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1_0703_a_15L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제1권
041_0703_a_15L父子合集經 卷第一


서천(西天) 역경삼장(譯經三藏) 조산대부(朝散大夫) 시홍로경 (試鴻矑卿 ) 선범대사(宣梵大師) 사자사문(賜紫沙門) 일칭(日稱) 등 한역
송성수 번역
041_0703_a_16L西天譯經三藏朝散大夫試鴻臚卿 宣梵大師賜紫沙門臣日稱等奉詔譯


1. 정반왕시발신심품(淨飯王始發信心品) ①
041_0703_a_17L淨飯王始發信心品第一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041_0703_a_18L如是我聞
041_0703_b_02L
어느 때 부처님은 사위국에서 설법하여 교화를 베풀고 할 일을 다 마치신 뒤에 가비라국으로 가시어, 성에서 멀지 않은 니구율타(尼拘律陀)숲 속에서 큰 비구들 2천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번뇌가 다하고 마음과 슬기로 해탈하여 마치 큰 용왕처럼 할 일을 다 마치고, 무거운 짐을 버리어 자기의 이익을 얻고 모든 결박을 없애고 마음이 자재를 얻어 최상의 마지막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그 이름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ㆍ마하가섭(摩訶迦攝)ㆍ우루빈라가섭(優婁頻羅迦攝)ㆍ가야가섭(伽耶迦攝)ㆍ나제가섭(那提迦攝)ㆍ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乾連)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대아라한들이었다.
041_0703_a_19L一時佛在舍衛國說法施化能事畢已往迦毘羅國去城不遠住尼拘律陀林中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皆阿羅漢諸漏已盡復煩惱心善解脫慧善解脫如大龍所作已辦棄諸重擔逮得已利諸有結心得自在能到最上究竟彼其名曰阿若憍陳如摩訶迦攝婁頻羅迦攝伽耶迦攝那提迦攝利弗大目乾連衆所知識大阿羅漢

또 여러 가지 차별된 사도(邪道)를 버리고 정도로 돌아온 외도 니건자와 사문 바라문 등 무수한 대중이 모였으니, 이른바 조복(調伏)한 조복 대중ㆍ적정(寂靜)한 적정대중ㆍ저 언덕으로 잘 건너간 선초피안(善超彼岸) 대중ㆍ안온에 잘 머무는 선주안온(善住安穩) 대중ㆍ번뇌를 떠난 출리번뇌(出離煩惱) 대중ㆍ죄악을 잘 떠난 능리죄악(能離罪惡) 대중ㆍ죄의 때를 잘 씻은 세척죄구(洗滌罪垢) 대중ㆍ삼유(三有)를 잘 뛰어넘은 선초삼유(善超三有) 대중ㆍ다섯 티끌을 멀리 떠난 원리오진(遠離五塵) 대중ㆍ모든 장애를 떠난 이제장애(離諸障碍) 대중ㆍ의요가 청정한 청정의요(淸淨意樂) 대중ㆍ모든 감관을 구족한 구족제근(具足諸根) 대중ㆍ역경과 순경에서 다 해탈한 위순해탈(違順解脫)의 대중ㆍ자신을 잘 보호하는 선호자신(善護自身) 대중ㆍ
041_0703_b_06L復有種類差別捨邪歸正外道乾子沙門婆羅門無數衆會皆悉來所謂調伏調伏衆寂靜寂靜衆超彼岸善超彼岸衆善住安隱善住安隱衆出離煩惱出離煩惱衆能離罪惡能離罪惡衆洗除罪垢洗除罪垢衆善超三有善超三有衆遠離五塵遠離五塵衆離諸障礙離諸障礙淸淨意樂淸淨意樂衆具足諸根具足諸根衆違順解脫違順解脫衆善護自身善護自身衆
041_0703_c_02L
모든 바른 생각을 갖춘 구제정념(具諸正念) 대중ㆍ네 가지 신족을 갖춘 구사신족(具四信足) 대중ㆍ즐겨 말하고 밝게 기억하는 요설명기(樂說明記) 대중ㆍ연제를 밝게 아는 명료연제(明了緣諦) 대중ㆍ모든 감관을 잘 고요하게 한 선적제근(善寂諸根) 대중ㆍ결정적인 신해를 가진 결정신해(決定信解) 대중ㆍ즐겨 의를 구하는 낙구의리(樂求義利) 대중ㆍ‘나’가 없음을 관찰하는 관찰무아(觀察無我) 대중ㆍ모든 분별을 떠난 이제분별(離諸分別) 대중ㆍ의혹을 끊어 없앤 단제의혹(斷際疑惑) 대중ㆍ몸의 행이 편안하고 경쾌한 신행경안(身行輕安) 대중ㆍ자재하게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자재애락(自在愛樂) 대중ㆍ마음으로 잘 해탈한 심선해탈(心善解脫) 대중ㆍ슬기로 잘 해탈한 혜선해탈(慧善解脫) 대중ㆍ거룩한 종족에 머무는 주성종족(住聖種族) 대중 등이었다.
041_0703_b_16L具諸正念具諸正念衆具四神足具四神足衆說明記樂說明記衆明了緣諦明了緣諦衆善寂諸根善寂諸根衆決定信解決定信解衆樂求義利樂求義利衆觀察無我觀察無我衆離諸分別離諸分別衆斷除疑惑斷除疑惑身行輕安身行輕安衆自在愛樂自在愛樂衆心善解脫心善解脫衆慧善解脫慧善解脫衆住聖種族住聖種族衆

