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괄허집(括虛集) / 括虛集卷之一

ABC_BJ_H0226_T_004

010_0303_c_02L
010_0303_c_01L
괄허집 제1권(括虛集卷之一)
총목차總目次
괄허집括虛集
괄허 대사 유고 문집 서문
괄허 선사 유고 문집 서문
괄허 화상 유고 서문
괄허집 제1권(括虛集卷之一)
총목차總目次
사辭
유거사幽居辭
청야사淸夜辤
망운사望雲辤
고시古詩
운산가雲山歌
운산락雲山樂
몽수음夢愁吟
종풍곡宗風曲
채정 선자에게 보이다(示采定禪子)
여공의 시에 차운하다(次呂公韻)
저무는 봄(暮春)
오언절구五言絶
담 선자에게(示淡禪子)
노음산인에게 부치다(寄露陰山人)
능허 장실이 금강산으로 가며 시를 구하기에 화답하여(和凌虛丈室金剛之求語)
원통암圓通庵
구담龜潭
마음을 관하다(觀心)
가을 둑에 앉아 졸다가 현령이 부르는 운에 쫓기어 짓다(秋堤坐眠。 逼五馬客呼韻。 謝譴)
설순 대사가 게송을 구하기에(雪淳大師求偈)
안심 비구가 게송을 구하기에(安心比丘求偈)
천마산 개성암(天摩山開聖庵)
사람 때문에 느낀 바가 있어(因人述懷)
낙수암을 방문하다(訪落水庵)
망관대望冠臺
무주암에 오르다(上無住)
궤건 상인을 작별하며 차운하다(次別軌健上人)
용주 이 상사의 운을 따라(次龍州李上舍韻)
우연히 짓다(偶題)
바람과 달(風月)
소산의 초당 시에 차운하여(次小山草堂韻)
정성 대사와 헤어지며(別定惺大師)
강서의 최 처사를 방문하고(訪江西崔處士)
금강산으로 가는 정심 선자를 보내며(送凈心禪子之金剛山)
임귀게臨歸偈
칠언절구七言絶句
강화 승천포江華乘天浦
차가운 샘에서 달을 긷다(寒泉汲月)
청대 권상일 선생의 시에 삼가 차운하여(謹次淸臺權先生諱相一韻)
삼가 옥소옹의 시운을 따라(謹次玉所翁韻)
관해루에서 즉흥적으로 짓다(觀海樓卽景)
강촌의 복숭아꽃(江村桃花)
만회암萬灰庵
수미동須彌洞
백운대白雲臺
보덕굴普德窟
정양사 헐성루(正陽寺歇惺樓)
송라암松蘿庵

010_0303_c_02L括虛集卷之一

010_0303_c_03L

010_0303_c_04L1)總目次

010_0303_c_05L
卷一

010_0303_c_06L
三篇

010_0303_c_07L
幽居辭淸夜辭望雲辭

010_0303_c_08L
古詩六篇

010_0303_c_09L
雲山歌雲山樂夢愁吟宗風曲
010_0303_c_10L次呂公韻暮春

010_0303_c_11L
五言絕句二十三篇

010_0303_c_12L
示淡禪子寄露陰山人和凌處…求
010_0303_c_13L圓通庵龜潭觀心秋提…
010_0303_c_14L謝譴雪淳大師求偈安心比丘求偈
010_0303_c_15L天摩山開聖庵因人述懷訪落水庵
010_0303_c_16L望冠臺上無住次別軌健上人
010_0303_c_17L龍州李上舍韻偶題風月次小山
010_0303_c_18L草堂韻別定惺大師訪江西崔處士
010_0303_c_19L送淨心禪子之金剛山
臨歸偈

010_0303_c_20L
七言絕句四十六篇

010_0303_c_21L
江華乘天浦寒泉汲月謹次淸臺權
010_0303_c_22L先生韻
謹次玉所翁韻
觀海樓
010_0303_c_23L即景江村桃花萬灰庵須彌洞
010_0303_c_24L白雲臺普德窟正陽寺歇惺樓
010_0303_c_25L底本有目次編者改作補入

010_0304_a_01L해금강海金剛
영랑호永郞湖
낙산 이정에서 일출을 보다(洛山梨亭觀日出)
비로봉毘盧峯
운암에 앉아(坐雲巖)
백련암白蓮庵
해인사 스님에게(贈海印僧)
홍눌 대사를 이별하며(別洪訥大師)
병든 몸으로 산에 돌아오며(扶病歸山)
김 처사의 시축에 차운하여(次金處士軸韻)
일원상一圓相
정 석사의 세 한閒 자에 차운하여(次鄭碩士三閒字)
재미 삼아 읊다(謾吟)
염불念佛
심 두타에게 경계하여 보이다(誡示心頭陁)
성심 노숙에게 답하다(答性心老宿)
여러 갈래 길을 꺼리다(忌多路)
송도 유감(松都有感)
우연히 읊다(偶吟)
원적암圓寂庵
영조대靈照臺
도암 장실에게 드리는 게송(偈贈道岩丈室)
풍암 장실에게 드리는 게송(偈贈楓岩丈室)
죽은 제자를 그리며(憶亡弟子)
봄날 뜻 가는 대로(春日漫吟)
강산행江山行
김 처사의 시축에 차운하여(次金處士軸韻)
단잠夢酣
금강산에서 온 인순 선자의 게송에 답하여(答印淳禪子自金剛山來偈)
기천 사군 정 공의 시에 차운하여(次基川使君鄭公韻)
길을 잃다(失路)
대중을 물리고(捨衆)
삼가 기천 현령 해좌 정범조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謹次基川明府海左丁先生韻諱範祖)
사우정에서(題四友亭)
오언율시五言律詩
월송정月松亭
망양정望洋亭
죽서루竹西樓
낙산사洛山寺
삼일포三日浦
단양 만포에서 북평 신 옹의 시에 차운하다(丹陽晩浦次北坪申翁韻)
꿈속에서 청하의 옛 은거지에서 노닐다(夢遊靑霞舊隱)
삼가 해좌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謹次海左先生韻)
삼가 청대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謹次淸臺先生韻)
응허에게 게송을 지어 주다(偈賜應虛)
옛 벗을 만나(逢故友)
향산동 심진각(香山洞尋眞閣)
안주 법흥사安州法興寺
진허 선백에게 드리다(贈振虚禪伯)
보림사寶林寺
장수산 백운사(長壽山白雲寺)
개화사開花寺
홍류동을 지나며(過紅流洞)
황악루에 올라(登黃嶽樓)
칠언율시七言律詩
남악 청하회의 시에 차운하여(次南岳靑霞會韻)
금강산金剛山
유점사楡店寺
청량산淸凉山
속리산俗離山
남해 금산(南海錦山)
대둔사大芚寺
낙동강洛東江
운봉사 산영루의 판상 시에 차운하여(次雲峯寺山影樓板上韻)
조 상사의 내방에 즐거운 마음으로 차운하다(喜次趙上舍來訪)
칠불암에 좌정하여(坐七佛庵)
삼가 기천 현령 정 공의 시에 차운하여(奉次基川倅鄭公韻)
삼가 청대 선생에게 드리다(謹呈淸臺先生)
뜻 가는 대로(漫吟)
관악산 영주대(冠岳山靈珠臺)
영허당 만사(挽影虛堂)
고덕주(古德周)
송도松都
구월산 월출암(九月山月出庵)
부벽루에서 삼가 약포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浮碧樓謹次藥圃先生韻)

010_0304_a_01L蘿庵海金剛永郞湖洛山梨亭觀
010_0304_a_02L日出毘盧峯坐雲巖白蓮庵
010_0304_a_03L贈海印僧別洪訥大師扶病歸山
010_0304_a_04L次金處士軸韻一圓相次鄭碩士三
010_0304_a_05L閒字謾吟
念佛誡示心頭陁
010_0304_a_06L答性心老宿忌多路松都有感
010_0304_a_07L
圓寂庵靈照臺偈贈道岩
010_0304_a_08L丈室偈贈楓岩丈室憶亡弟子
010_0304_a_09L日漫吟江山行次金處士軸韻
010_0304_a_10L答印淳…來偈次基川…韻
010_0304_a_11L捨衆謹次…先生韻題四友亭

010_0304_a_12L
五言律詩十九篇

010_0304_a_13L
月松亭望洋亭竹西樓洛山寺
010_0304_a_14L三日浦丹陽晩浦次北坪申翁韻
010_0304_a_15L遊靑霞舊隱謹次海左先生韻謹次
010_0304_a_16L淸臺先生韻偈賜應虗逢故友
010_0304_a_17L山洞尋眞閣
安州法興寺贈振虛
010_0304_a_18L禪伯寶林寺長壽山白雲寺開花
010_0304_a_19L過紅流洞登黃嶽樓

010_0304_a_20L
七言律詩二十六篇

010_0304_a_21L
次南岳靑霞會韻
金剛山
楡店
010_0304_a_22L淸凉山俗離山南海錦山
010_0304_a_23L大芚寺洛東江次雲峯寺山影樓板
010_0304_a_24L上韻喜次趙上舍來訪坐七佛庵
010_0304_a_25L奉次基川倅鄭公韻謹呈淸臺先生
010_0304_a_26L冠岳山靈珠臺挽影虛堂古德
010_0304_a_27L松都九月山月出庵浮碧樓謹

010_0304_b_01L안주 백상루에서 삼가 매월 선생의 판상 시에 차운하다(安州百祥樓謹次梅月先生板上韻)
묘향산 상원암(香山上院庵)
석왕사 비룡루 판상 시에 차운하다(釋王寺次飛龍樓板上韻)
남악의 시에 다시 차운하다(又次南嶽韻)
삼일포三日浦
낙산사 관음굴(洛山寺觀音窟)
괄허집 제2권(括虛集卷之二)
문文
『표충사도총섭안록』 중수 서문(表忠祠都揔攝案錄重修序)
『김룡사주지안록』 서문(金龍寺住持案綠序)
삼성암 불량과 등촉계 서문(三聖庵佛糧及燈燭契序)
칠봉산 백련암 고루와 후각 중수기(七峯山白蓮庵古樓與後閣重修記)
칠봉산 영지암기七峯山靈芝庵記
복우산 백련암 신창기伏牛山白蓮庵新創記
화장암 후불탱기華藏庵後佛幀記
운암사 극락전 중창기雲巖寺極樂殿重剏記
도솔산 삼성암 중수기兜率山三聖庵重修記
장산 보장암기藏山寶藏菴記
보장암 불상기寶藏菴佛像記
월현당기月現堂記
윤장기輪藏記
송죽동 사우정기松竹洞四友亭記
대미산 석선암기待彌山石仙庵記
금강암 중수기金剛庵重修記
명봉사 법화암 중수기鳴鳳寺法華庵重修記
제자 영허의 제문(祭弟子影虛文)
노음산 남장사 관음전 조실 신건 상량문露陰山南長寺觀音殿祖室新建上梁文
운봉사 회현당 상량문雲峯寺會賢堂上梁文
『화엄경』 권선문華嚴經勸善文
대승사 불상 개금 권선문大乘寺佛像改金勸善文
사불산 진영 안치 발원문(四佛山安影文)
괄허설括虛說
만족과 불만족에 대한 이야기(足不足說)
다투는 승려를 다스린 이야기(治爭僧說)
악자를 경계하는 이야기(誡惡者說)
선을 권하는 이야기(勸善說)
홍탄 대사에게 보내는 송서(送洪綻大師序)
송 처사에게 주다(贈宋處士)
괄허 대화상 행장括虛大和尙行狀
괄허 대화상 유고 후발括虛大和尙遺稿後跋
사辭
유거사幽居辭
山中人兮在空谷    산중의 사람이여, 빈 골짜기에
坐蒲團兮女蘿衣    부들방석 앉았노라, 여라 옷1) 입고
翠嶂環而爲屛     빙 두른 푸른 봉은 병풍을 삼고
白雲飛而爲帷     나는 흰 구름은 휘장 삼아서
朝搴葉兮落落松    아침엔 낙락장송 솔가지 걷고
暮採秀兮燁燁芝    저녁엔 윤기 나는 지초를 뽑네
石泉兮泠泠      돌샘 물이여, 아이 차가워

010_0304_b_01L次藥圃先生韻安州…板上韻香山
010_0304_b_02L上院庵釋王寺次飛龍樓板上韻
010_0304_b_03L次南嶽韻三日浦洛山寺觀音窟

010_0304_b_04L
卷二

010_0304_b_05L
三十篇

010_0304_b_06L
表忠祠…重修序金龍寺住持案錄序
010_0304_b_07L三聖庵佛糧及燈燭契序七峯山…重
010_0304_b_08L修記七峯山靈芝庵記伏牛山白蓮
010_0304_b_09L庵新創記華藏庵後佛幀記雲巖寺
010_0304_b_10L極樂殿重剏記兠率山三聖庵重修記
010_0304_b_11L藏山寶藏菴記寶藏菴佛像記月現
010_0304_b_12L堂記輪藏記松竹洞四友亭記
010_0304_b_13L彌山石仙庵記金剛庵重修記鳴鳳
010_0304_b_14L寺法華庵重修記祭弟子影虛文
010_0304_b_15L陰山…上梁文雲峯寺會賢堂上梁文
010_0304_b_16L華嚴經勸善文大乘寺佛像改金勸善
010_0304_b_17L四佛山安影文括虛說足不
010_0304_b_18L足說治爭僧說誡惡者說勸善說
010_0304_b_19L送洪綻大師序贈宋處士

010_0304_b_20L
括虛大和尙行狀

010_0304_b_21L

010_0304_b_22L

010_0304_b_23L幽居辭

010_0304_b_24L
山中人兮在空谷坐蒲團兮女蘿衣
010_0304_b_25L嶂環而爲屏白雲飛而爲帷朝搴葉兮
010_0304_b_26L落落松暮採秀兮燁燁芝石泉兮泠泠

010_0304_c_01L漱我齒兮自潔     입을 헹구니 치아는 절로 깨끗
杳然兮與世相違    아득히도 세상과 떨어져 있어
風埃兮不到丈室    세상 풍진 절 방에 들어올 리야
청야사淸夜辤
日之夕兮澹偃蹇    해 저물어 뉘엿뉘엿 가라앉을 때
如有期兮簷雲還    처마 구름 약속한 듯 돌아오누나
風來兮石榻      바람 불어라, 석탑을 향해
月到兮松關      달은 오도다, 솔숲 문으로
耿不寐兮徘徊     잠 못 드는 밤2) 배회할 때에
謇誰與之晤言     아! 뉘와 함께 정담 나누리
夜冉冉兮將半     밤은 흘러흘러 어느덧 한밤
存一氣之孔神     신령한 한 기운 보존한 채로
誦楞伽兮旣罷     『능가경』 독송을 마치고 나니
聆寒鐘兮達晨     차가운 종소리 들리는 새벽
망운사望雲辤
天光兮初舒      먼동이 트고
旭日兮示昇      아침 해 떠오르자
奇形現兮難畫     기이한 형상 드러나니 그려 내기 어렵고
異狀紛兮誰徵     이상한 모양 분분하니 뉘에게 물어보랴
閒出峀兮若有意    한가로이 산 나오니 뜻이 있는 듯
遠遮天兮如有靈    멀리 하늘 가리니 정령 있는 듯
騰而如烏兮廻如輪   까마귀로 올라서 바퀴처럼 돌다가
曳而如龜兮奮如龍   거북같이 끌더니 용같이 싸우네
飄然兮鸞鳳之翔    표연하여라, 난봉의 날갯짓이여
儼然兮虎豹之雄    엄연하여라, 호표의 웅장함이여
千軍亂走兮㫌旗飄拂  천군 어지러이 달리며 깃발 나부끼는 듯
萬馬急馳兮劒戟衝撞  만마 급하게 치달리며 창칼 부딪치는 듯
面面兮羣仙      면면마다 뭇 신선
頭頭兮諸佛      머리마다 부처님
橫叙谷口兮白練千里  골짝 어귀에 비끼니 흰 깁이 천 리
起結空中兮玉峯萬疊  허공에 일어나 맺히니 옥봉이 만첩
隨風端而蹇蕩     바람 따라 끊어지고 흩어지다가
抱日邊而綰結     해 주변 품에 안고 매듭짓는다
欲晴兮彬彬五彩    비 개려 할 땐 오색 광채 빛나고
欲雨兮茫茫一色    비 내리려 할 땐 한 빛으로 아득타
一朝兮幾聚散     하루아침 몇 번이나 모였다 흩어지고
半日兮幾起滅     반나절에 몇 번이나 일어났다 사라지나
偶然托爾之形     우연히 네 모습 헤아려 보니
無端起余之懷     무단히도 회포가 일어나는군
凡寓目者熟能長存   눈에 보이는 것 무엇이 길이 존재하랴
凡屬耳者熟能無涯   귀에 들리는 것 무엇이 끝없으랴
日月兮猶有缺蝕    해와 달도 외려 비고 이지러지고
山川兮亦有頹涸    산과 강도 역시나 무너지고 마른다네

010_0304_c_01L漱我齒兮自潔杳然兮與世相違風埃
010_0304_c_02L兮不到丈室

010_0304_c_03L

010_0304_c_04L淸夜辤

010_0304_c_05L
日之夕兮澹偃蹇如有期兮簷雲還
010_0304_c_06L來兮石榻月到兮松關耿不寐兮徘徊
010_0304_c_07L謇誰與之晤言夜冉冉兮將半存一
010_0304_c_08L氣之孔神誦楞伽兮旣罷聆寒鐘兮達
010_0304_c_09L

010_0304_c_10L

010_0304_c_11L望雲辤

010_0304_c_12L
天光兮初舒旭日兮示昇奇形現兮難
010_0304_c_13L異狀紛兮誰徵閒出峀兮若有意
010_0304_c_14L遠遮天兮如有靈騰而如烏兮廻如輪
010_0304_c_15L曳而如龜兮奮如龍飄然兮鸞鳳之翔
010_0304_c_16L儼然兮虎豹之雄千軍亂走兮㫌旗飄
010_0304_c_17L萬馬急馳兮劒戟衝撞面面兮羣仙
010_0304_c_18L頭頭兮諸佛橫叙谷口兮白練千里
010_0304_c_19L結空中兮玉峯萬疊隨風端而蹇蕩
010_0304_c_20L日邊而綰結欲晴兮彬彬五彩欲雨兮
010_0304_c_21L茫茫一色一朝兮幾聚散半日兮幾起
010_0304_c_22L偶然托爾之形無端起余之懷
010_0304_c_23L寓目者熟能長存凡屬耳者熟能無涯
010_0304_c_24L日月兮猶有缺蝕山川兮亦有頹涸

010_0305_a_01L况人身之存沒     하물며 사람 몸의 살고 죽음과
與世情之改易     세상 인정의 변하고 바뀜은
久速也雖殊      오래고 빠름이야 비록 다르나
飜覆則相同      뒤엎어지는 것은 서로 같다네
觀事物之遷變     사물의 변천을 관조하건대
何恠乎生滅於虛空   허공에서 생멸함 괴이치 않네
嗟呼烱然一點靈犀外  아, 빛나는 한 점 영서3) 외에
誰知萬物都在浮雲中  만물 모두 뜬구름 속에 있음을 누가 알리오
고시古詩
운산가雲山歌
靑山上白雲白     청산 위라 백운은 더욱더 희고
白雲中靑山靑     백운 속 청산이라 더욱 푸르러
我欲隨雲住靑山    구름 따라 청산에 살으렸더니
白雲爲關靑山扃    백운은 관문이요 청산은 빗장
松風蕭瑟月滿壑    솔바람 소슬하고 골짝에 달 가득할 때
放身太臥靑山頭    청산 머리맡에 맘껏 몸을 뉘어서
要與白雲同坐臥    백운과 함께 앉고 눕고 하려는데
白雲亦不爲我留    백운은 나를 위해 머물지 않네
雲爲何事久不留    구름은 어인 일로 오래 머물지 않나
或被淸風散須臾    혹여 청풍 불어오면 순식간에 흩어지네
行盡太虛興雨潤    하늘 다 돌다가 비 내려 적셔 주니
物化我心忽然隨    사물의 변화 따라 내 맘도 따라가네
雲馭淸風       구름은 청풍에 돛 달아
江山處處好相過    강산 곳곳을 즐거이 지나간다
好相過好相過     좋아라 좋아라 지나가기 좋아라
明月滄波戱白鷗    명월창파에 흰 기러기 희롱하네
山默默雲悠悠     산은 고요하고 구름은 아득한데
無人共我雲山樂    이 몸과 함께 운산 즐길 이 없으니
我能獨喜雲山幽    나 홀로 운산의 그윽함 즐길 뿐이네
一年三百六旬日    일 년 삼백육십 일
長對雲山無一愁    길이 운산 바라보며 아무 근심 없어라
운산락雲山樂
獨坐雲山歌一曲    운산에 홀로 앉아 한 곡조 부르나니
曲中更有無窮樂    노래 속에 다시 끝없는 즐거움 있어라
自歌自樂何所爲    어찌해 홀로 노래하고 즐거워하나
樂天知命無爲樂    하늘에 순응하고 천명 아는 무위의 즐거움
胡爲自歌還自樂    어찌해 홀로 노래하고 즐거워하나
吾亦不知自樂樂    나도 모르네, 그냥 절로 즐거울 뿐
雲兮山兮各無心    구름도 산도 둘 다 무심한 터에
我在其中無心樂    그 가운데 살면서 무심을 즐기리라
몽수음夢愁吟
夢裏莫言夢裏事    꿈속에서 꿈속 일 말하지 말게
夢去夢來夢不休    꿈 가고 꿈 오고 꿈은 쉼이 없어라

