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0_0474_c_01L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040_0474_c_01L大宋新譯三藏聖教序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040_0474_c_02L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製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040_0474_c_03L大矣哉我佛之教也化導群迷闡揚宗性廣博宏辯英彦莫能究其旨微妙說庸愚豈可度其源義理幽玄眞空莫測包括萬象譬喩無垠綜法網之紀綱演無際之正教拔四生於苦海譯三藏之祕言天地變化乎陰日月盈虧乎寒暑大則說諸善惡細則比於恒沙含識萬端弗可盡述若窺像法如影隨形離六情以長存歷千劫而可久須彌納藏於芥子來坦蕩於無邊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040_0474_c_14L達磨西來法傳東土宣揚妙理順從指歸彼岸菩提愛河生滅用行於五濁惡趣拯溺於三業途中經垂世以難窮道無私而永泰雪山貝葉若銀臺之耀目歲月煙蘿起香界之自遠巍巍罕測杳杳難名所以道資十聖德被三賢至道起於乾元衆妙生乎太易摠繁形類竅鑿昏明絕彼是非開茲蒙昧
040_0475_a_02L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다운 지혜가 거듭 열린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040_0474_c_22L有西域法師天息災等常持四忍早悟三乘貝葉之眞詮續人天之聖教芳猷重運偶昌時潤五聲於文章暢四始於風律堂堂容止穆穆輝華曠劫而昏墊重明玄門昭顯軌範而彌光妙淨界騰音利益有情俱登覺岸成障礙救諸疲羸冥昧慈悲浩汗物柔伏貪很啓滌昏愚演小乘聲聞合其儀論大乘正覺立其性含靈悟而蒙福藏教缺而重興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040_0475_a_10L幻化迷途宅深喩雖設其教不知者多善念生而無量潛臻惡業興而隨緣皆墯調御四衆積行十方澍花雨於金輪恒沙於玉闕有頂之風不可壞無際之水弗能漂澄寂湛然圓明淸淨之智慧性空無染妄想解脫之因緣以離煩惱於心田可以得淸涼於宇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040_0475_a_18L朕慚非博學釋典微閑豈堪序文以示來者如縻螢爝火不足比之於皎日將微蠡量海未能窮盡於深淵者哉


계작성교서(繼作聖教序)21)
040_0475_a_21L繼作聖教序

어제(御製)
040_0475_a_22L御製
040_0475_b_02L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2)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3)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
040_0475_a_23L高明肇分三辰方乃序其次厚載初萬彙於以發乎端淸濁之體旣彰善惡之源是顯然後以文物立其教以正典化其俗利益之功同歸於理於是乎像法來於西國眞諦流於中洞貫千古眞實之理無以窮囊括九圍玄妙之門莫能究言乎妄想五蘊皆空現乃眞容則一毫圓滿大之教豈能紀述者哉
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4)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5)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6)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7)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8)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29)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0)가 동일하였다.
040_0475_b_09L伏覩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法性周圓仁慈普布化蠻貊則萬邦輻湊躋蒸民於仁壽之鄕崇教法則四海雲從惠蒼生於富庶之域見尊經之浩汗設方便以救沈淪知法界之恢宏精進而攝懈怠乃擇其邃宇挍彼眞命天竺之高僧譯貝多之佛語管翻成於金字珠編復置於琅函宮之聖藻惟新鷲嶺之苾芻仰歎是三乘共貫四諦同圓盡苦空眞正之言顯祕密精硏之義讚相相乎實論空空乎盡空華嚴之理合軌轍金像之教同規矩
040_0475_c_02L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1)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2)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3)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4)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
040_0475_b_22L朕纘嗣丕搆恭臨寶圖常翼翼而撫兆民兢兢而守先訓以至釋典尤未精詳諒其幽深曷能探測有譯經西域僧法賢奏章懇切致意專勤先皇帝大闡眞風高傳佛旨興前王之墜典振覺路之頹綱欲旌天造之功庸用廣聖文之述作請予製序繼聖教焉
성고(聖考)35)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6)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7)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040_0475_c_08L聖考上僊追號罔息政事之外何暇經心今已禫除思臻微奧雖幼承慈奈夙乏通才焉窮乎法海之津涯莫造乎空門之閫域略敷大意以徇輿情蹄涔不足擬浴日之波尺箠豈能量昊天之影聊述短序以紀聖功者焉


불설식쟁인연경(佛說息諍因緣經)
040_0475_c_15L佛說息諍因緣經


서천(西天) 역경삼장(譯經三藏) 조봉대부(朝奉大夫) 시광록경(試光祿卿) 전법대사(傳法大師) 사자(賜紫) 신(臣) 시호(施護)가 어명을 받들어 한역
040_0475_c_16L西天譯經三藏朝奉大夫試光祿卿傳法大師賜紫臣施護奉 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40_0475_c_17L如是我聞
어느 때 세존께서는 사마가자(舍摩迦子) 촌락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고 계셨고, 여러 필추(苾芻:비구)들도 부처님과 멀지 않은 곳에서 제각기 안거하고 있었다.
그때 사문 존나(尊那)는 야로가(惹盧迦) 숲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고 있었다.
그 무렵 매우 악한 자인 외도 니건타야제자(尼乾陀惹提子)가 갑자기 목숨을 마치자 그의 제자들은 사문과 싸움을 일으키려고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법률은 오직 우리만 알고 너희들은 모른다. 너희 법률은 오직 너희만 알고 우리는 모른다.