거기 모인 이런 대중은 몸과 마음이 태연하여 좋은 이익을 얻고 각기 그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니 마치 광대한 발라사나무 가지가 무성하게 성장하여 원만한 것처럼 모두 청정하게 머물러 있었다.
041_0703_c_03L如是衆會身意泰然樂得善利各與徒屬來詣佛所猶如廣大鉢羅奢樹枝葉繁茂生長圓滿淸淨而住

그때 세존께선 초저녁에 땅바닥에 앉아 잠자코 말이 없으셨고 일체 대중은 공손히 호위하고 있었다. 그때 부처님께선 대중을 관찰하고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누가 가서 정반왕(淨飯王)을 교화하여 발심시키고 깨끗한 신해(信解)를 내도록 하겠는가?”
041_0703_c_06L爾時世尊於初夜分露地而坐寂然無聲一切大衆恭敬圍繞於是如來觀察時會諸比丘衆而問之曰何人堪往化淨飯王勸導發心生淨信解

그러자 존자 교진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가겠습니다.”
041_0703_c_10L尊者憍陳如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作禮白言世尊我當願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진여야, 그대는 성문 중에서 제일 우두머리로서 먼저 4제(諦)의 이치를 알고 큰 명예가 있어 일체 중생이 스승처럼 높이 받든다. 그러나 우선 그런 말은 하지 말라. 네가 갈 것까지 없다.”
041_0703_c_13L佛言憍陳如汝居聲聞最爲上先解諦義有大名稱一切衆生尊奉如師且止是說不須汝往

그때 대중 가운데의 4대가섭 및 사리불ㆍ목건련 등이 각각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었다.
“제가 가서 정반왕을 교화시키겠나이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다 허락하지 않으시면서 먼저와 같이 말리셨다.
041_0703_c_15L是時中四大迦攝及舍利弗目乾連等伸禮敬而作是言我能往化淨飯聖佛皆不允止之如初

그때 대목건련이 이렇게 생각했다.
‘알 수 없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어떤 사람을 그 부왕(父王)께 보내시려는가?’
그는 드디어 선정에 들어 관찰하다가 곧 여래의 마음 광명이 멀리서 저 우다이(優陀夷)를 비추는데, 마치 아침 해가 누각을 뚫고 동창으로부터 서쪽 담에 바로 쏟아지는 것과 같음을 보았다. 그리하여 목건련은 선정에서 일어나 존자 우다이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존자를 부르시어, 그 부왕께 가서 교화하라 하시기에 내가 와서 알리는 것이오.”
041_0703_c_18L大目乾連卽作是念未知如來今遣何人詣父王所遂入定觀乃睹如來心光遠矚彼優陀夷猶如杲日穿其樓閣從於東牖直注西垣目乾連從定起已往詣尊者優陀夷所而語之曰世尊召子往化父王故相報爾

우다이가 말하였다.
“과연 그런 분부시라면 그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041_0703_c_24L優陀夷曰果蒙教勅固當從命
041_0704_a_02L
목건련이 말하였다.
“존자가 가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니 잘 생각해서 후회가 없게 하오. 왜냐 하면 저이는 관정(灌頂)한 찰제리왕으로서 그 위덕과 존엄성은 감히 범할 수 없을 것이니 누가 능히 지도하며 무엇이라고 불러 대하겠소? 더구나 교화하여 신심을 내게 함이겠는가? 내 이제 비유로 말할 것이니 잘 들으시오. 즉 백 명의 사내가 여러 해 동안 마른 섶을 져다 쌓아 큰 무더기를 만들고 불을 질러 불꽃이 맹렬히 타오르는데, 거기에 다시 소유(酥油)를 붓는다면, 과연 누가 그 광대한 불무더기 속에 들어가 피해를 입지 않겠소? 또 어떤 사람이 가장 사나운 큰 코끼리의 어금니를 취하려 한다면 그는 반드시 큰 상처를 입을 것이오. 지금 정반왕께 가서 그를 교화하려는 것이 극히 어려운 것도 그와 같은 것이오. 나는 조그만 비유로 간단히 말하였소. 일에 다다르거든 잘 생각해서 큰 탈이 없게 하시오.”
041_0704_a_02L目乾連曰尊者所往此極難事宜自審悉無貽後悔所以者何彼爲灌頂剎帝利王威德尊嚴性無敢犯孰能導達何由召對況復教化發生信心今取諸譬子當可悉如以百夫於累歲中擔負乾薪積成大聚縱火焚之其焰猛熾復以酥油而沃其上頗有人能於此廣大火聚中行不爲所害又如有人欲於最勝龍象口中而取其牙當知是人必遭所損今欲往化淨飯聖王此極爲難亦復如是我今粗陳少分譬喩臨事籌量好自安意

이때 부처님께서 존자 우다이를 불러 말씀하셨다.
“내 성문 제자 중에서 그대는 석가 종족으로서 변재(辯才)를 구족하여 법의 요지를 잘 말한다. 지금 거기 가서 정반 부왕을 교화하되 좋은 방편으로 그 도의(道意)를 내게 하여라.”
041_0704_a_14L於是世尊乃召尊者優陀夷至而語之曰於我聲聞弟子之中汝爲釋種具足辯才善說法要今可往化淨飯父王以善方便開發道意

그때 우다이가 부처님의 분부를 “예” 하고 받들고는 아뢰었다.
“제가 지금 가겠습니다. 대자(大慈)께서는 염려 놓으소서. 설사 부왕이 노하시더라도 멀리서 자비의 광명으로 깊이 가피를 내리셔서 구호해 주시기를 원하나이다.”
041_0704_a_18L優陀夷承佛指喩唯然受教白言世尊我今當往唯願大慈勿垂軫慮設使父王或見致怒遙冀慈光冥加救護