010_0305_a_01L人身之存沒與世情之改易久速也雖
010_0305_a_02L飜覆則相同觀事物之遷變何恠
010_0305_a_03L乎生滅於虛空嗟呼烱然一點犀外
010_0305_a_04L誰知萬物都在浮雲中

010_0305_a_05L

010_0305_a_06L古詩

010_0305_a_07L雲山歌

010_0305_a_08L
靑山上白雲白白雲中靑山靑我欲隨
010_0305_a_09L雲住靑山白雲爲關靑山扃松風蕭瑟
010_0305_a_10L月滿壑放身太臥靑山頭要與白雲同
010_0305_a_11L坐臥白雲亦不爲我留雲爲何事久不
010_0305_a_12L或被淸風散須臾行盡太虛興雨潤
010_0305_a_13L物化我心忽然隨雲馭淸風江山處處
010_0305_a_14L好相過好相過好相過明月滄波戱白
010_0305_a_15L山默默雲悠悠無人共我雲山樂
010_0305_a_16L我能獨喜雲山幽一年三百六旬日
010_0305_a_17L對雲山無一愁

010_0305_a_18L雲山樂

010_0305_a_19L
獨坐雲山歌一曲曲中更有無窮樂

010_0305_a_20L自歌自樂何所爲樂天知命無爲樂

010_0305_a_21L胡爲自歌還自樂吾亦不知自樂樂

010_0305_a_22L雲兮山兮各無心我在其中無心樂

010_0305_a_23L夢愁吟

010_0305_a_24L
夢裏莫言夢裏事夢去夢來夢不休

010_0305_b_01L愁中莫說愁中語    수심 중에 수심 말하지 말게나
愁去愁來愁復愁    수심 가고 수심 오고 수심 또 수심
종풍곡宗風曲
一物在於此      여기 한 물건이 있나니
難形亦難目      형용하기 어렵고 보기도 어려워라
妙用不可思      오묘한 작용은 불가사의하고
神力尤難測      신통한 힘은 더욱 헤아리기 어려워
生也旣無始      생겨남에 이미 시작 없었으니
滅也何有極      사라짐에 어찌 끝이 있으랴
千變猶不動      천 번 변해도 여전히 움직임 없고
萬化長不革      만 번 변화해도 길이 고침이 없네
三才作主初      삼재의 시초가 되고
萬法爲王卓      만법의 높은 왕 되어
廣包須彌大      넓기로는 수미산 크기를 감싸고
細入隣虛側      가늘게는 인허4) 사이로 들어가네
乾坤在其中      하늘과 땅이 그 속에 있고
日月藏其握      해와 달이 그 손아귀에 들어 있네
外望無盈餘      밖을 보면 차고 넘침이 없고
內窺無聚積      안을 엿보면 모으고 쌓음이 없네
痴暗復明明      어리석고 어두우나 다시 밝디밝고
虛寂還歷歷      허하고 적막하나 도리어 또렷또렷
隱隱視聽際      은은하게 보고 들을 즈음에
覓之不見跡      찾아도 자취를 볼 수가 없고
昭昭俯仰間      환하게 굽어보고 올려 보는 사이에
呼之不應諾      크게 불러 보아도 응답이 없네
自他貫古今      자타와 고금을 관통하고
長短兼通局      장단과 통국을 겸비하네
用氣俾天驚      기운을 운용하면 하늘이 놀라고
振威令地坼      위엄을 떨치면 땅이 갈라지네
輕則等鴻毛      가볍기는 기러기 털과 같고
重則如泰岳      무겁기는 태산과 같아라
速如閃電光      신속하기는 번쩍하는 번갯불 같고
疾若飜迅瀑      빠르기는 쏜살같이 떨어지는 폭포수
能㴱又能淺      깊어질 수도 얕아질 수도 있으며
能淸又能濁      맑아질 수도 탁해질 수도 있다네
善惡受苦樂      선악의 업으로 고락을 받고
昇沈往天獄      천당에 오르고 지옥에 떨어지네
嗔恚墮修羅      성냄으로 인하여 아수라에 떨어지고
貪慾生鬼畜      탐욕으로 인하여 아귀 축생 된다네
三千諸佛母      삼천세계 모든 부처의 어머니요
八萬法中脥      팔만 가지 불법 중의 면목이라
變作工商士      장인 상인과 선비로도 변하고
飜成公侯伯      공후와 백작으로 바뀌기도 한다네
物物猶彷彿      물물마다 오히려 서로 비슷하여서
頭頭皆具足      하나하나 모두 온전히 갖추었네
喧喧雜衆聲      왁자지껄 시끄러운 잡소리들과
的的均諸色      뚜렷이 보이는 조화로운 여러 색
潑潑水中魚      활발발한 냇물 속의 물고기여
翩翩松上鶴      훨훨 나는 소나무 위의 학이여
鶯聲送柳岸      꾀꼬리 소리는 버들 언덕서 들리고
花色開春陌      화사한 꽃은 봄의 둔덕서 피어나네
蜘蛛結網巧      거미는 재주 좋게 거미줄 치고
螗螂轉丸促      사마귀는 빠르게 구슬 굴리네
巢者風可占      나무에 사는 자는 바람 점칠 수 있고
穴者雨可卜      움집에 사는 자는 비를 점칠 수 있네
鶴長鳧則短      학의 다리 길어라, 오리는 짧고
鷺白烏之黑      해오라기 희구나, 까마귀 검다
此名妙萬法      이것을 이름하여 오묘한 만법
莫非宗風力      종풍의 위력이 아님 없도다
黃面示宗風      황면5)께서 종풍을 보이실 때에
拈花坐靈鷲      꽃을 쥐고 영취산에 앉으셨어라
碧眼倡玄旨      벽안6)은 현묘한 종지 창도하여
少林長面壁      소림에서 오랫동안 면벽했어라
燈點迦葉心      가섭의 마음에 등불 밝히고
敎瀉阿難腹      아난의 가슴에 교의 쏟아 주셨네
净名持此物      정명 거사7) 이 물건 수지한 채로
毘耶終日黙      비야리성에서 하루 종일 침묵했네
玄沙痛指       현사8)가 돌을 차 아파할 때에9)
石女暗嗟惜      석녀는 속으로 안타까워했고
水潦被踏倒      수료 화상 차여서 고꾸라지자10)
木人呵呵拍      목인은 손뼉 치며 껄껄 웃었네
泥牛入海底      진흙소는 바다 밑으로 들어가고
鐵馬衝城郭      철마는 성곽을 뚫고 들어갔네
畵猫筆龜毛      고양이 그림은 거북 털11)이요
射賊方兎角      도적 향해 쏘나니 토끼 뿔12)이라
耳聾思百丈      백장 선사 귀먹은 걸 생각해 보고
吐舌憶黃蘗      황벽 선사 혀 빠진 걸 떠올려 보라13)
不知是何法      이것이 무슨 법인지 알지 못하는가
本地風光作      본지풍광14)이 일으킨 것이로다
春風無高下      봄바람은 높낮은 곳 구분이 없고
花木自長縮      꽃나무는 제냥 길고 짧다네
至道無遐邇      지극한 도는 멀고 가까움 차이 없으나
人根有今昔      사람의 근기는 고금의 차이가 있네
事則雖千差      현상은 비록 천차만별 다르나
理觀惟一束      이치로 보면 오직 한 묶음이라
器金器器金      금으로 그릇 만들면 그릇마다 모두 금15)
片木片片木      나무를 조각내면 조각조각 모두 나무16)
摩尼塵不染      마니주는 티끌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蓮花水不着      연꽃은 물에서도 젖지가 않네
道何云遠哉      도가 어찌 멀리 있다고 말하리오
在我皆可得      내게 있으니 모두 얻을 수 있네
禪家諸祖師      선가의 여러 역대 조사들
此法相琱琢      이러한 법 서로서로 갈고닦았네
然有悟易難      하지만 깨달음에 쉽고 어려움 있고
愚智分遲速      어리석고 지혜로움 따라 느리고 빠름 있네
迷來經多劫      미혹하면 다겁의 세월 훌쩍 지나고
悟來一瞬息      깨달음은 한순간에 훌쩍 오도다
昔有迷頭輩      어제는 머리 잃은 무리17)였는데
今有捨父客      오늘은 부친 떠난 길손18)이라네
明珠作魚目      빛나는 구슬은 고기 눈이 되었고19)
守株待兎伏      수주대토20) 하느라 엎드려 있네
彼彼諸含靈      저기 저기 모든 중생들이여
日用猶不識      나날이 쓰면서도 알지 못하네
比如潭底月      연못 속에 비친 달과도 같아
欲捉不能捉      붙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네
聲在琴上否      소리는 거문고에 있지 않나니
非琴非指觸      거문고도 닿는 손가락서도 아니네
毫釐有動念      털끝만큼이라도 생각을 움직이면
差之天地隔      하늘과 땅처럼 차이 난다네
空耶不空耶      공인가 불공인가
所以吾不度      내 헤아리지 못한 까닭이라네
채정 선자에게 보이다(示采定禪子)
寂寞秋山中      적막한 가을 산속에서
獨坐對夕暉      홀로 석양을 마주하고 앉았는데
有鵲噪空庭      텅 빈 마당에선 까치 시끄럽더니
忽聞叩柴扉      홀연히 사립문 두드리는 소리 있네
顚倒出門迎      넘어질 듯 문에 나가 맞이해 보니
爾來門前拜      그대가 문 앞에서 큰절하더군
責以久不來      왜 이리 오랜만인가 꾸지람하니
不答心自愧      대답하지 않아 마음 절로 부끄러웠네
俄而即歸去      잠깐 있다가는 곧 돌아가니
轉覺心悽然      이 마음 더욱 슬퍼졌다네
老僧貧無物      노승은 가난하여 줄 물건 없어
只將心珠傳      다만 마음 구슬을 전하려 하네

010_0305_b_01L愁中莫說愁中語愁去愁來愁復愁

010_0305_b_02L宗風曲

010_0305_b_03L
一物在於此難形亦難目

010_0305_b_04L妙用不可思神力尤難測

010_0305_b_05L生也旣無始滅也何有極

010_0305_b_06L千變猶不動萬化長不革

010_0305_b_07L三才作主初萬法爲王卓

010_0305_b_08L廣包須彌大細入隣虛側

010_0305_b_09L乾坤在其中日月藏其握

010_0305_b_10L外望無盈餘內窺無聚積

010_0305_b_11L痴暗復明明虛寂還歷歷

010_0305_b_12L隱隱視聽際覓之不見跡

010_0305_b_13L昭昭俯仰間呼之不應諾

010_0305_b_14L自他貫古今長短兼通局

010_0305_b_15L用氣俾天驚振威令地坼

010_0305_b_16L輕則等鴻毛重則如泰岳

010_0305_b_17L速如閃電光疾若飜迅瀑

010_0305_b_18L能㴱又能淺能淸又能濁 [1]

010_0305_b_19L[示采定禪子]
寂寞秋山中獨坐對夕暉br/>
010_0305_b_20L有鵲噪空庭忽聞叩柴扉

010_0305_b_21L顚倒出門迎爾來門前拜

010_0305_b_22L責以久不來不答心自愧

010_0305_b_23L俄而即歸去轉覺心悽然

010_0305_b_24L老僧貧無物只將心珠傳

010_0305_c_01L此非眞九曲      이는 진실로 공자의 구곡주21) 아니니
蜜蟻用難穿      꿀과 개미로 뚫기 어렵네
非魏徑寸珠      위나라 한 치 구슬22)이 아니라면
何論乘後先      어찌 수레의 선후를 논했으리오
亦非䯻明珠      또한 상투 속의 구슬23)이 아니라면
誰能拾赤川      누가 능히 적천에서 주웠으리오
亦非龍女珠      또한 용녀의 구슬이 아니라면
誰能獻佛前      누가 능히 부처님 전에 올렸으리오
盖此一箇珠      대개 이 하나의 구슬은
五陰山中得      오음의 산에서 얻었으니
功德量難思      공덕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神用窮不測      신묘한 작용은 끝까지 헤아리기 어렵네
無形亦無色      형체도 없고 색상도 없으며
難孔亦難纓      뚫기도 어렵고 매기도 어려워라
纎纎處一塵      가늘고 가늘어 한 티끌에도 머물고
浩浩包太淸      크고도 크기에 푸른 하늘 감싸 안네
烱烱無玷埃      밝게 빛나서 흠결 티끌 하나 없고
靈靈有自知      신령스럽게 스스로 앎이 있네
隱隱俯仰處      아득히 굽어보고 올려 보는 곳
昭昭視聽時      밝고 밝게 보고 들을 때
千古猶不古      천고 세월 지나도 여전히 늙지 않고
萬變終不變      만 번을 변해도 끝내 변치 않네
出入鎭相隨      나고 들어감에 진중하게 서로 따르고
內外尋不見      안과 밖을 찾아봐도 볼 수가 없네
本來非長短      본래부터 길고 짧음 구분 없고
隨處現靑紅      곳에 따라 붉고 푸름 보이네
人天由此得      사람과 천신은 이로 말미암아 얻고
佛祖借伊功      부처와 조사는 이를 의지해 공을 이루었네
爾受愼自守      자네는 삼가 신중하게 자신을 지켜
莫向痴人說      어리석은 사람 향하여 말하지 말게
上品醍醐味      최고 품질 제호의 맛도
恐飜成毒孼      도리어 독과 허물 될까 두렵네
爾見卞和氏      자네 보게나, 변화씨의 고사24)
抱璞自刖足      박옥 안고 갔으나 발꿈치 잘리고
㪅看秦昭王      다시 진나라 소왕 만나서
幾碎堇完璧      몇 차례 부수니 완벽이 되었네
但將此靈珠      다만 이 신령스런 구슬 가지고
密密回光照      치밀하고 면밀하게 회광반조하면
佛祖應加被      부처 조사께서는 가피 내릴 것이고
龍天必來護      용과 천신은 꼭 와서 외호하리
世間百年寶      세상이 부러워하는 백 년의 보배는
筭盡皆不合      끝까지 셈해도 합당치 않네
我之今所贈      지금 내가 자네에게 주는 것이
令爾古人及      그대로 하여금 고인에 미치게 하리
여공의 시에 차운하다(次呂公韻)
靑山鄕        청산 고을에
白雲社        흰 구름 낀 절
烏紗與白弁      오사모25)와 백변26)
坐對楓林下      단풍 숲 아래 마주 앉아

010_0305_c_01L此非眞九曲蜜蟻用難穿

010_0305_c_02L非魏徑寸珠何論乘後先

010_0305_c_03L亦非䯻明珠誰能拾赤川

010_0305_c_04L亦非龍女珠誰能獻佛前

010_0305_c_05L盖此一箇珠五陰山中得

010_0305_c_06L功德量難思神用窮不測

010_0305_c_07L無形亦無色難孔亦難纓

010_0305_c_08L纎纎處一塵浩浩包太淸

010_0305_c_09L烱烱無玷埃靈靈有自知

010_0305_c_10L隱隱俯仰處昭昭視聽時

010_0305_c_11L千古猶不古萬變終不變

010_0305_c_12L出入鎭相隨內外尋不見

010_0305_c_13L本來非長短隨處現靑紅

010_0305_c_14L人天由此得佛祖借伊功

010_0305_c_15L爾受愼自守莫向痴人說

010_0305_c_16L上品醍醐味恐飜成毒孼

010_0305_c_17L爾見卞和氏抱璞自刖足

010_0305_c_18L㪅看秦昭王幾碎菫完璧

010_0305_c_19L但將此靈珠密密因光照

010_0305_c_20L佛祖應加被龍天必來護

010_0305_c_21L世間百年寶筭盡皆不合

010_0305_c_22L我之今所贈令爾古人及

010_0305_c_23L次呂公韻

010_0305_c_24L
靑山鄕白雲社鳥紗與白弁坐對楓林

010_0306_a_01L儒道四書公已說    유도의 사서 그대 이미 말했으니
禪家三敎我無啞    선가의 삼교 나도 침묵 않으리라
저무는 봄(暮春)
落花千點萬片     낙화는 천 점 만 조각으로 흩어지고
幽鳥恠語奇音     깊은 숲 산새가 청신한 울음 울 제
山鹿有意來宿     사슴은 무슨 뜻 있어 와서 잠들고
老僧獨坐無心     노승은 무심히 홀로 앉아 있네
오언절구五言絶
담 선자에게(示淡禪子)
萬法全心起      만법은 전일한 마음에서 일어나고
千波一水成      천 물결은 한 방울 물에서 일어난다
如知非外物      이들이 외물에서 온 것 아님을 안다면
吾道卽分明      우리 도는 그 자리에서 분명해지리라
노음산인에게 부치다(寄露陰山人)
回首露陰山      고개 돌려 노음산 바라보니
山外又有山      산 너머에 또 산이 있어라
山遠人不見      산이 멀어 사람은 보이지 않고
但見山雲還      다만 돌아오는 산 구름만 바라볼 뿐
능허 장실이 금강산으로 가며 시를 구하기에 화답하여(和凌虛丈室金剛之求語)
身被七斤衲      일곱 근 누더기 옷 몸에 걸치고
手携三尺笻      석 자의 대지팡이 손에 짚고서
春風忽歸去      봄바람에 홀연히 돌아가리라
一萬二千峯      일만 이천 봉우리 금강산으로
원통암圓通庵
庵架山高處      암자는 산 높은 곳 세워져 있어
從來不設扉      예로부터 사립문 필요 없어라
居僧三四輩      그곳 사는 스님네 서너 명이서
終日坐忘機      종일토록 앉았으리, 기미 잊은 채
구담龜潭
舟泊龜潭上      이 한 몸 배에 실어 구담에 대니
潭澄石亦奇      물 맑은 깊은 못에 돌도 기묘타
詩成吟一罷      시 지어 한 곡조 다 읊고 나니
猿鶴是鐘期      잔나비며 학이 바로 종자기27)라네
마음을 관하다(觀心)
獨坐觀心海      홀로 앉아 마음 바다 관하노라니
茫茫水接天      하늘에 닿을 듯 아득한 바다
浮雲無起滅      뜬구름 생기고 사라짐 없이
孤月照三千      외론 달 삼천세계 비추는구나

010_0306_a_01L儒道四書公已說禪家三敎我無啞

010_0306_a_02L暮春

010_0306_a_03L
落花千點萬片幽鳥恠語奇音

010_0306_a_04L山鹿有意來宿老僧獨坐無心

010_0306_a_05L

010_0306_a_06L五言絕句

010_0306_a_07L示淡禪子

010_0306_a_08L
萬法全心起千波一水成

010_0306_a_09L如知非外物吾道即分明

010_0306_a_10L寄露陰山人

010_0306_a_11L
回首露陰山山外又有山

010_0306_a_12L山遠人不見但見山雲還

010_0306_a_13L和凌虛丈室金剛之求語

010_0306_a_14L
身被七斤衲手携三尺笻

010_0306_a_15L春風忽歸去一萬二千峯

010_0306_a_16L圓通庵

010_0306_a_17L
庵架山高處從來不設扉

010_0306_a_18L居僧三四輩終日坐忘機

010_0306_a_19L龜潭

010_0306_a_20L
舟泊龜潭上潭澄石亦奇

010_0306_a_21L詩成吟一罷猿鶴是鐘期

010_0306_a_22L觀心

010_0306_a_23L
獨坐觀心海茫茫水接天

010_0306_a_24L浮雲無起滅孤月照三千

010_0306_b_01L
가을 둑에 앉아 졸다가 현령이 부르는 운에 쫓기어 짓다(秋堤坐眠。 逼五馬客呼韻。 謝譴)
秋山錦繡景      가을 산 비단으로 수놓은 경치
醉倒水雲間      취하여 물과 구름 사이에 떨어졌구나
不覺乾坤暮      하늘과 땅 저문 것도 모르던 차에
那知五馬還      오마객28) 돌아갈 시간 어찌 알았으리
설순 대사가 게송을 구하기에(雪淳大師求偈)
法非心外法      법은 마음 밖에 있는 법 아니요
心是法中心      마음은 법 가운데 있는 마음이로다
心法本非有      마음의 법이 본래 있는 것 아니니
有何傳法心      어떻게 법의 마음 전할 리 있소
안심 비구가 게송을 구하기에(安心比丘求偈)
心是身中主      마음은 몸속의 주인이요
身非心外賔      몸은 마음 밖의 손님 아니네
心安身亦靜      마음 편하면 몸 역시 고요해지니
賔主乃相親      손과 주인이 원래 서로 친하렷다
천마산 개성암(天摩山開聖庵)
庵開雲雨上      암자 있는 곳은 비구름 위쪽
人語半空中      사람의 말소리가 공중에서 들려오네
活計無他物      우리네 살림살이29)는 다른 것 없어라
庭前一老松      뜰 앞의 한 그루 늙은 소나무
사람 때문에 느낀 바가 있어(因人述懷)
毁人人亦毁      남을 헐뜯으면 남도 역시 헐뜯고
忘物物俱忘      상대를 잊으면 상대도 함께 잊지
我善人人善      내가 선행 베풀면 남들 모두 선행하고
我强物物强      내가 강하면 상대마다 모두 강해
낙수암을 방문하다(訪落水庵)
石路登登去      거친 돌길 오르고 또 올라가니
鐘聲隱隱來      어디선가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리
逢僧仍問寺      스님아 물어보세, 절은 어디 있는 게요
遙指白雲堆      저 멀리 흰 구름 언덕 가리켜 보일 뿐
망관대望冠臺
臺入中霄屹      누대는 하늘 높이 들어가 있어
登臨可摘星      올라가면 별을 딸 것만 같네
掃雲仍枕石      구름 쓸고 돌베개 베고 누우면
風送紫鸞笙      바람결에 신선 피리30) 들려오리라
무주암에 오르다(上無住)
我號稱無住      내 호는 무주
是庵亦無住      이 절도 무주
人境皆無住      나와 대상 모두 무주
是乃眞無住      이것이 곧 참 무주