040_0475_c_18L一時世尊在舍摩迦子聚落之中坐夏安居諸苾芻衆去佛不遠亦各安居有沙門名曰尊那惹盧迦林中坐夏安居彼有外道尼乾陀惹提子是極惡者忽爾命終尼乾陀有子欲於沙門而興鬪諍如是言我之法律唯我自知非汝所汝之法律唯汝自知亦非我知
040_0476_a_02L우리가 가진 법은 모두 진리이지만 너희가 가진 법은 모두 진리가 아니다. 화합하는 법은 우리 것이요 화합하지 않는 법은 바로 너희들 것이다, 너희들이 하는 말은 앞의 말이 옳으면 뒤의 말은 곧 그르고, 뒤의 말이 혹 옳으면 앞의 말은 곧 그르다. 너희들의 모든 말은 다 아무 뜻도 이익도 없고 또 취할 것도 없다. 너희들은 아무리 떠들어도 해탈하지 못할 것이요, 또 최상의 참된 이치도 알지 못할 것이다. 사문의 주장은 우리 법과 같지 않은데 어떻게 우리로 하여금 이해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하겠는가?”
040_0476_a_02L所有法皆悉如理汝所有法一切非和合法是我不和合法是汝汝諸所說前言縱是後言卽非後言或是前言卽非諸有語言皆無義利亦無所取雖廣所說不能解脫亦不能知最上實義謂沙門所說不同我法何能令我起解心
그 니건타 제자들은 일부러 이런 말을 하여 파괴하는 사건만 일으키고, 싸움을 일으켜 힘만 소모하며, 고뇌로써 안락한 법을 무너뜨렸다. 그런 인연으로 사문의 맑고 깨끗한 법안에 좋지 않은 법을 지으면서 싸움을 일으켜 갖가지로 파괴하였다. 그리고 젠 체하는 마음을 내어 남보다 낫다고 생각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사문들의 모든 주장은 다 법률이 아니요 바르게 아는 것이 아니며, 번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지도 못한다. 너희 스승은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아니다.”
040_0476_a_09L彼尼乾陀子故作是語起破壞事欲興鬪諍損減力能以苦惱緣壞安樂法以是因緣欲於沙門淸白法中起不善業而興鬪諍種種破壞生我慢心而謂勝他乃言沙門諸有所說皆非法律不正了知不能出離於菩提道不能趣向汝師非是如來應供正等正覺
그때 사문 존나는 여름 안거를 마치고 옷을 만든 뒤에 곧 그곳을 떠났다. 거기서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차례로 걸식하면서 사마가자 촌락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가사와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은 뒤에 존자 아난에게 가서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섰다.
그때 존자 아난은 존나 사문에게 물었다.
“존나여, 그대는 어디서 여름 안거를 지냈으며 또 무슨 일로 여기 왔는가?”
040_0476_a_16L爾時尊那沙門坐夏旣滿造衣已竟卽離是處著衣持鉢次第而行往舍摩迦子聚落之中到已收衣鉢洗足而詣尊者阿難所頭面禮足退住一面是時尊者阿難問尊那沙門言尊那汝於何處坐夏安居復以何緣而來至此
040_0476_b_02L존나가 말하였다.
“존자여, 저는 저 나쁜 곳 야로가 숲에서 여름 안거를 지냈습니다. 그곳에 있던 매우 나쁜 자인 외도 니건타야제자가 갑자기 목숨을 마치자 그의 제자들은 사문과 싸움을 일으키려고 심지어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너의 스승은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아니다.’
저는 그런 말을 듣고 괴로워 이렇게 여기에 왔습니다.”
040_0476_a_22L那白言尊者我在惡處惹盧迦林中坐夏安居彼有外道尼乾陀惹提子是極惡者忽爾命終尼乾陀有子於沙門而興鬪諍乃至彼言汝師非是如來應供正等正覺我以是緣來至此
아난은 말하였다.
“존나여, 나도 그 일을 알고 있다. 불세존께서 대중과 함께 계시지 않기 때문에 외도들이 싸움을 일으키려는 것이다. 그러나 너는 지금 그들과 싸워서는 안 된다. 만일 싸움을 일으키면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도리어 많은 사람들에게 온갖 고뇌를 줄 것이요, 나아가서는 모든 하늘 사람들에게 아무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고뇌를 생기게 할 것이다.
지금 존나가 말한 것과 같은 일은 오직 부처님만이 다 아실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너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그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리리라.”
040_0476_b_05L阿難告言尊那我知是事佛世尊不在衆中故有外道欲興鬪而汝今時不得與諍若起鬪諍卽不能利益多人復令多人生諸苦惱乃至諸天人衆悉無利益咸生苦惱如汝尊那所說事等唯佛世尊而悉知見我今與汝同詣佛所具陳上事
존나가 말하였다.
“좋습니다, 존자여. 만일 부처님을 뵐 수 있다면 저는 큰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부처님께 매우 깊고 바른 법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존자 아난은 곧 사문 존나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섰다.
이때 아난은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존나 사문은 야로가 숲에서 여름 안거를 마쳤다고 합니다. 그곳에 있던 매우 나쁜 자 외도 니건타야제자가 갑자기 목숨을 마치자 그의 제자들은 사문과 싸우려고 심지어 ‘너의 스승은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합니다. 그래서 존나는 저에게 와서 그 사실을 말해주었습니다.
040_0476_b_11L尊那白言善哉尊者若得見佛我獲大利又於佛所或得聽聞甚深正法時尊者阿難卽與尊那沙門同詣佛到已各禮佛足退住一面時尊者阿難前白佛言世尊此尊那沙門惹盧迦林中坐夏安居彼有外道尼乾陀惹提子是極惡者忽爾命終乾陀有子欲於沙門而興鬪諍乃至彼言汝師非是如來應供正等正覺以是緣故來語於我
040_0476_c_02L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존나에게 ‘불세존께서 대중과 함께 계시지 않기 때문에 외도들이 싸움을 일으키려는 것이다. 그러나 너는 지금 그들과 싸워서는 안 된다. 만일 싸움을 일으키면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도리어 많은 사람들에게 온갖 고뇌를 줄 것이요, 나아가서는 모든 하늘 사람들에게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그들에게 고뇌를 생기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040_0476_b_21L世尊我時謂尊那言以佛世尊不在衆中故有外道欲興鬪諍而汝今時不得與諍若起鬪諍卽不能利益多人復令多人生諸苦惱乃至諸天人衆悉無利益咸生苦惱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떤 인연을 보았기에 ‘부처님이 대중과 함께 계시지 않기 때문에 외도 무리들이 싸움을 일으키려 한다’고 말하였는가?”