그때 세존께선 우다이를 위해 게송을 외우셨다.
041_0704_a_21L爾時世尊爲優陀夷而說偈言

착하다, 우다이여.
이제 내 말 들으라.
너는 지혜와 변재 갖추어
대중 가운데 우두머리이다.
041_0704_a_22L賢哉優陀夷
今當聽我說
汝具智辯才
衆中爲上首
041_0704_b_02L
석가 종족 정반왕
너를 보면 반드시 기뻐하리라.
그러므로 너는 가서
빨리 권해 발심케 하라.
041_0704_a_24L釋種淨飯王
見必生忻悅
是故汝應往
速勸令發心

저 부왕 교화하여
청정한 뜻을 내시게 하면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
모두 좋은 이익 더욱 늘리리.
041_0704_b_03L若能化父王
發生淸淨意
諸天及世人
咸增長善利

그저 편안히 선을 닦지 않으면
막아 놓은 언덕이 무너지려는 것과 같다.
이 세상 사는 동안에
아만과 의혹을 끊어 없애야 한다.
041_0704_b_05L安閑不修善
如沮岸將墜
當於現生中
除我慢疑惑

부귀는 한 찰나 사이
방일과 염착을 더할 뿐이니
마치 나그네에게 재물이 없어
생각하는 것이 고통뿐인 것과 같다.
041_0704_b_07L富貴剎那頃
增放逸染著
如羈旅無財
所思唯有苦

훌륭한 궁전에 살면서
최상의 쾌락 누리더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아 알지 못하면
즐거움 무너지고 슬픈 고뇌가 생긴다.
041_0704_b_09L處最勝宮殿
受殊妙欲樂
佛教不了知
樂壞生悲惱

네 종류의 군사와 일곱 가지 보배와
여러 권속들 모두 갖추어
내 마음대로 다 쓰더라도
즐거움 무너지고 슬픔 생긴다.
041_0704_b_11L具四種兵衆
七寶諸眷屬
隨意而自在
樂壞生悲惱

저 야차 귀신이 있어
중생들 정기를 먹고
사람들을 온갖 병 앓게 하거니
어째서 몸을 보호하지 않는가.
041_0704_b_13L有夜叉鬼神
噉衆生精氣
令人染衆病
於身何不護

갖가지 보배를 쌓아
저 계라사산(計羅娑山)만 하더라도
오염된 슬기에 얽매이면
스스로를 관찰하지 못한다.
041_0704_b_15L積聚諸珍寶
如計羅娑山
染慧所纏縛
不能自觀察

오염된 슬기가 마음을 덮어
선한 법을 알지 못하면
사람이 꿈속에 있음 같거니
어찌 지각이 있을 수 있으리.
041_0704_b_17L由染慧覆心
善法無所了
如人處夢中
何能有知覺

범부가 밝은 슬기 잃으면
반드시 근심과 두려움 있나니
마치 먼 길을 가는 사람이
그 길동무를 잃은 것 같다.
041_0704_b_19L凡夫失明慧
決定獲憂怖
猶如涉遠道
而喪其伴侶

그러므로 우다이야,
부디 좋은 방편으로써
왕에게 권해 믿음의 깃발 세우고
드높은 아만 꺾으라.
041_0704_b_21L是故優陀夷
當以善方便
勸王立信幢
摧我慢高擧

다른 사람은 좋은 방편으로
남을 권장해 발심 못시키지만
그대는 묘한 변재 갖추었거니
삼유(三有)의 고통을 능히 보이리.
041_0704_b_23L餘人非善巧
獎助令發心
汝具妙辯才
能示三有苦
041_0704_c_02L
나는 생각하나니 과거의 겁에
왕이 있어서 세상에 나왔다.
그 명예가 시방에 퍼졌는데
그 이름을 진실취(眞實聚)라 했다.
041_0704_c_02L我念過去劫
有王出於世
名稱徧十方
號曰眞實聚

선법으로써 세상 다스려
그 국경은 바다 끝까지 갔다.
구지 나유다의 백성들이
모두 귀의해 받들었다.
041_0704_c_04L以善法治世
境極海邊際
俱胝那臾多
臣民咸歸奉

모든 취락과 도시에는
갖가지 꽃과 과일 많았고
땅에는 부드러운 풀만 나고
기와조각이나 자갈이나 가시가 없었다.
041_0704_c_06L諸聚落城邑
多種種花果
地唯生軟草
無瓦礫荊棘

흐르는 샘물과 또 숲속의 나무는
어디를 가나 둘러 있었고
백천의 건달바(乾闥婆)들은
음악을 서로 연주하였다.
041_0704_c_08L流泉及林木
處處皆圍繞
百千乾闥婆
互奏諸音樂

성인과 현인이 거기 모이고
백성은 평안하고 물자는 풍요로웠다.
그 많은 비구 대중은
청정한 계율을 의지해 지녔다.
041_0704_c_10L賢聖集其中
民物咸豐樂
多諸比丘衆
依止持淨戒

그리고 또 모든 외도와
큰 선인과 큰 지혜로운 자 있어
그 수는 백이요 천인데
닦던 고행을 모두 버리고
041_0704_c_12L復有諸外道
大仙大智者
其數有百千
捨所修苦行