010_0306_b_01L秋堤坐眠逼五馬客呼韻謝譴

010_0306_b_02L
秋山錦繡景醉倒水雲間

010_0306_b_03L不覺乾坤暮那知五馬還

010_0306_b_04L雪淳大師求偈

010_0306_b_05L
法非心外法心是法中心

010_0306_b_06L心法本非有有何傳法心

010_0306_b_07L安心比丘求偈

010_0306_b_08L
心是身中主身非心外賔

010_0306_b_09L心安身亦靜賔主力相親

010_0306_b_10L天摩山開聖庵

010_0306_b_11L
庵開雲雨上人語半空中

010_0306_b_12L活計無他物庭前一老松

010_0306_b_13L因人述懷

010_0306_b_14L
毁人人亦毁忘物物俱忘

010_0306_b_15L我善人人善我强物物强

010_0306_b_16L訪落水庵

010_0306_b_17L
石路登登去鐘聲隱隱來

010_0306_b_18L逢僧仍問寺遙指白雲堆

010_0306_b_19L望冠臺

010_0306_b_20L
臺入中霄屹登臨可摘星

010_0306_b_21L掃雲仍枕石風送紫鸞笙

010_0306_b_22L上無住

010_0306_b_23L
我號稱無住是庵亦無住

010_0306_b_24L人境皆無住是乃眞無住

010_0306_c_01L
궤건 상인을 작별하며 차운하다(次別軌健上人)
日月壺中轉      해와 달은 항아리31) 속에서 운행하고
山河鏡裏開      산과 바다는 거울 속에 열려 있는 듯
君歸流水洞      그대는 물 흐르는 유수동에 돌아가고
我坐落花臺      나는 꽃 지는 낙화대에 앉아 있네
용주 이 상사의 운을 따라(次龍州李上舍韻)
近日詩全廢      요즈음 시를 전혀 짓지 않기에
瓊琚愧未酬      주옥같은 시편32)에 수답 못 하네
西峯他夜月      서쪽 봉우리에 달 뜬 어느 날
魂夢到龍州      꿈속 혼이 용주 땅에 이르리로다
우연히 짓다(偶題)
流水任東西      물은 동으로 서로 가는 대로 흐르고
浮雲自起滅      구름은 제냥 피어오르다 사라지다
逍遙雲水翁      구름과 물 사이에 소요하는 늙은이
憂樂無分別      근심과 즐거움의 분별 없어라
바람과 달(風月)
巖泉迎白月      바위샘은 밝은 달을 맞이하고
庭柏引淸風      뜰의 백수는 맑은 바람 끌어오네
身是坐聲色      몸은 성색 가운데 앉아 있어도
心非聲色中      마음은 성색 가운데 있지 않네
소산의 초당 시에 차운하여(次小山草堂韻)
曉洞秋雲曙      새벽 골짜기(曉洞)에 가을 구름 밝고
西峯落月懸      서쪽 봉우리(西峯)에 지는 해 걸리네
飄然一枕夢      표연히 하룻밤 꿈속에서
頻到草堂前      초당 문 앞을 자주도 다녔구나
정성 대사와 헤어지며(別定惺大師)
袖拂江風去      소매에 강바람 떨치며 떠나가서는
笻隨嶺月歸      지팡이 짚고 산 달 따라 돌아오리라
山河從此隔      산하가 이로부터 멀어지려니
千里夢魂飛      천 리 먼 길 꿈속 혼만 날아다니리
강서의 최 처사를 방문하고(訪江西崔處士)
玉洞鳴流水      옥동에는 흐르는 물 졸졸졸
山庭滿落花      산 마당 뜰에는 낙화가 가득
知君夜夜夢      그대 밤마다 꾸는 꿈을 알겠네
應到武陵家      무릉의 어부 집33)에 가는 것 분명하이
금강산으로 가는 정심 선자를 보내며(送凈心禪子之金剛山)
[1]
莫問金剛景      금강의 경치를 묻지 말게나
金剛是我心      금강은 바로 내 마음이라
强說金剛景      금강의 경치를 굳이 말하면
白玉聳千尋      천 길 높이 솟구친 백옥이러라


010_0306_c_01L次別軌健上人

010_0306_c_02L
日月壺中轉山河鏡裏開

010_0306_c_03L君歸流水洞我坐落花臺

010_0306_c_04L次龍州李上舍韻

010_0306_c_05L
近日詩全廢瓊琚愧未酬

010_0306_c_06L西峯他夜月魂夢到龍州

010_0306_c_07L偶題

010_0306_c_08L
流水任東西浮雲自起滅
010_0306_c_09L逍遙雲水翁憂樂無分別

010_0306_c_10L風月

010_0306_c_11L
巖泉迎白月庭柏引淸風

010_0306_c_12L身是坐聲色心非聲色中

010_0306_c_13L次小山草堂韻

010_0306_c_14L
曉洞秋雲曙西峯落月懸

010_0306_c_15L飄然一枕夢頻到草堂前

010_0306_c_16L別定惺大師

010_0306_c_17L
袖拂江風去笻隨嶺月歸

010_0306_c_18L山河從此隔千里夢魂飛

010_0306_c_19L訪江西崔處士

010_0306_c_20L
玉洞鳴流水山庭滿落花

010_0306_c_21L知君夜夜夢應到武陵家

010_0306_c_22L送淨心禪子之金剛山

010_0306_c_23L
莫問金剛景金剛是我心

010_0306_c_24L强說金剛景白玉聳千尋(一)

010_0307_a_01L[2]
矗矗銀璆骨      우뚝 솟은 은빛 옥의 찬란한 뼈대
瑩瑩璧璐光      형형한 푸른 옥의 눈부신 빛이여
三軍聞海賊      삼군34)이 해적 왔단 소문 듣고서
箇箇露鋒鋩      모든 병사 치켜든 창과 칼끝이로다
임귀게臨歸偈
[1]
七十年間事      칠십 년간 인생사
依俙夢裏人      꿈속의 사람처럼 아스라하다
澹然同水月      담연한 물속의 달과 같으니
何有去來身      어찌 가고 오는 몸이 있으리

[2]
幻來從幻去      허깨비로 왔다가 허깨비 따라 가니
來去幻中人      오고 가는 허깨비 속 사람이여
幻中非幻者      허깨비 속에 허깨비 아닌 것
是我本來身      이것이 나의 본래 몸이로다
칠언절구七言絶句
강화 승천포江華乘天浦
東風來上北歸舟    동풍이 부는 결에 북으로 배를 돌려
十里滄波半日遊    십 리 창파에서 반나절 노닐었네
自有乘槎浮海志    내 본래 뗏목 타고 바다 떠돌 뜻 있었건만
卻從何處訪瀛洲    어느 곳으로 향해야 영주35) 땅 이르리까
차가운 샘에서 달을 긷다(寒泉汲月)
山僧偏愛水中月    산에 사는 산승 물속 달 좋아하여
和月寒泉納小缾    달 어린 차간 샘물 작은 병에 담았어라
歸到石龕方瀉出    돌아와 돌 물독에 쏟으려는 찰나
盡情攪水月無形    아이구야! 물 흔들려 달 사라져 버렸네
청대 권상일36) 선생의 시에 삼가 차운하여(謹次淸臺權先生諱相一韻)
[1]
卜築淸臺問幾年    청대에 집 지은 지 올해로 몇 해신지
超然靜室絶囂喧    초연히 고요한 방 세상 소란 멀리하네
江湖亦有憂君志    강호에 머물러도 임금 그리움 여전하니
魂夢分明到日邊    꿈속의 혼은 분명히 임금님 곁37) 가 있으리

[2]
山僧採藥白雲隈    흰 구름 낀 산모롱이에서 약초 캐는데
童子傳言學士來    동자가 선비 오셨다는 전갈 전하네
欲得瓊琚光石室    보배 구슬38) 얻어서 석실을 밝히고자
烟霞多處放笻廻    안개 놀 자욱한 곳에 지팡이 놓고 돌아오네

[3]
皎潔襟懷識者誰    맑고 깨끗한 마음이야 그 누가 알아주리
淸風明月獨能知    맑은 바람 밝은 달만이 홀로 알 수 있다네
仙標忽遇雲山裏    신선 풍모를 홀연히 구름 산에서 만나니
陶遠當年托契時    도잠 혜원 노닐 당시39) 의기투합하던 때라

[4]
明中藏暗暗中明    밝음 안에 어둠 있고 어둠 안에 밝음 있다
此理惟心不在經    이 이치 오직 마음일 뿐, 경전에 있지 않다네
若得吾心明暗裏    어둠과 밝음 속에서 내 마음 찾을 수 있다면
萬千金藏摠虛聲    천만 권의 장경이야 모두 허튼소리로다

010_0307_a_01L矗矗銀璆骨塋塋璧璐光

010_0307_a_02L三運聞海賊箇箇露鋒鋩(二)

010_0307_a_03L臨歸偈

010_0307_a_04L
七十年間事依俙夢裏人

010_0307_a_05L澹然同水月何有去來身(一)

010_0307_a_06L幻來從幻去來去幻中人

010_0307_a_07L幻中非幻者是我本來身(二)

010_0307_a_08L

010_0307_a_09L七言絕句

010_0307_a_10L江華乘天浦

010_0307_a_11L
東風來上北歸舟十里滄波半日遊

010_0307_a_12L自有乘槎浮海志卻從何處訪瀛洲

010_0307_a_13L寒泉汲月

010_0307_a_14L
山僧偏愛水中月和月寒泉納小缾

010_0307_a_15L歸到石龕方瀉出盡情攪水月無形

010_0307_a_16L謹次淸臺權先生諱相一

010_0307_a_17L
卜築淸臺問幾年超然靜室絕囂喧

010_0307_a_18L江湖亦有憂君志魂夢分明到日邊(一)

010_0307_a_19L山僧採藥白雲隈童子傳言學士來

010_0307_a_20L欲得瓊琚光石室烟霞多處放笻廻(二)

010_0307_a_21L皎潔襟懷識者誰淸風明月獨能知

010_0307_a_22L仙標忽遇雲山裏陶遠當年托契時(三)

010_0307_a_23L明中藏暗暗中明此理惟心不在經

010_0307_a_24L若得吾心明暗裏萬千金藏摠虛聲(四)

010_0307_b_01L
삼가 옥소40)옹의 시운을 따라(謹次玉所翁韻)
[1]
佛殿淸霄獨不眠    청아한 밤 불전에서 홀로 잠들지 못하고
禪燈高掛臥悠然    선등을 높이 걸고 유연히 누웠어라
在世浮生猶幻夢    덧없는 한평생은 허깨비 꿈과 같나니
今年人事異前年    금년의 인생사가 전년과도 다르구나

[2]
飢則呑霞困則眠    주리면 노을 먹고 곤하면 잠을 자며
蓬萊方丈任飄然    봉래로 방장으로 임운등등 나부낀다
雖無解虎藏龍術    해호41) 장룡42)의 재주 비록 없지만
不踏塵寰已十年    티끌세상 밟지 않은 지 어느덧 십 년

[3]
東岳西溪間一林    동악과 서계 사이 어느 숲에서
烏巾白衲又靑襟    검은 두건43)과 흰 납의, 푸른 옷깃44) 입은 이들
扶笻步出前橋上    지팡이 짚고 절 앞 다리 위로 걸어 나와
三笑渾忘古與今    셋이 함께 웃으니45) 옛날인가 지금인가

[4]
路出山前分萬岐    산 밖으로 나 있는 만 갈래 길
鶴衣高拂欲何之    학창의46) 높이 떨치며 어디로 가시려오
三冬一榻慚無賴    한겨울 방 안에서 재간 없음 부끄러워
强作春風送別詩    억지로 봄바람에 송별시 한 수 지었소만
관해루에서 즉흥적으로 짓다(觀海樓卽景)
朝雨初晴海霧收    새벽 비 개자 바다 안개 걷히고
微風乍起浪花浮    미풍이 살짝 불어 파도에 꽃잎 두둥실
蒼茫一色連天碧    아득한 한 빛은 하늘에 이어져 푸르고
吳越行舟白鷺洲    오월 땅 가는 배는 백로 앉은 모래톱47)
강촌의 복숭아꽃(江村桃花)
水天雙碧映遙空    강 하늘 짝으로 푸르러 먼 하늘 비치고
茅屋數三暮樹中    저무는 나무숲 속 초가집 두세 채
莫道靈雲消息斷    영운의 소식48) 끊어졌다 말을 마오
桃花依舊笑春風    도화는 예와 같이 봄바람에 웃는 것을
만회암萬灰庵
古寺空庭長綠苔    옛 절 텅 빈 뜨락 초록 이끼 무성하고
雲牕一閉不曾開    구름 창 한번 닫힌 후 열린 적 없어라
逍遙半日還傷感    반나절 한가히 거닐다 외려 상심에 젖나니
其奈無僧問刼灰    겁화의 재앙49) 물어볼 스님 없으니 어찌할거나
수미동須彌洞
路入荊榛絶峽中    깊은 협곡 가시덤불 속으로 난 길
蒼苔滑石轉難通 푸른 이끼에 돌은 미끌 점점 지나가기 어렵네
欲前還退頻傾側    나아가려다 도로 물러서고 자주 넘어지나니
扶我無人但一笻    도와줄 이 아무도 없이 다만 지팡이 하나뿐
백운대白雲臺
遠觀不識天邊石    멀리 보매 하늘가 바위인 줄 모르고
卻謂層層白玉堆    층층이 쌓인 백옥이라 하더이다
行到水雲窮處坐    걷다가 물과 구름 끝난 곳 앉으니
萬千奇狀眼前開    천만 가지 기이한 광경 눈앞에 펼쳐졌네

010_0307_b_01L謹次玉所翁韻

010_0307_b_02L
佛殿淸霄獨不眠禪燈高掛臥悠然

010_0307_b_03L在世浮生猶幻夢今年人事異前年(一)

010_0307_b_04L飢則呑霞困則眠蓬萊方丈任飄然

010_0307_b_05L雖無解虎藏龍術不踏塵寰已十年(二)

010_0307_b_06L東岳西溪間一林烏巾白衲又靑襟

010_0307_b_07L扶笻步出前橋上三笑渾忘古與今(三)

010_0307_b_08L路出山前分萬岐鶴衣高拂欲何之

010_0307_b_09L三冬一榻慚無賴强作春風送別詩(四)

010_0307_b_10L觀海樓即景

010_0307_b_11L
朝雨初晴海霧收微風乍起浪花浮

010_0307_b_12L蒼茫一色連天碧吳越行舟白鷺洲

010_0307_b_13L江村桃花

010_0307_b_14L
水天雙碧映遙空茅屋數三暮樹中

010_0307_b_15L莫道靈雲消息斷桃花依舊笑春風

010_0307_b_16L萬灰庵

010_0307_b_17L
古寺空庭長綠苔雲牕一閉不曾開

010_0307_b_18L逍遙半日還傷感其奈無僧問刼灰

010_0307_b_19L須彌洞

010_0307_b_20L
路入荆榛絕峽中蒼苔滑石轉難通

010_0307_b_21L欲前還退頻傾側扶我無人但一笻

010_0307_b_22L白雲臺

010_0307_b_23L
遠觀不識天邊石卻謂層層白玉堆

010_0307_b_24L行到水雲窮處坐萬千奇狀眼前開

010_0307_c_01L
보덕굴普德窟
銅柱十層立壁端    십 층 구리 기둥을 절벽 끝에 세우고
重重鐵索挽危欄    겹겹의 쇠밧줄로 높은 난간 당겼구나
溪流繞榻垂千尺    시냇물은 탑상 휘감아 일천 척 드리웠는데
撤板㴱窺意不安    판자 거두고 깊이 보니 마음 참 조마조마
정양사 헐성루(正陽寺歇惺樓)
夕陽來倚歇惺欄    석양 무렵 헐성루 난간에 기대어 보니
萬二千峯各露顏    일만 이천 봉 제각각 얼굴을 드러내네
莫把玉容傳俗客    옥 같은 용모 세상 길손에게 알리지 마오
風光嫌入是非間    풍광 소문 세상으로 들어가면 어떡하나
송라암松蘿庵
鋒鋩競揷翠微間    칼날 같은 봉우리들 다투듯 청산에 꽂혀 있고
庵掛峯巓杳不攀    암자는 산마루에 걸려 올라가기 아득타
鶴去僧空餘幾歲    학 떠나자 절집 빈 지 몇몇 해런가
綠陰㴱處水潺湲    녹음 무성한 곳에 물만 잔잔 흐르누나
해금강海金剛
棠花多意向人開    해당화는 다정히 사람 향해 피어 있고
鷺割滄溟兩兩廻    푸른 바다 가른 백로 쌍쌍이 돌아오네
白石嵯峩雲海裏    흰 바위들 비죽비죽 운해 속에 솟아 있어
遠觀疑是畫蓬萊    멀리서 바라보곤 봉래산 그렸나 의심했네
영랑호永郞湖
湖中日暖鷺閒眠    호수 햇살 따뜻하여 백로 한가히 졸고 있고
霽色凝連海外天    맑게 갠 빛 엉기어 바다 밖 하늘로 이어지네
山客到時漁笛起    산 나그네 이르자 어부 젓대 울리니
回船欲訪永郞仙    배 돌려 영랑 신선 찾아가고 싶어라
낙산 이정에서 일출을 보다(洛山梨亭觀日出)
火輪初出海門東    불타는 바퀴가 동해에서 떠오르자
萬縷紅光射碧空    만 갈래 붉은 광채 푸른 허공 쏘는구나
天地虛明遙送目    텅 비고 밝은 천지에 눈길 멀리 보내나니
雲初散水玲瓏彤    구름이 물방울로 흩어지며 붉게 아롱지네
비로봉毘盧峯
天風吹我上高峯    하늘 바람 몸에 맞으며 상상봉 올라가니
嵐捲長空眼界通    안개 걷힌 먼 하늘에 시야가 확 트인다
莊海鵬程看歷歷    장해의 붕정만리50) 역력히 보이는데
蟾宮知在彩雲封    두꺼비 궁궐51)은 오색구름에 싸여 있네
운암에 앉아(坐雲巖)
雲自無心閒去來    구름 절로 무심하여 한가로이 오고 가고
幽人懷抱向雲開    숨어 사는 이의 회포 구름 향해 열려 있다
雲巖永夕無人到    운암의 긴 밤에 찾아오는 사람 없어
時逐岩雲上上臺    때때로 바위 구름 좇아 높은 대에 오른다