040_0476_c_03L佛言阿難汝見何緣乃言不在衆有外道輩起鬪諍事
아난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언젠가 부처님의 칭찬을 받는 두 필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두 필추는 율법을 잘 지켜 위의를 갖추고 질서 있게 어떤 곳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그 모습을 보고 그들에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들은 그런 위의 있는 모양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 부처님께서 대중과 함께 계시지 않으니 혹 어떤 외도가 그 모양을 보고 싸우려 할 것이다. 만일 싸움이 일어나면 많은 사람들과 나아가서는 여러 하늘 사람들에게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고뇌가 생기게 될 것이다.’
저는 그 인연을 생각하고 존나에게 그런 말을 하였습니다.”
040_0476_c_04L阿難白佛言世尊我於一時見二苾芻佛所稱讚是二苾芻善持律法威儀次序在一處行我時見已乃謂彼言二苾芻不應如是現威儀相佛不在或有外道見是相已起鬪諍事鬪諍起卽令多人乃至諸天人衆無利益咸生苦惱我憶此緣故爲尊那作如是說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佛言阿難於汝意云何
“세존이시여, 저는 그 일을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040_0476_c_12L阿難白佛言世尊我於是事不能了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스스로의 지혜로 현재에 정각을 이루어, 그 동안에 여러 가지 법을 두루 연설하였다. 즉 4념처(念處)ㆍ4정단(正斷)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지(覺支)ㆍ8정도(正道) 등 이러한 법들은 내가 다 연설한 바로서, 모두 알고 모두 보는 것이니라.
아난아, 여러 외도들이 필추들에게 싸움을 거는데, 그 이유를 너는 아느냐?”
“세존이시여, 저는 알 수 없습니다.”
040_0476_c_14L佛言阿難我以自智現成正覺其中閒廣說諸法謂四念處四正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支八正道是等法我所宣說悉知悉見阿難諸外道於苾芻衆而興鬪諍此鬪諍汝能知不阿難白佛言世尊我不能知
040_0477_a_02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어떤 필추는 때로는 계율을 잘 지키지만 때로는 잘 지키지 못하며, 어떤 때는 위의를 잘 지니지마는 어떤 때는 잘 지니지 못한다. 아난아, 만일 계율과 위의에 있어서 잘하고 잘못함이 있으면 그것은 곧 항상한 법도[常法]를 잃는 것이다. 그들이 가는 곳에 있던 외도는 그런 일을 보고는 곧 싸움을 일으키게 되고, 또 싸움이 일어나면 많은 사람들이나 나아가서는 여러 하늘 사람들에게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고뇌가 생기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난아, 저 외도 니건타들은 일체를 아는 지혜도 없으며 또 진실도 없어서 어디서나 그들의 보는 바는 모두 청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늘 싸우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아난아, 알아야 한다. 필추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날 때 그 싸움에는 여러 가지 근본이 있느니라.”
040_0476_c_20L佛言阿難謂有苾芻於戒有增或時有減威儀有增或時有減阿難若戒及威儀有增有減卽失常法所行處乃有外道見是事已卽起鬪若鬪諍起卽令多人乃至諸天人無所利益咸生苦惱何以故阿難諸外道尼乾陀輩非一切智亦非眞於一切處一切所見悉不淸淨故常樂起鬪諍事阿難當知諸苾芻衆諍事起時由有種種鬪諍根本
아난이 아뢰었다.
“장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장하십니다, 선서(善逝)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그 싸움의 근본을 말씀하시어 여러 필추들로 하여금 그것을 듣고 기억하여 항상 그런 허물을 떠나게 하소서.”
040_0477_a_06L難白佛言善哉世尊善哉善逝今正是時願佛宣說鬪諍根本令諸苾芻聞已憶持常離過失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 바로 생각하고 잘 기억하라. 나는 지금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아난아, 만일 어떤 필추가 분한 마음을 내면 그 분한 마음 때문에 스승과 어른에 대하여 공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고 또 능히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지 못하게 된다.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지 않기 때문에 곧 법을 보지 못하게 되고, 법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필추들 사이에서 바르게 관찰하지 못하게 되고, 바르게 관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싸움을 일으키게 되고, 싸움이 일어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나아가서는 여러 하늘 사람들에게 아무 이익도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그들에게 고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040_0477_a_09L佛言阿難汝等諦聽如理作意如善記念今爲汝說阿難若有苾芻起忿恨心由忿恨故乃於師長不生恭敬尊重等心亦復不能承事供養由不恭敬彼師長故卽不見法以不見法故於苾芻衆中不正觀察由不正觀察故乃興鬪諍由鬪諍起故卽令多人乃至諸天人悉無利益咸生苦惱
040_0477_b_02L또 어떤 필추는 안의 것이나 바깥의 것을 모두 있다고 생각하고 진실이라고 관찰하여 거기에 자꾸 마음을 쏟음으로써 삿되고 나쁜 생각을 좋아하고 매우 나쁜 마음을 먹으며 용기를 내어 삿되게 노력하고 또 삿된 거짓말을 하여 싸움을 일으킨다. 이와 같이 망령된 생각과 바르지 못한 지혜로 서로 화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싸움을 없애지도 못한다.
