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상월대사시집(霜月大師詩集) / 跋

ABC_BJ_H0201_T_004

009_0599_c_17L
발문(跋)
선사의 도덕은 멀고 가까움이 없었으니, 교화가 한 지방에 국한되지 않았다. 천성이 검박하고 꾸밈이 없었으며, 빛을 감추기에 힘썼다. 항상 무착無着과 무주無住를 본분의 일로 삼았다. 장년에 이르러 대소 명산에서 하안거를 지냈는데, 한곳에서 해를 넘긴 적이 없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과 고요한 물과 같이 동정動靜이 마땅함을 따랐다. 평소 풍부한 학식에다 사리가 넉넉하고 통달하였다. 근세에 총림에서 스스로 최고라고 하는 자들이 대략 세속의 문자를 답습하고 범패梵唄 구절에서 빛깔을 취하여 세속을 현혹시키는 것을 병통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현묘함을 말하고 경전을 강론하는 여가에 비록 저술이 있으나 곧바로 마음속을 향하였으니, 별다른 조탁이 없고

009_0599_c_17L

009_0599_c_18L
先師道德固無遐邇行化不滯一方
009_0599_c_19L天性儉而無文務在藏光常以無着無
009_0599_c_20L住爲本事方其年壯結夏於大小名山
009_0599_c_21L而未甞經歲於一處風幡定水動靜隨
009_0599_c_22L雅富學而辭理贍暢而病近世叢
009_0599_c_23L林中自號巨擘者略襲俗套文字取色
009_0599_c_24L於梵唄句語以眩於俗故談玄講經之
009_0599_c_25L雖有著述直向胷襟別無雕琢

009_0600_a_01L세상의 얽매임이 모두 없어졌으므로 절로 달과 이슬, 서리의 고결한 풍미가 있다.
다만 한탄스러운 것은 1, 2 양 권이 있었으나 영묵 준靈默濬 형이 묘향산에서 분실하여 남아 있던 약간의 시편을 묶어 소매 속에 넣어 가지고 가서 문장가에게 물어 모두 좋다는 승낙을 얻어 판각을 분부하였다. 해월 문海月文 형이 그 일을 주관하여 능히 성실한 효성의 수고로운 일을 이루었으니, 그 애쓴 노력이 무성하여 손에 잡힐 듯하다. 삼가 이 글을 써서 발문으로 삼는다.
경자년(1780) 초여름에 문인 징오憕窹가 삼가 기록하다.

009_0600_a_01L累盡去自有月露霜潔之風味第恨一
009_0600_a_02L二兩卷靈默濬兄見失於香山約餘
009_0600_a_03L存若干篇袖質于文章家咸得其頷許
009_0600_a_04L分付剞劂而海月文兄主其役能成
009_0600_a_05L其誠孝之勤靄然可掬謹書此爲跋

009_0600_a_06L
時龍集庚子初夏門人憕窹謹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