010_0307_c_01L普德窟

010_0307_c_02L
銅柱十層立壁端重重鐵索挽危欄

010_0307_c_03L溪流繞榻垂千尺撤板㴱窺意不安

010_0307_c_04L正陽寺歇惺樓

010_0307_c_05L
夕陽來倚歇惺欄萬二千峯各露顏

010_0307_c_06L莫把玉容傳俗客風光嫌入是非間

010_0307_c_07L松蘿庵

010_0307_c_08L
鋒鋩競揷翠微間庵掛峯巓杳不攀

010_0307_c_09L鶴去僧空餘幾歲綠陰㴱處水潺湲

010_0307_c_10L海金剛

010_0307_c_11L
棠花多意向人開鷺割滄溟兩兩廻

010_0307_c_12L白石嵯峩雲海裏遠觀疑是畫蓬萊

010_0307_c_13L永郞湖

010_0307_c_14L
湖中日暖鷺閒眠霽色凝連海外天

010_0307_c_15L山客到時漁笛起回船欲訪永郞仙

010_0307_c_16L洛山梨亭觀日出

010_0307_c_17L
火輪初出海門東萬縷紅光射碧空

010_0307_c_18L天地虛明遙送目雲初散水玲瓏彤

010_0307_c_19L毘盧峯

010_0307_c_20L
天風吹我上高峯嵐捲長空眼界通

010_0307_c_21L莊海鵬程看歷歷蟾宮知在彩雲封

010_0307_c_22L坐雲巖

010_0307_c_23L
雲自無心閒去來幽人懷抱向雲開

010_0307_c_24L雲巖永夕無人到時逐岩雲上上臺

010_0308_a_01L
백련암白蓮庵
白蓮庵在白雲邊    흰 구름 가에 있는 백련암
半是人間半是天    반은 인간계요 반은 천상계라
眞界未聞車馬響    진계에는 거마 소리 들리지 않으니
世人那得是非傳    세상 사람이 어떻게 시비 소리 전하랴
해인사 스님에게(贈海印僧)
病臥茅廬歲月遲    띳집에 병으로 누워 세월 더딘데
何來一衲索吾詩    스님 한 분 어인 일로 시 구하러 오셨는가
不如對坐山樓上    이보소, 차라리 산루에서 청산을 마주하여
靜看孤雲出峀奇    멧부리서 피어나는 외론 구름이나 바라보게
홍눌 대사를 이별하며(別洪訥大師)
相逢相別幾悠悠    만나고 헤어짐에 얼마나 그리웠나
逢別悠悠欲白頭    만남 작별 그리움에 머리 희끗해지려 하네
離筵莫唱驪駒曲    이별 자리에서 ≺여구곡≻52)은 부르지 마소
天外歸鴻又客愁    하늘 밖 돌아가는 기러기도 객수에 잠길 테니
병든 몸으로 산에 돌아오며(扶病歸山)
可歎支離一病身    아, 지리멸렬하구나 병든 이 한 몸
尋醫求藥走江津    의원 찾아 약 구하러 강나루로 달리다가
歸來已見山花落    돌아오니 벌써 산꽃이 져 버렸네
虛負東風九十春    동풍에 구십춘광53) 헛되이 보냈구나
김 처사의 시축에 차운하여(次金處士軸韻)
道絶形端豈有名    도는 형단을 끊은 거라 어찌 이름 있으리오
이름 짓기 어렵거니와 도에 어찌 이름 지으리名猶難作道何名波因水起波還水    물에서 나온 파도가 다시 물로 돌아가듯
波水相依强有名    파도와 물 한 몸인데 억지 이름 붙였구려
일원상一圓相
能廣能㴱如大海    넓힐 수도 깊게 할 수도 있어라, 바다처럼
無增無減若虛空    늘일 수도 덜어 낼 수도 없어라, 허공처럼
時時密密回光照    때때로 면밀하게 회광하여 반조하면54)
心自空時境自空    마음 절로 공해질 때 경계 절로 공해지리
정 석사의 세 한閒 자에 차운하여(次鄭碩士三閒字)
多謝仙蹤世外閑    감사하오 신선 자취 세상 밖에 한가롭고
別區烟月杖頭閒    별천지 강구연월 석장 머리에 한가롭소
休言白衲元無事    납자려니 원래부터 일 없겠지 말을 마오
管領山雲不暫閑    산 보랴 구름 보랴 한가할 틈이 없소
재미 삼아 읊다(謾吟)
[1]
掉頭名利事多般    명리에 고개 저어도 할 일이 참 많도다
屛跡烟霞屋一間    연하에 자취 감춘 채 집 한 칸 지어 놓고
魂夢不曾塵世到    꿈속에서도 일찍이 티끌세상 간 적 없으니
始知塵世隔靑山    비로소 알겠네, 티끌세상 청산에 막힌 것을


010_0308_a_01L白蓮庵

010_0308_a_02L
白蓮庵在白雲邊半是人間半是天

010_0308_a_03L眞界未聞車馬響世人那得是非傳

010_0308_a_04L贈海印僧

010_0308_a_05L
病臥茅廬歲月遲何來一衲索吾詩

010_0308_a_06L不如對坐山樓上靜看孤雲出峀奇

010_0308_a_07L別洪訥大師

010_0308_a_08L
相逢相別幾悠悠逢別悠悠欲白頭

010_0308_a_09L離筵莫唱驪駒曲天外歸鴻又客愁

010_0308_a_10L扶病歸山

010_0308_a_11L
可歎支離一病身尋醫求藥走江津

010_0308_a_12L歸來已見山花落虛負東風九十春

010_0308_a_13L次金處士軸韻

010_0308_a_14L
道絕形端豈有名名猶難作道何名

010_0308_a_15L波因水起波澴水波水相依强有名

010_0308_a_16L一圓相

010_0308_a_17L
能廣能㴱如大海無增無減若虛空

010_0308_a_18L時時密密回光照心自空時境自空

010_0308_a_19L次鄭碩士三閒字

010_0308_a_20L
多謝仙蹤世外閑別區烟月杖頭閒

010_0308_a_21L休言白衲元無事管領山雲不暫閑

010_0308_a_22L謾吟

010_0308_a_23L
掉頭名利事多般屏跡烟霞屋一間

010_0308_a_24L魂夢不曾塵世到始知塵世隔靑山(一)

010_0308_b_01L[2]
一生蹤跡但靑山    한평생의 종적이 다만 청산 속이라
岩下柴扉夜不關    바위 아래 사립문을 밤에도 걸지 않네
寄語東林棲老鶴    동림에 깃든 늙은 학아 이내 말 들어 보소
莫牽幽興向人間    그윽한 흥 끌어다가 인간세계 향치 마오
염불念佛
念佛先除妄相心    염불할 땐 가장 먼저 망상심 없애야지
隨時緩急若調琴    때때로 늘이고 당김 거문고 줄 고르듯
聲聲直與眞如合    염불하는 소리마다 진여 곧장 합치되면
畢竟渾忘古與今    마침내 예와 지금 모두 잊게 되리라
심 두타에게 경계하여 보이다(誡示心頭陁)
過失在心不在身    과실은 마음에 달려 있고 몸에 있지 않나니
鞭身何似責心眞    몸을 채근함이 어찌 심진을 꾸짖음과 같으랴
勿論憎愛心常責    애증을 막론하고 마음을 항상 꾸짖으면
是乃人中第一人    이것이 곧 사람 중에 제일 사람 되는 길
성심 노숙에게 답하다(答性心老宿)
性如鏡體心如光    성은 거울의 본체요, 마음은 빛과 같아
性若澄淸心自彰    성이 맑고 깨끗하면 마음 절로 밝아진다
風掃宿雲千里盡    바람이 저녁 구름을 천 리 끝까지 쓸어 가니
碧天孤月曉蒼蒼    푸른 하늘 외론 달이 창창한 밤에 휘영청
여러 갈래 길을 꺼리다(忌多路)
路多邪曲又多岐    삿되고 굽은 길 많고 갈림길도 많나니
曲處多荊岐處疑    굴곡진 곳엔 가시 많고 갈림길엔 의심 많다
行路莫行岐與曲    길 떠남에 갈림길과 굽은 길 가지 말고
正當中路路方夷    정당한 길 택해 가면 길이 장차 평탄하리
송도 유감(松都有感)
懷古登臨滿月臺    옛날을 회상하며 만월대에 올라 보니
白雲流水獨徘徊    흰 구름과 흐르는 물만 홀로 맴돌고 있네
無人與說興亡事    그 옛날 흥망사 얘기할 이 하나 없고
惟有殘花向晩開    오직 시드는 꽃만 느지막이 피어 있네
우연히 읊다(偶吟)
[1]
谷自陰陰水自寒    골은 절로 서늘하고 물은 절로 차가운데
黃花紅葉共秋山    노란 꽃 붉은 잎으로 가을 산 물들였네
百八摩尼隨手轉    백팔 마니주를 손 가는 대로 굴리나니
此身安處道心安    이 몸 편안한 곳에 도심도 편안하다

[2]
虛谷秋聲木葉飛    빈 골짝의 가을 소린 나뭇잎 나는 소리
霽窓寒影洞雲歸    맑은 창 서늘한 그림잔 돌아오는 골짝 구름
平生永絶人間事    평생 동안 인간사를 영원히 끊고서
只愛松門客到稀    길손 드문 솔 대문만 좋아하려네
원적암圓寂庵
山何寂寂鳥何喧    산은 어이 적적하고 새는 어이 시끄럽나
喧寂從來道一源    시끄럽든 고요하든 원래 도의 근원 하나라네

010_0308_b_01L一生蹤跡但靑山岩下柴扉夜不關

010_0308_b_02L寄語東林棲老鶴莫牽幽興向人間(二)

010_0308_b_03L念佛

010_0308_b_04L
念佛先除妄相心隨時緩急若調琴

010_0308_b_05L聲聲直與眞如合畢竟渾忘古與今

010_0308_b_06L誡示心頭陁

010_0308_b_07L
過失在心不在身鞭身何似責心眞

010_0308_b_08L勿論憎愛心常責是乃人中第一人

010_0308_b_09L答性心老宿

010_0308_b_10L
性如鏡體心如光性若澄淸心自彰

010_0308_b_11L風掃宿雲千里盡碧天孤月曉蒼蒼

010_0308_b_12L忌多路

010_0308_b_13L
路多邪曲又多岐曲處多荆岐處疑

010_0308_b_14L行路莫行岐與曲正當中路路方夷

010_0308_b_15L松都有感

010_0308_b_16L
懷古登臨滿月臺白雲流水獨徘徊

010_0308_b_17L無人與說興亡事惟有殘花向晩開

010_0308_b_18L偶吟

010_0308_b_19L
谷自陰陰水自寒黃花紅葉共秋山

010_0308_b_20L百八摩屍隨手轉此身安處道心安(一)

010_0308_b_21L虛谷秋聲木葉飛霽窓寒影洞雲歸

010_0308_b_22L平生永絕人間事只愛松門客到稀(二)

010_0308_b_23L圓寂庵

010_0308_b_24L
山何寂寂鳥何喧喧寂從來道一源

010_0308_c_01L問道莫尋黃面老    도를 물음에 구태여 황면노자55) 찾지 마오
心常圓寂道常存    마음 항상 원적하면 도는 항상 있으리니
영조대靈照臺
心珠一箇是虛靈    마음의 구슬 하나 텅 비고 신령하니56)
萬種千般比不評    만 가지 천 가지로도 모두 설명할 수 없네
廓落秋天孤月影    공활한 가을 하늘에 외로이 뜬 달
千山萬水照分明    천만의 산과 강 뚜렷이 비추누나
도암 장실에게 드리는 게송(偈贈道岩丈室)
傳衣本自老頭陁    의발 전수는 본래 노두타로부터 시작됐으니
六代橫枝又幾多    육대57)의 비낀 가지들58)은 또 얼마나 많은가
刼外春風吹不盡    겁외의 봄바람이 끝없이 불어올 제
開花結子在吾師    꽃 피고 열매 맺음이 우리 스님께 달려 있네
풍암 장실에게 드리는 게송(偈贈楓岩丈室)
吾師來自海天東    우리 스님은 바다 하늘의 동쪽에서 오셔서
衣拂蓬萊萬壑風    봉래산 만 골짜기 바람에 옷깃을 떨치셨네
妙法不離聲色外    오묘한 법은 소리와 빛깔 밖으로 떠나지 않으니
何須遠訪括虛翁    어찌 꼭 이 괄허옹을 멀리 방문할 게 있소
죽은 제자를 그리며(憶亡弟子)
半壁寒燈明滅時    반벽에 차가운 등불 가물가물해질 때
五㪅殘月掛松枝    오경에 지는 달은 소나무 가지에 걸려 있네
杜鵑莫近簷前樹    두견새야 처마 근처 나무에 앉지 마소
只恐聲聲惱我思    울음 우는 소리마다 그리움에 미친다네
봄날 뜻 가는 대로(春日漫吟)
春來無事倚窓前    봄 되어 일 없이 창에 기대 있자니
衆鳥▼(口+官)▼(口+官)惱我眠    뭇 새들 재잘재잘 잠 설치게 하는데
眠忽憶關東遊歷處    홀연히 관동에 유력던 곳 떠오르네
海棠花發白鷗邊    흰 갈매기 날던 물가 해당화 만발하던
강산행江山行
三日江行七日山    사흘은 강 따라 이레는 산 따라
一旬蹤跡是江山    열흘간의 종적이 온통 강과 산이라
江山盡是胷中物    강산은 모두 가슴속에 있는 것
咏出淸江咏出山    맑은 강 읊어 내고 산 노래 불러내네
김 처사의 시축에 차운하여(次金處士軸韻)
平生藏跡又藏名    평생토록 자취 감추고 이름도 숨겼으니
世上應無識我名    세상에 내 이름 아는 이 없으리라
但是金剛山上鶴    다만 금강산 위 날아가는 학만이
知心知面又知名    내 맘 알고 얼굴 알고 이름 또한 알리라
단잠夢酣
禪房閴寂淨無塵    고요한 선방 맑고 티끌 없는데
半日雲牕一夢身    반나절 구름 창에 꿈꾸는 이 한 몸

010_0308_c_01L問道莫尋黃面老心常圓寂道常存

010_0308_c_02L靈照臺

010_0308_c_03L
心珠一箇是虛靈萬種千般比不評

010_0308_c_04L廓落秋天孤月影千山萬水照分明

010_0308_c_05L偈贈道岩丈室

010_0308_c_06L
傳衣本自老頭陁六代橫枝又幾多

010_0308_c_07L刼外春風吹不盡開花結子在吾師

010_0308_c_08L偈贈楓岩丈室

010_0308_c_09L
吾師來自海天東衣拂蓬萊萬壑風

010_0308_c_10L妙法不離聲色外何須遠訪括虛翁

010_0308_c_11L憶亡弟子

010_0308_c_12L
半壁寒燈明滅時五㪅殘月掛松枝

010_0308_c_13L杜鵑莫近簷前樹只恐聲聲惱我思

010_0308_c_14L春日漫吟

010_0308_c_15L
春來無事倚窓前衆鳥▼(口+官)▼(口+官)惱我眠

010_0308_c_16L忽憶關東遊歷處海棠花發白歐邊

010_0308_c_17L江山行

010_0308_c_18L
三日江行七日山一旬蹤跡是江山

010_0308_c_19L江山盡是胷中物咏出淸江咏出出

010_0308_c_20L次金處士軸韻

010_0308_c_21L
平生藏跡又藏名世上應無識我名

010_0308_c_22L但是金剛山上鶴知心知面又知名

010_0308_c_23L夢酣

010_0308_c_24L
禪房閴寂淨無塵半日雲牕一夢身

010_0309_a_01L可惜人間都是夢    애석하다 인간 세상 모두가 꿈이러니
夢中還作夢中人    꿈속에서 다시 또 꿈속 사람 되었구나
금강산에서 온 인순 선자의 게송에 답하여(答印淳禪子自金剛山來偈)
恠君淸秀在眉間    눈썹 맑고 수려한 그대 참 고이하군
說道金剛萬瀑還    금강산 만폭동서 돌아온 얘기 풀어내네
爲君碧蘿丹桂月    그대 위해 푸른 넌출에 밝은 달59) 떴으리니
永郞仙子宿何山    영랑 신선은 오늘 밤 어느 산에서 잠들려나
기천 사군60) 정 공의 시에 차운하여(次基川使君鄭公韻)
揖送藍輿嶺外行    재 너머 떠나는 남여 합장하여 보낼 때
春風吹送羽衣輕    봄바람 불어 신선 옷 가벼이 날리네
歸來石榻鵑聲在    석탑으로 돌아오니 두견 소리 들리는데
古寺梨花月正明    옛 절에 핀 배꽃에 달 휘영청 밝더이다
길을 잃다(失路)
人人門外路平坦    사람마다 문밖으로 난 길이 평탄한데
平坦坦中更有歧    평탄탄한 그중에 다시 갈림길이 있어
正路忽迷歧路入    바른길 걷다 홀연 갈림길로 잘못 들면
漫天荊棘獨蹰躇    하늘 가득한 가시 숲에서 홀로 빙빙 돌리라
대중을 물리고(捨衆)
五十年光石火中    전광석화같이 흐른 오십 년 세월
人間榮辱揔虛空    인간세계 영욕이 모두 헛되고 공하다
今朝大笑飄然去    오늘 아침 크게 웃고 표연히 떠나서
一衲行裝萬里風    납의 행장으로 만리풍 타고 가리
삼가 기천 현령61) 해좌 정범조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謹次基川明府海左丁先生韻諱範祖)
歡情不必鳴琴瑟    기쁨의 정 드러냄에 금슬 울릴 필요 없고
豪興何須擧酒杯    호탕한 흥 풀어냄에 술잔 들 필요 있나
最好東林新月下    가장 멋진 일이란 동림 초승달 아래서
滿庭花影任徘徊    뜰 가득 꽃 그림자 밟고 멋대로 거니는 것
사우정에서(題四友亭)
月榻松爲伴      달빛 어린 선탑62)은 소나무가 도반이고
風牕竹作隣      바람 들치는 들창은 대나무가 이웃이라
松風兼竹月      솔이여 바람이여 대나무여 달이여
四友益吾身      내 몸을 유익게 하는 네 명의 벗일지니
오언율시五言律詩
월송정月松亭
路由東海客      동해 바다 길 따라 찾아온 길손
來臥月松亭      월송정에 올라와 누워 있구나
歸夢一千里      꿈은 천 리를 감돌아들고
啼禽兩三聲      새 울음 두어 마디 구성도 지네

010_0309_a_01L可惜人間都是夢夢中還作夢中人

010_0309_a_02L答印淳禪子自金剛山來偈

010_0309_a_03L
恠君淸秀在眉間說道金剛萬瀑還

010_0309_a_04L爲君碧蘿丹桂月永郞仙子宿何山

010_0309_a_05L次基川使君鄭公韻

010_0309_a_06L
揖送藍輿嶺外行春風吹送羽衣輕

010_0309_a_07L歸來石榻鵑聲在古寺梨花月正明

010_0309_a_08L失路

010_0309_a_09L
人人門外路平坦平坦坦中更有歧

010_0309_a_10L正路忽迷歧路入漫天荆棘獨蹰躇

010_0309_a_11L捨衆

010_0309_a_12L
五十年光石火中人間榮辱揔虛空

010_0309_a_13L今朝大笑飄然去一衲行裝萬里風

010_0309_a_14L謹次基川明府海左丁先生韻諱範祖

010_0309_a_15L
歡情不必鳴琴瑟豪興何須擧酒杯

010_0309_a_16L最好東林新月下滿庭花影任徘徊

010_0309_a_17L題四友亭

010_0309_a_18L
月榻松爲伴風牕竹作隣

010_0309_a_19L松風兼竹月四友益吾身

010_0309_a_20L

010_0309_a_21L五言律詩

010_0309_a_22L月松亭

010_0309_a_23L
路由東海客來臥月松亭

010_0309_a_24L歸夢一千里啼禽兩三聲

010_0309_b_01L岸花迎日笑      언덕에 핀 꽃들은 해 맞아 방긋
江水接天平      강물은 하늘 닿아 넘실거리네
鷗鷺相忘地      백구 백로 서로를 잊은 자리에
漁歌喚我惺      어부의 노랫소리 나를 깨우네
망양정望洋亭
亭居蒼壁上      푸른 절벽 위 자리 잡은 망양정
空翠襲人寒      하늘의 푸른빛에 사람 서늘타
絶岸花爭發      절해 언덕에 꽃은 다투어 피고
孤城鳥自還      외론 성으로 새들 절로 돌아가네
風塵千里隔      풍진세상 천 리나 떨어진 이곳
湖海一笻閑      바닷가 도는 지팡이 한가롭구나
暮入田家宿      저물녘 시골집에 들어가 잘 때
悠悠夢故山      아득히 고향 동산 꿈을 꾸리라
죽서루竹西樓
倦客登臨日      지친 길손 죽서루 오르는 날은
東風二月餘      이월이라 봄바람 살랑이누나
長郊經雨後      긴 들판에 봄비 지나간 뒤에
遠浦掛帆初      먼 나루 돛단배 떠나려 하네
洞黑神鱗伏      어둑한 골짜기엔 신령한 비늘63) 숨고
巖奇彩羽棲      기기묘묘 바위엔 채색 깃64) 깃든 듯
桃源人莫詑      무릉도원 사람들 자랑을 마오
歡樂是仙居      기쁨 넘친 이곳이 신선 사는 곳
낙산사洛山寺
遠客登蕭寺      먼 길 찾은 나그네가 절65)에 오르니
門臨大海濱      절 문이 망망대해 마주하였네
梵鍾微雨夕      가랑비 내린 저녁 범종 울리고
漁笛落花春      꽃 지는 봄날에 어부의 피리
翠竹岩前拂      바위 앞 푸른 대는 바람에 떨고
金容窟裏神      동굴 속 부처님은 영험 있도다
梨亭觀日出      이정에 올라서 일출을 보니
天地一紅輪      천지간 하나의 붉은 바퀴여
삼일포三日浦
偶來三日浦      우연히 삼일포 찾아와서는
高臥一層樓      일층 누각에 높이 누웠네
水氣凉侵面      물 기운 서늘하게 얼굴에 닿고
松聲爽引秋      솔 소리 삽상하게 가을 당기네
烟花潭底繡      아지랑이 봄꽃은 물속 수놓고
山月閣中圖      산 위 달은 누각 속에 그림 그리네
蕭寺知何處      절 있는 곳 어드메요 알 것 같나니
寒鐘落晩舟      찬 종소리 저녁 배에 울려 퍼지네
단양 만포에서 북평 신 옹의 시에 차운하다(丹陽晩浦次北坪申翁韻)
滄波翠壁裏      푸른 물결 푸른 절벽 그 가운데서
船泛夕陽風      석양의 바람 속에 배를 띄웠네

