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7_0052_c_01L대당신번호국인왕반야경(大唐新翻護國仁王般若經序)1)
037_0052_c_01L大唐新翻護國仁王般若經序


대종황제(代宗皇帝) 지음
037_0052_c_02L代宗皇帝製



위대하도다, 지극한 깨달음을 이루신 분이여. 그 자손은 만백성2)이로다. 반야의 배로 고해의 바다를 가르고 지혜의 검으로 빽빽한 견해의 숲을 잘라서, 육합(六合)3)을 얽어 묶고 시방(十方)4)에 그물과 통발을 놓으셨으니, 널리 선포하신 가르침은 심오하고 중생에게 응하신 그 뜻은 크셨도다. 시작[權輿]은 천축이었지만, 헤엄치다 튄 물방울은 한나라 조정이라.5) 이로부터에 무연(無緣)6)의 자비를 행하여 영원히 안락한 세계로 거두셨으니, 진실로 그분의 광대한 베푸심은 겨자씨 성을 다 비워도 까마득하게 멀기만 하며,7) 우러러 보는 저 맑고 고요함은 언어와 형상을 초월하고도 더욱 아득하기만 하다. 다섯 가지 시초8)로도 그 처음을 궁구하지 못하고, 어쩌다 한번 얻었다 해도9) 그 바탕에 뿌리내리지는 못하니, 저것으로 이것을 비교해보면10) 어찌 이다지도 멀단 말인가!
037_0052_c_03L皇矣至覺子于元元截有海以般若之舟翦稠林以智慧之劍緜絡六合羅罩十方弘宣也深志應也大自權輿天竺泳沫漢庭行無緣之慈納常樂之域信其博施傾芥城而逾遠夫湛寂超言象之又玄五始不究其一得罔根其本以彼取此 何其遼
짐이 욕되게도 큰 복록을 이어서 큰 보배11)를 계승하였지만 진창에 빠진 수레를 밀어야 하기에12) 저녁마다 걱정이었고, 바야흐로 베개를 치우고 선잠을 자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릇 그분께서는 하늘과 땅을 진압하고 악랄한 도적떼를 막았으며, 바람과 비를 조화롭게 다스리고 뭇별과 북극성을 밝게 하였으며, 만물과 더불어 조작을 일삼지 않고 사람을 다스림에 괴롭히는 법이 없으셨으니, 반야를 지니지 않았다면 그분이 어찌 이럴 수 있었겠는가? 짐은 일찍이 선정의 샘에서 몸을 씻고 비밀스러운 도에 마음을 깃들이고는 용궁(龍宮)의 창고13)를 뒤지다가 영취산 봉우리의 뜻14)에 머물러 계합한 적이 있었다. 아, 나라를 보호하는 법이 진실로 이 경15)에 있었기에 나름대로는 파사닉왕[波斯]16)을 모범으로 삼아 조어장부[調御]17)를 천양하고자 하였다. 드높이 펼치신 오인(五忍)18)의 가르침에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깊음을 밝히기에 충분하였고, 온갖 재난을 영원히 없애신 것은 참으로 이것이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교화의 근본이었다. 이름도 거짓이고 법도 거짓이며, 마음도 공하고 색도 공하니, 없음으로 나아가면 곧 경계와 지혜가 모두 고요해지고, 있음으로 끌어당기면 이에 나루터와 다리[津梁]19)가 끝이 없었다.
037_0052_c_11L朕忝嗣鴻休丕承大寶軫推溝以夕惕方徹枕而假寐夫其鎭乾坤寇虐和風雨著星辰與物無爲㐅人艱止不有般若其能已乎朕嘗澡身定宅心道祕緬尋龍宮之藏稽合鷲峯之旨懿夫護國實在茲經竊景行於波斯庶闡揚於調御至若高張五忍足明側隱之深永祛衆難寔惟化淸之本名假法假心空色空推之於無則境智都寂引之於有迺津梁不窮
037_0053_a_01L이에 만백성과 함께 실상(實相)으로 나아가려고 생각했지만 제유(緹油)20)와 패엽(貝葉)21)의 문자가 사뭇 다르고, 동쪽 중국과 서쪽 천축의 발음에 오류가 많았다. 따라서 옛날과 지금의 번역에 맑고 탁함의 차이가 생기고, 앞과 뒤를 자세히 비교해 보면 가볍고 무거움이 한결같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마치 임금이 타는 수레처럼 결국 사업을 계승하여 더욱 아름답게 다듬어야만 하는 것이며, 저 단단한 얼음에 비유하자면 물이 모여 고이는데도 근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22) 옛날에 번역된 것은 언어의 바탕이 조화롭지를 못해 이를 읽으려는 자들은 문장을 세 번은 거듭 봐야 했기에 모든 스님[釋氏]들이 실로 개탄해 마지않았다. 그래서 선대 성황(聖皇)23)께서 옥호(玉毫)24)에 온 정성을 바치고 참된 경계를 조용히 사유하여 원만한 가르침을 드러내고 빠진 문장을 찾아내 보완하셨다. 그래서 대덕 삼장인 사문 불공(不空)에게 원만하지 못한 경전들을 가려 뽑아서 교정하고 상세히 번역하도록 조칙을 내리셨다.
037_0052_c_20L思與黎蒸共臻實相而緹油貝葉文字參差東夏西天言音訛謬致使古今翻譯淸濁不同前後參詳輕重匪其猶大輅終繼事而增華譬彼堅始積水而非厲先之所譯語質未披讀之流臨文三覆凡諸釋氏用慨然先聖翹誠玉毫澹慮眞境發揮滿教搜綴缺文詔大德三藏沙門不空校詳譯未周部卷
불공삼장께서는 학문을 연구하는 데에는 이제(二諦)25)를 궁구하고, 가르침을 전하는 데에는 삼밀(三密)26)의 스승이며, 도리를 밝히심에는 종지의 궁극을 깨달으셔서 이자(伊字)를 원으로 완성하신27) 분이다. 그는 바지를 걷고28) 서쪽으로 향하여 남쪽 바다에 찻잔을 띄웠으며, 자신의 그림자를 마주하며29) 오랜 세월 부지런히 정진하였다. 그리하여 인도의 성명(聲明)30)에 능통하고 중화의 음운과 곡조를 통달하여 단 이슬로 짐을 적시고 향기로운 바람을 나에게 스며들게 하였다. 그리고는 범본을 담은 상자를 멀리서 가지고 왔지만 큰 종은 쳐주기를 기다려야 했기에 만 가지 소리를 내는 피리31)를 미뤄두고 삼승(三乘)32)을 열어주는 전적으로 이끌어 가르치셨다.
037_0053_a_07L三藏學究二諦傳三密義了宗極伊成字圓褰裳西汎盃南海影與形對勤將歲深印度之聲明洞中華之韻曲甘露沃香風襲予旣而梵夾遠齎洪鍾待佇延吹萬之籟率訓開三之典
짐은 슬픔에 잠긴 수척한 상주33)로서 서리와 이슬에도 슬픔에 젖었으니,34) 남기신 말씀을 받들어 실행함에 감히 게으르거나 한가할 수 없었다. 이에 석장을 떨치는 영웅들을 이끌고 결국 아홉 길의 산을 만들었다.35) 개부(開府)36) 조은(朝恩)37)은 온 나라를 자기 몸으로 삼아 목숨 바쳐 부처님께 귀의하고, 참된 가르침으로 나를 보필해 오묘한 문을 펼치는 자이다. 이에 경성(京城)의 의학대덕 양분(良賁) 등과 한림학사 상곤(常衮) 등을 모이게 하여 대명궁(大明宮) 남도원(南桃園)에서 『호국인왕반야경』을 상세히 번역하는 작업을 마쳤고, 아울러 『밀엄경密嚴經』 등을 다시 필사하고 교정하였다. 경판을 붙잡고 붓 끝을 물고서 심오한 도리를 정밀히 연구하여 옛날의 오류와 생략된 것들을 다듬고 교정해 분명하게 하였고, 지난날 감춰지고 숨겨졌던 것들을 끄집어 찾아내 환하게 밝혔으니, 해와 달이 높이 떠서 어두운 거리를 크게 밝힌 것이요, 윤택한 구름과 비가 동식물에게 두루 흘러넘친 것이라고 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037_0053_a_12L哀纏欒棘悲惑霜露捧戴遺詔不敢怠遑延振錫之群英終爲山之九仞開府朝恩許國以身歸佛以命弼我眞教申夫妙門爰令集京城義學大德良賁等翰林學士常衮於大明宮南桃園詳譯護國般若幷更寫定密嚴等經握槧含毫 硏精賾邃曩者訛略刊定較然昔之沈鉤索煥矣足可懸諸日月大燭昏潤之雲雨橫流動植
삼가 바라옵니다. 위로 밑거름이 되어주신 선가(仙駕)들께서 온 천하에 지혜의 구름을 드날리고, 진로(塵勞)38)를 아득히 벗어나 십지(十地)에서 황금연꽃을 밟게 하소서.
037_0053_a_22L伏願上資仙飛慧雲於四天迥出塵勞躡金蓮於十地
037_0053_b_01L짐은 이치로는 그윽한 관문을 알지 못하고 문장으로는 아름다운 법칙에 부끄럽기에 서문을 지으라는 추대를 받고 헛헛한 마음을 쓰다듬으며 한탄해야 했다. 이렇게나마 첫머리에 서문을 써서 후손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희망하니, 장차 일어날 황손들은 길이길이 대도를 받들어 실천할 수 있으리라.39)
037_0053_b_01L朕理昧幽關文慚麗則見推序述惋撫空懷 聊紀之於首篇庶克開于厥後將發皇永永可推而行之
때는 전몽(旃蒙)의 해 무궁화 꽃이 피는 달40)이다.
037_0053_b_03L旃蒙歲木槿榮月也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경(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經) 상권
037_0053_b_04L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經卷上