모두 진실한 견해를 내어
부처님 정법을 즐겨 믿으며
저 세 가지 악도를 두려워해
천상에 나기를 원하였다.
041_0704_c_14L咸生眞實見
信樂佛正法
怖彼三惡道
願得生天果

그 왕에게 태자가 있어
이름이 견고혜(堅固慧)인데
과거의 여러 부처님 만나
오랫동안 덕의 근본 심었다.
041_0704_c_16L彼王有太子
名曰堅固慧
値過去諸佛
久植諸德本

구지 나유타 수의
인민들이 다 친근하고
5욕의 우환을 관찰하여
항상 그것을 싫어하였다.
041_0704_c_18L俱胝那由佗
人民皆親近
觀五欲過患
心常生厭離

천상의 궁전 같은
거기에 거처하는 왕은
왕비들에게 둘러싸여
무궁한 쾌락의 누림을 보았다.
041_0704_c_20L睹王所居處
如彼天宮殿
后妃競圍繞
受欲樂無極

이때에 견고혜는
그 부왕에게 아뢰었다.
“나는 진실한 마음으로
맹세코 위없는 도를 구하나니
041_0704_c_22L是時堅固慧
卽啓白父王
我今誠實心
誓求無上道
041_0705_a_02L
미녀와 권속들에
조금도 즐거움 느끼지 않네.
젊어서 욕심에 집착하지만
즐거움 무너지면 고통 곧 온다.
041_0704_c_24L於采女眷屬
都不生忻樂
少年著欲者
樂壞苦卽至

저 옛날의 큰 선인들
모두 산골짜기에 살았다.
5욕이란 구경(究竟)이 아니거니
열반이 곧 즐거움이네.”
041_0705_a_03L如往古大僊
棲止於山谷
五欲非究竟
寂靜卽爲樂

왕은 견고혜에게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말라.
만일 쾌락을 누리지 않으면
어찌 내 아들이라 하리.
041_0705_a_05L王語堅固慧
勿作如是說
若不受欲樂
何名爲我子

이 나라의 부귀는
저 다문천(多聞天) 같나니
모든 궁전과 누각은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다.
041_0705_a_07L有國之富貴
如彼多聞天
諸宮殿樓閣
衆寶而莊嚴

백천의 많은 기녀(妓女)와 음악들
언제나 주위에 둘러 있는데
최상의 색상 갖추어
천녀와 같아 다름이 없다.
041_0705_a_09L百千衆妓樂
周帀常圍繞
具最上色相
類天女無異

얼굴 모양은 모두 원만하고
피부는 불그레하며 이는 가지런하고
이마는 넓고 반듯하며
눈은 연잎처럼 푸르렀다.
041_0705_a_11L面貌皆圓滿
脣丹齒齊密
額廣復平正
目比靑蓮葉

태도는 모두 단정하고
살결은 옥이나 눈과 같고
갖가지 묘한 노래와 춤으로
서로 어울려 함께 즐긴다.
041_0705_a_13L形儀悉端直
膚潔猶珂雪
作衆妙歌舞
而共相娛樂

젊은 나이라 색신이 고와
마치 저 가지 위의 꽃과 같나니
너는 부디 여기 살면서
그 영화를 버리지 말라.
041_0705_a_15L年少色鮮白
如彼枝上花
汝當住於此
勿棄於榮貴

나는 진실로 너에게 말하나니
비방도 아니요 칭찬도 아니다.
태자여, 잘 알아야 하나니
왕위란 극히 존귀한 것이다.”
041_0705_a_17L我今誠謂汝
非毀亦非譽
太子善了知
王位極尊勝

태자는 이 말을 다 듣고도
거기서 벗어나기 결심했나니
저 5욕의 경계에 대해
마치 꿈인 듯 집착하지 않았다.
041_0705_a_19L我聞是說已
決志求出難
於彼五欲境
不著如夢寐

태자는 다시 부왕께 아뢰었다.
“내가 생각하니 그 언제부터
애욕의 정에 빠진 바 되어
그 즐거움에 부끄러움 몰랐네.
041_0705_a_21L復白於父王
自念從無始
爲欲之所溺
娛情不知愧

그것은 마치 저 장님이
험준한 길을 간신히 가면서
평탄한 길을 버리는 것 같거니
누구에 의해 구원받으리.
041_0705_a_23L猶如彼盲夫
艱辛趣險道
自捨平坦處
憑誰爲歸救
041_0705_b_02L
이 욕정을 잘 모른다면
무엇에 의해 고통의 결박 벗으리.
이 험한 길을 벗어나야
내 마음이 뒤바뀌지 않으리.
041_0705_b_02L於欲不了知
何由脫苦縛
當離於險道
此心非顚倒

모든 욕심을 잘 멀리하면
안온하여 아무런 우환 없고
저 욕정에 집착하는 사람은
장님처럼 아무 것도 보지 못하네.
041_0705_b_04L若能遠諸欲
安隱除過患
當知著欲者
如盲無所見

욕심 경계는 폭포와 같아
마구 쏟아지면 막기 어렵고
이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네.
041_0705_b_06L欲境如瀑流
傾注難防護
世有明智人
當生於厭怖

욕심은 온갖 고통의 원인
사람 해치기 독사보다 더하고
칼과 막대기와 독약과 같고
왕성히 타오르는 불꽃과 같다.”
041_0705_b_08L欲爲衆苦因
損害逾蛇螫
刀杖與毒藥
熾火然相似

저 견고혜 왕자는
슬픔을 머금고 부왕께 아뢰었네.
“내 뜻은 저 산림에 있나니
욕심 버리고 해탈을 구하려하나이다.
041_0705_b_10L堅固慧王子
含悲白父王
我志在山林
離欲求解脫