010_0309_b_01L岸花迎日笑江水接天平

010_0309_b_02L歐鷺相忘地漁歌喚我惺

010_0309_b_03L望洋亭

010_0309_b_04L
亭居蒼壁上空翠襲人寒

010_0309_b_05L絕岸花爭發孤城鳥自還

010_0309_b_06L風塵千里隔湖海一笻閑

010_0309_b_07L暮入田家宿悠悠夢故山

010_0309_b_08L竹西樓

010_0309_b_09L
倦客登臨日東風二月餘

010_0309_b_10L長郊經雨後遠浦掛帆初

010_0309_b_11L洞黑神鱗伏巖奇彩羽棲

010_0309_b_12L桃源人莫詑歡樂是仙居

010_0309_b_13L洛山寺

010_0309_b_14L
遠客登蕭寺門臨大海濱

010_0309_b_15L梵鍾微雨夕漁笛落花春

010_0309_b_16L翠竹岩前拂金容窟裏神

010_0309_b_17L梨亭觀日出天地一紅輪

010_0309_b_18L三日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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偶來三日浦高臥一層樓

010_0309_b_20L水氣凉侵面松聲爽引秋

010_0309_b_21L烟花潭底繡山月閣中圖

010_0309_b_22L蕭寺知何處寒鐘落晩舟

010_0309_b_23L丹陽晩浦次北坪申翁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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滄波翠壁裏船泛夕陽風

010_0309_c_01L鴈呌秋江上      기러기는 가을 강서 울음을 울고
鷗眠暮靄中      갈매기는 저녁놀에 졸음 겨운데
菊鮮連雨白      고운 국화 비를 맞아 더욱더 희고
楓落飽霜紅      지는 단풍 서리 흠뻑 더욱더 붉네
蓬島眞消息      신선 사는 봉래섬의 참된 소식을
何須問赤松      어찌 꼭 적송자66)에게 물어야 하나
꿈속에서 청하의 옛 은거지에서 노닐다(夢遊靑霞舊隱)
袈裟一老衲      가사 자락 걸쳐 입은 늙은 스님이
邀我入霞庵      노을 속 암자로 나를 맞이해
盃酌雲邊水      구름 낀 물가에서 술잔 나누고
鐺烹石隙蔘      돌 틈의 인삼을 솥에 끓이다
月牕偕朗咏      월창에서 낭랑히 시 함께 읊고
風檻共淸談      바람 부는 난간에서 청담 나눴네
鶴唳驚殘夢      학 울음에 얼핏 든 꿈 놀라 깨 보니
時夜更未三      밤은 아직 삼경이 채 못 됐구려
삼가 해좌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謹次海左先生韻)
東風明月夜      봄바람 살랑이는 밝은 달밤에
花影滿窓前      창 앞 가득 꽃 그림자 넘실거리네
說盡千詩語      천 개의 시어를 다 풀어내고
談來一味禪      한 맛의 선취67)를 이야기할 때
江聲搖殿閣      강물 소린 전각을 흔들어 대고
山夢入雲烟      산속 꿈은 구름 속으로 들어가누나
白雪誰能和      ≺백설곡≻68)에 누가 능히 화답하리오
聰明愧太顚      총명함이 태전에게 부끄럽구나69)
삼가 청대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謹次淸臺先生韻)
白露連霄下      흰 이슬은 하늘에서 밤새 내려와
黃花滿砌垂      섬돌 가득 국화꽃에 드리웠구나
風聲生暮壑      바람 소리 일어나는 저녁 골짜기
山影落寒池      산 그림자는 찬 못으로 떨어지누나
紺殿鍾鳴後      감전70)에 종소리 울려 난 후에
松窓月上時      솔창에 달 두둥실 떠오르는 때
仙翁今又至      신선께서 이제 또 이르렀으니
相對和新詩      마주하여 새로운 시 읊어 보리라
응허에게 게송을 지어 주다(偈賜應虛)
雙林雖示滅      쌍림71)에서 비록 입멸했어도
鶴樹至今存      학수72)는 지금도 남아 있으리
石室千燈照      석실73)에는 천 개 등불 비추고 있고
曺溪萬派奔      조계74)에는 일만 물결 세차게 흘러
風幡空裏動      깃발 펄럭 허공 속에 나부끼더니
星月水中痕      별과 달은 물속에 자취 남기네
非佛非心處      부처도 아니고 마음도 아닌 곳에
傳心報佛恩      마음 전해 부처님 은혜 갚아야 하리
옛 벗을 만나(逢故友)

010_0309_c_01L鴈呌秋江上歐眠暮靄中

010_0309_c_02L菊鮮連雨白楓落飽霜紅

010_0309_c_03L蓬島眞消息何須問赤松

010_0309_c_04L夢遊靑霞舊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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袈裟一老衲邀我入霞庵

010_0309_c_06L盃酌雲邊水鐺烹石隙蔘

010_0309_c_07L月牕偕朗咏風檻共淸談

010_0309_c_08L鶴唳驚殘夢時夜更未三

010_0309_c_09L謹次海左先生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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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風明月夜花影滿窓前

010_0309_c_11L說盡千詩語談來一味禪

010_0309_c_12L江聲搖殿閣山夢人雲烟

010_0309_c_13L白雪誰能和聰明愧太顚

010_0309_c_14L謹次淸臺先生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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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露連霄下黃花滿砌垂

010_0309_c_16L風聲生暮壑山影落寒池

010_0309_c_17L紺殿鍾鳴後松窓月上時

010_0309_c_18L仙翁今又至相對和新詩

010_0309_c_19L偈賜應虛

010_0309_c_20L
雙林雖示滅鶴樹至今存

010_0309_c_21L石室千燈照曺溪萬派奔

010_0309_c_22L風幡空裏動星月水中痕

010_0309_c_23L非佛非心處傳心報佛恩

010_0309_c_24L逢故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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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友來何晩      벗이여 어찌 이리 늦게 오셨나
松茶勸舊顏      솔잎차 달여서 벗께 권하네
丹心終不改      단심은 끝까지 변치 않는데
綠髮始成斑      검은 머리 이제는 희끗희끗해
臨水同觀影      물가에서 함께 그림자 보고
看春共出山      봄 맞으려 함께 산을 나서네
焚香開鉢外      향 사르고 발우를 펼쳐 놓고서
閑坐說玄關      한가로이 앉아서 현관75) 설하네
향산동 심진각(香山洞尋眞閣)
[1]
客到尋眞閣      길손으로 심진각 찾아와 보니
西山日已曛      서산에 해는 이미 저물어 가네
遙岑天控立      산봉우린 먼 하늘 드높이 서 있고
巖水地傾奔      바위 물은 기운 땅으로 치달리누나
衣濕龍潭雨      옷깃은 용못의 비에 무젖고
笻穿鶴峀雲      지팡이는 학 굴의 구름 뚫는다
庵庵懸翠壁      푸른 절벽 매달린 암자들마다
夜夜佛燈分      밤마다 부처 등불 나누는구나

[2]
尋眞沿水入      진리 찾아 물 따라 들어와 보니
壺裏有乾坤      호리병 그 안에 별천지 있네76)
暮靄籠山腹      저녁 안갠 산허리 둘러 감싸고
泉流爽耳根      샘물 흘러 귓가에 삽상하구나
懸燈南北寺      남쪽 절 북쪽 절 등불 매달고
題壁古今言      벽마다 주련마다 고금의 명언
獨臥空樓上      텅 빈 누각에 홀로 누우니
鵑啼月滿軒      달빛 가득 마루에 두견새 울음
안주 법흥사安州法興寺
羅代千年寺      신라 시대 세워진 천년의 고찰
風雲變態間      바람 구름 변화가 무쌍한 이곳
殿中三聖影      전각에는 삼존불 탱화가 있고
堂上二師顏      당상에는 두 대사 진영 있어라
箕子驂鸞洞      기자가 난새 수레 타고 온 골짝
麗王駐驆山      고려 왕 거둥하다 하마하던 산77)
僧空鍾不響      스님 떠난 빈 절이라 종소리 없고
題壁下層巒      시 쓰인 벽 아래로 층층 봉우리
진허 선백에게 드리다(贈振虚禪伯)
入山踰數重      첩첩산중 지나서 들어온 이곳
庵在肅川東      암자가 있는 곳은 숙천78)의 동쪽
紺殿僧敲磬      절집 스님 경쇠를 두드릴 때에
幽林虎嘯風      깊은 숲속 호랑이 바람을 부네
鶴棲丹穴裏      청학은 단혈79) 속에 둥지를 치고
仙夢紫霞中      신선은 자색 놀 속 꿈을 꾸누나
好對龐眉語      긴 눈썹 스님 뵙고 청담 나누니
超然世慮空      초연히 세상 걱정 비워졌구려
보림사寶林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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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友來何晩松茶勸舊顏

010_0310_a_02L丹心終不改綠髮始成斑

010_0310_a_03L臨水同觀影看春共出山

010_0310_a_04L焚香開鉢外閑坐說玄關

010_0310_a_05L香山洞尋眞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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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到尋眞閣西山日已曛

010_0310_a_07L遙岑天控立巖水地傾奔

010_0310_a_08L衣濕龍潭雨笻穿鶴峀雲

010_0310_a_09L庵庵懸翠壁夜夜佛燈分(一)

010_0310_a_10L尋眞沿水入壺裏有乾坤

010_0310_a_11L暮靄籠山腹泉流爽耳根

010_0310_a_12L懸燈南北寺題壁古今言

010_0310_a_13L獨臥空樓上鵑啼月滿軒(二)

010_0310_a_14L安州法興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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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代千年寺風雲變態間

010_0310_a_16L殿中三聖影堂上二師顏

010_0310_a_17L箕子驂鸞洞麗王駐驆山

010_0310_a_18L僧空鍾不響題壁下層巒

010_0310_a_19L贈振虚禪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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入山踰數重庵在肅川東

010_0310_a_21L紺殿僧敲磬幽林虎嘯風

010_0310_a_22L鶴棲丹穴裏仙夢紫霞中

010_0310_a_23L好對龐眉語超然世慮空

010_0310_a_24L寶林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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舟渡大津去      큰 나루를 배로 건너 들어가 보니
三和有寶林      삼화 땅 그곳에 보림사 있네
門臨滄海遠      절문은 푸른 바다 멀리 임했고
僧語翠微㴱      스님 말은 푸른 숲서 깊이 들리네
揮塵談禪偈      불자80)를 휘두르며 선게 나누고
烹茶慰客心      차 달여 길손 심사 위로하누나
臨分猶惜別      헤어질 때 오히려 애틋한 심사
斜日轉松陰      지는 해는 솔 그림자 옮기는구나
장수산 백운사(長壽山白雲寺)
快登雲際寺      구름 가에 있는 절 쾌히 오르니
景物畫中開      온갖 경물 그림 속에 펼쳐졌구나
飛瀑雷聲轉      날리는 폭포는 천둥 울리고
高岑玉色堆      높은 봉은 옥빛을 쌓아 놓은 듯
磬從天上落      경쇠 소리 하늘에서 떨어지는데
僧自鶴邊來      스님은 학 근처에서 내려오시네
枕石忘機臥      돌 베고 기미 잊고 누워 있나니
山童指路催      동자 녀석 갈 길 멀다 재촉하는군
개화사開花寺
行到開花寺      발길이 개화사에 이르렀나니
僧空寺亦頹      중 없고 절도 역시 무너져 내려
月光窓底白      달빛은 창 아래 환히 빛나고
江響枕邊回      강물 소린 베개 가를 감도는구나
壁古風飜紙      낡은 벽에 바람 들어 종이 떨리고
厨寒鳥印灰      차간 주방 재에는 새들 발자국
憑誰知徃事      지나간 일 누구에게 물어볼거나
孤塔倚雲隈      외론 탑만 구름 가에 기대어 섰네
홍류동을 지나며(過紅流洞)
林泉遊歷日      임천을 두루두루 유람하던 날
到此久徘徊      이곳 와서 오래도록 배회했었지
俗遠風塵隔      속세 멀어 풍진은 떨어져 있고
雲㴱羽客廻      구름 깊어 신선이 돌아다닐 듯
岩幽交雜樹      깊숙한 바위에는 우거진 잡목
瀑急起晴雷      급전직하 폭포에선 천둥 울리네
今日括虛子      오늘사 허공을 묶어 내는 이
誰知蓬島來      봉래산81)에 온 것을 누가 알리오
황악루82)에 올라(登黃嶽樓)
去住本無定      오고 감에 본래 정처가 없어
隨緣來此樓      인연 따라 이 누각 찾아왔어라
泉聲搖畫閣      샘물 소린 그림 누각 흔들어 대고
雨氣洩靈區      비 기운은 신령한 터 스며드는데
鴈塔風霜古      안탑83)은 풍상에 낡아만 가고
龍龕歲月留      용감84)은 세월에도 여전하구나
烟霞歸路晩      안개 노을 귀로는 저물었는데
幽興幾時休      그윽한 흥이야 언제 그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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舟渡大津去三和有寶林

010_0310_b_02L門臨滄海遠僧語翠微㴱

010_0310_b_03L揮塵 [1] 談禪偈烹茶慰客心

010_0310_b_04L臨分猶惜別斜日轉松陰

010_0310_b_05L長壽山白雲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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快登雲際寺景物畫中開

010_0310_b_07L飛瀑雷聲轉高岑玉色堆

010_0310_b_08L磬從天上落僧自鶴邊來

010_0310_b_09L枕石忘機臥山童指路催

010_0310_b_10L開花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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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到開花寺僧空寺亦頹

010_0310_b_12L月光窓底白江響枕邊回

010_0310_b_13L壁古風飜紙厨寒鳥印灰

010_0310_b_14L憑誰知徃事孤塔倚雲隈

010_0310_b_15L過紅流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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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泉遊歷日到此久徘徊

010_0310_b_17L俗遠風塵隔雲㴱羽客廻

010_0310_b_18L岩幽交雜樹瀑急起晴雷

010_0310_b_19L今日括虛子誰知蓬島來

010_0310_b_20L登黃嶽樓

010_0310_b_21L
去住本無定隨緣來此樓

010_0310_b_22L泉聲搖畫閣雨氣洩靈區

010_0310_b_23L鴈塔風霜古龍龕歲月留

010_0310_b_24L烟霞歸路晩幽興幾時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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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언율시七言律詩
남악 청하회의 시에 차운하여(次南岳靑霞會韻)
[1]
法幢高建海東天    법당85)을 해동 하늘에 높이 세우니
四衆欽聞走若川    사부대중 우러러 듣고 냇물처럼 달려오네
佛祖門中承正脉    부처 조사 문중에서 정맥을 계승하고
魚龍水上放慈船    어룡 숨은 바다에 자비선을 띄웠네
羨師用劒元無柄    부럽게도 스님은 원래 자루 없는 칼 쓰는데
愧我藏琴久沒絃    부끄럽소 나는 줄 없는 거문고 감춘 지 오래
抱病岩阿身未到    병 안고 사는 산중이라 몸은 당도하지 못하고
夢魂來去雨花筵    꿈속 혼만 꽃비 자리로 왔다 갔다 하는구나

[2]
早入恒河洗骨淸    일찍부터 항하사에 뼈를 깨끗이 씻으니
法門宗說兩分明    법문과 종지 설명 양단이 다 분명하다
南天此日多宣化    남쪽 땅서 오늘날 교화 많이 펼쳤으니
北地他年大擅名    북쪽 땅서 언젠가 이름 크게 날리리라
伴鶴行裝方外客    학을 짝한 행장은 방외의 길손이요
降龍氣像釋中英    용을 굴복시킨 기상은 스님 중의 영웅이라
古今聚散雖常事    예나 지금 만남 이별은 늘 있는 일이지만
離別人情淚自零    이별 즈음 인정이라 눈물 절로 떨어지네

[3]
碧天澹澹水漪漪    푸른 하늘 맑디맑고 강물은 출렁출렁
本地風光見益奇    본지풍광86) 더욱더 특별하게 보이도다
不必投針叅兜率    바늘 던져87) 도솔궁에 참예할 필요 없으니
何勞竪指學俱胝    수고로이 손가락 세워88) 구지 선사를 배우리오
峻嶒老石忘言佛    울퉁불퉁 묵은 돌은 말 잊은 부처요
錦繡秋光本色詩    비단 수놓은 가을 광경은 본바탕의 시
每憶淸標無所信    청신한 모습 그리워도 편지 드리지 못해
聊將一幅報君知    애오라지 한 폭 시로 그대에게 알리노라
금강산金剛山
[1]
秦鞭怒石落靑邱    진시황 채찍에 성난 돌89)이 청구에 떨어져
風雨乾坤已白頭    비바람 부는 천지간에 백두가 되었구나
衆聖羅空全佛國    뭇 성인들 허공에 늘어선 온전한 불국토요
五雲凝峀別仙區    오색구름 산에 엉긴 특별한 신선 세계
袈裟萬釋跨龍虎    가사 입은 일만 스님이 용호를 걸터앉고
劒戟千軍躍馬牛    창칼 든 일천 군사가 마소를 치달리네
造化神機惟自得    조화옹 신묘한 재주 오직 스스로 얻었거니
工詩妙畫摠難酬    잘 꾸민 시와 그림 그 무엇으로 화답하리

[2]
蓬萊山聳海雲隈    바다 구름 저 끝 솟아오른 봉래산
萬二千峯次第開    일만 이천 봉우리가 차례로 열렸구나
列峀摩天皆骨立    하늘 닿을 듯 늘어선 산은 모두 뼈대 세우고(개골산)
落花浮水衆香來    두둥실 떠오는 낙화는 뭇 향기 풍겨 오네(중향성)
岩唇吐月非冬雪    바위 가 달을 토하니 겨울 눈이 아니옵고
澗舌噴泉不雨雷    골짝 시내 샘물 뿜으니 진짜 우레 아니라오
造化奇功無限態    조물주 신기한 공력으로 만든 무한한 양태
意存描寫也難裁    내 맘이야 그리고 싶어도 지어내기 어려워라
유점사楡店寺

010_0310_c_01L七言律詩

010_0310_c_02L次南岳靑霞會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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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幢高建海東天四衆欽聞走若川

010_0310_c_04L佛祖門中承正脉魚龍水上放慈船

010_0310_c_05L羨師用劒元無柄愧我藏琴久沒絃

010_0310_c_06L抱病岩阿身未到夢魂來去雨花筵(一)

010_0310_c_07L早入恒河洗骨淸法門宗說兩分明

010_0310_c_08L南天此日多宣化北地他年六擅名

010_0310_c_09L伴鶴行裝方外客降龍氣像釋中英

010_0310_c_10L古今聚散雖常事離別人情淚自零(二)

010_0310_c_11L碧天澹澹水漪漪本地風光見益奇

010_0310_c_12L不必投針叅兜率何勞竪指學俱胝

010_0310_c_13L峻嶒老石忘言佛錦繡秋光本色詩

010_0310_c_14L每憶淸標無所信聊將一幅報君知(三)

010_0310_c_15L金剛山

010_0310_c_16L
秦鞭怒石落靑邱風雨乾坤已白頭

010_0310_c_17L衆聖羅空全佛國五雲凝峀別仙區

010_0310_c_18L袈裟萬釋跨龍虎劒戟千運躍馬牛

010_0310_c_19L造化神機惟自得工詩妙畫摠難酬(一)

010_0310_c_20L蓬萊山聳海雲隈萬二千峯次第開

010_0310_c_21L列峀摩天皆骨立落花浮水衆香來

010_0310_c_22L岩唇吐月非冬雪澗舌噴泉不雨雷

010_0310_c_23L造化奇功無限態意存描寫也難裁(二)

