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석문가례초(釋門家禮抄) / 釋門家禮抄下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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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가례초 하편釋門家禮抄 下篇
나암 진일懶庵眞一 엮음
장杖
상주(孝子)는 어버이를 잃고 나면 슬프고 애달파서 통곡하고 울며,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 신체가 마르고 병이 들기 때문에 지팡이로 몸을 부호扶護한다. 이는 죽음 때문에 산 사람이 상하는 일이 없게 하려 함이다. 어린아이나 부녀자는 지팡이를 짚지 않는데 그들은 병드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석자釋子(승려)들은 마음과 몸이 속인과는 달라서 무상無常함을 통달해 알고 있기 때문에 비록 어버이나 스승을 잃었다 하더라도 곡기를 끊어서 병을 얻는 일이 없는데 무슨 지팡이가 필요하겠는가?
이는 불효하거나 부인이나 동자 등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대개 율律와 예禮, 그리고 종교적인 것이 같지 않기 때문에 지팡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 또한 과실過失이 아니다.

곡哭
『열반경涅槃經』에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시자 모든 성문聲聞 제자들이 다 통곡하였다. 욕망을 여의지 못한 이는 모두 땅에 뒹굴기까지 하였다.” 또 “비구는 스승이 죽어도 크게 소리 내어 곡을 해서는 안 된다. 작은 소리로 흐느껴 울면서 눈물을 흘려야 한다.”1)
무릇 석자들도 스승이나 어버이가 상을 당하면, 애통함이 마음으로부터 발생하니 어찌 곡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만 소리를 놓아 울지 않고, 사정이나 곡절을 이야기하거나 허튼 이야기를 하지 않아야 하며, 오직 한결같은 소리를 내어 슬픔을 극진하게 할 따름이다.

행조行弔
‘조弔’란 이르다(至)라는 의미이다. 『시경詩經』에 “신이 이르렀다.(神吊矣)”고 하였다. 『오삼집五杉集』 「조의弔儀」편에 매우 잘 갖추어져 있으니 이를 검토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삼집』의 「조의」편에 말하였다.
“무릇 조문을 가서 위로하는 사람은 상가(孝家)의 문안에 들어가면 비창悲愴한 모습을 해야 한다. 상가에는 손님을 인도하는 사람이 있으니, 곧 명지名紙2)를 통하고 인도하는 사람의 뒤를 따라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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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284_a_02L釋門家禮抄下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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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284_a_04L懶庵眞一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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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284_a_06L
孝子失親悲哀哭泣三日不食身體
008_0284_a_07L羸病故以杖扶身明不以死傷生也
008_0284_a_08L童子婦女不杖以其不能病也今釋子
008_0284_a_09L心形異俗達了無常雖喪其親與師
008_0284_a_10L未有絶醬而成病者也何必杖乎非是
008_0284_a_11L不孝婦人及童子等盖律禮宗致不同
008_0284_a_12L其杖不用亦無過失也

008_0284_a_13L

008_0284_a_14L
涅槃經云佛滅度後諸聲聞弟子皆哭
008_0284_a_15L未離欲者皆宛轉于地比丘師亡
008_0284_a_16L得擧聲大哭應小小泣淚凡釋子
008_0284_a_17L [26] 二親或喪痛自心發豈有不哭者乎
008_0284_a_18L但不得縱聲委曲并致他詞惟一任其
008_0284_a_19L哀哀而已

008_0284_a_20L行吊

008_0284_a_21L
吊者至也詩云神吊矣五杉集中
008_0284_a_22L吊儀甚備可撿行用

008_0284_a_23L
五杉吊儀云凡吊慰者入門懷悲愴之
008_0284_a_24L孝家有引客之人即通名紙從後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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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승원僧院(사찰)이면 영전靈前에 들어가 ‘우吁’ 하고 두세 번 소리를 내고, 만약 소중한 사람의 죽음에는 곧 그 죽은 이에 대하여 예를 올려야 한다.
죽은 이는 의식을 버릴 때에 계율도 따라 버리기 때문에 송종送終3)하는 옷으로는 반드시 오조가사를 걸치게 한다. 그런 까닭으로 굳이 예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 그저 상주(孝子)만을 조문할 때에도 ‘우吁’ 하는 소리를 두세 번 하고 곧 나가면 된다.
상가에 만약 도반이 손님으로 와 있으면 조금 머물러 있고, 혹 상주와 깊은 친분이 있거나 서로 아는 사이라면 들어가서 상주를 뵙고 손을 맞잡고 위문해도 된다.
아직 성복례成服禮를 치르기 전이거나 혹 갓 성복례를 치른 경우라면 위로하는 도리를 해서는 안 되고, 이미 칠재七齋를 치르고 난 뒤라면 바로 위로해도 좋다.
속가일 경우 혼령만 위로하는 것을 상傷이라 하고, 상주를 위문하는 것을 조弔라 한다.4) 만약 아버지나 또는 백숙伯叔 형제라면 곧 혼령을 위문하고 나서 상주에게 조문하면 된다. 혼령에 조문하는 것과 상주에 조문하는 것도 다만 ‘우吁, 우吁’라고 하면 그만이다.
만약 어머니와 백모伯母나 자매 등의 경우라면 혼령에 조문하지 말고 상주에게만 조문하면 되며, 상주와 관련이 있는 여인으로서 규방閨房과 바깥의 구분이 없는 경우라면 꼭 혼령에 조문하지 않아도 된다.
조문을 간 사람이 돌아가신 이보다 나이가 적으면 시신이 있는 곳까지 가서 예를 올려야 한다.”

―‌대부분 승려가 사망하면 계율도 버리기 때문에 절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였다. 만약 그렇다면 무슨 까닭에 남산南山 대사가 “돌아가신 사람보다 나이가 적으면 시신이 있는 곳까지 가서 예를 올려야 한다.”라고 하였으며, 또 경전에서 “비구가 죽어 흙으로 변화하면 부처님께서는 어떤 비구를 보내 예배하게 합니까?”라고 하였겠는가? 지금 이것을 상고해 보면 필시 죽은 이보다 나이가 많으면 예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 듯하다.5)

또 그 제자弟子에 대해서는 손을 잡고 위문한 다음에 그 스승이 계신 곳으로 가서 법에 의거하여 조문을 행해야 한다. 여기에서 ‘제자’란 돌아가신 사람의 제자를 말한다. 그의 미혹함을 인도하는 차원에서 그의 손을 잡고 위문하는 것이다. ‘그 스승’이란 돌아가신 이의 두 스승을 말한다.【두 스승이란 계사戒師와 수업사受業師이다.】
『예기禮記』에 “살아 있는 분을 잘 아는 사이라면 상주에게 조문하고, 돌아가신 분을 잘 아는 사이라면 그 혼령을 조문한다.”6)라고 하였다. 『열반경』에는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시자 하늘과 사람의 대중들이 모두 ‘어찌 이다지도 괴로움을 주는가,

008_0284_b_01L若僧院則入靈前吁兩三聲若重
008_0284_b_02L亡者即設禮其亡者捨識之時戒亦
008_0284_b_03L隨捨故送終之衣須掛五條也所以
008_0284_b_04L不用設禮亦得便吊孝子亦吁兩三聲
008_0284_b_05L便出孝家若有伴客之人畧住或與
008_0284_b_06L孝子有深分相知入見孝子執手叙慰
008_0284_b_07L若是未成服或初成服無叙慰之道
008_0284_b_08L已經齋七然後即可叙慰也若是俗家
008_0284_b_09L慰靈曰傷慰孝子曰吊若是父及伯叔
008_0284_b_10L兄弟即可傷而後吊傷與吊亦只是
008_0284_b_11L吁吁而已若是母及伯母娣妹等不用
008_0284_b_12L傷但吊孝子緣女人無閨外之分
008_0284_b_13L必傷也行吊人少於亡者至屍所設禮

008_0284_b_14L
多云僧亡戒捨故不得設拜若爾
008_0284_b_15L故南山大師云少於亡者至屍所設
008_0284_b_16L禮也又經中比丘化爲地佛令有
008_0284_b_17L讎比丘設禮拜今詳之必是長於
008_0284_b_18L亡者不禮尓

008_0284_b_19L
又於其弟子執手慰問然後至其師所
008_0284_b_20L依法吊之弟子即亡者之弟子也以其
008_0284_b_21L噵迷故執其手而慰焉其師即亡者之
008_0284_b_22L二師也二師即戒師
受業師也

008_0284_b_23L
禮云知生者吊知死者傷涅槃經云
008_0284_b_24L佛滅度後人天大衆咸曰何斯苦哉

008_0284_c_01L어찌 이다지도 괴로움을 주는가?’라 말하였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조문하는 말이다.