이 몸은 실로 싫어해야 할 것
늙음ㆍ병ㆍ고통이 얽매고 있어
보배로운 왕위는 돌아보지 않나니
원하옵나니 출가하기 허락하여 주소서.”
041_0705_b_12L是身深可厭
老病苦縈縛
不顧王寶位
願允聽出家

이때에 그 왕족 가운데
월시(月施)라는 동자가 있어
태자가 집을 떠나는 것을 보고
그도 따라 범행(梵行)을 닦으려 했다.
041_0705_b_14L是時王族中
童子名月施
見太子出家
亦隨修梵行

태자는 그 왕궁을 떠난 뒤에
용맹 정진을 갖추어 행하여
다섯 가지 신통을 얻고
네 가지 무량심(無量心)을 잘 닦았다.
041_0705_b_16L太子出家已
具勇猛精進
獲得五神通
善修四無量

사람 가운데의 석씨 사자는
두려움 없이 잘 설법하여
모든 중생들 두루 교화해
모두 불도에 들게 하였다.
041_0705_b_18L人中釋師子
說法無所畏
教化諸衆生
皆令入佛道

그리고 그 월시 동자는
그 선교한 방편으로써
5욕의 우환 보이어
왕에게 권해 도심을 내게 하였다.
041_0705_b_20L彼月施童子
以善巧方便
示五欲過患
勸王發道意

우다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옛날의 그 견고혜 태자를
너는 누구라 생각하느냐?
그이가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041_0705_b_22L優陀夷當知
往昔堅固慧
於汝意云何
今則我身是
041_0705_c_02L
그리고 그 월시 동자는
진실한 행을 즐겨 닦으며
석가 종족과 같이 살았나니
그이가 바로 지금의 너이니라.
041_0705_b_24L其月施童子
樂修眞實行
同居釋種中
今則汝身是

그러므로 우다이야,
너는 지금 응당 가서
부왕께 발심을 권하여
모든 좋은 이익 더욱 늘게 하라.
041_0705_c_03L是故優陁夷
汝今應當往
勸父王發心
增長諸善利

그때 존자 우다이가 부처님의 게송을 다 듣고는 자비로운 뜻을 공손히 받들고 예배하고 물러났다. 그리하여 이른 아침에 발우를 들고 가비라성으로 가 왕궁의 문으로 나아가 백천의 석족 황족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대중 가운데 있던 월면(月面)이라는 석가의 종족은 우다이와 구면이었는데 그가 멀리서 우다이를 보고 와서 물었다.
“무슨 일로 여기 오십니까?”
041_0705_c_05L爾時尊者優陁夷聞佛世尊說是偈欽承慈旨作禮而退於晨朝時執持應器往迦毘羅城詣王宮門見有百千釋種皇族共集一處彼衆中有一釋種名曰月面與優陁夷舊爲知識遙見尊者往相慰問何緣至此

우다이가 말했다.
“지금 세존이 계시는 니구율타숲에서 오는 길인데, 정반 부왕을 교화하여 깨끗한 신심을 내시게 하라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았습니다.”
041_0705_c_11L優陁夷曰今從世尊所住之處尼拘律陁林中匍匐而來奉佛慈旨遣令教化淨飯父王開發淨信

그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옛날 태자께서 출가하시지 않았더라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어 10선(善)으로 교화해 다스리면서 4천하의 왕노릇을 할 것이요, 7보 즉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여보(女寶)ㆍ병보(兵寶)ㆍ주장신보(主藏臣寶) 등이 저절로 나타나며, 다시 일천의 아들이 호위하고 일체 인민들이 공경하고 존중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출가하여 공적(空寂)을 즐기시니 이런 광대한 부귀를 잃어버리신 것입니다. 지금 모인 것도 바로 이것을 의논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041_0705_c_14L彼聞說已而作是言昔者太子若不捨家決定當作轉輪聖王十善治化王四天下當有七寶自然出現所謂輪寶象寶馬寶珠寶女寶兵寶主藏神寶復有千子之所圍繞一切人民恭敬尊重今旣出家志樂空寂則失如是廣大富貴今所集會正議此耳
041_0706_a_02L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정반왕이 석가의 종족들을 불러 뜰에 늘여 세우고 말하였다.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실달태자는 왕위의 최상의 쾌락을 버리고 임야에 즐겨 산다. 얼마나 그릇된 것이냐? 지금부터 그대들은 일절 거기 가서 공경하거나 공양하지 말라. 만일 어기는 자가 있으면 매를 때려 벌하리라.”
041_0705_c_21L所言未竟時淨飯王卽召釋種群列于庭而語之曰卿等當知悉達太子棄捨國位上妙快樂樂居林野一何錯謬而今而後汝等不應往詣彼所供養恭敬若有違者必當捶罰

그때 선오(善悟)라는 석가의 종족은 총명한 슬기로 온갖 선교방편을 환히 통달했는데, 궁문에 나갔다가 우다이를 보고 방편으로 가까이 가서 그윽한 곳에 이르러 비로소 안부를 물었다.
“세존 스승님께서는 기거가 가뿐하시고 안온 쾌락하시며 4대(大)가 조화하여 병고나 번뇌도 없으시며 중생들을 교화하시기에 피로하시지는 않으십니까?”
041_0706_a_03L有釋種名曰善悟聰慧明達多諸善巧出至宮門見優陁夷方便附近漸至屛處始敢伸問世尊導師起居輕利安隱快樂四大調和少病少惱化度衆生無疲勞耶