불공(不空) 한역
김진철 번역
037_0053_b_05L開府儀同三司特進試鴻臚卿肅國公食邑三千戶賜紫贈司空謚大鑑正號大廣智大興善寺三藏沙門不空奉詔譯


1. 서품(序品)
037_0053_b_07L序品第一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037_0053_b_08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취봉산(鷲峰山)에서 대비구 대중 천팔백 인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阿羅漢)으로서 온갖 누(漏)가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고,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가 잘 해탈하였으며, 9지(智)ㆍ10지(智)로 지을 것을 이미 갖추었고, 3가실관(假實觀)41)과 3공문관(空門觀)42)과 유위공덕(有爲功德)과 무위공덕(無爲功德)을 다 성취하였다.
037_0053_b_09L一時佛住王舍城鷲峯山與大比丘衆千八百人俱——皆阿羅諸漏已盡無復煩惱心善解脫善解脫九智十智所作已辦三假實觀三空門觀有爲功德無爲功德皆悉成就
또 비구니(比丘尼) 대중 팔백 인이 함께 있었으니, 다 아라한이었다.
또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실지(實智)가 평등하여 영원히 미혹의 장애를 끊고 훌륭하고 교묘한 방편으로 큰 행원(行願)을 일으켰으며, 4섭법(攝法)으로 유정(有情)을 이롭게 하고 4무량심(無量心)으로 널리 일체를 감싸주며, 3명(明)을 거울 같이 통달하고 5신통(神通)을 얻었으며, 끝없는 보리분법(菩提分法)을 닦아 익혔고 교묘한 기예(技藝)가 모든 세간을 초월하였다. 연기하여 생기는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에 깊이 들어갔고 멸진정(滅盡定)에 마음대로 나오고 들어가며 나타내 보이는 것이 헤아리기 어려웠다. 마군[魔怨]을 꺾어 항복받고 2제(諦)를 함께 비추며, 법안(法眼)으로 널리 보아 중생의 근기를 알았으며, 4무애해(無碍解)로 두려움 없는 법[無畏法]을 연설하였으며, 10력의 미묘한 지혜[十力妙智]로 법의 소리를 우뢰처럼 울렸고 무등등(無等等)에 가까운 금강삼매(金剛三昧)를 얻었다. 이와 같은 공덕을 다 갖추었다.
037_0053_b_14L復有比丘尼衆八百人俱阿羅漢復有無量無數菩薩摩訶薩——實智平等永斷惑障方便善巧起大行願以四攝法饒益有情四無量心普覆一切三明鑑達得五神通修習無邊菩提分法工巧技藝超諸世閒深入緣生無相願出入滅定示現難量摧伏魔怨雙照二諦法眼普見知衆生根四無礙解演說無畏十力妙智雷震法音近無等等金剛三昧是功德皆悉具足
037_0053_c_01L또 한량없는 우바새(優婆塞) 대중과 우바이(優婆夷) 대중이 다 성제(聖諦)를 보았다.
또 한량없는 7현행(賢行)을 닦은 이가 있었으니, 4념처(念處)ㆍ4정근(正勤)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8승처(勝處)ㆍ10변처(遍處)ㆍ16심행(心行)으로 체현관(諦現觀)에 나아갔다.
037_0053_b_24L復有無量優婆塞優婆夷衆皆見聖諦復有無量修七賢行念處正勤神足八勝處十遍處十六心行趣諦現觀
또 열여섯 큰 나라의 왕이 있었으니, 바사닉(波斯匿)왕 등이 각기 여러 천만 권속과 함께 있었다. 또 6욕천(欲天)의 왕이 있었으니 석제환인(釋提桓因) 등이 그 권속인 한량없는 천자와 함께 있었고, 색계(色界) 4정려(靜慮)의 모든 대범왕(大梵王)도 권속인 한량없는 천자와 함께 하였으며, 모든 중생이 사는 세계에 변화하여 나타난 한량없는 유정(有情)인 아수라(阿修羅) 등이 여러 권속과 함께 하였다.
037_0053_c_03L復有十六大國王——波斯匿王等各與若干千萬眷屬俱復有六欲天王——釋提桓因與其眷屬無量天子俱色四靜慮諸大梵王亦與眷屬無量天子俱趣變化無量有情——阿脩羅等若干眷屬俱
또 시방정토에 변화한 백억 개의 사자좌(獅子座)가 나타났는데 부처님께서 그 위에 앉아 법의 요체를 자세히 말씀하시고 계셨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자리 앞에 각각 한 송이 꽃이 나타났다. 이 백억의 꽃은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장식되었고 모든 하나하나의 꽃 위에 다시 한량없는 변화한 부처님과 한량없는 보살이 계셨으며 한량없는 사부대중[四衆]과 팔부신중[八部]도 있었다. 그 가운데 모든 부처님이 각각 반야바라밀다를 널리 설법하시어 시방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모든 불국토에 두루 퍼지니, 이와 같은 등의 거기에 온 모든 대중이 각각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있었다.
037_0053_c_09L復有變現十方淨土而現百億師子之座佛坐其上廣宣法要一一座前各現一花是百億花衆寶嚴飾於諸花上一一復有無量化佛無量菩薩四衆八部悉皆無量其中諸佛各各宣說般若波羅蜜多展轉流遍十方恒沙諸佛國土有如是等諸來大衆各禮佛足退坐一面
그때 세존께서 초년(初年) 정월(正月) 팔일(八日)에 대적정묘삼마지(大寂靜妙三摩地)에 들어서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 큰 광명을 놓아 시방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불국토를 널리 비추셨다.
이때 욕계(欲界)의 한량없는 모든 하늘이 온갖 아름다운 꽃을 내리고 색계(色界)의 모든 하늘도 하늘의 꽃을 내리니, 온갖 색깔이 서로 섞이어 매우 사랑하고 즐거워할 만하였다.
이때 무색계(無色界)에서도 여러 가지 향과 꽃을 내리니, 향기는 수미산(須彌山)처럼 드높았고 꽃은 수레바퀴와 같았는데, 구름처럼 내리어 대중을 두루 덮으니 널리 부처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037_0053_c_16L爾時世尊初年月八日入大寂靜妙三摩地身諸毛孔放大光明普照十方恒沙佛土是時欲界無量諸天雨衆妙色界諸天亦雨天花衆色閒錯甚可愛樂時無色界雨諸香花香如須彌花如車輪如雲而下遍覆大衆普佛世界六種震動
037_0054_a_01L그때 대중들이 제각기 서로 말하였다.
‘대각(大覺) 세존께서 전에 이미 우리들을 위하여 『마하반야바라밀다(摩訶般若波羅蜜多)』ㆍ『금강반야바라밀다(金剛般若波羅蜜多)』ㆍ『천왕문반야바라밀다(天王問般若波羅蜜多)』ㆍ『대품반야바라밀다(大品般若波羅蜜多)』 등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는데, 오늘은 여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니 무슨 일을 하시려는 걸까?’
037_0053_c_23L爾時大衆自相謂言大覺世尊前已爲我等說摩訶般若波羅蜜多金剛般若波羅蜜多天王問般若波羅蜜多大品等無量無數般若波羅蜜多今日如來放大光明斯作何事
이때 실라벌국(悉羅筏國)의 바사닉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부처님께서 희유한 모습을 나타내시니, 반드시 진리의 비[法雨]를 내려 널리 모두를 이롭고 안락하게 하실 것이다.’
그리고는 곧 보개무구칭(寶蓋無垢稱) 등의 모든 우바새들과 사리불(舍利弗)ㆍ수보리(須菩提) 등의 여러 큰 성문(聲聞)과 미륵(彌勒)ㆍ사자후(獅子吼) 등의 여러 보살마하살에게 물었다.
“여래께서 나타내신 것은 어떤 상서로운 모습입니까?”
037_0054_a_05L時室羅筏國波斯匿王作是思惟今佛現是希有之相必雨法普皆利樂卽問寶蓋無垢稱等諸優婆塞舍利弗須菩提等諸大聲聞彌勒師子吼等諸菩薩摩訶薩言來所現是何瑞相
이때 모든 대중 가운데서 대답할 수 있는 이가 없었다. 바사닉왕 등이 부처님의 신통력을 입어 음악을 널리 울리고 욕계와 색계의 여러 하늘은 각각 한량없는 하늘의 모든 음악을 연주하니, 소리가 삼천대천세계에 퍼졌다.
037_0054_a_10L時諸大衆無能荅波斯匿王等承佛神力廣作音樂色諸天各奏無量天諸伎樂聲遍三千大千世界
그때 세존께서 다시 한량없는 아승기의 광명을 놓으시니, 그 빛이 여러 가지 색이었다. 그 하나하나의 빛 가운데에서 보배 연꽃이 나타나고, 그 천 개의 꽃잎이 다 금빛으로 변하였으며, 그 위에 변화한 부처님이 계시어 법의 요체를 펴서 설하셨다.
037_0054_a_13L爾時世尊復放無量阿僧祇光其明雜色一一光中現寶蓮華其華千葉皆作金色上有化佛宣說法要
037_0054_b_01L이 부처님의 광명이 널리 시방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모든 불국토에 인연 있는 곳에 비추니, 그 타방의 부처님 나라 가운데 동방에는 보광(普光)보살마하살, 동남방에는 연화수(蓮華手)보살마하살, 남방에는 이우(離憂)보살마하살, 서남방에는 광명(光明)보살마하살, 서방에는 행혜(行慧)보살마하살, 서북방에는 보승(寶勝)보살마하살, 북방에는 승수(勝受)보살마하살, 동북방에는 이진(離塵)보살마하살, 상방(上方)에는 희수(喜受)보살마하살, 하방(下方)에는 연화승(蓮華勝)보살마하살 등의 각각 한량없는 백천 구지(俱胝)보살마하살이 모두 이곳에 와서 가지가지 향을 지니고 가지가지 꽃을 흩으며 한량없는 음악을 연주하여 여래께 공양하고, 부처님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하고 잠잠히 물러나 앉아서 합장 공경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 바라보았다.
037_0054_a_16L是佛光明普於十方恒河沙等諸佛國土有緣斯現彼他方佛國中東方普光菩薩摩訶薩東南方蓮華手菩薩摩訶薩南方離憂菩薩摩訶薩西南方光明菩薩摩訶薩西方行慧菩薩摩訶薩西北方寶勝菩薩摩訶薩北方勝受菩薩摩訶薩東北方離塵菩薩摩訶薩上方喜受菩薩摩訶薩下方蓮華勝菩薩摩訶薩各與無量百千俱胝菩薩摩訶薩皆來至此持種種散種種花作無量音樂供養如來頂禮佛足默然退坐合掌恭敬一心觀佛

2. 관여래품(觀如來品)
037_0054_b_06L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經觀如來品第二