수조受弔
화상和尙과 사리闍梨는 곧 휘장 밖에 있는 방석에 앉아 손님이 와서 조문을 하게 되면 동문수학한 사람으로서 저들보다 나이가 적으면 풀을 깔고 그 위에 서 있고 나이가 많으면 풀 자리 위에 앉는다.

―‘화상’과 ‘사리’란 곧 돌아가신 분의 두 스승이고, ‘동문수학한 이로서 나이가 적고 많다’고 한 것은 곧 돌아가신 분의 제자들을 말한다.【이것은 『남산초南山抄』에서 뽑아낸 것이다.】

『상의喪儀』에 말하였다.
“직접 득도시킨 제자면 막幕 안에 들어가서 곡을 하고 학업學業을 받은 제자이면 장막 밖에서 곡을 한다. 무릇 스님이 와서 조문을 하면 곡을 하고 엎드리며 속인이 와서 조문을 하면 곧 곡만 하고 엎드리지는 않는다.
만약 비구가 부모의 상을 당해서 속가에 가서 조문을 받을 적에는 곧 남녀 사이에 섞여 있어서는 안 되며, 장막 밖 당堂 앞에 풀이나 혹은 거적을 깔고 얼굴을 동쪽으로 향하고 앉아서 조문을 받아야 한다.
조문하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곧 공수拱手7)하고 머리를 조금 숙이고 슬프디 슬프게 곡을 하며, 조문하는 이가 없으면 경을 독송하거나 염불을 해야 한다.”

분상奔喪8)
석씨釋氏의 분상奔喪은 대가섭大迦葉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신 지 이미 7일이 지났는데, 그제야 가섭이 제자들을 거느리고 비로소 쌍림靈林에 이르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금관金棺에서 두 발을 내어 보이셨다.
초鈔(『南山鈔』)에 “분상하는 이는 곧바로 시신이 있는 곳에 가서 예배한 뒤에 차례를 따라 제 위치를 찾아 앉는다.”라고 하였다.
기記(『增輝記』)에 말하였다.
“분상이란 먼 외지外地에 있을 적에 스승이 돌아가시어 흉한 소식이 이르면, 친구들 간에 먼저 영위靈位를 설치해야 하나니, 이는 애도하는 의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그런 뒤에 인도하여 그곳에 이르러 극진하게 애도를 표한 뒤에 빨리 돌아가야 한다. 별을 보고 떠나기 시작해서 별을 보고 멈추어 쉬곤 해야 한다.
이윽고 본원本院에 이르렀을 적에 만약 감구龕柩가 끝나고 이미 돌아와서 영골靈骨을 탑에 봉안하였으면, 먼저 그곳에 가서 예배하고 극진한 애도를 표한 다음에 탑을 몇 바퀴 돌고 나서 사찰로 돌아가 법으로 맺어진 권속들에게 조문을 한다.”
초鈔(『南山鈔』)에 말하였다.
“만약 절개가 높고 뭇 사람들보다 뛰어나며 지금껏 깨끗하고 고상한 삶을 살아온 이라면

008_0284_c_01L何斯苦哉此似傷詞也

008_0284_c_02L受吊

008_0284_c_03L
和尙闍黎鋪床在幔外坐擬有客來吊
008_0284_c_04L同學小者布草立大者坐於草上

008_0284_c_05L
和尙闍黎即亡者之二師同學小者
008_0284_c_06L大者即亡者之弟子也此出南山抄

008_0284_c_07L
喪儀云親度弟子哭於幕內受學弟
008_0284_c_08L哭於幕外凡僧來吊即哭而伏
008_0284_c_09L來吊則但哭不伏若比丘於父母喪
008_0284_c_10L徃俗家受吊不可雜於男女之中即於
008_0284_c_11L幕外堂前布草或薦面東而坐受吊
008_0284_c_12L有人來吊則拱手低頭哀哀而哭
008_0284_c_13L人吊則誦經念佛

008_0284_c_14L奔喪

008_0284_c_15L
釋氏奔喪出自大迦葉也佛滅度已七
008_0284_c_16L迦葉領徒方至雙林佛於金棺
008_0284_c_17L雙足示之鈔云若奔喪者直至屍所禮
008_0284_c_18L拜而後從次第位而坐記云奔喪者
008_0284_c_19L謂在外處師亡凶信至朋友間先爲
008_0284_c_20L設靈位此擧哀儀也然後引至其處
008_0284_c_21L擧盡哀後疾疾而歸見星而行見星
008_0284_c_22L而舍旣至本院若龕柩已歸塔先歸
008_0284_c_23L其處禮拜盡哀繞數匝而後歸院
008_0284_c_24L法眷行吊鈔云若高節拔群由來淸卓

008_0285_a_01L굳이 세속의 정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이 말도 역시 옳은 말이 아니다.】
만약 마음 쓰이는 대로 기쁘고 성남(喜怒)을 표출하고 세속을 따라 부침浮沈하는 사람으로서 부모나 혹은 두 스승이 돌아가신 뒤에 호하護夏(여름 결제)로 인해 오지 못했거나 비록 왔다 하더라도 슬픔을 다 펼치지 않으면 도속道俗이 다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장법葬法
천축天竺(인도)에는 네 가지 장례법이 있다.
첫째는 수장水葬이니, 죽은 사람의 시신屍身을 강이나 하천에 던져 모든 어별魚鼈의 먹이로 삼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화장火葬이니, 장작을 쌓아놓고 그 위에 시신을 얹어 태우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토장土葬이니, 언덕 옆에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묻어서 속히 썩게 하는 것이며, 넷째는 임장林葬이니, 싸늘한 숲(寒林) 속에 시신을 드러내 놓아 새나 짐승들의 먹이로 삼게 하는 것이다.

―‘싸늘한 숲(寒林)’이란 곧 서역西域(인도)에서 시신을 내다 버리는 곳이다. 율律(『十誦律』)에 “대부분 시신을 그 숲에 내다 버림으로써 모골毛骨이 송연해지기 때문에 한림寒林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라고 하였다.

사유闍維
사유闍維란 이곳 말로는 분소焚燒라 한다.
율律(『十誦律』)에 말하였다. “비구가 ‘화장火葬을 하면 몸속에 있는 벌레들이 다 죽을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자 부처님께서 ‘사람이 죽으면 몸속의 벌레들도 다 죽는다.’고 말씀하셨다.”

송장送葬9)
논論(『毘尼母經』)에 말하였다. “『합사송장기闔寺送葬記』에서 ‘무상無常함을 관觀하게 하기 위해서이다’라고 하였다.”

―지금 선禪을 하던 스님이 죽으면 존귀한 이든 젊은 사람이든 주승主僧이든 객승客僧이든 간에 따지지 않고 모두 북을 치며 널리 초청한다고 하였으니 대개 이 율법에 준하면 된다.

