 지금 이 몸이 최후의 몸이요, 위없는 약으로써 온갖 병을 끊어 없앴다. 내 제자들도 모든 법을 밝게 알아 모두 다 통달하였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여름 안거를 마치는 법[解夏法]을 말하리라.
비구들이여, 여름 안거 동안에 내가 가진 몸과 입과 뜻의 업을 너희들은 인가하는가?”
034_0569_a_09L爾時世尊安居旣滿當解夏時於十五日與苾芻衆敷座而坐會衆坐已是時佛告苾芻衆言我今已得梵行寂靜是最後身以無上藥斷除諸病我之弟子了知諸法皆已通達是故我今說解夏法諸苾芻衆我於夏中所有身口意業汝等可忍
034_0569_b_01L그때 존자 사리불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나는 이제 청정한 수행의 고요함을 얻었고……몸과 입과 뜻의 업을 인가하는가?’라고 말씀하셨는데 저희들은 부처님의 몸과 입과 뜻의 업에는 아무 잘못이 없는 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들로서는 지금 거기에 아무것도 할 것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불세존께서는 다루기 어려운 이를 능히 다루시고, 쉬지 못하는 이를 잘 쉬게 하시며, 편안하지 못한 이를 잘 편안하게 하시고, 고요하지 못한 이를 고요하게 하십니다.
여래께서는 바른 도를 잘 아시고 바른 도를 잘 연설하시며 바른 도를 잘 열어 보이시고, 저희들 성문으로서 보리를 좋아하는 이를 위하여 잘 설명하셔서 저희 성문들로 하여금 이치대로 수행하여 거룩한 결과를 증득하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저희들은 불세존의 몸과 입과 뜻에서 인가할 것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034_0569_a_16L是時尊者舍利弗聞佛語已從座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白佛言世尊如佛所說我今已得梵行寂靜乃至身口意業可忍者我等知佛身口意業無諸過失我等苾芻今無可忍於意云何我佛世尊難調者能調無止息者善爲止息無安隱者而善安慰未寂靜者令得寂靜來善了正道善說正道開示正道至我等樂聲聞菩提者佛爲善說聲聞等如理修行而證聖果是故我於佛世尊身口意法而無可忍
그때 존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지금 부처님께 저의 몸과 입과 뜻의 업에서 좋지 않다고 인정할 만한 것이 있는가를 듣고자 합니다.”
034_0569_b_06L爾時尊者舍利弗白佛言世尊我今對佛身口意業所有不善求佛可忍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지금 그대가 가진 몸과 입과 뜻의 업을 나는 좋다고 인정한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대 사리불은 계율을 갖추고 많이 들었으며, 탐욕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며, 온갖 번뇌를 끊고 크게 정진하는 마음을 내어 바른 생각에 편안히 머물러 있다.
그대는 삼매의 지혜와 듣는 지혜, 빠른 지혜, 날카로운 지혜, 벗어나는 지혜, 통달하는 지혜, 광대하고 청정한 지혜, 매우 깊은 지혜, 짝이 없는 지혜 등 큰 지혜의 보배를 갖추었다. 그리하여 보지 못한 이를 보게 하고, 다루지 못하는 이를 다루게 하며, 법을 듣지 못한 이를 위해서는 법을 설명하고, 성내는 이는 기쁘게 하며, 사부대중을 위하여 설법하되, 게으름이 없다.
마치 저 금륜왕의 아들이 관정(灌頂)을 받고 왕위를 이어받아 법을 의지해 다스리는 것처럼, 그대 사리불도 그와 같이 내 아들이 되어 관정의 법을 받고 법왕의 자리를 이어받아 나와 같이 위없는 법바퀴를 굴리고, 나와 같이 번뇌가 다하여 해탈을 증득하였다. 그러므로 그대 사리불이 가진 세 가지 업을 나는 지금 다 좋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034_0569_b_08L佛告舍利弗汝今所有身口意業當忍可於意云何舍利弗具戒多少欲知足斷諸煩惱發大精進住正念具等引慧聞慧捷慧利慧離慧了達慧廣大淸淨慧甚深慧等慧具大慧寶未見者令見未調伏者令得調伏未聞法者而爲說法瞋恚者而令歡喜能爲四衆說法無譬如金輪王子而受灌頂繼紹王依法而治舍利弗亦復如是我之子受灌頂法紹法王位如我所轉無上法輪如我漏盡證得解脫故汝舍利弗所有三業我今忍可
034_0569_c_01L그때 사리불은 부처님의 인가하심을 듣고 정성을 다하여 예배하고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저를 위해 세 가지 업을 인가하신 것처럼 이 모임의 5백 비구들의 몸과 입과 뜻에 있는 좋지 못한 것도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인가하여 주소서.”
034_0569_b_21L舍利弗聞佛忍可投誠禮謝復白佛世尊如佛爲我忍可三業於此會中五百苾芻身口意業所有不善願世尊亦如是忍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5백 비구들이 가진 세 가지 업도 나는 다 인가한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5백의 비구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온갖 번뇌가 이미 다하였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모든 무거운 짐을 버리고 이미 이익을 얻었으며, 모든 생존의 결박이 다하여 마음이 잘 해탈하였다.
오직 한 비구만이 현재에 배움 자리에 있다. 그러나 그 비구에 대해서도 나는 이미 ‘법을 보고 법을 얻어 반드시 원만한 결과를 얻을 것이다’라고 기별을 주었다. 사리불이여, 그러므로 나는 이 5백 비구들이 가진 세 가지 업을 모두 다 인가하는 것이다.”
034_0569_c_02L佛告舍利弗五百苾芻所有三業我亦可忍於意云何此五百苾芻皆是阿羅漢諸漏已盡所作已辦除諸重擔逮得己利盡諸有結心善解脫唯一苾芻現居學位而此苾芻我已授記見法得法當證滿果舍利弗是故我於五百苾芻所有三業皆悉可忍
그때 사리불은 거듭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와 5백 비구들이 가진 세 가지 업을 부처님께서는 모두 인가하셨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지금 의심이 있어서 다시 여쭙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분별하여 주소서.
세존이시여, 이 5백 비구들 중에서 몇 비구가 3명법(三明法)1)을 얻었고, 몇 비구가 구해탈(俱解脫)2)을 얻었으며, 다시 몇 비구가 혜해탈(慧解脫)을 얻었습니까?”
034_0569_c_09L爾時舍利弗重白佛言世尊我與五百苾芻衆等所有三業佛已可忍今有疑當復啓請願佛世尊爲我分世尊此五百苾芻中幾苾芻得三明復幾苾芻得俱解脫復幾苾芻得慧解脫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5백의 비구 중에서 아흔 명의 비구는 3명법을 얻었고, 아흔 명의 비구는 구해탈을 얻었으며, 그 나머지 비구는 혜해탈을 얻었다. 사리불이여, 이러한 비구들은 모두 온갖 번뇌를 없애고 진실에 머물러 있다.”
034_0569_c_15L佛告舍利弗此五百苾芻中九十苾芻得三明法九十苾芻得俱解脫者苾芻得慧解脫舍利弗如是苾芻盡諸煩惱皆住眞實
그때 모임에 있던 존자 바의사(嚩儗舍)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부처님과 비구 대중 앞에서 여름 안거를 마치는 게송으로 찬탄하리라.’
존자 바의사는 이렇게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히 게송을 읊었다.
034_0569_c_19L爾時會中有一尊者名嚩儗舍作如是念我今對佛苾芻衆前以解夏伽陁伸於讚嘆是時尊者嚩儗舍作是念已從座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恭肅說伽陁曰
034_0570_a_01L
여름 안거를 마치는 이 보름날
청정한 계율을 행하는
5백 명의 비구들
그들은 모두 번뇌의 결박 끊었다.
034_0570_a_01L解夏十五日
淸淨行律儀
五百苾芻衆
悉斷煩惱縛