그때 세존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사자좌에 앉으시고는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열여섯 여러 나라 왕들이 모두 ‘세존께서 대자비로써 널리 모두를 이롭고 안락하게 하여 주시니 우리들 여러 왕은 어떻게 나라를 보호하면 될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을 알고 있다.
선남자여, 나는 지금 먼저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불과(佛果)를 지키고 십지행(十地行)을 보호하는 법을 설할 것이니, 너희들은 모두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그것을 잘 생각하라.”
037_0054_b_07L爾時世尊從三昧起坐師子座告大衆言吾知十六諸國王等咸作是念世尊大慈普皆利樂我等諸王云何護國善男子吾今先爲諸菩薩摩訶說護佛果護十地行汝等皆應諦聽諦聽善思念之
이때 대중들과 바사닉왕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다 같이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그리고는 곧 한량없는 여러 가지 아름다운 보배 꽃을 흩으니, 허공에서 보배 일산으로 변하여 모든 대중을 덮어 두루하지 않는 데가 없었다.
이때 바사닉왕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하고 무릎 꿇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하여야 불과(佛果)를 보호하고 십지행을 지키겠습니까?”
037_0054_b_13L是時大衆——波斯匿王等聞佛語已咸共讚言善哉善哉卽散無量諸妙寶花於虛空中變成寶蓋覆諸大衆靡不周遍時波斯匿王卽從座起頂禮佛足合掌長跪而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云何護佛云何護十地行
037_0054_c_01L부처님께서 바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불과를 보호하려면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머물러야 한다. 일체 난생(卵生)ㆍ태생(胎生)ㆍ습생(濕生)ㆍ화생(化生)을 교화하되, 색의 모습[色相]을 보지 말고 색의 여여함[色如]를 보지 말며,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과 나와 남의 지견(知見)과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과 4섭(攝)ㆍ6도(度)ㆍ2제(諦)ㆍ4제(諦)ㆍ10력(力)ㆍ4무소외(無所畏) 등 일체의 행(行) 나아가 보살과 여래도 이처럼 모양[相]을 보지 말 것이요, 여여함[如]도 보지 말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법의 성품이 곧 진실(眞實)이기 때문이니,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고 생김도 없고 멸함도 없으며 진제(眞際)와 같고 법성(法性)과 동등하며 둘도 없고 다름도 없어서 마치 허공과 같으며 온(蘊)ㆍ처(處)ㆍ계(界)의 모습에는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다.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것이다.”
037_0054_b_19L佛告波斯匿王言護佛果者諸菩薩摩訶薩應如是住教化一切卵生濕生化生不觀色相不觀色如我人知見常樂淨倒四攝六度二諦四諦力無畏等一切諸行乃至菩薩如來亦復如是不觀相不觀如所以者何以諸法性卽眞實故無來無去無生無滅同眞際等法性無二無別猶如虛空界相無我我所是爲菩薩摩訶薩修行般若波羅蜜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과 중생의 성품이 둘이 없다면 보살은 어떤 모양으로 중생을 교화합니까?”
037_0054_c_07L波斯匿王白佛言世尊若菩薩衆生性無二者菩薩以何相而化衆生耶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색ㆍ상ㆍ행ㆍ식과 상ㆍ낙ㆍ아ㆍ정의 법성은 색에도 머물지 아니하고 색 아닌 것에도 머물지 아니하며, 수ㆍ상ㆍ행ㆍ식과 상ㆍ낙ㆍ아ㆍ정도 청정함에도 머물지 아니하고 청정하지 아니함에도 머물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법의 성품이 모두 다 공하기 때문이고 세제(世諦)를 말미암기 때문이고 3가(假)를 말미암기 때문이다.
037_0054_c_09L佛言大王識常樂我淨法性不住不住非色識常樂我淨亦不住淨不住非淨何以故以諸法性悉皆空故由世諦故由三假故
일체 유정(有情)의 온ㆍ처ㆍ계의 법은 복(福)이거나 복이 아니거나 움직이지 아니하는 행[不動行] 등을 지어 인과(因果)가 다 있으며[有] 삼승(三乘)의 현성이 닦은 모든 행과 나아가 부처님의 과(果)에 이르기까지 다 있다고 이름하며 62견(見)도 있다고 이름한다. 대왕이여, 만약 이름과 모양에 집착하여 모든 법을 분별하면 6취(趣)ㆍ4생(生)ㆍ3승(乘)의 행과(行果)에서 곧 이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을 보지 못할 것이다.”
037_0054_c_13L一切有情蘊界法造福非福不動行等果皆有三乘賢聖所脩諸行乃至佛皆名爲有六十二見亦名爲有若著名相分別諸法六趣四生乘行果卽是不見諸法實性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은 청정하고 평등하여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닌데 지혜가 어떻게 비춥니까?”
037_0054_c_18L波斯匿王白佛言諸法實性淸淨平非有非無智云何照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지혜로 참된 성품을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라고 비춘다. 왜냐 하면 법의 성품이 공하기 때문이니, 곧 색ㆍ수ㆍ상ㆍ행ㆍ식과 12처(處)ㆍ18계(界)ㆍ사부(士夫)ㆍ6계(界)ㆍ12인연(因緣)ㆍ2제(諦)ㆍ4제(諦) 등의 일체가 다 공하기 때문이다.
037_0054_c_20L佛言大王照實性非有非無所以者何法性空是卽色十二處十八界士夫六界十二因緣二諦四諦一切皆空
037_0055_a_01L이 모든 법들은 생기자마자 소멸하고 존재하자마자 공하나니, 찰나찰나도 이와 같다. 왜냐하면 한 생각 가운데 구십찰나(九十刹那)가 있고 일찰나(一刹那)가 지나는 동안에 구백 번 생하고 멸하니, 모든 유위법(有爲法)은 모두 다 공하기 때문이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로써 모든 법을 비추어 보면 일체가 다 공하니, 내공(內空)ㆍ외공(外空)ㆍ내외공(內外空)ㆍ공공(空空)ㆍ대공(大空)ㆍ승의공(勝義空)ㆍ유위공(有爲空)ㆍ무위공(無爲空)ㆍ무시공(無始空)ㆍ필경공(畢竟空)ㆍ산공(散空)ㆍ본성공(本性空)ㆍ자상공(自相空)ㆍ일체법공(一切法空)ㆍ반야바라밀다공(般若波羅蜜多空)ㆍ인공(因空)ㆍ불과공(佛果空)ㆍ공공(空空)이 모두 공하기 때문이다.
037_0054_c_24L是諸法等卽生卽滅卽有卽空剎那剎那亦復如是何以故一念中有九十剎那一剎那經九百生滅有爲法悉皆空故以甚深般若波羅蜜照見諸法一切皆空內空外空外空空空大空勝義空有爲空無爲無始空畢竟空散空本性空自相一切法空般若波羅蜜多空因空佛果空空空故空
모든 유위법은 법이 모인[法集] 까닭에 있고[有:존재], 수가 모인[受集] 까닭에 있고, 이름이 모인[名集] 까닭에 있고, 원인이 모인[因集] 까닭에 있고, 결과가 모인[果集] 까닭에 있고, 6취(趣)인 까닭에 있고 십지(十地)인 까닭에 있고 불과(佛果)인 까닭에 있으니, 일체가 다 있다.
037_0055_a_08L諸有爲法法集故受集故有名集故有因集故有集故有六趣故有十地故有佛果故一切皆有
선남자여, 만약 보살이 법의 모양[法相]에 머물러서 나라는 모습이 있고[我相] 남이라는 모습[人相]이 있고 중생(有情)의 지견(知見)이 있어 세간에 머물면 곧 보살이 아니다. 왜냐하면 일체 모든 법이 모두 다 공하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법에서 움직이지 아니함을 얻으면 생기지도 아니하고 멸하지도 아니하고 모양도 없고 모양 없음도 없으니, 마땅히 견해를 일으키지 아니할 것이다. 왜냐하면 일체법이 다 여여[如]하기 때문이요, 모든 불(佛)ㆍ법(法)ㆍ승(僧)도 여여하기 때문이다.
037_0055_a_11L善男子若菩薩住於法有我相人相有情知見爲住世閒卽非菩薩所以者何一切諸法悉皆空故若於諸法而得不動不生不滅無相無無相不應起見何以故一切法皆如也諸佛僧亦如也
성스러운 지혜[聖智]가 앞에 나타나는 최초의 한 생각에 팔만 사천 바라밀다를 구족함을 환희지(歡喜地)라 하고 번뇌가 다하여 해탈하도록 실어서 운반하는 것을 승(乘)이라 하며 움직이는 모양이 멸할 때를 금강정(金剛定)이라 하며, 체(體)와 상(相)이 평등한 것을 일체지지(一切智智)라 한다.
037_0055_a_16L聖智現前最初一念具足八萬四千波羅蜜名歡喜地障盡解脫運載名乘相滅時名金剛定體相平等名一切智智
037_0055_b_01L대왕이여, 이 반야바라밀다의 문장과 구절은 백 부처님ㆍ천 부처님ㆍ백천 만억 일체 모든 부처님께서 같이 설하신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삼천대천세계 가운데 있는 가득찬 칠보로써 보시하고 대천세계 일체 유정이 다 아라한과(果)를 얻게 할지라도,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에서 한 생각 깨끗한 믿음을 일으키는 것만 못하니, 하물며 한 구절이라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해설하여 주는 자이겠는가?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문자의 성품을 여의고 문자의 모양이 없으며 법도 아니요 법 아님도 아니기 때문이다. 반야가 공한 까닭에 보살도 공하다. 왜냐하면 십지(十地) 가운데는 지(地)마다 모두 시생(始生)ㆍ주생(住生)ㆍ종생(終生)이 있으니 이 30생(生)이 다 공하고 일체지지도 다 공하기 때문이다.
037_0055_a_20L大王此般若波羅蜜多文字章句千佛百千萬億一切諸佛而共同若有人於恒河沙三千大千世界滿中七寶以用布施大千世界一切有情皆得阿羅漢果不如有人於此經中乃至起於一念淨信何況有能受持讀誦解一句者所以者何文字性離無文字相非法非非法般若空菩薩亦空何以故於十地中地地皆有始生住生及以終生此三十生悉皆是空一切智智亦復皆空
대왕이여, 만약 보살이 경계를 보고 지혜를 보고 설함을 보고 수(受:감수)를 보면 곧 성인의 견해가 아니고 범부(凡夫)의 견해이다. 유정의 과보는 삼계가 허망하여 욕계(欲界)의 분별로 짓는 모든 업(業)과 색계(色界)의 4정려정(靜慮定)에서 짓는 업과 무색계 4공정(空定)에서 일으키는 업 등, 3유(有)의 업과(業果) 일체가 공하며 삼계의 근본인 무명(無名)도 공하다.
037_0055_b_08L大王菩薩見境見智見說見受卽非聖見是愚夫見有情果報三界虛妄——欲界分別所造諸業色四靜慮定所作業無色四空定所起業——三有業果一切皆空三界根本無明亦空
성현의 지위의 모든 지(地)와 무루(無漏)와 생멸(生滅)과 삼계 가운데 남은 무명의 습기[無明習]와 변화하는 과보도 다 공하고, 등각(等覺)보살이 얻은 금강정(金剛定:금강삼매)과 이사(二死)의 인과(因果)도 공하고 일체지(一切智)도 공하며, 부처님의 위없는 깨달음이신 원만한 종지(種智)와 택멸(擇滅)ㆍ비택멸(非擇滅)과 진실로 청정한 법계와 성품과 모양이 평등하게 작용하는 것도 공하다.
037_0055_b_13L聖位諸地無漏生滅於三界中餘無明習變易果報亦復皆空等覺菩薩得金剛定二死因果空一切智亦空佛無上覺種智圓滿擇非擇滅眞淨法界性相平等應用亦空
선남자여, 만약 반야바라밀다를 닦고 익혀 설하고 듣는 자가 있다면 비유하면 요술장이가 설한 것도 없고 들을 것도 없음과 같다. 법이 법의 성품과 같아 마치 허공과 같으며 일체법도 다 같다.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은 불과(佛果)를 보호함을 이와 같이 하여야 한다.”
037_0055_b_18L善男子若有脩習般若波羅蜜多說者聽者譬如幻士無聽法同法性猶如虛空一切法皆如也大王菩薩摩訶薩護佛果爲若此
그때 세존께서 바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떤 모양으로 여래를 보는가?”
037_0055_b_22L爾時世尊告波斯匿王言汝以何相而觀如來
037_0055_c_01L바사닉왕이 아뢰었다.
“몸의 실상을 보나니, 부처님도 그렇게 봅니다. 전제(前際)도 없고 후제(後際)도 없고 중제(中際)도 없어서 삼제(三際)에 머물지 아니하고 삼제를 여의지 아니하며, 5온(蘊)에 머물지 아니하고 5온을 여의지도 아니하며, 4대(大)에 머물지 아니하고 4대를 여의지도 아니하며, 6처(處)에 머물지 아니하고 6처를 여의지도 아니하며, 3계(界)에 머물지 아니하고 3계를 여의지도 아니하며, 방향에 머물지 아니하고 방향을 여의지도 아니하며, 명(明)과 무명(無明)이 같아 하나도 아니요 다르지도 아니하며, 이것도 아니요 저것도 아니며, 깨끗하지도 아니하고 더럽지도 아니하며, 유위(有爲)도 아니요 무위(無爲)도 아니며, 자기의 모양도 없고 남의 모양도 없으며,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으며, 강함도 없고 약함도 없으며, 보일 것도 없고 설할 것도 없으며, 베풀 것도 없고 아낄 것도 없으며, 계를 지킬 것도 아니요 범할 것도 아니며, 참을 것도 아니요 성낼 것도 아니며, 정진할 것도 아니요 게으를 것도 아니요, 적정할 것도 아니요 산란할 것도 아니며, 지혜도 아니요 어리석음도 아니며, 오는 것도 아니요 가는 것도 아니며, 들어오는 것도 아니요 나가는 것도 아니요, 복밭[福田]도 아니요 복밭이 아님도 아니며, 모양도 아니요 모양 없는 것도 아니며, 가지는 것도 아니요 버리는 것도 아니며, 큰 것도 아니요 작은 것도 아니며, 보는 것도 아니요 듣는 것도 아니며, 깨닫는 것도 아니요 아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의 작용이 사라지고 말의 길이 끊어져서 진제(眞際) 와 같고 법성(法性)과 동등하니, 저는 이러한 모양으로써 여래를 봅니다.”
037_0055_c_01L波斯匿王言觀身實相佛亦然——無前際無後際無中際不住三際不離三際不住五蘊不離五蘊不住四大不離四大不住六處不離六處不住三界不離三界不住方不離方明無明等非一非異非此非彼非淨非穢非有爲非無爲無自相無他相無名無相無强無弱無示無說非施非慳非戒非犯非忍非恚非進非怠非定非亂非智非愚非來非去非入非出非福田非不福田非相非無相非取非捨非大非小非見非聞非覺非知心行處滅言語道斷同眞際等法性——我以此相而觀如來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의 말과 같다. 모든 부처님ㆍ여래의 힘과 두려움 없음 등의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공덕과 모든 불공법(不共法)들은 모두 다 이와 같으니, 반야바라밀다를 닦는 자는 응당히 이와 같이 볼 것이며, 만약 다르게 보는 자는 삿되게 본다고 한다.”
037_0055_c_14L佛言男子如汝所說諸佛如來力無畏等恒沙功德諸不共法悉皆如是修般若波羅蜜多者應如是觀若他觀者名爲邪觀
이 법을 설할 때 한량없는 대중이 법안(法眼)이 청정해짐을 얻었다.
037_0055_c_18L說是法時無量大衆得法眼淨

3. 보살행품(菩薩行品)
037_0055_c_19L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經菩薩行品第三