율律(毘奈耶)에 “비구의 장례(送葬)에는 독송 잘하는 이로 하여금 『무상경無常經』 게송을 독송하게 하여 그를 위해 축원해 주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열반경涅槃經(정반왕열반경)』에 말하였다. “정반왕淨飯王이 숨을 거두자 칠보관七寶棺에 염殮을 하였는데, 부처님과 난타難陀는 그 관 앞에 공손히 엄숙하게 서 있었고 아난阿難과 라후라羅睺羅는 뒤에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장차 다가올 세상에 흉포凶暴한 승려들이 부모님의 깊은 은혜를 보답하지 않을까 염려하시어 직접 스스로 관을 메었다. 그때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가 여섯 가지로 진동震動하자 사천왕四天王이 내려와 부처님을 대신하여 관을 메었다. 부처님께서는 향로를 받쳐 들고

008_0285_a_01L固不局世情此言亦
不可也

008_0285_a_02L
若任情喜怒隨俗浮沉者或父母或二
008_0285_a_03L師亡而護憂 [27] 不來雖來不展哀者
008_0285_a_04L俗同耻之

008_0285_a_05L葬法

008_0285_a_06L
天笁葬法有四焉一水葬謂投之江
008_0285_a_07L飼諸魚鼈二火葬謂積薪焚之
008_0285_a_08L土葬謂埋岸傍速朽之四林葬謂露
008_0285_a_09L置寒林以飼鳥獸也

008_0285_a_10L
寒林即西域棄屍處律謂多死屍
008_0285_a_11L入其林者可謂毛寒故名寒林也

008_0285_a_12L闍維

008_0285_a_13L
闍維此云焚燒律云比丘疑火葬則
008_0285_a_14L殺身中虫佛言人死虫已死
送葬

008_0285_a_15L闔寺慈送葬記 [28] 令觀無常

008_0285_a_16L
今禪居僧亡者不論尊少主客並打
008_0285_a_17L皷普請盖准此律

008_0285_a_18L
律云比丘送葬可令能者誦無常經伽
008_0285_a_19L爲其祝願

008_0285_a_20L
涅槃經云淨飯王命終殮以七寶棺
008_0285_a_21L佛與難陀在前恭肅而立阿難羅睺羅
008_0285_a_22L在後佛念當來凶暴之僧不報父母深
008_0285_a_23L躬自擎棺爾時三千大千世界
008_0285_a_24L種震動時四天王代佛擎棺佛乃執

008_0285_b_01L관 앞에서 인도하시며 걸어가셨다.”
그러니 지금 석씨들은 부모님의 장례에 이 경을 기준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선한 마음을 내게 해야 할 것이다.

사리舍利
이 물질은 곧 계戒와 정定과 혜慧의 인행忍行 공덕으로 인해서 훈습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범어梵語로는 설리라設利羅라고 하는데, 지금은 와전되어 간략하게 사리舍利라고 한다. 중국 말로는 골신骨身이라고 하는데 이 말을 번역에 이용하지 않은 까닭은 범부凡夫의 골신으로 외람되이 알려지는 것을 염려해서이다.

입탑立塔
범어로는 탑파塔婆라 하고, 이곳 말로는 고현高現 또는 무덤(墳)이라 한다. 혹은 부도浮屠라 하기도 하는데, 이곳 말로 풀이하면 취상聚相이라 한다.
전傳(『立表寄歸傳』)에 말하였다.
“(탑파塔婆를) 구라俱羅로 쓰고 있는데, 모두 벽돌이나 돌을 겹겹이 쌓아 만든 것으로서 그 형상이 마치 작은 탑과 같으나 위쪽에 수레바퀴 같은 덮개는 없다.
또 탑을 세우는 데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사람들의 훌륭한 점을 나타내기 위함이고, 둘째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믿음을 내게 하기 위함이며, 셋째는 은혜를 갚기 위함이다.
탑에 등급이 있으니 만약 초과初果(수다원)를 얻은 이면 1급級으로, 2과(사다함)는 2급, 3과(아나함)는 3급, 4과(아라한)는 4급으로 만들어야 하나니, 이는 삼계三界를 초월하였음을 나타낸 것이다.
벽지불辟支佛은 11급으로 만드나니 무명無明 한 등급만 초월하지 못했음을 나타내기 위한 까닭이며, 부처님은 13급으로 만드나니 이는 십이인연十二因緣을 다 초월하셨음을 나타낸 것이다.
만약 덕망이 있는 비구일 것 같으면 그 역시 꼭 탑을 세워 주어야 하는데 급級은 없게 할 것이며, 또 계율을 잘 지닌 비구나 법사法事나 사찰 경영을 잘한 비구로서 덕망이 있으면 모두 꼭 탑을 세워 주어야 한다.”

명銘
‘명銘’이란 지誌와 같은 의미이다. 선조의 덕이 있음을 칭송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군자君子는 명을 보고서 이미 그 칭송한 것을 아름답게 여기고, 또 그가 한 행위를 아름답게 여긴다.
그런 까닭에 명銘의 의미는 아름다운 일은 칭송하고 나쁜 일은 칭송하지 않는 법이니, 선조가 아름다운 일도 없는데 칭송하면 그것은 속이는 일이 되고, 아름다운 일이 있는데도 밝히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전하지 않는 것은 어질지 못한 일이다. 그러니 이 세 가지는 군자가 부끄럽게 여기는 일이다.
지금 석자들은 두 스승의 진실한 덕행이 있거나 이름난 행업行業이 있으면 기록하는 것이 옳다. 이것이 승전僧傳의 장본張本10)이 되는 것이다.


008_0285_b_01L香爐在棺前導引而行今釋氏父母葬
008_0285_b_02L可准此經令人生善心

008_0285_b_03L舍利

008_0285_b_04L
此物乃戒㝎慧忍行功德所熏成也
008_0285_b_05L語云設利羅今訛畧稱舍利華言
008_0285_b_06L所以不用譯者恐濫凡夫骨身

008_0285_b_07L立塔

008_0285_b_08L
梵語塔婆此云高現又云墳或云浮
008_0285_b_09L此云聚相傳云作俱羅皆疊塼石
008_0285_b_10L爲之形如少塔上無輪盖且立塔有
008_0285_b_11L三義一表人勝二令他生信三爲報
008_0285_b_12L而有等級若初果一級二果二級
008_0285_b_13L三果三級四果四級表超三界辟支佛
008_0285_b_14L十一級表未超無明一級故佛塔十三
008_0285_b_15L表超十二因緣故若比丘有德望者
008_0285_b_16L亦須立塔則無級又持律比丘法事營
008_0285_b_17L有德望者皆應立塔

008_0285_b_18L

008_0285_b_19L
銘者誌也論譔先祖之有德也君子
008_0285_b_20L觀於銘旣美其所稱又美其所爲
008_0285_b_21L銘之義稱美不稱惡先祖無美而稱之
008_0285_b_22L是誣也有美而不明知而不傳不仁也
008_0285_b_23L三者1) [18] [29] 所取也今釋子二師實有
008_0285_b_24L德行名業亦宜識之爲僧傳之張本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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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고稱孤
예禮에 “고자孤子란 어머니만 살아 계신 자를 일컫는 말이다.”11)라고 하였으니, 나이가 아직 30이 되지 못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어른이 되어 아내를 거느렸다면 어버이를 대신할 실마리가 생긴 것이므로 고孤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석자들을 보면 고제자孤弟子라고 말하는데 그건 옳지 못하다.
『오삼집』에 “효원孝院의 소사小師12)”라고 하였는데 그것이 옳은 말이다. 효원이란 상을 당한 상주가 사는 절을 이르는 말이니, 세속에서 효당孝堂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며, 스스로 자신을 자랑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비록 큰 사원寺院의 방에 살고 있더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기일忌日
2월 15일은 바로 부처님께서 열반涅槃하신 날이다. 천하의 승속僧俗이 법회를 열고 공양한 적이 있었으니, 그것이 곧 기일忌日이 된 것이다.
세속의 『예기禮記』에 “군자君子는 종신終身토록 효행을 해야 하나니, 이것은 곧 기일을 두고 한 말이다.”13)라고 하였다.