그들은 모두 번뇌의 법 다하고
성현의 과위[聖果位] 증득했나니
안은 고요하고 겉은 잘 다루어져
모든 생존에서 벗어났구나.
034_0570_a_03L皆盡諸漏法
而證聖果位
內寂外善調
解脫而離有

나고 죽음을 끝까지 벗어나
할 일을 이미 다 마쳤나니
무명(無明)과 잘난 체의 굳은 결박을
남김없이 모두 끊어 버렸네.
034_0570_a_05L盡生死邊際
所作皆已辦
無明我慢結
斷盡無有餘

우리 부처님 가장 높은 어르신
온갖 삿된 생각의 그 법을 끊고
그리고 유루법(有漏法)을 끊고서
애욕의 병고도 잘 버리셨네.
034_0570_a_07L我佛最上尊
斷諸邪念法
及斷有漏法
善除愛病苦

애욕이 사라져 다시 나지 않으며
집착을 떠난 큰 사자(師子)로
어떠한 두려움도 없어졌나니
그는 오직 우리 불세존이시네.
034_0570_a_09L愛滅不復生
離取大師子
盡諸有怖畏
唯我佛世尊

비유하면 저 금륜왕이
천 명의 아들에게 항상 둘러싸여서
사천하를 잘 다스리고
사해를 항복 받는 것 같네.
034_0570_a_11L譬如金輪王
千子常圍繞
善治四天下
調伏四海邊

또 비유하면 싸움에 이겨
가장 훌륭한 조어사(調御師) 된 것처럼
성문들이 3명(明)을 얻어
죽음을 떠난 것도 그와 같아라.
034_0570_a_13L又如戰得勝
爲最上調御
聲聞得三明
離死法亦然

부처님 제자들 모두 이와 같아서
열반을 증득하여 다시 나지 않나니
나는 이제 법왕이시며 거룩하시며
큰 태양 같은 분에게 예배하네.
034_0570_a_15L佛子皆如是
證滅不復生
我今禮法王
無上大日尊

그때 바의사 비구는 이 게송을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존자 사리불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여름 안거를 마치는 법을 듣고, 마음이 매우 유쾌하고 지혜로워져 기쁨이 벅차올랐으며, 믿음으로 받들어 행하였다.
034_0570_a_17L𡁠是時嚩儗舍苾芻說此伽陁已復還本座
爾時尊者舍利弗與諸苾芻聞佛宣說解夏之法心生快利踊躍歡喜受奉行
佛說解夏經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과거세의 인연을 아는 숙명명(宿命明)ㆍ미래의 과보를 아는 천안명(天眼明), 번뇌를 완전히 끊은 누진명(漏盡明)을 말한다.
  2. 2)번뇌장(煩惱障)과 해탈장(解脫障)을 떠나서 멸진정(滅盡定)을 얻게 되는 것. 심해탈(心解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