그때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십지의 행[十地行]을 보호하는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어떻게 수행하고 어떻게 중생을 교화하며 또 어떤 모양으로 머물러 관찰해야 합니까?”
037_0055_c_20L爾時波斯匿王白佛言世尊護十地行菩薩摩訶薩應云何修行云何化衆生復以何相而住觀察
037_0056_a_01L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5인(忍)의 법에 의해서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복인(伏忍)ㆍ신인(信忍)ㆍ순인(順忍)ㆍ무생인(無生忍)인데, 모두 상ㆍ중ㆍ하가 있고 적멸인(寂滅忍)에도 상ㆍ하가 있다. 이것을 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한다고 한다.
037_0055_c_23L佛告大王諸菩薩摩訶薩依五忍法以爲修行所謂伏忍信忍順忍無生忍——皆上中下於寂滅忍而有上下爲菩薩修行般若波羅蜜多
선남자여, 처음 복인(伏忍)의 위치에서 습종성(習種性)을 일으켜 십주행(十住行)을 닦는다. 처음 발심한 모습은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중생이 있어서 불ㆍ법ㆍ승을 보고 10신(信)을 일으키니, 이른바 믿는 마음[信心]ㆍ생각하는 마음[念心]ㆍ정진하는 마음[精進心]ㆍ지혜의 마음[慧心]ㆍ선정의 마음[定心]ㆍ물러나지 않는 마음[不退心]ㆍ계를 지키는 마음[戒心]ㆍ서원을 세우는 마음[願心]ㆍ법을 보호하는 마음[護法心]ㆍ회향하는 마음[廻向心]이다. 이 열 가지 마음을 갖추면 능히 적은 부분으로도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이승(二乘)의 일체 선(禪)의 경지를 뛰어넘나니, 이것이 보살의 처음 마음을 길러서 성태(聖胎)가 되는 것이다.
037_0056_a_04L善男子初伏忍位起習種性修十住行初發心相有恒河沙衆生見佛法僧發於十所謂信心念心精進心慧心定心不退心戒心願心護法心迴向心此十心而能少分化諸衆生超過二乘一切善地是爲菩薩初長養心聖胎故
또 성종성(性種性)보살은 열 가지 바라밀을 수행하여 열 가지 대치(對治)하는 법을 일으키니, 이른바 신(身)ㆍ수(受)ㆍ심(心)ㆍ법(法)은 부정(不淨)하고 괴로움이며 무상(無常)하고 무아(無我)라고 관찰하여 탐(貪)ㆍ진(瞋)ㆍ치(癡)의 세 가지 선하지 못한 뿌리를 다스리고, 보시ㆍ자비ㆍ지혜의 세 가지 선한 뿌리를 일으키고 삼세의 과거 원인의 인[因忍]ㆍ현재 원인과 결과의 인[因果忍]ㆍ미래 결과의 인[果忍]을 관찰하니, 이 위치의 보살은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며 나라는 견해와 남이라는 견해와 중생이라는 등의 생각을 뛰어 넘어서 외도의 전도된 생각으로는 능히 허물지 못한다.
037_0056_a_11L復次性種性菩薩修行十種波羅蜜起十對治所謂觀察身諸苦無常無我治貪癡三不善起施慧三種善根觀察三世過去因忍現在因果忍未來果忍此位菩薩廣利衆生超過我見人見衆生等想外道倒想所不能壞
037_0056_b_01L또 도종성(道種性)의 보살은 10회향(回向)을 닦아 10인심(忍心)을 일으키나니, 이른바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5온을 관찰하여 계인(戒忍)ㆍ정인(定忍)ㆍ혜인(慧忍)ㆍ해탈인(解脫忍)ㆍ해탈지견인(解脫知見忍)을 얻고 삼계의 인과를 관찰하여 공인(空忍)ㆍ무상인(無想忍)ㆍ무원인(無願忍)을 얻고, 2제(諦)의 거짓과 진실[假實]과 모든 법의 무상(無常)함을 관찰하여 무상인(無常忍)을 얻고 일체법이 공함을 관찰하여 무생인(無生忍)을 얻으니, 이 위치의 보살은 전륜왕(轉輪王)이 되어 널리 일체 중생을 교화하고 이롭게 할 것이다.
037_0056_a_18L復次道種性菩薩修十迴向起十忍心謂觀五蘊——色得戒忍定忍解脫忍解脫知見忍觀三界因果得空忍無想忍無願忍觀二諦假實諸法無常得無常忍一切法空得無生忍此位菩薩作轉輪王能廣化利一切衆生
또 신인(信忍)의 보살은 환희지(歡喜地)ㆍ이구지(離垢地)ㆍ발광지(發光地)에 이른 보살이니, 색번뇌(色煩惱)의 결박인 세 가지 장애를 끊고, 보시ㆍ애어(愛語)ㆍ이행(利行)ㆍ동사(同事)의 4섭법(攝法)을 행하고, 자무량심(慈無量心)ㆍ비(悲)무량심ㆍ희(喜)무량심ㆍ사(捨)무량심의 4무량심(無量心)을 닦고, 네 가지 넓은 서원을 갖추어 모든 번뇌를 끊고, 부처님의 지견을 닦아 항상 중생을 교화하며, 무상각(無上覺)을 이루어 공해탈문ㆍ무상(無相)해탈문ㆍ무원(無願)해탈문의 3해탈문(解脫門)에 머문다.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초발심에서 일체지(一切智)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의 근본이니, 일체중생을 이익하고 안락하게 한다.
037_0056_b_02L復次信忍菩薩歡喜地離垢地光地能斷三障色煩惱縛行四攝法——布施愛語利行同事修四無量——慈無量心悲無量心喜無量心捨無量心具四弘願——斷諸纏蓋常化衆生修佛知見成無上覺住三脫門——空解脫門無相解脫門無願解脫門此是菩薩摩訶薩從初發心至一切智諸行根利益安樂一切衆生
또 순인(順忍)의 보살은 염혜지(焰慧地)ㆍ난승지(難勝地)ㆍ현전지(現前地)에 이른 보살이니, 심번뇌(心煩惱)의 결박인 세 가지 장애를 끊고 한 몸으로 시방에 억(億) 부처님 세계를 두루 다니며 말할 수 없는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중생을 이익하고 안락하게 한다.
037_0056_b_11L復次順忍菩薩焰慧地難勝地前地能斷三障心煩惱縛能於一身遍往十方億佛剎土現不可說神通變化利樂衆生
또 무생인(無生忍)의 보살은 원행지(遠行地)ㆍ부동지(不動地)ㆍ선혜지(善慧地)에 이른 보살이니, 물질[色]과 마음[心]의 습기(習氣)인 세 가지 장애를 끊고, 말할 수 없는 몸을 나타내 보여서 일체중생의 유(類)를 따라 이익하게 한다.
037_0056_b_15L復次無生忍菩薩遠行地不動地善慧地能斷三障色心習氣而能示現不可說身隨類饒益一切衆生
037_0056_c_01L또 적멸인(寂滅忍)이라는 것은 부처님과 보살은 같이 이 인(忍)에 의지하니, 금강유정(金剛喩定)이 하인(下忍)의 지위에 머물면 보살이라 이름하고 상인(上忍)에 이르면 일체지라 하며, 승의제(勝義諦)를 관찰하여 무명의 모양[無明相]을 끊으면 이것을 등각(等覺)이라 한다. 일상(一相)과 무상(無相)이 평등하여 둘이 아니며 제 십일의 일체지지(一切智地)가 되나니,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며, 맑고 청정하여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으며, 항상 머물러서 변하지 않고, 진제(眞際)와 같고 법성(法性)이 평등하며, 인연 없는 대비[無緣大悲]로 항상 중생을 교화하며 일체지의 수레[乘]를 타고 와서 삼계를 교화한다.
037_0056_b_18L復次寂滅忍者佛與菩薩同依此忍金剛喩定住下忍位名爲菩薩至於上忍名一切智觀勝義諦斷無明相是爲等覺一相無相平等無二爲第十一一切智地非有非無湛然淸淨無來無去常住不變同眞際等法性無緣大悲常化衆生乘一切智乘來化三界
선남자여, 모든 중생 각 부류[類]의 모든 번뇌는 이십이 근(根)의 업(業)의 이숙과(異熟果)로 삼계를 벗어나지 못하며, 모든 부처님의 응신(應身)ㆍ화신(化身)ㆍ법신(法身)이 인도하여 보이는 것도 또한 이를 벗어나지 못한다.
만약 삼계 밖에 달리 다시 하나의 중생세계가 있다고 말한다면, 곧 이것은 외도의 『대유경(大有經)』의 설이다.
037_0056_c_03L善男子諸衆生類一切煩惱——業異熟果二十二根——不出三界諸佛示導法身亦不離此若有說言於三界外別更有一衆生界卽是外道大有經說
대왕이여, 내가 항상 모든 중생에게 말하였다. 다만 삼계의 무명(無明)을 끊어 다한 자를 곧 부처라 이름하고, 자성이 청정한 것을 본각성(本覺性)이라 이름하니, 곧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일체지지(一切智智)이며, 이것을 얻음으로 말미암아 중생의 근본이 되며, 또한 이것은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행의 근본이 되니, 이것이 보살이 본래 수행하는 5인법(忍法) 가운데 14인(忍)이다.”
037_0056_c_07L大王我常語諸衆生但斷三界無明盡者卽名爲佛自性淸淨名本覺性卽是諸佛一切智智由此得爲衆生之本亦是諸佛菩薩行本是爲菩薩本所修行五忍法中十四忍也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앞서 묻기를 ‘보살은 어떻게 중생을 교화합니까’라고 했는데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교화해야 하니, 처음 일지(一地)에서부터 마지막 일지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행한 곳과 부처님께서 행한 곳이 일체지견이기 때문이다.
037_0056_c_12L佛言大王汝先問言菩薩云何化衆菩薩摩訶薩應如是化——從初一地至後一地自所行處及佛行處一切知見故——
037_0057_a_01L만약 보살마하살이 백 부처님 나라에 머물며 섬부주(贍部洲)의 전륜성왕이 되어 백법의 명문[百法明門]을 닦아 단(檀:布施)바라밀로써 평등심에 머물며 사천하(四天下)의 일체 중생을 교화하거나, 혹은 보살마하살이 천 부처님 세계에 머물며 도리천왕(忉利天王)이 되어 천법의 명문[千法明門]을 닦아 10선도(善道)를 설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하거나, 혹은 보살마하살이 만 부처님 세계에 머물며 야마천왕(夜摩天王)이 되어 만법의 명문[萬法明門]을 닦아 4선정(禪定)에 의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하거나, 혹은 보살마하살이 억 부처님 세계에 머물며 도솔천왕[覩史多天王]이 되어 억법의 명문[億法明門]을 닦아 보리분법(菩提分法)을 행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하거나, 혹은 보살마하살이 백억 부처님 세계에 머물며 화락천왕(化樂天王)이 되어 백억법의 명문을 닦아 이제사제(二諦四諦)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거나, 혹은 보살마하살이 천억 부처님 세계에 머물며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이 되어 천억법의 명문을 닦아 12인연의 지혜로써 일체 중생을 교화하거나, 혹은 보살마하살이 만억 부처님 세계에 머물며 초선천의 범왕[初禪梵王]이 되어 만억법의 명문을 닦아 선량하고 교묘한 방편으로 일체중생을 교화하거나, 혹은 보살마하살이 백만 미진수의 부처님 세계에 머물며 제이선천의 범왕이 되어 백만 미진수 법의 명문을 닦아 원지(願智)의 신통으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거나, 혹은 보살마하살이 백만억 아승기 미진수 부처님 세계에 머물며 제삼선천의 범왕이 되어서 백만억 아승기 미진수법의 명문을 닦아 4무애지(無碍智)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거나, 혹은 보살마하살이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에 머물며 제사선천의 대범천왕[四禪天大梵天王]이 되어 삼계의 왕이 되어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는 법의 명문[不可說不可說法明門]을 닦아 이진삼매(理盡三昧)를 얻어 부처님이 행한 곳[行處]과 같이 삼계의 근원을 다하여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함이 부처님 경계와 같이 한다.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모든 왕의 몸으로 나타나 교화하고 인도하는 일이다. 시방 여래도 이와 같아 위없는 깨달음을 증득하여 항상 법계를 두루하여 중생을 이롭고 안락하게 한다.”
037_0056_c_16L若菩薩摩訶薩住百佛剎作贍部洲轉輪聖王修百法明門以檀波羅蜜多住平等心化四天下一切衆生菩薩摩訶薩住千佛剎作忉利天王修千法明門說十善道化一切衆生若菩薩摩訶薩住萬佛剎作夜摩天修萬法明門依四禪定化一切衆若菩薩摩訶薩住億佛剎作睹史多天王修億法明門行菩提分法化一切衆生若菩薩摩訶薩住百億佛作化樂天王修百億法明門二諦四諦化一切衆生若菩薩摩訶薩住千億佛剎作他化自在天王修千億法明門十二因緣智化一切衆生若菩薩摩訶薩住萬億佛剎作初禪梵王修萬億法明門方便善巧智化一切衆生若菩薩摩訶薩住百萬微塵數佛剎作二禪梵王修百萬微塵數法明門雙照平等神通願智化一切衆生若菩薩摩訶薩住百萬億阿僧祇微塵數佛剎作三禪梵王修百萬億阿僧祇微塵數法明門以四無礙智化一切衆生若菩薩摩訶薩住不可說不可說佛剎作第四禪大梵天爲三界王修不可說不可說法明門得理盡三昧同佛行處盡三界原普利衆生如佛境界是爲菩薩摩訶薩現諸王身化導之事十方如來亦復如證無上覺常遍法界利樂衆生
그때 일체 대중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말할 수 없이 많은 꽃을 흩고 말할 수 없이 많은 향을 사루며 여래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찬탄하였다.
그때 바사닉왕이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37_0057_a_21L爾時一切大衆卽從座起散不可說焚不可說香供養恭敬稱讚如來時波斯匿王卽於佛前以偈讚曰
037_0057_b_01L
세존 도사(導師)께서는 금강의 몸이시라
마음 고요히 법륜 굴리시어
8변(辯)의 원음(圓音) 열어 펴시니
그때 도(道) 얻은 대중 백만억이네.
037_0057_b_01L世尊導師金剛體
心行寂滅轉法輪
八辯圓音爲開演
時衆得道百萬億