소자疏子
‘소疏’란 부처님께 아뢰는 편지이니, 아마도 이 소문疏文을 가지고 재齋를 지내는 이의 마음을 소통한다는 의미이다.
돌아가신 분이 아무리 존귀해도 부처님 앞에서는 반드시 그 이름을 불러야 한다.
예禮(『禮記』)에 “임금 앞에서는 아버지의 이름을 기휘(諱)하지 않고 아버지 앞에서는 자식의 이름을 기휘하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니, 스승이나 부모의 이름도 존귀하신 분(부처님) 앞에서는 감히 기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율律에 “사리불舍利弗이 멸도한 뒤에 그의 제자 사미 균제均提14)가 와서 부처님께 ‘저의 화상 사리불이 목숨을 마쳤습니다. 여쭈옵건대 무덤에서도 정신은 살아 있습니까?’라고 하였다.”라고 한 경우와 같다.
경經(『灌頂經』)에 말하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만약 사람이 죽으면 분묘나 탑을 세우는데, 그 사람의 넋(精魄)이 그 속에 있습니까?’라고 여쭈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왜 그런가 하면, 만약 사람이 살아 있을 적에 선근善根을 짓지 않고 삼보三寶를 알지 못해, 선한 일로 받을 복이 없거나 악한 일로 받을 재앙이 없거나 선지식善知識으로서 복을 닦은 일이 없으면, 이런 이는 그 넋이 분묘 속에 남아 있나니 어느 곳에 가서 태어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혹 살아생전에 복을 받을 만한 선한 일을 많이 했으면 천상天上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기 때문에 무덤 속에 넋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008_0285_c_01L稱孤

008_0285_c_02L
禮云孤子當室謂年未三十也壯有室
008_0285_c_03L有代親之端不爲孤也今見釋子
008_0285_c_04L孤弟子不然也五杉云孝院小師者
008_0285_c_05L孝院謂喪孝之院若俗云孝堂
008_0285_c_06L自伐語也雖居大寺院房者亦可稱之

008_0285_c_07L忌日

008_0285_c_08L
二月十五日是佛涅槃之日天下僧俗
008_0285_c_09L有營會供養即忌日之事也俗禮云
008_0285_c_10L君子有終身之孝者即忌日也

008_0285_c_11L䟽子

008_0285_c_12L
䟽者白佛之詞盖䟽通齋意也亡師
008_0285_c_13L雖尊對佛必須呼名禮云君前不諱父
008_0285_c_14L父前不諱子名師及父母之名
008_0285_c_15L敢諱於尊前也如律中舍利弗滅度後
008_0285_c_16L有弟子沙彌均提來白佛言我和尙舍
008_0285_c_17L利弗命過問墳2) [19] 精神在否經云
008_0285_c_18L難白佛言若人命終造立墳塚是人
008_0285_c_19L精魄在中否佛言亦在亦不在何以
008_0285_c_20L若人生時不造善根不識三寶
008_0285_c_21L善受福無惡受殃無善知識爲修福
008_0285_c_22L是其精魄在墳中未有生處故或生前
008_0285_c_23L大修福善或生天上人間故言不在
008_0285_c_24L▣疑「子」{編}「問」疑「間」{編}

008_0286_a_01L혹은 생전에 아라한(正眞)을 믿지 않고 사람들을 속여서 악업惡業을 지은 이는 곧바로 네 갈래 나쁜 세계15)에 떨어지기 때문에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경에 “지극한 선행과 지극한 악행을 한 사람은 중음中陰16)이 없다.”라고 한 말이 바로 그것이다.【이상은 『석씨요람』에서 초출抄出한 것이다.】

조서법弔書法
남의 스승의 죽음을 조문함(吊人師亡)
법문法門【돌아가신 스승이 승관僧官을 역임했으면 교문敎門이라 하고, 장로長老였으면 종문宗門이라 한다.】이 쇠상衰喪해져서 어지신 화상和尙【대사大師 또는 대덕大德】께서 갑자기 타고나신 수명에 순응하시어【만약 나이가 70 이상이면 곧 타고난 수명을 순응했다(順天年) 하고, 만약 60 이하면 곧 타고난 수명을 버렸다(棄天年)고 해야 한다.】 진적眞寂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세월이 빠르게 흘러 어느새 □□【성복成服·귀탑歸㙮·시서時序·재齋·상祥】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고 추모하니 가슴이 찢어지고 오열이 일어납니다.
아무개는 일찍이 은혜를 입었기에 엎드려 슬픔과 탄식을 더할 따름입니다.【만약 상주가 자기보다 낮은 지위면 곧 ‘슬픔으로 오열합니다’라 하고, ‘조첨早添’ 이하의 글은 사용하지 않는다.】

답荅
시봉侍奉 아무개가 복이 적어서 선화상先和尙께서 갑자기 원적圓寂으로 돌아가셨으니, 자비하신 은혜를 추모해 보면 슬프고 목이 메어 오열을 금할 길 없습니다.

다른 이의 부모가 돌아가심을 조문함(吊人父母亡)
삼가 □□□【존부군尊府君 또는 존부인尊夫人】께서 수명을 오래도록 누리지 못하시고【만약 연세가 70에 이른 스승이라면 곧 ‘갑자기 천년天年에 순응하시어’라고 한다.】 갑자기 저승길(玄路)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받들었습니다.
세월이 빠르게도 흘러서 어느새 □□【위와 같음】을 지내게 되었으니, 엎드려 생각하고 추모하건대 가슴이 찢어지며 오열이 일어납니다.

답荅
세속 집안의 흉한 재앙을 만나 □□【선고先考 또는 선비先妃】께서 세상을 떠나시니(傾背17)) 사랑으로 길러 주신 은혜를 추모해 보면 슬퍼 오열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

다른 사람의 스승이나 백숙 형제·소사 등의 죽음을 조문함(吊人師伯叔兄弟小師等)
법문法門이 쇠락해져서 어지신 스승(또는 백숙 형제)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세월이 빠르게도 흘러 어느새 □□【절서節序나 또는 칠재의 이름】을 지내게 되었기에 삼가 엎드려 생각하고 추모하건대 슬픔이 애절합니다.

답答
법을 이음이 시들어 떨어져서 스승의 백부(또는 숙부·형제)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세월이 너무도 빠르게 흘러 어느새 □□을 지내려 하오니 비통함을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세속 가문의 백부나 숙부 등에 대해서도 모두 이와 같이 하면 된다.】

위로 편지 쓰는 법(慰書法)

008_0286_a_01L或生前不信正眞謟誑欺人造作惡業
008_0286_a_02L即墮四惡聚故亦不在也經云極善極
008_0286_a_03L惡無中陰是也 此上出釋氏要覽抄

008_0286_a_04L吊書法

008_0286_a_05L吊人師亡

008_0286_a_06L
法門衰喪前人師若作僧官即云
敎門若長老即云宗門
賢和尙

008_0286_a_07L
奄順天年若七十已上即云順天年
年六十已下即云棄天年也

008_0286_a_08L歸眞寂日月遄流已經成服歸塔
時序齋祥
伏惟追
008_0286_a_09L慕摧𠰸某早添恩庥伏增悲哽若孝子卑
即云悲咽
008_0286_a_10L不用早添已
下之文也
荅云
某侍奉寡祐先和尙奄
008_0286_a_11L歸圓寂追慕慈陰不任悲哽咽絶

008_0286_a_12L吊人父母亡

008_0286_a_13L
伏承尊府君
尊夫人
不享遐齡若年七十師
云奄順天年
奄歸玄
008_0286_a_14L日月易流已經云云
同上
伏惟追慕摧𠰸

008_0286_a_15L荅云
俗門凶禍先考
傾背追感慈育無任
008_0286_a_16L悲咽云云

008_0286_a_17L吊人師伯叔兄弟小師等

008_0286_a_18L
法門衰喪賢師伯叔兄弟遷化日月易
008_0286_a_19L流已經節序
齋七
伏惟追慕傷切

008_0286_a_20L

008_0286_a_21L
答云法嗣凋喪師伯叔兄弟遷化日月
008_0286_a_22L遄流已經云云不任悲痛俗門叔伯等皆
008_0286_a_23L倣此

008_0286_a_24L慰書法

008_0286_b_01L
다른 사람 스승의 죽음을 조문함(慰人師亡)
상주가 더 높은 지위이면 곧 ‘아무개는 아뢴다(某啓)’라고 하고, 보통 친구 사이라면 거리낄 게 없다. 높은 지위면 ‘복승伏承’이라 하고, 낮은 지위이면 곧 ‘승承’이라 한다.