아난아, 이런 일들이 싸움의 근본이 되어 온갖 고뇌가 생기게 되나니 고뇌의 원인은 첫째 분한 마음을 내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다시 숨김ㆍ속임ㆍ아첨ㆍ질투ㆍ아낌ㆍ제 부끄럼 없음ㆍ남 부끄럼 없음ㆍ바르지 못한 지견ㆍ잡음[取]과 모든 집착과 삿되고 망령된 기억 등 이러한 여러 가지 나쁜 인연 때문에 스승과 어른에게 공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또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지 못하게 된다. 그 스승과 어른을 존경하지 않기 때문에 법을 보지 못하게 되고, 법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필추들 사이에서 바르게 관찰하지 못하게 되며, 바르게 관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싸움을 일으키게 된다.
040_0477_a_17L又有苾芻內於外悉計爲有作實觀察注意積喜爲邪惡極惡作意勇發邪勤邪妄語引起鬪諍如是妄念不正知起不相應乃至於鬪諍緣不能斷滅阿難如是等事爲鬪諍根本是故生諸苦惱苦惱因者謂由先起忿恨心如是復起覆無慚無愧不正知見取等及諸執著邪妄憶念以如是等諸惡因緣故乃於師長不生恭敬尊重等心亦復不能承事供由不尊敬彼師長故卽不見法不見法故卽於苾芻衆中不正觀察由不正觀察故乃興鬪諍
아난아, 앞에서 말한 이런 인연들이 모두 싸움의 근본이니라.
만일 이런 인연으로 싸움이 일어날 때에는 그 싸움을 없애는 일곱 가지 법이 있으니, 그것은 내가 늘 말한 것과 같다. 아난아, 이미 일어났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어떤 싸움도 그 법으로 능히 없앨 수 있다.
그 일곱 가지 법이란 이른바, 현재의 계율[現前毘尼]과 기억하는 계율[憶念毘尼]과 어리석지 않은 계율[不癡毘尼]과 제 말로 다스림[自言治]과 많은 사람의 말[多人語]과 지은 죄를 아는 것[知所作]과 풀이 땅을 덮는 것과 같은 것[如草覆地]이니, 이것이 일곱 가지 법이니라.
040_0477_b_07L阿難如先所說如是等緣皆是鬪諍根本以此緣故若鬪諍起時有七種滅諍法我所說阿難諸有諍事若已起若未起悉能息滅何等爲七所謂現前毘憶念毘尼不癡毘尼自言治多人知所作如草覆地是爲七種
어떤 것이 이른바 현재의 계율[現前毘尼]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인가? 아난아, 이른바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위하여 계법을 설명하고, 한 사람이 두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며,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고, 한 사람이 대중을 위하여 설명하는 것이니, 이렇게 현재에서 네 가지 경우가 있느니라.
또는 두 사람이 한 사람을 위하여 계법을 설명하고, 두 사람이 두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며, 두 사람이 많은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고, 두 사람이 대중을 위하여 설명하는 것이니, 이렇게 현재에서 네 가지 경우가 있느니라.
또는 많은 사람이 한 사람을 위하여 계법을 설명하고, 많은 사람이 두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며, 많은 사람이 많은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고, 많은 사람이 대중을 위하여 설명하는 것이니, 이렇게 현재에서 네 가지 경우가 있느니라.
또는 대중이 한 사람을 위하여 계법을 설명하고, 대중이 두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며, 대중이 많은 사람을 위하여 설명하고, 대중이 대중을 위하여 설명하는 것이니, 이렇게 현재에서 네 가지 경우가 있느니라.
이것이 이른바 현재의 계율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이니, 이 법으로써 모든 싸움을 없앨 수 있느니라.
040_0477_b_13L云何名爲現前毘尼滅諍法阿難所謂一人爲一人說法毘尼一人爲二人說一人爲多人說一人爲大衆說現前成四二人爲一人說法毘尼二人爲一人說二人爲多人說二人爲大衆現前成四多人爲一人說法毘尼多人爲二人說多人爲多人說多人爲大衆說現前成四大衆爲一人說法毘尼大衆爲二人說大衆爲多人大衆爲大衆說現前成四如是名爲現前毘尼滅諍法以此法故能令諍事而得息滅
040_0477_c_02L어떤 것이 기억의 계율[億念毘尼]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인가? 아난아, 이른바 어떤 필추가 죄를 범한 뒤에 그것을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면 다른 필추가 그에게 ‘너는 그런 죄를 범하였으니 마땅히 기억하고 대중 앞에 나아가 용서를 빌고 기억의 계율을 청하라’라고 한다. 그러면 그 필추는 곧 대중 앞에 나아가 용서를 빌고 기억의 계율을 청한다. 그때 대중들은 스승이 가르친 그대로 그에게 기억의 계율을 준다. 그리하여 그 비구는 죄에서 벗어나 싸움을 그치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기억의 계율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이니, 이 법으로써 모든 싸움을 없앨 수 있느니라.
040_0477_c_02L云何名爲憶念毘尼滅諍法阿難謂有苾芻隨犯罪已不自憶念餘苾芻謂言汝犯是罪應當憶念於大衆中求哀大衆作憶念毘是苾芻卽入衆中求哀大衆作憶念毘尼是時大衆如大師教與作憶念毘尼是苾芻得出罪已息滅諍事如是名爲憶念毘尼滅諍法以此法能令諍事而得息滅
어떤 것이 이른바 어리석지 않은 계율[不癡毘尼]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인가? 아난아, 만일 필추가 미친 듯이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민에 싸이면 아무리 많은 충고를 듣더라도 그대로 따라 행할 수 않고 법을 들으면 도리어 ‘그것은 잡된 말이다’ 하고는 대중을 버리고 떠난다.