010_0310_c_24L楡店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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梵宮初創伏龍潭    절 처음 지어질 때 용담의 용 굴복시켜
楡窟金仙五十三    느릅나무 굴에 모신 불상이 오십삼 위
石舫隨緣遊海北    돌배는 인연 따라 바다 북쪽에서 떠돌다
金鐘安佛到城南    금종으로 부처 모셔 성의 남쪽 이르렀네
狗搖嶺上雲光瑞    개가 고개 위에서 흔드니 구름 빛 상서롭고
烏喙泉中水味甘    까마귀가 샘물 마시니 물맛 참 감미롭다
主守盧春爲護法    당시 군수 노춘이 호법의 신장 되어
至今遺像在伽藍    지금까지 가람에 그 형상 남아 있네90)
청량산淸凉山
淸凉勝地喜多緣    청량산 절승지에 인연 많아 기쁜 터에
石徑崎嶇步不顚    험한 돌길 걸어도 넘어지지 않았어라
鶴穴雲㴱難見鶴    학 굴에 구름 깊어 학 보기 어렵고
仙壇苔滑不逢仙    선단 이끼 미끄러워 신선 만나지 못했어라
琳宮縹緲承孤月    아스라한 절집은 외로운 달 받들고
雪嶽嵯峩出半天    우뚝 솟은 설산은 반공중에 솟아났네
下界回看上界寺    하계에서 눈을 돌려 상계의 절 바라보니
高危不信夜來眠    위태로워 밤에 잔 것 믿어지지 않는구나
속리산俗離山
矗削奇岩霄漢齊    깎아지른 기암괴석 은하수와 나란한데
披襟淸嘯上雲梯    옷깃 풀고 휘파람 불며 구름다리 오르노라
天垂列宿頭邊近    하늘은 하 많은 별 머리 가까이 드리우고
風送歸鴻脚下低    바람은 돌아가는 기러기 다리로 부는구나
簇立羣巒開繪畫    빽빽이 선 군봉들은 그림 펼쳐 놓은 듯
倒懸飛瀑散玻瓈    거꾸러진 폭포수는 수정 흩어 놓은 듯
安期羽化何須羨    안기생91)의 우화등선 어찌 꼭 부러우리
咫尺淸都路不迷    지척에 청도92) 길이 어둡지 않거니
남해 금산(南海錦山)
攀壁緣崖上錦巒    벽 붙잡고 벼랑 따라 비단 뫼에 오르니
綠陰芳草擁仙關    녹음과 방초가 신선 관문 감쌌구나
白雲影卷靑山去    흰 구름 그림자는 청산 말아 떠나가고
碧海檣懸赤日還    푸른 바다 돛대는 해 매달아 돌아가네
蜃閣高開淸磬逈    높이 열린 신기루엔 맑은 경쇠 소리 멀고
虹門㴱掩佛燈寒    깊이 가린 홍예문엔 불전 등불 차가웁다
風烟別地多眞趣    풍경 기막힌 곳 진정 흥취 많이 일어
得句題來倚石壇    좋은 시구 얻으려고 돌단에 기대었네
대둔사大芚寺
鱗鱗傑閣在丹丘    비늘 기와 굉걸 누각 단구93)에 서 있는데
瑞草祥雲鎻洞幽    상서 약초와 구름이 깊은 골짝 막았구나
雲跡幾年山與重    구름 자취는 몇 해런가 산과 같이 겹겹이고
寺名千古水同流    절의 명성 천년토록 물과 같이 흐르누나
蓬臺月出啼猿樹    봉대에 달 뜨자 원숭인 나무에서 울고
金殿鐘鳴倚客樓    금전에 종 울리자 객은 누대에 기대누나
更對門庭諸老語    문 앞 뜨락 여러 노덕과 다시 청담 나누니
湖南今日辦淸遊    호남에서 오늘사 청정유람 이루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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梵宮初創伏龍潭楡窟金仙五十三

010_0311_a_02L石舫隨緣遊海北金鐘安佛到城南

010_0311_a_03L狗搖嶺上雲光瑞烏喙泉中水味甘

010_0311_a_04L主守盧春爲護法至今遺像在伽藍

010_0311_a_05L淸凉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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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凉勝地喜多緣石徑崎嶇步不顚

010_0311_a_07L鶴穴雲㴱難見鶴仙壇苔滑不逢仙

010_0311_a_08L琳宮縹緲承孤月雪嶽嵯峩出半天

010_0311_a_09L下界回看上界寺高危不信夜來眠

010_0311_a_10L俗離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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矗削奇岩霄漢齊披襟淸嘯上雲梯

010_0311_a_12L天垂列宿頭邊近風送歸鴻脚下低

010_0311_a_13L簇立羣巒開繪畫倒懸飛瀑散玻瓈

010_0311_a_14L安期羽化何須羨咫尺淸都路不迷

010_0311_a_15L南海錦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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攀壁緣崖上錦巒綠陰芳草擁仙關

010_0311_a_17L白雲影卷靑山去碧海檣懸赤日還

010_0311_a_18L蜃閣高開淸磬逈虹門㴱掩佛燈寒

010_0311_a_19L風烟別地多眞趣得句題來倚石壇

010_0311_a_20L大芚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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鱗鱗傑閣在丹丘瑞草祥雲鎻洞幽

010_0311_a_22L雲跡幾年山與重寺名千古水同流

010_0311_a_23L蓬臺月出啼猿樹金殿鐘鳴倚客樓

010_0311_a_24L更對門庭諸老語湖南今日辦淸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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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洛東江
秋風來上洛東舟    가을바람 불어와 낙동강에 배 띄우니
一帶長江向海流    한 줄기 긴 강이 바다 향해 흘러간다
白鷺雙雙孤帆外    백로는 쌍쌍이 외론 돛대 너머 날고
銀鱗潑潑萬波頭    은빛 비늘 파닥파닥 만 이랑 물결 위라
松亭竹院高低列    송정과 죽원은 높고 낮게 벌여 있고
絶壁懸岩左右浮    절벽과 벼랑은 좌우로 떠 있는데
不識秦童何處去    진나라 동자들은 어디 찾아 가셨는가
人間別有小瀛州    인간세계 또 다른 영주94)가 여기인데
운봉사 산영루의 판상 시에 차운하여(次雲峯寺山影樓板上韻)
祇園西麓起高樓    절 서쪽 기슭에 높다란 누각 서 있으니
樓冠東南七十州    동남 칠십 주95)에 이 누각이 으뜸이라
松檜靑叢經雨潤    소나무 푸른 숲은 비 지나가 젖어 있고
巖巒碧影帶嵐浮    바위 산 푸른 그림자는 이내 띤 채 떠 있구나
蟾光照塔三更曉    달빛이 탑을 비춰 삼경에도 환하고
水氣侵軒五月秋    물 기운 마루에 젖어 오월에도 서늘하다
朝暮登臨幽興發    아침저녁 오를 때에 그윽한 흥 피어올라
不須缾錫遠方遊    발우 석장 차림의 먼 유람 필요 없네
조 상사의 내방에 즐거운 마음으로 차운하다(喜次趙上舍來訪)
庵在雲㴱不設關    구름 깊은 절집이라 빗장 세우지 않고
仙笻穿破紫霞間    신선 지팡이로 자줏빛 노을 뚫고 다니네
溪聲入戶禪心爽    시냇물 소리 집에 들어 선의 마음 시원하고
樹影當窓客意閑    나무 그림자 창에 비쳐 객의 심사 한가롭네
日暖燕飛來古殿    날 따뜻해 제비는 옛 전각 날아들고
月明鵑語在空山    달 밝아 두견 소리 빈산에 울리는데
寒鍾永夜終無寐    찬 종소리에 밤 깊도록 잠들지 않나니
說盡瞿曇與孔顏    구담씨96)와 공자 안자 얘기에 끝이 없네
칠불암에 좌정하여(坐七佛庵)
參玄竪拂坐雲房    불자 세우고 운방97) 앉아 불도를 참구하니
鼠鬪空樑鳥啄床    쥐는 빈 들보에서 싸우고 새는 상을 쪼는구나
無少世憂眠已熟    적지 않은 세상 근심에도 잠은 벌써 무르익고
有多禪味食猶忘    하 많은 선미에 식사 외려 잊었도다
溪環石榻僧心淨    시냇물은 석탑 돌아 중 마음 깨끗해지고
月鎻松壇鶴夢長    달은 소나무 단 막아 학 꿈이 길어지네
忽得寒鍾方出定    문득 찬 종소리에 선정에서 나온 순간
風吹落葉滿虛廊    바람에 지는 낙엽 회랑 가득 채우누나
삼가 기천 현령 정 공의 시에 차운하여(奉次基川倅鄭公韻)
三尺柴扉近碧霄    석 자 사립문이 푸른 하늘 가까운 곳
偶然今日對高標    우연히 오늘사 높은 인품 마주했네
文源遠控銀河浪    문장 원천은 멀리 은하 물결 당기는 듯
詞氣能含渤海潮    시의 기세는 능히 발해 조수를 품는 듯
綵閣香燒禪榻靜    단청 누각에 향 사르니 선탑이 고요하고
瓊樓風入羽衣搖    경루98)에 바람 드니 깃옷이 날리누나

010_0311_b_01L洛東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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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風來上洛東舟一帶長江向海流

010_0311_b_03L白鷺雙雙孤帆外銀鱗潑潑萬波頭

010_0311_b_04L松亭竹院高低列絕壁懸岩左右浮

010_0311_b_05L不識秦童何處去人間別有小瀛州

010_0311_b_06L次雲峯寺山影樓板上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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祇園西麓起高樓樓冠東南七十州

010_0311_b_08L松檜靑叢經雨潤巖巒碧影帶嵐浮

010_0311_b_09L蟾光照塔三更曉水氣侵軒五月秋

010_0311_b_10L朝暮登臨幽興發不須缾錫遠方遊

010_0311_b_11L喜次趙上舍來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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庵在雲㴱不設關仙笻穿破紫霞間

010_0311_b_13L溪聲入戶禪心爽樹影當窓客意閑

010_0311_b_14L日暖燕飛來古殿月明鵑語在空山

010_0311_b_15L寒鍾永夜終無寐說盡瞿曇與孔顏

010_0311_b_16L坐七佛庵

010_0311_b_17L
參玄竪拂坐雲房鼠鬪空樑鳥啄床

010_0311_b_18L無少世憂眠已熟有多禪味食猶忘

010_0311_b_19L溪環石榻僧心淨月鎻松壇鶴夢長

010_0311_b_20L忽得寒鍾方出定風吹落葉滿虛廊

010_0311_b_21L奉次基川倅鄭公韻

010_0311_b_22L
三尺柴扉近碧霄偶然今日對高標

010_0311_b_23L文源遠控銀河浪詞氣能含渤海潮

010_0311_b_24L綵閣香燒禪榻靜瓊樓風入羽衣搖

010_0311_c_01L仙居處處淸遊合    신선 거처 곳곳마다 맑은 유람 합당하니
不必蓬瀛吹玉簫    봉래 영주 찾아가서 옥퉁소 불 필요 있나
삼가 청대 선생에게 드리다(謹呈淸臺先生)
欽聞解綬歸來臥    인끈 풀고 돌아와 은거하신다 들었지요
豈特辭榮又遯名    어찌 영화 버리고 이름 숨기고자 함뿐이리
幽趣我知非世趣    그윽한 취미 세상과 같지 않음 내 알지만
高情誰識不時情    고아한 정 시류 정과 다른지 누가 알까
烟霞有約遊仙洞    연하에 기약 있어 신선 골에서 노닐고
塵土無心謝漢城    진토에 무심하여 한양을 사양했네
千古富春山上月    오랜 옛적 부춘산99)에 둥두렷이 뜬 저 달
至今流照弄淸亭    지금까지 빛을 흘려 맑은 정자 희롱하네
뜻 가는 대로(漫吟)
五十年來成底事    내 사는 오십 년간 무슨 일 이루었나
破衣蔬食臥禪床    해진 옷 나물밥으로 선상에 누웠노라
浮雲朝暮有翻覆    뜬구름은 아침저녁으로 뒤집힘이 있으나
流水東西無古今    흐르는 물은 동과 서로 예나 지금 다름없네
魚躍鳶飛皆率性    물고기 뛰고 솔개 낢100)은 모두 본성 따른 것
鶯歌燕語各全心    꾀꼬리 울고 제비 지저귐101)은 제 마음 온전히 한 것
靜觀萬物兼觀我    고요히 만물 관하고 나를 관하니
物我混然一理㴱    만물과 내가 혼연히 깊은 하나의 이치로세
관악산 영주대(冠岳山靈珠臺)
冠嶽登臨望漢城    관악산에 올라서 한양성 바라보니
蔥蔥佳氣遠崢嶸    푸릇푸릇 좋은 기운 멀리 우뚝 서려 있네
三山擁北千年屹    북쪽 감싼 삼각산은 천년의 봉우리요
一水圍南萬古淸    남쪽 두른 한 줄기 강 만고에 푸르러라
八萬長安天日照    팔만 백성 장안에 태양이 가득 비추니
三千世界佛燈明    삼천세계에 불등이 밝게 빛나는 듯
遙看碧海蒼茫外    멀리 바라보니 푸른 바다 아득하고
落照紅邊白鷺橫    지는 해 노을 가에 백로가 비껴 나네
영허당 만사(挽影虛堂)
妙年才調世稱奇    젊은 시절 재기 으뜸 세상에 소문나서
付鉢傳衣庶有期    의발을 전해 받음 거의 정해졌었는데
豈謂禪門還厄運    어찌 선문에도 액운 돈다 말했던가
却嫌天道竟無知    천도를 원망하나니 도무지 모르겠네
佳禾未穗眞堪惜    좋은 벼에 이삭 없으니 진실로 애석하고
病葉歸根切可悲    병든 잎이 뿌리로 돌아가니 그 슬픔 간절하다
寂寞山中秋夜靜    적막한 산중이라 가을밤 고요한데
滿窓明月倍新心    창 가득 밝은 달이 새 그리움 더하누나
고덕주102)(古德周)
扶杖穿雲上翠微    석장 짚고 구름 뚫으며 푸른 산 올라가니
暮天松露濕蘿衣    저녁 하늘 솔 이슬에 벽라 옷이 젖는구나
香葩泛水桃源出    향기론 꽃은 물에 둥실 도화원에서 나오고
細靄隨風石洞飛    옅은 안개는 바람 따라 바위 골짝에 날리는데

010_0311_c_01L仙居處處淸遊合不必蓬瀛吹玉簫

010_0311_c_02L謹呈淸臺先生

010_0311_c_03L
欽聞解綬歸來臥豈特辭榮又遯名

010_0311_c_04L幽趣我知非世趣高情誰識不時情

010_0311_c_05L烟霞有約遊仙洞塵土無心謝漢城

010_0311_c_06L千古富春山上月至今流照弄淸亭

010_0311_c_07L漫吟

010_0311_c_08L
五十年來成底事破衣蔬食臥禪床

010_0311_c_09L浮雲朝暮有翻覆流水東西無古今

010_0311_c_10L魚躍鳶飛皆率性鶯歌燕語各全心

010_0311_c_11L靜觀萬物兼觀我物我混然一理深

010_0311_c_12L冠岳山靈珠臺

010_0311_c_13L
冠嶽登臨望漢城蔥蔥佳氣遠崢嶸

010_0311_c_14L三山擁北千年屹一水圍南萬古淸

010_0311_c_15L八萬長安天日照三千世界佛燈明

010_0311_c_16L遙看碧海蒼茫外落照紅邊白鷺橫

010_0311_c_17L挽影虛堂

010_0311_c_18L
妙年才調世稱奇付鉢傳衣庶有期

010_0311_c_19L豈謂禪門還厄運却嫌天道竟無知

010_0311_c_20L佳禾未穗眞堪惜病葉歸根切可悲

010_0311_c_21L寂寞山中秋夜靜滿窓明月倍新心

010_0311_c_22L古德周

010_0311_c_23L
扶杖穿雲上翠微暮天松露濕蘿衣

010_0311_c_24L香葩泛水桃源出細靄隨風石洞飛

010_0312_a_01L苔徑時時逢麝宿    이끼 낀 길 때때로 잠자는 노루 만나고
仙壇處處見麋歸    선단 곳곳에서 돌아가는 사슴 보누나
徃古羅王停蹕地    지난 과거 신라 왕이 행차 멈춘 땅
岩頭殘堞尙依俙    바위 끝 남은 성첩만 아직도 의구하네
송도松都
春風一衲松京路    봄바람에 한 납자가 송경 길 배회하니
景物依然感客心    경물은 예와 같아 나그네 마음 느꺼워라
廢堞只存當日事    허물어진 성첩만이 당시 일 간직하고
寒鐘不改舊時音    차간 종은 옛날 소리 바뀌지 않았구나
杜門洞僻忠魂杳    궁벽한 두문동엔 충신의 넋 아득하고
滿月臺空野鹿尋    텅 빈 만월대엔 사슴들만 찾는구나
徘徊善竹橋頭石    선죽교 머릿돌 가 이리저리 거니노라니
欲向溪流問古今    흐르는 시냇물에 고금 흥망 묻고 싶네
구월산 월출암(九月山月出庵)
丹崖百尺小庵懸    불그스름 백 척 절벽에 매달린 작은 암자
頭上星辰手可搴    머리 위로 손 내밀면 별을 딸 수 있을 듯
水聳石間流素練    돌 틈에 솟은 물은 흰 비단처럼 흐르고
甍浮雲外拄靑天    구름 밖 솟은 용마루 푸른 하늘 떠받치네
飛龍舞鳳當窓畔    나는 용과 춤추는 봉황 창가를 마주하고
化佛癯仙列案前    화신불과 구선103)은 책상 앞에 벌여 있네
一宿靈區眞有分    영산의 하룻밤은 진정 연분 있어서니
也知身世出塵緣    이 신세가 티끌 인연 벗어난 걸 알겠노라
부벽루에서 삼가 약포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浮碧樓謹次藥圃先生韻)
箕子古都有古樓    기자의 옛 도읍에 오래된 누각 있어
長林峭壁俯淸流    장림의 가파른 절벽에서 푸른 물결 굽어보네
白鷗出沒平波面    잔잔한 물결 위엔 흰 갈매기 출몰하고
碧峀高低大野頭    너른 들판 끝엔 푸른 산봉 들쭉날쭉
縹緲雲甍飛欲動    아득히 솟은 용마루 날아 움직이려 하고
等閑濤楫去無休    무심히 물살 헤치며 배는 쉼 없이 가는구나
滿城冠盖雖云盛    성 가득 고관 행차 비록 흥성하다지만
回首北邙摠一愁    머리 돌려 북망산 보면 모두가 근심일 뿐
안주 백상루에서 삼가 매월 선생의 판상 시에 차운하다(安州百祥樓謹次梅月先生板上韻)
使君携我晩登樓    사군104) 손에 이끌려 저물녘 누각에 오르니
極目平沙瘴霧收    시야 가득 백사장에 장무105)가 자욱하다
十里烟花明榻外    십 리 펼쳐진 봄꽃은 탑상 너머 화사하고
一樽談笑倚床頭    한 술잔의 담소는 상머리에 기댄 채라
喚人鶯舌饒春樹    사람 부르는 꾀꼬리 소리에 봄 나무 풍요롭고
挾岸波聲撼客舟    언덕 낀 파도 소리에 나그네 배 흔들리네
欲去還憑危檻坐    떠나려던 차 도로 높은 난간 앉았나니
誰知餘興在芳州    누가 알리, 꽃다운 모래톱에 남은 흥취 있는 것을
묘향산 상원암(香山上院庵)
三瀑分流勢若舂    폭포 셋이 떨어지니 방아 찧는 형세 같고
庵居其上護雙峯    암자는 그 위에서 쌍봉을 호위하네