영靈으로 변함이 무상無常하여 어진 화상께서 하늘이 주신 수명에 공손히 순응하시어【혹은 ‘오랜 수명을 누리지 못하고’라고 한다.】 갑자기 적멸寂滅로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엎드려 받들었습니다. 세월이 머물지 않고 흘러서 어느새 □□【위에서와 같은 내용을 적절하게 넣는다.】을 지나게 되고 보니 엎드려 생각하고 추모해 보건대 목숨이 끊어질 듯하옵니다. 그 말씀을 받들어 들은 이래로 오직 슬픔만 더욱 늘어납니다. 아무개는 직접 혼령이 계신 자리에 나아가 뵈올 방법이 없어 삼가 편지를 받들어 위문의 말씀을 진술하나이다.
참담하고 슬픔에 겨워 자세한 내막은 다 말하지 못하고 이만 줄이며(不次18)) 삼가 편지를 올립니다.
□월 □일에 아무 군에 사는 사문 아무개는 삼가 지극한 효자 대덕의 복전服前에 편지를 올립니다.【상주가 지위가 낮으면 복전服前을 애차哀次로 고치면 된다. □월 □일 이하의 글은 이 아래에서도 모두 이와 같이 하면 된다.】

삼가 존귀하신 화상께서 미수眉壽19)를 길이 누리지 못하고(眉壽不永) 갑자기 참됨으로 돌아가심을 보이셨습니다.【70 이상이면 곧 ‘미수가 비록 높으셨으나(眉壽雖峻)’로 쓴다.】 갑자기 교문敎門을 버리시니 슬픔이 갑절이나 더하여 참담함을 느낍니다.
엎드려 현유玄猷를 생각하고 추모해 보건대 죽을 것 같은 오열이 더욱 극에 달합니다. 효도를 실천하는 가운데 비통해하는 마음을 조금 억누르고 오로지 예의 제도를 따르려 하옵니다.
아무개는 가서 위로할 방법이 없으니 슬프고 시린 마음만 더욱 쌓입니다. 참담하여 두서없이(不次) 삼가 편지를 올립니다. …….

답서答書
아무개 시봉이 복이 적어 선화상先和尙께서 하늘이 주신 명을 따르시어 갑자기 진적眞寂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사랑으로 길러 주신 은혜를 추모해 보건대, 죽을 것 같이 오열하며 애절한 아픔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편지를 올려 답하오며 슬프고 참담하여 두서없이 이만 줄입니다.
효원孝院(상을 당한 절)의 소사小師 아무개는 답장을 올려 아룁니다.

제가 복이 적고 쌓은 덕이 없어 시봉이 관심을 가질 새도 없이 선화상께서 세상의 흐름을 따르시어 갑자기 진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사랑으로 가르쳐 주신 은혜를 추모해 보건대 죽을 것 같은 오열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높은 분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특별히 위문해 주시니 슬픈 감정을 감내할 길이 없습니다. 삼가 답하는 편지를 올려 사례하나이다. 슬프고 참담하여 자세한 내막은 다 말하지 못하고 이만 줄입니다. …….

다른 이의 부모가 돌아가심에 조문함(慰人父母亡)
화禍의 연유는 일정함이 없습니다. 엎드려 어지신 존부군尊府君【혹은 존부인尊夫人】께서 세상을 떠나셨다(傾背)는 소식을 받들고(聞問20))

008_0286_b_01L慰人師亡

008_0286_b_02L
孝子尊即云某啓平交即亦無妨
008_0286_b_03L即云伏承卑即云承靈變無常伏承
008_0286_b_04L賢和尙式順天年或云不
享遐齡
奄歸寂滅
008_0286_b_05L月不居已經
伏惟追慕殞絶承聞已
008_0286_b_06L惟增惻怛某末由自詣靈席謹奉
008_0286_b_07L

008_0286_b_08L
陳慰慘愴不次謹狀日月某郡沙門某
008_0286_b_09L狀上至孝大德眼 [30] 孝子卑改服前作哀次
月日已下文皆倣此

008_0286_b_10L切以尊和尙眉壽不永奄示眞歸七十
已上
008_0286_b_11L即云眉
壽雖峻
倐棄敎門倍增感愴伏惟追慕
008_0286_b_12L玄猷殞𠰸彌極孝履中稍抑哀摧
008_0286_b_13L專禮制某末由造慰尤積悲酸慘愴
008_0286_b_14L次謹狀云云

008_0286_b_15L答書

008_0286_b_16L
某侍奉寡祐先和尙克順天年奄歸眞
008_0286_b_17L追慕慈訓不任殞𠰸痛切謹復白
008_0286_b_18L慘愴不次孝院小師某答白

008_0286_b_19L寡薄所鍾侍奉無感先和尙克順世流
008_0286_b_20L奄歸眞寂追慕慈訓不任殞𠰸伏蒙
008_0286_b_21L尊慈特垂慰問不任悲感謹復狀陳
008_0286_b_22L慘愴不次云云

008_0286_b_23L慰人父母亡

008_0286_b_24L
禍故無常伏承賢尊府君或尊
夫人
傾背聞問

008_0286_c_01L너무나 슬퍼서 어찌할 길이 없을 따름입니다.
엎드려 생각하고 추모해 보건대 죽을 것같이 오열함을 어찌 참아 낼 수 있겠습니까? 세월은 빠르게도 흘러 어느새 □□【위에서와 같음】을 지나게 되고 보니, 아무개는 일찍이 어지신 분의 은혜(仁私)를 입었기에 슬프고 가슴 아린 심정을 감내할 길이 없습니다.
삼가 받들어 편지를 올립니다.
슬프고 참담하여 자세한 내막은 다 말하지 못하고 이만 줄입니다. …….

삼가 존부군께서는 성대한 덕으로 한창 숭배 받았으며 세속과 어긋나는 일이 있었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오랜 수명을 누리시면서 종문宗門을 무성하고 화려하게 하시기를 바랐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영원히 만날 기약이 사라지고 말았으니 실로 슬픔과 탄식만 늘어날 따름입니다.
직접 혼령이 계신 자리에 찾아가서 뵈올 방법이 없어서 오직 슬픔과 처량함만 더해집니다. 삼가 편지를 받들어 위문하오며, 슬프고 참담하여 자세한 내막은 다 말하지 못하고 이만 줄입니다.

답서答書
선고先考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속가의 흉화凶禍를 만났습니다. 사랑으로 길러 주신 은혜를 추모해 보건대, 슬픔으로 인하여 심장이 끊어지고 찢어지며 죽을 듯한 심경을 감내할 길이 없습니다. 세월은 빨리도 흘러 어느새 □□을 지나게 되고 보니 엎드려 목이 메고 오열함이 늘어만 납니다. 삼가 답서를 올려 감사드립니다. …….
삼가 선비先妣께서 하늘이 주신 명을 따르시어【60 이하면 미협未叶이라 한다.】 홀연히 세상을 떠나셨다고 알려드렸으나, 비록 사랑으로 길러 주신 은혜를 버렸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낳아서 성장시켜 주신 은혜는 잊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흉사를 당한 슬픔을 만나 오직 목이 메고 오열만 더할 따름입니다. 특별히 위문하는 편지를 보내 주시니 인사仁私의 은혜를 더욱 인정합니다.
슬픈 감정의 마음 무엇에 비유할 길이 없기에 삼가 답서를 올려 감사드립니다. 슬프고 참담하여 자세한 내막은 다 말하지 못하고 이만 줄입니다.

다른 사람 백숙 형제의 죽음을 위문함(慰人伯叔兄弟)
법문【속가면 속문俗門으로 쓴다.】이 어머님의 상을 당하여(衰哀) 삼가 어지신 스승의 백숙부伯叔父께서 오래도록 수명을 누리지 못하시고 갑자기 진적眞寂【세속이면 곧 저승길(玄路)이라 한다.】으로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받들고 나서 엎드려 생각하고 추모해 보건대 슬픈 감정이 너무도 간절합니다.
세월은 빠르게도 흘러 어느새 □□을 지내게 되었사온데 직접 찾아 뵐 방법이 없어 오직 슬픔과 탄식만 늘어날 뿐입니다. 삼가 받들어 편지를 올려 위문 드립니다. …….

답서答書
법문【세속의 가문이면 속문이라 한다.】이 시들어 떨어져서 스승의 백숙부께서 홀연히 참된 곳으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알려드렸으나 사랑의 음덕을 추모해 보건대 가슴 쓰리고 오열함을 감내할 길이 없습니다.
엎드려 존귀하시고 자비하신 분께서 특별히 내려 주신 위문을 입고 보니 오직 슬픈 감정만 더할 따름입니다. 삼가 회답하는 편지를 올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슬프고 참담하여 자세한 내막은 다 말하지 못하고 이만 줄입니다.