얼마 뒤에 그 필추가 본심으로 돌아왔을 때 다른 필추가 그에게 ‘너는 이런 죄를 범하였으니 마땅히 대중 앞에 나아가 용서를 빌고 어리석지 않은 계율을 청하라’라고 한다. 그 필추는 곧 대중 앞에 나아가 용서를 빌고 어리석지 않은 계율을 청한다. 그때 대중은 스승이 가르친 그대로 그에게 어리석지 않은 계율을 준다. 그리하여 그 필추는 죄를 벗어나 싸움을 그치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어리석지 않은 계율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이니, 이 법으로써 싸움을 없앨 수 있느니라.
040_0477_c_10L云何名爲不癡毘尼滅諍法阿難謂若苾芻癡狂心亂痛惱所纏雖復多聞不能順行於所聞法翻謂雜說作是言已捨衆而去是苾芻後時還得本心餘苾芻謂言汝犯是罪當入衆中求哀大衆作不癡毘尼是苾芻卽入衆中求哀大衆作不癡毘尼是時大衆如大師與作不癡毘尼是苾芻得出罪已息滅諍事如是名爲不癡毘尼滅諍以此法故能令諍事而得息滅
040_0478_a_02L어떤 것이 이른바 제 말로 다스림[自言治]으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인가? 아난아, 만일 어떤 필추가 죄상(罪相)을 알지 못하면서 나는 널리 알고 두루 이해한다고 말하고 또 대중 가운데서 ‘여러분, 나는 이익[利養]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 다른 필추들은 그에게 ‘너는 죄상을 알지 못하면서 널리 알고 두루 이해한다고 말한다. 너는 그런 죄를 범하였으니 대중 앞에 나아가 그 죄를 사과하고 용서를 빌라’고 말한다.
그 필추는 곧 대중 앞에 나아가 스스로 꾸짖고 용서를 빈다.
그때 대중들은 스승이 가르친 그대로 그에게 제 말로 다스리는 법을 준다. 그래서 그 필추는 죄에서 벗어나 싸움을 그치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제 말로 다스림으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이니, 이 법으로써 모든 싸움을 없앨 수 있느니라.
040_0477_c_20L何名爲自言治滅諍法阿難謂若苾芻不知罪相言廣知廣解復於衆中發如是言尊者我於利養難所得故餘苾芻謂言汝於罪相不知不解廣知廣解汝犯是罪當於衆中求哀大衆悔謝其罪是苾芻卽入衆中哀大衆而自悔責是時大衆如大師與自言治法是苾芻得出罪已滅諍事如是名爲自言治滅諍法此法故能令諍事而得息滅
어떤 것이 이른바 많은 사람의 말[多人語]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인가? 아난아, 만일 두 필추가 한곳에 살다가 갑자기 싸움이 일어나, 갖가지 말로 논쟁할 때에 제각기 한 말을 고집한다고 하자. 즉 한 사람이 ‘이것이 법이다’ 하면 한 사람은 ‘그것은 법이 아니다’ 하고, 한 사람이 ‘이것이 계율이다’ 하면 한 사람은 ‘그것은 계율이 아니다’ 하며, 한 사람이 ‘이것은 죄가 있다’ 하면 한 사람은 ‘그것은 죄가 없다’ 라고 한다.
040_0478_a_07L云何名爲多人語滅諍法阿難謂若二苾芻共一住處諍事忽起出種種語廣興諍論各執一言有言是法有言非法有言是毘尼有言非毘尼有言是有有言非有罪
이렇게 두 필추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다가 그것이 그치면 좋지만 만일 그치지 않으면 그들은 그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서도 또 싸우기 시작한다. 또 그곳을 떠나 도중에서 싸움이 그치면 좋지만 만일 그치지 않으면 많은 필추들이 그들을 위해 싸움을 말린다. 즉 어떤 이는 경전으로써 분별하여 말해 주고, 어떤 이는 계율로써 분별하여 말해 주며, 어떤 이는 마달리가(摩怛里迦:論母)로써 분별하여 말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분별하여 말해 주기 때문에 그 두 비구의 싸움은 그치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많은 사람의 말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이니, 이 법으로써 모든 싸움을 없앨 수 있느니라.
040_0478_a_12L是二苾芻諍事起時息滅者善若不息滅此二苾芻離本住處異處興諍離是處已能於中路息滅者善若不息滅卽多苾芻衆共爲滅諍有以經爲分別說者有以律爲分別說者有以摩怛里迦爲分別說者以是多人爲分別說故是二苾芻諍事息滅如是名爲多人語滅諍以此法故能令諍事而得息滅
040_0478_b_02L어떤 것이 이른바 제가 지은 죄를 아는 것[知所作]으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인가?
아난아, 만일 어떤 필추가 죄를 범한 뒤에 스스로 범한 줄을 알아, 혹은 남에게 말하고 혹은 남에게 말하지 않다가 스스로 가만히 생각하고는 다른 필추를 찾아가 가죽신을 벗어 버리고 그 필추 앞에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제 이름과 씨족을 세 번 일컫고는 이렇게 말한다고 하자.
‘저는 이러이러한 죄를 짓고 감히 덮어 둘 수가 없어 존자께 찾아와 참회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원컨대 존자께서는 저에게 기쁨을 베풀어 주십시오.’
그때 그 존자는 그 참회를 들어주어 그 필추를 곧 청정하게 한 뒤에 존자는 그에게 말한다.
‘그대는 그 죄상을 보았는가?’
‘저는 이미 그 죄상을 보았습니다.’
존자는 다시 말한다.
‘너는 법대로 계율을 받들어 가져야 한다.’
필추는 대답한다.
‘저는 지금부터 법대로 계율을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이렇게 세 번을 되풀이하나니, 이것이 이른바 지은 죄를 아는 것으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이다. 이 법으로써 모든 싸움을 없앨 수 있느니라.
