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정토보서(淨土寶書) / 淨土寶書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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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보서淨土寶書
정토보서淨土寶書 서문序文
현겁賢劫1) 제4존第四尊인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일생 동안 교화를 펴심에 오묘한 방편 아닌 것이 없다. 그러나 그중에서 현묘한 진리에 곧바로 이르는 지름길을 구한다면 염불하여 정토를 구하는 일보다 나은 것이 없다. 연지 대사蓮池大師2)께서 “염불법문이야말로 바로 오늘 시급히 힘써야 할 종지宗旨일진저!”라고 하신 것은 바로 이를 말한 것이다. 내가 요즘 중국 정토 관련 서적을 10여 질 얻어 강의하고 독송하는 여가에 조용히 앉아 살펴보니, 비록 자세하고 간략한 차이는 있으나, 한결같이 노파심으로 사람들에게 왕생을 권하고자 하는 뜻은 대체로 같았다. 염불은 참으로 현세를 뛰어넘는 지름길이요 정토로 가는 자량資糧3)이로다.
우리 동방은 땅이 좁고 사람들의 도량도 작은 탓에 사악함에 물들어 패악悖惡한 자는 많고 인과를 바르게 믿는 이는 드물다. 책과 문자에 이르러서는 넓고 다양하게 섭렵해야 하는데, 낮은 근기와 얕은 지식으로 이를 번거롭게 여기고 마음을 참지 못하여 문득 시렁에 올려놓고는 돌아보지 않으니, 믿음이 어디에서 생겨나겠는가.
이에 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생각지 않고, 여러 저술을 모으고 그 가운데에서 훌륭한 격언과 고금 왕생의 아름다운 글들을 가려 뽑아 한 권의 책으로 펴낸다. 지극히 간단하면서 쉽고 사리에 맞게 하려 하였으나 감히 옛 사람과 겨룰 정도는 아니고, 또 서로 다른 내용이 있으면 억지로 같게 하지는 않았다. 나는 외람되이 승단의 한켠에 있는 사람으로서 불교의 성쇠에 함께 책임이 있을 것이니, 이 책을 펴내 유통시키는 것을 진실로 나의 직분으로 삼고자 한다. 한 점의 티끌은 태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 한 줄기 빛을 빌려 온갖 깊은 어두움을 깨뜨릴 수 있음을 알 뿐이다. 만약 이 책을 상자에 넣어 두고 널리 전하지 않으면 이는 진실로 여러 미혹한 중생에게 널리 은혜를 입히는 것이 아니며, 자신만 홀로 알고 대중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선을 남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니다.
우리 부처님께서 방편을 베풀어서 왕생을 권장하신 뜻은 무엇 때문인가.

008_0484_b_01L[淨土寶書]

008_0484_b_02L1)淨土寶書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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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484_b_04L
賢劫苐四尊一代施化莫非善巧方便
008_0484_b_05L然於一切方便中求其直捷要玅者
008_0484_b_06L念佛求淨土之若也蓮池大師云念佛
008_0484_b_07L法門正今日之急務旨哉斯言也
008_0484_b_08L慧近獲唐本淨土著述無慮十有餘秩
008_0484_b_09L講誦之隟靜坐繙披雖博約有殊
008_0484_b_10L以婆心斷斷無他而勸人徃生之指趣
008_0484_b_11L則懸同誠超世之徑路淨土之資糧也
008_0484_b_12L盖吾東方地褊哭小染邪悖惡者夥
008_0484_b_13L信果因者尠至於簡筞文字涉乎浩繁
008_0484_b_14L則淺機膚識煩不耐心便束之高閣而
008_0484_b_15L不之顧然則信何由生肆以不揣愚瞽
008_0484_b_16L遂蒐獵諸述採掇格言及古今徃生之
008_0484_b_17L章章者輯成一編至爲簡易穩當
008_0484_b_18L非敢與古人競異亦不必强同焉不慧
008_0484_b_19L濫厠緇伍斯道洿隆與有責矣梓行流
008_0484_b_20L誠爲職分固知塵點無補於太山
008_0484_b_21L亦以借光可破諸幽暗耳若乃藏諸篋
008_0484_b_22L而不廣其傳則固非普被群迷
008_0484_b_23L於己私而不兼乎衆則又非善與人同
008_0484_b_24L其於吾佛設方便勸徃生之義爲何

008_0484_c_01L극락을 흠모하는 자가 이 글을 따라 행한다면 어찌 안양安養으로 돌아가지 않겠는가. 여러 동지들이여, 부디 이를 소홀히 하지 말기 바란다.

병인년(1686년) 초하(4월) 초파일 백암사문栢庵沙門 성총性聰은 삼가 쓰다


008_0484_c_01L如也慕樂邦者循此而行何安養之
008_0484_c_02L不歸哉請諸同志幸母忽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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丙寅初夏浴佛日栢庵沙門性聰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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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484_c_05L{底}康熙二十五年全羅道樂安澄光寺開刊本(東
008_0484_c_06L國大學校所藏)
  1. 1)현겁賢劫 : 현재의 일대겁一大劫(成住異滅의 四劫)의 호칭으로 천불·천오백불 등 많은 현인이 출세하여 중생을 구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현재의 겁, 지금 세상.
  2. 2)연지 대사蓮池大師 : 운서 주굉雲棲袾宏. 1536~1615년. 중국 명나라의 승려. 처음에는 유교를 배우다가 30세에 출가하였다. 여러 해 동안 행각하다가 항주 운서산에 있으면서 선림禪林을 세우고 염불을 권하며 계율을 엄하게 지켰다. 그의 전집으로 『운서법휘雲棲法彙』가 있다.
  3. 3)자량資糧 : 자재, 밑천과 식량.
  1. 1){底}康熙二十五年全羅道樂安澄光寺開刊本(東國大學校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