008_0286_c_01L惻怛不能已已伏惟追慕殞𠰸何可堪
008_0286_c_02L日月易流已經
某早忝仁私不任
008_0286_c_03L悲酸謹奉白䟽慘愴不次云云

008_0286_c_04L伏以尊府君盛德方崇不聞違俗
008_0286_c_05L享遐筭以茂華宗不圖遐遘永期
008_0286_c_06L增傷歎末由躬詣虛席惟增悲凉
008_0286_c_07L奉狀陳慰慘愴不次

008_0286_c_08L答書

008_0286_c_09L
俗門凶禍上延先考追慕慈育不任
008_0286_c_10L哀絶摧殞日月已經云云伏增哽𠰸
008_0286_c_11L謹復白䟽云云切以先顯妣甫順天年
008_0286_c_12L六十已
下未叶
倐告永逝雖云且捐慈育而難
008_0286_c_13L忘生成遘此凶哀惟增哽𠰸特蒙慰
008_0286_c_14L益認仁私悲感之心無以指比
008_0286_c_15L復狀陳謝慘愴不次

008_0286_c_16L慰人伯叔兄弟

008_0286_c_17L
法門衰哀俗則云
俗門
伏承賢師伯叔不享
008_0286_c_18L遐齡奄歸眞寂俗則云
玄路
伏惟追感傷切
008_0286_c_19L日月遄流已經云云末由躬詣惟增悲
008_0286_c_20L謹奉狀陳慰云云

008_0286_c_21L答書

008_0286_c_22L
法門凋謝俗則
俗門
師伯叔倐告眞歸追慕
008_0286_c_23L慈陰不任酸哽伏蒙尊慈特垂慰問
008_0286_c_24L惟增悲感謹復狀慘愴不次

008_0287_a_01L
다른 사람의 소사가 죽음을 위문함(慰人小師)
엎드려 법윤法胤이 시들어 떨어져서 어진 상족上足이 세수世壽를 다 누리지 못하고 갑자기 저승길(玄路)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받고 나서 추념해 보건대 슬픔이 너무도 애절합니다. …….

답서答書
법문을 이은 제자는 쇠미衰微해져서 소사小師가 세상을 떠났으나, 이 복이 엷은 몸을 돌아보건대 진실로 슬프고 처량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던 차에 특별히 내려 주신 위문의 편지까지 받고 보니 오직 슬픈 감정만 더욱 늘어날 따름입니다. …….

형제가 외지에 있으면서 스승이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고 올리는 편지(兄弟在外。 報師亡書。)
시봉이 복이 적어 선화상先和尙께서 아무 달 아무 날 아무 시에 갑자기 진적眞寂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받고, 자비하셨던 음덕陰德을 추모해 보건대 죽을 것 같은 오열을 견딜 길이 없습니다.
이미 염습을 끝내고 입관까지 했으며 아무 날에 다비茶毘를 하기로 정했다는 유명遺命을 받자옵고, 삼가 받들어 편지를 올려 알리옵니다. 슬프고 참담하여 자세한 내막은 다 말하지 못하고 이만 줄입니다.
아우 아무개 올림.

화상의 부고를 받고 돌아갈 수 없어 편지를 올림(得和尙哀訃後。 不歸復書。)
배움의 자리에 얽힌 인연으로 일찍이 시봉의 임무를 어겼습니다. 선화상께서 하늘이 주신 수명에 순응하시어 갑자기 진적으로 돌아가실 줄 어찌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홀연히 슬픈 부고의 소식을 받고 나니, 다만 너무나 슬퍼서 오열만 더할 따름입니다.
당일에 가슴 아픈 소식을 듣고 제사를 올리고 겸하여 재를 경영하려 하였사오나 인연이 끊어지고 길이 멀어서 달려갈 방법이 없습니다. 마냥 눈물만 흘리면서 멀리서 바라보며 마음속 깊이 사모하는 감정을 견딜 길 없습니다.
삼가 편지를 올리오며, 슬프고 참담하여 자세한 내막은 다 말하지 못하고 이만 줄입니다.
동학同學 아무개 올림.

선사께서 임종할 당시 먼 곳에 있는 제자에게 유서를 남겼으므로 곧 편지를 쓰고 아울러 유서를 동봉하여 보냄(先師臨終之時。 遺書於遠地。 弟子即修書。 與遺書封送。)
아무개 시봉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는데 선화상께서 아무 달 아무 날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선화상께서 편지를 남겨 주시면서 내가 죽은 뒤에 그 편지를 부치라고 부탁하셨기에 삼가 편지를 인편에 받들어 보내오니 존귀하신 분은 받으소서.
엎드려 생각하건대 내려 주신 은혜를 굽어보니 슬픈 마음만 간절합니다. 슬프고 참담하여 자세한 내막은 다 말하지 못하고 이만 줄입니다.
삼가 편지를 올립니다.

제문 양식祭文式㨾
입관할 때 올리는 제문(將入龕時祭文)

008_0287_a_01L慰人小師

008_0287_a_02L
伏承法胤凋殞賢上足不享世壽
008_0287_a_03L歸玄路追念傷切云云

008_0287_a_04L答書

008_0287_a_05L
系嗣哀微小師亡沒顧玆薄祐實切
008_0287_a_06L悲凉特垂慰問惟增悲感云云

008_0287_a_07L兄弟在外報師亡書

008_0287_a_08L
侍奉寡祐先和尙以某月某日某時
008_0287_a_09L歸眞寂追慕慈陰不勝殞𠰸已奄龕
008_0287_a_10L㝎以某日茶毘禀遺命也謹奉白
008_0287_a_11L䟽咨報慘愴不次弟某白

008_0287_a_12L得和尙哀訃後不歸復書

008_0287_a_13L
學地所縈早違侍奉何圖先和尙式順
008_0287_a_14L天年奄歸眞寂倐奉哀告但增悲哽
008_0287_a_15L欲於當日聞慟祭奠兼營齋利切緣路
008_0287_a_16L末由奔赴不任涕望感慕之至
008_0287_a_17L復狀䟽慘愴不次同學某白

008_0287_a_18L先師臨終之時遺書於遠地弟子即
008_0287_a_19L修書與遺書封送

008_0287_a_20L
某侍奉無感先和尙於某月日遷化
008_0287_a_21L和有遺書令身後附送其書謹奉狀引
008_0287_a_22L達尊聽伏惟俯賜惻念慘愴不次謹狀

008_0287_a_23L祭文式㨾

008_0287_a_24L將入龕時祭文

008_0287_b_01L
유세차 □□년 □□월 □□일에 소사(승) 아무개 등은 삼가 차와 우유 등의 제물(奠)을 차려 놓고 감히 선화상의 혼령에 고합니다. 장차 현궁玄宮21)을 덮으려 하는데 그렇게 하면 자비하신 음덕이 영원히 막히고 말 것입니다. 이미 세상을 떠나신 한을 지어 영원히 보낼 기약을 감내하다 보니 시봉은 아무 생각도 없습니다.
진적으로 돌아가신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거둥을 옮겨야 할 시기가 다가와서 용위容衛를 맨 먼저 드러내고 보니 울부짖고 사모함이 망극하여 죽고 싶은 마음 무너져 내릴 것만 같습니다. 보잘것없는 음식을 차려 놓고 지금 당한 일을 호소하오니 흠향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감구에 들이기를 마친 뒤의 제문(入龕柩畢祭文)
유세차 □□년 □□월 □□일에 소사 아무개 등은 삼가 약식藥食으로 차와 우유 등의 제물을 차려 놓고 감히 화상의 혼령에 밝게 고합니다.
적멸寂滅을 따르시어 이 지경에 이르셨기에 감실龕室을 이제 덮으려고 하오니【밖에서 운명하였으면 곧 신실神室이라고 한다.】 목 놓아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號泣) 사모하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마음이 무너져서 죽을 것 같으며 오열을 금할 길 없습니다. 삼가 보잘것없는 음식을 차려 놓고 고하오니 흠향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노차제문路次祭文
유세차 □□년 □□월 □□삭朔 □□일에 제자 □□는 삼가 차와 과일 등 제물을 올리고 감히 □□당 대사의 영전에 밝게 고합니다.
아! 슬픕니다. 영으로 변하심이 어제와 같거늘, 문득 오늘에 미쳐서 음성과 형상을 보지 못하게 되었으니, 어찌 사모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몸은 부평초浮萍草가 되어 그 위치가 동서東西에 머무시니 살아 계셨을 적에는 삼평三平을 짓지 않으셨고 죽어서는 신찬神贊을 본받지 않으셨습니다.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두드려도 저 자신은 더욱더 어둡고 아득할 따름입니다. 부족하나마 적은 음식을 차려 참된 혼령에 올리오니 부디 흠향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회삭일과 절서에 올리는 제문(晦朔節叙祭文)
유세차 □□년 □□월 □□일에 소사 아무개는 삼가 약식으로 차와 우유 등의 제물(奠)을 차려 놓고 감히 화상의 혼령에 고합니다.
아! 슬픕니다. 혼령으로 변하신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회삭晦朔이나 절서節序】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음성과 용모는 통하고 막히는 법이라지만 아무리 모시려 해도 묘한 방법이 없습니다.
자비하신 얼굴을 추모해 보건대 죽을 것 같고 오열을 금할 길 없사오나 어찌 미칠 수 있겠습니까? 그런대로 차와 과실을 간략하게 진설해 놓고 참다운 혼령에 호소하오니 부디 흠향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008_0287_b_01L
維年月日小師某等謹以茶乳之奠
008_0287_b_02L告于先和尙之1) [20] 將掩玄官 [31] 永隔慈
008_0287_b_03L旣創終天之恨堪永徃之期侍奉無
008_0287_b_04L眞寂如昨今則遷止迨期容衛首
008_0287_b_05L號慕罔▼(扌+亟) [32] 殞心若崩薦獻蘋蘩
008_0287_b_06L [33] 即事伏惟尙饗