하늘과 사람 함께 출리행(出離行) 닦아
능히 일체의 보살도를 익히고
5인(忍) 공덕의 법문
십사 보살이 능히 자세히 깨달았도다.
037_0057_b_03L天人俱修出離行
能習一切菩薩道
五忍功德妙法門
十四菩薩能諦了

3현(賢)의 인중행(忍中行)은
오직 부처님 한 사람만이 근원을 다하고
불법의 온갖 바다 삼보의 창고에는
한량없는 공덕 그 가운데 있네.
037_0057_b_05L三賢十聖忍中行
唯佛一人能盡原
佛法衆海三寶藏
無量功德於中攝

10선(善)의 보살 큰 마음 일으켜
길이 삼계의 고통 바다 여의고
중ㆍ하품의 선(善)은 좁쌀왕[粟散王]이며
상품(上品)의 10선은 철륜왕(鐵輪王)이다.
037_0057_b_07L十善菩薩發大心
長別三界苦輪海
中下品善粟散王
上品十善鐵輪王

습종성(習種性)의 동륜왕(銅輪王)은 이천하(二天下)왕이요
성종성(性種性)의 은륜왕(銀輪王)은 삼천하(三天下)왕이요
도종성(道種性)의 견고한 덕은 전륜왕이며
칠보의 금륜왕(金輪王)은 사천하왕이다.
037_0057_b_09L習種銅輪二天下
銀輪三天性種性
道種堅德轉輪王
七寶金輪四天下

복인(伏忍) 성태(聖胎)의 삼십 인은
10주(住)ㆍ10행(行)ㆍ10회향(回向)으로
삼세의 모든 부처님 이 가운데서 배우니
이 복인에서 생겨나지 않음이 없으니,
일체 보살행의 근본이 되니
이런 까닭에 발심하여 믿기 어렵네.
037_0057_b_11L伏忍聖胎三十人
十住十行十迴向
三世諸佛於中學
無不由此伏忍生
一切菩薩行根本
是故發心信心難

만약 신심 얻으면 물러나지 않고
정진하여 무생인(無生忍)의 초지(初地)에 들며
나와 남 평등히 교화하여 이롭게 하니
이것을 초발심 보살이라 하네.
037_0057_b_14L若得信心必不退
進入無生初地道
化利自他悉平等
是名菩薩初發心

환희지 보살인 전륜왕은
처음 2제(諦)가 평등한 이치를 본다네.
많은 나라를 거닐며 중생을 교화하고
청정한 보시로 많은 중생 이익하게 하네.
037_0057_b_16L歡喜菩薩轉輪王
初照二諦平等理
權化有情遊百國
檀施淸淨利群生

반야의 이치 깨달으면 머문다[住] 하고
머물러 덕행 생기면 지(地)라 하며,
초주(初住)에서 일심으로 온갖 덕 갖추고
승의제(勝義諦) 가운데 움직이지 않네.
037_0057_b_18L入理般若名爲住
住生德行名爲地
初住一心具衆德
於勝義中而不動

이구지 보살인 도리왕은
6취(趣)의 천 국토에 얼굴 나타내네.
지계 청정하며 모두 다 원만하여
영원히 잘못 범하는 모든 과실 여의네.
037_0057_b_20L離垢菩薩忉利王
現形六趣千國土
戒足淸淨悉圓滿
永離誤犯諸過失

모양 없고 인연 없는 진실한 성품
체도 없고[無體] 생김도 없어 둘을 비출 것 없고
발광지 보살인 야마왕은
일만 불국토에 가서 나투시네.
037_0057_b_22L無相無緣眞實性
無體無生無二照
發光菩薩夜摩王
應形往萬諸佛剎
037_0057_c_01L
능히 잘 삼마지(三摩地)에 통달하여
3명(明)을 갖추어 숨고 나타냄이 자유로우며
환희(歡喜)ㆍ이구(離垢)ㆍ발광(發光)지의 보살은
능히 물질에 얽힌 모든 번뇌 없애네.
037_0057_c_01L善能通達三摩地
隱顯自在具三明
歡喜離垢與發光
能滅色縛諸煩惱

자세히 모든 신업(身業)과 구업(口業)을 관찰함에
법성이 청정하여 다 원만히 비추며
염혜지 보살 크게 정진하고
도솔천왕은 억의 나라 노니네.
037_0057_c_03L具觀一切身口業
法性淸淨照皆圓
焰慧菩薩大精進
睹史天王遊億剎

진실의 지혜 적멸하나 방편지로써
무생(無生)의 이치 통달하여 공(空)과 유(有)를 비추며
난승지 보살은 평등의 이치 얻고
화락천왕은 백억 나라에 노닐네.
037_0057_c_05L實智寂滅方便智
達無生理照空有
難勝菩薩得平等
化樂天王百億國

두 가지 모양 없는 공의 진리로
6취에 빠짐없이 두루 나투며
현전지 보살인 자재왕
인연하여 생한 모습에 둘이 없음을 비추어 보고
승의지(勝義智) 광명 능히 두루 가득하여
천억 국토 노닐면서 중생 교화하시네.
037_0057_c_07L空空諦觀無二相
垂形六趣靡不周
現前菩薩自在王
照見緣生相無二
勝義智光能遍滿
往千億土化衆生

염혜(焰慧)ㆍ난승(難勝)ㆍ현전(現前)지의 보살은
세 가지 장애인 미혹한 마음의 번뇌 능히 끊고
공의 지혜 고요히 인연 없음 관하여
도리어 마음 공한 무량경계 비추네.
037_0057_c_10L焰慧難勝現前地
能斷三障迷心惑
空慧寂然無緣觀
還照心空無量境

원행지 보살은 초선천의 왕이 되어
무상(無相) 무생인(無生忍)에 머물면서
교묘한 방편으로 다 평등하게
항상 만억 국토 중생 교화하시네.
037_0057_c_12L遠行菩薩初禪王
住於無相無生忍
方便善巧悉平等
常萬億土化群生

부동(不動)의 법류지(法流地)에 들면
영원히 생사의 분단(分段) 없이 모든 존재 뛰어넘어
항상 승의제(勝義諦)로 둘 없음을 비추니
스물한 생(生)의 공적한 행이네.
037_0057_c_14L進入不動法流地
永無分段超諸有
常觀勝義照無二
二十一生空寂行

도법에 순종하여 애(愛)와 무명(無明)의 습기[習]를
원행지 보살은 홀로 능히 끊고
부동지 보살 이선천(二禪天) 왕은
변역신(變易身)을 얻어 항상 자재로워
037_0057_c_16L順道法愛無明習
遠行大士獨能斷
不動菩薩二禪王
得變易身常自在

능히 백만억 미진 세계에서
그들의 모양 따라 중생 교화하시며
삼세의 무량겁 다 알아서
제일의(第一義)에서 움직이지 않도다.
037_0057_c_18L能於百萬微塵剎
隨其形類化衆生
悉知三世無量劫
於第一義而不動

선혜지 보살 삼선천의 왕은
능히 천 항하사(恒河沙)에 일시에 몸 나투며
항상 무위(無爲)의 공적한 행으로
항하사 부처님 법장(法藏) 한 생각에 깨쳤네.
037_0057_c_20L善慧菩薩三禪王
能於千恒一時現
常在無爲空寂行
恒沙佛藏一念了
037_0058_a_01L
법운지 보살인 사선천의 왕은
억 항하사 세계의 많은 중생 교화하고
비로소 금강정(金剛定)에 들어 일체를 요달하고
스물아홉 생(生)을 영원히 건넜네.
적멸인(寂滅忍) 가운데 하인(下忍)을 관하여
한 번 바뀌어 묘각(妙覺)의 무등등(無等等)되시네.
037_0057_c_22L法雲菩薩四禪王
於億恒土化群生
始入金剛一切了
二十九生永已度
寂滅忍中下忍觀
一轉妙覺無等等

부동(不動)ㆍ선혜(善慧)ㆍ법운(法雲)지의 보살은
앞에 있던 무명의 습기 다 없애고
무명의 습기 모양은 식(識)과 함께 유전하나
2제(諦)의 이치 원만하여 다하지 않음이 없네.
037_0058_a_02L不動善慧法雲地
除前所有無明習
無明習相識俱轉
二諦理圓無不盡

바른 깨달음은 상(相)이 없이 법계(法界)에 두루하니
서른 생(生) 다하여 지혜 원만하며
고요히 무위(無爲)의 참된 해탈 비추니
대비(大悲)로 나투심이 비할 데 없네.
037_0058_a_04L正覺無相遍法界
三十生盡智圓明
寂照無爲眞解脫
大悲應現無與等

고요히 움직이지 않고 항상 안온하니,
광명 두루 비춰 더 비출 곳 없네.
3현(賢)ㆍ10성(聖)도 과보에 머무나
오직 부처님 한 분만이 정토에 머무시네.
037_0058_a_06L湛然不動常安隱
光明遍照無所照
三賢十聖住果報
唯佛一人居淨土

일체 유정은 모두 잠시 머물지만
금강의 근원에 오르면 항상 움직이지 않으며
여래 3업(業)의 덕 한량없으시니
모든 중생을 따라 같이 연민하시네.
037_0058_a_08L一切有情皆暫住
登金剛原常不動
如來三業德無量
隨諸衆生等憐愍

법왕(法王)은 위없는 사람 중에 큰 나무시니
널리 대중에게 무량한 광명을 드리우며
입으로 항상 설하심에 의미 없는 것 없고
마음의 지혜 적멸하여 무연(無緣) 중생 비추시네.
037_0058_a_10L法王無上人中樹
普蔭大衆無量光
口常說法非無義
心智寂滅無緣照

사람 중의 사자(師子) 연설하시니
매우 깊은 글의 뜻 일찍이 없었네.
중생 세계 다 진동하니
대중 환희하여 다 이익 입었네.
세존께서 십사(十四) 왕 훌륭히 설하시니
그러므로 저희들 머리 숙여 절합니다.
037_0058_a_12L人中師子爲演說
甚深句義未曾有
塵沙剎土悉震動
大衆歡喜皆蒙益
世尊善說十四王
是故我今頭面禮