또 무우(無憂)라는 석가의 종족과 이우(離憂)라는 석가의 종족도 존자에게로 가서 세존의 안부를 묻되 앞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우리들도 모두 세존께서 계신 곳에 가고자 하나 ‘석가의 종족들은 누구든지 부처님께 친근하여 공양하지 못한다. 만일 어기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매를 때려 벌하리라’ 하시는 대왕의 분부가 있었으므로 이 엄한 분부를 두려워하여 감히 가는 자가 없습니다.”
041_0706_a_08L復有釋種名曰無憂復有釋種名曰離憂詣尊者所問訊世尊一如前說我等咸欲詣世尊所適奉王旨諸釋種等不得於佛親近供養若有違越必行捶罰爲懼嚴勅無敢往者

우다이가 이 말을 듣고 길게 탄식하였다.
“정반 부왕은 어찌하여 이처럼 생각하실까? 여래의 슬기의 해가 세상에 나타나 일체 중생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신다. 일체 인민과 사천왕ㆍ제석천왕ㆍ범천왕 등이 다투어 공양하기에 한가한 날이 없다. 내가 저 정반왕을 뵈옵고 이상의 일을 갖추어 아뢰리라.”
그는 곧 선정에 들어 관찰하다가, 그 부왕의 믿음의 뿌리가 성숙하여 반드시 교화할 수 있음을 알았다.
041_0706_a_12L優陁夷聞已太息淨飯父王何意如是如來慧日出現世間於諸衆生多所饒益一切人民四大天王帝釋天主梵天王等競伸供養曾無虛日我當求見彼淨飯王具陳上事乃入定觀知彼父王信根成熟決定可化

그리하여 우다이 존자는 온갖 위덕을 갖추어 결가부좌하고 허공에 앉았는데, 높이는 다라수(多羅樹) 높이의 일곱 곱절 정도였으며, 곧 여러 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었다.
그때 정반왕이 멀리서 존자가 허공을 타고 오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합장하고 우러러 보며 게송을 외웠다.
041_0706_a_18L尊者優陁夷具諸威儀結跏趺坐涌在虛空高七多羅樹卽現種種神通變化淨飯王遙見尊者乘空而心生歡喜合掌瞻仰說伽陁曰

희유하여라. 뛰어나고 훌륭한 행을 성취하여
모든 신통변화 나타내고 온갖 위덕 갖추어
허공을 타고 여기 오나니 무슨 인연 있는가
원하나니 성자(聖者)는 빨리 말하라.
041_0706_a_22L希有成就殊勝行
現諸神變具威儀
乘空至此有何緣
唯願聖者速當說

그때 존자 우다이도 게송으로 답하였다.
041_0706_a_24L爾時尊者優陁夷以偈荅曰
041_0706_b_02L
나는 바로 거룩한 왕의 아들의 아들로서
여래의 법을 의지해 그 가운데 머무른다.
원하나니 왕께서는 빨리 깨끗한 신심을 내어
훌륭한 저 복전(福田)께 공양을 드리라.
041_0706_b_02L我是聖王子之子
依止如來法中住
願王速發淨信心
於勝福田興供養

태자께서는 나라를 버리고 부처님 도를 이루어
훌륭하고 상서로운 큰 명칭을 갖추셨고
그 몸의 광명은 언제나 이 세간을 비추며
지혜의 광명은 능히 모든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깨뜨린다.
041_0706_b_04L太子棄國成佛道
具勝吉祥大名稱
身光常照於世間
智光能破諸癡暗

마치 저 번쩍이는 해가 구름에 가려진 것을 없애고
저 허공에 큰 광명을 두루 놓는 것처럼
용 아들의 지혜의 광명도 또한 그러하나니
저 3유(有)를 항상 비춘다.
041_0706_b_06L猶如赫日除雲翳
空中普放大光明
龍子智光亦復然
於三有中常照耀

또한 교교히 빛나는 달이 풍성한 빛을 놓아
허공에 노니는 모든 별빛을 거둬들이는 것처럼
용의 아들 지혜의 빛도 또한 그러하니
능히 일체의 저 외도를 다 항복 받는다.
041_0706_b_08L又如皎月舒盛光
揜蔽遊空諸宿曜
龍子智光亦復然
能伏一切諸外道

또 저 사자가 바위의 골짜기에서 크게 외치면
온갖 짐승들 그 소리 듣고 달아나 숨는 것처럼
용의 아들도 묘한 법의 소리를 두루 펴
모든 이론(異論) 꺾어 다 깨우치게 한다.
041_0706_b_10L又如師子吼巖谷
衆獸聞已悉奔竄
龍子宣暢妙法音
摧諸異論令開解

고행 외도의 선인들 삿되고 허망한 지혜로는
무아의 도리를 깨쳐 들어가지 못하리니
삼계를 윤회하며 도는 것은
모두 훌륭한 슬기가 없고 진제(眞諦)를 모르기 때문이네.
041_0706_b_12L苦行外仙邪妄智
不能入解無我理
流轉輪迴三界中
由無勝慧迷眞諦

이 세간 일체의 저 모든 유정들 눈이 멀어
슬기의 눈이 없어 생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때에
여래는 지혜의 광명을 열어 놓으시는 것
그것은 본래부터의 무명의 티끌을 부수기 위해서이네.
041_0706_b_14L一切世間諸有情
盲無慧眼難出離
如來開發智光明
爲破無始無明瞖