010_0312_a_01L苔徑時時逢麝宿仙壇處處見麋歸

010_0312_a_02L徃古羅王停蹕地岩頭殘堞尙依俙

010_0312_a_03L松都

010_0312_a_04L
春風一衲松京路景物依然感客心

010_0312_a_05L廢堞只存當日事寒鐘不改舊時音

010_0312_a_06L杜門洞僻忠魂杳滿月臺空野鹿尋

010_0312_a_07L徘徊善竹橋頭石欲向溪流問古今

010_0312_a_08L九月山月出庵

010_0312_a_09L
丹崖百尺小庵懸頭上星辰手可搴

010_0312_a_10L水聳石間流素練甍浮雲外拄靑天

010_0312_a_11L飛龍舞鳳當窓畔化佛癯仙列案前

010_0312_a_12L一宿靈區眞有分也知身世出塵緣

010_0312_a_13L浮碧樓謹次藥圃先生韻

010_0312_a_14L
箕子古都有古樓長林峭壁俯淸流

010_0312_a_15L白鷗出沒平波面碧峀高低大野頭

010_0312_a_16L縹緲雲甍飛欲動等閑濤楫去無休

010_0312_a_17L滿城冠盖雖云盛回首北邙摠一愁

010_0312_a_18L安州百祥樓謹次梅月先生板上韻

010_0312_a_19L
使君携我晩登樓極目平沙瘴霧收

010_0312_a_20L十里烟花明榻外一樽談笑倚床頭

010_0312_a_21L喚人鶯舌饒春樹挾岸波聲撼客舟

010_0312_a_22L欲云還憑危檻坐誰知餘興在芳州

010_0312_a_23L香山上院庵

010_0312_a_24L
三瀑分流勢若舂庵居其上護雙峯

010_0312_b_01L環笻必解岩前虎    육환장으론 반드시 바위 앞 범을 풀어내고
蓮鉢能降火裏龍    연꽃 발우론 능히 불 속 용을 항복 받으리106)
開地冝蒙神禹力    터 잡을 땐 마땅히 신우107)의 힘 입었겠고
補虛應借女媧功    허한 지기 보강할 땐 여와108)의 공 빌렸으리
松壇久待驂鸞至    솔 언덕서 오랫동안 난새 탄 신선109) 기다리니
度壑淸風引暮鍾    불어오는 골바람에 저녁 종소리 들리누나
석왕사 비룡루 판상 시에 차운하다(釋王寺次飛龍樓板上韻)
香山笻叩雪峯扄    묘향산 지팡이로 설봉산 문 두드리니
從古明堂護百靈    옛적부터 명당으로 온갖 신령이 호위한다
猊座金容三世佛    사자좌의 금빛 용안은 삼세불이옵고
龍龕玉軸一乘經    용 감실의 두루마리는 일승경이온데
曇花影裏僧開戶    우담화 그림자 속에 스님이 문 열어 주고
幽磬聲中鶴下庭    그윽한 경쇠 소리에 학이 뜰로 내려온다
御墨煌煌恭奉玩    휘황한 임금 글씨 삼가 받들어 완상하니
自多悲感淚先零    절로 슬픔에 겨워 눈물 먼저 떨어지네110)
남악의 시에 다시 차운하다(又次南嶽韻)
無遮會上講玄微    무차회111)상에서 현미한 도 강의하고
柏子庭前見道機    뜰 앞의 잣나무112)로 도의 기미 보이셨지
上乘悟時方是慧    상승을 깨달을 때 바야흐로 지혜 얻고
旁門進處卻須揮    방문113)으로 나간 곳은 손 저어 물리쳤지
楞經自有驅魔力    『능엄경』에 본디 마군 쫓는 힘 있나니
錫杖誰知解虎威    석장의 범 말리는 위엄 누가 알리오
傳得吾家無盡藏    우리 불가의 무진장을 전해 받아
從今剛免乞兒飢    지금부터 거지 아이 꼴 부디 면해 볼까나
삼일포三日浦
十里方湖信步廻    십 리의 네모난 호수 발길 따라 걷다 보니
竹風花雨自徘徊    대숲 바람과 꽃비 속에 나 홀로 배회하네
四仙亭上仙應在    사선정엔 마땅히 신선이 있을 터인데
三日浦中日已開    삼일포엔 어느덧 해가 벌써 떠올랐네
伴鶴僧從雲外去    학을 짝한 스님은 구름 밖으로 떠나가고
驂鸞人向月邊來    난새 탄 신인은 달빛 가로 내려오네
今遊勝地論何得    이번 노닌 명승지 의론하여 무엇 하리
多少塵思便作灰    이러저런 상념들 문득 재로 변한걸
낙산사 관음굴(洛山寺觀音窟)
五岳東邊祇樹園    오악114) 동해 가의 성스러운 절
觀音金色窟中尊    금빛 관음보살님을 동굴 속에 뫼셨어라
濤聲每撼瓊樓動    파도 소리는 매양 보배 누각을 잡아 흔들고
霧氣常蒸畫壁昏    안개 기운은 늘 그림 벽에 스며 흐릿한데
征鴈背承千里月    기러기는 천 리의 달 등지고 날아가고
㴱鰲頭載萬峯雲    자라는 만 봉의 구름 머리에 이고 있네115)
淸香夜爇㴱㴱坐    맑은 향 밤새 사르며 깊숙이 좌정하니
松籟潮聲靜裏聞    솔바람 파도 소리 정적 속에 들리누나

010_0312_b_01L環笻必解岩前虎蓮鉢能降火裏龍

010_0312_b_02L開地冝蒙神禹力補虛應借女媧功

010_0312_b_03L松壇久待驂鸞至度壑淸風引暮鍾

010_0312_b_04L釋王寺次飛龍樓板上韻

010_0312_b_05L
香山笻叩雪峯扄從古明堂護百靈

010_0312_b_06L猊座金容三世佛龍龕玉軸一乘經

010_0312_b_07L曇花影裏僧開戶幽磬聲中鶴下庭

010_0312_b_08L御墨煌煌恭奉玩自多悲感淚先零

010_0312_b_09L又次南嶽韻

010_0312_b_10L
無遮會上講玄微柏子庭前見道機

010_0312_b_11L上乘悟時方是慧旁門進處郃須揮

010_0312_b_12L楞經自有驅魔力錫杖誰知解虎威

010_0312_b_13L傳得吾家無盡藏從今剛免乞兒飢

010_0312_b_14L三日浦

010_0312_b_15L
十里方湖信步廻竹風花雨自徘徊

010_0312_b_16L四仙亭上仙應在三日浦中日已開

010_0312_b_17L伴鶴僧從雲外去驂鸞人向月邊來

010_0312_b_18L今遊勝地論何得多少塵思便作灰

010_0312_b_19L洛山寺觀音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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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岳東邊祇樹園觀音金色窟中尊