040_0478_a_20L何名爲知所作滅諍法阿難謂若苾芻隨犯罪已自知有犯或語他人不語人而自思念已詣餘苾芻所去革屣於苾芻前偏袒一肩右膝著三稱己名及自族氏我犯是罪不敢覆藏來尊者所求哀懺悔唯願尊者布施歡喜時彼尊者卽聽懺悔苾芻得淸淨已彼尊者言汝見是罪相不苾芻荅言我已見是罪相尊者復言汝當如法奉持律儀苾芻荅言我今如法奉持律儀如是三說如是名爲知所作滅諍法以此法故能令諍事而得息滅
어떤 것이 이른바 풀이 땅을 덮는 것과 같은 것[如草覆地]으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인가? 아난아, 즉 여러 필추들이 한곳에 모여 살다가 싸움을 일으켜 두 패로 나누어 살 때, 한 패 안에서도 늙은이는 늙은이끼리 한곳에 머물고 법을 아는 이는 법을 아는 이끼리 한 곳에 머물며, 우두머리는 우두머리끼리 한곳에서 지낸다.
040_0478_b_10L云何名爲如草覆地滅諍法阿難謂諸苾芻衆共在一處互起鬪諍分兩朋住時一朋中耆年者耆年者一處知法者知法者一處上首者上首者一處
그때 패 가운데 있는 어떤 필추가 이익을 위하여 싸움을 일으킨다. 싸움을 일으키고는 자기가 속한 대중 가운데서 이렇게 말한다.
‘어느 곳의 속인 집에서는 이익을 얻기 쉬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집에 가서 법률(法律)에 따라 설법하였더니, 그 일로 다른 패의 필추들이 제게 싸움을 걸었습니다. 대덕이시여, 만일 제가 그 때문에 싸우는 죄를 범하였다면 원컨대 대덕들께서는 저의 이 죄를 용서하시고 또 제가 일부러 그 속인 집에 들어간 죄도 용서하소서. 저는 돌길라죄(突吉羅罪)를 범하였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그런 죄를 짓지 않고 만일 다시 짓는다면 마땅히 대덕들께 와서 참회하고 용서를 빌겠습니다. 저는 지은 죄를 감히 숨기지 않습니다.’
040_0478_b_14L於是朋中有苾爲利養故而起諍事起諍事已自衆中作如是言某處白衣舍利養易得我於彼中如法律說有餘苾芻以是緣故於我起諍諸大德若我以是事故犯諍罪者願諸大德捨我是乃至我故入白衣舍亦悉聽懺除犯突吉羅罪故我從今已往不作是若有所作當於諸大德所求哀懺我有所作不敢覆藏
040_0478_c_02L그 필추가 이렇게 참회할 때에, 그 패 안의 한 비구라도 그 참회를 들어주지 않으면 그 필추는 곧 다른 패로 찾아간다. 거기서 가죽신을 벗어 버리고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노장과 상좌들에게 차례로 문안하고는 다시 상좌 앞으로 돌아와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서서 대중에게 아뢴다.
‘여러 대덕이시여, 어느 곳의 속인 집에서는 이익을 얻기가 쉬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집에 가서 법률에 따라 설법하였더니, 다른 필추가 이 일로 제게 싸움을 걸어왔습니다. 저는 곧 우리 대중 가운데서 법대로 용서를 구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때 우리 대중 가운데 있는 어떤 필추가 저의 참회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일부러 이곳을 찾아와 참회하고 용서를 빕니다.
040_0478_b_23L是苾芻作是懺時而自朋中唯一苾芻不聽許懺時彼苾芻卽入他朋脫去革屣偏袒一肩從耆年上座次第問訊已還至上座前右膝著地合掌而住卽白衆諸大德某處白衣舍利養易得於彼中如法律說有餘苾芻以是緣故於我起諍我卽於自衆中如法求時我衆中有一苾芻不聽許懺故來此求哀懺悔
여러 대덕이시여, 만일 제가 그 일 때문에 싸우는 죄를 범하였다면, 원컨대 대덕들께서는 저의 죄를 용서하시고 또 제가 그 속인 집에서 나온 죄도 용서하십시오. 저는 돌길라죄를 지었기 때문에 지금 여러 대덕들 앞에서 참회하고 용서를 비는 것입니다. 저는 지은 죄를 감히 숨기지 않습니다. 원컨대 여러 대덕들께서는 저의 참회를 받아 주시어 제게 기쁨을 베풀어 주십시오.’
그때 그쪽 대중들이 곧 그의 참회를 들어주어, 그 필추가 청정하게 된 뒤에, 그쪽의 상좌는 그에게 말한다.
‘그대는 그 죄상을 보았는가?’
필추는 대답한다.
‘저는 이미 그 죄상을 보았습니다.’
상좌는 다시 말한다.
‘그대는 부디 법대로 계율을 받들어 지녀라.’
필추는 대답한다.
‘저는 지금부터 계율을 법대로 받들어 지니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되풀이한다.
040_0478_c_09L諸大德若我以是事故犯諍罪者願諸大德捨我是罪乃至我從白衣舍出亦悉聽懺除突吉羅罪故我今於諸大德前求哀懺悔我有所作不敢覆藏願諸大德聽許我懺布施歡喜時彼大衆卽聽許懺是苾芻得淸淨已彼上座謂言汝見是罪相不苾芻荅言我已見是罪相彼上座復言汝當如法奉持律苾芻荅言我今如法奉持律儀是三說
040_0479_a_02L이때 다른 패도 이 패와 마찬가지로 늙은이는 늙은이끼리 한곳에 머무르고 법을 아는 이는 법을 아는 이끼리 한곳에 머무르며 우두머리는 우두머리끼리 한곳에 머무른다. 그때 그 패 안에서 어떤 필추가 이익을 위하여 싸움을 일으킨다. 싸움을 일으키고는 그 대중 가운데서 이렇게 말한다.
‘어느 속인 집에서는 이익을 얻기가 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집에 가서 설법하였더니, 다른 필추가 그 일로 제게 싸움을 걸어 왔었습니다.’ (이와 같이 둘째ㆍ셋째의 문답한 일도 앞에서 자세히 설명한 것과 같다.)