008_0287_b_07L入龕柩畢祭文

008_0287_b_08L
維年月日小師某等謹以藥食茶乳之
008_0287_b_09L敢昭告于和尙之2) [21] 順寂逮玆
008_0287_b_10L室斯掩外終即
云神室
號慕罔▼(扌+亟)崩心殞𠰸
008_0287_b_11L以薄奠告獻伏惟尙饗

008_0287_b_12L路次祭文

008_0287_b_13L
維歲次某年月某朔越某日弟子某
008_0287_b_14L以茶果之奠敢昭告于某堂大師之靈
008_0287_b_15L嗚呼靈變如昨奄及某日音容洞隔
008_0287_b_16L何迨追慕身爲浮萍位止東西生不
008_0287_b_17L做三平死不效神賛仰天扣地而益
008_0287_b_18L自茫茫聊將薄奠用訴眞乳伏惟尙饗

008_0287_b_19L晦朔節叙祭文

008_0287_b_20L
維年月日小師謹以藥食茶乳之奠
008_0287_b_21L告于先和尙之靈嗚呼靈變如昨
008_0287_b_22L晦朔
絶序
音容洞隔侍問無由追慕慈顏
008_0287_b_23L殞𠰸何迨聊陳茶菓用訴眞靈伏惟
008_0287_b_24L尙饗

008_0287_c_01L
대숙야제문大宿夜祭文
유세차 □□년 □□월 □□일에 소사 아무개는 삼가 약식으로 차와 우유 등의 제물을 차려 놓고 감히 선화상의 혼령에 고합니다.
아! 슬픕니다. 시양侍養(侍奉)이 복이 없어 화상께서 갑자기 진적眞寂으로 돌아가시고 나니 자비한 모습 날로 멀어져만 가고 행적도 희미해져 갑니다. 가르침을 사모해 보지만 무엇으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 오직 슬프고 한스러움만 뒤엉킵니다.
지금 남겨 주신 계戒를 따라 장차 다비의 장소에 이르려 합니다. 이미 내일 새벽으로 결정하고 신神을 옮겨 영원히 보낼 것이라 생각하니, 연모의 정 때문에 가슴이 찢어지고 오열이 일어납니다. 소리 높여 울부짖으며 하소연하나 슬픔을 견딜 길이 없습니다. 삼가 보잘것없는 음식을 바치고 천신하옵니다.
아! 슬픕니다. 아! 슬픕니다. 부디 흠향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대상과 소상에 올리는 제문(大小祥等文)
유세차 □□년 □□월 □□일에 소사 아무개 등은 삼가 재식齋食으로 차와 과실 등 제물을 차려 놓고 감히 선화상의 혼령에 밝게 고합니다.
아! 슬픕니다. 시봉이 느낄 사이도 없이 화상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말았습니다.
아무개 등은 어려서 속세(塵網22))를 떠나 시봉하고 수발할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받고 세속을 벗어나 계율을 지키는 경지에 올랐으니, 이 은혜와 이 덕을 어느 날인들 잊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소상小祥·중상中祥·대상大祥】에 이르러 감히 시식時食23)을 천신하나이다. 혼령이 계신 자리가 너무도 쓸쓸하여(蕭索24)) 슬픔과 처량한 마음 갑절이나 동합니다.
자비하신 모습을 추모해 보건대 고개를 떨어뜨리고 오열합니다. 부디 흠향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먼 곳에서 혼령의 자리에 이르러 고하는 제문(在遠奔喪至靈席告祭文)
유세차 □□년 □□월 □□일에 소사 아무개는 삼가 시식時食으로 다약茶藥 등 제물을 차려 놓고 감히 선화상의 혼령에 밝게 고합니다.
아! 슬픕니다. 아무개는 일찍이 시봉으로 참예하였으나 이를 어기고 산과 강이 가로막은 곳에 와 있었사온데, 슬픈 소식이 갑자기 이르렀습니다.
혼령이 계신 자리에 달려가 진용을 흠모해 보려 하나 그럴 길이 없어 그냥 지팡이를 어루만지니 슬픔만 더하옵니다. 삼가 보잘것없는 음식을 차려 올리고 천신하여 바치는 마음을 펴옵니다. 부디 흠향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몸이 먼 곳에 있을 때 화상의 슬픈 부고를 받고 【친구들이 먼저 혼령의 자리를 설치한 곳에서】 올리는 제문(身在遠地。 和尙哀訃至。 【朋友等先設靈席置】祭文。)

008_0287_c_01L大宿夜祭文

008_0287_c_02L
維年月日小師某等謹以藥食茶果之
008_0287_c_03L敢告于先和尙之靈嗚呼侍養無祐
008_0287_c_04L和尙奄歸眞寂慈顏日遠行跡依然
008_0287_c_05L思敎誨以無由惟悲恨之交集今則逋
008_0287_c_06L從遺戒將赴玄宮已選來晨遷神永
008_0287_c_07L感戀摧𠰸號訴難堪謹獻蔬羞
008_0287_c_08L薦精爽嗚呼嗚呼伏惟尙饗

008_0287_c_09L大小祥等文

008_0287_c_10L
維年月日小師某等謹以齋食茶果之
008_0287_c_11L敢昭告于先和尙之靈嗚呼侍奉
008_0287_c_12L無感上延和尙某等幻離塵網獲侍
008_0287_c_13L巾瓶誨勗敎詔出俗登戒此恩此德
008_0287_c_14L何日忘之今則爰届小祥中祥大祥敢薦
008_0287_c_15L時食3) [22] 机蕭索倍動悲凉追慕慈悲
008_0287_c_16L不任殞𠰸伏惟尙饗

008_0287_c_17L在遠奔喪至靈席告祭文

008_0287_c_18L
維年月日小師某謹以時食茶藥之奠
008_0287_c_19L敬昭告于先和尙之靈嗚呼哀哉某早
008_0287_c_20L違叅陪山河有隔哀信忽至奔赴靈
008_0287_c_21L慕眞容之無路撫杖錫而益悲
008_0287_c_22L以蘋蘩之奠以申薦獻之心伏惟尙饗