010_0312_b_21L濤聲每撼瓊樓動霧氣常蒸畫壁昏

010_0312_b_22L征鴈背承千里月㴱鰲頭載萬峯雲

010_0312_b_23L淸香夜爇㴱㴱坐松籟潮聲靜裏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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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여라 옷(女蘿衣) : 여라는 소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이다. 여라로 만든 옷은 깊은 산속에 은거하는 은자의 복장을 비유한다. 『楚辭』 「九歌」 ≺山鬼≻에 “벽려로 옷을 해 입고 여라의 띠를 둘렀도다.(被薜荔兮帶女蘿。)”라고 하였다.
  2. 2)‌잠 못 드는 밤(耿不寐) : 『詩經』 「邶風」 ≺柏舟≻에 “경경하여 잠을 못 이루니, 마음속에 숨은 근심이 있는 듯하다.(耿耿不寐。 如有隱憂。)”라고 하였다.
  3. 3)‌영서靈犀 : 무소의 머리 위 뿔은 통천서通天犀라고도 하는데, 안을 갈라 보면 하얀 선처럼 보이는 한 줄 무늬가 뿔의 앞뒤를 관통하고 있어 이를 신령하다 여겨 ‘영서’라고 부른다. 후에 두 사람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 당나라 이상은李商隱은 시 ≺無題≻에서 “몸에는 비록 채봉의 쌍으로 나는 날개가 없지만, 마음에는 영서가 있어 한 점으로 통하네.(身無彩鳳雙飛翼。 心有靈犀一點通。)”라고 하였다.
  4. 4)‌인허隣虛 : 물질의 최소 단위로서 인허진隣虛塵 또는 극미極微라고 한다. 일곱 개의 인허진이 모여 미진微塵이 된다고 한다.
  5. 5)‌황면黃面 : 석가모니. 여래는 금색의 몸을 하고 있기 때문에 황면·황면구담黃面瞿曇 등으로 부른다. 한편 석가모니가 태어난 카필라성의 이름 중 카필라(Kapila)가 황색, 황적색의 뜻을 가지고 있어 이를 말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6. 6)‌벽안碧眼 : 선종의 초조初祖 달마 대사. 달마 대사를 푸른 눈의 오랑캐 승(碧眼胡僧)이라 호칭한 데서 온 말이다.
  7. 7)‌정명淨名 거사 : 유마힐維摩詰, 유마 거사維摩居士. 인도 비야리국毘耶離國의 장자長者로 석존의 속제자俗弟子.
  8. 8)‌현사玄沙(835~908) : 중국 선종 승려. 복주福州 민현閩縣 사람으로, 자는 사비師備이고 속성은 사謝씨이다. 어려서부터 고기 낚기를 일삼다가, 30세에 부용 영훈芙蓉靈訓에게 출가하여 예장의 개원사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설봉 의존雪峰義存을 섬겨 인가를 받고, 뒤에 매계의 보응원과 현사산에 있었다.
  9. 9)‌돌을 차 아파할 때에(痛指) : 현사 스님은 고갯마루에서 돌부리를 걷어차고 뜨끔하는 찰나에 소식을 얻었다고 한다. 『續傳燈錄』 권32.
  10. 10)‌수료 화상 차여서 고꾸라지자(水潦被踏倒) : 『大慧普覺禪師語錄』 권17에 “(수료 화상이) 마조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마조는 가까이 오라, 너에게 말해 주마 하였다. 수료 화상이 가까이 가자마자 마조는 가슴을 차서 거꾸러뜨렸다. 수료는 갑자기 크게 깨닫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며 크게 웃었다.(問馬祖曰。 如何是祖師西來意。 祖曰。 近前來向爾道。 水潦纔近前。 馬祖當胸一蹋蹋倒。 水潦忽然大悟。 不覺起來呵呵大笑。)”라고 하였다.(T47, 882b27~c1)
  11. 11)‌거북 털(龜毛) : 구모불龜毛拂. 거북의 털로 만든 불자拂子. 비슷한 개념으로 토끼 뿔로 만든 지팡이인 토각장兎角杖이 있다. 참된 진리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는 뜻이다.
  12. 12)‌토끼 뿔(兎角) : 토각兎角은 토끼가 뿔이 있다는 뜻으로,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을 일컫는 말이다.
  13. 13)‌황벽 선사~떠올려 보라 : 『禪家龜鑑』에 “학자는 먼저 종문의 갈래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 한다. 옛날에 마조가 한 번 할을 함에 백장은 귀가 먹었고 황벽은 혀가 빠졌다. 이 하나의 할이야말로 부처가 꽃을 들어 보인 소식이요, 달마가 처음 중국에 건너온 면목이라 할 것이다. 아, 이것이 바로 임제종의 연원이 된다.(大抵學者。 先須詳辨宗途。 昔馬祖一喝也。 百丈耳聾。 黃蘗吐舌。 這一喝。 便是拈花消息。 亦是達摩初來底面目。 吁。 此臨濟宗之淵源。)”라고 하였다.
  14. 14)‌본지풍광本地風光 : 본래면목이라고도 함. 자기 본래의 모습.
  15. 15)‌금으로 그릇~모두 금 : 『禪源諸詮集都序』 권상에 “사람의 꿈에 나타난바 일이 일마다(事事) 다 사람과 같으며, 금으로 그릇을 지으매 그릇그릇(器器)이 다 금과 같으며, 거울이 그림자를 나타내매 그림자마다(影影) 다 거울과 같으니라.”라고 하였다.
  16. 16)‌나무를 조각내면~모두 나무 : 『金剛經五家解說誼』 중에 “금으로 천 개의 그릇을 만들면 그릇그릇이 모두 금이요, 전단의 만 조각이 조각마다 모두 향이로다.(金爲千器。 器器皆金。 栴檀萬片。 片片皆香。)”라고 하였다.
  17. 17)‌머리 잃은 무리(迷頭輩) : 미두迷頭는 미두인영迷頭認影의 준말. 진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환상을 추구하는 미혹됨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실라성室羅城의 광인狂人 연야달다演若達多가 거울 속에 비친 자기의 미목眉目을 보고 좋아하다가, 자기 머리를 뒤돌아보려고 함에 미목이 보이지 않자 도깨비의 장난이라고 생각하여 화를 내면서 미친 듯 질주하였다는 이야기에서 비롯한 말이다. 『楞嚴經』 권10(T19, 154c1) 참조.
  18. 18)‌부친 떠난 길손(捨父客) : 사부捨父는 사부도서捨父逃逝의 준말. 자기의 본성을 잃어버리고 밖에서만 불법을 찾으려 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부유한 장자의 아들이 어려서 집을 나가 타향에 떠돌아다니며 곤궁한 생활을 하다가 나중에 귀가하여 재산을 계승하는 이야기에서 나왔다. 『法華經』 권2 「信解品」(T9, 16b25)에 장자 궁자長者窮子의 비유가 실려 있다.
  19. 19)‌빛나는 구슬은~눈이 되었고 : 빛나는 구슬(明珠)과 고기 눈(魚目)은 진실과 거짓이라는 의미. 고기 눈깔이 겉모양은 구슬 같지만 사실은 구슬이 아니라는 데서 진위가 혼동된 것을 말한다.
  20. 20)‌수주대토守株待兎 : 송나라의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을 적에 토끼 한 마리가 달아나다가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서 목이 부러져 죽자, 이때부터 일손을 놓고는 그 그루터기만 지켜보며 토끼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으나 토끼는 끝내 다시 오지 않았다는 고사. 『韓非子』 「五蠹」.
  21. 21)‌구곡주九曲珠 : 공자가 일찍이 진陳에서 재액을 당했을 때 구곡주(구멍이 꼬불꼬불하게 뚫린 구슬)에 실을 꿰게 되었는데, 방법을 몰라서 망설이던 차에 어떤 여인이 비결을 가르쳐 준 대로 개미 허리에다 실을 묶은 다음 그 구멍에 꿀을 묻혀서 개미를 통과시켜 실을 꿰었다고 한다.
  22. 22)‌위나라 한 치 구슬(魏徑寸珠) : 전국시대 위 혜왕魏惠王이 제 위왕齊威王과 평륙平陸에서 회합했을 적에 “우리나라가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름이 한 치 되는 구슬로 열두 채의 수레를 앞뒤로 비출 수 있는 구슬이 열 개나 된다.(若寡人國小也。 尙有徑寸之珠照車前後各十二乘者十枚。)”라고 자랑하자, 위왕이 “내가 보배로 삼는 것은 왕과 다르다.(寡人之所以爲寶與王異。)”라고 하고는, 단자檀子와 반자肦子와 검부黔夫와 종수種首 등 네 명의 신하를 차례로 거론하며 “장차 이들로써 천 리를 비출 것이니, 어찌 다만 열두 채의 수레에 그치겠는가?(將以照千里。 豈特十二乘哉。)”라고 하니, 위 혜왕이 풀이 죽어서 떠나갔다는 고사가 전한다. 『史記』 권46 「田敬仲完世家」.
  23. 23)‌상투 속의 구슬(䯻明珠) : 전륜성왕 상투 속의 밝은 구슬로, 가장 뛰어나고 소중한 보물, 즉 일승一乘의 가르침을 비유한 것이다. 『法華經』 권5 「安樂行品」 제14에 전륜성왕이 여러 나라를 쳐서 항복을 받고 여러 장수 가운데 전공이 있는 이에게 논밭과 집, 옷, 보배 등을 줄 때, 가장 공로가 큰 이에게는 왕이 자기의 상투 속에 있던 보배 구슬을 준다고 하였다. 이는 전륜성왕을 여래에, 상투를 이승二乘 방편교方便敎에, 구슬을 일승一乘 진실교眞實敎에 비유한 것이다.
  24. 24)‌변화씨卞和氏의 고사 : 옛날 초楚나라 사람 변화씨가 초산楚山에서 박옥璞玉을 얻어 여왕厲王에게 바쳤다. 그러나 여왕은 돌을 가지고 거짓말을 한다고 그의 왼발 발꿈치를 잘라 버렸다. 그 후 무왕武王에게 바쳤는데 무왕 역시 거짓말을 한다고 그의 오른발 발꿈치를 잘라 버렸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그 후 마침내 문왕文王에게 바쳤다. 문왕은 즉시 옥인玉人을 시켜 그 박옥을 다듬게 하여 보니 천하에 제일가는 구슬이 나와 이를 마침내 화씨벽和氏璧이라 불렀다.
  25. 25)‌오사모烏紗帽 : 고대 관리가 쓰던 검은 비단 모자. 여기서는 유학자 신분을 상징한다.
  26. 26)‌백변白弁 : 하얀 모자. 여기서는 스님의 깎은 머리를 비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27. 27)‌종자기鍾子期 : 춘추시대에 거문고를 잘 연주했던 백아伯牙가 자기의 음악을 알아듣던 지음知音의 벗 종자기가 죽자, 거문고 소리를 들을 사람이 없다 하여 거문고의 현絃을 모두 끊고 다시는 타지 않았다는 고사가 있다. 여기서도 내 시를 알아주는 존재를 가리킨다.
  28. 28)‌오마객(五馬) : 오마五馬는 태수太守, 즉 지방 수령을 뜻한다. 본래 태수의 수레에는 네 필의 사마駟馬 외에 한 필의 말을 더 붙여 주었다고 한다.
  29. 29)‌살림살이(活計) : 활계活計는 생활의 계책이란 뜻으로, 승려가 하루 여섯 때(六時) 가운데 수행하는 거취를 말한다.
  30. 30)‌신선 피리(紫鸞笙) : 자란생紫鸞笙은 신선이 부는 피리.
  31. 31)‌항아리(壺) : 호중천壺中天의 항아리. 호중천은 호로壺蘆(항아리) 속에 있는 별천지, 신선의 세계이다. 호공壺公이 저잣거리에서 약을 팔고 있었는데, 모두 그저 평범한 사람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루는 비장방費長房이, 호공이 천장에 걸어 둔 호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비범한 인물인 줄 알고 매일같이 정성껏 그를 시봉하였더니, 하루는 호공이 그를 데리고 호로 속으로 들어갔는데, 호로 속은 완전히 별천지로 해와 달이 있고 선궁仙宮이 있었다 한다. 『神仙傳』 「壺公」.
  32. 32)‌주옥같은 시편(瓊琚) : 경거瓊琚는 아름다운 옥玉, 보배로운 구슬로, 상대방의 훌륭한 시문을 뜻한다. 상대적인 표현으로 목과木瓜가 있는데 이는 자신의 시문을 뜻한다. 『詩經』 ≺木瓜≻에 “나에게 목과를 주거늘 경거로써 갚는다.(投我以木瓜。 報之以瓊琚。)”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33. 33)‌무릉의 어부 집(武陵家) : 도연명陶淵明의 「桃花源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동진 태원太元 연간에 무릉武陵의 한 어부가 한번은 시내를 따라 한없이 올라가다가 갑자기 복숭아나무가 우거진 선경을 만났는데, 그곳에는 진秦나라 때 난리를 피해 처자를 거느리고 그곳에 들어와 대대로 살고 있다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어부는 그들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고, 수일 후에 그곳을 떠나서 배를 얻어 타고 되돌아온 후에 다시 찾아보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이것이 곧 무릉도원의 유래이다. 『陶淵明集』 권5.
  34. 34)‌삼군三軍 : 군대를 통틀어 말한 것이다.
  35. 35)‌영주瀛洲 : 동해에 있다고 하는 삼신산三神山 중의 하나. 이 밖에 봉래蓬萊와 방장方丈이 포함된다.
  36. 36)‌청대淸臺 권상일權相一(1679~1759) : 조선 후기의 문신. 1710년(숙종 36)에 증광문과에 급제하여 만경 현령·우부승지·대사헌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淸臺集』이 있다.
  37. 37)‌임금님 곁(日邊) : 일변日邊은 태양의 주변, 하늘 끝, 매우 먼 지역. 혹은 조정이나 임금 주위를 비유하는 말이다.
  38. 38)‌보배 구슬(瓊琚) : 아름다운 시문을 말한다.
  39. 39)‌도잠 혜원 노닐 당시(陶遠當年) : 도연명陶淵明과 혜원慧遠이 유자와 불자의 경계를 넘어 상호 교류한 것을 말한다. 유명한 일화로 호계삼소虎溪三笑의 고사가 있다. 여산廬山의 혜원은 일찍이 산문 밖으로 나가는 호계의 다리를 건너지 않으리라 다짐한 바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옛 친구 도연명(유자)과 육수정陸修靜(도사)의 방문을 받고 두 사람이 돌아갈 때 이들을 전송하여 서로 이야기하면서 가다가, 모르는 사이에 다리를 지나쳐 버리고는, 이 일을 두 벗에게 말하고 세 사람이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유자와 승려의 교류를 가리켜 호계삼소라 한다.
  40. 40)‌옥소玉所 : 조선 후기의 문인 권섭權燮(1671∼1759)의 호. 당시 당쟁의 폐해를 보면서 관로에 나가기보다는 처사로 자족하며 방방곡곡을 찾아 탐승하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玉所集』과 필사본 『玉所稿』가 있다. 시 분량이 방대한데, 한시 3천여 수, 시조 75수, 가사 2편을 남겼다.
  41. 41)‌해호解虎 : 해호석解虎錫을 말한다. 승조僧稠가 회주懷州 서쪽 왕옥산王屋山에서 선정을 닦고 있을 때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포효하는 소리가 바위를 진동하였다. 이에 석장으로 그 중간을 갈랐더니 각자 흩어져 가 버렸다고 한다. 『續高僧傳』 권16 「僧稠傳」.
  42. 42)‌장룡藏龍 : ‘항룡발우(降龍鉢)’의 고사를 말한다. 우루빈라가섭이 부처님을 질투해 독룡이 있는 사당에 묵게 하였는데, 그날 밤 독룡의 항복을 받은 부처님이 그 용을 발우에 담아 다음 날 우루빈라가섭에게 보여 주었다는 고사가 있다. 부처님의 밥그릇을 항룡발降龍鉢이라고 한다. 영가 현각永嘉玄覺의 ≺證道歌≻에 “용을 항복시킨 발우요, 범 싸움을 풀어놓은 석장(降龍鉢而解虎錫。)”이라 하였다.
  43. 43)‌검은 두건(烏巾) : 오건烏巾은 옛날에 은거하던 선비들이 주로 쓰던 검은 두건을 말한다.
  44. 44)‌푸른 옷깃(靑襟) : 청금靑襟은 청금靑衿과 같은 말로, 유생儒生의 별칭이다. 『詩經』 ≺子衿≻에 “푸르고 푸른 그대의 옷깃이여, 길고 긴 나의 마음이로다.(靑靑子衿。 悠悠我心。)”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毛傳』에 “청금은 푸른 깃이니, 학자가 입는 것이다.(靑衿靑領也。 學子之所服。)”라고 하였다.
  45. 45)‌셋이 함께 웃으니(三笑) : 호계삼소虎溪三笑의 고사를 말한다. 주 39 참조.
  46. 46)‌학창의鶴氅衣 : 웃옷의 한 가지이다. 소매가 넓고 뒤 솔기가 터진 흰옷에다 가선을 검은 헝겊으로 둘러 마치 학의 깃처럼 생겼으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부터 신선이 입는 옷이라 하여 덕망 높은 도사나 학자가 입었다.
  47. 47)‌오월 땅~앉은 모래톱 : 높은 곳에서 보면 푸른 바닷가에 있는 모래톱이 마치 오월吳越 남쪽으로 가는 배와 같은 것을 표현한 것이다. 백로주는 이백李白의 ≺登金陵鳳凰臺≻에 “삼산은 푸른 하늘 밖으로 반쯤 떨어져 있고, 두 강물은 백로주에서 중간이 나뉘었네. 이 모두가 뜬구름이 태양을 가린 때문이라, 장안을 볼 수 없어 사람을 시름하게 하누나.(三山半落靑天外。 二水中分白鷺洲。 摠爲浮雲能蔽日。 長安不見使人愁。)”라고 한 데서 취한 말이다.
  48. 48)‌영운靈雲의 소식 : 영운은 위앙종潙仰宗의 개조인 위산 영우潙山靈祐의 제자인데, 어느 날 복사꽃이 활짝 핀 것을 보고 도를 깨닫고 나서 “복사꽃 핀 것을 한번 본 뒤로는, 지금까지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노라.(自從一見桃華後。 直至如今更不疑。)”라는 게를 남겼다.
  49. 49)‌겁화의 재앙(劫灰) : 겁회劫灰는 겁화劫火의 재라는 뜻으로, 재앙을 뜻한다. 하나의 세계가 끝날 즈음에 겁화가 일어나서 온 세상을 다 불태운다고 하는데, 한 무제漢武帝 때 곤명지昆明池 밑바닥에서 나온 검은 재에 대하여, 인도 승려 축법란이 “바로 그것이 겁화를 당한 재(劫灰).”라고 대답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高僧傳』 권1 「竺法蘭」.
  50. 50)‌장해莊海의 붕정만리(鵬程) : 장해는 『莊子』에 나오는 바다. 『莊子』 「逍遙遊」에 “어떤 새가 있는데 그 이름이 붕새라고 한다. 그 새의 등이 태산과 같고 날개가 하늘가에 드리워진 구름과 같은데, 부요扶搖와 양각羊角을 치고 9만 리나 올라간다.”라고 하였다.
  51. 51)‌두꺼비 궁궐(蟾宮) : 섬궁蟾宮은 달 속에 있다는 궁궐. 두꺼비가 산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달을 말한다.
  52. 52)≺여구곡驪駒曲≻ : 여구驪駒는 『大戴禮』에 나타나는 일시逸詩의 편명으로, 손님이 떠나려 하면서 이별의 정을 표시하는 노래이다. 손님이 “검정 망아지 문밖에 있고 마부 모두 대기하오. 검정 망아지 길 위에 있고 마부 멍에 올리었소.(驪驅在門。 僕夫具存。 驪驅在路。 僕夫整駕。)”라고 노래를 부르면, 주인은 ‘손님이여 돌아가지 마오.’라는 뜻의 ≺客無庸歸曲≻을 불렀다고 한다. 『漢書』 권88 「王式傳」.
  53. 53)‌구십춘광九十春光 : 봄 석 달. 90일 동안의 화창한 봄 날씨.
  54. 54)‌회광하여 반조하면(回光照) : 회광반조回光返照. 내면 성찰을 통해 자신의 불성을 환히 보는 것을 말한다. 회광반조迴光反照라고도 한다. 『臨濟錄』 권1(T47, 502a12)에 서래의西來意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회광반조하면 다시 따로 구할 것이 없이 신심이 조불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回光返照。 更不別求。 知身心與祖佛不別。)”라고 대답한 내용이 나온다.
  55. 55)‌황면노자(黃面老) : 부처님, 석가모니. 불상이 황금빛이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56. 56)‌텅 비고 신령하니(虛靈) : 허령불매虛靈不昧에서 나온 표현이다. 텅 비고 신령스러워 어둡지 않다는 뜻인데, 『大學章句』의 ‘明德’에 대한 주희朱熹의 주에 나오는 말이다.
  57. 57)‌육대六代 : 도암道岩의 생애는 불분명하다. 아마도 청허 휴정淸虛休靜에서 시작된 법통이 도암에 이르러 6대가 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혹 육조 혜능慧能을 가리키는 것은 아닌지 확실하지 않다.)
  58. 58)‌비낀 가지들(橫枝) : 적통이 아닌 방계의 혈통을 비유하는 말이다.
  59. 59)‌밝은 달(丹桂月) : 계수나무가 있는 밝은 달.
  60. 60)‌기천基川 사군使君 : 기천은 경상도 안동 대도호부에 속한 기천현基川縣. 현재의 풍기 지역. 사군은 그 지역의 수령으로, 여기서는 기천 현감을 말한다.
  61. 61)‌현령(明府) : 한漢나라에서 현령을 명부明府라고 불렀다. 이후에도 자주 현령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62. 62)‌달빛 어린 선탑(月榻) : 달빛이 스며들어 비치는 의자나 자리를 말한다.
  63. 63)‌신령한 비늘(神鱗) : 용을 말한다.
  64. 64)‌채색 깃(彩羽) : 봉황을 말한다.
  65. 65)‌절(蕭寺) : 양 무제梁武帝가 절을 많이 지었는데, 양 무제의 성이 소씨蕭氏이므로 절을 소사蕭寺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66. 66)‌적송자赤松子 : 고대 전설상의 신선 이름. 전설에 따르면, 그는 염제炎帝 때 비를 다스리는 직책을 맡았던 인물로, 불 속에 뛰어들어 자신을 태우는 놀라운 능력을 터득한 다음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길 속에 몸을 던져 자신을 태우고 연기를 따라 자유롭게 오르내리다가, 마침내 몸이라는 껍질을 벗고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불타는 듯한 붉은 노을을 적송자에 연결시킨 것이다.
  67. 67)‌한 맛의 선취(一味禪) : 참선 수행을 통해 부처의 참뜻을 문득 깨닫게 되는 경지, 즉 돈오頓悟의 경지를 일컫는 말이다.
  68. 68)≺백설곡白雪曲≻ : 굴원의 제자인 송옥宋玉이 초나라의 수도인 영郢에서 ≺白雪曲≻을 불렀는데, 곡조가 너무나도 고상하였기 때문에 창화唱和한 자가 얼마 안 되었다고 한다. ≺陽春曲≻과 함께 손꼽히는 초나라의 2대 명곡이다. 여기서는 해좌 선생의 시를 가리킨다.
  69. 69)‌태전太顚에게 부끄럽구나 : 옛날 유학자인 한유韓愈(768~824)와 교유했던 태전 선사(732~824)에 비하여 작자 자신의 부족함을 말하는 것으로 읽힌다. 한유가 조주 자사潮州刺史로 있을 적에 친하게 지냈던 노승老僧 태전과 작별하면서 자신의 의복을 남겨 주기까지 했던 이야기가 그의 「與孟簡尙書書」에 실려 있다.
  70. 70)‌감전紺殿 : 사찰. 감우紺宇나 감원紺園이라고도 한다.
  71. 71)‌쌍림雙林 : 사라쌍수沙羅雙樹의 숲으로, 석존이 입멸하신 곳.
  72. 72)‌학수鶴樹 : 부처님 열반처인 구시나가라에 있던 사라쌍수를 말한다.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시자 때아닌 하얀 꽃이 피었다고도 하고, 무성하던 잎이 지고 하얗게 말라 죽었다고 한다. 그 하얀 색깔을 학에 빗대어 학수 또는 학림鶴林이라 한다.
  73. 73)‌석실石室 : 주실籌室. 방장方丈이나 주지住持, 혹은 그 거실을 가리킨다. 조실祖室의 별칭으로도 쓰인다. 인도의 우바국다優波鞠多 존자가 제자 한 명을 제도할 적마다 산가지(籌) 하나씩을 석실 안에 던져 두었는데, 사방 6장丈 되는 그 방이 산가지로 가득 차게 되자, 법을 전수하고 입멸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景德傳燈錄』 권1 「寶林傳」.
  74. 74)‌조계曺溪 : 선종禪宗의 초조初祖인 육조 대사六祖大師 혜능慧能. 황매산黃梅山에서 5조 홍인弘忍에게 인가印可를 받아 의발衣鉢을 전해 받고 조계산曹溪山 보림사寶林寺에서 선종의 정통으로 일컬어지는 남종南宗을 개창하였다.
  75. 75)‌현관玄關 : 현묘한 관문.
  76. 76)‌호리병 그~별천지 있네 : 옛날 비장방費長房이 신선 호공壺公의 병 속으로 들어가 해와 달과 선궁仙宮이 있는 별천지를 보았다고 한다. 『神仙傳』.
  77. 77)‌하마하던 산(駐蹕山) : 주필駐蹕은 임금이 행행行幸하는 도중에 거가車駕를 머무르거나 자고 가던 일.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 머물렀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다.
  78. 78)‌숙천肅川 : 평안도의 지명.
  79. 79)‌단혈丹穴 : 중국의 전설상의 산 이름으로, 이곳에 오색영롱한 봉황새가 산다고 한다. 『山海經』.
  80. 80)‌불자(麈) : 불자拂子는 사슴의 꼬리로 만든 총채. 위진魏晉 때 청담淸淡을 즐기던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다녀 담론談論을 뜻하기도 하는데, 나중에는 선종禪宗의 승려들도 애용하였다.
  81. 81)‌봉래산(蓬島) : 동해에 봉래蓬萊·방장方丈·영주瀛洲의 삼신산三神山이 있어 선인仙人이 그 속에서 산다는 말을 듣고는, 진시황이 서불徐巿을 시켜 찾도록 한 고사가 있다. 『史記』 권6 「秦始皇本紀」. 여기서는 홍류동이 있는 가야산을 가리킨다.
  82. 82)‌황악루黃嶽樓 : 김천 황악산의 직지사 대웅전 앞에 있는 누각.
  83. 83)‌안탑鴈塔 : 불탑. 어떤 스님들이 경행經行을 하다가 기러기들이 나는 것을 보고는 장난으로, “오늘 스님들 식사가 충분하지 않더니 마하살타摩訶薩埵께서 이때를 아신 게지.”라고 하였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러기 하나가 거꾸로 날아와 그 스님 앞에서 투신하여 죽었다. 비구가 보고서 승려들에게 전하자 모두들 슬퍼하며, 기러기가 밝게 인도하였으니 정표함이 마땅하다고 하여 탑을 세우고 그 밑에 기러기를 묻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大唐西域記』 「摩揭陀國」.
  84. 84)‌용감龍龕 : 불상을 모셔 두는 석실. 불경을 넣어 두는 돌함.
  85. 85)‌법당法幢 : 부처의 가르침을 깃발에 비유한 것으로, 불법을 상징한다. 또는 지금 설법 중이라고 표시하는 깃발.
  86. 86)‌본지풍광本地風光 : 자신이 본디부터 지니고 있는 천연 그대로의 심성. 태어나면서부터 지니고 있는 부처의 성품. 어떠한 미혹도 번뇌도 없는 부처의 경지. 본래면목本來面目이라고도 한다.
  87. 87)‌바늘 던져(投針) : 개자투침芥子投針의 준말로, 극히 만나기 어려움을 비유한다. 도리천에서 겨자씨 하나가 아래로 떨어져 염부제, 즉 이 세상에 곧추 세운 바늘 위에 꽂히는 것처럼 부처의 출세出世를 만나기 어렵다는 ‘추개투침봉墜芥投針鋒’의 비유가 『北本涅槃經』 권2에 실려 있다.
  88. 88)‌손가락 세워(竪指) : 구지俱胝 선사는 누가 무엇을 물어보면 오직 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였다. 『無門關』 제3칙.
  89. 89)‌진시황 채찍에 성난 돌(秦鞭怒石) : 진시황秦始皇이 바다를 건너서 해 돋는 곳을 보고자 하여 돌다리를 놓으려고 하였는데, 신인神人이 나타나서 돌을 바다로 내몰자 돌들이 저절로 바다로 달려갔다. 돌이 빨리 가지 않자 신인이 돌을 채찍질하자 돌에서 피가 흘렀다고 한다. 『藝文類聚』 권79. 이 시에서는 이들 돌이 동해로 와서 금강산이 된 전설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90. 90)‌절 처음~남아 있네 : 『月渚堂大師集』 「楡岾寺羅漢殿記」에 소개된 유점사 창건 설화는 다음과 같다. “인도에서 배를 타고 대월지국大月支國에 이르러 500여 년 동안 머물다가 다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고성高城 남쪽에 도착하였는데 아직까지도 금선金仙이 걸어 다녔던 발자국이 남아 있으며, 배가 해안에 엎더졌는데 큰 반타盤陀 위에 움푹움푹 발자국이 남아 있다.…(중략)…때는 곧 신라 제2대 임금 남해왕南解王 원년이다. 당시 군수 노춘盧春이 금선의 발자취를 따라 가시덤불을 헤치고 구령狗嶺을 넘어서 용지龍池를 거슬러 올라가니, 느릅나무 그림자가 못에 비치고 금선의 가지마다 완연하게 용굴龍窟에 그림자를 머물러 둔 것 같았다. 이에 주문으로 용을 쫓아 버리고 집을 지으니 이것이 바로 이 절의 창시이다.”
  91. 91)‌안기생安期生 : 동해의 선산仙山에서 살았다는 고대의 전설적인 신선 이름이다. 유향劉向의 『列仙傳』에 따르면, 안기생은 낭야琅琊 부향阜鄕 사람으로 동해 가에서 약을 팔았는데, 당시 사람들이 천세옹千歲翁이라 하였다. 진시황이 동쪽으로 가서 노닐다 만나, 사흘 밤낮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금은보화를 주었으나 모두 남겨 두고 떠나 버렸다. 다만 한 통의 편지와 한 쌍의 붉은 옥으로 만든 신발(赤玉舃)을 남겨 두었는데, 그 편지에 “몇 해 뒤 봉래산에서 나를 찾으라.” 하였다고 한다.
  92. 92)‌청도淸都 : 옥황상제가 산다는 천상의 궁전이다.
  93. 93)‌단구丹丘 : 밤이나 낮이나 항상 밝은 땅으로, 전설 속 신선이 사는 곳이다. 굴원屈原의 『楚辭』 ≺遠遊≻에 “우인을 따라 단구에서 노닒이여, 죽지 않는 옛 고장에 머물렀도다.(仍羽人於丹丘兮。 留不死之舊鄕。)”라는 표현이 있다.
  94. 94)‌영주瀛洲 : 본래 신선이 산다고 하는 삼신산 중의 하나로 동해에 있다고 한다.
  95. 95)‌동남東南 칠십 주七十州 : 영남 지방을 가리킨다.
  96. 96)‌구담씨瞿曇氏 : ⓢ Gautama, Gotama. 구담씨는 석가 종족의 성씨이고 주로 석가모니를 가리킨다.
  97. 97)‌운방雲房 : 승려의 방.
  98. 98)‌경루瓊樓 : 경루옥우瓊樓玉宇의 준말로, 신화 속에 나오는 달 속의 누각을 말한다. 누각의 미화법.
  99. 99)‌부춘산富春山 : 산 이름. 후한後漢의 엄광嚴光은 소싯적에 광무제光武帝와 동문수학했던 인연으로 광무제 즉위 후 간의대부諫議大夫로 부름을 받았으나 응하지 않고, 부춘산에서 밭 갈고 낚시로 소일하며 여생을 마쳤다는 고사가 있다. 『後漢書』 권113 「高士傳 下」.
  100. 100)‌물고기 뛰고 솔개 낢(魚躍鳶飛) : 천지에 도가 유행하는 것을 하늘에 솔개가 날고 연못에 물고기가 뛰는 현상으로 비유한 맥락으로 상용구이다. 『詩經』 「大雅」 ≺旱麓≻에서 “솔개는 날아 하늘에 이르고, 고기는 못에서 뛰네.(鳶飛戾天。 魚躍于淵。)”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101. 101)‌꾀꼬리 울고 제비 지저귐(鶯歌燕語) : 봄날의 아름다운 정경을 나타내는 비유로 자주 등장하는 구이다.
  102. 102)‌고덕주古德周 : 지명이나 사찰 이름으로 보인다. 덕주사德周寺는 현재 법주사의 말사로, 충청북도 제천시 한수면, 월악산의 남쪽 능선에 있는 절이다. 신라의 마지막 태자인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들렀다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시의 제목은 이 절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103. 103)‌화신불(化佛)과 구선癯仙 : 미상. 화신불과 신선. 혹은 구월산의 봉우리나 바위 이름일 가능성이 있다. 참고로 구선癯仙은 원래 산수 사이에 은거하는 선인仙人을 가리킨다. 옛날 파공巴工 사람이 자신의 귤원橘園에 대단히 큰 귤이 있으므로 이를 이상하게 여겨 쪼개어 보니, 그 귤 속에 수염이 하얀 두 노인이 서로 마주 앉아 바둑을 두면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104. 104)‌사군使君 : 그 지역의 수령, 군수.
  105. 105)‌장무瘴霧 : 장기瘴氣가 서려 독한 기운이 있는 안개.
  106. 106)‌연꽃 발우론~항복 받으리 : 주 42 참조.
  107. 107)‌신우神禹 : 하夏나라 우임금. 우임금은 9년 동안 홍수洪水를 다스린 인물로 치수의 대명사이다.
  108. 108)‌여와女媧 : 상고上古 시대의 여제女帝로 복희씨伏羲氏의 누이이다. 상고 때 공공씨共工氏라는 제후가 축융祝融과 싸웠으나 이기지 못하자 머리로 부주산不周山을 들이받아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 부러지고 땅을 묶어 둔 밧줄이 이지러졌다. 이에 여선女仙인 여와씨가 오색의 돌을 갈아서 하늘을 깁고 자라의 발을 잘라서 사극四極을 세우자 땅이 평정되고 하늘이 완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淮南子』 「覽冥訓」.
  109. 109)‌난새 탄 신선(驂鸞) : 신선이 난새를 타고 구름 속을 노니는 것을 말한다.
  110. 110)‌묘향산 지팡이로~먼저 떨어지네 : 석왕사는 이성계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전 꿈을 꾸었는데 서까래 세 가지에 등이 눌리는 꿈이었다. 무학 대사는 서까래 셋을 ‘임금 왕王’이라는 글자로 보고 왕위에 오를 징조라고 해몽하였다. 이성계가 대사에게 대업을 이루기 위한 방도를 묻자 대사는 절을 크게 짓고 부처님께 시주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이성계는 안변군에 큰 절을 짓고 불공을 드렸는데 그 절을 ‘임금 왕 자를 해몽하여 지었다’고 하여 석왕사라 지었다고 한다. 태조의 친필 글씨가 전해져 왔으나 6·25전쟁으로 불에 타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1. 111)‌무차회無遮會 : 무차대회無遮大會. 신분을 막론하고 평등한 지위로 재물을 보시하거나 법회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112. 112)‌뜰 앞의 잣나무(柏子庭前) : 선종 참선 수행에서 화두의 하나로 제시한 것이다. 한 승려가 당나라의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사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을 묻자,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라고 대답했던 일화에서 유래한다. 『聯燈會要』 권6 「趙州從諗」.
  113. 113)‌방문旁門 : 정통이 아닌 문파, 혹 학설이나 주장.
  114. 114)‌오악五岳 : 다섯 곳의 명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동쪽의 금강산, 서쪽의 묘향산, 남쪽의 지리산, 북쪽의 백두산, 중앙의 삼각산을 가리킨다. 이 시에서는 금강산을 말한다. 참고로 중국의 오악은 태산泰山, 숭산嵩山, 형산衡山, 화산華山, 항산恒山을 가리킨다.
  115. 115)‌자라는 만~이고 있네 : 동해 속에 금자라(金鼇)가 있어 삼신산三神山을 머리로 떠받치고 있다는 전설이 전한다.
  1. 1)底本有目次。編者改作補入。