040_0478_c_19L時他朋中亦如此朋耆年者耆年者一處知法者知法者一處首者上首者一處於是朋中有苾芻爲利養故而起諍事起諍事已於自衆中作如是言某白衣舍利養易得我於彼中如法律說有餘苾芻以是緣故起鬪諍事如是乃至第二第三問荅等事廣如前說
아난아, 그 두 필추는 스스로 죄를 범한 것을 알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참회하고는, 서로 만났을 때에는 공경하고 문안한다. 그리하여 싸우는 인연을 없애고 온갖 시비를 그치며 다시는 분별을 일으킬 만한 조그만 법도 없게 한다. 이것이 이른바 풀이 땅을 덮는 것과 같은 것으로써 싸움을 없애는 법이니, 이 법으로써 모든 싸움을 없앨 수 있느니라.
아난아, 싸움을 없애는 이런 일곱 가지 법을 너희 필추들은 부디 명심하여야 하느니라.
040_0479_a_03L阿難彼彼苾芻知自有犯往來陳懺已互相見時恭敬問訊息滅諍緣止諸語論無復少法而起分別如是名爲如草覆地滅諍法以此法故能令諍事而得息滅阿難如是等七滅諍法汝諸苾芻應當記念
다시 아난아, 여섯 가지 화경(和敬)하는 법이 있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 이치대로 생각하고 잘 명심하라. 나는 지금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그 여섯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몸의 업을 인자하고 화하게 행하여 항상 부처님 앞에서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으며, 여러 바른 법을 존중하고 공경하여 이치대로 수행하며, 필추들과 화합하여 함께 머무르는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몸의 업으로 화경하는 법이니라.
또 말의 업을 인자하고 화하게 하여 말로 어기거나 다투는 일이 없으면, 이것이 이른바 말의 업으로 화경하는 법이니라.
또 뜻의 업을 인자하고 화하게 하여 뜻으로 어기거나 등지는 일이 없으면, 이것이 이른바 뜻의 업으로 화경하는 법이니라.
또 만일 법의 이익이나 세상의 이익을 얻으면 그것을 고루 나누는 것이니, 즉 때로 발우를 가지고 차례로 걸식하여 거기서 음식 등의 물건을 얻으면 대중에게 알려 대중과 같이 누리고 사사로이 비밀로 쓰는 일이 없다. 그래서 만일 대중이 같이 알면 곧 범행을 같이 닦는데, 이것이 이른바 이익으로 화경하는 법이니라.
040_0479_a_09L復次阿難有六種和敬法汝等諦聽如理作意如善記念今爲汝說何等爲六所謂於其身業行慈和事常於佛所淨修梵行於諸正法尊重禮敬如理修行於苾芻衆和合共住此名身業和敬法復於語業出慈和語無諸違諍此名語業和敬法復於意業起慈和意無所違背此名意業和敬又復若得法利及世利養悉同所或時持鉢次第行乞隨有所得飮食等物白衆令知與衆同受勿私隱若衆同知者卽同梵行此名利和敬法
040_0479_b_02L또 계율을 범하거나 끊지 않는 것이니, 즉 계율의 힘이 견고하여 번뇌를 떠나 청정하게 된 뒤에는 때와 장소를 알아 시주들의 음식물 공양을 두루 평등히 받는 것이다. 이와 같이 깨끗한 계율을 같이 닦고 같이 알아 범행을 같이 닦는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계율로 화경하는 법이니라.
또 만일 성인의 지혜로 나아가 번뇌에서 헤어나는 길을 증득하거나, 나아가서는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을 보게 되면 그러한 상(相)을 여실히 보고는 같이 행하고 같이 알아 범행을 같이 닦는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소견으로 화경하는 법이니라.
이런 것을 여섯 가지 화경하는 법이라 하느니라.
040_0479_a_22L又復於戒不破不斷戒力堅固離垢淸淨已知時知處普徧平等受施主飮食供養如是淨戒同一所同所了知同修梵行此名戒和敬又復若見聖智趣證出離之道至盡苦邊際於如是相如實見已一所作同所了知同修梵行此名見和敬法如是等名爲六和敬法
아난아, 너희 필추들은 앞에서 말한 싸움의 근본을 끊어 없애고, 싸움을 없애는 일곱 가지 법을 잘 알아서, 이미 일어났거나 혹은 일어나지 않은 싸움을 모두 없애고는 여섯 가지 화경하는 법을 같이 닦아야 한다.
만일 너희 필추들이 그렇게 행한다면 동ㆍ서ㆍ남ㆍ북 어디로 가서든지 다니거나 머물거나 그것은 너희 필추들로 하여금 모두 안락을 얻게 하고 어떤 싸움에서도 떠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열반한 뒤에도 그것은 너희 필추들로 하여금 어디서나 항상 안락을 얻게 하리니, 그것은 내가 현재 세상에 살면서 설법하여 중생들을 교화하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040_0479_b_06L阿難如先所說鬪諍根本汝諸苾芻應當斷除於七滅諍法應當了知諸有諍事若已起若未起悉令息滅已同修六和敬法汝諸苾芻若如是行乃於東西南北隨往方所若行若止令汝苾芻悉得安樂離諸諍事乃至我涅槃後亦復令汝諸苾芻衆於一切處常得安樂如我現在住世說法教化衆生等無有異
佛說息諍因緣經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 : 이 서문은 태평흥국(太平興國) 7년(982)에 천식재(天息災)가 『성불모경(聖佛母經)』을, 법천(法天)이 『길상지세경(吉祥持世經)』을, 시호(施護)가 『여래장엄경(如來莊嚴經)』을 각각 번역하여 올리자 송나라 태종(太宗)이 이를 치하해 지은 것이다.