그때 백만억 항하사 같은 대중들이 부처님 세존과 바사닉왕이 설한 14인(忍)의 무량공덕을 듣고 큰 법의 이익을 얻었으며, 법을 듣고 깨달아 무생인(無生忍)을 얻어 바른 자리[正位]에 들어갔다.
037_0058_a_15L爾時百萬億恒河沙大衆聞佛世尊及波斯匿王說十四忍無量功德大法利聞法悟解得無生忍入於正
그때 세존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이 바사닉왕은 이미 과거 십천겁(十千劫) 전에 용광왕(龍光王) 부처님 법 가운데에서 사지(四地) 보살이었고 나는 팔지(八地) 보살이었는데, 지금 나의 앞에서 큰 사자후(獅子吼)를 하니, 참으로 그러하다. 그대의 설함과 같다. 진실한 뜻을 얻은 것은 불가사의하니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이 일을 아신다.
037_0058_a_19L爾時世尊告大衆言是波斯匿王於過去十千劫龍光王佛法中爲四地菩薩我爲八地菩薩今於我前大師子吼如是如是如汝所說得眞實義不可思議唯佛與佛乃知斯事
037_0058_b_01L선남자여, 이 14인(忍)은 모든 부처님의 법신이요 모든 보살의 행이며, 생각하여 의논할 수 없고 헤아려 말할 수도 없다. 일체 모든 부처님은 다 반야바라밀다 가운데서 생겨나서 반야바라밀다 가운데서 교화하고 반야바라밀다 가운데서 멸한다. 그러나 진실로 모든 부처님은 생(生)하였으나 생한 바도 없고, 교화하였으되 교화한 바도 없고, 멸(滅)하였으나 멸한 바도 없으며, 제일이요 둘도 없으며, 모양도 아니요[非相] 모양 없음도 아니며, 자기도 없고 남도 없으며, 옴도 없고 감도 없으니, 허공과 같기 때문이다.
037_0058_b_01L善男子此十四忍諸佛法身諸菩薩不可思議不可稱量何以故一切諸佛皆於般若波羅蜜多中生般若波羅蜜多中化般若波羅蜜多中滅而實諸佛生無所生化無所化滅無所滅第一無二非相非無相無自無無來無去如虛空故
선남자여, 일체 중생의 성품은 생하고 멸함이 없고 모든 법은 모임으로 말미암아 환화(幻化)처럼 온(蘊)ㆍ처(處)ㆍ계(界)의 모양이 있으며 모임[合]도 없고 흩어짐[散]도 없으니, 법은 법성(法性)과 같아 고요하고 공하기 때문이다. 일체 중생은 자성이 청정하여 지은 모든 행이 얽매임[縛]도 없고 풀림[解]도 없으며, 인(因)도 아니고 과(果)도 아니고 인과가 아님도 아니며, 행으로 받는 모든 고통은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 때문이다. 나라는 모양ㆍ남이라는 모양ㆍ알고 보고 받아들이는 것 모두가 공한 까닭으로 법의 경계도 공하다. 공함[空]과 모양 없음[無相]과 짓지 않음[無作:無願]은 거꾸로 된 생각에 순종하지 아니하고 환화(幻化)에도 순종하지 아니하여 6취(趣)라는 모양도 없고 4생(生)이라는 모습도 없고 삼보(三寶)라는 모습도 없으니, 허공과 같기 때문이다.
037_0058_b_08L善男子一切衆生性無生滅由諸法集幻化而有界相無合無散法同法性寂然空故一切衆生自性淸淨所作諸行無縛無解非因非果非不因果諸苦受行煩惱所知我相人相知見受者一切空故法境界空無相無作順顚倒不順幻化無六趣相無四生無聖人相無三寶相如虛空故
선남자여, 매우 깊은 반야는 아는 것도 없고 보는 것도 없고 행함도 아니요 인연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고 받아들임도 없는 것으로서 바로 머물러 관찰하면 비추는 모양[照相]이 없나니, 이렇게 도를 행하는 자는 허공과 같기 때문이다.
037_0058_b_16L男子甚深般若無知無見不行不緣不捨不受正住觀察而無照相行斯道者如虛空故
037_0058_c_01L법의 모양이 이와 같아 얻을 것이 있는 마음이나 얻을 것이 없는 마음을 다 얻지 못하니, 이런 까닭으로 반야는 5온과 상즉(相卽)한 것도 아니요 5온과 상리(相離)한 것도 아니며, 중생과 상즉한 것도 아니요 중생과 상리한 것도 아니며, 경계와 상즉한 것도 아니요 경계와 상리한 것도 아니며, 수행과 지혜[行解]와 상리한 것도 아니요 수행과 지혜와 상리한 것도 아니니, 이와 같은 등의 모양을 생각하여 헤아릴 수 없다. 이런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닦는 모든 행은 아직 구경에 이르지 못하였으되 그 가운데서 행하며, 일체 모든 부처님은 환화(幻化)와 같다고 알아서 모양에 머무는 것이 없이[無住相] 그 가운데서 교화한다. 그러므로 14인(忍)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다.
037_0058_b_19L法相如是有所得心無所得心皆不可得是以般若非卽五蘊非離五蘊非卽衆生非離衆生非卽境界非離境界非卽行解非離行解如是等相不可思量是故一切菩薩摩訶薩所修諸行未至究竟而於中行一切諸佛知如幻化得無住相而於中化故十四忍不可思量
선남자여, 그대가 지금 설한 이 공덕의 창고[藏]는 일체 중생에게 큰 이익이 있다. 가령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십지 보살이 설한 이 공덕의 백천억 분이니, 바다의 물 한방울과 같다. 삼세의 모든 부처님은 여실히 능히 아시며 일체 현성이 다 칭찬하신다. 이런 까닭에 내가 지금 간략히 공덕의 일부분만 설하는 것이다.
037_0058_c_03L善男汝今所說此功德藏有大利益一切衆生假使無量恒河沙數十地菩薩說是功德百千億分如海一滴世諸佛如實能知一切賢聖悉皆稱是故我今略述所說少分功德
선남자여, 이 14인은 시방세계의 과거ㆍ현재 일체 보살이 수행하는 바요, 일체 모든 부처님께서 나타내 보이신 바이니, 미래 모든 부처님과 보살마하살 또한 이와 같다.
만약 보살이 이 문을 따르지 아니하고 일체지를 얻는다는 이런 이치는 없다.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과 보살은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다.
037_0058_c_08L善男子此十四忍十方世界過去在一切菩薩之所修行一切諸佛之所顯示未來諸佛菩薩摩訶薩亦復如是若佛菩薩不由此門得一切智無有是處何以故諸佛菩薩無異路故
선남자여,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주인(住忍)ㆍ행인(行忍)ㆍ회향인(回向忍)ㆍ환희인(歡喜忍)ㆍ이구인(離垢忍)ㆍ발광인(發光忍)ㆍ염혜인(焰慧忍)ㆍ난승인(難勝忍)ㆍ현전인(現前忍)ㆍ원행인(遠行忍)ㆍ부동인(不動忍)ㆍ선혜인(善慧忍)ㆍ법운인(法雲忍)ㆍ정각인(正覺忍)을 듣고 능히 한 생각 청정한 믿음을 일으키는 자는, 이 사람은 백 겁 천 겁, 한량없고 끝이 없는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겁의 일체 고난을 뛰어넘어 악도[惡趣]에 태어나지 아니하고 오래지 않아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037_0058_c_14L善男子若人聞此住忍行忍向忍歡喜忍離垢忍發光忍焰慧忍難勝忍現前忍遠行忍不動忍善慧法雲忍正覺忍能起一念淸淨信是人超過百劫千劫無量無邊恒河沙劫一切苦難不生惡趣不久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037_0059_a_01L이때 십억의 이름이 같은 허공장(虛空藏)보살마하살과 한량없고 수없이 모인 모든 대중이 뛸듯이 기뻐하였고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어 널리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의 도량에서 14인(忍)을 설하심을 뵙고는 ‘우리 세존께서 설하신 바와 다름이 없다’라고 하고는 각각 환희하며 설하심과 같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였다.
037_0058_c_20L是時十億同名虛空藏菩薩摩訶薩與無量無數諸來大衆歡喜踊躍承佛威神見十方恒沙諸佛各於道場說十四如我世尊所說無異各各歡喜說修行般若波羅蜜多
그때 세존께서 바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먼저 ‘다시 어떤 모습으로 머물러서 관찰하옵니까?’라고 물었는데,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자신의 환화(幻化)로 된 몸으로써 남을 환화라고 보아서 바로 평등함에 머물러 남과 내가 없다고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이 관찰하여야 중생을 교화하여 이익되게 하여야 한다. 그러나 모든 중생은 오랜 세월에 처음 찰나의 식(識)이 나무나 돌과는 달라서 나면서 더럽고 깨끗함을 얻어서 각각 스스로 능히 한량없고 수없는 더럽고 깨끗함을 식의 근본으로 삼았다. 최초에 말할 수 없는 찰나에서 나아가 금강(金剛)이 되는 마지막 찰나에 이르기까지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식이 있어서 모든 유정(有情)의 색(色)ㆍ심(心) 두 법이 생겼는데, 색은 색온(色蘊)이라 하고 심은 4온(蘊)이라 이름하니, 다 성품을 적취(積聚)하고 있고 진실을 가려 덮고 있다.
037_0059_a_02L爾時世尊告波斯匿王汝先問云復以何相而住觀察菩薩摩訶薩應如是觀以幻化身而見幻化正住平等無有彼我如是觀察化利衆生然諸有情於夂遠劫初剎那識異於木石生得染淨各自能爲無量無數染淨識本從初剎那不可說劫乃至金剛終一剎有不可說不可說識生諸有情色二法——色名色蘊心名四蘊——皆積聚性覆眞實
대왕이여, 이 하나의 색법(色法)은 한량없는 색을 생하니, 눈이 얻으면 색(色)이 되고 귀가 얻으면 소리가 되고 코가 얻으면 냄새가 되고 혀가 얻으면 맛이 되고 몸이 얻으면 촉감이 된다. 견고함을 지닌 것을 땅이라 하고 윤택한 것을 물이라 하고 따뜻한 성품을 불이라 하고 가볍게 움직이는 것을 바람이라 한다.
5식(識)이 생기는 곳을 5색근(色根)이라 하니, 이와 같이 전전하여 한 색[一色]과 한 마음[一心]이 생겨 말할 수 없고 한량없는 색심(色心)이 생기지만, 다 환(幻)과 같다.
037_0059_a_12L大王此一色法生無量色——眼得爲色耳得爲聲鼻得爲香舌得爲身得爲觸堅持名地津潤名水性名火輕動名風生五識處名五色如是展轉一色一心生不可說無量色心皆如幻故
선남자여, 유정이 받는 것은 세속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것은 다만 유정의 망상과 생각으로 생기는 것이니, 업을 짓고 과보를 받는 것은 다 세속의 진리[世諦]이다. 삼계 6취(趣)의 일체 유정인 바라문(婆羅門)ㆍ찰제리(刹帝利)ㆍ비사(毘舍)ㆍ수다라(首陀羅), 나와 남, 지견(知見), 색법(色法)ㆍ심법(心法)이 꿈 속에서 보는 것과 같다.
037_0059_a_17L善男子有情之受依世俗立若有若無但生有情妄想憶念作業受果皆名世諦三界六趣一切有情婆羅門剎帝利毘舍首陁我人知見色法心法如夢所見
037_0059_b_01L선남자여, 일체 모든 이름은 다 거짓으로 시설해 놓은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직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는 세상의 진리[世諦]는 환(幻)과 같은 법이라 이름도 없고 뜻도 없고 또한 몸[體]도 모양도 없으며 삼계의 이름, 선악의 과보, 6취의 이름자도 없었는데 모든 부처님께서 출현하시어 유정을 위하는 까닭에 3계ㆍ6취ㆍ염정(染淨) 등의 한량없는 이름자를 설하셨다.
037_0059_a_21L善男一切諸名皆假施設佛未出前諦幻法無名無義亦無體相無三界善惡果報六趣名字諸佛出現有情故說於三界六趣染淨無量名
이와 같이 일체는 소리의 메아리와 같아 모든 법이 상속하여 생각생각이 멈추지 아니하고 찰나찰나가 같지도 아니하고 다르지도 아니하며, 급속히 일어나고 급속히 멸하며 끊어지지도 아니하고 항상 있지도 아니하니, 모든 유위법(有爲法)은 아지랑이와 같기 때문이다. 모든 법은 서로 상대하여 있는 것이니, 이른바 색계(色界)ㆍ안계(眼界)ㆍ안식계(眼識界)와 나아가 법계(法界)ㆍ의계(意界)ㆍ의식계(意識界)에 이르기까지 마치 번갯불과 같아 일정하게 서로 상대하여 일어나지 아니하니, 있는 것과 없는 것, 같고 다른 것이 두 개의 달과 같아 모든 법은 인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온ㆍ처ㆍ계의 법은 물 위의 거품과 같으니, 모든 법은 인연으로 이루어지고 일체 유정은 구시인과(俱時因果)와 이시인과(異時因果)로 이루어지며 삼세의 선악은 공중의 구름 같다.
037_0059_b_04L如是一切如呼聲響諸法相續念念不住剎那剎那非一非異速起速滅非斷非常諸有爲法如陽焰故法相待所謂色界眼界眼識界乃至法界意界意識界猶如電光不定相有無一異如第二月諸法緣成界法如水上泡諸法因成一切有情俱時因果異時因果三世善惡如空中雲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분별함이 없고 피차의 모양도 없고 나와 남의 모양도 없는데 머물러서 항상 교화하여 이롭게 행하되 교화하여 이롭게 하는 모양이 없다. 이런 까닭에 마땅히 알라. 범부는 식(識)이 때묻어서 허망함에 물들고 집착하게 되어 모양[相]에 얽매어 있지만 보살은 비추어 봄에 환(幻)과 같음을 안다. 몸[體]과 모양[相]이 없고 다만 허공에 꽃과 같으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은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데 머물러서 여실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037_0059_b_12L善男子菩薩摩訶薩住無分別無彼此相無自他相常行化利無化利相是故應知愚夫垢識染著虛妄爲相所縛菩薩照見知如幻士無有體相但如空花是爲菩薩摩訶薩住利自他如實觀察
이 법을 설할 때 모임 가운데 한량없는 사람ㆍ하늘ㆍ대중이 복인(伏忍)과 공무생인(空無生忍)을 얻었으며 일지(一地)ㆍ이지 나아가 십지에 이르기까지 한량없는 보살이 일생보처(一生補處)를 얻었다.
037_0059_b_17L說是法時會中無量人天大衆有得伏忍空無生忍二地乃至十地無量菩薩得一生補處