선과 악의 두 가지 길이 극히 분명하게 드러나니
하나는 평탄한 길, 하나는 험난한 길인데
여래는 그들 위해 그 미혹함을 잘 가리켜
진흙에 빠진 자들을 잘 건져 구하신다.
041_0706_b_16L善惡二途極明顯
一爲平坦一險阻
如來善爲指其迷
沒淤泥者能捄拔

비유하면 저 구름이 모든 물을 머금었다가
높고 낮음이 없이 이 대지를 두루 적시는 것처럼
부처님께서 법의 비를 베푸는 것도 그와 같아서
인간과 천상의 갖가지 선근을 더욱 자라게 하네.
041_0706_b_18L譬若雲能含衆水
普滋大地無高下
佛施法雨亦復然
增長人天諸善種

내리는 비가 모든 산의 숲을 충분히 적셔
약초의 뿌리와 줄기 그리고 가지와 잎사귀와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모두 다 피어
이 온 대지를 두루 다 장엄하는 것처럼.
041_0706_b_20L雨能充洽諸山林
藥草根莖及枝葉
衆妙花蘤悉開敷
周徧莊嚴於大地

그와 같이 용의 아들은 법의 비를 내리어
부처님 법의 공덕의 나무를 기르고
열 가지 힘과 무외법(無畏法)과 불공법(不共法)으로
보리 지혜의 꽃과 열매를 모두 성숙시킨다.
041_0706_b_22L亦如龍子雨法雨
滋榮佛法功德樹
十力無畏不共法
成熟菩提智花果
041_0706_c_02L
바다 속에 있는 갖가지 보배와 저 수미산이
번쩍번쩍 빛나고 우뚝 서서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부처님께서 저 성문들의 큰 모임 가운데 계실 때
가장 뛰어난 그 광명은 아무도 짝할 이 없네.
041_0706_b_24L海中衆寶彌盧山
煥赫巋然而不動
佛處聲聞大會中
最勝光明無與等

33천의 제석천왕이
그 공양과 묘한 장엄을 널리 일으킬 때에
용의 아들인 외외(巍巍)한 큰 사문을
모든 하늘은 보고, 보는 자는 모두 깨우침 받는다.
041_0706_c_03L三十三天帝釋主
廣興供養妙莊嚴
龍子巍巍大沙門
諸天見者咸開悟

부처님 법 해탈의 바다에 들어가고
지혜의 법 보배 창고를 성취하려 하거든
마땅히 계율과 선정으로 뗏목을 삼아야
비로소 4념처(念處)의 마니(摩尼) 무더기에 이르리.
041_0706_c_05L欲入佛法解脫海
成就智慧法寶藏
當以戒定爲船筏
能至念處摩尼聚

태자께서 옛날 온갖 고행 닦으실 때에는
혹은 못 가운데나 혹은 바위굴에 머물고
혹은 멀리 떨어진 넓은 들판을 의지하여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작(無作)을 잘 통달하였네.
041_0706_c_07L太子昔修諸苦行
或住陂池或巖窟
或依迥絕曠野中
善達空無相無作

석가모니 큰 선인은 사자처럼 외치시어
모든 미혹한 중생들을 타일러 깨우침을 내게 하나니
이와 같은 좋고 교묘한 방편의 힘으로써
교화하기 어려운 자를 능히 교화해 유순하게 하신다.
041_0706_c_09L牟尼大仙師子吼
指誘群迷生覺悟
如是善巧方便力
難化能化使柔順

부처님께서는 최상의 조어사(調御師)가 되시어
중생들에게 모든 법의 보배를 베푸시니
적정(寂靜) 묘락(妙樂)의 사마타와
계율과 선정과 공덕의 견고한 창고이네.
041_0706_c_11L佛爲最上調御師
能施衆生諸法寶
寂靜妙樂奢摩佗
戒定功德堅固藏

만일 능히 그 가르침을 의지해 모든 행을 닦으면
의혹을 없애고 죄도 멸하여 청정하게 되리니
그러므로 저 하늘과 사람과 또 아수라들이
언제나 부처님의 바른 법을 즐겨 듣고 지니네.
041_0706_c_13L若能依教修諸行
除惑滅罪令淸淨
是故天人阿修羅
常樂聞持佛正法

이에 정반왕이 존자 우다이에게 게송을 외웠다.
041_0706_c_15L於是淨飯王爲尊者優陀夷而說偈

내 아들은 집을 버려 조그만 즐거움도 없고
혹은 음식이 모자라고 혹은 침구가 없으리니
마치 저 선명하고 순결한 푸른 연꽃을
육지에 버려 두면 장차 마르는 것과 같으리.
041_0706_c_17L我子捨家無少樂
或乏飮食或臥具
猶如鮮潔靑蓮花
置之陸地當枯悴

존자 우다이도 게송으로 답하였다.
041_0706_c_19L尊者優陀夷以偈荅曰

여래는 갖가지 신통에 유희하나니
언제나 선열(禪悅)을 드시며 기갈이 없고
적정과 묘한 등지(等持)에 머물기 때문에
저 금련화(金蓮華)와 같아 그 몸이 견실하네.
041_0706_c_20L如來遊戲諸神通
常飡禪悅無飢渴
由住寂靜妙等持
若金蓮華體堅實

이때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41_0706_c_22L淨飯王復說偈言

태자가 옛날 왕궁에 있을 때에는
백천의 미녀들이 언제나 그를 둘러싸고 있어
잠자면서도 노래와 음악 소리 항상 들었는데
지금은 숲 속에 살거니 무슨 즐거움 있으리.
041_0706_c_23L太子昔在皇宮日
百千采女常圍繞
睡寤常聞歌吹聲
棲止山林有何樂
041_0707_a_02L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041_0707_a_02L尊者優陀夷以偈答曰