008_0287_c_23L身在遠地和尙哀訃至朋友等先
設靈席置
祭文

008_0287_c_24L「虛」疑「靈」{編}▣字體未詳疑「靈」{編}
008_0287_c_25L「虛」疑「靈」{編}

008_0288_a_01L
유세차 □□년 □□월 □□일에 삼가 차와 과실 등 제물을 차려 놓고 감히 선화상의 혼령에 밝게 고합니다.
아! 슬픕니다. 애달픈 부고가 멀리서 이르렀는데 선화상께서 아무 달 아무 날에 홀연히 원적으로 돌아가셨다 하니, 이에 생각하건대 제자 아무개는 스스로 스승의 곁을 떠나와 점차 세월이 흘러갔습니다(荏苒25)).
비록 구름과 산이 가로막고 있으나 항상 자비하신 덕을 받들어 왔었는데, 어떻게 참된 곳으로 돌아가심이 그리도 빠르단 말입니까? 달려갈 방법이 없어서 멀리서 세속을 벗어나게 해 주신 은혜를 생각하면서 영원히 종천終天26)의 이별을 남기나이다.
삼가 보잘것없는 제수를 의지하여 자비에 대한 보답을 하고자 하오니 부디 흠향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소사의 제사를 지내며 올리는 제문(祭小師文)
유세차 □□년 □□월 □□일에 학업을 가르쳐 주었던 화상은 시식의 제물을 차려 놓고 소사 아무개의 혼령에 공경히 재를 지냅니다.
아! 슬프구나. 그대는 본래 어버이를 떠나와 나를 의지하여 득도해 주기를 청하여 이윽고 물과 우유가 합해지듯 하였으며, 또한 일찍이 교조敎詔를 살피느라 노고를 다했습니다.
본디 늙은 몸이 영원히 가서 그대에게 의지하기 바랐건만 도리어 그대의 장례를 치르게 되었으니 어찌할꼬? 수명은 기약이 있어서 앞서 먼 길을 갔으니 공경하여 따르던 모습을 생각해 보건대 오직 슬프고 처량함만 더할 따름입니다. 내일 새벽이면 그대를 황량한 벌판으로 옮겨 영원히 이별해야 하기에 지금 시식을 차려 놓았으니 와서 흠향하시오.

부모님에게 올리는 제문(祭父母文)
유세차 □□년 □□월 □□일에 남승男僧 아무개는 삼가 재를 올리는 음식으로 차와 과실 등 제물을 차려 놓고 감히 선고先考(어머니면 선비先妣)의 혼령에 고하나이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길러 주신 은혜 너무도 깊으니 낳아 길러 준 은혜를 어떻게 다 보답하겠습니까? 게다가 할애割愛27)하신 은혜를 입어 치문緇門(佛門)에 참예할 수 있도록 해 주셨으니, 부모를 보살피는 일은 비록 하지 못했으나 근본을 숭상하는 일이야 감히 게을리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의 나이에 정해진 숫자가 있다고 말하지 마소서. 큰 한계가 이에 이르렀으니, 삼가 존대尊大하신 영혼을 추모해 보건대 다만 종천終天의 한만 맺힐 따름입니다.
오늘 이미 길일吉日을 가려 장차 현궁玄宮을 덮으려 하면서 감히 유명을 달리하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오열의 감정을 진술하나이다. 문득 조촐한 제수를 바치오니 부디 흠향하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석문가례초 끝


008_0288_a_01L
維年月日謹以茶果之奠敢昭告于先
008_0288_a_02L和尙之靈嗚呼哀訃遠臨先和尙
008_0288_a_03L某月日奄歸圓寂爰念弟某自離几
008_0288_a_04L荏苒光陰雖隔雲山常承慈蔭
008_0288_a_05L柰眞歸有日末由奔臨遐思出俗之恩
008_0288_a_06L永貽終天之別謹憑薄奠用答慈悲
008_0288_a_07L伏惟尙饗

008_0288_a_08L祭小師文

008_0288_a_09L
維年月日授業和尙以時食之奠
008_0288_a_10L祭于小師某之靈嗚呼哀哉尓本辭親
008_0288_a_11L依余求度旣合水乳亦嘗敎詔省問
008_0288_a_12L備亦勞苦本望老身永徃藉尓送終
008_0288_a_13L無何壽涯有期前造長逝想念敬順
008_0288_a_14L惟動悲凉來晨遷尓荒郊斯爲永別
008_0288_a_15L今致時食示來歆饗

008_0288_a_16L祭父母文

008_0288_a_17L
維年月日男僧某謹以齋羞茶果之奠
008_0288_a_18L敢昭告于先考妣之靈伏念恩育至深
008_0288_a_19L生成何報且蒙割愛獲預緇門㝎省
008_0288_a_20L雖虧資崇敢怠不謂世壽有數大限
008_0288_a_21L斯臨追惟尊大之靈但結終天之恨
008_0288_a_22L今則已選吉日將掩玄宮敢陳幽咽之
008_0288_a_23L輒獻蘋蘩之奠伏惟尙饗

008_0288_a_24L
釋門家禮抄終
  1. 1)이 말은 「五百問」에 나오는 말이다.
  2. 2)명지名紙 : 원래는 과거시험에 쓰던 종이. 여기서는 방명록에 자기의 이름을 기재하여 알리는 경우와 같은 이름을 적은 종이를 말한다.
  3. 3)송종送終 : 장사葬事에 관련된 온갖 일. 죽은 이를 보내는 일.
  4. 4)속가일 경우~조弔라 한다 : 지금의 조문은 고인과 유족을 함께 위로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옛날에는 구별이 엄해서 고인의 친구는 유해를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는데 이를 상傷이라 했다. 반면 고인은 모르지만 유족과 가까운 경우에는 유족의 슬픔을 위로했는데 그것이 조弔이다.
  5. 5)이 부분은 저본에 한 칸 내려 쓴 부분이다.
  6. 6)『禮記』의 「曲禮」편에 나오는 말이다.
  7. 7)공수拱手 : 왼손을 오른손 위에 포개어 잡아 공경의 뜻을 나타냄. 또는 그런 예.
  8. 8)분상奔喪 : 먼 곳에서 부모가 돌아가신 소식을 듣고 급히 집으로 돌아감.
  9. 9)송장送葬 : 망자의 가족과 친지·조문객들이 묘지로 가서 안장하는 것.
  10. 10)장본張本 : 일의 발단이 되는 근원.
  11. 11)『禮記』 「曲禮」편에 나오는 말이다.
  12. 12)소사小師 : ① 불가佛家에서 가르침을 받은 지 10년이 차지 못한 스승을 이르는 말. ② 남에게 대하여 ‘자기 스승’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
  13. 13)『禮記』 「祭儀」 제24. “君子有終身之喪。 忌日之謂也。”
  14. 14)균제均提 : 석가모니 당시 사리불舍利弗의 제자.
  15. 15)네 갈래 나쁜 세계 : 지옥·아귀·축생·수라의 세계.
  16. 16)중음中陰 : 49일간의 명부 일주를 하는 동안 망자의 신분 상태를 이른다. 일종의 가사 상태로서 삶과 죽음의 중간 지대. 이승이란 양陽과 저승이란 음陰의 중간 세계.
  17. 17)경배傾背 : 등을 기울였다는 의미로, 사람의 죽음을 높여서 표현하는 말이다.
  18. 18)불차不次 : 서신의 말미에 쓰는 용어로, 일반적인 순서(절차)를 따르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19. 19)미수眉壽 : ‘눈썹이 길게 자라도록 오래 사는 수명’이라는 뜻. 남에게 오래 살기를 축원할 때 쓰는 말.
  20. 20)문문聞問 : 소식·서신과 같은 말이다.
  21. 21)현궁玄宮 : 임금의 관棺을 묻던 광중壙中을 말한다.
  22. 22)진망塵網 : ‘때가 낀 그물ʼ이라는 뜻으로 속세를 이르는 말.
  23. 23)시식時食 : 시식時食은 제철에 나는 식품을 가지고 만든 음식을 말한다. 예부터 세시음식은 시식時食과 절식節食으로 나뉘는데, 시식은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식품으로 만드는 음식을 말하며, 절식은 다달이 있는 명절에 따라 차려 먹는 음식을 말한다.
  24. 24)소삭蕭索 : 영락하고 쇠퇴함. 쓸쓸함.
  25. 25)임염荏苒 : 차츰차츰 세월이 지나감. 사물이 점진적으로 변화함.
  26. 26)종천終天 : 비통함이 오래간다는 뜻으로, 부모의 초상이 남을 이르는 말.
  27. 27)할애割愛 : 소중한 시간·돈·공간 따위를 아깝게 여기지 아니하고 선뜻 내어 줌.
  1. 1)▣疑「子」{編}。
  2. 2)「問」疑「間」{編}。
  3. 1)「虛」疑「靈」{編}。
  4. 2)▣字體未詳。疑「靈」{編}。
  5. 3)「虛」疑「靈」{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