4. 이제품(二諦品)
037_0059_b_20L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經二諦品第四
037_0059_c_01L
그때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승의제(勝義諦) 가운데 세속제(世俗諦)가 있습니까? 만약 없다고 말씀하시면 지혜가 마땅히 둘이 아니요 만약 있다고 말씀하시면 지혜가 마땅히 하나가 아닐 것입니다. 하나와 둘의 뜻 그 일은 어떠합니까?”
037_0059_b_21L爾時波斯匿王白佛言世尊勝義諦中有世俗諦不若言無者智不應二若言有者智不應一一二之義其事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대는 과거 용광왕(龍光王)부처님 법 가운데서 이미 이 뜻을 물었다. 내가 지금 설하지 아니하면 그대는 지금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설하지 아니하면 들을 수 없으리니, 이것이 곧 하나의 뜻, 둘의 뜻이다.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으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설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37_0059_c_02L佛言大王汝於過去龍光王佛法中已問此義我今無說汝今無聽無說無聽是卽名爲一義二義汝今諦聽當爲汝說
爾時世尊卽說偈言

모양 없는 승의제(勝義諦)는
몸[體]은 나와 남이 지은 것 아니요
인연은 환(幻)이 있는 것 같아
또한 나와 남이 지은 것 아니니라.
037_0059_c_06L無相勝義諦
體非自他作
因緣如幻有
亦非自他作

법의 성품은 본래 성품이 없고
승의제의 공함도 같아
모든 존재[有]는 환(幻)으로 있는 법
세 가지 거짓[三假]이 모여 거짓으로 있네.
037_0059_c_08L法性本無性
勝義諦空如
諸有幻有法
三假集假有

없도다 없도다 진리[諦]는 실로 없네.
적멸한 열반의 공[勝義空]
모든 법 인연으로 있는 것
있고 없는 뜻도 이와 같다네.
037_0059_c_09L無無諦實無
寂滅勝義空
諸法因緣有
有無義如是

있고 없는 것 본래 스스로 둘이라
비유하면 소의 두 뿔 같아
지혜[解]로 비추어 보면 둘이 없나니,
이제(二諦) 항상 가깝지 않네.
037_0059_c_10L有無本自二
譬如牛二角
照解見無二
二諦常不卽

마음 알면 둘 없는 것 볼 수 있나니
둘을 구해도 얻지 못한다.
이제가 하나라 말하지 말라.
하나도 또한 얻지 못하리.
037_0059_c_12L解心見無二
求二不可得
非謂二諦一
一亦不可得

깨달으면 항상 스스로 하나이지만
제(諦)에는 언제나 스스로 둘이니
이 하나와 둘을 깨달아 알면
진실로 승의제에 들어가리라.
037_0059_c_13L於解常自一
於諦常自二
了達此一二
眞入勝義諦

세상 진리[世諦] 환화(幻化)가 일어난 것을
비유하면 허공의 꽃과 같고
그림자 같고 털수레[毛輪]같아
인연으로 말미암아 환(幻)이 있는 것.
037_0059_c_14L世諦幻化起
譬如虛空花
如影如毛輪
因緣故幻有

환화(幻化)로 된 것이 환화를 보니,
어리석은 이는 진리[幻諦]라 하고
환사(幻師)가 환법(幻法)보면
진리[諦]나 환이 모두 없다네.
037_0059_c_16L幻化見幻化
愚夫名幻諦
幻師見幻法
諦幻悉皆無