부처님께서는 해탈의 뛰어난 경계에 머물러
깊은 마음으로 모든 선정을 의지해 있나니
다니거나 섰거나 앉거나 눕는 위의(威儀) 가운데
언제나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괴로움 없네.
041_0707_a_03L佛住解脫勝境界
深心依止諸禪定
行住坐臥威儀中
常生喜樂曾無苦

이때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41_0707_a_05L淨飯王復說偈言

태자가 옛날 왕궁에 있을 때에는
갖가지 아름다운 자리 위에 침구를 폈고
백천 개의 등불이 언제나 밝게 비추어
저녁이 되어도 일찍이 어두움을 몰랐네.
041_0707_a_06L太子昔在皇宮日
衆妙茵褥敷臥具
百千燈炬常照明
向夕未嘗知有暗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041_0707_a_08L尊者優陀夷以偈荅曰

석가모니는 널리 훌륭하고 뛰어난 행을 닦으면서
네 가지 무량한 마음으로 자리를 삼아
마음은 언제나 즐거워 모든 유정을 이롭게 하고
중용(中庸)의 경계에 있어 어리석음과 미련함 없네.
041_0707_a_09L牟尼廣修殊勝行
以四無量爲茵褥
心常利樂諸有情
於中庸境無癡鈍

그러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41_0707_a_11L淨飯王復說偈言

옛날에 태자가 깊은 궁전에 있을 때에는
갖가지 쾌락을 수용하여 유희했었고
좌우에서 모셔 호위하고 잘 받들어 맞이했는데
지금은 홀로 산림에 살거니 무슨 얻음 있으랴.
041_0707_a_12L昔時太子居深殿
遊戲受用諸快樂
左右侍衛善承迎
獨止山林何所得

존자 우다이가 게송을 답했다.
041_0707_a_14L尊者優陀夷以偈荅曰

여래께서 의지하는 곳은 모두 맑고 훌륭하여
한적한 아란야에 계시기를 즐거워하시니
이 세간을 평등하게 관찰하시고
언제나 하늘과 용들의 공경함을 받네.
041_0707_a_15L如來所止悉淸勝
樂居寂靜阿蘭若
平等觀眎於世間
常得天龍常恭敬

그러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41_0707_a_17L淨飯王復說偈言

옛날에 태자가 왕궁에 있을 때에는
목욕한 궁녀들이 다투어가며 받들어 섬기었고
묘한 바르는 향으로 몸을 빛내었는데
지금은 산림에 의지해 살면서 무슨 소득 있으랴.
041_0707_a_18L昔日太子處王宮
沐浴嬪嬙競承事
上妙塗香以瑩身
棲止山林何所得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041_0707_a_20L尊者優陀夷以偈荅曰

모니께서는 계율로써 목욕을 삼아
모든 악을 영원히 씻어 버리고 깨끗해 때가 없나니,
자기와 남을 모두 맑고 깨끗하게 하고는
온갖 티끌의 더러움을 떠나 저 언덕에 오르셨네.
041_0707_a_21L牟尼持戒爲浴池
永滌諸惡淨無垢
能令自佗悉淸淨
離衆塵穢登彼岸

이때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41_0707_a_23L淨飯王復說偈言
041_0707_b_02L
태자가 입던 옷은 뛰어나고 묘한 옷으로
구슬 영락을 금실로 꿰어 장식하고
전단을 섞어 만든 묘한 향을 발랐는데
지금은 산림에 살거니 무슨 소득 있으리.
041_0707_a_24L太子所著殊妙衣
金縷貫飾珠瓔珞
旃檀和合妙塗香
棲止山林何所得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041_0707_b_03L尊者優陀夷以偈荅曰

석가모니는 부끄러움으로 좋은 옷을 삼고
보리분(菩提分)의 법은 구슬 화만과 같으며
계율을 지켜 맑고 시원함은 바르는 향 같나니
그것들로써 공덕의 그 몸 장엄하였네.
041_0707_b_04L牟尼以慚爲上服
菩提分法如珠鬘
護戒淸涼若塗香
以用莊嚴功德體

그러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41_0707_b_06L淨飯王復說偈曰

태자가 머무는 곳은 항상 엄하게 경계했나니
백천 명 용사들이 창 들고 투구 쓰고
비단 일산은 허공에 펴져 햇빛을 가렸는데
지금은 혼자 산림에 살거니 그 누가 수호하리.
041_0707_b_07L太子所住常嚴警
百千勇士持戈冑
繖蓋迎空蔽日光
獨向山林誰守護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041_0707_b_09L尊者優陀夷以偈答曰

석가모니는 열 가지 지혜 힘을 모두 갖추어
어떠한 두려움에도 그 마음 흔들리지 않고
자비로 모든 중생들을 두루 잘 보호하며
사문의 법의 아들들은 항상 그를 호위하네.
041_0707_b_10L牟尼具足十智力
於諸怖畏心不動
慈悲普蔭諸群生
沙門法子常圍繞

그때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41_0707_b_12L淨飯王復說偈言

착하여라. 부처님의 공덕을 잘 설명하나니
오래지 않아 나는 가서 그 법의 요체를 들으리라.
원하나니, 그대는 지금 먼저 내 공양 받고
다시 향기로운 음식을 가져가서 여래께 올려라.
041_0707_b_13L善哉善說佛功德
不久當往聞法要
願今先受我供養
復持香飯奉如來
父子合集經 卷第一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