  2. 2)상법(像法) : 부처님의 열반 뒤에 정법(正法)ㆍ상법(像法)ㆍ말법(末法)으로 나누어진 교법의 세 시기 중의 하나이다. 열반 후 500년부터 1000년까지의 시기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은 따르지만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는 시기를 말한다.
  3. 3)육정(六情) : 육근(六根) 또는 육근이 발생시키는 정식(情識)을 말한다.
  4. 4)설산은 인도, 패엽은 불교경전을 뜻한다.
  5. 5)연라(煙蘿) : 연하등라(煙霞藤蘿)의 준말로, 안개와 노을이 자욱하고 등나무 여라덩굴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이다. 깊은 산이나 은둔처를 의미한다.
  6. 6)향계(香界) : 향기 자욱한 세계라는 뜻으로, 사찰을 가리키는 말이다.
  7. 7)십성(十聖) : 10지(地)의 보살을 말한다.
  8. 8)삼현(三賢) : 10주(住)・10행(行)・10회향(回向)의 위(位)에 있는 보살을 말한다.
  9. 9)건원(乾元) : 하늘의 도(道)이며, 천덕(天德)의 시초이다. 『주역』 〈건괘(乾卦)〉 단(彖)에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이를 힘입어 비롯되나니, 이에 하늘을 통괄하도다.[大哉 乾元 萬物資始 乃統天]”라고 하였다.
  10. 10)태역(太易) : 기(氣)가 분화되기 이전 최초의 상태이다.
  11. 11)천식재(天息災) 등 : 역경원에서 번역을 주도했던 천식재(天息災)와 법천(法天)과 시호(施護)를 말한다.
  12. 12)사인(四忍) : 무생법인(無生法忍)・무멸인(無滅忍)・인연인(因緣忍)・무주인(無住忍)을 말한다. 인(忍)은 인가(忍可)・안인(安忍)의 뜻으로, 진실을 수긍하고 안주(安住)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13. 13)오성(五聲) : 오음(五音)이라고도 한다. 궁(宮)・상(商)・각(角)・치(徵)・우(羽)의 다섯 가지 음조를 말한다.
  14. 14)풍율(風律) : 시나 음악의 운율을 말한다.
  15. 15)사시(四始) : 사성(四聲)이라고도 한다. 평성(平聲)・상성(上聲)・거성(去聲)・입성(入聲)이니, 사성으로 음운(音韻)의 고저(高低)와 강약(强弱)과 장단(長短)을 구분한다.
  16. 16)화택(火宅) : 삼계(三界)가 탐욕 등의 번뇌로 어지러운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이 『법화경』 「비유품」에 나온다.
  17. 17)천식재(天息災)가 『분별선악업보경(分別善惡報應經)』을 번역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18. 18)금륜왕[金輪] : 4종의 전륜성왕(轉輪聖王)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제왕을 말한다.
  19. 19)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 : 비람풍(毘嵐風)을 말한다. 우주가 파괴되는 시기에 이 바람이 불어 인간세계로부터 위로 색구경천까지 차례로 파괴한다고 한다. 유정천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다른 이름이다. 따라서 가장 마지막에 파괴된다.
  20. 20)석전(釋典) : 석가의 가르침을 담은 전적, 즉 불교서적을 말한다.
  21. 21)이 서문은 송나라 진종(眞宗)이 함평(咸平) 원년(998)에 법현(法顯) 등에게 내리고, 태종의 성교서(聖教序) 뒤에 붙이게 한 것이다.
  22. 22)삼진(三辰) : 해와 달과 별의 세 가지를 말한다. 『좌전(左傳)』에 “하늘에는 삼진이 있고, 땅에는 오행이 있다[天有三辰 地有五行]”고 하였다.
  23. 23)구위(九圍) : 구주(九州)와 같은 말로, 온 천하를 뜻한다.
  24. 24)진문(眞文) : 천식재를 비롯한 서역승들이 가져온 범어 경전을 말한다.
  25. 25)송 태종은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 서쪽에다 역경원(譯經院)을 세우고, 천식재(天息災)・법천(法天)・시호(施護) 등에게 수집한 범어경전을 번역하게 하였다.
  26. 26)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들어 이를 귀한 상자에 보관했다는 뜻이다. 낭함(琅函)은 천자의 문서를 보관하던 옥으로 만든 함이다.
  27. 27)범어경전의 문장을 말한다. 용수 보살이 용궁의 창고에서 『화엄경(華嚴經)』을 가져와 유포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28. 28)인도출신 승려들을 말한다. 취령(鷲嶺)은 영취산 봉우리란 뜻으로, 곧 인도를 의미한다. 필추(苾芻)는 Ⓢbhikkhu의 음역어로, 비구(比丘)라고도 한다.
  29. 29)금상(金像) : 황금 같은 형상이란 뜻으로 곧 부처님을 지칭한다.
  30. 30)규구(規矩) : 목수가 사용하는 컴퍼스와 곱자로, 곧 기준・척도・법규를 뜻한다.
  31. 31)역경원(譯經院) : 송 태종이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에 설치한 번역기관이다. 후에 전법원(傳法院)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32. 32)법현(法賢) : 중인도 출신으로, 본래 이름은 법천(法天)이었는데, 송 태종이 법현(法顯)이란 법명을 하사하였다. 973년(개보 6)에 중국에 와서 천식재(天息災) 등과 함께 평생 역경사업에 종사하였다.
  33. 33)각로(覺路) : 깨달음의 길, 즉 불교를 뜻한다.
  34. 34)태종이 쓴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를 말한다.
  35. 35)성고(聖考) : 임금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칭하는 말이다.
  36. 36)추호(追號) : 죽은 임금에게 올리는 시호(諡號)를 말한다.
  37. 37)담제(禫祭) : 죽은 지 만 2년 기일에 지내는 제사가 대상(大祥)이고, 대상을 치른 다음 달에 지내는 제사가 담제(禫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