만약 이 같은 법 요달하면
곧 하나와 둘의 뜻에서 해탈하느니라.
일체법에 두루하여
마땅히 이와 같이 관(觀)할 것이니라.
037_0059_c_17L若了如是法
卽解一二義
遍於一切法
應作如是觀
037_0060_a_01L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은 승의제에 머물러서 모든 유정을 교화하나니, 부처님과 유정은 하나이며 둘이 아니다. 왜냐하면 중생과 보리 이 둘은 다 공하기 때문이다. 중생이 공함으로 보리가 공함을 얻고 보리가 공함으로 중생이 공함을 얻으니 일체법이 공하며 공도 공하다. 왜냐하면 반야는 모양이 없고 2제(諦)도 다 공하기 때문이니, 이른바 무명에서부터 일체지에 이르기까지 자기의 모양도 없고 남이라는 모양도 없으며 제일의(第一義) 견해에서는 보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수행하면 가지어 집착하지 아니할 것이요 만약 수행하지 아니하여도 또한 가지고 집착하지 아니할 것이며, 수행하지 않거나 수행하지 아니하지 않아도 또한 가지고 집착하지 아니할 것이니 일체법에 다 가지고 집착하지 아니할 것이다.
037_0059_c_18L大王菩薩摩訶薩住勝義諦化諸有佛及有情一而無二何以故有情菩提此二皆空以有情空得置菩提以菩提空得置有情空以一切法空空故空何以故般若無相二諦皆謂從無明至一切智無自相無他於第一義見無所見若有修行亦不取著若不修行亦不取著非行非不行亦不取著於一切法皆不取著
보살이 아직 성불하지 아니하였을 때 보리를 번뇌로 삼고 보살이 성불한 때에는 번뇌를 보리로 삼는다. 왜냐하면 제일의에는 둘이 없기 때문이고, 모든 부처님 여래에게는 일체법이 다 같기 때문이다.”
037_0060_a_04L菩薩未成佛以菩提爲煩惱菩薩成佛時以煩惱爲菩提何以故於第一義而無二故諸佛如來與一切法悉皆如故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일체 보살은 어떻게 문자를 여의지 아니하고 실상(實相)을 행합니까?”
037_0060_a_08L波斯匿王白佛言十方諸佛一切菩薩云何不離文字而行實相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문자란 계경(契經)ㆍ응송(應頌)ㆍ기별(記別)ㆍ풍송(諷誦)ㆍ자설(自說)ㆍ연기(緣起)ㆍ비유(譬喩)ㆍ본사(本事)ㆍ본생(本生)ㆍ방광(方廣)ㆍ희유(希有)ㆍ논의(論議) 등이니, 펴서 설하는 음성과 언어ㆍ문자ㆍ글귀가 있는 것이다. 일체가 다 같이 실상이 아님이 없으나 만약 문자의 모양만을 취하는 자는 곧 실상이 아니다.
037_0060_a_09L佛言大王文字者謂契經應頌記別諷誦自說緣起譬喩本事本生方廣希有論議所有宣說音聲語言文字章句一切皆如無非實相若取文字相者卽非實相
대왕이여, 실상을 닦는다는 것은 문자를 닦는 것과 같다. 실상은 곧 이 모든 부처님 지혜의 어머니요 일체 유정의 근본이 되는 지혜의 어머니이니, 이것이 곧 일체지의 체(體)다. 모든 부처님께서 아직 성불하지 아니하였을 때는 마땅히 부처님의 지혜의 어머니가 되고 모든 부처님께서 이미 성불하면 곧 일체지가 되니, 얻지 못하였을 때는 성품이 되고 얻고 나면 지혜가 된다. 삼승(三乘)의 반야는 생기지도 아니하고 멸하지도 아니하며 자성은 항상 머물러서 일체 유정은 이것을 깨달음의 성품으로 삼는다. 만약 보살이 문자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문자를 여의지도 아니하면 문자의 모양[文字相]이 없기도 하며 문자가 없는 것도 아니다. 능히 이와 같이 닦되 닦는다는 모양[修相]을 보지 않으면, 이것이 곧 문자를 닦는 것이라고 이름한다. 그래서 능히 반야의 참된 성품을 얻나니, 이것이 반야바라밀다이다.
037_0060_a_14L大王修實相者如文字修實相卽是諸佛智母一切有情根本智母此卽名爲一切智體諸佛未成佛與當佛爲智母諸佛已成佛卽爲一切智未得爲性已得爲智乘般若不生不滅自性常住一切有此爲覺性若菩薩不著文字不離文字無文字相非無文字能如是修不見修相是卽名爲修文字者而能得於般若眞性是爲般若波羅蜜多
037_0060_b_01L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은 불과(佛果)를 보호하고 십지행(十地行)을 보호하니, 유정을 보호하며 교화함이 이와 같다.”
037_0060_a_23L菩薩摩訶薩護佛果護十地行化有情爲若此也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참된 성품은 이 하나이나 유정의 품성의 종류와 근기의 행함[根行]은 한량없으니 법문은 한 가지입니까, 한량이 없습니까?”
037_0060_b_02L波斯匿王白佛言眞性是一有情品類根行無量法門爲一爲無量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법문은 한 가지가 아니요 또한 한량없는 것도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모든 유정은 물질[色法]과 마음[心法]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5취온(取蘊)의 모양, 나와 남, 지견(知見) 등, 가지가지 근기의 행과 품성의 종류는 끝이 없고 법문은 근기를 따르므로 또한 한량이 없다. 이 모든 법의 성품은 모양도 아니요 모양이 없는 것도 아니다.
만약 보살이 모든 중생을 따라서 하나로 보거나 둘로 보면 이것은 곧 하나나 둘의 뜻을 보지 못함이니, 하나와 둘이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님을 깨달아 알면, 곧 승의제(勝義諦)요, 하나와 둘에 집착하여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면 곧 세속제(世俗諦)이다. 이런 까닭에 법문은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다.
037_0060_b_04L大王法門非一亦非無量何以故由諸有情色法心法五取蘊相我人知見種種根行品類無邊法門隨根亦有無量此諸法性非相非無相而非無量若菩薩隨諸有情見一見二是卽不見一二之義——了知一二非一非二卽勝義諦取著一二若有若無卽世俗諦——是故法門非一非二
대왕이여, 일체 모든 부처님은 반야바라밀다를 설하였으며 나도 지금 반야바라밀다를 설하니, 둘도 없고 다름도 없다. 그대들 대중이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설한 것과 같이 수행하면 곧 모든 부처님의 법을 받아 가지는 것이 된다.
037_0060_b_12L大王一切諸佛說般若波羅蜜多今說般若波羅蜜多無二無別汝等大衆受持讀誦如說修行卽爲受持諸佛之法
037_0060_c_01L대왕이여, 이 반야바라밀다의 공덕은 한량없나니, 만약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말할 수 없는 모든 부처님이 계셔서, 이 한분 한분의 부처님께서 한량없고 말할 수 없는 중생을 교화하면, 이 한사람 한사람의 중생이 다 성불하니, 이 모든 부처님들이 다시 한량없고 말할 수 없는 중생을 교화하여도 또한 다 성불할 것이다. 이 모든 부처님들이 설하신 반야바라밀다는 한량없고 말할 수 없는 나유타(那庾多) 억의 게송이 있는데 말로써 다할 수 없으며 모든 게송 가운데에서 한 게송을 취하여 천 개로 나누고 다시 천 개로 나누어서 그 중 한 구절의 뜻의 공덕을 설하는 것도 오히려 끝이 없는데 어찌 하물며 이와 같은 한량없는 구절이 가진 공덕이겠는가?
037_0060_b_16L大王此般若波羅蜜多功德無量若有恒河沙不可說諸佛一一佛教化無量不可說有情是一一有情皆得成佛是諸佛等復教化無量不可說有情亦皆成佛是諸佛等所說般若波羅蜜多有無量不可說那庾多億偈說不可盡於諸偈中而取一偈分爲千分復於千分而說一分句義功德尚無窮盡何況如是無量句義所有功德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이 경 가운데에서 한 생각 청정한 믿음을 일으키면 이 사람은 곧 백 겁ㆍ천 겁ㆍ백천만 겁의 생사의 고난을 뛰어넘는데, 하물며 베껴 쓰고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남을 위하여 해설하여 얻는 공덕이겠는가? 이는 곧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같아 다름이 없으니, 이 사람은 모든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여 주시니 오래지 않아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을 알라.”
037_0060_c_02L若有人能於此經中起一念淨信是人卽超百劫百千萬劫生死苦難何況書寫讀誦爲人解說所得功德卽與十方一切諸佛等無有異當知此人佛護念不夂當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이 법을 설할 때 십억 인이 3공인(空忍)을 얻었고 백만억 인이 대공인(大空忍)을 얻었고 한량없는 보살이 십지(十地)에 머묾을 얻었다.
037_0060_c_08L說是法時有十億人得三空忍百萬億人得大空忍無量菩薩得住十地
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經卷上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대당신번호국인왕반야경서(大唐新翻護國仁王般若經序) : 당나라에서 새롭게 번역된 『호국인왕반야경』의 서문이란 뜻이다. 이 서문은 후진(後秦)의 구마라집(鳩摩羅什)이 번역한 『인왕반야바라밀경(仁王般若波羅蜜經)』을 당나라 영태(永泰) 원년(765)에 불공(不空)이 새롭게 번역하여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경(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經)』이라 칭하자 대종(代宗) 이를 치하해 지은 것이다.
  2. 2)원원(元元) : 원래 근본 또는 근원이란 뜻이지만,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란 의미에서 일반 백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3. 3)육합(六合) : 천지와 사방, 곧 온 세계를 뜻한다.
  4. 4)시방(十方) : 팔방과 상하, 역시 온 세계를 뜻한다. 불교에서 사용하는 단어이다.
  5. 5)서역에서 불교가 번창하여 그 여파가 중국까지 미쳤다는 뜻이다. 후한(後漢) 명제(明帝) 영평(永平) 10년(67)에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불상과 경전을 가지고 낙양으로 오면서 불교가 전해졌다.
  6. 6)무연(無緣) : 대상과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한없이 베푼다는 뜻이다.
  7. 7)부처님께서 널리 보시를 행한 세월은 겁으로도 헤아릴 수 없다는 뜻이다. 겨자씨 성[芥城]은 아득한 세월, 즉 겁(劫)을 뜻한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 “사방 100유순(由旬)인 성에 겨자를 가득 채우고 이 겨자를 장수천인(長壽天人)이 100년마다 한 알씩 가지고 간다고 했을 때, 겨자가 다 없어져도 1겁은 오히려 끝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8. 8)오시(五始) : 『속일체경음의(續一切經音義)』에서 “기의 형상이 나뉘기 이전을 태역(太易)이라 하고, 원기(元氣)가 처음 싹튼 것을 태초(太初)라 하고, 기의 형상이 시작된 것을 태시(太始)라 하고, 형상의 변화에 바탕이 있는 것을 태소(太素)라 하고, 바탕과 형상이 이미 갖춰진 것을 태극(太極)이라 하니, 이것이 오시五始이다”라고 하였다.
  9. 9)일득(一得) : 천려일득(千慮一得)의 준말로, 어리석은 사람이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어쩌다 도리에 맞는 생각을 했다는 뜻의 겸사이다. 『사기(史記)』 권92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어리석은 자도 천 가지 생각 중에 반드시 하나의 옳음이 있다.[愚者千慮 必有一得]”고 하였다.
  10. 10)‘저것’은 부처님의 한없는 자비행과 고요한 마음을 말하고, ‘이것’은 자신을 비롯한 중생들의 우매하고 나약한 행리를 말한다.
  11. 11)대보(大寶) : 임금 자리를 뜻한다.
  12. 12)국가를 재난에서 건지려고 고심했다는 뜻이다. 대종(代宗)이 즉위하고 그 이듬해(763년)에 7년 동안 당나라를 어지럽힌 안록산(安祿山)과 사사명(史思明)의 난이 진압되었다. 하지만 반란은 끊이지 않고 계속 일어났다. 또한 이 와중에 티베트 토번(吐番)의 왕 치쏭데짼(赤松德贊)이 장수 다짜뤼공(達扎樂宮)와 20만 대군을 파견하여 장안을 11일간 점령하기도 하였다.
  13. 13)용궁지장(龍宮之藏) : 불교 경전, 특히 대승경전을 일컫는 말이다. 용수 보살이 용궁의 창고에서 『화엄경(華嚴經)』을 얻어 유포한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14. 14)부처님 가르침의 뜻, 곧 불법의 종지를 말한다. 부처님께서 영취산(靈鷲山)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설하신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15. 15)『인왕반야경(仁王般若經)』을 말한다.
  16. 16)파사닉왕[波斯] : 파사(波斯)는 파사닉(波斯匿, ⓈPrasenajit)의 준말이다. 부처님 재세 시 코살라국의 왕이었다. 『인왕반야경』은 파사닉왕을 비롯한 인도의 16국왕이 한 자리에 모여 부처님과 문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17. 17)조어(調御) : 조어장부(調御丈夫) 또는 조어사(調御師)의 준말로, 여래 10호 중 하나이다. 다양한 방편으로 중생을 조복시켜 바른 길로 나아가게 하는 분이라는 뜻이다.
  18. 18)오인(五忍) : 『인왕반야경(仁王般若經)』에 나오는 보살의 수행법이자 계위로, 복인(伏忍)・신인(信忍)・순인(順忍)・무생인(無生忍)・적멸인(寂滅忍)을 말한다. 복인(伏忍)은 번뇌를 끊지는 못했으나 이를 굴복시키는 것이고, 신인(信忍)은 관하는 마음이 진전되어 진리를 확신하는 것이고, 순인(順忍)은 보다 수승한 지혜를 연마하여 진리에 순응하는 것이고, 무생인(無生忍)은 제법무생(諸法無生)을 깨닫는 것이고, 적멸인(寂滅忍)은 모든 번뇌를 완전히 소멸하고 적정(寂靜)에 안주하는 것이다.
  19. 19)진량(津梁) : 고해(苦海)를 건너는 요긴한 방법, 즉 방편을 비유하는 말이다.
  20. 20)제유(緹油) : 기름을 먹인 비단으로, 고대 중국에서 종이 대신 사용했다.
  21. 21)패엽(貝葉) : 패다라엽(貝多羅葉)의 준말이다. 패다라(貝多羅)는 ⓈPattra의 음역으로 고대 인도에서 종이 대신 사용했던 나뭇잎이다.
  22. 22)기존 번역에서 작은 오류들을 고치지 않고 내버려둠으로 인해 결국 큰 병폐가 되었다는 것이다. 단단한 얼음[堅冰]은 재앙을 의미한다. 『주역(周易)』 곤괘(坤卦) 초육(初六)에서 “서리를 밟고 나면 두꺼운 얼음이 어는 계절이 온다[履霜堅氷至]”고 하였다. 이는 조짐을 보고 재앙을 미리 대처해야 한다는 뜻이다.
  23. 23)대종의 아버지인 숙종(肅宗)을 말한다.
  24. 24)옥호(玉毫) : 부처님 32상의 하나로 부처님의 두 눈썹 사이에 난 백옥처럼 새하얀 털이다. 여기에서는 부처님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25. 25)이제(二諦) : 진제(眞諦)와 속제(俗諦)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26. 26)삼밀(三密) : 밀교에서 법성으로서의 부처님이 신(身)・구(口)・의(意) 3업(業)을 통해 발현되는 것을 신밀(身密)・어밀(語密)・의밀(意密)이라 한다. 불공삼장은 금강지삼장(金剛智三藏)으로부터 유가오부삼밀법(瑜伽五部三密法)을 전수받아 전파하였다.
  27. 27)열반의 덕을 완전히 성취하였다는 뜻이다. 실담 문자의 이(∵)는 세 개의 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열반에 갖추어진 세 가지 덕상(德相), 즉 법신(法身)・반야(般若)・해탈(解脫)을 상징한다.
  28. 28)영광스러운 자리를 아낌없이 버렸다는 뜻이다. 원래 인도사람이었던 불공삼장은 스승인 금강지삼장이 열반하자, 그의 유지를 받들어 『금강정경(金剛頂經)』을 구하기 위해 731년에 다시 인도로 떠났다. 건상(褰裳)은 순(舜)이 우(禹)에게 임금 자리를 물려주면서 “정화가 이미 고갈되었으니, 나는 이제 바지 걷고 물을 건너가련다.[精華已竭 褰裳去之]”고 노래한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29. 29)외롭고 고단한 처지를 뜻하는 말이다.
  30. 30)성명(聲明) : 오명(五明)의 하나로, 음운(音韻)과 문법(文法)에 관한 학문이다.
  31. 31)불성에서 펼치는 다양한 법문을 뜻한다. 여기서는 불공삼장이 인도에서 가져온 경전들을 지칭한다.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서 “무릇 하늘 피리란 만 가지 소리를 내면서 제각기 자기로 여기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스스로 집착한 것일 뿐이니, 그렇게 부르짖는 자는 누구인가?[夫天籟者 吹萬不同 而使其自己也 咸其自取 怒者其誰邪]”라고 한 것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32. 32)삼승(三乘) : 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菩薩)에 대한 세 가지 교법(敎法)을 말한다.
  33. 33)수척한 상주를 뜻한다. 『시경』 「회풍(檜風)」 ≺소관(素冠)≻에 “흰 관을 볼 수 있을까, 극인의 그 수척함을.[庶見素冠兮 棘人欒欒兮]”이라 하였는데, 주(註)에서 “극(棘)은 급하다는 뜻이다. 상주는 급하여 경황이 없기 때문에 상주를 극인(棘人)이라 한다. 난란(欒欒)은 수척한 모습이다”라고 하였다.
  34. 34)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애틋한 정을 표현하는 말이다. 『예기(禮記)』 ≺제의(祭義)≻의 “가을에 서리와 이슬이 내리면 군자는 그것을 밟으며 반드시 슬픈 마음을 갖게 되니, 이는 날이 추워져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또 봄에 비와 이슬로 땅이 촉촉이 젖으면 군자는 그것을 밟으며 반드시 섬뜩한 마음을 갖게 되니, 이는 죽은 부모를 다시 만날 것 같기 때문이다.[霜露旣降 君子履之 必有悽愴之心 非其寒之謂也 春雨露旣濡 君子履之 必有怵惕之心 如將見之]”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35. 35)부지런히 노력하여 뜻하던 목표를 달성했다는 뜻이다. 『서경(書經)』 ≺여오(旅獒)≻에 “이른 새벽 깊은 밤에도 부지런하지 못한 점이 혹시라도 없게 하라. 자그마한 행동에 신중하지 못하면 결국 큰 덕에 누를 끼친다. 아홉 길의 산을 만들 때, 한 삼태기의 흙이 부족해 그 공이 허사가 되는 법이다[夙夜 罔或不勤 不矜細行 終累大德 爲山九仞 功虧一簣]”고 하였다.
  36. 36)개부(開府) : 관청을 설치해 속관(属官)을 둘 수 있는 삼공(三公)이나 대장군(大將軍)을 지칭하는 말이다.
  37. 37)조은(朝恩) : 당나라 대종(代宗) 때 환관(宦官)으로, 성은 어씨(魚氏)이다. 현종(玄宗) 때 환관이 되었고, 대종 때 천하관군용선위처치사(天下觀軍容宣慰處置使)가 되어 군권(軍權)을 장악했다.
  38. 38)진로(塵勞) : 번뇌의 다른 이름이다.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의 육경(六境)이 먼지처럼 마음을 더럽히기 때문에 육경을 육진(六塵)이라 칭하기도 한다. 이 육진이 온갖 번뇌를 일으켜 마음을 피곤하게 하는 것을 진로라 한다.
  39. 39)추이행지(推而行之)는 『사기(史記)』 권47 ≺공자세가(孔子世家)≻에서 나온 말이다. 공자(孔子)가 “우리의 도가 잘못된 것인가? 어째서 우리가 이런 곤욕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하고 탄식하자, 안회(顔回)가 “선생님의 도는 지극히 큽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선생님께서는 그 도를 받들어 실천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세상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 왜 걱정하십니까? 세상이 받아들지 못한 뒤에야 군자를 알아볼 수 있는 겁니다.[夫子之道至大 故天下莫能容 雖然 夫子推而行之 不容何病 不容然後見君子]”라고 대답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40. 40)전몽(旃蒙)은 고갑자(古甲子)로, 십간(十干) 가운데 을(乙)에 해당한다. 『불조통기』 권41에 따르면 대종은 이 서문을 영태(永泰) 원년(765) 을사(乙巳) 10월에 지었다. 따라서 무궁화 꽃이 피는 달[木槿榮月]은 10월을 가리키는 말로 추측된다.
  41. 41)법가실관(法假實觀)ㆍ수가실관(受假實觀)ㆍ명가실관(名假實觀)을 말한다.
  42. 42)공관(空觀)ㆍ무상관(無相觀)ㆍ무작관(無作觀)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